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어사전에서 ‘장벽’의 뜻을 찾으면 ‘둘 사이의 관계를 순조롭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나온다.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저자인 클로드 케텔은 이 책에서 장벽이 만들어 낸 관계의 단절을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했다. 배척과 분리를 상징하는 장벽은 언제 생겨났고, 현재는 어떤 모습으로 다양화됐는지 ‘장벽 지식백과’처럼 망라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장벽이 등장한 시기는 선사시대다. 이때의 장벽은 짐승이나 다른 침략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원초적 필요에 의해 세워졌다. 보호해야 할 대상이 국가 공동체로 확대되면서 장벽에 정치적 의미가 더해졌다. 한족을 끊임없이 괴롭힌 북방 민족을 막기 위해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만리장성이 대표적이다. 시간이 갈수록 추방의 의미를 담은 ‘페스트 장벽’, 종교적 성지가 된 ‘통곡의 벽’ 등 다양한 벽이 등장했다. 그중 가장 정치적인 의미를 띤 장벽은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다. 이데올로기 대립에 의해 1961년 생겨나 1989년 사라진 이 벽은 높이 3.6m, 너비 1.2m의 콘크리트 벽일 뿐이었지만, 냉전시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저자는 1989년 기적처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지만, 남북한은 여전히 휴전선을 두고 전시 상황에 놓여 있는 확장된 냉전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 밖에 책은 테러를 막기 위한 요르단 강 서안의 이스라엘 장벽과 가자 지구의 이집트 장벽,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일명 ‘부시 장벽’ 등 현재까지 지구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각종 정치적 장벽들을 찬찬히 설명한다. 총 11장의 구성 중 베를린 장벽의 역사적 의미를 뜯어보는 3개 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종 장벽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역사 지식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지만, 단조로운 구성으로 지루한 것이 흠이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한국신문협회(회장 김재호)가 주최하는 신문발행인포럼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재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 한 해 회원사들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콘텐츠 유료화와 온라인 뉴스 공급방식 개선 논의 등 희망적인 움직임이 있었다”며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전·현직 발행인 49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정찬 전 연합뉴스 발행인, 김병수 전 세계일보 발행인, 이창영 전 매일신문 발행인에 대한 감사패 전달이 있었다. 또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히말라야 16좌 등정 과정에 대한 특별강연 시간도 마련됐다.}

불법도박 혐의로 TV 프로그램 진행을 갑자기 그만두게 된 연예인들의 빈자리가 속속 채워지고 있다. 검찰이 지난달 14일 개그맨 이수근 양세형, 방송인 탁재훈 붐(본명 이민호), 가수 토니안(안승호) 앤디(이선호)를 상습적으로 맞대기 도박을 하거나 스포츠토토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이들이 출연하던 11개 프로그램 진행자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이들의 후임으로 가수 케이윌과 ‘플라이투더스카이’ 출신의 가수 브라이언, 개그맨 정준하와 신동엽이 빈자리를 채웠다. 신동엽을 제외하면 메인 MC로서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이 기회를 잡게 된 셈이다. 붐이 맡고 있던 프로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패션왕 코리아’, SBS 라디오 ‘붐의 영스트리트’, KBS ‘출발 드림팀’으로 기소된 이들 중 가장 많다. ‘붐의 영스트리트’는 ‘케이윌의 영스트리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패션왕 코리아’는 브라이언이 후임으로 결정돼 5회 방송부터 합류한다. ‘스타킹’과 ‘출발 드림팀’은 후임을 정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tvN ‘마이턴’은 이수근 대신 정준하가 메인 MC를 맡는다. KBS ‘1박2일’은 이수근이 하차함과 동시에 멤버 전원을 물갈이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새로운 멤버 충원 없이 기존 출연진으로만 꾸려 가기로 결정했다. tvN의 ‘비틀즈 코드’는 탁재훈 자리에 신동엽이 들어간다. 양세형이 출연했던 MBC에브리원의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3’ 제작진은 대체 투입할 연기자를 물색 중이다. 프로그램 성격상 후임을 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1세대 아이돌 그룹 ‘신화’ 멤버들이 출연하는 JTBC ‘신화방송’은 앤디 없이 기존 신화 멤버로만 녹화를 진행한다. 1세대 아이돌 멤버들의 프로젝트성 그룹인 ‘핫젝갓알지’를 결성한 QTV ‘20세기 미소년’은 ‘H.O.T.’ 