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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한 지 이틀 만에 추가 속행기일을 지정했다. 사흘 사이에 심리를 두 번 열 정도로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대법원이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 이전에 결론을 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법리적 측면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만약 대법원이 무죄 결론을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덜고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다면 이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전합 회부 3일 새 2회 심리 ‘속도전’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24일 이 전 대표 사건의 전합 속행기일을 열기로 했다. 전날 이 사건을 소부에 배당했다가 곧바로 전합에 회부하고 오후 2시 첫 심리를 진행한 데 이어, 이틀 뒤 두 번째 심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대법원이 사건을 전합에 회부한 직후 3일 동안 2차례의 심리기일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법조계 평가가 나온다. 심리기일 지정에 관한 제한 규정은 없지만 보통은 매달 한 번 심리를 열어왔기 때문이다. 대법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부장판사는 “일반적으로 2, 3개월가량 걸릴 과정을 이틀 만에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례적 속도전의 배경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판 지연 해소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그동안 이 문제를 지적하며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해왔다. 이를 적용하면 이 전 대표의 대법원 판결은 6월 26일까지 나와야 한다. 대법원은 조속한 사건 심리를 위해 지난달 26일 2심 선고 직후부터 재판연구관들을 통해 판결문 및 쟁점 분석 등 이 전 대표 사건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같은 속도전이 가능한 건 2심 판결 직후부터 사전 검토를 통해 이미 쟁점 등이 정리된 ‘기초 보고서’가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대선 전 결론 여부 따라 李 경우의 수 복잡 24일 열리는 두 번째 심리부터는 사건의 실체적 쟁점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 전 대표가 2021년 방송 등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모른다고 한 발언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을 받았다고 한 발언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해석이 옳은지, 이 발언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등을 쟁점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이 6월 3일 대선일을 기준으로 언제 나느냐에 따른 경우의 수도 나뉜다. 전합 선고는 통상 매달 한 번씩 하는데 대선 전에는 5월 22일 예정되어 있다. 대선 이전에 무죄가 확정된다면 이 전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다소 덜고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대선 이전에 대법원이 2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 이 전 대표의 지지율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대선 전에 파기환송심이 다시 재상고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되긴 시간적으로 어렵다. 당선되더라도 부담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직접 판결(파기자판)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대법원에서 선거법에 대해 무죄를 유죄로 바꾸면서 파기자판을 내린 전례가 없다. 대선까지 대법원이 선고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불소추 특권(헌법 제84조)을 가진 재임 중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계속 심리할 수 있을지가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특별히 다르게 취급하는 것도 정치·사회적 파장을 고려하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대법이 국민 참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대법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한 지 이틀 만에 추가 속행기일을 지정했다. 사흘 사이에 심리를 두 번 열 정도로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자 더불어민주당은 “법리적 측면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결정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대법원이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 이전에 무죄 결론을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덜고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다면 이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직접 판결(파기자판)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전합 회부 3일새 2회 심리 ‘속도전’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24일 이 전 대표 사건의 전합 속행기일을 열기로 했다. 전날 이 사건을 소부에 배당했다가 곧바로 전합에 회부하고 오후 2시 첫 심리를 진행한 데 이어, 이틀 뒤 두 번째 심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대법원이 사건을 전합에 회부한 직후 3일 동안 2차례의 심리기일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법조계 평가가 나온다. 심리 기일 지정에 관한 제한 규정은 없지만 보통은 매달 한 번 심리를 열어왔기 때문이다. 대법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부장판사는 “일반 사건보다 빠르게 처리하는 선거법 사건임을 고려해도 일반적으로 2, 3개월 가량 걸릴 과정을 이틀만에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이례적 속도전의 배경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판 지연 해소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그동안 이 문제를 지적하며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해왔다. 게다가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판결인만큼 전합 판단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대법원은 조속한 사건 심리를 위해 지난달 26일 2심 선고 직후부터 재판연구관들을 통해 판결문 및 쟁점분석 등 이 전 대표 사건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같은 속도전이 가능한 건 2심 판결 직후부터 사전 검토를 통해 이미 쟁점 등이 정리된 ‘기초 보고서’가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6·3 대선 전 결론 여부 따라 李 경우의 수 복잡24일 열리는 두 번째 심리부터는 사건의 실체적 쟁점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 전 대표가 2021년 방송 등에서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모른다고 한 발언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을 받았다고 한 발언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해석이 옳은지, 이 발언들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등을 쟁점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이 6월 3일 대선일을 기준으로 언제 나느냐에 따른 경우에 수도 나뉜다. 대선 이전에 무죄가 확정된다면 이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다소 덜고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대선 이전에 대법원이 2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이 전 대표의 지지율과 여론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당선되더라도 부담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대선 전에 파기환송심이 다시 재상고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되긴 시간적으로 어렵지만, 이 경우 이 전 대표는 향후 ‘대통령에 적합치 않은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도 있다. 대선까지 대법원이 선고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불소추 특권을 가진 재임 중 대통령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이 계속 심리할 수 있을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전합 회부를 염두에 두고 소부 심리를 형식적으로 지나친 것은 그간 목격하지 못한 관행이며 예외적인 패턴”이라며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특별히 다르게 취급하는 것도 정치·사회적 파장을 고려하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대법이 국민 참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지 이틀 만에 속행 기일이 잡히면서, 대법원이 이례적인 ‘속도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이전에 상고심 결론을 내리려는 포석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대법원은 22일 이 전 대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첫 심리를 진행한 데 이어, 24일에도 속행 기일을 열기로 했다. 