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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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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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휴가철 반칙운전, 무인비행선에 딱 걸린다

    올여름 휴가길 고속도로에 반칙운전을 적발하는 ‘매의 눈’이 뜬다. 한국도로공사는 14일 “이번 휴가철에 경부와 영동고속도로에서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무인 비행선을 띄워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산불 감시를 위해 무인 비행선을 띄운 적은 있지만 교통 단속을 위해 고속도로에 무인 비행선을 띄우는 것은 처음이다. 도로공사가 경찰과 함께 운용하는 이 비행선은 22일과 23일 경부고속도로에서 첫 번째 단속에 나서며, 30일∼8월 4일에는 경부와 영동고속도로로 범위를 확대해 2차 단속에 나선다. 주요 단속 대상은 지정차로제 위반을 비롯해 버스전용차로, 갓길차로 위반 등이다. 경찰청은 이번 휴가철 고속도로에서 지정차로제 위반 행위를 단속할 방침이다. 추월차로인 1차로에서 지속적으로 주행하는 행위, 그리고 버스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이 지정차로를 준수하지 않는 행위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 된다. 본보가 운전자 2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3.8%가 “지정차로제가 유명무실해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지정차로를 위반해 달리면 4만∼5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게 되어 있다. 올 1∼6월 총 4824건이 적발됐다. 단속에 투입되는 무인 비행선은 길이 12m, 무게 50kg으로 고속도로 위 30∼50m 상공에 떠서 차량의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 비행선에 탑재되는 3630만 화소의 카메라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양방향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비행선의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80km. 고속 주행하는 자동차를 따라가며 촬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한 장소에 머물며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한 뒤 이를 분석해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지상에 있는 차량에 탑재된 조종기를 통해 최대 1km 떨어진 곳까지 비행선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연속 비행은 2시간이 가능해, 오전 오후 2시간씩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멀리서 무인 비행선을 본 운전자들이 사전에 ‘반칙운전’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황인찬·조건희 기자 hic@donga.com}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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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트럭, 고속도로 모든 차로가 ‘마이웨이’

    고속도로에는 ‘마이웨이’가 있다. 자동차별로 허용되는 차로만 달려야 하는 ‘지정차로’가 있기 때문이다. 편도 4차로 고속도로인 경우 1차로는 추월차로이고 2차로는 승용차와 중소형 승합차(35인승 이하)만 달려야 한다. 3차로는 대형 승합차(36인승 이상)와 적재중량 1.5t 이하의 화물차, 4차로는 1.5t 초과 화물차와 특수차 등이 달려야 하는 ‘도로 위 약속’이다. 이런 약속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아일보 취재팀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경부고속도로 서울∼대전요금소 왕복 약 265km를 달리며 지정차로를 준수하는 ‘착한 운전’에 도전했다. 승용차에 할당된 2차로에서 평균속도 90∼100km로 정속 주행을 하며 지정차로제를 위반하는 차량들을 세어봤다. 잠시 한눈팔 시간이 없을 정도로 위반 차량이 속출했다. 10일 오전 10시 18분 서울요금소를 출발한 취재차량은 동탄 분기점까지 시속 50∼60km에 그치며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차량 흐름이 원활해지자 차량들은 앞다퉈 속력을 내며 ‘차로 이탈’을 시작했다. 3차로를 달리던 2.5t 트럭이 2차로를 달리는 취재차량 앞으로 급히 끼어들었다. 규정상 4차로를 달려야 하지만 이 트럭은 약 3분간 2차로를 질주하더니 다시 차량이 한적한 3차로로 변경해 속도를 높여 사라졌다. 북천안 나들목 인근에서는 버스가 1차로에서 라이트를 켜고 질주했다.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인 오산∼신탄진 구간에 속한 이곳은 토·일요일, 공휴일에만 전용차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평일에는 버스는 3차로를 달려야 한다. 천안 나들목 부근에서는 1차로에 트럭 2대, 2차로 취재팀 승용차 앞에는 대형버스, 3차로에는 5t 트럭, 4차로에는 트레일러 등 모든 차로를 대형차량들이 동시에 점령한 채 나란히 달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취재팀과 동승한 이승윤 한국도로공사 차장은 “완전히 뒤죽박죽이네요”라며 혀를 찼다. 취재팀이 이날 경부고속도로 2차로를 이용해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동안 취재팀 차량을 앞지른 차는 280대였다. 이 중 단 38대(13.6%)만이 추월 뒤 2차로로 돌아왔다. 버스, 화물차 등의 차로 위반까지 합치면 총 3시간 22분 동안 398건의 지정차로제 위반행위를 목격했다. 버스와 1.5t 이하 트럭은 지정차로제 위반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한국도로공사가 경부·영동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3개 구간에서 지정차로 위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정차로를 무시하고 달린 1.5t 이하 소형화물차가 10대 중 2대꼴이었고 버스의 위반율은 17%였다. 전체 평균(3.7%)보다 훨씬 높다. 1t 냉동트럭을 운전하는 50대 운전자는 “3, 4차로는 막히기 때문에 주로 1차로로 달리는 것”이라며 “어차피 교통 흐름만 막지 않으면 문제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선 빈 차로를 놔두고 지정차로로만 운행하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편도 2차로 고속도로에서 1차로를 추월차로로 규정한 현행 도로교통법 규정이 실제 도로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체가 극심한 경우를 제외한 정상적 소통 상황에서는 편도 2차로 고속도로에서도 추월차로를 비워놓아야 전체의 소통 효율 및 안전도가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편도 2차로에서는 교통 흐름에 따라 지정차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되 3차로 이상 도로에서는 지정차로 위반 차량이 사고를 일으킨 경우 보험과실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제재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황인찬·주애진 기자 hic@donga.com}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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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침수땐 시동 걸지말고 견인차 부르세요

