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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경기가 서울 도심 속에서 펼쳐진다. 서울시스키협회는 “내년 1월 5일부터 6일까지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일대에서 2018 서울 국제 크로스컨트리 대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1월에 이어 2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서울시스키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 대한스키협회와 국제스키연맹(FIS)이 후원한다. 경기는 뚝섬유원지 둘레를 따라 마련되는 길이 1.3km 코스의 특설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25일부터 이곳 경기장에 필요한 인공설(雪)을 뿌리고 있다. 국내 선수만 참여하는 국내 예선(5일)과 국제 대회(6일)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대회 다음 날인 7일에는 시민도 이곳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체험할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러시아 독일 호주 등 10개국 12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간판이자 이 대회 첫 번째 우승자였던 김마그너스의 출전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김마그너스는 1.1km 스프린트 코스를 1분53초454에 달려 1위를 차지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러시아의 국가적 도핑 스캔들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한 비탈리 뭇코 러시아 체육부총리(사진)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고 결정했다. 26일 러시아 타스통신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뭇코 부총리는 전날 열린 러시아축구협회 이사회에서 CAS 항소 의사를 밝혔다. 뭇코 부총리는 현재 러시아축구협회장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장직을 겸하고 있는 러시아 체육계의 거물이다. 그는 외신 보도 등을 통해 이번 도핑 스캔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는 “영구제명을 한 IOC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 항소를 결심했다”며 “(항소) 재판에 전념하기 위해 축구협회장직에서 6개월간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체육장관이던 2015년, 이번 도핑 스캔들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부터 줄곧 이번 사태를 “서방국의 음모”라며 부정해왔다. 뭇코 부총리의 영구제명 조치는 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 겨울올림픽 전면 출전 금지 조치가 나올 때 함께 나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끝판왕’ 오승환(35·사진)의 두 번째 메이저리그 보금자리 찾기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그의 긍정적인 자유계약(FA) 전망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팬래그스포츠는 26일 오승환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FA 가치 상위 80명의 계약 규모를 전망했다. 이 매체는 “끝판왕이 지난해 약간 주춤했다”는 평가와 함께 ‘1년, 400만 달러’의 계약 규모를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입성 2년째인 올해 오승환은 첫해(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와 비교해선 약간 주춤한 성적(1승 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거뒀다. 하지만 이 매체가 예상한 오승환의 계약 규모는 이전 세인트루이스 시절보다 높아진 금액이다. 오승환은 앞서 2016, 2017시즌에 각각 250만 달러와 275만 달러를 받았다. 이번 시즌 5승 5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한 후안 니카시오(31)가 시애틀과 2년 1700만 달러에 계약하는 등 최근 불펜 투수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메이저리그의 분위기도 오승환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오승환은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투수다. 불펜 강화가 필요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클리블랜드가 속해 있는 오하이오주를 가리켜 “오승환이 클리블랜드에 오면 ‘오 하이(Oh-io)’라는 언어유희도 할 수 있다”고 재치 있는 평가를 남겼다. 오승환은 곧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개인 훈련을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게 될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선수(OAR)’는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까. 앞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지난달 말 모스크바에서 회색 바탕에 러시아 국기를 상징하는 삼색(흰색, 파란색, 빨간색)이 확연히 드러나는 유니폼을 공개했다. 하지만 6일 러시아는 국가적 도핑 스캔들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평창 올림픽 전면 출전 금지를 당하면서 미리 공개했던 유니폼은 곧바로 폐기될 운명을 맞이했다. 최근 IOC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OAR의 유니폼 및 액세서리 규정에 따르면 개인 자격으로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자국의 국기나 문화를 상징하는 어떠한 글자나 문양도 사용할 수 없다. 