출신 토니안의 후임을 찾기가 쉽지 않아 토니안을 뺀 4명의 멤버가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검찰 조사 전부터 도박설이 방송가에 돌아 문제가 될 법한 이들의 추가 캐스팅을 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이들의 연예 활동 중단으로 인한 타격이 작은 편”이라고 전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방은진 감독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2005년 동아일보의 보도(2005년 11월 7일자 ‘법 모른 죄… 저 같은 사람 다신 없기를’)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장미정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2004년 10월 30일, 30대 주부 장미정 씨는 가방을 운반하기만 하면 400만 원을 주겠다는 지인에게 속아 남미 가이아나에서 코카인을 운반하다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붙잡힌다. 마약 운반범으로 몰린 그는 말도 통하지 않는 현지 교도소에 수감돼 무작정 재판을 기다리다 756일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공권력의 무관심에 의해 소시민의 삶이 파괴되는 내용은 영화를 보는 내내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무자비하고 뻔뻔한 권력에 분개해서일 수도 있고, 지나치게 편향된 시선으로 권력을 그려 관객에게 화를 강요하는 삐딱한 연출 때문일 수도 있다. 설마 저랬을까 싶을 만큼 권력기관을 무능하게 표현한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집으로 가는 길’은 전자에 가깝다. 조금 격하게 표현하면 영화를 보는 내내 복장이 터진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주부 송정연(본명 장미정 대신 가명을 썼다·전도연 분)이 감금돼 있는 동안 세면도구를 갖다 준 것 외에 정말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재판에 결정적 자료가 될 서류를 사무실 캐비닛에서 썩히다 파지 처리했고, 현지 국선 변호사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통역사를 붙여달라는 요구를 묵살해 재판이 1년 이상 늦어졌다. 결정적으로, 이 사건을 해결한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석방 운동을 펼친 언론과 누리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송정연과 남편 김종배(고수 분)는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를 반복한다. 돈 없고 백 없는 소시민인 이들은 철저히 무능력하고, 공권력은 무관심이라는 폭력으로 이들을 가볍게 짓밟는다. 화려한 영상미는 소시민의 무능력함을 더욱 배가시킨다. 파리에서 경찰차로 이송될 때 잠깐 등장하는 화려한 에펠탑과 프랑스 본토에서 7100km 떨어진 마르티니크 섬 교도소 앞에 눈부시게 빛나는 카리브 해는 바로 눈앞에 있지만, 송정연은 절대 누릴 수 없는 것들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놀랍다. ‘칸의 여왕’ 전도연은 영화에서 단 한 번도 ‘연기하는 전도연’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역할을 소화했다. 무능한 40대 가장으로 보이려고 10kg 가까이 체중을 불린 고수가 눈을 희번덕이며 외교부 관계자에게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객석 여기저기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영화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 모두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관객을 홀리는 것 같다. 11일 개봉, 15세 이상.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국내 순수 창작 애니메이션인 ‘로보카 폴리’가 2일 중국 교통안전 캠페인 홍보대사에 위촉됐다. 이날 베이징 사가초등학교에서 열린 위촉식(사진)에서 제작사 로이비쥬얼은 “로보카 폴리가 중국 공안부 산하 중국도로교통안전협회와 중국적십자기금회로부터 어린이 교통 캠페인인 ‘길 위의 천사’ 홍보대사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녈 JTBC 일일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의 서영명 작가(60·사진)가 부당한 이유로 집필계약 해지를 통고받았다며 JTBC와 드라마 제작사 JS픽처스를 상대로 5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 작가는 2일 “방송사와 제작사가 대본 집필이 느리다는 이유로 9월 6일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해왔다. 방송 2∼4주 전에는 원고를 넘겨왔기 때문에 납득할 수 없어 지난달 29일 고소장을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을 제때 넘겨도 제작사 PD의 연출능력 부족으로 촬영이 늦어지고 배우들의 스케줄이 꼬이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주장했다. 8월 5일 방송을 시작한 ‘더 이상은 못 참아’는 서 작가가 120회분까지 쓰기로 계약돼 있었으나 32회 만에 하차했고 현재는 김지희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다. JS픽처스는 “방송 일주일 전 급하게 대본이 나와 방송 펑크가 날 정도로 대본 집필이 느렸다. 수차례 제작진에서 시정을 요구해왔지만 고쳐지지 않아 하차를 결정했다. 