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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유일한 생산기지인 부산공장에서 긴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 시작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협력업체들이 “이러다 우리가 먼저 죽는다”며 절박하게 호소해 왔다. 이제는 회사 내부에서조차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앞뒤 돌아보지 않고 강경투쟁만 이끄는 노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회사가 내년에 내놓을 전략 신차 ‘XM3’의 시험 생산을 주말에 진행하려고 하자 노조가 막아섰다. 그러자 현장 근로자 일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신차 가뭄에 시달려온 르노삼성차의 미래가 걸려 있는 시험 생산이 파업 때문에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고, 노조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한 고참 현장 근로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무 강도 완화와 처우 개선 요구에 많은 노조원들이 동조했다. 하지만 지금의 투쟁 방식에는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산 물량이 있고 직장이 있어야 직원과 가정이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얼마 전 노조를 탈퇴했다. 발로 뛰며 고객을 만나는 영업 일선의 아우성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 대리점의 한 젊은 직원은 “파업이 길어지면서 구매 문의가 4분의 1가량 줄었다”고 했다. 르노삼성차가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할지, 나중에 애프터서비스는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지는 것 아니겠느냐는 게 그의 해석이었다. 이러다 보니 기업의 이미지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파업 기간에 생산한 차는 품질에 문제가 있으니 사면 안 된다”라거나 “르노삼성차도 귀족 노조일 뿐”이라는 공격과 비난이 난무하다. 올해 한국에서 9만3000대를 팔겠다는 르노삼성차는 4월 말 현재 판매실적이 목표에 12% 이상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 강도가 세다며 인력을 충원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는 정당한 부분도 있다. 협력업체 직원들도 “본사 직원들에게 말을 붙이기 힘들 정도로 바쁜 것 같더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안팎에서 “그렇더라도 정도가 심하다”며 집행부를 비판하는 상황이면 요구 수준을 낮춘 상태서 합의하는 게 맞다. 투쟁의 목표가 판을 깨자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23∼25일에 다시 집중 교섭에 나섰다. 회사의 위기를 말하는 직원들은 노조 집행부가 “일부의 의견만 들으며 혼자 달린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사가 적절히 양보한 잠정합의안을 만들고 노조원들에게 찬반을 물어보면 사태의 진실이 더 분명해질 수 있다. 10일 69%에 이르렀던 파업 참가율은 15일 58%로 떨어졌고 19일엔 48.5%로 절반 아래로 내려왔다. 르노삼성차의 현재와 미래엔 2, 3차 협력업체들까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회사 밖 사람들도 이제 부산공장 ‘다수’의 생각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의 자본잠식으로 중단된 한진중공업의 주식거래가 70여 일 만에 재개됐다. 23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유가증권시장본부는 전날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 해당 여부를 검토한 결과 한진중공업을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월 13일 정지된 한진중공업의 주식 매매거래가 23일부터 재개된다. 이날 한진중공업 주식은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약세로 전환되면서 전 거래일에 비해 9.6% 떨어진 1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중공업은 2006년 7000억 원을 투자해 필리핀에 수비크에 조선소를 설립했지만 세계 조선 경기 침체로 최근 3년 동안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1월에는 수비크 조선소가 필리핀에서 회생신청을 하면서 자본잠식이 발생해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된 상태였다. 하지만 필리핀 현지 은행들이 채무조정에 합의하고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에 동참하면서 68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차등 무상감자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수비크 조선소의 재무리스크를 해결한 한진중공업은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2016년 이후 영도조선소에서 군함 등 특수선을 중심으로 27척, 1조2000억 원 상당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고, 건설 부문에서도 4조 원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동서울종합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영도조선소를 이전하면서 해당 땅을 개발할 계획도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기초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과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달부터 일반인에게도 판매가 허용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시장을 차지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LPG 차량은 영업용이나 장애인용 등으로만 판매가 한정돼 왔다. 하지만 LPG차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디젤차의 1∼2% 수준에 불과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 판매가 허용됐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LPG 차량 판매 허용을 계기로 부산공장 파업에 따른 위기를 LPG차로 돌파하겠다는 르노삼성자동차와 기존의 인기 차종을 LPG차로도 내놓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다. LPG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보다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으로 꼽힌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0km 안팎 수준이지만 연료 가격이 L당 800원 내외로 휘발유에 비하면 40% 이상 싸다. 르노삼성차는 LPG차의 일반인 판매가 허용된 당일인 지난달 26일 주력 세단인 SM6와 SM7의 LPG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SM6 2.0 LPe 모델은 이날 국내 LPG차 일반 판매 1호를 기록하기도 했다. 발 빠른 판매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일반 판매 허용을 앞두고 인증 등의 과정을 미리부터 준비한 결과”라고 말했다. 대한LPG협회와 함께 200억 원을 투자한 연구개발의 결과물로 도넛 형태 LPG 탱크를 장착한 차량을 내놓으면서 적재 공간이 작다는 단점을 해결한 르노삼성차는 LPG차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에는 국내 최초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6의 LPG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부산공장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이미지 악화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LPG차를 실적 회복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태준 르노삼성차 영업본부장(상무)은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9만3000대로 잡은 가운데 LPG차가 기존의 10%에서 20%까지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LPG차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워줄 수 있는 현대·기아차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연이어 주요 모델의 LPG차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LPG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존의 영업용 LPG차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만큼 주요 차종의 LPG차 출시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18일 주력 세단인 K5와 K7의 LPG 모델을 내놓으면서 SK가스·SK에너지와 함께 차량 구매 고객들에게 총 2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6일 신형 쏘나타의 일반용 LPG 모델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도 다음 달 그랜저와 아반떼의 일반용 LPG 모델을 내놓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 판매가 허용된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고려해 주요 모델의 LPG차 출시를 계속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현재 205만여 대인 LPG 차량이 2030년 