색깔 사용도 두 개 이하로 제한된다. 러시아에서 쓰이는 ‘키릴 문자’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러시아의 국장(國章)인 쌍두독수리 문양 대신 오륜 마크를 부착해야 한다. 영어로 표기될 ‘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사진)’에서 러시아 글자만 도드라져도 안 된다. 다른 글자의 색깔이나 폰트 크기 등을 맞춰서 구성해야 하고, 러시아 글자는 심지어 거꾸로 표기되도록 못 박았다. 단 이 규정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동일한 디자인의 단체복을 입을 수 있는 재량권은 러시아 각 스포츠 단체에 부여했다. 이에 따라 종목별로 자국의 대표성과 규정 사이에서 어떠한 유니폼 디자인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평창 올림픽에서 태극기는 힘차게 휘날리고, 선수들은 끝까지 땀 흘릴 것이다. 국민들의 ‘하나 된 열정’이 그들을 응원한다. 각계 인사들의 일대일 응원 메시지를 전한다. 채널A에서 응원 영상을 볼 수 있다. 》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면 제가 밥 한번 쏘겠습니다.(웃음)” 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41)이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21·한국체대·사진)에게 특별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4월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임효준은 아직 낯선 이름. 하지만 빙상계에선 남자 쇼트트랙의 ‘스타 플레이어’ 계보를 이을 선수로 평가된다. 정강이, 발목, 허리 부상으로 인한 4차례 대수술을 이겨냈다. 임효준은 10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500m와 10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대구 출신인 임효준은 대구 연고의 삼성 라이온즈 간판타자 이승엽의 열렬한 팬이었다. “(임효준이) 여러 번 큰 수술을 이겨내고 ‘빙상계 괴물’로 거듭났다고 해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임효준을 위해서라도 한국 쇼트트랙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이승엽은 현역 시절 두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선 8회에 극적인 역전 홈런을 치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진을 겪던 이승엽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 경험 때문이었을까. 이승엽은 “올림픽처럼 큰 무대에 서면 문득, 한없이 외로워지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그때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세요.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코치와 동료, ‘목 터져라’ 응원하는 국민들이 보일 겁니다. 그렇게 외로움을 떨쳐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임효준은 “우상이었던 이승엽 선배님께 응원을 받으니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선배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올림픽이나 한국시리즈에서처럼 큰 무대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었던 강인함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밤잠을 설친 게 분명했다. 목소리는 갈라졌고, 피부는 푸석푸석했다. 그의 오른쪽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어제 혼자 있을 때 ‘찔끔’ 울었어요. 성질이 못돼서 그래요. 잘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되니….(웃음)” 19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만난 함이호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경기장운영부 빙상경기장 운영팀장(61)을 보고 떠올린 단어는 ‘독종’이었다. 첫인상은 서글서글한 편이지만 몇 마디를 섞으면 그가 얼마나 일에 몰입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원칙을 잘 따집니다. 저를 포함한 90여 명의 빙상운영팀은 기계를 만지는 사람들이에요. 기계는 미리 설계된 원칙에 따라서 움직여야 하죠. 그러니 ‘숨 막힌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작업이 진행되도록 팀원들에게 주문합니다.” 그의 활동 무대는 빙상 종목이 열릴 강릉 코스탈 클러스터 일대. 이곳 빙상장 대부분은 현재 얼음이 없는 맨바닥(콘크리트)이거나, 얼음이 있어도 곧 해빙 작업을 거치게 될 예정이다. 올림픽을 치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빙상장의 바닥인 콘크리트가 균일한지를 살피고, 이곳에 올림픽에 걸맞은 얼음을 다시 얼리기 위해서다. 함 팀장은 지금 ‘얼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빙상장 바닥에 깔린 냉각 배관에 영하 19도까지 떨어뜨린 냉매를 순환시켜 언제라도 물을 뿌리면 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 1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곳에 파견할 아이스메이커는 이 조건 아래 물을 뿌려 두께 4cm의 경기장(FOP)을 조성한다. “그 외 경기장의 습도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빙면으로부터 1.5m 높이의 온도, 관람석 냉난방까지 우리(빙상운영팀)가 관리하고 있어요.” 경기장의 얼음 얼리는 작업은 △당일의 기온 △관람객 수 △문의 개폐율 등 수많은 변수를 가지고 퍼즐 맞추기를 하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맞춰지는 1차 완성물인 빙면의 온도는 종목별로 차이가 난다. 역동적인 동작이 많은 피겨스케이팅은 영하 4도, 빠른 속도가 관건인 쇼트트랙은 영하 7도, 스톤의 세밀한 움직임 조절이 핵심인 컬링은 영하 5도 등이다. 여기에 습도와 관람석의 온도 등 2차 완성물도 종목별로 미세하게 달라진다. 