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이훈구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구독 4

추천

안녕하세요. 이훈구 기자입니다.

ufo@donga.com

취재분야

2025-06-28~2025-07-28
사회일반21%
정치일반13%
칼럼13%
선거13%
정당10%
국회10%
대통령7%
지방뉴스7%
국방3%
건강3%
  • [포토 에세이]꽃샘추위 뒤 구슬 머금은 봄새싹

    경기 용인시의 한택식물원. 매발톱꽃 새싹이 영롱한 구슬을 한가득 품고 있다. 금방이라도 은구슬이 굴러 떨어질 것만 같다. 산천 어느 골짜기든, 집 앞 작은 꽃밭이든 봄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자생 꽃들도 하나둘 힘차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새싹을 살펴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어느새 활짝 펴진다. 용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2-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상급 고객을 위한 ‘프레지던트 라인’

    제일모직 갤럭시는 26일부터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기념 슈트인 ‘2012 프레지던트 라인’을 15일 선보였다. 100만 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타이와 여권케이스 등으로 구성된 특별한 선물세트를 받을 수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2-03-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에어부산 ‘사랑의 동전 모으기’ 협약

    대한적십자사의 유중근 총재(왼쪽에서 세 번째)와 에어부산의 김수천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가 27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빌딩에서 ‘사랑의 동전 모으기’ 캠페인 협약을 맺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2-0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雪山에서 人情을 배우다…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 9信

    히말라야여 안녕히! 칸첸중가여 안녕히! 한국을 떠나온 지 162일째인 20일.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원정대(대장 박정헌)의 함영민 홍필표 대원은 칸첸중가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오는 인도 시킴 주 북쪽 조르당 일대에서 비행을 했다. 칸첸중가는 에베레스트(8850m), K2(8611m)에 이은 세계 3위봉으로 높이는 8586m다. 칸첸중가 주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하얀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이었다. 지난 며칠간 짙은 안개와 강풍으로 비행을 못해 애가 탔었다. 박 대장은 원정기간 내내 복통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고통을 참으며 원정을 계속 하던 그는 구토 증세까지 보였다. 담석증 진단을 받은 그는 21일 먼저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수술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네팔 롤왈링히말라야와 쿰부히말라야 지역을 지난해 11월에서 12월까지 3주에 걸쳐 종주했던 원정대는 네팔 동부 지역을 거쳐 14일 인도 시킴 주에 들어섰다. 칸첸중가는 시킴 주 북쪽에 있다. 네팔, 부탄, 중국과의 접경지역이다. 본래 렙차족이 살고 있었으나 히말라야와 티베트지역에서 내려온 라이족, 타망족, 부티안족 그리고 네팔 사람들이 섞여 언어와 문화가 다양하다. 불교와 힌두교가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원래는 불교도가 많은 지역이었다.가는 길목 곳곳에 많은 유서 깊은 곰파(불교사원)가 세워져 있고, 수많은 룽다(불경이 인쇄된 빨강 노랑 파랑 등으로 물들인 깃발)가 온 마을과 산에 휘날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대원들이 비행을 마치고 들른 링둠곰파는 300여 명의 승려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동자승 10여 명만이 불경을 읽고 있었다. 해가 서산을 넘어가 어둑해진 데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동자승들은 창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의존해야만 했다. 절이 왜 한산하냐고 묻자 안내를 맡은 스님은 “대부분의 수행자들은 겨울기간 집에 돌아간다. 하지만 부모님이 데리러 오지 않거나, 집에 가지 못한 어린 스님들은 절에 남아 있다. 대부분 이곳에서 1500∼2000km 떨어진 히마찰프라데시에서 온 8∼12세의 아이들이다. 겨울엔 눈이 많이 내려 히말라야의 길들이 끊긴다. 부모가 미리 데리러 오지 않으면 이들을 집에 보낼 방법이 없다”고 설명해주었다. 저마다 큰 소리로 불경을 읽던 어린 스님들은 수업이 끝나자 이내 개구쟁이들로 변했다. 어딜 가든 어린이는 어린이다. 바깥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나 헤어지기가 아쉬웠는지 몇몇 동자승은 대원들이 떠나는 길목 끝까지 따라와 소리치며 인사를 했다. 홍필표 대원은 “설날도 히말라야에서 지내야 하는 우리와 신세가 비슷해 마음이 찡하다”고 했다. 이제 6개월 가까운 대장정을 마무리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대원들은 고산병, 심한 감기몸살과 복통, 비행 중 입은 크고 작은 부상 등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며 집안에서 생긴 크고 작은 일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어느 대원은 가족에게 병이 생겨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발을 동동 굴렀다. 다른 대원은 가족이 교통사고까지 당했지만 손을 쓸 수 없었다. 그러나 모두들 무사히 원정을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다.이제 원정대는 26일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각자의 본래 터전으로 돌아가 또 다른 삶의 긴 원정을 시작할 것이다. 시킴=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2-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노부부의 사랑, 다시 그를 불렀다

