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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아버지를 교무부장으로 둔 두 자녀의 성적이 1년 만에 급상승하며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서울시교육청·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방학식에서 A 씨의 두 자녀는 각각 문·이과 1등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두 자녀는 1년 전만 해도 각각 문·이과에서 121등, 59등이었다. A 씨 자녀의 성적이 급등한 것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의혹을 제기하자 A 씨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고 이달 10일 학교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렸다. 두 자녀가 급격하게 성적이 오른 건 맞지만 문제는 없다는 취지였다. A 씨는 “두 아이가 수학클리닉 선생님을 소개 받아 성적이 올랐다”며 “두 아이가 하루에 4시간도 못 자고 얻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특히 A 씨가 교무부장으로서 자녀들이 치른 시험지를 사전에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A 씨는 “해당 시험지를 사전에 확인한 건 맞지만 오픈된 교무실에서 형식적인 오류를 잡기 위해 1분가량 검토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학교 측도 A 씨가 시험지 검토를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업성적 관리지침’에는 부모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재직·재학할 경우 △자녀가 속한 학년의 시험문항 출제 및 검토에서 부모 교사를 배제하고 △부모 교사는 자녀가 속한 학년의 담임이나 교과 담당을 맡지 말도록 한 규정이 있다. 이에 비춰보면 학교 측과 A 씨가 시험문항 검토에서 부모 교사를 배제하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 교사인 부모와 그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제한하는 별도의 법적장치는 없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부모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 배치를 원하지 않으면 진학 희망고교 신청 시 별도 신청을 통해 부모 학교를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11일 의혹을 밝혀 달라는 글이 올라왔고 하루 만에 약 4000명이 서명했다. 한 학부모는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을 냈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강남서초교육지원청과 협의한 뒤 특별장학(장학관이 파견돼 학교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 또는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13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교육청에 자체 감사를 요청하거나 변호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자체조사위를 통해서라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구특교 kootg@donga.com·이지훈·조유라 기자}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면 코딩이 더 흥미로워져요.” ‘코딩 영재’ 이준서 군(15·을지중)의 ‘코딩 비법’은 간단했다. 이 군은 네이버 커넥트재단이 주최한 ‘소프트웨어 에듀 페스트 2018(SEF 2018)’에서 10대로는 유일하게 연사로 참여했다. 2, 3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전문가와 학부모, 학생, 교사가 모여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고민과 경험을 나눴다. 이 군은 코딩 영재답게 코딩을 즐겁게 배울 수 있었던 비법에 대해 공유했다. 이 군은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3월 친구 3명과 함께 ‘원격 제어 사료급식기’를 판매하는 소셜벤처를 창업해 주목을 받았다. 2일 행사에서 만난 이 군은 코딩을 처음 접하는 친구들에게 “코딩을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4년 수학학원의 방학 특강에서 처음 코딩을 접한 뒤 인터넷과 책을 뒤져가며 혼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군은 ‘전 세계 사람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튜브와 구글을 선생님으로 삼았다. 원리를 공부하고 싶을 땐 서점에서 관련 책을 뒤졌다.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연락하는 것도 이 군이 전한 ‘꿀팁’이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와도 그렇게 인연을 맺었다. 김 교수는 이 군을 SEF 2018의 연사로 추천한 영재교육 전문가다. 김 교수는 이 군에 대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라고 평가했다. 이 군의 제품 아이디어는 일상 속 불편함에서 출발한다.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제품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군은 2015년 10월 ‘사물인터넷 DIY 창작경진대회’에서 로봇 모양 방범용 폐쇄회로(CC)TV ‘똑똑이 루킹캅’으로 교육부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군은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에 로봇이 집을 지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방문자 확인 시스템 ‘녹녹맨’은 침대 위에서 내려오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형을 위해 만들었다. ‘녹녹맨’은 초인종에 설치된 카메라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하고, 방문자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현재 특허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원격 제어 사료급식기’는 가족이 외출했을 때 사료를 제때 먹지 못하는 고양이를 위해 발명했다.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급식 시간, 급여량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애완동물에게 사료를 준다. 이 군의 롤모델은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다. 잡스처럼 기술로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고 싶어서다. 이 군은 코딩을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위해 ‘두이노’라는 교내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친구들에게도 코딩이 얼마나 재밌는지 알려주고 싶어 이 군은 매주 주말이면 친구들을 위한 강의 교재도 만든다.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이 군은 꿈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코딩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혁신가가 되고 싶어요.”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춘란 차관이 대학에 전화해 수능 확대를 요구할 때랑 달라진 게 도대체 뭐냐. 애먼 시간과 예산만 낭비했다.” (교육 전문가 A 씨) 올 3월 말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낮은 서울 주요 대학 총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능 확대를 요청해 논란이 됐다. 수능 전형 확대 여론이 커지는데 현행 고등교육법상 대학에 전형 비율을 강제할 수 없다 보니 차관이 직접 총장들에게 전화하는 고육지책을 택한 것이다. 차라리 시간과 예산이 들지 않은 전화 권유가 나았을지도 모른다. 7일 국가교육회의의 권고안은 5개월 전 박 차관의 권유안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은 수능 전형 확대를 명시해놓고 구체적인 비율은 정하지 않았다. 주요 대학이 얼마나 수능을 확대할지가 최대 관심사인데, 이에 대한 답은 피한 채 수능 확대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그 대가는 컸다. 교육부→국가교육회의→공론화위원회→국가교육회의→교육부로 ‘폭탄’을 돌리는 동안 교육감부터 학부모까지 교육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 공론화 의제(시나리오)를 만든 전문가들부터 반발했다. 