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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우리의 사명은 당신의 생명입니다’를 모토로 삼고 24시간 365일 외상환자를 진료하고 예방 가능 사망률을 0%에 가깝도록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달 15일 만난 장성욱 단국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충남권역외상센터장)는 최근 의료계가 힘든 상황에서도 중증외상 환자들을 돌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단국대병원은 중부권 대표 대학병원으로 천안에 위치하고 있다. 1994년 개원한 뒤 중부권 의료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충남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다. 암, 심뇌혈관질환, 응급 및 중증 환자 등 고난도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동시에 지역암센터, 권역외상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닥터헬기 운영 등 공공의료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2011년 도입된 닥터헬기는 현재까지 2000회 정도 출동해 많은 생명을 구했다. 최근엔 초정밀 방사선 암 치료기를 비롯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방사선 뇌수술 장비 ‘ZAP-X’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로봇수술 장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을 통해 환자 중심 맞춤 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장 교수와 함께 단국대병원이 내세우는 권역외상센터 의료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선진국보다 훨씬 낮아 2014년 11월 국내에서 세 번째로 개원한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등에 의한 다발성 골절 및 대량 출혈 등이 동반된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즉시 초기 처치를 포함한 소생술, 응급시술, 수술 및 중환자 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시설, 장비 및 인력 등을 갖추고 있다. 장 교수는 “무엇보다 외상 환자의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다른 역할들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구급대원의 현장 처치 교육과 올바른 전 처치 후 환자를 이송하는 시스템 등도 책임을 진다”며 “이뿐만 아니라 중증외상 환자의 유기적인 치료를 위해 병원 간 이송 및 재활 치료까지 외상 전 분야에 걸쳐 행정기관, 소방기관, 지역 거점병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또 지속적인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이나 외상 분야 연구, 외상 통계 및 각종 데이터 관리 감독 등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상센터에 도착하는 환자들은 중중질환이 의심되거나 중증외상 환자가 대부분인데 원인은 교통사고, 추락, 산업재해, 가정 내 사고 등 다양하다. 산업체가 많은 지역적인 특성상 추락사고나 기계 끼임, 절단 등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환자도 많다. 중증외상 환자가 내원하면 외상 전담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교수가 외상팀을 구성해 원내 상주하고 중증외상 환자의 치료를 담당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충남권역외상센터는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인 10%보다 훨씬 낮은 5% 이내까지 줄였다. 장 교수는 “앞으로 외상 사망률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충청도의 지역적 특색에 맞춘 외상 전문 시스템뿐만 아니라 지역자치단체 등을 포함한 행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외상 전담 인력이나 재원 확보 등의 노력과 유기적인 운영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응급진료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혈관중재술 및 수술을 환자가 이동하지 않고 응급실에서 한 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진료 시스템인 하이브리드 응급실 시스템을 빨리 도입해 의료의 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했다.절개 않고 출혈 막는 ‘레보아’ 국내 첫 도입단국대병원은 2016년 대동맥 내 풍선폐쇄소생술인 ‘레보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레보아는 복부나 골반 부위에 사고로 출혈이 발생했을 때 혈관 내로 의료용 풍선을 삽입해 대동맥을 막아 출혈을 멈추게 하는 응급 시술법이다. 마치 팔이나 다리 등에 출혈이 발생했을 때 압박하거나 다친 부위의 위쪽을 의료용 지혈대로 묶어 출혈을 줄이는 원리와 같다. 기존엔 개흉술을 통해 대동맥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대동맥 하부의 출혈을 줄이는 방법이 있었지만 시간과의 싸움에서 늘 한계가 존재했다. 장 교수는 “최근 혈관 내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비압박성 몸통 출혈 환자에게 출혈을 줄이고 환자의 소생을 도와주는 방법으로 레보아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레보아는 대량 출혈 환자에게 대퇴동맥을 통해 대동맥 안에 풍선 카테터를 삽입한 뒤 풍선을 확장해 대동맥 내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법으로 기존 방법에 비해 덜 침습적이고 시술이 간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복강이나 골반으로 가는 출혈을 줄이고 나머지 혈액은 대뇌와 심장으로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해서 환자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응급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2019년 태반 이상으로 응급 분만을 하고 대량 출혈로 140여 개의 수혈이 필요했던 고위험 산모에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보아를 적용해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단국대병원은 현재 국내에서 레보아 치료를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레보아 치료 활성화를 위해 학회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제약 업계가 떠들썩했다. 국산 항암제가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나타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3세대 표적항암제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렉라자는 임상을 통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대상의 1세대 표적항암제와 비교할 때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렉라자 연구개발에 참여한 안병철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개발 과정 등에 대해 들어봤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어떤 암인가.“폐암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이다. 암세포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 소(小) 자를 써서 소세포폐암이라고 하고 작지 않으면 아닐 비(非)를 써서 비소세포폐암이라고 한다.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은 치료 방법과 약제가 다르다. 전체 폐암의 80∼85% 정도가 비소세포폐암이다. 많은 폐암 환자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되기 때문에 치료 수요도 높다. 또 비소세포폐암은 어떤 돌연변이가 나타나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돌연변이가 나타난 폐암은 해당 변이를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로 치료한다. 즉 돌연변이가 없다면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다. 비소세포폐암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 중에서 가장 흔한 게 바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라고 하는 EGFR 돌연변이다. EGFR 변이는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렉라자는 EGFR 변이가 나타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만 처방이 가능한 표적항암제다. 다른 돌연변이 폐암 환자에게는 처방할 수 없다.”―렉라자는 국내 신약이라 동양인이나 한국인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많을 것 같다.“그렇다. 렉라자 개발 당시 연구 대상 환자로 한국인이 많이 포함됐다. 물론 연구에는 다른 아시아인이나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글로벌 환자 전체를 분석했을 때나 한국인만 따로 분석했을 때나 모두 결과가 일관되게 좋았다. 항암제 임상시험의 주요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이라는 게 있다. 질병이 진행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을 말한다. 즉 PFS가 길수록 약효가 좋다는 뜻이다. 렉라자 임상에서 글로벌 환자 전체를 두고 봤을 때 PFS가 20.6개월이었고 대조군이었던 1세대 표적항암제 투여군에서는 9.7개월이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한국인 환자만 따로 분류했을 때도 PFS가 20.8개월로 일관됐다. 이런 데이터를 고려할 때 렉라자는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에게도 효과가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다.” ―렉라자는 뇌 전이에도 효과가 있다.“폐암은 전이가 잦은 암이다. 특히 뇌로 전이되면 치료 이후 예후가 급격히 안 좋아질 수 있다. 이런 뇌전이 폐암을 치료할 때 약의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관건인데 기존에 쓰였던 1, 2세대 항암제들은 BBB 투과율이 낮아 뇌전이 환자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렉라자는 3세대 표적항암제다. 3세대 표적항암제는 BBB 투과율이 높다. 실제 임상에서 렉라자는 중추신경계로 전이된 환자에게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뇌전이 환자에게 1세대 표적항암제인 게피티닙이나 엘로티닙을 썼을 때는 PFS가 8.4개월에 그쳤는데 렉라자를 쓰니 28.2개월로 길어졌다. 거의 3배 차이다.” ―암 환자의 공통적인 불안은 치료 부작용이다.“흔히 항암제 부작용이라고 하면 고전적인 항암 요법인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처럼 머리카락이 다 빠지거나 심하게 토하는 등 심각한 증상을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렉라자 등 3세대 표적항암제처럼 좋은 약이 많이 출시돼 부작용이 경미하거나 관리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 렉라자도 부작용이 있다. 손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데 어떤 환자는 신발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다고 한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나 불편한 경우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조 약제를 추가하거나 렉라자 용량을 줄여 복용할 수 있다.” ―렉라자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환자가 부담하는 약값은 월 3알 기준 30만 원 정도다. 만약 월 2알로 줄이면 20만 원 정도 부담한다. 표적항암제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을 때는 월 500만∼600만 원 정도였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는 5%만 부담해 2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환자들에게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정말 중요하다.” ―렉라자는 어떤 요법으로도 활용되는가.“렉라자 개발에 참여한 의료진으로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고 본다. 환자를 진료하고 신약이 출시됐을 때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모아져 FDA 허가까지 받았다. 렉라자 단독 요법뿐만 아니라 렉라자와 ‘아미반타맙’이라는 약을 병용하는 요법도 최근 국내에서 허가됐다. 이 밖에도 방사선 요법을 더하는 옵션도 허가될 것이다. 다른 약제를 병용하는 요법도 임상시험 중이다. 치료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니 암에 걸렸다고 해도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를 만나서 열심히 노력하면 치료될 수도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과거 대부분 복제약만 판매했다. 