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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보면서 남다른 소회를 느낀 사람들이 있다. 민주통합당엔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1961∼1979년) 중 민주화운동을 하다 투옥, 수배 등 숱한 고통을 겪은 의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버지 때의 일은 아버지 때로 끝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 성공하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 “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유인태 의원은 취임식에 참석했다. 유 의원은 “지난 일을 얘기해 뭐 하겠느냐. 뭐라고 그래야 할지…. 잘해 주길 바라야지”라고 했다. 그는 “잘해 주길 바라는 것은 진심”이라며 “잘못하면 우리 국민만 불쌍하잖아”라고도 했다. 1975년 유신 반대 시위를 벌이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돼 감옥에서 ‘10·26’(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을 맞았던 설훈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TV를 통해 취임식을 지켜봤다. 그는 “아버지는 아버지, 딸은 딸”이라며 “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제발 잘해 줬으면 좋겠다. 야당은 차치하고라도 여당의 이야기라도 잘 들었으면 좋겠다.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유신 시절 공안기관의 눈을 피해 노동운동을 했던 이목희 의원은 “취임하는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지지율보다 낮은) 40%대 중반으로 나오는 것은 간단치 않은 일”이라며 “걱정이 앞선다”라고 말했다.앞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역구인 부산 사상의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석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성공과 사상구의 발전을 함께 기원한다”라며 박 대통령의 취임을 미리 축하했다.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어서 정치권에서는 문 전 후보의 정치 활동 재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전 후보 측은 “사상 전통 달집태우기는 7만여 명의 지역 주민이 나오는 행사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축하하러 가야 하는 자리였다”라고 설명했다. ○ 여야, 차분한 축하 메시지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축복 속에 출범하게 된 데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축하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을) 적극 도울 것이며 필요할 때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는 별도의 축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밝혔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민주적이고 여성적인 리더십에 기반을 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어렵고 힘든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퇴임할 때도 국민의 큰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이 되길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원내 공동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정희 시대를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4번이나 언급된 취임사를 듣고 나니 새 시대의 미래가 그려지기보다 구시대로의 역행이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또 “취임 첫날부터 북한에 대한 대결적 인식을 내세운 취임사에서 평화통일, 조국번영의 새 시대를 향한 비전은 찾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민동용·홍수영 기자 mindy@donga.com}

‘카키색으로 소통을, 나비 모양 브로치로 희망을, 매화 문양으로 역경을 뚫고 찾아온 봄을….’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공식 행사에서 옷을 네 차례 갈아입었다. 평소 스타일로 무난하게 연출하면서도 색깔과 장식을 통해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패션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검은색 패딩 점퍼에 진회색 목도리로 엄숙한 느낌을 줬다. 이후 취임식에선 ‘올리브 그린’에 가까운 긴 카키색 코트에 연보라색 스카프를 매치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 브로치 외에 장신구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귀걸이와 목걸이도 착용했다.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는 “한국의 전통 장신구 패턴 중 하나인 나비 문양 브로치는 희망을 상징하는 모티브”라며 “한국적인 이미지도 함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미지 컨설팅을 맡았던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은 “외국에서도 국가원수 취임식 때는 여성이라도 무채색 정장을 입는 게 관례”라며 “카키색을 선택한 것은 녹색 계열이 주는 편안한 느낌을 활용해 국민과 더욱 많이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후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긴 박 대통령은 짙은 붉은색 두루마기와 푸른색 한복 치마를 입었다. 태극을 상징하는 적과 청의 대비, 매화 문양 패턴이 조화를 이뤘다. 이날 박 대통령이 입은 한복과 ‘희망 복주머니’ 행사에 쓰인 복주머니 365개는 모두 전통한복김영석에서 제작했다. 김영석 씨의 한복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특징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도 공식행사 때 자주 입었다. 간 교수는 “한복에 쓰인 매화 문양은 추운 겨울을 거쳐 봄이 왔음을 알리는 매화의 계절적, 상징적 특징을 대통령의 정치 역정에 비춰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대통령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면담을 갖느라 다시 옷을 갈아입었다. 녹색 재킷 역시 안정감과 소통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오후 7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 때 입은 붉은색 상하의 한복 역시 김영석 씨 작품이다. 목 부분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무궁화 무늬가 새겨졌다.김현진·홍수영 기자 bright@donga.com}
한국정치학회와 관훈클럽은 25일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갈 박근혜 정부의 정책 과제를 진단하는 학술회의를 공동 개최했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맞닥뜨린 새 정부의 외교 안보 및 대북 정책을 집중 조명했다. 또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강조한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의 실현 가능성도 짚었다. ○ “대북 제재와 관계 개선 메시지 구분”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외교안보팀 출신인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 과제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모멘텀 확보를 제안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박 대통령의 남북관계 해법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시동을 걸기도 전에 좌초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박 교수는 새 정부 외교정책 기조의 한 축인 ‘신뢰 외교’에서 ‘신뢰’는 무조건 믿는 게 아니라 외교 상대방이 협력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전략적 신뢰’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 제재의 메시지와 인도적 관계 개선 필요성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전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초기 단계에서는 대화, 인도적 지원, 기존 약속 상호 확인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정책을 가동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노동 세력과의 대화 채널 개설해야” 이연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식 경제민주화’의 한계를 문제 삼았다. 