수능 확대를 골자로 한 의제(1안과 4안)를 만든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과 ‘우리교육연구소’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시민참여단 68.5%가 정시 비중이 30%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했는데, 정시 확대를 최소 수준에 머물도록 한 권고안을 발표했다”며 “공론화 과정은 교육부의 ‘요식행위’”라고 지적했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2안)을 주도한 ‘좋은교사운동’도 “2안 지지 비율이 48%인데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장기적 과제라고 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불공정하다는 일부 우려 때문에 정시 확대라는 낡은 제도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2022학년도 대입을 치를 당사자인 중학생 학부모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중2 아들을 둔 윤모 씨(42·여)는 “치열한 내신 경쟁으로 수능 확대 요구가 커졌는데, 구체적인 비율을 명시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달라지는 게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국가교육회의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은 국가교육회의가 다룬 1호 안건이었다. 공론을 모으지 못한 공론화위원회는 첨예한 설문 결과에 대한 해석은 국가교육회의의 몫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가교육회의는 압도적인 다수가 지지한 수능 확대만 명시했을 뿐 해석이 필요한 사안은 모두 교육부가 결정하라고 또다시 공을 넘겼다. 국가교육회의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공론화를 통한 정책결정 방식은 촛불 민주주의로 탄생한 우리 정부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 수능 과목과 출제 범위, 학교생활기록부 개선방안 등을 포함한 대입제도 개편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능 전형 비율을 얼마나, 어떻게 늘릴지가 최대 관건이다. 대학에 구체적인 수능 비율을 제시하면 현행법과 충돌하고,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수능 확대를 유도할 경우 실효성이 낮다. 교육부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24일뿐이다. 이뿐만 아니라 김 부총리와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에 4개월 동안 수십억 원의 예산을 허투루 쓴 게 아니었다고 성난 민심을 설득할 ‘묘책’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박은서 clue@donga.com·조유라 기자}

“경찰이 범인 심리분석도 하네요.” 초등학교 2학년인 안승리(가명·8) 군의 꿈은 경찰이다. 어릴 적 처음 본 경찰차가 너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송파구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에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찰은 도둑만 잡는 줄 알았다. 경찰 직업 체험을 마친 뒤 안 군은 경찰이 교통질서 유지, 학교폭력 상담, 대테러 작전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눈을 반짝였다. 이날 키자니아에서 36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사회공헌기업 연합체 ‘행복얼라이언스’가 주최한 ‘꿈자람캠프’가 열렸다. 키자니아는 아이들이 소방관, 로봇개발자 등 약 70개의 직업 체험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다. 행복얼라이언스는 평소 이런 기회를 접하기 어려운 처지의 초등학생 600여 명을 초청했다. 특히 경기 연천, 강원 원주 등 아이들의 직업 체험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아이들이 많았다. 일일 교사로 행사를 도운 학부모 한희정 씨(41·여)는 “연천은 아이들이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직업이 한정적”이라며 “아이들 꿈도 덩달아 제한되는 것 같아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오석(가명·8) 군은 고생물학자 체험관에서 모형 공룡 화석을 맞추며 “화석을 발굴하는 직업이 있는 건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공룡을 좋아하는 한 군의 장래희망은 오직 ‘과학자’였다. 과학자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걸 몰랐다. 초등학교 교사인 강은희 씨(44·여)는 “오늘 활동으로 아이들의 꿈 선택지가 10개에서 100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그간 자신도 몰랐던 흥미와 적성을 찾기도 했다. 한민석(가명·8) 군은 평소 장래희망이 ‘파일럿’이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군은 이날 치과 의사 체험을 하며 생각을 바꿨다. “아픈 사람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날 아이들을 인솔한 초등학교 교사 이은화 씨(52·여)는 “직업 체험을 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한유주 인턴기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뜨개질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을 도울 수 없을까. 미국심장협회와 어린이 심장재단의 기부 캠페인 ‘작은 모자, 큰마음(Little Hats, Big Hearts)’은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뜨개질이라는 체험형 기부로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취지다. 2014년 2월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현재 미국 40개 이상의 주에서 동참하고 있다. 캠페인은 미국 ‘심장의 달’인 매년 2월 진행된다. 사람들이 직접 뜨개질로 빨간 니트 모자를 만들어 체온 유지가 매우 중요한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에게 기부한다. 뜨개질할 시간이 없거나 손재주가 부족하다면 뜨개질용 실을 기부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캠페인으로 기부받은 모자는 20만 개가 넘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한한령(限韓令) 등에도 한양대에 입학하려는 외국 유학생은 매년 늘고 있다. 한양대 학부·대학원 외국인 지원자는 2016년 1143명에서 2018년 1919명으로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이 15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대학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한양대도 외국 학생 지원과 유치에 적극 힘쓰고 있다. ▶지원자 늘어 한·중 동시 입학시험 진행 한양대는 국제화 시대를 맞아 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학위 과정 외국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논술형 입학시험을 운영하고 있다. 입학시험은 지원자의 어학능력 평가가 아닌 사고력, 논리력, 표현력을 중심으로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게 목표다. 답안 작성은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독일어·프랑스어·몽골어·아랍어·베트남어·러시아어 등 10개 언어 중에서 수험생이 가장 편한 언어를 선택할 수 있다. 지원자들은 입학시험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평가 받은 뒤 한국어 시험에 통과해야 최종 선발된다. 우수한 해외 인재를 선발해 세계적인 리더로 키워내겠다는 한양대의 포부는 중국 국적 학생을 대상으로 한 ‘레드라이언 전형’에도 잘 나타나 있다. ‘레드라이언’은 중국을 상징하는 ‘레드(빨간색)’와 한양대를 상징하는 ‘라이언(사자)’을 결합한 이름이다. 이 제도는 중국 국적을 보유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지원자 중 중국대학입학시험(高考·가오카오) 본선1 대학 지원이 가능한 우수 성적 보유자만 지원 가능하다. 본선1 대학은 중국 전체 대학 중 10% 내외의 상위권 대학을 뜻한다. 선발된 학생에겐 학부 재학 4년 간 매학기 등록금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런 노력으로 한양대에 지원하는 중국 학생의 수가 증가해 최근에는 서울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에서 동시 입학시험을 실시하고 있다.▶외국학생들 적응 위한 글로벌 인포메이션 센터 운영 언어와 문화 차이로 적응을 힘들어하는 유학생들을 위해 한양대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만들어진 ‘웰컴한대’ 봉사단이 대표적이다. 