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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당시 현장 작업을 했던 굴착기 기사 A 씨가 경찰 조사에서 “건물 해체계획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감리자를 본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이어 1차 하청사인 한솔기업, 다원이앤씨로부터 재하도급을 받아 현장에서 철거 작업을 했던 당사자다. A 씨가 운영하는 백솔건설은 시공사가 수주했던 공사 금액의 14%에 불과한 헐값을 받고 작업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이 같은 다단계 하도급이 이뤄지면서 안전 관리가 뒷전으로 밀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굴착기 기사 “해체계획서 본적 없어”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굴착기 기사 A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해체계획서가 있는지도 몰랐다. 시공사, 하청사가 지시한 대로 작업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사고 당일 ‘성토체를 쌓은 뒤 5층부터 순서대로 철거한다’는 내용으로 구청에 제출된 해체계획서와 달리 건물 중간 부분부터 철거하는 등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발주한 철거 공사가 말단 공사업체인 백솔건설에 재하도급되는 과정에서 막대한 ‘공사비 후려치기’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개발조합이 현대산업개발, 다원이앤씨 등과 맺은 철거 공사 계약 규모는 최대 127억 원인데 이 가운데 백솔건설의 몫은 14%인 18억 원에 불과했다. 예컨대 석면 철거 공사의 경우 다원이앤씨는 재개발조합으로부터 3.3m³당 6만 원에 공사를 수주해 놓고, 백솔건설에 재하청을 줄 때는 공사비의 13% 수준인 3.3m³당 8000원으로 단가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철거업계 관계자는 “통상 철거 현장에서 재하청 업체는 전체 공사비의 40% 안팎을 가져간다”며 “몫이 14%에 불과하다면 아무도 일을 안 맡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터무니없이 적은 몫이 배분되는 문제 때문에 다른 철거 공사 업체들은 이번 공사를 맡으려 하지 않았고 지난해 2월 설립돼 당장 수주가 급했던 A 씨가 열악한 조건을 감수하고 공사를 하게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찰은 시공사와 1차 하청사 등의 공사비 후려치기로 인해 2, 3차 하도급 업체들이 공기를 줄이려 위험한 공사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감리자, 건물 붕괴 후 “공사 사진 보내 달라” 경찰은 사고 건물의 해체감리자인 B 씨의 부실 감리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B 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 가지 않는 등 감리자로서 점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B 씨가 뒤늦게 감리 관련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B 씨가 사고 후 시공사를 통해 한솔기업 측에 “구청 허가를 받아 철거했던 건물들의 철거 전후가 담긴 사진들을 전송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솔기업 관계자는 “8차례에 걸쳐 B 씨에게 철거 일정을 알려줬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4월 말부터는 일정 공유도 중단했다”며 “이미 모바일 메신저로 보냈던 사진들을 다시 보내 달라고 해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공사 감독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 관계자는 “시방서 등 해체 공사의 표준안이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무원이 감리자들이 쓴 해체계획서를 검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동구는 이날 한솔기업과 재개발조합을 산업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감리 B 씨도 건축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수현·권기범 기자}

광주 동구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하청사인 다원그룹이 철거를 빨리 끝내라고 독촉하며 사실상 철거 작업을 주도했다”는 재하도급 업체 측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다원그룹은 과거 ‘철거왕’으로 불렸던 이모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다. 경찰은 고질적인 하청-재하청의 다단계 하도급이 부실공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관련 업체 10여 곳을 대상으로 위법 행위를 수사하고 있다.○ “공사 주도한 다원이 ‘오늘 마무리하라’ 지시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당시 철거 작업을 했던 굴착기 기사 A 씨는 “(다원그룹 계열사인) 다원이앤씨로부터 수시로 공사 관련 지시를 받았다”며 “다원 관계자가 ‘오늘(사건 당일인 9일) 철거를 마무리하자’고 전화를 해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 씨는 재하청 업체인 백솔건설의 대표이기도 하다. 경찰은 백솔건설 등 재하청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지시받은 철거공법대로 작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하도급 과정에서 안전수칙에 위반되는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학동 4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조합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과 철거 및 시공 도급계약을 맺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후 한솔기업에 철거 공사를 맡겼다. 한솔기업은 지난해 2월경 다시 백솔건설에 재하청을 줬다. 해당 재개발구역에선 백솔건설 외에 10개 이상 소규모 재하청 업체들이 참여하는 다단계 하청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솔기업은 과거 ‘철거왕’ 업체로 유명했던 다원그룹의 계열사인 다원이앤씨와 공사를 함께 맡았으며, 지분도 7 대 3으로 나누기로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철거업계 관계자는 “한솔이 철거공사를 수주하면 다원이 참여하고, 다원이 수주하면 한솔이 참여하는 식”이라며 “사실상 ‘원팀’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솔기업과 다원그룹은 전국의 철거 공사 부문에서 수주 1, 2위를 다투는 업체로 한솔은 철거 공사 관련 행정절차 진행에, 다원은 공사 진행과 민원 해결에 특화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한솔기업과의 계약 이외에는 재하청을 준 적이 없다”며 재하청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다원이앤씨 측이 현대산업개발의 지시를 받아 철거 공사를 관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다원그룹 이 회장이 건물 붕괴 및 불법 재하청 등에 연루돼 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해당 구역 재개발조합은 다원이앤씨와 석면 철거 공사 계약을 따로 맺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석면 철거 공사비가 과다하게 책정되는 등 하도급 계약 전반에서 공사비가 과다 책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굴착기 미끄러지며 건물 때렸을 가능성” 경찰은 철거 과정에서 건물이 갑자기 붕괴한 원인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전문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부실이 누적된 상태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굴착기가 건물에 충격을 가하면서 붕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먼지를 줄이려 살수 펌프를 평소의 2배나 동원해 급하게 물을 뿌리면서 거대한 흙더미인 성토체가 아래쪽으로 흘러내렸고, 그로 인해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졌는데 이런 상태에서 굴착기로 인한 충격이 가해진 게 결정적이었다는 얘기다. 현장 감식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흙이 점점 주저앉으면서 지반이 함몰돼 굴착기가 미끄러지고, 굴착기 기사가 급하게 어딘가를, 예를 들면 건물 내 기둥을 잘못 쳐서 붕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이윤태·김수현 기자}