    히말라야 촐라체(해발 6440m). 정상 부근 수직 벽의 높이만 1500m에 이르는 이곳은 올해 한국 산악인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곳이다. 2005년 1월. 이 산의 북벽을 넘어오던 산악인 박정헌 씨(40)는 생애 최대의 위기를 겪었다. 함께 걷던 후배 최강식 씨(31)가 산과 빙하 사이에 생긴 거대한 틈 속에 빠진 것이다. 두 사람은 자일로 서로의 몸을 연결한 상태. 최 씨가 떨어지면서 그의 온 체중이 실린 자일이 잡아채는 바람에 박 씨의 갈비뼈가 부러졌다. 최 씨는 떨어지면서 바위벽에 부딪혀 두 다리가 부러졌다. 두 사람이 함께 구덩이 속에 빠지기 직전 박 씨가 들고 있던 도구로 힘껏 얼음 위를 내리찍었다. 최 씨는 허공에 매달렸고 그와 자일로 연결된 박 씨는 구덩이 입구 직전에서 버텼다. 두 사람의 목숨이 끈 하나에 달렸다. 박 씨의 힘이 다하면 두 사람은 동반 추락사할 처지였다. 후일 박 씨는 그 끈을 끊고 혼자 살아서 갈 생각도 해보았다고 고백했다. 온 힘을 다해 최 씨를 끌어올린 박 씨는 탈진 상태였다. 몸을 다친 두 사람은 평소 3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는 거리를 2박 3일간 기어 내려왔다. 이들은 강추위 속에서 간신히 야크들을 기르는 움막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피했으나 혼절했다. 움막에서 두 사람을 발견한 이는 두나르 셰르파 씨(83)였다. 그는 사흘 동안 따뜻한 야크 젖을 먹이면서 두 사람을 살렸다. 그의 두 딸은 눈이 무릎까지 쌓인 촐라패스(5350m)를 넘어 박 씨가 적은 구조요청 쪽지를 박 씨의 일행에게 전했다. 이후 박 씨와 최 씨는 동상으로 각각 손가락 8개씩을 잘라야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거벽 등반가였던 박 씨는 이후 자일을 쥐지 못해 등반가로의 꿈을 더 키우지 못했다. 몇 년간 좌절했다. 그러던 박 씨는 패러글라이딩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히말라야 횡단에 나서게 됐다.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는 23일 촐라체를 찾았다. 원정대장으로 이곳을 다시 방문한 박 씨는 생명의 은인을 만나러 나섰다. 수소문하니 예전에 살던 마을을 떠나 네팔 카트만두의 아들집으로 갔다고 했다. 박 대장은 27일 카트만두까지 그를 찾아갔다. 노인 부부는 갑작스러운 방문에 놀람과 기쁨이 교차하는 듯했다. 박 대장은 노인을 덥석 안으며 한참을 울부짖듯 통곡했다. 노인은 어깨를 두드리면서도 박 대장의 사라진 손가락을 보며 연신 네팔어로 “라무르차(괜찮은가)”라고 물었다. 노인은 중풍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거동이 힘들었지만 예전처럼 박 대장에게 야크 젖을 먹이던 시늉을 해보였다. 또 박 대장이 언 손의 통증 때문에 비명을 지르던 모습도 몸짓으로 표현하는 등 당시를 선명히 기억했다. 박 대장의 눈에 노부부는 가난했지만 행복했다. 무엇보다 서로 사랑했다. 박 대장은 “할머니가 물이 바로 얼어버리는 강추위 속에서 설거지를 마치고 들어오면 할아버지가 말없이 이불 속에서 할머니를 안아주며 체온으로 몸을 녹여주는 모습을 매일 보았다”고 했다. 박 대장은 “사랑과 행복을 히말라야의 산속에서 깊이 느꼈다. 목숨을 건진 이후부터는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히말라야는 고난을 통해 그에게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원정대는 29일 현재 히말라야 칸첸중가(8603m) 인근을 지나고 있다.카트만두=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12-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둑 터지면 하류 100km 눈물바다로 만들 ‘히말라야의 눈물’ 차오른다

