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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큰 것은 인천이 서울과 비교해 아파트값이 덜 올랐다는 시장의 평가와 광역교통망 개선 기대감 등이 어우러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올해 1∼4월 전국 17개 시도별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인천(6.8%)의 오름 폭이 가장 컸다. 경기가 6.6%로 뒤를 이었고 △대전 5.9% △충북 4.7% △대구 4.3% 등의 순으로 높았다. 전국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4.3%였고, 서울은 2.9%였다. 시군구별로는 경기 동두천시의 상승 폭이 10.9%로 가장 컸다. 의정부·양주 일대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으로 수요층이 유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어 △경기 시흥시(10.2%) △경기 의정부시(10.2%) △경기 오산시(9.5%) △경기 안양시(8.8%) △경기 양주시(8.6%) △인천 연수구(8.6%) 등으로 상승 폭이 높았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 세금 중과와 대출 규제에도 아파트값이 꺾이지 않고 있다”며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도 주택시장을 자극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41)는 예전보다 커피숍을 더 자주 찾는다. 재택근무를 하다가 답답할 때면 동네 카페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반면 술집에 가는 횟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김 씨는 “예전엔 회식이나 모임 때문에 1주일에 몇 번씩 술집에 갔지만 요즘엔 거의 갈 일이 없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전국 커피숍은 1년 새 1만 곳 정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카페 창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영업 제한의 직격탄을 맞은 술집, 노래방, 여행사 등은 줄폐업이 이어졌다. 18일 국세청의 ‘100대 생활밀접업종’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전국의 커피음료점 등록업체는 7만2686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말에 비해 15.5%(9753개)가 늘었다. 또 스터디카페 등이 포함된 교습소·공부방은 4만824개로 1년 전보다 18.2%(6283개)가 늘었다. 전국 헬스클럽도 8748곳으로 10.9%(859개)가 증가했다. 강화된 방역 조치에도 1년 새 10% 이상 사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커피숍, 스터디카페 등으로 ‘1인 창업’ 등에 나선 영향이 크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커피숍, 스터디카페 등은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사람들이 비교적 손쉽게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수업과 재택근무가 늘고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커피숍, 스터디카페, 헬스클럽 등이 오히려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커피숍, 스터디카페 등을 찾으면서 창업이 늘었다는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제한된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은 늘면서 헬스클럽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사업체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 10시 영업금지’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폐업이 속출했다. 맥주 전문점 같은 호프집은 2월 말 현재 2만8607개로 1년 전보다 11.9%(3865개) 줄었다. 간이주점(1만2043개)은 14.9%(2103개), 노래방(2만8609개)은 5.2%(1554개) 감소했다. 예식장(―7.0%), 여행사(―5.9%), 여관·모텔(―3.7%), 목욕탕(―3.7%) 등도 문을 새로 연 곳보다 닫은 곳이 더 많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주로 밤에 손님이 몰리는 술집, 노래방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금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다는 인식도 있어 손님이 더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남건우 woo@donga.com / 정순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LH 본사 건물 앞에서 항의 시위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직원을 해임하라고 LH 감사실이 결정했다.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LH 수도권 주택공급특별본부에서 근무하던 사원 A 씨는 SNS 오픈 채팅방에서 “저희 본부에서 동자동 재개발 반대시위를 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이라는 조롱성 글을 올렸다. 감사실은 공직 기강 점검 목적의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통해 직원 A 씨의 해임을 건의했다. 처분요구서에서 LH 감사실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에 대한 조롱성 글을 게시함으로써 공사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LH 측은 A 씨의 글이 게시된 직후 자진 신고를 권고했지만 A 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LH 감사실은 “A 씨에게 자진신고를 권고했으나 이를 묵살해 사태를 더 악화시킨 점, 사건 채팅방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조사 과정에서 허위 답변으로 일관해 은폐를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해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LH는 감사실의 건의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A 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우리나라의 공장 자동화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건설 현장만큼은 예외입니다. 모든 과정에 사람이 참여해야 해서, 전체 산업용 로봇 25만 대 중 건설 관련 로봇이 20대에 불과할 정도로 생산성이 낮습니다.”(권혁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주요 건설회사 임원들은 건설업계가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건설업은 디지털화가 가장 덜 된 분야이기도 하지요.”(유영민 맥킨지 한국사무소 부파트너) 17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 건설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제로 개최한 ‘제20회 동아 모닝포럼’에서는 우리 건설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제언이 나왔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국토부 권 국장은 국내 건설산업 생산성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뒤처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 건설업 근로자의 1인당 생산성은 2017년 기준 4만5000달러로 주요 5개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평균인 5만6000달러의 80% 수준에 그친다. 