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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선수촌에 공급한 콘돔은 총 45만 개. 4년 전 런던 대회보다 3배가량 늘었다. 리우 올림픽 참가 선수(1만500명)가 대회 기간 1인당 43개씩 쓸 수 있는 양이다. 실제로 이 많은 콘돔이 제대로 사용되는 것일까. 유럽이나 남미, 미국 선수들은 “오히려 모자랄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브라질 남자 육상 대표 이고르 아우베스(22)는 “자원봉사자가 거의 매일 자판기에 콘돔을 채워 넣는 걸 보면 충분히 다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이탈리아 남자 선수는 “리우에 도착한 뒤로 하루 평균 3명 정도와 관계를 맺었다. 경기를 앞두면 남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성욕도 더 왕성해지는 것 같다”면서 “관계 맺은 선수와 마주치면 어색한 감정을 숨길 수 없다”며 웃었다. 동양권 선수들 답변은 좀 달랐다. 일본 여자 역도 대표 미야케 히로미(31)는 “남자 동료 선수들이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일본 남자 선수들은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재미있어할 것 같아 여러 개 챙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 대표 카일 브라운(29)은 “(콘돔) 포장지에 오륜기 그림도 없는데 기념품이라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올림피안들은 주로 스마트폰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선수촌 안에서 연애 상대를 만난다. 아르헨티나의 배구 대표선수 레티시아 보스카시(31)는 “운동선수들은 (키나 덩치가) 일반인에 비해 크거나 작은 경우가 많다. 밖에서는 이런 신체적 특징에 대한 편견 때문에 연애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도 많다. 그런데 선수촌에서는 이런 게 단점이 되는 일이 적기 때문에 더 금방 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쪽 세계에서도 최고 인기 스타는 단연 금메달리스트다. 금메달을 들고 ‘줄을 서라’고 말하며 다니는 선수도 봤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들은 어떤 쪽일까. 현역 시절 올림픽에 세 차례 참가한 한 한국 지도자는 “선수촌에서 벌어진 일은 선수촌에 묻어두고 가는 게 선수들 사이의 매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17층짜리 건물 31개 동으로 이뤄진 리우 올림픽 선수촌은 리우데자네이루 외곽 바하다치주카에 자리 잡고 있다. 개·폐회식 장소인 마라카낭 주경기장으로부터 차로 1시간 정도 거리다. 신축 아파트 단지 같은 느낌으로 주변에 편의시설이나 유흥시설은 아예 없다. 그 대신 선수촌 안에 미용실, 이발소는 물론이고 꽃집도 있지만 선수들이 그리 많이 찾지는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서 마련한 가상현실(VR) 체험 부스에 드문드문 발길이 이어지는 정도다. 조호성 한국 사이클 대표팀 감독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만 해도 주변에 쇼핑몰도 있고 그래서 밖에 나가도 할 게 많았다. 여기서는 치안 문제도 심각하다고 하니까 선수들이 전부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 스마트폰만 한다”고 말했다.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식당을 이용하다 보니 선수촌 식당은 물론이고 패스트푸드 가게에도 사람이 넘쳐난다. 선수촌 안에 있는 올림픽 공식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선수들은 24시간 동안 원하는 모든 메뉴를 공짜로 먹을 수 있다. 파나마의 수영 대표선수 마리아 파르(18)는 “어떤 선수가 농담으로 햄버거 100개를 주문했는데 점원이 ‘알겠다’고 답해 부랴부랴 취소하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선수촌에서 우연히 세계적인 스타 선수와 마주치는 건 올림피안들에게도 기분 좋은 일이다. 홍콩 육상 대표 천밍타이(21)는 “선수촌에 도착해 보니 같은 아파트에 자메이카 대표팀이 머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사인 볼트(30)와 ‘셀카’를 찍고 돌아가는 게 이번 올림픽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부부의 애틋함이 메달의 가치를 높였다. 역도 국가대표인 남편 원정식(26·고양시청)과 함께 ‘부부 역사’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가 8일 동메달을 따냈다. 윤진희는 이날 역도 여자 53kg급에서 따낸 메달을 남편이 만들어준 ‘기적’으로 여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2012년 현역에서 은퇴한 윤진희는 딸 라임, 라율을 낳고 남편의 권유로 다시 플랫폼 위로 돌아왔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남자 역도 69kg급 경기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던 원정식은 자신의 몸도 추스르기 전에 아내에게 뜻밖의 제안을 했다. “우리 함께 역도하면 안 될까.” 아내의 재능이 묻힐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선수 생활에 늘 미련이 남았던 윤진희는 남편의 제안이 고마웠다. 오랜만에 바벨을 잡은 윤진희는 부상 선수들처럼 재활 프로그램부터 시작했다. 윤진희는 이날 경기 후 “남편과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다시 시작해서 함께 정상에 서자’며 서로를 격려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역도는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역도 여제’ 장미란이 은퇴한 뒤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유일하게 메달 후보로 꼽혔던 사재혁마저 후배 폭행 사건으로 영구 제명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부부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조용히 둘만의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경기가 열리기 직전까지 원정식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윤진희가 긴장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윤진희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남편이 ‘열심히 하라’며 안아주고, 끝나고 나면 ‘잘했다’고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하루에 한 끼만 한식(도시락)을 먹었는데 그것도 남편과 나눠 먹을 수 있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윤진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거의 나와 비교하지 말고 미래의 나를 기대하며 현재를 즐겨라’는 글을 올렸다. 땀 흘리며 기다리던 ‘미래의 나’와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동메달로 이뤄진 것이다. 원정식이 “인상에서 1위였던 중국 리야쥔이 용상을 모두 실패하고 실격을 당해 4위였던 아내의 동메달이 확정되고 난 뒤 5초 동안은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말할 만큼 부부에게는 값진 순간이었다. 윤진희는 “부상도 있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더 기쁜 것 같다. 10년 동안 꾸준히 로또를 샀는데, 그 로또가 당첨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부부는 선수촌 주변을 산책하며 감동을 되새겼다. 윤진희는 “남편이 아직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저를 꼬집어보더라. 꿈이 아니라면서 서로 다독였다. 남편한테 오늘은 다 잊고 당신 경기 준비 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진희는 고마운 사람이 한 명 더 있다고 했다. 2015년 어깨 부상을 당한 윤진희가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한 역도 대표팀의 김아영 트레이너다. 윤진희는 “지난해 말 어깨 부상을 당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려 했다”며 “김 선생님이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아픈 몸으로 기적을 일구면 더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라고 해준 말에 마음을 바꿨다. 김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정식은 아내의 뒤를 이어 10일 남자 69kg급에 출전한다. 원정식은 “나는 메달권에 근접해 있지 않지만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은가. 개인 최고 기록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 /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

