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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골프장에 대해 ‘친환경 사업장 인증제’가 실시된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해마다 골프장을 대상으로 친환경 경영 등급을 평가해 우수 골프장에 인증서를 줄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친환경 잔디 관리, 환경시스템 등 2개 분야로 나눠 평가지표를 개발해 4월부터 8월까지 현재 운영하는 29개 골프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여 친환경 등급을 매긴다. 친환경 잔디 관리 항목은 농약 절감, 친환경 비료 사용, 미생물 제제 사용 등이다. 환경시스템 분야에서는 오수 처리, 폐기물 관리, 빗물 재이용 등을 점검한다. 잔디 관리 전문가, 지하수 관리 및 환경연구기관 관계자 등으로 평가 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이 제도가 친환경 골프장 경영을 유도해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최소화하고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도는 친환경 사업장으로 인증한 골프장을 제주도청 홈페이지 등에 올리는 등 홍보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현재 제주에서 농약을 쓰지 않는 골프장은 2009년 10월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문을 연 ㈜더원의 에코랜드골프장이 유일하다. 이 골프장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 친환경 미생물 제제로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를 관리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우근민 제주지사는 4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의 시뮬레이션 시현 결과 15만 t 크루즈선 2척의 안전한 입항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며 “민군 복합항을 둘러싼 의구심을 털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정부와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크루즈선 시뮬레이션 시현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내용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이 팀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15만 t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배를 항구나 육지에 대는 것)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 우 지사는 “앞으로 정부와 제주도가 체결하는 ‘항만 공동사용 협정서’를 통해서 선박 관제권, 시설관리권, 항만시설 유지보수 비용 부담 주체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우 지사는 “민군 복합항을 활용한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우선 강정마을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크루즈산업 진흥 특구 타당성 연구’를 시행하겠다”며 “15만 t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른 지역이나 국가와 비교할 때 상당한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국제 크루즈선사 유치, 내외국인 면세점 설치, 크루즈박람회 창설, 크루즈산업대학 설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 지사는 “강정마을 공동체가 내부 갈등과 대립으로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다”며 “법적 제재를 받은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해 특별사면 등의 대책을 마련해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중고교 졸업식 풍속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밀가루 뿌리기, 달걀 던지기, 알몸으로 바다에 빠뜨리기, 교복 훼손 등의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고 졸업식장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쌀을 기부하는 행사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주여상고는 6일 치르는 졸업식을 ‘나눔, 배려를 실천하는 졸업식’으로 정했다. 꽃다발 대신 졸업생에게 쌀을 주자는 것이다. 쌀을 받은 졸업생은 자신의 이름으로 복지시설에 기부한다. 학교 측은 졸업식장 부근 천막에 3000원, 6000원, 1만 원짜리 쌀을 마련한다. 재학생이나 학부모, 동문 선배 등이 쌀을 구입해 졸업생에게 선물하면, 졸업생이 다시 이 쌀을 기부하는 것이다. 쌀 기부 졸업식은 사재를 털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주민들을 구한 조선시대 제주 여성 거상 ‘김만덕’의 정신을 이어받는 뜻도 있다. 그 대신 졸업생에게는 재학생이 마련한 종이꽃을 선물한다. 이 학교는 또 ‘교복 물려주기’ 행사에 따라 다양한 사복을 입고 졸업식장에 참석하는 졸업생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졸업 가운을 따로 제작해 290여 명의 졸업생에게 나눠준다. 