봉사단원은 여러 외국어에 능통한 학생으로 꾸려졌다. 웰컴한대는 글로벌 인포메이션 센터에 상주하며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각종 학사정보, 행사정보를 제공한다. 중국 국적의 유학생 루웨이 씨(전기공학 전공)는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다른 외국인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기회가 된다면 나도 웰컴한대에 지원해 다른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슬림 학생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한양대는 2013년 국내 대학 최초의 무슬림 학생을 위한 ‘할랄푸드’ 식당을 열었다. 기숙사 내에는 무슬림 학생 전용 부엌도 설치했다.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하는 무슬림 학생의 특성을 감안해 접근성이 높은 제2공학관에 기도실을 열었다. 최근 기도실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분리된 남녀 기도 공간과 기도 전 손발을 씻을 수 있는 세면장이 생겼다. 이외에도 한양대는 현장학습을 통한 김밥 만들기, 산채만두 빚기 등의 문화체험을 진행한다. 추석과 설에는 투호 던지기, 떡메치기, 한복입기와 같은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해 유학생들이 우리문화에 친숙해 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졸업 후 우리나라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외국 유학생들 위한 취업특강도 운영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외국인 채용동향부터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개별 첨삭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전문 강사로부터 모의면접과 이미지 메이킹 강의도 받는다. 먼저 취업해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선배들과 멘토-멘티 결연을 맺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다수의 외국 유학생이 KEB하나은행, 삼성, SK, 현대차 등 국내 기업에 취업했다. ▶국제여름학교, 외국학생 1800명 참석해 인기 실감 한양대는 현재 약 70개국 800여 개의 학교와 해외 자매결연을 맺고 약 8000명의 외국인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여름방학 중 약 1800명의 외국인 학생을 한양대로 초청해 진행하는 ‘국제여름학교(HISS·Hanyang International Summer School)’도 글로벌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 2일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국제여름학교입학식에는 49개국에서 온 외국학생 1800여 명을 포함해 대학생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국제여름학교는 26일까지 진행된다. 참여 학생은 경제 경영, 한국어, 공학 등 130개가 넘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국내 교원 27명, 해외 교원이 28명, 한국어 강사 18명 등 총 73명의 교원이 배정됐다. 강의 외에 한강크루즈파티, 보령머드축제 참가 등 문화체험도 진행한다. 이기정 한양대 국제처장은 “한류의 영향 등으로 국제여름학교에 지원하는 학생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며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해 참가 학생이 우리나라에 더 좋은 감정을 가지고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런 것까지 국가가 들어갈 이유가 없다. 우리 사회를 보면 국가주의적 경향이 곳곳에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의 대표적 예로 ‘학교 안 커피 판매 금지’를 예로 들었다. 이 발언으로 9월 14일 시행을 앞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학교 안 커피 판매 금지는 학생의 건강을 생각한 국가의 ‘배려’일까, 음료 선택권·판매권마저 구속하는 국가의 ‘월권’일까. 19일 법제처와 국회 등에 따르면 개정안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등 의원 13명이 발의했다. 초중고교에서 커피 등 고(高)카페인 식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개정 전 특별법도 이미 고카페인 성분이 포함된 에너지 음료나 커피 성분이 포함된 가공우유 등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었다. 커피는 ‘성인 음료’로 간주돼 교사 등을 위해 커피자판기나 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교내에서 커피를 마시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일부 중고교생이 공부할 때 각성 효과를 보려고 커피를 마시고 있다. 청소년 건강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며 개정을 요구했다. ‘고카페인 함유 식품’이라는 표현을 ‘커피 등 고카페인 함유 식품’으로 바꾸었다. 교육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실효성이 없다” “쓸데없는 규제”라는 혹평과 “아이들의 식생활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려는 노력”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학교 안에 이미 매점도, 자판기도 없다는 서울 J고 교장은 “이미 탄산음료나 카페인 음료를 안 파는 학교가 대부분”이라며 “취지는 알겠지만 불필요한 데 공을 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K고 교장은 “아이들의 카페인 섭취 문제는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밖이 문제”라며 “카페인의 부작용에 대한 교육이나 학교 밖 판매는 그대로 두고 교내 판매만 금지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J고 앞 편의점에서 일하는 점원은 “오후 4시 반쯤 되면 학생들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주로 세일을 하는 에너지 드링크를 많이 사간다”며 “1+1 행사를 하는 에너지 음료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이 한 번 왔다 가면 매대에 제품을 다시 채워 넣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학교 안 커피가 아니라는 얘기다. 에너지 드링크는 카페인이 다량 포함돼 각성 효과가 크다. 반면 서울 Y고 교장은 “학교 밖에서 마시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교육기관인 학교 안에서만이라도 카페인 섭취를 줄여보려는 정부의 노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K고 교장도 “이번 조치로 선생님들이 좀 불편하게 됐지만 감수할 것”이라고 지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청소년이 커피 등을 통해 카페인을 과잉 섭취하면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수면장애, 신경과민 등에 시달릴 수 있다. 하루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몸무게 1kg당 2.5mg 이하로 체중 50kg의 청소년 기준 125mg 이하다. 캔커피 한두 개만 마셔도 권장량을 초과한다.조유라 jyr0101@donga.com·임우선 기자}
올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에 지원하는 서울의 중3 학생들은 지난해처럼 집 근처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 지원자도 집 주변 일반고 2곳에 지원할 수 있도록 수정한 ‘2019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18일 공고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자사고와 일반고의 중복 지원을 금지한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조치다. 서울 지역 일반고 선발은 3단계로 이뤄진다. 학생들은 1단계에서 거주지와 상관없이 서울 시내 일반고 2곳에 지원한다. 2단계에서는 거주지 해당 학군 소속 일반고 2곳에 지원할 수 있다. 1, 2단계에서 학교를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3단계에서 인접 학군으로 임의 배정된다. 자사고와 특목고에 지원했다 떨어진 학생들은 2단계부터 일반고에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와 특목고에 지원했다 탈락하면 거주지와 상관없이 정원 미달된 일반고로 임의 배정될 처지였으나 지난달 헌재 판결로 자사고, 특목고와 일반고 이중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일반고 지원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일반고에 지원하지 않으면 정원 미달된 자사고와 특목고 추가모집에 다시 지원할 수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교육부가 정책숙려제 1호로 지정해 의욕 있게 추진해온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후퇴했다. 