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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辣마)’와 ‘나이바(내파)’를 잡아라. 매운 엄마라는 뜻의 ‘라마’는 중국의 20, 30대 신세대 엄마들을 뜻하는 단어로, 일정한 경제력을 갖추고 출산 뒤에도 자기관리가 철저한 엄마를 뜻한다. ‘나이바’는 말 그대로 우유 먹이는 아빠라는 뜻으로, 엄마 대신 육아를 맡는 신세대 아빠를 말한다. 이런 신조어가 쏟아질 정도로 중국의 영·유아 산업 시장, 이른바 ‘에인절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3일 KOTRA에 따르면 중국의 영·유아용품 시장은 2015년 2조 위안(약 340조 원)을 돌파했다. 3년간 연평균 15%의 성장을 지속해 2018년 3조1071억 위안(약 53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두 자녀 정책은 영·유아용품 시장 확대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對)중국 영·유아용품 수출도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조제분유 수출금액은 1억492만 달러(약 1223억 원)로 처음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5년(9397만 달러)에 비해 11.6% 증가했다. 한국 업체들은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 현지 기업과 함께 아모르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중국 특수분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특수분유는 알레르기나 대사이상질환 등을 가진 영·유아의 상태에 맞춰 병원에서 별도 처방을 받아야 하는 분유를 가리킨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한국의 신생아 수는 지난해 기준 약 41만 명으로 역대 최저인 데 비해 중국은 특수분유 처방이 필요한 신생아만 한 해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국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롯데푸드 등도 신세대 부모들의 취향에 맞춰 온라인 전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장난감의 경우 대중국 수출금액은 지난해 2232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기저귀는 1억5561만 달러, 유모차는 49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영·유아용품 업체인 아가방앤컴퍼니는 2014년 중국 랑시그룹에 인수된 이후 중국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우한(武漢) 톈진(天津) 등 주요 도시에 진출했고, 현재 중국 전역에 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중국의 젊은 부모 세대는 구매력이 왕성하다. 한국산 제품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 명동점을 리모델링하면서 기존에 없던 영·유아용품 매장을 열었다. 면세점 측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중국 젊은 부모들의 소비 성향에 맞춰 온라인몰에도 영·유아용품 브랜드를 더 많이 입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중국 정부의 자국 제품 사용 장려 정책 등으로 중국 수출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유아산업은 수출 품목이 다양하고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 위생허가나 인증, 통관 등의 절차에서 비(非)관세장벽에 가로막히기 쉽다는 것이다. 품질이 우수한 해외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가장 큰 분유와 기저귀의 경우 중국 내 점유율 상위 10위권을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유럽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새샘 iamsam@donga.com·박은서 기자}
이마트는 설을 앞두고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에서 간편식으로 나온 제수음식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대표적인 할인 품목으로는 피코크 시루 떡국떡, 피코크 한우 사골육수(1kg) 등이 있다. 또 고기 동그랑땡과 해물 동그랑땡은 같은 가격에 용량을 10% 늘린 제품을 명절용으로 선보인다. 노브랜드 떡국떡과 당면, 사골곰탕 등도 판매한다. 행사카드(KB카드)로 피코크 제품을 사거나, 오뚜기 부침가루와 튀김가루, 풀무원 부침용 두부, 해표 식용유 등을 살 때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24∼28일에는 한우 및 수입 쇠고기를 최대 3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가정간편식이 간편하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수음식으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이 같은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설이 코앞인데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백화점들은 설 선물세트 재고가 쌓이자 큰 폭의 할인 행사에 나섰다.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22일 한우, 청과, 굴비 등 설 선물세트 100여 품목, 총 5만 세트 물량을 26일까지 20∼70% 할인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보다 할인 품목 수가 약 40%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설 선물세트 매출 비중 1위였던 한우 선물세트는 올해 건강식품 세트에 1위 자리를 빼앗긴 상태다. 한우, 굴비, 청과 등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던 선물세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설 38.4%에서 올해 34.2%로 4.2%포인트 줄어들었다. 한우는 기존 할인가에서 10∼30% 추가 할인하고, 청과와 굴비는 최대 30% 할인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27일까지 국산 선물세트 81종을 5∼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국내산 선물세트 판매가 저조하다. 