통상 전합은 한 달 간격으로 기일을 잡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틀 만의 속행은 이례적이다. 전합 속행기일은 대법관 전원이 모여 사건의 법적 쟁점을 논의하고 각자의 의견을 교환하는 합의 절차다.특히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사건의 신속 처리를 강조해 온 점에서 이번 전합 일정이 주목받는다. 조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공직선거법상 6·3·3 규정(1심 6개월, 항소심 3개월, 상고심 3개월 이내 처리)은 단순 권고가 아닌 준수해야 할 강행규정”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 3월 26일 해당 사건 상고가 접수된 이후 두 달여 만에 전합 회부를 결정했다.그러나 대법원장이 속도전에 의지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전원합의체의 특성상 결론이 단기간에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합은 13명의 대법관 전원이 참여해 다수의견을 모아야 하며, 쟁점이 복잡하거나 의견이 엇갈릴 경우 심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향후 속행 기일이 몇 차례 더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이 전 대표 개인의 정치적 운명뿐 아니라 향후 야권 재편 구도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대법원의 결론 시점은 정치권 전체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만일 대선 전에 유죄가 확정될 경우, 민주당 내부의 비명계 목소리가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무죄가 확정된다면, 이 전 대표가 다시 전면에 나설 명분을 얻게 될 수 있다.한편 정치권에선 대법원의 속도감 있는 진행을 놓고 “결과가 아닌 시점을 고려한 사법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판의 독립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법원이 정치적 부담 속에서도 법리에 따라 신중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법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22일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하고 바로 심리를 시작했다. 1심은 피선거권 박탈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이 전부 무죄로 뒤집힌 상황에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판결인 만큼 전합 판단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란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의 상고심 사건을 이날 오전 소부 2부에 배당했으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곧바로 전합에 회부했다. 이어 오후 2시부터 첫 합의기일을 열어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했다. 주심은 박영재 대법관이 맡았다. 전합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최고 법원의 최고 판결 기구다. 전합 회부 결정은 재판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조 대법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론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사건을 심리하고 재판관 사이에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대법 판례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전합에 회부한다. 이번처럼 소부에 배당한 사건을 대법관 검토나 합의도 거치기 전에 대법원장이 바로 전합에 회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부장판사는 “유력 대선 후보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사건으로 사회적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전합이 신속히 심리해 결론에 대한 정당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공직선거법 사건은 선거법 제270조에 따르면 1심 6개월, 항소심 3개월, 상고심 3개월 내에 선고해야 하지만 그간 법원은 이를 훈시 규정으로 여겨 지키지 않아 왔다. 그러나 2023년 12월 취임한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문제를 지적하며 ‘6·3·3 원칙’을 강조해 왔다. 이 원칙을 적용하면 이 전 대표의 대법원 판결은 6월 26일까지 나와야 한다. 6월 3일 조기 대선 이전에 대법원이 이 전 대표의 무죄를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하면 서울고법이 파기환송심을 진행한다.만약 대선일까지 대법원 선고가 이뤄지지 않고 이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대통령 불소추 특권(헌법 제84조)을 둘러싼 논란이 점화될 수 있다. 내란, 외환죄가 아니기 때문에 형사상 소추는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법원의 사건 심리마저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사정을 고려해 이 전 대표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사건이 전합 판단을 받게 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은 회피 신청을 했다. 이 전 대표의 선거법 사건을 심리할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대법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22일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하고 바로 심리를 시작했다. 1심은 피선거권 박탈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2심이 전부 무죄로 뒤집은 상황에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판결인만큼 전합 판단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란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의 상고심 사건을 이날 오전 소부 2부에 배당했으나, 조희대 대법원장이 곧바로 전합에 회부했다. 이어 오후 2시부터 첫 합의기일을 열어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했다. 주심은 박영재 대법관이 맡았다. 전합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최고 법원의 최고 판결 기구다. 전합 회부 결정은 재판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조 대법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론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사건을 심리하고 재판관 사이에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대법 판례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전합에 회부한다. 이번처럼 소부에 배당한 사건을 대법관 검토나 합의도 거치기 전에 대법원장이 바로 전합에 회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한 부장판사는 “유력 대선 후보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사건으로 사회적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질 수 있는만큼 처음부터 전합이 신속히 심리해 결론에 대한 정당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공직선거법 사건은 선거법 제270조에 따르면 1심 6개월, 항소심 3개월, 상고심 3개월 내에 선고해야 하지만 그간 법원은 이를 훈시 규정으로 여겨 지키지 않아왔다. 그러나 2023년 12월 취임한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문제를 지적하며 ‘6·3·3 원칙’을 강조해왔다. 이 원칙을 적용하면 이 전 대표의 대법원 판결은 6월 26일까지 나와야 한다. 6월 3일 조기대선 이전에 대법원이 이 전 대표의 무죄를 확정하면 이 전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하면 서울고법이 파기환송심을 진행한다.만약 대선일까지 대법원 선고가 이뤄지지 않고 이 전 대표가 당선된다면 대통령 불소추 특권(헌법 제84조)을 둘러싼 논란이 점화될 수 있다. 내란, 외환죄가 아니기 때문에 형사상 소추는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법원의 사건 심리마저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사정을 고려해 이 전 대표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사건이 전합 판단을 받게 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은 회피 신청을 했다. 이 전 대표의 선거법 사건을 심리할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2차 공판에서 자신이 선포한 계엄령을 ‘칼’에 비유하며 “칼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이라는 식으로 도식적으로 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펼쳐온 ‘경고성·호소형 계엄’ 주장을 되풀이하며 무죄를 주장한 것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령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칼과 같다. 