양도현 교감은 “김만덕 할머니가 살았던 지역이 학교 인근이어서 학생과 교직원들이 논의를 거쳐 기부 졸업식을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졸업식장의 공연 문화도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학교 동아리들이 형식적으로 공연했던 종전 졸업식과 달리 올해는 학부모, 교사, 학생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과 전시 행사가 펼쳐진다. 7일 졸업식을 하는 아라중은 마치 일반 축제처럼 한지공예, 뮤지컬, 난타, 피아노 독주, 기악 앙상블 등과 함께 학교 현관 로비에서 과학, 수학, 페이스페인팅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귀포고 졸업식은 축구국가대표 정성룡 선수 등 동문이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시작으로 학부모와 함께하는 댄스 배틀, 여고 댄스 팀 초청 공연 등으로 흥을 돋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0만 대의 전기자동차가 각각 50kW 배터리를 갖고 있으면 5000MW라는 어마어마한 발전소를 보유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렴할 때 충전한 배터리의 전기를 ‘블랙아웃(대정전)’ 같은 비상 시기에 한전 등에 비싸게 되팔면 전력 수급에 도움이 되고 전기자동차 소유자는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민간인이 전기자동차로 전기를 사고파는 미래상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의 대표적인 사례다.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김대환 대표는 “전기자동차 전기를 되파는 일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온다”며 “기술적인 부분을 이미 해결해 전기자동차 상용화가 이뤄지면 곧바로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포스코ICT, 대경엔지니어링 등 5개 회사가 컨소시엄으로 설립했다. 국내에서 처음 전기자동차 및 충전소 운영관제시스템을 갖췄다. 섬으로 한정된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전기자동차 운행, 충전소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음, 매연 없는 섬 3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위치한 이 회사의 ‘전기자동차 인프라 운영센터’. 충전기 현황과 이용 실태, 이상 유무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기 이용량을 자동으로 전송받고, 운전자에게 충전기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할 수 있다. 전력 수급에 비상이 생기면 조절하는 역할도 맡는다. 가장 싸게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필요하면 전기자동차 소유자에게 배터리 전기를 비싸게 파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 운영센터는 기술적인 점검을 대부분 마친 채 전기자동차의 본격적인 운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전기자동차 상용화는 눈앞으로 다가왔다. 2011년 4월 환경부에서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로 선정된 이후 전기자동차 보급, 충전기 설치 등을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다. 현재 충전기는 공공기관 168개, 렌터카업체 28개, 스마트그리드 실증용 190개 등 모두 386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소형, 중형차 등 모두 239대가 운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기자동차를 2017년까지 2만9000대, 2020년 9만4000대로 늘린 후 2030년에는 37만1000대로 확대해 제주 전역의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바꾼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기자동차는 일반자동차보다 부품이 적고 휘발유, 경유 등은 물론이고 엔진오일마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매연 발생이 제로에 가깝다. 시동을 켰는지조차 모를 만큼 소음도 적다. 전기료가 일반차량 연료비의 10%에 불과해 운행 경비도 적게 든다.○ 전기자동차 상용화, 정부지원 필요 전기자동차는 4∼5시간 충전하면 150km가량만 운전할 수 있다. 배터리가 25kg으로 무거운 것도 단점이다. 대당 가격도 4000만∼6000만 원이나 돼 부담이다. 제주도는 환경부와 협의를 벌여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는 민간인에게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전기 이용요금의 책정과 결제 등에 대해 정부가 신속히 나서서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전기자동차 운영관리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업체별로 따로 사용하고 있는 충전기를 호환이 가능하도록 정리해야 한다. 제주도 김홍두 스마트그리드과장은 “전기자동차 중심도시가 되면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자동차 성능시험을 하러 제주도로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며 “전기자동차 상용화는 ‘탄소 없는 섬 제주’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제주에서 처음으로 1호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제주도는 서귀포 주민들이 신청한 ‘월평도시골협동조합’(이사장 오경식)을 제1호 협동조합으로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협동조합은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한 청년들이 지역주민과 함께 공동체 사업을 벌여 농가소득을 증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조합원은 마을청년회장, 이주민 등 8명으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은 빈집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 사업, 올레 탐방객을 대상으로 한 휴게음식점 운영, 지역농산물 