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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됩니다. 헌법에 따른 비례와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난해 7월 취임사 중 한 구절을 그대로 읽었다. 13일자 인사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없애는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앞에서 윤 총장의 ‘헌법 정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검찰개혁론자 앞에서 ‘윤석열 취임사’ 읽은 서울중앙지검 간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위해 16일 이 지검장과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 지검장은 차장검사들에겐 모두 돌아가면서, 부장검사들은 원하는 이들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송 차장검사는 윤 총장의 취임사 중 A4용지 1쪽 분량의 내용을 인용해 읽었다. 이후 “윤 총장의 말씀을 다시 읽어봐도 새길 글이다. 이 마음을 품고 일했고 좋은 후배들 만나서 부끄러움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계속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송 차장검사의 후배 검사들도 동의를 표시했다.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은 “(직접수사) 부서들이 정말 중요하고 이 지검장님이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듣기만 했다고 한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4곳이 2곳으로, 공공수사부는 3곳에서 2곳으로 줄어든다.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진행 중인 송 차장검사 등은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검사의 전문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하며 법무부의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 지검장은 자신이 검찰국장으로 있을 때 만든 안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반론을 면전에서 접하고, 이를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으로서는 자가당착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 직접수사 축소안에 “신중한 검토 필요”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해 일부 반대 의견을 16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범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담 부서는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론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중 13곳을 없애겠다는 법무부 안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다고 한다. 윤 총장이 지난해 반부패수사부의 축소 등을 약속하는 등 개혁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속도에는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형사부, 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은 범죄 대응 수사 역량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직과 인력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2019년 우수검사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라고 당부했다. 또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다해 달라고 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는 방향의 법무부 안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가 직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고 나서야 검찰에 의견을 물은 점 등에 비춰보면 이른바 ‘1·8대학살’로 불리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직제개편이 확정될 때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호재 hoho@donga.com·김정훈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국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관련 방송 편성에 간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의원(62·무소속)의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경우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그 밖의 범죄 혐의로는 금고형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방송법이 규정한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해 유죄가 확정된 첫 사례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방송 편성에 간섭해 방송법이 정한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8년 12월 1심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 원으로 형량이 낮춰졌다. 법적인 근거 없이 방송 편성에 간섭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 의원은 선고 직후 “사법부의 최종 결정에 승복한다”면서도 “방송 편성의 독립을 침해한 혐의로는 처음 처벌받는 사례라는 것은 그만큼 법 조항이 모호하다는 것으로 국회에서 관련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대검찰청이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전문성이 필요한 수사부서는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16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검찰의 41개 직접수사 부서 중 13곳을 없애겠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안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이날 법무부에 전달했다. 대검은 의견서에서 형사부, 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범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담부서는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검의 입장은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대검은 “앞으로도 검찰은 범죄 대응 수사역량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직과 인력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에 참석한 검사들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 지검장은 13일자로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나기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검찰 직제개편안을 주도했다.