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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70여 일 만인 6일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서울시립미술관이 사전 예약제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그간 온라인으로만 선보였던 전시가 드디어 관객을 만나게 된 가운데, 두 미술관이 나란히 소장품 기획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에서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전을,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 본관에서 ‘모두의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MMCA…’전은 20세기 한국미술 대표작 54점을 선보인다. 서울관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상설전이다. 이 전시는 MMCA가 그간 여러 기획전을 개최했지만, 정작 한국 미술의 역사를 차분히 돌아볼 상설전은 없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올 하반기 과천관에서는 한국 미술사의 지평을 주제별로 조망하는 좀 더 확장된 상설전이 열릴 예정이다. 오지호의 ‘남향집’(1939년)처럼 근대 미술사의 주요 작품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서도호의 ‘바닥’(1997∼2000년)과 이불의 ‘사이보그 W5’(1999년)도 감상할 수 있다. ‘바닥’은 2001년 베니스비엔날레 본관에 사람들이 직접 지나가도록 설치됐던 작품이다. ‘사이보그’는 이불의 조각 작품으로, 문명의 불완전함과 여성의 신체에 관한 시각의 문제를 다룬다. 6월 14일까지 열리는 ‘모두의 소장품’전은 49명 작가의 작품 131점을 선보인다. 미술관이 1985년부터 수집한 작품 5173점 중 86점을 선별하고, 미소장품 45점을 추가했다. 한국의 전통 가옥에 쓰였던 문을 병풍 형태로 연결한 양혜규의 설치 작품 ‘그래-알아-병풍’(2011년) 등이 선을 보인다. MMCA가 미술사적으로 소장품에 접근했다면, 서울시립미술관은 사회 문제에서 접근해 설치와 영상 작품이 주를 이룬다. MMCA는 온라인 사전 예약 관람 기간 동안 4관(서울, 덕수궁, 과천, 청주)을 모두 무료 개방한다. ‘모두의 소장품’전도 무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이다.” 경제학의 기초를 마련한 애덤 스미스의 대전제는 수 세기동안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거센 비판에 직면해 거듭 수정을 하더라도 근간에 깔려 있는 이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21세기에도 이 믿음은 유효할까. 확실한 건 기존의 경제 논리가 세계적 불평등과 부의 쏠림을 해결할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두 책은 숫자와 논리를 앞세운 주류경제학의 통념에 도전한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부부가 썼다. 이들은 ‘국제 빈곤을 완화하기 위한 실험적인 접근법’을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사제지간으로 만나 사랑을 키웠다. 2011년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에 이은 두 번째 공동 저작이다. 이들은 ‘좋은 경제학’이란 늘 사회현상에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하는 새로운 이론, 접근방식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돈보다 인간 존엄”을 우선하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반대로 ‘나쁜 경제학’은 실증 근거가 없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일부 경제학자가 내놓은 반(反)이민정책이 대표 사례다. 이민이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지만 사람들은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럼에도 이민자 숫자는 정책 입안자의 입맛에 맞게 실제보다 부풀려진다. 책은 아울러 무역 분쟁, 복지, 조세 이슈 등을 통해 새롭게 검증해야 할 경제정책을 짚는다. 그 중 저자는 “깊이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는 ‘ATD 제4세계’라는 프랑스 시민단체에서 조심스레 대안을 드러내 보인다. ‘빈곤 극복을 위해, 함께 존엄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단체는 “빈곤은 열등함이나 무능의 결과가 아니라 체계적인 배제의 결과”라고 믿었다. 지역사회의 실업자, 빈곤층을 구제한 이 단체의 경제적 성과를 목도하며 저자는 다시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떠올린다. “경제학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경제학은 어떻게…’는 기존 경제학의 통념을 하나하나 격파하는 ‘거꾸로 읽는’ 경제학 교과서다. 원제 ‘악함의 합리화: 경제학은 어떻게 우리를 망쳤는가’(Licence to be Bad: How Enocomics Corrupted Us)처럼 거침이 없다. 게임이론부터 행동주의 심리학 같이 정설로 여겨진 경제이론들의 모순을 파헤친다. 경제학에서 인간을 합리적이라고 규정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시작한다. 현실에서 인간은 수많은 감정에 휘둘리고 때로 비합리적으로 행동할 때도 많다. 그런데 인간은 합리적이라 가정함으로써 과학적 허울을 씌운다는 것. 이 때문에 나쁜 행동마저도 합리적인 것으로 포장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각 장에서 경제학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곁들여 흥미롭다. 게임이론을 제시한 폰 노이만이 존 내시의 ‘내시 균형’ 이론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시했던 일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모델이었던 토머스 셸링도 등장한다. 감성이 결여된 극단적 추론에 의해 미국이 소련에 수소폭탄을 떨어드려야 한다고 확신했던 폰 노이만의 이야기는 아찔하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자유시장과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경제의 기본값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극단적 예외를 제외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자유롭게 운용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는다. 그의 극단적 예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기 때문이다. 책은 신자유주의까지 나타난 주류 경제학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민기자 kimmin@donga.com}

