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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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박훈상입니다.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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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구경선씨 “한 권의 책, 불났을 때 물 한 동이처럼 고맙습니다”

    《 구경선 씨(32)는 두 살 때 열병을 앓고 귀가 아예 들리지 않게 됐다. 그의 어머니는 말을 해보지 못한 딸의 혀가 굳을까 걱정돼 설탕을 입 주변에 발라 빨아 먹는 연습을 하게 했다. 어머니가 목소리를 내면 딸은 고사리 손을 어머니 목에 대고 울림을 느꼈다. 그러곤 제 목에 손을 대고 같은 울림으로 소리를 내며 말을 배웠다. 입 모양으로 상대의 말을 읽는 법도 익혔다. 》게다가 그는 2년 전부터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 그의 눈은 지름 8.8cm밖에 볼 수 없다. 청각과 시각 장애를 동반하는 어셔 증후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를 대신해 큰 귀를 가진 토끼 베니가 그의 분신이 됐다. 그림 에세이 ‘그래도 괜찮은 하루’(예담)엔 베니가 등장해 그의 인생 역정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작업실 갖기, 엄마에게 미역국 끓여 드리기 등 꿈을 이룬 버킷리스트를 이야기한다. 베스트셀러 ‘그래도…’가 ‘기적의 책 캠페인’ 4월 도서에 선정됐다. 캠페인은 1억 원 모금 프로젝트로서 ‘책 한 권, 벽돌 한 장, 책으로 이루는 꿈’이라는 모토로 푸르메재단과 교보문고, 동아일보가 펼치고 있다. 매달 선정한 기적의 책 20종을 교보문고 오프라인 14개 점포에서 구매할 때마다 권당 1000원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짓고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에 자동으로 기부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그를 만났다. 그림 속 베니와 꼭 닮았다. 기자가 노트북에 질문을 적어 보이면 그가 소리 내 답했다. 그는 “집에 불이 났을 때 물 한 동이만 날라주어도 정말 고마운 일이죠. 책 한 권이 물 한 동이라고 생각하시고 ‘기적의 책’ 한 권만 사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이 꼭 필요한가. “병원에 가면 소리를 들을 수 없어 간호사에게 제 순서에 꼭 알려 달라고 부탁해요. 그런데 간호사도 워낙 바쁘니까 따로 알려주지 않아 오래 기다린 적이 많았어요. 장애 어린이를 위한 병원이 생기면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병을 고칠 수 있겠죠.” ―독자가 베니에게 공감하는 이유는…. “솔직함이죠. 누구나 어렸을 땐 마음에 드는 친구에게 ‘친구 하자’며 먼저 손을 내미는데, 나이가 들면 거절당할까 두려워하죠. 제가 먼저 용기를 내서 사람들에게 솔직함을 보여준 것 같아요. 미안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쉽게 할 수가 없는 순간이 있는데 말 대신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게끔 한 것도 영향이 있겠죠.” ―요즘 어떤 작업 중인가. “베니 그림에 색칠하는 컬러링북을 작업하고 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게요.” ―책에서 베니가 선글라스에 지팡이를 짚는 걸로 나온다. 청각과 시각 장애를 앓는데 늘 즐거울 수만 있나. “괜찮은데, 가끔 우울해져 그냥 눈물이 뚝뚝 나올 때도 있죠. 일부러 아무것도 안 하기도 하고, 밖에 나가서 맛있는 것 먹고 쇼핑도 하죠. 감정의 굴곡이 있는 건 저도 똑같아요. 호호.” ―책에 담지 않은 버킷리스트가 있나. “내년이면 엄마가 환갑인데 집을 꼭 사드리고 싶어요. 작업실에서 보면 어머니에게 사주고 싶은 아파트가 보여요.” 인터뷰를 마친 그는 독자를 위해 책에 서명을 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삶도 참 소중합니다’라고 적었다. “자신이 소중하단 걸 꼭 알았으면 해요. 저도 그걸 알기 전까지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 채 절망 속에서 좌절한 채 살았거든요.”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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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듣는 순간 ‘삘’이 왔다, 뜻 몰라도 즐겁게 들려“…누구?

