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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 정상들의 행보가 뜨겁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친서 외교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격 방북으로 김 위원장과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중미 정상이 서로를 끌어안고 또 견제하는 미묘한 긴장감이 비핵화 대화 재개에 파동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김정은, 시진핑 만난 뒤 트럼프와의 친서 교환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밀월을 과시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23일 1면 머리기사로 김 위원장이 직접 친서를 읽어보는 사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전인 20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17일 진행된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작성한 생일 축하 편지로, 어제 내게 인편으로 전달됐다”고 한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받았다고 밝힌 친서와 동일한지는 불분명하지만 북-미 정상 간의 ‘친서 외교’로 상황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고서도 김 위원장은 미중 정상과 접촉하며 G20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다만 외교적 성과는 물음표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북중미 3자가 서로를 이용하면서도 아직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집중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로선 김 위원장을 만날 생각은 없지만 북한의 도발을 관리하기 위해 구애를 받아들이는 척하는 것이고, 시 주석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서의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밀착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견인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간)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9, 30일 방한 기간 중) 남북 국경지역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준비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내세운 유화적 메시지와는 달리 21일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1년 더 연장함으로써 대북제재 유지를 분명히 예고했다. 그는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발동된 행정명령 13466호 등 모두 6건의 대북제재 행정명령의 효력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남북 원포인트 회담은 안갯속으로 복잡한 북중미 정상 외교에도 김 위원장이 대화 의지를 밝혔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김정은과 트럼프 간의 친서 교환을 통해 협상 테이블을 깨지 않겠다는 양국 최고지도자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공개됐다”며 “연말께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암묵적 동의가 오고 갔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를 코앞에 두고 한국은 갈수록 비핵화 대화 구도에서 소외되어 가는 모양새다. 현재로선 G20 정상회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외에는 북핵 모멘텀을 살릴 별다른 계기가 없다. 김성한 원장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역할이 축소된 데다 4강 외교로 대북정책의 축소된 공간을 만회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계속 추진하고 있는 “G20 정상회의 전 원포인트 남북회담”은 북측의 화답이 없어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재개와 가시적인 남북 관계의 진전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5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안보 우려 해결을 돕겠다”며 사실상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도 “중국과 계속 협력해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진전을 추동하길 원한다”며 힘을 보탰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남북미 3자가 이끌어 온 한반도 비핵화 협상판을 남북미중 4자 구도로 확실히 바꿔놓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비핵화 4자 구도’ 노리는 中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인 안보와 발전의 우려를 확실히 해결하는 데 힘닿는 데까지 최선의 도움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 해결 과정을 지지한다”면서 “북한 및 관련국들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더욱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 것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결국 북한이 말하는 합리적 관심사는 안보 우려인데 중국이 돕겠다고 하면서 시 주석이 체제 보장을 약속한 것”이라며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에서 미국에 관계 개선을 위시한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했으나 잘 풀리지 않은 틈새를 시 주석이 파고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최선의 도움’이라는 표현을 감안하면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구상한 체제 안전보장 안을 북한에 제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중국이 시 주석의 방북을 발표한 17일부터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장의 기자간담회와 시 주석의 이례적인 노동신문 기고문을 통해 거듭 ‘평화’와 ‘안정’을 강조한 만큼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국회 토론회에서 “중국이 끼어 셈법을 중국식으로 바꿨다. 3자에서 4자 구도로 판을 벌이려 하는데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진핑을 메신저로 활용한 김정은의 셈법 이날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다목적 계산과 부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떨어졌던 본인의 위신을 살리고, 시 주석의 정상회담 수요도 채워 주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관련국이 협력하고 각 측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는 방안을 탐색하길 원한다”고 말한 것도 미국을 겨냥해 셈법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중 밀착이 자칫 북한과 미국이 어렵게 쌓아온 비핵화 대화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동시에 “인내심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한 만큼 추가 도발 등으로 대화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5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안보 우려 해소를 돕겠다”며 사실상의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도 “중국과 계속 함께 협력해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진전을 추동하길 원한다”며 힘을 보탰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미 3자가 이끌어 온 한반도 비핵화 협상판을 남북미중 4자 구도로 본격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비핵화 4자 구도’ 노리는 中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인 안보와 발전의 우려를 확실히 해소하는 데 힘닿는 데까지 도움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 정치 해결 과정을 지지한다”면서 “북한 및 