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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함께 운용되는 X밴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긴 1000km에 이른다고 밝힌 사실이 7일 뒤늦게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올해 상반기에 발행된 연간지 ‘2017 스트래티직 다이제스트(Strategic Digest)’에서 사드에 대해 소개하며 “X밴드 레이더는 미사일을 탐지, 분류, 식별하며 최대 1000km 내에서의 미사일 위협을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측이 사드 레이더의 구체적인 탐지 범위를 공개 문서를 통해 명시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사드 레이더 제원은 기밀이라며 밝힌 적이 없다. 지금까지 국내 언론은 전문가 분석 등을 통해 이 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600∼800km로 보도해왔다. 중국은 “한미가 사드 레이더로 중국 내 미사일 기지를 감시할 것”이라며 반발해왔고, 한미 양측은 “레이더가 중국 내륙까지 탐지하지 못한다”고 반박해왔다.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가 1000km에 이를 경우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로 중국 동북부 지역 상당 부분을 탐지할 수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에 “1000km는 교본에 근거한 최대 범위일 뿐이며 실제 성주 사드 레이더의 유효 탐지범위는 이보다 짧다”며 “이마저도 레이더가 지표면과 5도 이상 각도로 설치돼 하늘을 향해 빔을 방사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중국 지상 시설 탐지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6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150억 달러(약 17조2500억 원) 규모의 사드 판매 계약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날 러시아 현지 언론은 사우디가 러시아의 최신형 지대공 방공미사일 S-400 4개 포대분 이상을 약 20억 달러에 구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중동 최대 우방인 사우디가 러시아와도 ‘밀월관계’를 맺으려는 것이다. 미셸 볼단자 미 국방부 대변인은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상호운용성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사우디의) S-400 시스템 구매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10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상의 초대형 도발을 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점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현 국제 정세를 ‘폭풍 속의 고요’라고 표현하며 모종의 군사 조치를 시사한 데 이어,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러시아 의원들은 “북한이 더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은 택일만 남았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시진핑 잔칫날 맞춰 재 뿌릴 수도 러시아 국영 RIA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은 6일(현지 시간) 2일부터 5일간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의원 3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보도했다. 안톤 모로조프 의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사거리가 1만2000km에 이르는 더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들이 우리에게 수학 계산까지 제시했다”고도 했다. 북한이 타격 정확도 등 구체적인 수치까지 동원해 도발 역량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시점을 우선 노동당 창건일(10일) 전후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 등 국제사회를 겨냥한 충격 효과와 내부 결속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김정은 생일(1월 8일) 등 주요 기념일을 전후해 도발을 해왔다. 최근 전략폭격기 B-1B 편대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코앞까지 출격시킨 미국에 대한 협박은 물론이고 주민들에게 “위축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던질 방법을 찾고 있는 북한이 당 창건일을 그냥 넘길 리 없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최되는 18일을 ‘디데이’로 삼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0일 전후로는 한미 감시자산이 집중적으로 운용될 것인 만큼 도발 징후만 노출하는 기만전술을 쓰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의 터전을 닦으려는 당대회 개최일에 맞춰 도발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고, 특히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채택에 동참한 중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란 분석이다.○ 화성-13형, 미 전역 사정권 군 당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 카드로 고체 엔진 신형 ICBM ‘화성-13형’을 꺼내 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8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군수공업부를 찾은 사진을 공개하며 화성-13형 설명판을 노출했다. 화성-13형은 북한이 7월 두 차례 발사한 ICBM급 액체 엔진 미사일 ‘화성-14형’과 함께 ‘투 트랙’으로 개발 중인 ICBM으로 북한 미사일의 ‘최종판’ 격이다. 화성-14형은 액체 연료와 산화제 주입에 최소 30분 이상이 걸려 감시자산에 포착돼 선제타격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주입해 놓는 화성-13형은 감시자산을 따돌리고 대미 기습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 특히 3단 로켓 형태라 사거리가 최대 1만5000km로 미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김정은이 북-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최종 무기이자 선진국형 미사일인 화성-13형 개발에 사활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CIA “10일 전후 비상 대기”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군 수뇌부와의 회의를 주재하며 북한, 이란, 이슬람국가(IS)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수뇌부에게 “내게 필요할 때 빠른 속도로 폭넓은 군사 옵션을 제공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러고는 ‘폭풍 전 고요’ 발언을 했다. 그래서 트럼프가 북한이 곧 추가 도발할 것을 전제한 뒤 이에 대한 모종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산하 한국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 이용석 부국장보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북한에서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 미국에서는 콜럼버스데이인 9일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시작일인 지난달 30일. 해군 3함대 예하 321고속정편대장인 안미영 소령(37)이 혼자 거주하는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인근 관사에선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명절이면 며느리가 시댁을 찾아가는 것과 달리 안 소령의 60대 시부모가 경남 진주에서 부산까지 찾아온 것. 12개월 된 외동딸과 회사원 남편도 시부모와 함께 추석을 맞아 안 소령을 보러 왔다. 한 달에 한 번밖에 얼굴을 보지 못해 엄마를 봐도 뚱하던 딸이었지만 이날은 두 팔을 벌려 안아 달라고 보챘다. 