서 작가가 방송계 원로 작가인 만큼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남자 주인공 ‘쓰레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우(32)가 13년차 중견 배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전작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신인처럼 보이는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는 모두 28편이다. 2001년 영화 ‘7인의 새벽’의 단역으로 데뷔해 영화 ‘라이터를 켜라’(2002년)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년) ‘짝패’(2006년) 등을 거쳐 ‘스페어’(2008년)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올해의 경우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손태영을 짝사랑하는 빵집 아저씨로, 지난달 6일 개봉한 김기덕 각본, 이주형 감독의 ‘붉은 가족’에서는 주인공인 남파공작원으로 나왔다. 팬들은 그의 전작들을 ‘성지순례’하듯 뒤져 보고 그가 출연한 장면을 캡처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정우를 제대로 알려면 ‘바람’을 꼭 봐야 한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나왔던 양아치가 정우였구나” “‘품행제로’에서도 양아치로 나왔다” “‘붉은 가족’에서는 그의 연인 김유미와 함께 나왔다”며 작품 속 ‘숨은 정우 찾기’를 하고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정신적 도덕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작가의 정신세계도 문제지만, 이상한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는 시청자들은 뭔가요? 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이유로 모든 걸 눈감고 방관하는 방송국 측도 문제네요.”(인터넷 포털 게시판 댓글)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는 승승장구다. 막장 논란이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내 시청률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욕드’(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와 ‘복드’(복장 터져도 보는 드라마)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일일드라마답지 않게 등장인물이 줄줄이 죽어나가는 바람에 ‘막장의 끝’이라 평가받는 MBC ‘오로라공주’는 연일 시청률 기록을 갈아 치우며 20%에 육박하고 있다. 불륜을 비롯해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를 다루는 KBS ‘왕가네 식구들’은 최근 30%를 넘었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꾼 뒤 친언니의 연인을 빼앗는 내용의 KBS ‘루비반지’도 17%대까지 올랐다(AGB닐슨코리아 자료). 사람들이 이런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꼬박꼬박 챙겨 보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시청자들이 막장 드라마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긴다고 분석한다. 말도 안 되는 전개나 비상식적인 캐릭터를 욕하면서 불만이나 불안 같은 감정을 해소한다는 설명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막장 드라마는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도구다. 드라마를 보며 상대적으로 ‘나는 저 정도는 아니니까’라고 생각하며 안도감과 우월감을 느끼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불량식품에 끌리듯 중독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막장 코드에 의존하는 이유는 한류 드라마 인기의 거품이 꺼지면서 국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방송 콘텐츠 수출의 65%를 차지하는 대(對)일본 수출액은 2008년 6562만 달러(약 695억 원)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가파른 하향세로 돌아섰다. 더구나 최근에는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로 시청자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청률이 곧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당장 관심을 끌 수 있는 한정적 콘텐츠만 반복해 생산해 내고 있다. 시대물이나 수사물 같은 다른 장르 드라마에 비해 치정 문제를 주로 다뤄 스튜디오 촬영 분량이 많은 막장 드라마는 제작비가 적게 든다. 투자 대비 높은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막장 드라마도 문제지만 KBS ‘예쁜 남자’처럼 한류스타만 내세운 천편일률적인 수출용 드라마도 한류 드라마의 인기를 시들게 하고 있다”며 “드라마 문화산업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 연구개발(R&D) 영역과도 같은 단막극이 막장 드라마에 밀려 2008년부터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점도 드라마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우려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청호나이스의 조희길 전무(사진)가 세계문인협회와 월간 문학세계가 주최한 ‘제8회 세계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됐다. 