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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필리핀에서 송환된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왕열은 약 30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 등을 받는다. 현재까지 경찰이 체포한 박왕열의 공범만 42명에 이른다.26일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박왕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왕열은 전날 약 10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마약 밀수와 유통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범행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공개한 호송 당시 영상에 따르면 박왕열은 기내에서 “갈 때 이거(수갑) 풀고 가면 안 돼요?”라고 묻기도 했다.경찰에 따르면 박왕열은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총 30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2024년 6월에는 필리핀에서 필로폰 1.5kg을, 같은 해 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3.1kg을 각각 한국에 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공범에게 지시해 서울·부산·대구 일대에서 마약을 거래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경찰은 공범 42명과 매수자 194명 등 236명을 붙잡아 이 중에서 42명을 구속했다. 또 추가 공범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박왕열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2대의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 착수했다. 박왕열이 초기에는 대포통장을 이용한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거래하다 이후엔 가상화폐 거래로 범행 수법을 바꾼 것으로 보고 범죄수익 규모를 파악해 환수한다는 방침이다.한편 2016년 박왕열이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공범 김모 씨 판결문에 따르면 박왕열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며 피해자 3명에게 받은 투자금을 가로채려 한국에 있던 김 씨를 불러 살인을 공모했다. 이들은 살해 방법과 도주 계획, 시신 유기 장소를 논의했고 총기 연습까지 마쳤다. 이후 피해자들을 사탕수수밭으로 데려가 소음기를 단 권총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박왕열은 이 사건으로 2022년 필리핀에서 60년형을, 김 씨는 한국에서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받았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25일 오전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된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6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호송팀에 양팔을 붙잡힌 채 모습을 드러낸 그는 검은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차림이었다. 수갑을 찬 손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반소매 카디건 사이로 양팔의 문신이 드러났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입국장을 나섰다. 그러나 정작 ‘마약 유통 혐의를 인정하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박왕열은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에서 복역하던 중에도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국내에 마약 유통 조직을 꾸리고 대규모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2년 필리핀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장기 60년 형을 받고 뉴 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경찰은 그동안 여러 경찰관서에서 진행해 온 박왕열 관련 수사를 경기북부경찰청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전담 인력은 경기북부청 마약수사관 12명, 경남청 마약수사관 2명, 서울청 가상자산분석팀 6명 등 총 20명으로 꾸려졌다. 이날 박왕열의 신병을 인계받은 경기북부청은 송환 첫날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받지 않을 땐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다. 경찰은 이르면 26일 박왕열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2016년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박왕열과 함께 한국인 3명을 살해한 공범 김모 씨는 2017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박왕열은 이에 대해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살인죄는 필리핀에서 유죄가 확정돼 국내에서 다시 수사받지 않고, 국내 마약 유통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하게 된다. 박왕열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한 이른바 ‘바티칸 킹덤’ 이모 씨(31)는 2021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수사 경과에 따라 임시 인도 형태로 송환된 박왕열이 더 오래 한국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이날 “원칙적으로 국내 수사와 재판이 종결되면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기간을 복역해야 하지만 필요하면 필리핀과 협력해 임시 인도 연장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인천=조승연 기자 cho@donga.com}

25일 오전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된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6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호송팀에 양팔을 붙잡힌 채 모습을 드러낸 그는 검은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차림이었다. 수갑을 찬 손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반소매 카디건 사이로 양팔의 문신이 드러났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입국장 밖을 나섰다. 그러나 정작 ‘마약 유통 혐의를 인정하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박왕열은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에서 복역하던 중에도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국내에 마약 유통 조직을 꾸리고 대규모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2년 필리핀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장기 60년 형을 받고 뉴 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경찰은 그동안 여러 경찰관서에서 진행해 온 박왕열 관련 수사를 경기북부경찰청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전담 인력은 경기북부청 마약수사관 12명, 경남청 마약수사관 2명, 서울청 가상자산 분석팀 6명 등 총 20명으로 꾸려졌다. 이날 박왕열의 신병을 인계받은 경기북부청은 송환 첫날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받지 않을 땐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다. 경찰은 이르면 26일 박왕열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2016년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박왕열과 함께 한국인 3명을 살해한 공범 김모 씨는 2017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박왕열은 이에 대해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살인죄는 필리핀에서 유죄가 확정돼 국내에서 다시 수사받지 않고, 국내 마약 유통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하게 된다. 