광주의 도심 하천에서 초등학생 2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4분경 119구조대에 “광산구 수완동 풍영정천 징검다리에서 초등학생 2명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요청을 받은 119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 A 군(10) 등 2명을 구조해 가까운 병원으로 옮겼지만 A 군은 심폐소생술 등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다른 1명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응급처치 후 다시 전남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A 군 등 같은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3명이 징검다리 주변에서 물총 놀이를 하다 3학년 2명이 물에 빠졌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나머지 1명(9·초등 2)이 119에 신고해 구조를 요청했다. 사고 지점은 수심이 1.5m 정도로 풍영정천의 다른 구간보다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은 곳이다. 최근 비가 내리면서 징검다리 주변의 수위가 높아졌고 하천 흐름도 평소보다 빨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초등학생 2명이 물에 빠질 당시 성인 1명만 지나갔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경찰이 5층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동구 재개발구역의 철거 작업에 ‘철거왕’으로 불렸던 이모 회장의 다원그룹이 참여했다는 단서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다원그룹 측은 해당 재개발구역에서 원주민 이주와 건물 철거 작업 등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다원그룹 측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철거 작업을 하청받은 한솔기업으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철거를 담당하던 백솔건설에도 업무 지시를 했다고 한다. 다원그룹 측이 백솔건설에 건물 철거와 철거 공법을 지시하면 백솔건설 직원들이 그대로 건물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재개발구역의 철거 작업을 담당했던 한솔기업이 다원그룹 측과 지분을 나눈 것으로 보이는 이면계약서 등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기업과 다원그룹 측은 해당 재개발구역에서 나오는 이익을 7 대 3으로 나누는 이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솔기업과 다원그룹 간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추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다원그룹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면계약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포클레인으로 철거하는 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철거업계 관계자는 “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재개발의 경우 민원 해결이나 각종 횡포를 막기 위해 다원그룹 측에 일정 지분을 주고 재개발에 참여시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원그룹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국의 철거 작업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이른바 ‘철거왕’으로 불렸던 이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회삿돈을 포함해 1000억 원대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3년 9월 구속 기소돼 2015년 징역 5년이 확정됐다.광주=권기범 kaki@donga.com·이형주 기자}

9일 광주 동구 재개발구역 건물 철거에 투입된 굴착기 기사 A 씨가 흙더미 위에서 해체 작업을 할 때 참사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철거업체는 맨 위층인 5층부터 아래로 철거한다는 당초 계획을 지키지 않고 중간부터 해체 작업을 했다. 철거 도중 건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흙과 폐건축물 더미인 ‘밥’은 부실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체 작업 때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기 위해 살수용 고압 펌프에서 물이 뿌려지고 있었다. A 씨의 굴착기가 있던 4층 높이의 거대한 흙더미인 성토체(盛土體)가 물에 젖었다. 물을 머금은 흙은 부실한 ‘밥’의 틈으로 흘러들어 건물을 넘어뜨리는 하중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물 머금은 성토 내려앉으며 건물 압박당시 철거 작업 전 사고 건물 뒤편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성토체는 건물 4층 높이까지 조성돼 있다. 하지만 작업 시작 후 찍은 사진에는 이 흙더미가 3층 높이까지 내려앉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무게가 약 30t인 굴착기가 성토체 위로 올라가면 약간 가라앉을 수 있지만 이번처럼 수 m나 낮아지는 것은 보기 힘든 사례라고 지적한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성토 작업은 물을 붓고 흙을 다진 뒤 다시 그 위에 흙을 쌓는 식으로 작업하는데 굴착기가 올라갔다고 성토가 이렇게 가라앉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 건물의 경우 통상 철거공사 중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세우는 ‘잭서포트’ 대신 흙 지지대인 ‘밥’을 건물 하단에 설치했다. 하지만 건물의 중심을 잡아주는 ‘밥’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다는 게 현장 근로자들의 증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수차가 많은 물을 뿌렸고, 물을 머금은 성토체가 내려앉으면서 건물을 압박해 결국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시공사 지시로 물 2배 뿌려” vs “사실무근”공사 단계마다 안전조치 부실이 누적돼 발생한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두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하청 철거업체인 한솔기업, 재하청을 받은 백솔건설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한솔기업 관계자는 “지자체 담당자와 살수 펌프를 최대 4대까지만 쓰기로 합의해 다른 건물을 철거할 때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이 건물을 철거할 때는 현대산업개발 측이 먼지가 많이 날 수 있으니 물을 많이 뿌리라고 해 살수 펌프를 2배인 8대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거 작업에 방해가 되어 펌프 2개를 쓰지 못하게 했는데 그러자 현대산업개발 측이 다시 펌프를 모두 사용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백솔건설 관계자도 “현대산업개발 측이 ‘먼지로 인한 민원 제기가 우려되니 건물을 하루 만에 모두 철거하라’고 했다”며 “철거를 서두르며 물을 평소보다 많이 뿌려 성토체가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5층 건물을 하루 만에 부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두 회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백솔건설 측이 작업을 서두르라고 지시한 인물로 지목한 현대산업개발 직원은 “백솔건설은 이름도 모르는 회사”라며 “한솔기업과 회의할 때 ‘작업이 늦어져도 좋으니까 일단 안전하게 하는 방법을 찾자’고 했다”고 말했다. 철거가 하청, 재하청의 다단계 하도급으로 진행되면서 공사 단가가 하락해 졸속 공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주택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3.3m²당 약 28만 원에 계약했지만 하청사인 한솔기업은 10만 원, 재하청사인 백솔건설은 4만 원가량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솔기업과 백솔건설 관계자 3명, 현대산업개발 직원 3명 등 7명을 입건해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공정에 대한 총괄책임은 시공사에 있다”며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수현·이윤태 기자}

