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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콜롬비아 국경지대에서 구호물자 반입을 둘러싼 베네수엘라 정부군과 시민들의 충돌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23일 AFP 등 외신은 미국 등이 보낸 구호물자의 반입을 요구하는 반(反)정부 측 시민들과 이를 거부하는 정부가 충돌해 최소 4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구호물자 불태우며 시민에게 총구 겨눈 정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그간 “콜롬비아와 브라질에 보관하던 구호물자를 반입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반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반입은 내정 간섭”이라며 국경을 폐쇄하고 삼엄한 통제를 가했다. 이날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댄 우레냐의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국경다리에는 구호물자를 얻으려는 시민들과 야당 인사 수천 명이 몰렸다. 이들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식량 등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국경을 지키는 정부군을 지나 다리 중간 지점까지 트럭 2대를 호송했으나 그 순간 정부군이 구호물자에 불을 질렀다. 정부군은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과 고무총탄까지 발사했다. 일부는 납으로 된 총알까지 맞아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권단체 포로페날은 “사망자 중 14세 소년이 포함됐으며 사인은 총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군은 또 다른 접경도시 산안토니오델타치라에서도 구호물자를 운반하려는 시민들에게 최루탄을 쐈다. 분노한 시민들은 돌을 던지며 맞섰고 일부는 군복을 불태웠다. 브라질 북부 국경도시 파카라이마의 구호물자는 간신히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었지만 정부군 검문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정부군은 콜롬비아로 향하는 국경다리 3개를 잠정 폐쇄했다. 이날 콜롬비아 외교부는 국경에서만 총 2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 美 군사 개입 저울질 vs 마두로 “콜롬비아와 단교” 유혈 사태로 미국은 군사 개입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 트위터에 “마두로는 ‘정신 나간 폭군(sick tyrant)’이다. 인도적 구호물자를 거부하는 그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제 절박한 베네수엘라인을 위해 행동해야 할 때”라며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회복에 반대하는 자들에게 미국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25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과이도 국회의장과 만나 마두로 퇴진을 압박할 예정이다. 이날 보고타에서는 베네수엘라 사태 논의를 위해 남미 10개국 외교모임인 ‘리마그룹’ 긴급회의가 열린다. 마두로의 최대 지지 세력인 군부에서도 이탈 세력이 등장하고 있다. 이날 CNN은 정부군 가운데 최소 60명이 ‘반(反)마두로’ 진영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퇴진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 등장해 구호물자 반입을 도운 콜롬비아와의 외교 단절을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내 인내심이 고갈됐다. 콜롬비아 영토가 베네수엘라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콜롬비아 외교관들은 24시간 내에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명령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77)이 “앞으로 10~20년은 한반도에 뜨거운 (투자) 시선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본 관련 주식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며 일본 대신 한반도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았다. 로저스 회장은 2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주식을 7~8년 정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가을 모두 팔았다. 일본 관련 자산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엄청난 규모의 부채와 낮은 출산율을 꼽았다. 도발적인 발언을 잘 하기로 유명한 그는 2017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10살짜리 일본 소년이라면 AK-47 소총을 사거나 나라를 떠나겠다. 곧 재앙이 닥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일본 경제에 대해 쓴 신간에서도 “일본은 2050년 범죄 대국이 될 것”이라며 일본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반도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언급했다. 로저스는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남한과 북한은 통일 될 것이며, 한반도는 가장 뜨거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항이 있을 순 있지만 북한의 천연자원과 노동력, 남한의 자본이 결합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미군 기지가 어떻게 될지 문제고 투자 타이밍이 어렵긴 하지만 어쨌든 북한 시장은 열릴 것”이라며 “나도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베네수엘라의 ‘한 나라 두 대통령’ 내홍이 유혈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23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등이 보낸 구호물자를 반입하라고 요구하는 반정부측 시민들과 이를 거부하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충돌해 최소 4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 다쳤다. 베네수엘라 인권단체인 포로 페날은 “사망자 중에 14세 소년이 포함됐으며, 사인은 총상”이라고 주장했다.●구호물자 불태우며 시민에 총구 겨눈 정부 유혈사태는 예고된 비극이었다.