딥 컷(Deep Cut). 대중음악에서 쓰이는 이 말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명곡, ‘숨은 보석’을 가리킨다. 한국 미술에도 세계에 당당히 내놓을 만한 ‘딥 컷’이 있다. 다만 장식적 취향이나 접근성의 한계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 미술의 ‘숨은 보석’을 지면에는 시원하게, 동아닷컴에는 심층적으로 소개한다. 추상(抽象)은 이야기가 없는 그림일까. 노담(老潭) 김영주(1920∼1995)는 “형상성 있는 추상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의 추상에는 시끌벅적 이야기가 넘친다. 화려한 색과 리드미컬한 선, 하트, 손바닥 같은 기호와 한글로 적은 글귀까지.1950년대 이후 국제 미술계는 추상미술의 바람이 거셌다. 미국에서는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등의 추상표현주의가, 유럽에서는 장 뒤뷔페 등의 앵포르멜 회화가 주목받았다. 일본 도쿄 다이헤이요(太平洋)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한 김영주는 이 흐름을 재빨리 포착했고 글을 통해 추상미술의 중요성을 알렸다. 그러면서 추상미술을 탐구했다.피터르 몬드리안이 풍경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해 기하학적 추상을 그린 것처럼 김영주는 자신의 의식을 기호로 바꿔 캔버스에 새겨 넣었다. 구체적 표현을 생략하고 작가 고유의 상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추상미술의 방법론이라고 본 그는 이를 문자와 결합했다. ‘그림’에서 문자가 된 한자, 그리고 한글을 다시 그림으로 풀어 놓은 것이다.그의 1991년 작인 ‘신화시대’의 신화시대란 작가가 추구하고자 했던 본질적인 세상을 말한다. 그 세상은 시공을 초월한 기호와 문자로 가득하다. 요즘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그라피티를 연상케 한다. 이응노(1904∼1989)와 남관(1911∼1990)과 달리 한글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1960년대 말 평론을 멈췄던 그가 ‘신화시대’를 발표하자 ‘서양 작가의 누구 것도 닮지 않은, 그러면서 현대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3년 미국 뉴욕 한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모습을 미국에 정면으로 보여주고 싶다.” ::노담(老潭) 김영주(1920∼1995)::▽1920년 함경남도 원산 출생▽1943년 일본 도쿄 다이헤이요(太平洋) 미술학교 졸업▽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 대표 작가▽1970년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1992년 은관문화훈장▽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김영주’전 개최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추상(抽象)은 이야기가 없는 그림일까. 노담(老潭) 김영주(1920~1996)는 1991년 갤러리현대 개인전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형상성 있는 추상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그의 추상에는 시끌벅적 이야기가 넘친다. 화려한 색과 리드미컬한 선, 하트, 손바닥 등 기호와 한글로 적은 글귀까지. 1950년대 이후 한국 작가들에게 추상이란 무엇이고, 한국적 추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김영주는 이응노(1904~1989) 남관(1911~1990)과 함께 그 답을 ‘문자(文字)추상’에서 찾았다.● ‘추상이라는 방대한 진폭’“학창시절 일본식 서양미술을 공부한 나는 그 방법에서 탈출하는 데 10여 년을 보냈다. 가장 방황할 무렵 눈앞에는 현대미술의 메아리, 그 방대한 진폭이 다가왔다. 추상의 새로운 의미에 맞서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가. 시행착오가 겹치며 또 10여 년 세월을 보냈다.”(‘미술춘추’ 1980년 가을호)일본 도쿄 다이헤이요(太平洋)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한국에 돌아온 김영주는 1953년 부산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1957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를 만들었다. 이 무렵 그가 내놓은 작품 ‘예술가의 가족’은 당시 국내 예술가들이 마주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그림에는 어렴풋이 사람의 형상이 보이지만 구체적 표현은 생략됐다. 인물을 기호처럼 나타낸 뒤 그 위를 노란색으로 덮어 형체를 일그러뜨린 모습이다. 이런 표현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된 유럽에서 생겨난 ‘앵포르멜’(프랑스어로 ‘형태가 없는’을 뜻하는 말로 유럽에 퍼진 추상미술을 뜻함)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 형태다.1950년대 이후 국내 예술가들은 일본의 잡지인 ‘미술수첩’을 통해 프랑스와 미국의 추상 미술에 관한 정보를 접했다. 이 때문에 미술계에서 추상 미술이 큰 화두가 됐다. 운보 김기창은 “추상미술의 성행이 세계적 풍조가 된 지금 동양화도 시대성과 발맞춰 전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작가는 “추상은 미술이 아니다”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영주는 “앵포르멜이야말로 세계에 가장 공통되는 조형 언어의 시초”라며 추상화를 적극 받아들였다.● 추상 미술의 세 갈래흔히 추상화는 구체적 형태가 없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으로 여겨진다. 전혁림 화백은 “서예나 음악, 가구 도자기 디자인 등 우리 생활의 태반이 추상이지만, 미술은 막연히 인식한다. 국전(대한민국미술대전)을 구상, 비구상으로 구분해 전시회를 갖게 한 것도 이런 막연한 인식의 소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분법적 분류는 여전히 추상 미술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한다.미술사의 흐름을 보면 추상화는 크게 세 갈래로 펼쳐졌다. 첫 번째는 형태의 변형과 단순화를 통한 개성화(몬드리안), 두 번째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탐구(칸딘스키), 세 번째는 미학이나 철학의 선언적 추상(말레비치)다. 몬드리안은 구체적 풍경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해 기하학적 추상으로 전개했다. 또 칸딘스키는 음악이나 정신의 영역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말레비치는 ‘검은 사각형’을 통해 ‘절대주의’를 선언하며 미술사에 독보적인 자리를 남겼다.김영주의 추상은 세 갈래 중 어디에 해당할까? 그의 드로잉을 보면 사람의 얼굴을 비롯한 구체적 형상이 보인다. 세 갈래 중 첫 번째, ‘형태의 변형과 단순화를 통한 개성화’라는 걸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 화가들이 이런 추상화를 그렸다. 물감을 흩뿌린 잭슨 폴록도, 색면을 그린 마크 로스코도 초기 그림에는 인물과 풍경이 드러난다.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온 난민이었던 이들은 자신이 겪었던 불안과 공포를 캔버스에 풀어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추상을 ‘모더니즘적 순수’라고 규정한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후대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실 그 작품들은 아무 내용이 없는 ‘순수’가 아니라 감정이 가득 찬 것이었기 때문이다. ● ‘한국성’으로 찾아간 문자“나의 그림에서 숨쉬는 숱한 기호들은 나의 그림자 - 나의 언어의 표상이다. 나는 기호의 속삭임에서 ‘그날이 오면’과의 대화를 계속한다. 나는 그 날이 어떤 날인지 모르고 상상만 한다. 내가 생각하는 뜻은, 인간 본성의 원초적인 삶과 나의 영혼이 교감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신화시대다.” (현대미술 1991년 가을호)추상이 세계적 흐름이었지만, 그 가운데서 작가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언어를 찾아야 했다. 