282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LPG차가 기술적으로 발전하면서 출력 문제 등이 많이 개선돼 휘발유나 디젤 차량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환경 문제에서 해법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선 르노삼성차와 현대·기아차가 경쟁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부분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도미닉 시뇨라 대표가 “내수 판매 회복과 부산공장 정상화를 구분하는 투 트랙 경영으로 고객 신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시뇨라 대표는 23일 부산 부산진구의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나기원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 회장과 면담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부산공장 파업으로 고객 신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시뇨라 대표는 주요 판매 차종인 SM6와 QM6를 이번 달에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상으로 보증 기간과 거리를 각각 7년, 14만 km로 연장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또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물량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부산·경남지역의 경제와 고용시장 안정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르노삼성차 노사는 23일 오후 임단협 협상을 재개하고 25일까지 부분파업 없이 집중 교섭을 벌이기로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일하면서 즐거운 순간요? 일을 재미로 하나요?”(40대 중견기업 부장 A 씨) 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취재팀은 ‘나는 일하면서 ○○ 순간만큼은 즐겁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판을 들고 3시간가량 거리를 누볐다. ‘재미’와 ‘일’의 상관관계에 대한 직장인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점심을 먹으러 무리 지어 나온 직장인들은 보드판 답을 채워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퇴근’ ‘점심시간’ ‘상사의 외출’ 등을 적었다. 고민 끝에 ‘無(없다)’라고 쓴 직장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하면서 재미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인생이죠.”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다’, ‘일에서 재미 찾을 생각 마라.’ 부장님이 젊은 사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내키지 않은 일도 소처럼 성실히 하는 게 기성세대의 태도였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다르다. ‘좋은 대학→대기업→승진→정년’이란 기존의 성공 공식을 거부하고 일에서 ‘재미’를 찾아 성공을 거두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 재미가 밥 먹여 줍니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은 “월급을 많이 받는 삶보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삶이 곧 ‘성공’”이라고 말했다. ‘덕업일치(취미와 일의 조화)’ ‘재미주의자’ 같은 신조어의 배경이다. 19일 오후 4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해성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 학생들 틈에서 송지훈 군(17)은 교실을 빠져나갔다. 오후 8시에 예정된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굣길에서 그는 “오늘은 무슨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웃기지”라고 연신 중얼거렸다. 송 군은 개인방송 BJ(진행자)와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유명 BJ의 개인방송에 출연했던 게 인생을 바꿨다. 시청자들이 ‘웃기다’며 연신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며 ‘이게 내 일이다’란 확신이 들었다. 방송 시작 8개월째인 그의 유튜버 구독자는 1만 명에 이른다. 송 군은 “‘공부 안 하냐’며 비난하던 어른들도 이젠 내 목표를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덕업일치의 꿈을 이미 실현한 청년들도 있다. 인기 온라인 웹툰업체 레진코믹스에 다니는 손이경 씨(33)는 “재미가 밥은 먹여 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한 그는 일본 만화를 읽기 위해 일어를 공부했고, 그 영향으로 한국외국어대 일어과에 진학했다. 대기업을 준비하는 동기들과 달리 그는 첫 직장으로 소규모 웹툰 제작사를 선택했다. 레진코믹스 이직 후 한국 웹툰 수출 업무를 맡고 있다. 손 씨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주현 씨(33)는 ‘음식’ 알리기를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음식 정보 배우기에 큰 즐거움을 느껴 식자재 유통업체 마켓컬리에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취재팀이 이달 초 청년 452명에게 ‘○○ 없이 살기 싫다’를 물어보니 “‘재미’ 없이 살기 싫다”(44.0%)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단순히 재미 좇았다가 시간 낭비 될 수도 청년들의 이런 흐름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재미만 좇는 것이 아닌지 걱정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신입사원의 근속연수는 ‘1년 5개월’에 불과했다. 30년 넘게 지방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김상만 씨(59)의 아들은 대기업에 다니던 중 연극극단에 들어가겠다며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김 씨는 아들을 만류했다. 아들은 4년 넘게 월 100만 원을 받으며 극단 생활을 하다가 서른 중반을 넘겨 다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아들 인생을 되돌리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재미를 느낀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성대모사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후 온라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를 하는 김봉제 온웨이즈 대표(33)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남들보다 월등히 잘해야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덕업일치’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안성민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적당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가 크게 후회할 수 있다”며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꾸준히 실력을 키워야 ‘덕업일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따분하면 고통… 직장 고를때 재미 중시” 77% ▼본보, 청년 452명 설문조사“행복 얻기위한 자아실현 도구 여겨 기업도 업무 맡길때 자율 중시를”“재미가 없다면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울 것 같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이달 1∼4일 진행한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설문조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얘기다. 청년 452명에게 “당신이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재미’가 얼마나 중요하냐”고 물었더니 350명(77.4%)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중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130명(28.8%)이었다. “거의 중요하지 않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청년(5.8%)은 극히 드물었다. 기성세대는 일과 재미를 분리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일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하리만큼 강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에게는 직업이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면 청년세대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얻기 위해 일을 하다 보니 직업을 자아실현의 도구로 여긴다”고 말했다. 청년세대는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직장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란 세대다. 자주 야근하는 아버지를 보며 직업을 가지면 회사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3년 차 직장인 조모 씨(31)는 “직장엔 계속 있어야 하는데, 일에 재미가 없으면 동기부여 자체가 안 된다”며 “즐겁게 일할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이제 기업이 청년들에게 업무를 맡기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입사원이라도 작지만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를 맡긴 후 알아서 하도록 자율과 권한을 줘야 동기부여가 돼 즐겁게 일하게 되고 성과도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 달라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 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