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지 한달 째인 23일, 베네수엘라와 접경한 콜롬비아와 브라질에 보관하던 구호물자를 반입하겠다고 공언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국경을 폐쇄하며 삼엄하게 통제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접경지역인 베네수엘라 우레나의 프란치스코 데 파와 산탄데르 국경다리에는 구호물자를 반입하려는 시민들과 야당인사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불과 50m 거리에 식량 등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반정부 시민들은 국경을 지키는 정부군을 지나 다리 중간 지점까지 트럭을 호송했으나 그 순간 정부군이 구호물자에 불을 질렀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불길에 휩싸인 구호물자를 옮기려고 했으나 정부군이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고무총탄도 발포됐다. 납으로 된 총알을 맞은 시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2 접경도시인 산 안토니오 델 타치라에서도 구호물자를 운반하려는 시민들에게 정부군이 최루탄을 쐈고, 시민들은 군복을 태우고 돌을 던지며 맞섰다. 이날 콜롬비아 정부는 국경에서만 총 2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브라질 북부 국경도시인 파카라이마에 보관돼 있던 구호물자가 유일하게 베네수엘라 국경을 통과했지만, 이 역시 검문소를 통과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은 콜롬비아로 향하는 국경다리 3개를 잠정 폐쇄했다.●“베네수엘라 공격” 대 “정신나간 폭군” 마두로 대통령은 구호물자 반입을 ‘베네수엘라를 향한 공격’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친정부 지지자들이 참석한 집회에 참석해 구호물자 반입을 도운 콜롬비아에 외교 단절을 선언했다. 그는 “내 인내심이 고갈됐다. 우리는 콜롬비아 영토가 베네수엘라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더는 참을 수 없다”면서 콜롬비아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들에게 24시간 안에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말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마두로 대통령을 ‘정신 나간 폭군(sick tyrant)’이라고 지칭하며 “인도적 구호물자를 거부하는 마두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경고했다. 또 “이제는 절박한 베네수엘라인을 위해 행동해야 할 때”라면서 “베네수엘라의 평화로운 민주주의 회복에 반대하는 자들에게 미국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과이도 의장은 소요사태가 진정된 뒤 “오늘 사건이 내게 결단을 내리도록 만들었다. 국제사회는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과이도 의장은 25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날 보고타에서는 베네수엘라 사태 논의를 위해 남미 10개국 외교모임인 ‘리마그룹’ 긴급회의가 열린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19일(현지시간) 타계한 패션 거장 카를 라거펠트의 유산을 그의 고양이 슈페트(8·버먼 품종)가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라거펠트의 유산은 2억 달러(약 224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거펠트는 생전 “할 수만 있다면 결혼하고 싶다”고 했을 만큼 슈페트를 아꼈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거펠트는 프랑스TV와의 인터뷰에서 “슈페트는 부자 소녀”라면서 유언장에 슈페트 몫을 남겼다는 사실을 드러낸 바 있다. 또 그가 숨지기 오래 전 “슈페트는 전속 경호원, 2명의 가정부와 함께 익숙해진 방식대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 슈페트 몫의 신탁 자금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개인자산도 있다. 슈페트는 라거펠트의 애묘로 유명세를 탄 ‘셀러브리티 캣’.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7만 명이 넘는다. 독일 자동차 회사 오펠의 광고 모델을 했고, 일본 화장품 회사 슈에무라에서 슈페트의 모습을 제품에 새기기도 했다. 슈페트가 벌어들인 수익만 3억 유로(약 38억 원)라고 전해진다.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슈페트는 킹크랩과 캐비어를 특히 좋아하며, 은식기에 담긴 음식을 테이블 위에 차려줘야 먹는다고 한다. 고양이 사료 광고 제안도 들어왔지만 라거펠트가 “(사료 광고를 하기엔) 너무 세련됐다”며 허락하지 않았다. 라거펠트는 슈페트가 “침묵한다는 특별한 장점이 있는 사람 같다”고 표현했다. 슈페트는 원래 모델 밥티스트 지아비코니의 고양이였다. 라거펠트가 그가 여행하는 동안 잠깐 맡아주었다가 사랑에 빠져 돌려주지 않았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비호하는 베네수엘라 군부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라.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란 최후통첩을 날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베네수엘라 군부를 겨냥해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훔친 게 누군지, 어디에 돈을 숨겼는지 안다”며 돈줄을 죄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평화로운 정권교체 방법을 찾고 있지만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조 물자를 실은 미 공군 수송기가 이미 이틀 전 콜롬비아에 도착했지만 ‘독재자’ 마두로가 반입을 막고 있다”며 이를 거부하는 마두로 정권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의 전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주창한 ‘중남미 사회주의’ 노선이 수명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남미 사회주의는 원유 등 원자재 수출로 번 돈을 무상복지 등 각종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에 쏟아붓는 모델을 말한다. 최근 세계경제 둔화와 저유가로 ‘오일머니’가 줄면서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인은 사회주의와 독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마두로 정권은 가난 굶주림 죽음의 악몽을 끝내도록 국민을 놓아주어라. 세계 50개국이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올바른 정권을 지지한다”고 촉구했다. 과이도 의장은 연설장에 보낸 영상편지에서 “민주주의와 독재는 삶이냐 죽음이냐의 논쟁이다. 국제사회의 지지가 우리의 목숨을 살릴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마두로 측의 정권 사수 의지도 강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2, 23일 이틀간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댄 시몬 볼리바르 국제다리에서 대규모 음악회를 개최한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영국 대부호 리처드 브랜슨 버진애틀랜틱 회장이 개최할 음악회에 대응하는 일종의 ‘맞불 음악회’다. 