렉라자의 개발과 탄생을 보면서 다른 제약사도 신약 개발에 더 활발히 참여하기를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당뇨병과 탈모, 고혈압, 고지혈증의 공통점은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매일 잊지 않고 약을 복용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인벤티지랩은 주 1회나 월 1회, 반년에 한 번만 주사를 맞아도 약효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제조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바이오헬스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의 지원을 받았고 현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ARPA-H 프로젝트의 연구 과제로 선정됐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를 만나봤다.―창업하게 된 계기는….“일반적인 의약품은 약효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며칠 정도 유지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최소 3일에서 최대 1년까지 약효가 지속될 수 있다. 사실 이 기술은 20여 년 전에 이미 개발됐다. 하지만 상용화가 된 제품이 많지 않고 제네릭 제품도 거의 없다. ‘일정한 약물 방출’과 ‘대량 생산’만 해결된다면 상용화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연구하고 창업했다.”―인벤티지랩은 어떤 기업인가.“자체 구축한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반 ‘약물전달기술(DDS)’을 연구·개발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개량신약개발 전략을 바탕으로 제품화 허가 및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들과 협력해 사업화 실적을 쌓아왔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2022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인벤티지랩이 개발한 마이크로플루이딕스의 특징은….“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의 핵심은 장기간 일정한 양의 약물이 체내에 퍼지도록 하는 ‘약물 방출 컨트롤’이다.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은 투약 후 초기에 약물이 과도하게 방출되는 ‘버스트 현상’이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일정한 마이크로스피어 사이즈와 완벽한 구형의 입자를 구현과 미세유체역학 이론 도입으로 이를 해결했다.” ―대량 생산에도 강점이 있다.“인벤티지랩은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제형’을 연구하는 제제연구팀과 생산 기술을 연구하는 공정개발팀으로 나뉜다. 기계공학과 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정개발팀 덕분에 고품질의 제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자체 개발이 가능하다. 한쪽에서는 균질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량 생산을 통해 성장했다.” ―탈모, 치매, 비만 등 다양한 질병 치료제 개발은 어느 단계인가.“최근 세계 최초로 남성형 탈모 치료제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대웅제약과 공동 개발 중이며 임상 1상 종료 후 2상을 준비 중이다. 치매, 약물중독, 류머티즘 관절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도 호주에서 임상 1, 2상 진행 중으로 올해 임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한양행과 공동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는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으며 올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ARPA-H 프로젝트’에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위한 IVL-DrugFluidic 플랫폼 기술과 mRNA 백신을 체내로 전달하는 LNP 제형 개발, 대량 생산 기술의 강점을 인정받아 선정됐다. 참여 과제는 ‘백신 탈집중화 생산 시스템’ 구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발생했을 때 100일 이내에 mRNA 백신을 1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소규모·이동형 모듈 개발로 신속한 백신 생산 및 공급을 가능하게 해 발 빠른 팬데믹 대응에 한 발짝 다가가려고 한다.” ―앞으로 계획은….“약물 전달 플랫폼을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mRNA 백신, 유전자치료제의 개발 및 제조 기술은 상업화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도약할 차례다. 현재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성과를 거둔 사례는 없다. 그 주인공이 인벤티지랩의 목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필자는 중년 비만 남성 4명과 함께 몸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몸짱이 되려는 것 보다는 12주 동안 몸무게 10%를 감량하려는 것이다. 중년 시기에 다가오는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단기간 살을 빼기보다는 1주일에 0.5kg, 한 달에 2kg을 줄이려고 한다. 몸무게 감량을 하려면 전문가 교육과 조언, 주변 지인들의 격려가 필요하다.몸짱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비만은 혼자서 해결하는 게 쉽지 않은 질환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비만을 비만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국내 성인 비만 유병률은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은 47.7%로 거의 절반 가까이에 육박하고 있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정상 체중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은 5배, 고혈압은 3.5배, 고지혈증은 3.5배 등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아서다. 비만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20년 기준 국내 비만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33조 원을 넘었고 2035년엔 약 9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비만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우울, 사회적 고립 등 심리적인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비만 치료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지역별 비만 유병률 통계를 봤을 때 소득이 낮고, 도서 산간 지역의 비만율이 높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역별 비만율 조사에서 비만 유병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성남 분당구, 경기 과천, 창원 성산구 등이었다. 심각한 지역은 인천 옹진군, 강원 인제군, 강원 양구군, 강원 철원군, 경기 연천군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만은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다. 남가은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학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0% 이상은 비만 문제를 개인의 의지로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보건당국도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미용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 비만 관리와 치료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비만병 치료제가 출시됐지만 고도 비만인들조차 고스란히 본인 부담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1개월 투약에 최소 50만 원 이상 필요하다. 앞으로 출시될 비만 치료제 역시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만 비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어 건강 불평등 우려가 높다. 정부가 비만병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위고비 처방을 보건당국이 통제하고 있다. 비만 약물 치료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전문의만 처방한다. 또 의료보험을 적용해 처방받은 비만병 환자의 부담을 줄였고 과잉 처방이 되지 않도록 비만약 처방에 대한 모니터링도 철저하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9일 ‘비만법 제정 및 비만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연초 건강 관리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시기에 비만 관련 토론회가 열려 유익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비만법도 곧 발의될 예정이다. 비만의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 증진 방안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미 비만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고려해 연구, 진료, 치료 지원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원화되지 않은 비만 진단 기준도 문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체질량지수(BMI) 수치로 30 이상을 비만으로 보고 있는 반면 대한비만학회와 질병청에서는 25 이상을 비만으로 보고 있다. 공단의 국가건강검진에서 비만도가 저평가돼 비만 관리가 지연되고 사회적인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만은 명백히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질환이며 중요한 사회적 보건의료 과제다. 현재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아 자료 분석이나 연구가 혼재돼 있고 각 부처나 지역별로 각자 비만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해 꼭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과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중장년층에서 팔을 들어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동작이 어려워지면 으레 단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참는다. 푹 쉬고 찜질 정도만 하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깨 통증 환자 중 오십견으로 진단된 환자는 4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이보다는 어깨 힘줄에 이상이 생긴 회전근개 건염이나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질환이 더 많다.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어깨 통증을 방치하면 회전근개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힘줄이 찢어지기도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어깨충돌증후군은 주로 퇴행성 변화로 근력이 약해져서 발병하지만 오히려 어깨를 쓰지 않거나 잘못된 자세 때문에 생기는 사례도 많다. 이태연 날개병원 정형외과 원장(대한견주관절의학회 대외협력위원)은 “정보기술(IT) 기기를 과다하게 사용하거나 배드민턴, 수영, 테니스 등의 운동 영향으로 젊은층에서도 어깨충돌증후군이 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관련 환자가 47만7748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오십견과 구별되는 어깨충돌증후군 어깨 힘줄과 뼈가 충돌해서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충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깨 통증과 운동 범위 감소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인 오십견과 많이 혼동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원인과 증상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이라고 하는 어깨 관절 질환이다. 어깨 관절 내 섬유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굳어지면서 운동 범위가 감소하고 통증이 생긴다. 이 때문에 팔을 올리거나 뒤로 할 때 굳어진 어깨 때문에 힘들고 반대쪽 팔이나 보호자의 도움으로 올리려고 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지붕처럼 덮고 있는 ‘견봉’이라는 뼈 사이를 어깨 힘줄이 움직이며 서로 충돌하면서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오십견처럼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는 점은 같지만 손상된 힘줄 부위를 지나갈 때 통증이 심하고 아픈 부위를 건너뛰면 덜 아프다. 