재고를 소진하려고 예년보다 빨리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13일 중소기업 98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 자금 실태와 수요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기업 중 12.0%는 “자금 사정이 매우 곤란하다”, 36.5%는 “곤란한 편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48.5%가 명절을 앞두고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해 1월 조사에서는 8.3%가 “매우 곤란”, 30.9%가 “곤란”이라고 답했다. 자금 사정이 “매우 원활”(1.3%)하거나 “원활한 편”(7.7%)이라고 답한 기업은 9.0%에 불과했다. 자금 사정이 나빠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매출 감소”(66.4%)가 꼽혔다. 이어 판매대금 회수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납품단가 인하, 금융권 대출 곤란이 꼽혔다. 중기중앙회 이원섭 정책총괄실장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과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장바구니 물가 상승 등이 맞물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이은택 기자}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한 할인마트. 분홍색 플라스틱 포장박스에 싸인 미국산 계란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처음 보는 수입 계란이 신기한 표정이었지만 선뜻 이를 집어가는 고객은 드물었다. 계란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주부 김모 씨(49)는 “크기도 국내산보다 작은 것 같고 위생 상태가 어떨지 몰라 손이 잘 안 간다”고 말했다. 14일 국내에 처음 도착한 미국산 계란 중 약 120만 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역을 통과해 21일 오후부터 일반 마트 등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30개들이 한 판 가격은 8950원. 평균 9000원대에 판매하는 국내산보다 싸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22일 오후까지 이 마트에서 판매된 수입 계란은 20여 판. 훨씬 비싼 15개들이 국내산 계란(5970원)은 거의 동이 났지만 하얀 계란은 전날 들여온 200여 판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설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채백렬 씨(60)는 “물가가 워낙 비싸니 어쩔 수 없이 조금이라도 더 싼 수입 계란을 샀다”고 말했다. 매니저 이정숙 씨(53)는 “기대보다 찾는 손님이 적다”며 “소비자들이 하얀 계란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산과 큰 차이가 없는 수입 계란 가격도 소비자들이 구입을 꺼리는 이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0개들이 계란(중품 특란) 한 판의 전국 평균 가격(20일 기준)은 9285원. 12일 9543원까지 올랐던 가격이 3%가량 떨어졌다. 이틀 연속 가격이 내린 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처음이다.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유통량을 줄였던 중간 상인들이 비축 물량을 푼 영향으로 분석된다. 설 이전까지 국내산 달걀 가격 전망은 엇갈린다. 수입 달걀 효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수입 물량이 당초 정부 목표에 턱없이 모자라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박성민 min@donga.com·이새샘 기자}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줄어들거나 주춤한 가운데 각 업체가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오프라인 매출에 비해 성장세가 높고 다양한 세대의 고객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20일부터 설 선물세트 ‘동영상 전단’을 배포한다. 각 선물세트의 특징과 장점을 운동 경기 해설하듯 아나운서가 재미있게 설명하는 영상이다. 현대백화점은 19일 자사 온라인몰의 가상현실(VR) 스토어에서 명절 선물세트 산지 풍경과 생산 과정을 담은 VR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동영상과 VR 기술을 설 선물세트 마케팅에 도입하는 것은 국내 첫 시도다. 문성진 현대백화점 브랜드전략팀 대리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하기 위해 파스타 세트 등 온라인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을 선정해 1, 2분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부터 모바일 기프티콘 선물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마트 앱에서 선물세트 기프티콘을 구매해 보내면 받은 사람이 이마트 매장에서 직접 선물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SNS의 선물하기 기능으로 선물세트를 보내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주문 다음 날 새벽 배송되는 ‘새벽 배송’을 일부 도입했다. 빠른 반응을 원하는 모바일 사용자들의 성향에 맞춘 조치다. 모바일 마케팅이 강화되는 이유는 명절 선물세트 매출에서 모바일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79.3%(15일 현재) 늘어났다. 반면 전체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0.1% 줄어들었다. 모바일 매출이 높은 신장률을 보이면서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종류도 지난해 13종에서 27종으로 늘렸다. 현대백화점 측은 “온라인 전용 상품을 구매할 경우 비슷한 상품이어도 3∼5% 저렴하다. 올해 설에는 50개 이상 단체구매를 하는 고객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11번가의 올해 설 선물세트 거래액은 지난해 설 대비 10% 증가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활자잔혹극’(루스 렌들·북스피어·2011년) 》 추리소설의 첫 문장치고는 꽤 자신만만하다. 범인은 물론이고 범행 동기까지 단숨에 밝혀 버린다. 이 문장을 통해 작가는 소설이 단순히 단서를 찾아 범인을 추리하는 유희 이상의 무언가가 되도록 하겠다는 야심을 공표한 셈이다. 소설은 이 문장 다음부터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죽였다’는 그 인과 관계를 설명하는 데 집중한다. 유니스 파치먼은 영국 런던 빈민가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공부에 재능이 없었던 그는 결국 돌봐줄 사람 없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 자기 이름만 겨우 쓸 수 있는 정도의 문맹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만다. 