    “와∼.”아름다움과 공포가 교차했다. 숨이 턱에 차도록 험난한 고갯길을 넘어서자 커다란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탈진할 듯 지친 몸 앞에 ‘히말라야의 속살’이라고 불리는 롤왈링 계곡이 드러났다. 그 사이에 거대한 호수가 누워 있었다. 멋지고도 무서웠다. 초롤파. 해발 4580m에 위치한 네팔 최대의 빙하호수다. 거대한 바위 밑에 고여 있는 호수 위로 수직의 바위벽들이 비쳤다. 찬바람이 건너오는 호수 표면에는 살얼음이 덮여 있다.이 호수는 거대한 트라카딩 빙하의 끝자락이 녹으며 생긴 자연호수다. 1957년 이 호수의 표면적은 0.23km²였다. 지금은 1.65km²로 늘어났다. 50년간 7배 이상으로 커졌다. 길이 3.2km, 깊이 131m에 이르는 이 호수는 1억 m³의 물을 담고 있다. 이 호수가 위험한 이유는 둑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빙하가 녹으면서 물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호수를 막고 있는 둑은 자갈과 흙으로 이루어진 자연 제방이다. 호수 내의 압력이 커지는 데 비해 제방은 물살에 노출되면서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일대 계곡엔 농지를 일구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6000여 명의 주민이 있다. 둑이 터질 경우 하류 주민들에겐 그야말로 ‘물 폭탄’이 머리 위에서 쏟아질 것이다. 이같이 빙하호수의 둑이 터져 생기는 홍수를 ‘빙하 홍수’라고 한다. ‘수직 쓰나미’라고도 불린다. 초롤파 둑이 터질 경우 최고 높이 17m의 물기둥으로 하류 100km까지 쑥대밭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물 폭탄은 이 지역만의 걱정은 아니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히말라야 북서쪽인 힌두쿠시 히말라야 일대에만 약 2만 개의 빙하호수가 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빙하 홍수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ICIMOD에 따르면 중국 인도 네팔 파키스탄 지역에서 약 179개의 빙하 호수가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29번, 네팔에서 22번, 파키스탄에서 9번, 부탄에서 4번의 빙하 홍수가 보고됐다. 관계국들은 대책회의로 분주하다. 지난달 부탄에서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의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관련 회의를 열었다.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유엔 기후회의에서는 네팔과 부탄지역의 빙하가 지난 30년간 21∼22% 줄었다고 보고됐다.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대장 박정헌)의 함영민 대원은 “이 거대한 둑이 무너질 경우 우리가 지나왔던 그 아름다운 산간 마을들이 모두 휩쓸려 간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몸을 떨었다. 대원들은 숙연하고도 비장한 마음으로 롤왈링 계곡을 통과해 14일 쿰부히말라야 지역에 들어섰다.초롤파=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1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독수리가 날아올랐다… ‘친구’따라 우리도 간다