    《‘개새끼’ 앞에서 막혔다. 박형서의 단편소설 ‘아르판’을 번역할 때다. “한국에 남겨두고 온 친구들 이름을 부르며 마을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개새끼처럼 뛰어다니기도 했다”란 문장을 마주했다. ‘개새끼’를 영어로 옮기려면 어떤 단어를 써야 할까. 그냥 dog(개)로 하자니 심심하다. mutt(특히 잡종인 개)나 mongrel(잡종견), stray dog(야생 개) 등을 놓고 고민했다. 오랜 고민 끝에 ‘점잖지 못하게 마구 날뛰는 모양’을 잘 살리기 위해 mutt로 골랐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나.》 난 인도 뉴델리에서 온 서른한 살 아그넬 조셉이다. TV만 틀면 유창한 한국말에 잘 생긴 외국인들이 줄지어 나오는데, 여기서 인사하려니 무척 쑥스럽다. 그래도 내 명함을 건네면 한국 사람들은 전부 놀란다. ‘한국문학번역원 영문화권/E-Book팀 아그넬 조셉.’ 한국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처음이자 유일한 외국인 직원이다. 지난해 8월 입사해 번역원에서 일하며 한국문학 번역도 하고 있다. 인도 학교에선 영어로 교육해서 영어는 영어권 국가 못지않게 잘한다. 올 2월엔 고국 인도에서 열린 뉴델리국제도서전에 소설가 신경숙, 시인 최승호 최정례 선생을 모시고 다녀오기도 했다. 그분들도 내가 인사하니까 깜짝 놀라시더라.○건달과 간다르바 고교 시절 부모님 조언에 따라 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어쩌면 돈 잘 버는 의사가 될 수도 있었지만, 비위가 약해 쥐도 해부할 수 없어 곧 포기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동아시아 언어 중에 고민했다. 삼촌이 인도 네루대 일본어과 교수라 자연스럽게 한국, 중국, 일본에 대해 알게 됐다. 세 나라의 언어를 인터넷으로 찾아들었는데, 한국어를 듣는 순간 ‘삘’이 왔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하나 없이 뜻을 몰라도 그저 즐겁게 들렸다. 한국말은 모국어인 말라얄람어와도 비슷하다. 지금도 멍하니 한국말을 듣고 있으면 말라얄람어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지 착각할 때도 있다. 부모님도 한국에 놀러 와선 똑같이 느꼈다고 했다. 실제 한국어 중엔 인도어에서 유래된 단어들이 있다. 조직폭력배나 깡패를 지칭하는 ‘건달’이란 말도 인도 산스크리트어 ‘간다르바’(Gandharva·음악을 다스리는 신)에서 유래했단다. 2001년 주저 없이 네루대 한국어과에 입학했다. 수업 첫날,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 한국인 선생님이 맨 앞자리에 앉은 날 보더니 창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그땐 선생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해 멍하니 바라만 봤다. 눈치 빠른 친구들이 창문을 열 때까지 멍했다. 한국말을 인터넷으로만 들었지 한국인 입으로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 들은 한국말이 “창문을 열어 달라”니, 무척 의미심장하다. 내게 한국으로 창을 내준 것은 문학이었다. 한국어를 잘 하고 싶어 한국문학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이 박완서 선생의 ‘엄마의 말뚝’이다. 소설에선 남편을 잃고 서울로 올라와 터를 잡는 어머니가 등장한다. 우리 어머니도 인도 남부 시골마을에서 대도시 뉴델리로 올라오셨다. 어릴 적 어머니가 들려준 어머니 고향 풍경과 정서가 고스란히 박 선생의 소설 속에 녹아 있었다. 그때 느낀 교감이 한국 문학을 계속 갈구하게 했다. 은희경 작가의 소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놀라웠다. 나도 살집이 있는 편이라 지하철에 앉아서 갈 때면 혹시나 옆 사람에게 살이 닿지 않을까 걱정하곤 했다. 소설에선 뚱뚱한 남자 주인공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는데, 나처럼 뚱뚱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날 이후 한국 문학에 완전히 ‘꽂혔다.’○갑과 을에서 벗어나고파 2006년부터 2년간 한국에 머물며 경희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국 체류가 끝나고 인도로 돌아가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문서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했다. 계약서엔 한국 문학에서 만난 아름답고 맛깔 나는 문장은 온데간데없고 온통 갑과 을밖에 없었다. 수입은 넉넉했지만 딱딱한 문장만 가득한 문서들을 번역하고 있자니 답답했다. 고민 끝에 2012년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5기 과정에 지원해 합격했다. 한국 문학을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리고 싶은 원대한 포부가 생겼다, 이런 포부를 기대했다면 미안하다. 그저 퍼즐 조각을 맞추거나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한국어를 영어로 옮길 때 느껴지는 이기적인 쾌락 때문에 번역을 시작했다. 인도는 다채로운 문화와 민족, 언어의 땅이라 언어 사이를 항해하게 하는 번역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기도 했다. 번역아카데미는 전쟁터였다. 한국인 4명과 영국인 2명, 미국인 1명 그리고 나까지 8명이 한 반이었다. 외국인 넷은 ‘가실게요’ 같은 문법에 어긋나는 한국어 사용에 한국 사람보다 더 분노할 준비가 돼 있었다. 단어 하나를 어떻게 번역할지를 두고도 치열하게 논쟁했다. 수업이 끝날 때쯤엔 얼굴이 벌게지고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 유행어 ‘사람이 아니무니다’ 같은 대사도 번역해야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도 육두문자 섞인 욕도 맛깔나게 번역해야 했다. 한국어 문장 하나가 영어로 얼마나 다양하게 번역될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살짝 김빠지는 일도 있었다. 처음 번역을 배울 때 ‘구름처럼 몰려들다’, ‘약속이나 한 듯’, ‘병풍을 두른 듯’ 같은 표현은 매력이 넘쳐흘렀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 번역해서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다. 나중에야 자주 등장하는 상투적인 문구라는 걸 알았다. 가장 많이 만나는 서술어는 ‘떠오르다’. 그래서 매번 상황에 맞게 새롭게 번역하느라 고민이다. 2013년 번역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제12회 한국문학번역신인상에 응모했다. 원고 마감 직전까지 제목을 정하지 못했다. 하성란 소설 ‘오후, 가로지르다’를 번역했는데, 오후가 그냥 오후인지 어떤 하루의 오후인지 고민했다. 소설은 ‘수많은 큐비클들 사이를 길고 검은 그림자가 휙 가로지른다’라는 문장으로 끝났다. 오후(afternoon)와 가로지르다(across)를 어떻게 조합할지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Cutting Across the Afternoon of Life’로 정했다. 일생을 가리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인생의 오후’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단순히 ‘Afternoon, Cut Across’로 번역할 걸 그랬다. 번역에는 정답이 없고 그저 고민 또 고민뿐이다. 여기서 잠깐, 아그넬 조셉은 신인상 결과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번역원 동료 오은지 대리가 대신 귀띔했다. 조셉은 그해 영어 분야에서 미국 영국 같은 본토 영어권 응시자를 제치고 첫 단독 수상 영예를 안았다. 원래 영어 분야는 공동 수상자를 선정했는데 1등과 2등의 실력차가 크다는 이유로 1명만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문학작품처럼 읽히는 완성도 높은 번역”이라고 극찬했다.(조셉은 “상금은 한 명에게 몰아서 주지 않았다”며 조금 아쉬워했다.) 그해 번역원은 영어권 진출확대를 위해 ‘영어권/E-book팀’을 신설하고 한국어와 영어 실력이 능통하고 한국문학에 조예가 깊은 원어민을 찾고 있었다. 다른 영어권 국가 출신보다도 번역 실력이 뛰어난 조셉이 적격자로 인정받았다. 2014년 10월 노벨문학상 발표가 있었다. 매년 10월 마다 같은 분(고은 시인)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그 분 집 앞에 기자들이 장사진을 치고, 그분이 노벨문학상 발표일에 맞춰 한국을 비우는 모습이 생경했다. 나도 한국이 노벨문학상을 받길 고대하지만, 한국엔 노벨문학상을 받지 않아도 훌륭한 작가들이 충분히 많다. 한국 문학도 강하다! TV에 나오는 외국인들은 자기 나라를 대표해서 “우리나라는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한 나라의 문화나 국민의 생각을 저렇게 쉽게 규정해도 되나 싶다. 그럼에도 한국 사람들이 한국 문학을 좀 더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 한국 문학은 주제도, 쓰는 방식도 다채롭다. 게다가 단편문학이 굉장히 발달돼 있다. 한국 문학과 정신은 연결돼 있고, 문학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다.○똥피리는 어떻게 “박제가 되어버린 번역가를 아시오.” 이상의 ‘날개’ 도입부의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를 비틀어 써봤다. 번역아카데미 동기는 이상을 좋아하는 나를 “어이, 박제 양반”이라 부른다. 이상은 순전히 자기를 위해 쓰는 작가라 매력 있다. 성공 명예 돈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자기 원하는 대로 써나가는 작가가 얼마나 되겠나. 텍스트를 제일 깊게 읽는 번역가로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는 이상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요즘 작가 중엔 박민규의 문장이 늘 새롭다. 이렇게 한국문학과의 사랑은 계속된다. 아직 결혼 안 한 노총각이지만 당분간은 한국문학과 진하게 연애하고 싶다. 다시 씨름하고 있는 번역 문제로 돌아가야겠다. 박민규 작가의 ‘낮잠’ 중에 이런 묘사가 나온다. “노성진의 왼편, 두 자리 건너에 앉은 놈이 정동필이다. 키가 큰 윤동필이란 친구가 있어 작은 동필이라 불리던 녀석이다. 백육십이 될까 싶은…정말이지 작은 키다. 참견하길 좋아하고 촐싹대는 면이 있어 ‘똥피리’ 란 별명을 따로 갖고 있었다.” 아, 똥피리는 또 어떻게 옮겨야 하나.※조셉 씨와 인터뷰를 그의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그의 한국어는 완벽해서 통역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의 이름 아그넬(agnel)은 인도에서도 흔한 이름이 아니라 인도 공무원은 실수로 angel(천사)로 그의 여권을 발권했다. 한국 문학에 기쁜 소식을 전하는 천사가 될지 기대해본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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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각·시각 장애 있지만…분신 ‘베니’와 함께 이룬 버킷리스트

