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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이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비공개 물밑 접촉을 통해 배상 방안을 조율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3일 “복수의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 당초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에 대한 답변 시한인 18일까지 ‘1+1+α’안(한일 기업, 한국 정부가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타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고 한다”며 “시한은 지났어도 여전히 그 안을 가져오면 조율해볼 여지가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1+1+α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지난달 19일 일본에 제안한 한일 양국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는 ‘1+1’안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내각 관료들은 정부 대 정부 공식 채널보다 한국의 중견 정치인이 특사로 파견돼 ‘수면 아래에서 타협안을 도출해 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다양한 경로로 발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내 ‘지일파’로 분류되는 학계나 국회 인사들에게 “정부 간 접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내세워 이 같은 의견을 간접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외무성 일각에선 참의원 선거가 끝난 만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관저 관계자들을 설득해 조만간 한국 정부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외무성이 관저의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고 비자 발급 제한 카드도 관저 내에선 꽤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독도 인근 우리 영공을 무단 침범해 우리 전투기가 기총 사격을 하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해 연합 비행을 펼치기도 했다. 외국 군용기가 영공에 침입한 것과 중-러 군용기의 무단 KADIZ 동반 진입 모두 사상 최초다. 최근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이 흔들리자 중-러가 손을 잡고 ‘한반도 주변 안보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9분부터 3분간 정찰 임무를 하는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A-50 1대가 독도 동쪽 13km까지 접근했다. 우리 영공인 독도 인근 12해리(약 22.2km) 이내로 깊숙이 들어온 것. 이후 KADIZ 너머까지 잠시 빠져나간 A-50은 오전 9시 33분부터 4분간 독도 영공을 재침입했다. 공군이 사상 최초의 사태에 KF-16 등 전투기를 순차 투입해 섬광탄(플레어)을 투하하고, 전투기 기총으로 경고 사격을 360여 발까지 했지만 러시아 군용기는 우리 영공을 7분간 비행한 뒤 빠져나갔다. 이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오전 각각 폭격기 2대(총 4대)를 투입해 KADIZ 내에서 연합 비행을 하기도 했다. 중국 폭격기 2대가 먼저 KADIZ에 진입한 뒤 빠져나갔고 이후 러시아 폭격기와 합류한 뒤 KADIZ로 되돌아와 24분간 비행했다. 군 관계자는 “미리 세부 계획까지 짠 뒤 의도적으로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에게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항의했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서울 외교부 청사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대사 대리를 초치해 우리 영공과 KADIZ 침범에 대해 항의했다. 국방부 역시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주한 러시아 공군무관을 각각 초치했다. 하지만 중-러 당국은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는 국방장관 성명을 통해 “(러시아 폭격기는) 국제 규정을 준수했으며 한국 전투기의 기동이 러시아 폭격기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의 자유를 누린다”고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독도) 영공을 러시아기가 침공했는데 왜 한국에 항의하느냐’는 질문에 “일본 영토여서 우리가 대응해야 하는데, 한국이 조치에 나선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박효목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던 청와대가 19일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며 한걸음 더 나아갔다.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면밀히 조사해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의해 일본으로부터 받는 정보의 효용성을 따져 협정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아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교환한 정보를 정성적이고 정량적으로 분석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국익에 최선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는 안보 사안 그 자체로 접근하겠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재검토를 넘어 구체적으로 폐기 여부를 거론한 것은 워싱턴에 보다 강한 시그널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보복 조치를 중단하고 외교적 해법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선 역시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고 본 것. 이 협정이 흔들리면 한미일 대북 군사 공조의 균열이 불가피할 뿐더러 2014년 말에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약정에 따라 한일 양국이 미국을 거쳐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1.5초 이내에 온·오프라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협정이 깨지면 이 약정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따라 이 협정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협정 폐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예상 시행 일자(8월 22일 전후)와 이 협정의 재연장 통보 시한(8월 24일)은 거의 붙어 있어 실제 협정이 재연장되지 않으면 일본의 추가 보복에 대한 직접적인 상응 조치의 성격을 띨 수 있다. 하지만 협정을 폐기해 안보 군사 갈등으로 확전되면 우리가 입을 피해도 만만치 않은 만큼 협정 폐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국이 먼저 협정을 폐기하면 미국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공조를 경시하는 걸로 볼 것이고 일본은 그 틈을 노려 자국 논리를 미국에 최대한 설파하면서 책임을 한국에 전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린치핀(핵심 축)을 독점하려는 일본으로선 내심 한국이 먼저 폐기하길 바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2008년부터 일본 교토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가도카와 다이사쿠(門川大作·69·사진) 시장이 34명의 사망자를 낸 18일 교토 애니메이션 회사 화재를 21일 참의원 선거 유세에 이용하는 발언을 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19일 교토신문 등에 따르면 가도카와 시장은 전날 후보자 지원 연설에서 화재를 언급하며 “화재 대처에는 3분, 10분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선거도 마지막 1, 2일로 역전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장의 한 목격자는 “발언에 철렁했다. 선거에 힘이 들어가 말실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1950년 교토에서 태어난 가도카와 시장은 2006년 1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교육재생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08년 교토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12년 재선, 2016년 3선에 성공했다. 겉으로는 당적이 없지만 첫 선거 때부터 자민-공명당 연합의 지원을 받아 사실상 자민당 소속이란 지적이 있다. 여론은 들끓고 있다.