이날은 딸의 돌이기도 해 한데 모인 가족들은 돌을 기념한 식사도 했다. 7월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지 2주 만에 고속정편대장으로 취임한 안 소령은 취임 후 처음 맞는 추석 연휴를 조금 색다르게 보내고 있었다. 안 소령은 1945년 해군 창설 이후 최초로 여군 고속정편대장에 취임하면서 화제가 된 인물. 그는 열흘간의 ‘황금연휴’라는 이번 추석 연휴에도 해군작전사령부를 떠나지 못했다. 연휴 기간 중에도 명령이 떨어지면 30분 내에 고속정이 출항할 수 있는 ‘출동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해서다. 시부모님과 남편, 딸이 안 소령을 보러 부산행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소령이 이끄는 참수리고속정 2척은 동남 해역 수호 임무를 담당한다. 선박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하거나 섬 지역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 ‘초동조치전력’으로 연휴에도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 때문에 편대장 취임 이후 두 달여 동안 이번을 포함해 남편과 딸을 3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안 소령의 딸을 대신 키우고, 며느리를 직접 만나러 가야 하는 ‘특수상황’이지만 시어머니 허종자 씨(60)는 며느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 씨는 “군복을 입고 군함을 지휘하는 며느리가 자랑스럽다”며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고 했다. 안 소령은 “군인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시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며 “우리 가족과 국민들이 편안하게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초 기뢰를 탐색·제거하는 소해함인 ‘고령함’ 함장으로 취임하며 ‘여군 최초의 함장’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여군 안희현 소령(37)은 추석 연휴 기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다. 추석 연휴 기간에 전방 해역으로 한 달 넘게 출동을 가기 때문. 안 소령에겐 첫 장기 출동이다. 6세, 5세인 두 딸은 연휴 전에 미리 경기 성남시 할머니집으로 보냈고, 남편 신주호 소령(37)은 경기 화성의 해병대사령부에서 정보상황실장으로 근무 중이어서 만날 수가 없다. 안 소령은 대신 고령함 승조원들에게 피자를 쏠 계획이다. 추석 연휴에도 집에 가지 못하는 승조원들과 모항인 경남 진해에서 피자 파티를 하며 이들을 격려하겠다는 것이다. 안 소령은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군인이자 함장으로서 임무 완수와 승조원 사기 진작이 우선”이라며 “전투함이 기뢰 걱정 없이 안심하고 군항을 입·출항할 수 있도록 기뢰 탐색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군 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23, 24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시설 인근까지 접근해 무력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참수작전을 수행할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의 침투에 쓰이는 MC-130 특수전용 수송기(사진) 2대도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MC-130은 이날 NLL을 넘나들며 지원 작전을 했다. MC-130은 특수부대 침투용으로는 물론이고 헬기 공중급유용으로도 쓰인다. 이날 작전에는 함께 출격했던 전투기 F-15C 등이 북한 공격에 격추될 경우 조종사를 구출하는 탐색구조헬기도 투입됐는데, 이날 주목적은 이 헬기에 대한 공중급유용, 부목적은 북한군 수뇌부에 대한 심리적 압박용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MC-130은 공중급유는 물론이고 북한 지도부를 제거할 병력을 언제든 투입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와 군 당국은 B-1B 편대가 특수전용 수송기까지 동원하며 NLL 북쪽 150km, 풍계리 핵실험장 동남쪽 130∼140km까지 북상한 것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B-1B 편대가 NLL 이북에서 비행한 것 외엔 군사기밀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구체적인 비행경로를 공개해 북한을 자극하는 것보다는 ‘함구 전략’으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행경로를 공개하지 않는 게 오히려 북한의 공포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군 소식통은 “B-1B가 NLL을 넘었고, 실전을 염두에 둔 ‘스트라이크 패키지(공격 편대군)’ 전력이 투입된 사실이 알려진 것만으로도 대북 위협 효과는 충분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선 B-1B의 무력시위가 알려진 지 나흘이 지나도록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의 21일 대미 비난 성명 이후 엿새 동안 학생과 근로자 470여만 명이 군 입대·재입대를 탄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B-1B 출격 사실을 전하며 맹비난하는 보도는 없었다. 일각에선 북한이 B-1B 편대의 야간작전에 허를 찔리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만큼 관련자를 문책하는 한편으로 추가 도발 전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의 미국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미 반발 메시지를 전한 만큼 내부에선 취약한 방공망 대책과 군사적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미국 전략자산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연말보다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순환배치가 가장 유력시되는 전략자산은 F-22 및 F-35B 스텔스 전투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1B, B-2, B-52 등 ‘전략폭격기 3총사’는 특수 격납고가 없는 데다 남한 배치 시 북한에 타격될 위험이 큰 만큼 배치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손효주 hjson@donga.com·황인찬·유근형 기자}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2대)와 F-15C 전투기(6대)가 최근 대북 무력시위 과정에서 한때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과 130∼140km 떨어진 함경남도 신포 앞 동해상까지 올라간 것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우선 무력시위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B-1B와 F-15C는 북방한계선(NLL)을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넘은 뒤 원산 동쪽 350km 공해상(국제공역)까지 올라가 무력시위 비행을 하면서 한때 신포 동쪽 120∼150km 부근까지 북상했다. NLL을 기준으로 북한 영토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지점까지 출격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휴전 이후 미 공군 전력이 이처럼 북한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며 “북한이 초긴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타격 계획의 실전 검증도 고려됐을 수 있다. B-1B 등이 진출한 신포 앞 공해상에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등 동해안의 주요 핵·미사일 기지는 물론이고 평양 주석궁 등 거의 모든 핵심 표적이 장거리 공대지미사일(AGM-158 JASSM·사거리 370km)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B-1B 1대에는 이 미사일이 24발 장착된다. 2대로 50곳에 가까운 주요 표적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B-1B 편대가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동시 다발적 대북 타격 비행경로를 점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B-1B 편대가 신포 잠수함 기지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시설을 조준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핵탑재 SLBM 개발 저지를 위해 신포의 관련 기지와 시설을 완파하는 작전계획을 실전처럼 검토했다는 것이다. 