당선작인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겸손하고 침묵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전무는 1987년 ‘제8회 호국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고, 이후 ‘문학세계 신인상’과 ‘한국을 빛낸 문인들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 ‘K팝스타3’의 10대 출연자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처음 방송된 ‘K팝스타3’의 김모 양(15)은 ‘절대음감 소녀’로 불리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첫 번째 오디션을 통과했다. 하지만 방송 직후 익명의 누리꾼은 시청자 게시판에 ‘K팝스타 김○○, 화가 납니다’라는 글을 올려 김 양이 과거에 교우들의 돈을 빼앗고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게시판에는 김 양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학교 폭력 가해자가 버젓이 웃으면서 방송에 나오다니” “방송을 보고 괴로워할 피해자들을 생각해 하차해야 한다”며 김 양을 비난했다. 반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마녀사냥으로 가면 안 된다” “잠깐의 실수로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SBS는 “사실 확인 중이며 하차 여부는 모든 사실이 밝혀진 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방송된 ‘K팝스타1’에서도 미성년자인 참가자가 성인 클럽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사진이 유포돼 물의를 빚었다. 최근 종영한 엠넷 ‘슈퍼스타K5’에서는 한 남성 출연자가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기소중지 상태인 사실이 밝혀져 제작진이 뒤늦게 해당 분량을 편집한 적이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슈퍼모델 출신 배우 한예슬(32)과 YG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프로듀서 테디(35)가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테디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25일 “두 사람은 6개월 전 알게 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결혼 계획이 있는지는 사적인 부분이라 잘 모른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열애 인정은 같은 날 인터넷 신문이 열애설을 보도하고 난 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한예슬이 과거 철강재벌 4세, 종합편성TV 대주주와의 열애설이 터졌을 때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누리꾼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조합이다” “배우와 프로듀서 커플, 특이하네”라는 반응을 보이며 둘의 이름을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올려놓았다. “이나영 김태희에 이어 남자들의 이상형이 한 명씩 사라져간다”며 안타까워하는 남자 팬들도 있었다. 한예슬은 2011년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 이후 후속작이 없다. 테디는 1998년 힙합그룹 원타임으로 데뷔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빅뱅 2NE1의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걸그룹계의 ‘센 언니’들인 2NE1이 싱글 앨범 ‘그리워해요’를 들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2NE1은 올해 정규 앨범 활동 없이 ‘두 유 러브 미’ ‘폴링 인 러브’에 이어 ‘그리워해요’까지 싱글 앨범 3장을 발표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센 언니들을 만났다. 신곡 ‘그리워해요’는 강렬한 피아노 음색이 주를 이루는 몽환적 느낌의 록발라드. 21일 홍콩에서 열린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고, 하루 전인 20일 국내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이후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지키고 있다. 산다라 박은 신곡에 대해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 사랑에 대한 노래다. 멤버들을 생각하며 부르니 애틋함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박봄도 “언젠가 우리가 무대에 함께 서지 못할 날들이 올 거라고 생각하며 불렀다. 멤버 네 명 모두 같은 마음으로 녹음을 마치고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그룹의 리더인 씨엘은 이번 신곡 뮤직비디오(뮤비)에서 과감한 전라 노출을 했다. 이 뮤비는 유튜브에서 공개 5일 만에 4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씨엘은 “음악에서 느낀 영감을 표현하는 데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다. 뮤비 감독님께 먼저 누드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2NE1은 2012년 첫 월드 투어에 이어 내년 3월에는 서울을 시작으로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투어에 나선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아 유 조시? ‘영국남자’세요?” 한눈에 봐도 모델 같은 미남이 멀리서 걸어왔다. 조회수 수십만 건에 달하는 유튜브 인기 동영상의 주인공 조시 캐럿(24)이다. 그는 올 8월부터 ‘영국남자’라는 제목으로 영국 음식이나 축제 등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유튜브 스타가 된 그를 영국 런던에서 만났다. 