함 팀장은 이런 이유로 올림픽 때의 난제로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한곳에서 열리는 경기장인 강릉아이스아레나를 꼽는다. 이곳에서 피겨가 끝난 뒤 쇼트트랙 경기가 시작되기까지 3시간이 주어진다. 그 사이 피겨용 얼음을 쇼트트랙용으로 바꾸고, 경기장 내부 조건도 달리해야 한다. 실제 함 팀장은 올해 2월 평창 올림픽에 대비한 테스트이벤트에서 고초를 겪었다.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던 당시 강릉의 기온은 영상 10도를 웃돌았다. 바깥의 찬 공기를 끌어들일 수 없어 빙상장 내부 온도를 떨어뜨리기가 매우 어려웠다. 여기에 피겨가 끝난 뒤 수많은 관중이 물결치듯 빠져나가고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이 악조건 속에서 함 팀장은 쇼트트랙 경기가 시작되기 딱 몇 분 전에야 IOC가 요구하는 경기장의 조건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제가 긴장하면 머리를 쥐어뜯는데 당시 3시간 동안 그러다 보니 대머리가 되는 줄 알았어요. 이후 몇 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이젠 경기장 환경을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을 두 시간으로 단축했습니다.” 2010년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명장(열관리 직종)’으로 지정된 함 팀장은 얼음 만드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강릉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1999년 강원 겨울아시아경기가 열린 강릉실내빙상장을 관리하면서부터 이 일과 인연을 맺은 지 18년째다. 지난해 8월 조직위에 들어온 뒤부터는 자신의 노하우를 국내에 전파시키겠다는 각오를 세웠다. “제가 가진 노하우를 토대로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전파할 거예요. 아직 우리 같은 기술자는 소외돼 있습니다. 그래서 잘하고 싶습니다. 최고의 빙상장을 만들 겁니다.” 강릉=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아홉수에라도 걸렸을까. 다카나시 사라(21·일본·사진)가 월드컵(개인전) 최다 우승 기록 경신까지 단 1승을 남겨둔 채 번번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다카나시는 18일 독일 힌터차르텐에서 열린 2017∼2018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여자 노멀힐 개인전에서 248.8점으로 3위에 올랐다. 1위인 마렌 룬뷔(노르웨이·269.1점)와는 20.3점 차. 다카나시는 고대하던 새로운 기록 달성을 다음 무대로 미뤄야 했다. 다카나시는 현재 이 종목 최다 우승 타이기록(53승) 보유자다. 남녀 선수 통틀어 월드컵에서 53번 정상에 오른 선수는 다카나시를 포함해 두 명뿐이다. 나머지 한 명은 남자 선수인 오스트리아의 그레고어 슐리렌차워(27). 여자 선수 중에선 아예 다카나시와 비교할 만한 선수조차 없다. 다카나시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우승 경험이 많은 세라 헨드릭슨(미국)의 기록은 13승으로 다카나시와는 격차가 크다. 그만큼 다카나시는 독보적이다. 문제는 2월 강원 평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한 번도 시상대 꼭대기에 서지 못했다는 것. 그는 올 시즌 4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3위와 4위를 두 번씩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시즌 초반 네 번의 월드컵 개인전에서 다카나시가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2011∼2012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다. 한 시즌에 금메달 10개 이상도 거뜬하게 해내던 다카나시에겐 어울리지 않는 행보다. 2015∼2016시즌엔 무려 14승을 혼자 거뒀던 그였다. 그 다음 시즌(2016∼2017년)에도 9승을 기록하며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 ‘0순위’ 후보로 손꼽히곤 했다. 그랬던 다카나시의 올 시즌 월드컵 우승은 17일 이곳에서 열린 여자 단체전 1위 말곤 없다. 다카나시는 뛰어난 기량과 함께 귀여운 외모로 평창 올림픽을 빛낼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기대와는 달리 4위의 기록으로 ‘노메달’에 그친 그는 평창에서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다카나시가 남은 월드컵에서 54승 고지를 밟는 신기원을 이루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신한은행(19시·부천체육관)▽농구 2017 농구대잔치(15시·성남시체육관)}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스키 여제’의 체면을 구긴 린지 본(33·미국)이 올 시즌 월드컵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본은 16일 프랑스 발디제르에서 열린 2017∼2018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슈퍼대회전에서 1분4초86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소피아 고자를 1초69 차로 따돌리는 압도적인 기량이었다. 이로써 본은 개인 통산 월드컵 78번째 우승 고지를 밟았다. 이는 여자 선수 최다승 기록. 남자 최다승(86승) 기록까지 8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올 시즌 직전 대회까지 본은 5번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두 번 완주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각각 12위(활강)와 24위(슈퍼대회전)에 머물렀다. 올림픽 시즌이 다가오면 매번 부상 악몽에 시달렸던 본에게 무릎 부상까지 찾아왔다. 또한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한 뒤 친정부 성향의 누리꾼에게 비난 세례까지 받고 있었다. 본은 부친인 앨런 킬도의 격려 속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본은 “이곳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던 아버지가 직접 응원을 오셔서 큰 힘이 됐다. 