박 대통령이 진보 이슈인 경제민주화를 선점한 것은 시의적절한 데다 정치적 역발상을 통해 지지계층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게 복지를 확대하는 식의 ‘가모장(家母長)적 보상 정치’로 경제민주화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노동인데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중 노동과 직접 연관된 항목이 없다는 것. 이 교수는 “노동계와의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라면서 “노동 전문가나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소화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경제민주화 관련 대기업 규제에 대해선 “재벌은 정부가 맘만 먹으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더이상 아니다”라며 “박근혜 정부의 정책 의지에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사 탕평 넘어 복지 확대로 사회 통합” 강명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박 대통령이 대선 기간 강조한 국민대통합과 관련해 “복지국가는 가장 탁월한 사회적 탕평”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정당학회의 지난해 7월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빈부 격차(38.4%)를 이념 갈등(19.6%), 지역 갈등(12.6%), 세대 간 소통 부족(12.2%)에 앞서 한국 사회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위원은 “대타협의 정치는 과거 관습적으로 일회성으로 행해졌던 호남 엘리트 일부의 중용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과감한 사회적 탕평책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탕평책은 지역 엘리트를 달래는 수준을 벗어나 중산층을 두껍게 하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얘기다. 강 위원은 “공약의 축소가 아니라면 복지 재정을 담당할 증세는 불가피하다. 선별적 복지라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자금이 든다”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확정한 가운데 대선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대표 공약 일부가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약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수위는 역대 인수위 중 처음으로 공약별 추진 시기를 담은 ‘210개 공약 이행계획’을 마련했다. 공약은 하나도 빠짐없이 임기 내 손을 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대선 당시처럼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줄었다. 막대한 돈이 드는 복지 공약이 상당 부분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식으로 정리됐다. 대표적인 게 기초연금이다. 공약집에선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약 2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인수위는 소득수준, 국민연금 가입 여부 등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4만∼20만 원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어르신 임플란트 건강보험 지원’ 공약도 2014년(75세 이상)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선 ‘65세 이상 어금니부터’라고 두루뭉술하게 밝혀 마치 곧바로 지원되는 것처럼 비쳤었다. 대선 바로 전날 선보인 ‘하사관 증원 등을 통한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 공약은 중·장기 과제로 돌렸다. 대선 직전, 유세 현장에서 전격 채택된 것이다 보니 하사관 증원 등 여건 조성을 위한 돈은 전체 공약 예산 135조 원 추계에 반영하지 못했다. 베이비부머를 공략한 ‘임금피크제와 연계한 60세 정년 법제화’ 공약도 2017년부터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늦춰졌다. 세종시에 둥지를 트는 해양수산부의 위치를 놓고도 말 바꾸기 비판이 나온다. 근거는 공약집이다. 해양부 부활이 부산지역 공약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부산 유세에서 “해양부를 부활시켜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막대한 돈이 드는 공약에 대해 실행할 수 있는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자 “공약을 만든 분들이 피곤할 정도로 제가 따지고 또 따졌다”며 일축했고, ‘모두 한다’는 식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정치권에선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선택과 집중’은 인수위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전문가들과 정치권의 수정 필요성에는 꿈쩍도 않다가 정부 출범 직전에서야 지적을 슬그머니 일부 수용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 주변에선 결과적으로 박 당선인의 ‘신뢰’ ‘약속’ 이미지가 상처를 입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정부는 연간 진료비 본인부담 상한제를 현행 3단계(200만∼400만 원)에서 7단계(120만∼500만 원)로 조정하기로 했다. 당초 소득 최하위층의 본인부담비를 50만 원으로 대폭 낮추는 형태로 10단계로 구분하는 방안을 내걸었지만 의료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의 본인부담 상한액(120만 원)을 감안해 이에 맞춘 것이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공약은 단계적 지원으로 결론 냈다. 2014년 75세 이상 노인부터 적용해 2015년 70세 이상, 2016년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자녀의 나이를 만 6세 이하에서 초등학교 3학년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추진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급여 지급 체계는 ‘통합형’에서 ‘맞춤형’으로 개편된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면 생계·주거·교육·의료·해산·장제(장례)·자활 등 7개 급여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이를 근로능력과 소득수준 등에 따라 급여별 혜택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것. 생계급여는 중위소득 30% 이하, 교육급여는 중위소득 50% 이하면 계속 받을 수 있다. 국정 목표인 ‘안전과 통합의 사회’를 위해 경찰을 매년 4000명씩 임기 5년 동안 2만 명을 증원해 학교폭력 및 성폭력 단속 등에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총경급 이상 고위직 청렴도 평가, 부패 징계 전력자를 주요 보직에서 원천 배제하는 ‘부패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위한 상설특별검사제에 대한 내용은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에 대해 이혜진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간사는 “국민이 참여해서 다시 수사권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수영·손영일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을 내정하는 등 수석 6명의 인선을 추가로 발표했다. 경제수석비서관에 조원동 조세연구원장, 미래전략수석비서관에 최순홍 전 유엔 정보통신기술국장,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 모철민 예술의 전당 사장, 고용복지수석비서관에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 외교안보수석비서관에 주철기 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박 당선인의 ‘영원한 입’이라고 불리는 최측근 인사로 일찌감치 정무수석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조 내정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같은 경제기획원 출신의 경제 관료이며, ‘깜짝 발탁’으로 평가되는 최 내정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30여 년 동안 잔뼈가 굵어진 해외파다. 