김영주는 그 출발점을 한글과 문자, 기호에서 찾았다. 1987년 작품 ‘신화시대’를 보면 ‘인간들의 이야기’, ‘여기서부터’, ‘사람들의’ 등 한글로 적힌 문구를 볼 수 있다. 책이 아닌 캔버스 위에서 문구는 형태를 단순화한 또 다른 그림이 된다. 예를 들어 산을 그린다고 했을 때, 그것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山’이라고만 적어도 뜻을 전달할 수 있다. 한자가 결국 그림의 무수한 단순화 끝에 만들어진 기호인 것처럼 말이다. 이응노, 남관 등 한국 작가들은 추상을 받아들이며, 이것의 상징성을 문자와 연결해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나갔다. 김영주도 마찬가지였다. ‘신화시대’라는 제목은 이러한 단순화를 통해 작가 고유의 개성과 본질을 추구했던 의도를 드러낸다. “순수함이 살아있는 원시 상태를 나타내고 싶다. 인간 본연의 순수함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없다. 캔버스 속에서 모든 진실과 순수함이 살아있는 신화시대를 꿈꾼다.” 김영주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한국 작가로서 자신의 언어를 찾고자 했다. 1993년 미국 뉴욕 소호 헤나캔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을 때 그는 “미국 화단이 우리나라 작품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 우리의 예술성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한 전시”라고 자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작고하고 10여 년 세월이 지났다. 그가 남긴 문자 추상에 대한 재조명과 연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노담(老潭) 김영주(1920~1995)1920년 함경남도 원산 출생1943년 일본 도쿄 태평양미술학교 졸업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 대표 작가1970년 중앙대 예술대학 교수1992년 은관문화훈장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김영주’전 개최김민기자 kimmin@donga.com}

변시지 화백(1926∼2013)의 미공개 작품이 담긴 화집 ‘바람의 길, 변시지’(누보)가 출간됐다. 변 화백의 전 생애를 다룬 첫 번째 화집으로 주요 작품과 작가 노트, 육성 기록을 간추렸다. 화집에 수록된 180여 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일반인에게 처음 선보인다. 화집에서는 변 화백의 20대 일본 시절과 비원파(秘苑派)로 알려졌던 서울 시절, 그리고 50대 이후 제주 시절 그림의 변천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이달 말에는 누보에서 운영하는 제주돌문화공원 내 갤러리에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됐던 변 화백의 작품 2점을 국내 처음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화집은 제주지역 영자신문 ‘제주위클리’ 기자로 2010년 변 화백을 인터뷰한 송정희 누보 대표가 2년간 제작했다. 송 대표는 인터뷰 전까지는 변 화백을 몰랐다. 당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변 화백의 작품을 본 해외 기자들이 “변시지를 알고 싶다”고 물어와 함께 취재하면서 그의 예술세계에 매료됐다. 송 대표는 “제주에서 태어나 6세부터 일본에서 살며 그곳 화단(畵壇)에서 여러 상을 받는 등 인정받았던 변 화백은 한국적 미의식을 탐구하려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국내 중앙 화단과도 거리를 두며 제주도로 이주했지만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마니아들이 찾아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화집 제작은 변 화백의 작품을 관리하는 ‘공익재단 아트시지’와 협력했다. 아트시지는 자신의 작품을 유산으로 물려주기보다 미술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했던 변 화백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국내 최초의 시립미술관이자 변 화백 작품 상설 전시관이 있는 제주 서귀포시 ‘기당미술관’도 그를 지원하는 재일교포 사업가 기당 강구범의 후원으로 건립됐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누군가는 이것을 훔치려다 유죄 판결을 받고, 누구는 집 안 가득 쌓아놓고도 모자라 식기세척기에도 이것을 넣어둔다. 돈이 되기에 욕망을 자극하나, 지구의 역사를 밝히는 연구 자료이기도 한 화석 이야기다. 책은 전직 수영선수이자 성공한 ‘화석 사냥꾼’ 에릭 프로코피의 ‘사건’으로 시작한다. 2012년 프로코피는 경매로 공룡 타르보사우루스의 온전한 화석을 105만2500달러에 판매하지만 이 화석이 몽골에서 불법 유출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기자인 저자는 미국과 유럽, 몽골을 아우르며 10여 년을 취재한 결과물을 미국 잡지 뉴요커에 연재했다. 이때부터 독자의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며 초판만 15만 부를 찍었다. 사소한 이야기에서 출발해 인간의 욕망과 자연유산의 소유권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룬다. 탐사보도가 어떻게 훌륭한 논픽션의 경지에 오르는지 보여주는 수작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철공소가 많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엔 ‘예술촌’이 있지만 미술계에선 아는 사람만 찾는 곳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평일인 17일 이곳 한 건물 지하에 꾸준한 발길이 이어졌다. 가수 나얼이 개인전 ‘염세주의적 낙관론자’를 열고 있는 대안공간 ‘스페이스 엑스엑스(space xx)’였다. 전시장에서 나얼의 콜라주와 드로잉,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30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e메일 신청을 받아 매일 선착순 40여 명만 관람할 수 있다. 찾는 사람 대부분은 나얼의 팬으로 보였다. 연예인의 미술 전시가 이제 익숙한 현상이 되고 있다. 나얼도 이번이 벌써 10번째 개인전이다. 가수 솔비나 배우 하정우 등도 그림을 공개해 화제몰이를 했다. 해외에서도 배우 조니 뎁, 가수 밥 딜런, 데이비드 보위뿐만 아니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그림을 깜짝 공개한 바 있다. 유명 인사들은 왜 그림에 빠질까? 작품을 보면 직업 특성상 터놓고 말할 수 없는 속내를 풀어내는 경향이 보인다. 악성 루머에 시달린 솔비는 심리 치료로 미술을 시작했다. 일기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에 담으며 조금씩 세상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코미디언 임하룡의 그림엔 눈이 가득하다. 그는 “시선 받기를 원하지만 또 그 시선이 때론 부담스러운 마음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그림을 그린 하정우는 과거 인터뷰에서 연기하며 느끼는 절실한 감정을 집에 가지고 와 그림에 담는다고 했다. 나얼은 전시장에서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등 종교적 색채를 과감히 드러낸다. ‘염세주의적 낙관론자’라는 제목도 기독교도로서 자신을 비유했다. 이문정 리포에틱 대표는 ‘신에 대한 믿음으로 감사하게 살지만 세상의 불행에 슬퍼하는 종교인으로서의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들의 활동은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친근하게 느끼는 ‘대중 미술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비친다. 