그는 “우리나라 건설산업 규모는 자동차 산업의 3.5배, 반도체 산업의 1.5배에 이를 만큼 크지만, 시공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그마저도 전통적인 현장 건설 방식에 의존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에서 짓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장 생산-현장 조립(OSC·Off-site Construction) 방식 활성화와 건설현장의 자동화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산업 생산성 제고 방안도 밝혔다. 권 국장은 “현재 6% 수준인 기술형 입찰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해 기술력을 높이고, 시공과 엔지니어링의 융·복합을 촉진할 것”이라며 “스마트 건설 기술 관련 연구개발(R&D)도 향후 5년간 3500억 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맥킨지 한국사무소 유 부파트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건설산업이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건설업은 임시직 노동력의 비중이 높고, 효율적이지 않다”며 “앞으로는 생산자가 공장에서 구조물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가면서 공사 과정 자체가 표준화되고 최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의 미래 성장동력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 등에 따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며 에너지 절감형 주택이나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등 새로운 형태의 건설 산업 분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진행한 토론에서는 건설업계가 비대면을 화두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하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에 기반한 비대면 플랫폼이 증가하고,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관련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일 연구위원 역시 “건설업의 무인화 및 자동화가 이뤄지고, 건설기업도 원격근무나 비대면 협업 등 스마트 워크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장은 “스마트건설이 입찰 과정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전담 조직과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에는 전국 10개 단지에서 총 5963채의 분양이 시작된다. 일반분양 물량은 4377채다. 아이에스동서는 18일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서 ‘죽전역에일린의뜰’을 공급한다. 단지는 11개 동(지상 25층), 전용면적 59∼114m², 959채 규모다. 우미건설은 20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파주운정우미린더퍼스트’ 청약에 나선다. 10년 이상 주거가 가능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다. 본보기집은 충남 서산시 석림동 ‘e편한세상석림더노블’ 등 전국 5곳에서 개관을 앞두고 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우미건설이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인 ‘우미린 더 퍼스트’(사진)를 공급한다. 입주민은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17일 우미건설이 파주시 운정3지구 A-15블록에 짓는 우미린 더 퍼스트는 지하 1층∼지상 28층, 총 846채 규모다. 전용면적은 59m², 69m², 84m²로 수요자 선호가 높은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으로 공급되는 곳이라 무주택 요건을 벗어나는 등 퇴거 사유가 없다면 최초 계약 후 10년 이상 살 수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통칭한다. 2015년 정부가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입주 자격에 제한이 적고, 임대료 상승률도 5% 이내(2년 단위)다. 전용면적 59m² 기준 임대료는 보증금 1억6100만 원에 월세 16만8000원 내외다. 단지는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췄다. 다목적 실내체육관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입주민 지원 서비스 역시 다양하다. 무인택배 시스템과 유아 영화관, 독서실 등을 운영한다. 단지 인근에 초중고교가 개교할 예정이고, 근린공원과 대형마트 등도 가깝다. 청약은 20, 21일 진행된다. 관련 서류 제출은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당첨자 계약은 다음 달 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다. 입주는 올해 8월로 예정돼 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무주택 청약 당첨자 10명 중 1명은 단순 실수로 당첨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무주택 청약 당첨 건수 109만9446건 가운데 부적격으로 판명돼 당첨이 취소된 사례는 11만2500건(10.2%)에 이르렀다. 부적격 당첨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청약가점 오류(71.3%)가 가장 많았다. 입주 자격을 잘못 알고 청약했거나 가점을 잘못 계산해 입력한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어 재당첨 제한 규정 위반(12.9%)과 무주택 가구 구성원 중복 청약(5.4%), 특별공급 횟수 제한 규정 위반(4.7%) 등의 순이었다. 부적격 당첨자로 판명돼 당첨이 취소되면 수도권 및 투기·청약과열지구에서 1년 동안 청약할 수 없고 다른 지역에는 최장 6개월간 청약 기회가 제한된다. 양 의원은 단순 실수로 당첨이 취소돼 청약 기회가 제한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청약 신청자의 입력 오류, 계산 실수 등 사소한 착오로 청약의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 지나치다고 본 것이다. 개정안은 입주자 자격, 재당첨 제한, 공급 순위 등에 관한 정보를 ‘주택청약종합시스템’과 연계시켜 청약자에게 자동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쌍용건설 컨소시엄(쌍용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이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1차아파트’의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전날 개최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컨소시엄은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330명(전체 1631명) 중 96.7%인 1286명의 찬성표를 받았다. 1997년 준공한 가락쌍용1차는 현재 지하 3층∼지상 24층, 14개 동, 2064채 규모다. 공사 후에는 지하 5층∼지상 27층, 14개 동, 2373채 규모로 바뀐다. 총공사비는 8000억 원으로 국내 리모델링 최대 규모다. 컨소시엄은 쌍용건설이 지분 26%로 주간사회사다. 이 밖에 포스코건설 26%, 현대엔지니어링 25%, 대우건설 23% 등으로 구성됐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 동작구에서 전세로 사는 직장인 신모 씨(34)는 9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금융권 대출을 되도록 많이 끌어모으고 있다. 