인터넷 판매, 문화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과거에는 농협, 신협, 수협 등 8개 기본법에 의해 협동조합 설립을 제한했지만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을 시행하면서 금융 및 보험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5인 이상이면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졌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민물고기인 무지개송어(사진)를 제주의 청정 지하 해수를 이용해 육상에서 양식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몸무게 150g, 몸길이 15∼20cm 크기의 어린 무지개송어 1000마리를 지하 해수를 넣은 사육수조에서 양식해 평균 500g 크기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생존율은 70% 정도다. 해양수산연구원은 경북 상주의 종묘장에서 들여온 송어를 해수에 넣기 2개월 전부터 해수 적응에 도움이 되는 먹이를 준 뒤 점차 염분농도를 높여 무지개송어를 길렀다. 지하 해수 염분농도는 33‰(퍼밀·1000분의 1)로 해안가 바다의 염분농도와 비슷하다. 5월경이면 송어가 상품가치가 있는 2kg 크기로 자랄 것으로 보인다. 무지개송어 해수 양식은 남해안 일부지역 해상 가두리에서 이뤄졌으나 여름철 수온이 20도 이상 올라가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무지개송어는 냉수성 어종으로 수온이 20도를 넘으면 먹이를 섭취하지 않은 채 폐사한다. 제주지역 지하 50m에서 끌어올린 지하 해수는 연중 수온이 17∼18도로 일정해 여름철에도 송어를 키우는 데 문제가 없다. 해양수산연구원은 무지개송어 양식에 성공하면 넙치와 경제성을 비교 분석해 새로운 양식 어종으로 키울 예정이다. 무지개송어는 kg당 8000원으로 넙치 1만1000원 선에 비해 싸면서도 7∼8개월이면 2kg까지 자라 1년 6개월이 걸리는 넙치에 비해 성장이 빠르다. 무지개송어는 연어과로 1965년 정석조 씨가 원산지인 미국 알래스카에서 처음 들여왔으며 ‘석조송어’라고도 불린다. 국내 연어과 어류 소비량은 연간 2만 t가량이지만 생산량은 5000t에 불과해 나머지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 t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와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크루즈선 시뮬레이션 시현 태스크포스(TF)’는 31일 오후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최악의 조건에서도 15만 t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방파제에 접안(배를 항구나 육지에 대는 것)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TF 이동섭 책임연구원(한국해양항만학회장)은 이날 시뮬레이션 브리핑에서 “항구 내 서측 돌제부두(해안선에 직각 또는 경사지게 돌출시켜 만든 부두)가 없다는 전제 아래 15만 t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방파제에 접안할 수 있는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풍속이 27노트(초속 13.8m)인 상태에서 남방파제(길이 690m)에 15만 t급 크루즈선 한 척이 접안하고 다른 15만 t급 크루즈선 한 척이 서방파제(길이 420m)에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접안하는 사례를 가정해 검증했다. 도선사(導船士) 4명이 참가한 가운데 주간과 야간 각 8차례 등 모두 16차례에 걸쳐 검증이 이뤄졌다. 이 도선사들은 시뮬레이션상에서 15만 t 선박을 운항한 결과 입항을 비롯해 항내에서 360도 회전하는 선회와 접안 모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임연구원은 “20여 년 동안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이번처럼 풍속, 조류를 최악의 조건으로 놓고 검증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양한 조건에서 15만 t 크루즈선이 자유롭게 입출항할 수 있는지를 가려달라는 제주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대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시뮬레이션을 했다. 공정성을 위해 정부와 제주도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 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제주도는 4일 이번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그동안 검증이 이뤄지면 사업에 협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결과를 수용하고 지역주민과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군기지 반대활동으로 사법 처리된 지역주민의 특별사면, 지역 발전을 위한 예산 배정도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해군기지 건설 추진을 주장해 온 제주해군기지 범도민추진협의회 등은 이번 결과를 반기고 있지만 반대 단체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반대 단체들은 “전문가들이 6개월 이상 걸린다는 검증을 불과 이틀 만에 해치운 것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였다는 의미여서 별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5만 t 크루즈선을 동시에 접안하기 위해서는 돌제부두가 없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원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돌제부두를 이동 가능한 가변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확정했다. 