    물웅덩이를 지나다 자동차가 갑자기 멈췄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선루프 닫는 것을 잊고서 주차했다가 비가 내려 차 내부가 흠뻑 젖었다면 보상받을 수 있을까. 손해보험협회는 11일 자동차 침수피해 예방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여름철 자동차 사고 예방 및 침수피해 알리기에 나섰다. 협회는 “2011∼2012년 2년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사고로 자동차 3만7653대가 피해를 봐 추정 손해액만 1488억 원에 달한다”며 운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협회는 ‘집중호우 대비 5대 안전운전 요령’도 소개했다. 비 오는 날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20% 이상 감속해야 하고 물웅덩이는 저속(시속 10∼20km)으로 단번에 통과해야 한다. 또 타이어 공기압은 평소보다 10∼15% 높게 유지하고 전조등은 꼭 켜야 한다. 특히 물속에서 차가 멈췄거나 주차돼 있을 때는 시동을 걸지 말고 즉시 견인차량을 불러야 한다. 차가 물에 잠겨 이미 엔진에 물이 들어갔을 경우 시동을 걸면 엔진이 고장 나거나 엔진 주변의 부품에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 피해가 나면 얼마나 보상받을 수 있을까. 주차장에 주차된 차가 침수 사고를 당하거나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차가 파손된 경우 자기차량손해 특약에 가입한 운전자는 대부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 놓은 과실이 있다면 보상에서 제외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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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한낮인데 어두운 방 外

    한낮인데 어두운 방(에쿠니 가오리 지음·소담출판사)=번듯한 회사 사장인 남편은 친절하기까지 하다. 전업주부인 아내는 결혼 생활에 큰 불만도 없다. 하지만 아내에게 한 미국인 강사가 다가오면서 아내는 잊고 지냈던 가슴 속 두근거림을 되찾게 되는데…. 일본에서 2010년 발표한 장편 연애소설. 1만2000원.다시, 관계의 집으로(최우용 지음·궁리)=경기 고양시 일산 밤가시초가, 경북 경산시 상엿집, 기찻길 옆 공부방 등 잊혀져 가거나 변방에 놓인 건축물을 찾아가 쓴 건축 에세이. 각 건축물이 세상과 소통하는 ‘관계’에 주목했다. 1만5000원. CSI IN 모던타임스(데버러 블룸 지음·어크로스)=부제는 ‘재즈 시대 뉴욕, 과학수사의 탄생기’. 재즈 시대라 불리는 1920, 30년대 미국 뉴욕을 뒤집어놓은 독살 11건을 두 법의학자가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논픽션이다. 1만8000원. 신문의 언어 사용 통계(정유진 외 지음·소명출판)=동아일보를 비롯한 국내 4개 일간지의 2000∼2011년 기사에 나온 어휘의 빈도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각계 연구자들이 한국의 어휘 사용은 물론 사회 문화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게 했다. 2만5000원. 상인 이야기(이화승 지음·행성:B잎새)=중국 역사 속에서 상업의 변천 과정을 살피고, 중국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상인들의 삶을 엿본다. 1만8000원.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테드 코헨 외 지음·미다스북스)=미국의 사상가 21명이 야구를 매개로 하여 서양철학을 쉽게 설명했다. 2만 원. 나 속의 ‘너’, 너 속의 ‘나’, 타자 찾기(이덕화 지음·글누림)=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인 평택대 국문과 교수의 문학평론집. 전숙희 박경리 최문희 등이 쓴 한국 여성문학에 주목했다. 1만5000원. 신뢰와 사회적 자본 어떻게 축적할 것인가(유종근 지음·청어)=학계와 정계에서 활동한 저자가 공적 부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정부가 시민들 사이의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1만5000원.}

    • 201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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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단테의 지옥, 생물학 테러로 돌아오다

    총 749쪽에 달하는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의 명확한 의도가 보인다. ‘독자가 한순간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것.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1, 2권을 통틀어 숨 가쁘게 이어진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속도감이 있다. 작가는 이야기를 무려 104장(章)으로 분절해 장당 적게는 3, 4쪽만 할애해 가속페달을 밟는다. 작가가 창조한 ‘롤러코스터’를 타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른다. 전형적인 오락 소설의 정점을 보여준다. 팩션(사실에 바탕을 둔 소설)을 즐기는 작가가 이번에 주목한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다. 그중에서도 피렌체에서 나고 자라다 추방당한 알리기에리 단테(1265∼1321)에게 초점을 맞췄다. 단테의 ‘신곡’ 가운데 ‘인페르노(지옥편)’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집필했다는 저자는 단테가 그린 세기말적 불안과 공포를 현대로 끌어온다. 그 공포의 실체는 생물학적 테러 위협이다. 작품은 초반부터 독자를 팽팽하게 잡아끈다. 하버드대 교수인 로버트 랭던은 의식을 잃었다가 병원에서 깨어난다. 이틀 전 하버드대 캠퍼스를 걷던 게 마지막 기억인데 깨어나 보니 엉뚱하게도 피렌체에 와 있다. 머리에는 총상으로 입은 상처까지 있다. 제대로 정신도 못 차린 상태에서 이번엔 괴한이 침입해 의사 한 명을 총으로 쏘고, 랭던의 목숨까지 노린다. 랭던은 다른 여자 의사인 시에나 브룩스의 도움을 받아 괴한을 따돌리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때부터 정신없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괴한뿐만 아니라 군인, 경찰까지 합세해 랭던의 뒤를 쫓는다. 랭던은 자신의 재킷 안에 들어있던 최첨단 소형 영사기를 통해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를 발견하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암호 글 ‘케르카 트로바(구하라, 그리고 찾으라)’를 찾아낸다. 하나의 암호를 풀면 다음 암호가 제시되는 숨바꼭질 같은 전개가 이어진다. 짐짓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는 구성 방식을 작가는 유명 건축물의 역사와 접목해 흥미롭게 풀어간다. (비록 쫓기는 형국이지만) 랭던은 피렌체의 베키오 궁전, 피티 궁전, 두오모 광장,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산 조반니 세례당,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대성당, 터키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의 역사와 그 속에 들어있는 미술품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흡사 랭던을 따라 유럽 고미술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작가는 1권 중반 이후가 되면 생물학적 테러 용의자와 그 테러 시도 이유를 밝혀버린다. 그러고는 괴한, 군인과 경찰,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선악을 뒤바꿔버려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를테면 의사를 쐈던 괴한의 총이 사실 공포탄이었고, 살인은 연출된 것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진실 폭로’가 반복돼 혼란스럽고, 조금 짜증까지 난다. 물론 마지막에 이런 혼돈을 말끔히 정리하는 저자의 필력에는 탄복했지만 말이다. 책을 읽고 나면 피렌체를 여행할 때 각별한 기분이 들 것 같다. 박진감 있는 소설 장면이 떠오를 것 같기 때문이다. 불현듯 저자가 차기작의 배경으로 한국을 골라, 랭던이 경복궁이나 석굴암에 숨는 상상을 해본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효과적인 한국 홍보 방법이 아닐까.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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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방학-휴가철 맞아 소설류 부활 기지개

