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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수출액이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이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정부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선박 분야의 수출이 작년 대비 대폭 감소한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자동차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글로벌 무역 전쟁 가능성 등 교역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기초체력에 문제없다”는 정부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4월 누적 수출액이 1955억 달러로 집계돼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부진한 4월 실적만 보지 말고 누적 실적을 주목해 달라는 주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수출 60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 금액은 5737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4월 수출도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물량은 4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97억8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표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석유제품(53.6%) 및 석유화학 제품(11.7%)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장비 등 일반기계류는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 회복으로 사상 최대인 47억9000만 달러의 수출 기록을 세웠다. 반면 철강(―7.4%), 자동차(―8.6%), 디스플레이(―16.2%), 무선통신기기(―40.7%), 선박(―75.0%) 등의 수출은 부진했다. 산업부는 한국 수출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등 주력 품목 경쟁력 회복이 관건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만 할 때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출 금액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4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올해 8.1%, 낸드플래시는 4.5% 떨어졌다.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수출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할 우려가 적지 않다. 문제는 반도체가 부진해질 경우 이를 만회할 만한 수출품이 없다는 데 있다.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좀처럼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시장 규모를 회복하려면 2,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조선소들과의 치열한 경쟁도 넘어야 한다. 한반도 긴장 완화 등으로 원화 가치 강세가 예상되는 점도 한국 수출 환경의 리스크 요인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수출품 중에서 가격 경쟁력이 아닌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건 그마나 반도체가 유일하다”며 “지금의 산업 구조와 전략으로 수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4월 수출이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작년 같은 달 수출이 워낙 잘돼 생긴 착시현상이라고 설명하지만 주요 품목의 경쟁력 하락으로 수출에 기댄 성장세를 이어가기 힘들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00억6000만 달러(약 53조5642억 원)로 지난해 4월보다 1.5% 감소했다. 월간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4월에 54억6000만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2척을 발주처에 넘겨준 데다 작년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수출 물량이 4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선박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은행권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3년 만에 연 2%대로 올라섰다. 다만 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면서 대출금리에서 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가 40개월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30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의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연 2.02%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07%포인트 상승하며 2015년 3월(2.01%) 이후 3년 만에 2%대를 회복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했다. 신규 저축성수신금리가 연 1.85%로 전달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가계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며 전월(3.65%)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3.69%로 집계됐다. 한은은 은행권이 2월 신용대출 특판을 끝내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이자수익과 직결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전월보다 0.02%포인트 늘어난 2.35%포인트로 2014년 11월(2.36%포인트) 이후 최대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과 직원들의 연봉 수준이 전체 338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7년 KIC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1102만 원으로 전체 338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았다. KIC는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이번에 집계한 연봉은 정규직이 받은 기본급, 실적수당, 급여성 복리후생비, 경영평가 성과급 등을 모두 더한 것이다. 2015∼2016년 공공기관 연봉 1위였던 한국예탁결제원 직원 평균 보수는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961만 원으로 KIC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1억726만 원), 한국전기연구원(1억245만 원), 울산과학기술원(1억198만 원), KDB산업은행(1억178만 원) 차례로 연봉이 높았다. 산업은행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금융공공기관들의 연봉은 전체 공공기관 연봉 평균치(6706만 원)를 크게 상회했다. 연봉 1억 원 이상인 KIC, 예탁결제원, 산업은행을 비롯해 IBK기업은행(9885만 원), 수출입은행(9828만 원), 신용보증기금(8989만 원), 기술보증기금(8905만 원), 예금보험공사(8798만 원), 주택금융공사(8439만 원) 등의 직원들이 지난해 평균 8000만 원 이상을 벌었다.