“그저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딱 한마디만 나누고 싶었습니다.” 피천득의 수필 ‘은전 한 닢’에 빗대자면 꼭 이런 심정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취재 중인 동아일보와 채널A 취재팀은 7일(현지 시간) 최 부위원장과 숨바꼭질을 벌였다. 최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홍은정(27)이 여자 개인 종합 예선 경기를 치른 체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홍은정의 경기를 잠시 지켜보던 최 부위원장은 곧 자취를 감췄다. 취재팀은 최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북한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탁구장으로 향했다. 여자 단식 세 경기가 동시에 열린 탁구장 분위기는 콘서트장 같았다. 시끄러운 음악이 계속 흘렀고 점수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도 터졌다. 삼성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고 코카콜라를 마시며 경기를 지켜보던 북한 응원단 8명도 분위기에 녹아든 것처럼 보였다. 취재팀이 “축하드린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2라운드 경기에서 북한 대표 이명순(24)이 페트라 로바스(36·헝가리)를 꺾은 뒤 북한 응원단에 인사를 건네자 이들은 못 볼 걸 봤다는 듯 서둘러 경기장을 떠났다. 피천득의 수필에서처럼 “염려 마십시오. 해치지 않소”라고 이야기할 기회도 없었다. 취재팀은 브라질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최 부위원장의 일정을 물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북한 ‘역도 영웅’ 엄윤철(25)이 출전하는 역도장으로 향했다. 해가 저물자 예상대로 최 부위원장 일행이 역도 경기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팀이 다가가 “엄윤철을 응원하러 오셨냐”고 묻자 최 부위원장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경기장을 가리켰다. 곧바로 경호원이 취재팀을 막아섰다. 남자 56kg급에 출전한 엄윤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땄던 엄윤철은 이날 인상 134kg, 용상 169kg, 합계 303kg을 들었다. 엄윤철은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70kg(세계신기록)을 들어 올리며 합계 307kg을 기록한 룽칭취안(26·중국)에게 뒤져 은메달을 땄다. 엄윤철의 경기가 끝나자 최 부위원장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북한 역도 대표팀 관계자가 관중석에서 내려온 최 부위원장의 팔을 잡고 허리를 굽혔다. 최 부위원장은 역도 코칭스태프와 함께 취재진은 들어갈 수 없는 방으로 들어갔다. 20여 분 뒤 방문을 열고 나오는 북한 관계자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최 부위원장은 경기장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이들을 혼내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윤석천 한국 역도 대표팀 감독은 “북한이 바깥에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역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표로 삼았다. 엄윤철이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최 부위원장은 출국 전 “리우에서 금메달 3개를 따오겠다”고 보고했다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분노를 샀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적어도 5개는 따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믿었던 엄윤철의 부진으로 최 부위원장의 머릿속도 복잡해지게 됐다. 엄윤철도 이날 “금메달을 못 땄으니 영웅이 아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기자회견에서 엄윤철의 말을 통역한 외국인 자원봉사자는 취재팀에게 “최룡해가 북한의 부통령(vice president)이냐”고 물은 뒤 “북한에서는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강병규 채널A 기자}

‘주부 역사’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가 극적인 동메달을 따냈다. 윤진희는 8일(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센트루 파빌리온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여자 53㎏급에서 인상 88㎏, 용삽 111㎏, 합계 199㎏으로 3위를 기록했다. 윤진희는 디아스 하이딜린(25·필리핀)의 합계 기록 200㎏에 1㎏ 뒤져 4위에 그치는 듯했다. 그러나 1위(합계 230㎏)로 경기를 마친 리야준(23·중국)이 실격 처리되면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휴슈칭(25·대만)이 합계 212㎏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진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가 2014년말 현역으로 복귀해 이번 올림픽에 나섰다. 윤진희는 역시 역도 남자 69㎏ 대표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원정식(26·고양시청)의 아내로 두 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윤진희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의욕이 사라졌다. ‘내가 더 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 감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은퇴를 선택했었다”며 “남편이 제안해 다시 역도를 시작하게 됐다. 새로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원정식은 10일 올림픽 무대에 나선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진종오가) 50m는 산전수전 다 겪어 봐서 어떤 어려움이 와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10m는 아직까지는 확신이 안 든다고 하더군요.” 차영철 한국 사격 국가대표팀 코치는 7일 진종오(37·kt)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 경기를 치르기 전 이렇게 말했다. 국제사격연맹(ISSF) 랭킹을 봐도 그렇다. 진종오는 화약총을 쓰는 50m 권총에서는 세계 1위지만, 공기총을 쏘는 10m에서는 4위다. 진종오는 이날 올림픽 슈팅센터에서 열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38.9점을 쏴 5위를 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던 걸 생각하면 아쉽지만 세계 랭킹에 크게 뒤진 성적은 아니었다. 사실 10m 공기권총은 진종오의 부전공이다. AP통신이 올림픽 개막 전 예측한 이 종목 메달 후보 가운데 진종오의 이름은 아예 없었다. 진종오는 이날 아쉬움에 젖어 있을 여유가 없었다. 11일 자신의 전공인 50m 권총에서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진종오는 이날 경기를 끝낸 뒤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서둘러 경기장을 떠났다.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연이어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던 그의 눈은 어느새 리우 시상대 정상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진종오가 50m 권총에서 황금빛 타이틀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관중 함성 등 현장 소음을 이겨 내는 게 중요하다. 진종오는 이날 마지막 발을 쏜 뒤 귀를 막았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현장 소음이 생각 외로 굉장히 강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중국 관중이 열광적이었지만 브라질 팬들이 더 심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발을 구르며 “우, 우, 우” 하고 구호를 외쳤다. 브라질 선수 펠리피 아우메이다 우(24·은메달)를 응원하는 소리였다. 일부 관중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등장했던 부부젤라 모양의 피리를 불었다. 이날 우는 사격 신호가 떨어지면 재빨리 방아쇠를 당긴 반면 진종오는 가늠쇠를 충분히 지켜본 뒤 총을 쐈다. 우가 총을 쏘고 나면 관중이 응원을 시작했기 때문에 진종오로서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진종오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귀마개 착용을 주문해야 할 것 같다. 소음에 대비하느라 국내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연습했는데 이런 소음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 경험하지 못했던 소음에 흔들렸던 진종오는 좋지 않았던 경기는 빨리 털어낸다는 장점을 지녔다. 경험이 풍부한 진종오가 무심의 사격을 다짐하고 있다. 진종오가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면 이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통계를 보면 2000년 이후 올림픽 개인전에 출전해 3연패 이상을 달성한 선수는 지금까지 7명이다. 이 중 4명은 여성이다. 아시아권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일본 여자 레슬링의 이초 가오리와 요시다 사오리뿐이며 남자 선수는 아직 없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kini@donga.com ·정윤철 기자}

