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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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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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조 시인 “나와 심장이 함께 살아온 것을 아프고 나서 깨달았죠”

    김남조 시인(86)은 올해 2월 이사를 했다. 6년 전 그는 58년간 살던 서울 용산구 효창동 자택을 재단법인 김세중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 조각가 김세중(1928∼1986)은 그의 남편이다. 그 집이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는 공사에 들어가자 100여 m 떨어진 빌라로 옮긴 것이다. 그가 이사한 뒤 방안에 들여놓은 것은 새 가구가 아니라 산소발생기였다. 그는 폐에 석회가 침착되는 질환을 앓고 있는데 폐와 심장의 기능이 약화되자 의사가 산소발생기 사용을 권했다. “어떤 밤에는 숨이 가빠져서 깰 때도 있어요. 전에는 숨을 쉰다는 것이 가장 평범했는데 처음 숙연해졌죠. ‘나와 이것(심장)이, 둘이 함께 살았었구나. 내 안에 내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동안 가려져 있었구나’ 싶었죠.” 김 시인이 17번째 시집 ‘심장이 아프다’(문학수첩)를 최근 펴냈다. 여든이 넘어 찾아온 삶의 깨달음과 사색을 영롱한 시어들에 담았다. 1953년 6·25전쟁으로 부산에 피란 갔다가 펴낸 첫 시집 ‘목숨’(수문사)이 세상에 나온 뒤 꼭 60년 만이다. “1948년 서울대(사범대 국문과) 다닐 때 연합신문을 통해 등단하기는 했지만 저는 첫 시집이 제 문학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인은 첫 시집 출간 후 60년의 의미를 이렇게 되새겼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내며 “절실하고 심각했다”고 말한다. 젊었을 때는 약간의 재능도 있고 예술적 흥분과 목마름도 있어 열심히 썼는데 이번엔 무언가 자신의 밑바닥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을 시로 옮겼다고 한다. 이른바 ‘뿌리론’이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지상의, 반의 풍경만 보다가 그 밑의 절반인 지하, 뿌리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우리의 인내와 양분을 꼭대기까지 끌어올리는 인고와 아픔들이죠. 모든 생명체가 최선을 다해서 삶이라는 등불을 발화시키는 것 같아요.” 시인은 이것을 시로 옮겼다. ‘…겨울나무는 이제/뿌리의 힘으로만 산다//흙과 얼음이 절반씩인/캄캄한 땅속에서/비밀스럽게 조제한 양분과 근력을/쉼 없는 펌프질로/스스로의 정수리까지/밀어 올려야 한다…겨울나무들아/새 봄 되어 초록 잎새 환생하는/어질어질 환한 그 잔칫상 아니어도/그대 퍽은/잘생긴 사람만 같다’(시 ‘나무들’에서) 가까이 지내던 출판사와 후배들이 출간기념회를 열자고 청했지만 시인은 고사했다. ‘첫 시집이 환갑을 맞는 일’은 문단에서도 드문 일이지만 시인은 “좀 부끄러워 그랬다”며 말을 아꼈다. 시인은 수필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1981년 펴낸 수필집 ‘바람에게 주는 말’은 26만 부를 넘겼다. 뜻밖에 서정주 시인(1915∼2000) 얘기가 나왔다. “항상 열등감을 느꼈어요. 선생님 책(시집)보다 변변치 않은 제 책(수필집)이 당시 더 많이 나갔지만 감히 겨뤘다고 얘기하면 제가 오만한 사람이 되는 거죠.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2주 전 병상에서 뵈었는데 반가워하시던 모습이 선하네요.” 그의 얘기는 지난 60년의 순간순간을 오가며 이어졌다. 1951년 피란지 부산에서 열렸던 서울대 졸업식, 서정주 선생과의 인연, 자택 공사 진척 상황 등이었다. 최근 논란이 돼 절판에 회수까지 된 한국시인협회의 인물시집 ‘사람’(민음사)에 이르자 그는 조심스레 말했다. “일부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100명이 넘는 시인이 참가한 시집이 절판되는 것은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죠. (논란이 된) 몇 편의 시를 빼고서라도 출간이 재개됐으면 좋겠어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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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年 400억대 매출 시공사, 가족지분이 72%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54)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재국 씨는 1989년 오디오 전문 계간지 ‘스테레오사운드’를 발간하며 출판계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시공사로 법인을 전환했다. 1996년 교양서 시리즈인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를 내고, 1997년 아동도서 브랜드인 시공주니어를 설립해 사업을 확장했다. 시공사는 국내 문학보다는 외국 문학과 잡지 출간에 집중하며 성장했다. 1990년대 초반 미국 작가 로버트 제임스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100만 부를 넘겼다. 외환위기로 출판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2000년에는 계열사인 리브로를 통해 을지서적을 비롯한 중대형 서점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시공사는 디지털 만화콘텐츠 전문기업 파프리카미디어를 비롯한 14개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공사의 지난해 매출은 442억7700만 원에 영업이익이 30억900만 원이다. 2011년에는 매출 421억8500만 원, 영업이익 12억4700만 원을 기록했다. 재국 씨가 지분 50.53%(30만3189주)를 갖고 있으며, 부인 정모 씨와 동생 효선 재용 재만 씨가 각각 5.32%(3만1914주)를 갖고 있다. 가족이 전체 지분의 71.81%를 소유하고 있는 ‘가족 기업’이다. 한편 배우 출신 박상아 씨(41)와의 비밀결혼으로 화제를 뿌렸던 차남 재용 씨(49)는 국민채권 형태로 관리해 온 자금 73억5000만 원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확인돼 2004년 구속되기도 했다. 박 씨는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으로 입학시킨 혐의로 최근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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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샤먼시 한중작가회의서 만난 소설가 김주영과 판샹리