학생부 기재항목 11개 중 2개만 삭제하는 데다 논란이 됐던 수상경력 기재도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2일 학생부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시민정책참여단이 숙의를 통해 도출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학생부 기재사항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수상경력 △자율동아리와 소논문(한 가지 주제를 집중 탐구해 쓰는 소규모 논문) △봉사활동 특기사항 기재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 범위였다. 이 항목들을 ‘쟁점항목’으로 선정해 집중 논의한 결과 소논문과 봉사활동 특기사항은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하지만 사교육을 부추기고 특정 학생에게 상 몰아주기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받는 수상경력은 현행대로 학생부에 기재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율동아리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동아리 가입 제한 또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만 학생부에 기재된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재 범위도 재능, 특기가 관찰되는 경우만 기재하자는 현 상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권고안은 교육부가 4월 수상경력 항목 삭제, 자율동아리 활동 기재 금지 등을 담은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시안보다 후퇴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수상실적 게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효과적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학교별 상의 개수를 맞추고, 소수의 학생이 상을 독점하는 일이 없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첫 정책숙의였고 그동안 교육부가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권고안이 교육부의 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부 권고안이 사실상 현행 유지로 나오면서 교육단체들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문제점으로 불공정성과 준비 부담이 제기됐는데 주요 항목을 그대로 남게 한 권고안으로는 학종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부 신뢰 문제는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이 확대되며 나온 것인데, 대입제도 개선과 별개로 논의가 이뤄진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세종=박은서 clue@donga.com / 조유라 기자}

“운동하는 시간이 즐거워서 뛰어와요.” 지난달 25일 경기 A초등학교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헬스케어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찬희(가명·12) 군은 지각한 탓에 헉헉대며 뛰어 들어왔다. 늦으면 안 올 법도 한데 이 군은 학교에서 청소가 끝나자마자 왔다고 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초4∼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초등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25명. 주로 부모나 보호자의 지도하에 스스로 운동을 배울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학교가 끝난 뒤 ‘돌봄 공백’ 상태에 놓인다. 이때 특히 부족한 게 ‘운동량’이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숙제를 하거나 저녁을 먹을 수는 있지만 운동 기회까지 갖긴 쉽지 않다. 다른 아이들이 태권도 학원에 가거나 수영 학원을 다닐 동안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로그램 참여 아동의 절반은 과체중 또는 저체중이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최여진(가명·13) 양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몸무게가 초등학교 4학년 여아 평균인 35kg에 불과했다. 최 양은 강당을 서너 바퀴 돌더니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졌다. 나호순 늘푸른교실 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는 “이곳 아이들은 전신을 사용한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헬스케어 프로그램의 목표는 참여 아동의 90%를 정상 체중으로 만들고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주 2회 신체활동, 월 1회 인바디 측정, 건강검진 등으로 구성된다. 식습관, 먹거리 교육도 제공한다. 김정규 어린이 PT 전문 강사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제일 간단한 달리기조차 줄과 열을 맞춰 뛰는 것을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두 차례, 네 달간 운동이 쌓이자 아이들 스스로 본인이 경험한 변화에 놀라워했다. 이부진(가명·14) 양은 과체중으로 이전에는 계단을 한 층만 걸어 올라가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프로그램 참여 뒤 이 양은 “계단 올라가는 게 쉬워졌다.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쓰니 온몸이 시원하다”고 했다. 헬스케어 프로그램에는 운동 재미를 높이기 위해 ‘짝꿍 운동’이 많은 것도 포인트다. 간단한 윗몸일으키기 동작도 짝꿍이 다리를 잡아주면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보호자가 없더라도 서로 의지하며 운동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박영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 위기아동지원과장은 “유년기의 비만이나 저체중은 성인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건강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운동할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신체 활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우리 놀이터에는 정해진 건 없어요. 마음대로 놀면 돼요.” 배유리 양(7·신현초1)은 2m 높이의 모래더미 꼭대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며 외쳤다. 공사장에서나 볼 법한 모래더미를 가리켜 아이들은 ‘바람의 언덕’이라고 불렀다. 친구들은 배 양을 뒤따라 ‘모래 미끄럼틀’을 탔다. 어른이 정해준 규칙 같은 건 없었다. 손과 옷에 모래가 잔뜩 묻었지만 아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11일 서울 중랑구 신현초에 ‘이상한’ 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이 놀이터에는 놀이기구가 보이지 않았다. 정글짐이 들어서야 할 자리엔 흙으로 만든 언덕이, 시소가 있어야 할 자리엔 나무 다리가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 신현초를 ‘꿈을 담은 놀이터’(꿈담터) 제1호로 선정했다. 2016년 전남 순천에 자연 환경을 그대로 살린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어 유명해진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가 제작을 총괄했다. 꿈담터는 총 5개 구역으로 조성됐다. 단 한 곳을 제외하면 놀이기구가 없다.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신현초 아이들이 설계, 제작에 참여한 것은 물론이고 △트리하우스 △하얀세상 △추억놀이터 △바람의 언덕 △레인보우 놀이터 등 구역 이름도 직접 지었다.○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다섯 구역 중 교실 건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트리하우스는 연못 위를 지나가는 나무 다리가 있는 구역이다. 플라타너스 두 그루 덕분에 그늘이 많다. 아이들은 나무다리 밑으로 기어 다니며 꼬리잡기도 하고, 다리 위에서 친구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불렀다. 이곳은 아이들이 가장 공들여 만든 공간이기도 했다. 