미드웨이 해전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전쟁의 승부를 뒤집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과 맞상대한 미국 대표팀에는 미드웨이함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미국 대표팀은 리우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미드웨이함에서 훈련했다. 퇴역 후 관광용으로 쓰던 항공모함이다. 미국 대표팀 이기식 감독은 “우리가 은메달을 딴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처럼 이번에도 바람이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바람이 강한 항공모함 위에서 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자 단체전 결승전이 열린 7일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오늘은 날씨 변수가 거의 없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이 야구장에서 했던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 남자 양궁 대표팀은 지난달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소음 대비 훈련을 했다. 정적이 흐르는 양궁장을 벗어나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야구장에서 모의고사를 치렀다. 결승전이 열린 삼보드로무 경기장은 수백 명의 한국 응원단과 함께 요란한 브라질 관중의 응원으로 시끌벅적했다. 김우진(24)은 “야구장 훈련 상황이 오늘 경기 상황과 비슷했다. 조명 등 유사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우진, 구본찬(23), 이승윤(21)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이날 제 기량을 맘껏 발휘했다. 셋은 특히 화살의 깃 색깔을 금메달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통일시켜 결승전에 나섰다.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쏜 노란 깃 달린 화살 18발은 모두 표적지 노란색 위에 안착했다. 표적지의 9, 10점이 노란색이다. 대표팀은 결승에서 10점에 15개, 9점에 3개의 화살을 꽂았다. 셋은 이날 점심도 노란 카레라이스를 먹었다. 1번 슈터로 나선 대표팀 주장 김우진은 4년 전 대표팀 탈락으로 겪었던 아픔을 한 방에 털어냈다. 김우진은 3명을 뽑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4위를 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대표팀 탈락의 충격으로 한동안 양궁을 잊고 살았다. 런던 올림픽 기간에는 TV를 보지도 않았다. 이후로 긴 슬럼프도 겪었다.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 후 그해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전체 46명 중 41등을 했다. 당시 김우진은 ‘내가 다시 활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재기에 성공한 김우진은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찬과 이승윤 역시 올림픽 첫 출전이었다. 구본찬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양궁부에 들어오면 매일 용돈을 1000원씩 주겠다”던 담임선생님의 말에 덜컥 활을 잡았다가 올림픽 무대 정상에까지 오르는 세계적인 궁사가 됐다. 장난감 조립을 좋아하는 등 손재주가 좋아 대표팀 내에서 ‘마스터 리’로 불리는 이승윤 역시 장인급 활 솜씨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땄던 세 선수는 모두 20대 초반이어서 한국 남자 양궁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미국 대표팀의 브래디 엘리슨(28)은 “오늘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세계 신기록급이었다”며 “한국이 보여준 오늘 같은 경기를 앞으로 또 볼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 대표팀은 경기 후 한국 대표팀을 향해 큰절을 하는 듯한 자세로 경의를 표했다. AP통신 등은 “한국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앞세워 무자비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사상 첫 전 종목(남녀 단체전 및 개인전) 석권에 도전하는 한국 양궁의 첫 단추를 잘 끼운 남자 대표팀 3명은 8일부터 시작하는 개인전에서는 서로 경쟁자로 나선다. 김우진은 “선의의 경쟁을 벌여 셋 중 누구라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kini@donga.com / 이종석 기자}
“역도 용어 중에 인상은 뭐고, 용상은 뭐예요? 북한 선수들이 역도를 잘한다니까 알아둬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를 못 알아들으면 어쩌죠? 북한 선수들 사투리가 심한가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취재진이 숙소로 쓰고 있는 미디어빌리지에서 만난 알리라 드위파야나 씨(20)가 물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출신인 그는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어 통역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지난해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으로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웠고, 현재는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말투만 들으면 완전 한국 여대생입니다. 표현도 톡톡 튀었습니다. 고향을 묻는 질문에 “수도(자카르타) 바로 아래 있어요. 수원이라고 생각하면 돼요”라고 답할 정도입니다. “영어도 빨리 배웠어요. 외국어를 배우는 데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자랑하는 드위파야나 씨지만 정작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는 할 줄 모릅니다. 그 대신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리우 올림픽 현장에서 한국어는 ‘귀하신 몸’이기 때문입니다. 리우 올림픽 자원봉사자 선발 과정에서 떨어졌던 그가 재수(?)에 성공한 것도 순전히 한국어 덕분입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급하게 한국어 통역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한국어 통역으로 지원해 합격한 것입니다. 그냥 합격만 한 게 아닙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조직위에서 숙식을 제공받습니다.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자기 돈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개최국을 찾아와야 하고 숙식도 자기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 조직위에서 대우를 해준 겁니다. 리우에는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는 이들은 드위파야나 씨처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나 해외동포가 대부분입니다. 원래 다른 곳에 배정을 받았다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이 알려져 경기장 통역 요원으로 자리를 옮긴 봉사자도 적지 않습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처음 자원봉사자 선발 과정에서 떨어졌을 때는 방학이니까 고향에 돌아가 엄마가 해준 밥을 먹으면서 다른 봉사활동 기회를 알아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인도네시아 집밥 생각은 안 나는데 순두부찌개가 너무 먹고 싶네요”라며 웃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역도 용어 중에 인상은 뭐고, 용상은 뭐예요? 북한 선수들이 역도를 잘한다니까 알아둬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 사투리를 못 알아들으면 어쩌죠? 북한 선수들 사투리가 심한가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취재진이 숙소로 쓰고 있는 미디어빌리지에서 만난 알리라 드위파야나 씨(20)가 물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출신인 그는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어 통역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지난해 정부초청 외국인장학생으로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웠고, 현재는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말투만 들으면 완전 한국 여대생입니다. 표현도 톡톡 튀었습니다. 고향을 묻는 질문에 “수도(자카르타) 바로 아래 있어요. 수원이라고 생각하면 돼요”라고 답할 정도입니다. “영어도 빨리 배웠어요. 외국어를 배우는 데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자랑하는 드위파야나 씨지만 정작 브라질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는 할 줄 모릅니다. 대신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리우 올림픽 현장에서 한국어는 ‘귀하신 몸’이기 때문입니다. 리우 올림픽 자원봉사자 선발 과정에서 떨어졌던 그가 재수(?)에 성공한 것도 순전히 한국어 덕분입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급하게 한국어 통역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한국어 통역으로 지원해 합격한 것입니다. 그냥 합격만 한 게 아닙니다. 드위파야나 씨는 조직위에서 숙식을 제공받습니다.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자기 돈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개최국을 찾아와야 하고 숙식도 자기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 조직위에서 대우를 해준 겁니다. 리우에는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는 이들은 드위파야나 씨처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이나 해외동포가 대부분입니다. 