해군 관계자는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때 가변식 돌제부두를 이동시키면 돼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15년까지 9000여억 원을 들여 서귀포시 강정항에 이지스함을 포함한 함정과 15만 t급 크루즈선 2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2021년까지 강정마을을 중심으로 1조700여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판매 물량이 없어서 소비자 구매량을 제한하고 있어요.” 29일 제주시 노형동 B마트에서 먹는샘물인 삼다수 2L짜리 6개들이 2박스를 사려던 주부 김모 씨(45)는 1박스밖에 사지 못했다. 김 씨는 “남편과 아이들이 삼다수를 좋아해서 다른 물을 마시지 않는데 걱정이다”며 “제주에서 생산하는 삼다수를 제주에서조차 마음대로 사먹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다수 품귀현상은 다른 할인마트도 마찬가지다. 제주시 연동 W마트에는 2L짜리 삼다수는 동이 나서 자취를 감췄고 500mL짜리만 매장에 진열됐다. 500mL짜리 묶음도 10여 개에 불과했다. 삼다수가 사라진 곳에는 다른 회사 먹는샘물 제품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다수가 사라진 것은 제주도가 제주지역 공급물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다수 도외 무단반출이 경찰에 적발된 이후 10월부터 한 달 공급물량을 3000t으로 통제했다. 지난해 10월 수급상황을 파악한 결과 3000t가량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삼다수를 생산, 공급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최근 시장 조사를 해보니 물량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확인했다. 개발공사 측은 “제주도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제주도는 “수급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내놓아야 한다”며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다수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상품의 수요예측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40∼50%의 재고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삼다수 도외반출로 인해 제주도, 개발공사, 유통업체 사이에 불신이 생기면서 삼다수 부족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지역 한 달 공급물량을 3000t에서 3500t으로 500t 늘리기로 했지만 품귀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제주도, 개발공사, 유통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한 시장조사를 통해 제주지역 삼다수 수급을 조절해 소비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고려시대부터 임금 진상품이었던 제주 토종 한우인 ‘제주흑우’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다음 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 천연기념물 지정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시행한 천연기념물 지정 방안 연구용역에서 제주흑우가 천연기념물 지정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도가 흑우 유전자 보존과 육성을 위해 추진한 도외 반출 금지, 사육자 등록관리, 유전자원 수집과 증식 등 체계적인 관리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최근 문화재위원 등을 제주도축산진흥원에 파견해 현장조사를 했다. 제주도는 제주흑우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축산 명품으로 만들어 새로운 소득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현재 혈통등록을 마친 제주흑우는 축산진흥원 124마리를 포함해 모두 335마리다. 축산과학원이 2004년 제주흑우 고기의 지방산 성분을 분석한 결과 올레인산, 리놀산,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일반 한우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 제주대 박세필 교수 연구팀 등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흑우 씨수소, 씨암소 복제에 성공하기도 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허리 이상 쌓인 눈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이 힘들다. 한국봔트클럽 동계훈련대 대원 5명은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훈련에 한창이다. 쉼 없이 몰아치는 눈보라로 앞을 분간하기 어렵다. 해발 1800m 한라산 장구목 능선 정상에 오르는 수직 벽은 얼음덩이로 변해 미끄러지기 일쑤다. 피켈(도끼 등의 역할을 하는 등산장비)로 찍어 겨우 발 디딜 공간을 만들었다. 정상에 오른 뒤에는 설사면을 내려가는 글리사드, 빙판을 하강하다 멈추는 제동 훈련 등이 이어졌다. 이 동계훈련대원들은 24일부터 28일까지 눈 쌓인 산에서 필요한 산악 기술을 연마했다. 윤길수 대장(54)은 “한라산은 눈보라, 눈사태 등에 대비하는 훈련이 가능해 국내에서 겨울철 산악 훈련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한라산 겨울 훈련을 거쳐야 해외 원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해발 1500m의 용진각 계곡에서 장구목 능선에 이르는 구간은 겨울 훈련을 하는 산악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장구목 능선의 설사면과 변화무쌍한 기상조건 등은 히말라야와 비슷해 해외 등반을 준비하는 산악인들이 훈련 코스로 선호하고 있다. 