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참사와 선거를 비교해 희생자와 유족을 모독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에는 “33명이 숨진 사건을 선거 유세에 활용하다니 믿을 수 없다” “피해자의 마음을 도려냈다”는 글이 가득하다. 시청에도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가도카와 시장은 19일 “많은 분이 불안과 비통한 생각을 하는 중에 발언이 부적절했다. 마음으로부터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이날 일본 경찰은 화재 사건 범인이 아오바 신지(靑葉眞司·41)라고 공개했다. 그는 2012년 이바라키(茨城)현의 한 편의점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 판결을 받았다. 복역 후 출소자 보호시설에서 머물다 2, 3년 전쯤 사이타마(埼玉)시로 이주했다. 현재 생활보호대상자이며 정신질환도 있어 방문 간호를 받아왔다. 이 와중에 일본 소셜미디어 등에서 ‘방화범이 한국인이며 방화가 한국인의 습성’이란 유언비어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격화한 상황에서 일부 일본 누리꾼이 가짜 뉴스로 혐한 감정을 부추겨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부상자 36명 중 한국인 여성(35)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일했고, 부상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나리 기자}

서울에서 피아노 건반으로 시작된 아리랑 가락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리코더가 조용히 이어받았다. 비올라 선율이 음을 확장하자 기다렸다는 듯 일본 도쿄에서 바이올린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선 트럼펫이 울려 퍼지면서 하모니를 더했다. 16일 오후 7시 중국 상하이(上海) 그랜드밀레니엄호텔에서 개최한 외교부 한중 우호 카라반 해단식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이용해 5개 국가 6개 장소를 연결한 실시간 협연이 이뤄졌다. 리코더, 바이올린, 트럼펫을 연주한 곳은 각각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열사기념관, 2·8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일본 도쿄 YMCA, 미국 LA 대한인국민회로 일제강점기에 해외에서 치열하게 독립운동이 벌어졌던 장소들이다. 서울에서는 매헌 윤봉길 의사가 태어난 충남 예산 출신 청년들로 구성된 윤봉길 윈드 오케스트라와 독립운동가 후손인 고려인 5세 비올리스트 안톤 강 씨가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 서울 284에서 합주했다. 아리랑에 이어 가수 바다와 조성모가 작곡가 김형석의 ‘원 드림 원 아시아’ 반주에 맞춰 선창했고, 상하이에서 한중 우호 카라반 국민대표단이 넘겨받아 합창했다. 재중 작곡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정율성이 나고 자란 전남 화순초등학교에 있는 어린이 합창단 정율성 합창부도 음을 더했다. 약 8분간 진행된 이날 공연은 화면분할로 실시간 중계가 이뤄졌다. 도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영상이 한 차례 화면이 하얗게 변하는 오류가 있었지만 금방 복구되기도 했다. 5G 라이브 오케스트라를 시연한 SK텔레콤은 “서로 다른 나라에 떨어져 있는 연주자와 합창단이 5G 통신망을 이용해 대규모 실시간 협주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민대표단 전원은 상하이 루쉰공원(옛 훙커우공원)에 자리한 매헌기념관을 방문해 윤 의사 흉상에 국화를 헌화하고 각자 짧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외교부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출범한 한중 우호 카라반 대표단은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를 8박 9일 일정으로 돌아본 뒤 17일 귀국했다.상하이=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외교부 공동취재단}
일본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면서 제시한 답변 시한인 18일 한국 정부는 수용도 거부도 아닌 ‘무응답’으로 대응했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건설적인 제안에 열려 있고, 융통성을 발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지만 일단 일본 정부 논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한일 정부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관방 부장관은 “한국 정부는 (한일 청구권) 협정상 정해진 시한인 오늘(18일) 밤 12시까지 중재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에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재위 절차에 응할 의무가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이 일방적이고 자의적으로 설정한 일자에 구속될 필요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외신 기자들과 만나 “중재를 받아들일 경우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운) 쪼개진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본으로선 중재위 답변 시한을 넘겼다고 보고 ‘한일 청구권 협정에 근거해 외교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일단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상황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9일 일본이 제3국 중재위 구성을 제안하기 직전에 내놓았던 한일 기업이 참여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1+1 기금안’을 기본 입장으로 고수하되, 다양한 해결책을 논의해 보자는 식이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1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일본의 경제 보복과 한일 관계’를 주제로 연 포럼에서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울이는 노력과 함께 한국 정부도 별도의 피해자 구제에 나서겠다고 일본에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등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19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의 담화가 예정돼 있어 일본의 새로운 입장이 나올 계획인 데다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 본격화될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이 24일까지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와 관련된 공청회를 거쳐 의견 수렴을 마친 이후를 예상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 참석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의 보고에 따르면 일본이 26∼30일 사이 각료회의에서 배제 여부를 결정하면 이르면 29일에서 다음 달 1일 화이트리스트에서의 배제를 발표하고 다음달 2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다음 달 2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달 23일부터 24일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열리는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한 반도체 주요 소재 수출 규제 강화 조치의 적절성을 두고 한일 당국자 간의 치열한 설전도 예상된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일본 경제산업성이 4일부터 실시 중인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와 관련해 군사 전용 우려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수출 허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NHK가 18일 보도했다. NHK는 “이번 (수출 규제) 조치로 수출하는 기업에 대한 청취 등 심사 기간이 90일 정도 걸리지만 경제산업성은 일본 기업과 한국 기업 양측의 관리 체제가 적절하고 군사 전용 우려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허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자체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강경 일변도의 대응 기류를 조절하는 상황 관리에 나섰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일본 및 한국 방문을 비롯해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고 밝힌 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이런 방침을 한국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일본이 애초 수출 금지 조치가 아니라 허가제를 강화한다고 밝힌 만큼 원론적인 답변으로 가려들을 필요가 있다”며 “23, 24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우려해 한발 물러섰을 가능성도 있어 무작정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나리 기자}