박왕열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한 이른바 ‘바티칸 킹덤’ 이모 씨(31)는 2021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수사 경과에 따라 임시 인도 형태로 송환된 박왕열이 더 오래 한국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이날 “원칙적으로 국내 수사와 재판이 종결되면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기간을 복역해야 하지만, 필요하면 필리핀과 협력해 임시 인도 연장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인천=조승연 기자 cho@donga.com}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사진)이 25일 국내로 송환된다. 박왕열은 살인 혐의로 필리핀에서 수감된 상태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매달 300억 원대 마약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법무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25일 오전 필리핀으로부터 마약 유통 혐의 등을 수사하기 위해 박왕열을 임시 인도받는다고 24일 밝혔다. 임시인도는 외국에서 재판이나 형 집행을 받는 사람을 수사를 위해 일정 기간 넘겨받는 제도다.박왕열은 국내에서 수산물 유통 회사를 운영하다가 2010년대 초반 필리핀으로 건너가 카지노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6년 10월 한국인 3명이 숨진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필리핀 경찰에 검거됐다.박왕열은 2017년 3월 탈옥했다가 두 달 만에 다시 검거됐는데, 2019년 10월 다시 탈옥에 성공한 뒤 마약 조직을 꾸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유통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0년 10월 필리핀 경찰에 의해 재검거됐고, 2022년 필리핀 대법원이 살인 혐의를 인정해 장기 60년형이 확정됐다. 박왕열은 재수감된 후에도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국내에 매달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을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왕열이 송환되는 즉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박왕열은 최정옥, 2022년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된 김형렬(52)과 함께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꼽혀 왔다. 박왕열은 드라마 ‘카지노’에 등장하는 한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3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박왕열에 대한 범죄자 임시인도 요청을 했다고 4일 동포간담회에서 설명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경기 부천시에서 동거 여성과 다퉈 분리 조치됐던 60대 남성이 이틀 후 여성을 찾아가 살해했다. 23일 부천오정경찰서는 20일 오후 5시경 부천시 오정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20여 년간 사실혼 관계였던 5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60대 남성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범행 직후 경찰에 전화해 “내가 여성을 살해했다”는 취지로 자수했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여성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피해 여성은 숨지기 이틀 전인 18일에도 자택에서 이 남성과 돈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이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여성의 요청에 따라 남성을 분리 조치하고 집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안내했다. 다만 접근금지 명령 등 강제조치는 신청하지 않았고, 입건도 하지 않았다. 당시엔 물리적 폭력이나 즉각적인 위협 정황이 없었고 여성도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틀 뒤인 20일 두 사람은 합의하에 여성의 집에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남성은 또다시 말다툼을 벌이다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현재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 음주나 약물 투약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한 남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수사할 방침이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경기 부천시에서 사실혼 관계인 50대 여성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피해 여성은 숨지기 이틀 전에도 이 남성과 다투다 경찰에 신고해 분리 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경 부천시 오정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60대 남성은 20여 년간 사실혼 관계를 이어온 50대 여성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렀다. 남성은 범행 직후인 오후 5시 36분경 경찰에 직접 전화해 “내가 여성을 살해했다”는 취지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을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피해 여성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피해 여성은 범행 이틀 전인 18일에도 주거지에서 남성과 금전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이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여성의 요청에 따라 남성을 집 밖으로 분리 조치했다. 당시에는 남성이 폭력을 행사하는 등 즉각적인 위협은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경찰에 따르면 이틀 뒤인 20일 여성은 남성에게 다시 만나자고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남성은 여성의 집을 찾아갔고, 말다툼을 벌이다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남성은 현재 범행한 혐의는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음주나 약물 정황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1일 남성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22일 이를 발부했다. 경찰은 구속된 남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오늘 밤은 광화문 거리에서 밤을 새울 생각으로 캠핑 장비까지 가져왔어요.” 20일 오후 8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인 마라 에일런 씨(27)는 자신을 “10년차 아미(ARMY·BTS 팬클럽)”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1일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티켓 예매에 실패하자 아예 밤을 새울 작정으로 광화문광장을 찾은 것. 그는 “공연 전날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하고 왔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어 놀랐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하루 일찍 와서 이 현장의 분위기를 먼저 느껴 보고 싶어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BTS의 컴백 공연 하루 전인 이날부터 전 세계의 팬들은 광화문광장 일대에 몰리기 시작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 광화문과 덕수궁 인근에는 4만8000여 명이 몰렸다. 최근 4주간 동 시간대 평균 인파보다 20% 이상 많은 규모다.광화문광장에 모인 ‘아미’들이 공연장 주변에서 저마다의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에 공개된 BTS의 신곡 ‘스윔(SWIM)’을 함께 듣고, 굿즈를 교환했다. 