박 당선인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모 내정자는 인수위원회 여성문화 분과 간사를 거쳐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으며, 최 내정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등 박 당선인의 복지 정책 기틀 마련을 이끌었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출범을 엿새 앞두고 ‘3실장 9수석’ 체제의 진용을 모두 갖췄다. 1기 청와대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이 정무수석 내정자 등 ‘친박’ 측근이 배치된 친정체제로 평가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정부의 1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이 19일 마무리됐지만 대선 공약을 주도했던 ‘빅5’의 이름은 어디에도 오르지 않았다. ‘정책 빅5’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박 대통령 당선인의 싱크탱크 수장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안종범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최외출 영남대 교수를 말한다. 대선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과 김 원장은 민생과 경제민주화로 특징 지워진 ‘근혜노믹스’를 이끈 ‘투 톱’ 경제사령탑이었다. 안, 강 의원은 후보 비서실에 배치돼 각 분야 공약을 조율하며 박 당선인의 정책 메시지를 총괄했던 실무 실세였다. 대선 당시 기획조정특보를 지낸 최 교수는 박 당선인이 1998년 국회에 입성할 때부터 꾸준히 정책 조언을 해왔다. ‘빅5’가 모두 첫 인선에서 제외되자 정치권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대선 공신은 대개 집권 이후 청와대, 내각의 요직을 맡았기 때문이다. 특히 박 당선인은 공약 실천을 위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책을 진두지휘한 인사 가운데 1기 입성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하다. 이를 놓고 박 당선인 특유의 자신감이 인선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과정에선 다양한 분야의 정책에 대한 조력을 받았지만 인수위 활동을 거치며 국정철학과 정부 부처별 주요 과제에 대한 방향 정리가 됐다는 것이다. 인수위 분과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이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얘기도 있다. 인수위원에 발탁되며 인선 물망에 끊임없이 올랐던 안, 강 의원의 경우 ‘가급적 현역 의원을 청와대에 부르지 않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도 작용했다. 공약을 실현하려면 입법, 예산 등 국회의 뒷받침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1기 멤버에 박 당선인과 손발을 맞춰본 적 없는 관료 출신이 대거 기용돼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에서 활약한 인사 가운데 권영세 전 의원(전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은 다른 자리에 발탁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권 전 의원은 국가정보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유민봉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내정자는 20여 년 동안 행정학자로 외길 인생을 살아왔다. 1월 4일 대통령직인수위 총괄 간사로 인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만 해도 정치권에선 무명(無名)에 가까웠다. 하지만 인수위의 ‘깜짝 스타’를 거쳐 정권 초반 청와대 핵심 참모로 발탁된 것. 인수위에서 유 내정자가 보여준 전문성과 여러 의견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깜짝 발탁’이었지만 능력 입증 유 내정자는 박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이 알려진 게 없다. 박 당선인의 다른 전문가 참모들과 달리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 아니다. 대선 공약 수립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정책 조언을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그는 “7∼8년 전 박 당선인을 잠깐 만난 적은 있지만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말했다. 인수위원으로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기 전 박 당선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 직후라고 한다. 5년여 만에 부름을 받은 ‘깜짝 인사’였지만 유 내정자는 인수위 출범 이후 언론의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인수위의 핵심 과제인 정부조직 개편과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선정 작업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 40여 분에 걸친 기자들의 질문에도 깔끔하고 논리정연한 설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안식년 때도 대학 연구실에 나올 만큼 ‘워커홀릭’인 그는 인수위 활동 중반까지 사무실에서 잦은 밤샘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박 당선인이 강조한 ‘낮은 인수위’와 ‘관료사회에 휘둘리지 않는 인수위’ 콘셉트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 내정자는 총괄간사로서 다른 간사들에게 “공무원을 절대 비난하지 말고, 문제가 있으면 우리끼리 치열하게 토론하자”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관료들에게 자아비판을 하라고 해봤자 저항만 불러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부조직 개편 작업 당시 외부의 각종 로비전에 원칙으로 맞서는 단호함도 보여줬다. ○ 한때 폴리페서에 부정적 시각 유 내정자는 그동안 정치권에 특별한 네트워크가 없는 전형적인 학자 스타일이었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그는 상공부에서 잠시 공직생활을 했지만 미국 유학 뒤 학교에서 조용히 연구만 했다. 강의실에서 정치색을 내비친 적이 없고 폴리페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동기이자 성균관대 행정학과 동료 교수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04년 국회에 진출했을 때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유 내정자가 5년 전 ‘이명박 인수위’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한 뒤 청와대에 입성한 박 장관과 비슷한 코스를 밟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박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정책통’이었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쳐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일했고, 수석에서 물러난 지 20여 일 만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복귀했다. 유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의 큰 틀을 짜면서 청와대 비서실 간 업무를 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는 2005∼2006년 보수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바른행정본부장으로 활동할 당시 ‘국민의 불필요한 부담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행정 개혁’을 강조했다. 정부 부처 간 칸막이 제거, 행정정보 대폭 공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박 당선인의 ‘정부 3.0’ 구상과 맞닿은 지점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당선인 대변인을 맡고 있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와 더불어 ‘정치인 출신 장관 3인방’에 이름을 올렸다. 진 후보자는 대선 공약 전반을 꿰고 있고 조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복지·여성 분야에 측근들을 내세워 ‘직할통치’하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탈박(脫朴)에서 ‘공약 지킴이’ 선봉에 복지는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과 함께 박 당선인이 국정운영의 핵심 축으로 삼는 분야다. 박 당선인은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복지 공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정권 인수인계의 실무를 총괄해온 진 후보자를 발탁한 셈이다. 복지 정책의 성패가 결국 돈 문제에 달려 있는 만큼 재원 마련과 복지 칸막이 제거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얘기다. 