관련국들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것을 경계하고 보다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 것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결국 북한이 말하는 합리적 관심사는 안보 우려인데 중국이 돕겠다고 하면서 시 주석이 체제 보장을 약속한 것”이라며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에서 미국에 관계 개선을 위시한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했으나 잘 풀리지 않은 틈새를 시 주석이 파고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날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관심사(우려) 해결’을 동시에 언급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이 구상한 체제 안전보장 안을 북한에 제시했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평화협정 체결과정 뿐 아니라 미국과 교착상태에 있는 비핵화 대화에 중국의 참여를 늘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시진핑을 메신저로 활용한 김정은의 셈법 이날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다목적 계산과도 부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떨어졌던 본인의 위신을 살리고, 시 주석의 정상회담 수요를 채우는 대신 자신들의 입장을 발신하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으며 추가 도발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미중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시 주석을 통해 이러한 방침을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 위원장이 “관련국이 협력하고 각 측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는 방안을 탐색하길 원한다”고 말한 것도 미국을 겨냥해 셈법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북중 밀착으로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그간 미국과 어렵게 쌓아온 비핵화 대화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국회 토론회에서 “중국이 끼어 셈법을 중국식으로 바꿨다. 3자에서 4자 구도로 판을 벌리려 하는 데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정부가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했다. 정부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공개 제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10월 대법원 배상판결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곧바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는 분석이 한일 양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외교부는 19일 “정부는 일본 측이 이런 방안(한일 기업 출연금으로 지원)을 수용할 경우 일본 정부가 요청한 바 있는 한일 청구권 협정 제3조1항 협의 절차(외교적 협의)의 수용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지난 주말 일본을 비공개 방문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자료를 출연할 기업들로는 일본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제공한 경제협력자금이 지원된 포스코(옛 포항제철) 등 국내 기업과 강제징용 책임이 있는 일본의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미쓰비시 중공업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이날 트위터에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하는 게 아니어서, 이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외교력 부족 지적을 받고 있는 정부가 일본의 반응을 미리 알고도 이 같은 제안을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관계 개선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설익은 제안을 내놨다는 지적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정부가 19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7개월 만에 내놓은 해법은 한일 양국 기업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 방안이었다. 한일 기업의 출연금으로 공동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피해자를 보상하자는 제안은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직후 일부 한일 관계 전문가들이 제시해 온 해법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1월 한일 기업과 양국 정부가 참여하는 공동기금 조성에 대해 “발상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정부가 태도를 바꾼 것은 한일 관계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외무성 청사로 김경한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제3국에 의뢰해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구하는 등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 일본 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오스가 다케시(大菅岳史) 외무성 보도관은 “(한국의 제안은)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방안이 아니다. 한국 측에 일본의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했다. 정부가 일본의 거부 의사를 알고도 발표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28, 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뭐라도 해서 한일 간에 대화를 복원시키려 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본 기업은 물론이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의견 수렴에 대해 “(피해자와) 접촉했다기보다는 각계 인사와 언론 및 여론을 접촉하고 분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의견 수렴 없이 추진했다는 이유로 현 정부가 해산을 결정한 화해치유재단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이날 정부의 제안으로 한일 관계의 변곡점이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외무성 입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보다는 ‘만족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 한국 측과 논의해 보겠다’는 의미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20, 21일 북한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에 비핵화 협상에 대한 건설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동아시아재단과 애틀란틱 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 비핵화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에 대해 실무협상 재개를 거듭 제안하면서 미국도 일정 부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북-미간 실무협상을 하게 된다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의 사항을 모두 이행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이날 공동연설자로 나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황금 기회(golden opportunity)’”라며 조속한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북유럽 순방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양자, 다자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다가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 제안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탑다운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실무회담으로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 부장은 “핵심 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 3국 지도자 간 형성된 신뢰의 견고함도 과거에는 갖지 못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북측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다. 