문맹이라는 것은 그저 불편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이 읽고 쓸 줄 아는 세상에서 문맹은 약점이다. 소통하고 교류하며 자신의 세계를 넓힐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파치먼은 완고하고 도덕관념이 희박한 중년 여성이 된다. 또 문맹이라는 사실이 밝혀질까 늘 전전긍긍하며, 세상을 배척하게 됐다. 런던에서 약 1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사는 커버데일 가족은 파치먼과는 정반대인 사람들이었다. 모두 고등교육을 받았고, 독서광에 오페라를 즐기는, 이른바 교양 있는 상류층에 속하는 이들이었다. 비극은 파치먼이 우연히 커버데일 가족의 하녀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싹튼다. 처음 몇 달간은 남에게 무관심하지만 집안일만큼은 억척스레 해내는 파치먼에게 만족했던 가족들은 점점 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가 간직하던 단 하나의 비밀, 문맹이라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들키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단숨에 읽히지만, 모두 읽고 난 이후에는 긴 질문이 남는다. 계층적 차이, 혹은 지적 능력의 차이가 정말로 인간의 본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과연 파치먼은 악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악인이라면, 이 괴물을 낳은 것은 누구인가? “(추리소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고찰하는 소설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은 이렇게 실현된다. 긴 겨울밤이 지루할 때 펴들기 좋은 책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국산 계란이 12일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했다. 이 계란과 이달 14일 수입될 계란은 설 연휴 이전에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현재 평균 가격인 개당 318원보다 저렴한 개당 300원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산 계란 150kg(2160개)이 이날 낮 12시 반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계란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시행장으로 옮겨져 검역과 위생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당국은 계란 일부의 껍데기를 깨서 색깔 변색 여부를 판정하고 미생물(살모넬라) 검사와 잔류물질(항생제) 검사 등을 한다. 이 계란은 향후 계란을 수입할 계획인 업체가 들여온 샘플로 이 계란이 검사를 통과하면 같은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의 검사 기간은 약 8일에서 3일로 단축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들어온 샘플용 계란과 14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수입되는 계란 200t(328만 개)은 검역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설 이전에 수도권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된다. 롯데마트는 14일 들어오는 계란이 검역을 통과하면 다음 주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30개들이(중품 특란) 한 판에 8990원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미국산 계란은 요즘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흰색이다. 계란 색깔은 닭 깃털 색깔에 따라 달라지며 국내에서는 토종닭이 낳은 것으로 여겨 갈색을 선호한다. 이런 이유로 1980년대 이후에는 갈색이 국내에서 소비되는 계란의 대부분(99%)을 차지했다. 마트에서 하얀 계란을 발견한다면 수입 계란일 가능성이 높다. 계란이 귀해지면서 ‘명절용 계란 선물 세트’가 다시 등장했다. 계란 선물은 6·25전쟁 직후 물자가 귀하던 1950년대 인기 명절 선물이었다. GS수퍼마켓은 이날 계란 30개들이 한 판을 1만 원에 파는 설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이 계란들은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경북 봉화와 경남 산청 등에서 생산됐다. 한편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던 고병원성 AI가 육계 농장에서도 발견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11일 경기 안성시의 한 육계 농장에서 처음으로 AI 의심신고가 들어왔다고 12일 밝혔다. 안성의 안성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는 올해 전국에서 유행하는 H5N6형과 다른 것으로 2014, 2015년 국내에서 유행했다.최혜령 herstory@donga.com·이새샘 기자}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春節·1월 27일부터 2월 2일)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오자 면세점들이 일제히 ‘왕훙 마케팅’에 나섰다. 왕훙은 ‘왕뤄훙런(網絡紅人·온라인 유명 인사)’의 줄임말로 인터넷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여 인기를 끄는 사람을 말한다. 왕훙은 중국인 개별 자유 여행 관광객 ‘싼커(散客)’에게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제한 움직임으로 단체 관광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자 ‘싼커 잡기’에 나선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16∼2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왕훙 15명을 초청해 국내 투어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신라면세점이 중국 현지 왕훙을 모집해 구성한 홍보단 ‘신라 다카(大가)’ 소속이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뷰티클래스, 다도, 한복 체험, 감귤 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예정이다. 