신포 기지에서는 SLBM을 3발 이상 탑재할 수 있는 3000t급 신형 잠수함도 건조 중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한편 유사시 대북 참수작전용 특수 항공기에 장착하는 적 미사일 교란 장비가 성능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7, 8월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지향성 적외선 방해장비’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장비는 적이 쏜 미사일의 적외선 유도장치를 교란하는 전파를 쏴 경로를 벗어나게 만든다. 이번 시험에서 이 장비를 탑재한 비행체를 향해 발사된 여러 발의 요격 미사일이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미군 전략폭격기 B-1B(일명 ‘죽음의 백조’) 편대가 23, 24일 공개 작전 사상 최초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대북 무력시위를 펼칠 당시 한때 NLL 북쪽 약 150km,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동남쪽 130∼140km 지점까지 북상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훌쩍 넘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등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거점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곳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 반경부터 2시간여 동안 NLL 북쪽에서 작전을 펼친 B-1B 편대는 NLL 북쪽 약 150km,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쪽으로 120∼150km 떨어진 북한 동해 국제공역까지 접근했다. 이날 주요 작전구역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NLL 북쪽 약 60km 지점(강원 원산 동쪽 약 350km 지점)보다 한때 100km 가까이 더 북상하며 북한의 숨통을 조인 것이다. B-1B가 이 지점에서 최대 사거리 370km의 장거리공대지미사일(AGM-158 JASSM)을 발사하면 풍계리 핵시설은 물론이고 동해안과 인근 내륙에 형성된 북한 주요 군사기지를 모두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 집무실도 350∼370km 떨어져 있어 사정권이다. 핵탄두 장착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이를 탑재할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개발 중인 신포 인근 마양도 해군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 당시 우리 군은 B-1B 편대가 NLL을 조금 넘어설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자 미군이 실제 군사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고도의 대비태세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1B가 최대로 북상한 곳은 원산에 배치된 북한의 항공기 격추용 SA-5 지대공미사일의 유효 사거리(250km·최대 사거리 300km)를 조금 벗어난 지점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공격 움직임을 보이면 즉각 대북 타격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 공군의 사상 초유의 무력시위에도 북한이 대응을 하지 않은 속사정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이 B-1B 전략폭격기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을 당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이틀(48시간 안팎)이나 지난 뒤에야 평양 등지에서 남쪽으로 향해 있던 전투기 10여 대를 동해안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보고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북한이 추가로 미 전폭기 등이 들어올 것에 대비해 출격 준비를 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무력시위는 과거와 차원이 달랐다. B-1B 2대와 F-15C 6대를 비롯해 공중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탐색구조헬기, 수송기 등 10여 대가 참가했다. 대북 무력시위로는 최대 규모다. 또 괌과 주일미군 기지에서 30대가 넘는 군용기가 후방 지원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곧바로 대북 타격임무에 돌입할 수 있는 전력이 완벽하게 동원됐다”고 말했다. 내용도 매우 위협적이었다. B-1B 등은 2시간가량 비행하면서 평양의 주석궁(김정은 집무실) 등 북한 지휘부와 주요 핵·미사일 기지를 겨냥한 모의 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B-1B는 약 370km 밖 지하벙커를 몇 m 오차로 파괴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24발이나 실을 수 있다. B-1B 2대만으로 50여 곳의 북 지휘부 은거지를 동시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B-1B 등은 표적 위치 확인과 발사공역 진입 및 타격작전 절차를 반복 점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무대응을 한 이유가 ‘미스터리’다. 우선 북한이 B-1B 등의 무력시위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이철우 위원장(자유한국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B-1B 비행이)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레이더 등에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 측에서도 ‘북한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반응이 없는 것은 중국 러시아와 상의를 할 것이다. 북한이 잘 모르는 것 같아 B-1B 궤적을 공개했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포착했더라도 요격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용호 외무상이 25일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전 능력은 다르다는 것. 북한은 최대 사거리 300km의 항공기 격추용 지대공미사일 SA-5를 실전 배치하고 있지만 미 전략폭격기는 급강하 등 각종 전술 회피 기동을 통해 SA-5 미사일을 따돌릴 수 있다. 전자전을 수행하는 EA-18G 그라울러와 함께 출격해 방해 전파를 쏠 수도 있다. 또 공중전의 경우 북한은 전투기만 810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기종인 미그-19와 미그-21은 1950년대부터 생산돼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B-1B 편대는 이번에 원산에서 350km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했는데, 그나마 최신예인 미그-29(40여 대 보유 추정)가 이곳까지 출격해도 공중급유 없이는 5분 이상 교전하기 어렵다. 물론 B-1B 편대를 포착한 뒤 상황을 관망했을 개연성도 있다. 군 당국자는 “그간 B-1B가 비공개로 한반도를 다녀간 뒤 북한이 이를 공개한 전례가 많다”며 “북한의 장거리 대공레이더망(탐지거리 500km)에 이번 무력시위도 포착됐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가 미국의 대규모 기습 무력시위에 긴장해 대응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비무장지대(DMZ)의 북한 동향에 대해 “북한도 강하게 선(先)보고하고 후(後)조치하라고 지시 내리고 있다. 우발적 도발이나 충돌이 없도록 상당히 조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이 위원장이 전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마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B-1B 등이 또 NLL을 넘어 무력시위를 하면 단·중거리 요격미사일을 쏴 맞대응할 수도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사거리 500km 안팎)을 미국의 무력시위 공역으로 쏠 개연성도 있다. 미 공군에 심리적 압박을 주고, 미국의 무력시위가 민항기 항로 등 국제공역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메시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박훈상 기자}