양국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연설 후 별도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가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현지시간) “북한에게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황금의 기회(golden opportunity)’”라며 북한에 조속한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동아시아 재단과 애틀란틱 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핵심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고, 남북미 3국 지도자간 형성된 신뢰의 견고함도 과거에는 갖지 못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지난 25년여 간의 실망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 정상은 북한과 적극 관여해나간다는 결정은 고귀하면서도 담대한 결단이었다”면서 “북한으로서도 지금의 기회를 잡고 이를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직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 제안한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이 본부장은 북유럽 순방 당시 문 대통령이 “양자, 다자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다가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설은 한국 북핵수석대표인 이 본부장이 워싱턴에서 처음 갖는 공식 연설이다. 이날 세미나에선 이 본부장과 함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공동 연설자로 나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로 조율된 대북 메시지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양국 북핵수석대표는 연설 후 별도의 한미 북핵수석대표 회담을 갖는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방북과 북-중 정상회담이 전격 발표되자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의 체스판에 북핵 이슈가 올려지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시진핑의 ‘북핵 체스판’ 개입에 美 ‘FFVD’로 맞불 미 국무부는 17일(현지 시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 주석의 평양행에 대해 “미국은 파트너 및 동맹국가,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20일부터 1박 2일간의 평양 방문에서 비핵화를 미중 무역전쟁의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제재 이행 책임을 다하라’며 중국에 경고를 날린 것이다. 이번 북-중 회담의 그림은 앞선 네 차례 북-중 회담과는 판이하다. 과거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대미 레버리지 확보를 위해 중국에 매달렸다면,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몰린 시 주석이 주도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러한 배경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제재 완화나 경제 지원 요청에 적극 화답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이 대미 관계에서 무역과 투 트랙으로 접근해오던 북한 문제를 G20 회의를 앞두고 동시에 꺼내기로 한 건 우리에게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했다. 미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도 “중국의 역할은 북한에 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에 못 낀 靑 “남북 정상회담 매달리지 않을 것” 시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하노이 합의 결렬 이후 꿈쩍 않던 비핵화 시계가 다시 돌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이 이번 북-중 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대화에 복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장기 교착 국면에서 사실상 중국을 ‘비핵화 중재자’로 선택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던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상회담이 언제든 열릴 수 있다면 좋은 것이고, 늘 준비하고 있다. 그것이 G20 전이 될지, 후가 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거기에 너무 매달리기보다는, 어느 길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매 순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첫 수를 둔 ‘6월 북핵 체스판’의 마무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을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 시간) 재선 출정식으로 시작해 북-중 회담 결과에 대한 반응, 그리고 미중 회담, 마지막으로 방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5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새로운 한반도 비핵화 구상이다. 중국은 17일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을 공개하면서 “북-중 양국 지도자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새로운 진전을 추동할 것”이라며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월 북-중 회담에서 “공동 조정 연구하겠다”고 밝힌 비핵화 과정에 대한 새로운 입장이 이번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은 앞서 17일 오전 중국 지역 9개 공관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21일 열겠다고 밝혔다가 시 주석의 방북 발표 이후 일정을 연기했다. 일각에선 중국 발표 전에 북-중 회담 개최 사실을 모른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고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카드를 선택했다. 이번 시 주석 방북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의 요청보다는 중국의 필요성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점이다.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원군을 찾아 나서는 행보로 볼 수 있다. 미국과의 전방위적 대결 국면에서 흔들리던 시 주석이 이달 초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웨이 연대’를 본격화한 데 이어 우군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한 움직임이 홍콩 시위가 지속되는 과정에 나온 것도 주목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지도부와 협의한 뒤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이번 사태는 시 주석의 정치적 후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첩첩산중인 가운데 돌파구가 필요했던 시 주석이 미국과 상대하기 위한 새로운 묘수를 찾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아주 효과적인 카드다. 북-중은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중 우호와 전략적 협력을 확인하는 정상 외교를 예고해둔 상태였고,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양국이 쌍방향 소통 관계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셈이다.