특히 예술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사람도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 그림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연예인의 그림 전시는 평소 전시를 보지 않았던 사람도 한 번쯤 미술을 감상하는 첫 경험이 되기도 한다. 최근엔 일반인도 퇴근 후 드로잉이나 풍경화를 그려 보는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다. 최두수 space xx 대표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반응이 많아 깜짝 놀랐다. space xx는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알음알음 찾는 곳이었는데, 온·오프라인에서 관심의 폭이 훨씬 확장됐다”고 말했다. 나얼 개인전의 관람 신청은 매일 100∼150건이 들어온다고 한다. 다만 연예인의 작품이 그의 명성을 넘어 작품 자체로 인정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평생 작품을 쌓아가는 전업 작가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작가는 “바스키아가 포함된 컬렉션을 가진 가수 Jay-Z 등 해외 유명 인사처럼 국내 유명인들이 안목을 키워 작품을 후원하는 컬렉터로도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철공소가 많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엔 ‘예술촌’도 있지만, 미술계에선 아는 사람만 찾는 곳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평일인 17일 이곳 한 건물 지하에 조용히 꾸준한 발길이 이어졌다. 가수 나얼이 개인전 ‘염세주의적 낙관론자’를 열고 있는 대안공간 스페이스 엑스엑스(space xx)다. 전시장에서 나얼의 콜라주와 드로잉,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30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e메일로 신청 받아 매일 선착순 40여 명만 관람할 수 있다. 찾는 사람 대부분은 가수 나얼의 팬으로 보였다.이처럼 연예인의 미술 전시가 이제는 익숙한 현상이 되고 있다. 나얼도 이번이 벌써 10번째 개인전이다. 가수 솔비나 배우 하정우 등도 그림 그리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몰이를 했다. 해외에서도 배우 조니 뎁, 가수 밥 딜런, 데이빗 보위는 물론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그림을 깜짝 공개한 바 있다. 유명 인사들은 왜 그림에 빠질까? 작품을 보면 직업 특성상 터놓고 말할 수 없는 속내를 풀어내는 경향이 보인다. 악성 루머에 시달린 솔비는 심리 치료로 미술을 시작했다. 일기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에 담으며 조금씩 세상에 다시 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배우 임하룡의 그림엔 눈이 가득하다. “시선 받기를 원하지만 또 그 시선이 때로 부담스러운 마음을 형상화했다”는 그의 설명처럼 재기발랄한 성격이 뚝뚝 묻어나는 모습이다. 2007년부터 그림을 그린 배우 하정우는 과거 인터뷰에서 연기하며 느끼는 절실한 감정을 집에 가지고 와 그림에 담는다고 했다. 나얼은 전시장에서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등 종교적 색채를 과감히 드러낸다. ‘염세주의적 낙관론자’라는 제목도 기독교도로서 자신을 비유했다. 이문정 리포에틱 대표는 ‘신에 대한 믿음으로 감사하게 살지만, 세상의 불행에 슬퍼하는 종교인으로서 자신의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들의 활동은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친근하게 느끼는 ‘대중 미술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비춰진다. 특히 예술을 전업으로 삼지 않는 사람도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서 그림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 최근엔 일반인들도 퇴근 후 드로잉이나 풍경화를 그려보는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다. 또 평소 전시를 보지 않았던 사람도 한 번쯤 미술을 감상하는 첫 경험의 관문이 되어 주기도 한다 최두수 space xx 대표는 “기대한 것보다 훨씬 반응이 많아 깜짝 놀랐다. space xx는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알음알음 찾는 곳이었는데 온·오프라인에서 관심의 폭이 훨씬 확장됐다”고 말했다. 나얼 개인전의 경우 관람 신청은 매일 100~150건 정도가 들어온다고 한다. 다만 연예인의 작품이 그의 유명세를 넘어 작품 자체로 인정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미술사의 맥락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평생 작품을 쌓아가는 전업 작가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작가는 “바스키아가 포함된 컬렉션을 가진 가수 Jay-Z 등 해외 유명인사처럼 국내 유명인들이 안목을 키워 작품을 후원하는 컬렉터로도 역할을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젊은 작가의 실험적 작품을 볼 수 있는 홍익대 일대, 문래동, 을지로의 대안 공간이나 작은 전시장엔 여전히 영상·설치 작품이 주류다.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선 구상 작품은 구닥다리고 ‘동시대 미술’로 인정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국제 미술의 흐름을 보면, 결국 작가는 캔버스 위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맛깔 나는 기교를 앞세운 회화가 이미 미술계의 전면에 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의 공공미술관인 화이트채플 갤러리는 올해 첫 대규모 기획전으로 ‘Radical Figures: Painting in the New Millenium(급진적 형상: 뉴밀레니엄 시대의 회화들)’을 열었다. 2월 6일 개막한 전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휴관했다. 전시는 2000년대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구상 작가 10명을 모았다. 미술관이 ‘시대정신을 표현했다’고 평가하며 소개한 작가들은 마이클 아미티지, 세실리 브라운, 니콜 아이젠만, 데이나 슈츠 등이 있다. 이 중 독일 출신 작가 다니엘 리히터의 작품이 가장 눈길을 끈다. 2001년 작품 ‘Tarifa’는 스페인 남부 항만도시 타리파로 향하는 보트를 탄 북아프리카 난민을 표현한다. 칠흑 같은 바닷물 위에 위태롭게 떠 있는 인물들은 열 감지 카메라로 비춘 듯 화려한 색채로 표현됐다. 난민 문제를 비롯해 공포와 불안이 감도는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포착해 호평받은 작품이다. 흥미로운 건 최근 주목받는 ‘구상 회화(figurative painting)’의 뉘앙스가 과거 국내 미술계에서 이야기했던 비구상(추상)·구상의 이분법과 다르다는 점이다. 