국내 산악인들이 해외 원정을 가기 전 한 번은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세계적 산악인 박영석, 엄홍길 대장도 모두 한라산을 거쳐 갔다. 20개 팀, 230여 명이 최근 훈련을 마쳤고 다음 달 초까지 추가로 10개 팀, 120여 명이 훈련에 나선다. 산악 훈련 도중 위험에 빠진 등산객을 실제로 구조하기도 했다. 한국산악회 전남지부 회원들은 24일 오후 용진각 부근에서 일행과 함께 한라산에 오르다가 탈진과 저체온 증세로 의식을 잃은 30대 여성 등산객 1명을 긴급 구조했다. 응급조치를 하며 2km쯤 떨어진 관음사 코스 삼각봉대피소로 이송했다. 이 등산객은 응급조치 덕분에 의식을 회복해 무사히 하산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무신 거 헌거 있댄, 폭삭 늙은 할망을 고치해주게 허난 나가 더 고맙주.”(‘무슨 일 한 것 있다고, 많이 늙은 할머니를 같이해 주도록 해서 내가 더 고맙지’라는 제주 사투리) 제주시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관장 홍주일)에서 만든 ‘실버스타연극단’의 단원인 김영순 씨(86)는 연극 활동과 기부에 동참한 게 가슴 뿌듯하다. 하루하루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다 보니 남을 위해 기부를 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연극을 하면서 자신도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데 놀랐다고 했다. 실버스타연극단은 제주시 구좌읍 지역 노인 8명이 단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단원들의 나이는 76세부터 88세까지로 평균 연령이 80세에 이른다. 지난해 4월 오디션을 통해 2기 단원을 선발해 외부 연출가를 초빙한 뒤 일주일에 두 번, 2시간씩 연습했다. 고령이어서 연기 연습 과정은 고단했다. 대본을 몇 번씩 읽으며 대사를 외워도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렸다. 다양한 표정 연기도 서툴렀다. 연출진은 고민 끝에 연습 과정을 영상으로 찍은 뒤 이를 보여주며 수정해 나갔다. 연극 단원들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한 단원은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옮기는 틈틈이 대사를 외웠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간호사를 붙잡고 무대에서의 움직임을 연습한 이도 있다. 한글을 모르는 단원은 공익요원이 불러주는 대사를 통째로 외웠다. 연출팀은 단원들이 대사를 쉽게 외울 수 있도록 쉬운 어휘를 넣고 긴 문장을 줄이는 등 시나리오 고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지난해 11월 23일 2기 단원들은 연극배우 자격으로 복지관 강당 무대에 올랐다. 공연 제목은 ‘못 잊어’. 노래자랑에 참여한 자매의 슬픈 가족사를 애틋한 사랑으로 표현해냈다. 미군부대에서 가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단원이 주인공을 맡았다. 1시간의 공연이 끝나자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실버스타연극단은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노인요양원, 대학병원 등에서 6차례 무료 공연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1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는 유료 공연도 했다. 이 공연에서 얻은 수익금 45만 원을 제주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실버스타연극단의 기부는 2011년 창단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1기 연극단원 10명은 유료 공연에서 얻은 수익금 42만4000원을 기부했다. 단원들은 대부분 해녀였거나 농사를 짓다 은퇴한 지역 주민이었다. 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뒤 제주에 정착한 이도 있었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다시 사회의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연극단장을 맡고 있는 이경식 씨(80)는 “적은 금액이어서 송구하지만 콩 한 조각도 나누는 마음으로 기부를 했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부지런히 활동하는 단원들을 보면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도 자신감을 얻고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관 측은 올해 3월 오디션을 열어 3기 단원을 뽑는다. 단원들은 공연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도 계속한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항을 잇는 카페리 여객선 운항이 13년 만에 재개된다. 제주도는 향일해운㈜이 다음 달 22일부터 서귀포항과 전남 고흥군 녹동항을 잇는 쾌속 카페리 ‘탐나라호’를 운항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여객선은 3403t급으로 승객 777명과 150여 대의 승용차를 실을 수 있다. 서귀포항에서 녹동항까지 운항시간은 2시간 30분으로 하루 1회 왕복 운항한다. 출항시간은 서귀포항 오후 5시 30분, 녹동항 오전 9시 30분으로 정해졌다. 요금은 일반석 4만5000원, 우등석 4만9500원이고 제주도민과 고흥군민은 20% 할인된다. 취항을 기념해 첫 취항일 요금을 50% 할인하고 3월 3일부터 28일까지 30% 할인 이벤트를 한다. 서귀포항은 2000년 부산항을 오가던 카페리가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한 이후 여객선 운항이 끊겼다. 향일해운 서만석 제주사업본부장은 “승객은 물론이고 양 지역의 특산품을 수송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경찰 아저씨, 앞에 가는 차가 지그재그로 다니면서 중앙선을 넘나들어요. 