    고독한 불시착이었다. 그리고 악당과 천사를 동시에 만났다.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비행(원정대장 박정헌)을 하고 있는 홍필표 대원은 최근 해발 3000m 지점의 인도 산간마을에 불시착했다. 그가 지닌 기본 장비는 30kg에 달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패러글라이딩에 달고 광각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헬멧과 몸에 부착했다. 무전기와 휴대전화 외에 위성전화도 지녔다. 무전기는 같이 하늘을 날고 있는 대원들 간의 교신에 쓴다. 위성전화는 휴대전화가 통하지 않는 산간 지역에 내릴 경우에 대비한 비상용이다. 이들을 충전하기 위한 태양열 충전기도 지녔다. 침낭과 비상식량도 챙겼다. 쌀과 고열량 죽, 물만 부으면 부풀어 오르며 조리가 되는 비상용 밥과 식수를 담았다. 현지 화폐도 있다.기류가 잦아들면서 비행이 불가능해지자 홍 대원은 이름 모를 산간 지역에 불시착을 감행했다. 착륙할 때의 하강 속도는 시속 20∼30km에 이른다. 지상에 있는 장애물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지 못할 경우 충돌사고가 일어난다. 실제로 이번 비행 중 홍 대원 외에도 함영민 대원과 박정헌 대장이 착륙할 때 나무와 돌담 등에 부딪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마침 길가에 내린 그에게 오토바이를 탄 청년이 다가왔다. 그는 홍 대원이 짐을 챙기는 것을 약간 돕더니 갑자기 돈을 달라고 했다. 현지에서는 꽤 큰 금액인 2200루피(약 4만7000원)를 주었다. 홍 대원이 다시 이륙하려 하자 이 청년은 다가와 카메라를 빼앗으려 했다. 실랑이가 벌어졌다. 청년은 뜻대로 물건을 빼앗지 못하자 홍 대원의 모자만 갖고 가버렸다. 재차 이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홍 대원은 홀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그는 이튿날 무거운 짐을 지고 6시간 산길을 걸어 헤맨 끝에 마을에 도착했다. 거기서 다시 8시간 버스를 타고 다른 대원들과의 합류 지점에 도착했다.17일 밤 홍 대원은 다시 네팔의 산중에 불시착했다. 이번에는 내릴 때 발뒤꿈치를 다쳤다. 기진맥진한 홍 대원은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산동네 어린이 4명이 그의 짐을 들어 주었다. 이 중 한 어린이가 자신의 집으로 홍 대원을 데려갔다. 가난한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은 홍 대원은 다음 날 사례를 하고자 했으나 가족들은 한사코 이를 거절했다.같은 날 밤. 함 대원도 산속에 불시착했다. 지친 함 대원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왔다는 사업가를 만났고 그는 자신의 일정을 중단한 채 함 대원을 데리고 인근 마을로 데려가 숙소를 잡아 주고 식사를 대접했다. 함 대원은 “그의 호의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팔의 관광 거점인 포카라에 머물고 있는 대원들은 장비 점검을 마친 뒤 다시 산맥을 따라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있는 쿰부히말라야 지역을 향해 간다.네팔에는 최근 연이어 지진이 일어나고 짙은 안개가 끼었지만 날이 개고 있다. 대원들은 매일 오전 독수리가 많이 날아 오르는 때를 기다려 비행을 시작하곤 한다. 독수리는 패러글라이더들의 친구다. 날아 오를 때 날갯짓을 적게 하는 독수리는 상승기류를 이용해 하늘로 떠오른다. 이는 패러글라이딩의 원리와 비슷하다. 같은 기류를 이용하기 때문에 패러글라이더와 독수리가 동반 비행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하늘의 왕자 독수리들이여, 어서 날아 오르기를. 대원들은 독수리의 힘찬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포카라=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 2011-1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영석 대장과의 네팔 상봉 기대했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원들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 코리안 루트 개척에 나선 박영석 대장의 실종 소식이 19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비행에 나선 지 70여 일. 숨소리조차 나지 않는 정적이 흐르는 밤은 처음이었다. 8월 22일 파키스탄 히말라야 북면에서 첫 비행을 시작해 인도 마날리에 당도한 박정헌 대장(40)과 함영민(41) 홍필표 대원(44). 이들은 박영석 대장과 막역한 사이다. 횡단을 마치고 네팔 카트만두에서 박영석 원정대와의 만남을 기대했기에 충격은 더 컸다. 같은 히말라야 하늘 아래 머물고 있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밖에 없었다.대원들, 박영석 대장과 막역…실종 소식 듣고 기도 또 기도 때마침 마날리에는 힌두교의 종교의식인 푸자 행렬이 지나고 있었다. 마날리 주변의 쿨루 계곡은 인도 전역의 힌두신이 모여 명상을 하는 ‘신들의 계곡’이란 전설이 있다. 행렬을 지켜보던 기자는 박 대장의 무사 귀환을 빌며 생각했다. ‘히말라야에선 히말라야 신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원정대는 21일 여정을 재개했다. 마날리에서 180km 떨어진 비르에서 국제패러글라이딩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비르는 히말라야의 웅장함과 청명한 날씨가 조화를 이뤄 유럽인에게 패러글라이딩의 천국으로 유명하다.인구 2500여 명의 작은 마을 비르는 전 세계 300여 명의 패러글라이더로 북적였다. 홍 대원의 인도인 친구 딜립 씨가 원정대의 안내를 맡았다. 홍 대원이 8년 전 한국 패러글라이딩대회에서 만나 호의를 베푼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원정대원들에게 ‘형님’이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딜립 씨는 “진정한 프로들의 세계에선 경계와 경쟁보다는 격려와 지원만이 있다”고 말했다.비르∼다람살라 왕복 비행…호기심 가득 독수리도 동행 원정대는 24일 결승전이 열린 해발 2300m의 비르 뒷산에 올랐다. 이미 200여 패러글라이더가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히말라야의 하늘에 뛰어들고 싶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최근 한 이스라엘 여성이 비행 중 기류 이상으로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대회 중에는 러시아 블라디미르의 낙하산에 독수리가 달려들어 낙하산 줄과 엉키는 사고도 일어났다. 원정대는 공식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원정의 일환으로 비르 지역을 비행하기로 했다. 비르부터 티베트의 임시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까지의 50km를 왕복하는 것이 목표다. 모든 점검을 마치고 대원들은 드디어 히말라야의 푸른 가을하늘로 뛰어들었다. 하늘엔 형형색색의 패러글라이더들뿐 아니라 독수리들도 있다. 독수리들은 이상한 비행체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처럼 패러글라이더들과 경쟁했다. 비르 지역 하늘은 히말라야와 하나가 된 4시간가량의 비행을 원정대에 허락했다.비르=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더 많은 사진과 생생한 취재일지를 볼 수 있습니다.}