현재 보증금 2억3000만 원과 월세 30만 원 조건으로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3억4000만 원으로 올려주지 않으면 실거주하겠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신 씨는 “집값이 이미 너무 많이 올랐지만 보증금을 올려주느니 내 집을 대출받아 산 뒤 이자를 갚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019년 6월 셋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10일 조사 기준)까지 100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이 2014년 6월부터 192주 연속 상승한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 정책 나올 때마다 전세가 상승이 같은 전세가 상승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동안 상승 폭이 줄어들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03%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고, 이번 주도 같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강남구에서 전세를 사는 직장인 김모 씨(45)는 요즘 잠을 설친다. 2019년 서울 성동구 집을 팔고 대출을 최대한 받아 14억 원짜리 전세를 얻어 강남으로 왔다. 무리였지만 정부가 자사고와 특목고 등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자녀 교육을 위해 결단했다. 당시만 해도 보증금을 시세보다 낮게 받았던 집주인은 내년 만기를 앞두고 벌써 “실거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보증금을 올려 달라는 뜻을 비쳤다. 김 씨는 “인근 전세 시세는 20억 원이 넘었고 대부분 월세 매물만 있다”며 “전세, 매매 모두 너무 올라 보증금을 돌려받아도 갈 곳을 찾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실패가 매매가격 상승과 저금리로 오르고 있던 전세가격에 불을 질렀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정책 영향이 뚜렷하다. 2019년 12월의 경우 11월 자사고 및 특목고 폐지, 대출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의 영향으로 한 달 만에 전세 중위가격이 700만 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7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 잠시 주춤했던 전세가격은 같은 해 10월 전월 대비 4000만 원 가까이 올랐고, 이후에도 꾸준히 올라 올해 3월 6억 원을 돌파했다. 2019년 6월 4억3009만 원에 비해 약 40% 오른 것이다. ○ 월세 비중 늘고 중저가 전세는 감소 올해 12월 결혼을 앞둔 회사원 정모 씨(33)는 이달 말 강동역 인근 상가 거리에 있는 신축 빌라를 보증금 3억4000만 원에 전세로 계약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직장이 강남 쪽인데 부모 도움을 받지 않고는 전세대출을 받아도 강남권 아파트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는 “결혼식에 맞춰 전세를 구하려 했지만 전세가 더 오를 것 같아 빌라라도 급히 계약했다”고 했다. 저렴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새로 전월세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혼부부와 청년층이 아파트 대신 빌라,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고 있다. 실제로 임대차법 시행을 기점으로 월세가 많아지고 중저가 전세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7∼12월) 전체의 27%에 그쳤던 월세 비중은 2020년 상반기(1∼6월)에는 28%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2020년 하반기 32%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34%를 넘겼다. 임대차법 전 전체 전세 거래의 80% 가까이를 6억 원 미만 전세가 차지했지만 임대차법 이후에는 7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 재건축 이주 수요 많아 전세난 가중 우려 지난달에는 강남구와 마포구, 강동구 등 일부 지역 전세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 강동구 고덕 자이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분기(1∼3월) 1만1140채였던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분기 5659채, 3분기 7938채, 4분기 4919채 등으로 줄어들었다. 6월부터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주공1단지 등 4000여 가구의 이주가 시작된다. 보유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 집주인들의 세금 전가가 가속화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세난 역시 공급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신축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실거주 의무 강화로 집주인들이 입지가 좋은 지역의 전세에 자신이 입주하고 있다. 여기에 보유세 강화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며 전세 매물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이든 공공이든 공급 속도를 높여야 전세가 상승세를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호경·정순구 기자}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값이 매달 전월보다 1% 이상 오르면서 유례없이 가파른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가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올해 1월 1.14%를 시작으로 △2월 1.31% △3월 1.07% △4월 1.01%로 넉 달 연속 1%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승률(1.34%)까지 포함하면 5개월 연속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1%대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5개월 연속 전국 아파트값이 1% 이상 오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월까지 4개월 연속 1%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 최장 기록이었다. 집값 상승세는 경기와 인천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15.7%)였다. 이어 △경기 의왕시(14.7%) △인천 연수구(13.9%) △경기 고양시 덕양구(12.8%) △경기 안산시 단원구(12.1%) 순으로 높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젊은층들이 수도권 인근에서 그나마 덜 오른 곳의 아파트 매입에 나서면서 경기와 인천 일부 지역의 오름 폭이 컸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을 바꿀 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에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서울 광화문과 강남, 여의도 등 도심 대형 오피스 거래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섰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오피스 시장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프라임 오피스’ 거래 규모는 3조8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수치로 1997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세빌스코리아는 서울 도심업무지구(CBD)와 강남업무지구(GBD), 여의도업무지구(YBD) 등 3개 권역에 자리한 연면적 3만 m² 이상의 빌딩 중 상대적으로 우수한 곳을 프라임 오피스로 정의한다. 연면적과 위치, 접근성, 준공연도, 빌딩 상태 등이 고려 대상이다. 