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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유명 대학 성악과에 다니는 A 씨(24)는 2013년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 키 175cm에 체중 77kg이었던 A 씨는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4.8이 나왔고, 신체등급 판정기준에 따라 1급 현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3년 후 재검사에선 몸무게가 106.5kg으로 늘어나 체질량지수 35.2의 고도비만이란 결과를 받았다. 이에 따라 병역 판정도 1급 현역에서 4급 보충역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병무청 조사 결과 A 씨가 재검 전 6개월에 걸쳐 고의로 폭식을 해 몸무게를 30kg가량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은 A 씨 등 이 대학 성악과 학생 12명이 이 같은 수법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모두 송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신체검사 몇 달 전 폭식과 함께 검사 직전엔 알로에 음료를 마셔 체중을 1, 2kg가량 더 늘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엔 “토일 식비로 20(만 원) 이상 써야겠다. 100kg 찍어야지” 등 고의로 체중을 늘린 정황이 다수 담겼다. 병무청 관계자는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친 사람이라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 검사를 받고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여기자협회는 14일 오후 2시부터 3시간가량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기자 지망생들을 위한 ‘2018 기자가 되는 길’ 워크숍을 연다. 이번 행사는 한국언론재단이 후원한다. ‘이런 인재를 원한다’를 주제로 열리는 1부 행사에서는 김정훈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최원석 SBS 보도국장이 각 언론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나는 이렇게 준비했다’가 주제인 2부 행사에선 현역 기자들이 언론사 시험 준비 경험과 입사 과정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올해로 28회째인 ‘기자가 되는 길’ 워크숍은 기자 지망생들에게 현직 기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생생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다. 참가비는 무료. 남녀 모두 사전 신청 없이 참석할 수 있다. 문의 한국여기자협회 사무국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정권수립일(9·9절) 70주년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고, 심지어 연설도 생략하며 파격적인 ‘로키 행보’에 나섰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열병식에서 군인들을 모아놓고 ‘핵’ 대신 ‘경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임박과 18일 남북 정상회담을 열흘도 안 남긴 시점에서 비핵화 협상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 단골’이었던 ICBM 빠져 정보당국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9·9절 열병식은 철저히 미국을 의식한 행사로 진행됐다. 외신 기자 140여 명을 초청해 이런 ‘로키 행보’를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북한은 ICBM은 물론이고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이르기까지 탄도미사일 ‘라인업’ 전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최고지도자에게 충성맹세를 하는 대규모 군 행사가 핵심 무기들이 빠진 채 진행된 것이다. 앞서 북한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둔 2월 8일 건군 70주년 열병식에선 ICBM 화성-14형, 화성-15형과 괌 및 알래스카를 겨냥한 준ICBM 화성-12형을 공개했다. 대화 분위기 속에서도 대미 핵타격 능력을 과시한 바 있지만 이번엔 도발 수위를 대폭 낮춘 것이다. 그 대신 북한은 KN-01 개량형 등 지대함·함대함 순항미사일, KN-06 등 지대공 미사일 위주로 공개했다. 신형 무기체계로 공개된 건 152mm 자주포, 미사일 8발이 장착된 신형 대전차 장갑차 정도에 그쳤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진행한 열병식에서 탄도미사일을 공개하지 않은 건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재래식 무기는 대량으로 공개해 대내 결속도 다지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ICBM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ICBM 폐기로 보거나 비핵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4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무기 병기화를 믿음직하게 실현했다”고 천명하는 등 이미 ICBM 상당수를 양산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열병식에서 공개를 안 했을 뿐이지 ICBM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북한이 ‘선의의 행동을 또 했다’면서 향후 협상에서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군대 앞에서 핵 대신 경제 강조한 김정은 김정은은 이날 주석단에서 중국 권력 3위인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열병식을 참관했다. 