이날 오후 8시경 완공된 메인 무대에서 조명 테스트가 시작되자 광화문광장에 몰린 사람들은 앞다퉈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2018년부터 BTS 행사를 찾아다녔다는 전석규 씨(64)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외국인 팬들에게 무료로 포토카드를 배포했다. 전 씨는 “외국인 팬들이 사진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해 (굿즈를)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대만에서 온 셰페이쉬안 씨(29)는 “공연장 인근에 있던 다른 팬에게 BTS 배지를 받았다”며 “아미끼리는 통하는 게 있다”고 했다. 특히 많은 팬들은 이날 공연장 주변에서 ‘공연 전야’를 즐겼다. 인도네시아인 파티마 씨(42)는 “팬데믹 때 우울하던 시기 BTS를 보며 위로받았다”며 “오늘은 밤늦게까지 광화문에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연 하루 전부터 팬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열기와 함께 공연장 주변의 긴장도도 높아졌다. 공연 당일 현장에서 검문검색을 맡을 정승훈 경장은 “국가적인 행사에 한 축을 맡은 만큼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도우미로 자원한 유지인 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이자 축제 같은 느낌”이라며 “다양한 팬들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들뜬다”고 했다.축제를 위해 나눔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조진만 씨(48)는 공연 당일 평양냉면 1000그릇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BTS 리더 RM이 신곡 ‘스윔’을 설명하며 “평양냉면처럼 담백하고 스근한 매력이 있는 곡”이라고 하자 더 힘을 얻었다. 조 씨는 “국위 선양에 앞장서는 BTS에게 응원을 보내는 의미”라고 말했다. K팝의 역사를 새롭게 쓴 ‘BTS 특수’에 따라 3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역시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3월 1∼18일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수는 109만9700명으로 전년 동기(82만8500명) 대비 32.7% 늘었다. 특히 BTS 주요 팬층으로 꼽히는 10대(39.9%), 20대(35.2%) 외국인 입국자가 크게 늘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오늘 밤은 광화문 거리에서 밤을 샐 생각으로 캠핑 장비까지 가져왔어요.”20일 오후 8시 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마라 에일렌 씨(Mara Ailen·27)는 자신을 “10년차 아미(ARMY0”라고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21일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티켓 예매에 실패하자 아예 밤을 새울 작정으로 광화문광장을 찾은 것. 그는 “공연 전날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거라 생각하고 왔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어 놀랐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하루 일찍 와서 이 현장의 분위기를 먼저 느껴보고 싶어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BTS의 컴백 공연 하루 전인 이날부터 전 세계의 팬들은 광화문광장 일대에 몰리기 시작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경 광화문과 덕수궁 인근에는 4만 8000여 명이 몰렸다. 최근 4주간 동시간대 평균 인파보다 20% 이상 많은 규모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BTS 팬클럽 ‘아미(ARMY)’들이 공연장 주변에서 저마다의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에 공개된 BTS의 신곡 ‘SWIM’을 함께 듣고, 굿즈를 교환하며 공연 전야를 즐겼다. 2018년부터 BTS 행사를 찾아다녔다는 전석규 씨(64)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외국인 팬들에게 무료로 포토카드를 배포했다. 전 씨는 “외국 팬들이 사진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해 (굿즈를)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대만에서 온 셰페이쉬안 씨(29은 “공연장 인근에 있던 다른 팬에게 BTS 배지를 받았다”며 “아미끼리는 통하는 게 있다”고 했다.특히 많은 팬들은 이날 공연장 주변에서 ‘공연 전야’를 즐겼다. 인도네시아인 파티마 씨(42)는“팬데믹 때 우울하던 시기 BTS(방탄소년단)를 보며 위로 받았다”며 “오늘은 밤늦게까지 광화문에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연 하루 전부터 팬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열기와 함께 공연장 주변의 긴장도도 높아졌다. 공연 당일 현장에서 검문검색을 맡을 정승훈 경장은 “국가적인 행사에 한 축을 맡은 만큼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도우미로 자원한 유지인 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이자 축제 같은 느낌”이라며 “다양한 팬들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들뜬다”고 했다. 축제를 위해 나눔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조진만 씨(48)는 공연 당일 평양냉면 1000그릇을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BTS 리더 RM은 신곡 ‘SWIM’을 설명하며 “평양냉면처럼 담백하고 스근한 매력이 있는 곡”이라고 하자 더 힘을 얻었다. 조 씨는 “국위 선양에 앞장서는 BTS에게 응원을 보내는 의미”라고 말했다.K팝의 역사를 새롭게 쓴 ‘BTS 특수’에 따라 3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역시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3월 1~18일까지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수는 109만9700명으로 전년 동기 82만8500명 대비 32.7% 늘었다. 특히 BTS 주요 팬층으로 꼽히는 10대(39.9%), 20대(35.2%) 외국인 입국자가 크게 늘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훈(45·사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9일 오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훈의 얼굴 사진, 성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개 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훈이 범행 뒤 약물을 복용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개 사진은 머그샷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대체됐다. 김훈은 14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퇴근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피해자의 회사 인근에서 기다리다 피해자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훈은 범행 전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두 차례 설치하고,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직장 인근을 사전 답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훈은 2013년 강간치상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2029년 7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다. 법원은 17일 김훈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훈(45)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경기북부경찰청은 19일 오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훈의 얼굴 사진, 성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개 기간은 다음 달 20일까지다.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훈이 범행 뒤 약물을 복용해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개 사진은 머그샷 대신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대체됐다. 