    출판계 대목인 여름방학, 휴가철을 앞두고 거물급 작가의 신작 소설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에세이와 자기계발서에 밀려 오랜 침체기를 걸었던 소설이 기지개를 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년의 밤’의 작가 정유정이 2년 3개월 만에 내놓은 ‘28’(은행나무)은 출간 10여 일 만에 인터넷서점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알라딘 1위, 예스24 2위, 교보문고 4위에 올랐다. 뜨거운 독자 반응에 초판 4만 부에 이어 추가로 2만 부 제작에 들어갔다. 인수(人獸)공통전염병이 퍼지는 혼돈의 도시를 그린 이 소설은 놀라운 흡인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하지만 ‘28’을 쫓는 후발 주자들도 강력하다. ‘다빈치 코드’의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신작 ‘인페르노’(문학수첩)가 예정된 출간 시점을 10여 일 앞당겨 최근 선보였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 편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단테의 고향인 이탈리아 피렌체가 배경. 작가의 단골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 교수가 의문의 조직으로부터 쫓기며 생화학테러 음모에 접근하는 과정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김은경 문학수첩 대표는 “초판 20만 부(1·2권 통합)를 찍었고 (서점의) 선주문이 넘쳐서 10만 부를 더 찍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작가의 앞선 작품인 ‘로스트 심벌’은 국내에서 50만 부, ‘천사와 악마’는 30만 부가 나갔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선택’이 맞을지도 관심사. 하루키는 문학동네에서 펴낸 ‘1Q84’로 국내에서 200만 부를 넘기는 대박을 터뜨렸지만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판권을 민음사에 넘겼다. 민음사는 초판 20만 부를 찍었다. 초반 반응은 뜨겁다. ‘색채가…’는 다음 주 정식 출간을 앞두고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데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하루키 팬의 기대감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이외에도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정이현의 ‘안녕, 내 모든 것’, 조정래의 ‘정글만리’가 다음 달 출간 예정이며 미야베 미유키도 ‘솔로몬의 위증’ 2, 3권을 선보일 예정이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소설 출간이 역설적으로 출판 불황의 여파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출판계 불황이 심해지다 보니 출판사들이 책 출간 시점을 대목 중에 대목인 여름 시장에 집중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출간이 몰렸지만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 (한정된) 독자를 나눠 갖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소설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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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때 임수경네서 세 살아…밀입북 제안도 비슷한 시기 받았죠’

    몇 달 전 최영미 시인(52)과 와인을 한잔했다. 그는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수경이와 비슷한 시기에 방북 제의를 받았다” “수경이 집에 세 들어 살았다”는 얘기였다. 여기서 수경이는 1989년 6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금은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바로 임수경(45)을 말한다. 최 시인은 문학의오늘 여름호에 장편소설 ‘토닉 두세르’의 연재를 시작했다. ‘386 시인’으로 불리지만 정작 본인은 1980년대를 다룬 산문을 쓰지 않다가 이번에 최초로 그때를 회고하는 작품을 썼다. 시인이 살고 있는 경기 고양시를 찾아 그를 다시 만났다. ‘토닉 두세르’의 초고는 이미 1988년 여름에 시작됐다. 고학력(서울대 서양사학과) 운동권 출신에 나이도 많았던(당시 27세) 시인을 반기는 회사는 없었다. 친구와 경기 양평에 집을 얻어 학원 강사를 하기로 했다. 함께 면접을 본 친구는 붙었지만 시인은 떨어졌다. “오라는 데도 없고, 집은 망했고, 당장 밥벌이를 해야 하는데 할 일이 없었죠. 그때 지난 일을 정리해 보자라고 쓴 게 이 소설이죠. 초고는 원고지 450장 정도였어요.” ‘토닉 두세르’는 한 외국 화장품회사의 화장수 이름. 운동권 청춘들을 그린 소설 제목으로는 이질적이다. 소설은 운동이라는 대의 속에 숨겨져 왔던 청춘들의 방황과 불안, 아픔을 상세히 조명한다. 작가는 왜 25년 만에 옛 ‘일기장’을 들춰냈을까. “저는 사실 저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글을 쓰고 털어냈죠. 글로 저 자신을 용서하게 됐고, 저한테는 (집필이) 치유가 된 것 같아요. 다만 ‘80년대’가 주제는 아니고 아팠던 청춘의 이야기예요.”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 얘기를 나누다 보니 화제는 자연스레 시인의 성장기, 대학생활로 이어졌다. 임수경 의원에 대해 물었더니 “혹 틀릴까봐 등본까지 떼 봤다”며 웃었다. “수경이 집에는 제가 고등학교(선일여고) 1학년 때인 1977년 가을부터 대학교 1학년 봄까지 살았어요. 수경이 집은 평창동의 근사한 2층 양옥집이었고, 저희는 수경이네 소유의 그 옆 단층집에 세 들어 살았죠. 제 공부방 창문으로 수경이네 집 마당이 보였죠.” 시인보다 일곱 살 아래였던 임 의원은 시인의 막냇동생과 동갑이다. 나중에 동생과 함께 임 의원의 방북 보도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고. “걔가 그런 일을 할 줄 몰랐죠. ‘간도 크게 북한에 갔다’고 동생과 얘기했던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시인도 방북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1989년 초였으니 그해 6월 방북한 임 의원과 비슷한 시기다. 시인은 1986년 운동권의 한 계파인 제헌의회(CA)그룹 산하 번역팀에 들어가 10여 명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번역했다. 1987년 검찰의 대규모 검거로 CA그룹은 와해됐고, 이후 출소한 CA의 리더가 “북한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CA그룹은 PD(민중민주) 계열로 이어졌다. 임 의원이 속했던 NL(민족해방) 계열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와는 노선이 다르다. “그 남자는 제가 속한 조직의 수괴였어요. 운동권의 핵심이자 이론가였죠. 그는 김일성을 만나보고 싶어 했어요. 제게 일본을 통해 배로 (북한에) 들어간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죠. 그런데 저는 단번에 싫다고 했어요. 눈에 띄는 행동을 하기 싫었고 저는 겁도 많아요. 호호.” 시인은 끝내 ‘그 남자’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에 다녀왔으면 지금 국회의원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농을 건네자 시인은 웃었다. “모르죠. 인생은 달라졌겠지만 그래도 작가가 되었을 것 같아요. 저는 글로 자신을 정리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거든요.” 시인은 “인터뷰에서 다 말하면 나중에 소설 어떻게 쓰느냐”고 웃으면서도, 박정희 정권 초기 원충연 대령이 주도한 반혁명사건에 참여한 군인 출신 아버지, 희귀질환을 앓다가 먼저 세상을 뜬 언니 얘기들을 해줬다. 이들 얘기는 언젠가 소설로 담길 것 같다. 고양=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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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득이’ 작가 김려령, 숨겨둔 발톱 꺼냈다