오피스 공실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서울 주요 권역의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직전 분기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2분기(4∼6월) 신규 오피스 공급이 없고 올해 신규 프라임 오피스의 총 공급면적도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세빌스 관계자는 “오피스 시장의 인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급은 줄어든 만큼 향후 공실률은 서울 모든 권역에서 1분기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국토교통부가 최근 민간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펀드(리츠·REITs)를 무더기로 경찰에 고발했다. 세입자가 퇴거할 때 일시적 공실이 생기는 임대리츠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 잣대를 적용해 고발부터 먼저 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국토부는 교보자산신탁, 대림AMC, 대한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5개사가 운용하는 6개 임대주택 리츠를 경찰에 고발했다. 임대주택 리츠는 임대주택을 사들여 세입자에게 세를 주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민간 임대를 늘리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번에 국토부가 이들 임대리츠를 고발한 것은 전체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부동산투자회사법 제25조 1항(70% 룰)을 어겼다는 이유다. 70% 룰은 리츠 자체가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리츠업계는 세입자가 퇴거할 때 내줄 보증금을 현금 형태로 보유할 수밖에 없어 일시적으로 부동산 비중이 70% 미만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고 강변한다. 기존 세입자가 퇴거하며 보증금 반환을 요청할 때 새로운 세입자의 전입 시기와 관계없이 바로 현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의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대주택 리츠 업계 관계자 A 씨는 “현금이 있으면 차입금을 상환하고 대출 이자를 줄이는 게 리츠 입장에서는 이득”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고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은 퇴거하는 세입자가 바로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보증금을 증액할 때도 70% 규칙을 일시적으로 어길 수 있다. 이번에 고발 대상이 된 한 리츠 사업도 임대보증금을 법정 상한선인 5% 이내에서 증액하며 일시적으로 현금 자산 비중이 커졌지만, 곧바로 차입금 상환에 나서 현금 자산 비중을 30% 아래로 낮췄다. 부동산업계는 국토부가 임대주택 리츠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경찰 고발에 먼저 나섰다고 지적한다. 국토부 훈령인 ‘부동산투자회사 등에 관한 검사규정’에 따르면 검사원은 위법행위를 한 리츠에 의견 진술의 기회를 줘야 하며, 의견이 타당할 때는 이를 반영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에 임대주택 리츠를 고발하는 과정에서 업계의 소명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고의성이 있는지, 반복적인지, 사회에 물의를 주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이번 고발로 민간임대 리츠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고발 대상이 된 임직원들은 경찰 조사 후 처분 결과에 따라 본인들의 경력에 흠이 잡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임대주택 리츠 임직원 B 씨는 “신탁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리츠 관련 일을 굳이 나서서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올해 2월 국토부와 업계가 간담회를 가진 이후 한 달 만에 아무런 통보 없이 고발한 것도 납득이 안 간다”고 토로했다. 국토부는 이번 고발이 리츠 활성화에 역행하는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매년 한 번씩 리츠 자산 구성을 확인해 관련 규정을 어긴 곳을 고발했다는 것이다. 과거 고발당한 한 임대주택 리츠는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다만 고발 전 리츠업계와의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주택 리츠의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SK건설이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꾼다. 향후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근 주주들에게 임시주주총회 소집 공고문을 보내 21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고 밝혔다. 정관 변경안은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하고 이를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다는 내용이다. SK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에 SK에코플랜트, SK임팩트, SK서클러스 등 3개의 사명을 ‘상호 가등기’ 신청한 뒤 최근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의 사명 변화는 SK건설의 사업 구조 다각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회사의 핵심 가치로 삼고 친환경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전국 970개의 수처리 시설과 소각장 매립장 등을 운영하는 EMC홀딩스를 1조 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올 초에는 경북 경주에서 매립장을 운영하는 와이에스텍의 잔여 지분도 사들였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데다 아파트 등 주택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경매시장에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가나 오피스텔 등 업무상업시설이 서서히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매 응찰자 수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한 데다 전체 응찰자 수에서 업무상업시설 응찰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1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1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업무상업시설의 응찰자 수는 총 2411명으로 올해 2월(2011명)과 3월(2491명)에 이어 3개월 연속 2000명을 넘겼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2년 동안의 월별 평균 응찰자 수(1304명)보다 10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체 응찰자 중 업무상업시설 응찰자 비중도 급등했다. 4월 전체 법원경매 응찰자 중 업무상업시설 응찰자 비중은 14.3%로 2008년 2월(14.8%)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해 1월에만 해도 10.4%였지만 2월(11.2%)과 3월(12.2%) 연달아 증가해 지난달 1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인 셈이다. 