김훈은 14일 오전 남양주 오남읍에서 퇴근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피해자의 회사 인근에서 기다리다 피해자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훈은 범행 전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두 차례 설치하고,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직장 인근을 사전 답사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훈은 2013년 강간치상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2029년 7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다. 법원은 17일 김훈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을 계기로 피의자의 위험 신호가 여러 차례 포착됐는데도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잠정조치 4호’의 법원 인용률이 지난해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잠정조치를 신청해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피의자를 피해자로부터 신속히 분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법원에 신청한 잠정조치 가운데 4호가 포함된 건수는 1864건이었고, 이 중 인용된 건수는 587건으로 인용률은 31.5%였다. 2023년 50.9%, 2024년 40.9%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잠정조치 3호의 2’ 인용률도 낮았다. 지난해 3호의 2가 포함된 신청은 858건이었고, 이 가운데 318건만 인용돼 인용률은 37.1%였다.반면 같은 기간 전체 잠정조치(1∼4호) 신청 6160건 가운데 5014건이 인용돼 인용률은 81.4%였다. 전체 평균과 비교하면 3호의 2와 4호 인용률이 유독 낮은 셈이다. 강도가 높은 조치일수록 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서면경고(1호), 100m 이내 접근금지(2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3호),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3호의 2),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4호)로 나뉜다. 이 중 3호의 2와 4호는 가해자의 신체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 가장 강한 조치다.경찰이 잠정조치를 신청하면 검사의 청구를 거쳐 법원이 인용 여부를 판단한다. 인용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할 수 있지만, 기각될 경우 경찰이 강제로 분리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제한된다. 긴급체포나 구속영장 등 별도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현장 대응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김모 씨에 대해 잠정조치 4호와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 인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김 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기에 대한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신청이 늦어졌고, 그 사이 범행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잠정조치를 신청해도 법원 인용률이 낮아 현장에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피의자 인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원의 보다 적극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김 씨는 17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다. 범행 직후 약물을 복용해 의식을 잃었던 김 씨는 현재 의식을 회복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경기북부경찰청의 1차 감찰 결과를 넘겨받아 사건 대응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김모 씨(45)가 과거에도 수 차례 전자발찌를 찬 채로 무단 외출과 음주, 무면허 뺑소니 사고를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의 이런 전력을 파악하고도 1월 스토킹으로 재차 신고된 김 씨의 구속영장 신청을 미뤘고, 결국 참극이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하며 책임자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 전자발찌 부착 뒤에도 반복된 위반16일 김 씨의 판결문 등에 따르면 그는 2013년 11월 강간치상과 유사강간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이 명령됐다. 그는 2016년 7월 출소해 전자발찌를 달았고, 이후 수감과 주거지 이동 등의 사유로 부착 기한이 2029년 7월로 늘어났다. 그러나 김 씨는 상습적으로 법과 보호관찰 조치를 어겼다. 그는 2018년 전자발찌 부착 지침을 어겨 처벌받았다. 2019년 6월 16일에도 금주 조치를 어기고 서울 송파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양주 2병을 마시다가 적발됐다. 당시 유흥업소 직원들이 성매매한 것처럼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27일엔 면허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사람을 친 뒤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두 사건으로 김 씨는 2021년 4월 징역 6개월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됐다. 풀려난 그는 2023년 6월에도 야간 외출 제한 조치를 어겨 적발됐고, 두 달 뒤에는 술에 취한 채 식당에서 욕설과 협박을 하며 난동을 부리다 검거돼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이 선고됐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 법원이 야간 외출 제한 조치의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영업방해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문제는 경찰이 김 씨의 이 같은 상습적인 위반 전력과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점이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게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상해) 등으로 신고돼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28일에는 피해자의 차량 하부에서 김 씨가 몰래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기까지 발견됐다. 그러나 이를 떼어낸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지난달 21일 또다시 피해자의 차에서 위치추적기가 나왔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7일 구리경찰서에 “김 씨를 유치장에 가두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라”고 지휘했다. 하지만 구리서는 김 씨가 변호사를 구한다며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사이, 위치추적기에 대한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영장 신청을 늦췄다. 지난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에 따른 준수 사항을 밥 먹듯 어겨 온 김 씨의 전력만으로도 ‘재범 위험성’을 입증할 수 있었는데도 격리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범행 이틀 전부터 여성 회사 주변 배회 경찰 출석을 미룬 사이 김 씨는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김 씨가 이달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남양주시에 있는 피해 여성의 회사 주변을 오간 사실을 파악했다. 범행 당일인 14일에는 여성의 회사에서 약 3분 거리인 도로에서 차량을 가로막은 뒤 미리 준비한 전동드릴로 차창을 깨고 흉기를 휘둘러 여성을 살해했다. 