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송경호 3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이 “방향은 맞지만 법무부안은 지나치게 성급하다”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4곳이 2곳으로, 공공수사부는 3곳에서 2곳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수사 담당자들은 현재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전문성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자신이 검찰국장으로 있을 때 만든 안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의견을 대검에 전달했고, 이런 의견이 반영돼 대검이 법무부에 의견서를 내게 됐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16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2019년 우수검사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라고 당부했다. 또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다해 달라고 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는 방향의 법무부 안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가 검찰 직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고 나서야 검찰에 의견을 물은 점 등에 비춰보면 이른바 ‘1·8 대학살’로 불리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처럼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훈 기자hu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대혼란’이란 표현도 부족하다.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상장회사마다 신임 사외이사를 찾아야 하는데 찾아지겠나. ‘대란’이 뻔히 보인다. 가뜩이나 안팎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정부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부가 당초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4일 4대그룹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한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법으로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라며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라는 게 정부 설명인데 6년 이상 한 기업에 사외이사로 재직하면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근거는 대체 뭔가”라고 반문했다. 법무부는 당초 입법예고 후 법제처에 개정안을 넘기는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외이사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 등 일부는 1년간 유예할 방침을 세웠다. 법무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여당과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유예 방침이 철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지난해 10월 법무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법 시행령이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임기 제한 규정에 따라 새로 뽑아야 하는 사외이사는 최소 566개사 718명이다. 이는 전체 사외이사(1432명)의 50.1%다. 재계는 사외이사 제도가 시작된 미국은 물론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기업의 사외이사 임기를 정부가 정하는 나라는 없다고 성토했다. 그간 기업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사외이사 임기까지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자율성 침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에는 사외이사의 경쟁사 겸임 금지 조항이 있는 대신 기간 규정은 없다. 따라서 장기 근무한 사외이사가 적지 않다. 미국 애플에서 20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아서 레빈슨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글로벌 가구회사 레깃앤드플랫에서 51년째 사외이사를 맡은 로버트 엔로 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사외이사를 너무 오래하면 기업과 유착관계가 생기는 등 폐단이 있을 수 있지만 거꾸로 전문성을 발휘해 회사와 주주를 위해 필요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상법 시행령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시행령 개정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배임 등으로 유죄를 받은 기업 총수의 취업 제한을 골자로 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시행령이 시행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말에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의결됐다.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권에 지금보다 훨씬 쉽게 간섭할 수 있도록 이른바 ‘5%’룰을 완화하는 자본시장시행령도 곧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달 초 시행될 예정이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정훈·김현수 기자}

성매매 알선과 상습도박, 횡령 등 8가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0)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건 지난해 5월 경찰 수사 단계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경찰이 승리에 대해 적용하지 않았던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13일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의 내용, 일부 범죄 혐의에 관한 피의자의 역할과 관여 정도 및 다툼의 여지, 수사 진행 경과, 증거 수집 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를 종합하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승리가 2013년 12월부터 약 3년 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수차례 도박을 한 혐의와 여성들의 신체 사진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 등에 대해 수사해 왔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것을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12일 다시 충돌했다. 청와대가 “위법한 압수수색이어서 협조할 수 없었다”고 하자 검찰 측은 국정농단 사건 때의 청와대 압수수색 사례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기자들에게 “검찰은 10일 상세 목록을 제시하지 않았고, 수시간이 지난 뒤 상세 목록을 제시했다. 이 목록은 법원의 판단을 받지 않은, 압수수색 영장과 무관하게 임의로 작성된 목록”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상세 목록이 법원의 판단을 받은 것이냐’고 질문했고 검찰로부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 판단과 관련 없이 임의 작성한 상세 목록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한 행위로 판단한다. 