정부는 합동참모본부 2인자인 합동참모차장에 이종섭 육군 7군단장(57·육사 40기·중장)을 임명하는 등 중장 이하 장성급 장교 인사를 26일 단행했다. 합참 신연합방위추진단장, 2사단장 등을 지낸 이 신임 합참차장은 24년 만에 공군 출신 합참의장에 오른 정경두 합참의장을 보좌해 합동작전을 지휘하게 된다. 육군참모차장에는 구홍모 현 수도방위사령관(55·중장·육사 40기), 공군참모차장에는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한 이성용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이 임명됐다. 특수전사령관에는 중장으로 진급하는 남영신 3사단장(55·학군 23기)이 임명됐다. 남 신임 사령관은 비육사 출신의 첫 특수전사령관이다. 수도방위사령관에는 김정수 27사단장(54·육사 42기)이,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심승섭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54·해사 39기)이 각각 중장 승진과 함께 임명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공군의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2대)와 F-15C 전투기(6대) 등이 최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가 벌인 사상 초유의 독자 대북 무력시위를 둘러싸고 여전히 많은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미 간에 충분한 공조가 이뤄졌는지, 2시간 동안 작전 비행을 하면서 뭘 점검했는지, 북한은 왜 맞대응을 하지 않았는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① 북한 무대응 이유는? 세 가지 가능성으로 추정된다. 우선 대응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B-1B 등이 무력시위를 벌인 공해상은 강원 원산 동쪽 약 350km 지점으로 북한 지대공미사일(SA-5)의 사거리(약 250km)를 한참 벗어난 구역이다. 또 작전 반경도 짧은 북한의 낡은 미그 전투기들이 출격해 세계 최강의 미 공군 전력과 ‘맞대응’ 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 그래서 SA-5 레이더(탐지거리 약 500km)로 B-1B 등의 비행경로를 주시하면서 일단 사태를 관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미국의 초고강도 군사행동에 바짝 긴장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군사옵션이 엄포가 아니라고 보고, 대응을 자제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인작전’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정은의 호전성을 감안할 때 미 공군 전력이 더 접근하길 기다렸다가 SA-5나 탄도미사일을 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김정은이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언명한 만큼 시기를 보아 가며 기습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② B-1B와 F-15C는 2시간 동안 뭘 했나? B-1B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AGM-158·사거리 370km) 24기 또는 합동정밀직격탄(GBU-31) 24기, 재래식 폭탄(Mk 84) 38발 등 총 61t의 무장(미사일·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F-15C 전투기들도 단·중거리 공대공미사일(AIM-9X, AIM-120) 등을 탑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적 항공기와의 공중전 상황까지 염두에 둔 무장을 한 것이다. 이들 전력은 북한에 근접·이탈하는 비행 과정에서 평양 지휘부와 영변 핵시설, 미사일 이동식발사차량(TEL) 기지 등에 대한 모의타격 훈련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체에 장착한 정밀유도무기에 입력된 표적 좌표 확인과 목표 지점 도착 후 표적 좌표 변경, 무장의 투하·발사 장소 확인 및 타격 소요 시간 계산 등 공습의 모든 절차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출격과 무장 규모로 보면) 최소 50여 개 표적에 대한 동시 타격 절차 훈련이 ‘초 단위’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1호 명령’이 하달되지 못하도록 레이더와 방공망, 전력·통신체계를 일거에 무력화하는 전자기펄스(EMP)탄이나 흑연폭탄 등을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점검했을 수도 있다.③ 무력시위 장소는 어떻게 정했나? B-1B 등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의 최북단 공역(空域)까지 올라갔다. 한때 원산보다 더 북쪽으로 비행하기도 했다. 북한에 최대한 긴장과 압박을 주기 위한 비행 경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원산과 350km가량 거리를 둔 것은 북한의 요격망을 피하는 동시에 대북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B-1B에는 최대 370km 밖에서 몇 m 오차로 표적을 파괴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24기가 탑재된다. ④ 몇 대나 투입됐나? 이번 대북 무력시위에는 공중조기경보기와 헬기 등 10여 대의 미 군용기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괌 기지와 주일 미군 기지 소속 미 공군 전투기와 지원기 등 최소 30여 대가 후방지원 임무에 투입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차 공습·타격 이후 2, 3차 타격 임무를 수행하거나 적의 반격에 대비한 후속 작전 전력이 대거 동원됐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조종사의 구조 생환 임무를 담당하는 수송기와 장비, 병력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실제 작전에 투입되는 ‘패키지 전력’이 그대로 참가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본보는 이번 무력시위를 주관한 미 태평양사령부(PACOM)에 구체적인 참가 전력 현황을 문의했지만 PACOM 측은 “B-1B 폭격기 2대, F-15C 6대”라고만 답변하고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⑤ 미국의 다음 압박 카드는? 군 관계자는 “‘핵·미사일 단추’를 거머쥔 김정은과 전쟁 지휘부를 겨냥한 첨단 전력들이 대거 동원돼 충격과 공포를 주는 군사 압박 수위가 더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다음 달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을 위시한 항모전단을 동해 NLL 인근까지 전개해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할 계획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로 대응하면 전략핵폭격기(B-52, B-2)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도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지 나흘 만인 23일 한밤중에 미군 전략폭격기 B-1B(일명 ‘죽음의 백조’) 편대가 공개 작전 사상 최초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공해상에서 대북 무력시위를 펼쳤다. 