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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 중 이른바 ‘3·5·10’ 조항의 상향 조정안을 담은 시행령 개정 최종안을 29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권한이 있는 권익위는 29일 대국민보고대회를 열어 시행령 개정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을 갖고 최종안에 담길 내용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 권익위는 27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개정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최종안에는 권익위가 16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보고한 초안대로 선물 상한액은 5만 원을 유지하되, 수입물을 포함한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권익위는 초안에 식사 상한액 3만 원도 5만 원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최종안은 ‘3만 원 유지’로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식사비를 5만 원으로 올리는 것에 관계 부처 간 이견은 없었지만 여론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조사비를 10만 원으로 제한한 조항은 그대로 두는 대신 대통령령인 공무원행동강령에 별도의 5만 원 제한 규정을 두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 중 공직자에 한해서만 경조사비 상한액이 5만 원으로 하향 조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권익위 의견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에서 진행 중인 대북 확성기 방송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 오청성 씨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이 송출하는 FM 라디오 ‘자유의 소리’는 오 씨가 귀순한 13일 직후부터 관련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이번 귀순과 관련한 기본적인 사실과 오 씨의 치료 현황이 담겨 있다. 북한군이 오 씨를 쫓아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 등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사실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귀순 사건이 최전방 지역 북한군에게 알려지면 추가 귀순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JSA 내 북측 초소에 배치된 기관총을 늘리는 한편 JSA 진입로인 ‘72시간 다리’에 잠금 장치가 달려 평상시에는 폐쇄되는 통문을 설치하는 등 추가 귀순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귀순 당시 지프 차량을 타고 이 다리를 별다른 제지 없이 지나쳐 JSA 내 MDL 직전까지 왔다. 앞서 북한이 오 씨가 넘어온 MDL 북쪽에 깊이 1m로 추정되는 도랑을 파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앞으로도 북한은 JSA 내에 장애물 설치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경기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 6·25전쟁 이전에는 서울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초가집 몇 채뿐인 한적한 농촌 지역이었던 곳, 하지만 휴전회담으로 세계적 관심이 쏠렸고 정전협정 체결로 민족 분단의 상징이자 남북 만남의 역사적 현장이라는 ‘두 얼굴’을 갖게 된 곳, 바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이다. 최근 한 북한군의 목숨 건 귀순 사건은 JSA가 살벌하고 삼엄한 남북 대치의 최전선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눈 깜짝할 사이의 위기가 무력 충돌과 확전으로 비화될 수 있는 한반도의 ‘화약고’, 그것이 JSA의 민낯이다. 높이 15cm, 폭 50cm의 콘크리트 경계석(군사분계선·MDL)이 남북을 가르는 JSA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 현장이기도 하다. 전쟁도 평화도 유보된 채 한반도 정전체제의 ‘심장부’인 JSA의 시간은 ‘1953년 7월 27일’(정전협정 체결일)에 멈춰 있는 것이다. JSA는 휴전 직후인 1953년 10월 유엔사와 공산 진영 사이에 군사정전위원회 운영을 위해 MDL 중간에 설정됐다. 동서 800m, 남북 400m 타원형 지대다. 서울에서 북서쪽으로 62km, 평양에서 남쪽으로 215km 떨어져 있다. 10km만 더 올라가면 개성이다. JSA에는 20여 개 건물이 들어서 있다. MDL에는 좌우로 7개의 조립식 막사가 자리 잡고 있다. 그 뒤로 남측에 자유의집과 평화의집이, 북측에는 판문각과 통일각이 있다. 1971년 남북 적십자 예비회담을 계기로 JSA는 남북 공식·비공식 접촉 및 회담, 왕래 통로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현재 공동경비구역(JSA) 내 남북 접촉은 완전히 단절됐다. 1991년 유엔사가 한국군 장성을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로 임명하자 북한은 정전회의 자체를 거부했다. 북한은 통지문을 주고받는 전화와 팩스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엔사는 이번 귀순사건에서 드러난 북한군의 정전협정 위반 항의를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확성기로 북에 통보해야 했다. JSA 내 핵심 기구인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도 20년이 넘도록 파행 운영되고 있다. 중감위는 정전협정 체결 때 유엔이 추천한 스웨덴과 스위스, 공산 진영이 추천한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등 4개국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북한이 체코 대표단(1993년)과 폴란드 대표단(1995년)을 추방한 뒤 스웨덴과 스위스 대표단만 활동하고 있다. 스위스와 스웨덴은 각 소장 1명과 영관급 장교 5명을 2년 주기로 중감위 대표단으로 파견한다. 이들은 주로 판문점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주중에는 판문점 숙소에서 잠을 잘 때도 많다. 중감위 대표단은 과거 포로송환 감시가 주임무였지만 지금은 MDL 감시와 남북 소통창구, 방문객 영접 등을 맡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회의 이후 중감위 보고서를 북한군 우편함에 넣는다. 그러나 북한은 1995년 이후 무반응이다. 중감위 대표단은 이를 ‘메아리 없는 외침’이라고 부른다.○ 도끼 만행부터 북한군 귀순까지… 과거 JSA 내에는 남북을 가르는 MDL이 따로 없었다. 한국군을 포함한 유엔군과 북한군이 뒤섞여 근무하면서 대화하거나 물건을 주고받기도 했다. 40여 년 전 JSA 대원으로 근무한 이모 씨(60)는 “북한군이 양주와 롤렉스 시계를 들고 다니며 귀순을 유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조선이 지상낙원이다’ ‘넘어오면 잘 먹고 잘살게 해주겠다’면서 공작 활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1976년 8월 18일 ‘도끼만행 사건’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당시 15m 높이의 미루나무(25년생)가 북한군 초소를 가려 감시가 어려워지자 유엔사의 미군 경비중대장 아서 조지 보니파스 대위와 소대장 마크 토머스 배럿 중위 등 11명이 가지 절단 작업에 나섰다. 이를 지켜보던 북한군 박철 중위 등 15명이 중지를 요구했지만 작업이 계속되자 북한군 20여 명이 몰려왔다. 