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6321만 원이었다. 기관장들의 이 같은 연봉 수준은 2016년(1억6522만 원)보다 1.2%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기관장은 KIC 사장(4억1419만 원)이었다. 이어 기업은행(3억8528만 원), 예탁결제원(3억3125만 원), 국립암센터(3억1404만 원), 기초과학연구원(3억1303만 원), 수출입은행(3억751만 원), 산업은행(3억743만 원) 순이었다. 기관장 역시 주로 금융공공기관이 높은 연봉을 나타냈다. 지난해 기관장에게 문재인 대통령 연봉(2억2101만 원)보다 많은 연봉을 준 공공기관은 32곳이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건혁 기자}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해빙 분위기의 훈풍이 주식시장에 불면서 코스피가 석 달 만에 2,500 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8원 넘게 떨어져 1060원대로 내려섰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98포인트(0.92%) 오른 2,515.3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 2월 2일(2,525.39) 이후 처음 2,500 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9.89포인트 오른 2502.29를 나타내며 단숨에 2500 선을 넘어선 뒤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2510 선도 가뿐히 돌파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84억 원, 110억 원을 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424억 원을 순매수하며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째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 완화가 외국인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에 따른 기대감으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주들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남북 경제협력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전거래일보다 26.19%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금속(6.13%), 기계(2.69%), 전기·가스(2.64%), 화학(2.56%) 등이 올랐다. 철도 관련주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남북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언급한 것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현대로템, 부산산업, 하이스틸, 서암기계공업 등 철도 관련주들은 이날 개장하자마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며 액면분할로 거래중지 기간인 삼성전자가 빠져있는 증시를 이끌었다. 단기 과열 현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거래 정지인 상황이라 대형주 수급 부재인 만큼 대북 관련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흐름이 좋긴 하지만 단기 급등세를 보여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원 떨어진 달러당 10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된 지난달 27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4.3원 내린 데 이어 이날 급락세를 보이며 원화 가치는 2거래일 동안 1.2% 올랐다. 원화 강세 역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원화는 미국 달러화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 등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낮 12시경 1065.7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10원 넘게 떨어지다가 다시 반등해 결국 개장가로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져 있고 수출 증가세도 뚜렷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북한이 확실한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원화 가치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남북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으로 원화가 완만한 강세를 보이겠지만 추가적인 화해 신호가 없다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황태호 taeho@donga.com·이건혁 기자}
KDB산업은행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에 7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GM은 한국GM에 빌려준 돈을 출자 전환하면서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바꿔 산은의 현 지분 수준을 유지시켜 주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에게서 이런 내용의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조건부 합의 방안을 보고받았다. 올해 2월 미국 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GM이 2개월 만에 회생을 모색하게 됐다. 합의 방안에 따르면 산은 7억5000만 달러(약 8100억 원), GM 36억 달러(약 3조9000억 원) 등 총 43억5000만 달러(약 4조71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한국GM에 투입한다. 아울러 GM은 한국GM에 대한 대출금 28억 달러(약 3조 원)를 출자 전환한다. 일반적인 출자 전환 때는 보통주 보유량이 늘어나 GM의 지분이 증가하는 반면 2대 주주인 산은의 지분은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산은이 주요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힘들어진다는 우려가 나옴에 따라 GM은 출자전환 주식을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바꾸기로 했다. GM은 ‘한국에서 10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확약했다. GM이 자금만 받고 사업을 철수할 경우 산은이 자산 매각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GM의 2인자 댄 암만 총괄사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중요한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다”고 밝혔다. GM과 산은은 27일 금융제공 확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한국GM에 대한 실사 결과가 나온 뒤 5월 중순 투자확약서(LOC)에 서명하기로 했다. 한국GM은 임금 및 단체협약안에 대한 노조원 투표를 실시해 67.3%의 찬성으로 협약을 가결했다.이건혁 gun@donga.com·강유현·한우신 기자}