    구경선 씨(32)는 두 살 때 열병을 앓고 귀가 아예 들리지 않게 됐다. 그의 어머니는 말을 해보지 못한 딸의 혀가 굳을까 걱정돼 설탕을 입 주변에 발라 빨아 먹는 연습을 하게 했다. 어머니가 목소리를 내면 딸은 고사리손을 어머니 목에 대고 울림을 느꼈다. 그리곤 제 목에 손을 대고 같은 울림으로 소리를 내며 말을 배웠다. 입 모양으로 상대의 말을 읽는 법도 익혔다. 게다가 그는 2년 전부터 시력을 잃고 있다. 현재 그의 눈은 지름 8.8cm 밖에 볼 수 없다. 청각과 시각 장애를 동반하는 어셔증후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를 대신해 큰 귀를 가진 토끼 베니가 그의 분신이 됐다. 그림 에세이 ‘그래도 괜찮은 하루’(위즈덤하우스)엔 베니가 등장해 그의 인생역정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작업실 갖기, 엄마에게 미역국 끓여드리기 등 꿈을 이룬 버킷리스트를 이야기한다. 베스트셀러 ‘그래도…’가 ‘기적의 책 캠페인’ 4월 도서에 선정됐다. 캠페인은 1억 원 모금 프로젝트로 ‘책 한 권, 벽돌 한 장, 책으로 이루는 꿈’이라는 모토로 푸르메재단과 교보문고, 동아일보가 펼치고 있다. 매달 선정한 기적의 책 20종을 교보문고 오프라인 14개 점포에서 구매할 때마다 권당 1000원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짓고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에 자동으로 기부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그를 만났다. 그림 속 베니와 꼭 닮았다. 기자가 노트북에 질문을 적어 보이면 그가 소리내 답했다. 그는 “집에 불이 났을 때 물 한 동이만 날라주어도 정말 고마운 일이죠. 책 한 권이 물 한 동이라고 생각하시고 ‘기적의 책’ 한 권만 사주세요”라고 당부했다. ― 장애어린이를 위한 재활병원이 꼭 필요한가. “병원에 가면 소리를 들을 수 없어 간호사에게 제 순서에 꼭 알려달라고 부탁해요. 그런데 간호사도 워낙 바쁘니까 따로 알려주지 않아 오래 기다린 적이 많았어요. 장애어린이를 위한 병원이 생기면 좀 더 편안 환경에서 병을 고칠 수 있겠죠.” ―독자가 베니에게 공감하는 이유는. “솔직함이죠. 누구나 어렸을 땐 마음에 드는 친구에게 ‘친구하자’며 먼저 손 내미는데, 나이가 들면 거절당할까 두려워하죠. 제가 먼저 용기를 내서 사람들에게 솔직함을 보여준 것 같아요. 미안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쉽게 할 수가 없는 순간도 있는데 말 대신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게끔 한 것도 영향이 있겠죠.”― 요즘 어떤 작업 중인가. “베니 그림에 색칠하는 컬러링북을 작업하고 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게요.”― 책에서 베니가 선글라스에 지팡이를 짚는 걸로 나온다. 청각과 시각 장애를 앓는데 늘 즐거울 수만 있나. “괜찮은데, 가끔 우울해져 그냥 눈물이 뚝뚝 나올 때도 있죠. 일부러 아무 것도 안 하기도 하고, 밖에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하죠. 감정의 굴곡이 있는 건 저도 똑 같아요. 호호.”― 책에 담지 않은 버킷리스트가 있나. “내년이면 엄마가 환갑인데 집을 꼭 사드리고 싶어요. 작업실에서 보면 어머니에게 사주고 싶은 아파트가 보여요.” 인터뷰를 마친 그는 독자를 위해 책에 서명을 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삶도 참 소중합니다”라고 적었다. “자신이 소중하단 걸 꼭 알았으면 해요. 저도 그걸 알기 전까지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 채 절망 속에서 좌절한 채 살았거든요.”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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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만 버는 청년알바

    지난달 19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20대 청년이 자신의 방에서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었다. 그는 지난해 4월 서울 관악구의 한 원룸에 이사 온 뒤로 호프집 서빙, 치킨 배달 등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 왔지만 결국 버겁기만 했던 삶의 끈을 놓아 버렸다. 청년 실업 문제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던 1999년 7월(11.5%)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생 등을 더한 ‘체감실업률’은 12.5%로 더 높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실제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몰리고 있다. 아직 취업이 결정되지 않았거나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찾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3년 조사한 자료를 보면 4년제 대학생의 37.8%가 재학 중 학교 안이나 밖에서 일자리를 가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청소년에게도 아르바이트는 일상이 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 중 25.1%가 한 번 이상 아르바이트를 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음식점 서빙, 전단 돌리기, 뷔페나 결혼식장 안내 및 서빙, 편의점 점원 등 우리 사회에서 저임금 파트타임으로 인식되는 일자리에 널리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청년들의 아르바이트는 근로조건이 양호하지 않은 편이다. 아르바이트는 본래 안정된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짬을 내 용돈을 벌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취업문이 막힌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생계수단으로 그 성격이 바뀌고 있다. 이에 동아일보는 7일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취업포털 알바몬과 함께 협약을 맺고 ‘착한 알바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널리 알리기 위한 수기를 공모하는 한편 근로계약서 작성 준수 등 아르바이트생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점포를 ‘착한 알바’ 사업장으로 선정할 계획이다.박창규 kyu@donga.com·박훈상 기자}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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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생의 마스코트’ 걸스데이 혜리의 바람 “내 아들딸이라는 생각, 조금만 더…”

    “청년에게 착한 알바를∼!” ‘맑스돌’, ‘노동돌’로 불리는 걸스데이 멤버 혜리(본명 이혜리·21·사진)가 7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착한 알바 캠페인을 통해 아르바이트생(알바생)을 내 딸, 내 아들처럼 아껴 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혜리는 2월 출연한 알바몬 CF에서 “알바가 갑이다”를 외치며 ‘법정 최저시급 5580원’, ‘야간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 같은 알바생 권리를 알렸다. 누리꾼들은 “요즘 청소년들은 전태일의 근로기준법은 몰라도 혜리의 최저시급 5580원은 안다”며 박수를 보냈다. ―최저임금, 야간근무수당을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광고를 준비하면서 최저임금은 얼마인지, 야간수당을 얼마나 더 받아야 하는지 확실히 알았어요. 현실을 알게 돼서 기쁘기도 하고 한편 씁쓸하기도 했어요.” ―일부 고용주는 CF를 비판하기도 했다. “제가 양쪽 입장이 다 되어 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뭐가 옳고 그르다고 하기엔 힘든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일을 열심히 했는데 그에 따른 대가를 정확하게 받지 못한 부분은 정말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오르는 물가에 비해 최저임금이 정말 열악하게 오르는 것 같단 생각도 들어요. 좀 더 건강한 아르바이트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아르바이트생의 능률도 더 오르지 않을까요.” ―아르바이트하면서 꿈을 좇는 또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주변에 아르바이트하는 친구가 많아요. 아르바이트하는 제 또래를 보면 왠지 한 번 더 인사하고 꼭 ‘수고하세요’라고 하게 되더라고요.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어요. 항상 그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하면 뭐든 잘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착한 알바 캠페인에 기대하는 바가 있나.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서로 내 ‘부모님이다, 자녀다’란 생각만 빨리 한다면 금방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거예요. 아르바이트생을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 주기만 해도 이 캠페인은 성공이에요. 파이팅!”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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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동 보며 스케치 연습”… “알고보니 여친이 내 팬”