원래 다른 곳에 배정을 받았다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이 알려져 경기장 통역 요원으로 자리를 옮긴 봉사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드위파냐아 씨는 “처음 자원봉사자 선발과정에서 떨어졌을 때는 방학이니까 고향에 돌아가 엄마가 해준 밥을 먹으면서 다른 봉사활동 기회를 알아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니까 인도네시아 집 밥 생각은 안 나는데 순두부찌개가 너무 먹고 싶네요”라며 웃었습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 종목은 28개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 26개에서 골프와 럭비(7인제)가 추가됐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가라테,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야구·소프트볼을 더해 33개로 늘어난다. 처음부터 이렇게 많았던 건 아니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이 열렸을 때 정식 종목은 레슬링 사격 사이클 수영 역도 육상 체조 테니스 펜싱 등 9개였다. 그 뒤로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개최국은 자기 나라가 유리한 종목은 넣고 불리한 종목은 빼면서 종목 수를 조정했다. 제3회 올림픽이 유럽을 벗어나 처음으로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렸을 때 미국은 자신들이 잘 못하는 바스크 펠로타, 크리켓 같은 종목을 제외하고 라크로스와 로크, 복싱처럼 유리한 종목을 넣었다. 1964년 도쿄 대회 때 유도가 정식 종목이 된 것도 개최국 일본이 유도 종주국이기 때문이었다. 한국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했을 때 태권도를 시범 종목으로 채택했다. 이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태권도가 정식 종목이 되는 디딤돌이 됐다. 올림픽 때마다 종목 변동이 심해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결단을 내렸다. IOC는 1989년 총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고 △남녀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종목만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이 조항을 처음 적용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서울 때보다 정식 종목 수가 2개 줄어 25개가 됐다. 명시적인 기준은 없지만 정식 종목 채택에 있어 중요한 또 한 가지 기준은 바로 상업성이다. 올림픽 원년부터 정식 종목이었던 레슬링이 2013년 퇴출 위기에 몰렸던 것도 지루하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었다. 세계레슬링연맹(FILA)에서는 곧바로 세트제 폐지, 패시브(파르테르) 규칙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생존 전략을 마련했다. 일단 레슬링은 2024년(개최지 미정) 올림픽까지 살아남게 됐다. IOC는 올림픽 개혁안 ‘어젠다 2020’을 마련하면서 올림픽에서 영원히 빠지지 않는 25개 종목을 핵심 종목으로 지정했다. 태권도도 당초 이 명단에서 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위기의식을 느낀 세계태권도연맹(WTF)은 리우 올림픽 때부터 도복 바지에 색상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관중 몰입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했다. 국제사격연맹(ISSF)에서 리우 올림픽 결선 경기 때 경쾌한 음악을 틀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국제배구연맹(FIVB)도 전·후반제 도입을 비롯해 경기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승부 결정 방식을 바꾸려 하고 있다. 경기 시간을 줄이고 TV 중계 때 광고를 많이 넣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리우에서 92년 만에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럭비도 전·후반 각 40분을 소화하는 15인제 대신 15분(전·후반 각 7분, 휴식시간 1분) 안에 모든 승부가 끝나는 7인제를 채택하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6일 개막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은 양궁에 걸려 있는 금메달 4개를 모두 노리고 있다. 외국 언론과 분석 기관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효자 종목’이다. 이런 종목이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는 사이클, 이탈리아에는 펜싱, 헝가리에는 근대5종과 카누가 한국의 양궁과 같은 효자종목이다. 효자 종목은 대부분 해당 국가에서의 큰 인기를 배경으로 한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어린 선수들이 인기 종목으로 진로를 선택하면서 그 종목에서 세계적인 강국이 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네덜란드가 스케이팅 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구가 약 1700만 명인 네덜란드는 국토의 25%가 해수면보다 낮아 전통적으로 운하와 수로가 발달했다. 이 때문에 겨울철 빙판을 활용한 스케이팅이 일찍부터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스케이트를 타고 출퇴근하는 장면도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인기가 많다고 국제대회 경쟁력이 높은 것은 아니다. 멀리 볼 것도 없다. 국내에서는 철저히 비인기 종목인 한국 양궁부터 그렇다. 10억 명 가까운 인구가 자전거를 타는 중국도 아직 올림픽 사이클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효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각국의 효자 종목도 천부의 재능을 타고난 것일까. 효자 종목에 숨어 있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펴봤다. 종주국 효과와 선점 효과 효자 종목의 배경을 따질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종주국 효과다. 해당 종목을 처음 시작한 나라일수록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일찌감치 갖췄기 때문이다. 113년 전통을 가진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프랑스는 사이클 강국이다.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첫 근대 올림픽에서 프랑스는 사이클에 걸린 금메달 6개 가운데 4개를 휩쓴 것을 시작으로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28개, 동메달 27개를 얻었다. 금메달 수도, 전체 메달 수도 세계 1위다. 자전거 효시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사이클 대회가 처음 열린 곳이 프랑스라는 것은 정설이다. 사이클 종주국인 셈이다. 프랑스에서 ‘투르 드 프랑스’를 연구했던 김성주 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1990년 유학 시절 당시 한국의 등록 선수는 200명 정도였지만 프랑스는 12만 명이 넘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인기에 사이클 선수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영국이 역대 올림픽 조정에서 금메달 28개를 따내 미국과 함께 조정 강국의 지위에 오른 것 역시 비슷한 이유다. 조정의 발상지인 영국의 템스 강에서 1829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조정 라이벌전은 2만여 명이 지켜보고 BBC에서 생중계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이벤트는 영국에서 조정 인구의 저변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국이 올림픽 농구에 걸린 역대 금메달 28개 중 21개(75.0%)를 가져간 것도 종주국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시작된 배구에서도 금메달(9개)을 가장 많이 딴 나라다. 1877년 시작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 대회의 개최국 영국이 올림픽 테니스에서 최다 메달국이 된 데도 종주국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이다. 한국이 태권도에서 올림픽 금메달 32개 중 10개(31.3%)를 가져온 것도, 일본이 유도 전체 금메달 123개 중 36개(29.3%)를 가져올 수 있던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고대 올림픽이 기원인 근대5종의 최강국은 헝가리다. 지난해 기준 인구 982만 명의 작은 나라 헝가리는 올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8개, 동메달 5개 등 총 22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모든 국가를 통틀어 가장 많다. 이는 ‘선점 효과’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던 시기에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고 지원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때 첫선을 보인 근대5종에서 헝가리는 1950년대부터 최강국으로 부상했다. 헝가리는 근대5종에 포함된 펜싱, 수영, 육상, 사격, 승마에서도 강국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여름올림픽에서 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 10곳 중 7곳이 유럽 국가인 것도 선점 효과로 풀이할 수 있다. 제1회 올림픽이었던 아테네 대회 정식 정목 9개 중에서 펜싱, 사격, 테니스, 사이클은 당시 유럽에서만 하던 종목이었다. 미국과 호주도 문화적 전통이 유럽과 가깝다. 