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이던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국가주석으로 처음 방북하는 것이어서 북-중 밀착을 과시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결렬 이후 중국이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던 상황이어서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줄 선물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또 핵 보유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북한을 얼마나 강하게 설득할 수 있을지도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도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 주석이 방북한다면 시 주석이 새로운 카드를 쥐게 되는 효과가 있다. 시 주석은 무역전쟁, 화웨이 제재 등 첨단기술 문제는 물론이고 남중국해 등 군사안보, 대만 홍콩 등 중국이 내정이라고 주장하는 문제까지 미국의 전방위 공세에 힘겨워했다. 바로 이 순간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전 방북해 김 위원장에게 북-미 대화 복귀를 설득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다면 상황을 바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시 주석의 방북은 최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남북 간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서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나리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 21일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진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17일 중국이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이날 오후 7시(한국 시간 오후 8시) 동시에 “김 위원장의 초청에 응해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북한 초청 형식이지만 북-중 양국의 공식 발표 전 시 주석의 방북 사실을 동아일보에 알린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중국이 북한에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방중 때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을 초청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초청이라는 형식을 활용했지만 무역, 화웨이, 홍콩 사태 등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현 시점의 방북은 시 주석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 소식통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시 주석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협상 카드로 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이날 공식 발표에 앞서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 부장이 중국 관영매체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북-중 양국 지도자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진일보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위한 새로운 진전을 추동할 것”이라며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북-중이 북핵 문제에 대해 새로운 공통의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합의한 새로운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면서 무역 문제 등의 미중 갈등을 완화할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7년 만에, 또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첫 방북을 하는 것이다.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방북한 뒤 14년 만에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방북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G20 정상회의 전후 시진핑 주석의 방한 계획은 없다”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지난주부터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추진 동향을 파악하고 예의 주시해 왔다”고 덧붙였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신나리 기자}

정부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로 이달 말 추진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계획은 결국 공식 무산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G20 정상회의 전후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은 없다”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구체적 일시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 관계자가 6일 “시 주석 방한은 정해진 것이 없고 실무 협의만 있을 뿐”이라고 하고, 다음 날인 7일 청와대 관계자가 “시 주석이 G20 회의 때 방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는데 정부가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당초 시 주석은 중국의 남북한 상호 방문 관례에 따라 연내 ‘선(先)방북 후(後)방한’이라는 방침을 세우고 정부, 북한과 방문 계획을 조율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방한 일정을 소화하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시 주석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회담 의제를 준비하던 태스크포스(TF)도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방북은 북-중이 당 대 당 관계여서 방한처럼 외교 채널을 통해 의제를 조율한다거나 결정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전했다. 시 주석이 방북을 전격 결정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보다 중국을 선택함으로써 정부의 비핵화 협상 중재 역할이 또다시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G20 정상회의 전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는 한 북-미 대화 교착 상태를 바라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속내를 파악하는 데도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일경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진 뒤, 28∼29일 G20 정상회의에서 있을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한 번 걸러 29일경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전해 듣게 되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북 결정은 비핵화 국면에서 한국보단 북한 편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 21일 이틀간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반도 문제 해결의 “새로운 진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17일 중국이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이날 오후 7시(한국 시간 오후 8시) 동시에 “김 위원장의 초청에 응해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날 공식 발표에 앞서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 부장이 중국 관영매체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북-중 양국 지도자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진일보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위한 새로운 진전을 추동할 것”이라며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북-중이 북핵 문제에 대해 새로운 공통의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합의한 새로운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면서 무역 문제 등의 미중 갈등을 완화할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차례, 올해 1차례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중 정상은 밀착 관계를 과시해 왔다. 