편 디자이너는 아이들에게 기존 연못가를 어떻게 바꿀지 직접 설계하도록 맡겼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학생 제작단이 기초 디자인을 구상하고, 모형을 제작했다. 아이들의 의견은 실제 트리하우스에 반영됐다. ‘나무에 올라가 보고 싶다’고 소망한 아이들이 나무에 맘껏 다가갈 수 있도록 다리는 나무를 감싸 안는 모양이다. 개장 전 시설을 점검한 어린이 감리단은 “트리하우스에서 난간을 넘나들며 놀다가 떨어지면 바닥이 보도블록이라 다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완공된 트리하우스에는 딱딱한 보도블록 대신 우레탄 바닥이 깔렸다. 제작에 참여한 이승민 군(10·신현초4)은 “예전 놀이터는 친구 집에서 노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우리 집처럼 마음대로 개미잡기, 배 띄우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 걱정하던 ‘위험’, 아이들에겐 ‘모험’ “이게 놀이터라고요?” 학부모들은 꿈담터를 처음 봤을 때 황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 키의 두 배에 이르는 흙더미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파묻히면 어떡하냐”고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보다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1학년, 4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이정희 씨(39·여)는 “아이들이 ‘엄마, 새 놀이터에서는 미끄럼틀 없이도 미끄럼틀 탈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아이들과 어른의 생각은 다르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흙더미에 깃발을 꽂으면서 ‘땅따먹기’라며 즐거워했다. 편 디자이너는 “아이들이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은 오히려 유익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위험을 통해 아이들이 더 큰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이런 취지를 살린 ‘모험 놀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신현초는 학교 주변에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은 점을 고려해 꿈담터를 오후 4시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추가로 4곳의 꿈담터를 더 지을 예정이다. 이날 꿈담터 개장식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재정이 허락하는 한 놀이터를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편 디자이너는 축사를 자작시로 대신했다. “놀이터는 어린이가 몸으로 시를 쓰고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며 힘껏 뛰노는 어린이의 땅입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한유주 인턴기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서울대 차기 총장 후보로 선출돼 임용 절차가 진행 중이던 강대희 의대 교수(56·사진)가 성추행 의혹 등이 제기돼 6일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에 서울대가 총장 후보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낙인 현 총장의 임기가 19일로 끝날 예정이어서 서울대는 당분간 총장 공백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대학교 총장 후보자 사퇴의 글’을 내고 스스로 사퇴했다. 강 교수는 “지난 며칠간 저에 대한 언론보도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이제 후보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서울대의 모든 구성원은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저를 후보자로 선출해 주셨지만 그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최근 불거진 자신의 성추문 의혹과 교육부의 조사 요구 조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6일 서울대에 공문을 보내 강 교수를 둘러싼 성추행 의혹 등을 조사하고 16일까지 그 결과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가 교육부에 강 교수의 총장 임용 제청을 요구한 이후 여기자 성희롱과 여교수 성추행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강 교수가 전격 사퇴하자 서울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대 학생들은 개교 72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해 선출한 총장 후보가 성추문으로 사퇴한 것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교수들도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대 등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추천한 후보자를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교육부는 당초 성 총장의 임기가 19일까지인 점을 감안해 이달 중순 인사위원회를 열어 강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 제청할지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서울대에 추가 조사를 요청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었다. 앞서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전화숙 서울대 여교수회 회장(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이날 동아일보에 메시지를 보내 “학교 공식행사가 있던 날 저녁 식사 자리 후 이어진 노래방에서 한 여교수가 강 교수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수는 강 교수가 여자화장실 쪽으로 따라오다가 자신이 “여자화장실”이라고 소리치자 돌아갔으며, 이후 옆자리에 앉아 무릎에 손을 얹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이사회 관계자는 “강 교수의 성추행 의혹은 이사회에 보고가 돼 논의를 했지만 피해자 이름은 물론이고 발생 시기나 장소 등이 없어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김호경·조유라 기자}

“지하철 손잡이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어요.” 4일 오전 7시 40분경 서울 소재 한 고교 등굣길에 만난 김모 양(17)은 엉덩이까지 덮는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짧은 교복 상의 탓에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기 위해 손을 어깨 위로 올리면 옆구리 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여름 더위에 진한 남색 카디건은 보기만 해도 답답해 보였다. “불편한 교복 때문에 등하굣길도 힘들고, 수업에 집중하기도 힘들어요.” 김 양은 무릎에 닿은 치맛단을 연신 손으로 끌어내리며 교실로 가는 돌계단을 올랐다.○ 초등학생용 아동복보다 작은 교복 본보 취재팀이 이날 만난 여학생들은 기말고사로 바쁜 등굣길에도 교복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등굣길에 교복 대신 편한 체육복을 겹쳐 입은 여학생이 많았다. 유독 헐렁한 상의를 입은 이모 양(17)이 눈에 띄었다. 남녀공학 학교에 다니는 이 양은 일주일 전부터 남학생용 교복 상의를 입기 시작했다. “몸에 딱 붙은 상의 때문에 점심시간만 지나면 답답해서 단추를 풀어야 했고, 부채질도 하기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한결 편해요.” 도대체 교복이 얼마나 불편하길래 그럴까. 대형 교복업체 매장에서 서울 C고교 여름 교복 상의를 구매해 초등학교 5학년용(11∼12세) 아동복 티셔츠 크기를 비교했다. 어깨 너비, 가슴둘레, 길이, 밑단까지 모두 교복이 아동복보다 작았다. 특히 교복 길이는 51.5cm로 아동복(60cm)보다 8.5cm나 짧았다. 이 교복은 고교 2학년 여학생의 평균 체형(키 160.7cm, 몸무게 57.3kg)에 맞춘 사이즈였다.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에 비해 키는 15cm 크고, 몸무게는 17kg 더 나가는 여고생이 아동복보다 작은 교복을 입고 하루 10∼12시간을 버텨 왔던 것이다. ○ 라인, 핏 강조하는 과도한 디자인이 문제 본인의 사이즈보다 큰 사이즈를 입는다고 불편함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상의 사이즈가 커져도 통이 넓어질 뿐 길이는 거의 차이가 없다. 여학생들은 속옷이 비치는 탓에 속옷 위에 반팔이나 민소매티를 입어야 하는 불편함도 호소했다. 