    《 “한국의 고려시대 때 송나라 상인들이 고려의 벽란도를 통해 비단을 비롯한 귀중품을 가져왔지요. 그때 한국에 왔던 상인들이 대개 푸젠(福建) 성 상인들이었어요.” 소설가 김주영(74)의 설명에 푸젠 성 출신인 소설가 판샹리(潘向黎·47)는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다”며 반색했다. “푸젠 성이 한국과 역사적으로 상당히 깊은 관계를 갖고 있는지 몰랐어요. 중국은 한국과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연구나 홍보를 많이 안 하는 것 같아요.” 》26일 제7차 한중작가회의가 중국 푸젠 성 샤먼(廈門) 시에서 열렸다. ‘자연과 인간, 아름다운 공존의 방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양국 작가 40여 명이 참석했다. 작가들은 27일까지 서로의 작품을 바꿔 낭독하는 것을 비롯해 양국 문학과 문화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김주영과 판샹리의 대담을 통해 문학의 주제 선택, 베스트셀러 기준, 사재기 문제까지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판샹리는 루쉰문학상, 상하이문학 우수작품상을 받은 중견 작가. 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감각적 소설을 써왔다. ▽김주영=한국은 핵가족화가 가속되면서 인간관계가 차갑고 냉정해지고 있다. 이런 ‘이성적 인간’을 그린 소설도 많이 나온다. ▽판샹리=중국도 마찬가지다. 또한 중국인은 예전에는 (국가가 지정한) 어떤 집단이나 단체에 소속돼 일을 해왔는데, 지금은 이런 게 와해되면서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데 대한 고독감을 표출하는 사람도 많고, 이를 다룬 작품도 많다. ▽김=2년 전 중국 시안(西安)에 갔을 때 ‘베스트셀러 소설의 내용이 주로 어떤 것이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현지 작가가 말하더라. 좀 놀랐다. ▽판=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 현재 중국에선 추리소설 같은 장르소설이 인기가 높다. 경찰의 수사 과정이나 해커를 다룬 소설들이다. 인구 13억의 나라 중국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몇 만 부일까. 판샹리는 “보통 10만 부를 넘겨야 베스트셀러라 불리고, 가장 인기가 높은 작품은 200만 부까지 나간다”고 말했다. 인구는 한국보다 20배 이상 많지만 베스트셀러 기준은 엇비슷한 셈이다. ▽김=한국에는 현안이 하나 있다. 사재기 문제다.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황석영)가 자기 책을 내준 출판사(자음과모음)를 고발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중국에도 이런 문제가 있나. 판샹리는 통역을 통해 사재기가 무엇인지 한참 설명을 들은 뒤 “이런 문제를 처음 듣는다”며 놀라워했다. “중국에서 그런 행태를 보지 못했어요. 중국은 작가들이 책을 내면 어느 정도 팔릴 것인가 거의 정해져 있어요. 보통 2만 부에서 8만 부 사이죠. 대부분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죠. 다만 중국에서는 매체들이 인기 작가에 대해 ‘몇 만 부 팔렸다’ ‘얼마 벌었다’는 식으로 추측 기사를 많이 써서 작가들이 뒤늦게 오보라고 항의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요.” 대담을 마친 뒤 김주영에게 최근 불거진 사재기 논란과 이에 대한 23일 황석영의 기자회견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굉장히 씁쓸해요. 한국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작가가 그런 피해를 입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회사를 고발하는 것까지는 가지 말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결과적으로 작가가 욕을 본 셈이 됐지만 출판사가 처음부터 작가를 욕보이려고 (사재기를)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샤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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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한권으로 읽는 천재 과학자 생각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 거리에서 그를 알아보고 사인 요청이 오면 “미안합니다만, 저를 아인슈타인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요”라며 재치 있게 넘겼단다. 늘 자신의 명성이 과분하다고 느꼈으며, 개인에 대한 우상이나 숭배는 부적절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그가 남긴 신문과 잡지 기고, 강연 내용을 묶은 책. 과학, 종교, 유대인, 평화, 개인, 학문, 경제 등 7개 주제로 글을 정리했다. 겸손하면서도 명쾌한 그의 지적 세계를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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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존나 쩔어요!” “네 말의 어원은 이렇단다”