하지만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시 주석의 방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가 미중 관계의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성사된 셈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7년 만에, 또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첫 방북을 하는 것이다.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방북한 뒤 14년 만에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방북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G20 정상회의 전후 시진핑 주석의 방한 계획은 없다”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갖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지난주부터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추진 동향을 파악하고 예의 주시해 왔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6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달 쏜 미사일을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명시했다는 것은 군 차원은 물론 미 연방의회도 이번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음을 의미한다. “아직 분석 중”이라는 한국 국방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한미 정부가 미사일 분석을 일찌감치 끝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달 중순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발사한 총 3발의 미사일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 낸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에도 공식 보고됐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에 정책 지원 분석을 주도하는 의회조사국까지도 지난달 북한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못 박은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움직이는 두 축인 연방정부와 연방의회가 그만큼 북한의 도발 재개를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보고서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여주기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CRS 보고서는 북한의 도발에 실제 기술적인 진전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연료 주입 과정 등에서 사전 포착이 어려워 기습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기술에 요격 회피 기술 등이 추가된 한층 더 위협적인 미사일을 최종 확보하고, 이를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사전에 정해놓은 ‘로드맵’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한국 정부만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못 박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추가 도발을 막는 등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은 착각”이라고 했다. 한편 CRS가 같은 날 공개한 ‘북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입법 근거’ 보고서도 북한의 KN-23 미사일에 대한 분석처럼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CRS 보고서만 봐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쪽에서도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없이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는 것은 미국 체제에서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약해진 북한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을 다시 살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벌써부터 먹구름이 끼어 가는 모양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이라는 초대형 이슈에 몰두하면서 어느덧 북핵 비핵화 협상이 두 정상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중-러와 지속적으로 밀착하며 ‘버티기’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추후 한국을 방문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별도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 같으면 비핵화 이슈의 두 축인 미중 정상과의 연속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모멘텀을 띄울 것으로 예상됐겠지만, 지금은 정상과 만나더라도 화웨이 등 주로 무역분쟁 이슈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급기야 청와대도 7일 “트럼프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 상당히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며 올해 내로 구체적인 비핵화 성과가 나올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 무역전쟁에 집중하며 북핵 관여 미루는 美中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이슈가 얼마만큼 2020년 대선에서 영향을 미칠지 계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과 미국 중) 누가 더 시간이 많은지, 또 여유를 부릴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답이 나올 것”이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 등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여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내년으로 성큼 다가왔음에도 무역전쟁에는 열을 올리는 반면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여유를 두고 있는 점으로 미뤄 볼 때 북한 비핵화를 자신의 재선을 결정지을 핵심 이슈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무역갈등 문제를 더 거론할 것”이라며 “북핵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수준의 논의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비핵화 이슈에 깊게 관여하면 오히려 백악관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 주석이 올해 예상됐던 방북은 물론 이달 중 방한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부 관계자는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기간 전후 방한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외교 당국은 시 주석이 미국을 의식해 한반도를 아예 찾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중 정상회담은 일본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 계기로 여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靑 “文 북유럽 순방 때 대북제재 완화 요청 없다”며 속도 조절 이에 따라 청와대도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유럽 순방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북유럽 순방에서도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속전속결’ 방식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했다는 뜻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7일 공개석상에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여전히 힘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등 남북 접촉은 추진하고 있지만 