이들은 몽둥이와 작업에 사용한 도끼를 뺏어 보니파스 대위와 배럿 중위를 살해했다. 다른 8명의 대원도 중경상을 입었다. 미국은 항모전단과 B-52, F-111 폭격기 20여 대를 한반도에 집결시킨 뒤 미루나무를 절단하는 ‘폴 버니언’ 작전으로 반격했다. 대북방어태세(Defcon·데프콘)도 2단계로 격상해 대북 전면전도 불사할 태세였다. 작전 후 북한은 김일성 명의로 사과했고, 유엔사는 JSA 내 MDL을 그어 남북을 엄격히 분리했다. JSA 경비대대의 부대 명칭도 ‘캠프 키티호크’에서 보니파스 대위를 기리기 위해 ‘캠프 보니파스’로 바꿨다. 정전협정 때 포로를 교환한 ‘돌아오지 않는 다리’도 이때 폐쇄됐다. 북한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72시간 다리’를 세웠다. 이후 남북 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대치와 상호 감시가 시작됐지만 1984년 11월 23일 또다시 총격 사건이 터졌다. JSA 북측 지역에 있던 소련인 관광객이 돌연 MDL을 넘어 남측 자유의 집으로 달려온 것이다. 이를 뒤쫓아 북한군들도 MDL을 넘어와 양측 간 교전이 벌어졌다. 북한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유엔군 소속 장명기 상병이 전사했다. 유엔사는 매년 이날이 되면 장 상병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 밖에도 북한군은 1990년대 초 MDL을 고의로 침범하거나 인근 대성동 마을 주민을 납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도발을 했다. 북한군의 JSA 귀순 첫 사례로는 1998년 2월 변용관 상위(중위와 대위 사이·판문점 경비장교)가 있다. 2007년 9월에도 북한군 병사 1명이 JSA로 귀순했다. ○ ‘최전선에서(In front of them all)’ JSA에서 남북 경비병력은 지척의 거리에서 1년 365일 24시간 ‘총성 없는 교전’을 하고 있다. 한국군 JSA 경비대대 장병들은 회담장 건물 주위에 꼿꼿이 서서 북한군 감시와 방문객 경호 임무를 수행한다. 몸의 절반은 건물로 가리고, 까만 선글라스를 착용해 시선 방향도 북한군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철칙이다. 북한의 도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JSA 대원들은 임무 때 항상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장교와 병사 모두 실탄이 장전된 K-5 권총을 휴대한다. 코앞의 적과 언제든지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 250여 km의 MDL에서 철책 없이 북한군을 직접 보면서 대치하는 부대는 JSA 경비대대가 유일하다. 그래서 부대 슬로건도 ‘최전선에서(In front of them all)’다. JSA 대원 출신인 김모 씨(28)는 “북한 경비대원이 ‘미제앞잡이’ ‘간나××’ 등 욕설을 외치면서 우리 측 대원에게 도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 온 JSA 경비 임무는 2004년 한국군으로 넘어왔다. 그해 7월 한국군 JSA 경비대대가 창설됐다. JSA 경비대대는 10% 정도의 미군을 포함해 수백 명 규모다. JSA는 유엔군 관할이다. JSA 경비대대도 유엔군사령관의 지휘 통제를 받는다. JSA 경비대원에게는 누구보다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장교와 병사 모두 선발된 최정예 전투요원이다. 육군 상위 1% 수준의 전투력과 건전한 국가관을 갖춰야 한다. JSA 대원들은 어떤 위기상황도 ‘5분 내 종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유사시 ‘60초’ 안에 투입되는 JSA 외곽 초소의 기동타격대는 잘 때도 전투복과 전투화를 벗을 수 없다. 고강도 훈련도 끊임없이 반복한다. 특히 적과의 총격전에 대비해 개인과 팀, 중대 단위로 실전 같은 고난도 전투사격 훈련에 주력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일발필중(一發必中)’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JSA 내 초소와 회담장 등에서 적과의 교전에 대비한 근접건물전투사격(CQB) 연습도 JSA 대원들만 받는 특수훈련이다. JSA 대원들의 전체 훈련 중 사격훈련 비중은 50%를 넘는다. 일반 보병부대의 연 사격훈련량의 3∼4배나 된다. 군 관계자는 “북측 경비병력이 출신성분이 좋고 전투력도 뛰어난 ‘에이스’라는 점을 잘 알기에 JSA 대원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윤상호 ysh1005@donga.com·손효주·김동혁 기자}
오후 3시 17분. 북한군 신속대응팀으로 보이는 북측 병력 12명이 집결했다. 장소는 ‘김일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거대한 기념비 앞. 기념비 속 ‘김일성’ 글자 아래에는 ‘1994. 7. 7.’이라는 숫자도 새겨져 있다. 북한군들은 전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휴대가 금지된 반자동소총인 AK-47을 비롯해 저격총, 기관총 등으로 추정되는 개인화기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경계했다. 또 이들은 총격전에 대비한 듯 전원이 방탄조끼를 입었다. 채드 캐럴 유엔군사령부 공보실장은 이 기념비에 대해 “북한 공동경비구역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소개했다. 영상에는 귀순 북한군 오모 씨가 지프차를 타고 이 기념비까지 돌진한 뒤 기념비 앞에서 우회전해 군사분계선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기념비는 ‘김일성 친필비’다. 김일성이 사망 하루 전인 1994년 7월 7일 통일 문제를 담은 중요 문건에 직접 쓴 자필 서명을 기념비에 그대로 새겨 넣었다. 북한은 이 필체를 ‘태양서체’로 부르며 김정일 필체, 김정일 모친 김정숙 필체와 함께 ‘백두산 3대 장군 명필체’로 칭송한다. 이 기념비는 1995년 8월 JSA 북측 지역 판문각 왼쪽에 세워졌다. JSA 북측 구역에 들어가려면 이 기념비를 거쳐 가야 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장면 4, 총탄 퍼부은 북한 경비병들‘앉아쏴’ 하려다 미끄러져 ‘엎드려쏴’로13일 오후 3시 15분. 오모 씨가 탄 지프 차량을 쫓아온 북한군 3명은 오 씨가 지프차 운전석에서 내리자마자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 소총을 든 북한군 1명은 현장에 도착한 직후 상체를 바닥에 크게 부딪치며 ‘엎드려쏴’ 자세로 총격을 퍼부었다. 이 병사가 신속하게 사격 자세를 취한 것이란 얘기도 돌았지만 영상을 자세히 뜯어보면 ‘앉아쏴’ 자세를 취하려다 쌓여 있던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엎드린 것을 알 수 있다. 이 군인은 화면에 등장하는 북한군 추격조 가운데 유일하게 방탄복을 입었다.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방탄복 버클을 다 채우지 못해 버클 일부가 덜렁거렸다. 판문각 방향에서 달려온 북한군 3명 중 2명은 AK 소총으로, 또 다른 1명은 권총으로 총격을 했다. 북측 초소 방향에서 달려온 또 다른 북한군 1명은 권총을 쐈다. 서서 권총을 쏘던 북한군이 엎드려 있던 이 군인을 밟는 바람에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엎드려서 총을 쏘던 이 군인이 오 씨를 쫓아가려고 일어나다 뒤에서 총격 중이던 북한군의 총탄에 맞을 뻔한 모습도 보였다. 추격조는 ‘엎드려쏴’ ‘서서쏴’ ‘무릎쏴’ 자세로 총격을 퍼부었다. 40여 발의 총격이 지속된 시간은 12∼13초에 불과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번 사건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총격을 가했다”며 “이는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이 MDL을 직접 넘어와 총격하진 않았지만 총탄 일부가 MDL 넘어 남측으로 떨어진 만큼 MDL을 넘은 총격으로 결론을 내렸다. 북한군이 반자동소총인 AK 소총을 휴대한 것도 정전협정 위반이다. 정전협정 부속합의서에는 JSA 경비인원이 휴대할 수 있는 무기를 권총 1정 또는 수동식 소총인 보총 1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 장면 5, 군사분계선 넘은 북한군추격조 1명 남쪽 달리다 멈칫 방향 돌려오후 3시 15분. 