    이른바 ‘19금(禁) 웹툰’이 요즘 20, 3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다. 출판만화 시절 공개된 장소에서 성인 만화를 보기 부담스러웠던 여성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19금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19금 웹툰이 성공하려면 여심(女心)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유료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의 김준협 PD는 “19금 웹툰 독자층은 7 대 3 정도로 여성이 많고, 작가도 여성이 6 대 4로 많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레진코믹스 사무실에서 ‘세컨드’의 안나래 씨(27)와 ‘캠퍼스 밀크푸딩’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베이글녀가 되어 있었다’의 탱크가이 작가(29)를 만나 19금 웹툰의 세계를 훔쳐봤다.○ “말초신경만 자극해서는 안돼” 야한 상상만 하느라 안색이 퀭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예절 바르고 건강한 두 남녀가 나타났다. 이들은 19금 웹툰의 성공 조건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리얼리티를 꼽았다. 남성의 성적 흥분만 자극하는 일본 성인물과 달리 요즘 젊은 세대의 솔직한 성(性)을 ‘리얼하게’ 담아야 남녀 독자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실제 여성 독자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키는 여성 작가의 웹툰이 더 인기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오로지 여성만을 위해 기획된 19금 순정만화까지 등장했다. ‘19금’ 콘텐츠라고 해도 성기 묘사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세컨드’는 단짝 친구의 연하 남자친구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 여성이 주인공이다. 요즘 등장한 ‘쌍년’(나쁜 여자) 코드에 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담아냈다. 안 씨는 “‘만족감을 채워준다’는 여성 독자의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캠퍼스 밀크푸딩’의 주인공은 대학 복학생 모태솔로 ‘남마초’다. 탱크가이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여자를 만나기 어려워하는 ‘초식남’(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남자를 식물에 비유한 것)의 세계를 반영했다”고 했다.○ “‘야동’(야한 동영상) 보면서 연습해야겠어” 안 씨는 좀 더 리얼한 웹툰을 위해 ‘민망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새 웹툰을 준비하며 동갑내기 남자친구에게 야동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 것. 19금 웹툰이라 남녀의 정사 장면 묘사가 꼭 필요했다. 안 씨는 장장 한 달간 일본산 야동을 보면서 따라 그렸다. 민망하거나 흥분할 새가 없었다. 몸의 굴곡을 묘사하는 누드도 어렵지만 남녀가 벌거벗은 채 엉킨 모습을 그리는 일은 몇 배나 더 어려웠다. 탱크가이는 19금 웹툰을 그리는 사실이 민망해 여자 친구에게 비밀로 했다. 나중에 이를 고백했는데, 알고 보니 여자친구는 탱크가이를 포함한 19금 웹툰의 팬이었다. 그는 “카메라에 비유하면 여성 작가는 상대의 몸을 훑는 손에 집중해 분위기를 살리고, 남성 작가는 가슴 같은 특정 부위에 포커스를 맞춘다”며 “여성 작가는 파스텔톤, 남성 작가는 살색과 핑크색을 선호한다”고 했다. 성인 콘텐츠는 늘 음란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레진코믹스의 일부 콘텐츠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차단 조치를 내렸다가 곧 철회하기도 했다. 안 씨는 “19금 웹툰엔 요즘 성담론이나 고민을 담는 순기능도 있다”고 했다. 탱크가이는 “재미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성적 활기로 출산이나 결혼을 장려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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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금 웹툰’ 20~30대 여성이 즐긴다…“솔직한 性 리얼하게”

    이른바 ‘19금(禁) 웹툰’이 요즘 20, 3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다. 출판만화 시절 공개된 장소에서 성인 만화를 보기 부담스러웠던 여성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19금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19금 웹툰이 성공하려면 여심(女心)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유료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의 김준협 PD는 “19금 웹툰 독자층은 7대 3 정도로 여성이 많고, 작가도 여성이 6대 4로 많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레진코믹스 사무실에서 ‘세컨드’의 안나래 (27)와 ‘캠퍼스 밀크푸딩’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베이글녀가 되어있었다’의 탱크가이(29) 작가를 만나 19금 웹툰의 세계를 훔쳐봤다. ●“말초신경만 자극해서는 안돼.” 야한 상상만 하느라 안색이 퀭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예절 바르고 건강한 두 남녀가 나타났다. 이들은 19금 웹툰의 성공 조건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리얼리티를 꼽았다. 남성의 성적 흥분만 자극하는 일본 성인물과 달리 요즘 젊은 세대의 솔직한 성(性)을 ‘리얼하게’ 담아야 남녀 독자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실제 여성 독자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키는 여성 작가의 웹툰이 더 인기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오로지 여성만을 위해 기획된 19금 순정만화까지 등장했다. ‘19금’ 콘텐츠라고 해도 성기 묘사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세컨드’는 단짝 친구의 연하 남자친구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 여성이 주인공이다. 요즘 등장한 ‘쌍년’(나쁜 여자) 코드에 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담아냈다. 안 씨는 “‘만족감을 채워준다’는 여성 독자의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캠퍼스 밀크푸딩’의 주인공은 대학생 복학생 모태솔로 ‘남마초’다. 탱크가이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여자를 만나기 어려워하는 ‘초식남’(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남자를 식물에 비유한 것)의 세계를 반영했다”고 했다. ●“‘야동’(야한 동영상) 보면서 연습 해야겠어.” 안 씨는 좀 더 리얼한 웹툰을 위해 ‘민망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새 웹툰을 준비하며 동갑내기 남자친구에게 야동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 것. 19금 웹툰이라 남녀의 정사 장면 묘사가 꼭 필요했다. 안 씨는 장장 한 달간 일본산 야동을 보면서 따라 그렸다. 민망하거나 흥분할 새가 없었다. 몸의 굴곡을 묘사하는 누드도 어렵지만 남녀가 벌거벗은 채 엉킨 모습을 그리는 일은 몇 배나 더 어려웠다. 탱크가이는 19금 웹툰을 그리는 사실이 민망해 여자 친구에게 비밀로 했다. 나중에 이를 고백했는데, 알고 보니 여자친구는 탱크가이를 포함한 19금 웹툰의 팬이었다. 그는 “카메라에 비유하면 여성 작가는 상대의 몸을 훑는 손에 집중해 분위기를 살리고, 남성 작가는 가슴 같은 특정 부위에 포커스를 맞춘다”며 “여성 작가는 파스텔톤, 남성작가는 살색과 핑크색을 선호한다”고 했다. 성인 콘텐츠는 음란물 논란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지난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레진코믹스의 일부 콘텐츠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차단 조치를 내렸다가 곧 철회하기도 했다. 안 씨는 “19금 웹툰에 요즘 성담론이나 고민을 담는 순기능도 있다”고 했다. 탱크가이는 “재미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라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성적 활기로 출산이나 결혼을 장려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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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수정 추기경 부활절 미사 “삶의 현장서 평화의 삶 살도록 노력하자”