브랜슨은 14일 “22일 콜롬비아 쿠쿠타에서 베네수엘라를 돕기 위한 콘서트를 열겠다. 이를 통해 약 1억 달러(약 1128억 원)를 모금하겠다”고 공언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상무부가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 시간) 유럽 자동차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결론을 담은 보고서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제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지난해 5월부터 관련 사안을 조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자동차와 부품 수입량을 제한하는 등 제재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전면 관세’와 첨단기술 차량 및 관련 부품 수입만 제한하는 ‘제한 관세’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서울 인덕대에서 취업준비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유럽연합(EU) 측에서 흘러나온 내용인 걸로 안다”며 “232조에 따른 자동차 수입 관세가 한국의 경우엔 제외돼야 한다고 누차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최지선 aurinko@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실질적인 약속이 없는 상태에서도 경제 제재 완화를 조언해 이런 ‘오판’이 나왔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 시간)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쓴 ‘의회가 북한에 대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방식을 강하게 비난했다. 로긴은 “미국은 끝이 보이지 않고 불투명한 군비통제 협상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던 과거 실패와 유사한 패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할 기회가 희박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먼저 북한과 경제협력을 시작해 미국의 압박이 효과가 없어지고 북한을 비핵화하는 동력이 사라질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목표를 비핵화에서 군비통제로 바꿨다면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긴은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과 로버트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의 일부 내용도 공개했다. 서한에는 “대북제재가 유엔 결의안과 미 법률에 따라 시행되는 것인데,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한국 정부가 조기에 대북제재 완화에 나서면 한국 내 은행과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크루즈 의원은 “북한은 미국과 한국을 이간질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우려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논란에 따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야가 합의한 예산지출법안에 서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계획했던 국경장벽을 건설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밝혀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 시간) 연방의회에서 예산안 표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에 서명할 것“이라면서도 ”국경에서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에 대한 위기를 중단시키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포함한 다른 행정적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은 1976년 제정된 국가비상사태법에 따라 국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예산을 일부 배정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가비상사태는 모두 58번이 선포됐다.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먼저 국방부 예산을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 미 의회는 국방부가 군 건설자금으로 210억 달러(약 23조 7000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병원이나 군인 주택 건설, 보수유지 등에 들어갈 예산으로 잡혔지만 아직 집행되지 않은 상태의 돈이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군 건설자금은 일단 사용하면 의회가 새로운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전까지 다시 받을 수 없어 군 인프라 개선에 큰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예산을 국경장벽 건설에 전용하는 것이 현행 법에 맞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국가비상사태법은 예산을 반드시 국방 분야에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4일(현지 시간) 예산안 표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법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비상사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문제는 저출산이 아니라 삶의 질입니다. 어떻게 여성들이 일하면서도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나탈리아 카넴 유엔인구기금(UNFPA) 총재(사진)는 14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한국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여성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UNFPA 서울연락사무소 개소에 맞춰 방한한 카넴 총재는 “한국뿐 아니라 저출산 문제를 겪는 국가는 모두 결혼한 뒤에 성별 역할이 뚜렷하게 불평등해진다”면서 “여성들이 긴 시간 직장에서 일하면서 가사, 육아까지 떠맡기 때문에 결혼 자체를 원치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 몇십 년 동안 수많은 업적을 이뤘고 여성 교육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다음 단계는 ‘가보지 않은 길’ 즉,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잘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의 하나는 “젊은 남성의 가사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UNFPA는 유엔 산하 기구로 저개발국의 성·생식보건, 인구계획, 인구조사 등을 지원한다. 