아버지는 항상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한다”고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인 본은 “2월 올림픽(평창)이 나에게는 가장 큰 목표다.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며 기뻐했다. 본은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회에는 부상 예방 차원에서 참여하지 않았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의 안방인 천안에서 방문경기를 치를 때면 매번 고개를 떨어뜨렸다. 2014년 3월 15일부터 8번 연속 그랬다. ‘천안 공포증’이란 말이 나올 법한 굴욕적인 지난날이었다. 그랬던 우리카드가 17일 2017∼2018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전이 열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1, 27-29, 20-25, 25-22, 15-13)로 이겼다. 3년 9개월, 날짜로 치면 1373일 만에 천안에서 따낸 승리다. 승점 2점을 보탠 우리카드는 6위에 머물렀지만 5위 한국전력을 승점 2점 차로 쫓았다. 우리카드 에이스 파다르(사진)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4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4, 5세트에서 각각 9득점과 10득점에 성공하며 해결사로 나섰다. 서브에서도 4득점을 쏘아 올린 파다르는 블로킹이 1개 모자라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각각 3점 이상)을 기록하진 못했다. 19득점을 기록한 우리카드 나경복은 마지막 세트에서 경기를 끝내는 블로킹에 성공하며 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1승 하기) 참 힘들다.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는데 고비를 자초한 부분이 있어 이를 보완하겠다”며 “천안 방문경기에서 이긴 것도 의미가 있지만 2연승을 달리며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선두 한국도로공사가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에 3-2(23-25, 22-25, 25-23, 25-17, 15-8)로 역전승해 2위 현대건설(24점)과의 승점을 7점 차로 벌렸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윤성빈(23·강원도청)과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가 벌이고 있는 ‘스켈레톤 황제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두쿠르스가 윤성빈의 월드컵 4회 연속 우승에 제동을 걸었다. 15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스켈레톤 5차 월드컵. 윤성빈은 최종 합계 1분46초18로 1위 두쿠르스보다 0.15초 뒤져 금메달을 놓쳤다. 8일 자신의 메달 텃밭 중 한 곳인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윤성빈에게 왕좌를 내어줬던 두쿠르스는 이날 인스브루크에서 9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1차 대회 우승 뒤 윤성빈에게 밀려 4경기 만에 맛본 우승이다. 폭발적인 스퍼트를 자랑하는 윤성빈의 강점은 여전했지만 두쿠르스의 노련한 주행 실력이 더 빛난 경기였다. 윤성빈은 1, 2차 스타트 기록이 각각 4초85와 4초80으로 두쿠르스(4초90, 4초85)를 0.05초씩 앞질렀다. 두쿠르스는 이 차이를 완벽한 코너링으로 극복하며 윤성빈에게 이번 시즌 두 번째 패배를 안겼다. 윤성빈이 이날 두쿠르스에게 간발의 차로 지긴 했지만 최근 그의 변함없는 경기력을 감안하면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 전망은 밝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두쿠르스와 확실하게 ‘2강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언제든 우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윤성빈은 그동안 상대적 취약지로, 두쿠르스에겐 홈트랙에 가까웠던 유럽 무대에서 두쿠르스를 2번이나 무너뜨렸다. 지난해 2월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를 제외하면 이전 시즌까지 유럽 무대에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던 윤성빈으로선 괄목상대할 성장이다. 세계랭킹 또한 윤성빈(1095점)이 1위를 지키며 두쿠르스(1046점·2위)를 앞서고 있다. 게다가 윤성빈에겐 평창이란 홈 어드밴티지가 있다. 스켈레톤은 트랙에서 얼마나 많이 타보느냐에 따라 기록이 달라진다. 두쿠르스는 올림픽 직전에 와서야 탈 수 있지만 윤성빈은 언제든 탈 수 있다. 이날 평창 올림픽을 위한 올해 ‘모의고사(월드컵 시즌)’를 탈 없이 마무리한 윤성빈은 한국으로 들어와 홈 트랙에서 훈련을 이어 나간다. 이후 내년 1월에 열리는 두 개 월드컵 대회 출전을 끝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올림픽 준비에 매진한다. 한편 이날 김지수(23·성결대)도 월드컵 개인 최고 성적인 7위를 기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55일 앞으로 다가왔다. ‘겨울 축제’의 향연이 펼쳐질 현장 평창은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평창의 오늘을 살펴본다. 피겨스케이팅의 하뉴 유즈루(23·일본), 알파인 스키의 미케일라 시프린(22)과 린지 본(33), 스노보드의 숀 화이트(31·이상 미국)…. 세계의 별들이 수놓을 경기장들의 외형은 거의 다 마무리됐다. 지난달 4일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장을 포함해 12개 경기장의 조성 공사가 끝났다. 대회 기간 선수들의 보금자리가 될 평창 올림픽 선수촌도 15일 완공됐다. 제설·제빙 등 시설 유지와 부대시설 정비 작업 정도가 남았다. 겨울올림픽 개최지로서의 위용을 갖추게 된 평창 일대는 곳곳이 한 폭의 그림이다. 설상과 썰매 종목의 주 무대가 될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 일대(평창∼정선)에선 스키점프대가 눈에 띈다.