어깨충돌증후군은 힘줄 손상으로 팔을 드는 힘이 약해져서 들기 어렵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을 때나 아프지 않은 반대쪽 팔은 들어 올릴 수 있다. 반면 오십견은 타인의 도움을 받아도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오십견은 손을 뒤로 젖히는 동작이 잘 되지 않는다. 이 원장은 “어깨 구조물 중 하나인 견봉의 모형은 평평하게 돼 있는 사람이 있고, 약간 휘어진 형태부터 심한 경우 갈고리처럼 꼬부라진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 어깨충돌증후군이 심해진다”며 “주로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되지만 염증이 심해지면 가만히 서 있을 때도 아프고 야간에 아파서 불면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 치료 등으로 스스로 치유하게 어깨충돌증후군은 증상 초기 팔을 뒤로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하며 어깨 통증으로 머리를 빗거나 옷을 입는 등 일상생활마저 불편하다. 어깨 안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어깨를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직업과 운동경력 등을 확인해 진단하고 엑스레이로 견봉의 형태를 검사한다. 힘줄 내 염증이나 회전근개 손상 여부 등 정밀 검사가 필요할 때는 추가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힘줄의 이완을 도와주고 움직임을 편안하게 해주며 이후에 근육을 강화해서 스스로 치유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만약 이렇게 해도 호전되지 않고 통증이 2,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견봉에 문제가 있을 때가 많아 수술이 필요하다. 내시경을 통해 염증을 제거하고, 견봉의 모양을 평평하게 다듬어 충돌을 예방하고 방지하게 된다. 간단히 관절 내시경만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상처가 크지 않고 회복 기간과 재활이 빠르다. ● 평소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예방어깨충돌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어깨를 혹사시키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PC나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거나 운전할 때는 1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어깨를 과격하게 움직이는 운동 전후에도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평소 틈이 생길 때마다 어깨를 안으로 모아주기, 깍지를 끼고 팔꿈치 부분을 벽에 대고 몸통을 앞쪽으로 서서히 미는 외전운동, 벽을 보고 서서 두 팔을 벽에 대고 몸을 내밀어 벽을 누르는 운동 등을 하면 좋다. 전업주부는 무거운 물건 들기, 단단한 식재료 썰기, 손빨래 등은 되도록 하지 않거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남성 5명 중 2명, 여성 3명 중 1명. 인간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다. 다행히 제약업체 등의 연구로 암 진단 이후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다. 브이픽스메디칼도 이런 변화를 이끄는 기업 중 하나다. 브이픽스메디칼은 암 수술 조직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시간 비침습디지털 생체검사 플랫폼 ‘cCeLL’을 개발했다. 특수 현미경 기술을 적용한 ‘cCeLL’은 비침습으로 환부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병리과에 전송해 환자의 고통을 최대한 줄인다. 국내에서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받았고 해외에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았다. 창업 초기부터 바이오헬스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암 수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를 만나 기술 혁신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창업 계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뇌공학과 초소형 현미경을 연구했다. 공동 창업자인 강신혁 고려대 신경외과 교수로부터 초소형 현미경을 의료 현장에 적용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 시절 연구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생 신분으로 창업했다.” ―기존 조직검사의 불편함을 ‘cCeLL’을 통해 어떻게 혁신했나. “기존 조직검사는 수술 중 조직 일부를 떼어내야 하고 30분에서 1시간의 검사 공백이 발생한다. 또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혈관 등이 지나가는 부위엔 검사 자체가 불가하다. ‘cCeLL’은 지름 3㎜의 초소형 공초점 현미경을 통해 세포 단위의 형광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수술 중 의사가 장기에 초소형 현미경을 접촉하고 고해상도 이미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하게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을 판별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을 줄이고 조직검사를 할 수 없는 부위에도 활용할 수 있어 수술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어떤 암 수술에 적용할 수 있나. “직경 3㎜, 길이 3㎝ 정도의 초소형 현미경 기술을 활용해 수술 기구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핸드헬드(손으로 들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돼 병변 부위보다 더 넓게 절제할 필요가 없다. 또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에 호환될 수 있는 제품까지 개발돼 뇌종양과 대부분 암에 적용할 수 있다.” ―‘cCELL’의 소형화 원리는…. “일반적으로 바이오 실험실에서 많이 사용하는 고해상도 현미경인 ‘공초점형광 현미경’을 소형화한 기술이다. 세포 표면을 정밀하게 관찰하려면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해 세포면에 고루 퍼질 수 있도록 흔들어야 한다. 이 기술을 ‘레이저 스캐닝’이라고 하는데 브이픽스메디탈은 레이저 스캐너의 크기를 초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제품 상용화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국내와 미국 모두 인허가가 완료된 상태다. 법적으로는 ‘cCELL’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지만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신기술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좀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임상 연구를 하며 데이터를 쌓고 있다.” ―올해 많은 성과가 있었는데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는…. “보건복지부 지정 보건신기술 인증을 획득했고 해외에서는 지난해 8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박람회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맞아 중년 남성 5명이 12주 동안 몸짱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도전자는 이진한 본보 의학전문기자, 임동권 센트럴제일안과 원장, 이성호 센트럴서울안과 실장, 직장인 J 부장과 K 부장이다. 이들은 자전거 라이딩 ‘두바퀴 클럽’ 멤버들로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균 중년 남성 체형이다. J 부장은 키 171cm에 몸무게 76.7kg으로 표준체중을 20% 이상 초과해 비만도가 121.6%에 달한다. K 부장은 키 173cm에 몸무게 108.4kg으로 비만도가 171%나 된다. 두 부장은 몸짱 프로젝트를 마친 뒤 목표를 달성할 경우 실명을 밝히기로 했다. 중년 몸짱 프로젝트는 유튜브 채널 톡투건강TV에서도 중계한다.● 다이어트-운동 전문가 코칭 몸짱 프로젝트의 총괄 리더이자 주치의는 최호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비만·스포츠 클리닉 교수(가정의학과)가 맡았다. 그는 보디빌딩 지도자이면서 3대 중량 500kg을 기록한 운동 마니아다. 대한스포츠의학회 이사로도 활동 중인 그는 의학적 전문성과 체계적 운동 지식을 결합해 체중 감량과 근육 형성을 위한 맞춤형 통합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운동 코칭과 일일 점검은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이 맡았다. 최 원장은 녹내장 수술 권위자이면서 운동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도 유명하다. 서울대 의대 시절 최 교수와 함께 아마추어 보디빌딩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했고, 자전거 철인 경기로 불리는 그란폰도 대회에도 여러 차례 참가한 바 있다. 최 원장은 참가자들이 매일 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점검하고 지속적 동기 부여를 통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게 아니라 중년 남성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되찾는 여정”이라며 “성공한다면 여성 또는 대사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제2기 몸짱 프로젝트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목표 설정 후 꾸준히 실행해야” 중년이 되면 뱃살이 쉽게 찌지만 빼는 건 어렵다. 최 교수는 “다이어트 방법은 전 세계 인구만큼 많다. 각자 생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이어트 역시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며 “다이어트 성공의 핵심은 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과학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12주 동안 체중을 감량한다면 ‘몸무게 10%를 줄이면서 근육량은 유지한다’는 등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정하고 꾸준히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의 코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으로 몸무게 68.3kg, 체지방률 26.9%, 골격근량 28kg인 본보 기자의 경우 10% 감량이 목표라면 몸무게 62kg, 체지방률 23%, 골격근량 29kg을 만들어야 한다. 최 교수는 “신체활동 루틴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7000보 걷기, 계단 30층 오르기, 5분 서킷운동 4세트(400m 3분에 달리기-스쾃 12회-팔굽혀펴기 12회-스플린트 복근 운동 15회-데드리프트 12회)를 매일 꾸준히 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걷기는 꼭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비운동성 신체활동(NEPA)으로 열량 소모에 효과적이다. 또 계단 오르기를 통해 하체 근육을 유지할 수 있다. 서킷 운동은 심폐 기능과 전신 근육을 강화하며 짧은 시간 안에 체지방을 효과적으로 연소하게 해 준다. 최 교수는 “스포츠 의학계에서도 증명된 것으로 시간당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방법을 조합했다”고 말했다.● 하루 식사량 500kcal 줄이기 체중 감량의 또 다른 핵심은 식사량 조절이다. 최 교수는 하루 감량 목표 칼로리를 500kcal로 잡고 식사 60%, 운동 40%로 배분할 것을 권했다. 이를 위해선 하루 300kcal의 음식을 덜 먹어야 하는데 최 교수는 밀가루 음식 및 탄산음료 자제, 술자리 안주 섭취 줄이기, 계란·닭가슴살·단백질 제품 섭취 등을 실천할 것을 추천했다. 신체활동으로 200kcal를 태우기 위해선 앞서 제안한 7000보 걷기 등을 실천하면 된다. 최 교수는 “하루 500kcal를 줄이면 2주에 약 1kg을 감량할 수 있으며 12주 동안 약 6kg의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신이 체중 감량 중이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린 후 먹는 만큼 칼로리를 소모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회사 회식 등 고칼로리 식단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있어야 한다면 바나나와 단백질 제품 등 포만감을 주는 음식을 미리 먹고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 “포만감이 느껴지면 식욕이 떨어지고 폭식을 피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지방 연소 기회 ‘헝거 사인’ 배가 고프면 일반적으로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체중 감량을 목표로 운동하고 있다면 이를 ‘헝거 사인(hunger sign)’으로 부르며 체지방 연소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헝거 사인은 원시시대부터 생존을 위해 작동해온 경고 신호로 소화를 마쳐 위장이 비워지고 단당류성 혈당 공급원이 부족해질 때 나타난다. 하지만 현재는 음식이 풍족하기 때문에 이 신호를 ‘바로 먹어야 한다’는 신호로 착각할 필요가 없다. 