    기독교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5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께서 선물로 주신 평화의 삶을 각자 삶의 현장에서 살도록 노력하자”며 “나 자신부터 스스로 반성하고 쇄신해 이웃을 배려하고 사회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천주교회는 전날 부활 성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기억하는 뜻에서 노란 리본과 부활 달걀을 단 구조물을 제단 앞에 설치하기도 했다. 명동성당에선 노란색을 칠한 부활 달걀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품에 안은 성모’ 그림이 그려진 달걀도 판매했다. 서울대교구는 부활 달걀 판매 수익금 일부를 세월호 희생자 학생들이 다녔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동성당에 전달할 예정이다. 개신교계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등이 각각 부활절 예배를 열었다. 한기총은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장애인,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자 가정을 위한 부활절 예배를 진행하며 “이 시대 가난한 자, 소외된 자, 고통당하는 자, 외로운 자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며 섬기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NCCK는 소속 교회들이 공동 예배문과 기도문, 설교문으로 각 교회에서 진행했고 상징적 의미로 서울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부활, 우리의 부활’을 주제로 예배를 열었다.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도 ‘그리스도의 부활, 화해와 통일로’를 주제로 예배를 열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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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죽은 연인을 먹으며 존재 증명… 불행해도 함께 있자는 사랑도 있죠”

    소설가 최진영(34)의 두 가지 상상. 하나.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의 살을 뚝뚝 뜯어 오물오물 씹어 먹는다. 애인의 살은 찹쌀떡처럼 쫄깃하고 달다. 끔찍하거나 엽기적이기는커녕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둘.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면 그의 육신은 불태울 수도 땅에 묻을 수도 없다. 늘 나의 죽음보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의 죽음이 더 큰 공포다. 작가는 두 가지 상상을 하나로 버무렸다. 그렇게 탄생한 소설이 ‘구의 증명’이다. 소설 속 ‘구’(남자)와 ‘담’(여자)은 처음 만난 여덟 살 때부터 서로 호감을 느꼈다. 가정 형편이 불우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했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졌다. 성인이 된 구가 부모가 남긴 빚 때문에 쫓기다 죽는다. 담은 죽은 구를 자신의 집으로 옮겨와 먹는다. 빠진 손발톱부터 성기까지 야금야금. 소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혼자 남은 자의 절절함을 보여준다. 1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작가를 만났다. 담이 시신을 먹은 까닭부터 물었다. “두 사람은 세상에 그들밖엔 보이지 않았어요. 담이 구를 따라 죽으면 둘은 아예 세상에서 없는 게 돼요. 담은 구를 먹으면 피와 살이 되니 오래 살 수 있고 자신 안에 구를 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먹으면서 구의 존재를 증명한 거예요.” 설정은 충격적이지만 읽어 보면 호러 소설처럼 끔찍하고 괴기스럽다기보다 슬프고 애잔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먹는 담을 떠올리며 사랑, 삶, 죽음 같은 흔하게 쓰는 단어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라며 떨어지지 않으려는 그들의 사랑이 짠하다. 작가는 소설을 쓰는 내내 인디밴드 ‘9와 숫자들’의 ‘창세기’를 반복해서 들었다고 했다. “그대는 내 혈관의 피/그대는 내 심장의 숨/그대는 내 대지의 흙/그대는 내 바다의 물”(‘창세기’ 가사 일부)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크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연인이 된 관계는 결속력이 다르다. 씨실과 날실이 얽힌 것처럼”이라고 했다. 소설에서 둘을 고립시키고 외롭게 만드는 장치는 빚이다. 대부업체는 지옥이라도 찾아가서 돈을 받아내려 한다. 작가는 “요즘 세상에 빚내서 학교에 다니고 집을 사는 모습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내가 보기엔 활활 타는 불덩이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다. 지금 생활과 미래를 저당 잡히는 빚 권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도 녹였다”고 했다. 인터뷰를 끝내며 꼭 담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물었다. “타인에게 공감하는 노력을 했으면 해요. 구를 먹는 담이 조금이라도 이해가 된다면 타인의 불행을 예민하게 여기는 감각이 살아있는 거겠죠. 그런 예민함이 있으면 살면서 고통을 느낄 일이 많겠지만, 그래도 그 예민함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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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터지는 詩- 속시원한 노래로 ‘행복 바이러스’ 전합니다

    “우리 시대가 상당히 우울한데, 명랑을 통한 삶의 기쁨이 필요합니다. 우울한 삶을 명랑 코드로 긍정적으로 기쁘게 바꿀 수 있도록 명랑콘서트를 마련했어요.”(정호승 시인·65)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웃음과 감동,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명랑콘서트’가 열린다. 행사는 북콘서트 프로젝트팀 ‘WeCanDo’(우린 할 수 있다) 대표 최명란 시인(52)이 기획했다. 이 행사에는 정호승 시인, 성악가 최용호(31), 아동문학가 최수진(31·건반), 기타리스트 김영수 씨(28) 등이 함께한다. 정 시인은 명랑이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는 자작시를 낭송하고 시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그는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첫 구절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를 ‘돈이 없는 사람’으로 비틀어 낭송하는 식으로 시의 이면에 숨어 있는 명랑함을 꺼내 건강한 웃음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최 시인은 ‘찐한’ 경남 사투리로 좌중을 휘어잡는 명랑 토크를 선보인다. 특히 무대 위에서 한 잔 술 없이도 신나게 부르는 ‘무반주 노래 부르기’가 그의 특기다. 최 시인은 “시를 읊다가 즉석에서 노래가 터져 나와 반주팀이 준비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며 “청중 나이에 따라 노래 ‘하얀 나비’도 가수 김정호, 배우 심은경 버전으로 바꿔가며 부를 수 있다”며 웃었다. 테너 최용호 씨는 폭발력 넘치는 목소리로 관객석을 열광적인 분위기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 많은 사람이 찾으셔서 관객도 우리도 행복하고 명랑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최수진 씨는 키보드 반주를 맡았다. 최 시인은 개인적인 일로 힘든 시간을 갖고 은둔생활을 할 때 자신을 위태로운 삶에서 구해준 것은 시와 음악이었다고 고백한다. 이후 2012년 후반부터 한 달에 2, 3번씩 전국의 학교, 종교시설, 복지시설, 기업 등을 돌며 시와 음악을 나누고 있다. 최 시인과 팀원들은 “출연료가 적어도 뜻이 좋으면 가고, 뜻이 없으면 돈이 많아야 간다”는 원칙도 세웠다. 최 시인은 “공연할 때마다 끝까지 사람들이 객석을 채우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말할 때 가장 기뻤다”며 “생동하는 봄에 시와 음악으로 명랑 기운을 듬뿍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명랑콘서트는 무료로 진행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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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한 우리 삶에 기쁨을”…시와 클래식이 함께하는 ‘명랑 콘서트’