학생들은 ‘라인’ ‘핏’을 과도하게 강조한 교복 디자인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미니스커트처럼 짧은 치마가 여전히 유행이라 치마 길이를 일부러 줄이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치마는 줄여도 상의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실제로 대형 교복업체 4곳은 유명 여성 아이돌 모델을 내세워 짧고 달라붙은 교복을 광고한다. 이 교복들은 세일러복 같은 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조차 없을 만큼 딱 달라붙어 공연 무대 복장에 가깝다는 평이다. 인터넷 프로필을 기준으로 계산한 아이돌 모델 25명의 평균 키와 몸무게는 164.6cm, 46.7kg이었다. 보통 여학생보다 4.6cm 크지만 몸무게는 10kg 덜 나간다. 의학적으로 저체중이다. 깡마른 이들에게나 맞을 법한 교복을 보통 여고생들이 입어왔다.○ 편안한 교복 도입 관건은 학부모, 학교 공감대 여학생 교복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최근 여성계에서 교복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올 초 여성단체인 ‘불꽃페미액션’과 ‘초등성평등연구회’가 여학생 교복과 아동복을 비교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0만 건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일본 등 해외에서 성별 구별을 없앤 교복이 도입됐다는 소식도 큰 관심을 끌었다. 후드티, 반소매티 등 생활복을 교복으로 도입한 학교 사례도 다시 주목받았다. 2006년 반바지에 이어 2014년 후드티 교복을 도입한 서울 양천구 한가람고가 대표적이다. 백성호 한가람고 교장은 “학생들이 더 이상 교복에 신경 쓰지 않고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교복에 관해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교복 문제를 거론하며 “학생 눈높이에서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이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 상당수 교육감이 편한 교복을 공약으로 내걸거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편한 교복 확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괄적인 교복 개선안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교복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학교 자율이다. 학교, 학부모, 학생들 간 합의가 관건이다. 송재범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이르면 이달부터 편한 교복을 주제로 한 공론화 추진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휴!” 4일 서울의 한 교복 판매점 주인이 권해준 여고생 교복 상의 단추를 채우려면 심호흡을 한 뒤 숨을 꾹 참아야 했다. 겨우 단추를 잠갔지만 교복은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몸을 꽉 조였다. 키와 몸무게가 기자와 비슷한 여고생에게 맞춰 나온 ‘정사이즈’였지만 “이건 못 입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여학생들이 교복을 ‘현대판 코르셋’이라고 부르는 게 괜한 얘기가 아니었다. 모델 몸매에 맞춘 듯한 비현실적으로 슬림한 디자인과 아동복보다 작은 사이즈로 오랫동안 여학생들의 원성을 샀던 교복 실태에 최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여학생 교복의 불편함을 직접 언급한 뒤 교육부는 4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교복 실태 조사에 나섰다. 여학생과 학부모들은 오래전부터 교복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최근 ‘탈(脫)코르셋’(화장, 몸매 등 여성에게 강요된 미적 기준을 벗어나자는 것)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성계에서도 “이런 교복을 강요하는 건 인권 침해”라고 지적하면서 교복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 건수만 4일 현재 357건에 달한다. 여학생들이 “밥을 먹기 힘들 정도”라는 ‘꽉 끼는 교복’의 실태를 알아봤다.조유라 jyr0101@donga.com·김호경 기자}

“휴!” 4일 서울 한 교복 판매점 주인이 권해준 여고생 교복 상의 단추를 채우려면 심호흡을 한 뒤 숨을 꾹 참아야 했다. 겨우 단추를 잠갔지만 교복은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몸을 꽉 조였다. 여고생과 비슷한 기자의 키와 몸무게에 맞춰 나온 ‘정사이즈’였지만 “이건 못 입겠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여학생들이 교복을 ‘현대판 코르셋’이라고 부르는 게 괜한 얘기가 아니었다. 모델 몸매에 맞춘 듯한 비현실적인 슬림한 디자인과 아동복보다 작은 사이즈로 오랫동안 여학생들의 원성을 샀던 교복 실태에 최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여학생 교복의 불편함을 직접 언급하면서 교육당국도 ‘꽉끼는 교복’ 개선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여학생과 학부모들은 오래 전부터 교복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최근 ‘탈(脫)코르셋(화장 몸매 등 여성에게 강요된 미적 기준을 벗어나자는 것)’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성계에서도 “이런 교복을 강요하는 건 인권 침해”라고 지적하면서 교복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 건수만 4일 현재 357건에 달한다. 여학생들이 “밥을 먹기 힘들 정도”라는 ‘꽉끼는 교복’ 실태를 알아봤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어요.” 4일 오전 7시40분경 서울 소재 한 고교 등굣길에 만난 김모 양(17)은 엉덩이까지 덮는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짧은 교복 상의 탓에 지하철 안에서 손잡이를 잡기 위해 손을 어깨 위로 올리면 옆구리 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여름 더위에 진한 남색 가디건은 보기만 해도 답답해 보였다. “불편한 교복 때문에 등하굣길도 힘들고, 수업에 집중하기도 힘들어요.” 김 양은 무릎에 닿은 치맛단을 연신 손으로 끌어내리며 교실로 가는 돌계단을 올랐다. ● 초등학생용 아동복보다 작은 교복 본보 취재팀이 이날 만난 여학생들은 기말고사로 바쁜 등굣길에도 교복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등굣길에 교복 대신 편한 체육복을 겹쳐 입은 여학생들이 많았다. 유독 헐렁한 상의를 입은 이모 양(17)이 눈에 띄었다. 남녀공학 학교에 다니는 이 양은 일주일 전부터 남학생용 교복 상의를 입기 시작했다. “몸에 딱 붙은 상의 때문에 점심시간만 지나면 답답해서 단추를 풀어야 했고, 부채질도 하기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한결 편해요.” 도대체 교복이 얼마나 불편하길래 그럴까. 대형 교복업체 매장에서 서울 C고교 여름 교복 상의를 구매해 초등학교 5학년용(11~12세) 아동복 티셔츠 크기를 비교했다. 어깨너비, 가슴둘레, 길이, 밑단까지 모두 교복이 아동복보다 작았다. 특히 교복 길이는 51.5cm로 아동복 (60cm)보다 8.5cm나 짧았다. 이 교복은 고교 2학년 여학생의 평균 체형(키 160.7cm, 몸무게 57.3kg)에 맞춘 사이즈였다.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에 비해 키는 15cm, 몸무게는 17kg 큰 여고생이 아동복보다 작은 교복을 입고 하루 10~12시간을 버텨왔던 것이다. ● 라인, 핏 강조한 과도한 디자인이 문제 본인의 사이즈보다 큰 사이즈를 입는다고 불편함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상의 사이즈가 커져도 통이 넓어질 뿐 길이는 거의 차이가 없다. 여학생들은 속옷이 비치는 탓에 속옷 위에 반팔이나 민소매티를 입어야 하는 불편함도 호소했다. 학생들은 ‘라인’, ‘핏’을 과도하게 강조한 교복 디자인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물론 미니스커트처럼 짧은 치마가 여전히 유행이라 치마 길이를 일부러 줄이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치마는 줄여도 상의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실제 대형 교복업체 4곳은 유명 여성 아이돌 모델을 내세워 짧고 달라붙은 교복을 광고한다. 이들 교복은 세일러복 같은 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조차 없을만큼 딱 달라붙어 공연 무대 복장에 가깝다는 평이다. 인터넷 프로필을 기준으로 계산한 아이돌 모델 25명의 평균 키와 몸무게는 164.6cm, 46.7kg였다. 보통 여학생보다 4.6cm 크지만 몸무게는 10kg 덜 나간다. 의학적으로 저체중이다. 깡마른 이들에게나 맞을 법한 교복을 보통 여고생들이 입어왔다. ● 편안한 교복 도입 논의 활발 관건은 학부모, 학교 공감대 여학생 교복 문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최근 여성계에서 교복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올 초 여성단체인 ‘불꽃페미액션’과 ‘초등성평등연구회’가 여학생 교복과 아동복을 비교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0만 건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일본 등 해외에서 성별 구별을 없앤 교복이 도입됐다는 소식도 큰 관심을 끌었다. 