헝거 사인이 나타날 때 공복을 유지하면 과잉 섭취로 쌓인 지방, 특히 복부 지방이 본격적으로 연소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헝거 사인이 나타나는 순간에 단순히 배고프다고 생각하지 말고 복부 지방을 연소할 기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때 공복 상태를 조금 더 유지하거나 전략적으로 운동하면 지방 연소가 더 활발하게 진행된다. 운동과 함께 지방이 태워지기 시작하면 헝거 사인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상쾌한 기분이 든다. 복부 지방의 연소도 더 가속화된다. 헝거 사인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체중 감량의 목표를 훨씬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살을 빼야 한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할 경우 반드시 요요 현상을 겪게 된다”며 “지속가능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목표를 달성했을 때 바뀐 자신의 멋진 모습을 자주 연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체중을 감량한 뒤 평소 부러워했던 자전거를 타고 남산에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식이다. 또 식사 습관을 잘 지켰을 때는 열흘에 한 번 정도 원하는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는 ‘치팅 데이’를 만들어 스스로에게 보상을 줄 필요도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우리나라 말기콩팥병(말기신부전) 환자는 복막투석이란 쉬운 방법을 두고 왜 병원에서 힘들게 혈액투석을 받는지….” 최근 만난 대한신장학회 소속 의사들은 신장이 고장 나 제대로 기능을 못할 때 받는 투석 치료 중 환자 대부분이 혈액투석을 선택하는 독특한 국내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고 체내 수분과 염분의 양, 그리고 전해질 및 산·염기 균형을 조절하는 신장(콩팥)은 상당히 망가져도 그 기능을 끝까지 한다. 다만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능이 85% 이상 망가지면 이땐 신장이 제 기능을 거의 못하는 말기콩팥병 상태가 된다. 국내에선 말기콩팥병 환자가 최근 급증세다. 국내에서 인구 100만 명당 말기콩팥병 발생자는 최근 연평균 18.6명씩 늘어 증가세가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다. 2010년 5만8860명이었던 말기콩팥병 환자는 2023년 무려 13만7705명으로 2.3배가 됐다. 환자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질병도 말기콩팥병이다. 말기콩팥병이 되면 거품뇨, 부종, 구역구토, 식욕 감퇴, 요량 감소,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막기 위한 이상적 치료방법은 ‘신장이식’이지만 신장 공여자가 부족하다 보니 흔히 투석 치료를 받는다. 그런데 국내 투석 환자들을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집에서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복막투석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병원을 찾아 혈액투석을 받는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23년 말기콩팥병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는 83.7%나 된다. 신장이식을 받은 비율은 11.5%였고, 복막투석을 하는 경우는 4.8%에 불과했다. 반면 홍콩은 75% 이상이 복막투석 환자다. 세계적으로도 복막투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혈액투석은 삶의 질 저하의 원인이 된다. 주 3, 4회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한 번에 4시간가량 투석을 받아야 된다. 병원에 오고 가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대기시간까지 포함해 주 3일, 반나절씩을 병원에서 보내야 된다. 직장인은 결코 쉽지 않다. 반면 복막투석은 집에서 환자가 직접 진행할 수 있다. 병원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방문하면 된다. 복막투석은 방식에 따라 손으로 하는 지속성 외래 복막투석과 기계를 사용하는 자동복막투석으로 나뉜다. 특히 자동복막투석은 매일 밤 집에서 수면 중 1회만 받으면 된다. 직장생활이나 학업 등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병원 방문 횟수가 적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혈액투석에 비해 신장 기능도 오랫동안 유지되고 생존율도 높다. 비용도 혈액투석에 비해 저렴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혈액투석 환자의 진료비는 월평균 257만 원이었지만 복막투석 환자의 진료비는 소모품 구입비를 포함해 월평균 181만 원 정도였다. 건강보험료도 절약돼 정부 입장에서도 훨씬 이득이다. 이런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국내 복막투석 환자 수가 적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 및 교육 부족 △인공신장실(혈액투석실) 개설 증가 △복막투석 전담인력(간호사) 부족 △투석 방법 선택을 위한 교육 시행 부족 △복막투석 환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 부족 등을 꼽고 있다. 무엇보다 수가의 문제가 크다. 신장내과로 개원하면 복막투석으로는 도저히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 혈액투석 수가는 복막투석의 약 120배이기 때문이다. 개원하는 신장내과 의사는 대부분 혈액투석만 하게 된다. 의대 교수 중심으로 하는 복막투석도 사라질 판이다. 반면 외국은 정부가 발벗고 나서 복막투석 치료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가 ‘미국 국민을 위한 콩팥 건강 증진 계획(AAKHI)’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말기콩팥병 환자의 80%까지 복막투석을 받거나 신장이식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홍콩도 복막투석을 1차 치료방법으로 권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복막투석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복막투석 환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일본은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요법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국내에선 정부가 아닌 대한신장학회 중심으로 2033년까지 말기콩팥병 재택치료 비율을 33%까지 올리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제는 보건당국이 화답해야 할 시점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지난해 7월 폐암 4기 진단을 받은 직장인 이희정 씨(50)의 최초 증상은 잦은 잔기침과 두통이었다. 비흡연자에다 폐암 진단 이전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었기 때문에 폐암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 씨는 “평소 건강에 자신이 있었는데 어느 날 폐암 4기 환자라면서 뇌전이도 발생했다고 하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보니 상당히 진행된 이후나 뇌 등에 전이될 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이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폐암을 진단받았다고 무조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최근 암세포만 죽이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며 충분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폐암, 표적치료제로 생존율 높여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 등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의 85%가량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특정 유전자 변이가 빈번한 것이 특징이다. 이 씨의 폐암도 정확하게 표현하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이다. EGFR 돌연변이는 국내에선 흔한 비소세포폐암이다. 특히 EGFR 비소세포폐암은 뇌전이를 동반하는 비율이 높아 환자 5명 중 1명이 폐암 진단 시 뇌전이가 발견된다. 치료 중 뇌전이가 발생하는 비율도 44%에 달한다. 다행히 EGFR 비소세포폐암은 표적 치료제로 치료할 경우 EGFR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기존 항암제보다 치료 효과는 높고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낮은 표적 치료제로는 1세대 게피티닙부터 3세대 오시머티닙, 레이저티닙 등까지 나와 있다. 이들 표적치료제 덕분에 기존 항암제 치료 시 6개월이었던 기대수명도 크게 늘었다. 오시머티닙과 레이저티닙은 EGFR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사용하며 특히 오시머티닙은 임상 연구를 통해 3년 이상 생존을 확인했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EGFR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오시머티닙을 가장 강하게 권고한다. 이 씨 역시 오시머티닙을 복용했다.김혜련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종양내과 교수)은 “뇌에는 ‘뇌혈관장벽(BBB)’이란 특수한 구조가 있어 약물 침투가 어렵다. 방사선, 감마나이프, 뇌수술 등을 해도 생존 기간이 짧고 뇌 괴사, 치매 부작용 등의 위험이 있다”며 “임상연구를 통해 오시머티닙은 뇌전이를 동반한 EGFR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질병 또는 사망 위험을 5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성 폐암 환자 10명 중 9명 비흡연자 흔히 폐암은 흡연 때문에 걸리는 암이라고 생각하지만 흡연 외에도 가족력, 미세먼지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여성 폐암 환자 10명 중 9명은 비흡연자다. 비흡연 폐암에 대한 경각심 및 폐암 조기 검진에 대한 인식 제고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반면 국가폐암검진은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54∼74세 고위험군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는 비흡연자들은 폐암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김 센터장은 “폐암은 사망률이 높지만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비흡연자도 정기적으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표적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두 달 만에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진단 당시 3.5cm였던 폐의 종양은 약을 복용하고 6개월 후 0.5cm로 줄었고 뇌전이도 사라졌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던 반면 부작용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이 씨는 “폐암 진단을 받더라도 지나치게 좌절하는 대신 한국폐암환우회와 소통하길 권한다. 신약도 많이 출시됐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환자 본인과 주치의는 언제든 몸 상태와 검사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또 환자 정보가 의료진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헬스케어덴마크 한스 헨릭 선임고문)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제외하면 국토가 한국의 절반 정도로 작은 나라다. 인구도 597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1, 2위를 다투고 보건 복지 수준도 높다. 한국은 정보기술(IT) 선진국이지만 여전히 병원 간 건강정보 데이터가 교류되지 않는 반면 덴마크는 개인의 건강 정보가 주치의를 포함해 여러 의료진에게 공개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거의 없다. 그 배경에는 의사와 환자 간 두터운 신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처럼 개인이 병원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본인 검사 결과를 복사하지 않아도 된다.》약 배달까지 되는 원격진료 활성지방 의사 부족은 한국과 덴마크의 공통된 고민이다. 부족한 지방 의료 인프라를 메우기 위해 덴마크 당국은 환자당 가산금을 지원하며 원격진료도 활용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덴마크에선 원격처방을 받은 뒤 직접 약국에 가지 않아도 약국에서 약을 배달해준다. 몸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서다.