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모델인 최흥철, 김현기, 최서우 등 스키점프 3총사가 이곳에서 여섯 번째 올림픽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슬라이딩센터에선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종목의 속도 경쟁이 펼쳐진다. 이곳의 16개 커브 구간 중 특히 15번 코너에선 썰매의 최대 속도가 시속 150k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사상 첫 썰매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봅슬레이 2인승의 간판 원윤종(32)-서영우(26) 조와 최근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는 스켈레톤의 윤성빈(23) 등이 ‘찰나의 승부’를 겨룰 곳이다. 정선과 용평 알파인 경기장과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센터 등에선 현재 눈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인공 눈을 만드는 280대의 제설기와 37대의 스노캣(눈을 다지는 중장비)이 이 일대를 돌며 경기장에 하얀 옷을 입히고 있다. 스케이팅 경기장에 모여 있는 강릉 코스털 클러스터에는 국내 유일의 아이스하키 전용 구장인 강릉하키센터가 들어섰다. 팔각형의 회백색 건물은 빙판과 관람석의 최단거리가 1.6m에 불과해 생생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22일 개통을 앞둔 서울∼강릉 고속철도(KTX)도 시범 운행을 하며 마무리 점검에 한창이다. 특히 진부역(강원 평창군)과 강릉역을 잇는 대관령터널(21.7km)은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터널로 조성돼 평창을 찾을 선수단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육상 장거리(5000m, 10km)의 고교 유망주 18명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017 동아마라톤 꿈나무 장학금을 받았다.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은 매년 육상 장거리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남녀 고교 선수 20명을 선정해 이 상을 수여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의 뒤를 이을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2002년 만들어졌다. 올해는 김홍곤(단양고)과 윤은지(김천한일여고)가 상·하반기 연속 장학생으로 뽑혀 400만 원(반기당 200만 원)을 받았다. 이연택 재단 이사장은 “여러분은 육상 재능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배호원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먼저 여러분의 기록을 깨고, 그 다음 한국 신기록에 도전해라. 그러곤 세계 기록마저 뛰어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7년 동아마라톤 꿈나무 ▽남자=김홍곤 이광철(이상 단양고) 박정우 신용민(이상 배문고) 전수환(서울체고) 장성호 김세종 최유건(이상 경북체고) 박종학(경기체고) ▽여자=윤은지 이유림 박명선(이상 김천한일여고) 진혜련(서울체고) 오서인(대전체고) 김화영(양구여고) 김진주(경북체고) 김스라(경기체고) 박서연(오류고)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야구 롯데의 2018 시즌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펠릭스 듀브론트(30·미국)가 낙점됐다.롯데는 14일 “듀브론트와 계약금 10만 달러(약 1억 890만 원), 연봉 90만 달러(9억 8000만 원)에 영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계약이 마무리된다 롯데는 “188cm에 108kg의 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속 140km 후반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2010년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왼손 투수 듀브론트는 시카고 컵스와 토론토, 오클랜드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통산 118경기(85선발)에서 31승 26패를 거뒀다. 이 기간 평균 자책점은 4.89. 2012년과 2013년에는 팀(보스턴)의 주축 선발 투수로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2013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 중의 한 명이었다.다만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으로 날려 그의 기량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올해 듀브론트는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A 팀(내슈빌 사운즈) 소속으로 마이너리그에 뛰며 29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이로써 롯데는 기존 브룩스 레일리와 앤디 번즈, 새로 영입한 듀브론트로 내년 시즌을 치르게 됐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이번엔 러시아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도핑(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았다. 올림픽 ‘전면 보이콧’ 대신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결정에도 러시아를 겨냥한 IOC의 도핑 철퇴 행진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IOC는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6명을 도핑 혐의로 징계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소치 올림픽 성적을 모두 삭제하고 향후 올림픽 출전권을 영구 박탈한다는 내용. 이어 당시 올림픽에서 6위를 기록한 러시아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실격 처리 사실도 알렸다. 올림픽 출전 팀이 실격 처리된 것은 역대 올림픽을 통틀어 처음이다. 