둘은 손을 올려 잡고 환하게 웃으며 북-중 친선관계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직접 연설에 나서지는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이 폼페이오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결국 대외에 화해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이런 메시지가 군부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기에 아예 연설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연설에 나서 사실상 김정은의 대외 메시지를 ‘대독’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핵 무력과 관련된 발언은 일절 삼간 채 경제건설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인들에게 전투태세 강조뿐만 아니라 경제건설의 일꾼으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함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날 리 위원장의 공항 영접에 나선 데 이어 9일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김정은과 나란히 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여정이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3개월 만이다.황인찬 hic@donga.com·손효주 기자}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 중 하나인 코브라 헬기(AH-1S)가 훈련 중 불시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발생한 해병대 운용 국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처럼 주 회전날개가 헬기 기체에서 통째로 떨어져 나가며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육군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 44분경 경기 용인비행장에서 주간 비행 훈련 중이던 코브라 헬기 1대가 주 회전날개가 분리되는 동시에 불시착했다. 헬기는 1m가량 상승해 기체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비행 준비를 하던 중 주 회전날개가 분리돼 날아갔다. 주 임무 조종사 A 중령과 임무조종사 A 대위가 탑승하고 있었지만 비행 고도가 낮아 크게 다치지 않았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의 간판 중 한 명. 야전사령관 시절 적진을 향해 “도발하면 모두 죽여버리겠다(If you f××× with me, I will kill you all)”고 해서 ‘미친 개(Mad Dog)’로 불린 살아있는 미 해병대의 전설이다. 그런 매티스가 또 다른 해병대 4성 장군인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과 함께 28일(현지 시간) 브리핑에 직접 나서 군사적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은 트럼프의 대북 기조가 협상 모드에서 초강경 압박으로 선회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친 개’ 매티스가 꺼낸 군사적 압박 카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촉구하며 선제적으로 내놨던 핵심 유인책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평창 겨울올림픽 전인 1월 전화통화를 갖고 “올림픽 기간 연합 훈련은 안 하겠다”고 합의했고, 트럼프는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전쟁게임(war game)”이라며 중단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 결정을 사실상 뒤집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의 북-미 교착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초강경 대응을 통해서라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조치를 끌어내지 않으면 협상이 실패로 끝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북한은 올해 비핵화 논의 과정은 물론이고 최근 몇 년간 한미 연합 훈련을 ‘도발 책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해 왔다. 5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하나인 ‘맥스선더’에 반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를 통보한 게 대표적이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으로 당장 12월 예정됐던 ‘비질런트 에이스’의 정상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훈련은 한미 연합 공군훈련 중 가장 큰 규모이다. 한미 군사당국은 지난해 이 계획을 수립한 뒤 예산까지 편성해뒀지만, 북-미 협상 기류가 이어지면서 “미 국방부가 훈련을 취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한다면 이는 곧 북-미 관계를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더 나아가 2월 평창 올림픽 이전으로 되돌릴 수도 있다는 최후통첩이고 북한은 이를 비핵화 협상 결렬 선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지난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의 경우 F-22 6대를 비롯해 스텔스 전투기 총 24대가 참가해 미 스텔스 전투기의 한반도 전개 역사상 가장 많은 대수가 한꺼번에 투입됐다. 한미 공중 전력 투입 대수는 수송기 등 지원전력까지 포함해 260여 대에 달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 편대도 투입됐다.○ 매티스 뒤에서 또 다른 카드 준비하는 폼페이오 다만 한미 군사당국이 이런 고강도 훈련을 당장 재개할지는 미지수다. 매티스 장관은 내년 대규모 훈련 재개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결정된 건 없다. 국무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따져보겠다”며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훈련 재개 카드를 꺼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도 “미래 훈련 중단이나 훈련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을 주도해 온 국무부는 이날 매티스 장관의 발표와는 별개로 대북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대독한 성명에서 “미국은 김 위원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분명할 때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됐을 때 협상에 복귀하겠다는 신호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합의한 대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목표는 세계의 목표”라며 “미국은 다른 나라들처럼 김 위원장이 국민들에게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북한이 이 결의를 이행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매우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까지 몇 개월간 비핵화 논의의 주역이 폼페이오였다면 트럼프가 잠시 주연을 매티스로 바꿔 김정은의 생각을 떠보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 전 벌어졌던 북-미 정상 간 ‘세기의 밀당’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정은 lightee@donga.com·손효주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대체복무기관이 교도소 등 교정시설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군 당국은 앞서 소방서와 교도소를 최종 후보로 추린 뒤 대체복무자에게 둘 중 하나를 골라 복무할 수 있도록 할지, 아니면 군이 고른 한 곳에서만 복무하게 할지 검토해 왔다. 