    • 2011-10-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故 고미영의 꿈이 묻힌 곳… 아무도 어떤 말도 꺼내지 못했다

    떨어지면 그냥 죽을 것 같은 수백 m 절벽 위 좁은 길. 천길 낭떠러지 밑 강물은 온통 흙탕물이었다. 끊임없이 요동치며 흘러갔다.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원(대장 박정헌)들은 험한 길을 몇 번이고 지나 ‘죽음의 산’으로 불리는 파키스탄 북부 낭가파르바트(8126m)에 도착했다. 20일 오후 산 아래 마을에 도착했을 때 이 거대한 산은 짙은 구름에 가려 있었다. 얼굴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다. 이튿날 강렬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 입을 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낭가파르바트의 수문장 격인 루팔 벽이 하늘 꼭대기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 루팔 벽은 4500m나 되는 수직 벽이다. 눈앞에서 곧바로 하늘로 뚫고 오를 듯이 서 있는 그 거대한 벽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숨져 갔던가. 낭가파르바트는 현지어로 ‘벌거벗은 산’이라는 뜻이지만 산악인들 사이에서 ‘죽음의 산’으로도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독일 등반사상 최악의 참사가 낭가파르바트에서 일어났다. 1934년 빌리 메르클이 이끄는 독일 원정대 10명 전원이 사망했고 1937년에는 독일 대원 16명이 숨졌다. 1970년 산악계의 전설인 라인홀트 메스너(이탈리아)도 이곳에서 등반 파트너였던 동생을 잃었다. 여성 최초로 8000m급 14좌 완등에 도전하던 한국의 고미영도 2009년 7월 이곳에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이번 원정대의 박정헌 대장은 1997년 낭가파르바트를 등정했다. 대원 중 여러 명이 고미영 씨와의 추억 한 자락씩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침묵 속에서 각자 이 산에서 사라진 여성 산악인을 되새겼다. 누구에게나 쾌활하고 편하게 대해 주었던 고인이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영원히 이별하다니. 대원들은 낭가파르바트 일대를 비행하며 전진을 계속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폴로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렸다. 폴로는 말을 타고 벌이는 하키와 비슷한 경기다. 자동차로 찾아간 곳은 라마 호수 근처 해발 3482m에 위치한 폴로경기장이었다. 100년 넘게 묵은 듯한 아름드리 소나무와 삼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이 숲속에서 오랜 만에 늦잠을 잤다. 25일 오전 눈을 뜨니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원색의 화려한 옷을 입은 여성들과 활기 넘치는 표정의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때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하늘로 향했다.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오는 빨간 패러글라이더. 원정대의 홍필표 대원이 곡예비행을 하며 내렸다. 폴로축제에 모인 사람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뒤이어 박 대장이 내리자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박수치고 환호했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들자 경찰들이 초비상 상태였다. 이어 함영민 대원이 여러 차례 아찔한 묘기를 보인 뒤 잔디밭에 내리자 함성은 절정에 이르렀다. 홍대원은 “20년 넘게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외국에도 여러 번 다녔지만 이런 열렬한 환대는 처음”이라며 싱글벙글했다. 깜짝 행사의 주인공이 된 대원들은 현지인들로부터 귀빈석으로 안내받아 폴로경기를 즐겼다. 때로 생명을 앗아가는 거대한 산 밑에서도 생명은 약동하고 있었다. 낭가파르바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 3信… 파키스탄 북부지역 도착