한국 정부와 KDB산업은행,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6일 한국GM에 28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고 43억5000만 달러를 신규 투자하는 내용에 조건부 합의하면서 한국GM은 일단 회생의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한국GM의 국내 판매망이 크게 무너진 상태에서 GM이 약속한 신차가 배정될 때까지 자력갱생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가 회생의 관건이다.○ ‘우선주’ 출자전환으로 ‘먹튀’ 막을 거부권 확보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GM은 GM이 28억 달러의 본사 대출금을 우선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협상에 물꼬를 텄다. 당초 GM이 28억 달러를 보통주로 출자전환하면 산은은 지분이 1% 미만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면 한국GM의 청산이나 인수합병(M&A) 등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잃을 수도 있다. 산은은 대주주인 GM의 자본을 더 많이 줄이는 차등감자를 요구했지만 GM은 이를 거부했다. 그 대신 양측은 우선주라는 대안을 찾은 셈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만큼 GM이 감자를 하지 않더라도 산은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17.02%로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10년간 GM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거부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만료된 ‘한국GM이 총자산의 20%를 매각할 때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10년간 보장받았다. GM과 산은은 27일 조건부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한다. GM은 당초 10년간 산은과 총 28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자고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 GM이 36억 달러, 산은이 7억50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신차 투입까지 버틸 경쟁력 확보가 관건 한국GM의 당장 시급한 과제는 판매망 회복이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철수설, 노사 간 신경전을 겪으며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1분기(1∼3월) 내수와 수출을 합친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15.8% 줄었다. 특히 내수 판매량은 47.1% 감소했다. 이에 한국GM은 다음 달 미국 시장에서 29만 대가량 팔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한국GM으로선 GM 본사가 약속한 신차 2종이 투입될 때까지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부평공장에 배치된 SUV는 내년 말, 창원공장에서 만들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은 2022년부터 생산된다. 이때까지 언제든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는 만큼 한국GM은 저비용 구조를 통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노사 관계도 변수다. 한국GM이 24, 25일 군산공장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추가 접수를 한 결과 30명 정도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 직원 680명의 5%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다. 노사는 전환배치가 되지 않는 직원에 대해 기금을 조성해 생계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강유현 yhkang@donga.com·한우신·이건혁 기자}

“이제 중국이 아닌 베트남으로 회사의 핵심 인재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국내 대기업 임원은 한국 산업계에 불고 있는 베트남 열풍의 단면을 이렇게 전했다. 해외 사업 관련해 승진이 빠르거나 스카우트 제의를 많이 받는 인재 상당수는 베트남 관련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다. 반면 한때 유망 투자지역으로 각광받던 중국에 대한 관심은 줄고 있다. 해외기업에 대한 차별,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누적되면서 ‘중국 시장은 불안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이 임원은 “중국어 대신 베트남어를 배워둘 걸 그랬다”며 한탄했다. 정부는 연일 “베트남은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으며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 수장들도 연일 베트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베트남에 477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다. 수출 증가율이 46.3%에 이른다. 베트남 경제도 호황이다. 지난해 성장률 6.8%에 올해도 6%대 중반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현재 추세라면 2020년 베트남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베트남 한류도 있다. 베트남의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지휘한 박항서 감독의 성공으로 ‘박항서 신드롬’이 불면서 한국인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은 현지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사들도 현지화에 성공하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과의 각종 협력사업 및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소식이 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진출이 활발했던 2000년대 초반과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산업계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부르며 공을 들였지만 사드 문제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은 뒤 지금까지도 100%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금은 한국에 우호적인 베트남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올해 초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영세 섬유업체들이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거나 야반도주했다는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라는 민감한 이슈도 수면 아래에 있다. 베트남에서 반한 감정이 피어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향후 한-베트남 관계에 균열이 발생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정부 관계자는 “정치 경제 등 베트남 전문가는 거의 없다”고 했다. 당장의 베트남 진출 성공에 취해있기보다 앞으로 한국이 겪게 될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이건혁 경제부 기자 gun@donga.com}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에 투입하는 신규 자금(일명 ‘뉴 머니’) 규모를 당초 예상한 3조 원(약 28억 달러)보다 많은 4조 원 안팎으로 높이자고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에 제안했다. 