    소설가 김려령(42)이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펴낸 장편소설 ‘너를 봤어’(창비)에선 살인과 폭력, 화끈한 애정행각이 책장 가득 이어진다. 그가 누군가. 등단한 해인 2007년 ‘완득이’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기억을 가져온 아이’로 마해송문학상을 휩쓴 아동·청소년 문학의 기대주다. 작가는 지난해 출간한 ‘가시고백’까지 주로 아동, 청소년의 성장기를 풋풋하게 그려왔다. 왜 ‘성인물’로 방향을 바꿨을까. 25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만난 작가는 정작 덤덤했다. “원래 전공이 (일반)소설(서울예대 문예창작과)이었어요. 동화는 졸업할 무렵 가장 마지막에 찾아온 장르죠. 하지만 동화나 청소년 소설로 먼저 데뷔하게 됐고, 그 독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싶었어요. 한 권 쓰고 말 사람은 아니란 것을 얘기하고 싶어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계속 써왔죠.” ‘너를 봤어’는 어릴 적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한 중견 소설가가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멸로 일그러지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린 작품. 특히 소설가가 주연과 조연으로 등장하며 출판사 사장도 나온다. 그럼 자전적 소설? “제 얘기가 물론 어느 정도 들어가 있겠죠. 하지만 가정폭력 부분은 아니에요. 초고는 2006, 2007년쯤 썼는데 지난해 다시 털고 새로 썼죠. 원래는 건축가들 얘기였는데 작가들 얘기로 바꿨어요. 이렇게 특이한 집단(문단)은 처음 봤거든요.” 작가는 세세한 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등단 뒤 문단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고 했다. 주변의 말에 상처도 받고, 반대로 용기도 얻었다고. 청소년 문학을 일반 문학보다 하위에 두는 일부 시선에는 어떻게 생각할까. “글쎄요. 청소년 문학이 일반 문학보다 작품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작품성이 떨어지는 일반 문학도 많잖아요. 어떤 장르든 문학성이 좋으면 좋은 작품 아닐까요.” AB형에, 왼손잡이라서 집에서도 “이상한 애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는 작가는 이번 작품으로 숨겨둔 발톱을 꺼낸 듯했다. 작가는 “당분간 일반 소설 집필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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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여행을 떠납니다, 그대 마음 속으로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등단한 뒤, 이듬해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시인 정호승(63). 시로 등단한 것을 작가의 원년으로 본다는 시인은 지난해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시업(詩業)이 40년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 썼든 못 썼든 40년 동안 시를 쓸 수 있던 것에 감사했다”는 시인은 한발 한발 걸어온 자신의 시작(詩作)을 스스로 기념하고 싶었단다. 이 시집은 그렇게 나온 등단 40년 기념 자축 시집이자 열한 번째 시집이다. 모두 4부로 나뉜 시집에는 79편의 시가 실렸다. 시집을 열어 1부를 읽고 나니 어떤 이미지가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시인의 아버지에 대한 형상이다. ‘그는 병동 뜰 앞에 버려진 볼펜을 주워 편지를 쓴다/사랑하는 당신에게 오늘도, 라고 쓰고 더 이상 쓰지 못한다’(시 ‘호스피스 병동’에서) ‘오늘은 면도를 더 정성껏 해드려야지…울지는 말아야지/아버지가 실눈을 떠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시면/활짝 웃어야지’(시 ‘아버지의 마지막 하루’에서) 이런 시구도 눈에 밟힌다. ‘당신 떠난 지 언제인데/아직 신발 정리를 못했구나/창 너머 개나리는 또 피는데/당신이 신고 가리라 믿었던 신발만 남아’(시 ‘신발 정리’에서) 먼저 간 아버지를 그리는 아들의 절절한 마음이 가슴 시리게 다가오는 시편들. 시인에게 전화를 걸어 조심스레 물었다. ‘언제 아버님이 돌아가셨나요?’ 잠시 멈칫했던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아버님은 살아 계세요. 올해 94세시죠. 지금은 (병원에서) 집으로 모셨어요. 하루하루가 죽음에 닿아있고, 오늘 돌아가시나 내일 돌아가시나 하는 상황입니다. (죽음은) 이제 당연한 얘기가 됐지요.” 이번엔 기자가 멈칫하자 시인은 이렇게 덧붙여줬다. “누구나 그렇지요. 누구나 겪는 일들이죠. 제 아버님도 그렇고 주변에 친구들도 그렇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지요. 우리가 지금은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떠날 것이고…. 자연스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허허.” 예순이 넘은 아들은 애써 웃는다. 그 아들은 아침에 집을 나올 때 병석에 있는 아버지에게 문안을 드리고, 저녁에 돌아가서 다시 아버지를 찾는다. 시인의 얘기를 듣고 나니 연과 연, 행과 행의 수많은 골들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는 듯했다. 많은 문인들이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 정호승도 공감하고 표제시를 ‘여행’으로 삼았다. 그는 사유를 좀더 확장한다. “인생은 결국 사람의 마음 속을 여행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마음 속 어떤 부분인가? 결국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인생은) 서로 다다를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의 오지나 설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거지요.”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떠나서 돌아오지 마라/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바람에 흩날릴 때까지’(시 ‘여행’에서)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로 쉽게 스쳐지나가기 쉬운 일상과 사물들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은 작가는 이번 시집에도 그런 소소한 깨달음을 시어에 담았다. 시인의 밝고 촉촉한 시선이 빛난다. ‘쌀이 솥 안에서 기어이 눌어붙어 누룽지가 되는 까닭은/그래도 밥을 굶는 사람이 있을까봐 자신을 눌어붙이는 것이므로’(시 ‘누룽지’에서) ‘너도 그네를 타보면 알 거야/사랑을 위해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시 ‘그네’에서) 시인은 미학적으로 완성도 있는 시를 써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수십 년 동안 사랑받을 수 없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스한 애정과 관심이 오늘의 시인 정호승을 있게 만들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시집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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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숭례문 전통기와 제작 한형준 제와장