화이트채플 큐레이터 리디아 이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일그러진 형상과 신체의 일부만을 표현해 고정된 개념을 흔들고 확장시킨다”며 “이들은 회화가 어떻게 개인의 불안과 사회 문제를 담을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즉 단순한 기교를 넘어 개인과 사회 문제를 담는 수단으로 구상 회화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상 회화 열풍의 시작은 1980년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신표현주의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안젤름 키퍼, 게오르크 바젤리츠와 미국의 장미셸 바스키아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당시만 해도 주식 시장의 호황과 맞물린 투자 대상, 개념미술에 지친 컬렉터를 겨냥한 상품이라는 회의적 시각을 받았다. 그러나 과거의 이데올로기가 해체되는 시대상을 담아 이제는 미술사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에 발맞춘 움직임이 감지된다. 외국계 화랑인 리만머핀 서울은 영국 작가 빌리 차일디시의 최근작을 23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차일디시는 1999년 회화를 고집하는 ‘스터키즘’ 운동을 시작했다가 2001년 결별하고 개인적인 회화를 그리고 있다. 페로탱 서울 등 다른 화랑에서도 구상 회화가 등장하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같은 구상 회화라도 미술사적, 미학적 맥락을 갖고 있지 않다면 순간 유행에 그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경쟁자는 뒷목을 잡게 하고 고객은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기업의 혁신은 어떻게 이뤄질까.’ 최근 몇 년간 이 문제에 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노키아는 변화를 외면했고, 이케아는 ‘경험’을 강조했으며, 애플엔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가 있었다는 식의 분석이다. 저자는 말한다. “높은 주가(株價) 실적을 가진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아 성공 팁을 뽑아내겠다는 것은 마치 방금 로또에 당첨된 사람에게 로또 살 때 무슨 색 양말을 신고 있었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물리학자이자 바이오업체를 세운 저자는 이 같은 사후약방문식 분석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면서 단서를 찾아 모델과 가설을 세우는 물리학처럼 기업의 혁신을 이뤄낸 조직 문화도 ‘구조(시스템)’를 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핵심은 룬샷(loonshot)과 상전이(相轉移)다. 혁신의 씨앗인 룬샷은 “제안자를 나사 빠진 사람으로 취급하며, 다들 무시하고 홀대하는 프로젝트지만 전쟁 의학 비즈니스의 판을 바꾼 아이디어”를 가리킨다. 룬샷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불완전하고 기이한 모습을 갖고 있다. 이 책의 독특함은 룬샷을 남발하는 기업도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지적하는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 초기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맥)를 연구하던 그룹은 ‘예술가’라며 칭송한 반면 나머지 조직은 ‘평범한 해병’ ‘멍청이’라고 일축했다. 두 그룹 사이의 적대감이 심해서 두 건물 사이 샛길을 비무장지대라고 부를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당시 맥은 상업적으로 실패했고, 잡스는 쫓겨났다. 20세기 사진의 역사를 바꾼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1946년 즉석카메라를 비롯해 끊임없는 연구로 수많은 ‘제품형 룬샷’을 만들어낸 에드윈 랜드는 “노벨상을 받아도 충분할 정도”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런데 기술 혁신에만 치중한 나머지, 즉석 인화 영화기기인 ‘폴라비전’을 만들었지만 “경이로우나 쓸모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폴라비전은 기술적으로 완벽했지만 가격이 비싸 실용성이 없었다. 더 결정적인 건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이었다. 그는 군사작전을 위해 인공위성에 사용할 디지털 카메라 개발을 도우면서 누구보다 먼저 그 쓸모를 알았지만 상업적 가능성은 무시했다. 저자는 이 두 사례를 통해 룬샷을 리더가 직접 고르고 평가하는 ‘모세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외면받기 쉬운 룬샷이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떠돌아다니며 ‘잭팟’의 기회를 만나게 해주는 조직의 구조, 바로 상전이다. 상전이란 온도, 압력 같은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아 물질이 액체 고체 기체 등의 다른 형태로 변하는 단계를 가리킨다. 이상적인 조직은 방향 잃은 룬샷의 덫에 걸려 혼돈에 빠지거나(액체), 관성에 젖어 룬샷을 외면(고체)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리더는 ‘예술가’와 ‘해병’ 그룹이 따로 또 같이 협력하도록 관리하는 ‘세심한 정원사’가 돼야 한다. 12년이 흘러 다시 애플로 돌아왔을 때 잡스는 애니메이션의 혁명을 가져온 ‘픽사(Pixar)’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니 아이브 같은 예술가와 팀 쿡 같은 병사를 똑같이 사랑하는 법을 터득한 상태였다. 결과주의적 사고를 벗어나 시스템적 사고로 혁신을 설명해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 신약 개발, 세계 체스 챔피언 등 사례도 풍부하다. 빌 게이츠는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는 책’이라 추천했으며 지난해 블룸버그 선정 최고경영자(CEO) 최다 추천 도서에 올랐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출신 가수 레이디 가가의 새 앨범 수록곡에 참여했다. 이 같은 내용은 레이디 가가가 22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6집 ‘Chromatica’ 트랙리스트를 통해 알려졌다. 10번 트랙 ‘Sour Candy’ 옆에 블랙핑크와 함께 한다는 내용이 영어로 표기되어 있다. 레이디 가가의 앨범에는 블랙핑크 외에도 아리아나 그란데, 엘턴 존 등이 참여 했다. 새 앨범은 10일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블랙핑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가 평소 서로의 음악을 듣고 팬이 되면서 자연스레 이번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블랙핑크는 2018년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인 인터스코프레코드와 계약한 뒤 미국에 진출했다. 북미, 유럽, 호주, 아시아 등 23개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했고, 지난해 4월에는 ‘Kill This Love’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41위,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에서 24위에 올랐다. 블랙핑크는 앞서 영국 출신 가수 두아 리파의 ‘KISS AND MAKE UP’으로도 협업한 바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상업적 가치도 중요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김환기 화백의 최고가(最高價) 작품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라 생각합니다.” 