북한도 UNFPA 인구조사 통계와 재해지역 여성 생리대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은 1974년부터 1991년까지 UNFPA의 도움을 받았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직원들이 마화텅(馬化騰) 회장으로부터 세뱃돈을 받으려고 밤샘 줄서기를 했다. 중국에는 새해를 맞이하면 기업 임원이 직원들의 복을 기원하며 빨간 봉투에 넣은 돈을 주는 풍속이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광둥성 선전 텐센트 본사 건물의 1층부터 48층까지는 물론이고 바깥에도 직원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중국 설인 춘제 연휴(4∼10일)를 마치고 출근한 직원들은 마 회장 등 임원진의 세뱃돈을 받으려고 줄곧 기다렸다. 일부는 11일 오후 8시부터 줄을 섰다. 2017년 기준 텐센트 직원은 약 4만5000명. 회사 측은 이날 줄서기에 참여한 직원 수를 밝히지 않았다. 마 회장은 빨간색 봉투에 돈을 담아 나눠줬다. 세뱃돈은 50∼200위안(약 8000∼3만3000원). 상당수는 돈 외에도 마 회장의 덕담을 직접 듣기 위해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인도 전역에 ‘돼지독감’으로 불리는 신종 인플루엔자가 급격하게 퍼져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11일(현지 시간) PTI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보건당국은 이날까지 인도 전역에 신종플루(H1N1)로 숨진 사람이 312명으로 집계 됐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만 86명이 사망한데다 확진 환자가 9367명으로 집계돼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에서 유행중인 신종플루는 원래 돼지를 매개로 전염돼 ‘돼지독감’라고 불린다. 2009년 사람 간에도 감염이 가능한 변형 신종 바이러스라는 게 밝혀져 신종플루(H1N1)라고 불리게 됐다. 주요 증상은 발열과 두통, 오한 등이다. 세계적으로 계절성 독감의 하나로 분리돼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인도는 의료환경과 위생이 열악해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 사망자 107명, 감염자 2941명으로 확인됐다. 인근 구자라트주에서는 55명이 숨지고 1431명이 감염됐다. 인도 보건당국은 각 주에 감염자 조기 발견 감시를 강화하고 인공호흡이 필요한 급성 환자를 위해 침대를 확보하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자국민들에게는 “혼잡한 장소를 피하고 비누로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일회용 티슈와 손수건으로 입을 꼭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李光耀·1923∼2015) 전 총리의 집안 싸움이 후계구도와 맞물리면서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리 전 총리의 손자 중에서 누가 ‘3대 후계자’가 될 것인지를 놓고 아버지들이 일찌감치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일 리 전 총리의 차남 리셴양(李顯陽·62)이 포장마차 거리에서 토니 탄 전 싱가포르 대통령(79)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이 촬영됐고 이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두 사람의 아침식사가 화제가 된 것은 리셴양이 친형이자 현 총리인 리셴룽(李顯龍·68)에게 맞서 탄 전 대통령과 따로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앞서 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 싱가포르를 만들고 싶다”며 총선에 앞서 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형과 수년째 대립 각을 세우는 리셴양은 “신당 창당은 좋은 일이다. (탄 전 대통령은 신당에) 어울리는 지도자”라며 지지했다. 탄 전 대통령은 1979년 정계에 입문해 국방장관, 부총리, 대통령을 지냈고 리 전 총리의 후계자로 여겨질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한 인물이다. 서민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현지 언론들은 리 전 총리의 두 아들이 자신의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벌써부터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셴룽 총리의 후계자로 아들 홍이(32)가 지목되고 있으나 리셴양의 아들인 셴우(34)도 후계 구도에 포함된다. 두 사람은 리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각각 추도사를 읽었다. 2017년 리셴양은 “(리셴룽 총리가) 아들 홍이를 후계자로 삼으려고 한다”며 비난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맞선 자리에 엄마를 보내다니….” 1991년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맞선을 보러 나온 여자는 기가 막혔다. 난데없이 양장 차림의 장년 여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남자의 엄마. 아들이 아파 대신 나왔다지만 ‘매의 눈’으로 자신을 뜯어보는 기색이 역력했다. “뭐 이런 인간이 있어.” 같은 시간 남자는 몸살로 끙끙 앓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인 데다 주선자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어머니를 보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주선자가 여자에게 “괜찮은 신랑감이니 꼭 만나라”고 했다. 두 번째 자리에 남자는 또 늦었지만 여자는 남자가 밉지 않았다. 남자도 여자에게 끌렸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데이트를 즐긴 둘은 1992년 4월 결혼했다. 첫 여성 검사장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57·사법시험 29회·법무법인 담박 변호사)과 송수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58·행시 31회·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다. 지난해 9월 각각 변호사와 교수로 변신한 부부를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서울클럽에서 만났다. ― 첫 만남이 드라마네요. “주선자가 당시 상사였던 이태창 전 법무연수원장의 사모님이었어요. 그분 잘못도 아닌데 계속 미안하다고 하셔서 다시 나갔죠. 억울해서 비싼 밥이라도 얻어먹으려고요.”(조) “진짜 첫 만남 때 고깃집에 갔어요. 얇은 지갑에 1인분만 주문하려다 주인 타박에 2인분을 시켰죠. 투덜댔더니 아내가 ‘2차로 술을 사겠다’고 해요. 며칠 후 제가 ‘술을 얻어먹었으니 다시 밥을 사겠다’고 해서 인연이 이어졌죠.”(송) 조 전 지검장은 온갖 ‘최초’ 타이틀을 독식했다. 1990년 서울중앙지검의 유일한 여검사로 공직에 입문해 첫 여성 법무부 과장·부장검사·검찰 교수·지청장·검사장 등 법조계의 ‘여성 1호’를 꿰찼고 지난해 6월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28년간의 검찰 생활을 마쳤다. 남편의 외조는 이런 경력에 큰 힘이 됐다. 