최근 한반도에 전개된 미군 전략폭격기 및 전투기 중 가장 최북단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어느 때보다 강경해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응징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작전 직후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 공군 소속 B-1B가 F-15C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상의 국제 공역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을 비행한 미국 전투기나 폭격기 중 비무장지대(DMZ) 가장 북쪽으로 들어간 것”이라면서 “이번 임무는 북한의 무분별한(reckless)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어떤 위협도 저지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괌 앤더슨기지에서 발진한 B-1B 2대는 주일미군 기지에서 합류한 F-15C 전투기 등과 함께 23일 오후 11시 반경부터 2시간가량 북한 동해 공해상을 오가며 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B-1B 편대는 북한 원산에서 동쪽으로 350여 km 공해까지 북상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의 북방한계선 인근까지 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B-1B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기 1시간 반 전인 24일 오전 1시 반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무력시위는 한국군이 참여하지 않고 미군 독자 작전으로 수행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B-1B 편대는 한국 공군의 F-15K 등의 호위를 받으며 한미 연합 작전 형태로 한반도에 전개되어 왔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유사시 독자 군사행동도 감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무력시위에는 조기경보기 헬기 수송기까지 B-1B 편대의 한반도 전개 사상 가장 많은 미군 항공기 10여 대가 대거 투입됐다. B-1B 편대의 독자 작전에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이번 무력시위 역시)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진행된 것”이라고 했지만 언제 어떻게 작전 협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일방 통보’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예정에 없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확고한 군사적 억지력을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한상준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24일 오전 2시 반경.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북한 동해 상공 비행’이라는 내용의 긴급 기사가 떴다. 이른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최정예 전략폭격기가 북한 상공에 떴다는 소식에 주말 한밤중이었지만 해당 기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주말 한밤중 한반도를 들썩이게 만든 B-1B 2대는 전날(23일) 오후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괌 앤더슨 기지 활주로에서 굉음을 내며 출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간 일본 오키나와(沖繩) 가데나(嘉手納) 미군기지에서는 전투기 F-15C 6대가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 ○ 역대 최대 규모의 공중 전력 투입 23일 오후 11시 반경. B-1B 2대가 F-15C 6대의 호위를 받으며 도착한 목적지는 강원 원산에서 동쪽으로 350km가량 떨어진 북한 측 동해의 공해상이었다. B-1B 편대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이북까지 진출한 것.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공해상에는 이들 외에 조기경보기, 헬기, 수송기, 공중급유기(KC-135)까지 10여 대에 달하는 세계 최강의 미군 공중 전력이 한꺼번에 모여들어 24일 오전 1시가 넘어서까지 압도적인 위세를 과시했다. 일각에선 후방 지원 전력까지 감안하면 무려 30∼50대가 동원된 대규모 작전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주한미군 소식통은 “B-1B가 대북 무력시위나 지형 숙지 훈련을 목적으로 한반도에 전개된 역사상 가장 많은 미군 공중 전력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미군이 장기 작전을 염두에 둔 공중급유기를 비롯해 ‘탐색구조전력’(전투기 피습 시 적진에 침투해 아군 조종사를 구조하는 부대원 및 헬기 등 특수전력)까지 동원한 건 북한의 맞도발로 인한 실제 전쟁 상황까지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이 정도 규모면 미군이 단독으로 대북 타격을 하려 한 것으로 봐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B-1B 편대가 한반도를 빠져나간 직후인 24일 오전 2시경 미 국방부는 전례 없이 신속하게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비무장지대(DMZ) 이북 최북단까지 비행했다”는 것이다. ○ 북, 코앞 전개에도 군사적 대응 못해 미군이 스텔스기 등을 이용한 비공개 작전으로 NLL을 넘어 북한 공해상까지 출격한 적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북한 김정은이 21일 자신 명의의 성명을 통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협박하자 전략폭격기 편대를 북측 공해까지 북상시켜 최후통첩성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도발하면 공해가 아니라 영해, 영공까지 들어가 세계 최강의 전력으로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특히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시작하기 약 1시간 전에 B-1B가 NLL을 넘은 사실을 전격 공개하며 무력시위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이날 연설에서도 “미국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전적으로 트럼프 책임”이라며 안보 불안을 고조시키는 말폭탄을 쏟아냈다. 정부 소식통은 “리 외무상은 초고강도 무력시위에도 말폭탄을 쏟아냈지만 북한은 코앞에서 벌어진 미군 공중 전력의 작전에도 별다른 군사적 대응을 못했다”고 했다. ○ “B-1B 작전 극소수만 인지” 미군이 이례적으로 한반도에서 독자 공중전력만으로 대북 군사작전에 나선 것을 두고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군은 그동안 한반도에 B-1B를 전개할 때 한국군 F-15K 등의 호위를 받는 등 한국군 전력과 연합 작전을 해왔다. 군 관계자는 “B-1B는 공개든 비공개든 한 달에도 여러 번 한반도에 오지만 한국군 가운데 사전에 인지한 인원이 이번처럼 극소수였던 적은 없었다”며 “비행 경로가 예전과 많이 달라 고도의 작전 보안이 필요했던 만큼 미군 전력만으로 진행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독자 군사행동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언급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황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 결정 등의 유화책을 완전히 거두지 않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한반도 독자 작전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에 군 당국은 “혹시 모를 북한과의 충돌에 대비해 우리 공군 전투기 발진을 준비하는 등 B-1B 전개를 전후해 한미가 관련 상황을 철저히 공유하며 대비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5일 북한 김정은이 또다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 너머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고강도 도발을 감행했다. 수소폭탄급 6차 핵실험(3일)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지 3일 만이자 지난달 29일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17일 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열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7분경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770km 고도까지 치솟은 뒤 일본 상공을 지나 3700여 km를 날아가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했다. 지난달 29일 도발 때처럼 정상 각도(35∼45도)로 쐈지만 사거리는 1000km가량 더 늘어났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최장 비행거리다. 군은 괌 앤더슨 기지를 겨냥한 대미(對美) 무력시위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화성-12형이 유력하지만 IRBM급 이상의 미사일을 쐈을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군은 도발 6분 만에 현무-2A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쏴 응징 의지를 과시했다. 1발은 목표물에 명중했지만 1발은 발사 수초 후 추락했다. 