징계를 받은 선수 가운데는 4번의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러시아 여자 아이스하키팀 주장인 예카테리나 스몰렌체바가 포함됐다. 이 밖에 인나 듀바노크와 예카테리나 파시케비치, 안나 시바노바, 예카테리나 레베데바, 갈리나 스키바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들 대부분은 4월 미국에서 개최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선수로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았던 선수들이었다. 이로써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중 도핑 혐의로 징계를 받은 선수는 총 31명이 됐다. 또 러시아는 올림픽 출전이 금지된 선수가 모든 종목을 통틀어 100명을 넘긴 최초의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편 12일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개별 출전을 허용한 러시아는 15일 IOC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러시아 선수들의 명단을 제출하고, 러시아 선수들이 착용할 유니폼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논란거리인가, 가장 극적인 순간인가.’ 국가적 도핑 스캔들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러시아가 올림픽에서 경험한 ‘영광스러운 순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내놓으며 자국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국민들의 애국심 고취에 나선 모양새다. 러시아 문화부의 지원을 받고 제작돼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고잉 버티컬(Going Vertical)’의 소재는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미국 팀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옛 소련 농구 대표팀의 이야기다. 러시아 언론사들은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소개하며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 이후 위신이 깎인 자국 스포츠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소재인 소련과 미국 간 농구 결승전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논란거리로 남았던 경기다. 당시 결승전의 승자는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놓고 두 번이나 경기를 다시 치르며 미국에서 소련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올림픽에 농구가 도입된 지 36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러시아엔 기적의 순간으로, 미국에는 ‘명백한 오심 경기’로 기억되는 경기. 상황은 이랬다. 경기 막판, 미국은 반칙을 얻어내 자유투를 성공시켜 소련을 1점 차(50-49)로 앞서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단 3초. 공격권을 가져온 소련이 득점하지 못하며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미국 대표팀은 우승의 기쁨으로 환호했다. 하지만 심판은 미국이 마지막 자유투를 던질 때 소련 측이 작전타임을 불렀다며 3초를 다시 주고 경기를 하도록 했다. 소련은 이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제농구연맹 고위 관계자가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또 한 번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 3초를 다시 주었다. 결국 소련은 이 마지막 기회를 살려 기어이 51-50으로 역전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미국은 IOC에 항의의 표시로 은메달까지 반납했지만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그 결과만 놓고 보면 냉전 기류가 흐르던 1970년대 초, 러시아 스포츠에서 이만한 영광의 순간은 없었다. 영화는 이 극적인 순간과 더불어 소련 팀 선수들의 개인적인 애환과 팀 구성 과정 등을 다루고 있다. 안톤 메게르디체프 감독. 미국은 이 경기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고 아직도 그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스포츠 강국으로서 미국과 러시아의 자존심 대결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번 징계안과 관련해 “서방(미국)의 음모가 깔려 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 선수들이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에 영광의 순간을 재조명하며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화가 등장한 것이다. 최근 징계로 러시아가 11개의 메달을 박탈당해 순위가 바뀌긴 했지만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당시 미국(메달 28개)은 러시아(당시 기록 33개)에 밀려 2위(총 메달 수 기준)를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국기를 달고 참가하지 못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10개 이상을 비롯해 30개 이상 메달을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오타니 쇼헤이(23·사진)에게 따라붙는 첫 번째 수식어는 ‘야구 천재’다. 어린 나이에 시속 160km대의 강속구를 던지고, 한 시즌 20개 홈런을 칠 수 있는 그의 괴물 같은 기량만 놓고 보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의 한 언론을 통해 그가 치밀하게 짜놓은 ‘연령별 목표달성 계획표’가 공개되면서 얘기는 달라졌다. 이를 통해 타고난 재능 뒤에 그가 남몰래 흘린 피와 땀을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것을 계기로 그 계획표가 다시 화젯거리가 됐다. 11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미국 언론은 그의 연령별 계획표를 소개하며 ‘노력파 오타니’의 면모를 조명했다. 