북한 귀순병 오 씨를 향해 총격을 퍼부은 북한군은 4명. 3명은 오른편에 모여서, 왼편 북측 초소에서 달려 나온 1명은 이들과 2, 3m 떨어진 곳에서 남쪽으로 총격을 퍼부었다. 총격 위치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m 안팎 떨어진 북측이었다. 북한군 무리 3명 중 2명은 오 씨가 MDL을 넘자 사격을 중단하고 인근 건물로 몸을 숨기거나 북측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무리 3명 중 ‘엎드려쏴’ 자세를 취하며 소총을 이용한 조준사격까지 시도한 한 북한군이 문제였다. 이 북한군은 오 씨가 전속력으로 남쪽을 향해 질주하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더니 오 씨를 쫓아 남쪽으로 엉거주춤 뛰기 시작했다. 총격이 이뤄진 곳 바로 옆에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과거 북측 중립국감독위원회 대표단이 쓰던 회의장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MDL을 중심으로 건물 절반씩이 남북에 걸쳐 있다. 북한군은 이 건물 남측 부분을 넘어서는 곳까지 MDL을 월선했다. MDL을 넘은 건 정전협정 위반이다. 이 북한군은 남쪽으로 달리다 말고 멈칫했다. 동료들이 사라지고 총성도 더 들리지 않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낀 듯 두리번거렸다. 이내 MDL 월선 사실을 인지한 듯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속도로 북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북측으로 돌아가면서도 잠시 우왕좌왕하다 건물 북측 뒤편으로 모습을 감췄다. 오 씨가 MDL을 넘은 지 2분가량 지난 오후 3시 17분 JSA 북측 구역 판문각 왼편의 김일성 친필 기념비 일대에는 소총으로 무장하고 방탄복을 입은 완전군장 상태의 북한군 12∼15명이 집결했다. ● 장면 6, 총격 40분뒤 귀순병 구출부사관 2명 낮은 포복… 대대장이 엄호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자유의집 왼쪽 낙엽 더미 위에 귀순 북한군 오 씨가 쓰러진 게 폐쇄회로(CC)TV로 확인된 건 오후 3시 43분. 10여 분 뒤인 오후 3시 55분, 남측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과 부사관 2명은 낮은 포복 자세로 오 씨에게 조금씩 접근하기 시작했다. 오 씨가 쓰러진 곳과 북측 초소의 거리는 100m가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 북측 초소에서는 증원된 북한 무장병력이 오 씨가 쓰러진 곳을 향해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실력 있는 소총수라면 동전도 명중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고 했다. 오 씨와 10m 안팎 거리를 두고 권 중령은 ‘엎드려쏴’ 자세로 바꿨다. 부사관 2명은 포복을 계속하며 오 씨에게 조금씩 접근했다. 권 중령은 두 부사관에 대한 엄호를 시작했다. 북한군이 부사관들에게 저격을 시도하는 등 이상 움직임을 보이면 곧바로 K-2 소총으로 사격에 나설 태세를 갖췄다. 그 사이 오 씨에게 접근한 부사관은 권 중령이 있는 곳까지 오 씨를 끌어냈다. 이후엔 세 사람이 함께 오 씨를 쓰러진 지점에서 20m 떨어진 안전지대로 옮긴 뒤 차량이 있는 곳까지 후송했다. 이 모습은 열감시장비(TOD)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앞서 일부 언론은 “구조 현장 TOD 영상에 대대장이 나오지 않는다. 대대장이 구조 현장에 없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권 중령은 가장 적극적으로 구조작전에 나선 3명 중 한 명이었다. 권 중령은 귀순 사건 이후 군 관계자들이 “대대장이 왜 직접 구조에 나섰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구조에 나선 시간은 후속증원부대까지 배치되는 등 곧바로 교전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끝났을 때였다. 여차하면 죽을 수 있는 곳에 부하들을 보낼 수 없었고, 지휘는 미 측 경비대대장이 하면 되니 내가 희생돼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권 중령은 이번 작전에 대해 “북한군은 우왕좌왕했지만 우리 장병들은 제 지시에 따라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부하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3일 북한 군인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 중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총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귀순 당시 자세한 상황을 담은 6분 58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초반에는 지프 차량을 타고 북측 ‘72시간 다리’를 통해 JSA 내 북측 초소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프차량이 북측 초소를 지나 군사분계선(MDL) 인근까지 접근한 뒤 배수로에 빠지는 모습은 나무에 가려 정확히 보이진 않았다. 영상에는 이와 동시에 JSA 북측 판문각에 있는 북한 군인 3명이 다급하게 차량을 향해 뛰어오는 모습도 담겼다. 북측 초소 방향에서도 북한군인 1명이 뛰어나와 총 4명이 추격하는 가운데 귀순자는 MDL을 넘었다. 추격조 4명이 일제히 사격을 하는 가운데 이 중 한 명은 ‘엎드려 쏴’ 자세로 조준사격까지 시도했다. 추격조는 기습적으로 발생한 상황에 사격을 하면서도 우왕좌왕하는 등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추격조 중 1명이 귀순자를 따라 가며 MDL을 넘어서까지 총격을 하다 MDL을 넘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당황해 다시 북측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유엔사는 “이는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유엔 정전협정 위반을 한 것”이라며 “JSA내 유엔군사령부 인원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오늘 이와 같은 위반사실을 북한군에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엔사는 귀순자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긴 열상감시장비(TOD)영상도 공개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JSA 한측 경비대대장인 권영환 중령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구조 현장에 없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공개된 구조 현장 영상엔 권 중령이 있었다. 권 중령은 포복을 해 쓰러진 북한군인 6, 7m 지점까지 접근한 뒤 일어나 엄호사격 자세를 취했다. 이후 부사관 2명이 낮은 포복으로 귀순자에게 접근해 귀순자를 끌어냈고, 이후엔 권 중령도 가세해 3명이 함께 귀순자를 이송하는 등 구조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이 의식을 회복한 뒤 의료진에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복수의 정부 및 병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인은 19일 전후 의식을 회복한 뒤 치료받고 있는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의료진에 비교적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으로 “25세이고, 오OO입네다”라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그러면서 “여기가 남쪽이 맞습니까?” “남한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라며 의사소통을 이어갔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실제로 노래를 들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북한군 내 정확한 소속과 직책, 출신 등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21일엔 “TV를 보고 싶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먹을 것을 달라”거나 “여기가 아프다”며 구체적인 신체 부위도 지목하는 등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오 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한국 영화를 틀어주고 남한에 있음을 알려 주려고 병실 내 잘 보이는 곳에 태극기도 걸어뒀다고 한다. 