전날(14일) 통일부의 대북 인도 지원 방침 발표 이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겐 북한이 우리와 동맹국을 향해 도발해 올 경우 조기에 분쇄하고 재기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며 “단호하고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은 북한이 쓰는 대부분의 원유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는 강제 동원된 북한 노동자의 최대 고용주”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스스로 직접적 조치를 취해 무모한 도발을 참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한미일 3국의 요청으로 15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15일 북한이 ‘화성-12형’ 추정 미사일을 쏜 지 6분이 지난 오전 7시 3분. 강원지역 동해안에서 현무-2A 탄도미사일(최대 사거리 300km) 2기가 2, 3초 간격으로 하늘로 치솟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전 승인을 받은 군은 현무-2A를 250km 떨어진 표적에 명중시키는 것을 목표로 발사 단추를 눌렀다. 현무-2A 발사 지점에서 평양 순안비행장까지 거리가 250km인 점을 고려해 도발 원점을 초토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무력시위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북태평양을 향해 한창 비행하던 시각, 현무-2A 중 첫 번째 미사일도 남동쪽으로 비행한 뒤 표적을 명중시켰다. 북한 미사일이 낙하하기도 전에 한국군 대응 사격이 실시된 건 처음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그런데 두 번째 미사일에서 문제가 터졌다. 발사 수초 만에 해상으로 추락한 것이다. 현무-2A 탄도미사일 실사격은 이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6발 실시됐는데, 추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무-2A의 맥없는 추락은 압도적인 대응전력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불안감만 키웠다. 군 당국은 “폭발은 아니다. 추락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현무의 추락은 북한이 핵·미사일 사용 임박 징후를 보일 때 이를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현무 탄도미사일은 ‘한국형 3축 체계’의 하나인 킬체인의 핵심 전력이다. 하지만 현무-2A는 2006년 실전 배치된 이후 실사격 이력이 올해를 제외하고는 없어 성능 검증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은 “수많은 배와 항공기가 오가는 한반도 주변 여건상 수백 km급 탄도미사일 실사격에 제한이 아주 많다”며 “실사격 이력이 부족한 만큼 현무 탄도미사일이 실전에서 성능을 다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5일 감행한 미사일 도발 상황은 언뜻 보기에 지난달 29일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때와 매우 흡사하다. 발사 장소(평양 순안비행장)와 낙하 지역(북태평양 해상)이 같고,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지나 거의 동일한 비행궤도로 날아갔다. 군도 화성-12형 또는 그 이상의 미사일을 재차 발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핵·미사일 폭주’의 종착점에 다가서려는 김정은의 치밀하고 대담한 속내가 엿보인다. ① 괌 포위사격 실거리 도발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약 3700km를 날아갔다. 지난달 화성-12형의 비행거리보다 1000km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남쪽으로 쐈다면 괌 앤더슨 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가고도 남는 거리다. 괌은 순안비행장에서 3400km가량 떨어져 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의 지시로 북한 전략군이 작성한 괌 포위사격 계획을 검증하려는 첫 실거리 도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유사시 B-1B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무기의 핵심 발진 기지를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다는 대미(對美) 협박이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의 저녁 프라임 시간(오후 5시 58분경)을 노려 미사일을 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② 도발 징후 의도적 노출 더 과감하게 도발 징후를 드러낸 점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14일 새벽부터 IRBM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과 대형 트럭, 병력의 이동 상황을 미 정찰위성 등에 노출시켰다. 순안비행장에 요인용 참관대를 세우고,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도 거의 실시간으로 한미 정보당국에 포착됐다. 과거 핵·미사일 도발을 앞두고 갖은 기만전술로 한미 양국의 감시망을 따돌리고, 혼선을 초래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군 소식통은 “마치 볼 테면 보라는 식으로 발사 준비 상황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정황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③ ICBM 실거리 도발 예고편? 김정은의 ‘치밀한 연출’의 결과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두 차례의 ICBM급 발사에 이어 수소폭탄급 6차 핵실험까지 성공한 만큼 한미 양국은 물론이고 중국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이웨이 도발’을 강행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김정은이 더 강력하고 노골적인 대형 도발을 강행할 것이라는 예고편”이라고 말했다. 당장 10월 10일(당 창건일)을 앞두고 ICBM급 화성-14형을 괌이나 미 본토를 겨냥해 실거리로 발사할 개연성이 있다. 보름 남짓한 기간에 IRBM을 연거푸 정상각도(35∼45도)로 쏴 올린 것은 ICBM 실거리 도발의 사전준비 작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7월 28일 화성-14형 ICBM급의 고각(高角) 발사 이후 IRBM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쏴 비행거리를 계속 늘려왔다. 군 관계자는 “화성-14형에도 장착되는 화성-12형 액체엔진의 실전 성능을 완벽하게 점검한 뒤 ICBM에 탑재해 실거리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④ 수소폭탄급 핵탄두 탑재만 남나 북한은 ICBM의 최종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할 때까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을 빌미로 미사일 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김정은은 수폭급 핵탄두를 ICBM뿐만 아니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3형)에도 장착 배치해 핵 기습 타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다걸기(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신진우 기자}