진 후보자는 공약 성안부터 추진 로드맵 마련까지 박 당선인과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다. 19대 총선 직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으로서 박 당선인의 총선 공약 입법화를 주도했고 대선 과정에선 공약 개발을 담당하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어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재기용돼 정치권 안팎의 ‘공약 수정론’을 돌파하는 역할을 했다. 진 후보자는 2004년 비서실장으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온화한 성품에 먼저 나서는 법이 없고, ‘자물쇠’라고 불릴 만큼 입이 무거웠다. 이후 정치권에선 박 당선인이 선호하는 이 같은 인물 유형을 가리켜 ‘진영 스타일’이라는 말도 생겼다. 그러나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 참여하지 않자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로부터 ‘무늬만 친박’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2010년 초 ‘탈박’을 선언했지만 박 당선인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다. 박 당선인도 그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고 대선 국면에서 자연스레 ‘복박(復朴)’했다. 진 후보자는 2011년 말 기준으로 36억8472만4000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신고 재산의 대부분은 소아과 의사인 부인 명의였으며 진 후보자 본인 명의의 재산은 예금 5억3106만7000원과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의 오피스텔(1억2431만 원) 등 약 6억7000만 원에 불과했다. 진 후보자는 이날 “충분히 (예산을) 계산해 보고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집행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만 공약했다”면서 “총선, 대선 공약을 하나도 빠짐없이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그림자 수행’에서 여성부 수장으로 조 후보자는 지난 1년 동안 박 당선인과 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다. ‘그림자 수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유세 현장에는 항상 조 후보자가 동행했다. 여성 정책에선 뚜렷한 경력이 없는 그가 여성부 장관으로 발탁된 데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상징성을 이해하고 이를 정책으로 펼칠 적임자란 박 당선인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초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19대 총선을 준비할 때만 해도 박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최장수 당 대변인을 지낸 ‘조윤선 브랜드’로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전 의원에게 양보해야 했다. 하지만 총선 선대위 대변인으로 당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박 당선인은 이를 인상 깊게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 당선인의 최측근 여성 참모로서 옷차림, 화장법 등까지 섬세하게 챙겼다. 이에 박 당선인 주변 남성 참모들 사이에선 ‘없어선 안 될 사람’이라는 말도 나왔다. 부부 변호사로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을 지낸 조 후보자는 지난해 5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51억7546만7000원이란 적지 않은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 1채와 전세권 3채를 포함해 부동산 자산이 36억 원이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헬스클럽 회원권 등 본인 명의 2개와 남편 명의 2개 등 회원권 4개(총 3억3915만 원)도 신고했다. 조 후보자는 “박 당선인이 ‘그동안 같이 다녀 누구보다 정책을 잘 알고 있고,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며 일해 온 경험이 있으니 여성가족부를 맡아 여성·청소년·가족 정책을 잘 실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며 “대한민국 여성 정책이 세계와 겨룰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앞으로 대학입시 전형을 바꾸려면 3년 전에 예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수시모집은 학생부와 논술 위주로,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로 전형을 간소화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박 당선인은 1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의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방향으로 교육과학 정책을 마련하도록 인수위에 주문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대입) 전형계획을 바꿀 때 3년 전에 예고하겠다는 게 저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300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대입전형의 수를 대폭 줄이되, 이를 3년 전에 예고하겠다는 의미다. 박 당선인은 “대입전형을 몇 가지 유형으로 단순화할 것인지, 또 전형별로 전형요소와 반영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구체적인 내용이 (국정과제 로드맵에) 다 담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부담과 부처 간 관할권 다툼 소지가 제기되는 유치원·어린이집 통합도 추진된다. 박 당선인은 “유아교육과 보육 관리체계를 일원화하는 ‘유·보 통합’은 꼭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치원은 교육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담당 부처다. 유·보 통합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점차 ‘유아학교’(가칭)로 합치고, 관리 업무를 일원화하는 내용이다. 박 당선인은 토론회에서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해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먼바다를 꿈꾸게 하라”며 자유학기제 도입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어 “뭐를 꼭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그 꿈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해 준다면 ‘공부해라, 공부해라’ 안 해도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공부가 진짜 공부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만드는 길이며, 이 방법의 하나가 중학교 자유학기제”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과 관련해 “현재 상황(북한의 3차 핵실험)은 이런 생각을 진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을 만나 “박수는 양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노 전 의장이 전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도 “박 당선인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줄 때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북한이 도발하면 협상하고 보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긴요하다”면서 “북한의 핵 도발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이며 이를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이 없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조했다. 또 박 당선인은 “한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과거사 문제로 (한국의) 국민정서를 자극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일본의 우익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양국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진지한 자세가 쌍방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관방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사죄한 ‘고노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전 의장은 “일본의 정치 후배들이 우리 시대 문제를 우리 세대에서 해결하고 젊은이들이 새 시대에서 활약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12년 전 일본 전철역에서 일본인을 구하려다 희생된 한국인 청년의 고귀한 행동을 계기로 한국인에게 더욱 큰 감사와 신뢰, 존경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미국의 비핵화 정책과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의회조사국이 5일 발간한 ‘한미관계(US-South Korea Relations)’ 보고서 개정판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공조체제가 박 당선인 취임 뒤에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분야에서 불협화음을 낼 소지가 있다”며 △북한 핵문제 △방위비 분담 △원자력협정 개정 △경제협력을 4대 갈등 예상 분야로 꼽았다.