이런 위법한 수사에 저희가 협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즉각 입장을 내고 “대통령비서실에 대해 집행 착수한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혐의 사실’과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하여 발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와대 측에서 집행의 승인이나 거부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아 압수수색 영장에서 예정하는 대상 물건 중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한정하여 이를 기재한 목록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또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건 때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방법으로 청와대로부터 일부를 제출받은 사실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13일 압수수색 영장을 또 한 차례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날 부임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거부하면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자료 제출을 않겠다는 확인서를 쓰면 야권에 특검 도입 빌미를 줄 수 있고,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도 주기 싫다 보니 압수영장을 위법하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훈 hun@donga.com·한상준 기자}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 직제 개편안’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검찰 직제 개편안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꺼내드는 세 번째 견제 카드다. 추 장관은 취임 닷새 만인 8일 윤 총장의 핵심 측근인 대검찰청 참모를 전원 좌천시키는 인사를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전격 단행했고, 10일에는 대검 직속의 비직제 수사조직인 특별수사본부를 신설할 때는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으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 인사와 특별지시에 이은 추미애의 3번째 카드 검찰 직제 개편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 기구에 관한 규정’이 국무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관보에 게재돼야 효력이 발생한다. 추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 법안의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검찰 직제 개편안을 국무회의 안건에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검찰개혁 방향과 관련해 “지금 검찰개혁은 절제된, 때로는 견제받는 검찰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숙제였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해 20년 만에 결실을 봤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고비가 또 남아 있다”고 했다. 법무부가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는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 축소와 형사부 강화라는 기조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공공수사부를 절반 정도로 줄이고, 총무부와 강력부 등을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비직제 부서인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등도 폐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대통령령을 개정하는 것이니 법무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아직 대검에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와 비슷하게 법무부가 대검의 의견을 듣는 요식 행위만 거친 뒤 개정안 통과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당시 장관권한대행인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수사 부서 41곳 폐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을 보고했다. ○ “중간 간부 교체 불가피” vs “靑 향한 수사 방해” 검찰 직제 개편이 이뤄지면 지난해 8월 부임한 일선 지검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을 상대로 조기 인사를 단행할 수 있게 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20, 21일경 인사가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검사 인사 규정’은 중간 간부의 필수 보직 기간을 1년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검찰 직제 개편 등은 예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수사는 대검의 수사지휘 라인과 일선 지검의 차장, 부장검사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위 간부에 이어 중간 간부까지 바뀌면 수사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 청와대 비서관이나 여권이 연루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의 2018년 6·13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이 수사 대상이다. 조 전 장관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도 검찰 출석 요구를 거부 중인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여권 인사 테마주로 불리던 ‘신라젠’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에는 “조직 개편으로 중간 간부의 대폭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고위 간부에 이어 중간 간부를 좌천시키면 법무부의 인사 목표가 청와대를 향한 수사 방해라는 것이 명백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정훈·김지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항명(抗命)’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할지를 놓고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은 8일 검찰인사위원회 회의 시작 30분 전 “장관실에 와서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는 추 장관의 지시를 윤 총장이 어긴 게 항명이라고 본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국회에서 “윤 총장이 제 명(命)을 거역했다”며 장관정책보좌관에게 징계 관련 법령을 찾아놓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다. 그러나 인사위 개최 하루 전인 7일 밤 사정은 빼놓고 ‘항명’으로 규정하는 건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더 충실하게 ‘의견’을 내려는 총장 측 입장을 묵살한 것은 장관이라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이성윤 검찰국장은 윤 총장과 추 장관이 첫 상견례를 가진 7일 오후 대검찰청에 전화를 걸어 “대검이 먼저 인사안을 짜 오시라”고 했다. 8일 인사위가 열린다는 통보도 없었다. 이는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할 안을 만들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관례와 다른 것이다. 