경매 시장에서 업무상업시설 인기가 되살아나는 현상은 월별 경쟁률 순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진행된 법원경매 1만551건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10건 가운데 업무상업시설은 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경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업무상업시설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아파트 등 주택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업무상업시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고 판단한 투자 수요가 움직이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회복을 대비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전체 경매(주거·업무상업·공업시설, 토지) 진행 건수는 1만551건으로 이 중 4268건(낙찰률 40.5%)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9%, 평균 응찰자 수는 4명으로 집계됐다. 3월 경매 진행 건수(1만1850건)와 낙찰률(41.6%), 낙찰가율(82.6%), 평균 응찰자 수(4.2명)와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1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20개 단지에서 총 9562채가 분양에 돌입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7111채다. 대방건설은 11일 경기 화성시 오산동에 짓는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의 1순위 청약에 나선다. 같은 날 포스코건설도 경기 양평군 양평읍에 짓는 ‘더샵 양평리버포레’의 청약접수를 시작한다. 본보기집은 경기 의왕시 고천동 ‘e편한세상 고천파크루체’ 신혼희망타운과 인천 연수구 동춘동 ‘연수 서해그랑블 에듀파크’ 등 전국 12곳에서 문을 연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중대사고 때 기업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 시행되지만 정작 정부는 시행령에서 실제 처벌을 누가 받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책임 소재가 모호한 ‘깜깜이 법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중대재해법 시행령 검토안에 따르면 정부는 사망자나 부상자 발생 시 처벌 대상으로 법에 나와 있는 ‘경영책임자 등’이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지 시행령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영책임자와 관련해 중대재해법에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돼 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명확하다”고 말했다. 추후 부처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경제계의 우려를 해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제계는 이런 정도로는 ‘경영책임자’의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어서 법 적용 과정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한 기업 특성상 경영책임자가 그룹 회장인지, 계열사 대표인지, 안전보건 분야 대표인지 애매하다는 것이다. 시행령에서 정부는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안전 및 보건 전문인력을 ‘적정 규모’로 배치토록 했다. 아울러 상시근로자가 500명 이상이거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200위 이내의 건설사는 안전 전담조직을 사내에 설치하게 했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모호한 상태라면 행정기관이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할 수 있고, 기업은 안전을 지키기보다 적발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수칙 다 지키면 공사기간 못맞춰” 중대재해법 대비 버거운 中企 처벌강화에 혼란 커진 건설현장지난달 23일 서울 시내 4층짜리 건물 공사 현장. 한 근로자가 벽에 비스듬하게 놓인 사다리에 올라 천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추락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철제 구조물이 옆에 있었지만 빨리 작업하려고 여기저기 옮기기 쉬운 사다리를 사용했던 것이다. 이날 아침 조회에서 현장 안전관리자가 “흡연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담배를 피우며 용접하는 근로자도 눈에 띄었다. 인근 다른 공사 현장도 다르지 않았다. 근로자들은 건물 옥상에 있던 긴 목재를 외벽을 통해 아래층으로 옮기고 있었다. 지상에선 다른 작업이 한창이라 목재를 놓치면 사람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 낙하 우려가 있는 자재는 건물 내부 계단으로 옮겨야 한다는 안전수칙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한 인부는 “공사 기간을 맞추려면 자잘한 안전수칙까지 모두 지키긴 어렵다”고 했다. ○ 중대재해법 대비 안 된 중소 건설 현장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 시행되지만 일부 건설 현장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법 시행으로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진다. 위험한 작업이 많은 건설사들은 ‘1호 처벌 대상’이 될까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882명 중 458명(51.9%)이 건설업 근로자였다.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 부족한 중소 건설업체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시행은 2023년 1월로 미뤄졌지만 현장에선 “언제 시행되든 애초 지키기 힘든 법”이라는 불만이 컸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건설 현장 2곳은 모두 50인 미만의 소규모 현장으로 중소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고 있었다. 안전관리 인력 2명이 30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의 모든 작업을 일일이 관리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안전관리 인력을 늘리면 인건비 지출이 커져 수익이 줄어든다. 현장소장 박모 씨는 “안전모 착용처럼 생명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지키려 하지만 정해진 공사 기간과 공사비에 맞추려면 못 지키는 것도 적지 않다”고 했다.○ 대형 현장도 ‘처벌 피하기 힘들 것’ 불안감 지난달 26일 수도권의 한 대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 근로자 1000여 명이 일하는 이곳에서는 안전수칙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근로자들은 일반 사다리 대신 발판이 있는 사다리인 ‘고소 작업대’를 사용했다. 용접 작업은 화재감시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법에서 정한 최소 인원의 2배가 넘는 인력이 안전관리를 담당하며 근로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이런 대형 건설업체도 중대재해법을 완벽하게 대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25년 경력의 안전관리 담당자 A 씨는 “100번을 잘 지켜도 1번의 실수나 일탈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늘 ‘만에 하나’를 염두에 두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위험 요인은 1만 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현장 근로자들의 소속이 다르고 공정에 따라 배치가 수시로 바뀌다 보니 인력관리도 까다롭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올 들어 안전에 더욱 신경 쓰고 있지만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올해 2월 한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화물차에서 하역하던 지게차가 철제 자재를 떨어뜨려 근로자 1명이 깔려 사망했다. 