요리도 할 수 있고 아픈 사람을 수술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협박이나 상해 등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으로 인해 민주 헌정질서가 무너졌는지, 장기 독재 친위 쿠데타라는 게 증명됐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 尹 “칼 썼다고 무조건 살인 아냐” 무죄 주장이날 윤 전 대통령은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육군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마무리된 뒤 6분간 직접 발언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에서 아무도 다치거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것을 감안해 소수의 병력을 동원했다”며 “나라가 비상사태라는 걸 대통령이 선언하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계엄 선포밖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집권 계획 등을 실현하기 위해 군을 어떻게 활용하려 했는지를 따져야 내란죄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말미에 ‘전해 들은 사실로 증언하는 증인이 많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판 진행 방식을 비판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내란죄 포인트에 맞춰서 법리와 로직을 딱 세워놓고 재판하면, (저도) 법적으로 의미 없는, 뭐 불리하긴 하지만 (검찰 조사를 받은) 전문증인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동의하면서 재판을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가 명확하게 기조를 갖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 의심하면 이거는 잘못된 것”이라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혐의) 입증은 어디까지나 검찰이 하는 것이고, 입증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때까지 해야 유죄”라며 “이에 대해서는 존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엄군 지휘관 “임무 수행했으면 시민 다쳐”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소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수 있다는 당시 현장 지휘관의 증언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경고성·호소형 계엄’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14일 1차 공판에 이어 재차 증인으로 나온 조 단장은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와 관련해 “국회 본관 건물에 들어간 군 병력이 15명이라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았냐”는 윤 전 대통령 측 질문에 “제가 그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아십니까?”라고 반문하며 “(임무를 수행하면) 시민들이 다 다친다. 시민, 국회, 우리 부하들이 다 다치면서 하는 게 정상적 임무 수행입니까? 15∼20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유혈사태 없이 계엄이 종료된 건 현장에 투입된 군 병력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고,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평화적 계엄’이 의도된 것은 아니란 취지다. 조 단장은 당시 국회 본관 밖에서 수방사 병력을 지휘한 인물로, 탄핵심판과 형사 재판에서 일관되게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의원 아닌 다른 인원 있을 수 없어”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임의로 해석해 부하에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전달한 뒤 말을 바꾼 것 아니냐며 조 단장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과 헌재, 이 법정의 진술이 모두 다르다”며 “자신(조 단장)의 지시가 문제가 있는 거란 판단에 유리한 쪽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단장은 당일 부하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부하가 어떤 상황인지 묻자 자신이 1경비단 전체 임무를 설명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비슷한 질문을 계속 하자 조 단장이 재판부에 “같은 것을 말씀드려도 (계속 질문한다)”고 항의했다. 재판부 역시 “증인 말씀이 일리가 있다”며 “일관된 얘기는 (부하가) 물어보길래 ‘이런 거’라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명해줬다는 것”이라고 내용을 정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국회 안 인원’은 ‘국회의원’이라는 거냐”라고도 재차 묻자 조 단장은 “(부하에게 설명할 때는) 인원인지 의원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전반적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인원이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2차 공판에서 자신이 선포한 계엄령을 ‘칼’에 비유하며 “칼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이라는 식으로 도식적으로 보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펼쳐온 ‘경고성·호소형 계엄’ 주장을 되풀이하며 무죄를 주장한 것이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령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칼과 같다. 요리도 할 수 있고 아픈 사람을 수술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협박이나 상해 등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으로 인해 민주헌정질서가 무너졌는지, 장기 독재 친위 쿠데타라는 게 증명됐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 尹 “칼 썼다고 무조건 살인 아냐” 무죄 주장이날 윤 전 대통령은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육군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마무리 된 뒤 6분간 직접 발언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에서 아무도 다치거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것을 감안해 소수의 병력을 동원했다”며 “나라가 비상사태라는 걸 대통령이 선언하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계엄 선포밖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집권 계획 등을 실현하기 위해 군을 어떻게 활용하려 했는지를 따져야 내란죄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말미에 ‘전해들은 사실로 증언하는 증인이 많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내며 재판 진행 방식을 비판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지적을 당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내란죄 포인트에 맞춰서 법리와 로직을 딱 세워놓고 재판하면, (저도) 법적으로 의미 없는, 뭐 불리하긴 하지만 (검찰 조사를 받은) 전문증인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동의하면서 재판을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가 명확하게 기조를 갖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 의심하면 이거는 잘못된 것”이라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혐의) 입증은 어디까지나 검찰이 하는 것이고, 입증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때까지 해야 유죄”라며 “이에 대해서는 존중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계엄군 지휘관 “임무 수행했으면 시민 다쳐”하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소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수 있다는 당시 현장 지휘관의 증언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경고성·호소형 계엄’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14일 1차 공판에 이어 재차 증인으로 나온 조 단장은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와 관련해 “국회 본관 건물에 들어간 군 병력이 15명이라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았냐”는 윤 전 대통령 측 질문에 “제가 그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아십니까?”라고 반문하며 “(임무를 수행하면) 시민들이 다 다친다. 시민, 국회, 우리 부하들이 다 다치면서 하는게 정상적 임무수행입니까? 15~20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유혈사태 없이 계엄이 종료된 건 현장에 투입된 군 병력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소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주장한 ‘평화적 계엄’이 의도된 것은 아니란 취지다. 조 단장은 당시 국회 본관 밖에서 수방사 병력을 지휘한 인물로, 탄핵심판과 형사 재판에서 일관되게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국회 안 인원=국회의원?’ 신빙성 공방윤 전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임의로 해석해 부하에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전달한 뒤 말을 바꾼 것 아니냐며 조 단장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과 헌재, 이 법정의 진술이 모두 다르다”며 “자신(조 단장)의 지시가 문제가 있는 거란 판단에 유리한 쪽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단장은 당일 부하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부하가 어떤 상황인지 묻자 자신이 1경비단 전체 임무를 설명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비슷한 질문을 계속 하자 조 단장이 재판부에 “같은 것을 말씀드려도 (계속 질문한다)”고 항의했다. 재판부 역시 “증인 말씀이 일리가 있다”며 “일관된 얘기는 (부하가) 물어보길래 ‘이런 거’라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명해줬다는 것”이라고 내용을 정리했다.