홍수영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gaea@donga.com}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오후 전격 사퇴함에 따라 헌재소장 장기 공백 상태가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21일 이강국 헌재소장 퇴임 후 헌재소장 공석 상태가 20여 일간 이어져 온 데다 새로운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열기까지는 최소 2, 3주가 더 걸려 헌재의 파행 운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소장 공석은 2006년 헌재소장으로 지명된 전효숙 재판관의 중도낙마로 인한 140일간의 공백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헌재는 소장을 포함해 총 9명의 재판관으로 이뤄진다. 7명의 재판관만 있으면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소장이 없는 상태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게 관례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가 자진사퇴함에 따라 2, 3일 내 국회에 지명 철회 요청서를 보낼 예정이다. 후임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 후보자로는 전직 헌법재판관 및 대법관 출신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재판관 출신으로는 이공현 전 재판관(64·사법시험 13회), 민형기 전 재판관(64·16회), 목영준 전 재판관(58·19회)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박일환 전 대법관(62·15회), 전수안 전 대법관(61·18회),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57·20회)이 거론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에 박 당선인 측으로부터 ‘자진사퇴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 후보자 문제는) 순리대로 흐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 후보자에게 ‘뜻’을 전한 만큼 조만간 그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순리대로’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최창봉·홍수영 기자 ceric@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북한이 아무리 많은 핵실험으로 핵 능력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국력을 소모하게 된다면 결국 무너지는 길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옛 소련이 핵무기가 없어서 무너진 게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4차, 5차 핵실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말한 것보다 한층 수위가 높아진 발언이다. 그는 “(대선 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제에 기초한 것이지 유화정책이 아니며, 북한이 이렇게 나왔을 때의 상황도 상당 부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변화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앞으로 북한이 찬물을 끼얹고 어깃장을 놓으면 그것(신뢰 프로세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핵우산을 통한 확장 억제전략을 포함해 한국 방어 약속을 다할 방침임을 명백하게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미 하원 중동·북아프리카 소위원장(공화·플로리다) 등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8명은 12일(현지 시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2013 북한 제재와 외교적 승인 금지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사실을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이지스 구축함과 한국형 구축함 등에 탑재된 사거리 500∼1000km의 함대지 잠대지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은 △사거리 800km 탄도미사일 개발 가속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발사차량을 선제 파괴하는 ‘킬체인(Kill Chain)’ 조기 구축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체제 발전 계획 등도 공개했다. 정찰위성을 2021년까지 전력화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추가 핵실험 여부와 관련해 “3번 갱도(남쪽)에서도 핵실험 준비가 다 돼 있어 상시적으로 가능하다. (핵실험이 실시된 12일부터) 48시간에서 72시간까지는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14, 15일에도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홍수영 기자·워싱턴=신석호 특파원·손영일 기자 gaea@donga.com}

북한이 12일 끝내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증강된 핵 능력을 과시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위에 바짝 다가섰다. 1992년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휴지 조각이 됐다. 북한의 핵 무장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4개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근본적인 변환(패러다임 시프트)이 불가피해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8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전격 실시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 이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4.9의 인공지진파가 감지됨에 따라 즉시 감시장비를 총동원해 이를 공식 확인했다. 북한은 인공지진파가 감지된 지 2시간 40여 분이 지난 오후 2시 43분경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3차 지하 핵시험(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11일 오후 10시경 중국과 미국에 핵실험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정부 당국자들이 전했다. 북한은 10일에는 동해 상에 단거리 미사일을 몇 발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6∼7kt으로 추정돼 정상적인 핵무기의 폭발력(10kt 이상)보다는 낮다. 1kt은 다이너마이트(TNT) 1000t이 폭발한 것과 같다. 정부는 북한이 어느 정도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플루토늄탄이 아닌 우라늄탄 실험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라늄탄으로 판명되면 북한의 핵무기 대량생산 능력이 확인되는 셈이다. 20년 넘게 정부와 국제사회가 노력해 온 한반도 비핵화 정책과 외교적 대응이 실패했음을 보여 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협상으로 북한을 바꿀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고 남한에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개발을 통한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가 북한의 전력 증강을 견제할 수단이 없다면 어떤 대북정책도 효과를 거둘 수 없다”라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이 남한에 핵폭탄을 떨어뜨릴 가능성까지 상정해 전략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북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은 미국과 중국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핵화가 아닌 비확산, 여기서 더 나아가 군사적 대응까지 포함되는 반확산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성공에 이어 핵탄두의 소형화 및 대량생산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태평양 너머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는 새로운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으로 확산될 개연성도 더욱 커진다. 