계획표에는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의 포부가 명백하게 드러났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인 18세 때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다. 영어에 통달하는 것과 마이너리그 입단이 그 이듬해의 목표. 20세엔 메이저리그로 승격하는 것과 21세엔 소속팀 선발진에 들어가 시즌 16승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22세엔 사이영상 수상을 기대했다. 이후 월드시리즈 첫 우승(26세)과 은퇴(40세), 일본에 미국 야구시스템 소개(42세)까지 그의 계획표에는 18∼42세의 해마다 설정한 목표가 담겨 있었다. 이처럼 그의 꼼꼼한 계획성과 이를 빠뜨리지 않고 실천하는 근면성은 이미 일본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진출이란 큰 포부를 안고 고교 시절부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세밀한 훈련 일정을 짜고 이를 그대로 따르는 것으로 유명했다. 니혼햄에서 뛰던 지난해 초엔 스프링캠프에서 몸무게 100kg 돌파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했던 것이 화제였다. 당시 키 193cm에 몸무게가 90kg대 초반이었던 그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밀한 식단표를 짜고 하루에 6, 7끼를 챙겨 먹으며 기어이 몸무게 100kg을 넘어섰다. 애초에 그가 계획한 것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이란 꿈을 이룬 내년 시즌에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오늘은 팀(KIA)이 아닌 프로야구를 대표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가져가며 올해 제대로 상복이 터진 프로야구 양현종(29)이 이번엔 선수들이 직접 뽑은 올해 최고의 선수가 됐다. 양현종은 11일 ‘CMS와 함께하는 2017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로 호명됐다. 양현종은 22년 만에 한국프로야구(KBO) 토종 선발 20승 고지에 오르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말한 뒤 “사진기자님들께 부탁드린다. 단체 사진 찍을 때 배구, 농구 선수들이 워낙 크니 저는 좀 (다리를) 길게 찍어줬으면 좋겠다”라며 입담도 과시했다. 이날 양현종을 비롯해 국내 5대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직접 뽑은 각 부문 올해의 선수들이 발표됐다. 각 종목에서 실력은 물론이고 함께 땀 흘리는 선수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아야만 받을 수 있는 상이라 수상자들의 기쁨은 더 컸다. 여자 프로농구에선 우리은행 박혜진(27)이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 동아스포츠대상이 시작된 이후 3회 연속 수상자가 된 것은 박혜진이 처음이다. 남자 프로농구 올해의 선수는 KGC인삼공사 센터 오세근(30)에게 돌아갔다. 2012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수상이다. 남자 프로배구 문성민(현대캐피탈·31)은 2013년, 2016년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문성민은 “항상 배구를 즐겁게 할 수 있게 지도해 주시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오늘 받은 상금은 지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포항 지진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의 리베로 김해란(33)은 여자 프로배구 수상자로 선정됐다. 프로축구에서는 전북의 이재성(25)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프로골프 남자 수상자로는 최진호(현대제철·33), 여자는 이정은(21·한국체대)이 선정됐다. 올 시즌 6관왕 이정은은 “여러 종목 선수들 앞에서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큰 상을 받은 만큼 한국 골프 성장을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골프 여제 박세리가 받았던 특별상은 올해 은퇴한 국민 타자 이승엽(전 삼성)이 받았다. 이승엽은 “저는 은퇴했지만 많은 후배 선수들이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응원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9회째인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보다 상금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각 종목 ‘올해의 선수’ 수상자들에게는 개인별 1000만 원씩, 총 8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카리스마.’ 선글라스를 낀 한 남자가 눈 위에 우뚝 서 있다. 칼바람이 불어도 흔들리는 법이 없다. 그의 말 한마디에 눈을 뿌려대는 제설(製雪)기도, 성인 남성 두 명 높이의 스노캣(눈을 다지는 중장비)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동료의 동선 하나까지 신경 쓰는 그는 까칠한 설원의 야전 사령관. “워낙 까다롭게 구니 저라도 저 같은 상사 만나면 피곤할 겁니다.(웃음)” 눈 만들기(제설·製雪) 작업이 한창인 8일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만난 김강우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평창조직위) 경기장운영부 부장(59)의 모습이다. 김 부장은 38년 동안 눈 만드는 작업을 해온 제설 전문가. 그는 자신이 ‘예민한 김 부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제설 작업 중에 하나라도 어긋나면 이전에 쌓아 놓은 눈을 싹 갈아엎어야 합니다. 그러니 날카로워질 수밖에요.” 김 부장은 정선을 비롯해 용평, 보광 경기장 등 평창 겨울올림픽 설상 종목의 무대가 될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의 눈 만드는 작업을 총괄 지휘한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균일한 설질(雪質)’. 