윤 전 대통령 측이 “‘국회 안 인원’은 ‘국회의원’이라는 거냐”라고도 재차 묻자 조 단장은 “(부하에게 설명할 때는) 인원인지 의원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전반적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인원이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정식 재판이 21일 열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을 진행한다. 법정 촬영이 불허됐던 14일 1차 공판과 달리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처음 공개된다. 재판부가 취재진의 법정 촬영 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촬영은 공판이 열리기 전까지만 허용된다. 이후 재판 진행 과정은 촬영할 수 없다. 2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인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육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대신문이 이뤄진다. 1차 공판 당시 조 단장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김 대대장은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각각 “그렇다”고 답했다. 조 단장은 헌법재판소가 유일하게 직권으로 채택한 증인으로 탄핵심판에서도 같은 증언을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1차 공판에서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지 군정 실시를 위한 계엄이 아니라는 것은 진행 경과를 볼 때 자명하다”며 “비폭력적인 몇 시간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해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2차 공판에서도 직접 발언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1차 공판에서 모두진술을 포함해 총 93분간 발언했다. 재판부는 2차 공판에서 증거 및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의견을 추가로 듣고 정리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절차적 쟁점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며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잡아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의 수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정식 재판이 21일 열린다.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2차 공판을 진행한다. 법정 촬영이 불허됐던 지난 14일 1차 공판과 달리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앉은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재판 시작 전 취재진의 법정 촬영이 허가된 데 따른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1차 공판 때처럼 법원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경호차를 타고 출발해 청사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하주차장을 통해 법정으로 이동할 예정이다.2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인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대신문이 이뤄진다. 이는 1차 공판에서 검찰이 진행한 주신문 내용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이 반박 취지로 증인을 신문하는 절차다. 두 증인 모두 비상계엄 하에 군 병력이 국회에 투입된 경위와 과정 등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예상된다.조 단장은 1차 공판에서 검찰이 ‘정치인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 당시처럼 ‘평화적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모두진술과 최후진술 등을 포함해 총 93분간 직접 발언하며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지 군정 실시를 위한 계엄이 아니라는 것은 진행 경과를 볼 때 자명하다”며 “비폭력적인 몇 시간 사건을 내란으로 구성해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정황에 대해서도 “계엄이라고 하는 것은 늘상 준비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지난해 봄부터 이런 그림을 그려왔다는 것 자체가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국회 봉쇄 지시 혐의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들이) 엄연히 다 들어갈 수 있는데도 국회의장과 민주당 대표가 사진 찍으며 국회 담장을 넘어가는 쇼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26년간 정말 많은 사람을 구속하고 기소한 저로서도 (검찰 공소장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어떤 로직(논리)에 의해 내란죄가 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윤 전 대통령이 2차 공판에서도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발언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1차 공판에서 모두진술을 포함해 총 93분간 발언하며 변론을 주도했다.재판부는 1차 공판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증거 및 증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이번 2차 공판에서 양측의 의견을 추가로 듣고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본격적인 신문에 앞서 절차적 쟁점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며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잡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조 단장과 김 대대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마친 뒤 공판 절차와 관련한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로 결정해 국회가 개정해야 하는 법률 중 입법이 안 된 법률이 3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7건은 헌재가 제시한 개정 시한을 넘겨 ‘입법 공백’ 상태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헌재는 고위공직자 탄핵심판을 비롯해 국가기관 간 권한쟁의심판, 위헌법률심판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을 단심제로 판단하는 최고사법기구다. 하지만 결정을 강제로 집행할 권한이 없어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해도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는 상황이 여러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 헌법학계에선 국회가 헌재 결정을 존중해 후속 조치를 책임있게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결정의 효력을 강제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 공백 방치하는 국회 11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헌재의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법률 중 아직 개정되지 않은 법률은 2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7건은 헌재가 개정 시한까지 정해줬지만 시한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개정 시한(2010년 6월 30일)을 15년 넘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대표적이다. 헌재는 2009년 옥외집회 금지 시간대를 ‘해가 진 뒤 다음 날 해가 뜰 때까지’로 규정한 집시법 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야간 옥외집회를 모두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자정 이후 집회·시위에 관해선 논의의 여지를 남겨 국회가 적절히 입법에 나서도록 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의견 차가 15년간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 개정이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낙태죄 역시 개정 시한(2020년 12월 31일)을 4년 4개월이나 넘겼지만 형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낙태 허용 기준을 최소화하자는 주장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한 채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헌재는 2014년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제한하는 국민투표법 14조 1항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아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어 개헌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헌재 결정 방치는 헌정질서 무시 행위” 정치권 일각에선 헌재 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헌재에 부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헌법학계는 입법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국회의 책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 미개정 또한 국회의 결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면서 “헌재 결정을 국회나 정부가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헌정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은혁 헌재 재판관 미임명 같은 특정 행위에 대한 위헌 판단은 효력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결정을 내리면서 ‘기한 내 임명하지 않으면 임명으로 간주한다’ 등 지위 확인의 효력을 임시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헌재법 등에 명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로 결정해 국회가 개정해야 하는 법률 중 입법이 안 된 법률이 3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7건은 헌재가 제시한 개정 시한을 넘겨 ‘입법 공백’ 상태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헌재는 고위공직자 탄핵심판을 비롯해 국가기관 간 권한쟁의심판, 위헌법률심판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을 단심제로 판단하는 최고사법기구다. 