이들은 여행 기간 중 자신의 체험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 측은 “천편일률적인 관광 코스에서 벗어나 뷰티, 미식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11일에는 HDC신라면세점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왕훙 4명을 초청해 일일 체험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아이파크몰을 둘러보고 ‘K뷰티 스타일링’을 주제로 면세점 내 패션 브랜드와 색조 화장품 매장을 체험하는 과정을 이날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생중계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마케팅에 나선다. ‘푸른…’에는 명동점 모델인 배우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명동점 매장이 드라마 배경으로 나오기도 했다. 1000달러 이상 구매 고객 3명에게 전지현이 극중에 하고 나온 목걸이를 31일까지 매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1달러 이상 구매하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에게 남산타워 입장권과 경복궁 한복 무료 체험권을 주는 이벤트도 연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규제를 본격화하더라도 현지 여행사의 단체관광과 전세기 운항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싼커는 정치 이슈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씀씀이도 큰 편으로 앞으로는 관광 트렌드가 이들을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사상 처음으로 미국산 계란이 12일 국내에 상륙했다. 이 계란과 이달 14일 수입될 계란은 설 연휴 이전에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개당 300원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산 계란 150㎏(2160개)이 이날 낮 12시 반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계란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시행장으로 옮겨져 검역과 위생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당국은 계란 일부의 껍질을 깨서 색깔변색여부를 판정하고 미생물(살모넬라) 검사와 잔류물질(항생제) 검사 등을 한다. 이 계란은 향후 계란을 수입할 계획인 업체가 들여온 샘플로 이 계란이 검사를 통과하면 같은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의 검사기간은 약 8일에서 3일로 단축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들어온 샘플용 계란과 14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수입되는 계란 200t(328만 개)은 검역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설 이전에 수도권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된다. 롯데마트는 14일 들어오는 계란이 검역을 통과하면 다음 주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30개들이(중품 특란) 한 판에 8990원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미국산 계란은 국내에 흔치 않은 하얀 계란이다. 계란 색깔은 닭 깃털 색깔에 따라 달라지며 국내에서는 토종닭이 낳은 것으로 여겨 갈색 계란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 1980년대 이후 갈색 계란이 대부분(99%)이다. 마트에서 하얀 계란을 발견한다면 수입산일 가능성이 높다. 계란 값이 오르면서 '명절용 계란 선물 세트'까지 등장했다. 계란선물 세트는 6·25전쟁 직후 물자가 귀하던 1950년대에 유행한 명절 선물이었다. GS수퍼마켓은 이날 계란 30개들이 한 판을 1만 원에 파는 설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또 13일부터 19일까지 특정 브랜드의 상품 50여 종을 2만 원 이상 구매하면 계란 20개를 선착순으로 준다. 이 계란은 AI 영향을 받지 않은 경북 봉화, 경남 산청 등에서 생산된 계란이다. 한편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육계 농장에서도 발견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11일 경기 안성의 한 육계 농장에서 처음으로 AI 의심신고가 들어왔다고 12일 밝혔다. 안성의 안성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는 올해 전국에 유행하는 H5N6형과 다른 것으로 2014, 2015년 국내에 유행했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해외에서 면세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주요 성장동력의 하나다. 면세점 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 462억 달러(약 55조2700억 원) 규모였던 세계 면세시장은 5년 후인 2020년 640억 달러(약 76조5700억 원)로 약 4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포트는 성장의 견인차로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데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커를 맞이하는 경험이 풍부한 한국으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면세점을 바라보는 국내 시각은 여전히 ‘특혜 산업’이라는 옛날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허가권을 쥐고 있는 정부가 특히 그렇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입찰을 두고 벌어진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의 갈등이 한 사례다. 관세청은 그동안 시내면세점 심사에서 수차례 잡음이 났는데도 심사 제도를 정비하기는커녕 갑자기 이를 공항에까지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독과점 사업자 규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국회에서 부는 경제민주화 바람에 편승해 부처 권한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 임대료로 수익의 절반 이상을 충당하는 기형적 구조에 대한 자성 없이 관세청 탓만 하고 있다. 어디에도 면세점을 어떻게 키워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면세점이라고 정부 탓으로만 돌릴 처지는 아니다. 그동안 신규 업체들은 정부가 특허제로 후발 사업자를 차단해줄 거란 기대에 도박하듯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비전도 없이 개장 1년 내에 수천억 원의 흑자를 낼 거란 ‘공약(空約)’만 남발했다. 