송 전 차관은 신혼집을 부인의 직장 근처에 마련했고 출산 후 많이 아팠던 아내를 위해 발 벗고 육아에 나섰다. 자신의 미국 인디애나대 유학(1998∼2000년), 뉴욕문화원장 재직(2007∼2010년) 때도 사실상 홀로 외아들을 키웠다. ― 외조에 눈뜬 계기는…. “출산 후 아내 몸무게가 30kg대였어요. 보기만 해도 안쓰러웠죠. 2009년 작고한 부친께서도 아내를 아끼셨어요. 제가 법조인이 되길 바라셨는데 며느리가 대신 꿈을 이뤄 드린 거죠. 아내에게 늘 잘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송) “남편은 요리와 집안일을 다 잘해요. 냉장고 속 재료를 모아 만드는 ‘냉장고 파먹기’에 능하죠. 견과류 넣은 멸치볶음은 기가 막혀요. 이웃이 버린 화분을 가져와 꽃을 피운 적도 있고요.”(조) ― ‘잘난 배우자’와 살며 힘든 점도 있을 텐데…. “신혼 때 아내 동료들을 만났는데 자부심이 대단했어요. ‘검찰이 월급도 많고 벼슬로도 더 높다. 조 검사가 ‘급’을 낮춰 시집갔으니 잘 모시라’고 해요. 아내한테 피해가 갈까 봐 화도 못 냈어요. 술로 다 제압했죠.”(송) “남편은 두주불사(斗酒不辭)예요.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 많이 싸웠죠.”(조) “문체부 동료들도 ‘센 마누라와 사는데 집에 놀러가도 되냐. 잡혀 살지 않냐’고 했어요. 일부러 2차 때 다 집에 데려갔죠. 아내가 자주 라면을 끓였는데 당시 동료들이 자랑해요. 검사가 끓여준 라면을 먹어봤냐며….”(송) 둘은 슬하에 1남(25)을 뒀다. 미국 스탠퍼드대 기계공학 석사를 마치고 군 복무를 위해 귀국했다. ― 자녀교육 비결은 어떤 겁니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직접 시범을 보이는 편입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 피아노를 곧잘 쳤는데 좀 커서 멀리하기에 같이하자고 했죠. 그러다 제가 피아노에 더 빠졌어요. 2014년 ‘매력을 부르는 피아노’란 반주법 책도 냈죠.”(송) “퇴근 후 산책을 즐기는데 어느 날 초등학생 2명이 아파트 주민의 자전거를 훔치더라고요. 끝까지 따라가서 아이들을 잡고 그 부모도 만났죠. 검사란 말은 안 했지만 ‘아이들을 이렇게 두면 안 된다’고 거듭 타일렀습니다. 결국 자전거를 주인에게 돌려줬죠. 학교폭력과 비행청소년 문제에 적극 나섰는데 그걸 아들이 좋게 봐주더군요.”(조) 부부는 최근 시련도 겪었다. 송 전 차관은 2017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전 지검장은 지난해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았다가 일부 후배의 비판을 받았다. 둘은 입을 모아 “시련이 부부 사이를 더 단단하게 했다”고 했다. ― 왜 그런가요. “남편이 마음고생을 하던 시절 하루는 밤늦게 부엌에서 달그락 소리가 나기에 봤더니 갈비 핏물을 빼더군요. 다음 날 아침 저에게 먹여야 한다며…. 짠했어요.”(조) “제 일로 아내 마음까지 불편하게 할 수 있나요.”(송) “둘 다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듯합니다. 책이든 뭐든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 거예요.”(조) ― 젊은 세대에게 결혼에 관해 조언한다면…. “후배들에게 설사 이혼하더라도 결혼은 꼭 해 보라고 해요. 어떤 인생도 완벽하지 않아요. 가장 좋은 친구를 만날 기회를 포기하지 마세요.”(조) “육아가 쉽지는 않죠.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커 나가는 겁니다. 아들 때문에 오십 넘어 시작한 피아노가 제 인생의 큰 기쁨이 됐어요. 아이를 통해 두 번째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덜할 겁니다.”(송)하정민 dew@donga.com·최지선 기자}

“맞선 자리에 엄마를 보내다니…” 1991년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맞선을 보러 나온 여자는 기가 막혔다. 난데없이 양장 차림의 장년 여성이 등장했다. 바로 남자의 엄마. 아들이 아파 대신 나왔다지만 ‘매의 눈’으로 자신을 뜯어보는 기색이 역력했다. “뭐 이런 인간이 있어.” 씩씩대며 집으로 돌아왔다. 같은 시간 남자는 몸살로 끙끙 앓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인데다 주선자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어머니를 보냈는데 “선 자리에 선글라스를 끼고 왔다”며 어머니 반응도 시큰둥했다. ‘틀렸다’ 싶어 더 아팠다. ●시어머니와 맞선 본 며느리 뒤늦게 소식을 들은 주선자가 여자에게 “괜찮은 신랑감이니 꼭 만나라”고 부탁했다. 두 번째 자리에 남자는 또 늦었다. 그런데도 여자는 남자가 밉지 않았다. 남자도 여자에게 끌렸다.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데이트를 즐긴 둘은 1992년 4월 결혼했다. 첫 여성 검사장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57·사시 29회·법무법인 담박 변호사)과 송수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58·행시 31회·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다. 지난해 9월 각각 변호사와 교수로 변신한 부부를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서울클럽에서 만났다.―첫 만남이 드라마네요. “주선자가 당시 상사셨던 이태창 전 법무연수원장 사모님이었어요. 그 분 잘못도 아닌데 계속 미안하다고 하셔서 다시 나갔죠. 억울해서 비싼 밥이라도 얻어먹으려고요.”(조) “진짜 첫 만남 때 고기 집에 갔어요. 얇은 지갑에 1인분만 주문하려다 주인 타박에 2인분을 시켰죠. 투덜댔더니 아내가 ‘2차로 술을 사겠다’고 해요. 며칠 후 제가 ‘술을 얻어먹었으니 다시 밥을 사겠다’고 했죠. 요즘 말로 진상인가요?”(송)―왜 끌렸나요. “그 때 남편이 수원 소재 경기도청 송무계장이었요. ‘폼 나는 자리’가 아닌데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며 열심히 일하더라고요. 다른 남자도 두어 번 만났는데 남편이 순수하고 덜 계산적이었어요.”(조) “별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데 밝게 웃으며 잘 들어주더군요. 시원시원하고 거침없는 성격도 좋았죠.”(송) 애주가 송 전 차관은 연애기간 술을 끊고 한 여자에게 ‘올인’했다. 당시 조 전 지검장의 근무지 서울과 본인의 근무지 수원을 매일 총알택시로 오갔다.●외조의 왕 조 전 지검장은 온갖 ‘최초’ 타이틀을 독식했다. 1990년 서울지검의 유일한 여검사로 공직에 입문해 첫 여성 법무부 과장·부장검사·검찰 교수·지청장·검사장 등 ‘여성 1호’를 꿰찼다. 지난해 6월 서울 동부지검장을 끝으로 28년의 검찰 생활을 마쳤다. 남편의 외조는 큰 힘이 됐다. 송 전 차관은 신혼집을 일부러 부인 근무지 근처에 마련했다. 출산 후 많이 아팠던 아내를 위해 육아에도 발 벗고 나섰다. 자신의 미 인디애나대 유학(1998~2000년), 미 뉴욕문화원장 재직(2007~2010년) 때도 사실상 홀로 외아들을 키웠다. ―외조에 눈 뜬 계기는요. “출산 후 아내 몸무게가 30㎏대였어요. 보기만 해도 안쓰러웠죠.”(송) “아들을 낳았을 때 남편이 장관 비서관이었어요. 매우 바쁠 때인데 저나 아이에게 짜증 한 번 안 냈죠. 휴일에 애를 안고 출근한 적도 있고요. 남편은 요리와 집안일을 다 잘해요. 냉장고 속 재료를 모아 만드는 ‘냉장고 파먹기’에 능하죠. 견과류 넣은 멸치볶음은 기가 막혀요. 이웃이 버린 화분을 가져와 꽃을 피운 적도 있고요.”(조) “2009년 작고한 선친께서 아내를 아끼셨어요. 제가 법조인이 되길 바라셨는데 며느리가 대신 꿈을 이뤄드렸죠. 