하지만 결정을 강제로 집행할 권한이 없어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해도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는 상황이 여러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다. 헌법학계에선 국회가 헌재 결정을 존중해 후속조치를 책임있게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결정의 효력을 강제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 공백 방치하는 국회11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헌재의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법률 중 아직 개정되지 않은 법률은 2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7건은 헌재가 개정 시한까지 정해줬지만 시한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개정 시한(2010년 6월 30일)을 15년 넘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대표적이다. 헌재는 2009년 옥외집회 금지 시간대를 ‘해가 진 뒤 다음 날 해가 뜰 때까지’로 규정한 집시법 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야간 옥외집회를 모두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자정 이후 집회·시위에 관해선 논의의 여지를 남겨 국회가 적절히 입법에 나서도록 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의견 차가 15년 간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 개정이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경찰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경우 집회 금지 통고를 내릴 수 있다’는 집시법 8조를 적용해 우회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집회를 허용하거나 막을 때마다 기준 논란이 벌어지면서 법원의 가처분 판단과 행정소송이 이어지고 있다.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낙태죄 역시 개정 시한(2020년 12월 31일)을 4년 4개월이나 넘겼지만 형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낙태 허용 기준을 최소화하자는 주장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한 채 폐기됐다. 22대 국회도 논의가 지지부진한다. 헌재는 2014년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제한하는 국민투표법 14조 1항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아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어 개헌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헌재 결정 방치는 헌정질서 무시 행위”정치권 일각에선 헌재 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헌재에 부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헌법학계는 입법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국회의 책임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률 미개정 또한 국회의 결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면서 “헌재 결정을 국회나 정부가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헌정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마은혁 헌재 재판관 미임명 같은 특정 행위에 대한 위헌 판단은 효력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결정을 내리면서 ‘기한 내 임명하지 않으면 임명으로 간주한다’는 등 지위 확인의 효력을 임시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헌재법 등에 명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한 것에 대한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이 헌재에 접수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덕수는 9일 한 권한대행의 재판관 후보자 지명 행위에 대한 위헌을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윤모 씨와 홍모 씨를 대리해 청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형사사건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을 진행 중인데,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27조 1항을 위반해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취지다. 헌법소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관 지명의 효력을 보류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접수됐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이완규 법제처장은 자진 사퇴하라는 야당 요구를 거부했다. 법조계에선 헌재 재판관 구성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재판관 임명 갈등과 헌재의 기능 마비 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 전문가들은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전임 재판관 임기를 제한적으로 이어가는 방안, 예비 재판관을 두는 방안 등을 통해 헌재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통령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헌재는 대통령 등 고위공직자 탄핵심판을 비롯해 국가기관 간 권한 침해 여부, 법률의 위헌성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단심제로 판단하는 최고사법기구다. 그러나 재판관 임기가 끝날 때마다 소모적인 정치 갈등과 공백 사태가 반복되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반복되고 있다. 헌법학계에선 헌재 구성을 정치권에만 맡기지 말고 법과 제도로 보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안정적으로 기능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자는 것이다.● 위기 반복되는 헌재 재판관 정원이 9명인 헌재는 지난해 10월 17일 이종석 전 헌재소장과 김기영 이영진 전 재판관 퇴임 후 한동안 ‘6인 체제’로 운영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몇 명씩 추천할지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1월 1일에야 조한창 정계선 재판관이 취임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8인 체제로 선고했다. 마은혁 재판관이 9일 취임해 ‘9인 완성체’가 됐지만, 18일 퇴임하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후임 임명을 둘러싸고 정치권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7인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헌재 공백 상황은 재판관 퇴임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2011년엔 조대현 당시 재판관의 후임 인선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빚다 14개월간 공석 사태를 빚었다. 2006년엔 전효숙 전 재판관이 노무현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헌재소장으로 지명됐다가 무산되면서 약 3개월간 공석이 이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두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이 모두 헌재소장 없이 ‘권한대행’ 체제에서 이뤄진 것도 불안정한 헌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헌재법은 심리에 필요한 최소 정족수를 7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재판관 1, 2명의 공백이 헌재의 기능 마비로 직결되진 않는다. 헌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을 심리하면서 6인 체제 심리도 가능하다는 가처분 결정도 내렸다. 그러나 6인 혹은 7인 체제에선 1, 2명의 의견에 따라 인용과 기각이 갈릴 수 있어 정당성 시비가 따라붙기 쉽다. 한 법조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일수록 9인 완성체로 선고해야 수용력도 높아진다”고 했다.● 해외는 재판관 공백 방지책 운영 연방헌법재판소를 둔 독일의 경우 재판관 임기(12년)가 만료돼도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 한국의 헌재와 같은 역할을 하는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위원 임기가 9년이고, ‘헌법위원의 사직은 후임 위원이 임명된 때 이뤄진다’는 규정을 헌법에 두고 있다. 재판관 공백으로 인해 헌법재판이 멈추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한국은 재판관 연임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대통령 지명이나 국회 추천 절차 등을 다시 거쳐야 한다. 법조계는 오스트리아 등에서 시행하는 예비재판관 제도도 참고할 만하다고 제언한다. 선출 절차가 지연되는 동안 비어 있는 재판관 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직무대행 재판관’ 제도다. 독일은 정치권이 재판관 임기를 의도적으로 연장하는 것을 방지하는 보완책도 운영하고 있다. 