당시 사망자는 현장 근로자가 아니라 자재를 싣고 온 화물차 운전자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건설업체는 현장 100곳 이상을 운영한다”며 “현장에 드나드는 인력이 워낙 많아 안전관리의 범위가 무제한에 가깝다”고 했다. ○ “처벌 위주로는 안전 보장 못 한다” 전문가들은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지금도 산재가 생기면 사업주나 현장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한다. 공사 수주 시에도 불이익을 준다. 지난해 1월 일명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안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지난해 건설업 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는 2.48명으로 전년(2.08명)보다 늘었다. 현장에서는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적정 공사 기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간에 쫓기면 안전에 구멍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업체 안전관리팀장 B 씨는 “안전관리비가 따로 책정되지만 항상 빠듯해 시공사가 일부 더 부담한다”며 “중소업체들은 이럴 형편도 안 된다”고 했다. 중소업체 사이에선 “법 위반으로 걸리면 폐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중소업체를 위한 중대재해 예방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대재해법과 유사한 기업과실치사법을 시행하는 영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국은 제도 도입 전부터 건설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건설업 배려 체계’(CCS·Considerate Constructors Scheme)에 따라 현장을 감독하고 우수 건설현장 인증제를 운영하는 등 안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대재해법 시행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기업들이 대응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명확한 규정과 중소업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소장들 “사고나면 우리가 전과범 돼… 치료비 대주고 쉬쉬하는 경우 비일비재” “정치인-공무원들 현장 전혀 몰라” “현장 사고로 재해가 신고되면 현장소장은 전과범이 되고 업체는 나중에 공사 수주에 불이익을 받습니다. 이러니 개인 돈으로 치료비 대주고 쉬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공무원이나 정치인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릅니다.”(수도권 한 공사장의 A 현장소장) 지난달 23일과 26일 동아일보가 건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에 대해 하나같이 “법만 만든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공사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근로자 B 씨는 “자잘한 안전수칙을 일일이 지켜가며 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추락사고는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안전고리를 착용하면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장이 1, 2층인 경우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난간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리를 끼웠다 뺐다 하는 게 번거로운 데다 ‘저층인데 괜찮겠지’ 하며 그냥 지나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2m 안팎의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현장소장으로 10년 이상 일한 C 씨는 “오죽하면 전과 없으면 현장소장 제대로 한 거 아니라는 말이 있겠느냐”며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작업하는 건설업 특성상 안전관리자가 근로자를 한 명 한 명 따라다닐 정도로 인력이 투입되지 않으면 수칙을 지키는지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근로자 D 씨는 “처벌받지 않으려면 대기업처럼 해야 하는데, 그건 꿈같은 일”이라고 했다. C 씨는 “안전관리 매뉴얼은 이미 완벽하고, 처벌도 강력하다”며 “지키려면 돈과 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가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정순구·이새샘 기자}

지난달 23일 서울 시내 4층짜리 건물 공사 현장. 한 근로자가 벽에 비스듬하게 놓인 사다리에 올라 천장 공사를 하고 있었다. 추락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철제 구조물이 옆에 있었지만 빨리 작업하려고 여기저기 옮기기 쉬운 사다리를 사용했던 것이다. 이날 아침 조회에서 현장 안전관리자가 “흡연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담배를 피우며 용접하는 근로자도 눈에 띄었다. 인근 다른 공사 현장도 다르지 않았다. 근로자들은 건물 옥상에 있던 긴 목재를 외벽을 통해 아래층으로 옮기고 있었다. 지상에선 다른 작업이 한창이라 목재를 놓치면 사람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 낙하 우려가 있는 자재는 건물 내부 계단으로 옮겨야 한다는 안전수칙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한 인부는 “공사 기간을 맞추려면 자잘한 안전수칙까지 모두 지키긴 어렵다”고 했다. ○ 중대재해법 대비 안 된 중소 건설 현장 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 시행되지만 일부 건설 현장은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법 시행으로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진다. 위험한 작업이 많은 건설사들은 ‘1호 처벌 대상’이 될까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882명 중 458명(51.9%)이 건설업 근로자였다. 문제는 인력과 비용이 부족한 중소 건설업체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시행은 2023년 1월로 미뤄졌지만 현장에선 “언제 시행되든 애초 지키기 힘든 법”이라는 불만이 컸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건설 현장 2곳은 모두 50인 미만의 소규모 현장으로 중소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고 있었다. 안전관리 인력 2명이 30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의 모든 작업을 일일이 관리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안전관리 인력을 늘리면 인건비 지출이 커져 수익이 줄어든다. 현장소장 박모 씨는 “안전모 착용처럼 생명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지키려 하지만 정해진 공사 기간과 공사비에 맞추려면 못 지키는 것도 적지 않다”고 했다.○ 대형 현장도 ‘처벌 피하기 힘들 것’ 불안감 지난달 26일 수도권의 한 대규모 아파트 건설 현장. 근로자 1000여 명이 일하는 이곳에서는 안전수칙을 강조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근로자들은 일반 사다리 대신 발판이 있는 사다리인 ‘고소 작업대’를 사용했다. 