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스마트 원격진료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도 코펜하겐에는 스테노 당뇨병센터가 있는데 이는 위고비, 삭센다 같은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4일(현지 시간) 찾은 이곳에선 의료진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원격진료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환자의 혈당, 심박수, 혈압 등 의료기록이 자동으로 담당 주치의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센터의 내분비 내과 전문의인 프레데릭 페르손 소장은 “현재 센터는 환자 1만 명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심근경색 등 건강 이상이 발생하면 자동 경고를 발송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양로원 간병비 국가 지원, 치과 의사도 상주고령인구가 많은 만큼 덴마크 곳곳에도 요양원이 있지만 운영방식은 한국과 다르다. 3일(현지 시간) 찾은 코펜하겐 근교 홀메가드스파켄 널싱홈(요양원)에선 안방처럼 아늑한 1인실 내부가 눈길을 끌었다. 요양원 측은 “입소 노인 120여 명이 원래 살던 집에서 가져온 가족사진, 미술작품 등으로 방을 꾸며 가정집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라며 “덴마크에선 대부분의 요양원이 이런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했다. 덴마크의 요양원 입소는 지방자치단체 심사를 통해 이뤄진다. 시설이 좋은 요양원의 경우 1, 2년 기다려야 하는 일도 생긴다. 대신 간병인 비용을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간병인을 구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다. 요양원에는 한국처럼 치매 환자들이 가장 많이 입소해 있다. 거동이 불편한 입소 노인을 위해 의료진이 매주 1차례 방문해 진료하는데 치과 의사가 상주해 노인 치아를 관리해 준다는 점이 한국과 달랐다. 또 삶의 질을 높이는 첨단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각층마다 설치된 대화형 대형 터치스크린을 활용하면 다른 주민과 손쉽게 소통할 수 있다. 예정된 내부 행사와 식당 메뉴 안내는 물론 도착 예정 버스 시간 확인도 가능하다.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환자 인지기능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요양원의 린 후빈 소장은 “VR 기술로 노인들에게 익숙한 추억의 환경들을 보여주며 인지기능 향상을 높이고 있다. 물을 어느 정도 마셨는지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물통도 도입했다”고 말했다.정신질환 조기 치료 캠페인도 2021년 기준으로 덴마크의 자살률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럼에도 덴마크 정부는 정신 건강 문제 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포괄적 보건개혁에 신체 및 정신 건강 서비스를 통합한 ‘라이트하우스 라이프 사이언스’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2030년까지 매년 한화로 약 8700억 원을 정신 건강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정신 건강은 조기 개입과 예방이 중요한 만큼 특히 아동과 청소년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만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힌다는 건 덴마크와 한국의 공통된 고민이다. 덴마크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 오브 어스’ 등 관련 캠페인을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사회적 거리를 좁히고 공감을 촉진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큰 소리로 말해봐(Say it out loud)’ 캠페인의 경우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과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감정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며 정신 건강 관련 대화를 일상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 무료 상담 서비스도 운영 중인데 매년 1만 명 이상이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덴마크 대사관 매즈 피리보그 참사관은 “아동과 청소년, 약물 및 알코올 남용 시민의 정신 건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대적 정신병원 건립과 정신 건강 응급실 구축도 추진 과제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아가면 대기 시간은 길고 진료 시간은 짧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시술이나 수술 방법, 부작용 같은 중요한 설명을 할 때 의료진이 의학 용어를 섞어 말하면 환자 입장에선 모르는 외국어를 듣는 것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복잡하고 어려운 시술, 수술 등의 원리와 정보를 3차원(3D) 콘텐츠로 시각화해 전달하는 기업이 블루비커다. 메디컬 콘텐츠를 만드는 블루비커의 송언호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블루비커는 어떤 기업인가.“의료 관련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수술 내용을 설명하거나 상담 시 활용할 수 있는 메디컬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의료기기 제조사나 유통사가 신제품 홍보 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3D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나.“크게 두 가지로 3D 콘텐츠를 활용한다. 먼저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사용해 환자의 질병이 어떤 형태인지, 수술 과정은 어떤지 설명한다. 다양한 진료과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치과, 피부과, 안과 등의 수술 방법과 수술 장비에 대한 설명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로 ‘3D 아나토미 뷰어’를 통해 입체 해부학 도감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부인과 진료 시 의료진은 블루비커가 제공하는 자궁 3D 모델을 태블릿이나 컴퓨터에서 불러와 설명할 수 있다. 환자가 가진 병변 위치를 3D 모델에 직접 표시하며 직관적 설명이 가능하다.”―의료진과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의료진이 어려운 수술 정보를 환자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환자 입장에선 시청각을 통해 접하며 어려운 의료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자세한 의료정보 제공이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고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현재 어느 의료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나.“치과, 피부과같이 비급여 시술이 많은 1, 2차 병원에서 주로 사용된다. 3차 병원 중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자궁절제술과 담낭절제술을 로봇으로 진행할 때 활용 중이다. 환자 중에는 ‘로봇이 수술하면 위험한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3D 콘텐츠를 활용하면 ‘의료진이 집도하고 로봇은 조력만 제공하는 것’이란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수 있다. 조선대병원에선 외국인 환자에게 다국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콘텐츠 개발의 계기가 뭔가.“국내에선 진료 시간이 제한된 만큼 3D 기술을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소통하면서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메디컬 콘텐츠는 국내에선 생소한 분야다. 그런만큼 블루비커의 제작 역량을 알리기 위해 고심했는데 올 8월 서울바이오허브의 바이오플러스 전시회에 참가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전시회에서 실제 의뢰 문의도 받았다.”―다른 서비스는 어떤 걸 제공하고 있나.“의료기기 회사를 위해 디지털 브로슈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면이나 PDF와는 차별화된 3D 뷰어를 통해 이 장비가 어떻게 구동되는지를 보여주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특장점이나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디지털 브로슈어는 웹상에 올라가 있어 언제 어디서나 열람 및 공유가 가능하다.”―블루비커의 다음 계획은 뭔가.“다양한 수술 방법과 새로운 의료기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국내 의료 산업의 우수성을 실감하게 됐다. 최근엔 저희 콘텐츠를 다양한 언어로 요청하는 고객사도 많다. 이렇게 블루비커의 콘텐츠를 통해 국내의 좋은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나아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의료산업에 도움을 주고 싶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일시적 피로와 달리 쉬어도 기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헤어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는 등 일상적 동작이 불편할 정도로 근력이 약화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몸살이 아니라 중증근무력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중증근무력증은 근력 약화 증상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다. 피로, 무력감 등 특이하지 않은 증상으로 시작하는 데다 병원을 찾아도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며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진단이 지연되는 일이 많다. 신하영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국내에서 10만 명당 13명꼴로 발생하는데 단순한 피로로 오인하기 쉬운 초기 증상 때문에 진단이 지연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으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눈꺼풀이 처지고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말을 할 때 콧소리가 나고 발음이 부정확해질 수 있다. 또 음식물을 씹고 삼키기 힘들고 팔다리가 무겁고 움직이기 힘든 경우에도 근력 약화가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근육 움직이는 신경말단에 이상 발생 중증근무력증은 운동신경과 근육을 연결하는 신경근육접합부의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 환자 중 80%는 근육 수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발견된다. 근육이 수축되면서 걷거나 뛰려면 운동신경 말단부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수용체에 결합해야 한다. 그런데 자가항체가 수용체에 결합하면 면역 체계에서 활성화되는 물질 중 하나인 ‘보체’가 활성화되면서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기능이 소실되고 주변 신경근육접합부 구조가 파괴된다. 이 손상은 신경과 근육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해 근력 약화와 피로를 야기하고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중증근무력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눈꺼풀 처짐과 복시(겹보임) 같은 눈 관련 증상이다. 다만 특정 근육에만 증상이 발생하며 초기에 알아채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다 질환이 진행되면 목과 팔다리 근육 약화, 심하면 호흡근 약화로 인한 호흡마비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눈에서 시작한 중증근무력증은 보통 2년 내 전신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중증근무력증 환자 60% 이상은 전신 중증근무력증을 앓고 있다. 중증근무력증의 사망률은 5∼12% 수준이다.● “치료 받으면 일생생활에 큰 문제 없어” 중증근무력증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치료법이 발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큰 지장 없이 일생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어진 환자들은 중증근무력증이 진행되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예후가 좋지 않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중증근무력증은 자가항체 검사를 통해 신경근육접합부를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찾고 전기진단검사로 신경근육접합부 기능을 평가해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콜린에스테라아제억제제(콜린에스터 분해효소 억제제)를 투여해 증상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등으로 진단한다. 진단 뒤 콜린에스테라아제억제제로 증상을 조절하고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같은 면역조절 요법 등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일부 환자는 기존 치료제로는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황을 치료 불응성 또는 난치성 중증근무력증이라고 한다.