임기 만료 혹은 사직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의회가 후임을 선출하지 않으면 연방헌재 전원합의체가 다수결로 재판관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경우 임기 만료 후 2주 혹은 3주 이내에 임명하지 않으면 그 임명권을 대법원장 등에게 돌리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의 경우 국회 몫 재판관 3명의 추천권 배분을 명문화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여야 1명씩 추천에 제3당이 1명을 추천하거나 다수당이 2명을 추천하는 등 오락가락했고, 조율이 안 되면 후임 임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헌법에 6년 임기가 명시된 대법원장처럼 헌재소장의 임기도 헌법이나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헌재법상 헌재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만 돼 있을 뿐 임기가 없다 보니 짧게 맡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종석 전 헌재소장도 약 10개월 만에 임기를 마쳤다.● “편향성 논란 해소책도 마련해야” 주요 사건마다 불거지는 편향성 논란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관 지명 행위가 정치권의 ‘우리 편 찾기’가 되면서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리고, 결론에 승복하지 않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어서다. 독일은 재판관 임명권을 의회에 설치된 ‘재판관선출위원회’에 일임한다. 의석수에 비례해 배정된 위원 12명이 각 정당이 제출한 후보자 중 비밀투표로 최종 후보자를 추린다. 프랑스는 대통령, 상·하원 의장이 3명씩 추천하면 법조계와 학계 등 전문가들이 검증하는 절차를 두고 있다. 헌법학계가 주목하는 것은 두 국가의 ‘최종 관문’이다. 독일은 상·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프랑스는 반대 표가 5분의 3 이상이면 임명될 수 없다. 의회의 압도적인 찬성이 있어야 재판관이 될 수 있도록 해서 편향성 논란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헌법학계에선 국회와 대법원장, 대통령이 각각 3명씩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현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에게 직접적인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가 독립적인 재판관 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를 추리고, 이를 엄격한 요건으로 의결토록 하는 독일식 모델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대통령이 궐위 상태가 된 만큼 권한대행의 권한과 역할을 폭넓게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권한대행의 역할이 현상 유지에 그쳐야지 대통령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국회 추천 몫이 아닌 대통령 추천 몫 재판관에 대한 지명은 차기 정부로 미룬 적이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국회가 추천한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가 탄핵소추됐던 한 권한대행이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 “월권” vs 韓 “법적 검토와 숙고 거쳐”한 권한대행 측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권한을 대행한다’는 헌법 71조 규정을 근거로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 24일 헌재가 한 권한대행 탄핵을 기각할 때 “국회가 선출한 3인을 재판관으로 임명해야 할 헌법상 구체적 작위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한 점도 검토됐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입장문에서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저의 결정을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지명을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 월권적 권한 행사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100여 명의 헌법학자로 구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성명을 내고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 및 임명은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통령이 갖는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며 “(이는) 권한대행이 할 수 없는 월권적·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헌재 헌법연구부장 출신 김승대 변호사도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는 현상 유지적인 것에 그친다고 봐야 한다”며 “국회 추천 몫 재판관에 대한 임명과 달리 대통령 지명권은 현상 유지가 아닌 적극적 권한 행사인 만큼 위헌”이라고 말했다. 한 헌재 연구관은 “헌재가 국회 추천 몫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뒤에도 임명을 미루다가 이제 와서 더욱 적극적인 권한인 ‘지명권’까지 행사한 것은 자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알박기’ 출마설 등 해석 ‘분분’ 한 권한대행은 이날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 원로 등 수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라며 “사심 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의 갑작스러운 인사권 행사의 배경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다가 탄핵됐던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 데다 그간 권한대행의 역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던 한 권한대행의 행보와도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궐위됐으니까 궐위 전과 후의 판단은 다른 것”이라며 “정상 작동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이를 정상화시키는 게 가장 기본적인 권한대행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 취소 소송 변호인이자 대학 및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의 영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 대선 이후로 헌법재판관 지명을 미루면 대통령 몫인 2명의 재판관을 차기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보수와 진보 지형을 고려해 서둘러 재판관을 지명했다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이 이날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이 법제처장 등에 대한 인사검증은 대통령실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지명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대통령이 궐위 상태가 된 만큼 권한대행의 권한과 역할을 폭넓게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권한대행의 역할을 현상 유지에 그쳐야지 대통령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국회 추천 몫이 아닌 대통령 추천 몫 재판관에 대한 지명은 차기 정부로 미룬 적이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국회가 추천한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가 탄핵소추됐던 한 권한대행이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법조계 “월권” VS 韓 “법적 검토와 숙고 거쳐”한 권한대행 측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권한을 대행한다’는 헌법 71조 규정을 근거로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 24일 헌재가 한 권한대행 탄핵을 기각할 때 “국회가 선출한 3인을 재판관으로 임명해야 할 헌법상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한 점도 검토됐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입장문에서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저의 결정을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지명을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 월권적 권한행사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100여 명의 헌법학자들로 구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성명을 내고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 및 임명은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통령이 갖는 헌법상 고유권한”이라며 “(이는) 권한대행이 할 수 없는 월권적・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헌재 헌법연구부장 출신 김승대 변호사도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는 현상 유지적인 것에 그친다고 봐야 한다”며 “국회 추천 몫 재판관에 대한 임명과 달리 대통령 지명권은 현상유지가 아닌 적극적 권한 행사인 만큼 위헌”이라고 말했다. 