별다른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 시도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나기 힘들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피력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가 스스로 해명하고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6월 남북 정상회담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무튼 한국이 지속적으로 ‘촉진자’를 자처하며 북한에 손을 흔들고 있지만 북한은 혈맹인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강조하며 오히려 한국을 외면하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이 ‘러시아-북한 무역 경제 과학 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전날 평양에 도착해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코즐로프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말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 직접 영접을 나가기도 했던 인사로 북-러 국경을 이루는 두만강에 교량을 건설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나리 기자}
공관 직원들에게 폭언 등 ‘갑질’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중징계가 요구됐던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52)가 해임됐다. 중징계 가운데 파면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해임은 3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지만 파면과는 달리 연금 불이익은 없다. 외교부는 5일 김 전 대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김 전 대사는 3월 외교부 재외공관 정기 감사에서 비위 행위가 포착돼 지난달 24일 중앙징계위원회의 징계심사를 받았다. 김 전 대사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기업의 초청으로 골프장 개장 행사에 가족과 함께 참석하면서 가족들의 항공권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대사 측은 “가족 동반 행사 취지에 맞게 주최 측에서 공식 초청장과 함께 가족들의 항공권까지 일률적으로 제공했다”며 “공식적인 외교행사에 해당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전 대사는 7일경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하고, 조만간 해임 무효 처분을 위한 법정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199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들어간 김 전 대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파 외교관’으로 분류됐다. 그는 2004년 외교부 북미국의 과장급 인사가 사석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젊은 보좌진에게 대통령이 휘둘린다”는 등 노 전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미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을 청와대에 투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파문으로 윤영관 당시 외교부 장관이 해임됐다. 김 전 대사는 이후 2012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4월 주베트남 대사로 발탁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현충일인 6일 오후 5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등번호 ‘625’번을 달고 군 위장 무늬가 새겨진 야구 모자를 쓴 백발노인이 마운드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이날의 시구자 박동하 옹(91)은 타석을 향해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를 했고, 시타를 준비하던 박형준 대위(29)가 경례로 화답했다. 경례를 마친 후 박 옹이 던진 공은 느리게 포물선을 그리며 포수 앞으로 흘러갔고,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국방부가 이날 호국보훈의 달 기념으로 준비한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프로야구 경기 사전 행사. 6·25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한 박 옹이 시구하고, 이곳에서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전에 투입된 박 대위가 시타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시구·시타에 앞서 ‘화살머리고지 전투’로 연결된 두 사람의 사연을 담은 1분 남짓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고척스카이돔 화면을 채웠다. 박 옹은 6·25 당시 프랑스대대에 배속돼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한 후 일등중사로 전역했다. 화살머리고지 전투는 강원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국군·미군·프랑스군과 중공군 간에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전개됐던 전투. 박 옹은 “현충일 프로야구 시구자로 선정돼 기쁘고,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함께 나섰던 전우들 생각도 많이 난다”며 “시구를 통해 이 순간에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국군 장병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박 옹의 공을 기다린 박 대위는 육군 5사단 소속으로 현재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박 대위는 “화살머리고지에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참전용사들의 유해와 유품을 직접 확인할 때마다 대한민국 국군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기고 한 분이라도 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방부 군악대대의 애국가 제창과 묵념에 이어 참전용사 유가족, 현역장병을 초청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추모와 감사 분위기를 더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하노이 노딜’ 이후 최근 숙청 보도가 나왔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군인 가족 예술 소조 공연’을 관람했으며 이 행사에 김 부위원장도 참석했다고 3일 전했다. 김영철의 마지막 공개 행보는 국무위원회 단체 사진(4월 12일)이 공개된 이후 52일 만이다.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그동안 김영철 등 협상 라인은 문책설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김영철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4월 15일), 방러 환송 행사(4월 24일) 등 그동안 중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병 이상설도 나왔다. 이에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배경에 대한 총화(검열)를 하는 과정에서 북-미, 남북 협상을 주도한 김영철에게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김영철을 2일 행사장에 호출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영철의 등장은 교화형에 처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5월 31일) 이후 이틀 만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연내에 개최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 실무를 맡았던 김영철에게 심한 문책을 한다면 미국이 ‘정상국가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할 수 있고, 미국의 진의를 전달받기도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은 이날 비록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9명의 당 부위원장 중 맨 마지막에 호명됨으로써 이전보다 당내 서열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월 하노이 회담 이전만 해도 주요 행사에서 리수용 당 부위원장보다 먼저 호명됐으나 이날은 올 4월 새로 임명된 최휘(근로 단체), 박태덕(농업) 부위원장보다도 늦게 불렸다. ‘자리’도 밀려났다. 김영철이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주석단 끝부분(김 위원장 좌측 5번째)에 앉아 ‘예전만 못 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김영철이 악성종양 제거를 위해 한동안 입원을 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4월 말 김영철 부위원장이 신병 치료로 인해 북한의 봉화진료소 혹은 중국의 인민해방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도 김 위원장을 그동안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보이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3일 라디오에 출연해 “김여정이 지금 나타나지 않고 있는 건 (북한 내) 분위기가 나쁜데 조용히 좀 지내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인 만큼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신나리 기자}