“일제 피폭으로 없어진 줄 알았습니다. 대만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가 보내준 1920년대 동산백원 입구 사진을 보고 ‘여기가 바로 1938년 7월부터 9월까지 사용했던 동산백원, 우리 임시정부 청사구나’라고….” 12일 오후, 중국 광저우(廣州) 시내의 한식당. 재중사학자 강정애 씨(61)가 오랜 노력 끝에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됐던 건물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그 감격의 순간을 들려줬다. 마주 앉아있던 청년 100명의 눈이 빛났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려 ‘한중 우호 카라반’(외교부 주최) 소속 100명의 청년들은 중국 내 임시정부의 흔적을 순례하고 있다. 9일 충칭(重慶) 임정 청사를 지나 14일 항저우(杭州)에 도달하는 임정의 활동을 역순으로 답사하는 일정이다. 27년의 활동 역사만큼 각 지역 임정 청사의 보존 상태는 다양했다. 대표단은 12일 오전, 1926년 당시 사진 한 장을 들고 광저우 동산백원 위치를 찾아 헤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섭씨 32도의 찜통더위 속에 임정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동산백원은 현재 중국인들의 다세대 살림집으로 쓰이고 있었다. 9일 중국 충칭에 처음 도착한 대표단은 임정이 1940∼1945년 광복 직전까지 독립운동의 꽃을 피웠던 마지막 활동지 충칭 임정 청사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청사 내 ‘충칭의 계단(백범의 계단)’에서 1945년 백범 김구 선생 등 임정 요인들이 환국 기념사진을 촬영했듯 같은 모습으로 애국가를 제창하고 만세삼창을 했다. 10일 오전에는 충칭에 있는 광복군 총사령부 전시관도 둘러봤다. 방문하는 도시마다 한중 간의 우호도 다지고 있다. 13일 창사(長沙)에서는 한국과 북한, 중국 세 곳에서 훈장을 받은 유일한 독립운동가 유자명 선생(1894∼1985)을 기리는 유자명 기념관 앞에서 한중 우의 식수식을 거행했다. 한중 우호 카라반 대표단은 15일 항저우를 떠나 상하이(上海)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서울로 돌아온다.충칭·광저우·창사=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외교부 공동취재단}

“독립운동가인 할아버지에게서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지 않는 삶을 배웠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역임한 운암 김성숙 선생(1898~1969)의 손자이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두닝우 씨(53)는 11일 오후 조부가 남긴 유산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두 씨는 “그때는 독립운동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여서 추구했지만 현대에는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추구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의미 있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9일부터 13일까지 청년 100명과 함께 중국 내 임시정부 활동 근거지를 역순으로 돌아보는 ‘한중 우호 카라반’을 기획했다. 두 씨는 그 가운데 11일 주광저우총영사 주최 환영 리셉션에 참석해 국민대표단 100명에게 ‘아리랑’을 다양한 변주로 선보였다. “하룻밤에 작곡해서 완성한 지 며칠 안 됐다”고 밝힌 두 씨는 올해 3월 KBS 해외동포상을 받기 위해 귀국한 이후 한국 곡과의 인연을 넓혀가고 있다. 두 씨는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만난 자리에서 기회가 된다면 “제목은 모르지만 이 노래를 편곡하고 싶다”면서 진도아리랑을 허밍으로 들려줬다. 그는 “앞으로는 한국 곡이 나오면 편곡을 많이 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성숙 선생은 1919년 ‘조선독립군임시사무소’ 명의의 격문을 뿌려 옥고를 치렀으며, 이후 중국에 건너가 창일당, 의열단, 광저우혁명, 조선민족해방동맹, 조선민족 전선연맹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약산 김원봉 선생과 조선의용대를 조직해 지도위원겸 정치부장을 지냈으며 좌우가 통합된 중경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선전위원, 국무위원등을 역임했다. 두 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께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며 “임시정부 국무위원 하실 때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항상 못 먹었다고 한다. 자신이 먹은 음식을 아이들에게 주고 본인은 굶으시고, 많은 글들을 쓰셨는데 배가 고프니까 배 앞에 베개를 붙여놓고 글을 쓰셨다고 한다”는 일화를 전했다. 일본이 항복한 뒤 광복이 찾아오자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셨지만 중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은 데 대해 “할머니가 서운해 하셨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두 씨는 “정치에 관심도 많고 소식 듣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한중 관계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안 좋았다.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가 점점 나아지길 바란다”는 소망도 비쳤다. 광저우=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외교부 공동취재단}

“‘(중국정부가) 이곳(동산백원)에 광저우(廣州)의 역사적인 건물이라는 표지석이 세워지고, 한국의 임시정부 유적지였다는 것도 (표지석에) 들어갈 것’이라 했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모든 게 없었던 일이 됐다.” 12일 중국 광저우에서 만난 재중사학자 강정애 씨(61·여·사진)는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낸 2016년 이후를 회고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 씨는 2017년 2월 광저우 총영사관과 광저우시가 임시정부 청사의 현 위치와 건물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숨은 공신이다. 그런 그가 한중관계 부침 속에 속을 끓여야만 했던 사연을 처음으로 꺼냈다. 강 씨는 “2017년 10월 한중 양국 정부가 사드 합의를 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살벌하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은 ‘여길 왜 빨리 우리 소유로 안하느냐, 빨리 해라’ 하는데 여러모로 알아봤지만 기념관을 세운다 해도 우리가 운영을 못하고 중국 정부가 해야 되더라. 지금 상태로는 조금 어렵다”고도 했다. 주광저우총영사관에서 행정관으로 18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한 강 씨는 2013년 5월경부터 동산백원과 연을 맺게 됐다. 당시 새 건물로 이사를 한 총영사관에서 ‘과거 임정 유적지를 찾아 기념비나 기념석을 세워보자’는 분위기가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광저우는 1938년 7월22일부터 9월19일까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임정이 최단기로 머물렀던 곳이지만 백범일지 등 광저우 임정 관련 문헌들에서 ‘동산백원(東山柏園)’이라는 공통적인 소재지를 찾아낸 강 씨와 총영사관은 아랑곳 않고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갔다. ‘휼고원로 35번지 동산백원’. 이들도 처음부터 광저우 임정 터가 현존할 거라 생각진 않았다. 당초 학계 및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일제의 폭격으로 멸실됐을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강 씨는 “중국 3차 전국대표대회를 했던 자리가 휼고원로 31번지인데 그게 1938년도에 피폭으로 없어졌기 때문에 임정이 사무실로 사용한 35번지 동산백원도 없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청사가 있었던 자리인데 어디에 기념비를 세우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전문기관 3곳에 의뢰하고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동산백원이 언급된 과거 문헌들을 긁어모아 광동성역사혁명관, 광동성문물국, 대만 중앙연구원역사언어연구소에 보냈지만 공문이 오지 않거나 “피폭됐다”는 답만 돌아왔다. 그러던 2015년 12월, 반가운 답장이 왔다. 대만 중앙연구원역사언어연구소가 “2008년에 연구소 설립 8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DVD 안에 동산백원 사진이 있다”면서 사진과 DVD를 보내온 것. 동산백원 건물을 1928년 10월에서 1929년 6월간 사용한 연구소가 건물 1층을 직은 사진이었다. 