산은의 부담금이 대폭 늘면서 혈세 지원 논란이 증폭될 수 있는 반면 대규모 투자로 한국GM이 조기에 정상 궤도로 올라설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울러 GM은 산은이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거부권을 인정하고 ‘10년 이상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내용을 장기 투자계획서에 담으라는 정부 측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와 산은, GM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산은과 정부 부처에 따르면 GM은 최근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규모를 약 4조 원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GM은 정부와 산은에 시설 투자 등으로 향후 10년간 28억 달러(약 3조 원)를 신규 투자하되 산은이 지분(17.02%)만큼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 GM은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과 추가 희망퇴직비 등이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 규모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자금 투입 규모가 늘어나면 산은의 부담금은 약 5000억 원에서 7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정부와 산은은 실제로 얼마를 투자할지 말을 아끼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 금액 증가는 한국GM 정상화 의지가 진심임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GM은 최소 10년은 한국 시장에 머물러야 한다는 정부의 요구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주총회에서 한국GM의 철수나 인수합병(M&A) 등 특별 안건을 저지할 수 있는 거부권을 부여해 달라는 산은 측 요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GM이 지원금만 받고 한국을 빠져나가는 ‘먹튀’를 방지하려는 안전장치다. 관건은 지분이다. 산은과 GM은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거부권 행사를 위한 최소 지분을 15%로 정했다. GM이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차등감자 없이 출자전환하고 GM(3조3000억 원)과 산은(7000억 원)이 4조 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산은의 지분은 현재보다 낮아진 10.31%에 머무르게 된다. 정부와 산은은 현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GM 측에 대주주의 지분을 더 많이 줄이는 차등감자를 요구해왔으나 GM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거부권 행사를 위한 최소 지분 기준을 낮추거나 산은에 지분과 관계없이 거부권을 보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미 GM 측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위한 투자계획을 제출했고 추가 증액 의사도 밝힌 만큼 산은에 거부권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GM은 26일(현지 시간)까지 정부와 산은의 지원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GM 희망퇴직자에게 줄 퇴직금으로 약 6000억 원이 필요한데, GM 본사는 한국 정부나 산은의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이를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GM 본사 2인자인 댄 암만 총괄사장이 26일 방한해 산은 및 정부 관계자를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산은과 한국GM이 금융 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앞둔 상황에서 암만 사장이 최종안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 강유현·한우신 기자}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대표적 채권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마의 3%’ 벽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 내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내 4차례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한국의 금리가 덩달아 오르면서 주식시장 위축,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 등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기준금리 연내 4번 올릴 가능성 23일(현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3.001%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4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후 국채금리는 상승폭을 줄인 채 2.96%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 국채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 할부대출 등 시장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4차례 올릴 확률이 33%라고 봤지만 최근에는 50% 선으로 보고 있다.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높여 시중에 풀린 돈을 끌어들일 여력이 커졌다고 보는 것이다. 돈값인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약세(원-달러 환율)를 보이게 된다. 이 때문에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1076.8원에 마감됐다. ○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 국채금리가 오르면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적용되는 금리가 높아지고 기업 대출금리도 오른다. 전반적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셈이다. 기업이 힘들어지면 주식시장도 타격을 받기 마련이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증시를 떠받치는 유동성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올 2월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을 때 뉴욕증시가 폭락하고 코스피도 일주일 새 200포인트 넘게 급락한 것처럼 다시 한번 충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은 조사 대상 43개국 중 5번째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40% 하락한 2,464.14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코스피 주식을 1조2000억 원어치 이상 팔아치웠다.○ 고민에 빠진 한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미국의 국채금리까지 오르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됐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1.50%,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더 높다. 미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4회까지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은도 금리 인상 속도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이번 국채금리 상승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된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도 향후 금리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일제히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이건혁 / 김성모 기자}