주치의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을 때도 의식 회복을 돕기 위해 병실에 태극기를 걸어뒀다. 인공호흡기를 벗은 오 씨는 산소공급용 마스크를 쓴 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수술 후 봉합 부위가 터지는 등 상태가 나빠지면 호흡기를 다시 달아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이 정도까지 회복된 환자가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 도중) 사망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진을 투입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예방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오 씨는 간혹 횡설수설하는 등 다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은 일반적인 수술 후유증일 가능성과 함께 PTSD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손효주 hjson@donga.com·조건희 기자}
귀순 중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맨 북한 병사가 최근 의식을 회복하면서 이 병사의 막대한 치료비 규모와 이 비용을 누가 내느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1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부는 어느 부처가 비용을 부담할지 논의를 시작했다. 오모 씨는 그동안 주치의인 아주대병원 이국종 외과 교수로부터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여러 부위에 총상을 입은 데다 폐렴, B형 간염, 패혈증 등의 증세를 보인 만큼 진료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 측은 “정확한 병원비는 아직 정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해도 중환자실에서 쓰인 각종 약물은 비급여가 많아 병원비가 수천만 원 나올 수 있다”며 “오 씨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병원비가 1억 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어느 부처가 오 씨의 진료비를 부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 씨가 회복하면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 등 관련 기관들이 합동신문을 한다. 이를 통해 그의 신분과 북한 내 사회적 위치, 탈북 과정, 탈북 의도 등을 파악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비를 낼 부처를 결정한다. 오 씨가 북한 내부의 고급정보를 갖고 있다면 국정원이 해당 병사를 담당한다. 병원비도 국정원 예산으로 내게 된다. 반면 오 씨의 신분이나 정보량이 일반 탈북자와 큰 차이가 없다면 통일부가 관리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보통 탈북민은 하나원에서 12주간 정착지원 교육을 받는다”며 “이때 탈북 중 당한 부상 등에 대한 치료비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손효주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면서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이 최근 의식을 회복한 이후 처음으로 “여기가 남쪽이 맞느냐. 남한 노래가 듣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2차례 대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귀순 북한 군인은 최근 눈을 뜨며 의식을 회복했다. 18일부터 인공호흡 대신 자발 호흡이 가능할 정도의 회복세를 보이다 최근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군인은 의료진의 질문에 말을 알아듣겠다는 듯 눈을 깜빡이고 표정을 바꾸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점차 지나서는 간단한 말도 하며 의사를 표현했다. 이 군인은 첫마디로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는 듯 “여기가 남쪽이 맞습네까”라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에 왔다는 사실을 확인받은 뒤에는 “남한 노래가 듣고 싶습네다”라며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소식통은 “귀순 북한 군인의 나이가 젊어 걸그룹 노래 등 한국 가요를 주로 틀어주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귀순을 결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번 의식이 돌아온 뒤부터는 회복 속도가 꽤 빠른 편”이라고 전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 등 정보당국은 귀순 군인의 의식이 돌아오자 정확한 귀순 배경 및 경위, 신원 등을 확인하는 ‘중앙합동신문’을 진행하겠다고 알리며 의료진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귀순 경위 등은 이 북한 군인이 총격으로 회복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중상을 입자 미스터리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귀순 군인 주치의인 이국종 교수 등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아직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로 조사를 받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안정이 더 필요하다”며 합동신문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손효주 hjson@donga.com·조건희 기자}