강 씨와 총영사관은 즉시 “우리에게 이런 자료가 있다 좀 찾아달라”며 중국 광동성 문물국(문화국)에 보냈다. 곧 문물국 산하 연구기관으로부터 대만에서 보내준 사진과 동일한 현재의 동산백원 입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구 빗금과 두 그루의 나무까지 현존한다는 사실을 처음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강 씨는 “찾자마자 굉장히 흥분했었다. 당장이라도 이것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중국 정부가 동산백원 일대를 건축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매매가 불가능했기 때문. 임정 전시관으로라도 사용하고 싶었지만 중국 정부는 “언젠가 주인이 나타나 권리를 요청하면 관리 문제가 복잡해진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하다못해 임정 표지판이라도 세우고 싶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드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요원해진 상황이라고 강 씨는 전했다. 2019년 7월 현재 동산백원은 중국 노동자들의 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강 씨는 “건물 소유주가 부동산 등기권리를 가진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당 정부가 쓰기 위해 지어놓고 사용하다가 일본군이 광저우를 점령하고 빠져나가면서 주인 없는 땅이 돼버린 뒤 이후 국민당 정부 관계자들이 되돌아와 권리를 주장하면서 소유권이 엉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 30일경 중국 정부가 건물주 신고를 받았을 때 싱가포르에서 온 한 인물이 ‘외할머니가 살고 계셨다’며 소유권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로서도 여러모로 민감한 동산백원을 건드리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우리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중국에서 볼 때는 두 달 동안 살다가 갔고 빌려준 건데 왜 소유를 주장하느냐 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될 때도 있다”는 강 씨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임정 청사를 찾고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한 채 멀리서 지켜만 봐야 하는 우리 정부의 안타까움은 더해간다. 동산백원 왼편에 있는 33번지 역시 일반 가정집으로 사용되고 있어 간접적으로 내부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적다. 강 씨는 “근처를 지나가면서 슬쩍슬쩍 보았지 들어가서 일일이 볼 순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광저우총영사관은 꾸준히 동산백원에 광저우 임정 흔적을 새기기 위한 노력을 꾀하고 있다. 이제는 바깥에서 물밑으로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강 씨는 “향후에는 임정 유적지였다는 표지를 세우게 되지 않을까, 시간적인 문제지만 조금 기다리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광저우=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외교부 공동취재단}

“예전에는 임시정부청사가 일제 피폭으로 없어진 줄 알았어요. 대만중앙연구원역사언어연구소가 보내준 1920년대 동산백원 입구사진과 여러분들이 보신 입구 사진이 동일했어요. ‘여기가 바로 1938년 7월부터 9월까지 사용했던 동산백원, 임정이구나’…” 12일 오후, 중국 광저우(廣州) 시내의 한식당. 재중사학자 강정애 씨(61)는 오랜 노력 끝에 광저우 임시정부청사로 사용됐던 건물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그 벅찬 순간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마주 앉아있던 청년 100명의 눈이 빛났다.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청년 100명이 임시정부 활동 근거지를 역순으로 돌아보는 ‘한중 우호 카라반’(외교부 주최) 20, 30대 국민대표단이다. 대표단은 이날 오전 내내, 1926년 당시 사진 한 장을 들고 동산백원 위치를 찾아 헤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섭씨 32도의 찜통더위 속에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임정 유적을 더듬어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보고도 지나치길 여러 번했던 사진 속 대한민국광저우임시정부 유적지 혈고원로후 35번지는 현재 광저우시 월수구 휼고원로 12호로 주소만 바뀌었을 뿐 건물 그대로 남아있다. 앞서 9일 중국 충칭(重慶)에 도착한 이들은 가장 먼저 임정의 마지막 활동지인 충칭 임정 청사를 방문해 대장정을 시작했다. 1945년 1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마지막 임정청사로, 이곳에서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광복을 맞이했다. “이렇게 큰 임정청사는 처음 본다”며 연신 탄성을 지른 대표단 청년들은 청사 내 이른바 ‘충칭의 계단(백범의 계단)’에서 애국가 제창 후 만세삼창을 했다. 1945년 11월 3일 귀국을 앞둔 임정요인들이 환국 기념사진을 촬영했듯 당시의 감격을 되새기며 그대로 재현하기도 했다. 오늘날 임정청사가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던 건 광복군 제 1대 비서이자 1992년 건국훈장 독립장 수여받은 이달 선생 장녀 이소심 여사(80) 덕분이다. 1990년 충칭 임정 청사가 들어선 위중구 롄화츠(蓮花池) 38호 주변에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청사가 헐릴 위기에 처했을 때 충칭에 나와 있던 무역투자진흥공사 직원을 찾아 한국 외교부에 알려 달라고 부탁했고 수차례 교섭 끝에 청사를 지켜낸 인물이다. 이 여사는 이튿날인 10일 오후 간담회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부국강병이 될 수 있었던 건 선열들의 피와 맞바꾼 것이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한국 임정이 유랑했던 27년 동안 중국 정부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런 우의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청년들에게 주문했다. 10일 오전에는 충칭의 ‘명동’인 해방광장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광복군 총사령부 터도 오랫동안 닫혀있던 문을 잠시 열었다. 2017년 12월 한·중 정상회담 후 양국이 복원을 진행하기로 한 뒤 아직 내부 복원이 한창인 까닭에 외부 공개를 하고 있지 않지만, 한중우호카라반을 위해 특별 개방한 것이다. 1층 사료관에서 1940년 9월 17일 김구 주석, 지청천 총사령, 중국 공산당 저우언라이 등이 참석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 전례식’ 기념사진을 복원해놓은 모형 앞에서 즐겁게 기념촬영하던 대표단은 2층에 복원된 약산 김원봉 집무실과 한국광복군의 군복, 무기 모형 전시 앞에서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정훈 장교로 복무하다 지난달 30일 전역한 대학생 구한별 씨(25)는 “당시 일본의 폭격까지 벌어진 중국 일대에서 이렇게 열악한 군복과 무기로 훈련하며 독립운동을 도모했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우리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임을 새삼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14일로 일정 6일차에 접어든 국민대표단은 임정 유적 현장을 탐방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도시별로 역사문화콘서트를 통해 역사의식을 되새기는 한편 한중간의 우호도 다지고 있다. 12일 광저우에서 열린 공공외교대화에 중국 대표로 참석한 우하이윈(巫海云) 씨(21·여)는 “한중 양국이 유교문화를 콘텐츠 내용으로 한중시장이나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면 한중 양국 이미지가 높아지고 외교적 노력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고 한국 대표단 일원이었던 박수연 씨(24·여)는 “우리 청년세대가 한중우호를 위한 매개체로서 소프트파워를 활용해왔으며 앞으로 더 광범위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 창사(長沙)에서는 한중 우의 식수식도 거행됐다. 한국과 북한, 중국 세 곳에서 훈장을 받은 유일한 독립운동가 유자명 선생(1894~1985)를 기리며 생전에 그가 강단에 섰던 후난농업대 안에 마련된 유자명 기념관 앞에서 유 선생의 장남인 류전휘 선생과 대표단 학생, 김영근 주우한 총영사, 저우쉐샤오(鄒學校) 후난농업대 총장, 카라반 단장을 맡고 있는 서은지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 심의관이 첫 삽을 떴다. 류 선생은 식수 직후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만나 “청년들이 선조들의 애국심을 배워갔으면 좋겠다”며 직접 ‘고난과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한자성어를 직접 적어 전달했다. 대표단 일원인 유효정 씨(24·여)는 “유자명 선생과 본관(문화 유씨)도 같고 파까지 같다는 사실을 이곳에 와서 알게 돼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유 선생을 몰랐던 것에 부끄러웠다”며 “식수를 참여하고 싶었는데 삽을 뜨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식수 끝난 뒤 손으로 흙을 한 번 더 다독다독 덮어봤다”고 말했다. 표지 제막식에 참여한 신동엽 씨(26)는 “20여년 간 많은 압박이 있었음에도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신 유자명 선생을 본받고 싶다. 청년들이 취업난 속의 유 선생의 올곧은 자세를 잘 기리고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중 우호 카라반 대표단은 15일 항저우(杭州)를 떠나 자싱(嘉興)을 거쳐 상하이(上海)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서울로 돌아온다.충칭·광저우·창사=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외교부 공동취재단}