전체 은행 예금 가운데 가계가 예금한 금액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총예금 1305조5584억 원 중 예금주가 가계인 예금은 600조1115억 원으로 전체의 약 46% 수준이었다. 통계가 작성된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예금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에만 해도 60%를 넘나들었으나 2000년대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가계 예금이 줄어든 건 예금 금리 하락으로 가계가 예금 대신 부동산이나 펀드, 주식 등으로 재테크 수단을 바꾸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득이 별로 늘지 않은 반면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저축 여력이 떨어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통계청 등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부채는 7022만 원이며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은 25%로 소득 100만 원 중 25만 원을 빚을 갚는 데 썼다. 다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사내 유보금 형태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가계예금 감소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G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와 정부, KDB산업은행이 자금 지원 조건을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GM에 ‘뉴 머니(신규 자금)’를 지원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GM의 먹튀 방지 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GM이 10년간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고, GM 철수를 막을 거부권을 확보해야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끝난 ‘한국GM이 유형자산을 20% 이상 매각할 때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되찾아야 한다. 산은과 GM은 주주총회에서 한국GM의 철수, 인수합병(M&A) 등 특별결의 안건을 저지할 수 있는 최소 지분을 15%로 정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현 지분 17.02%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GM이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27억 달러(약 3조 원)를 출자전환하면 산은 지분이 1% 미만으로 낮아져 거부권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산은은 GM에 차등감자를 요구하지만 GM이 거부하고 있다. 정부와 산은은 GM이 끝까지 차등감자를 거부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분 15% 룰’을 수정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산은은 2009년 GM이 4900억 원을 유상증자하면서 지분이 줄어들자 거부권 보유 요건을 25%에서 15%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주총에서 특별결의 사항을 통과시키기 위한 요건을 ‘100% 만장일치’로 바꾸는 방식 등으로 산은이 거부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한국GM 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할지를 이달 내에 결론내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확실한 장기 투자 계획을 받아내고 GM이 약속을 뒤집을 경우를 대비한 각종 장치가 우선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GM의 외투지역 신청에 대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 위원회가 열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외투지역 지정의 전제조건인 미래형 기술 투자 등 장기투자(롱텀 커미트먼트)에 대한 한국GM의 명확한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발표에는 미래 기술 투자나 최소 10년 이상 한국 시장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없었다”며 GM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 강유현 기자}

한국GM 노사가 자구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파국은 면했다. 이제 한국GM 경영정상화의 향방은 노사가 맞붙었던 첫 고비를 넘어 한국 정부와 KDB산업은행,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간에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는 ‘머니게임’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GM이 자금 지원을 요구한 시한인 27일까지 복잡하고 민감한 안건들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부와 산은은 한국GM에 대한 ‘뉴 머니’(신규 자금) 투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GM으로부터 10년간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장기투자 계획을 받아내고, 차등 감자를 요구해 GM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 노사 극적 타결했지만 갈등 불씨는 남아 23일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잠정 합의한 데 따라 한국GM은 미국 본사로부터 급전을 수혈받아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기게 됐다. 이달 6일 지급하기로 했던 지난해 성과급 잔여분 720억 원과 함께 25일 사무직 임금, 27일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위로금 약 5000억 원, 협력사 부품 결제대금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GM이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배치하기로 한 신차 2종은 실제 생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평공장에 배치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내년 말부터, 창원공장에서 만들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은 2022년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노사가 막판 합의를 이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노사는 군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뒤 남은 인원을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남은 인원을 어떻게 전환 배치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하기로 해 양측의 갈등이 되살아날 수 있다.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100여 명 수준으로 군산공장 직원 680명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GM-산은, ‘머니게임’ 본격화 갈등의 여지는 남았지만 정부는 일단 노사 합의를 인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정부와 산은은 한국GM의 노사 간 합의를 존중한다”며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구조조정 3대 원칙하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실사를 진행하고 GM 측과 경영정상화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계획 마련이다. 