    제와장(製瓦匠) 한형준 씨(사진)가 20일 오전 10시 별세했다. 향년 84세. 제와장이란 기와를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 고인은 2008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올해 복원된 국보 1호 숭례문 공사에 참여했다. 새롭게 숭례문 지붕으로 쓰인 전통기와 2만3000장이 고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고인은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91호 제와장 보유자로 인정받았으며, 2010년 중요무형문화재 공예종목 합동 기획행사, 2011년 제와장 공개행사를 벌였다. 빈소는 전남 장흥군 장흥중앙장례식장, 발인은 22일 오전 6시, 061-863-4444}

    • 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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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이역과 5일장에서 한국 정취 흠뻑 젖어”

    산골의 어둠은 일찍 찾아왔다. 첩첩이 이어진 나지막한 산들은 빠르게 음영에 휩싸였고, 능선을 따라 희뿌연 산안개가 넘실거렸다. 철커덩하는 기차 소리가 점차 커지더니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가 빠르게 스쳐갔다.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는 강원 정선의 별어곡(別於谷)역에 서서 멀어져가는 기차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소설가 임철우(59)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도 제 기억에는 승객이 타고 내렸던 기차역으로 남아있는데, 이제 더는 그렇지 않네요.” 임 작가는 17, 18일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국 문학 번역을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 13명과 함께 강원 정선과 영월로 문학 기행을 떠났다. 임 작가가 2010년 발표한 장편소설 ‘이별하는 골짜기’(문학과지성사)의 배경을 함께 돌아보는 여행이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그린 이 소설은 한적한 간이역의 이미지와 맞물려 애절하게 읽힌다. 하지만 작가에게 창작의 동기가 된 별어곡역은 승객 감소로 2011년 무정차역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억새전시관으로 변해 역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별하는 골짜기’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더이상 이별의 공간이 아닌 셈이다. 전남 완도 출신인 작가가 강원도 오지인 정선, 그것도 간이역에 왜 매료됐을까. 외국 학생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자 작가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제가 어릴 적 살던 고향에는 전기도 없었고, 마을에 바퀴 달린 것이 딱 하나 있었어요. 우체부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였죠. 열한 살 때 광주로 나왔는데 그제야 자동차도 보고 기차도 봤죠. 정선의 자연도 좋고, 기차도 좋아해서 이런 소설을 쓴 것 같습니다.” 임철우는 느림에서 여유를 찾는 작가다. 차를 운전할 때도 주로 국도를 타고, 기차는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좋아한다. 그런 작가는 한적하고 소박해서 좋았던 정선의 매력이 점차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별어곡역에 들르기 전 학생들과 찾은 정선 5일장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정선 장은 옛날 모습을 점차 잃고 있어요. 예전에는 (현지인들이) 집에 있는 물건을 가져와서 팔거나 바꿔가는 소박한 장이었지만 지금은 외지인을 상대로 한 상인들이 대부분이죠. 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들었던 ‘정선아리랑’도 사실은 굉장히 흥겹게 불렀지만, 사실은 일종의 노동요입니다. 여자들이 밭에서 일하면서 힘든 일을 잊기 위해 주거니 받거니 부른 슬픈 노래죠.”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번역원에서 운영하는 번역아카데미 5기 학생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오스트리아에서 왔다. 지난해 가을부터 1년여 동안 한국 문학 번역을 공부했던 학생들은 작가의 설명을 진지하게 들었고, 이따금 한국어로 질문도 던졌다. 문학 기행의 느낌은 어땠을까. 러시아에서 온 고려인 4세 폴리나 최 씨(27)는 “장터나 간이역을 보면서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작가님과 함께 소설의 배경을 둘러보니 소설을 더 잘 이해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온 소피 보우만 씨(25)는 한국 문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이 외국에 많이 알려졌는데 노래로만 외국인들에게 다가설 수는 없어요. 노래를 잘 듣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문학으로도 다가서야죠. 언젠가 은퇴하고 나서는 (한국의) 어느 산골에 들어가 한 10년 동안 (한국)고전을 번역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정선·영월=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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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가 5인의 설레는 ‘南極夢’