광주 재개발 철거 건물의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굴착기 기사로부터 “물 뿌리기 작업을 하던 중 굴착기가 올라가 있던 흙더미인 성토체(盛土體)가 꺼지듯 내려앉았고, 곧바로 건물이 무너졌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당시 철거 작업을 했던 굴착기 기사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사장의 비산 먼지를 줄이기 위해 평소보다 2배 많은 물을 뿌리다가 성토체가 약해졌는지 갑자기 주저앉았다. 그다음 바로 건물이 무너졌다”고 진술했다. 철거업체들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철거 작업을 빨리 끝내라고 요청했고, 물 뿌리기용 고압 펌프를 당초 3, 4대만 쓰기로 했는데 먼지가 덜 나게 하라며 두 배인 8대로 늘려 살수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철거업체가 작업 중 건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흙더미인 ‘밥’을 부실하게 설치한 상태에서 살수 작업을 무리하게 해 물을 머금은 흙이 흘러내리면서 건물이 무너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현장 직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철거업체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현대산업개발이 철거작업에 대해 하청을 준 한솔기업이 이른바 ‘철거왕’으로 불리던 이모 회장이 운영하는 다원그룹 측과 이면계약을 하고, 다원그룹 측이 철거 작업을 재하청 업체인 백솔건설에 구체적인 공법까지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철거업체와 현대산업개발 직원 등 총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관련자 4명을 출국금지했다.살수 펌프 평소의 2배 동원… 철거용 흙산 무너진뒤 건물 붕괴 “광주 건물, 물 뿌리던중 붕괴” 진술9일 광주 동구 재개발구역 건물 철거에 투입된 굴착기 기사 A 씨가 흙더미 위에서 해체 작업을 할 때 참사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철거업체는 맨 위층인 5층부터 아래로 철거한다는 당초 계획을 지키지 않고 중간부터 해체 작업을 했다. 철거 도중 건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흙과 폐건축물 더미인 ‘밥’은 부실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체 작업 때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기 위해 살수용 고압 펌프에서 물이 뿌려지고 있었다. A 씨의 굴착기가 있던 4층 높이의 거대한 흙더미인 성토체(盛土體)가 물에 젖었다. 물을 머금은 흙은 부실한 ‘밥’의 틈으로 흘러들어 건물을 넘어뜨리는 하중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물 머금은 성토 내려앉으며 건물 압박당시 철거 작업 전 사고 건물 뒤편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성토체는 건물 4층 높이까지 조성돼 있다. 하지만 작업 시작 후 찍은 사진에는 이 흙더미가 3층 높이까지 내려앉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무게가 약 30t인 굴착기가 성토체 위로 올라가면 약간 가라앉을 수 있지만 이번처럼 수 m나 낮아지는 것은 보기 힘든 사례라고 지적한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성토 작업은 물을 붓고 흙을 다진 뒤 다시 그 위에 흙을 쌓는 식으로 작업하는데 굴착기가 올라갔다고 성토가 이렇게 가라앉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 건물의 경우 통상 철거공사 중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세우는 ‘잭서포트’ 대신 흙 지지대인 ‘밥’을 건물 하단에 설치했다. 하지만 건물의 중심을 잡아주는 ‘밥’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았다는 게 현장 근로자들의 증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수차가 많은 물을 뿌렸고, 물을 머금은 성토체가 내려앉으면서 건물을 압박해 결국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시공사 지시로 물 2배 뿌려” vs “사실무근”공사 단계마다 안전조치 부실이 누적돼 발생한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두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하청 철거업체인 한솔기업, 재하청을 받은 백솔건설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한솔기업 관계자는 “지자체 담당자와 살수 펌프를 최대 4대까지만 쓰기로 합의해 다른 건물을 철거할 때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이 건물을 철거할 때는 현대산업개발 측이 먼지가 많이 날 수 있으니 물을 많이 뿌리라고 해 살수 펌프를 2배인 8대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거 작업에 방해가 되어 펌프 2개를 쓰지 못하게 했는데 그러자 현대산업개발 측이 다시 펌프를 모두 사용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백솔건설 관계자도 “현대산업개발 측이 ‘먼지로 인한 민원 제기가 우려되니 건물을 하루 만에 모두 철거하라’고 했다”며 “철거를 서두르며 물을 평소보다 많이 뿌려 성토체가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5층 건물을 하루 만에 부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두 회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백솔건설 측이 작업을 서두르라고 지시한 인물로 지목한 현대산업개발 직원은 “백솔건설은 이름도 모르는 회사”라며 “한솔기업과 회의할 때 ‘작업이 늦어져도 좋으니까 일단 안전하게 하는 방법을 찾자’고 했다”고 말했다. 철거가 하청, 재하청의 다단계 하도급으로 진행되면서 공사 단가가 하락해 졸속 공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학동 주택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3.3m²당 약 28만 원에 계약했지만 하청사인 한솔기업은 10만 원, 재하청사인 백솔건설은 4만 원가량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솔기업과 백솔건설 관계자 3명, 현대산업개발 직원 3명 등 7명을 입건해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공정에 대한 총괄책임은 시공사에 있다”며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권기범 kaki@donga.com·이형주·김수현·이윤태 기자}
사망자 9명이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5층 철거 건물 붕괴 참사는 하청과 재하청의 다단계식 하도급이 부른 인재(人災)였다. 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2월 학동 주택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4630억 원에 건설사업을 계약하고 공사를 진행해왔다. 5개월 뒤 광주 동구청이 관리처분인가를 내줬고, 주민들이 이주한 뒤 철거를 시작해 현재 공정은 90%를 넘긴 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은 입찰을 통해 철거 공사를 서울의 구조물 해체공사업체인 H사에 맡겼고, 이 회사는 다시 광주의 구조물 장비업체인 B사에 재하청을 줬다. 사고 현장에는 모두 9명의 작업자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사는 사고 당시 현장에 굴착기와 작업자 2명을 파견했다. H사는 천장 등 철거에 필요한 장비 2대와 작업자 2명을 3일간 고용해 일을 맡겼다. 나머지 5명은 일용직 작업자다. H사 관계자는 “철거에 필요한 굴착기와 작업자는 재하청한 게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머지는 재하청이라 볼 수 없다”고 부인했다. 한 건설안전 전문가는 “이번 사고는 하청과 재하청이 이어지는 고리가 부실 공사를 초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하도급 계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H사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받은 금액에서 얼마나 차감을 하고 B사에 재하청을 했는지가 쟁점이다. 부실 공사가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 측은 재하청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파악된 부분으로는 철거업체인 H사의 계약 이외에는 재하청을 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H사가 B사에 하청을 주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캐고 있다. 또 하청을 받은 B사가 다른 업체에 헐값에 재하청 계약을 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재하청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허가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철거 공사를 재하청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수현 기자}