    서울 강북의 한 남자 고등학교 국어시간. 평소 화장기 없이 털털한 옷차림이었던 여자 교사가 분홍색 원피스에 화장을 곱게 하고 교실에 들어오자 아이들이 술렁댄다. 한 학생이 “선생님, 오늘 쩔어요!”라고 말하자 교실 안은 웃음바다가 된다. 하지만 정작 교사는 애매하다. 예쁘다는 뜻일까, 아님 짜증난다는 뜻일까. ‘쩐다’는 말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학생들이 흔히 쓰는 비속어, 은어들. 어원과 정확한 뜻조차 애매한 이들 단어에 대해 5년차 고교 국어교사인 저자는 나름대로의 해석을 정리해갔다. 더 신기한 것은 지난해 2학기에 당당히 국어 시간에 비속어 수업을 5분씩 진행한 것이다. 반응은 어땠을까. “선생님 입에서 비속어가 나오니 학생들이 ‘왜 그런 말을 써요’라며 오히려 신기해했죠. ‘너희들이 자주 쓰는 말들의 정확한 뜻을 알려주려고 하는 거야. 뜻은 알고 써야 하지 않겠니’라고 설명했죠.” 고충도 있었다. 사실 비속어라는 게 욕이 대부분이고 특히 성적인 표현에서 만들어진 것이 많아서 어원을 설명할 때마다 부끄러웠다는 것. 아이들이 맞장구치고 실실거리는 모습을 보니 힘도 빠졌다. 하지만 적나라한 어원을 몇 번 설명하자 예전처럼 수업 중간에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비속어를 말하는 양상이 줄었다고. 학생들에게 무조건 “쓰지 마” “안 돼”라고 말하기보다는 비속어의 뜻을 설명해주고 자연스럽게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한 것이다. 책은 ‘꽐라’ ‘존나’ ‘쩐다’ ‘쌩까다’ ‘간지나다’ ‘깝치다’ 등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단어 70여 개의 뜻을 풀이했고, 그와 관련해 저자가 겪은 에피소드들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언어 습관과 교육 현장에 대한 생생함이 느껴져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가장 많이 쓰는 비속어는 ‘존나’다. ‘남성의 성기가 튀어나올 정도’라는 어원을 갖고 있으며 현재는 아이들에게 ‘아주’ ‘매우’와 동의어가 돼버렸다고 저자는 말한다. 학생들은 수업 중에 “선생님 애들이 존나 떠들어요” “선생님 칠판이 존나 안 보여요”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정작 황당한 것은 저자의 다음 말이다. “보통 이런 말을 하는 학생들은 그나마 수업 시간에 잘 참여하는 모범생들이다. 보통 공부할 마음이 없으면 수업 시간에 뭘 하는지 관심도 없고 선생님에게 질문도 하지 않는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자신도 많이 배웠고, 스스로 반성도 했다는 저자. 이를테면 수업시간에 분위기를 깨고 장난치고 웃는 학생에게 홧김에 “어디서 실실 쪼개고 있어?”라고 말했다는 것. “‘쪼개다’라는 말은 주로 강자가 약자에게 위협을 가할 때 많이 써온 단어다. … 강하게 말해야 (학생이) ‘꼬리’를 내린다고 정당한 변명을 해보고 싶지만 나는 그 학생에게 강자이고 싶었던 거였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비속어 사용을 조심하게 됐지만 저자는 “비속어 사용을 금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적절하게 사용하면 우리 대화를 말랑말랑하고 재미나게 만들어준다는 것. 국어교사로서 소신 발언인 셈인데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책은 비속어를 ‘B끕 언어’라 칭하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B급 정서가 세계인을 움직인다고도 말한다. “B급은 A급보다 솔직하고 당당하다”는 논리도 편다. 하지만 싸이의 B급 뮤직비디오는 ‘장난’이지만, B급 언어(비속어)는 ‘언어폭력’에 가깝지 않을까.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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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 “오물 튄 김에 출판계 청소하고 새 씨앗 뿌릴것”

    “(사재기 의혹이라는) 오물이 저한테 튀었어요. 튄 김에 들어가서 청소하고 좋은 텃밭을 만들어서 새로운 씨앗을 뿌리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자신의 등단 50년 작인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가 사재기 논란에 휩싸인 소설가 황석영 씨(70·사진)는 23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충격과 모욕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책을 낸) 자음과모음이 아직 직접적인 해명도 없이 (사재기를) 부인하고 있는데 사실 여부를 밝히고, 독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황 씨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전업 작가로서 개인의 불명예로 그칠 수 없는 사회 문제임을 깨달았다”면서 “잘못이 있는 곳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사재기 처벌을 강화하도록) 현행법을 개정하기 위한 청원운동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판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형사소송을 위한 법리 검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출판계에 만연한 사재기 근절을 위해 △검찰이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수사에 나설 것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은 지난 5년간 베스트셀러 도서의 판매 자료를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에 제공할 것 △국회는 관련 법 개정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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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범신-신경숙-김영하와 함께 오붓한 저녁을…

    소설가 박범신 신경숙 김영하의 팬이라면 솔깃할 소식이 있다. 이들과 오붓이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다음 달 찾아온다. 교보문고는 독자 이벤트 ‘우리들의 정다운 저녁시간’ 신청을 31일까지 받는다. 해당 작가의 도서를 구입한 뒤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있는 해당 이벤트 페이지에 댓글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작가들은 댓글을 읽고 직접 저녁식사에 초청할 독자를 정한다. 박범신은 독자 10명, 신경숙 김영하는 각각 독자 5명과 만난다. 아직 장소와 일시는 미정이다. 국내 대표적 작가들과 함께하는 자리지만 아직 신청은 저조한 편이다. 2일부터 시작한 이 이벤트의 온라인 신청자는 아직 50명이 채 안 된다. 교보문고 측은 “원래는 황석영 작가도 이벤트에 참여했지만 (사재기) 논란 이후 빠졌고, 그 때문에 며칠 동안 해당 이벤트를 홈페이지에서 내린 영향이 있다”면서 “교보문고 각 매장에서 받는 오프라인 신청 집계가 완료되면 참가자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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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협회 “112편 인물 논란시집 전량 회수”