“일하면서 즐거운 순간이요? 일을 재미로 하나요?”(40대 중견기업 부장 A 씨) 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취재팀은 ‘나는 일하면서 ○○순간만큼은 즐겁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판을 들고 3시간 가량 거리로 누볐다. ‘재미’와 ‘일’의 상관관계에 대한 직장인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점심을 먹으러 무리 지어 나온 직장인들은 보드판 답을 채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퇴근’ ‘점심시간’ ‘상사의 외출’ 등을 적었다. 고민 끝에 ‘無(없다)’라고 쓴 직장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하면서 재미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인생이죠.” ‘회사는 동아리가 아니다’, ‘일에서 재미 찾을 생각마라.’ 부장님이 젊은 사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내키지 않은 일도 소처럼 성실히 하는 게 기성세대의 태도였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다르다. ‘좋은 대학→대기업→승진→정년’이란 기존의 성공공식을 거부하고 일에서 ‘재미’를 찾아 성공을 거두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 재미가 밥 먹여 줍니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은 “월급을 많이 받는 삶보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삶이 곧 ‘성공’”이라고 말했다. ‘덕업일치(취미와 일의 조화)’ ‘재미주의자’ 같은 신조어의 배경이다. 19일 4시 전주 완산구 해성고등학교. 야간 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 학생들 틈에서 송지훈 군(17)은 교실을 빠져나갔다. 저녁 8시에 예정된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굣길에서 그는 “오늘은 무슨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웃기지”라고 연신 중얼거렸다. 송 군은 개인방송 BJ(진행자)와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유명 BJ의 개인방송에 출연했던 게 인생을 바꿨다. 시청자들이 ‘웃기다’며 연신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며 ‘이게 내 일이다’란 확신이 들었다. 방송 시작 8개월째인 그의 유튜버 구독자는 1만 명에 이른다. 송 씨는 “‘공부 안 하냐’며 비난하던 어른들도 이젠 내 목표를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덕업일치의 꿈을 이미 실현한 청년들도 있다. 인기 온라인 웹툰업체 레진코믹스에 다니는 손이경 씨(33)는 “재미가 밥은 먹여주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한 그는 일본만화를 읽기 위해 일어를 공부했고, 그 영향으로 한국외대 일어과에 진학했다. 대기업을 준비하는 동기들과 달리 그는 첫 직장으로 소규모 웹툰 제작사를 선택했다. 레진코믹스 이직 후 한국 웹툰 수출업무를 맡고 있다. 손 씨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건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주현 씨(33)는 ‘음식’ 알리기를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음식 정보 배우기에 큰 즐거움을 느껴 식자재 유통업체 마켓컬리에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취재팀이 이달 초 청년 452명에게 ‘OO없이 살기 싫다’를 물어보니 “‘재미’없이 살기 싫다‘(44.0%)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단순히 재미 쫓았다가 시간 낭비 될 수도 청년들의 이런 흐름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재미만 쫓는 것이 아닌지 걱정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조사한 신입사원의 근속연수는 ’1년 5개월‘에 불과했다. 30년 넘게 지방 공기업에서 근무했던 김상만 씨(59)의 아들은 대기업에 다니던 중 연극극단에 들어가겠다며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김 씨는 아들을 만류했다. 아들은 4년 넘게 월 100만 원을 받으며 극단 생활을 하다가 서른 중반을 넘겨 다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아들 인생을 되돌리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재미를 느낀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성대모사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후 온라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를 하는 김봉제 온웨이즈 대표(33)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남들보다 월등히 잘 해야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덕업일치‘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안성민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은 ”적당히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가 크게 후회할 수 있다“며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꾸준히 실력을 키워야 ’덕업일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고 말했다. ▼“재미가 없다면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울 것 같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이달 1~4일 진행한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설문조사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얘기다. 청년 452명에게 “당신이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는데 ‘재미’가 얼마나 중요하냐”고 물었더니 350명(77.4%)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130명(28.8%)이었다. “거의 중요하지 않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청년(5.8%)은 극히 드물었다. 기성세대는 일과 재미를 분리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일에서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박하리만큼 강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에게 직업을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면 청년세대는 행복이라는 가치를 얻기 위해 일을 하다보니 직업을 자아실현의 도구로 여긴다”고 말했다. 청년세대는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직장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란 세대다. 자주 야근하는 아버지를 보며 직업을 가지면 회사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3년차 직장인 조모 씨(31)는 “직장엔 계속 있어야 하는데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동기부여 자체가 안 된다”며 “즐겁게 일할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이제 기업이 청년들에게 업무를 맡기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입사원이라도 작지만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를 맡긴 후 알아서 하도록 자율과 권한을 줘야 동기부여가 돼 즐겁게 일하게 되고 성과도 극대화 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 달라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 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 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 최지선 기자(국제부)}