경찰은 이를 계획 범행의 정황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날 “경찰 등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을 감찰한 뒤 엄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스토킹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방지 대책이 미흡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스토킹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격리하고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며 전자발찌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를 연동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할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곧바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전반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21세.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나이다. 검찰이 10일 재판에 넘긴 ‘모텔 약물 연쇄살인범’ 김소영의 범행 방식은 한국 사회가 익숙하게 접해 온 살인범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그는 흉기 대신 치명적인 약물을 택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인 척 연기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은 뒤, 이를 숙취해소제에 타 먹이는 방식으로 상대의 경계심을 무너뜨렸다. 의식을 잃은 피해자에게 “잠들어서 먼저 갈게. 택시비 고마워”라는 알리바이용 메시지를 보내는 냉담함도 보였다.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해 범행 수법을 정교화한 점도 새로운 방식이다. 검찰이 밝힌 김소영의 성향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다. 검찰은 그가 자신의 소비 욕구와 경제적 만족을 위해 남성을 이용했고, 남성과 갈등 상황을 회피하고 제압하기 위해 약물을 이용했으며, 죄책감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정서 조절이 어렵고 충동성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단 평가 도구인 PCL-R에서 25점을 받아 사이코패스로 판정됐다.지금까지 공개된 주요 국내 사례만 놓고 보면 김소영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은 연쇄살인범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동시에 AI 같은 디지털 도구를 범행 준비에 활용한 첫 세대의 연쇄살인범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수법과 도구가 달라졌다고 해서, 그 밑에 놓인 심리까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범죄심리학자들의 조언을 얻어 사이코패스의 실체와 그들을 감별하는 과학적 잣대를 들여다봤다.● 유영철부터 김소영까지… 한국의 사이코패스들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의학적으로 처음 등장한 건 1801년 프랑스 의사 필리프 피넬에 의해서였다. 그는 인지적 결함은 없는데도 반사회적 행동을 일삼는 상태를 ‘망상 없는 광기’로 이름 지었다. 이후 1941년 미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허비 클레클리가 저서 ‘정상성의 가면’을 통해 현대적인 사이코패스의 정의를 확립했다. 한국 사회에서 사이코패스의 존재가 대중에 각인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유영철(56)과 정남규(사망 당시 40세), 강호순(57) 같은 연쇄살인범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모자라고 극단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알려졌다. 로버트 헤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사이코패스를 “매혹과 조종으로 타인을 이용하고, 죄책감이나 후회를 보이지 않는 사회적 포식자”라고 묘사했다. 영화 ‘추격자’(2008년)의 모티브가 된 유영철이 전형적이다.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부유층 노인과 여성 안마사 등 20명을 살해했다. 그는 피해자의 신원을 숨기기 위해 지문을 훼손하고 시신을 토막 내 암매장하거나 불태우는 등 극단적으로 냉담한 모습을 보였다. 검찰 조사에서는 “붙잡히지 않았다면 100명도 더 죽였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정남규는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서울 서남부 일대 등에서 여성과 어린이 등 13명을 살해했다. 범행을 위해 체력을 단련하고 수사 기법까지 학습했다. 재판에서는 “담배는 끊어도 살인은 못 끊겠다”고 말했고, 수감 중에도 ‘사람을 죽이지 못해 답답하다’는 취지의 편지까지 남겼다고 한다. 아내와 장모를 포함해 여성 8명을 살해한 강호순은 개 농장을 운영하며 가축을 잔혹하게 학대하는 방식으로 살인을 연습했고, 경찰 조사에서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사람 죽이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 사이코패스 범죄자도 예외는 아니다. 2023년 정유정(27)은 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살해 대상을 물색한 뒤 또래 20대 여성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시신을 유기하면서도 시신을 담았던 여행용 가방은 챙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조사에선 “평소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2019년 ‘계곡 살인 사건’ 이은해(36)는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익사시키기 전에도 복어 독을 먹이거나 낚시터에 빠뜨리는 등 살해 시도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대전에서 초등학생 제자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교사 명재완(50)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지 않았다. 1차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기준치를 충족하지 않았는데, 경찰은 명재완의 범행 이유를 누적된 스트레스의 폭발과 분노가 전이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사이코패스는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사이코패스 성향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지,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인지에 관한 논쟁은 오래된 문제다. 최근 학계는 이 둘을 대립적으로 보기보다 여러 취약성이 일정 수준 이상 겹칠 때 위험성이 커진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뇌 과학자였던 제임스 팰런 교수가 제시한 ‘세 다리 의자’ 이론이 대표적인데 이 이론은 유전적 취약성, 뇌 기능의 저하, 유년 시절의 경험까지 세 가지 문제가 겹칠 때 사이코패스가 탄생한다고 본다. 첫 번째는 유전적 취약성이다. 모노아민 산화효소(MAOA)가 결핍된 유전자 변이는 충동 조절의 취약성과 관련한 요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뇌 안에 신경전달 물질이 쌓여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뇌 기능의 차이다. 충동을 누르고 판단을 내리는 전전두피질, 공포와 감정 신호를 처리하는 편도체의 기능 저하다. 세 번째는 유년기의 학대와 방임 경험이다. 잠재한 취약성을 더 강한 공격성과 반사회성으로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영철과 정남규, 강호순은 ‘불우한 유년 시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영철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신체적 학대와 방임을 겪었고, 정남규는 어린 시절과 군 복무 시절 반복된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 강호순 역시 부친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목격하며 자랐다. 김소영도 잦은 음주를 한 부친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가정불화 속에서 정서적으로 고립돼 있었다고 검찰이 밝혔다. 물론 이런 설명이 불우한 성장 환경을 사이코패스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이코패스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괴물’로만 바라볼 경우, 사회는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더 복잡한 경로를 놓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사이코패스 판정, 조작 어렵고 법정선 불리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다 구체적인 평가 도구를 통해 들여다본다. 