1970년 서울 종로구에서 ‘현대화랑’으로 출발한 갤러리현대가 개관 50주년을 맞았다. 50주년 기념 특별전 ‘현대 HYUNDAI 50’이 다음 달 12일 공개된다. 앞서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51)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학술적 연구는 큐레이터의 일”이라며 “상업적 가치를 갤러리, 경매사 등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31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1부 전시는 본관과 신관에서 70여 점을 선보인다. 선정 기준은 ‘과거 전시, 판매한 작품’이다. 도 대표는 주요 컬렉터, 작가 등의 ‘인연’이 주된 선정 요소라고 했다. 신관에 전시되는 백남준의 ‘마르코 폴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갤러리현대를 통해 소장하게 된 작품이다. 1972년 유작(遺作)전에서 공개된 이중섭의 ‘황소’ ‘통영 앞바다’ ‘닭과 가족’도 나왔다. 사진 편지 방명록같이 이 갤러리의 역사를 기록한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반도화랑’ 점원에서 국내 굴지의 갤러리 대표가 된 박명자 회장(77)의 성공 요인을 간접적으로나마 가늠해볼 수 있다. 바로 상업적 가치와 인연이다. 현대미술을 다루는 ‘1세대 상업화랑’으로 시작한 갤러리현대는 박수근 이중섭을 ‘국민화가’ 반열에 올렸다. 두 작가는 소설가 박완서와 시인 구상의 작품에서 언급되며 문인들 사이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 이런 흐름을 재빨리 파악한 박 회장은 시의적절하게 전시회를 열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대중에게 어필했다. 오랜 세월 컬렉터, 작가 등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갤러리의 성장이 한국 미술의 발전과 항상 함께했느냐에 대해서는 미술계의 의견이 갈린다. 다양한 작가와 장르가 공존해야 할 미술시장을 일부 작가가 독식하게 해서 성장해야 할 작품성 있는 작가를 결과적으로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상업화랑으로는 이례적으로 입장료를 매겨 대규모 전시를 열고 시민의 성원으로 성공도 거둔 반면 그만큼 상업성에 치중해 젊은 작가 발굴이나 성장에 기여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도 대표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해외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0년대 이후 작품을 다루는 2부 전시에서 이 포부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듯하다. 홈페이지에 공개될 갤러리가 출간한 도록(圖錄) 작품집 간행물을 비롯한 50년간의 아카이브도 기대를 모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제10회 동아옥션 경매가 23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동아옥션 갤러리(동아일보 충정로사옥 18층)에서 열린다. 동아옥션은 △도서 △근현대자료 △동서양 미술 △도자기 민속품 △고서화 고문서 간찰(簡札) 등 243건을 선보인다. 김환기(1913∼1974) 천경자 화백(1924∼2015)이 직접 표지를 그린 단행본과 잡지 수십 점이 응찰대에 오른다. 김 화백이 장정(裝幀)한 자료(출품번호 49)는 단행본 43점, 잡지 17점 등 60점이다. 그가 처음 장정한 책인 함대훈의 ‘폭풍전야’를 비롯해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 등 소설도 있다. 천 화백의 자료(출품번호 50)는 단행본 50점, 잡지 3점 등 53점이다. 그의 평소 그림처럼 꽃과 여인을 화려하게 그렸다. 승려이자 저항시인인 만해 한용운(1879∼1944)이 쓴 간찰(출품번호 199)도 출품됐다. 만해가 자신의 벗 도진호에게 보낸 것으로, 공부에 뜻을 두었으니 더욱 정진하라는 조언과 불교개혁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 만해가 불교 개혁을 위해 저술한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을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부끄럽다는 겸손의 말 뒤에 불교개혁의 작은 씨앗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적었다. 한국 최초의 남자 프로 골프선수 연덕춘(1916∼2004)의 자필 수첩 등 관련 자료(출품번호 98)도 경매에 나온다. 그가 사용했던 골프채 4점은 등록문화재 제500호로 지정돼 있다. 이번 경매에는 한국 골프 역사와 관련된 중요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금속활자로 찍어낸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출품번호 155), 고려 말∼조선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가삼존도(釋迦三尊圖)’(출품번호 139)도 응찰대에 오른다. 석가삼존도는 배채법(背彩法·종이 뒷면에 채색해 은은한 느낌이 앞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그림의 필치와 상태로 볼 때 14세기 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약 100년 전에 수리한 흔적이 남아 있다. 동아옥션은 응찰자들이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23일까지 경매품 168건을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경매 당일은 오후 2시까지) 동아옥션갤러리에서 전시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주름진 천에 무채색 물감을 얇게 칠해 거친 질감을 살렸다.그 위에 신문지 은박지 종이를 잘라 만든 문자를 붙였다.덧칠된 물감 사이로 신문지에 적힌 프랑스어와 사진이 보인다.화면 아래의 푸른빛과 반짝이는 은박지의 빛이 부딪쳐 차가운 풍경을 만든다.한국과 프랑스 사이 어디쯤에 있는 듯하다.‘한국 추상화의 선각자’로 평가받는 남관 화백(1911∼1990)의 ‘겨울 풍경’(1972년)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덕수궁관의 올해 첫 기획전이자 MMCA 개관 후 첫 서예 단독 전시인 ‘미술관에 서(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이 지난달 30일 온라인으로 문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술관이 휴관 중이어서다. 그럼에도 이날 오후 유튜브로 공개된 90분짜리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은 1만4118명이 관람할 정도로 인기였다. 서예는 물론 전각 회화 조각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선보인 종합전이다. 온라인 공개에 앞서 언론에 지난달 26일 하루 공개된 덕수궁관 전시장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건 남관과 이응노 화백(1904∼1989)의 문자추상(文字抽象)이었다.○ 서구 추상의 한국적 재해석 “(프랑스 파리의) 인상파 미술관을 보니 일본에서의 공부가 모두 허사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곳에서 가르친 서양화는 기교뿐이었습니다. 이를 마흔에 깨달았으니 얼마나 분하겠습니까.” 1955년 배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남관의 말이다. 1935년 도쿄 태평양미술학교에서 미술을 배우고 1942년 후나오카(船岡)상, 1943년 미쓰이(三井)상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파리에서 서양미술을 직접 보고 충격을 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과 미국에선 추상 미술이 다수 그려지고 있었다. 