후드티, 반소매티 등 생활복을 교복으로 도입한 학교 사례도 다시 주목을 받았다. 2006년 반바지에 이어 2014년 후드티 교복을 도입한 서울 양천구 한가람고가 대표적이다. 백성호 한가람고 교장은 “학생들은 더 이상 교복에 신경쓰지 않고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교복에 관해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교복 문제를 거론하며 “학생 눈높이에서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이미 조희연 서울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등 상당수 교육감이 편한 교복을 공약으로 내걸거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편한 교복 확산에 탄력이 불을 전망이다. 다만 일괄적인 교복 개선안이 나오기는 어려워보인다. 교복은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학교 자율이다. 학교, 학부모, 학생들 간 합의가 관건이다. 송재범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이르면 이달부터 편한 교복을 주제로 한 공론화 추진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당인도 서울 지역 초중고교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의회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정당인은 학운위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 있던 서울시 조례에 대해 참여가 가능하도록 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학운위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 자격 규정 중 ‘정당의 당원이 아닌 자이어야 한다’는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내 모든 국공립학교 학운위에 정당인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정당인의 학운위 참여를 금지한 규정은 개인의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은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조례로 정당인의 학운위 참여를 금지해왔다. 학운위는 학부모, 교사,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교장 공모 여부, 학칙 제정부터 예산사용 및 급식업체 선정, 교과서 선정, 교복 구입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학교의 모든 것이 학운위에서 결정된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운위에 정당인이 들어오면 학운위 선거 및 회의 자체가 정치화되고 학교가 정치인의 표밭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이유로 서울교총 등 교사단체, 서울 국공립고교 교장협의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까지 나서 개정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서울교총은 “서울시교육청에 즉각적인 재의 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통식품문화관에서 열린 월드비전 ‘쿡앤쑥쑥’ 수업. 왼손에는 궁중 프라이팬, 오른손에는 나무주걱을 쥔 진희(가명·10) 양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낑낑대는 진희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제가 먹을 거니까 제 손으로 만들고 싶다”고 답한다. 쌀엿강정의 재료인 조청과 튀밥이 달콤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쿡앤쑥쑥’은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들이 영양 교육을 받고 자기가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부모나 보호자가 돌봐주기 어려운 아이들이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월드비전 산하의 한 복지관에 속한 초3부터 중2까지 아동 13명이 참여한 이날 수업에서 아이들은 고추장과 쌀엿강정을 만들었다. “선생님, 전통식품은 국내산을 써야 좋다면서 왜 계피는 중국산이에요?” 민수(가명·11) 군은 고개를 갸웃했다. 조윤주 한국전통식품문화관 본부장은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지 않는 작물은 외국산을 쓸 수 있는데 계피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좋은 질문이라는 칭찬을 듣자 민수는 “쿡앤쑥쑥에서 음식 먹기 전에 영양성분표를 확인하라고 배웠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고추장 만들기도 도전했다. 메줏가루와 찹쌀조청을 고춧가루 푼 밑물에 넣고 섞자 콩 냄새가 교실에 가득 찼다. 예서(가명·11) 양은 “재료가 많아 복잡할 줄 알았는데 쉬웠다. 밖에서 안 사먹고 집에서 또 해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엄마가 챙겨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편의점을 가거나 패스트푸드를 주로 먹게 된다”며 “아이들이 직접 음식을 배워 해 먹으면 돌봄 공백 상황에서도 비교적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생활 독립’으로 건강 격차를 줄여 가자는 것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제 아이 한 명이 한 끼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가요?” 2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앞 ‘행복마을’.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노희민 씨(37·여)가 땀을 흘리며 종이 상자 만들기에 몰두했다. 두툼한 종이를 점선 따라 몇 차례 접자 아이 손바닥 크기의 ‘행복상자’가 완성됐다. 행복마을은 SK그룹이 만든 국내 최대 사회공헌 기업 연합체 ‘행복 얼라이언스’가 결식 우려 아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2016년 출범한 행복 얼라이언스는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도시락, 장애아동용 전동 휠체어, 저소득 여아의 생리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과후 체험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 11번가, 코오롱, LIG넥스원, GS EPS, 필립스코리아, 도미노피자, SM엔터테인먼트 등 36개 기업과 기관이 행복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다. 행복마을에서 시민들이 행복상자를 만들 때마다 도시락이 하나씩 기부된다. 일방적인 기부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나눔을 경험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노 씨가 행복상자 만들기에 동참한 것도 이런 취지에 적극 공감했기 때문이다. 노 씨는 “세 살배기 딸 엄마로서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색다른 기부 방식에 “신선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찬영 씨(28)는 “무작정 기부를 요청하는 거리 캠페인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상자를 접기만 해도 도시락을 기부할 수 있다고 해 기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행복 얼라이언스 참가 기업 임직원들도 이날 행복마을을 찾아 아동들에게 전달할 학용품, 생리대 등 생필품을 담은 선물상자를 포장했다. 10일 시작해 22일 끝난 행복마을 행사에서 만들어진 행복상자는 4만 개. 이제 4만 명의 아이들이 건강한 한 끼 도시락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다음 달 1일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 2기’가 시작된다.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당선자 중 진보 성향 교육감은 4년 전보다 1명 늘어난 14명이다. 이들은 ‘원조 진보 교육감’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이끄는 교육부와 호흡을 맞춰 ‘문재인표 교육개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고교 학점제 도입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 등 세 가지 정책이 고교 현장에 미칠 영향과 쟁점을 분석했다. ○ 고교 학점제, 학교 등 격차 해소가 관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고교 학점제 수강신청 프로그램 시연회’를 열었다. 