    “우리 시대가 상당히 우울한데, 명랑을 통한 삶의 기쁨이 필요합니다. 우울한 삶을 명랑 코드로 긍정적으로 기쁘게 바꿀 수 있도록 명랑콘서트를 마련했어요.”(정호승 시인) 4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웃음과 감동,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명랑콘서트’가 열린다. 행사는 북콘서트 프로젝트팀 ‘WeCanDo’(우린 할 수 있다) 대표 최명란 시인(52)이 기획했다. 이 행사에는 정호승 시인(65), 성악가 최용호(31), 아동문학가 최수진(31·건반), 기타리스트 김영수(28) 등이 함께 한다. 정 시인은 명랑이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는 자작시를 낭송하고 시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그는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첫 구절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를 ‘돈이 없는 사람’으로 비틀어 낭송하는 식으로 시의 이면에 숨어 있는 명랑함을 꺼내 건강한 웃음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최 시인은 ‘찐한’ 경남 사투리로 좌중을 휘어잡는 명랑 토크를 선보인다. 특히 무대 위에서 한 잔 술 없이도 신나게 부르는 ‘무반주 노래부르기’가 그의 특기다. 최 시인은 “시를 읊다가 즉석에서 노래가 터져 나와 반주팀이 준비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며 “청중 나이에 따라 노래 ‘하얀 나비’도 가수 김정호, 배우 심은경 버전으로 바꿔가며 부를 수 있다”며 웃었다. 테너 최용호 씨는 폭발력 넘치는 목소리로 관객석을 열광적인 분위기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 많은 사람들이 찾으셔서 관객도 우리도 행복하고 명랑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최수진 씨는 키보드 반주를 맡았다. ‘WeCanDo’는 2002년 최 시인과 김영수 씨가 야외무대에서 시낭송과 음악 연주로 불우이웃돕기 공연을 펼치며 시작했다. 원래 이름은 주말에 모인다는 뜻에서 위크엔드(Weekend)였지만 긍정하는 삶의 의미를 담아 팀 이름을 바꾸었다. 2012년 후반부터 한 달에 2, 3번씩 전국의 학교, 종교시설, 복지시설, 기업 등을 돌며 시와 음악을 나누고 있다. 명랑 콘서트는 무료로 진행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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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 老시인들, 시론 담긴 산문집 나란히 출간

    “시인이 남겨두어야 할 것은 시인의 발자취가 아니라 시정신이다. 시와 시정신은 시인의 결핍과 편견까지도 극복해 주기 때문에 시와 시정신은 시인보다 위대하다고 말할 것이다. 시인들은 돈도 밥도 안 되는 시를 쓰면서도, 시에 운명을 걸고 시에 순정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천양희) “(정말로 좋은 시란) 글의 형식은 단호하게 짧아야 하며 시에 동원된 언어는 쉽고 평이하면서도 아름다워야 하고 시의 주제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것이어야 한다. 좋은 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나 온 사람들처럼 만들어 준다.”(나태주) 70대 중견 시인들의 시론이 담긴 산문집이 최근 나란히 출간됐다. ‘직소포에 들다’ ‘마음의 수수밭’을 쓴 천양희 시인(73)이 ‘작가수업 천양희-첫 물음’(다산책방), ‘풀꽃’의 나태주 시인(70)이 ‘꿈꾸는 시인’(푸른길)을 선보였다. 등단 50년 동안 한결같이 시를 써온 천 시인은 시를 ‘내 팔자’ ‘생업(生業)’ ‘시업(詩業)’이라 부른다. 그러면서 “시업과 사업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은 시집이 너무 많고 시인도 너무 많아 가끔 ‘시멀미’가 날 때가 있다”고 일갈한다. 시집 35권을 낸 나 시인은 소설가나 수필가 등과 달리 ‘집 가(家)’가 아닌 ‘사람 인(人)’을 쓰는 시인의 자격을 설명한다. “시인은 끝까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인간의 본분과 인간의 냄새를 잃어서는 안 된다.… 마음이 부드럽고 촉촉하며 세상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어야 하겠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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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시집 너무많아 ‘시멀미’도…” 70대 두 시인, 산문집 출간

    “시인이 남겨두어야 할 것은 시인의 발자취가 아니라 시정신이다. 시와 시정신은 시인의 결핍과 편견까지도 극복해주기 때문에 시와 시정신은 시인보다 위대하다고 말할 것이다. 시인들은 돈도 밥도 안 되는 시를 쓰면서도, 시에 운명을 걸고 시에 순정을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천양희) “(정말로 좋은 시란) 글의 형식은 단호하게 짧아야 하며 시에 동원된 언어는 쉽고 평이하면서도 아름다워야 하고 시의 주제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것이어야 한다. 좋은 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나 온 사람들처럼 만들어 준다.”(나태주) 70대 중견시인들의 시론이 담긴 산문집이 최근 나란히 출간됐다. ‘직소포에 들다’ ‘마음의 수수밭’을 쓴 천양희 시인(73)이 ‘작가수업 천양희-첫 물음’(다산책방), ‘풀꽃’의 나태주 시인(70)이 ‘꿈꾸는 시인’(푸른길)을 선보였다. 등단 50년 동안 한결같이 시를 써온 천 시인은 시를 ‘내 팔자’ ‘생업’(生業) ‘시업’(詩業)이라 부른다. 그러면서 “시업과 사업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은 시집이 너무 많고 시인도 너무 많아 가끔 ‘시멀미’가 날 때가 있다”고 일갈한다. 시집 35권을 낸 나 시인은 소설가나 수필가 등과 달리 ‘집 가(家)’가 아닌 ‘사람 인(人)’으로 시인의 자격을 설명한다. “시인은 끝까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인간의 본분과 인간의 냄새를 잃어서는 안 된다… 마음이 부드럽고 촉촉하며 세상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어야 하겠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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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누구나 와도 좋소” 오픈 플랫폼, 한국 창작열정 살린다

    올 1월 네이버 뮤지션리그 출신 혼성 듀오 니들앤젬(Needle&Gem)은 유명 인디 레이블인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네이버 뮤지션리그 출신으로 유명 레이블과 정식 계약을 맺은 첫 사례다. 니들앤젬은 같은 레이블 소속인 10cm, 옥상달빛, 요조 등 유명 홍익대 앞 뮤지션들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네이버 뮤지션리그는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알리기 쉽지 않았던 음악 창작자들이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다. 니들앤젬의 멤버 에릭 유와 레베카 정은 뮤지션리그 초창기인 지난해 8월부터 자작곡 ‘돈(Dawn)’ ‘피전스 홈(Pigeon’s Home)’ 등을 올려 인기를 모았다. 네이버는 음악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일러스트레이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 있는 창작자들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창작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콘텐츠 생태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뮤지션리그는 음악 창작자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오픈리그와 오픈리그에서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실력파 뮤지션이 모인 베스트리그로 구성된다. ‘빅베이비 드라이버’ ‘타마로즈’ ‘롱디’ 등 인디음악계의 실력파 뮤지션을 비롯해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까지 1600개 이상 팀이 6700여 곡을 등록했다. 뮤지션리그가 활발한 이유는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기 때문. 네이버는 오픈 당시부터 참가하는 음악 창작자가 이미지, 자기소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주소 등을 활용해 뮤지션 홈을 직접 꾸밀 수 있게 했다. 네이버는 만화가가 되는 문턱도 확 낮췄다. 출판 만화 시절 만화가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기성 만화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지우개질부터 시작해 10년 가까이 배워도 정식 데뷔할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네이버 웹툰도 뮤지션리그처럼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전만화 코너와 도전만화에서 승격한 작품들이 모이는 베스트 도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베스트 도전에서 인정받은 작품은 네이버 웹툰에서 정식 연재 작가로 활동할 수 있다. 웹툰 작가의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2013년엔 페이지 수익 배분(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작가들은 △웹툰 페이지 하단에 텍스트나 이미지 광고를 붙이거나 △미리보기나 완결보기 등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거나 △웹툰을 활용한 파생 상품을 노출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료 외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달 동안 약 8000만 원의 고수익을 올리는 작가도 나왔다. 또 정식 연재 작가에게 건강 검진을 제공하는 등 복리 후생 지원도 강화했다. 2013년 1월 문을 연 네이버 웹소설도 모바일 장르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정식 작가가 아니라도 작품을 올릴 수 있는 챌린지리그에서 활동 중인 아마추어 작가는 지난해 6만2000여 명에 이른다. 네이버 웹소설 연재로 ‘억대 연봉’을 받는 작가도 등장하면서 순수문학 작가도 웹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일러스트레이션 창작자를 위한 ‘그라폴리오’, 애니메이션을 위한 ‘애니시어터’ 등도 운영 중이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는 “역량 있는 창작자들이 이용자들과 손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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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민족의 멋과 흥, 본고장서 직접 즐기세요