윤 총장은 직접 추 장관에게 전화해 “법무부 안을 보여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추 장관은 “인사안은 청와대가 가지고 있다. 나하고 이야기해 봐야 소용없다”, “김조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통화를 해라. 나는 민정수석을 잘 모른다”고도 했다고 한다. 이후 대검 핵심 간부들이 민정수석실에도 여러 번 전화했으나 연결이 잘 되지 않았고, 결국 이 국장이 전화를 걸어와 “인사안이 있다. 검찰과장이 8일 오전 들고 가겠다”고 했다는 게 7일 밤 상황이다. 그럼에도 8일 법무부는 대검에 인사안을 들고 오지 않았다. 이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세간의 시선과 부합하는 것이다. 통상 1년 단위로 바뀌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6개월 만에 하는 이유와 그 범위를 법무부가 대검 측에 먼저 설명하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총장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총장과 장관 간 충실한 인사 협의를 해오던 관례가 깨진 상황을 감안하면 8일 불출석을 이유로 윤 총장을 징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무부 검찰국이 관리하는 인사 대상자 복무 평가 자료가 대검 측과 공유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바라는 여권이 압박 카드로 감찰을 활용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지금껏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한 전례가 없는 점도 부담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징계 전 단계인 법무부의 감찰 단계에서 자진 사퇴했다. 법무부는 8일 “검찰에서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법무부로 보내달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7일 대검과 법무부 핵심 간부 간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당일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도 법무부가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정훈 기자}

“나도 내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 달라.” 윤석열 검찰총장은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첫 인사로 한직과 지방으로 좌천된 대검 참모진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이 같은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모두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참모진을 위로했다고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를 향한 수사의 정당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총장은 9일 점심도 대검 청사 인근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식당에서 좌천된 참모진, 대검 과장급 검사들과 함께했다. 식사 자리에서 대검 참모진은 서로 돌아가면서 이번 인사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 취임 이후 윤 총장은 오전에 참모진 회의를 해왔는데, 13일부터 윤 총장을 제외한 참모진은 전원 새로 바뀐다. 윤 총장과 대검 참모진은 6개월 만의 이례적인 인사에 말로 저항하기보다는 진행 중인 수사를 완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불러온 충격파는 크지만 청와대가 연루된 지방선거 개입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제기된 의혹을 명백히 규명하는 것이야말로 검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윤 총장은 신년사에서도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후배 검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의 자세를 강조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설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송 시장은 2017년 12월 장관급인 국가균형발전위 고문으로 위촉됐다. 검찰 지휘부가 침묵을 지켰지만 일선 검사들은 청와대와 추 장관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는 ‘응징’이 중요한 메시지였다”며 “정권을 향한 수사의 결말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철완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또는 집단에 대해 수사하다가 이번처럼 ‘동의하지 못한다’ ‘싫다’는 뜻이 뚜렷하게 담긴 인사가 이뤄졌을 때 검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동료들에게 물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개발도상국이나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는 (검찰 인사를) 안 한다. 50년을 뒤로 갔다”고 적었다. 그는 또 “민주화 세력이 민주주의를 망가뜨린다”고도 했다. 이번 검찰 간부 인사로 여권에 역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열심히 일하다가 좌천당하면 요즘 검사들은 이를 훈장이라 여긴다. 이보다 더한 진짜 훈장이 어디 있느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수사 도중에 지휘라인을 교체한 것은 선례가 없지만 새로 투입되는 그들도 검사다. 진실을 덮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정훈 기자}
동양대 총장 명의의 딸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이례적으로 비공개 진행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사문서 위조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에는 방청객과 취재진 없이 검찰과 변호사만 출석했다. 재판은 1시간가량 이어졌지만 법정 밖으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이 고성을 주고받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검찰은 재판 시작에 앞서 공판준비기일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 측은 “공판준비기일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결정이란 것은 이해하지만 이런 사유는 공개재판 원칙을 어겨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송 부장판사는 특별한 사유를 설명하지 않고 검찰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고 재판을 이어갔다. 8일 오후 재판부는 재판의 비공개 전환을 결정해 검찰 측에 통보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상 공판준비기일은 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재판 절차의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으면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선 기일과 달리 검사와 재판부가 고성을 주고받는 일은 없었지만 공방은 치열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공소장 변경이 불허되자 동일한 표창장 위조 건을 두고 추가 기소를 한 것에 대해 ‘이중 기소’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변호인 측은 “결국 하나의 범죄사실에 대해 두 가지 사건으로 기소한 것으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검찰 측은 “동일한 사안이라고 생각해 추가 기소했지만, 재판부가 별개라고 해 기소를 추가로 한 것인데 문제를 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8일 청구한 보석 관련 언급은 재판에서 나오지 않았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건의 기소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더 이상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록이 방대해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별도의 심문 기일을 열어 정 교수의 보석 허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김예지 yeji@donga.com·김정훈 기자}