캐럿의 한국어 실력은 꽤 유창했다. 나이를 묻자 “89년생이에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잘생긴 외모와 유창한 한국어 실력 때문인지 지금까지 그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50만 건에 달한다. 동영상 정기구독 회원도 8만 명이 넘는다. “아직 실수도 많이 하고,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사전을 꼭 찾아봐야 해요. 그냥 잘하는 척하는 거죠.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하는 게 신기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그는 ‘영국남자’라고 써 붙인 마이크를 들고 런던 곳곳을 누빈다. 한국말로 런던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거나 카니발축제 현장에 찾아가기도 한다. 현지인에게 김치를 먹어보게 하고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등 한국문화를 홍보하기도 한다. “런던의 생생한 모습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어요. 저를 통해 영국 사람들도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캐럿은 영국 런던의 소아스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다. 열두 살 때 중국으로 건너가 중고교 시절을 국제학교에서 보내면서 한국인 친구를 사귀게 됐고 자연스레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 입학 후 2008년 고려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본격적인 한국 사랑이 시작됐다. 올린 동영상 수가 많아질수록 열성 팬도 늘어가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서 주소를 공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그의 친구가 임시로 쓰는 사무실 주소를 공개했더니 며칠 만에 선물 수십 개가 날아왔단다. 최근엔 한국의 이동통신사로부터 광고 섭외도 들어왔다. 그는 “한국에서 온 선물을 하루빨리 뜯어보고 싶지만 12월에 선물 공개하는 영상을 따로 찍어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동영상으로 찍고 싶은 아이템이 많다고 했다. “8월에 첫 영상을 올리고 나서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깜짝 놀랐어요.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서 찜질방 노래방 PC방 등 한국에만 있는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요. 24시간 유튜브 방송 진행도 언젠간 해보고 싶고요. 많은 분이 기대하는 만큼 오랫동안 한국과 영국문화를 양국에 많이 소개하고 싶네요.”런던=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연예인들의 ‘먹방’(먹는 방송)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다. 인터넷 포털에서 ‘먹방’을 검색하면 ‘윤후 먹방’ ‘샘 해밍턴 먹방’ ‘추사랑 먹방’과 함께 그들이 방송에서 먹은 ‘짜파구리’ ‘군대리아’ ‘바나나라떼’ 같은 메뉴가 함께 뜬다. 방송에 나온 독특한 메뉴들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먹방이 흥미를 돋우는 조미료 역할을 넘어 예능의 한 인기 장르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밥 먹는 얘기가 주를 이루는 먹방 드라마도 나왔다. tvN은 28일부터 ‘식샤를 합시다’를 방송한다. 혼자 사는 두 남녀 주인공 이수경과 윤두준이 혼자 끼니를 챙겨 먹는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중년 남자가 혼자 밥 먹는 장면만 나오는 일본의 인기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떠올리게 한다. 제작진은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미니 지미집(크레인 같은 구조 끝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무인 카메라)과 초고속 카메라인 알렉사까지 동원했다. 좁은 실내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미니 지미집은 안정적인 카메라 움직임으로 여러 각도에서 음식을 찍을 수 있다. 알렉사는 초당 120프레임(보통은 초당 30프레임)을 찍어 영상으로 출력하기 때문에 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지글 익는 모습까지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식샤를 합시다’의 박준화 PD는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한 뒤 음식을 따로 찍고 배우가 먹는 모습까지 촬영하면 보통 한 장면에 3∼4시간이 걸린다. 음식이 나오지 않는 일반 촬영이 빠르면 10∼15분 만에 끝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다”라고 전했다. TV에서 시작된 먹방 유행은 라디오에까지 옮아갔다. 16일 KBS 쿨FM ‘이소라의 가요광장’에서 개그맨 김준현과 유민상은 방송 중 짜장면과 탕수육을 배달시켜 먹었다. 이들이 후루룩 쩝쩝 하며 식사하는 소리는 전국에 생중계됐고, 청취자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다이어트를 방해하고 있다” “방금 짜장면 시켰다”며 먹방에 함께 참여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먹는 모습에 왜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먹방이 나오는 예능 프로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혼자 밥 먹기 외로울 때 방송을 챙겨 본다”는 의견이 많다. 