해군은 ‘바다의 탑건(Top Gun)함’으로 불리는 포술(砲術) 최우수 전투함에 동해 수호 임무를 맡고 있는 1함대 소속 초계함 광명함(1000t급·사진)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광명함은 해군 각 함대의 자체 경합을 통해 1차 선발된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등 15척과 함께 9월 11∼25일 함포를 이용한 대공·대함사격 명중률 등을 겨룬 끝에 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선발됐다. 포항급 초계함인 광명함은 1990년 취역했으며 76mm 함포 및 40mm 기관포가 장착돼 있다. 광명함은 1998년 우리 영해로 침투한 북한 반잠수정을 7시간 가까이 추적한 끝에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함포를 쏴 격침시킨 바 있다. 포술 최우수 전투함을 가려내는 핵심 평가인 사격평가는 대공사격과 대함사격으로 나눠 실시됐다. 대공평가는 시속 300km로 날아가는 항공기에 표적을 매단 뒤 시속 40km로 기동하며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대함사격 평가는 시속 46km로 기동하면서 시속 27km로 움직이는 대함 표적 명중 여부를 따졌다. 정동명 광명함장(중령)은 “광명함 승조원 전원이 단결해 최고도의 전투력을 발휘한 결과”라며 “광명함은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적 함정을 박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해상 전투력을 향상하기 위해 1988년부터 매년 포술 최우수 전투함을 선발하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의 ‘3·5·10’(식사 접대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제한) 조항 중 식사비 상한액을 5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선물 상한은 5만 원을 유지하되 쇠고기 등 일부 품목에 한해 1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16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 초안을 보고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발의 부처로 ‘3·5·10’ 상한액 조정 등 시행령 개정 권한을 갖고 있다. 개정안은 식사 상한액을 5만 원으로 올리고, 선물은 5만 원을 유지하는 게 유력하다. 다만 쌀 쇠고기 과일 등 1차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는 배추와 마늘이 들어간 김치, 과일을 주원료로 만든 식품 같은 농축수산물이 50% 이상 들어간 2차 가공품도 10만 원으로 올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는 관계 부처 협의와 당정협의 등을 거쳐 최종 시행령 개정안을 만들어 빠르면 이달 말 대국민 보고를 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면 40일간의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초부터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축의금 등 경조사비 상한액은 공무원 등 공직자에 한해 5만 원으로 내리고, 언론사 및 사립학교 임직원 등 공직자를 제외한 법 적용 대상은 10만 원을 유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발생한 북한군 병사 귀순 사건 때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추격조 가운데 일부가 엎드린 자세로 귀순 병사에게 조준사격을 하는 장면도 JSA 내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JSA 내 CCTV 영상에는 귀순 병사를 뒤쫓던 북한군 추격조(4명) 가운데 1명이 MDL을 넘어서는 정황이 포착됐다. MDL 선상에 있는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장 건물의 중간 아랫부분까지 내려왔다가 다른 추격조들이 부르자 황급히 되돌아가는 모습이 촬영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추격조는 멈칫하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MDL 월선 사실을 알고 당황했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다른 소식통은 “사건 현장에는 MDL을 알리는 선이나 구조물이 없지만 영상을 보면 추격조 1명의 침범 상황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병력의 MDL 월선은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또 영상에는 MDL 이남으로 전력 질주하는 귀순 병사를 향해 추격조 일부가 엎드려 AK 소총과 권총으로 조준사격을 하는 모습도 담겼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이 때문에 귀순 병사가 5군데 이상 총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영상 내용을 볼 때 북한군 추격조가 MDL을 침범했고 MDL 이남으로 총탄이 날아 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공식 조사를 거쳐 정전협정 위반이 최종 확인되면 북한에 엄중히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MDL을 침범했다면 유엔사·JSA 교전규칙에 따라 우리 군은 경고방송을 하고 이에 불응하고 도주하면 경고사격도 해야 한다. 하지만 군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사는 CCTV 영상 일부를 16일 공개하려다 이를 무기 연기했다. 유엔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공개 승인권자인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육군 대장·한미연합사령관 겸임)이 일본 출장 중이어서 관련 절차가 지연된 측면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유엔사는 이날 오전에 26초 분량의 CCTV 영상을 공개하려다 오후로 한 차례 미뤘다. 이 영상은 JSA에 설치된 여러 대의 CCTV의 촬영 분량 가운데 사건 장면을 모은 것이다. 이후 우리 군이 영상 길이가 너무 짧아 또 다른 의혹을 낳을 수 있으니 더 많은 분량(1분 이내)을 공개하자고 제안했고 유엔사는 이를 검토하다 결국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영상 속 자극적이고 민감한 내용이 공개될 경우 초래될 정치·외교적 파장과 국내 여론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사 측은 “한국 언론에 영상을 공개해 최대한 사실에 부합하는 보도가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소 늦더라도 영상 공개가 이뤄질 것을 시사한 대목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사건의 또 다른 화제는 JSA 경비대대 한국군 대대장인 권영환 중령 이하 경비대대 장병들의 ‘포복 구조’다. 귀순자에 대한 북한군의 총격이 발생한 지 16분 뒤인 오후 3시 31분 우리 군은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화면을 돌려보고 각종 감시장비를 동원해 귀순자 위치를 최종 확인했다. 문제는 이 귀순자를 어떻게 안전지역까지 옮기느냐였다. 귀순자가 쓰러진 곳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50m, 북측 초소는 60여 m 떨어진 곳이었다. 북측 초소는 높은 지대에 설치돼 있고, 귀순자가 쓰러진 곳은 나무 등 수풀이 없어 북한군에 움직임이 그대로 노출되는 지역이었다. 북한군이 귀순자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AK소총 및 권총으로 다시 저격해 올 수도 있었다. 권 중령과 부사관 2명은 우리 군 병력의 엄호를 받으며 포복 자세로 귀순자에게 접근했다. 같은 시간 JSA 경비대대 병력과 증원 병력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총으로 무장하는 등 전투 준비를 마치고 전방의 북한군 움직임을 주시했다. 목숨을 걸고 귀순자에게 접근한 권 중령 등은 오후 3시 56분경 귀순자를 20m 떨어진 안전지역으로 옮기며 1차 구조 작전에 성공했다. 동서 800m, 남북 400m의 타원형 형태인 JSA는 병사들도 권총으로 무장해야 할 만큼 일촉즉발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곳이다. 소총 휴대는 금지다. 북한군은 1m 거리 코앞에서 마주하는 곳인 만큼 사소한 행동도 우발적인 군사 충돌로 직결될 수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면 가장 먼저 ‘준(準)전시 태세’에 돌입하는 등 최고의 경계태세가 요구되는 만큼 장교 등 간부와 병사 선발 기준도 엄격하다. 장교는 근무평정, 평판조회 등을 종합 검토해 3배수 이상을 선발한 다음 최우수 인원을 선정해 배치한다. 체력검정 특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지휘관 추천도 있어야 한다. 