건물 해체계획서와 달리 5층 건물은 맨 위층부터 철거되지 않고 ‘나무 밑동을 베듯’ 아래층부터 제거됐다. 철거 상황을 점검해야 할 감리자는 붕괴 현장에 없었다. 철거 공사업체는 재하청을 줘 위법 시비에 휘말렸다. 9일 발생한 광주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는 말 그대로 ‘안전불감증의 종합판’이었다. 20대 예비신부를 숨지게 한 2019년 7월 4일 ‘잠원동 붕괴 사고’ 이후 관련 법이 재정비됐지만 ‘잠원동 교훈’은 없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동구 학동의 5층 건물에 대한 해체 허가 신청은 지난달 14일 구청에 접수됐다. 구청은 건축사 대표 A 씨를 감리자로 지정했다. 철거업체가 감리자를 ‘셀프 지정’한 잠원동 붕괴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구청이 감리를 지정하도록 법이 바뀐 것이다. 해체계획서에는 잭서포트(철제 지지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지 않았다. 잭서포트 미설치는 2년 전 잠원동 붕괴 사고가 벌어졌을 때도 붕괴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A 씨는 건물의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적정’ 결론을 내렸고, ‘비상주 감리’라는 이유로 사고 당일 현장에도 나오지 않았다. 해체 공사업체 H사는 B사에 원칙적으로는 법으로 금지된 재하청을 줬다. 현장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굴착기 기사 등 2명에게 재하청을 준 것이 맞다”고 했다. H사의 재하청을 받은 굴착기 기사는 5층부터 3층까지 순서대로 철거한다는 계획과 달리 2∼4층을 동굴처럼 깎아낸 것으로 보인다. 구청 관계자는 “해체계획서대로 철거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했다. 경찰은 굴착기 기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경찰청은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건물을 지지하기 위해 채워 넣었어야 할 밥(폐건축물과 흙)이 매우 부족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광주현장사무소와 철거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2곳 등 총 5곳을 압수수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사고 직후인 9일과 10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용섭 광주시장으로부터 각각 유선 보고를 받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여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해체계획서 무시하고 철거… 위층 아닌 아래층부터 파내다 붕괴[광주 건물 붕괴 참사]광주 건물 붕괴 ‘안전불감증 종합판’ ‘이 건물의 경우 최상층에 옥탑 구조물이 있어 그 부분부터 선철거를 진행한 후 철거 공사를 진행한다.’ ‘성토체(盛土體)를 5층 높이까지 올리고, 5층부터 3층까지 외부 벽과 방벽, 바닥 순서로 해체→지상으로 중장비 이동 후 성토체 제거→1, 2층 해체.’ 광주 동구청에 제출된 A4용지 149쪽 분량의 학동 5층 건물 철거에 대한 해체계획서 내용 중 일부다. 하지만 붕괴 직전 사진과 동영상에는 굴착기 기사가 해체계획서와는 딴판으로 2∼4층 아래를 동굴처럼 파내는 듯한 모습이 찍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10일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계획서와 다른 철거 작업… “비용 줄이려 한 듯” 해체계획서에 따르면 당초 계획은 성토 작업을 해 굴착기를 5층까지 닿을 수 있는 높이로 이동시킨 뒤 5층부터 순차적으로 3층까지 해체를 완료하고, 이후 지상으로 장비를 이동시켜 1, 2층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고 당일 촬영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살펴보면 성토체 위로 올라간 굴착기는 건물 3∼5층의 측면 외벽을 한꺼번에 해체해 건물이 ‘ㄷ’자나 동굴 모양이 된 모습 등이 담겼다. 구청 관계자는 “맨 위층의 외벽부터 시작해 안쪽 벽, 슬래브 순으로 철거 순서가 정해져 있다”며 “작업 순서와는 달리 건물 밑부터 철거를 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사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굴착기 작업자 B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실이 중대하다고 판단되고 혐의를 인정해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최대한 빠르게 철거를 끝내고, 철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공사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규 안전전문기술사는 “도로 쪽에서 철거 공사를 했다면 건물이 균형을 잃더라도 철거가 마무리된 재개발구역 쪽으로 무너지며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 도로 차선 3∼4개를 점거하고 임시 보행도로도 만들어야 하는 탓에 철거비용과 철거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철거공사는 최저낙찰제로 입찰이 이뤄지고 큰 사고만 발생하지 않으면 건물 지을 때처럼 ‘잘 지었네, 못 지었네’ 하고 평가할 것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건물 흔들림 막는 ‘밥’ 제대로 넣지 않아” 9, 10일 철거 현장 인근에서 만난 인부들은 “그 건물에는 ‘밥’을 제대로 넣질 않았다”고 말했다. ‘밥’이란 건물을 철거하기 전 건물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하를 비롯해 1∼3층에 폐건축물이나 흙을 채워 넣는 일을 말하는 현장 용어라고 한다. 한 인부는 “밥을 제대로 채우지 않으면 건물이 빈 상자 같은 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의 건물을 굴착기가 때리면 위아래가 흔들리는 모양이 돼 위험해진다”고 전했다. 붕괴 현장의 감식에 참여했던 전문가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사고가 난 건물은 지반 위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지하 1층이 있는 건물인데, 이곳을 비워 놓고 지상에만 흙을 쌓아 올리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5층 건물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작업 전에 비어 있는 지하 1층 공간을 흙이나 폐건축물 등을 이용해 메워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구청에 제출된 해당 건물의 해체계획서에는 지하 1층에 대한 사전 작업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철거 현장에서는 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지대인 ‘잭서포트’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해체계획서에는 이 내용도 없었다. 2년 전 발생했던 잠원동 붕괴 사고에서도 잭서포트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또 불거진 부실 감리 의혹…바뀐 법 무용지물 지난해 5월부터 4층 이상의 건물에 대한 해체 공사를 할 때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리를 직접 지정하도록 한 개정 건축물관리법이 시행됐다. 2019년 발생한 ‘잠원동 붕괴 사고’ 당시 건축주가 철거업체의 지인을 감리로 고용해 부실한 감리를 한 것이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축사 대표 A 씨가 감리자로 지정됐지만 A 씨는 붕괴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구청 관계자는 “A 씨가 사고가 일어난 뒤 사실상 잠적해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철거가 시작됐던 8일에는 현장에 있었는지는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광주=권기범 kaki@donga.com·정승호·김수현 기자 /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동구 학동 5층 건물 붕괴 사고는 정류장에 있던 버스를 무너진 건물이 덮치면서 피해를 키웠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하기 전 임시 정류장을 만들어 옮겼어야 했지만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 정류장은 철거 현장과는 불과 3, 4m 떨어져 있다. 무등산 방향 14개 노선버스가 수시로 정차하는데 출퇴근 시간대에는 수백 명의 시민이 이용한다. 하지만 철거 작업이 한창일 때도 바로 앞 인도만 수시로 통제했을 뿐 정류장은 그대로 운영했다. 건물이 붕괴되기 전 철거업체 측에서 작업자 2명을 배치한 게 전부였다. 사고 당시에도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정류장에 있던 54번 버스를 순식간에 덮쳤다. 버스가 정류장에 멈춰선 지 4초 만이다.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사망하는 등 17명의 사상자를 냈다. 정류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늘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일부 시민은 300∼400m 떨어진 다른 정류장을 이용하기도 했다. 40대 A 씨는 “인력을 배치했다고는 하지만 불안했다. 시민들이나 철거 업체나 건물이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광주 지하철 2호선 공사가 한창인 산수동의 한 정류장은 시공사의 요청으로 최근 다른 곳으로 임시 이전했다. 사고 지점에서 2, 3정거장 떨어진 조선대 인근 지하철 공사장 주변 정류장은 현재 구청과 이전을 협의 중이다. 동구 관계자는 “정류장 이전은 시공사의 요청이 있으면 협의를 한다”며 “안전 문제를 고려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이기욱 기자}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땅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었어요.” 9일 오후 4시 22분경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졌다. 사고 당시 맞은편 인도를 걸어가던 A 씨는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떨리고 불안감이 밀려든다. 건물이 내려앉으면서 폭음과 함께 건물 잔해가 가림막을 밀어내고 도로 쪽으로 쏟아졌다. 도로 옆 버스 정류장에 승객을 태우기 위해 멈춰 있던 ‘54번’ 시내버스를 순식간에 덮쳤다. 버스는 종잇장처럼 찌그러졌다.○ 도로 쪽으로 잔해 쏟아져 피해 키워 건물 붕괴 현장 앞을 지나던 시민 3명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주변을 지나던 차들은 줄줄이 급제동하며 멈춰 섰고, 일부 운전자는 추가 붕괴를 우려했는지 다급히 차량을 후진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철거작업을 하던 공사 관계자 1명이 흙먼지를 덮어쓰고 허겁지겁 뛰쳐나왔고 주변을 살핀 후 급히 사고 현장을 떠났다. 