북한이 15일 17일만에 또다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KN-17)’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장거리 로켓 제외) 시험발사 역사상 가장 먼 3700여km 날아가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1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7분경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2형’ 추정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지나는 등 20분 넘게 비행했으며 최대고도는 770여km를 기록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당시엔 사거리가 2700여km, 최대고도는 550여km 였다. 17일만에 사거리를 1000km 이상 늘린 것. 군 관계자는 “지난달 29일에는 연료를 조금 줄여서 발사했다가 이번엔 연료를 당시보다 조금 더 늘려 주입한 뒤 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번에도 북한이 실전사용을 염두에 두고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 집무실 등 북한 지휘부 시설이 있는 평양 중심가와 비교적 가까운 순안비행장을 또다시 도발 지역으로 택해 한미 양국의 선제타격에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탄도미사일은 3700km까지 발사한 것은 B-1B 전략폭격기, 전략 핵잠수함 등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되는 전략자산 전초기지인 괌기지를 언제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협박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미사일이 발사된 순안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약 3500km로, 미사일 발사 방향만 바꾸면 안정적인 타격권에 들어온다. 지난달 북한이 괌 포위사격 협박을 하며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 밝힌 것의 연장선상에서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까지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며 괌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시험발사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는지 여부와 모의 핵탄두 폭발시험 여부 등에 대해선 집중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간에 맞춰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동시에 대통령 승인을 받아 현무-2를 도발원점인 순안비행장까지의 거리(250km)를 고려해 동해상으로 실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전날인 14일부터 평양 일대에서 이동식 발사대(TEL) 움직임이 보이는 등 이상징후가 속속 포착되자 곧바로 고강도 감시태세에 들어갔으며, 현무-2 탄도미사일 사격 준비에도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가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의 일환으로 국방부 내부의 첩보 수집 및 방첩, 군사보안 대책 수립 등의 임무를 담당했던 ‘100기무부대’를 대폭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국방부는 100기무부대를 필수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 부대원들을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첩보 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200기무부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14일부로 단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100기무부대 인원은 100여 명에서 20여 명으로 줄고, 부대장은 준장에서 대령으로 바뀐다. 국방부는 그 대신 200기무부대 인원을 대폭 보강했다. 북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면서 대북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합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200기무부대원들은 합참 관계자들이 북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증강 및 대책 수립 등 관련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에 대한 첩보 수집과 군사보안 대책 수립 활동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대 규모가 확대되면서 200기무부대장의 계급도 대령에서 준장으로 격상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대한(對韓)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태평양(미 서부해안)을 담당하는 3함대 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 미 핵추진 항모전단과 핵추진공격잠수함(SSN)의 정례적인 한반도 배치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해 확장 억제용 전략자산의 정기·정례적인 한반도 전개를 요청한 데 대해 미 측 당국자들은 태평양함대 예하 3함대 전력의 한반도 투입을 크게 증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태평양함대는 한반도를 비롯한 서태평양을 작전구역으로 삼는 7함대와 동태평양을 담당하는 3함대로 이뤄져 있다. 다른 소식통은 “3함대의 항모전단과 핵잠수함 등을 한반도에 더 자주 많이 투입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최근 방한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해군 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미 확장 억제력의 핵심인 항모전단을 한반도에 정례적으로 배치하려면 7함대 전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3함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의 7함대는 1개 항모전단(로널드 레이건)이 배치돼 있지만 샌디에이고가 모항인 3함대는 4개 항모전단(존 C 스테니스, 조지 워싱턴, 칼빈슨, 니미츠)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항모전단에 소속된 이지스함과 구축함은 30여 척이고, 핵잠수함도 20∼30여 척에 달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손효주 기자}

북한의 수소폭탄급 6차 핵실험 이후 전술핵 재배치 등 ‘대북 핵옵션’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정치·외교·경제적 난제가 많다. 이 때문에 핵을 제외한 미국의 대한(對韓) 확장억제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핵추진 항모전단과 핵추진 공격잠수함을 더 많이, 더 자주 한반도와 그 인근에 배치하는 것이 확장억제력 강화 차원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말 방미 기간에 항모전단과 같은 확장억제의 정기·정례적 한반도 전개를 미국에 적극 요청한 바 있다. 송 장관은 방미 후 이달 초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출석해 “(항모전단, 핵잠수함 등이)부산과 진해 제주항에는 포트 비지트(항구 접안요금)도 안 물고 서비스를 잘할 테니 들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80여 대의 최신예 전투기, 여러 척의 이지스함과 핵잠수함을 거느린 1개 항모전단은 웬만한 중소국가 전체 군사력을 능가한다.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와 김정은 지휘소의 정밀타격은 물론이고 탄도미사일 요격 등 ‘창과 방패’를 모두 갖췄다. 군 관계자는 “미 항모전단이 한반도 인근에 배치되면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가공할 위력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태평양사령부가 동태평양(미 서부해안)을 담당하는 3함대 전력의 한반도 전개를 늘릴 경우 4개 항모전단이 돌아가면서 한반도와 그 주변에 순환 배치되는 방식이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3함대는 일종의 예비함대 성격으로 주로 다른 함대의 작전구역에 지원하는 임무를 해왔다”며 “앞으로는 한반도 전개를 통한 확장억제력 강화가 주요 임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3함대의 1개 항모전단과 핵잠수함 2척만 돌아가면서 투입돼도 미 7함대의 항모전단과 함께 한반도 상시 배치 효과를 거둬 강력한 대북억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한국군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에 대응하기 위해 미 항모전단을 제주해군기지를 비롯한 국내 주요 항구에 상시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 미 7함대의 모항(母港)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버금가는 항모 전력 및 운용병력(7000여 명)의 전개 및 수용시설을 국내에 갖춰 미 항모전단이 수시로 한국에 정박·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자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가령 제주기지에 미 항모전단이 상시 배치될 경우 전술핵 재배치에 버금가는 대북억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평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저지하고, 유사시 미 항모전단이 최단시간에 한미연합군과 함께 대북 군사작전에 돌입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미군이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할 경우 가장 유력시되는 기종은 B61 계열 투하용 핵폭탄이다. 