    서울에서 1만7000여 km 떨어진 빙하의 나라.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블리자드(눈보라)가 생명을 위협하는 곳. 지구의 최남단에 위치한 남극이다. 과학자들의 연구 전초기지로 알려져 있던 이 미지의 세계에 한국 예술가들이 발을 내딛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극지연구소가 후원하는 ‘극지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올겨울 남극 세종기지에서 머물며 활동을 펼칠 예술가 5명을 최근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격년으로 시행되는데 이번이 2회째다. 올해엔 ‘이끼’ ‘미생’의 웹툰작가 윤태호(44), 소설 ‘생강’ ‘잘 가라 서커스’의 작가 천운영(42), 영화 ‘해피 엔드’ ‘은교’의 정지우 감독(45), 싱어송라이터 이이언(38),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 씨(40)가 한 팀을 이뤄 남극행에 나선다. 이들은 12월 초 4주 일정으로 떠난다.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어떻게 ‘남극원정대’를 꾸렸을까.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자로 나선 천운영을 통해 들어본 의기투합 과정은 이렇다. 천운영과 윤태호 작가, 정지우 감독은 2009, 2010년 KT&G 상상마당에서 마련한 ‘스토리텔링학교’에 각각 강사로 참여했다가 친해졌다. 2010년 9월 이들은 알래스카로 여행을 갔고, 영롱한 오로라를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올해 초 ‘극지 노마딕 레지던스’ 신청 공고가 뜨자 이들은 의기투합했다. “그래 남극 한번 가보자. 남극에서 (우리들이) 모이면 뭔가 하나 만들 수 있지 않겠어?” 이들은 ‘알던 동생’ 이이언을 끌어들었고, 이이언은 다시 지인인 이강훈을 추천해 팀을 꾸렸다. 대체 이들은 왜 이런 ‘사서 고생’을 반긴 것일까. “일단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어쨌건 지구에 살면서 한번쯤 가봐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얼음이랄지 추위도 경험하고 싶고요.”(윤태호) “남극,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만 봤잖아요. 실제 가보지 않으면 제대로 모르는 거죠. 특히 남극이 풍기는 무국적인 공간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듣기로는 빙하로 팥빙수 해먹는다는데 한번 먹어봐야죠. 호호”(천운영) 이들은 프로그램 신청서에 이렇게 적었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 영원한 고향도 될 수 없는 절대적인 공간, 남극이 갖는 일상성은 절대적으로 비일상적이다… 각기 다른 영역의 예술가들이 모여서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고 주고받고 거리를 좁혀나가다 보면 하나의 쇼크를 경험하게 되리라. 그 쇼크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남극에 머무는 동안 천 작가는 산문을, 윤 작가는 새 남극 관련 웹툰 취재를, 정 감독은 영상 촬영을, 이이언은 음악작업을, 이강훈은 드로잉작업을 각각 진행한다. 하지만 이들은 함께 모여 하나의 ‘미디어 아트’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이언은 “남극에 있는 위성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서울로 보내고, 이를 다시 남극으로 전송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송 속도의 지연이나 결손 부분을 기록해서 이를 소리나 그림으로 변환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언제부턴가 오지, 그중에서도 추운 곳이 흥미로운 것 같았어요. 일상적이지 않은 환경에 들어가면 제 마음속부터 변하는 것 같아서요. 남극에서 할 새로운 작업이 벌써 기대됩니다.”(정 감독)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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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28일간의 ‘괴질 지옥’

    놀랍도록 치밀한 전개, 압도적인 흡인력, 강력한 서사의 힘…. 정유정은 2011년 3월 펴낸 ‘7년의 밤’으로 한국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현재 49쇄까지 찍으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7년의 밤’은 30만 부가량 팔렸다. 독자와 문단은 그의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2년 3개월 만에 돌아온 정유정(47)의 이번 신작을 읽고 나니 이런 말이 떠올랐다. 명불허전(名不虛傳). 2011년 말 초고를 완성한 뒤 무려 1년 반 가까이 글을 다듬고 고쳤던 작가는 빈틈을 찾아보기 힘든 완전체 같은 이야기를 들고 왔다. 국내 문학 시장의 불황 속에서 정유정의 등장은 축복이자 희망이다. 서울과 맞닿은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가상의 도시 ‘화양’. 인구 29만 명의 이 도시에 ‘빨간 눈’이란 전염병이 발생한다. 눈이 핏빛으로 변하는 게 특징인 이 병에 걸리면 40도가 넘는 고열과 호흡곤란, 폐출혈 증세를 보이고 며칠 내 사망에 이른다. 최초 발병된 중년 남자의 사망 이후 병은 그의 이웃, 그를 병원에 후송했던 구급대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책 제목은 28일간의 혼돈을 가리킨다. 인수(人獸)공통전염병이라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전염 방식조차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자 정부는 화양시를 봉쇄한다. 세기말적인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전개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디스토피아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철저히 까발린다. 폭력, 배신, 절망, 구원, 박애…. 작가는 1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술술 넘어가는 재미있는 책을 쓰고 싶다”고 밝혔는데, 책은 읽는 즐거움에 덧붙여 진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초반은 조금 참을성 있게 넘길 필요가 있다. 작품은 수의사 재형, 구급대원 기준, 신문기자 윤주, 간호사 수진, 공익근무요원이자 살인마인 동해, 그리고 투견이었던 링고의 눈을 통해 지옥으로 변해가는 화양을 그려내는데, 이들의 소개에 초반 100쪽가량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초 발병자가 난 이후부터 이야기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그 관성을 받아 나머지 400쪽이 숨 가쁘게 넘어간다. 한국 소설 중에서 이토록 매력적인 페이지터너(page turner·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는 책)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흥미롭다. 재형을 비롯해 소설을 풀어가는 6개의 시선이 서로 교차되며 하나의 사건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를테면 링고와 기준의 격투에서 링고와 기준의 시선,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재형과 윤주의 시선이 교차되며 상황을 좀더 입체적으로 만든다. 활자화된 영상을 보는 느낌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불타는 도시로 변한 화양, 그 속에서 절규하는 사람들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올 여름휴가 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여행지에 무겁게 들고 간 책이 재미없을 때 화가 치민다. 이 책은 그런 우려를 씻어준다.         ▼ “동물이 禍를 당하면 인간도 당합니다” ▼■ 정유정 작가 일문일답    ―인수공통전염병을 소재로 택한 이유는…. “모든 생명은 본질적으로 귀한데 인간은 동물을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동물이 어떤 기여를 하는가를 기준으로 보고 기여를 하지 않으면 버리죠. 구제역 때 (동물을) 도살 처분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동물이 화를 당하면 인간도 화를 당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읽다 보니 접속사가 거의 보이지 않던데…. “한두 개 정도 넣은 것 같아요.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뺐어요.” ―6개의 시점이 이색적이다. “일인칭이나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하면 작가의 목소리가 드러날 것 같았죠. 도시 전체의 이야기를 다루려면 다중시점이 좋을 것 같았어요.” ―집필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개) 링고를 쓸 때가 힘들었어요. 하하. ‘내가 개가 돼봐야 하나’ 싶었죠. 개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작가는 ‘재미있었던 것은 안 물어보세요?’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이코패스인) 동해가 되어 글을 쓸 때가 가장 즐거웠어요. 하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고 실망시켜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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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편소설로 다시 읽는 ‘작가 박완서’