군 당국은 JSA 경비대대에 훈련소에서 병사를 선발할 때 최우선권을 부여할 정도로 최정예 병사만 배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병사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신체등급 2등급 이상을 받고 키 174cm 이상의 신체 건장한 병사에 한해 군 당국 차원의 심층 면접을 거쳐 최정예 대원만 선발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북한군 귀순 사건은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초긴장과 급박한 위기의 연속이었다. 북한군은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귀순 병사를 뒤쫓아 난사에 가까운 총탄 세례를 퍼부었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JSA 관할부대 상공으로 긴급 전개하는 한편 포병의 화력대기태세를 최고 수위로 올려 교전이나 확전 등에 대비했다.○ 40여 발 난사 받으며 MDL 넘은 북 병사 JSA 내 아군 경비초소에서 북한 경비병들의 특이 동향을 처음 감지한 것은 13일 오후 3시 14분경. MDL 북측 판문각 앞쪽 도로에서 북한군 3명이 MDL 인근 북측 초소로 다급히 뛰어가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1분여 뒤 갑자기 군용 지프차량 1대가 굉음을 내면서 MDL 인근으로 돌진했다. 차량은 북한군 초소 뒤편 도로부터 질주하듯이 내려왔다. 운전석에는 비무장 차림의 북한군 병사 1명이 타고 있었다. 차량 바퀴가 인근 배수로에 빠지자 북한군 병사는 몇 차례 탈출을 시도하다 차에서 내려 남쪽으로 내달렸다. MDL에서 북쪽으로 불과 10m 떨어진 곳이었다. 지프차를 탄 채로 MDL을 넘으려다 무산되자 추격을 피해 남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그 뒤를 AK-74 소총과 권총을 든 북한군 4명이 뒤쫓으며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타타타탕…’ 하는 40여 발의 총성이 수십 초간 이어졌다. 잠시 뒤 북한군 병사는 MDL 남쪽 50m 지점의 낙엽더미 속에서 피투성이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발견 장소가 CCTV 사각지대여서 상황실의 열상감시장비(TOD)로 귀순 병사의 위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군 JSA 경비대대장(권영환 중령·육사 54기) 등 간부 3명이 포복으로 다가가 귀순 병사를 자유의집 건물 뒤쪽으로 구출한 뒤 주둔지(캠프 보니파스)로 옮겨 유엔사령부 헬기편으로 후송했다. 군 당국자는 “JSA 내 소총 휴대와 사격은 정전협정 위반으로 유엔사를 통해 북측에 엄중히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공중과 육상 전력으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 피격된 북한군 병사의 구출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서해상에서 초계비행을 하던 공군의 KF-16 전투기 2대가 JSA를 관할하는 1군단 상공으로 긴급 이동했다. F-15K 전투기 2대도 긴급출격태세에 돌입했다.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기도 대기시간을 줄여 북한군 동향 감시를 강화했다. 육군 포병 전력의 화력대기태세도 ‘A단계’로 격상됐다.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반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춘 것이다. 같은 시각 JSA의 모든 대원도 전투배치 태세를 갖췄고 인근 사단의 전진타격대 병력도 JSA 주둔지로 증원 배치를 끝냈다. ○ 북 추격조, MDL 침범 논란 북한군 추격조가 쏜 총탄 가운데 일부가 MDL 남쪽지역으로 날아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JSA에서 북한 총탄이 우리 쪽으로 넘어온 최초의 사건 아니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 군 관계자는 “사건이 MDL 바로 앞에서 발생했고 북한군의 사격 방향을 볼 때 (총탄 일부가) 남쪽으로 넘어왔을 것이라는 추정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북한군이 추격 과정에서 MDL을 넘어왔을 가능성도 크다. 사건 발생 지점이 MDL 바로 앞이고 관련 표지도 없어 북한군이 귀순을 저지하기 위해 MDL을 침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유엔사 차원의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총탄 세례에 아군이 대응사격을 하지 않은 배경도 주목된다. JSA를 관할하는 유엔사 교전수칙에 따른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대응사격은 북한군이 아군 초병을 향해 사격을 하는 등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상황 보고가 지연됐다는 일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상황 보고가 지연된 것이 사실이다. 저를 포함한 실무진의 과오”라고 말했다. 송 장관도 “(장관의) 예결위 참석 때문에 보고가 늦었다고 얘길 하기에 ‘변명하지 말라’고 한마디 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박훈상 기자}
북한군이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하전사(병사)에게 40여 발의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JSA 관할부대(육군 1군단) 상공으로 긴급 전개 및 추가 출격태세에 돌입하고 포병의 화력대기태세도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당시 북한군 추격조 4명은 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하는 북한군 병사를 향해 AK-74 소총과 권총으로 40여 발을 쐈다. 북한군의 총격은 귀순 병사가 MDL을 넘기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군은 설명했다. JSA 내 경비 병력은 권총만 휴대할 수 있다. 소총 휴대·운용은 정전협정 위반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군 1명당 10발 내외의 총탄을 발사했고 짧은 시간에 순식간에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귀순 병사는 군용 지프를 타고 MDL 인근으로 돌진한 뒤 바퀴가 인근 도랑에 빠지자 차에서 내려 MDL 남쪽으로 달려오다 피격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사고 당일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확성기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북 통지를 했다고 한다. 북한군은 이를 캠코더로 촬영한 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추격조가 귀순 병사를 쫓아 MDL을 넘어왔을 개연성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유엔사 군정위에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귀순 병사는 좌우 어깨에 각 1발, 복부에 2발, 허벅지에 1발 등 총 5발의 총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술로 총탄 4발을 제거하고 1발이 남아 있지만 장기 손상이 7군데나 돼 추가 경과를 지켜본 뒤 재수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박훈상 기자}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으로 귀순했다. 이 병사는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4, 5군데나 총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군의 JSA 귀순은 2007년 9월 이후 10년 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JSA 북측 지역에서 ‘타타탕’ 하는 총성이 들린 직후인 오후 3시 31분경 군사분계선 남쪽 50m 지점에 쓰러져 있는 북한군 병사를 발견했다. 