큰 사고 날 것 같아요.”11일 오전 1시 14분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오빠(24)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던 A 씨(19)의 다급한 목소리가 112신고센터로 걸려왔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는 사이 앞서 가던 차는 길가에 세워진 차량을 들이받고 멈췄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운전자 김모 씨(26)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04%로 측정됐다.제주지방경찰청은 최근 A 씨에게 신고보상금 30만 원을 지급했다. A 씨는 “그 차량 앞에 보행자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신고했는데 보상금까지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보상금 지급은 경찰청이 마련한 ‘범죄 신고자 등 보호 및 보상에 관한 규칙’에 따른 것이다. 통상 강도·절도 등의 범죄 신고에 보상금을 지급해 왔기에 음주운전을 적발한 시민에게 보상금을 준 것은 이례적이다. 음주운전 신고는 보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돼 있진 않지만 제주경찰은 ‘경찰청장이나 지방경찰청장이 특별히 인정한 경우’라는 규정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 신고 보상금 지급은 전국에서 제주지역에서만 적용된다.제주경찰은 음주운전 신고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했다.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해치는 범죄 행위나 다를 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전배 제주지방경찰청장은 “음주운전을 뿌리 뽑으려면 경찰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고 도민 모두가 생명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이라는 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6명에게 3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커피 전문점 봉사단원들이 제주에서 돌담을 쌓는 이색 봉사활동(사진)을 펼쳤다.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카페베네 4기 청년봉사단 80여 명은 22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동백동산 주변에서 무너진 돌담을 보수하는 활동을 펼쳤다. 봉사단원들은 지역 주민과 함께 500m에 이르는 높이 1m가량의 돌담을 보수했다. 여행을 하면서 색다른 느낌으로만 봤던 돌담을 직접 쌓아올리며 제주 특유의 나눔 정신인 ‘수눌음(품앗이)’을 경험했다. 봉사단원 전도성 씨(25)는 “돌을 얼기설기 쌓아 올리면 강한 바람이 불어도 좌우로 흔들릴 뿐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며 “생소한 작업이었지만 제주의 공동체 정신을 배우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화산섬인 제주는 돌을 재료로 한 다양한 생활용품이 있고 밭 주변에 돌담을 둘렀다. 땅의 경계를 표시하면서 강풍으로부터 농작물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다. 소나 말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카페베네 김동한 과장은 “커피처럼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는 기업 이념을 지향하는 봉사활동을 매달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미군의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구축한 비행기 격납고와 고사포진지 등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진다. 제주도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알뜨르비행장 일대 일본군 군사시설을 정밀조사하기 위해 사단법인 제주역사문화진흥원에 용역을 맡긴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도는 내년까지 정밀조사를 마무리한 뒤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해 역사문화 및 평화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1935년부터 1944년까지 185만 m² 규모로 만든 군사시설이다. 현재 남아있는 비행기 격납고는 19개다. 활주로 주변에는 일본군 통신시설로 추정되는 지하벙커 등이 있다. 조사 대상은 등록문화재인 알뜨르비행장 비행기 격납고, 비행장 지하벙커, 셋알오름 동굴진지, 셋알오름 고사포진지 등이다. 셋알오름 동굴진지는 내부 구조가 바둑판형으로 전체 길이가 1220m다. 폭과 천장 높이가 2∼5m로 소형 차량 운행이 가능한 초대형 갱도진지다. 셋알오름 정상에 구축한 고사포진지는 반경 4.5m, 높이 1.5m의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원형 구조물이다. 미군의 알뜨르비행장 공습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시기에 제주를 환태평양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판단해 주민들을 동원해 섬 곳곳에 비행장, 고사포진지, 격납고, 지하벙커, 동굴진지 등 군사시설을 구축했다. 일본군은 전쟁 말기인 1945년 미군의 일본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제주에 최대 7만5000여 명의 주력 군대를 주둔시켰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최고급 횟감 어종인 자바리(일명 다금바리)와 능성어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최근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및 미래양식연구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자바리와 능성어를 판별할 수 있는 DNA 마커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DNA 마커는 게놈(유전자의 집합체) 특정 부위에서 자바리와 능성어의 염기서열이 다른 점에 착안해 유전자를 증폭할 때 서로 다른 패턴이 나타나도록 했다. 