아내에게 늘 잘 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송) ―결혼이 서로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검찰 조직원의 절대다수가 남성이라 동료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남편 조언을 구했는데 제가 보는 관점과 많이 달랐어요. ‘이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구나. 저 사람은 저래서 나에게 이렇게 행동하는 구나’를 알았죠. 법무부에 근무할 때는 술과 사람을 다 좋아하는 남편 덕에 제 인맥도 넓어졌고 업무 협조도 수월했어요. 처음 검사장 승진이 좌절됐을 때가 커리어 최대 고비였는데 남편 격려로 다시 일어났고요.”(조) “둘 다 공직자지만 분야가 달라 서로 오래할 수 있었어요. 시시콜콜 다 아는 사이면 말도 많고 주변 눈치도 봐야하는데 그게 아니니 편했죠.”(송) ―‘잘난 배우자’와 살며 힘든 점은 없던가요. “신혼 때 아내 동료들을 만났는데 자부심이 대단했어요. 면전에서 ”검찰이 월급도 많고 벼슬로도 더 높다. 조 검사가 ‘급’을 낮춰 시집갔으니 잘 모시라“고 하더군요. 기분이 나쁜데 화도 못 냈어요. 아내한테 피해가 갈 까봐. 술로 다 제압했죠.”(송) “남편은 두주불사(斗酒不辭)에요.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서 많이 싸웠죠.”(조) “문화부 동료들도 ‘센 마누라와 사는데 집에 놀러가도 되냐. 꽉 잡혀 살지 않냐’고 했어 요. 일부러 2차 때 다 집에 데려갔죠. 아내가 자주 라면을 끓였는데 당시 동료들이 아직 자랑해요. 검사가 끓여준 라면을 언제 먹어보겠냐며….”(송)●최고의 교육은 ‘본보기’ 둘은 슬하에 1남(25)을 뒀다. 미 스탠퍼드대 기계공학석사를 마치고 군 복무를 위해 귀국했다. ―자녀교육 비결은요. “두 차례의 미국 생활 동안 아들과 24시간 붙어 있었어요. 야구, 농구, 배구, 권투 등 운동을 같이 하고 기타도 직접 가르쳤죠. 당시 피아노를 곧잘 쳤는데 귀국 후 멀리하기에 ”악기 하나는 다뤄야 인생이 풍요롭다. 혼자 하기 싫으면 같이 하자“며 아들을 꼬드겼죠. 그러다 제가 피아노에 더 빠졌어요. 2014년 ‘매력을 부르는 피아노’란 반주법 책도 냈죠. 요리도 마찬가지예요.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 않고 시범을 보였죠. 아들이 ‘어릴 적 아버지 어깨 너머로 본 것이 지금의 자취 밑천’이라고 해요. 아들도 요리를 곧잘 합니다.”(송) “혼자 살 때 퇴근 후 산책을 즐겼는데 어느 날 초등학생 2명이 아파트 주민 자전거를 훔치더라고요. 끝까지 따라가서 아이들을 잡고 그 부모도 만났죠. 제가 검사란 말은 안 했지만 ‘아이들을 이렇게 두면 안 된다’고 거듭 타일렀습니다. 결국 자전거를 주인에게 돌려줄 수 있었고요. 학교폭력과 비행청소년 문제에 적극 나섰는데 아들이 좋게 봐주더군요.”(조) ―다툰 적은 없나요. “미 인디애나대 유학 시절 아내가 1년 늦게 미국으로 건너왔어요. 첫 마디가 ”애가 왜 이리 살쪘어. 그간 뭐한 거야“라는데 어찌나 서운하던지…. 전업주부가 남편한테 ‘집에서 놀면서 이것도 못 하냐’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서럽다던데 그 마음을 알겠더군요.”(송) “당시 1년 간 같이 지내며 진짜 많이 싸웠어요. 그 전에는 각자 일로 바빠 사실상 ‘주말 부부’였는데 처음 24시간을 같이 보냈으니까요. 당시 남편은 제 말투를 문제 삼았는데 ‘매사 피의자 취조하듯 따진다’고 했어요.”(조) “다툼이 있을 땐 둘 다 일단 말을 삼가요. 극단적 말이 큰 상처를 주잖아요. 말을 아끼니 앙금이 크지 않고 화해도 쉽더군요. 부부생활뿐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하려고 합니다.”(송)●시련으로 돈독해진 부부애 부부는 최근 시련도 겪었다. 송 전 차관은 2017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전 지검장은 지난해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았다 일부 후배의 비판을 받았다. 검찰 일각에서는 ‘더 높은 곳도 가능했던 조 전 지검장이 조사단장 자리에 발목 잡혔다’고 보기도 한다.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사건의 성격 상 ‘독이 든 성배’였다는 뜻. 조 전 지검장은 담담했다. 또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시련이 부부 사이를 더 단단하게 했다. 배우자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했다. ―왜 그렇죠. “남편이 어려울 때 저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제가 남편을 돌봐야하는데 정 반대였죠. 하루는 밤늦게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더라고요. 뭐하나 봤더니 갈비 핏물을 빼요. 다음날 아침 꼭 저에게 먹여야 한다며…. 속이 말이 아닐 텐데 저를 위한 음식을 만들다니 마음이 짠했어요.”(조) “아내와 상관없는 제 일로 아내 마음까지 불편하게 할 수 있나요. 저도 먹고 싶었고요(웃음).”(송) “둘 다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듯 합니다. 책이든 뭐든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 거예요.”(조) ●지금이 신혼 ―새 일은 어떤가요. “검찰 시절에는 시간 제약이 많아 빨리 일을 마치는 게 중요했어요. 지금은 한 사건에 오래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고 일부러 저를 찾아오는 여성도 많고요.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죠. 지인들이 ”떼 돈 버느냐“는데 큰 회사가 아니고 소액 사건도 많아요. 지난해 6월 퇴직 후 오래 쉬려 했는데 남편이 ‘얼른 일 하라’고 재촉했어요. 왜 그랬어? 빨리 돈 벌어오라고?”(조) “제가 갑자기 강의를 맡았는데 저도 없는 집에 혼자 있으면 뭐해요. 교수처럼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변호사는 평생 할 수 있잖아요. 아내의 경험과 연륜을 썩히는 건 낭비죠.”(송) ―여가는 어떻게 보내시나요. “산책, 탁구, 와인 마시기 등 모든 일상을 같이 해요. 진짜 신혼 때는 서로 바빠 주말 아니면 얘기 나누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이게 신혼이구나 싶죠.”(송) “남편 친구들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둘이 있을 때 제가 이야기를 주도하는데 밖에서는 남편이 좌중을 휘어잡더라고요. 아들도 모르는 최신 유머도 구사하고…. 매일매일 남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해 흥미진진합니다.”(조) ―결혼을 두려워하는 젊은 세대에 조언한다면. “후배들에게 설사 이혼하더라도 결혼은 꼭 해 보라고 해요. 어떤 인생도 완벽하지 않아요. 가장 좋은 친구를 만날 기회를 포기하지 마세요. 일단 해 보고 아니면 다른 길을 찾으세요. 사회 일각에 결혼과 양육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어 안타깝습니다.”(조) “육아가 쉽지는 않죠.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커 나가는 겁니다. 제가 오십 넘어 피아노에 빠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아들 때문에 시작한 피아노가 제 인생의 큰 기쁨이 됐어요. 아이를 통해 두 번째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덜할 겁니다.”(송)하정민 기자 dew@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필리핀 남부 지역이 6일 이슬람 자치정부 수립에 대한 최종 찬반 투표를 마쳤다. 