동양대 총장 명의의 딸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이례적으로 비공개 진행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사문서 위조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에는 방청객과 취재진 없이 검찰과 변호사만 출석했다. 재판은 1시간 가량 이어졌지만 법정 밖으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이 고성을 주고받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검찰은 재판 시작에 앞서 공판준비기일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 측은 “공판준비기일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결정이란 것은 이해하지만 이런 사유는 공개재판 원칙을 어겨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송 부장판사는 특별한 사유를 설명하지 않고 검찰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고 재판을 이어갔다. 8일 오후 재판부는 재판의 비공개 전환을 결정해 검찰 측에 통보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상 공판준비기일은 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재판 절차의 진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으면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선 기일과 달리 검사와 재판부가 고성을 주고받는 일은 없었지만 공방은 치열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공소장 변경이 불허되자 동일한 표창장 위조 건을 두고 추가 기소를 한 것에 대해 ‘이중 기소’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변호인 측은 “결국 하나의 범죄사실에 대해 두 가지 사건으로 기소한 것으로 공소권 남용에 해당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검찰 측은 “동일한 사안이라고 생각해 추가 기소했지만, 재판부가 별개라고 해 기소를 추가로 한 것인데 문제를 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8일 청구한 보석 관련 언급은 재판에서 나오지 않았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건의 기소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더 이상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록이 방대해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보석 청구서에는 정 교수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조만간 별도의 심문 기일을 열어 정 교수의 보석 허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정 교수의 사문서 위조 혐의 사건의 준비기일을 이날로 마무리하고, 21일 첫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김정훈 기자hun@donga.com}

“나도 내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 테니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 달라.” 윤석열 검찰총장은 8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첫 인사로 한직과 지방으로 좌천된 대검 참모진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이 같은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모두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참모진을 위로했다고 한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청와대를 향한 수사의 정당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총장은 9일 점심도 대검청사 인근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식당에서 좌천된 참모진, 대검 과장급 검사들과 함께 했다. 식사 자리에서 대검 참모진은 서로 돌아가면서 이번 인사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총장 취임 이후 오전에 참모진 회의를 해왔는데, 13일부터 윤 총장을 제외한 참모진은 전원 새로 바뀐다. 윤 총장과 대검 참모진은 6개월 만의 이례적인 인사에 말로 저항하기보다는 진행 중인 수사를 완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 청와대 관계자들이 연루된 선거 개입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의 수사를 멈추는 것이야 말로 여권을 도와주는 것이어서 끝까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 윤 총장의 의지라는 것이다. 윤 총장은 신년사에서도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후배 검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의 자세를 강조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설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했다. 송 시장은 2017년 12월 장관급인 국가균형발전위 고문으로 위촉됐다. 검찰 지휘부가 침묵을 지켰지만 일선 검사들은 청와대와 추 장관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 부장검사는 “이번 인사는 ‘응징’이 중요한 메시지였다”며 “정권을 향한 수사의 결말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철완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또는 집단에 대해 수사하다가 이번처럼 ‘동의하지 못 한다’ ‘싫다’는 뜻이 뚜렷하게 담긴 인사가 이뤄졌을 때 검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동료들에게 물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개발도상국이나 독재국가에서도 이렇게는 (검찰 인사를) 안 한다. 50년을 뒤로 갔다”고 적었다. 그는 또 “민주화 세력이 민주주의를 망가뜨린다”고도 했다. 이번 검찰 간부 인사로 여권에 역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열심히 일하다 좌천당하면 요즘 검사들은 이를 훈장이라 여긴다. 이보다 더한 진짜 훈장이 어디 있느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수사 도중에 지휘라인을 교체한 것은 선례가 없지만 새로 투입되는 그들도 검사다. 진실을 덮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김정훈 기자hun@donga.com}