국내 1위 렌터카 브랜드인 롯데렌터카가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장기렌터카 서비스로 개인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는 소비 트렌드로 인해 원하는 차량을 필요한 기간 이용하고 반납 혹은 인수할 수 있는 장기렌터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첨단 기술까지 접목하고 있는 것이다. 할부 구매 대신 신차 장기렌터카 서비스로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렌터카 시장 규모는 2014년 말 45만9000여대에서 지난해 말 85만3000여 대로 2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과거 법인 전용 서비스로 여겨졌던 장기렌터카 서비스의 개인 고객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롯데렌터카에 따르면 2014년 3월 개인 고객 비중은 21.7% 수준이었지만 2019년 3월에는 약 1.8배로 증가한 38.9%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 장기렌터카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 고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업체들도 기존 장기렌터카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영업사원을 대면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를 고려해 2018년 3월 장기렌터카 온라인 다이렉트 서비스 ‘신차장 다이렉트’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신차장 다이렉트는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신차 장기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견적 확인부터 계약까지 5분 안에 끝낼 수 있다. 기존의 온라인 차량 구입은 견적 등 일부 과정만 온라인에서 가능하고 심사와 최종 계약은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반면 심사와 계약까지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신차장 다이렉트는 온라인 서비스의 장점을 활용해 출시 후 11개월 만에 누적 5000대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증가한 롯데렌터카 등록 차량대수의 약 20%에 이른다. 특히 30대 고객 비중이 오프라인 지점 대비 1.5배 이상 높은 35.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쁜 업무 때문에 자동차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30대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렌터카는 신차 장기렌터카에 IoT 기술을 적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출시한 ‘올 뉴 신차 장기렌터카’는 IoT 기술로 차량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고 정비가 필요할 경우 먼저 알려준다. 또 고객이 엔진오일과 배터리, 에어컨 필터 등 주요 소모품의 교체를 신청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전문적인 방문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령 롯데렌터카의 고객은 엔진오일 교체 주기인 6000∼8000km의 주행 거리마다 정비 권장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카센터를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차량 정비 장소를 지정할 수 있다. 출장비 부담 없이 방문 정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자가 정비보다 비용 측면에서도 우월하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개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장기렌터카 서비스는 단순한 차량 구입 방법이 아닌 카 라이프 서비스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렌터카의 신차 장기렌터카는 고객이 원하는 차종과 색상, 옵션까지 모두 선택한 뒤에 새 차를 1∼5년 이용한 뒤에 인수하거나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지난달 자체 개발한 글로벌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퍼블릭 테스트넷을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대중화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제한된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넷 ‘아스펜(Aspen)’ 버전을 선보인 그라운드X는 최근 모든 개발자와 서비스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퍼블릭 테스트넷 ‘바오밥(Baobab)’ 버전을 공개했다. 바오밥은 개발자와 서비스 기업이라면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3개월간의 테스트 및 안정화 과정을 거쳐 6월에 메인 넷을 공식 출시한다. 이번에 공개된 바오밥 버전은 지난 5개월 동안 아스펜 버전을 운영하면서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새로운 기능과 개발 툴을 추가하고 안정성과 사용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초당 거래내역수(TPS) 역시 3000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블록체인 계정의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일반적인 블록체인 계정의 경우 난수화 된 긴 문자열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 기억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클레이튼은 이용자가 e메일 주소나 아이디처럼 익숙한 형태로 계정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처리 속도와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 타입(Transaction Types)’과 ‘서비스 체인(Service Chain)’ 기능도 도입했다. 거래 타입은 획일적인 처리 때문에 속도가 느렸던 기존 블록체인 거래 연산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설계한 기능이다. 서비스체인은 처리할 트래픽이 많은 서비스에 추가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확장 솔루션이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이 쉽게 클레이튼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 툴(Tool)도 제공한다. 이번에 추가된 툴은 △기존 모바일과 웹에서 사용하던 개발 방법으로도 편하게 클레이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EP(Enterprise Proxy)’ △별도의 개발 도구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웹 브라우저만으로 블록체인 개발 코드를 확인하고 편집,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개발 도구 ‘Klaytn IDE(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등이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신규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다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 운영함에 있어서 클레이튼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임을 검증할 수 있도록 바오밥 버전을 설계했다”며 “강력한 외부 보안성 점검, 침투 테스트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하고 개발자가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최적화된 환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사업 운영과 수익성 분야에서 30년 동안 경험을 쌓은 닛산 출신의 사장급 인사를 영입해 북미 시장의 실적 회복에 적극 나선다.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외부 출신 전문가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장 직급의 외부 인사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현대차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북미·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호세 무뇨스 사장(54·사진)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 합류하는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장과 북미권역본부장도 겸직해 한 번에 4개의 직함을 갖게 된다. 스페인 출신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글로벌 사업 운영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1989년 푸조시트로엥의 스페인 딜러로 자동차업계에 몸담은 뒤 대우자동차 이베리아법인, 도요타 유럽법인 등을 거쳐 2004년 닛산에 합류했다. 닛산에서는 △유럽법인 판매·마케팅 담당 △북미 법인장 △중국 법인장 △전사성과총괄(CPO) 등 핵심 직위를 거쳤다. 리더십과 전 세계 시장을 거친 경험을 토대로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것이 현대차의 평가다. 현대차는 무뇨스 사장이 앞으로 전 세계 판매 및 생산 운영 최적화와 수익성 개선, 사업전략 고도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현대차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수익성 기반의 지속적인 성장과 전체 공급망 관리, 딜러들과의 상생 솔루션 모색 등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이 영입되면서 현대차는 글로벌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과 디자인 분야를 총괄하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을 포함해 3명의 외국인 사장이 핵심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사업 운영과 수익성 분야에서 30년 동안 경험을 쌓은 닛산 출신의 사장급 인사를 영입해 북미 시장의 실적 회복에 적극 나선다.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외부 출신 전문가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장 직급의 외부 인사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현대차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북미·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호세 무뇨스 사장(54·사진)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 합류하는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장과 북미권역본부장도 겸직해 한 번에 4개의 직함을 갖게 된다. 