    한국시인협회가 펴낸 시집 ‘사람’에 대해 시인 55명이 22일 협회 집행부의 사과와 시집의 전량 회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시인협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집행부 회의를 열어 사과 및 전량 회수로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23일 발표할 예정이다. 시집을 낸 민음사도 이 시집을 회수하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고영 김요일 박정대 박지웅 손택수 전윤호 조동범 조현석 채풍묵 함민복을 비롯한 시인들은 이날 ‘다시 시인으로 돌아가자’라는 제목의 글을 협회 홈페이지에 올려 “(해당 시집이) 이승만 박정희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의 삶과 행적을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과오를 언급하지 않았고, 친일 행적으로 비판받는 인물들과 재벌 총수들에 대해 찬양 일색의 작품들을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협회 집행부에 사과와 함께 시집에 들어간 인물의 선정 기준을 밝히고 배포된 시집을 전량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시인협회는 최근 한국 근대사 인물 112명에 대한 시 112편을 모은 ‘사람’을 펴내면서 일부 인물에 대해 공로 중심으로 다룬 시를 포함시켜 논란을 빚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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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원 “새 둥지 어디 없소”

    예술계와 학술계 원로들의 ‘동거’가 26년 만에 끝날까. 서울 서초구 반포4동 대한민국학술원 건물에 입주해 있는 대한민국예술원이 독립 건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1954년 나란히 창설된 예술원과 학술원은 1987년 반포동에 3층짜리 학·예술원 신청사를 짓고 입주했다. 당시만 해도 예술원 회원은 65명, 학술원 회원은 100명(이하 정원 기준)으로 3층짜리 건물을 함께 써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1988년 학술원법이 개정되며 학술원 정원은 150명으로, 1996년 예술원법이 개정되며 예술원 정원도 100명으로 늘어났다. 1980년대 후반에 비해 양쪽 회원을 합한 수가 100명 가까이 증원되고 각종 사업이 증가하자 양 기관은 중앙부처에 모두 공간 부족을 호소해 왔다. 현재 건물 1층은 예술원, 2·3층은 학술원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개관 당시만 해도 학술원과 예술원이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 산하에 함께 있었고, 건물은 공동 관리 개념이었다. 그러나 1989년 예술원이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 소속이 바뀌고, 학술원이 건물 관리를 전담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학술원이 회원 수도 훨씬 많아 예술원이 학술원에 세를 사는 것처럼 됐기 때문이다. 김정옥 예술원 회장은 “학술원이 그동안 말이 없다가 (최근에는) 공간이 좁다고 우리보고 ‘나가 달라’고 하더라. (예술원 이전에 대해) 당국에 의견을 전달했고, 대통령직인수위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예술원 사무국은 회원들의 의견을 받아 서울 덕수궁 석조전과 대학로 옛 예총회관 등을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실사를 통해 적합 여부를 살핀 곳도 있다. 강병구 예술원 사무국장은 “덕수궁 석조전에 대해선 일부 반대 의견도 있다. ‘전 국민이 향유할 공간을 예술원만 쓰는 게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옛 예총회관은 현지답사를 해보니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이 없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계속 이전 장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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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마종기 “외국서 산다고 死語도 몰랐다니… 시인으로서 열등감 느껴”