기존 업체도 마찬가지다. 송객 수수료를 지불해 저가단체 관광객을 끌어오고, 매출을 늘린다며 국내 거주 외국인의 면세물품 대리구매를 은근슬쩍 눈감는 관행을 만들어 왔다. 전문가들은 또 어떤가. 면세점 취재를 위해 한 교수에게 전화하자 “면세점 산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교수는 면세점 특허권 입찰 심사위원단 중 한 명이었다. 원론적인 얘기만 하다 통화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면세점 시장은 세계 1위 규모다. 하지만 기업 기준으로는 여전히 듀프리와 DFS 등 해외 기업에 1, 2위를 내주고 있다. 몰려드는 유커 덕에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한국 기업들이 ‘하향 평준화’ 프레임에 갇혀 현재의 입지마저 잃을까 우려된다. 시장 규모도 계속 세계 1위를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정치외교적 변수, 중국 정부의 저가관광 규제 등 복병이 널려 있다. 정부와 업계, 전문가들은 면세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할 때다. 한국호를 이끌어온 주요 산업이 한계에 부닥치고 있는 가운데 하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아쉬운 때다. 이새샘·산업부 iamsam@donga.com}

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두타면세점 8층.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홍삼과 한국 화장품을 직원 30여 명이 판매하는 이 층에 관광객은 10여 명뿐이었다. 패션 브랜드가 주로 입점한 3층과 4층은 개장 9개월째인 지금도 입점이 안돼 가림막을 쳐놓은 공간이 눈에 띄었다. 같은 날 찾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SM면세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연간 매출 10조 원으로 세계 1위 규모인 한국 면세점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원칙도, 일관성도 없는 정부 정책 탓이라는 비판이 많다. 한국이 멈칫하는 사이 주변국 일본과 중국은 면세점 경쟁력 강화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신규 면세점 1년 성적표는 동아일보가 10일 2015년 12월 말부터 지난해 5월까지 차례로 문을 연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5곳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면세점 5곳 모두 연말까지 계속 적자였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누적 영업이익은 면세점별로 지난해 6월 또는 9월까지만 공개돼 있는데 모두 수백억 원대 적자다. 지난해 9월까지 HDC신라면세점은 167억 원, SM면세점은 208억 원,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305억 원, 신세계면세점은 372억 원 적자였다. 두타면세점은 6월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60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지난해 12월 추가로 선정된 신규 면세점 4곳이 유명 브랜드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앞서 문을 연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2015년 말 개장한 한 중소·중견 면세점 대표는 “정부 입찰에 참여할 때만 해도 추가로 면세점을 선정할 줄은 몰랐다. 정부에 사기당한 느낌”이라고 푸념했다. 앞으로도 사업성이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 서울 시내 면세점 수는 최근 3년 새 6개에서 13개로 늘었는데 중국의 관광 규제 등으로 관광객이 늘어날 전망은 밝지 않기 때문이다. ○ 면세점 육성에 역행하는 정책 업계에서는 정부가 면세점 육성에 역행하는 정책만 내놓는다는 불만이 많다. 지난해 3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면세점 제도 개선 방안’은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5년으로 단축됐던 면세 특허 기간을 종전처럼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었다. 면세점 사업의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았던 조항이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2월 관련 법 개정이 무산됐다. 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글로벌 진출 전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규제 정책만 속속 추진됐다고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9일 면세점 특허수수료를 매출액 규모에 따라 인상하는 내용의 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12월 27일에는 면세점 신규 특허를 내줄 때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의 점수를 줄일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신설했다. 하지만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를 판별하는 잣대는 국내 기준이어서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는 업종 특성과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 사업을 규제하는 움직임은 올해 초 진행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입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은 공항 면세점 입찰 방식도 사업자 자격까지 따지는 시내면세점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기업은 면세점 입찰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회가 면세점 사업을 보는 시각도 헷갈리고 있다. 김종훈 의원(무소속)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면세점을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드는 추석과 설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면세점을 동네 마트 정도로 생각해 지역 상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규제 대신 성장에 초점 맞춰야 2015년부터 시작된 ‘면세점 대전’은 올해 또 벌어지게 됐다. 면세점 특허 기간 연장을 포함한 관세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때문이다. 