국방부가 교도소를 대체복무기관으로 확정한 것은 병역 거부로 처벌받지 않도록 대체복무할 기회를 주는 것을 넘어 복무 분야 선택권까지 주는 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복무자들을 지나치게 배려한다”는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복무지를 교도소로 국한한 것은 소방 분야엔 이미 현역병이 전환복무 형태로 복무하는 의무소방대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대체복무는 36개월이 유력한데, 의무소방대 복무 기간은 기존 23개월에서 20개월로 단축되기 때문에 기간도 서로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의무소방대와 대체복무자 간의 갈등만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소방은 막판에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복무자들은 2020년부터 합숙 복무하는데 교도소 내 업무는 물품 보급 등 단순 보조 업무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간하는 ‘2018 국방백서’와 군 정신전력 교육교재에서 북한군을 ‘적’으로 지칭한 문구와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의식한 지나친 유화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한다. 이번 백서는 문재인 정부가 내는 첫 국방백서다. 군 고위 소식통은 22일 “올 12월에 발간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의 삭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적이라는 표현을 ‘군사적 위협’과 같은 용어로 대체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도 “대외적으로 발간하는 정부 공식 책자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채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적대행위 해소 조치들을 북한군과 협의해 나간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언급해 해당 문구의 삭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 백서인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을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이런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 문구는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2010년 말에 발간된 ‘2010 국방백서’부터 포함됐다. 아울러 군은 올해 안에 발간하는 장병용 군 정신전력 교육기본교재(5년마다 발간)에서도 “(북한군은) 현존하는 위협의 실체이자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는 대목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재 분량도 18개 장에서 12개 장으로 축소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세력’ ‘친북세력’ ‘주사파’ 등의 용어도 뺄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군 당국이 12월에 발간하는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적’이라는 문구의 삭제를 추진하는 것은 4·27 판문점선언의 적대행위 중지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10여 개 시범 철수 등 군사적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할 ‘대화 상대’를 적으로 계속 두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지금 상황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한반도 평화 화해를 추구할 협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 비핵화의 단초가 마련된 만큼 이를 가속화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화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2016 국방백서’는 적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북한의 ‘위협이 지속되는 한’이란 단서를 달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고 한국,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만큼 그 단서 조항이 일정 부분 해소됐으니 적 문구를 삭제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도 국방백서에서 ‘적’을 대외적으로 밝히는 사례가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동시에 성급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중에도 최근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정황을 보이는 등 핵·미사일 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 개념을 ‘선(先)폐기’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 더욱이 군내 정신전력 교육교재의 ‘적 표현’까지 삭제를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오판과 장병들의 대적관이 흔들리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비판이 많다. 