    작가 박완서(1931∼2011)의 단편소설 전집(문학동네·사진)이 완간됐다. 2006년 6권으로 선보였던 전집에 일곱 번째 권인 ‘그리움을 위하여’가 추가돼 총 7권으로 전집이 마무리됐다. ‘그리움을 위하여’에 담긴 작가의 말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나도 사는 일에 어지간히 진력이 난 것 같다. 그러나 이 짓이라도 안 하면 이 지루한 일상을 어찌 견디랴.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세상을 뜬 작가가 출간의 변을 남길 수는 없을 터. 이 글은 2007년 나온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문학과지성사)에 실린 것인데 이번에 재수록됐다. 박완서는 당시 소설집을 내며 “마지막 소설집이 될 것 같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했는데 그의 느낌대로 생전 펴낸 마지막 소설집이 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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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단신]CJ E&M, 영화 ‘연평해전’ 배급계약 체결 外

    ■ CJ E&M, 영화 ‘연평해전’ 배급계약 체결CJ E&M이 영화 ‘NLL-연평해전’의 배급을 맡기로 하고 이 영화의 제작사인 로제타시네마와 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영화는 한일 월드컵 4강전이 열린 2002년 6월 29일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제2차 연평해전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 교전으로 윤영하 소령,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다. 김학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정석원이 주인공 윤 소령 역을 맡았다. 이창현 CJ E&M 영화 홍보팀장은 “제작사가 배급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의 취지에 공감해 이번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이며 후반 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 개봉될 예정이다.■ 토지문화재단 내달 26, 27일 청소년 문학캠프올 여름방학에는 시인이 되어 보면 어떨까. 토지문화재단은 7월 26, 27일 강원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에서 청소년 문학 창작캠프 ‘1박 2일, 시인 되기’를 연다. 이 행사는 중학생 연령의 청소년(1998년 3월부터 2001년 2월까지 출생자)을 대상으로 열리며 나희덕 박형준 김소연 시인이 시 창작 강의와 지도에 나선다. 학생들은 직접 시를 쓰고 시화를 그린 뒤 낭독하는 기회를 갖는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은 ‘나의 대표시를 말한다’(출판사 b)에 수록된 시를 읽은 뒤 1편 이상의 독후감과 자기소개서, 별도 신청서를 30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세부적인 내용은 토지문화재단 홈페이지(www.tojicf.org) 참조. 참가비는 3만5000원. 033-762-1382■ 사진작가협회 ‘대한민국사진축전’ 17일까지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이사장 류경선)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사진, 인간+자연을 품다’를 주제로 제2회 대한민국사진축전을 연다. 작가 70여 명이 참가해 개인전을 열고 관객과 소통하며 김한용 작가와 고 최민식 작가의 작품 초대전도 열린다.}

    •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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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홍준 시인, 소월시문학상 수상

    유홍준 시인(50·사진)이 제28회 소월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 ‘북천-까마귀’를 비롯한 24편. 상금은 1000만 원이며 시상식은 11월 초에 열린다.}

    • 201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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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비에서]줬다가 뺏는 창작지원금?

    시인 A 씨는 최근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내용증명서를 받았다. 이달 30일까지 책을 출간하지 않으면 2009년 재단으로부터 받았던 창작지원금 1000만 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A 씨는 억울한 면도 있다. 시집을 내기 위한 원고는 몇 해 전 이미 완성했지만 출간하고 싶은 출판사와 일정이 맞지 않았기 때문. 결국 A 씨는 당초 고려하지 않았던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서울문화재단이 창작기금을 받고도 책을 내지 않은 문인들에게 지원금 환수라는 ‘칼’을 빼들었다. 재단이 독촉을 넘어 지원금 환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재단은 매해 60여 명의 문인들에게 1000만 원씩의 창작기금을 지원해 왔는데, 문인들은 지원 시점으로부터 1년 반 이내에 책을 출간해야 한다. 하지만 출판 불황 속에서 애초 약속했던 기한을 넘기는 문인들이 늘자 재단은 2년간의 유예를 더 줬다. 그리고 이번에 지원받은 시점으로부터 3년 반이 넘었지만 미출간한 문인 10여 명에게 결국 환수조치를 알린 것이다. 재단 측은 “지원금은 세금으로 마련된 것이어서 결과를 내지 못한 부문에 대해 환수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 지난해 2월 서울시 종합감사에서 (미출간)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물론 몇 년이 지나도록 책을 출간하지 않은 문인들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지만 출판계의 구조적 문제도 크다. 한 출판사 사장은 “지원금을 받은 문인들이 출간을 부탁할 때마다 곤혹스럽다. 손해를 볼 게 뻔한 시집이나 소설집 계약에 선뜻 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단은 창작기금의 일부를 출판 지원금으로 돌리는 방안이나 몇몇 출판사와 출간 협조를 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지원 제도를 둘러싸고 재단과 문인이 얼굴을 붉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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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독서캠페인… ‘단 한 번의 연애’등 22권 변종 사재기 의혹