이 중 현재까지 해결된 것은 노조의 고통 분담뿐이다. 나머지 문제는 한국 정부와 1, 2대 주주인 GM, 산은이 풀어 나가야 할 문제들이다. 정부와 산은, GM 간 협상은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GM과 산은은 1월부터 GM이 향후 10년간 투자하기로 한 28억 달러(약 3조 원)의 투자 방식과 한국GM이 본사에서 빌린 차입금 27억 달러를 해결하는 방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산은에 “27일까지 투자 확약서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20일쯤 나올 한국GM의 중간 실사보고서가 만족스러울 경우 27일까지 구두 약속이든 조건부 양해각서(MOU)든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중간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아 시한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산은 “10년간 장기계획 확약하라” 앞으로 양측의 협상에서는 10년 장기투자 확약서가 새로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산은은 최근 GM 측에 ‘10년 이상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는 장기투자 계획을 요구했다. GM이 산은의 자금 지원을 받은 뒤 사업을 철수하는 ‘먹튀’를 방지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이에 대해 GM은 구체적인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산은이 요구한 차등 감자를 GM이 수용할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현재 한국GM 지분 17.02%를 보유한 산은은 GM과 맺은 주주계약서에 따라 한국GM의 청산과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다. 주주계약서에는 거부권 요건을 지분 15%로 정해 놨다. 하지만 GM이 본사 대출금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하면 산은의 지분은 17.02%에서 1% 미만으로 떨어진다. 산은은 15% 이상의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GM에 20분의 1 이상의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GM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다만 GM이 ‘지분 15% 룰’ 대신 다른 방식으로 산은의 거부권을 보장하면 차등 감자 요구를 고수하지 않을 방침이다. 실사 결과도 향후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실사를 통해 한국GM 경영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과도한 이전가격(계열사 간 거래 가격), 연구개발비, 인건비, 관리비, 고금리 대출 문제 등을 꼼꼼하게 따지고 GM에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한국GM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GM의 요구를 두고 정부와 GM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공장 증설 등이 이뤄져야 외국인투자지역이 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강유현 yhkang@donga.com·한우신 / 세종=이건혁 기자}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외환시장 개입 내용의 공개 주기와 방법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3개월마다 순매매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상세히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다른 나라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현지 시간) 현지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와 관련된 결정을 이달 안에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가장 적응하기 쉬운 빈도와 방법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입장에서도 외환시장 투명성 문제가 계속 거론되는 게 부담인 만큼 최대한 이른 시점에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정부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가 이번 방미 기간에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 문제를 둘러싼 미국 및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부총리가 19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21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과 잇따른 면담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 방식에 대한 결론이 빨리 내려지지 않자 한국과 미국, IMF 등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3개월 혹은 그 이상의 간격을 두고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공개하되 순매수 규모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측은 공개 주기를 짧게 하고 순매수 규모뿐만이 아니라 매수 매도 총액을 구체적으로 공표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이나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보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므로 시장 개입 내용을 더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한국 정부에 달러를 사고판 현황을 전부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 정부의 필요와 독자적 판단으로 (공개 방식과 주기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처럼 성숙한 경제와 외환시장을 가진 나라는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3개월 단위 공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이 가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회원국에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3개월마다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를 준용할 가능성이 크다.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는 TPP 가입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 다만 정부는 TPP 회원국 가운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예외를 인정받아 6개월마다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IMF 등의 요구를 고려해 이보다 짧은 3개월 단위로 공개하되 외환당국의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매수 내용만 공개하는 방안을 미국 등에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부총리는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는 점진적으로 하면서 연착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는 한국GM에 대해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가 “시한인 23일을 넘기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사가 당초 20일인 협상 시한을 23일로 연장했지만 추가 연장은 GM뿐만 아니라 정부로서도 용인하기 힘들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 GM 본사가 노사 합의 시한을 다시 연장하거나 한국GM이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도 주주 총회 의결 과정에서 노사가 극적으로 타결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국GM 노사가 계속 시간을 끌면 정부로서도 한국GM의 법정관리 신청을 막기가 힘들게 됐다.