핵무기 군축 과정을 거치며 단거리 미사일이나 포에 장착하는 핵탄두는 대부분 폐기됐고, 잠수함 장착용 핵 탑재 토마호크 미사일도 퇴역했다. 미군 전략폭격기 B-2, B-52는 물론이고 F-16, F-35 등 전투기에도 장착되는 B61은 종류에 따라 위력이 최대 340kt(킬로톤·1kt은 TNT 1000t 위력)에 달한다. 미국은 오차범위를 100m 안팎에서 30m 이내로 대폭 줄인 B61-12 스마트 핵폭탄도 개발하고 있다. B61-12의 위력은 최대 50kt이지만 정밀 타격 능력이 뛰어나고 지하 침투 능력도 대폭 향상돼 유사시 북한 김정은 지하 벙커를 정확히 파괴하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1기당 2500만 달러(약 282억 원)로 추산된다. 미국은 기존 B61 계열 핵폭탄 1000여 기를 미 본토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미국과 핵무기 공유 협정을 맺은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10개 기지에 분산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61이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주한 미 공군기지가 있는 전북 군산에 배치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군 소식통은 “또 다른 주한 미 공군기지인 경기 오산은 상대적으로 북한과 가까워 유사시 타격당할 우려가 높아 후방에 보관하는 게 전략적으로 맞다”고 했다. 전술핵 재배치가 실현될 경우 미국이 내년에 시작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재배치 대가로 분담금을 대폭 늘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청구서’ 논란에 이은 ‘전술핵 청구서’ 논란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에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전술핵은 한국뿐 아니라 미 본토를 향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미국이 추가로 돈을 청구할 근거가 별로 없으며, 하더라도 이 효과를 내세워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나머지 발사대(4기)를 경북 성주기지 에 배치키로 결정한 것은 북한 김정은의 ‘핵폭주’가 조만간 핵미사일 실전배치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로써 사드는 1개 포대(발사대 6기, 탐지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배치가 끝나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요격권에서 벗어나 추가 포대 도입 등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전(反轉) 거듭한 사드 배치 3월 초 사드 일부 장비(발사대 2기 등)가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처음으로 전개된 이후 1개 포대의 배치 완료까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대선(大選) 직후 불거진 ‘사드 보고 누락 파문’이 그 시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말 사드 발사대 4기의 비공개 국내 반입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사드 배치는 ‘올스톱’됐다. 당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전·현직 군 관련자들이 청와대로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일부 실무진은 보고 누락을 이유로 직위해제됐다. 또 성주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 사드 배치의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되짚어보겠다고 정부가 발표하자 올해 안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새 정부가 ‘절차적 정당성’과 공론화 과정을 이유로 정부에서 결정된 사드 배치를 되돌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7월 28일 국방부가 성주기지 등 사드 전체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원점에서 재실시한다고 발표하자 연내 사드 배치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방어수단인 사드가 오히려 한미 갈등을 증폭시키는 ‘계륵(鷄肋)’이 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날 밤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하자 문 대통령은 다음 날(7월 29일) 사드 발사대 4기의 조기 (임시)배치를 지시했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이후로도 발사대 배치가 차일피일 미뤄져 사드 배치 논란이 확산됐지만 정부는 이른 시기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결국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정상 각도 발사(8월 29일)와 수소폭탄급 6차 핵실험(9월 3일) 등 김정은의 ‘대형 도발’이 이어지자 정부는 사드 배치를 더 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주한미군 지휘부도 사드 배치가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건의를 미 국방부와 백악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 방어하려면 추가 포대 필요 성주기지에 사드 포대가 배치돼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요격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 사드 추가 도입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군 당국은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을 도입 및 배치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서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PAC-3는 저고도 요격에 국한돼 방어효과가 제한적이다. 또 개전 초기 북한이 최단시간 휴전선을 돌파하기 위해 최전방 지역에 제한적 핵공격을 가할 경우 이를 저지하려면 사드 포대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주한미군도 사드의 추가 배치를 원하지만 성주기지의 사드 배치가 겨우 끝난 상황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성주기지의 사드 배치 과정에서 불거진 한국 내 반미기류와 부정적 여론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주한미군에 추가 배치하는 것보다 한국의 사드 포대(약 2조 원) 구매를 적극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양국에 대량 판매를 허용한 미 첨단무기 가운데 사드를 ‘최우선 순위’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주한미군이 사드 1개 포대를 운용하고 나머지 구역은 한국이 사드를 도입해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개발 중이어서 사드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혀 왔다. 사드 도입을 추진할 경우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및 국내 기술력 폄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정은의 핵폭주가 종착점에 다가설수록 KAMD 개발 때까지 전력 공백을 메우고 다층적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사드 도입론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사드 1개 포대를 도입해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과 연동 운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