    한국문화재재단이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의 후원으로 중요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4월 전국에서 잇달아 연다. 4월 2일 제주시 사라봉 칠머리당에서 열리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시작으로 경남 통영시 봉평동 용화사 광장에서 통영오광대(4일), 경남 사천시 선진리성 야외공연장에서 가산오광대(5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리 일원에서 기지시줄다리기(9∼12일), 전남 순천시 삼산동 벚꽃축제행사에서 송순섭 명창의 동편제 수궁가 판소리(11일)가 공개된다. 인천 화수부두에서 서해안 배연신굿(배의 진수식을 거행하면서 베푸는 굿)과 대동굿(18, 19일), 충남 당진시 면천읍성 광장에서 면천두견주(18, 19일),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쇠뿔을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판에 작업하는 화각장 보유자 이재만 씨의 공개 시연(22∼24일), 경남 창녕군 영산면 무형문화재 놀이마당에서 영산쇠머리대기와 영산줄다리기(28일∼5월 3일) 등이 이어진다. 재단은 “이번 행사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보유단체가 가진 예술적 기량과 기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자리이자 우리 민족의 멋과 흥이 담긴 놀이와 의식을 전승지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02-3011-2166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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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2033년 NASA우주선 ‘던’은 화성탐사 성공하는데…

    2033년 11월 6일 우주인 6명을 태운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선 ‘던’이 인류 최초로 유인 화성 탐사에 성공한다. 우주선에는 일본 도쿄 대지진으로 어린 아들 ‘태양’을 잃고 우주인이 된 일본인 외과의사 사노 아스토와 집권당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딸인 생물학자 릴리언 레인도 탔다. 그들이 귀환하자 공화당은 ‘던’의 업적이 미국의 긍지이자 애국적 헌신이라며 승무원 영웅 만들기에 나선다. 그런데 얼마 후 레인이 선내에서 임신 후 사노의 손에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는 추문이 나온다. 여기에 인간에게 치명적인 신종 말라리아를 미군이 만드는 데 레인이 관계됐단 의혹까지 나오면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형 스캔들로 커진다. 저자는 잘 짜인 거대한 스토리 속에 등장인물들의 내적 갈등과 철학적 고민을 촘촘하게 녹여 600쪽 분량의 장편을 술술 읽히게끔 썼다. 저자는 후기에서 소설의 주요 주제가 ‘분인(分人)’이라고 밝힌다. 사노는 말한다. “인간의 몸은 하나뿐이니 그걸 나눌 방법은 없지만, 실제로 우리 자아는 상대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어. …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바뀔 수밖에 없지. 이런 현상을 개인의 분인화(dividualize)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 각각의 내가 분인이지. 곧 개인은 분인의 집합인 셈이고.” 영웅 대접을 받는 사노는 소설 첫머리에서 정체 모를 여성에게 “정직하지 않았어요”란 비아냥거림을 듣는다. 결말부에선 주변의 만류에도 영웅적 인간이라는 미명을 버리고 중대한 실책, 부끄러운 행동을 털어놓는다. 그는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자신의 분인 중에 정직을 택했기에 다시 신뢰를 얻는다. 기계문명이 극한까지 발달한 미래를 그저 어둡게만 그리는 ‘근미래 디스토피아’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작가의 충실한 취재와 상상력으로 그려낸 미래도 흥미롭다. 방범 카메라 영상이 전부 인터넷에 연결돼 누구나 특정 얼굴을 검색하면 얼굴이 찍힌 영상을 모조리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새로운 성형기술로 얼굴을 수시로 바꾼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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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조선어 말살에도 한국 詩 수준 끌어올려”

    ‘청록파 시인’ 박목월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서거 37주기인 24일 서울 중구 문학의 집 서울 연회장에서 열렸다. 목월 선생 제자 모임인 목월문학포럼 회장 이건청 시인은 이날 개식사에서 “선생은 일제가 조선어 말살 정책을 펴고 있을 때도 우리 민족의 유구한 정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해 한국 시의 수준을 한껏 추켜올렸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1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김종길 이근배 시인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허영자 시인이 제자들의 헌정 시집 ‘적막한 식욕’을 유족에게 헌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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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솔한 詩語로 성큼 다가선 ‘가깝고도 먼 이웃’

    냉랭한 한일 관계를 녹일 한일 대표 시인의 대시집(對詩集)이 최근 양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한국의 신경림 시인(80)과 일본의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84)의 대시, 대담, 대표 시, 에세이를 묶은 ‘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위즈덤하우스·사진). 1931년 도쿄에서 태어난 다니카와 시인은 10대 후반에 등단한 뒤 1952년 첫 시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을 출판한 이래 시집을 포함해 200여 권의 책을 냈다. 두 시인은 지난해 1월부터 6개월간 번역자 요시카와 나기를 가운데 두고 전자메일로 시를 주고받았다. 지난해 4월 신 시인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침통한 심정을 담은 시를 일본으로 보냈다. “남쪽 바다에서 들려오는 비통한 소식/몇 백 명 아이들이 깊은 물 속/배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는/온 나라가 눈물과 분노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도 나는/고작 떨어져 깔린 꽃잎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다니카와 시인도 일본에서 슬픔을 나눴다. “숨 쉴 식(息) 자는 스스로 자(自) 자와 마음 심(心) 자/일본어 ‘이키(息·숨)’는 ‘이키루(生きる·살다)’와 같은 음/소리 내지 못하는 말하지 못하는 숨이 막히는 괴로움을/상상력으로조차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괴로움/시 쓸 여지도 없다” 작은 키도 엇비슷한 두 시인은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을 각각 맡아 썼다. 다니카와 시인은 들어가는 말에 “국가 간의 관계가 순조롭지 못할 때도 시인들은-그들도 그 안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또 하나의 편안한 공간에서 정치인들의 언어와 차원이 다른 시의 언어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라고 썼다. 신 시인은 나오는 말에 “우리가 서로 나라가 다르고 말이 다른 만큼 생각이나 정서가 같을 수야 없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지구 상에 같은 시대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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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조는 한국인의 맥박이오"