군 소식통은 “핵 개발 중단 검증과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기습전력 후방 배치 등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적 표현은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화책이 우리의 안보의식과 대비태세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후보 당시 TV 토론회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는 언급을 피했다는 점에서 군이 현 정부 들어 처음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그런 시각을 반영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남북 GP 시범 철수 합의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를 도모하고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조치”라면서도 “MDL 방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다소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예비역 육군 병장 김모 씨(28)는 2016년 전역 직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경영대에 복학하며 한국군 복무 기록을 제출했다. 서류에 기재된 구체적 복무 이력을 살펴본 대학 측은 김 씨에게 리더십 3학점, 체력단련 3학점 등 총 6학점을 부여했다. 미군이 아닌 한국군에서의 경험이지만 이를 학교 외부에서의 유의미한 학습 활동으로 인정하고 세부 내용을 평가해 학점을 준 것이다. 앞으로 국내 대학에서도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병사들이 김 씨처럼 복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국방부는 20일 전국 12개 대학과 ‘군복무 경험 학점 인정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참여 대학은 강원도립대, 건양대, 경기과학기술대, 경인교대, 구미대, 극동대, 대구보건대, 대덕대, 대전대, 상지영서대, 인하공업전문대, 전남과학대다. 국방부는 군 복무 경험 중 어떤 부분에 학점을 부여할지, 최대 몇 학점을 인정할지 등 구체적 내용은 참여 대학들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분대장 경험을 리더십 과목으로 분류하거나 평창 겨울올림픽 등 국제행사 지원 경험을 ‘사회봉사’ 과목으로 분류해 각각 3학점을 주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A, B학점 등으로 성적을 차등화하는 대신 ‘Pass(합격) 또는 Fail(불합격)’ 형식으로 학점을 주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미 미국 대학 등 학위 수여 기관 6000여 곳 중 2740곳 이상은 군 복무 경험을 기관별로 자체 평가한 뒤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 조지워싱턴대는 군 복무 경험을 포함한 학교 외부 활동을 자체 평가를 거쳐 최대 60학점까지 인정해 준다. 국방부는 학점으로 인정 가능한 군 복무 경험을 목록으로 만들고, 대학들이 학점 부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병사 복무 이력을 군 경력 증명서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록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3월부터 12개 대학에서 군 복무 경험 학점 인정제를 실시한 뒤 적용 대학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종교 및 개인적 신념에 따른 입영 및 집총거부자, 일명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 중인 군 당국이 이들의 복무 분야를 소방 및 교도 관련 업무로 좁힌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국방부는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를 할 수 있는 기관 후보를 소방서 및 교도소로 정하고 막바지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체복무 분야가 복수여야 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복무자에게 복무 분야 선택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막판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대체복무자들이 소방 분야에서 복무하게 될 경우 현역병이 전환복무 형태로 복무하는 기존 의무소방대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소방 업무를 보조하는 의무소방대 정원은 2000명이지만 지난해 1116명에 그치는 등 인력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정부가 의무소방대 등 현역병 전환복무를 폐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인력 수급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군 당국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매년 500∼600명이고, 의무소방대 연간 입대 인원 역시 600명 안팎인 만큼 의무소방대가 폐지될 경우 대체복무자들이 소방 보조 인력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도 인력 활용 방안의 경우 2016년 폐지된 또 다른 현역병 전환복무제였던 ‘교정시설 경비교도대’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경비교도대는 교도소 외곽 경비 임무도 수행하며 총을 들어야 하는 만큼, 집총을 거부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행정 보조 업무로 임무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군은 국립병원 요양시설도 대체복무기관으로 검토해왔지만 이들이 제대로 합숙생활을 하는지 등에 대한 복무관리가 어렵고 합숙시설 역시 마땅치 않아 제외됐다. 이들의 대체복무 분야가 소방 및 교도행정 보조 업무로 정해질 경우 업무 강도가 일반 군 복무에 비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올 듯하다. 당초 국방부는 현역병에 비해 복무 기간을 늘리고, 근무 강도 또한 강하게 설계해 현역병들의 상실감을 줄인다는 원칙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체복무 기간은 현역 복무 기간(단축되는 기간 기준)의 1.5∼2배인 27∼36개월로 검토 중인데 기간을 늘리면 업무 강도를 높이는 데 준하는 효과를 줄 것”이라며 “소방이나 교도 분야 업무 강도는 결코 약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대체복무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체복무요원 복무기간을 44개월로 하고, 지뢰제거 및 보훈사업에 복무토록 하겠다는 것이다.손효주 hjson@donga.com·서형석·최고야 기자}