올림픽 초기부터 이 나라들이 잘하는 종목을 두고 경쟁하며 실력을 키운 데다 종목별 노하우 축적 수준에서도 다른 나라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투자 효과와 후광 효과 중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할 정도로 1980년대 이후 수십 년째 세계 최강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제배드민턴연맹은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리우 올림픽에서는 국가별 출전 쿼터를 종목별로 최대 2명(2개 조)까지로 제한했다. 중국이 이처럼 배드민턴 강국이 된 데는 탁구와 함께 국가적인 육성 종목으로 집중적인 관리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배드민턴 등록 선수만도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의 관심은 후광 효과로 이어진다.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특정 종목에 ‘돌연변이’ 같은 스타 선수가 나타나면 그를 롤 모델로 삼는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며 효자 종목이 될 기반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펜싱은 프랑스가 종주국이지만 이탈리아의 네도 나디가 1920년 안트베르펜 올림픽 6개 종목에서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뒤부터 무게 중심이 서서히 이탈리아로 옮겨 갔다. 한국의 ‘박세리 키즈’가 현재 세계 여자 골프를 평정하고 있듯이 이탈리아의 ‘나디 키즈’는 1940년대 이후 세계 펜싱의 주류가 됐다. 프랑스가 절대 강자였던 사이클에서도 최근 투자 효과로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1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는 데 그쳤던 영국 사이클은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에서 각각 금메달 8개를 휩쓸었다. 김성주 전 부회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사이클 과학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영국은 2000년대 들어 사이클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 스포츠토토를 통해 재원을 마련했는데 연간 100억 원이 넘을 정도의 거액이었다. 베이징에서 확실한 효과를 본 뒤에는 투자액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는 “배드민턴을 통해 세계 최고의 스타에 오르는 중국 선수들이 쏟아지면서 체격 조건이 뛰어난 유망주들이 배드민턴에 몰렸다. 배드민턴 저변 확대와 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무시할 수 없는 유전-환경적 효과 아프리카의 케냐는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25개 중 24개가 육상 중장거리에서 나왔다. 케냐가 이 분야에 강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유전과 환경의 효과를 꼽는다. 케냐에는 ‘소 도둑질’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결혼을 하려면 소를 훔쳐야 했는데 걸리면 곧바로 죽음이었다. 이 때문에 최고 마라토너만이 아내를 얻을 수 있었고 수백 년을 거치며 가장 잘 달리는 유전자만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케냐 선수들에 대한 연구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다리가 가늘고 종아리 무게가 400g 덜 나가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비’가 좋기 때문에 같은 양의 산소를 마셔도 케냐 선수들은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케냐 선수들의 골격근에는 에너지를 많이 뿜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효소가 집중돼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사이언스의 결론은 ‘유전적 요인’이었다. 물론 케냐가 육상 중장거리 강국이 된 데는 유전자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식민지였던 역사 때문에 영어가 잘 통한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최신 육상 이론이나 훈련법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던 것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역사적인 환경은 하키 강국 인도를 설명할 때도 적용된다. 인도는 올림픽 하키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8개)을 땄다. 현대적인 하키가 시작된 영국의 군인들이 식민지 인도에 주둔할 때 인도인들에게 전파하면서 하키는 인도의 국가 스포츠가 됐다. 인도에서 분리된 파키스탄이 하키에서 인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승마 강국 독일을 설명하는 데도 역사적 배경이 필요하다.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50년부터 전쟁 부상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형태의 치료 방법으로 승마 치료를 인정했다. 이를 위해 말을 많이 키우게 됐고 이는 국민의 승마 일상화로 이어졌다. 학교체육을 통해 일찌감치 승마를 시작하게 됨에 따라 독일에서는 승마를 즐기는 사람만 170만 명에 육박하고 승마 클럽도 7000개가 훨씬 넘는다. 선수들에게 ‘헝그리 정신’을 갖게 하는 경제적 환경도 효자 종목을 탄생시키는 변수 가운데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조국 자메이카가 육상 단거리 종목에서 미국을 뛰어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자메이카의 2014년 1인당 국민소득은 5133달러로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의 2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돈이 들지 않는 육상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자메이카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꿈은 국내에서 열리는 육상대회에서 입상해 국가의 지원을 받아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것이다. 해외 대학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만 하면 볼트와 같이 돈과 명예를 한 번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 근대5종서만 22개 메달… 경쟁 덜한 종목 ‘선점 효과’ 톡톡자메이카 ‘볼트 효과’로 육상 강국자연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헝가리가 카누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은 헝가리 땅을 가로지르는 다뉴브 강과 벌러톤 호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누가 일상화되면서 헝가리의 카누 선수층은 한국의 태권도 선수층만큼 두껍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부터 채택된 카누 종목에서 헝가리는 러시아(금 31개), 독일(금 28개)과 함께 22개의 금메달을 따내 세계 최강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호주가 올림픽 수영에서 강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도 도시들이 해변을 따라 조성된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바다와 친숙해진 호주 국민들이 수영을 일상생활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영 선수의 저변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옛 소련 등 동유럽권 국가들이 체조에서 강국의 지위를 누리는 것 역시 추운 겨울이 길다는 자연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배드민턴의 발상지인 영국을 중심으로 북유럽의 덴마크가 배드민턴 강국으로 손꼽히는 이유도 같다. 겨울이 긴 북유럽에서는 배드민턴과 핸드볼 등 실내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찍이 학교체육에서 배드민턴을 권장하는 것도 배드민턴 인구 확보에 긍정적인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영원한 효자 종목’은 없다 유전적 효과나 환경 효과는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종주국 효과나 선점 효과는 힘을 잃고 있다. 반면 갈수록 힘을 발휘하는 것은 투자 효과다. “스포츠 선진국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며 시작한 한국 양궁 역시 대기업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없었다면 진작에 효자 종목 자리에서 물러났을 것이다. 미국이 올림픽에서만 10개 넘는 효자 종목을 거느리며 스포츠 최강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은 ‘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경제 발전 수준과 올림픽 메달 개수가 연관성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1890년 이후 세계에서 국민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국가였다. GDP가 두 번째로 높은 영국과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골드만삭스 분석대로라면 미국이 스포츠 최강국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이 올림픽에서 갈수록 힘을 발휘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손환 중앙대 교수(체육교육)는 “일본의 유도나 한국의 태권도 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주국 지위를 확실히 누렸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 배드민턴 영웅 박주봉이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아 일본 배드민턴 수준을 끌어올렸듯이 정보 교류가 활발하고 기술 전파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종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면 절대 강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세계 스포츠는 미국과 중국 정도를 빼곤 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중에서 어느 쪽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더 많이 땄을까.