    위용을 떨치는 거대한 산 덩어리들 사이로 한 줄기 인간의 길이 뚫려 있었다. 바로 그 유명한 카라코람 하이웨이다. 카라코람은 ‘검은 바위’라는 뜻이다. 이 길은 파키스탄 북부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연결한다. 1966년에 착공해 1980년에 완공됐다. 총길이 1200km에 이른다. 해발 4693m의 쿤제랍 고개를 비롯해 수천 m의 고지대를 통과하는 ‘하늘길’이다. 공사 중 사망자만 3000명이 넘는다고 들었다.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대장 박정헌)는 바로 이 길을 통해 파키스탄 북부 훈자 지역에 들어섰다. 지난달 말부터 9월 초까지 훈자 일대에 머물며 연습 비행을 실시하고 다음 이동 경로를 조사한 원정대는 13일 현재 훈자 지역을 떠나 파키스탄 북부 발토르 빙하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훈자는 라카포시(7788m), 골든피크(7027m), 레이디핑거(6000m), 울타르피크(7388m) 등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는 크게 세 마을이 있는데 마을마다 쓰는 말이 다르다. 자동차로 20분 걸리는 아랫동네와 윗동네 사람들의 말이 통하지 않는다니 신기했다. 마을의 기원도 신비하다. 이란계 조상설과 아프가니스탄계 조상설이 뒤섞여 있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때 3명의 병사가 페르시아 여인을 데리고 탈영한 뒤 이 마을에 숨어 살았던 것이 마을의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일부 주민은 자신이 알렉산더 대왕이 이끌던 마케도니아 군인들의 후예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지 언어 연구차 머물던 일본 도쿄외국어대 요시 사토코 박사(여)는 이 지역의 언어가 고대 그리스나 마케도니아 언어와 전혀 관련이 없고 많은 고고학적 연구에도 그리스나 마케도니아 관련 유물이 출토되지 않은 점을 들어 그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마을의 역사를 소상히 알고 있다는 또 다른 주민은 이 지역의 조상들이 본래는 산중을 떠돌며 약탈을 일삼던 산적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 비밀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미스터리에 둘러싸인 훈자는 장수 마을로도 유명하다. 많은 사람이 장수의 비결을 찾아 이곳에 왔다. 그러나 현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제 훈자는 장수마을이 아니라고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주범으로 꼽았다. 예전엔 길이 막혀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 했고 열심히 일해야 했다. 조미료도 안 쓰고 그야말로 참살이 음식만 먹어 실제로 100세 이상 노인이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길이 뚫리면서 공산품이 대량 유입되고 관광객이 늘면서 힘든 일을 덜하게 됐다. 비만 인구가 늘었다. 이제 100세 이상 노인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한국의 한 연구진이 최근 이 마을에서 100세 이상 노인들을 찾아다녔는데 3명뿐이었다고 했다. 이곳 호텔 관리인은 “한국인이 참 고맙다”고 했다. 미국 유럽과 일본 관광객들이 줄고 있지만 한국 관광객들은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9·11테러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그 이후 파키스탄은 위험한 나라로 찍혀 미국과 유럽 관광객이 줄었다. 테러리스트 몇 명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깊은 산속의 삶에까지 대량 생산과 국제분쟁의 여파가 밀려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어디엔가 숨겨져 있을 그 마지막 순수의 땅을 찾아 대원들은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다.훈자=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7000m 山들이 저기 발 아래…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 2信

    신들의 마음이 변한 것일까.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비행에 나선 대원들의 전진이 악천후 속에 늦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첫 비행을 한 이후 계속 날씨가 좋지 않았다. 대원들은 간간이 비행을 시도하고 때로는 걸으며 다음 비행을 위한 장소로 이동 중이다. 대원들은 6일 현재 파키스탄 북부 산드루패스를 지나 훈자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때로 7시간이 넘게 도보로 강행군을 했다. 파키스탄에는 험준하기로 이름 높은 K2(8611m)를 비롯해 전 세계 8000m급 14좌 중 5좌가 있다. 7000m를 넘는 산이 137개에 이른다. 그 산들의 한가운데로 가고 있다. 거대한 빙하도 기다리고 있다. 길이 75km에 이르는 시아첸 빙하를 비롯해 광대한 빙하지대가 있다. 원정대는 이 가운데 길이 52km의 히스파르 빙하를 9월 중 통과할 예정이다. 첫 비행을 마친 지난달 22일 늦은 밤 마스투지에서 다음 목적지인 산드루패스로 이동하던 길은 그야말로 천길 낭떠러지였다. 갑자기 원정대원을 태운 차가 경적을 크게 울리며 급정거했다. 험준한 길에 시달린 오른쪽 뒷바퀴가 펑크 난 것이다. 오른쪽 바로 옆의 아찔한 절벽.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달 23일 박정헌 대장(40)과 홍필표(44) 함영민 대원(41)은 산드루패스 방향으로 약 10km를 날았다. 산중턱에 내린 대원들에게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이방인 같았을 것이다. 피곤에 지친 대원들에게 주민들은 마실 물과 사과 포도 등을 건넸다. 이날 밤 모두가 침낭 속에서 잠을 잤다. 이때 박 대장이 처음으로 술을 꺼냈다. 나중에 빙하지대를 통과할 때 그 빙하의 얼음과 함께 마시려고 했던 술이다. 다른 대원들은 박 대장이 술을 가져왔는지 몰랐다. 지쳐가던 대원들의 얼굴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몇 순배 돌다 보니 홍 대원은 이제 세 살인 늦둥이 딸이 보고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섯 살 딸을 두고 온 함 대원은 휴대전화에 저장해둔 딸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딸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어느 순간 손전등 불빛 사이로 그들의 눈에 맺힌 눈물이 살짝 보였다. 함 대원은 볼륨을 높인 채 밤늦도록 딸의 동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이국의 산 속에 여섯 살 소녀의 목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아침 햇살이 퍼지자 어둠 속에 가려 있던 산드루패스의 광활한 초지와 호수, 병풍 같은 산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아름답기는 하지만 당나귀와 염소 양 소가 많아 동물의 배설물이 많았다. 걸을 때 조심해야 했다. 지난달 26일 밤새도록 비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요란했다. 모두 놀라 텐트와 장비를 점검했다. 무서웠다. 31일까지 강풍이 계속된다는 예보가 들려왔다. 27일 비행을 시도했지만 겨우 2km 정도 날았다. 대원들은 비행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계속 걸었다. 초지엔 수천 마리의 가축이 떼 지어 다녔다. 강에는 송어가 많았다. 한 낚시꾼이 자신이 잡은 송어를 들어 보였다. 걷고 걷다가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밀 수확이 한창이다. 돕겠다고 했더니 농부가 깜짝 놀랐다. 이내 낫을 건넸다. 대원들은 낯선 곳에서 밀 수확을 도와주고 떠났다. 8월 말까지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에서 파키스탄군과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 탈레반의 전투로 수십 명이 죽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대원들과 멀지 않은 곳이다. 대원들은 악천후와 지역 분쟁 속에서도 묵묵히 전진하고 있다.산드루패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산신 바람신 태양신의 축복… 7시간 32km 날았다, 히말라야 횡단 첫 비행