김소영이 25점을 기록한 PCL-R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반사회적 성향과 재범 위험성을 평가할 때 참고하는 대표적 도구다. 캐나다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가 개발한 이 평가지표는 전문가가 심층 면담과 수사 기록 분석을 토대로 20개 항목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만점은 40점인데 국내에서는 25점 이상인 경우 고위험군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역대 주요 범죄자들의 점수를 보면 유영철(38점), 이은해(31점), 정유정(28점), 강호순(27점) 등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PCL-R을 수행하는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은 피의자의 말뿐 아니라 표정과 태도, 주변인 진술, 생활기록부, 전과 기록 등 방대한 자료를 함께 검토한다. 검사자를 속이려 하는지까지도 검토 대상이다. 즉 한 번의 설문으로 ‘사이코패스’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행적과 면담을 통해 반사회적 성향과 재범 위험성을 가늠하는 것이다. 함혜현 부경대 경찰범죄심리학전공 교수는 “PCL-R은 총점만 보는 검사가 아니라 대인관계, 정서, 생활방식, 반사회적 행동 등 어떤 요인에서 점수가 높게 나타났는지를 함께 해석하는 진단 도구”라고 설명했다. 흔히 법정에 가면 사이코패스 판정을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처벌이 가벼워질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 판단은 다르다. 오히려 높은 PCL-R 점수는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의 근거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정유정은 경찰의 PCL-R 평가에서 28점을 받았지만, 1심 재판부는 그가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점 등을 들어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3년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을 일으킨 조선(36)에 대해서도 법원은 사이코패스 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사이코패스 성향은 현재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보다, 오히려 잔인성과 공감 결여가 부각되면서 불리한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13일 서울 성동구의 한 주유소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렸다. 전날까지 L당 휘발유를 1959원, 경유를 1999원에 판매했지만, 이날부터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1895원으로 가격을 인하한 것. 이날 충북 청주에서 서울로 운전해 올라와 주유소를 찾은 이민형 씨(42)는 “올라오는 길에 주유소들을 들렀는데 기름값이 내려 다행스럽더라”라고 말했다. 주유소 업자들은 기름값을 내리느라 바빴다. 경기 광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40)는 “오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모두 50원가량 내려 L당 1815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3월 초 1900원대에 들여온 물량인데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이날 하루 만에 L당 35원 가까이 떨어지며 2021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경유 가격은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자 정유업계와 주유소가 기존 재고가 소진되지 않았어도 상한선을 고려해 가격을 적극 내린 것으로 보인다.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4.07원으로 전일(1898.78원) 대비 34.71원(1.83%)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1월 12일(―2.34%)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경유 가격 낙폭은 더 컸다. 이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72.67원으로 전날(1918.97원)보다 46.30원(2.41%) 낮아졌다. 하락 폭과 하락률 모두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4월 이후 최대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1만646곳 중 휘발유 값을 전일 종가보다 내린 곳은 43.5%(4633곳)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 시장 점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재고 소진 등으로 인해 (정유사 공급가가)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지만 이번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주유소·정유업계에서 동참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첫 최고가격 상한은 12일 정유사 공급가격 대비 휘발유가 109원, 경유는 218원 저렴하게 설정됐다. 이번 상한선이 유지되는 2주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 직전(L당 1898.78원)보다 100원가량 하락한 1800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관계 부처는 전방위적인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지역 주유소의 담합 의심 사례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한다. 국세청은 13일부터 정유사가 적정 반출량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주유소가 최고가격제를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관세청도 이날 석유제품 수입업체들이 보세구역(물품을 관세 없이 보관하는 구역)에 물품을 반입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입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세 가격의 최대 2% 가산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제도 정착을 위해 실효성 있는 손실 보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신설 규정에 손실 보전 방안이 담겨 있지만 최고가격 산출식 등 다른 조항에 비해 손실액 산정 방법과 보전 기준 등 관련 내용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하자’는 수요 쏠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 장기화할 때 팬데믹 때 시행된 마스크 요일제와 유사하게 주유 요일제를 시행하는 등 수요를 조절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나는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유전자와 뇌 패턴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런데도 내가 다른 길로 가지 않은 건 행복한 어린 시절 덕분이라고 믿는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제임스 팰런의 말이다. 그는 2000년대 중반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에서 연쇄살인범들의 뇌 스캔 이미지를 분석하던 중, 충동 조절과 공감에 관여하는 부위의 활동이 떨어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형 뇌 패턴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뇌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이후 가족력과 유전자까지 살펴본 그는 본인이 저활성형 MAOA 변이 같은 위험 요인도 함께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팰런은 자신이 선천적으로 사이코패스 특질을 갖고 태어났음에도 어긋나지 않은 이유로 안정적이고 사랑받은 어린 시절을 꼽는다. 같은 취약성을 지녔다고 해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케빈 더턴은 선천적으로 냉담한 특질을 갖고 태어났어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이코패스’로 살아갈 수 있다고 본다. 