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까지 한국이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243개(금 81개, 은 82개, 동 80개)다. 이 중 67.5%에 해당하는 164개를 남자 선수가 땄다. 한국 여자 선수가 딴 올림픽 메달은 총 76개(금 31개, 은 23개, 동 22개)다. 나머지 메달 3개(금 2개, 은 1개)는 혼성 종목에서 나왔다. 일단 절대 숫자로 따지면 남자 선수가 메달을 더 많이 따낸 것이다. 출전 선수 수로 따져도 역시 남자 선수가 우위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전까지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 선수는 모두 1320명(단체 종목은 선수 1명으로 취급)이니 출전 선수 8명당 메달을 하나씩 딴 것이다. 여자 선수는 683명이 76개를 획득해 9명당 하나꼴이다. 그런데 한국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보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더 갖췄다는 이야기는 상식처럼 통한다. 이 상식이 틀린 걸까. 올림픽에서도 금메달만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남자 선수는 27.5명이 출전해야 금메달 하나를 따는데 여자 선수는 22.0명이 나서면 금메달 하나를 가져왔다. 또 양궁이나 핸드볼처럼 국민의 관심이 높은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팀) 성적이 더 좋았다.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메달 23개(금 14개, 은 5개, 동 4개)를 합작했는데 남자 쪽에서는 11개(금 5개, 은 4개, 동 2개)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핸드볼에서도 여자팀은 메달 6개(금 2개, 은 3개, 동 1개)를 따냈지만 남자팀은 1988년 서울 대회 때 은메달 하나를 따낸 게 전부다. 농구와 배구에서도 여자 팀은 메달을 딴 적이 있지만 남자 팀은 없다. 올림픽이 남성 중심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이 처음 출전한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여름 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총 3737개였는데 이 중 63.7%(2381개)가 남자 종목에 걸려 있었다. 종목에 따라 여성의 출전을 금지하던 시기도 있었고 체급별 종목에서는 남녀별로 체급 수가 다르기 때문에 남자 종목 금메달이 여자 종목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 양성평등 관점에서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는 호주 대표팀은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호주는 이번 대표팀을 남자 선수 207명, 여자 선수 212명으로 꾸렸다. 여름 올림픽 역사상 여자 선수가 더 많은 팀은 이번 호주 대표팀이 처음이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성 염색체가 XY이면 남자고, XX이면 여자다.’ 중학교 과학 시험이라면 이렇게 쓰지 않으면 오답이 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염색체 검사를 해 보면 XY로 나타내는데 겉보기에는 여성인 사람들도 있다. 의학적으로 ‘안드로젠 불감 증후군’ 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사람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는 여성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규정을 손질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대표 캐스터 세메냐(25·사진)가 등장한 뒤 생긴 변화다. 세메냐는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에서 시즌 최고 기록인 1분55초45로 우승을 차지할 때부터 성별 논란에 휘말렸다. 여러 나라가 “체형이나 목소리 톤으로 볼 때 여성으로 보기 힘들다”라고 이의를 제기했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성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자 남아공 의회가 IAAF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소하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뒤에야 세메냐는 여자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세메냐는 리우 올림픽에서 33년 묵은 여자 800m 세계 기록(1분53초28) 경신에 도전한다. 육상에서 세계 기록을 이렇게 오래 바꾸지 못한 종목은 여자 800m뿐이다. 그러나 세메냐가 기록을 깨면 또다시 성별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아공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메냐는 지난해 팀 동료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기도 했다. 세메냐만 성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리우 올림픽 여자 육상 800m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중 3명이 간성(intersex)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개최국의 영광과 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인 올림픽 개막식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개막식의 내용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는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도 3일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4일 개막식 내용이 공개되며 한순간에 ‘김빠진 맥주’가 돼버렸다. 조직위원회 특별 초청을 받아 ‘드레스 리허설’을 지켜본 수천 명의 참가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리허설 모습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것. 조직위는 당초 “비밀을 지켜 달라.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지만 수천 명이 5시간 가까이 지켜보는 동안 사진 찍기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일부 출연진도 자신의 SNS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다. “계약서에 공연 내용 일부를 비밀에 부치기로 돼 있다”던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감독의 말이 무색할 정도다. 메이렐리스 감독은 ‘시티 오브 갓’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을 연출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유출된 리허설 사진으로 미뤄 보면 6일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의 주제는 ‘세계 평화에 대한 갈망’. 또 아마존을 비롯해 브라질의 다채로운 자연 환경을 소개하며 원주민 역사와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생활상도 다루고 있다. 브라질 사람들의 축구 사랑을 조명하는 장면도 들어 있다. 현지인들이 ‘파벨라’라고 부르는 빈민촌도 개막식을 이루는 구성 요소 중 하나다. 라이트 형제와 함께 비행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브라질 출신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1873∼1932)이 디자인한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장면도 등장한다. ‘더 걸 프럼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 같은 보사노바부터 삼바, 펑크(funk)와 랩뮤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 출연진에 따르면 ‘삼바의 전설’ 엘자 소아리스(79)와 래퍼 MC 소피아(12)가 세대를 뛰어넘어 음악 공연을 책임진다. 소아레스는 리우가 고향이며, MC 소피아는 SNS에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 올리면서 랩 영재로 불리고 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톱 모델 지젤 번천(36)과 역시 브라질 출신인 레아 T(35)도 나란히 개막식에 출연한다. 레아 T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이탈리아에서 여성 모델로 활약 중인 트랜스젠더다. 조직위는 “번천은 생애 가장 많은 관중 앞에서 런웨이 워킹을 선보일 것이다. 레아 T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첫 번째 트랜스젠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개막식에는 전문 댄서 300명과 자원봉사자 5000여 명이 출연한다. 이들이 개막식 준비에 바친 시간을 모두 더하면 40만 시간이 넘는다. 