    조인(鳥人)들이 날아올랐다. 22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북부에 위치한 해발 3840m의 자니패스 정상에서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비행에 나선 대원들이 첫 비행을 했다. 예정보다 사흘 앞당긴 시작이다. 그만큼 날씨가 좋았다. 박정헌 대장(40)과 함영민(41) 홍필표 대원(44)이 동시에 자니패스 상공으로 솟아올랐다. 3명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비행을 하며 장거리 비행에 적합한 기류를 찾아나섰다. 박 대장과 홍 대원은 적당한 기류를 만나지 못했다. 목표 지점과는 다른 곳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있어 불시착했다. 그러나 함 대원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기류를 찾았다. 오전 9시 반에 비행을 시작한 함 대원은 오후 4시 반까지 약 32km를 날았다. 총 6000km로 예상되는 비행의 시작이었다. 함 대원은 거대한 산봉우리와 줄기를 넘어가면서 중간중간 기슭에 내렸다가 다시 날아오르기를 반복했다. 현재 위치는 자니패스 북쪽 마스투지. 대원들은 곧 산드루패스로 이동해 다음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한국을 떠나올 때만 해도 긴장과 초조함의 연속이었다. 13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묵은 호텔에서는 파키스탄의 카라치에서 미국인 한 명이 납치됐다는 CNN뉴스가 흘러나왔다. 파키스탄 북부의 국경지대에서 자주 총성이 울린다는 점도 걱정이었다. 그러나 하룻밤이 지나니 모든 것은 축제처럼 변했다. 14일은 파키스탄의 독립기념일이었다. 거리에서는 가족을 가득 태운 차량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비행기로 다시 자니패스가 있는 치트랄 지역으로 이동했다. 벌거벗은 험준한 산악 중간중간에 농지를 만들고 집들이 주변에 성냥갑처럼 붙어 있었다. 말 그대로 하늘 아래 첫 동네였다. 공항에 내리자 직원들과 군인들이 늘어서 있었다.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라는 점이 다시 떠올랐다. 경찰들은 얼마 전 부족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고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단체인 탈레반과 내통하는 사람도 많아 위험하다며 절대로 야영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7일 밤 자니패스에 있는 오툴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손전등을 들고 나와 웃으며 맞아주었다. 다음 날 아침 장비가 풀어져 있어 깜짝 놀랐다. 과자가 든 상자와 중요 장비가 없어졌다.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돈을 나눠 주며 달랜 끝에 겨우 물건을 되찾았다. 21일. 날씨가 유독 좋았다. 산신 바람신 태양신에게 산신제를 올렸다. 마을에서 100달러(약 10만 원)를 주고 사온 양을 한 마리 잡고 한국서 가져온 북어와 미역 대추 소주를 올렸다. “산신 바람신 태양신이여 우리 조인들을 보호해 주소서.”산신제가 끝나자 박 대장이 곧바로 연습비행을 하자고 서둘렀다. 날씨가 너무 좋아 22일 첫 비행에 나섰다. 신의 축복처럼 느껴졌다.자니패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 2011-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씨티銀 “여름 시원하게 나세요”