중국에서는 “언제까지 우리가 북한의 생떼를 받아줘야 하느냐”라는 반북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가 과거와는 다른 강도로 북한 핵실험에 대한 응징에 나설 개연성이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 위협은 더욱 가중될 소지가 크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12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3차 핵실험 이후 예상되는 북한의 태도와 관련해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논의를 구실로 추가 핵실험, 이동식 ICBM, 핵탄두 실전 배치 선언 가능성이 상존한다”라고 밝혔다고 여야 정보위 간사가 전했다. 이어 원 원장은 “북한이 대북 제재 논의에 대한 초점 흐리기 및 중국의 북한 비호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무력시위 등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3차 핵실험이 실시된 풍계리 남쪽 갱도에서 동남쪽으로 더 내려간 일부 지역(25m²가량)이 깨끗이 치워졌으며 이는 추가 핵실험을 위한 갱도 건설 작업일 개연성이 크다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이날 밝혔다.이정은·홍수영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lightee@donga.com}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인수위원 24명의 운명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함께 일해 본 사람을 신뢰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스타일상 인수위원 중 상당수가 향후 내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인수위 활동에 대한 당선인의 평가가 좋지 않을 경우 ‘낙인’이 찍혀 영영 쓰임이 없을 수도 있다.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12일 “인수위원 중에서도 위원 선정 당시 1차 검증을 통해 인수위는 가능하지만 내각에는 부적합한 인사들이 한 번 추려져 있다”며 “2차로 박 당선인이 분과별 보고서와 국정과제토론회를 통해 위원들마다 나름대로 성적표를 매겼을 것이고 향후 내각 인선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선인의 인수위원 ‘옥석가리기’가 진행 중이라는 것. 인수위 업무를 총괄하는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들은 ‘인수위 스타’로 불린다.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때 질의응답을 깔끔하게 마쳐 강한 인상을 남긴 유민봉 간사는 학자답지 않은 과감한 결단력으로 촉박한 시일 내 업무를 마무리하는 데 일조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주요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강석훈 위원은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공약을 꿰뚫고 있고 학계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경험을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교수 출신이 많은 이번 인수위가 로드맵대로 업무를 마칠 수 있도록 흐름을 잡는 데 힘썼다. ‘조용한 인수위’의 콘셉트에 따라 숨죽일 때 언론 및 야당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극 제기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분과별 국정과제 토론회 때 여러 가지 사항을 주문하고 있다. 당선인의 업무 스타일을 아는 이들은 주문사항이 많다는 것은 역으로 지금까지 그 업무를 해결하지 못한 질책이 담겨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A분과 위원의 경우 많은 주문사항을 받았는데도 토론회 이후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어 인수위 내부에서 ‘사오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과학자 출신인 장순흥 교육과학분과 위원은 정부조직개편안 세부조직안이 발표되기 전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들을 서너 차례씩 찾아다니며 미래창조과학부로 다른 부처의 예산과 조직을 끌어와야 한다는 보고서를 계속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조분과 내부에서는 “미래부 신설이 과학기술 분야와 관련은 있지만 장 위원이 본업인 과학 분야 국정과제보다 과학기술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더 힘쓰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왔다. 장 위원은 인수위 활동 기간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차량을 이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수위 기간 내내 언론과의 긴장 관계를 유지한 윤창중 대변인의 경우 인수위 내부에서도 ‘코드’를 맞추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윤 대변인이 인수위 비공개 회의 때 ‘일용할 양식(홍보할 내용)을 달라’며 대변인 역할을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인수위원들이 정작 홍보나 해명거리를 주면 박 당선인의 ‘조용한 인수위’ 콘셉트에 맞지 않는다며 거절해 난감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인수위가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부담 공약 수정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해당 분과에서 정정 보도를 해야 한다며 자료를 올렸으나 발표를 미적거려 논란을 확산시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동정민·홍수영 기자 ditto@donga.com}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직 인선이 임박한 가운데 ‘박근혜 정부’ 17개 부처에 대한 조각 발표는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 관계자는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당선인 의중과 원만한 대야(對野) 관계를 고려해 정부조직 개편안의 국회 처리가 예정된 14일까지는 조각 명단 발표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당초 예정대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원만하게 처리할 경우에는 그 직후인 15일경 장관 인선을 발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엔 장관 인선안을 1, 2차로 나눠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 청와대에는 신뢰 깊은 인물 대통령비서실장과 나머지 9개 수석비서관에 대해서는 인사 검증을 대부분 마쳐 늦어도 13일까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비서실 인선은 신뢰성에, 17개 부처 조각은 전문성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당선인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인사 중 상당수가 청와대 인선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에는 초기 박근혜 정부의 안착을 이끌어갈 정치인 출신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측근인 최경환 의원과 대선 당시 종합상황실장으로 활약한 권영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비서실장으로 유력했던 최외출 영남대 교수의 경우 본인이 여러 차례 고사하고 있어 가능성이 낮다는 후문이다. 정무수석비서관에는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이 1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권영진 전 의원 등도 거론된다. 국민과의 소통을 담당할 홍보수석으로는 이정현 정무팀장,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우선 거론된다. ○ 미래창조과학부 수장은 ‘스타급(?)’ 경제부처 장관 중 눈길이 가는 곳은 박 당선인의 ‘창조경제’ 구상을 실현할 미래창조과학부다. 새 정부의 상징 부처라 전문성을 갖춘 스타급 외부인사가 영입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삼성 최고경영자(CEO) 3인방’으로 꼽히는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 황창규 지식경제부 지식경제연구개발전략기획단장,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대표가 미래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석채 KT 회장,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인 이병기 서울대 교수(전기정보공학)와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도 후보군에 꼽힌다. 