● “올해 허가 새 치료법 건강보험 적용을” 난치성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콜린에스테라아제억제제나 면역억제제가 아니라 다른 치료법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치료 허가를 받은 치료제에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고 있다. 신 교수는 “보체억제제 등 새로 개발된 치료제가 난치성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환자들이 적시에 필요한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증근무력증 환우회 정찬희 씨는 “난치성 중증근무력증 환자들은 일상 생활이 정말 힘들다”며 “증상이 심하면 ‘호흡기만이라도 없이 생활했으면 좋겠다’, ‘누워만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올해 새로운 치료제가 허가를 받아 크게 기대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실제 치료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요양원에 어르신 20만 명이 입소해 있어요. 하지만 구강 검진은 40년 전 일본처럼 사실상 방치하고 있습니다.”(국내 요양원 관계자) “덴마크 요양원에는 치과 의사가 상주해 노인들이 수시로 구강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덴마크 요양원 ‘홀메가드스파켄’ 린 후빈 소장)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치매 장기요양 어르신 식사는 하셔야죠’라는 제목의 공청회가 열렸다. 대한치과협회와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등이 한자리에 모여 요양원 등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의 구강 건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구강의 건강은 전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치아가 좋지 않으면 잘 씹지 못해 영양 불량, 심혈관 위험, 감염성 심내막염, 당뇨병 악화, 관절염 등 질환이 발생하고 심하면 흡인성 폐렴으로 숨질 수도 있다. 치아가 많이 빠질수록 인지기능 저하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구강의 건강은 치매와도 관련이 크다. 나이가 들수록 구강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구강 상태가 가장 취약한 이들이 바로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이다. 진보형 서울대 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 25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가량이 심한 치주병이 있었고 충치 상태도 심각했다”며 방치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틀니를 착용한 경우 매일 저녁 빼 깨끗한 물로 세척하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껴야 하는데 조사에선 2, 3년 동안 한 번도 빼지 않아 틀니 안쪽이 각종 균으로 뒤범벅인 경우도 있었다. 임플란트 일부 구조물이 빠져서 구강 점막에 붙어 자칫하면 흡인성 폐렴으로 위중해질 뻔한 사례도 발견됐다. 박태근 대한치과협회장은 “노인은 구강위생 관리만 제대로 해줘도 삶의 질과 건강이 많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요양원 입소 노인에 대한 구강 관리 시스템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노인 구강 관리에 대한 지원이 없다 보니 결국 가족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요양원에 입소한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치과를 방문하려면 가족들이 모시고 가거나 구급차를 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치료비보다 교통비가 더 많이 드는 게 현실이다. 요양원 입장에선 촉탁의(계약의사) 제도를 활용해 치과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국에서 촉탁의 치과의사는 9명에 불과할 정도로 활용 사례가 많지 않다. 촉탁의 제도의 기준이 되는 건 내과인데 내과의 경우 환자 50명을 2시간에 진료하고 1인당 약 1만 3000원 정도를 받는다. 반면 치과의사는 환자 1명당 최소 20분 정도 진료해야 하니 같은 방식으로 하라고 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현실적인 대안은 의사들이 요양시설에 방문해 진료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는 구강 질환 방문진료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반면 일본은 방문진료가 활성화돼 수의사가 반려견 구강 관리를 해줄 정도다. 최근 기자가 방문한 덴마크 요양원도 치과의사들이 직접 노인들을 살펴보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었다. 일본과 덴마크 등이 어르신 구강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에는 삶의 질 향상 외에 의료비 절감 효과 역시 크다는 이유도 있다. 일본의 한 요양시설이 매주 한 차례 입소자 69명을 대상으로 구강 관리를 한 결과 폐렴 입원일이 4분의 1로 줄고 의료비는 4억2000만 원 절감한 사례도 있었다.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지금 추진 중인 요양기관 평가 지표에는 구강보건위생이 평가 항목으로 들어가 있고, 2026년부터 시행되는 돌봄 통합 지원법에는 방문구강진료가 포함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서울요양원과 시립동대문실버케어센터, 한국치매가족협회가 운영하는 청암노인요양원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강보건실을 운영하고 있다. 요양원 노인 치아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임지준 스마일돌봄 운영위원장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더 이상 요양원 어르신 치아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치과의사와 보건 당국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은퇴, 부모의 병사, 부부 갈등, 노화, 우울증, 분노, 외로움, 상실…. 이 모든 상황이 50대에 한꺼번에 밀려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50대에 닥칠 수 있는 여러 고민을 살펴보고 정신분석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행본 ‘잠 못드는 오십, 프로이트를 만나다’가 최근 출간됐다. 통신사에서 34년간 경제부, 사회부 등을 거친 언론인 임상수 전 연합뉴스 국장이 강은호 뉴욕정신건강의학과 원장과 함께 50대 마음의 병을 다룬 책이다. 강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지냈고 삼성그룹 임원 대상 스트레스 검진 프로그램을 총괄하기도 했다. 임 전 국장은 “50대가 되니 깊은 고민과 마음의 병이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매우 힘든 상황에서 강 원장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담을 받으며 내가 겪는 여러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감안해 강 원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6·25전쟁 이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는 2010년경부터 은퇴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4년∼1974년 출생)가 직장에서 속속 퇴직하고 있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는 무려 1650만 명에 달한다. 임 전 국장은 “개인별로 조금씩 상황은 다르지만 이미 겪었거나 앞으로 겪게 될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서 인생의 두 번째 홀로서기를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책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 원장은 “철학적, 종교적, 근원적 삶의 의미를 영어로 ‘미닝(Meaning)’이라고 표현하는데 50대 이후에는 구체적인 행위·생각·태도 등을 통해 의미 있게 느껴지는 어떤 것, 즉 ‘미닝풀니스(Meaningfulness)’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삶의 전반기를 좌우했던 의미들은 오십 전후에 대개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건강한 인생 후반기 설계를 위해 새로운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원장이 제시하는 실행 방안은 잊고 지냈던 꿈의 성취나 봉사, 취미, 제2의 직업 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임 전 국장도 강 원장과 상담하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처음 고민하고 앞으로 더 충만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강 원장은 “미닝풀니스는 인생 후반전을 더 풍요롭게 만들며 쉽지 않은 노화 과정의 중요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헬스디깅’족이 늘고 있다. 헬스디깅은 ‘건강’과 ‘채굴하다’는 뜻의 영어를 합친 신조어로 꾸준한 운동은 물론 식품을 선택할 때도 영양을 꼼꼼히 따지며 건강관리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올해 2040 MZ세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트렌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정기적 영양제 섭취(35.3%)와 꾸준한 운동 (21%)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섭취하는 영양제는 비타민 및 종합비타민(24.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유산균(16.5%), 오메가3(13.7%) 순이었다.》세월 따라 홍삼-발포비타민-오메가3 인기 과거에도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이 있었다. 1980년대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단어가 나타나면서 알로에, 스쿠알렌 등이 주목을 받았다. 홍삼은 2000년대 이전부터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명절 선물 단골 품목이다. 제품 형태도 농축액부터 선물하기 좋은 파우치형, 섭취 편의성을 높인 스틱형 등으로 변화를 거듭했고 갱년기 여성을 위한 제품과 유아용 홍이장군 등으로 제품도 세분화되고 있다. 2010년대부터는 상큼하고 청량한 맛으로 간편하게 물에 타 음료처럼 마실 수 있는 ‘발포비타민’이 멀티비타민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TV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동전 크기의 비타민을 물에 타서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며 유행하기도 했다. 이후 장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유산균’과 뇌 및 심장질환에 좋다는 효능을 인정받아 국민 영양제로 자리 잡은 ‘오메가3’ 등 다양한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비타민B 섭취 때 필수 성분 확인을 최근 사회생활을 하며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다. VDT 증후군은 장시간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통칭한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VDT 증후군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체력이 저하할 때는 비타민 B 섭취가 중요하다. 비타민 B 제품을 고를 때는 필수 성분의 조합과 함량 등을 확인하는 게 좋다. 먼저 근육, 관절, 신경통 등 피로와 통증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B1, B6, B12가 주성분으로 담긴 것을 권장한다. 이 같은 활성 비타민 B 성분을 고함량 함유한 제품으로는 ‘액티넘EX골드’ ‘임팩타민’ ‘비맥스’ ‘벤포벨에스’ 등이 있다. 액티넘EX골드는 푸르설티아민을 개발해 비타민 B군 체내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푸르설티아민은 티아민(B1 비타민)의 일종으로 티아민의 흡수율과 세포 내 유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합성 화합물이다. 임상실험에서 액티넘 EX골드를 섭취한 환자 80% 정도가 눈의 피로, 어깨 결림, 허리 통증 등에서 경도 이상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임팩타민은 일반 티아민보다 생체이용률이 8배가량 높은 활성형 비타민 B1 벤포티아민이 포함돼 있다.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영양제 추천 서비스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스스로 몸 상태를 진단하고 적합한 영양제를 골라 복용하는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유전체 분석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EDGC는 개인용 소변검사 키트 ‘유리웰’과 프리미엄 영양제 브랜드 ‘퓨어하임’을 선보이며 맞춤형 영양제 추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변검사 후 전용 앱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12항목으로 체내 상태를 점수화해 보여주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는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하는 ‘아이엠’ 앱을 운영 중이다. 