“일본이 사전에 외교 경로를 통해 알려주지 않았다.”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전격 발표한 1일 청와대와 정부는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사전 통보 없이 발표돼 유감”이라고 했다. 불과 닷새 전인 지난달 28일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과 면담을 나눈 뒤였다. 한일 수교 이래 사상 초유의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조치를 두고,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기습적이고 일방적인 보복에 나섰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무너지고 있는 한일 외교 채널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7년 12월 외교부 주도의 태스크포스(TF)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검토 결과를 발표한 이후 삐걱댔던 한일 관계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놓으면서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한일 관계가 최소한의 핫라인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전례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외무성 배제하고 보복 조치 준비한 일본 경산성 일본 정부가 이번에 취한 경제 보복 조치는 일찍부터 예견됐다. 대법원 판결 한 달 뒤인 지난해 11월, 고노 외상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한 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까지 “관계 부처에 구체적인 조치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히며 경제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 3월 12일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금융담당상이 “관세에 한정하지 않고 송금의 정지, 비자의 발급 정지라든지 여러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대해 초기부터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3일 “우리 정부가 일본이 경제 보복 차원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품목과 관련한 ‘롱리스트(후보 목록)’를 사전에 준비해 뒀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일본이 G20 정상회의를 마치자마자 수출 규제 조치를 내놓을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경산성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회담이 열리는 상황에서 일본 언론들이 경제 보복 조치를 예고하자 그때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을 인지한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들이 급히 일본 외무성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모른다”는 반응뿐이었다. 한국에 대한 대항 조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경산성은 한일 관계 담당 부처인 외무성에도 사전에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이유는 두 가지다. 이번 조치가 아베 총리가 직접 지시해 이뤄졌거나, 한국과의 외교 채널인 외무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산성 출신이자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정무비서관이 아베 총리와 경산성 간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면서 경산성 내부에서만 자료를 만들었을 것으로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분석하고 있다. ○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주일 대사-일왕 점심 강제징용 배상 판결 논란이 경제 분쟁으로 확전되자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 간 전통적인 외교 채널에 갈등 해결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는 “기업 피해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외교적 노력은 외교부에서 대책을 만들 것”이라며 관련 부처로 공을 넘겼지만, 일본 경산성의 단독 플레이에서 알 수 있듯 외교부-외무성 채널로만 소통해선 전체 그림을 알기 어려운 이슈가 돼 버렸다. 여기에는 정부 내 일본통, 이른바 ‘저팬스쿨’의 기반이 취약해진 것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는 중량급 인사들이 주일 대사로 부임했거나, 정부와 정치권 내에 지일파가 늘 일정 수준 포진해 있었다.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을 비롯해 최상용 조세형 라종일 권철현 신각수 유흥수 등 김영삼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까지 주일 대사는 일본 정계에서도 함부로 ‘패싱’하기 어려운 핵심 인사들이 주로 맡았다. 그 때문에 한일 간 교착 상태가 발생하더라도 주일 대사가 언제든 일본 외무성은 물론 총리와도 접촉할 수 있었다. 권철현 전 주일 대사는 2011년 한국으로 귀임하기 전 아키히토 당시 일왕과 이례적인 오찬을 갖기도 했다. 주일 한국대사로선 46년 만에 일왕과 점심을 한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주일 한국대사가 일왕과 점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 정계와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장면”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일 대사의 정치적 위치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남관표 주일 대사가 5일 일본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정상회담 재개 추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 청와대가 곧바로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입장”이라고 선을 그은 건 단적인 예다. 외교부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팬스쿨의 꽃’으로 불려온 동북아국장 출신 상당수가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이나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현 정부 외교라인의 거의 유일한 정통 ‘저팬스쿨’인 조세영 외교부 1차관도 2012년 동북아국장 당시 GSOMIA 체결 논란 당시 옷을 벗었다가 6년 만에 공직으로 복귀했다. 그는 정부 출범 직후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TF 부위원장을 지낸 뒤 지난해 9월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 취임했다가 올해 5월 23일 차관으로 부임했다. 그런 조 차관 역시 대법원 판결 8개월 만에 정부가 한국 기업과 일본 강제징용 책임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배상하자는 ‘1+1 기금’안을 내놓기 전 비공개로 일본을 방문해 이 안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하는 채널부터 확보해야 일본 외무성의 사정도 그리 좋지는 않다. 