병사들도 평일 일과를 마친 이후 부대 밖으로 외출해 개인 용무를 볼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육해공군 13개 부대를 대상으로 병사 평일 외출제도를 시범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국방부 부대 관리 훈령에 따르면 현재도 지휘관 승인하에 병사들의 평일 외출은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돼 평일 외출을 시행하는 부대는 거의 없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병사들의 휴식을 보장하고 사회와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평일 일과시간 이후 외출을 적극 보장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우선 육군 3사단, 7사단, 해군 1함대, 해병 2사단 8연대, 공군 1전투비행단 등 13개 부대에서 평일 외출을 시범 운영한다. 외출 목적은 부모 등 가족 면회, 병원 진료, 분·소대 단합 활동 등으로 제한하고 지휘관 재량에 따라 외출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출 시간은 일과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부터이며 오후 9시 30분 이전에는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 외출 구역은 부대별 지휘관이 지정하는 지역에 한한다. 외출을 하더라도 음주는 할 수 없다. 그 대신 지휘관 재량에 따라 PC방 출입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 대비 태세 유지를 위해 평일 일과 이후 외출 가능한 인원은 육군 기준 휴가 및 외출·외박자를 포함해 해당 부대 병력의 35% 이내로 제한된다. 국방부는 시범 운영 기간 중간 평가를 2차례 실시해 연말쯤 전 부대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과 부모 의견, 군사 대비 태세, 군 기강 등을 충분히 고려해 연말까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백범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 묘와 안중근 의사 가묘 등 독립운동가 8인의 묘가 조성돼 있는 ‘독립운동의 성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이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독립운동기념공원으로 재탄생한다. 국가보훈처는 16일 “내년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인 만큼 이를 계기로 효창공원의 독립운동기념공원화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처의 이번 결정은 보훈처 자문기구인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는 이달 10일 보훈처가 효창공원을 직접 관리하고, 공원 내에 독립운동과 관련 없는 시설물을 재조정해 독립운동기념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5만1800평에 이르는 효창공원 내에는 현재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비롯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가 안장된 삼의사 묘역과 안중근 의사의 가묘, 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이 안장된 임시정부 요인 묘역이 있다. 백범기념관과 이봉창 의사 동상, 의열사, 창열문 등 독립운동 관련 시설도 조성돼 있다. 그러나 효창운동장, 원효대사 동상 등 독립운동과 관련 없는 시설물들도 혼재돼 있어 이들을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효창공원 소유주도 서울시, 용산구, 국가(문화재청)로 나뉘어 있는 데다 관리 주체 역시 공원 내 시설물별로 제각각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사적 제330호로 지정돼 있는데도 소유주와 관리주체가 여러 곳으로 나눠져 있다 보니 체계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이에 보훈처는 우선 공원 부지 중 서울시 및 용산구 소유지를 국유지로 전환하고 내부 시설물도 독립운동 관련 시설 중심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전체적으로 공원을 재정리해 새로운 형태의 독립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보훈처는 광복절인 15일부터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세부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문화재청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는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독립공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병사들이 하던 제초 작업, 청소 등 군내 사역임무가 내년부터 민간에 맡긴다. 이런 임무는 일과시간을 지나 휴식시간까지 이어지면서 병사들의 전투력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해 병사들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국방부는 16일 “제초, 청소, 제설은 병사들의 고충이 큰 분야로 평가돼 왔다”며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병사들이 전투준비라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역임무를 덜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육군 GOP(일반전방초소) 사단, 해군 작전사령부 및 함대사령부, 해병 전방부대, 공군 전투비행단 등부터 제초 및 청소 작업에 민간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내년 창설될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해군 기타 전투부대, 공군 비행장 등으로 확대하고 2021년에는 육해공군 후방부대 등 군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초 작업은 지난해 7월 군 당국이 GOP 근무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민간위탁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 분야다. 설문에 응한 장병 1015명 중 66.4%가 민간위탁 최우선 순위로 제초를 꼽았다. 현재 전방지역 1개 GOP 사단의 평균 제초 대상 면적은 축구장 백여 개 크기에 달한다. 특히 잡초가 빠르게 자라는 한여름에는 제초 작업을 하느라 병사들이 오히려 교육훈련에 전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제초 작업에 민간 인력을 계약직 형태로 채용해 5~10월 6개월 간 4회 가량 제초작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청소는 민간 용역을 통해 세탁실, 도서관, 병영식당 등 군 내 공용시설에 한해 맡길 예정이다. 