올해 12월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입찰 공고는 상반기에 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동화외교관면세점, 2019년에는 신라면세점 서울점 특허가 종료된다. 뒤이어 2015년 영업을 시작한 신규 면세점 특허가 줄줄이 종료되면서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5년 뒤에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데 우수 인력이나 명품 브랜드가 면세점에 들어오려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욱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정부가 특허제를 통해 진입장벽을 치고 있기 때문에 각 기업은 사업성이 보장될 것으로 생각하고 경쟁적으로 사업에 뛰어든 측면이 크다. 이럴 바에야 최소한의 기준만 두는 허가제로 전환해 각 사업자가 투자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완전경쟁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면세점 산업에 대한 근본적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는 관세청이 규제의 잣대로 면세점 신규 허가를 비롯한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는 것이다. 면세점이 주요 관광산업 자원으로 떠오른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들이 참여해 유통업과 관광산업 성장 동력의 하나로 면세점 정책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승호 숭실대 교수(경영학)는 “정부가 그동안 면세점을 전력 등 기간산업에 버금갈 정도로 통제하면서 관광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며 “면세점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를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박은서 / 세종=이상훈 기자}
백화점들이 신년 세일 기간 중에 해외 명품을 할인 판매하는 해외명품대전을 함께 연다. 세일 기간을 겹치게 해 소비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올해 첫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총 2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30∼80% 할인 판매한다. 특히 겨울에 인기가 높은 노비스, 몽클레어 등 프리미엄 패딩 물량을 늘렸다. 백화점 최초로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 제품을 30∼50%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보통 신년 세일 말미나 세일 이후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신년 세일 초반에 함께 할인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13∼15일 압구정본점에서 ‘해외패션대전’을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30∼60% 할인 폭으로 130여 개 브랜드 제품을 선보인다. 20∼22일에는 목동점에서 ‘수입의류 초대전’도 연다. 현대백화점 측은 “겨울 날씨가 따뜻해 각 브랜드마다 겨울 제품이 많이 남아 예년보다 물량을 10∼20%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 곳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싱가포르의 유명 쇼핑몰인 ‘아이온 오차드’와 제휴해 VIP 혜택을 교차 제공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쇼핑몰의 VIP 고객이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하면 신세계백화점 VIP와 같은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싱가포르는 국적별 외국인 고객 매출에서 지난해 5위를 차지하는 등 구매력이 높은 고객이 많은 나라”고 설명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달걀 콩나물 당근 무 배추 등 서민 밥상에 주로 오르는 신선 식품 가격이 집중적으로 오르고 있어 물가 상승의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지표상의 물가상승률과 괴리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매일 먹는 반찬 재료가 집중적으로 올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 정보 사이트에서 주요 신선 식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매일 밥상에 오르는 반찬 재료의 가격이 집중적으로 뛰었다. 6일 기준 양배추 1포기 가격이 5578원으로 지난해(2407원)에 비해 2.31배로, 갈치는 마리당 9759원으로 지난해(6140원)의 1.59배로 올랐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김모 씨(33)는 최근 대형마트에 반찬거리를 사러 갔다 혀를 내둘렀다. “무 하나에 3000원이 넘는데 상처도 많고 신선해 보이질 않았다. 반찬을 만들어 먹느니 그냥 간편식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게 저렴할 것 같다.” 달걀 가격 급등세도 계속되고 있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격 동향에 따르면 달걀 산지 가격은 6일 1개에 214원(특란 10개 기준 2142원)까지 올랐다. 4일 1개에 200원을 처음 넘긴 이후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약 100원의 2배에 이른다. 달걀 소매가격은 더 충격적이다. aT 가격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6일 현재 달걀(특란) 30개 한 판 가격은 8960원을 기록했다. 전통시장에서는 30개 1판을 1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파는 곳도 많다. 상대적으로 수급이 원활한 대형마트 달걀 가격도 8000원대에 육박했다. 대형마트 체인인 홈플러스는 7일부터 달걀 한 판(30개) 가격을 7290원에서 7990원으로 9.6% 인상했다. 최근 한 달 새 다섯 번째 인상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8000원대 이상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7000원대로 보고 가격을 억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에는 지난해 여름 폭염과 가을철 제주 지역 태풍,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태풍 피해로 제주산 콩 작황이 나빠지자 일부 식품 업체는 콩나물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차례상 차리기도 부담 설을 3주 앞둔 가운데 차례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설 성수품 및 생필품에 해당하는 28개 품목의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9.9%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3%)의 8배에 가까운 수치다. 