“외부 인사위원 전원이 절차 위반을 이유로 검사 임용을 부결했다.” 검찰인사위원회 관계자는 유혁 변호사(52·사법연수원 26기)를 신규 검사로 임용하는 안에 대해 외부위원 만장일치로 부결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 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검사 임용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지만 유 변호사는 이를 전혀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임용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본보가 입수한 ‘2020년도 검사 임용 지원 안내’ 공문 등에 따르면 올해 채용된 경력 검사 임용자는 지난해 약 5개월에 걸쳐 정해진 절차를 통과했다. 서류 접수(7월 중)→실무기록 평가(9월 7일)→인성검사(9월 28일)→역량평가(10월 중) 등 4개의 평가를 거친 것이다. 평가를 통과한 이들만이 지난해 12월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유 변호사의 검사 임용 면접은 8일 오전 9시 법무부에서 별도로 진행됐다. 다른 경력 검사들이 통과한 절차와 달리 별도 진행된 것이다. 특히 유 변호사 임용 면접이 열린 건 같은 날 오전 11시 검찰인사위가 열리기 2시간 전이다. 이 때문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떠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유 변호사를 검사장급인 법무부 검찰국장에 기용하기 위해 법무부가 ‘끼워 맞추기’ 식으로 급하게 면접을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인사위는 그동안 법무부 장관이 마련한 인사안에 대부분 동의했다. 그러나 법무부 이성윤 검찰국장을 제외한 인사위원 전원이 임용 절차와 기존 인사 관행을 무시한 것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검찰을 떠난 퇴직자는 임용하지 말라는 기존 검찰인사위의 의결 사항과 배치되며, 유 변호사만 특혜를 받은 인사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창재 검찰인사위원장과 대검찰청의 강남일 차장, 변호사, 교수 등이 모두 유 변호사의 임용을 반대했다. 법조계에선 “검찰 인사와 예산, 수사를 총괄하는 ‘핵심 중 핵심’ 보직인 검찰국장에 유 변호사를 앉히기 위해 정해진 검사 임용 절차를 무시한 것은 채용 비리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정해진 절차를 어기고 다른 검사 임용 지원자들과 달리 특혜를 줬기 때문에 “채용 비리로 수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 변호사는 1997년부터 검사로 일하다가 2005년 삼성전자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6년 창원지검 검사로 임용된 후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탈락하자 지난해 7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유 변호사는 청와대 관계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유호근 전 행정안전부 공직선진화추진위원장(80)이다.이호재 hoho@donga.com·김정훈 기자}
8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측근인 대검찰청 참모들이 전원 교체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향후 단행될 검찰 중간 간부와 평검사 인사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검찰 인사 규정상 평검사 인사는 다음 달 3일자로 단행된다. 통상적으로 고위 간부와 중간 간부, 평검사 순으로 검찰 인사가 나는 만큼 차장 및 부장검사인 중간 간부 인사는 설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검찰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변수는 문재인 정부 때 대통령령으로 검찰 인사 규정을 바꿔 차장과 부장검사의 필수 보직 기간을 최소 1년으로 보장한 것이다. 필수 보직 기간을 채우지 않고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검찰 직제 개편 등 예외적인 사항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법무부가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국무회의에서 검찰 직제 개편을 먼저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법안이 통과된 만큼 검찰 직제를 바꿔야 한다는 명분을 갖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체적인 개혁 방안으로 인지부서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기 때문에 윤 총장이 저항할 명분도 적다고 법무부는 보고 있다. 검찰 수사는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들이 주임검사로서 실질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난해 7월 발령 난 중간 간부가 6개월 만에 바뀌면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와 공소유지도 동력을 크게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3차장과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의 교체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과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 역시 교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권에 대한 강한 수사를 해온 이들은 스스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이 가족을 미국으로 보내고, 장모와 함께 국내에 거주해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오피스텔과 골프빌리지 무상 이용을 금융 관련 업체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부시장은 2015년 9월경 자산운용업체 A사 대표에게 연락을 해 서울에 오피스텔을 얻어줄 것을 요구했다. 자신이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장모 집에 살고 있어 서울로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유 전 부시장은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 관리관으로 파견 중이어서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했다. A사 대표는 며칠 뒤 유 전 부시장에게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오피스텔을 얻어줬고, 유 전 부시장은 1년간 오피스텔의 월세와 관리비 1300만 원을 내지 않고 무상으로 사용했다. 유 전 부시장은 같은 해 12월경부터는 투자자문사 B사 대표에게 “장모 집에 살고 있어 책을 집필하기 불편하니 골프빌리지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1년 동안 경기 용인시의 고급 골프빌리지를 13회 공짜로 이용했다. 검찰은 이용료를 회당 30만 원씩 390만 원으로 추정했다. 유 전 부시장은 2016년과 2017년 여러 번에 걸쳐 자산운용업체와 투자자문사 대표 등에게 자신의 책을 구매해 장모 집으로 보내라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은 당시 “지인들에게 내가 쓴 책을 선물하려 하니 책을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은 2011년경 신용평가업체 C사 대표에게 “미국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니 돈을 장모 계좌로 보내달라”고 요구해 200만 원을 장모 계좌로 받았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은 미국 워싱턴의 세계은행에서 파견 근무를 하고 있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이 가족을 미국으로 보내고, 장모와 함께 국내에 거주해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오피스텔과 골프빌리지 무상 이용을 금융 관련 업체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부시장은 2015년 9월경 자산운용업체 A사 대표에게 연락을 해 서울에 오피스텔을 얻어줄 것을 요구했다. 