기울어지듯 건물이 붕괴하면서 잔해가 왕복 7차로 도로의 절반 이상을 가로막아 도로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사고 당시 아찔했던 순간은 현장을 비추고 있던 건너편 상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은 건물 주변 정리를 한 뒤 철거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한 개 층씩 철거하며 내려가는 방식이었다. 건물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건물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 갔다. 현장에는 굴착기 1대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현장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근무 중이었다. 갑자기 건물에서 ‘뚝’ 소리가 들리자 작업자 4명은 무너진 건물에서 극적으로 피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작업자가 없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 있던 승객이었다. 버스 안에는 운전사를 포함해 17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스가 완전히 흙더미에 매몰돼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오후 11시 현재 9명이 사망했고 8명이 크게 다친 채 구조됐다. 대부분 버스 뒤쪽에서 발견됐다.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돼 피해도 컸다.○ 주민들, 평소에도 불안감 느껴 사고 현장은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구역으로 사업 면적은 12만6433m²다. 재개발 사업은 낡은 상가와 주택을 철거하고 지상 29층, 지하 2층 아파트 19개 동 2282채를 새로 짓기 위해 철거를 하던 중이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사고 현장을 지날 때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철거 공사를 한다는데 보기에도 너무 허술했다. 저러다 무너지겠다 싶었다”며 혀를 찼다. 사고 직후 학동에서 화순 방면 도로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퇴근 시간대와 겹치면서 일대에는 교통 대란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날이 저물고 사고 현장에 잔해가 많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스가 가스 연료를 사용해 폭발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철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건물이 무너진 것을 보면 건물의 주요 부분을 건드린 것 아닌가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이윤태·이기욱 기자}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5층 건물 붕괴 사고는 안전 불감증과 안전관리 허술이 부른 참사일 가능성이 높다. 9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건물이 무너질 당시 굴착기는 4층 높이의 폐자재와 흙더미 위에서 건물 벽체를 부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난 5층 건물은 재개발사업구역의 마지막 철거 현장이었다. 전체 정비구역 철거 공정도 90%를 넘긴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지반이 약한 흙더미가 굴착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굴착기 무게를 충분히 지탱할 만한 지지 장치가 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건축안전 전문가는 “위에서 내려오면서 철거 작업을 할 경우 수직 하중을 충분히 고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장 인근의 한 주민은 “건물 뒤편에 흙을 높이 쌓아 올리고 굴착기가 그 위에서 작업을 했는데 너무 위험해 보였다”고 진술했다. 사망자 9명은 모두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이었다. 철거 현장이 평소 차량이 많이 오가는 도로와 인접해 있었지만 통행 제한 같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아 승객 피해가 컸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버스정류장이 건물 외벽 철거 현장과 가까워 승객들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관 40여 명을 투입해 종합대응팀을 꾸리고 현장소장 등 공사 관계자 4명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감식 등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정승호 기자}

광주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방향으로 무너지면서 콘크리트 잔해 더미 등이 시내버스를 덮쳐 탑승객들이 매몰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참사로 버스 탑승객 9명이 사망했다. 9일 오후 4시 22분경 광주 동구 학동에서 재개발로 철거 공사 중인 높이 18.75m, 연면적 1592m²의 5층 상가 건물이 무너져 잔해가 30m 폭의 도로 전체를 뒤덮었다. 이 사고로 건물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 1대가 건물 잔해에 파묻혔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 현재 버스에 타고 있던 운전사와 승객 등 17명 가운데 8명을 구조하고 9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가장 어린 사망자는 17세 남자 고등학생이다. 30대로 추정되는 여성 1명, 40대 여성 1명, 60대 여성 4명, 60대 남성 1명, 70대 여성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추가 매몰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밤늦게까지 수색 작업을 했다. 운전사를 포함한 부상자 8명(50대 1명, 60대 2명, 70대 5명)은 모두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매몰된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D운수업체 관계자는 “현재 운전사는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차량 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조사 중”이라며 “매몰된 버스는 광주지하철 1호선 학동·증심사입구역 앞 정류장에 정차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5층짜리 상가 건물을 철거하던 중 외벽과 함께 공사현장을 둘러싼 비계(공사를 위한 가설물)가 무너지면서 버스를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왕복 7차로 도로까지 콘크리트 구조물과 함께 토사가 흘러내렸고 맞은편 버스 승강장 유리가 깨질 정도로 큰 충격이 발생했다. 버스를 뒤따르던 승용차 3대는 사고 순간 급정거해 화를 면했다. 철거 작업 기간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0일까지로 예정돼 있었고, 해당 건물은 8일부터 굴착기를 동원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고 당시 작업을 하던 4명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소방당국에 “철거 작업을 하던 중 ‘뚝’ 소리가 나 대피했다”고 전했다. 경찰 등은 철거 작업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광주시소방본부는 9일 오후 4시 40분경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광주·전남에서 소방관 등 220명과 장비 64대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정류장에 버스 멈춘 순간 5층건물 와르르… 고교생 등 17명 매몰 광주 철거건물 버스 덮쳐 9명 사망“‘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땅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었어요.” 9일 오후 4시 22분경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졌다. 사고 당시 맞은편 인도를 걸어가던 A 씨는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떨리고 불안감이 밀려든다. 건물이 내려앉으면서 폭음과 함께 건물 잔해가 가림막을 밀어내고 도로 쪽으로 쏟아졌다. 도로 옆 버스 정류장에 승객을 태우기 위해 멈춰 있던 ‘54번’ 시내버스를 순식간에 덮쳤다. 버스는 종잇장처럼 찌그러졌다.○ 도로 쪽으로 잔해 쏟아져 피해 키워건물 붕괴 현장 앞을 지나던 시민 3명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주변을 지나던 차들은 줄줄이 급제동하며 멈춰 섰고, 일부 운전자는 추가 붕괴를 우려했는지 다급히 차량을 후진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철거작업을 하던 공사 관계자 1명이 흙먼지를 덮어쓰고 허겁지겁 뛰쳐나왔고 주변을 살핀 후 급히 사고 현장을 떠났다. 