남관 이응노 같은 작가들은 서양미술에 충격을 받았지만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한국적 맥락으로 재해석했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전통의 서예를 차용했고 그 결과물로 문자추상 시리즈가 탄생했다.○ 서화동체(書畵同體) 전통과 현대미술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MMCA의 서예전 개최를 ‘소외 장르 챙기기’로 설명한다. 그는 이번 전시 도록(圖錄) 인사말에서 “동아시아의 독자성을 이룬 서화동체 사상의 전통이 근대 들어 급격하게 변화해 미술과 거리를 두게 됐다”고 했다. 잊혀진 문화를 되새기기 위해 전시는 한국 근·현대 1, 2세대 서예가들의 작품서부터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디자인까지 방대한 양을 소개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화전(詩畵展)이나, 많은 사람이 취미로 하는 캘리그래피를 함께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전통문화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짚어볼 수 있다. 다만 서울서예박물관처럼 해당 장르를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전시품의 절반이 넘는 서예 작품을 새로운 해석 없이 내놓은 것에 대해 미술계의 의견이 갈린다. 이를테면 ‘한국 근·현대 미술가들이 서예를 어떻게 예술적으로 차용했는가’같이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조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배원정 MMCA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의 섹션별 주제는 또 하나의 기획전으로 깊이 있게 조명해야 할 만큼 여러 담론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저자는 첫 소설 ‘소수의 고독’으로 이탈리아 최고 문학상(賞)으로 꼽히는 스트레가상을 최연소 수상하고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물리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쓸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뜻하지 않게 칩거하면서 사람들의 모습을 차분히 관조한다. 바이러스의 눈에 인간의 나이 성별 국적 취미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감염 가능자, 감염자(확진자), 회복자로 나뉠 뿐이다. 전파의 속도는 예측 불가하며, 모임에 가는 것은 확률 게임이다. 그러나 사소한 행위가 때로 폭발적 결과로 이어진다. 책임감과 연대감이 결여된 행동은 부족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고 그는 진단한다. ‘외출을 자제하라’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단순한 구호보다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논리와 문학으로 설득한다. 이 책의 인세 수익은 코로나19를 치료하는 의료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민주주의의 종말은 어떤 모습일까. 투표를 할 수 없게 되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정부를 장악하며, 국민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독재 정부?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것이 순진한 생각이라고 경고한다. 민주주의의 실패는 시스템이 완벽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곳에서 시작될 거라면서 말이다. 그 출발점을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한다. 과거 군대의 폭압적 방식과 달리 앞으로 쿠데타가 일어난다면 이는 물밑의 은밀한 압력으로 이뤄질 것이다. 시스템이 아닌 사회가 붕괴하는 대재앙으로도 민주주의는 무너질 수 있다. 여기에 대부분이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채 쓰고 있는 온라인 정보기술 서비스는 민주주의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민주주의를 막연한 성역이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냉정하게 접근해 흥미롭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미술관은 거의 휴관 중이다. 작품들도 관객을 만나지 못하고 ‘격리된’ 상태다. 온라인을 통해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며 아쉬움을 달래던 사람들이 참다못해 작품을 따라하기에 나섰다. 욕실 수건은 물론 텀블러나 레고까지 각종 생활용품으로 명작을 구현하는 놀이가 퍼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게티 미술관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러분에게 집에 있는 물건(혹은 사람)을 활용해 좋아하는 작품을 재창조하는 챌린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1974년 석유사업가 진 폴 게티가 만든 게티 미술관은 고대 문명부터 20세기까지 유럽의 명작 컬렉션을 갖고 있다. 매년 200만 명이 찾지만 코로나19로 지난달 14일부터 무기한 휴관 중이다. 챌린지의 규칙은 ‘좋아하는 작품을 고를 것’ ‘집에 있는 물건 세 가지를 활용할 것’ ‘그 물건으로 작품을 재창조할 것’이다. 그러자 기발한 명작 패러디가 쏟아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은 나무구슬 목걸이를 머리에 두른 여인으로 변신했다. 중세의 성모자(聖母子) 패널 그림에서 라피스라줄리색(감정색) 옷을 입은 마리아는 짙은 욕실용 수건을 뒤집어쓴 모습으로 재현됐다. 그림 속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지만 사진 속 여성은 살구색 프렌치 불도그를 안고 있다. 불도그의 포즈가 비슷해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피터르 몬드리안의 유명한 기하학적 추상은 원색의 레고로 아주 간단하게 패러디됐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1657∼1658년)을 따라한 소녀의 사진은 탁자 위는 물론 벽에 걸린 정물까지 비슷하다. 명작 챌린지는 인스타그램으로도 번졌다. 스스로 ‘예술을 좋아하는, 무한정 격리된 4명의 룸메이트’라고 소개한 한 계정(@covidclassics)은 귀를 자른 고흐의 자화상을 비롯해 미술사의 명작을 매일 올리고 있다. 르네 마그리트의 미스터리한 작품 ‘사람의 아들’(1946년)을 재현하기 위해 사과가 꽂힌 포크를 입에 무는 기발함도 엿보인다. “어떠한 편집도, 필터도 없이 집안에 있는 물건과 우리 자신을 활용했다”고 소개한 그림들을 보기 위해 7만 명 이상이 이 계정을 팔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881년 핀란드 남부 작은 마을의 유리공장에서 시작한 유리 디자인 브랜드 ‘이딸라’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이딸라는 ‘한국의 새: 동아백년 파랑새’를 제작했다. 동아백년 파랑새를 디자인한 ‘이딸라 & 아라비아 디자인센터’ 수장인 투이야 알토세탤래를 e메일로 만났다. ―‘파랑새’ 제작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동아일보가 100주년을 기념해 미래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이해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을 들였다. 동아일보에서 보내준 자료를 바탕으로 많은 기록을 검색했다.”