올해부터 고교 학점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전국 105개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부가 개발한 온라인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 자리였다. 고교 학점제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교사들은 “과목 추가는 교사가 직접 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고교 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1호 교육공약이다. 대학교처럼 각 고교가 학생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면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일정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2년부터 고교 학점제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도 고교 학점제 도입에 적극적이라 고교 학점제 도입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가를 어떻게 할지, 다양한 과목을 가르칠 교사 수급은 어떻게 할지 등 숙제가 적지 않다. 고교 학점제는 학생마다 듣는 과목이 달라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대입제도에도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학교, 교사 간 격차 해소도 숙제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농촌 학교는 도시만큼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없어 도농 간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원 수급, 교육공간 확보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자사고, 외고 재지정 문턱 높아질 듯 진보 교육감들은 4년 전에도 “자사고, 외고가 고교 서열화의 주범”이라며 폐지를 공약했지만 교육부 반대에 부닥쳐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자사고, 외고 폐지는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교육부도 자사고, 외고 폐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앞으로 4년간 실제 폐지(일반고 전환)되는 자사고, 외고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가 법령을 개정해 자사고, 외고를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교육청이 5년마다 이뤄지는 자사고, 외고 재지정 평가를 엄격히 해 지정을 취소하고 교육부가 이에 동의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문제는 학부모 반발이다. 여전히 자사고, 외고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이 적잖다. 학교 선택권과 학교 운영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많다. ○ 혁신학교 2022년까지 최소 100곳 증가 반면 진보 교육의 상징인 혁신학교는 확대될 예정이다. 진보 교육감들이 공약에서 밝힌 숫자만 합쳐도 2022년까지 혁신학교 100개 이상이 새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혁신학교는 2009년 당시 경기도교육감이던 김상곤 부총리가 처음 도입했다. 현재 1340곳으로 전체 초중고교의 약 11%다. 그간 보수 교육감이 있던 울산 대구 경북에만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번에 울산에서 첫 진보 교육감이 나오면서 울산에도 혁신학교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토론식 수업을 안착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반면 기초학력이 낮아졌다는 우려도 있다.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혁신학교 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체 고교 평균(4.5%)보다 2배 높은 11.9%였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혁신학교 확대에 찬성하지만 기초학력이 낮다는 문제점은 교과과정을 강화해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신고리 원전 재가동과 대학 입시 문제는 다릅니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공론화 과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공론조사’의 창시자 제임스 피슈킨 미국 스탠퍼드대 정치학 교수(70)가 19일 한국을 찾았다. 1988년 공론조사를 처음 고안한 피슈킨 교수는 스탠퍼드대 ‘숙의민주주의센터(CDD)’ 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지금까지 27개국 민관 주도의 공론조사에 직간접적으로 참가해 왔다. 피슈킨 교수는 이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숙의민주주의 학문적 논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재가동을 공론조사로 결정한 데 이어 현재 대입 개편을 위한 공론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슈킨 교수는 공론조사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그는 “통상 대다수 국민들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매하다고들 하지만 충분하고 균형 잡힌 정보가 제공된다면 충분히 똑똑하다. 여론조사는 생각하지 않는 국민의 의견을 측정하지만 공론조사는 충분한 정보와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뒤 국민의 의견을 듣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리 원하는 결과를 선택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입 개편안을 공론조사로 정하는 게 적절한지 물었다. 찬반만 정하면 되는 신고리 원전 때와 달리 경우의 수가 많고 복잡한 대입 개편안을 비전문가인 시민들에게 맡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피슈킨 교수는 “몽골에서도 복잡한 개헌 문제를 공론조사로 결정했다. 일반 국민도 어려운 이슈를 충분히 제대로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다”며 “다만 얼마나 잘 준비하고 균형된 정보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해관계가 있는 학부모나 교사가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 대입 개편안을 묻는 것도 별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교육은 국가 경제는 물론 사회 역동성, 미래와도 관련 있는 공공 정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론조사 결론을 그대로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피슈킨 교수는 “신고리와 달리 대입은 정부가 전적으로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안이 아니다. 대학의 자율에 맡길 수도 있다는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론화로 결정된 정책이 신고리 원전보다 타당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공론조사 대상에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 전형 간 비율이 포함돼 있어 대학의 선발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는 대입 개편 공론화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조언도 했다. “신고리 때에는 찬반 외에 무응답을 없앴다. 선택을 강요하는 건 공론조사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대입 공론화에서는 이런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20일 국가교육회의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는 △학생생활기록부와 수능 간 적정 선발 비율 △수능 절대평가 상대평가 △수시 수능최저학력 기준 폐지 여부 등 3가지 쟁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론화할지를 발표한다. 시민대표단 400명은 대입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토론을 벌여 8월 초까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 어려운 걸 하는 데 남은 기간은 불과 50여 일이다. 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