○ 23일 넘기면 법정관리 불가피 기재부 당국자는 22일 “새로운 ‘데드라인’인 23일 오후 5시를 넘기면 한국GM은 확실하게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GM 본사가 한 차례 연장한 시한을 또다시 연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이는 노조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고서는 한국GM에 대해 정부가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노조도 정신 좀 차려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도 노조는 ‘한국GM 군산공장 직원 약 680명에 대한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21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열었지만 25분 만에 중단한 뒤 물밑 접촉만 이어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1일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등을 만나 “노사 협상 타결은 정부와 산은 지원의 기본 전제”라며 “법정관리로 인해 그동안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문 걸어 잠근 협력업체 공장들 한국GM 노사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협력사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20일 오후 GM 협력업체들이 몰려 있는 전북 군산시 자유로 곳곳의 GM 협력업체 공장은 아예 문을 걸어 잠갔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서부지역 관계자는 “군산공단은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2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까지 겹쳐 활력을 잃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GM 차량의 엔진 부품을 납품하는 W업체 공장은 멈춰 있는 부품 전용기가 눈에 띄었다. 완성차 모델의 단종으로 인해 부품 생산도 중단된 것이다. GM 부품은 무게가 무거워 GM 이외 다른 납품처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인근에 있는 트렁크 부품업체 D사는 일주일에 1, 2일 공장을 가동한다고 했다. 잘나갈 때 200억 원에 이르던 연매출액은 올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체 대표는 “정부가 2억∼3억 원씩 지원해주는 긴급자금을 받아봤자 빚만 늘어나는 꼴”이라며 “전기차나 자율차로 업종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지역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미래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사 결과에 주목 한국GM의 운명을 쥔 삼일회계법인의 한국GM 실사 중간보고서에는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엥글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회계법인의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 단계에 섰기 때문에 우리 몫의 일은 상당히 진전됐다”고 말했다. 실사 중간보고서는 노사 합의를 전제로 GM이 27억 달러만큼 출자 전환하고 28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하는 것과 더불어 산은이 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하면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GM 본사가 한국GM에 과도한 이전가격(글로벌 계열사 간 거래 가격), 연구개발(R&D)비 등을 부과하고 있다는 지적과 고금리 대출 의혹에 대한 적정성을 가리기보다 이 요인들이 완화됐을 때 경영 정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열리는 23일 오후 8시까지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한국GM 이사회는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다. 산은은 한국GM이 법정관리를 강행하면 법정관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보인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강유현 / 군산=신동진 기자}
미국 GM 본사가 노사 합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0일을 하루 앞두고도 한국GM 노사 양측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는 노사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기존 방침을 유지한 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GM 본사는 19일 추가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양측은 한국GM 군산공장 근로자 약 680명의 전환 배치 문제를 놓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즉각적인 전환 배치를 주장한 반면 사측은 단계적 전환 배치를 하되 추가 희망퇴직 시행 및 무급휴직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노사는 20일에도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20일 오후 8시에는 한국GM 이사회가 열린다. 이사회 개최까지 노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이사회는 법정관리 신청을 의결할 계획이다. 한국GM에 따르면 23일 이후 협력업체 대금 지급이나 사무직 근로자 임금 지급,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 등이 예정돼 있지만 자금이 부족하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노사와 정부 모두 법정관리는 피하는 게 좋다는 공감대를 가진 만큼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의 다른 관계자는 “극적 타결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산업부는 외국인투자지역을 조기 지정해 주는 ‘카드’를 쥐고 있기는 하다. 산업부는 한국GM이 인천시와 경남 창원시에 각각 제출한 부평공장 및 창원공장 외투지역 신청서를 접수한 뒤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해당 공장이 있는 지역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하면 GM 측이 협상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압박할 수 있다. 다만 산업부는 노사 합의 전에 정부가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의식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투지역 지정을 받아줬는데, 한국GM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버리면 정부 입장에서는 난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은 20일 한국GM에 대한 중간 실사보고서를 KDB산업은행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GM이 미국 본사에서 공급받는 부품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이른바 ‘이전가격’ 문제와 연구개발(R&D) 비용을 부풀린 의혹 등에 대한 실사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GM 본사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GM 지원 규모와 조건 등에 대해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 한우신 기자}