스페인 출신 무뇨스 사장은 마드리드 폴리테크닉 대학에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마드리드 IE(Instituto de Empresa) 경영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글로벌 사업 운영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1989년 푸조·시트로앵의 스페인 딜러로 자동차업계 경력을 시작해 대우자동차 이베리아법인, 도요타 유럽법인 등을 거쳐 2004년 닛산에 합류했다. 닛산에서는 △유럽법인 판매·마케팅 담당 △북미 법인장 △중국 법인장 △전사성과총괄(CPO) 등 핵심 직위를 거쳤다. 탁월한 리더십과 전 세계 시장을 거친 경험을 토대로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기록적인 판매를 이끌었다는 것이 현대차의 평가다. 현대차는 무뇨스 사장이 앞으로 전 세계 판매 및 생산 운영 최적화와 수익성 개선, 사업전략 고도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은 미주 총괄 담당자로서 부진에 빠진 북미시장 판매 회복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무뇨스 사장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현대차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수익성 기반의 지속적인 성장과 전체 공급망 관리, 딜러들과의 상생 솔루션 모색 등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이 영입되면서 현대차는 글로벌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과 디자인 분야를 총괄하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을 포함해 3명의 외국인 사장이 핵심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비어만 본부장과 슈라이어 사장은 현대차에 와서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 내부의 역량만으로는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고 보고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순혈주의를 깨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권평오 KOTRA 사장은 4개월 내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을 상승 전환하기 위해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 중동과 아프리카를 꼽았다. 권 사장은 17일(현지 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중동·아프리카지역 통합 무역투자확대전략회의(무역관장 회의)에서 “미개척·신시장인 중동과 아프리카를 통해 수출시장 다변화의 해법을 찾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수출이 다시 도약하려면 중국, 미국과 같은 주력 시장은 물론이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미개척 신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OTRA는 △온오프라인 융복합 마케팅 강화 △산업 다각화 정책과 연계된 수출 먹거리 확보 △전후 복구 시장 등 신시장 발굴을 중동·아프리카 진출의 3대 전략으로 제시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의 심장부인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가 6월까지 대규모 조직 개편을 한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사내이사로 선임된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진)이 직원 1만 명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신차를 개발하는 곳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해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는 ‘애자일(agile·민첩한) 경영’에 시동을 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구소를 효율적 조직으로 만들고 신차 출시 주기도 앞당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차량 개발 전반을 총괄하는 남양연구소의 프로젝트 매니저(PM)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착수할 예정이다. 여러 부서가 협력해야 하는 차량 개발 과정에서 PM에게 힘을 실어 관례적으로 들어가는 불필요한 과정을 과감히 덜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차를 기민하게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차 평가도 별도의 외부 조직 대신 차량을 설계하고 만드는 PM 조직이 맡게 된다. 현재 18∼20개월 정도인 신차의 설계 과정도 단축될 수 있다. 현재 △전기차·고성능차 △소형 세단 △중대형 세단 △레저용(RV) 차량 △제네시스 등으로 구분돼 있는 남양연구소 PM 조직은 경형과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과 같은 차량 크기에 따라 재조정된다. 이미 같은 식으로 개편된 본사 조직과 통일해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는 다른 PM 조직에서 이뤄지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개발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은 크기(차급)에 따라 고급화 수준이 결정되는 특성상 조직을 차급별로 통합하면 차체와 주요 부품의 공동 활용률이 높아져 신차 개발 기간을 줄이고 부품 가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연구소에서 기존에 쪼개져 있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지역, 차급별로 다양한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비어만 사장은 연구소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연구소를 방문하는 VIP급 손님들에 대한 각종 의전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또 각종 업무에 참여한 직원 개개인에게 한글로 번역된 본인의 메시지를 보내며 격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조직 전반에 불고 있는 변화에 고무된 상황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정기 공개채용 폐지와 임원 직급체계 단순화, 복장 자율화 등을 통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 가운데 연구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토론식 회의 도입 등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가 흐지부지됐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정말로 변화하겠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이 만든 국내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하기로 했다. ‘그랩’ 등 해외 모빌리티 업체들과 전략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가 첨단 기술을 앞세운 국내 기업과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현대차는 송창현 전 네이버 CTO가 설립해 대표이사로 있는 스타트업 ‘코드42(CODE42.ai)’에 전략 투자하고 다각적인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코드42는 올해 초 네이버에서 퇴사한 송 대표가 지난달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의 규모와 지분을 공개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에서 활약하다 2008년 네이버에 합류해 음성인식과 인공지능(AI) 통·번역,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이끌어 왔다. 코드42는 송 대표를 중심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 기술 인력이 대거 창립 멤버로 합류해 음성인식과 AI, 모빌리티, 자율주행, 정밀 지도, 컴퓨터 비전,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투자에 대해 현대차는 “미래 혁신 기술을 선도해 온 유력 기술진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밝혔다. 코드42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하면서 관련 과정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를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드론, 자동 배달 로봇 등과 같은 다양한 이동수단을 통합해 차량 호출과 카 셰어링, 로보 택시, 스마트 물류, 음식 배달 등 각각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자사 모빌리티 서비스에 UMOS를 접목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송 대표와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과 모빌리티 혁신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코드42가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서비스 플랫폼 운영 경험은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추진에 있어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현대차의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코드42는 다가올 모빌리티 세상을 위한 안내서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기술과 공유경제 확산으로 세계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2025년 3584억 달러(약 408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 간의 협업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간 국내 모빌리티 관련 각종 규제로 주요 대기업들은 해외 투자로 눈을 돌려 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성장할 여건을 조성하면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 포스코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전남 광양시에서 운영 중인 LNG터미널을 포스코에너지에 양도하고 포스코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내의 부생가스복합발전소를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LNG 사업 재편은 지난해 11월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100대 개혁과제’ 중 하나였다. 