용접 작업은 화재감시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법에서 정한 최소 인원의 2배가 넘는 인력이 안전관리를 담당하며 근로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이런 대형 건설업체도 중대재해법을 완벽하게 대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25년 경력의 안전관리 담당자 A 씨는 “100번을 잘 지켜도 1번의 실수나 일탈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늘 ‘만에 하나’를 염두에 두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위험 요인은 1만 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현장 근로자들의 소속이 다르고 공정에 따라 배치가 수시로 바뀌다 보니 인력관리도 까다롭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올 들어 안전에 더욱 신경 쓰고 있지만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올해 2월 한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는 화물차에서 하역하던 지게차가 철제 자재를 떨어뜨려 근로자 1명이 깔려 사망했다. 당시 사망자는 현장 근로자가 아니라 자재를 싣고 온 화물차 운전자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건설업체는 현장 100곳 이상을 운영한다”며 “현장에 드나드는 인력이 워낙 많아 안전관리의 범위가 무제한에 가깝다”고 했다. ○ “처벌 위주로는 안전 보장 못 한다” 전문가들은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지금도 산재가 생기면 사업주나 현장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한다. 공사 수주 시에도 불이익을 준다. 지난해 1월 일명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안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지난해 건설업 근로자 1만 명당 사망자는 2.48명으로 전년(2.08명)보다 늘었다. 현장에서는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적정 공사 기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간에 쫓기면 안전에 구멍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업체 안전관리팀장 B 씨는 “안전관리비가 따로 책정되지만 항상 빠듯해 시공사가 일부 더 부담한다”며 “중소업체들은 이럴 형편도 안 된다”고 했다. 중소업체 사이에선 “법 위반으로 걸리면 폐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중소업체를 위한 중대재해 예방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대재해법과 유사한 기업과실치사법을 시행하는 영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국은 제도 도입 전부터 건설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건설업 배려 체계’(CCS·Considerate Constructors Scheme)에 따라 현장을 감독하고 우수 건설현장 인증제를 운영하는 등 안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대재해법 시행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기업들이 대응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명확한 규정과 중소업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현장소장들 “사고나면 우리가 전과범 돼… 치료비 대주고 쉬쉬하는 경우 비일비재” “정치인-공무원들 현장 전혀 몰라” “현장 사고로 재해가 신고되면 현장소장은 전과범이 되고 업체는 나중에 공사 수주에 불이익을 받습니다. 이러니 개인 돈으로 치료비 대주고 쉬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공무원이나 정치인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릅니다.”(수도권 한 공사장의 A 현장소장) 지난달 23일과 26일 동아일보가 건설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에 대해 하나같이 “법만 만든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공사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근로자 B 씨는 “자잘한 안전수칙을 일일이 지켜가며 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가장 흔한 추락사고는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안전고리를 착용하면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장이 1, 2층인 경우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난간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리를 끼웠다 뺐다 하는 게 번거로운 데다 ‘저층인데 괜찮겠지’ 하며 그냥 지나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2m 안팎의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현장소장으로 10년 이상 일한 C 씨는 “오죽하면 전과 없으면 현장소장 제대로 한 거 아니라는 말이 있겠느냐”며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작업하는 건설업 특성상 안전관리자가 근로자를 한 명 한 명 따라다닐 정도로 인력이 투입되지 않으면 수칙을 지키는지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근로자 D 씨는 “처벌받지 않으려면 대기업처럼 해야 하는데, 그건 꿈같은 일”이라고 했다. C 씨는 “안전관리 매뉴얼은 이미 완벽하고, 처벌도 강력하다”며 “지키려면 돈과 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가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이새샘 기자·정순구 기자}

주택 공급 ‘속도전’을 강조하던 정부가 수도권 11만 채를 포함해 총 13만1000채를 지을 수 있는 택지지구 지정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당초 상반기(1∼6월) 내 신규 택지를 모두 발표하려 했지만 후보지에서 투기 정황이 대거 포착됨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대규모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봤던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가 미뤄지면서 공공 주도 공급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택지 후보지, 외지인 거래 절반 이르기도”29일 발표를 미룬 물량 대부분은 수도권 택지다. 투기 정황 역시 수도권 택지에서 많이 드러났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날 택지 후보지에 대해 최근 5년간 토지 거래 동향을 조사한 결과 몇몇 후보지에서 특정 시점에 거래량이 종전의 2∼4배 수준으로 급증하거나 외지인 거래가 전체 거래의 절반에 이르는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 주변 지역보다 지가가 1.5배로 높아진 후보지가 있다고도 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전과 비교해 거래량 자체가 조금이라도 통상적인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외지인 거래, 지분 거래 비중이 이전과 비교해 늘어난 경우 모두 발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도권에서는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업을 공식화한 2018년부터 신도시 후보지로 다양한 지역이 거론됐다. 동아일보가 신규 공공택지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투기 의심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 3년 사이 지분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등 투기 세력이 유입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 예를 들어 경기 하남시 감북동의 경우 2019년에는 토지 거래가 122건에 그쳤고 지분 거래 비중도 56.5%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0년 1∼6월에는 토지 거래량이 334건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80%가 넘는 286건이 지분을 나눠 매입한 거래였다. 