설 성수품은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특별 조사를 벌이는 품목이다. 사과 배 배추 등 농축수산물과 쌀 밀가루 식용유 등 생필품, 삼겹살과 찜질방 이용료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포함한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기준 백설 부침가루(1kg)는 2900원으로 지난해보다 21.7% 올랐다. 역시 차례상에 많이 오르는 게맛살(대림게맛살큰잔치)은 23.4% 올랐다. 식탁 물가뿐만 아니라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있어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8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L당 1612.22원으로 집계됐다. 새해 첫날 1592원과 비교해 보면 1주일 사이 20원이나 오른 것이다. 서울에서 휘발유 평균 가격이 16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015년 9월 넷째 주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유는 5일 1400원대로 올라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15년 만에 동시에 원유 감산에 합의하고 실제로 감산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상승 압력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의 유가 상승이 아직 장바구니 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정부가 생필품 가격 변동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권기범 / 세종=박희창 기자}

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가을 태풍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 등으로 새해 들어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유가도 상승세여서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8일 동아일보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 사이트에 게시된 주요 신선식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초 대비 2, 3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준 당근(1kg) 가격은 6026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2430원의 2.48배로 올랐다. 같은 기간 무는 2.39배로, 배추는 1.96배로 올랐다. 지난해 10월 제주에 큰 피해를 입힌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제주 산지 채소 출하량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AI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가격 동향에 따르면 달걀 산지 가격이 처음으로 1개에 200원을 넘겼다. 재래시장 달걀 가격이 30개 한 판에 1만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대형마트에서도 달걀 한 판이 8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라면, 빵, 맥주 등 주요 식품 및 주류 가격은 지난해 12월 일제히 올랐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공백으로 정부의 물가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한국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면의 양이 크게 모자란 것으로 조사됐다. 씰리침대는 한국 호주 중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 1만1381명 대상으로 지난해 7∼9월 수면 현황을 조사한 ‘씰리 슬립 센서스’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자각하는 ‘수면 빚(Sleep Debt)’은 여성이 연간 약 15일, 남성은 연간 18.5일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많았다. 수면 빚은 원하는 만큼 수면을 취하지 못해 쌓인 시간을 뜻한다. 수면 빚이 가장 적은 영국은 남성이 5일, 여성은 10일로 조사됐다. 수면의 질도 나빴다. 한국은 불면증 증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28.5%로 중국(4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5일 오후 2시경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8층. 5, 6명씩 무리 지어 명품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한층 더 올라가자 이브생로랑, 설화수 등 화장품 매장 앞에서는 10∼20명씩 줄을 서 있었다. 면세점 특허권을 재승인받는 데 실패해 지난해 6월 26일 문을 닫았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193일 만인 이날 영업을 재개했다. 관세청 서울세관이 오전 9시경 특허장을 교부한 직후인 오전 9시 반에 문을 열고 첫 손님을 맞았다. 롯데면세점 측은 “지난달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부터 다른 매장에 흩어져 있던 직원들이 복귀해 재개장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전체 500여 개 브랜드 중 샤넬, 루이뷔통, 불가리 등 150여 개 브랜드는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상태다. 일부 상점 진열대에는 직원들이 여전히 상품을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김정은 월드타워점 부점장은 “첫 손님이 들어서는 순간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 생각에 눈물이 쏟아졌다. 심사 다음 날인 18일부터 딱 하루 쉬고 매일 출근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날 중국인 등 외국인 단체관광객 5000여 명이 월드타워점을 찾았다. 중국 윈난 성에서 온 관광객 짜오잉 씨(23)는 “공간이 넓어 쇼핑하기가 편하고 건물의 디자인이 고급스럽다”라고 말했다. 