    마종기 시인(74)은 10여 년 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부부 동반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뉴욕행 비행기가 대서양을 건널 때 긴급한 기내 방송이 나왔다. “기체 고장 때문에 프랑스 드골 공항으로 가겠다. 육지나 바다에 불시착할지도 모르니 비상사태에 대비하라.” 마 시인은 부인의 손을 꼭 잡았다. 가톨릭 신자인 그가 한 기도는 타인을 위한 것이었다. 함께 여행을 했고 바로 뒷좌석에 앉은 젊은 의사 부부가 한창 나이에 죽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많이 살았습니다. 그 대신 김 선생 부부를 살려주세요.’ 16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인은 당시 다급했던 상황을 들려줬다. 다행히 비행기는 회항에 성공했고, 승객들은 무사했다. “완전히 죽음과 직면한 그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마지막 기도를 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기특해요. ‘나도 사람다웠던 적이 있구나, 나도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좀 건방진가요. 허허.” 올해 의사가 된 지 50년, 등단 54년을 맞은 재미 의사이자 시인인 그가 산문집 ‘우리 얼마나 함께’(달)를 펴냈다. 아버지인 동화작가 마해송 선생(1905∼1966)에 관한 추억부터 연세대 의과대를 졸업한 뒤 1966년 수련의 자격으로 도미한 얘기, 의사와 시인으로 바쁘게 살았던 삶의 흔적이 담겨 있다. 그의 동생 얘기도 들어 있다. 동생 종훈 씨는 한국일보 기자로 일하다 도미해 가발 매장을 운영했는데 1994년 자신의 매장에서 흑인 강도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하지만 유족은 2011년 1월 범인의 사형 집행을 두 달 앞두고 ‘사형을 집행하지 말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해 한인 사회에 감동을 전했다. “탄원서를 내자고 제가 먼저 나섰어요. 인간의 생명을 사람이 결정할 수 있겠습니까. 종교적인 이유가 컸죠. 조카도 ‘(사형을 집행해도) 아버지가 돌아오지도 않는데…’라고 하더군요.” 동생의 얘기를 담담히 전하던 마 시인이 잠시 침묵했다. 그의 얼굴을 보니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마 시인은 2002년 의사로서 은퇴했다. 예순셋의 나이였다. “시에 대한 열등감도 한 이유였다”고 했다. 의외였다. 고국 문단에서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받은 문인에게 열등감이라니. “예를 하나 듭시다”라고 그는 말을 이었다. 평론가 남진우가 그의 시 ‘온유에 대하여’를 두고 ‘이제 일상어로서는 거의 사어(死語)가 되어버린 이 단어(온유·溫柔)가 이 시에선 왜 이리 친숙하면서 절실하게 느껴졌는지’란 글을 썼다. 마 시인은 뜨끔했다. 온유가 사어로 평가받는지 몰랐다는 것. “이런 게 열등감을 키웠지요. (이후론) 어떤 단어를 써놓고 이게 한국에서 쓰는 단어인지 아닌지 고심했어요. 한글로 시 쓰는 시인은 한국에서 한국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야 합니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살고 있는 시인은 매년 봄이 되면 두 달여간 한국에 머문다. 지난달 한국에 들어올 때는 북한의 위협이 극에 달했던 시기여서 지인들이 방한을 말렸다고. 그때 시인은 “한국에서 죽으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단다. 그는 사무치게 한국을 그리워했다. 50년 가까이 말이다. “들어올 생각은 있는데 40년 넘게 미국에 사니 힘들어요. 와이프는 한국에 친구도 없고…. 결국 이렇게 왔다 갔다 하다 끝나지 않을까요. 이 나이 되고 보니 한국에서 살지 않은 게 후회스럽습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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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은 어디에서 詩를 만났나

    《 흐린 봄날 정선 간다처음 길이어서 길이 어둡다노룻재 넛재 싸릿재 쇄재 넘으며굽이굽이 막힐 듯 막힐 것 같은길끝에길이 나와서 또 길을 땡긴다내 마음 속으로 가는가뒤돌아보면 검게 닫히는 산, 첩, 첩비가 올라나 눈이 오겠다.(문인수의 시 ‘정선 가는 길’ 전문) 》시인 문인수(68)는 강원 정선을 자주 찾는다. ‘그 어느 한쪽으로도 시계가 트인 곳이 없는, 험한 산세로 빙빙 둘러쳐진, 산간오지만이 갖는 그런 위압스런 사위(四圍)’라고 정선을 칭하는 시인. 그런 시상(詩想)은 그대로 한편의 시가 됐다. 계간 시인세계는 최근 펴낸 여름호에 ‘시가 된 그곳’이라는 기획특집을 실었다. 시인에게 각별하게 다가온 장소, 그 속에서 피어낸 시를 소개했다. 문인수 곽효환 황학주 유홍준 나희덕을 비롯한 시인 12명이 ‘시를 만난 공간’을 전한다. 시인은 한 장소에서 현재와 동시에 과거를 읽기도 한다. 곽효환(46)은 경남 통영에서 시인 백석과 그가 짝사랑했던 박경련을 떠올린다. 백석은 박경련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자 크게 낙심한다. 박경련을 ‘한 여인’으로, 백석을 ‘자작나무 닮은 사내’로 옮긴 곽효환의 시 ‘통영’의 일부는 이렇다. ‘비가 젖은 포구가 보이는/수루 앞 계단에 앉아/한 여인이 그리워/낡은 항구를 세 번 다녀간/자작나무 닮은 사내를 떠올린다…그가 끝내 만나지 못한 천희를/오늘 내가 그리워하며…지워지지 않는 젖은 얼굴을 닦는다….’ 이영광(48)은 미당 서정주가 스물세 살 때인 1937년 몇 달 머물렀던 제주 남단 지귀도를 찾아가 청년 미당이 보았던 절망을 읽었고, 시 ‘공중의 인터뷰’를 쓴다. 다음은 시의 일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지귀에 갔네/절망도 벌떡 일어나 걸어야 할 것 같은 적막 속으로//이글거리는 갈대숲 너머는/동지나해구나 태평양이구나, ‘한바다의 정신병’이구나.’ 나희덕(47)은 전남 순천시 와온해변을 꼽았다. 와온의 일몰에서 “뜨거운 성애 장면을 보았다”고 하는 시인은 시 ‘와온에서’를 얻었다. ‘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넣을 때,/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지는 해를 품을 때,/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와온 사람들아,/저 해를 오늘은 내가 훔쳐간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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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레이시 이야기 外