포스코그룹의 LNG 사업 강화 차원에서 추진됐다. 발전 사업에서 LNG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포스코에너지가 가공 및 유통 관련 사업까지 맡아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가스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시너지 효과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업 재편으로 LNG 도입과 트레이딩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전담하고 LNG터미널 사업은 포스코에너지로 이관된다. 이와 더불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부생가스복합발전소를 포스코에너지로부터 인수해 기존의 자가발전설비와 통합 운영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제철소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철소 안에 있는 부생가스복합발전소는 제철소의 제철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를 연료로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우리는 현대·기아자동차처럼 국내 본사에 소속된 공장이 아니고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하시길 당부드립니다.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 회사의 존립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노사 협상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파업이 길어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이기인 제조본부장(부사장)이 최근 회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남긴 손편지(사진)가 15일 화제가 됐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21만여 대의 차를 생산했고, 이 중 절반이 르노그룹의 위탁으로 생산한 일본 닛산의 차량이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에서마저 “르노삼성도 결국 하청업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 본부장은 르노삼성과 현대차는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부산공장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편지지 2장을 가득 채운 이 글은 회사 측 협상 대표였던 이 본부장이 현재의 상황을 책임지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난 뒤 쓴 호소문이다. 이 본부장은 “엄중한 때에 회사를 떠나는 것이 죄송하다”면서도 “용퇴의 결단을 내림으로써 진정성을 알리려 한다”고 했다. 프랑스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을 아시아의 핵심 공장으로 계속 인정하려면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하루라도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만이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의 고용, 회사의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는 노조가 주도하는 부분 파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직원들의 불참률은 높아지고 있다. 10일 30% 수준이었던 파업 불참률은 12일 40%, 15일 46%였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첨단 기능을 앞세운 중국형 신형 싼타페 ‘성다(성達)’를 출시하고 중국 시장에서 설욕에 나선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미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신차 매직’이 통할지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13, 14일(현지 시간) 이틀에 걸쳐 중국 하이난(海南)섬 싼야 아틀란티스 리조트에서 현지 언론과 고객, 현대차 관계자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세대 성다 신차 발표회를 열고 판매를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이 자리에서 “4세대 성다는 세계 최초의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비롯해 혁신적인 신기술과 우수한 공간성,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2017년 5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한 중국의 고급 중형 SUV 시장에서 성다가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톱5 모델’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첨단 기술과 실내 공간, 웅장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중국 현지 고객들의 요구를 대거 반영했다. 성다에는 자동차 열쇠 없이 운전자의 지문만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까지 가능한 지문인증 시스템이 적용됐고, 영·유아의 차량 내 방치 사고를 예방하는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을 중국 최초로 구현했다. 현대차는 또 실내 공간의 기준이 되는 앞·뒷바퀴의 거리를 국내 모델보다 10cm 늘린 286.6cm로 설계했다. 한국 차종보다 크기를 키운 것이다. 경쟁 차종인 도요타 ‘하이랜더’, 혼다 ‘아반시어’, 포드 ‘엣지’ 중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현대차가 최근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시도해 왔다. 성다를 앞세워 재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과 미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영업이익(2조4222억 원)이 2017년보다 47.1%나 줄어든 바 있다. 실적 부진 속에 현대차는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SUV 신차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신차 전략이 통하는 모양새다. 1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 SUV 부문에서 총 15만5082대(현대차 7만5971대, 기아차 7만9111대)를 팔면서 시장점유율 8%를 넘어섰다. 합계 점유율이 2011년 10%를 돌파해 최고치를 기록한 후 7%대를 맴돌다가 다시 8%대로 올라선 것이다. 기아차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출시 2개월 만에 5300여 대가 판매돼 미국 시장 판매를 견인한 가운데, 현대차도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도 지난해 8100여 대보다 1.6배가량 늘어난 2만1000여 대를 기록하며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신차 전략이 통할지가 현대차의 중국 시장 회복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74만6000대로 2017년 판매량(81만7000대)보다 8.6%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자 베이징 1공장 가동 중단과 인력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현지 업체의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성다와 하반기 출시할 신형 쏘나타 등 신차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2주 동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해 선박 다섯 척의 계약에 잇달아 성공했다. 