기울어지듯 건물이 붕괴하면서 잔해가 왕복 7차로 도로의 절반 이상을 가로막아 도로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사고 당시 아찔했던 순간은 현장을 비추고 있던 건너편 상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은 건물 주변 정리를 한 뒤 철거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한 개 층씩 철거하며 내려가는 방식이었다. 건물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건물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 갔다. 현장에는 굴착기 1대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현장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근무 중이었다. 갑자기 건물에서 ‘뚝’ 소리가 들리자 작업자 4명은 무너진 건물에서 극적으로 피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작업자가 없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 있던 승객이었다. 버스 안에는 운전사를 포함해 17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스가 완전히 흙더미에 매몰돼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오후 11시 현재 9명이 사망했고 8명이 크게 다친 채 구조됐다. 대부분 버스 뒤쪽에서 발견됐다.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돼 피해도 컸다.○ 주민들, 평소에도 불안감 느껴 사고 현장은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구역으로 사업 면적은 12만6433m²다. 재개발 사업은 낡은 상가와 주택을 철거하고 지상 29층, 지하 2층 아파트 19개 동 2282채를 새로 짓기 위해 철거를 하던 중이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사고 현장을 지날 때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철거 공사를 한다는데 보기에도 너무 허술했다. 저러다 무너지겠다 싶었다”며 혀를 찼다. 사고 직후 학동에서 화순 방면 도로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퇴근 시간대와 겹치면서 일대에는 교통 대란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날이 저물고 사고 현장에 잔해가 많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스가 가스 연료를 사용해 폭발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철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건물이 무너진 것을 보면 건물의 주요 부분을 건드린 것 아닌가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광주=정승호 shjung@donga.com /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이윤태·이기욱 기자}

2023년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의 한국 유치 방침이 확정된 가운데 당사국 총회를 여수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COP28 남해안남중권 유치위원회는 “10개 광역자치단체가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남중권에서 2023년 COP28이 개최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10개 광역자치단체는 광주와 전남·북. 경남, 경기, 강원, 경북, 대구, 충북, 충남 등이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60% 정도가 여수 개최에 찬성하고 있어 지지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당사국총회 유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P4G 서울 녹색미래정상회의에서 당사국총회 유치를 선언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유엔 3대 환경협약 가운데 하나로 세계 196개국과 유럽연합(EU), 교황청 등이 회원국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사국총회는 1995년부터 해마다 5개 대륙을 순회하며 열렸다. 회원국에서 2만여 명이 참석하는 당사국총회는 지구온난화 문제, 온실가스 감축 등을 논의한다. 올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26차 당사국총회에서 28차 개최 국가가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과 아랍에미리트가 당사국총회 유치에 나섰다. 국내 개최지로는 여수를 비롯해 인천, 경기 고양, 제주, 부산이 거론되고 있다. 남해안남중권유치위원회는 문 대통령이 당사국총회가 남해안남중권에서 개최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남해안남중권은 여수 순천 광양 구례 고흥 보성 등 전남 6개 시군과 경남 진주 사천 고성 남해 하동 산청 등 6개 시군에 걸쳐 있다. 남해안남중권은 2009년부터 당사국총회 유치를 위해 보조를 맞춰 왔다. 여수는 2012년 여수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숙박시설, 교통편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갖춰 최적지로 꼽힌다. 유치위원회는 남해안남중권에서 당사국총회를 개최하면 영호남 상생 화합과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출범한 유치위원회는 쓰레기 수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릴레이 캠페인, 시민 기후해설사 양성 등 탄소 절감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 권오봉 여수시장, 윤상기 남해안남중권협의회장(하동군수)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12개 시군 시민사회단체 대표 230여 명이 자문위원 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남중권은 손을 맞잡고 당사국총회 유치를 준비했다”며 “여수국가산업단지 광양제철소 하동화력발전소 등 산업시설과 살아있는 해양생태계 및 한려·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공존하는 남해안남중권은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최적지”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한국이 28차 당사국총회 개최국으로 확정될 경우 내년에 공모를 통해 국내 개최 도시를 확정할 방침이다. 남해안남중권 시민사회단체는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여수를 개최 도시로 우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완 COP28 유치추진단장은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도 사전에 개최 도시를 정하고 유치에 나선 만큼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의 정치 상황을 고려해 여수를 당사국총회 개최 도시로 사전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땅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었어요.” 9일 오후 4시 22분경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졌다. 사고 당시 맞은 편 인도를 걸어가던 A 씨는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떨리고 불안감이 밀려든다. 건물이 내려앉으면서 폭음과 함께 건물 잔해가 가림막을 밀어내고 도로 쪽으로 쏟아졌다. 도로 옆 버스 정류장에 승객을 태우기 위해 멈춰 있던 ‘54번’시내버스를 순식간에 덮쳤다. 버스는 종잇장처럼 찌그러졌다.● 도로 쪽으로 잔해 쏟아져 피해 키워 건물 붕괴 현장 앞을 지나던 시민 3명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주변을 지나던 차들은 줄줄이 급제동하며 멈춰 섰고, 일부 운전자는 추가 붕괴를 우려했는지 다급히 차량을 후진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철거작업을 하던 공사 관계자 1명이 흙먼지를 덮어쓰고 허겁지겁 뛰쳐나왔고 주변을 살핀 후 급히 사고 현장을 떠났다. 기울어지듯 건물이 붕괴하면서 잔해는 왕복 7차로 도로의 절반 이상을 가로막는 등 도로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사고 당시 아찔했던 순간은 현장을 비추고 있던 건너편 상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은 건물 주변 정리를 한 뒤 철거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 째 되는 날이었다.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한 개 층씩 철거하며 내려가는 방식이었다. 건물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건물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갔다. 현장에는 굴착기 1대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현장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근무 중이었다. 갑자기 건물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작업자 4명은 무너진 건물에서 극적으로 피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작업자가 없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 있던 승객이었다.