    레이시 이야기(스티브 마틴 지음·홍시)=미국 미술경매회사 소더비의 미술품 딜러 레이시의 성공과 좌절을 그린 장편소설. 미술품 경매를 둘러싼 생생한 현장 얘기들이 흥미롭다. 1만5000원삶의 의미(오정미 지음·온북스)=자신의 존재와 의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시인의 성찰을 잔잔한 시어에 담은 시집. 8000원소설로 읽는 중국사 1, 2(조관희 지음·돌베개)=‘초한지’ ‘금병매’ ‘아큐정전’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중국 소설들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폈다. 1권은 근대 이전, 2권은 현대사에 초점을 맞췄다. 각권 1만3000원아틀라스 서양미술사(슈테파니 펭크 등 지음·현암사)=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미술작품 550여 점을 중심으로 서양 미술의 역사를 다뤘다. 각 시대마다 작품과 관련된 지도와 도표를 세세하게 배치해 이해를 도왔다. 4만2000원예술이란 무엇인가(볼프강 울리히 지음·휴머니스트)=독일 카를스루에 조형예술전문대 교수인 저자가 예술을 규정하는 11가지 개념을 망라했다. 예술가가 추구한 미의 세계와 시대가 예술을 수용하는 방식을 고찰해 예술의 본질을 고민했다. 2만 원공룡 이후(도널드 프로세로 지음·뿌리와이파리)=공룡이 사라진 뒤 신생대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조명했다. 특히 포유류가 그 생태적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 가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2만8000원시사 영작을 하는 10가지 공식(이창섭 지음·한나래출판사)=30년 동안 영자신문 기자생활을 한 저자가 시사 이슈 영작 능력을 키우는 학습법을 소개한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영어 글쓰기 노하우를 제시했다. 1만5000원}

    • 20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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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가시 사이사이 핀 가슴 뭉클한 추억의 꽃

    2000년대 등장한 미래파 시들은 ‘소통 불가’로 불릴 만큼 난해하다. 서정의 전복(顚覆), 언어 실험을 추구하는 이들의 시를 읽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2005년 첫 시집 ‘여장남자 시코쿠’로 등단한 저자는 미래파의 대표 주자. 하지만 그가 이번에 펴낸 세 번째 시집을 펴 찬찬히 읽어 내려가 보니 술술 읽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게다가 군데군데 가슴 뭉클한 감성적 시어도 배어 있다. 그렇다. 황병승은 변했다. ‘오월, 아름답고 좋은 날이다/작년 이맘때는 실연을 했는데/비 내리는 우체국 계단에서/사랑스런 내 강아지 짜부가/위로해주었지/‘괜찮아 울지 마 죽을 정도는 아니잖아…’(시 ‘가려워진 등짝’에서) 놀라운 것은 시인의 서정성이다. 그의 시를 평가절하하는 선배 서정 시인들의 비판이 무색할 만큼 그의 시는 충분히 촉촉하고 아름답다. 추억, 그리움, 회한, 애틋함이 절절히 스며든, 지나간 젊은 날들에 대한 생의 반추가 리듬감 있는 시어들에 담겨 흐르듯 연주된다. 또한 다채로운 화자의 변주가 담긴 시들을 읽다 보면 소설을 읽는 듯, 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롭다. 특히 시 ‘티셔츠 속의 젖을 쓰다듬다가’ ‘쥐가 있는 피크닉 자리’가 그러하다. ‘쥐가…’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도무지 멋쩍은 월요일, 내가 그리는 모든 그림들을 망쳤으면 좋겠다 다른 어떤 무늬의 옷도 자연과 어울리지 않아 우리에게 ‘내일’은 얼마나 남아 있는 걸까 언제나 단 하루, 떨어지는 꽃잎//-사랑해……라고 말해줄까?//-힘내.’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황병승의 시에는 여전히 ‘가시’가 많다. 해독 불가, 혹은 독자들에게 해독을 맡긴 비밀스럽고 난해한 시어들이다. 하지만 시집은 가시에 찔리면서도 흠모할 만한 매력적인 꽃이다. 시집 제목은 ‘육체쇼와 전집’. 전집의 의미가 아리송했다. 시인에게 물었더니 “전집(全集)이에요. 제가 쓴 글과 시간, 생활을 묶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내친김에 ‘그럼 육체쇼는 뭔가요’라고 물었더니 “의미를 한정짓고 싶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시집의 해석은 오로지 독자 몫이란 얘기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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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소설 ‘할’ 펴낸 가톨릭신자 최인호