이 병사는 비무장 상태의 군복 차림으로 피를 흘린 채 엎드려 있었다. 곧이어 3시 56분경 아군 병력들은 북한군의 추가 사격에 대비해 포복 자세로 현장에 접근해 북한군 병사를 건물 뒤편으로 옮겨 신병을 확보했다. 이 병사는 유엔군사령부 소속 미군 헬기에 실려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오후 5시 20분경부터 응급 수술을 받았다. 2011년 이른바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해적에게 총격을 당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수술을 맡았다. 병원 관계자는 “어깨와 등 외에도 가슴과 복부, 다리에도 총상이 있다”며 “수술을 일단 끝냈지만 (과다 출혈과 장기손상 등으로)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를 꽂고 집중치료를 받고 있으며, 추가 수술에 대비해 개복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北서 돌연 총성… 귀순병사, MDL 남쪽 50m 지점에 쓰러져 ▼이 병사는 JSA 북측 지역 경계초소에서 남측의 자유의 집 방향으로 달려와 귀순하다 북한군의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이번 사건의 관련 조사에 공식 착수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병사가 쓰러진 지점은 인근에 건물 등 몸을 숨길 곳이 없어 지척에 있는 북한군에 움직임이 그대로 노출되는 곳이었다. 이 때문에 혹시 모를 북한군 사격에 대비해 철저한 경계·대응태세를 유지한 채 북한군 병사에게 접근하느라 20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도발은 없었다고 군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쏜 총탄이 남측으로 날아오지 않았다”며 “북한군 병사를 안전지대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북한 측의 사격 등 특이 동향이 없어 양측 간 교전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JSA 북측 지역의 북한군 4, 5명이 망원경과 감시 장비로 아군의 귀순 병사 구조현장을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총상을 입고 군사분계선 남쪽 50m나 내려온 귀순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감시태세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JSA의 남북 초소에는 수십 대의 감시카메라와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1년 365일 24시간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귀순 상황을 계속 지켜봤고 자칫 교전이 벌어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최대한 북한군 동향을 주시하며 포복 자세로 접근해 신병을 확보하는 등 상황 조치에 완벽을 기했다”고 말했다. 군은 귀순 병사의 구체적인 계급과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해당 병사의 상태가 위중해 대화가 어려운 만큼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 등이 참여해 구체적인 귀순 경로 및 경위, 신원 등을 밝히는 중앙 합동 신문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볼 때 판문점 JSA 경비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군은 판문점 JSA에 출신 성분이 좋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일급 병사’를 특별 선발해 배치하고 있다. 한 발자국만 내디뎌도 남한으로 갈 수 있는 JSA 특유의 구조상 당 또는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낮은 병사들을 배치했다가는 연쇄 귀순으로 이어지고 내부 동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에 귀순한 병사가 JSA 경비병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보가 북한군 및 일반 주민들에게 퍼지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 내부에 미칠 파장이 크고, 김정은 체제의 균열 조짐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군이 JSA 지역으로 귀순한 첫 사례는 1998년 2월 변용관 상위(중위와 대위 사이·판문점 경비장교)가 있다. 군은 2007년 9월에도 북한군 병사 1명이 JSA로 귀순했다고 밝혔지만 당시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군의 귀순은 올해 6월 23일 강원도 최전방 중부전선에서 병사 1명이 귀순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김윤종 기자}

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육군 대장(사진)이 8월 제2작전사령관에서 물러난 뒤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1000여만 원(소득세 등 공제 전 기준)의 월급과 명절 휴가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군 당국이 그를 전역시키지 않은 결과 불필요한 급여가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장은 수사를 받는 것 외에 다른 군 임무는 전혀 수행하지 않고 있다. 13일 본보가 입수한 박 대장 급여·수당 명세서에 따르면 8월 10일과 9월 10일 봉급 750만 원과 관리업무 수당 등을 합해 각각 1014만 원이 박 대장에게 지급됐다. 지난달 10일엔 명절 휴가비 450만 원을 더해 1464만 원이 지급됐다. 군은 월급을 매달 10일 미리 지급한다. 군 당국은 박 대장이 8월 8일 제2작전사령관에서 물러난 뒤 보직이 없어져 자동 전역될 상황이 되자 ‘정책 연수를 위한 파견’이라는 임시 보직을 사실상 강제 부여했다. 박 대장 사건을 민간으로 이첩하지 않고 군 검찰에서 계속 수사하려면 군인 신분이 유지돼야 했기 때문이다. 박 대장은 이후 수사를 계속 받아오다 9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약속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공관병 갑질과 관련된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별건 혐의로 구속됐다. 군 당국은 박 대장이 지난달 10일 기소되자 군인사법에 따라 지난달 25일 그를 휴직시켰다. 기소돼 휴직 처리되면 수당을 포함한 전체 급여 중 봉급의 50%만 지급된다. 박 대장에겐 이달 10일부터는 봉급의 50%가 지급되고 있다. 지난달 미리 지급된 월급 중 100여만 원이 휴직으로 인해 반납된 걸 감안하더라도 석 달간 3000만 원이 넘는 급여가 지급된 데다 기소된 뒤에도 봉급 일부가 계속 주어지는 것이다. 군은 박 대장의 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급여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월급 문제가 있긴 하지만 군 기강 확립 차원에서 군에서 재판까지 진행해 엄격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전역시켜 민간 법원에서 재판받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재판을 어디서 받든 군 출신은 2년 이상의 징역 등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면 연금의 절반만 받게 되는 등 불이익은 똑같다”며 “군에서의 재판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 대장은 자신을 전역시키지 않는 군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8월 인사소청을 제기했다. 박 대장으로선 민간 검찰에서 수사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이다. 