올 1분기 수주점유율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 조선사에 뒤졌지만 한국 조선업의 질적 성장은 LNG선 등의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그리스 선사로부터 17만4000m³급 LNG선 한 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말 일본 선사로부터 LNG선 한 척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선사로부터 LPG 운반선 한 척, 그리스 선사로부터 15만8000t급 원유 운반선 두 척을 수주해 2주 동안 모두 다섯 척, 7000억 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573만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GT)·196척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258만 CGT(106척)로 45%를 차지해 1위에 올랐고 한국은 28%에 해당하는 162만 CGT(35척)를 수주해 2위를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분기 중국 해운사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중국 조선사에 집중됐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대거 발주가 예상되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쌍용자동차는 이제 한국에서 원만한 노사 관계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만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마힌드라 대표(사진)는 쌍용차가 모범이 될 만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고 만족스러운 성장을 이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인도를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는 쌍용차의 대주주로 고엔카 대표는 쌍용차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쌍용차는 꾸준히 실적이 회복되면서 지난해 15년 만에 내수 시장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와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등이 선전한 덕분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2013년 무급휴직자 복직에 이어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복직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올해 상반기(1~6월) 중에도 남아있던 40%의 해고자를 복직시키면서 119명 해고자가 모두 복직하게 된다. 2009년 쌍용차의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이후 복직의사가 있는 해고자 전원이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엔카 대표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때 휴직자와 퇴직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했다. ‘복직을 위한 복직’이 아니라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일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인수 이후 쌍용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에 회사를 떠났던 근로자가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2013년 마힌드라그룹 자동차 및 농기계 부문 사장 자격으로 한국 국회를 찾았을 때도 고엔카 대표는 “정치적인 외압으로 추가 인력 고용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쌍용차를 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불법파업으로 인한 해고자 복직에 대한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쌍용차에서는 매년 합리적으로 노사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인수 이후에 한번도 파업이 없었다”며 “인수 전부터 진행됐던 소송을 포함해 모든 노사 문제가 이제 해결됐다는 점을 개인적으로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엔카 대표는 앞으로 3, 4년간 쌍용차에서 1조3000억 원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쌍용차의 차량 라인업이 많이 탄탄해졌지만 최근 완성차 시장은 더 자주 신차를 내놓아야 하고 첨단 기술과 친환경 기술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매년 3000억 원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1조3000억 원은 마힌드라의 직접 투자뿐 아니라 쌍용차의 자체 자금과 외부 투자를 포함한 금액이다.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마힌드라는 최근 LG화학, 만도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고엔카 대표는 전기차 분야에서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엔카 대표는 “쌍용차가 내년쯤 출시할 예정인 첫 전기차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2, 3년간은 쌍용차의 내연기관 모델을 꾸준히 전기차로 전환해서 출시하고 3, 4년 뒤에는 전기차 전용 차량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완성차 시장이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마힌드라는 티볼리의 플랫폼을 공유한 ‘XUV300’과 쌍용차의 대형 SUV G4 렉스턴을 인도에서 출시했다. 고엔카 대표는 “현재 세계 5위권인 인도 완성차 시장은 10년 안에 3위권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쌍용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기업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고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차량 주차용 초음파 센서를 제안해 봤는데, 앞으로 덴소가 일본에서 여는 자체 행사에도 참여하면서 계속 문을 두드려 봐야죠.”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9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 이곳에 상담부스를 차린 세계 2위 자동차 부품 기업인 일본 덴소의 담당자와 30분가량 얘기를 나누고 일어선 손동만 센서텍 미래사업본부 영업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일단 이번 행사를 통해 덴소가 원하는 제품의 수준을 파악한 만큼 향후 수출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2016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날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수출 기업들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223개 기업의 해외 바이어를 유치해 부스를 마련해주고 수출 가능성이 있는 국내 기업 818곳을 불러 매칭시켜 주는 형태다. 소비재 기업과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KOTRA가 우선적으로 집중한 분야는 자동차와 조선업종이다. 제품 분야의 해외 바이어 중 40%는 자동차와 조선업종이다.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줄고 조선업에서는 장기간 수주 절벽이 이어지자 협력업체들이 해외 수출로 활로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파키스탄 자동차 회사 팍스즈키의 상담부스에서는 오전, 오후에 걸쳐 국내 업체와 수출을 위한 상담이 이어졌다. 파키스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팍스즈키는 차량 생산량을 현재 연간 16만 대 수준에서 2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을 방문한 무하마드 빈 사마르 칸 팍스즈키 부품현지화 담당 매니저는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자체 생산하는 차량 부품의 비중을 키우는 것을 도와줄 한국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바이어 중에는 알리바바와 에어버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영국 3대 방산 기업으로 꼽히는 밥콕은 국내 방산·조선기자재 업체 가운데서 협력할 곳을 찾기 위해 이번 상담회에 참가했다. 리처드 드레이크 밥콕 방위사업 시스템·해양기술 부문 사장은 “한국에도 지사가 있지만 선박 유지 보수 등에서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 직접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행사장 바로 옆 코엑스에서는 토목·건설 인프라 관련 수주를 위한 상담회도 진행됐다. 이라크 등 중동에서의 전후 인프라 재건,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송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서 국내 기업의 수주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수주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KOTRA가 해외 정부 인사의 방한도 적극 추진하면서 이라크에서는 차관급, 에콰도르에서는 장관급 인사가 기업인들과 함께 방문했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최근 수출 여건이 악화됐지만 그럴수록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한국에서 사갈 물건이 있어서 바이어들이 찾아온 만큼 실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지 무역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상담회는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도 진행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반에서 누가 가장 ‘엄친딸’ 같아요?” “….” 5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시끌시끌하던 1학년 3반 교실에 정적이 흘렀다. ‘엄친딸’을 지목해달라는 요청에 학생들이 잠시 망설였다. 이내 교실에선 “그걸 왜, 굳이 찾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취재팀은 서울의 고등학교 2곳을 찾아 엄친아, 엄친딸이란 말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인식을 탐구했다. 명문대, 전문직이라는 기성세대 성공 법칙의 시작인 이 단어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다. 학생들에게 ‘엄친딸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란 질문부터 던졌다. 