내전과 테러로 반세기 동안 ‘아시아의 화약고’라고 불리던 이 지역이 안정을 찾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래플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북라나오주 등에서 실시된 이슬람 자치정부 수립 찬반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결과 발표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최근 설문조사에서 자치정부 수립 찬성이 75% 이상으로 나왔던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자치정부 수립이 유력하다고 래플러는 전망했다.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남부 지역에 자치정부를 꾸릴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에는 250만 명이 거주한다. 유권자들은 ‘목숨 건 한 표’를 행사했다. 이번 투표는 지난달 21일 최대 이슬람 밀집 지역인 민다나오섬에서 실시된 1차 투표에 이어 나머지 지역도 자치정부에 포함될지를 묻는 2차 투표였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이 1차 투표 이후 끊임없이 테러를 일으켰다. 지난달 27일 홀로섬 가톨릭 성당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치는 등 투표 전날까지 13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투표소 테러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7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투표율은 남부 주민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16세기부터 시작된 지역의 비극에서 탈피하려는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필리핀이 가톨릭계가 주류인 스페인의 식민지로 편입되면서 전역에 퍼져 있던 이슬람계 주민들은 남부로 밀려났다. 이후 수세기 동안 이슬람계 주민들은 홀대를 당했다. 그러면서 남부 지역은 천연자원은 풍부하지만 필리핀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곳이 됐다. 테러를 무릅쓴 이번 투표는 수세기에 걸친 남부 주민들의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슬람 자치정부 수립을 ‘독이 든 성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에 ‘합법적 근거지’를 제공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CNN은 시드니 존스 분쟁정책연구소(IPAC) 소장의 말을 인용해 “아부 사야프 등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이 남부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이들이 이슬람국가(IS)와 연관돼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지역 무슬림의 6%는 “폭력적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종교적 믿음을 지킬 것”이라는 태도여서 IS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에서 전자담배가 폭발해 2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리튬 이온 배터리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 외신은 지난달 27일 미 텍사스주에서 피우던 전자담배가 폭발해 윌리엄 브라운 씨(24)가 사망했다고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시체를 부검한 타란트카운티 검시소는 “사인은 뇌경색과 탈장이며 왼쪽 경동맥에서 폭발한 전자담배 조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폭발 원인으로 배터리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브라운 씨 유가족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주 수사관들이 배터리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전자담배는 기술적 문제가 있어 유통이 중단된 제품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자담배 화재 및 폭발 사고가 잇따라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5월 플로리다주에서도 전자담배 폭발로 사망사고가 있었고 워싱턴포스트(WP)는 2015∼2017년 3년간 미국 내 전자담배 화재 및 폭발 사고가 2000건 이상 발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같은 기간(2015∼2017년) 전자담배로 인한 화재가 6건 발생했다. 사망 사고는 없었다. 소방청은 “리튬 이온 배터리에 충격을 가하면 안 된다. 반드시 정품 충전기를 사용하고 과충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이 30년 만에 공식 사회자 없이 진행된다. 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는 24일 열리는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공식 사회자 없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대변인에게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사회자 없이 진행되는 것은 1989년 제61회 시상식 이후 처음이다. 당초 이번 시상식 사회자는 쥬만지: 새로운 세계의 배우로 잘 알려진 케빈 하트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과거 트위터에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중도 하차했다. 이후 많은 스타들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결국 공식 사회자 없이 시상식을 진행하게 됐다. ‘사회자 없는 시상식’에 영화업계는 벌써부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회자 없이 진행됐던 제 6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재앙’으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 당시 오프닝 쇼는 사회자 발언 없이 11분짜리 뮤지컬 공연으로 대체됐고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다. 시상식이 너무 조악해서 폴 뉴먼, 줄리 앤드류스 등 기라성 같은 미국 배우들이 ‘당황스러움(embarassment)’ 그 자체였다고 아카데미 측에 항의할 정도였다. 뉴욕타임스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자의 역할이 과소평가 되곤 한다”면서 시청자를 위해서 훌륭한 사회자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AMPAS는 시상자로서 일종의 공동사회를 볼 1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13명 가운데 영화 ‘오션스8’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콰피나(30)도 포함됐다. 