‘하노이 노딜’ 이후 최근 숙청 보도가 나왔던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군인 가족 예술 소조 공연’을 관람했으며 이 행사에 김 부위원장도 참석했다고 3일 전했다. 김영철의 마지막 공개 행보는 국무위원회 단체 사진(4울 12일)이 공개된 이후 52일 만이다.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그동안 김영철 등 협상 라인은 문책설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김영철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4월15일), 방러 환송 행사(4월24일) 등 그동안 중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병 이상설도 나왔다. 이에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배경에 대한 총화(검열)를 하는 과정에서 북미, 남북 협상을 주도한 김영철에게 책임을 물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김영철을 이날 행사장에 호출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영철의 등장은 교화형에 처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5월 31일) 이후 사흘만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3차 북미정상회담을 연내에 개최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 실무를 맡았던 김영철에게 심한 문책을 한다면 미국이 ‘정상국가화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할 수 있고, 미국의 진의를 전달받기도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은 이날 비록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9명의 당 부위원장 중 맨 마지막에 호명됨으로써 이전보다 당내 서열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월 하노이 회담 이전만 해도 주요 행사에서 리수용 당 부위원장보다 먼저 호명됐으나 이날은 올 4월 새로 임명된 최휘(근로 단체), 박태덕(농업) 부위원장보다도 늦게 불렸다. ‘자리’도 밀려났다. 김영철이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 주석단 끝부분(김 위원장 좌측 5번째)에 앉아 ‘예전만 못 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지난 4월 장금철을 새 통일전선부장으로 임명한 건 김영철을 숙청했다기보다는 대외 협상에서 배제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철이 악성종양 제거를 위해 한동안 입원을 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4월 말 김영철 부위원장이 신병 치료로 인해 북한의 봉화진료소 혹은 중국의 인민해방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도 김 위원장을 그동안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보이지않았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여정이 지금 나타나지 않고 있는 건 (북한 내) 분위기가 나쁜데 조용히 좀 지내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인 만큼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 특별 강연에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동시협상’을 강조하며 북한에 조속한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달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등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재개 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비건 대표의 이번 강연에는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미국의 유화 제스처가 폭넓게 담길 것”이라며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추진과 함께 북한에 싱가포르에서 북-미가 합의한 4가지를 한꺼번에 협의하자는 ‘동시적 협상’을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북-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첫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개선과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비건 대표의 이날 오찬 강연에는 한미 전직 군인 및 대학교수 등 한반도 안보 전문가 20명이 참석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외교부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타고 있던 ‘허블레아니’호를 침몰시킨 가해 선박 ‘바이킹 시긴’ 크루즈의 가압류를 헝가리 당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헝가리 당국에 요청할 것을 주헝가리 한국대사관에 지시했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2일 “사고 원인 규명과 배상을 위해 담보물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고가 발생한 주재국에 가압류를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향후 배상 책임을 염두에 두고 취한 첫 조치로 피해자 가족 대신 정부가 직접 민사상 배상을 염두에 둔 가압류 요청 주체로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유람선 침몰 닷새 째를 맞은 2일까지 실종자 수색은 진전이 없었다. 한국·헝가리 합동 구조·수색팀은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3일 오전 협의를 거쳐 잠수부와 수중 드론 투입 등을 결정하고 이르면 6일부터 선체 인양에 들어간다. 송순근 정부합동신속대응팀 구조대장은 이날 “헝가리 측이 수중 수색 대신 인양 작업을 먼저 시작하자고 요구했으나 인양 과정에서 유해가 유실될 우려가 있어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헝가리는 수색을 먼저 한다는 데 동의했다. 1일 허블레아니호의 충돌 당시 영상도 추가 공개됐다. 유람선 연합체 ‘크루즈 얼라이언스’가 공개한 7분 22초짜리 영상에는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와 부딪쳐 지나간 뒤 다시 후진해서 20초 정도 멈췄다가 다시 전진한 뒤 화면에서 사라졌다. 추돌부터 화면에서 사라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분 50초였다. 일정 기간 정지했기 때문에 바이킹 시긴호가 추돌 사고를 모르고 그대로 지나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바이킹 시긴호은 느린 속도로 45분을 더 항해한 뒤 북쪽 부두에 정박했다. 이 때문에 바이킹 시긴호가 사고를 알고도 구조에 나서지 않아 참사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현지 매체 오리고는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를 추월하다 사고가 났고 2분 30초 동안 무전으로 추월 정보를 전달할 시간이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바이킹 시긴호 선장 유리 C(64)는 1일 부주의 및 업무 태만으로 인명 사고를 낸 혐의로 구속됐다. 선장의 변호사인 토트 벌라주는 구속영장 실질심사 직후 동아일보와 만나 “선장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워낙 날씨가 안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선장 가운데) 누가 잘못했는지 확실치 않다”고 주장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부다페스트=서동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