더턴은 냉정함, 결단성 같은 성향을 사회에 공헌하는 데 사용하는 이들을 성공한 사이코패스로 부른다. 1991년 걸프전에 참전해 이라크군에게 생포돼 6주간 잔혹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군사 기밀을 끝까지 지켜낸 전직 영국 특수부대원 앤디 맥냅을 ‘좋은 사이코패스’의 사례로 제시했다. 사이코패스적 기질이 언제나 범죄로만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학계는 ‘범죄자 사이코패스’와 ‘성공한 사이코패스’를 나누는 구간이 상당 부분 유년기와 청소년기라고 본다. 특히 이 시기 동안 공감력이 부족하고 죄책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냉담·무정서(CU) 성향’이 강화되면 이후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부모나 교사 등 주변의 개입을 통해 완화될 여지가 있다는 게 최근 연구 결과다. 2019년 숙명여대 연구팀이 학교폭력으로 상담센터를 찾은 중학생과 고등학생 414명을 분석한 결과 CU 성향이 강할수록 공격 행동도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런 성향은 곧바로 폭력으로 이어지기보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 관계와 일상을 얼마나 알고 챙기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부모가 아이의 친구 관계와 일상을 꾸준히 살피고 관여할수록 아이의 반사회적 성향은 완화되고 공격행동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학교에서 교사의 역할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2017년 한 해외 연구진은 7∼9세 아동 304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교사와 함께 학교 기반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CU 성향 수준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본인 정서 인식과 자기 통제 같은 교육만으로도 이 성향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개월에 걸친 추적조사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아무 조치도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CU 성향이 더 낮았고, 품행장애 증상도 시간이 지나며 나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두 연구는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소년기의 CU 성향이 가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학교의 조기 개입이 함께할 때 완화될 여지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의 문제는 그들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인 정신건강과 연결돼 있다”며 “가정에만 맡길 게 아니라 사회가 경제적·정서적 위기를 조기에 포착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운전을 많이 하는 편인데 기름값이 내려서 반갑네요.”정부가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를 시행한 첫날인 13일. 서울 성동구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이종원 씨(52)는 “예전에는 차에 가득 주유해도 8만 원 정도를 냈는데 요즘은 10만 원까지 든다”며 기름값 하락 소식에 기뻐했다. 이날 오전 충북 청주에서 서울로 운전해 올라왔다는 이민형 씨(42)도 “올라오는 길에 기름값이 많이 내려 다행스럽더라”고 했다. 이 주유소에선 전날 L당 휘발유 가격이 1959원, 경유가 1999원이었지만 이날 모두 1895원으로 내렸다.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30원 가까이 떨어지며 약 4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경유는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자 정유업계와 주유소가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첫날부터 가격을 적극 내린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4.07원으로 전일(1898.78원) 대비 34.71원(1.83%)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1월 12일(―2.34%)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경유 가격 낙폭은 더 컸다. 이날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72.67원으로 전날(1918.97원)보다 46.30원(―2.41%) 낮아졌다. 하락 폭과 하락률 모두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4월 이후 최대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에서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재고 소진 등으로 인해 (정유사 공급가가) 주유소 판매가에 반영되기까지 최대 일주일가량이 소요되지만 이번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주유소·정유업계에서 동참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국 주유소에서 팔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L당 1800원 안팎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정한 첫 최고가격 상한이 12일 정유사 공급가격에 비해 휘발유는 109원, 경유는 218원 저렴하게 설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90원대였으니 앞으로 100원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여러 부처가 전방위적으로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부 지역 주유소의 담합 의심 사례를 포착해 조사를 진행한다. 국세청은 13일부터 정유사가 적정 반출량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주유소가 최고가격제를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관세청도 이날 석유제품 수입업체들이 보세구역(물품을 관세 없이 보관하는 구역)에 물품을 반입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세 가격의 최대 2% 가산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정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제도 정착을 위해 실효성 있는 손실 보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신설 규정에 손실 보전 방안이 담겨 있지만 최고가격 산출식 등 다른 조항에 비해 손실액 산정 방법과 보전 기준 등 관련 내용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더 오르기 전 주유하자’라는 수요 쏠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 장기화할 때 팬데믹 때 시행된 마스크 요일제와 유사하게 주유 요일제를 시행하는 등 수요를 조절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6년간 쿠팡이 청와대 출신 등 전관을 전방위로 영입했고 정부와 국회가 이를 방조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11일 기자회견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쿠팡이 입법과 사법, 행정 등 분야에서 최소 72명의 전관을 영입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사법 분야에선 판사 출신인 강한승 전 대통령법무비서관과 검사 출신인 이영상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이, 행정 분야에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근무 이력이 있는 정찬묵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경실련은 이들의 쿠팡 이직이 가능했던 배경과 관련해 “‘면죄부 발급처’로 전락한 정부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의 느슨한 심사 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회 윤리위는 취업 심사 438건을 전부 승인했고, 정부 윤리위도 5226건 중 4727건(90.5%)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쿠팡이 정·관계 출신 임직원을 실제 로비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쿠팡 노동자 연쇄 사망 사고 당시 쿠팡은 고용노동부 조사 범위 등 수사 기밀을 실시간으로 입수한 정황이 확인됐고, 쿠팡의 위기관리 지침에도 행정 방해 시도 정황이 담겼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쿠팡의 전관 영입을 “국가 사정 시스템의 마비를 목적으로 한 인적 결합”이라고 비판하며 감사원에 공직자윤리위원회와 인사혁신처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팡은 “쿠팡의 퇴직 공직자 채용 규모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차별적인 발표에 유감”이라고 밝혔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남성 2명에게 약물을 먹여 연쇄 살인한 혐의를 받는 김소영(20)이 재판에 넘겨졌다. 