    《 “우리는 미국에 건너올 때 김치만 가져왔는지 시조를 전혀 알리지 못했어요. 일본인들은 미국에 하이쿠(일본 고유의 정형시)를 널리 전파해 미국 교과서에도 하이쿠가 수록됐답니다. 우리는 시조가 진부하다며 부르지 않아요. 시조는 흘러간 유행가가 아닙니다. 한국인의 맥박이에요.” 설악산 신흥사 조실(祖室·규모가 큰 사찰의 최고 어른) 오현 스님(83)의 일갈이다. 그런데 장소는 국내 사찰의 선방이 아닌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다. 》 20일(현지 시간) 이 대학 한국학센터에서 스님을 초청한 가운데 ‘설악무산 그리고 영혼의 울림’ 행사가 열렸다. 필명인 오현 스님으로 더 유명한 스님의 공식 법명은 무산이다. ‘선(禪) 시조’의 대가인 스님은 2007년 시집 ‘아득한 성자’로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어 시조 보급 운동을 펼치는 데이비드 매캔 전 하버드대 한국학 소장, 시조 번역가 하인즈 인수 펜클 뉴욕주립대 교수의 시조 강연에 이어 스님과 이 대학 동아시아어문학과 초빙교수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의 대담, 이유경 명창의 시조창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미국 계관시인이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영문학과 교수인 로버트 하스 교수를 비롯해 현지 주민과 교민, 대학생 등 180여 명이 참석했다. 오현 스님은 참선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해가 뜨면 일어나 밥 먹고, 웃을 일 있으면 웃고, 아첨할 일 있어 아첨하다 보면 하루가 후다닥 간다”며 “별거 없다. 하루 일과가 다 참선이고 따로 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시 권 교수가 “말이 어렵다. 그래서 선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오현 스님은 장난치듯 권 교수를 때리는 시늉을 하더니 “참 딱하다. 내빈들은 다 알아들었는데 교수님만 자꾸 어렵게 듣는다”라고 하자 객석에선 박장대소가 터졌다. 스님의 말이 이어졌다. “학자들이 선을 말과 글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것을 따라가면 다 죽습니다, 죽어요. 선을 이야기하면 철사로 자기를 꽁꽁 결박하는 것과 같아요. 토끼는 뿔이 없고 거북이는 털이 없는데 토끼의 뿔, 거북이의 털 이야기를 내가 이 자리에서 죽을 때까지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소.” 오현 스님은 지혜를 들려 달라는 대담자의 요청에 “입은 열지 않으면 본전이고 열면 손해”라며 여러 번 천진한 웃음을 짓고서야 입을 열었다. “인류에는 절대존자가 없어요. 부처님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다 죽었어요. 내가 없으면 세상에 극락도 지옥도, 아무 것도 없어요. 내가 절대존자임을 먼저 자각하면 모든 사람이 한 분 한 분 다 절대존자임을 알고 받들게 됩니다. 이것이 석가모니 부처의 깨달음입니다.” 한반도를 비롯해 세계평화를 위한 화두도 나왔다. 오현 스님은 “핵은 인류 재앙의 근원이니 지금 폐기하지 않으면 인류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으니 핵과 살상 무기를 만드는 막대한 돈으로 복음 사업에 사용하라”고 했다. 오현 스님은 다함께 5초간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며 고개를 숙인 뒤 죽비로 손바닥을 세 번 힘 있게 내리쳤다. 권 교수는 “스님께서 아마 이 자리를 설악산 선방으로 알고 허공이 찢어지는 죽비를 치신 것 같다”고 했다. 하스 교수는 “오현 스님은 물에 비친 달을 바라볼 순 있어도 퍼 올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퍼 올려 가지고 갈 수 있는 귀중한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학생 애슐리 김 씨(21)는 “시조를 구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스님 강연을 듣고 나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내는 게 미국의 힙합보다 낫다”고 했다.버클리(캘리포니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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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현 스님 “시조, 흘러간 유행가 아닌 한국인의 맥박”

    “우리는 미국에 건너올 때 김치만 가져왔는지 시조를 전혀 알리지 못했어요. 일본인들은 미국에 하이쿠(일본 고유의 정형시)를 널리 전파해 미국 교과서에도 하이쿠가 수록됐답니다. 우리는 시조가 진부하다며 부르지 않아요. 시조는 흘러간 유행가가 아닙니다. 한국인의 맥박이에요.” 설악산 신흥사 조실(祖室·규모가 큰 사찰의 최고 어른) 오현 스님(83)의 일갈이다. 그런데 장소는 국내 사찰의 선방이 아닌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다. 20일(현지 시간) 이 대학 한국학센터에서 스님을 초청한 가운데 ‘설악무산 그리고 영혼의 울림’ 행사가 열렸다. 필명인 오현 스님으로 더 유명한 스님의 공식 법명은 무산이다. ‘선(禪) 시조’의 대가인 스님은 2007년 시집 ‘아득한 성자’로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어 시조 보급 운동을 펼치는 데이비드 매캔 전 하버드대 한국학 소장, 시조 번역가 하인즈 인수 펜클 뉴욕주립대 교수의 시조 강연에 이어 스님과 이 대학 동아시아어문학과 초빙교수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의 대담, 이유경 명창의 시조창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미국 계관시인이자 버클리대 영문학과 교수인 로버트 하스 교수를 비롯해 현지 주민과 교민, 대학생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오현 스님은 참선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해가 뜨면 일어나 밥 먹고, 웃을 일 있으면 웃고, 아첨할 일 있어 아첨하다 보면 하루가 후다닥 간다”며 “별거 없다. 하루 일과가 다 참선이고 따로 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시 권 교수가 “말이 어렵다. 그래서 선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오현 스님은 장난치듯 권 교수를 때리는 시늉을 하더니 “참 딱하다. 내빈들은 다 알아들었는데 교수님만 자꾸 어렵게 듣는다”라고 하자 객석에선 박장대소가 터졌다. 스님의 말이 이어졌다. “학자들이 선을 말과 글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것을 따라가면 다 죽습니다, 죽어요. 선을 이야기하면 철사로 자기를 꽁꽁 결박하는 것과 같아요. 토끼는 뿔이 없고 거북이는 털이 없는데 토끼의 뿔, 거북이의 털 이야기를 내가 이 자리에서 죽을 때까지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소.” 오현 스님은 지혜를 들려 달라는 대담자의 요청에 “입은 열지 않으면 본전이고 열면 손해”라며 여러 번 천진한 웃음을 짓고서야 입을 열었다. “인류에는 절대존자가 없어요. 부처님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다 죽었어요. 내가 없으면 세상에 극락도 지옥도, 아무 것도 없어요. 내가 절대존자임을 먼저 자각하면 모든 사람들 한 분 한 분이 다 절대존자임을 알고 받들게 됩니다. 이것이 석가모니 부처의 깨달음입니다.” 한반도를 비롯해 세계평화를 위한 화두도 나왔다. 오현 스님은 “핵은 인류 재앙의 근원이니 지금 폐기하지 않으면 인류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으니 핵과 살상 무기를 만드는 막대한 돈으로 복음 사업에 사용하라”고 했다. 오현 스님은 다함께 5초간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며 고개를 숙인 뒤 죽비로 손바닥을 세 번 힘 있게 내리쳤다. 권 교수는 “스님께서 아마 이 자리를 설악산 선방으로 알고 허공이 찢어지는 죽비를 치신 것 같다”고 했다. 하스 교수는 “오현 스님은 물에 비친 달을 바라볼 순 있어도 퍼 올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퍼 올려 가지고 갈 수 있는 귀중한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학생 애슐리 김 씨(21)는 “시조를 구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스님 강연을 듣고 나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 내는 게 미국의 힙합보다 낫다”고 했다.버클리(캘리포니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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