이들은 모두 합쳐 1만2000벌이 넘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공연을 펼치게 된다. 개막식에 입장하는 각국 선수단과 임원진도 1만20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성 염색체가 XY이면 남자고, XX이면 여자다.’ 중학교 과학 시험이라면 이렇게 쓰지 않으면 오답이 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염색체 검사를 해보면 XY로 나타내는데 겉보기에는 여성인 사람도 있다. 의학적으로 ‘안드로젠 불감 증후군’ 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사람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는 여성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규정을 손질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대표 캐스터 세메냐(25)가 등장한 뒤 생긴 변화다. 세메냐는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에서 시즌 최고 기록인 1분55초45로 우승을 차지할 때부터 성별 논란에 휘말렸다. 여러 나라가 “체형이나 목소리 톤으로 볼 때 여성으로 보기 힘들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성별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자 남아공 의회가 IAAF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소하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뒤에야 세메냐는 여자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세메냐는 리우 올림픽에서 33년 묵은 여자 800m 세계 기록 경신(1분53초28)에 도전한다. 육상에서 세계 기록을 이렇게 오래 바꾸지 못한 종목은 여자 800m뿐이다. 그러나 세메냐가 기록을 깨면 또 다시 성별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아공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매냐는 지난해 팀 동료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기도 했다. 세매냐만 성별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리우 올림픽 여자 육상 800m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중 3명이 간성(intersex)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축구의 나라 브라질은 개·폐회식도 남다르다. 올림팍 같은 종합 스포츠 대회 때 개회식은 육상 경기를 치르는 종합 경기장에서 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축구 결승전을 치르는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개회식이 열린다. 폐회식도 마찬가지다. 그대신 육상 경기는 ‘에스타디우 올림피쿠 닐톤 산투스’에서 치른다. 리우 올림픽 경기는 리우 시내 데오도루, 마라카낭, 바하, 코파카바나 등 4개 지역에서 나뉘어 열린다. 이 가운데 한국은 바하에서 메달을 가장 많이 딸 확률이 높다. 유도(40개), 레슬링(35개), 복싱(20개), 배드민턴(18개) 등 한국이 올림픽에서 가장 메달을 많이 딴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바하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태권도(14개) 경기도 바하에서 열린다. 금메달(19개)만 따지면 한국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양궁 경기 장소는 마라카낭이다. 사격 경기는 데오도루에서 열리고, 런던 대회 때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은 코파카바나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번 올림픽 축구 경기는 리우 이외에도 마나우스, 벨루오리존치, 브라질리아, 사우바도르, 상파울루 등 5개 도시에서 열린다. C조에 속한 한국은 사우바도르(2경기)와 브라질리아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다. 한국 대표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과 함께 ‘골든 위크’를 맞이할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통계 업체 전망이 맞다면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네덜란드를 본거지로 삼고 있는 그레이스노트(옛 인포스트라다 스포츠) 분석 결과다. 이 업체는 한국이 7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13일까지 일주일 동안 10일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간 금메달 총 예상치는 8개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은 대회 초반 예상 목표인 ‘10-10 클럽’(금메달 10개, 종합 순위 10위 이내)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된다. 이는 한국 대표팀에서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와도 맞아 떨어지는 전망이다. 대한체육회는 사격, 양궁, 펜싱에서 목표 금메달 중 절반 이상을 따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전력 분석 결과 양궁(활)은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격(총)은 금메달 3개가 목표다. 펜싱(검)에서는 적어도 금메달 2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스노트 분석은 대한체육회 기대치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 업체는 사격 대표 진종오(37·kt)가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예상했다. 진종오가 출전하는 남자 10m 공기 권총 결선은 개막 이틀째인 7일 오전 3시 30분 시작한다. 이 전망이 맞아 떨어진다면 진종오는 처음 출전했던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4회 연속으로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따낸 선수가 될 수 있다. 진종오는 2004년에는 50m 권총에서,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10m 공기 권총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의 메달 신호탄을 쐈다. 2012년 런던 대회 때는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 진종오가 10m 공기 권총에서 따낸 금메달이었다. 진종오에 이어 같은 날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한국이 두 번째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는 게 그레이스노트 전망이다. 남자 양궁 단체전에는 구본찬(23·현대제철), 김우진(24·청주시청), 이승윤(21·코오롱)이 출전한다. 이 업체는 세 선수 중에서 김우진이 13일 열리는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내다봤다. 8일에는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4년 전 런던 대회 때 금메달을 목에 건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가 장혜진(29·LH), 최미선(20·광주여대)과 함께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 업체는 기보배가 12일 열리는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2연패에 성공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렇다고 김우진이나 기보배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2관왕을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진종오가 나서는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이 11일 열리기 때문이다. 50m 권총은 진종오가 2008년과 2012년 대회에서 2연패를 했던 종목이다. 만약 진종오가 이번에도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120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된다. 사실 2회 연속도 진종오가 처음이었다. 진종오는 이미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권총에서 금메달을 3개 따낸 선수이기도 하다. 체급 문제로 올림픽 한 번에 메달을 한 개밖에 딸 수 없는 유도에서는 안바울(22·남양주시청)이 8일 남자 66kg급에서, 안창림(22·수원시청)이 9일 남자 73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그레이스노트는 전망했다. 안바울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뒤로 ‘한국 남자의 희망’이라고 불리는 선수고, 안창림은 재일교포 3세 출신으로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자기 체급에서 세계 랭킹 1위다. 반면 펜싱은 7∼15일 경기를 치르지만 골든 위크 행렬에 합류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분위기다. 그레이스노트는 한국이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동메달 하나를 따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종현 펜싱 대표팀 감독 역시 “색깔을 떠나 메달을 두 개 이상 따는 게 목표”라는 말로 염려를 대신했다. 