버스 안에는 운전사를 포함해 17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버스가 완전히 흙더미에 매몰되면서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오후 10시 현재 9명이 사망했고 8명이 크게 다친 채 구조됐다. 대부분 버스 뒤쪽에서 발견됐다.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되면서 피해도 컸다.● 주민들, 평소에도 불안감 느껴 사고 현장은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구역으로 사업면적은 12만6433㎡다. 재개발사업은 낡은 상가와 주택을 철거하고 지상 29층, 지하 2층 아파트 19개 동 2282채를 새로 짓기 위해 철거를 하던 중이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사고 현장을 지날 때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철거공사를 한다는데 보기에도 너무 허술했다. 저러다 무너지겠다 싶었다”고 혀를 찼다. 사고 직후 학동에서 화순 방면 도로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퇴근 시간대와 겹치면서 일대에는 교통 대란을 빚었다. 소방당국은 날이 저물고 사고 현장에 잔해가 많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스가 가스로 연료를 사용해 폭발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철거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건물이 무너진 것을 보면 건물의 주요 부분을 건드린 것 아닌가 싶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광주 서구 상무소각장이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다. 2000년 지어진 상무소각장은 3만1871m²에 복지동, 관리동, 공장동 등 3개 건물을 갖췄다. 혐오시설로 치부되면서 각종 민원이 제기돼 2016년 가동을 중단했다. 광주시는 2023년까지 392억 원을 들여 상무소각장 복지동, 관리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짓기로 했다. 2024년까지 483억 원을 투입해 공장동을 리모델링해 사회문화시설로 꾸미기로 했다. 공장동은 1만1258m² 면적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다. 상무소각장 공장동을 문화시설로 개조하는 문화 재생사업은 최근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상무소각장 문화 재생사업은 공장동을 첨단 산업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전시·체험공간, 창작지원공간, 시민사회가 함께 소통하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준다. 광주시는 이달부터 공장동에서 문화재생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뒤 리모델링 설계 지침에 반영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공장동 리모델링 건축 설계공모 등 관련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준영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상무지구가 광주의 대표 복합문화지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가 주요 관문인 백운광장 주변 지하철과 지하차도 공사를 동시에 착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남구청 앞 백운광장 주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사와 대남대로 지하차도 건설 공사를 착공한다”고 7일 밝혔다. 공사 구간은 남구청에서 조선대 방면으로 대남대로 160m다. 공사는 총 11개 차로 중 3개 차로에 각종 시설물을 설치해 진행하며 나머지 8개 차로는 차량이 운행된다. 백운광장은 광주와 전남 나주, 목포를 잇는 관문이자 지역 5개 간선도로의 교통 흐름에 영향을 주는 교차로다. 지난해 백운고가를 철거하고 광장 주변에 11개 차로를 개통한 뒤 교통 흐름이 개선됐다. 하지만 백운광장 주변에서 도시철도 2호선, 지하차도 공사가 시작될 경우 교통 불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운광장은 2023년 완공하는 도시철도 2호선 1구간이 통과하며 2024년 초까지 조선대 방향에서 농성동 방향으로 진행하는 2차선 지하차도(700m) 건설이 예정돼 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도시철도 2호선, 지하차도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차로 점유 구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공사 안내 현수막과 표지판, 교통안전시설물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도시철도 2호선 2구간 지상 차도 3.6km 구간 중 3.1km를 지하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시민들이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자영업자인 A 씨(24)는 고향 친구(25)와 함께 음주운전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고 합의금을 뜯어낼 것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9일 오전 5시 광주 동구의 한 주점 앞에서 범행을 실행했다. 술을 마신 B 씨(21)가 운전하는 것을 확인하고 4㎞가량 뒤를 쫓아갔다. 하지만 10여 분 뒤 B 씨는 이들의 추격을 눈치챘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하지만 A 씨는 정차돼 있던 B 씨의 차를 그대로 들이받았고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충돌이 있은 후 A 씨는 40분 동안 B 씨의 목덜미 등을 잡고 위협했다. A 씨의 친구도 “800만 원을 계좌로 입금하라.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겁을 줬다. B 씨는 겁은 났지만 이들의 협박에 응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자신의 차를 타고 달아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사고 현장을 갔을 때 이미 두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찰조사에서 B 씨는 “A 씨 등이 고의로 충돌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 씨 등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두 사람은 이미 보험회사에 “교통사고가 났다”며 보험금 명목으로 494만 원을 받아낸 뒤였다. A 씨 등은 경찰에서 거짓말로 진술을 일관했지만, 법정에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보험금도 모두 반환했다. 광주지법 형사2단독 박민우 판사는 공동공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A 씨와 그의 친구에게 징역 1년과 징역 8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 등의 범행 수단과 방법이 매우 불량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이용섭 광주시장의 전·현직 비서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7일 광주시청과 개인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광주시청 비서실과 생명농업과, 개인 사무실과 집 등 5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비서실에서 이 시장 전직 운전기사인 A 씨(42)와 현직 수행비서 B 씨(47)의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또 생명농업과에서는 ‘2018년 제25회 광주세계김치축제’ 관련 자료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 법’ 위반 혐의로 A 씨와 B 씨, 대행업체 대표 C 씨(56)와 브로커 D 씨(52) 등 4명을 입건했다. A 씨는 2018년 지방선거 직후 C 씨에게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행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고급 승용차, 오피스텔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D 씨를 통해 받은 금품을 B 씨와 함께 나눠 가졌다는 의혹도 있다. C 씨가 운영하는 업체는 실제 그해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행사로 선정됐다. 경찰은 A 씨와 B 씨가 승용차 등을 받은 것이 대가성이 있거나 직무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만큼 최대한 빠르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순천시가 1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가계 경제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고등학생 시내버스 요금을 100원으로 낮춘다. 현재 중고생 시내버스 요금은 1200원으로, 교통카드를 사용할 경우 100원을 할인받아 1100원을 낸다. 하지만 10일부터는 1100원을 할인받아 100원만 내면 된다. 할인된 요금은 이용 실적에 따라 순천시가 운수회사에 지원한다. 