자신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장모 집에 살고 있어 서울로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유 전 부시장은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실 관리관으로 파견 근무 중이어서 정부종합청사에서 근무했다. A사 대표는 며칠 뒤 유 전 부시장에게 강남구 청담동에 오피스텔을 얻어줬고, 유 전 부시장은 1년 간 오피스텔의 월세와 관리비 1300만 원을 무상으로 사용했다. 유 전 부시장은 같은 해 12월 경부터는 투자자문사 B사 대표에게 “장모 집에 살고 있어 책을 집필하기 불편하니 골프빌리지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1년 동안 경기 용인시의 고급 골프빌지리를 13회 공짜로 이용했다. 검찰은 이용료를 회당 30만원씩 390만원으로 추정했다. 유 전 부시장은 2016년과 2017년 여러 번에 걸쳐 자산운용업체와 투자자문사 대표 등에게 자신의 책을 구매해 장모 집으로 보내라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은 당시 “지인들에게 내가 쓴 책을 선물하려 하니 책을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은 2011년경 신용평가업체 C사 대표에게 “미국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하는 데 돈이 필요하니 돈을 장모 계좌로 보내달라”고 요구해 200만 원을 장모 계좌로 받았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은 미국 워싱턴의 세계은행에 파견 근무를 하고 있었다. 앞서 검찰은 금융위원회 재직당시 금융 관련 업체로부터 2억 원 상당의 경제적 이득을 얻은 혐의(수뢰) 등으로 지난달 13일 유 전 부시장을 기소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검찰이 세월호 참사 당일 승선자의 퇴선을 유도하지 않는 등 구조 의무를 소홀히 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55·사진)과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63),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62) 등 해경 지휘부와 실무책임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같은 책임을 물어 해경 고위 지휘부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안산지청장)이 세월호 참사 책임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6일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등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청장 등은 세월호 참사 당일 선박 침몰 사실을 보고받고도 항공수색조정관(ACO)을 지정하지 않는 등 구조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CO는 헬기나 비행기 등의 항공 구조와 수색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이들은 사고 해역에 출동한 목포해양경찰서 경비정 123정 등에 세월호 승객들에 대한 퇴선 유도 조치를 지시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들 중 일부가 사고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도 이를 숨기기 위해 각종 보고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을 파악하고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도 적용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사고 해역에 출동한 해경 선박의 일지엔 퇴선 유도 조치를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지 않았는데 이후 해경이 작성한 초동조치 관련 문건엔 퇴선 명령이 있었던 것처럼 허위 기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별수사단은 해경이 세월호 참사 당일 사고 해역 바다에서 구조한 안산 단원고 학생을 헬기로 즉시 이송하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해경 ‘3009함’으로 옮겨진 이 학생이 심폐소생술을 받는 동안 ‘3009함’에 있던 헬기를 김 전 청장이 타고 떠났다. 이런 사실은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지난해 11월 공개됐었다. 김 전 청장은 “당시 해경 책임자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구조 경찰에게 사후에 책임을 물어 처벌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1월 22일 인천에 있는 해경 본청과 전남 목포시의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한 뒤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74·복역 중) 등 관련자 100여 명을 조사해 왔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사찰 등을 했다며 지난해 12월 30일 황찬현 전 감사원장과 전 국군기무사령부 관계자 등 47명을 추가로 고소·고발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법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단행할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비(非)검사 출신 법조인을 검찰국장이나 기획조정실장 등 법무부 핵심 보직에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비검사 출신의 검사장 임명 방안을 비롯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여러 검토가 이뤄졌다”며 “검찰 개혁 과제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검찰 조직을 쇄신할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주요 보직이 대폭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기존 신규 검사장급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28기 출신 검사 이외에 비검사 출신 법조인의 검사장급 직위 임용 방안을 비공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검찰청법 및 대통령령인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규정에 따르면 검사장 등은 10년 이상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직을 재직한 사람 중에서 임용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국장은 검사로 보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10년 이상 판사나 변호사로 근무한 법조인을 검찰국장에도 보임할 수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인사와 예산, 수사 등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에 그동안 비검사 출신이 임명된 전례가 없는 만큼 이런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엔 논란이 예상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검찰 인사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번 주 인사위원회를 열어 고검장급과 검사장급 승진자를 비롯한 검찰 고위 간부의 인사 기조를 확정하고, 추 장관의 제청을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하는 대로 인사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정훈 hun@donga.com·장관석·박효목 기자}