한 헌재 연구관은 “헌재가 국회 추천 몫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뒤에도 임명을 미루다가 이제 와서 더욱 적극적인 권한인 ‘지명권’까지 행사한 것은 자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알박기’ 출마설 등 해석 ‘분분’한 권한대행은 이날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원로 등 수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라며 “사심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의 갑작스러운 인사권 행사의 배경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 추천몫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다가 탄핵됐던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데다 그간 권한대행의 역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던 한 권한대행의 행보와도 거리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궐위가 됐으니까 궐위 전과 후의 판단은 다른 것”이라며 “정상 작동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이를 정상회시키는 게 가장 기본적인 권한대행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 취소 소송 변호인이자 대학 및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의 영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대선 이후로 헌법재판관 지명을 미루면 대통령 몫인 2명의 재판관을 차기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보수와 진보 지형을 고려해 서둘러 재판관을 지명했다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이 이날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이 법제처장 등에 대한 인사검증은 대통령실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소송 서류를 일주일째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재판은 4개월 만에 재개된다. 대법원은 7일 상고심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이 대표에게 인편으로 송달하도록 서울남부지법과 인천지법 집행관에게 촉탁(요청)했다. 지난달 31일 이 대표에게 보낸 서류가 반송 처리되자 직접 송달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소송기록을 수령하지 않더라도 상고심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검찰 상고이유서 제출 기한과 이에 대한 이 대표 측 답변 기한 등 30일가량이 지나면 대법원은 주심 대법관을 정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할 수 있다. 다만 상고이유서를 이 대표가 수령하지 않는다면 심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쌍방울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공판준비기일을 23일 오전 11시 반으로 지정했다. 재판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 측이 법관기피신청을 내면서 중단됐다. 재판부는 각하 결정문 송달을 8번 시도했고,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수령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대장동 민간업자들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5번 연속 불출석하면서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는 이 대표 없이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앞서 법원 소환에 4차례 응하지 않아 과태료 300만 원, 500만 원을 연달아 부과받았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 소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이고, 과태료도 별다른 효용이 없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소송 서류를 일주일째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재판은 4개월 만에 재개된다.대법원은 7일 상고심 소송기록 접수통지서를 이 대표에게 인편으로 송달하도록 서울남부지법과 인천지법 집행관에게 촉탁(요청)했다. 지난달 31일 이 대표에게 보낸 서류가 반송 처리되자 직접 송달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이 대표가 소송기록을 수령하지 않더라도 상고심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검찰 상고이유서 제출기한과 이에 대한 이 대표 측 답변기한 등 30일 가량이 지나면 대법원은 주심 대법관을 정하고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할 수 있다. 다만 상고이유서를 이 대표가 수령하지 않는다면 심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쌍방울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공판준비기일을 23일 오전 11시 반으로 지정했다. 재판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 측이 법관기피신청을 내면서 중단됐다. 재판부는 각하 결정문 송달을 8번 시도했고,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수령했다.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대장동 민간업자들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5번 연속 불출석하면서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는 이 대표 없이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앞서 법원 소환에 4차례 응하지 않아 과태료 300만 원, 500만 원을 연달아 부과받았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 소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이고, 과태료도 별다른 효용이 없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4일 오전 11시 22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요지 낭독을 끝내자 재판관 8명이 일어서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 18일 퇴임하는 문 권한대행이 자신의 뒤를 이어 권한대행을 맡을 김형두 재판관의 등을 두드린 장면을 제외하고는 8명 모두 별다른 표정 없이 퇴정했다. 기존 탄핵심판 때는 선고 후 재판관들이 함께 식사한 적도 있지만, 이날 재판관들은 별도의 모임 없이 곧바로 자택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신변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 외부활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경호 역시 당분간 계속된다. ● 3834자 결론에 드러난 만장일치 노력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탄핵소추부터 4일 선고까지 111일 동안 만장일치 결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8명의 재판관이 수십 차례 머리를 맞대 ‘고통스러운 합의’를 거듭하고 극적으로 지혜를 모아 온 끝에 전원일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역대 최장 심리 기록을 남긴 배경에는 만장일치 결정을 통해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의 단초를 마련하려는 재판관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결정문 ‘결론’ 부분에 재판관들의 합의 과정이 녹아 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의 헌법 1조 1항으로 시작해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라고 끝나는 결론이 만장일치를 위한 최종 관문이었다는 것이다. 통상 헌재 탄핵심판 결정문의 결론은 3, 4줄 정도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도 결론은 96자, 952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결정문은 3834자(5쪽)에 달한다. 재판관들이 1일 평결에서 ‘파면’으로 합의한 뒤 당초 결론에 더해 추가로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결론에서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하여 이를 어떻게든 타개하여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엄 선포 및 그에 수반한 조치들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피청구인이 가지게 된 이러한 인식과 책임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라며 “이에 관한 정치적 견해의 표명이나 공적 의사결정은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와 조화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느꼈을 정치적 책임감은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를 담으면서도, 계엄과 같은 비민주적 방식이 아닌 ‘민주주의 정치’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담은 것이다. 법조계에선 비상계엄 이후 ‘심리적 내전’까지 치닫는 상황에서 국민적 통합과 화해를 견지할 메시지를 담을 필요가 있다는 재판관들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헌재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을 일부 인정하는 메시지를 담는 것을 통해 의견이 다른 재판관들까지 파면에 뜻을 모았고, 만장일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헌법제정자의 규범적 의지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헌법재판소에 정당의 해산을 제소할 것인지를 검토할 수 있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판관들은 이 같은 결론을 작성하기 위해 1일 평결 후에도 매일 두 차례 이상 평의를 열었고, 4일 아침에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재판관 서명도 선고 직후 이뤄졌다. 파면 결론이 유출되지 않도록 종이 출력 대신 이메일로 선고 요약본을 공유했고, 참여 연구관도 최종적으론 3, 4명만 남겼다고 한다. ● 절차적 쟁점도 숙의로 합의 재판관들의 의견이 초반부터 모아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검찰 조서 증거 채택 여부’를 두고 의견 차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검찰 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인신문 방식을 두고도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헌재는 증인 1명당 신문 시간 90분으로 제한하고 추가 발언을 제한했는데,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재판관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면서도 김복형 조한창 재판관은 앞으로 더 엄격히 하자는 보충 의견을, 김형두 이미선 재판관은 기존처럼 완화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보충 의견을 내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지었다. 