출연자들이 둘러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먹방이 몸과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수단인 셈이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연예인을 통해 친밀감이나 동질감을 느낀다는 설명도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밥 먹는 모습은 지극히 사적인 1차적 욕구의 영역이다. 시청자들은 연예인들이 먹는 모습을 보면 친근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본능적 욕구도 해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먹방이 복잡한 사회문제를 보지 못하게 하는 데 악용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다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이슈가 많은데 먹방은 본능적 욕구에 더 관심을 두게 만들어 진지한 성찰을 가로 막는다”고 지적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영국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기온이 0도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야외 곳곳에서 책을 펼쳐 든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잔디밭이나 공원 벤치 가릴 것 없이 앉아서 독서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책을 펼쳐든다. 지하철 안에서 소설책이나 시집을 읽는 모습 역시 대부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우리네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영국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6개의 ‘문학창의도시’ 중 에든버러와 노리치 등 2곳이 포함돼 있을 만큼 문학적 관심이 높은 나라다. 영국 전역에서 한 해 동안 열리는 문학축제는 250개가 넘는다. 문화예술정책을 집행하는 최대 기관인 잉글랜드예술위원회에서 문학 관련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이 1년에 500만 파운드(약 85억770만 원)에 이른다. 높은 문학적 관심을 반영하듯 영국 국민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체계적인 독서권장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다. 잉글랜드예술위에 따르면 영국 국민 6명 중 1명은 글을 읽지 못하거나 독해력이 약해 정부와 시민단체는 연령대별로 짜인 수백 개의 독서 권장운동을 펼친다. 영국의 책읽기 운동 단체에는 크게 북트러스트(Book Trust), 영국독서연맹, 퀵리드(Quick Reads) 등이 있는데, 이 단체들은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북트러스트는 가장 큰 규모의 독서권장운동 단체다. 잉글랜드예술위와 25개 출판사의 지원으로 운영되며 전국 4125개 공공도서관 중 3500여 개의 도서관과 연계돼 있다. 북트러스트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는 세 단계로 나뉜다. △북 스타트(0∼3세 대상) △북 타임(4, 5세) △북 버즈(6∼11세)다. 그룹별로 선정한 우수도서와 함께 책, 학습자료가 담긴 꾸러미를 회원 가정에 무료로 제공한다. 1992년 시작한 ‘북 스타트’는 현재까지 책 4200만 권을 어린이 2200여만 명에게 제공했다. 27개 나라에 프로그램 포맷을 수출했고 한국에서도 2003년부터 ‘북 스타트 코리아’를 운영한다. 영국에선 주말마다 곰 분장을 하고 지역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북 스타트 베어 클럽’에 가입한 성인이 14만 명에 이른다. 영국독서연맹은 청소년층의 독서를 독려한다. 이 단체가 주최하는 ‘여름 독서경시대회’에는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4∼11세 어린이의 독서를 지도한다. 영국독서연맹의 앤 사래그 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아동의 독서활동을 도우면서 스스로 독서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퀵리드는 글을 못 읽거나 독해력이 약한 성인의 독서를 돕는다. 매년 유명 작가 6명이 재능기부 형태로 간결한 문장으로 풀어 쓴 신간 6권을 권당 1파운드(약 1700원)에 판매한다. 북트러스트에서 진행하는 스킨트(Skint·빈곤층을 의미하는 구어) 프로그램은 글을 읽지 못하는 빈곤층과 죄수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읽기 쉬운 책을 무료로 제공한다. 만 60세 이상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북트러스트가 운영하는 ‘북바이트(Bookbite)’다. 이 프로그램은 회원에 가입한 노인 2만3000명을 10명 안팎의 소그룹으로 묶어 자발적 독서토론회를 진행하도록 도와준다. 잉글랜드예술위의 니컬라 스미스 홍보팀장은 “독서권장운동의 목적은 독서라는 문화적 혜택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함이다. 장애아동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등 특수한 영역으로 점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런던=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꽃할배 가고 꽃누나 온다. tvN은 29일부터 ‘꽃보다 할배’의 후속작인 ‘꽃보다 누나’를 선보인다. 꽃누나에는 여배우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과 짐꾼으로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나온다. 