그레이스노트는 13일 남자 양궁 개인 결승전이 끝나면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가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뭄은 19일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이 태권도 남자 68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19일에는 유연성(30·수원시청)-이용대(28·삼성전기) 조가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한국 대표팀에 마지막이자 10번째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그레이스노트는 전망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축구의 도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아제베두 부자(父子)에게는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토니 아제베두(35)는 미국 수구 대표로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지만 태어난 곳은 리우다. 토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볼보이로 수구 경기를 지켜봤다. 그때 수구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며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미국으로 옮겨가 살았지만 아직도 많은 친척이 리우에 산다. 그래서 고향에서 경기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토니는 이번 올림픽 참가로 미국 수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다섯 번 출전하는 선수가 됐다. 지금은 ‘물속 럭비’로 불리는 수구 선수를 할 만큼 건강하지만 토니는 네 살 때 담을 넘다가 떨어져 기도를 크게 다쳤다. 의사는 생존 확률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생명 유지 장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토니는 “다시 뛰어놀 수 있게 될 때까지 3년이 걸렸다. 그때 재활 과정을 이겨낸 경험이 지금도 살아가는 데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아제베두 가문에서 리우 올림픽 수구 경기에 참가하는 건 토니 혼자가 아니다. 역시 리우가 고향인 아버지 히카르두(60)도 중국 여자 수구 대표팀 감독으로 리우를 찾았다. 아버지는 1973년부터 1981년까지 브라질 대표로 활약했다. 토니는 “아버지와 다른 나라 유니폼을 입고 고향에 있는 선수촌에서 먹고 잔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아버지와 함께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피에트로 피글리올리(32) 역시 고향이 리우이지만 리우 올림픽에는 이탈리아 대표로 참가한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축구의 도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아제베도 부자(父子)에게는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토니 아제베도(35)는 미국 수구 대표로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지만 태어난 곳은 리우다. 아제베도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볼보이로 수구 경기를 지켜봤다. 그때 수구 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미국으로 옮겨가 살았지만 아직도 많은 친척이 리우에 산다. 그래서 고향에서 경기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아제베도는 이번 올림픽 참가로 미국 수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다섯 번 출전하는 선수가 됐다. 지금은 ‘물 속 럭비’로 불리는 수구 선수를 할 만큼 건강하지만 아제베도는 네 살 때 담을 넘다가 떨어져 기도를 크게 다쳤다. 의사는 생존 확률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생명 유지 장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상태였다. 아제베도는 “다시 뛰어놀 수 있게 될 때까지 3년이 걸렸다. 그때 재활 과정을 이겨낸 경험이 지금도 살아가는 데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아제베도 가문에서 리우 올림픽 수구 경기에 참가하는 건 토니 혼자가 아니다. 역시 리우가 고향인 아버지 히카르도(60)도 중국 여자 수구 대표팀 감독으로 리우를 찾았다. 아버지는 1973년부터 1981년까지 브라질 대표로 활약했었다. 아들은 “아버지와 다른 나라 유니폼을 입고 고향에 있는 선수촌에서 먹고 잔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아버지와 함께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피에트로 피글리올리(32) 역시 고향이 리우지만 리우 올림픽에는 이탈리아 대표로 참가한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너무 어려서 못 나갈 줄 알았는데 갈 수 있다는 거예요. 기뻐서 펄쩍 뛰었죠.” 네팔 수영 대표 가우리카 싱(14)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어리다. 2002년 12월 26일에 태어난 싱이 7일 열리는 여자 배영 100m 경기에 출전하면 공식적으로 리우 올림픽 최연소 선수가 된다. 싱은 네팔에서 태어났지만 의사인 아버지가 런던에 자리를 잡으면서 두 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수영도 영국에서 배웠지만 가족 모두 네팔 국적을 버리지 않았고, 각종 대회에도 네팔 선수로 출전했다. 싱은 데뷔 2년 만에 네팔 기록을 7번이나 갈아 치우며 승승장구했다. 싱은 지난해 4월 네팔 수영선수권대회 때 평생 잊지 못할 사고를 겪었다. 대회 출전을 위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머물고 있었는데 84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네팔 대지진(규모 7.8)이 일어난 것이다. 당시 건물 5층에 있던 싱과 어머니는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탁자 아래로 몸을 숨겼다. 싱은 “정말 무서웠다. 다행히 신축 건물이라 무너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싱은 당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다시 짓는 데 써 달라며 기부했다. 싱과 나이 차가 가장 많이 나는 ‘올림픽 신입생’은 호주 승마 대표 수전 헌(60)으로 환갑의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호주 승마 대표팀에는 헌보다 두 살 많은 메리 해나(62)가 있어 헌이 호주 대표팀 내에서 최고령 선수는 아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리 액땜을 하려는 걸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호주 대표팀이 연일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호주 여자 수구 대표팀 선수들은 1일(현지 시간) 저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에 있는 미디어 빌리지에 짐을 풀었다. 미디어 빌리지는 올림픽 기간 미디어 관계자들이 묵는 숙소로 선수단은 선수촌을 숙소로 쓰는 게 기본이다. 미디어 빌리지에 체크인하는 호주 수구 대표선수에게 “무슨 일이냐”라고 묻자 “위장 독감(stomach flu)이 돌고 있어 그렇다. 오늘 하루만 여기 머무는 것”이라고 답했다. 위장 독감은 호흡기로 전염되는 독감과 달리 바이러스를 삼켜서 걸리는 독감이다. 호주 대표선수 4명은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위장 독감 증상을 나타냈다. 호주 대표팀은 처음 선수촌에 도착했을 때 숙소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인근 호텔에서 사흘을 지냈다. 선수촌에 들어온 뒤에는 화재가 기다리고 있었고, 화재 경보로 선수들이 자기 방을 떠나 있던 사이 도둑이 들었다. 6월에는 전지훈련을 하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은 호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대표선수 2명이 거리에서 권총 강도를 만나기도 했다. 리우 올림픽의 갖가지 문제점이 호주 선수들에게만 일어나는 형국이다. 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너무 어려서 못 나갈 줄 알았는데 갈 수 있다는 거예요. 기뻐서 펄쩍 뛰었죠.” 네팔 수영 대표 가우리카 싱(14)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어리다. 2002년 12월 26일에 태어난 싱이 7일 열리는 여자 배영 100m 경기에 출전하면 공식적으로 리우 올림픽 최연소 선수가 된다. 싱은 네팔에서 태어났지만 의사인 아버지가 런던에 자리를 잡으면서 두 살 때부터 영국에서 자랐다. 수영도 영국에서 배웠지만 가족 모두 네팔 국적을 버리지 않았고, 각종 대회에도 네팔 선수로 출전했다. 싱은 데뷔 2년 만에 네팔 기록을 7번이나 갈아 치우며 승승장구했다. 싱은 지난해 4월 네팔 수영선수권대회 때 평생 잊지 못할 사고를 겪었다. 대회 출전을 위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머물고 있었는데 84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네팔 대지진(규모 7.8)이 일어났던 것이었다. 당시 건물 5층에 있던 싱과 어머니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탁자 아래로 몸을 숨겼다. 싱은 “정말 무서웠다. 다행히 신축 건물이라 무너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싱은 당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를 다시 짓는데 써달라며 기부했다. 이 일로 싱은 굿윌 앰버서더(국제친선대사)가 됐다. 싱과 나이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올림픽 신입생’은 호주 승마 대표 수전 헌(60)으로 환갑의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호주 승마 대표팀에는 헌보다 두 살 많은 매리 한나(62)가 있어 헌이 호주 대표팀 내에서 최고령 선수는 아니다.리우데자네이루=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