탈북 새터민들이 금융회사 대출이나 세금을 연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새터민들이 생활 형편이 어렵고 금융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새터민들에 대한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북한 이탈주민의 신용행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진 남한 주민들보다 채무불이행 건수가 많았다. 채무불이행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은행 대출을 90일 이상 연체했거나 세금을 1년 이상 연체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분기(1∼3월) 탈북자들의 채무불이행 건수가 남한 주민의 약 2배에 이르렀다.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경우 금융지식이 부족해 은행 대출이 가능한 고신용자(1∼3등급)들도 카드사나 저축은행 등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고신용 탈북자들의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의 약 15%로 남한 주민들의 3배나 됐다. 정승호 한은 부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탈북자를 위한 별도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국의 약(弱)달러 선호 기조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등으로 올해 1분기(1∼3월) 원화 가치가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용을 공개하는 시기와 방식을 두고 미국 정부와 협의에 나섰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3.5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0.7%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다. 이 같은 원화 강세는 주요 20개국(G20)의 15개 통화 가운데 7번째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약달러 선호 발언,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로 인한 긴장 완화 등이 원화 강세에 영향을 줬다. 다만 1분기 중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 평균은 4.2원으로 전 분기(3.2원)보다 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미국의 철강관세 부과 등으로 외환시장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출국한다. 김 부총리는 19일(이하 현지 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21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을 만나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가계 소비에서 식품과 음료 등 필수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18년 만에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여유 자금이 부족한 가계가 꼭 필요한 품목에 대해서만 돈을 쓰고 대체로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 금액(772조6778억 원) 중 식료품 및 음료, 임차료와 수도 및 전기요금, 가구 및 가전 등 가계시설, 병원을 포함한 의료 보건 등 4대 필수 소비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41.1%였다. 이 같은 필수 지출 비중은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오른 것으로 1999년(4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는 40%를 넘지 않았다. 한은이 내놓는 최종 소비지출은 소비 목적에 따라 12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주류 및 담배, 의류, 오락 및 문화, 음식, 숙박 등은 경기나 가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반면 4대 필수 품목은 가계가 쉽게 줄이기 어렵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4대 필수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건 그만큼 가계의 소비 여력이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최근 식품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것도 가계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가계소득 증가 속도가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를 보류해 달라는 삼성전자 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반도체 작업장의 환경을 측정한 보고서 공표 여부를 둘러싼 법원의 판단 과정에 ‘보고서 내용이 영업기밀인 만큼 공개할 수 없다’는 삼성 측 주장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부는 17일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를 열어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담겨 있다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전문위는 “2009년 이후 작성된 작업환경보고서는 30나노급 이하 D램 및 낸드플래시 기술, 반도체 조립기술 등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판정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화학물질과 월간 사용량 등을 통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중요 기술을 제3자가 유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삼성이 공개 금지를 신청한 2007∼2008년 보고서는 30나노 이상으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문위는 이날 정부 측 인사 2명과 외부 전문가 13명으로 회의체를 구성해 보고서 내용을 분석했다. 이번 회의 결과가 삼성전자가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한 보고서 공개 금지 가처분신청의 중요 판단 근거로 쓰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신속하게 결론을 내렸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앞서 2월 화학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한 정부의 사전심사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또 다른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기업이 영업비밀이라고 판단하면 화학물질 정보를 기재하지 않아도 됐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단 관련 정보를 고용부에 제출해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