아이엠 앱은 구독자에게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에 대한 문진을 실시한 뒤 온오프라인으로 약사의 상담을 진행한 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 준다. 건강기능식품을 하루 단위로 나눠 매달 자택으로 배달해 주기도 한다. ‘핏타민’ 역시 약사와의 일대일 모바일 상담을 통해 맞춤형 영양제 판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헬스케어기업 지피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을 정확하게 판단한 뒤 필요한 영양 성분을 찾아 보충하는 게 건강관리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헬스디깅’족이 늘고 있다. 헬스디깅은 ‘건강(Health)’과 ‘채굴하다(Digging)’는 뜻의 영어를 합친 신조어로 꾸준한 운동은 물론 식품을 선택할 때도 영양을 꼼꼼히 따지며 건강관리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올해 2040 MZ세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트렌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정기적 영양제 섭취(35.3%)와 꾸준한 운동(21%)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섭취하는 영양제는 비타민 및 종합비타민(24.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유산균(16.5%), 오메가3(13.7%) 순이었다.● 세월 따라 홍삼-발포비타민-오메가3 인기과거에도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이 있었다. 1980년대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단어가 나타나면서 알로에, 스쿠알렌 등이 주목을 받았다. 홍삼은 2000년대 이전부터 인기를 끌었고 현재도 명절선물 단골 품목이다. 제품 형태도 농축액부터 선물하기 좋은 파우치형, 섭취 편의성을 높인 스틱형 등으로 변화를 거듭했고 갱년기 여성을 위한 제품과 유아용 홍이장군 등으로 제품도 세분화되고 있다.2010년대부터는 상큼하고 청량한 맛으로 간편하게 물에 타 음료처럼 마실 수 있는 ‘발포비타민’이 멀티비타민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TV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동전 크기의 비타민을 물에 타서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며 유행하기도 했다. 이후 장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유산균’과 뇌 및 심장질환에 좋다는 효능을 인정받아 국민 영양제로 자리 잡은 ‘오메가3’ 등 다양한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비타민B 섭취 때 필수성분 확인을최근 사회생활을 하며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다. VDT 증후군은 장시간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통칭한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VDT 증후군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체력이 저하할 때는 비타민B 섭취가 중요하다. 비타민B 제품을 고를 때는 필수성분의 조합과 함량 등을 확인하는 게 좋다. 먼저 근육, 관절, 신경통 등 피로와 통증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B1, B6, B12가 주 성분으로 담긴 것을 권장한다. 이같은 활성 비타민B 성분을 고함량 함유한 제품으로는 ‘액티넘EX골드’, ‘임팩타민’, ‘비맥스’, ‘벤포벨에스’ 등이 있다.액티넘EX골드는 푸르설티아민을 개발해 비타민B군 체내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푸르설티아민은 티아민(B1 비타민)의 일종으로 티아민의 흡수율과 세포 내 유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합성 화합물이다. 임상실험에서 액티넘 EX골드를 섭취한 환자 80% 정도가 눈의 피로, 어깨 결림, 허리 통증 등에서 경도 이상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임팩타민은 일반 티아민보다 생체이용률이 8배가량 높은 활성형 비타민B1 벤포티아민이 포함돼 있다.●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영양제 추천 서비스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스스로 몸 상태를 진단하고 적합한 영양제를 골라 복용하는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유전체 분석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EDGC는 개인용 소변검사 키트 ‘유리웰’과 프리미엄 영양제 브랜드 ‘퓨어하임’을 선보이며 맞춤형 영양제 추천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변검사 후 전용 앱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12항목으로 체내 상태를 점수화 해 보여주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는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하는 ‘아이엠’ 앱을 운영 중이다. 아이엠 앱은 구독자에게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에 대한 문진을 실시한 뒤 온·오프라인으로 약사의 상담을 진행한 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 준다. 건강기능식품을 하루 단위로 나눠 매달 자택으로 배달해 주기도 한다. ‘핏타민’ 역시 약사와의 일대일 모바일 상담을 통해 맞춤형 영양제 판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헬스케어기업 지피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신의 건강상태 등을 정확하게 판단한 뒤 필요한 영양성분을 찾아 보충하는 게 건강관리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많은 사람들이 국립암센터를 대학병원급인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진료의뢰서 없이 찾을 수 있는 2차 병원입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신임 원장은 25일 본보 인터뷰에서 “국립암센터는 중증환자들을 가장 많이 진료하는 병원인데 경증환자들이 많이 찾는 2차 병원으로 분류돼 있어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가 낮고 정부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원장은 1995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임용돼 서울대 암병원장, 대한암학회 이사장, 국제위암학회 사무총장 등을 거친 위암 명의다. 이달 13일 국립암센터 원장에 취임한 그는 “의료 공백 상황에서 암 환자 진료를 위해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재정이 부족해 우수 인력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증환자를 진료하는데 왜 보상이 적은가. “올해 의료질 평가에 따르면 국립암센터는 전문질환질병군, 즉 중증환자 비율이 55%로 최상위급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만점 비율이 50% 이상인데 이보다 높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암센터는 상급종합병원 47곳에 포함돼 있지 않다. 최근 정부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라며 상급종합병원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데, 국립암센터는 2차 병원이다 보니 중증환자를 주로 진료함에도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상급종합병원이 되려면 분만실 등이 필요하다. “현재 규정상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신생아중환자실과 분만실 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암 환자에 특화된 센터가 분만실을 갖추는 건 시설 낭비가 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국립암센터를 특수전문진료병원으로 분류해 상급종합병원과 같은 지원을 받는다. 신생아중환자실 등 암 전문 진료에 필요하지 않은 시설은 갖추지 않아도 된다. 반면 한국 국립암센터는 2차 병원이다 보니 3년간 9조 원이 투입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지원할 수조차 없다.” ―정부 지원이 전혀 없었나. “최근 의료 공백으로 정부의 ‘중증환자 입원 비상진료 사후보상 시범사업’ 대상에 선정돼 2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의료 공백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전담 의사와 진료지원(PA)간호사 인건비 지원의 경우 병원의 의료 인력 채용 규모와 무관하게 일정 한도 내에서만 지원한다.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한 국립암센터의 경우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 암 예방을 위한 임기 중 목표가 뭔가. “정부는 그동안 국가암관리 사업을 통해 예방, 검진, 치료, 암 환자 사회 복귀 등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암 환자 5년 생존율이 1995년 42.9%에서 2021년 72.1%로 증가했다. 생존율이 높아진 가장 큰 원인은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 발견한 것이다. 암은 조기 진단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 이미 위암의 경우 조기 발견율이 70%를 넘는다. 하지만 아직도 환자 중 30%는 정기 검진을 받지 않고 있다. 이들을 타깃으로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검진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국립암센터는 암 진단의 표준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더 쉽게 암을 검진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한 홍보도 강화하겠다.” ―위암 명의인데 위암 예방법을 알려 달라. “가장 효율적인 암 치료 방법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간암과 자궁암에서 바이러스 백신도 그런 역할을 한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위암의 주 원인인 헬리코박터균 증식을 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짠 음식을 덜 먹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도 피해야 한다. 암 예방 수칙을 못 지켜 암이 발병했더라도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정기 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하면 극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기 검진을 제2의 예방이라고 한다.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지 2년이 넘었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더 미루지 말고 빨리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을 운영하는 연세대 의료원이 “신의료기술, 신약 등 혁신 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최상급 종합병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금기창 연세대 의료원장은 19일 연세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의료기술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중증 난치질환자를 치료해 왔다”며 “앞으로는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상급 종합병원의 역할을 넘어 초고난도 질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의료원 산하 세 병원은 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상급 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에 지원해 기존 일반·단기 병상 비중을 줄이고 대신 중증질환 중심으로 인프라를 바꾸고 있다. 전문의 비율을 늘리고 입원 전담 전문의를 활성화하는 등 전문의 중심 진료 체계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금 원장은 “모든 세브란스병원은 중증질환자를 보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경증 환자는 1·2차 병원에서 치료하는 게 맞다”면서도 “(정부의 상급 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이 종료되는 3년 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큰 문제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중증환자 치료 수가를 많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의료원은 올해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상반기(1∼6월) 외래 및 입원 환자가 각각 12.0%, 27.1% 줄었다. 