박 대장에 대한 첫 재판이 13일 군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연기된 것도 자신에 대한 재판권이 민간 법원에 있다며 재판권 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했기 때문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복무를 마친 병사들에게 발급되고 있는 ‘전역증’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군 경력증명서’로 대체된다. 무용론이 제기돼 온 전역증을 대체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국방부는 전역증을 군 경력증명서로 대체하는 병역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했다. 내년 상반기 시행규칙 개정이 완료되면 군 전역자들은 군 경력증명서를 받는다. 전역한 뒤에도 군 경력증명서 추가 발급을 희망하면 국방부 홈페이지나 육해공군 홈페이지에서 신청해 발급받을 수 있다. 군 경력증명서가 전역하는 병사 전원에게 지급되면 병사들의 복무 의욕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자긍심도 크게 고취할 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이황규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대한민국 남성의 82% 이상이 현역으로 복무하는 상황에서 군 경력증명서는 취업을 준비할 때 자신의 성실함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군 핵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10일부터 나흘간 동해 인근 해역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를 상시배치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미국이 6·25전쟁 이후 유례없는 핵항모 3척 집결이라는 고강도 대북 압박 카드를 꺼낸 것. 미 핵항모는 총 11척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한반도 주변에 항공모함 3척이 전개되어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핵항모는 로널드 레이건함, 니미츠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다. 이들은 각각 8일 현재 동해, 대만 남해상, 오키나와 남해상에 있으며, 10일이면 동해 인근 해역으로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핵항모는 작전반경이 수천 km에 달하는 만큼 통상 1000km 이상 거리를 두고 배치된다. 그러나 이번 훈련은 대북 경고가 목적인 만큼 3척을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근거리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항모 3척이 북한 지척에 집결하고, 항모에 탑재된 F-18 슈퍼호닛 등 전투기가 연이어 이·착함 하는 모습만으로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공개 작전사상 최초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풍계리 핵실험장 150km까지 접근한 데 이어 대북 무력시위 수위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핵항모 한 척에 탑재되는 전투기 등 군용기는 80여 대로 이들 3척에는 총 250대에 육박하는 군용기가 있다. 한 척만 해도 중소 국가의 전체 공군력과 맞먹는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이어 핵항모 3척이 집결한다는 건 북한의 추가 도발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첨단 정찰자산 등 미국의 군사적 전략자산 획득은 한국의 자체 방위능력과 한미 연합 방위 능력에 꼭 필요하다.”(문재인 대통령) “한국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구입하는 것으로 얘기했다. 이미 승인이 났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한미 정상이 7일 미 최첨단 무기의 획득·개발 협의를 즉시 시작하기로 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미국의 조인트스타스(JSTARS) 지상감시 전략정찰기가 ‘도입 0순위’로 거론된다. 이 정찰기는 8∼10시간 비행하면서 고성능 레이더로 250km 밖의 지상 표적 600여 개를 동시에 추적 감시한다. 표적 종류(건물, 차량, 부대 등)는 물론이고 차량 형태(바퀴형, 무한궤도형)도 파악할 수 있다. 적 표적의 좌표를 아군 전투기와 미사일, 포병부대에 실시간으로 알려줘 즉각 타격을 유도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군 당국자는 “(조인트스타스는) 한 차례 비행으로 한반도 면적의 5배 면적(약 100만 km²)의 적 지상군 동향을 손금 보듯 파악한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상공에서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과 그 후방의 미사일 이동식발사차량(TEL)과 방사포 등 북한군 동향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이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조인트스타스의 판매를 미국에 적극 요청한 것도 이런 능력 때문이다. 군은 미국이 개발 중인 최신 기종의 조인트스타스 구매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미군이 현재 운용 중인 조인트스타스(E-8C)는 2005년 이후 생산이 중단됐다.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에도 긴요한 전력이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킬 체인의 조기 구축(2020년대 초)은 대북 정찰위성 개발이 늦어져 난항을 겪고 있다. 군 소식통은 “킬 체인을 조기 가동하려면 조인트스타스를 가급적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오래전부터 조인트스타스 도입을 원했지만 미국이 해외 판매를 엄격히 제한해 진전이 없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의회 판매 승인 등 관련 절차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트스타스의 대당 가격은 약 4000억 원으로 한국이 도입하면 4대(약 1조6000억 원)가량 필요하다. 센티넬(RQ-170)과 같은 스텔스 무인공격기도 군이 눈독을 들이는 무기다.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고 핵·미사일 단추를 거머쥔 김정은과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데 유용하다. 그레이이글(MQ-1C)이나 리퍼(MQ-9)와 같은 무인공격기(대당 60억∼80억 원)는 적 상공에 장기간 머물며 정밀유도무기로 8km 밖의 핵심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용 SM-3 미사일(기당 200억 원)과 F-35A 스텔스전투기 20대 추가 구매(대당 1000억 원), P-8A 대잠초계기(대당 2000억 원 안팎), MH-60 해상작전헬기(대당 약 800억 원) 등도 거론된다. 이런 첨단 무기를 구매하려면 최소 7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협의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핵잠수함을 건조 해 운용하려면 핵연료 제공을 비롯해 소음 절감 및 음향탐지기술, 크루즈미사일 발사장치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핵잠수함 건조 비용은 척당 2조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미 첨단무기의 다량 구매 조건으로 핵잠수함 건조 동의를 얻어내고, 미국에서 관련 기술을 최대한 입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