    부처님오신날(17일)을 앞두고 소설가 최인호(68)가 장편소설 ‘할’(여백·사진)을 펴냈다. 가톨릭 신자인 작가가 1993년 전 4권으로 펴냈던 대하소설 ‘길 없는 길’ 가운데 경허 선사(1849∼1912)와 그 제자들을 그린 부분을 따로 발췌해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1988년 가을 우연히 불교에 관한 책을 읽다가 흥미를 느낀 작가는 지인을 통해 10여 권의 불교 서적을 추천받는다. 그중 한 권이 경허의 법어집이었다. 당시 경허를 잘 몰랐던 작가는 무심히 책장을 넘기다 선시 중 한 구절에서 심혼의 불이 당겨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한다. ‘일없음이 오히려 나의 할 일(無事猶成事)’이라는 글귀였다. 이듬해 한 일간지에 연재를 시작한 ‘길 없는 길’은 책으로 출간돼 150만 부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한 대학교수가 아버지의 유품 중에서 경허의 물건을 발견하고 경허의 행적을 쫓는 과정을 통해 경허의 삶을 재해석한 소설이다. 구도를 향한 끊임없는 갈등과 정진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내가 곧 부처’라는 진리에 다가서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번에 나온 ‘할’은 경허뿐 아니라 그의 세 수법제자인 수월, 혜월, 만공의 수행도 비중 있게 그려진다. 에피소드별로 나눠져 있어 읽기에 부담이 적고, 책 뒤편에는 스님들의 자료 사진을 덧붙였다. ‘할(喝)’은 사찰과 선원에서 학인(學人)을 꾸짖거나 말이나 글로써 나타낼 수 없는 도리를 나타내 보일 때 내뱉는 소리다. 2008년 5월 침샘암 수술을 받은 작가는 지금도 투병 중이다. 피정(避靜·가톨릭 신자들의 수련 생활) 외에는 외출도 자제하는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인터뷰를 고사했다. 그는 책의 머리말에 이런 글을 남겼다. “지난해는 우리나라가 낳은 최고의 불교 중흥조 경허 대선사가 열반에 드신 지 정확히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 경허의 법제자들을 다시 한 번 살려 봄으로써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아랫물이 맑으면 윗물도 맑다’는 진리를 야반삼경에 대문 빗장을 가만히 열어 보는 심정으로 밝혀 보았다. 하오니 조용히 들어와 제자들에게 때리고 ‘할’ 하는 경허의 여전한 고함소리를 엿들으셨으면 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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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정문학상에 소설가 이인성씨

    소설가 이인성 씨(60·사진)가 제7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중편소설 ‘한낮의 유령’. 상금은 3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25일 오전 10시 반 강원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다.}

    •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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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까지 폴란드 현대 어린이 책 일러스트展

    최근 그림책 시장에서 폴란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폴란드 작가인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53)의 ‘눈’(창비)이 올해 세계 최대 어린이 책 전시회인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최고상인 라가치상 픽션 부문 대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2011년에도 ‘마음의 집’(창비)으로 라가치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바 있어 더욱 화제가 됐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주한 폴란드대사관과 함께 ‘폴란드 현대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션 전’을 26일까지 연다. 흐미엘레프스카를 비롯한 폴란드를 대표하는 어린이 책 작가 10명의 작품을 전시해 폴란드 어린이 책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가 된 흐미엘레프스카와의 만남도 준비돼 있다. 작가는 24, 25일 오후 도서관 4층 세미나실에서 한국 어린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무료. 02-3413-4800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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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인의 詩로 읽는 ‘한국 근대 위인 112’

    한국시인협회가 ‘시로 읽는 한국 근대 인물사’라는 부제가 붙은 시집 ‘사람’(민음사)을 펴냈다. 시인 112명이 정치 경제 종교 예술계를 통틀어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112명을 시로 형상화했다. 신달자 시인협회장은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람이 결국 역사를 만드는 것인데 ‘어떤 사람들이 오늘을 있게 했느냐’는 것을 되돌아본 것이다. 한 인물의 빛과 그림자를 다 같이 (시로) 써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시집에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성철 스님, 김일 프로레슬링 선수, 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구인회(LG) 창업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 관한 시가 실렸다. 시인 김소월 윤동주, 소설가 박경리, 언론인 김성수 방응모도 포함됐다. 시인협회는 대상 인물을 정한 뒤 시인들에게 쓰고 싶은 인물을 고르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집은 인물들의 과(過)보다는 공(功)에 기운 모습이다. 이길원 시인은 시 ‘이승만’에서 이렇게 썼다. ‘새들도 날개 젖혀 환희의 춤을 추던 날/소란스레 휘두르던 붉은 깃발 몰아내고/첫 단추 채우던 우남 이승만.…’ 이태수 시인은 시 ‘박정희’를 이렇게 맺는다.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누가 뭐래도/당신은 빛나는 전설, 꺼지지 않는 횃불입니다.’ 정희성 시인의 시 ‘김대중’의 일부는 이렇다. ‘통일의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걸어온 길이 뒤집히는 꼴을 보면서/그대는 기어이 등을 보이는구나/아아 노여움을 품고/한 시대가 이렇게 가는 거지!’ 협회 교류위원장인 곽효환 시인은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없으면 글이 나오기 힘들다. 시의 내용은 시인이 판단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3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출간기념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시 낭송회를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몽준 의원과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가 각각 부친인 정주영 창업자와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에 관한 시를 낭독한다. 협회는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엘지그룹, SK텔레콤, 우리은행, 한국마사회로부터 협찬을 받았다. 곽 위원장은 “인물을 먼저 선정한 뒤 협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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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돌아왔다