이번 보복 조치를 경산성이 주도한 것 외에도 종종 총리 관저의 핵심 의사 결정 과정에서 외무성이 배제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외무성 당국자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지난달 19일 한일 기업이 자발적 기금을 만들어 배상을 하는 화해안을 제시했을 때 외무성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이 있었다고 한다. ‘이 안을 바탕으로 외교 협의를 해 나가면 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총리 관저는 이를 한마디로 거절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한 상태가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 직후 외무성은 총리 관저에 추가 의견을 내지 못했고, 곧바로 한국 정부의 제안에 ‘거절’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전문가들은 양국 간 외교 채널이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분간 정상 차원에서의 타협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각각 내년 4월 총선과 이달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는 지지층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선거용 이슈다. 서울에 주재하는 한 외신 기자는 “두 정상이 서로를 때리는(bashing) 데서 정치적 희열을 느끼는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교환과 협상의 논리로 풀어가야 하는데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로 징벌의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아베 총리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지점이나 측근을 외과수술 식으로 정밀 공략하면 한일 간 외교적 채널이 가동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익명을 요구한 전 차관급 인사는 “지금으로선 다양한 채널보단 질적으로 유효한 채널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존의 외교 경로뿐 아니라 당장 추가 경제 보복 조치를 주무르고 있는 경산성이나 총리 관저, 의회 등 전방위적인 물밑 접촉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선 워싱턴 카드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미국이 아직 일본 측에서 보복이 실시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지켜보고 있지만 앞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7일 한 방송에서 “미국의 중재적인 역할도 필요하다. 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나리 정치부 기자 journari@donga.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금지하는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정유제품을 북한 선박에 넘긴 혐의로 한국에 억류 중이던 선박 2척이 풀려나게 됐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로 억류됐던 선박 처리 과정이 마무리된 건 처음이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1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 선박 2척에 대한 억류해제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외교부가 2일 밝혔다. 선주로부터 다시 불법 환적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이뤄진 조치였다. 이번에 풀려난 선박은 2017년 11월 24일부터 전남 여수항에 억류 중이던 홍콩 국적의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지난해 9월 4일부터 부산항에 붙잡혀 있던 한국 선박 피 파이오니어호다. 라이트하우스 윈모어는 2017년 10월 북한 선적 ‘삼정2호’에 정유제품 600t을 넘긴 혐의로 한국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 위반을 근거로 처음으로 억류 조치한 선박이다. 피 파이오니어는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된 첫 한국 국적의 선박이다.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9항)에 따라 회원국은 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한 선박의 경우 억류일로부터 6개월 뒤 대북제재위에 방면을 요청해 승인이 날 경우 선박을 풀어줄 수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담’이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르면 이달 중순 재개될 비핵화 실무협상으로 옮겨 가고 있다. 관건은 대화 테이블에 어떤 카운터파트가 마주 앉을지다. 미국 쪽은 북한의 집요한 교체 요구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라인이 유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나에게 협상팀에 대한 책임을 맡겼다”며 “(북-미) 양측이 각자의 협상 대표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대표가 나를 대표해 협상할 것”이라며 비건의 실무협상팀에 힘을 실어줬다. 한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 3주 내에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하면서 ‘카운터파트를 정하고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린 이미 비건 대표로 정했다’고 못 박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 실무협상단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판문점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카운터파트는 외무성”이라고 확인했지만 인물을 특정하진 못했다. 특히 비건과 마주 앉을 실무협상 대표가 미정이다. 일각에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재등판을 점치고 있지만 올해 초 스웨덴 스톡홀름 남북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 때보다 격상된 최선희가 직접 나설지는 미지수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도 오랫동안 협상 최전선에 있었던 최선희를 대체할 후임을 찾지 못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탁된 ‘뉴페이스’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수석대표는 불투명하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건재함을 과시한 리용호 외무상과 ‘김정은의 입’ 최선희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주축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리용호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비핵화의 큰 그림을 구축한다면 대미 협상에 특화된 최선희가 예전의 김계관 부상이나 강석주 전 외무성 제1부상(1939∼2016년) 같은 실무협상의 컨트롤타워를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노이 회담까지 비핵화 대화를 책임졌던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물러나고 외무성이 카운터파트로 등극한 데 대해 미국은 속으로는 반기고 있다. 김영철보다 외교관인 최선희나 리용호가 유연한 접근이 가능한 상대라는 평가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평양에 “협상 파트너에서 김영철을 빼 달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외무성 라인은 결코 녹록지 않은 협상 상대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과의 핵 협상을 20여 년 진행해 온 외무성이 협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비핵화 ‘빅딜’ 요구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미 외교 간판’이었던 강석주 전 부상 밑에서 대미협상 전략을 배운 최선희는 그런 점에서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최종 결정은 김정은이 하지만 그의 위임을 받고 협상에 임하는 대미 라인은 지금의 국무부 대북 담당자들보다 경험이 풍부하다.