통상기능을 이관 받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통상경험을 갖춘 산업분야 관료 출신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진통을 겪어 출범 초기 조직의 화학적 융합을 이끌기에는 관료 출신이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영호 KOTRA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이현재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등이 꼽힌다. 5년 만에 부활하는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부산에 지역구를 둔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 유기준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함께 인천 출신의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옛 해양부 출신인 주성호 국토해양부 2차관 등이 물망에 오른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로 일컫는 ‘박근혜 복지’의 틀을 만든 최성재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간사가 후보로 꼽힌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박 당선인의 일자리 정책을 총괄한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이재갑 현 차관 등이 거론된다. 안종범 인수위원은 양 부처 모두 물망에 오르지만 청와대 입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북핵 우려 속 외교안보 수장 주목 북한의 3차 핵실험 우려로 한반도가 안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 라인 장관의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 장관에는 박 당선인의 외교사절 접견에 항상 배석하는 윤병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외무고시 10회)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새누리당 ‘외교통’인 심윤조 의원(외무고시 11회)이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박진 전 의원도 후보로 거명된다. 내부에선 이규형 주중국 대사, 김숙 주유엔 대사 등도 장관 후보군에 올라 있다. 첫 국방 수장은 ‘민간인 출신’이란 파격보다 군 출신의 안정적 기용이 전망된다. 박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국방 안보 공약 수립에 힘을 보탠 4성 장군 출신의 예비역 인사들이 물망에 오른다.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육사 25기),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육사 30기),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합참의장으로 재임한 한민구 전 의장(육사 31기) 등이 거론된다. 통일부 장관은 최대석 전 인수위원의 사퇴로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천식 통일부 차관, 홍양호 개성공업지구관리원장과 국가미래연구원 출범 때 발기인으로 참여한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다. 정치인의 발탁 가능성도 있다. 박 당선인이 강조하고 있는 ‘국민안전’을 책임질 안전행정부 장관에는 행정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김진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유정복 취임준비위 부위원장,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 권오룡 지방분권촉진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한 유민봉 간사의 기용설도 나온다. 홍수영·이상훈 기자 gaea@donga.com}

‘깜짝 카드’는 없었다. 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국가안보실장 등이 발표되자 ‘박근혜식 인선 스타일’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후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지낸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은 일찌감치 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그 밖의 인사들도 여럿 있었다. 결국 호흡을 맞춰본 인사 가운데 법치 확립을 중시하는 자신의 국정 철학에 맞아떨어질 이를 다시 고른 것이다.○ 한 번 쓴 사람 또 쓴다박 당선인은 새 정부의 첫 인선에서도 한 번 기용한 사람을 또다시 기용하는 용인술을 보여줬다. 인연이 없더라도 기회를 주고 이를 유심히 관찰해 능력이 검증되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면 더 큰 자리에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인사 원칙이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총리 후보자는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4·11총선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그는 “나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라고 말할 만큼 박 당선인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이후 공천 개혁을 무난하게 이끌며 4·11총선 승리에 일조했다. 총선 승리를 통해 대권 가도의 동력을 확보한 박 당선인으로서는 눈여겨봤을 대목이다.18대 국회에서 국방 현안에 대해 자주 조언을 구하며 가까워진 김장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국방분과 간사를 국가안보실장에 기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선 경선 당시 캠프 정책위원으로 선임해 국방안보 정책을 총괄하게 한 뒤 중앙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인수위를 거쳐 새 정부 안보위기 컨트롤타워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겼다.박 당선인 주변에는 그간 당, 국회 활동이나 해외 방문 등을 통해 함께 일해 본 뒤 측근이 된 인사들이 많다.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은 2004년 당대표 시절 수석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다 당선인의 ‘복심’이 됐다. 별 인연이 없던 이학재 전 비서실장도 2009년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에 동행했다가 몇 달 뒤 기용됐다. ○ 법조인 기용 패턴 반복박 당선인의 법조인 출신에 대한 신뢰도 확인됐다.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 전 후보자의 후임으로 검사 출신 정 후보자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15년의 정치 인생 동안 중요 인선이 있을 때마다 법조인을 발탁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2004년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첫 비서실장으로 판사 출신의 초선 진영 의원을 임명했다.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한 뒤 대선기획단장으로 중앙선대위의 기틀을 짠 이주영 의원도 판사 출신이다. 대선 과정에선 특보단장으로 활동하며 박 당선인의 신임을 얻었다.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 역할을 맡긴 권영세 전 사무총장은 검사 출신이다. 외부 인사 기용에서도 박 당선인의 법조인 선호는 계속됐다. 공동선대위원장에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울 적임자”라며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중용했다. 또 ‘차떼기 수사 검사’로 유명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으로 발탁했다. 대선 승리 뒤에는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김용준-진영 라인업’을 재기용했다.박 당선인이 법치주의 확립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다른 직군보다 상대적으로 법조계 인사를 더 많이 발탁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정 후보자를 공천위원장으로 발탁하던 당시 “검사 시절에도 비리에 단호하게 대처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가 진주사범학교를 나오고 김장수, 박흥렬 내정자가 육사를 나온 것을 놓고 대구사범학교와 일본 육사를 나온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묘한 향수와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대선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앉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여야 대표의 3자회동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정 현안에 대한 협력도 비중 있게 논의됐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정동반자’임을 확인하며 국정 논의를 위한 협의체 가동에 전격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국민의 삶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사안이나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상호 간 협력한다”고 밝혔다. 