    작가 성석제의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연애’, 가수 인순이의 에세이 ‘딸에게’를 비롯한 도서 22종이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다. 이 책들은 한 도서요약전문업체의 독서캠페인을 통해 독자들에게 배송됐는데, 출판계 사재기 감시기구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이를 ‘변종 사재기’라고 판단하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에 이어 이번엔 20개 출판사, 22종의 책이 무더기로 사재기 논란을 빚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출판사가 직원이나 지인들을 통해 직접 사재기를 했으나 이번에 적발된 사안은 독서캠페인이라는 형식으로 불특정 독자들을 끌어들였다. 지난해 12월 출간된 성석제의 ‘단 한 번의 연애’는 지금까지 3만 부가 판매됐고, 올해 1월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 3위까지 올랐다.○ 사재기 수단으로 변질된 독서캠페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가 문제 삼은 것은 도서요약전문업체 북코스모스가 1월부터 진행 중인 ‘얼리버드 캠페인’이다. 이 업체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매달 1∼7종의 ‘우수 신간도서’를 선정해 왔다. 회원들은 배송료 2500원만 부담하면 해당 신간을 받아볼 수 있다. 북코스모스 회원은 10만 명에 달한다. 언뜻 보면 독서 진흥을 위한 공익성 캠페인처럼 보이지만 사재기의 비밀은 배송 방법에 숨어 있다. 이 캠페인의 도서 배송은 북코스모스나 출판사가 아니라 교보문고나 예스24 같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진행된다. 이 때문에 독자가 신청한 도서는 인터넷 서점의 매출로 집계되고, 또한 해당 서점이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그대로 반영된다. 출판사들은 자사의 책을 손쉽게 순위에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가의 약 35%에 달하는 제작비 손실을 감수하고 북코스모스에 권당 약 2000원씩을 추가로 지원하면서 캠페인에 참여했다. 북코스모스는 출판사의 지원금 외에도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마일리지를 적립받고, 회원들에게서 연 9만 원의 회원비를 받아왔다. 출판사들은 권당 500∼5000부씩 참여했는데, 6개월여 동안 모두 6만3000부가량을 캠페인 행사에 보냈다. 성석제의 ‘단 한 번의 연애’(휴먼앤북스)는 5000부, 인순이의 ‘딸에게’(명진출판)는 3000부, 제9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박향의 소설 ‘에메랄드 궁’(나무옆의자)은 3000부, 신정근의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21세기북스)는 4000부 등이었다.○ 성석제, “작가로서 큰 상처다” 출판사들은 해당 캠페인이 사재기 방법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다. 하응백 휴먼앤북스 대표는 “판촉의 한 방법으로 생각했을 뿐 사재기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인순이의 책을 펴낸 명진출판사도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량이) 집계되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을 벌인 북코스모스의 최종옥 대표는 “광고나 판촉의 방법일 뿐 사재기가 아니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북코스모스는 인터넷 서점에 판매 수치가 집계되는 것을 ‘부수적 효과’라고 말하지만 이런 효과가 없다면 출판사가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변형된 사재기의 한 유형으로 보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도 최근 실무회의에서 “사재기 요소가 강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석제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몰랐다. 날벼락 같은 일이어서 굉장히 난감하다. 출판사가 하는 마케팅에 관여한 적도 없거니와 내가 관여할 부분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작가가 신경 써서 할 수 없는 부분이 결국 작가에게 가장 큰 짐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작가로서 상당히 큰 상처다”라고 밝혔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반론보도문]본보는 6월 12일자 A13면 “수상한 독서캠페인…‘단 한 번의 연애’ 등 22권 변종 사재기 의혹” 제하의 기사에서 도서요약 전문업체 북코스모스가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얼리버드 캠페인’에 대해 사재기 감시기구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가 ‘변종 사재기’라고 판단하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코스모스(최종옥 대표)는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로부터 현재 얼리버드 캠페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검토 중이며, 센터는 과태료 부과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전달받았고, 본사는 얼리버드 캠페인이 법률 위반이 아니라는 법적 검토를 받은 바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의한 것입니다.}

    •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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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형렬 시인 “그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내가, 이곳으로 올 수 없는 너에게”

    ‘그곳으로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내가/이곳으로 걸어올 수 없는 너에게.’ 고형렬 시인(59)이 최근 펴낸 아홉 번째 시집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문학동네·사진)를 펴면 이런 짧은 글귀가 눈에 띈다. 여운이 남는 모호한 문장. 여기서 ‘나’는 고 시인이고 ‘너’는 7년 전 세상을 뜬 박영근 시인(1958∼2006)이다. 박 시인은 1980년대 노동시 운동을 이끌었고 노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의 원작시 ‘백제’를 쓴 문인. 고 시인은 네 살 아래 박 시인의 시가 좋아 “한번 만나자”고 먼저 청했단다. “1981년 (서울) 피맛골 막걸리집에서 박 시인을 처음 만났는데 물들인 군복을 입은 그의 눈에서 빛이 났어요. 대뜸 ‘왜 나를 만나자고 했나’라고 묻기에 솔직히 털어놨죠.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이후로 박 시인은 얼큰하게 취하면 새벽에 고 시인에게 전화를 걸어 괴롭혔단다. 박 시인은 7년 전 결핵성 뇌수막염과 패혈증으로 세상을 등졌지만 문우는 아직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너에게 내 슬픔을 주마, 나의 슬픔을 가져가거라/문청(文靑)처럼 너의 슬픔을 건축하리라… 너의 이름은 이 추운 겨울, 어딜 혼자 걸어가고 있니/그 누구의 등도 따라가지 않으면서/이쯤 세월이 지나 우리의 이름은/하나의 시어(詩語)가 되었다….’(시 ‘죽음의 부쳐진 자-박영근 시인에게’에서) 고 시인은 5년 전 서울을 떠나 경기 양평군 지평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전원생활을 시작한 시인들은 대개 자연을 노래한 시편을 많이 선보이지만 그는 이번 시집에서 삭막한 도시의 어둠, 죽음, 불안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을 다수 수록했다. “전원에 와서 도시와 거리를 두니 도시가 더 뚜렷하게 보이더군요. 도시에서 소외되거나 버려진 존재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을 시집에 담았습니다.” ‘바람이 불면 빌딩들이 운다/빌딩 벽을 타고 오른 사각의 도면들이 전율한다/사변과 모서리를 지키고 껴안기 위해//그 아래 황사가 유사(類似) 태평천하처럼 떠 있다/먼지가 된 모래들이 깨어지는 소리가 바각댄다…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가/도시에서, 아니 지구에서, 땅속에서, 철골에서/먼 기억으로부터 울리고 있다.’(시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가’에서) 볼일이 있어 서울에 올 때면 빌딩이, 지하철이, 꽉 막힌 도로가 내는 도시의 절규를 듣곤 한다는 시인. 이런 비명을 듣지 못하는 도시인은 어느새 난청 환자가 된 듯하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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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18세기 조선-청나라-유럽을 비교해보니…

    18세기 영·정조 시대는 ‘조선의 르네상스’로 불린다. 왕권이 강화됐고 민생은 안정됐으며 문화가 융성했다. 책은 조선만이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18세기 청나라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가 통치하던 중국도 정치와 사회가 안정되고 문화가 번성한 시기였다. 당시 조선의 왕들은 어진 스승을 자처하며 권력을 유지했고, 청나라 황제들은 한인에게는 전통적 성인(聖人) 군주로, 몽골 사람이나 티베트인에게는 문수보살로 자신을 선전했다. 책은 18세기 조선과 청을 넘어 유럽에도 비교 연구의 돋보기를 들이댄다. 학술자료집이어서 친절성은 떨어진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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