3일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 인적 쇄신을 예고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꺼내 들 수 있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핵심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비리,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등 이른바 ‘살아 있는 권력’ 사정(司正)을 진두지휘한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의 주요 간부에 대한 인사 교체 수위가 첫 번째 축이다. 나머지 한 축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법무부 탈검찰화’의 연장선으로, ‘비(非)검사’ 출신에 대한 법무부 핵심 보직 발령의 확대 여부다. 특히 검찰 인사와 예산, 수사를 총괄하는 ‘핵심 중 핵심’ 보직인 검찰국장에 비검사 출신을 앉히는 건 검찰 사상 최대 파격으로까지 여겨진다. ‘추미애 법무부’의 상징성을 위해서라도 검토될 수 있는 카드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핵심 중의 핵심’ 검찰국장에 ‘비검사 출신’ 나올까 여권 관계자는 5일 “비검사 출신 법조인을 검사장급 보직에 임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건 이번 인사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단순히 현 정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막는 데 이번 인사의 방점이 찍힌 게 아니라, 향후 검찰 인사의 ‘룰’이나 관행을 바꿔보겠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인사판을 돌려도 법무부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이 앉다 보니 결국 검찰 조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는 여권의 오랜 불신이 깔려 있다고 한다. 앞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조 전 장관이 사퇴하고 나흘 뒤인 지난해 10월 18일 법무부의 완전한 탈검찰화를 즉시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는 검사 인사로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게 본연의 임무인데도 검찰국장과 검찰과장 모두에 검사를 임명해 ‘셀프 인사’라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국장 아래 있는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 공공형사과장 등 검찰국 중간 간부도 모두 비검사로 임명하고, 외부 전문가를 발탁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라는 취지였다. 현재 법무부 주요 보직에는 검사 출신인 이성윤 검찰국장과 김후곤 기조실장 외에는 법무실장, 범죄예방정책국장, 감찰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판사나 변호사 출신이다. 특히 검찰 인사와 예산에 강력한 권한을 가진 검찰국장에 사상 최초로 비검사 출신이 임명될 경우 파장은 더 커진다. 따라서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추 장관 입장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이를 관철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다음 인사에서도 충분히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라는 의미다. 현행 법률과 규정상 검사가 아닌 경력 10년 이상의 법조인을 대검 검사급으로 신규 임명한 뒤 검사장급 주요 보직에 앉히는 방안이 가능하다.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인사가 검찰국장으로 올 수 있다”거나 “조직 장악력이 필요한 지방검찰청 검사장에 비검사 출신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검찰 “개혁 대의명분 포장해 수사 무력화” 검찰에서는 인사 시점과 내용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비검사 출신 검찰국장 임명설에 대해 “대검찰청에 검찰국을 두지 않고 법무부에 검찰국을 둔 이유는 외풍으로부터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검토할 수 있는 카드겠지만 이를 관철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검 주요 간부의 교체 폭을 놓고선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위장해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고 권력범죄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반발이 벌써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윤 총장 취임 직후 처음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 간부들이 임명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다. “여당 대표를 지내 가뜩이나 정치적 중립 논란의 소지가 있는 추 장관이 현 단계에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다면 권력범죄 수사 방해라는 오해를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인사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법조계에선 “적폐를 청산하던 검찰이 도리어 적폐로 몰려 청산을 당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장관석 jks@donga.com·김정훈·황성호 기자}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울산시청을 약 한 달 만에 다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6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집무실 등을 처음 압수수색했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 소속 검사와 수사관 10여 명은 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약 9시간 30분 동안 울산시의 미래신산업과와 관광진흥과, 교통기획과 등을 압수수색해 업무 자료를 확보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건 사업들을 관할하고 있는 이들 부서는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인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언급된 3D프린팅과 원전해체센터, 케이블카 등을 담당하던 곳이다. 울산시의 인사와 채용을 담당하는 총무과 등도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지방선거 전에 송 부시장에게 송 시장의 공약 관련 울산시 내부 문건을 건넨 공무원들이 선거 이후 ‘보은(報恩) 인사’로 혜택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에서 송 부시장에게 공약 수립에 도움이 되는 내부 문건을 건넨 울산시 공무원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내부 문건을 건넨 울산시 공무원 10여 명을 조사했으며, 조사를 받은 공무원 중 상당수가 과장이나 주무관급으로 알려져 있다. 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시장의 선거운동 사전캠프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출신으로 송 부시장이 채용 과정에서 면접 자료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몽주 울산시 정무특보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중부사업소는 정 특보를 채용할 당시 총무과의 담당자가 현재 근무하는 부서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을 통해 박스 1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한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송 시장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 울산=정재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