월드타워점은 앞으로 면세점 면적을 현재 1만1400m²(약 3448평)에서 1만7334m²(약 5142평)로 확장하고 브랜드도 700여 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 매출 1조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폐업 전인 2015년 매출은 약 6112억 원이다. 이날 면세점 월드타워점 재개장은 롯데그룹의 ‘잠실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전날 대규모 소방 훈련을 마쳤고, 4월 롯데월드타워 공식 개장에 맞춰 그룹 계열사들도 명동에서 잠실로 옮겨 갈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집무실은 물론 현재 서울 종로구 평창동인 자택까지 롯데월드타워로 옮겨 ‘24시간 체제’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공간 중 70, 71층을 지난해 분양받았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진행된 롯데월드타워 민관 합동 소방재난 대응 훈련에 직접 참여했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검 조사를 앞둔 상황이지만 경영 정상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롯데월드타워 83∼123층에서 롯데물산과 서울시, 송파소방서 등이 진행한 민관 합동 소방재난 대응 훈련에 참여했다. 이날 훈련은 실제 건물 준공 시를 가정해 시민 3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훈련이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108층에 대기하다 107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경보가 울리자 계단으로 102층 피난안전구역으로 간 뒤 비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이동했다. 이후 지하 1층 방재센터에서 훈련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켜봤다. 롯데그룹 측은 “3일 (신 회장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전격 결정됐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이번 소방훈련 참여를 통해 올해 상반기 역점 과제인 롯데월드타워 준공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 이후 검찰 수사를 거치며 거의 중단됐던 대외 활동을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앞으로 국내에 공식 수입되지 않는 외제 차도 인터넷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인터파크는 외제 차 구매 대행 업체 ‘디파츠’를 공식 입점시키고 외제 차 구매 대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국내에 공식 딜러가 없는 외제 차의 경우 안전 검사나 통관 절차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개인 소비자가 구매하기 번거롭고 복잡했다. 인터파크 측은 “계약금이나 통관 비용 등이 가로채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증보험을 활용한 안전장치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일본 마즈다의 MX-5모델 ‘미아타 클럽’과 이탈리아 피아트의 124 스파이더 모델 ‘클래시카’ 2종을 5대 씩 선보인다. 가격은 각각 5750만 원과 5450만 원. 시세보다 300∼500만 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을 구입할 고객은 인터파크를 통해 차량 가격의 30%를 계약금으로 지불하고 통관 등 각종 절차가 끝난 뒤 차량을 인수할 때 잔금을 치르면 된다. 인터파크 측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을 중심으로 더 다양한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50대 김모 씨는 2009년 1월 상조회사와 선불식 여행상품을 계약하고 매월 1만 원씩 5년 동안 납입하기로 했다. 중간에 해당 상조회사가 다른 상조회사로 인수됐지만 남은 돈을 완납하고 여행서비스를 제공받기로 약정했다. 하지만 완납한 뒤 여행 서비스를 신청하자 60만 원으로 갈 수 있는 여행 상품은 없다며 상조 상품으로 변경하라는 답만 돌아왔다. 상조회사와 계열 여행사들이 선불식 할부거래 여행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선불식 할부거래 여행 상품 관련 피해구제 90건을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피해 소비자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32.5%(26건), 50대가 31.3%(25건) 등으로 높은 편으로 파악됐다. 만기환급 약정을 이행하지 않거나,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계약 미이행' 피해가 38.9%(35건)로 가장 많았고 위약금 과다 요구 35.6%(32건), 환급지연·거절 22.2%(20건) 순이었다. 하지만 피해구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는 26.7%(24건)로 보상율이 낮은 편이었다. 현재 법규 상 여행상품은 선불식 할부거래의 대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선불식 할부거래가 가능한 상조서비스의 미끼 상품으로 판매돼 소비자들이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소비자원은 "상조보증공제조합 및 한국여행업협회에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권고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관련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녹십자가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7∼2018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약 6000만 달러(약 725억 원) 규모의 수두백신을 수주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분량은 PAHO 수두백신 전체 입찰분의 66%에 달한다. 녹십자는 2018년 말까지 2년 동안 중남미 지역에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PAHO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으로 유엔아동기금(UNICEF)과 함께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로 꼽힌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이번 수주로 국제기구 수두백신 조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켰다”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