연세대 의료원의 의료 수익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1277억 원 감소했다. 금 원장은 “전공의 700여 명이 빠지면서 수술실이 절반 수준으로 운영되고, 병실도 50% 이하로 채워져 타격이 매우 컸다”며 “기부금 활성화, 의료 산업화 등을 통한 의료 외 수익으로 병원 수입을 안정적으로 창출해 나가겠다”고 했다. 연세대 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 로봇수술 같은 혁신 의료 기술을 도입하는 등 중증 난치질환 치료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시작한 중입자치료는 이달 초까지 전립샘암 378명과 췌담도암 45명, 간암 6명, 폐암 8명을 치료했는데 현재까지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내년에는 두경부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세대 의료원은 영원무역과 함께 방글라데시에 600병상 규모의 병원과 학교를 포함하는 메디컬센터를 추진 중이다. 내년 10월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 300병상 규모의 칭다오 세브란스재활병원이 문을 연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암세포를 잡는 일종의 ‘유도미사일’인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ADC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에서 8년 만에 10배로 성장해 2023년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가 됐다. 2028년까지 280억 달러(약 39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ADC 관련 임상시험만 150개 이상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아스트라제네카,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물론 레고캠바이오, 동아에스티, 지놈앤컴퍼니 등 국내 제약사들도 속속 ADC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암 치료의 ‘게임 체인저’ 과거 항암제인 ‘세포독성 항암제’는 세포를 파괴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상적인 세포까지 공격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ADC는 항체에 세포를 파괴하는 독성 약물(페이로드)을 접합체(링커)로 붙인 치료제다. 항체가 암세포와 결합하면 독성 약물이 분리되면서 암세포를 파괴한다. ADC는 세포독성 항암제에 정밀한 표적 능력을 더해 암세포에만 강력한 세포독성 효과를 전달하고 정상 세포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한다. ADC는 치료하기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았던 여러 난치암 치료에서 게임 체인저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삼중음성 유방암’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부작용이 심한 세포독성 항암제를 표준요법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ADC 항암제인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을 전이성 환자에게 주사했을 때 생존 연장 효과가 세포독성 항암제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은 전이성 2차 이상 환자에게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했다. 또 세포독성 항암제 외에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던 ‘전이성 방광암’은 ADC 항암제인 ‘엔포투맙 베도틴’이 1차 치료제가 됐다. ADC 항암제인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겜투주맙 오조가마이신’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가격 비싸고 건강보험 적용 안 돼ADC 항암제는 인체에 유입됐을 때는 별다른 독성을 나타내지 않다가 항체가 암세포와 결합했을 때 독성 약물을 방출한다. 이를 위해 암세포를 정확히 겨냥하고 침투할 수 있는 항체, 강력한 세포독성 효과를 가진 독성 약물, 이들을 연결하고 적절한 시점에 독성 약물을 방출할 수 있는 링커 등 세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항체 하나로 구성된 항암제와 달리 세 요소의 접합 방식과 비율, 접합 후 반응, 안전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제조 과정도 복잡해 일정한 품질로 생산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항암제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ADC 항암제의 비싼 가격은 환자들에게 현실적인 장벽이 되고 있다. 기술 혁신으로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뛰어넘었으나 약값이 비싸고 건강보험도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약의 효과를 평가하고 보험 혜택 대상을 결정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치료제 가격 및 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은 올해 8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재심 판정을 받았고, 엔포투맙 베도틴은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됐으나 이후 9개월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겜투주맙 오조가마이신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3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말기 환자 고려해 융통성 있는 건보 적용을”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할 때는 생명 연장에 필요한 비용을 기존 의약품과 비교한다. 정부가 신약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건강보험 적정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생명 연장 효과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싼 신약들은 경제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것이다. 이 같은 신약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은 건강보험에 등재할 때 다양한 경제성 평가 기준을 적용하거나 우선 적용한 뒤 사후 평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부분의 ADC 항암제는 치료 방법이 제한적인 난치암 환자에게 꼭 필요하며, 이 때문에 보험 적용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에 사용되는 ADC 항암제는 영국과 대만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았다”며 “특히 영국에선 경제성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지만 말기 환자의 생명을 연장한다는 점을 감안해 건강보험 적용을 승인했다. 한국도 이 같은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종일 서서 일하는 근로자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에게 종종 나타나는 혈관질환이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판막이 다양한 이유로 손상돼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는 질환이다.하지정맥류의 증상은 다리가 저리거나 무겁고 쥐가 나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불편을 겪다 보니 환자 개인이 느끼는 증상 개선의 만족도가 치료법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이 때문에 하지정맥류 치료는 환자 통증을 경감시키고 부작용 위험을 낮추며 시술 후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하지정맥류 전문가인 유엔비외과의원 김명진 원장은 “과거에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일반적이었는데 이후 레이저와 고주파 등 열을 이용한 치료법이 도입됐다”며 “최근에는 열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치료하는 방법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열을 사용하지 않는 하지정맥류 치료기기 베나실에 대해 유엔비외과의원 공동 원장인 김 원장과 이승근 원장을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베나실은 어떤 기기인가. 김명진 원장=“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로 열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의료용 접합제를 사용해 문제가 되는 정맥류를 폐쇄할 수 있다. 베나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의료기기로 임상 현장에 도입된 지 10년 정도 됐다.” ―베나실 치료법의 장점은 뭔가. 김 원장=“먼저 하지정맥류 치료의 진화 과정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가 된 혈관을 잡아당겨 뽑아내는 ‘발거술’이 대표적인 하지정맥류 치료법이었다. 발거술은 효과적인 수술법이지만 회복 기간이 길고 흉터가 남는다. 또 출혈로 인해 멍이 크게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열을 이용하는 치료법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레이저나 고주파 등 높은 열을 이용해 문제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베나실은 열을 이용한 치료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비열 치료법’이다. 열에 의한 혈관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없고 다른 치료법에 비해 통증과 멍이 현저히 적다. 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시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 걸린 기간은 발거술 4.3일, 레이저 3.6일, 고주파 2.9일, 베나실 1일 이내였다.” ―베나실 관련해 어떤 임상 결과가 나왔나. 이승근 원장=“베나실과 관련해선 폭넓은 임상 연구가 진행돼 객관적으로 치료 효과가 입증된 상태다. ‘스펙트럼’ 임상 연구가 대표적이다. 스펙트럼 임상 연구는 다양한 하지정맥류 치료법을 놓고 ‘환자 만족도’를 정량화한 연구다. 수술과 열 치료, 의료용 접합제를 이용한 비열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의 객관적 치료 효과 지표와 함께 환자 만족도 및 경험을 정량화한 결과가 담겨 있다. 이를 보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하지정맥류 및 정맥성 하지궤양 환자 506명이 참여한 임상 연구에서 베나실은 수술 및 열 치료 대비 치료 효과의 우수성과 안전성, 높은 환자 만족도를 보였다.” ―사용되는 의료용 접합제는 안전한가. 이 원장=“베나실에 사용되는 의료용 접합제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이다. 일반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순간접합제 성분인데 의료용 시아노아크릴레이트는 피부와 인체 조직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특수하게 제작됐다. 주로 피부 접합제나 봉합 대체물로 사용되는데 조직을 안전하게 고정하는 효과가 있다. 멸균이 가능해 수술실에서 널리 사용되고 정맥류 치료뿐 아니라 뇌동정맥기형, 골반울혈증후군, 상처봉합 등에 사용된다. 장기적 안전성과 효과도 입증됐다.” ―베나실은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나. 이 원장=“하지정맥류 치료 시에는 객관적인 치료 효과, 안전성과 함께 환자 만족도가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들은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자신의 정맥 판막부전 유무, 정맥류 분포 등에 따른 증상 형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후에 치료법별 안전성 및 치료 후 관리, 일상생활 복귀 일정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김 원장=“하지정맥류 치료법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전문의의 진단하에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베나실의 경우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 치료,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열 치료 등 다른 치료법에 비해 통증과 멍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빠르게 일상생활 복귀를 원하는 환자를 비롯해 간편하게 치료를 받고 싶은 환자에게 추천한다.” ―하지정맥류 예방법을 알려 달라. 이 원장=“완벽한 하지정맥류 예방법은 사실 없다. 다만 일 중간중간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일을 마치고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서서 오래 일하거나 열이 많은 공간에서 일하는 경우 퇴근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잘 때 다리를 올려놓고 잔다면 관련 증상이 조금은 경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