꽃할배 넷에 배우 이서진이 짐꾼으로 나왔던 전작과 형식이 같다. 꽃누나 출연진은 최근 10일간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꽃누나가 꽃할배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윤여정 이미연이 한 성격 하는 걸로 아는데 케미(궁합을 뜻하는 영어단어 chemistry의 줄임말)가 나올까” “드라마 밖에서는 본 적 없는 조합. 뭘 해도 신선할 듯”이라는 낙관론과 “여자들만으로 구성된 예능은 노잼(재미없음)” “나영석 PD, 여성 예능까지 성공하긴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함께 제기됐다. tvN의 금요일 밤 시간대에 KBS 출신인 나영석 PD-이우정 작가(꽃누나)와 신원호 PD-이우정 작가(‘응답하라 1994’)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지상파들, 케이블에 밀려서 우는 소리 들리네” “KBS는 배 아프겠다”라는 얘기도 나온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인 한국의 출판시장을 수년간 눈여겨봐 왔습니다. 각종 국제도서전에서 한국 부스를 방문할 때마다 특유의 지역색이 드러나는 한국 문학에 매력을 느꼈죠. 한류라는 좋은 홍보수단이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난 잭스 토머스 런던도서전 조직위원장은 한국이 2014년 런던도서전의 주빈국에 선정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은 런던에서 내년 4월 8∼10일 열리는 런던도서전에서 주빈국 자격으로 해외 출판 관계자에게 국내 도서와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된 데는 영국 출판계 내에서 한국 문학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 2011년 신경숙 작가가 ‘엄마를 부탁해’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의 아시아판인 ‘맨 아시아 문학상’을 한국 작가 최초로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어 김영하 이정명 같은 작가의 작품이 번역돼 현지에 소개됐다. 토머스는 “‘엄마를 부탁해’는 한국 문학이 영국 출판계에 들어오는 문을 여는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국제도서전인 런던도서전에는 매년 110여 개국에서 2만5000여 명의 출판 관계자들이 모인다. 주빈국은 행사 기간 동안 자국 작가를 초빙해 전 세계에서 온 출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좌담회를 진행하고 청중과 함께 토론하는 세션을 운영한다. 2004년 런던도서전에 주빈국 제도가 처음 마련된 이후 동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2012년 주빈국에 선정됐던 중국은 자국의 어린이 책을 여러 국가 언어로 번역해 소개하고,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모옌 등 저명 작가 32명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중국 문학을 홍보했다. 한국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빈국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 도서전을 전후로 1년 6개월 동안 영국문화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한국과 영국 출판 전문가를 상대로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토머스 위원장은 서로 다른 대륙에서 온 작가와 출판사들이 런던도서전에서 만나는 것을 ‘스피드 데이팅’이라고 표현했다. “내년 도서전 둘째 날 열리는 ‘작가의 날’ 행사에 한국 아동도서인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를 초빙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펭귄출판사가 이 책의 영어 판권을 사들였어요. 런던도서전에 작가가 초빙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외 판권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죠. 주빈국 프로그램은 한국 도서를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런던도서전은 4년 전부터 문학 번역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도 여기서 소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영국의 ‘그란타’라는 잡지사의 출판부는 이 책의 판권을 사들여 출간했다. 토머스 위원장은 “문학 교류의 가장 큰 장벽인 번역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도서전을 통해 영국 출판사들이 한국 책 번역본들을 내놓아 제2의 신경숙 같은 사례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며 “도서전은 단 3일이지만 30년간 양국의 문화교류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5일 주빈국 프로그램 사전 답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런던=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한때 최고 시청률이 40%를 넘었던 KBS ‘해피선데이-1박2일’(사진)이 시즌3 시작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달 하차한 배우 주원에 이어 개그맨 이수근, 배우 유해진, 가수 성시경의 하차설이 불거졌다. 