군 당국은 공동구역 청소를 민간인력이 맡을 경우 병사 1인당 연 148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초, 청소 등의 임무를 민간에 위탁하면 병사들은 일과 외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병사 간 갈등이 줄어들고 병영 내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번 민간위탁이 군부대 주변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제설 작업은 민간 위탁 대신 전방 GOP지역에는 좁은 도로와 경사지에 적합한 제설장비를 추가로 보급해 병사들의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920년 3월 1일 경성 배화여학교. 3·1운동 1주년을 맞아 전국 도처에서 3·1운동 기념 및 재연 만세시위가 일어날 것이라는 첩보가 확산됐다. 일제는 학교 등을 중심으로 철통 감시에 나섰다.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었지만 김경화(19) 박양순(17) 성혜자(16) 소은명(15) 안옥자(18) 안희경(18) 등 배화여학교 학생 수십 명은 등교 직후 일제의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조선 독립 만세’를 외쳤다. 현장에서 체포된 이들은 경성지방법원에서 그해 4월 5일 집행유예 선고를 받을 때까지 한 달여간 옥고를 치러야 했다. 국가보훈처는 ‘제2의 유관순’으로 불리는 배화여학교 소녀 6인의 당시 투쟁을 98년 만에 독립운동으로 인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유족은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대통령표창을 받는다. 당초 옥고를 치른 기간이 3개월이 안 되면 독립운동에 참여했더라도 독립유공자 포상 대상이 되지 못했다. 보훈처는 올해 4월 이 같은 포상 심사기준을 “수형 기간이 3개월이 안 되더라도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경우 포상한다”로 바꿨다. 배화여학교의 독립운동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이들 6인은 그간 공적을 증명해줄 사료가 제대로 발굴되지 않았고 수형 기간 역시 모자라 독립운동을 하고도 포상 대상이 되지 못했다. 보훈처는 포상 심사기준을 바꾸고 이들에 대한 경성지방법원 판결문을 통해 구체적인 공적을 확인했다. 당시 판결문엔 “피고 등은 서로 공모해 조선 독립 만세를 고창함으로써 치안을 방해한 자”라고 적시돼 있다. 서간도에서 독립군 군복을 만드는 등 무장독립운동을 지원한 ‘독립군의 어머니’ 허은 여사(1909∼1997), 평양 숭의여학교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월 27일 황해도 신천군 신천읍에서 열린 만세시위에 참가했다가 체포돼 1년여의 옥고를 치른 곽영선 선생(1902∼1980)에게도 각각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전남 강진에서 독립만세 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시인 김영랑(본명 김윤식) 선생에게도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25일 강진군 강진면 장날을 이용한 독립만세 운동을 계획하고 태극기 등을 제작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보훈처는 이들을 포함한 독립유공자 177명에게 건국훈장, 대통령표창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177명 중 이번에 새로 발굴된 여성 독립운동가는 배화여학교 6인과 허 여사, 곽 선생 등 26명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등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독립유공자 발굴의 사각지대에 있던 여성, 무명의 의병 등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군과 유엔군이 지난해 5월 연평도 인근 해상으로 떠내려 온 북한군 시신 1구를 송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14일 판문점에서 진행한다. 북한군과 유엔군의 판문점 실무접촉은 지난달 16일 북한 내 미군 유해송환 및 유해 발굴을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한 지 한 달만이다. 정전협정에 따라 북한 민간인이 아닌 북한군 및 북한군 시신 송환 문제는 남북이 아닌 유엔군-북한군 채널에서 협의한다. 유엔군사령부는 실무접촉에서 북한군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 구체적인 상황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시신은 실무접촉이 종료된 직후 북측으로 인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이번 실무접촉에서 북한군 시신 송환 문제뿐만 아니라 미군 유해 추가 송환이나 북미간 유해 공동 발굴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기 회담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이 13일 판문점에서 열린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딱 한 달 앞둔 9일 북측이 먼저 제의해 이뤄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다시 중재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날 오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통지문을 보냈고, 정부는 이를 수락했다. 북측 대표단 명단 통보는 없었다. 통일부는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에 박선원 국가정보원장 특보의 참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1월 9일, 3월 29일, 6월 1일에 이어 올해 네 번째다. 