감북동은 광명·시흥지구와 마찬가지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2015년 해제된 곳이다. 경기 화성시 매송면의 경우 2018년 거래량이 547건으로 2019년 거래량 615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분 거래 비중은 57% 선에서 76% 선으로 크게 늘었다. 기획부동산 등을 통한 지분 쪼개기 거래가 많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포시 고촌읍은 2018년 상반기 24.5%였던 지분 매입 비중이 2018년 하반기 57.1%로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수도권 신규 공급에 ‘빨간불’정부는 이날 신규 택지와 별도로 기존 택지 용도 변경, 소규모 정비구역 지정 등을 통해 3만3000채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세종시 택지에 추가로 공급될 총 1만3000채의 경우 기존 택지 용적률을 높이거나 대학, 상업용지를 택지로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급한다. 소규모 정비구역 중에선 종로구 구기동 상명대 북측,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박물관 남측 등 서울 40곳을 포함해 전국 도심 55곳(총 1만7000채)이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또 주거지 재생에 초점을 맞춘 주거재생혁신지구 후보지로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파출소 북측 등 7곳(3700채)이 지정됐다. 대규모 물량이 나오는 신규 공공택지 공급 규모는 부족한 편이다. 이날 공개된 신규 택지는 울산선바위와 대전서산 등 1만8000채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 2·4공급대책을 통해 전국에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해 수도권 18만 채 등 주택 26만3000채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경기 광명·시흥지구 등 기존에 발표된 택지(13만2000채)를 제외하면 수도권 11만 채를 포함한 13만1000채 규모가 추가로 지정돼야 한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신규 택지를 이르면 6월 늦어도 12월까지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발표 시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못했다. 정부는 투기 정황이 사실로 드러나도 택지 후보지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계획이다. 후보지 관련 토지 거래 내역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경찰 수사를 거치려면 신규 택지 지정 작업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 투기가 의심되지 않는 수도권 택지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개발 자체에 대한 국민 반감 해소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

서울 강동구 A아파트를 보유한 신모 씨(35)는 29일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공시가를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같은 아파트 주민들과 공시가를 낮춰달라는 집단 민원을 넣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 씨 아파트 공시가는 지난해 6억1400만 원에서 올해 7억4700만 원으로 21% 넘게 올랐다. 그는 공시가 인상 이유라도 알아보려고 올해 처음 공개된 공시가 산정 기초 자료를 읽어봤지만 아무런 답도 찾지 못했다. 그는 “일주일만 살면 누구나 알게 되는 정보를 모아놓은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올해 공시가에 대한 집주인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시가를 인하해달라는 의견이 4만8591건에 달했지만 실제 인하 사례는 2308건(4.7%)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찔끔’ 내려주는 데 그쳤다. 올해 공시가가 지난해보다 2배 넘게 오른 세종시 ‘호려울마을 7단지’ 주민들은 공시가를 내려달라고 국토부와 세종시에 집단적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확정된 공시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변 지역과 가격 형평성 등을 재평가해 (공시가를) 조정해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는 이달 6일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게 산정된 4개 단지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4개 단지 중 3곳의 공시가는 당초 열람안대로 확정됐다. 다만 1곳은 공시가격이 5% 낮아졌지만, 서초구 지적 때문이 아니라 아파트가 소규모 주상복합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조정한 것이다. 이날 공시가 산정 근거가 되는 자료가 처음 공개됐지만 ‘깜깜이 공시가’라는 비판이 높았다. 공시가 산정 근거자료가 공개되면 산정 과정에 대한 의문이 해소될 것이라는 국토부 설명과 달리 자료에 담긴 정보가 빈약했기 때문이다. 인근 학교나 주차대수, 준공시기 등 단지 개요와 공시가를 정할 때 참고한 실제 거래사례와 한국부동산원이 매긴 시세가 담겨 있지만 이는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정작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핵심 정보인 단지별 ‘적정가격’과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세가 같은데도 공시가 차이가 생기는 주된 원인은 적정가격과 현실화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시가의 정확성에 대한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제주도 공시가격검증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5억9000만 원이던 제주 B아파트(전용 133.2m²)의 올해 공시가는 당초 5억2200만 원이었다.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걸 고려해도 하락 폭이 크다는 지적이 일자 국토부는 ‘적정하게 산정됐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이날 공시된 올해 공시가는 당초 가격보다 2800만 원 오른 5억5000만 원이었다. 정수연 센터장은 “공시가 산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정순구 기자}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용 신규 택지 후보지의 거래 실태를 조사하던 중 투기 정황을 무더기로 포착해 택지 공개를 하반기(7∼12월)로 미뤘다. 당초 상반기(1∼6월)로 예정했던 택지 발표 일정을 지킬 수 없을 정도로 투기 의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셈이다. 국토부는 29일 신규 택지로 검토하던 지역의 최근 5년간 토지거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당초 생각한 것보다 많은 투기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는 세종시 일대 1만3000채, 울산 선바위 일대 1만5000채, 대전 서산지구 3000채 등 총 3만1000채 규모의 신규 택지만 발표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수도권 11만 채 등 전국에 13만1000채 규모의 택지가 추가 지정돼야 했다. 투기 의혹으로 공공택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토지 거래량 급증 △지분 거래 및 법인 통한 거래 확대 △미성년자의 매수 △외지인 거래 등 투기 정황이 예상보다 많이 드러났다. 일례로 A지구는 1년 중 상반기 거래량이 56건에 그쳤다가 하반기 들어 453건으로 대폭 늘었다. 지분을 나눠 토지를 매입한 거래 비중은 상반기 18%에서 하반기 87%로 급증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