유전자 증폭만으로도 자바리와 능성어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 마커를 이용하면 3∼4시간에 판별할 수 있어 ‘짝퉁 자바리’ 유통을 줄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관광객이 제주지역 횟집에서 자바리를 주문한 뒤 의심이 되면 생물종다양성연구소로 판별을 의뢰해야 하지만 기술개발이 더 이뤄지면 신고를 받은 공무원이 횟집 현장에서 자바리와 능성어를 구별해줄 수 있다.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오대주 연구원은 “마커 개발로 상인들이 관광객들에게 비슷한 어종을 값비싼 자바리라고 속여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판별기술의 정확도를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문학사와 4년제 학사 학위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대학이 탄생했다. 제주도는 제주한라대가 2, 3년 전문대 체제를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4년제 일반대학 학사과정을 함께 운영하겠다고 신청한 ‘2+4 대학’ 전환 건을 인가했다고 20일 밝혔다. 4년제 학위과정은 마사학과와 마축자원학과 등 2개 학과로 이뤄진 마사학부다. 정원은 학과당 24명으로 28일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마사학과는 말 조련, 승마, 재활승마, 경마, 말에 편자를 대는 장제 등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중점 교육한다. 마축자원학과는 생산, 육성, 순치 등 말을 생산하는 과정을 가르친다. 한라대는 현재 2, 3년제 25개 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3년제는 물리치료과가 유일하고 예외로 4년제 간호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은 2011년 말 산업 특성화대학으로 선정됐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작은 화산체인 오름이 옹기종기 펼쳐진 제주시 구좌읍 지역은 ‘오름의 왕국’으로 불린다. 그 가운데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높은오름’(해발 405m)은 나무 계단으로 초입을 만들었다. 계단을 지나자 곧바로 해외에서 수입한 야자수 매트를 깔아놓았다. 굽이굽이 오솔길이었던 곳이 정상을 향하는 곧은 길로 바뀌었다. 매트를 깔면서 주변 식생마저 파괴했다. 수직 형태의 길이다 보니 지난해 태풍 ‘볼라벤’이 뿌리고 간 폭우로 골이 생길 정도로 파였다. 오름 탐방로가 오히려 오름에 생채기를 냈다.○ 오름 훼손 갈수록 늘어 훼손은 비단 높은오름에 그치지 않는다. 18일부터 20일까지 제주지역 주요 오름을 살펴봤다. 높은오름 인근 다랑쉬오름은 거대한 분화구와 함께 주변 풍광이 일품이다. 하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탐방로에 안전을 위해 만든 높이 1m가량의 은빛 철제 봉은 주변 식생과 어울리지 않아 눈에 거슬렸다. 더 큰 문제는 임도를 낸다는 명목으로 오름 밑 사면에 너비 3.5m, 길이 2.5km에 이르는 길을 낸 것. 10∼30m 떨어진 주변에 시멘트와 자갈로 만든 오름 순환로가 있는데도 다시 소형 자동차가 지날 만한 길을 행정기관이 파헤쳐 만든 것이다. 오름 탐방객의 단골 코스인 동거문오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부 탐방로를 고무매트 등으로 깔았지만 경사도가 심해 곳곳에서 흙이 무너져 내렸고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바람에 훼손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키 큰 나무가 없어 주변 조망이 뛰어난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은 탐방객이나 소 등이 마구 헤집고 다녀 탐방로가 어디인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았다. 제주 서부지역 오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중 분화구로 형성된 송악산은 훼손이 심각해 정상 부분을 통제하고 있으며 문도지오름은 올레코스에 포함된 이후 인파가 몰리면서 지피식물이 자라기 힘든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제주시 시가지 부근 열안지오름에는 벌목을 이유로 작은 굴착기와 트럭이 다니는 길이 오름 허리에 뚫렸다.○ 개발보다 보전 필요 오름은 지역에 따라 봉(峰), 악(岳), 산(山) 등으로 쓰인다. 제주 전역에 368개가 자리 잡고 있으며 국공유지 164개, 사유지 147개 등이다. 제주사람이 ‘나고 자라서 묻히는’ 삶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들 오름은 대부분 화산이 폭발할 때 생겨난 화산쇄설물인 ‘송이(스코리아)’로 이뤄졌다. 토양이 단단하지 않아 발길이 닿으면 닿을수록 훼손이 불가피하다. 제주지역 오름에 대한 가치는 1990년대 초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오름을 찾는 탐방객도 증가해 훼손도 눈에 띄게 늘었다. 자생식물과 약초 등의 무분별한 채취도 성행하고 있다. 훼손이 심각해지자 제주도는 오름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이용 가능한 곳과 보전이 필요한 곳을 선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2015년까지 생물상, 탐방로, 자연환경 훼손 정도 등을 전수 조사해 자료화할 방침이다. 올해 1차로 50개 오름을 조사해 개설할 수 있는 탐방로를 2개로 제한하고 분화구 안에는 길을 내지 않기로 했다. 제주도 한상기 환경자산보전 담당은 “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오름에 대해서는 출입을 제한하고 탐방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불이야.” 18일 오전 3시 40분 제주 서귀포시 남쪽 720km 해상에 닻을 내린 서귀포선적 갈치잡이 어선 3005 황금호(29t). 