순천시는 2018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00원 시내버스를 운행해 시민에게 호응을 얻고 대중교통 활성화 효과도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0원 시내버스는 부모 등 타인의 교통카드로 탑승 때에는 확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청소년용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순천시 관계자는 “중고생 100원 시내버스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가계 경제의 부담을 덜어주고 운수회사의 경영 여건 개선과 이용 승객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당신은 손이 왜 이렇게 새카매졌어요. 너무 거칠어졌네….” “밭일을 해서 그런가 보지. 당신은 얼굴이 더 밝아져서 보기가 좋아. 생일 축하해요.” 1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 로비에 마련된 면회실에서 오모 씨(87·여)와 윤모 씨(91) 부부가 인사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의 말투에서는 설렘이 느껴지고 얼굴에선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날 노부부는 1년 4개월 만에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오 씨가 요양원에 입소한 건 지난해 1월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지도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별안간에 대면 면회가 전면 금지됐다. 윤 씨는 아내를 보러 일주일이 멀다 하고 요양원을 찾았지만 유리벽 너머로만 바라볼 뿐이었다. 지난달 윤 씨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치면서 대면(접촉) 면회의 길이 열렸다. 1일부터 입소자와 면회객 중 어느 한쪽이라도 1, 2차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경우 가림막 없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아침부터 오 씨는 설레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분홍색 니트 모자를 꺼내 썼고 그보다 더 진한 분홍색 카디건을 입은 뒤 오전 10시 면회실로 향했다. 휠체어를 탄 오 씨가 면회실에 나타나자 윤 씨는 선물로 준비한 꽃 상자를 내밀었다. 오 씨는 남편의 손을 한참이나 매만졌다. 이날 면회엔 오 씨의 자녀들과 외손자도 함께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백신을 맞지 못해 유리벽 너머로 부모님의 재회를 지켜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자녀들은 “얼른 백신 맞고 곧 다시 올게요”라고 약속했다. 경기 광주시 선한빛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구모 씨(77·여)도 이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 김모 씨(83)를 본 순간 구 씨는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 씨는 “지난달에도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면회를 했는데 수화기 너머 아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며 “걱정이 많이 돼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 김기주 원장은 “오랫동안 대면 면회가 끊겨 우울증과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며 “이젠 환자들의 정신 건강이 차차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날부터 백신 접종자에 대한 혜택이 본격 적용되면서 전국의 경로당과 식당에도 활기가 되살아났다. 고령자 이용 시설에서는 백신을 맞고 다시 만난 어르신들의 대화가 이어졌고, 식당들도 인원 제한이 완화된 가족 단위 단체손님을 맞을 채비를 했다.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일상 회복의 희망이 엿보인 하루였다.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받은 사람은 579만1503명이다. 1일 접종자를 더하면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경로당 모인 접종노인들 “살것 같다”… 식당은 “8명+α 모임 환영” “이렇게 함께 만나서 노는 게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네요.” 1일 서울 중구의 한 경로당. 노인 1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화투를 치거나 소파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 마스크를 벗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오랜만에 경로당 안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중구는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75세 이상 고령층이 관내 48곳의 경로당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경로당을 찾아온 이들은 하나같이 “이제야 살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 경로당 이용, 요양병원 대면(접촉) 면회 등을 허용하는 ‘백신 인센티브’가 이날부터 시행됐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조금씩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기 시작했다.○ 전국 곳곳에서 ‘일상 회복’ 첫발 1일 오후 1시경 광주 북구 임동 그린요양병원 내 정원. 1년여 만에 딸을 보자 김모 할머니(87)는 눈물을 글썽였다. 딸의 얼굴을 마주하고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냈다. 이날 이 병원에선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마친 환자 3명이 가족을 만났다. 다만 대면 면회를 하더라도 접촉은 제한했다. 대화를 나눌 때도 거리 두기 준수를 당부했다. 안수기 병원장은 “백신 접종이 늘어나 대면 면회는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환자들이 가족들을 만나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인센티브의 ‘훈풍’은 식당가에도 불었다. 이날 서울의 한 중식당은 “1일부터 1차 이상 백신 접종자 직계가족 8명+α(알파) 모임 가능합니다”란 안내문을 붙였다. 그동안 직계가족이라도 8명 이상의 모임은 금지돼 왔다. 이날부터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한 사람은 ‘8명 제한’ 인원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국 복지관에서는 이날 미술, 컴퓨터, 요가 등 마스크를 쓰고도 수강할 수 있는 강좌가 속속 개설됐다. 백신 접종확인서를 내면 국립 자연휴양림 등도 무료 입장할 수 있다.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으로 받는 혜택이 더 커진다. 7월부터는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노 마스크’ 등산, 산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1, 2차 백신 접종을 모두 끝낸 사람은 ‘5인 이상 모임 금지’ 규정의 예외가 적용된다. 그렇게 되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몇 명이라도 한꺼번에 모일 수 있다.○ 접종률 높이기 안간힘… 선거법 위반 논란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자체 인센티브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경남 고성군은 60∼74세 접종 예약률이 높은 마을을 선정해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주민이 결정해 마을 숙원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또 접종 우수마을로 뽑힌 동네의 경로당에는 100만 원씩을 별도로 지원한다. 접종을 마친 군민 가운데 추첨해 1000만 원 상당의 경품도 주기로 했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9월 열리는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안전하게 개최하려면 집단면역 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마련한 일부 인센티브를 둘러싸고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도 일고 있다. 경기 안양시는 1일부터 접종자에게 프로축구 경기 무료 입장과 공공체육시설 사용료 50%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려다가 보류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기부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본 탓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접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지만 선관위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일단 보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탁운영 중인 헬스장, 수영장 등의 공공체육시설 입장료를 50%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일단 보류했다.이지운 easy@donga.com·강승현 기자 김성규 sunggyu@donga.com / 광주=이형주 / 안양=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