아콰피나는 재미동포인 어머니와 중국계 미국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밖에도 우피 골드버그, 제니퍼 로페즈, 크리스 에반스 등 유명 배우들이 시상자로 나선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트럼프 외교의 아이콘’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47·사진)가 강연시장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과 맞먹는 거물급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헤일리 전 대사를 연사로 초청하려면 20만 달러(약 2억2200만 원) 이상을 내야 하며, 국내 강연이라면 전용기까지 제공해야 한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부터 유엔대사를 지내다 지난해 말 물러났다. 미국 유명인의 고액 강연은 드문 일이 아니다. 명사 섭외를 전담하는 대행사도 많으며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영부인 출신 미셸 오바마,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은 회당 20만 달러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는 중앙은행장이나 대선주자를 지낸 정도의 거물급 인사는 아니기 때문에 업계 최고대우를 받는 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정치적인 영향력을 고려할 때 ‘몸값’이 높다는 의미다. 헤일리 전 대사는 퇴임하면서 ‘앞으로 민간부문에서 일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화당의 차세대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BC는 “헤일리 전 대사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고액 강연료는 향후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CNBC는 “클린턴 전 장관이 (고액 강연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만일 헤일리 전 대사가 정계에 복귀하면 같은 문제가 제기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5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직전에 2년 동안 강연 등으로 2200만 달러(약 244억8000만 원)를 벌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트럼프 외교의 아이콘’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47)가 강연시장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과 맞먹는 거물급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헤일리 전 대사를 연사로 초청하려면 20만 달러(약 2억 2200만 원) 이상을 내야하며 국내 강연이라면 전용기까지 제공해야한다고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부터 유엔대사를 지내다 지난해 말 물러났다. 미국 유명인의 고액 강연은 드문 일이 아니다. 명사 섭외를 전담하는 대행사도 많으며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영부인 출신 미셸 오바마,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등은 회당 20만 달러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는 중앙은행장이나 대선주자를 지낸 정도의 거물급 인사는 아니기 때문에 업계 최고대우를 받는 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정치적인 영향력을 고려할 때 ‘몸값’이 높다는 의미다. 헤일리 전 대사는 퇴임하면서 ‘앞으로 민간부문에서 일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화당의 차세대 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BC는 “헤일리 전 대사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고액 강연료는 향후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CNBC는 “클린턴 전 장관이 (고액 강연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만일 헤일리 전 대사가 정계에 복귀하면 같은 문제가 제기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5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직전에 2년동안 강연 등으로 약 220만 달러(약 244억 8000만 원)를 벌었다.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화인 나라현 이카루가정 호류(法隆)사 금당벽화가 2021년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금당벽화는 일본에 종이와 먹을 전수한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것으로 구전돼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호류사 금당벽화보존활용위원회는 “금당벽화를 보관해온 수장고의 내진 진단 결과, 상태가 양호해 2021년 일반인 공개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금당벽화는 1949년 화재로 손상된 뒤 수장고에 보관됐고 매년 제한된 인원만 볼 수 있었다. 금당벽화는 호류사 금당 벽 12면에 그려진 불화다. 7세기 일본 아스카(飛鳥) 시대에 그려졌고 일본 내 불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일본 정부는 세계적 걸작인 이 벽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68년 모사화까지 제작했다. 당시 회화 거장 14명을 선별해 1년 동안 원작을 복원했다. 현재 호류사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바로 이 모사화다. 금당벽화를 누가 그렸는지에 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담징이 수나라와 싸워 이긴 조국의 소식을 먼 일본에서 전해 듣고 벽화를 그리는 내용의 소설 ‘금당벽화’는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 학계에서는 금당벽화가 담징의 작품이 아니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금당벽화는 호류사가 670년 불에 탄 뒤 710년 재건될 때 다시 그려졌다. 하지만 담징은 607년경 일본에서 활동해 100여 년의 시간 차가 있다. 다만 ‘금당벽화가 한반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4년 호류사 경내에서 불에 탄 1차 건축물의 벽화 파편 60여 점이 발견됐는데 이 작품이 고구려계 화공들의 작품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진짜 금당벽화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금당벽화보존활용위원회 위원장인 아리가 요시타카(有賀祥隆) 도쿄예술대 객원교수는 “2021년은 호류사를 창건한 쇼토쿠(聖德) 태자의 사망 1400년”이라며 “이때 일반 공개를 하자고 사찰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호류사 측도 수장고 보존 대책을 세운 뒤 금당벽화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