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실무협상이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면서 기대만큼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북한은 판문점 회담 직전까지도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실무 협상자들을 맹비난했고, 한국을 향해서도 “참견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런 북한을 향해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는 유지된다”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상황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이 한국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용 핵심 소재를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전략물자 수출 시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에서도 제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도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양국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두 나라가 수교 이후 경제 분야에서 정면충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대한민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 개정에 대해’라는 자료를 내고 TV와 스마트폰, 반도체 소재를 한국에 수출할 때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경산성은 “(이번) 수출 관리는 국제법적 신뢰를 토대로 구축되지만 현재 일한 관계는 신뢰가 현저하게 손상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까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4일부터 반도체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화학물질이 ‘포괄적 수출허가제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 기업이 해당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매번 최장 90일간의 정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 불허 판정을 받으면 수출이 불가능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사실상의 금수조치”라고 해석했다. 경산성은 또 다음 달 1일부터 안보상 우호국 리스트인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빼기로 했다. 백색국가는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 주는 나라로 현재 27개국이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조 차관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우리 연관 산업은 물론 양국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청와대도 이날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G20 공동선언 합의정신에 정면으로 배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긴급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해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 산업계는 자체적인 대응방안을 점검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하루 종일 대책 없는 대책회의만 이어졌다”며 “기업들 입장에선 정치 문제가 해결돼 리스크가 사라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이후 확대해 온 협력적 경제관계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신나리·배석준 기자}

정전협정 66년 만에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기까지 양국 간 물밑접촉은 은밀하고 숨 가쁘게 이뤄졌다. 당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비무장지대(DMZ)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사흘 전만 해도 불투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수행차 먼저 한국에 도착해 있던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 역시 DMZ 사전 답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트럼프 대통령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달 29일 오전 7시 51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방한 계획을 알리며 “만약 이걸 김 위원장이 본다면, DMZ에서 만나 악수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깜짝 제안을 하면서다. 북한은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약 5시간 후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 제기를 받지 못했다”며 사실상 공식협상 제안을 촉구했다. 이후 비건 대표를 포함한 백악관, 국무부 대북정책 담당 인사들이 움직였다. 예정에 없던 판문점 실무접촉에 앞서 북-미 양측은 유엔사와 북한군 간의 직통 전화로 서로의 진의를 파악했다. 비건 대표 측은 최선희 부상 담화가 공식 문서를 필요로 한다는 뜻인지를 물었고 북측이 호응하면서 실무접촉 채비에 나섰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약 4개월 만에 실무협상이 재개된 것이다. 오후 3시 45분쯤 숙소인 하얏트호텔을 떠났던 비건 대표는 이날 밤 청와대 상춘재 환영 만찬에 나타나지 않았다.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마찬가지였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과 접촉할 수 있었던 시간대는 이때가 유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긴급하게 북-미 실무진 간 접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만찬에서 돌아온 이후인 오후 10시가 넘어 앨리슨 후커 백악관 NSC 한반도 보좌관과 함께 복귀했다. 비건 대표는 그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진 최선희 부상이 아닌 다른 외무성 고위 관계자를 만나 DMZ 회동을 공식 제안하는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동선과 의전을 최종 조율할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배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긴박했던 양측은 30일 이른 새벽 북측의 최종 회신으로 DMZ 회동을 확정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만 하루 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위원장과의 단독 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기자단을 만나 “김 위원장이 24시간도 안 돼 그렇게 빨리 통보(a quick notice)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북-미 3차 정상회담은 사실 이전부터 추진돼 온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익명의 정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 답장을 보낼 때 DMZ를 방문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일각에서는 즉흥적인 제안과 회담 형식마저 사전에 철저히 기획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전 “오랫동안 계획해 왔다(long planned)”며 비무장지대 방문 계획을 언급했고, 주초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시사했다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인터뷰에서 DMZ 방문에 대해 “(방한 때) 내가 갈 곳은 한 곳”이라며 ‘만약 김정은이 제안한다면 그곳에서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뒤늦게 전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공약을 동시적·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과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비건 대표는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30일 이 같이 말했다. 비건 대표는 주한 미 대사관 인사들과 만찬을 갖고 내부 전략회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28일에는 이도훈 본부장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차례로 만난 뒤 한미 간의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이라는 대북 정책 기조를 확인하고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의제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다양한 채널로 북한에 손짓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은 당장이라도 실무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비건 대표도 방한 일성으로 건설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는 대북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북한은 28일 권정근 외무성 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에 셈법 변화를 요구하는 등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판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며 “조만간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중인 호주 청년 알렉 시글리 씨(29)가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호주 