안보를 포함해 민생 공조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당선인이 먼저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국가지도자 연석회의’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그런 형태가 아니더라도 여야 지도부와 꾸준히 상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위원장은 “야당은 언제든 대화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여야 협의체에 대해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중요 현안이 생기면 마주앉아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고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앞으로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원내대표단 간 실무 논의를 통해 진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우선 ‘공통 공약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이날 합의문에 따라 이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협의체가 조만간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이 공약 실현의 첫 단계로 생각하고 있는 입법 추진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정년 60세 법제화 △고교 무상교육 실시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권 제한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대한 실효성 강화 등 적지 않은 공통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박근혜 공약법’ 34개 법안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정했고 민주당은 양측의 대선 공약이 80% 정도 비슷하다는 판단 아래 민생 공약 관련 39개 법안을 2월 임시국회 입법 과제로 마련했다. 문 위원장은 대화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믿는다”며 박 당선인에 대한 신뢰도 나타냈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안, 새 정부 조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 현안도 잠시 화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그동안의 의정 경험과 느꼈던 바를 반영해 만들었다. 그런 점을 이해해 달라”고 짧게 설명했고 문 위원장은 “대화를 통해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문 위원장은 “당선인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듣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국민은 안심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문제에 대해서 문 위원장은 “(이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해 주면 좋겠다”며 의견을 물었다. 박 당선인은 이에 자신이 임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웃으며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가 6일 민주노총과 만나 산적한 노동 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를 밝혔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합위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노총 간부들과의 회동에서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와 약자의 편이다. 서로 신뢰를 갖고 대화로 풀어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측이 “박근혜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 전에 각종 노동현안에 대한 해결 의지와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하자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이 ‘2월 투쟁’을 선포하며 내건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다. 정리해고 근로자 전원의 복직이 결정됐지만 1년 9개월의 노사분규 이후 사측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석근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이 “한진중공업 문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할 문제”라고 말하자 한 위원장은 “최우선 과제로 풀어보겠다. 이 자리에서 해결 방안을 손에 쥐여주지 못해 안타깝지만 서로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6일 “인사청문회가 개인의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내지 않고 실질적인 능력과 소신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이후 총리 및 국무위원 인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엄격한 검증 잣대에 걸려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인선이 지연되는 데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또 “법에 따라 정해진 절차를 통해 표결이 이루어지는 민주국회, 상생의 국회가 되도록 여야가 노력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뜻으로 들렸다. 일각에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 당선인은 “앞으로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당과 국회를 중요한 국정의 축으로 삼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어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되고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업무능력이 잘 검증돼 새 정부가 출범 즉시 민생문제 해결에 바로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등을 앞두고 있는 만큼 박 당선인으로선 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과 인선 과정에서 당이 소외되면서 최근 박 당선인 측과 새누리당 사이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당선인은 지역별로 새누리당 의원들과 식사를 하며 소통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으레 선거기간에 했던 약속은 잊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말이 나오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공약이행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수정을 하자는 주장은) 선거 때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했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어렵고 힘들더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약 수정론’을 다시 한 번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250여 명에 이르는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이 총출동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단합된 모습을 과시했다. 최근 박 당선인이 마련한 오찬에도 불참하며 불편한 관계를 보여 왔던 이재오 유승민 의원도 참석했다. 연석회의가 시작되기 전 정부조직개편안의 ‘뜨거운 감자’인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 분리 문제를 놓고 인수위원들과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나눴다. 박 당선인의 최측근이자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인 최경환 의원과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종훈 의원이 언쟁을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손영일·홍수영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