이들이 나가면 나머지 멤버인 엄태웅과 차태현의 잔류도 불투명해진다. KBS 측은 6일 멤버 교체설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기존 제작진의 마지막 촬영이 끝나는 8일 정도에는 시즌3의 구체적 윤곽이 나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KBS는 ‘1박2일’ 시즌3을 제작하기 위해 서수민 CP와 유호진 PD를 투입했고, 이들은 22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1박2일’의 인기가 시들해져서일까.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폐지될 줄 알았는데 시즌3이 웬 말인가” “(CJ E&M으로 옮긴) 나영석 PD를 놓친 게 제일 큰 타격이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팬들은 “이제 ‘맨발의 친구들’(SBS)이 폐지됐으니 (그 프로 진행하던) 강호동 투입하면 안 되나” “MC몽도 복귀시켜라” 등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제안을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임창정 신승훈 자우림 박지윤처럼 199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가요계 올드보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새 앨범을 낸 이들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주요 음원차트의 상위권에 올라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2003년 10집 앨범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임창정은 최근 신곡 ‘나란 놈이란’으로 돌아왔다. 9월 25일 음원이 발매된 후 한동안 주요 음원차트 인기 순위 5위 안에 들었고, 2003년 발매된 그의 옛 노래 ‘소주 한잔’까지 20위 안으로 올라오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지난달 23일 미니앨범 ‘그레이트 웨이브’를 낸 신승훈과 21일 싱글앨범 ‘미스터’를 발표한 박지윤도 음원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밴드 자우림 역시 지난달 23일 발표한 신곡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차트에서 순항 중이다. 1990년대 복고 열풍을 타고 1세대 아이돌 그룹인 H.O.T. god 젝스키스 NRG의 멤버들이 결성한 프로젝트성 그룹 ‘핫젝갓알지’가 연말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국민 아이돌’이었던 god도 컴백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루가 다르게 순위가 뒤바뀌는 변화무쌍한 음원 시장에서 올드보이들이 귀환해 선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들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최신 트렌드를 따라잡고 10, 20대 젊은 층 공략에 성공한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신승훈은 최근 6년간 미니 앨범 3장을 내면서 음악적 실험을 거듭해 왔다. 특히 최근 앨범에서는 발라드가 아닌 영국 모던 록 장르의 곡 ‘쏘리’를 타이틀로 삼았고 버벌진트, 라디, 다이나믹듀오의 최자 등과 함께 곡을 녹음해 ‘신승훈다움’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박지윤도 싱어송라이터 프라이머리가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아 과거의 히트곡인 ‘성인식’이나 ‘가버려’와 차별화했다. 1990년대를 추억하는 기존의 팬덤을 끌어안은 것도 또 다른 성공 요인이다. 임창정과 자우림의 경우 새 앨범에 1990년대 복고적 감성을 담아 내 잠재된 팬덤을 다시 깨워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응답하라 1994’와 같은 복고 드라마에 열광하듯 1990년대 감성을 그리워하는 문화 소비층이 있다. 이런 팬덤을 기반으로 한 1990년대 가수들의 성공은 사실 어느 정도 보장된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복고와 트렌디 음악으로 나뉘는 1990년대 중견 가수들의 최근 행보를 걱정스럽게 보는 이들도 있다. 최규성 음악평론가는 “젊은 뮤지션과 협업하지 않으면 대중에게서 외면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10, 20대로 공략 층을 넓히려다 보니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음악을 하기도 한다”며 “이들이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각자의 나이에 맞는 새로운 음악 영역을 개척한다면 가요계에 더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진품명품’이 이렇게 핫한 프로그램이었나. 진행자는 조연이고, 물건이 주연인데….”(인터넷 포털 게시판 댓글) 보는 사람만 보는 ‘조용한’ 프로 KBS ‘TV쇼 진품명품’이 진행자 교체 문제로 시끄럽다. 4년 넘게 이 프로를 맡아 온 윤인구 아나운서 대신 김동우 아나운서로 진행자를 바꾸려는 사 측과 마찰을 빚은 담당 PD 4명이 지난달 31일과 1일 모두 물갈이됐다. KBS는 4일 이 같은 인사 발령 소식을 전하며 “10일 방송은 새 제작진이 김동우 아나운서와 함께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KBS 새노조는 “낙하산 MC를 투입하기 위해 PD 4명 전원을 인사 발령한 것은 KBS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진품명품’은 3일 제대로 된 방송을 내보내지 못하고 그동안의 방송을 짜깁기한 편집본으로 대체했다. 제작진이 사측의 진행자 교체 방침에 반발하며 녹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누리꾼들은 “PD 4명 전원을 물갈이하다니 이 프로의 MC가 그렇게 대단한 자리인가” “갑작스러운 교체에 설명이 필요할 듯”이라며 사태의 전말을 궁금해 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