언론들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시글리 씨가 24일 또는 25일경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호주 ABC방송은 시글리 씨가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의 친구들이 이번 주 초 신고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체포 및 실종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글리 씨는 교환학생 신분으로 서울에서도 1년간 생활했으며 2013년부터 호주에서 ‘통일려행사(Tongil Tours)’라는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올해 3월에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즐기는 북한 소비자계층이 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북-미 정상 간 접촉과 남북정상회담은 결국 이달 내엔 열리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이 공개되면서 비핵화 대화 재개를 내다보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오지만 당분간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미 당국의 입장이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방한 일정을 설명하는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최근 거론되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판문점 접촉 가능성을 공식 부인한 것.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며 “북한 및 한미동맹에 대해 논의할 것이고 이틀간 다뤄야 할 분야가 많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물론 외교부도 북-미 정상 접촉 가능성을 낮게 봤다.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북-미 접촉 가능성에 대해 “뭐든 가능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1박 2일인데 시간적 제약을 생각했을 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더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가 꾸준히 북한에 제안했던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도 자연스레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전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물리적으로 가능한 측면도 이전 사례를 보면 있지만, 현 시점에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북한과의 접촉은 차제로 미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30일경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연설을 진행하고, 이 자리에서 북한의 ‘밝은 미래’를 언급하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와 관련해 이란의 핵 포기를 촉구하며 “잠재적으로 경이로운 미래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나는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북-미 대화의 재개가 머지않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전략포럼 행사에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뭔가 기류가 바뀌고 있다. 머지않아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패널로 나선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최근 8개월간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의 친서가 5통 더 있다는 말도 있다”고 말한 뒤 “북-미가 서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은 25일 앞선 ‘친서 교환’ 공개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6·25전쟁을 기념한 사설과 10여 개의 특집기사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미국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신문은 사설에서 핵보유국인 미국을 재래식무기만으로 상대했던 69년 전보다 북한의 국력이 “비할 바 없이 강해졌다”며 “미제는 오늘의 우리 공화국의 국력과 정세를 오판하지 말아야 하며 옳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분별 있게 행동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북핵 담당 백악관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북한을 향한 손짓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직접 대북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북-미 정상 간 친서 왕래까지 더해지면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 선 비핵화 협상이 다시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정부 “트럼프, DMZ 방문 검토 중” 2017년 11월 이후 19개월여 만에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DMZ 방문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방한 때도 문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하려 했지만 기상 악화로 불발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헬기로 DMZ를 방문해 연설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고, 정부 관계자도 DMZ 방문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찾아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다면 그 내용은 압박보다는 대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친서에 대한 북-미 정상의 반응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의 장밋빛 미래’를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백악관 ‘북핵 투 톱’도 가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북핵 참모인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우리는 말 그대로 어느 순간에라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당장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북한이 최근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려는 듯한 신호를 연이어 보내자 이에 대한 맞장구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언급한 “흥미로운 내용”이 비핵화 절차에 대한 백악관의 새로운 제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26, 27일경 한국을 찾는 비건 대표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주만 해도 비건 대표가 ‘북한과 약속을 별도로 잡고 한국에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접촉) 가능성은 열어두고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다시 한번 북한과의 물밑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 “인내심” 언급한 南北 정상, 장기전 각오 그러나 이런 표면적인 움직임들이 곧바로 협상의 돌파구 도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구체적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진전된 접근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및 DMZ 방문을 계기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 청와대가 섣부른 낙관론에 매달렸다 발생한 후유증을 잊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남북 정상도 최근 나란히 ‘인내심’을 언급하며 장기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대화의 끈을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남북 모두 그간의 경험을 통해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흐름은 문 대통령이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언급한 ‘대화에 대한 신뢰’를 남북미 서로가 쌓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한미 정상 역시 일단 협상 재개를 위한 모멘텀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