    한국씨티은행 임직원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 앞에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시민들에게 수박을 나눠주고 있다. 해변으로 휴가를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훌라댄스 공연과 수박 빨리 먹기 대회, 수박 볼링 등도 선보였다. 이날 씨티은행은 전 영업점에서 고객에게 시원한 수박을 제공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7-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런던올림픽 기념주화 소장해볼까

    2012년 런던 올림픽 기념주화가 나왔다. 영국 왕립 조폐국이 발행한 기념주화는 금화 2종과 은화 7종, 동화 29종이며 27일부터 7월 8일까지 우체국과 국민, 우리, 신한, 기업은행 등 8개 금융기관에서 판매한다. 23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영국 출신 방송인 에바 포피엘 씨(왼쪽)와 모델이 기념주화를 홍보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금·은화 8종 세트가 297만 원, 은화 6종 세트는 85만8000원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도권]“잠비아 어린이에게 식수를…”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파리바게뜨 강남역점에서 모델들이 모금활동을 홍보하고 있다. 이 행사는 아프리카 잠비아 어린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지하수를 개발하고 급수시설을 만드는 등 식수 개발 후원을 위한 모금활동이다. 파리바게뜨는 전국 모든 매장에 구세군 냄비를 설치해 모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6-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창올림픽 유치, 힘 모아 주세요”

    롯데백화점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출정식을 했다. 롯데백화점은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에서 ‘2018만 국민의 힘 모으기 캠페인’을 열고 봅슬레이와 스키점프 등의 유니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01만8000명에게 한 사람당 10글자씩 총 2018만 자의 국민 응원 메시지를 모은 후 겨울올림픽 개최지 발표 다음 날인 7월 7일 추첨을 통해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가는 여행권을 준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6-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그땐 그랬지]1974년 야간 완행열차의 추억

    1974년 11월 밤 10시 50분 목포행 완행열차 안. 다음 날 오전 10시 50분에야 도착하다보니 젊은이들이 지루했나 보다. 수원역 부근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공안원이 제지하고 있다. 당시는 지금보다 먹고사는 게 어려워 열차 승객의 60%가 완행열차를 이용했다. 특히 야간 완행열차는 서민들의 애환을 가득 싣고 달렸다. 74년 11월 15일자 동아일보는 ‘스프링이 튀어나온 의자, 어두침침한 전등, 통로에 신문 깔고 자는 사람, 녹슨 수도관과 화장실 때문에 객실까지 악취가 풍기고… 돼지를 들고 탄 손님의 자루 속에선 돼지 울음소리가 들렸다…”며 승객이 화물열차의 짐짝처럼 취급되던 완행열차의 실상을 전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할머니 편히 움직이세요” 실버카 선물

    서울적십자사는 2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세종대왕기념관에서 저소득층 노인 80여 명에게 ‘실버카’를 전달했다. 노인들은 바퀴가 달린 실버카에 간단한 짐을 넣고 편히 이동할 수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5-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그땐 그랬지]1980년 우표의 꿈

    1980년 9월 5일 오전 1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우체국 앞 공중전화 부스 안 풍경이다. 비가 억수같이 내렸는데도 아이들 100여 명이 초저녁부터 상가 처마 밑과 공중전화 부스 등에 흩어져 우체국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제11대 전두환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서다. 이날 동아일보는 “취미를 넘어선 과열 우표 수집, 밤새우는 극성 동심”이라며 꼬마 수집광들을 우려스럽게 표현했다. 당시 민심은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에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우표의 내용은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을 테다, 우표 수집이 퍽 대중적 취미이던 시절이었다. 취미가 다양해지면서 우표를 사기 위해 밤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은 더는 보기 어렵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1980년대 초 우표 취미 수집 인구는 30만 명 이상이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 현판’ 수리 마치고 새단장

    금이 갔던 경복궁 광화문 현판이 3일 수리를 마치고 새롭게 단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현판에 금이 간 것을 확인한 문화재청은 새 현판을 만들 때까지 지금의 현판을 달아두기로 하고 지난달 12일부터 현판의 금을 메우는 작업을 해왔다. 아래는 4월 11일 수리에 들어가기 전 현판 모습.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2011-05-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