―기술적으로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파랑새의 몸체는 맑은 파랑이며 날개와 꼬리는 진한 파랑, 머리는 투명하게 만들었다. 이런 색채는 백두산 천지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투명하고 푸른 몸통과 파랗게 채색한 날개, 꼬리 부분이 조화를 이루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딸라의 모든 제품이 수작업이다. “이딸라 성공의 초석이 바로 재능 있는 장인(匠人)들이었다. 입으로 유리를 부는 글라스 블로어, 금형 제작자, 유리 덩어리와 색상을 혼합하는 사람 모두 장인이다. ‘알토 화병’ 하나를 불기 위해서 적어도 5년은 훈련해야 한다. 2년에 한 번씩 전 세계 장인들이 모여 가장 큰 유리 불기에 도전하는 대회도 연다.” ―디자이너와 장인의 어떻게 협업하나. “나는 유리공예의 대가 오이바 토이카(1931∼2019)가 일하는 방식을 지켜보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는 작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 같았다. 시끄러운 작업장 한가운데 의자에 앉아 장인 한두 명에게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서로 제작 과정을 잘 알기에 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타피오 비르칼라, 티모 사르파네바 등 훌륭한 디자이너는 늘 장인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새 모양 ‘버드 바이 토이카’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토이카가 이끈 ‘버드 바이 토이카’는 1962년부터 생산됐고 마니아층도 두껍다. 이딸라 버드 450마리를 소장한 독일인을 만난 적도 있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버드 제품이 가득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심지어 토이카를 만나러 핀란드까지 여행도 왔다고 한다. 수집가들의 헌신적인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는 비결은…. “유리를 부는 방법이 수천 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같다는 것은 꽤 놀라운 일이다. 이딸라 유리공장의 전문가들은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첨단기술을 함께 사용한다. 그러면서 유리 불기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는 견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수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지원자가 많아졌다.” ―동아일보와 협업을 결정하게 된 까닭은…. “우리는 외부와 협업할 때 그들의 철학과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동일한 가치를 공유할 때만 협업을 시작한다. 이딸라와 동아일보는 모두 오랜 역사를 이어오면서 진보적 디자인과 예술을 추구해 비슷하다고 느꼈다. 협력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가치를 공유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그래도 봄은 온다는 걸 잊지 마세요(Do Remember They Can‘t Cancel the Spring).’ 아이패드 드로잉 속에 노란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기세에 불안감도 커진다. 그럼에도 바이러스가 봄을 막을 순 없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83)가 덴마크 루이지애나미술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그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자국의 문을 걸어 잠그는 가운데 세계적 예술가들이 온라인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최근 아이패드로 그린 봄 풍경 여러 장을 공개한 호크니는 그 자신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격리 중이다.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가 흐드러진 노르망디의 자연에 반한 그는 지난달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 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프랑스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졌다. 호크니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때 드로잉을 제안한다”며 “카메라와 사진을 치우고 모든 것을 의심하며 대상을 그려보라”고 주문했다. 항상 군중을 싫어했고 고독을 즐겼다는 그는 “내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라고 늘 생각한다”면서 “예술이 스트레스를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트레스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오지만 예술은 ‘지금 이 순간’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손(53)은 인스타그램에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시대, 기술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며 ‘따로 또 같이’하는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독일 작가 프란츠 에르하르트 발터, 유고슬라비아 출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의 작품 사진을 첨부했다. 엘리아손은 2003년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터빈홀에 인공 태양을 설치해 스타덤에 올랐다. 앞서 중국 작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62)는 지난달 20일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한 우한(武漢)의 임시 의료시설인 팡창(方艙)의원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 메시지로는 “코로나19는 평온한 일상이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님을 일깨워줬다. 긍정적 태도를 잃지 말자”고 전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회화뿐 아니라 조각, 설치 작품에도 드로잉이 있다. 예술가가 생각을 정리하고 작품을 구상하며 때론 설계도 역할까지 하는 것이 드로잉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같은 과거의 대가는 물론이고 현대 추상화가 피터르 몬드리안,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비롯한 예술가 100명의 드로잉을 한데 모았다. 마를렌 뒤마나 피터 도이그 같은 동시대 인기 작가의 것도 담았다.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미술학교에서 회화와 드로잉을 가르친 교사 겸 작가인 저자가 펴낸 이 책은 드로잉의 기초부터 알려주는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정물화 두상 풍경화 인물화 추상화 누드화 판타지 등 모두 7장으로 구성돼 구체적 예시와 함께 연습 방법을 알려준다. 작가마다 다른 스타일의 드로잉을 비교해 보면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림 보는 방법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