내년 1월 15일까지 그가 이곳 정선 경기장에서만 이처럼 균일하게 쌓아 올려야 할 눈높이는 150cm에 달한다. 정선 경기장에 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의 양만 80만 t이다. “1번부터 100번 선수까지 똑같은 설질로 경기를 치르게 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하루라도 느슨해졌다가는 아래층과는 다른 질의 눈이 쌓일 수 있어요.” 그가 만들고 있는 눈은 일반 스키장용과는 다르다. 일반 스키장용 눈은 보통 물과 눈의 비율이 ‘1 대 5’이지만 국제 대회용은 이 비율이 ‘1 대 1.7’까지 떨어져 사실상 얼음에 가깝다. “제설기에서 자체적으로 눈을 만들어 슬로프(경기장)에 뿌리는 게 아니에요. 물을 공중에 뿌리면 이게 땅에 떨어지는 와중에 얼음이 얼어 눈이 되는 거죠. 그러니 얼음에 가깝게 만들려면 물 뿌리는 각도를 높여야죠. 그런데 각도가 너무 높으면 완전히 얼음이 될 테고, 너무 낮으면 얼음 비율이 낮아지고…. 그래서 어려운 겁니다.” 매일 오전 5시에 하루를 시작해 각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전날 밤 작업 현황과 당일 기후를 살핀다. 그날의 풍속과 풍향, 기온에 따라 제설기의 각도와 위치 등을 결정하고 현장에서 직원들을 지휘하다 보면 눈코 뜰 새가 없다. 경기장이 많다 보니 이동거리만 하루 150km가 넘는다. 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밤사이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야간 근무조의 작업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조정해야 한다. 그런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돌발 상황은 예고 없는 정전. 전력이 끊겨 제설기와 연결된 수도관이 얼면 큰 재앙으로 이어진다. 그 수도관을 교체하는 데만 하루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지금 정선에만 120대의 제설기가 운영되고 있어요. 만약 이게 멈추고 수도관이 얼면 답이 없죠. 그래서 정전 기미가 보이면 모든 직원이 자체 발전기를 돌리고 비상근무 태세로 전환합니다.” 김 부장을 포함해 87명의 제설 담당자는 지난달 15일부터 주간팀과 야간팀으로 나눠 맞교대를 하며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1월 15까지 강행군이 계속된다. “지금은 약 40cm를 쌓았어요. 앞으로 110cm가 남았죠. 갈 길이 멀어요. 1월이 지나도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혹시 폭설이 내리면 모두 달려가 치워야 합니다. 5분 대기조처럼 지내야죠.” 제설 담당자들은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1980년 쌍용건설에 입사해 제설 전문가의 길을 걸은 김 부장은 3년 전 평창조직위에 지원하며 “최고의 설질을 제공해 한국 겨울스포츠의 저력을 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변에서 평창 올림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요.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장의 우리가 잘하면 결국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 모두는 대회가 끝난 뒤 ‘최고의 설질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땀 흘리고 있습니다.”정선=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3·강원도청)이 월드컵 3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윤성빈은 8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성빈은 1차 시기에서 56초62로 스켈레톤의 ‘황제’로 불리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보다 0.06초 앞서며 1위에 올랐다. 2차 시기가 눈이 많이 내려 취소되면서 1차 시기만으로 우승이 확정됐다. 이로써 윤성빈은 지난달 19일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2차 대회, 지난달 26일 캐다다 휘슬러에서 열린 3차 대회에 이어 월드컵 3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 월드컵 2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던 윤성빈은 계속되는 상승세로 3연속 금메달의 쾌거를 이루었다. 그동안 윤성빈은 북미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강했으나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유럽 무대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지역별 코스를 가리지 않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윤성빈이 어느 코스에서든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윤성빈의 경기 능력이 향상된 덕분이다. 0.01초 차로 승부가 갈리는 종목 특성상 찰나의 머뭇거림이나 주저함이 승패를 좌우한다. 윤성빈은 코스를 읽는 눈이 탁월해 자신의 구상대로 과감한 경기운영을 펼치고 있는 데다 자신에게 꼭 맞는 썰매를 타며 경기 도중 썰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컨트롤하고 있다. 과감함과 윤성빈의 몸에 최적화된 썰매가 하나가 되어 윤성빈의 비상을 이끌고 있다. 허벅지 둘레 63cm로 스켈레톤 선수 중에서도 굵은 편인 윤성빈은 폭발적인 스퍼트를 앞세워 스타트 기록을 향상시키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성빈은 이날 1차 시기에서 4초91의 스타트를 기록하면서 4초98을 기록한 두쿠르스에 앞섰다. 스타트에서 벌려 놓은 격차가 끝까지 이어진 것이다. 월드컵에서 49번이나 우승했던 두쿠르스는 윤성빈에 막혀 50번째 우승을 계속 놓치고 있다. 유럽 무대에 강한 두쿠르스는 이 경기장에서 55초51의 트랙레코드를 갖고 있었다. 최근 몇 년간 두쿠르스가 빈터베르크에서 8번 우승하는 동안 윤성빈은 4위를 거둔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윤성빈은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