    ‘그가 이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새로운 스릴러로 로버트 랭든과 함께 돌아왔다. 댄 브라운은 자신의 기본으로 돌아와서 이제까지 발표되었던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극적인 소설을 완성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8100만 부 넘게 판매된 ‘다빈치 코드’의 미국 작가 댄 브라운(49)의 홈페이지에 실린 신작 ‘인페르노’(사진)에 대한 소개 글 한 토막이다. 14일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 출간되는 그의 신작 소식에 그의 팬들이 설레고 있다. 2009년 ‘로스트 심벌’ 이후 4년 만에 소개되는 신작의 무대는 이탈리아 피렌체. 작가가 단테의 ‘신곡’ 가운데 지옥 편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는 이 소설에선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인 로버트 랭든 하버드대 교수가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줄거리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홈페이지는 모호한 소개 글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랭든은 단테의 인페르노(지옥)에서 기인하는 끔직한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된다. 랭든은 섬뜩한 적들과 싸우고, 명작 그림에 등장하는 배경 속으로, 비밀 통로로, 그리고 초현대적인 과학의 세계로 그를 이끌어가는 교묘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씨름을 한다.’ 댄 브라운은 6월 5∼7일 피렌체에서 대규모 출판 기념회를 열어 신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신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인페르노’의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판 등에 참가한 번역자 11명이 이탈리아 밀라노의 지하 벙커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책 내용이 외부에 누설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국내에서는 문학수첩이 번역해 7월경 출간할 예정이다. 김종철 문학수첩 이사는 “한국어 번역은 이미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밀라노 벙커엔 들어가지 않았다”며 웃었다. 영문으로 480쪽인 신작은 국내에서는 두 권으로 나눠 출간될 예정이다. 김 이사는 선인세에 대해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결했다”고만 밝혔다. 문학수첩은 ‘로스트 심벌’ 출간 당시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선인세를 지급해 고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 이사는 “그 금액은 ‘로스트 심벌’ 외에 작가가 ‘다빈치 코드’(2003년) 이전에 출간한 ‘디지털 포트리스’(1998년) ‘천사와 악마’(2000년) ‘디셉션 포인트’(2001년)의 판권을 함께 산 총액이었다”고 설명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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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매카시즘 광풍 속에서 파멸하는 개인과 가정

    퓰리처상 한 번,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두 번씩 받았고, 펜 포그너상을 세 번 받은 작가.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저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독서욕이 샘솟지만 일독하기는 쉽지 않다. 1940, 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 ‘밥 펠러가 거짓말처럼 두 게임이나 패하고, 재키 로빈슨만큼 존경하진 않지만 아메리칸리그를 개척한 흑인 선수로 우리 모두가 존경하던 래리 도비가 22타수 7안타를 친 월드시리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는 본문의 일부처럼 소설은 ‘기호학’에 가까운 대목이 적지 않다. 이른바 문화와 역사의 차이다. 하지만 책장을 덮지는 말자. 진득이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인물들의 개성이 살아나고, 그들의 치열한 인생이 지면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렇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탐색과 열정이 가득한 책은 누구에게나 울림을 준다. 명작이란 그런 것이다. 500쪽을 훌쩍 넘는 책의 초반은 미로와 같고 장광설도 길다. 1997년 뉴잉글랜드 서부의 작은 마을에 살던 네이선 주커먼은 고교 시절 선생님이었던 머리 린골드를 만난다. 머리는 주커먼이 어릴 적 자신이 우상으로 떠받들던 아이라 린골드의 형. 아흔 나이의 선생님은 이제 40대가 된 제자에게 동생에 대한 숨겨졌던 얘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대화와 50여 년 전 아이라의 모습이 교차하며 소설은 진행된다. 그렇기에 아이라에게 초점을 맞추면 소설은 한결 선명하게 읽힌다. 아이라는 범부에 가까웠다. 2m가 넘는 거구의 사내는 고교를 중퇴한 뒤 광산 인부, 레코드공장 노동자를 전전하지만 공산주의를 접하면서 변한다. 1940년대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유색인종 차별과 자본주의 횡포에 그는 분연히 반대한다. 노조 행사에서 링컨 역을 맡은 그의 진심 어린 열정적 연기는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라디오 드라마의 주역으로 발탁돼 유명해진다. 소설은 아이라를 영웅으로 띄우지는 않는다. 무성영화 스타 이브 프레임과의 결혼 뒤 비참했던 가정생활을 철저히 파헤치며 그의 고독과 번민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아이라와 이브, 그리고 이브와 전남편 사이의 딸인 실피드의 엇갈린 애증 관계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한 가정의 파멸을 조명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매카시즘(1950년대 초 미국을 휩쓸었던 반(反)공산주의 열풍)을 다룬 정치풍자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한 가정사를 깊이 있게 성찰한 가족소설이기도 하다. 아이라는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파멸의 길을 걷고, 이를 폭로했던 이브도 결국 나락으로 떨어진다. 정체도 불분명한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 희생된 개인의 모습은 처연하다. 그 뒤에는 매카시즘으로 재미를 본 정치인들이 있다. 작품 중간에 6·25전쟁과 한국 파병을 결정했던 해리 트루먼 대통령,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아이라의 열변은 흥미롭다. ‘뇌가 반이라도 있는 미국인이라면 북한 공산군이 배를 타고 6천 마일을 건너와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말을 믿겠니.…트루먼은 공화당원들한테 자신의 힘을 보여주려는 거야.…무고한 한국 민중을 제물로 삼아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있어. 한국에 쳐들어가 그 개자식들을 폭탄으로 쓸어버리겠다 이거지. 알겠니? 이게 다 이승만이라는 파시스트를 지원하기 위해서야.’ 아이라는 철저한 이론가도, 공산주의자도 아니다. 그가 추구했던 것은 평등과 자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형 머리는 이렇게 회상한다. “이브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한 게 아닐세.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갈망한 남자와 결혼한 거야.” 책장을 덮으면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밤하늘에 수많은 별이 선연히 빛나는 듯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력 속에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가 하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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