김수민 양(16)은 “사람마다 특성이 다 다른데 왜 무엇이 좋다고 먼저 규정해 놓고 그렇게 부르는지 의문이 든다”고 얘기했다. 엄친딸은 어른들이 정해 놓은 틀에 갇혀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친구들 같다는 것이다.》“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제 꿈을 찾아가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딸기농사에 스마트 농업기술을 도입하려는 이하영 씨(21)도, 명문대 타이틀을 버리고 요리를 배운 김현성 씨(37)도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들뿐 아니다. ‘부장님처럼 살기 싫다’는 요즘 청년들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임산부용 과자 제작자, 웹소설 작가 등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저게 직업이냐’란 분야에서 성공하길 원한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기성세대인 ‘부모’와의 갈등이 일어난다. 대한민국 부모 대다수는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해 전문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이런 바람이 ‘엄친아, 엄친딸’이란 말에 투영돼 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청년 452명에게 ‘부모님 등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성공 기준’을 묻자 ‘높은 연봉 등 경제력’(34.4%)과 ‘안정적 직장’(22.2%)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엄친아, 엄친딸’에 호의적이지 않다. 스스로 정한 성공법칙을 찾고, 그 안에서 다양한 재미와 보람을 추구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이 단어는 꿈을 막는 장애물과 동의어다. 취재팀은 엄친아가 되기를 거부한 채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선 청년들을 만났다.▼ 농사에 꽂힌 열네살 “딸기 농부 될래요” 한달동안 부모 설득 ▼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2005년 전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학습 시간으로 유명한 한국에서 15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이 말은 대학 진학에 모든 것을 거는 청소년을 대표하는 말이 됐다.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 3학년 8반 교실에서도 ‘엄친아’는 청년들에게 꿈을 획일화하는 장애물로 여겨졌다. 황희준 군(18)은 “원래부터 부모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말”이라며 “자녀 입장에서 엄친아가 이상적인 존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모의 벽 넘어서 내 길 찾는 청년들 이를 반영하듯 ‘엄친아’의 공식에 갇혀 있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에 사는 이하영 씨(21·여)의 직업은 ‘농부’다. 농사에 ‘꽂힌’ 건 열네 살 때였다. ‘옥수수 박사’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의 책을 읽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문제였다. “농업고에 가겠다”는 딸의 폭탄 발언에 이 씨의 부모는 뜨악해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해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것이 최고라며 만류했다. 이 씨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한 달 넘게 설득하고서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라”는 부모의 허락을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논농사를 준비하고 있는 이 씨는 훌륭한 ‘딸기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가장 좋아하는 맛 좋은 딸기를 4계절 내내 재배해서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어서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수석 입사했던 김현성 씨(37)는 입사 2년 만인 2014년 사표를 냈다. 오랜 셰프의 꿈을 이루려 결단을 내린 것이다. 퇴사 소식을 들은 부모님은 “잠이 안 온다”며 반대했다. 서른두 살의 초짜 요리사 지망생을 받아주는 가게가 없어 음식점 서빙부터 했고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영국에서 연수를 받은 뒤에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열었다. 김 씨는 “내가 갈 길을 내가 정해 후회는 없다”며 “부모님도 이제는 내 길을 이해해주신다”고 말했다.○ “엄친아·엄친딸 효용성 줄어들어” 서울 양진초병설유치원에서 근무하는 ‘남자유치원 교사’ 김건형 씨(32)처럼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기성세대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낸 경우도 있다. 그는 “주변에서 남자가 왜 유치원 교사를 하냐는 눈초리가 있었다”며 “하지만 난 이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엄친아를 거부하는 청년들에게 부모들도 하고 싶은 말은 있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웹툰작가가 꿈인 중학생 자녀를 둔 A 씨는 “그동안 공부는 100명 중에 50등을 해도 먹고살 수 있었지만 다른 분야는 1등을 해도 살아남기 어렵지 않았냐”며 “엄친아를 강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A 씨는 자녀의 목표를 인정하고 애니메이션고 진학을 돕고 있다. A 씨처럼 자녀가 전형적인 ‘엄친아’가 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약해진 것도 감지된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송모 씨(43)는 “좋은 대학에 입학해도 졸업 전부터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엄친아보다는 아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돕는 게 목표라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엄친아가 되기 위해 발버둥쳐도 부모 세대만큼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가치관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는 흐름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 “4050이 먼저 돌아보세요, 엄친아-엄친딸로 행복했는지” ▼ 청년들 ‘좋은 학벌=성공’ 인식 줄어… “학벌은 중요한 요소 아니다” 42%“좋은 학벌이 플러스가 될 순 있지만 필수는 아니다. 큰돈 벌지 않아도 원하는 일에 도전하며 취미를 즐기면 성공한 삶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에게 들은 ‘성공의 조건’은 이렇게 요약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엄친아’, ‘엄친딸’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좋은 학벌’이 전만큼 성공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아일보와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청년 452명에게 ‘학벌이 행복과 성공에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더니 42.0%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학력자본(좋은 학벌)이 부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는 경험이 쌓인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명문대와 안정적 직장을 향한 무한 경쟁 레이스에서 승리하더라도 얻는 것이 별로 없다면 정해진 레이스 대신 자신이 원하는 속도와 방향을 향해 달린다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청년들은 오히려 성공과 행복을 스스로 규정하고 자기성취감이 높은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20대는 타인의 시선이나 물질적 기준이 아닌 주관적인 만족을 추구할 수 있게 된 세대”라고 설명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말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했던 4050 세대가 대다수일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이 신(新)청년들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자녀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 넓은 시야로 조언한다면 각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는 청년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신청년들이 자신의 행복만 추구하는 ‘소확행’에 그치지 않고 사회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동아일보 창간기획 ‘청년들의 신(新)성공법칙’ 특별취재팀은 기성세대와 달라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나무숲 e메일’(youngdream@donga.com)을 개설했다. 자신의 다짐을 비롯해 부모나 직장 상사, 정책담당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요구사항, 도움이 필요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김윤종 정책사회부 차장 zozo@donga.com▽김수연(정책사회부) 김도형 김재형(산업1부)황성호(산업2부) 김형민(경제부)최지선 기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