증인신문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재차 불러 신문하는 방식 등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심판 심리가 장기화되면서 내부 불화설, ‘5 대 3 교착설’ 등이 난무했지만 대부분 근거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관들은 헌재 구내식당에 별도로 마련된 재판관 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고 한다. 식사 후 함께 산책하며 의견을 나누거나 서로를 설득하는 시간도 있었다. 일부 재판관은 압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피부 발진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4일 오전 11시 22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요지 낭독을 끝내자 재판관 8명이 일어서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 18일 퇴임하는 문 권한대행이 자신의 뒤를 이어 권한대행을 맡을 김형두 재판관의 등을 두드린 장면을 제외하고는 8명 모두 별다른 표정 없이 퇴정했다.기존 탄핵심판 때는 선고 후 재판관들이 함께 식사한 적도 있지만, 이날 재판관들은 별도의 모임 없이 곧바로 자택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신변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 외부활동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경호 역시 당분간 계속된다. ● 3834자 결론에 드러난 만장일치 노력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탄핵소추부터 4일 선고까지 111일 동안 만장일치 결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8명의 재판관들이 수십 차례 머리를 맞대 ‘고통스러운 합의’를 거듭하고 극적으로 지혜를 모아온 끝에 전원일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역대 최장 심리 기록을 남긴 배경에는 만장일치 결정을 통해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의 단초를 마련하려는 재판관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결정문 ‘결론’ 부분에 재판관들의 합의 과정이 녹아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의 헌법 1조 1항으로 시작해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위반하였다’고 끝나는 결론이 만장일치를 위한 최종 관문이었다는 것이다.통상 헌재 탄핵심판 결정문의 결론은 3, 4줄 정도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도 결론은 96자, 952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결정문은 3834자(5쪽)에 달한다. 재판관들이 1일 평결에서 ‘파면’으로 합의한 뒤 당초 결론에 더해 추가로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헌재는 결론에서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하여 이를 어떻게든 타개하여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엄 선포 및 그에 수반한 조치들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피청구인이 가지게 된 이러한 인식과 책임감에 바탕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라며 “이에 관한 정치적 견해의 표명이나 공적 의사결정은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와 조화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느꼈을 정치적 책임감은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를 담으면서도, 계엄과 같은 비민주적 방식이 아닌 ‘민주주의 정치’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담은 것이다.법조계에선 비상계엄 이후 ‘심리적 내전’까지 치닫는 상황에서 국민적 통합과 화해를 견지할 메시지를 담을 필요가 있다는 재판관들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헌재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을 일부 인정하는 메시지를 담는 것을 통해 의견이 다른 재판관들까지 파면에 뜻을 모았고, 만장일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헌법제정자의 규범적 의지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헌법재판소에 정당의 해산을 제소할 것인지를 검토할 수 있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재판관들은 이 같은 결론을 작성하기 위해 1일 평결 후에도 매일 두 차례 이상 평의를 열었고, 4일 아침에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재판관 서명도 선고 직후 이뤄졌다. 파면 결론이 유출되지 않도록 종이 출력 대신 이메일로 선고 요약본을 공유했고, 참여 연구관도 최종적으론 3, 4명 만 남겼다고 한다. ● 절차적 쟁점도 숙의로 합의재판관들 의견이 초반부터 모아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검찰 조서 증거 채택 여부’를 두고 의견 차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검찰 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인신문 방식을 두고도 견해 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헌재는 증인 1명당 신문 시간 90분으로 제한하고 추가 발언을 제한했는데,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을 펼쳤다.재판관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면서도 김복형 조한창 재판관은 앞으로 더 엄격히 하자는 보충 의견을, 김형두 이미선 재판관은 기존처럼 완화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보충의견을 내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지었다. 증인신문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재차 불러 신문하는 방식 등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탄핵심판 심리가 장기화되면서 내부 불화설, ‘5 대 3 교착설’ 등이 난무했지만 대부분 근거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관들은 헌재 구내식당에 별도로 마련된 재판관 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고 한다. 식사 후 함께 산책하며 의견을 나누거나 서로를 설득하는 시간도 있었다. 일부 재판관은 압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피부 발진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통해 파면됐다. 윤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했다.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지 2년 11개월 만이자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111일 만이다. 조기 대선은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치러야 하기 때문에 6월 3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진행한 탄핵심판 선고에서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이므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재판관 전원(8인)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 같이 재판관 8(인용) 대 0(기각)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문 권한대행이 오전 11시 22분 주문을 낭독한 즉시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헌재는 A4 용지 114쪽의 결정문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다”며 “민주주의에 헤아릴 수 없는 해악을 가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헌재는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대해 계엄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헌재는 “현재의 정치 상황이 심각한 국익 훼손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예정한 민주적 절차와 방법에 따라 그에 맞섰어야 한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결정문에 적시했다.헌재는 계엄 선포, 국회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 등 5가지 탄핵소추 사유 모두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줄곧 부인해 왔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 정치인과 법조인 등의 위치 확인 시도도 헌재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헌재는 국회 측이 형법상 내란죄를 소추 사유에서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기본적 사실관계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적용 법조문을 철회·변경하는 것은 소추 사유의 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 주셨다”며 “저 자신을 포함한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타깝지만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이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라고 했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