김소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는 것처럼 가장해 수면제를 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어린 시절 가정 내 학대로 사회와 단절된 김소영이 자기 욕망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도구화한 ‘이상 동기 범죄’로 결론 내렸다.서울북부지검은 10일 살인,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김소영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 수사 결과 김소영은 어린 시절부터 잦은 음주를 한 부친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렸고, 가정불화 속에서 정서적으로 고립돼 있었던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같은 성장 환경 속에서 그가 강력한 자기중심적 성향을 갖게 됐다고 봤다. 또 전문가 분석 결과 김소영에게 죄책감과 공감 능력의 결여, 불안정한 대인관계에 따른 정서 조절의 어려움, 충동적 성향 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러한 성향이 이상 동기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또 검찰은 김소영이 PTSD를 앓는 것처럼 가장해 벤조디아제핀 계열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소영이 별건의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기록이 필요해지자, 실제로는 PTSD가 아닌데도 해당 병명으로 약을 처방받아 소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소영이 이렇게 확보한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 숙취 해소제에 타는 방식으로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고, 앞선 피해자가 의식을 잃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투약량을 점차 늘려 결국 2명을 숨지게 했다고 설명했다.김소영은 금전적 필요를 위해 남성들을 이용했다가, 관계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상대를 쉽게 제압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경찰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뒤 그에 대한 심리 분석과 정신의학·법의학 자문, 주거지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 보완 수사를 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상 동기 강력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한편 앞서 경찰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에서 김소영은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아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국내 유가 상승으로 주유비 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액보다 저렴한 주유권 거래까지 등장했다. 일부 시민은 추가 인상을 우려해 주말 동안 미리 주유에 나서기도 했다. 8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7만 원 상당의 주유권을 6만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1시간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글을 올린 여모 씨(28)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차량 이용을 줄이게 돼 미리 사둔 주유권을 팔게 됐다”고 했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권을 사 모으는 이들도 있었다. 5일 번개장터에 장거리 출퇴근용 주유권 구매 희망 글을 올린 김모 씨(26)는 3일 만에 판매자 2명으로부터 주유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유비가 많이 올라 조금이라도 아껴 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정 주유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권인 ‘주유보관증’ 거래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주유에 나서는 시민도 늘고 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유예주 씨(37)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으니 주말에 미리 주유하라는 글을 보고 오늘 가득 채워 왔다”며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몰려 대기줄이 길어 2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충남 아산에 사는 이준수 씨(32)도 “다음 주에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기름을 미리 채워뒀다”며 “보통 7만 원이면 가득 차는데 이번엔 같은 가격에 80%만 차길래 기름값 인상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출퇴근에 드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카풀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요금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 무서운데 회사 위치가 비슷한 동생과 카풀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국내 유가 상승으로 주유비 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액보다 저렴한 주유권 거래까지 등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추가 인상을 우려해 주말 동안 미리 주유에 나서기도 했다.8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7만 원 상당의 주유권을 6만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1시간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글을 올린 여모 씨(28)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차량 이용을 줄이게 돼 미리 사둔 주유권을 팔게 됐다”고 했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권을 사 모으는 이들도 있었다. 5일 번개장터에 장거리 출퇴근용 주유권 구매 희망 글을 올린 김모 씨(26)는 3일 만에 판매자 2명으로부터 주유권을 구매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유비가 많이 올라 조금이라도 아껴 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정 주유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권인 ‘주유보관증’ 거래글도 잇따라 올라왔다.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주유에 나서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유예주 씨(37)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으니 주말에 미리 주유하라는 글을 보고 오늘 가득 채워왔다”며 “주유 하려는 차량들이 몰려 대기줄이 길어 20분가량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충남 아산에 사는 이준수 씨(32)도 “다음주에 휘발유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서 기름을 미리 채워뒀다”며 “보통 7만 원이면 가득 차는데 이번엔 같은 가격에 80%만 차길래 기름값 인상을 실감했다”고 전했다.출퇴근에 드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카풀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요금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 무서운데 회사 위치가 비슷한 동생과 카풀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