어둠 속에서 갑자기 다급한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선실에서 잠을 자던 중국인 선원 장룽후이(張榮輝·42) 씨가 눈을 떴을 때는 동료 선원 6명이 문을 박차고 나가는 중이었다. 속옷만 입고 나간 장 씨는 물동이를 들고 불이 난 선미로 달려갔다. 하지만 매캐한 연기가 코와 입으로 사정없이 들어왔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질식해 죽을 것 같아 근처에 있는 구명환(튜브 모양의 구명부이)을 잡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다에서 심호흡을 했지만 4m가 넘는 집채만 한 파도가 사정없이 내리쳤다. 물속으로 가라앉았다가 뜨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러면서 불길에 휩싸인 황금호와 멀어져 갔다. 동료 선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죽음의 공포가 엄습했다. 고향인 중국 산둥(山東) 성 주청(諸城) 시에 남겨진 가족이 스쳐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14, 6세), 그리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아내(41)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실낱같은 희망의 끝을 부여잡은 장 씨는 조류에 하염없이 밀려갔다. 겨울 바다의 한기가 뼛속으로 느껴졌다. 당시 수온은 18도가량. 파도 속에 잠길 때는 죽음의 공포가, 수면 위로 뜰 때는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수없이 교차했다. 물속에 잠긴 하체는 감각이 없었다. 그렇게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다. 눈꺼풀이 내려오며 죽음의 그림자가 휘감았다. 어둠 속에서 불빛이 보였다. “주워(救我), 주워.” 목이 터져라 살려달라고 고함쳤다. 하지만 어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몇 분을 소리 지르다 포기했다. 마지막 외마디를 위해 체력을 남겨둬야 했다. 그때 누군가 잡아끄는 느낌이 들었다. ‘아, 저승사자가 나를 끌고 가는가. 이제 마지막이구나.’ 몸이 흔들리며 소리가 들렸다. 의식이 돌아온 순간, 어선에 몸이 올려져 있었다. 사고 지역 인근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오전 9시경 장 씨를 발견해 배로 끌어올린 것이었다. 바닷속에서 5시간여 동안 사투를 벌인 끝에 맞은 기적적 회생이었다. 보통 사람은 21도 이하의 차가운 물에 빠졌을 때 1시간 내에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며, 몇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장 씨의 생환은 기적적인 일로 여겨진다. 19일 제주대병원으로 이송된 장 씨는 20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악몽 같았던 5시간의 기억을 복기하면서 “사고 당시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물로 뛰어들었다. 다리 통증이 심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졌다. 빨리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장 씨는 중국에서 공장노동자, 운전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 지난해 ‘코리안 드림’을 찾아 제주에 왔다. 선원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 씨는 “더는 배에서 일하기 힘들 것 같다”며 몸서리를 쳤다. 2일 서귀포항을 출항한 갈치잡이 어선 황금호는 화재 발생 3시간 40분 만인 18일 오전 7시 20분경 연기에 휩싸인 채 침몰했다. 해양경찰 소속 항공기인 챌린저호가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고 3000t급 구난함도 출동했다. 사고 현장 주변 어선 10여 척이 구조작업에 나섰고 일본, 중국의 군함도 지원했다. 당시 황금호에는 한국인 선원 7명, 중국인 선원 2명 등 9명이 타고 있었다. 어선들이 주변에서 찾은 선원 4명은 모두 숨진 상태였다. 20일에는 해군 함정이 숨진 선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나머지 3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올해 중국과 일본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단’이 제주로 몰린다. 인센티브 관광단은 우수한 실적을 거둔 직원 등에게 기업이 제공하는 여행으로 제주지역을 찾는 대표적인 단체관광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 5개 기업과 일본 6개 기업이 올해 제주로 인센티브 관광단을 보내기로 예약했다고 20일 밝혔다. 건강식품 다단계판매 국영기업인 중국 신시대건강그룹은 3월 초 1500명의 인센티브 관광단을 제주로 보낸다. 이어 베이징현대자동차 인센티브 관광단 400여 명, 일본 관혼상제그룹 세레막 관광단 500여 명이 차례로 방문한다. 6월에는 중국 다단계업체인 샤크릿그룹 관광단 600명, 9월 중국 이·미용기구 판매업체인 에드엠 관광단 700여 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농협 인센티브 관광단 1500여 명은 11월 제주를 찾는다. 이들은 3박 4일가량 제주에 머물며 성산일출봉, 천지연폭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올레길 걷기, 한라산 등산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제주도 오정훈 관광정책과장은 “100명 이하의 소규모 관광단을 포함하면 올해 중국과 일본에서 제주를 찾는 인센티브 관광단은 1만 명을 넘는다”며 “공항이나 항만에서 환영행사를 하고 만찬이나 회의를 할 때 예술단 공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올해 말 제주에 올 예정이던 중국 바오젠(寶健)그룹 인센티브 관광단 1만5000명은 회사 사정으로 방문일정을 취소했다. 바오젠그룹은 2011년 8차례에 걸쳐 1만1200여명의 관광단을 보내 한국이 유치한 단일 단체여행객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