최근 종전선언과 비핵화 이행의 선후(先後)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모멘텀을 높이기 위해 이미 합의한 ‘가을 평양회담’이 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종전선언과 북-미 2차 정상회담 등을 견인하기 위해 이달 말 ‘여름 평양회담’이 열리거나 판문점에서의 원포인트 회담 가능성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준비 시한이 촉박하긴 하지만 8월 평양 정상회담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기류를 전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8·15 광복절 연설에 기존 평화와 공동 번영 등의 메시지를 넘어서 새로운 남북, 북-미 관계를 제시하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것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9월 유엔총회 종전선언과 관련해 활발한 접촉이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아직 미국은 부정적 기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다음 달 정권 수립일을 앞두고 평양 김일성광장 등지에서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이 포착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전략무기의 모습은 현재까지 포착되지 않는 가운데 병력과 장비가 평양에 집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70주년인 만큼 대규모 열병식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북-미 정상 간에 2차 회담 얘기까지 오가는 만큼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하지 않고 생방송도 자제하며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앞서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 때처럼 이번에도 비교적 조용히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손효주 기자}

국군기무사령부 계엄 문건 늑장 보고와 하극상 논란 등으로 경질설이 끊이지 않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사진)이 지난주 휴가를 보내던 문재인 대통령을 따로 만나 직접 기무사 개혁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7일 정부 관계자는 “송 장관이 지난주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 기무사를 대체할 새로운 사령부 창설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이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제시한 방안 중 사령부 형태로 존속하는 방안을 보고해 문 대통령의 재가를 얻었다는 것. 문 대통령은 송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3일 새 국군기무사령관에 남영신 중장을 임명하고 새로운 사령부 창설준비단 구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잘잘못을 따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경질설이 나왔던 송 장관이 유임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개혁을 위한 입법 과제들이 산적한 데다 교체 과정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유임될 수 있다는 것. 터키를 방문 중인 송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남은 5개월 동안 ‘국방개혁 2.0’과 관련한 국정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국방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계엄 문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국군기무사령부를 대체해 새로 창설될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에 역대 기무사령관 및 보안사령관 사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역사와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정보부대를 창설한다는 의미에서 새 사령부인 안보지원사 내에는 전신인 역대 보안사령관 및 기무사령관 사진을 게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같은 취지로 안보지원사령관은 역대 기무사령관을 계승한 제45대 사령관이 아니라 제1대 군사안보지원사령관으로 명명하는 방식으로 과거와의 단절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1991년 국군보안사령부에서 기무사로 명칭이 바뀔 때는 대통령령을 개정하는 수준이었지만 안보지원사는 아예 기존 대통령령을 폐지하고 새 대통령령을 만든 것”이라며 “기무사의 바통을 이어받지 않는 새 사령부인 만큼 1대 사령관으로 지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무사는 이미 올 4월 역대 기무사령관 및 보안사령관 사진을 모두 철거한 바 있다. 정치 개입 논란이 있는 역대 사령관 사진을 내부에 걸어 놓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경기 과천의 기무사 5층 복도에는 40여 명의 역대 기무사 및 보안사 사령관 사진이 걸려 있었다. 12·12쿠데타 및 5·18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주역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도 전직 사령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걸려 있었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제16대 보안사령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은 12·12사태 이후 하극상으로 규정해 그 후 줄곧 사진이 걸려 있지 않았다. 현재 역대 사령관 사진은 기무사 역사관에만 역사 기록 및 보존 차원에서 걸려 있다. 군 관계자는 “안보지원사 창설 이후 역대 사령관 사진이 걸린 기무사 역사관을 그대로 존치해 운영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안보지원사 창설 이후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군기무사령부가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로 명칭을 바꿔 재탄생한다. 1991년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이름이 바뀐 뒤 27년 만에 다시 명칭이 바뀌는 것이다. 국방부는 안보지원사를 다음 달 1일 창설하기로 하고 남영신 기무사령관을 단장으로 하는 안보지원사 창설준비단을 6일 공식 출범시켰다. 국방부는 이날 창설준비단 출범을 발표하며 “안보지원사 창설의 법적 근거인 안보지원사령부령(대통령령)안 입법예고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9일까지 입법예고되는 안보지원사령부령안을 보면 기존 기무사 설치의 법적 근거였던 국군기무사령부령과 달리 ‘기본 원칙’ 조항을 신설해 소속 군인 등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치 단체에 가입해 정치 활동에 관여하는 행위’ 등 ‘직무 수행 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도 분명히 했다. 안보지원사령부령은 안보지원사 직무를 기무사 직무와 큰 차이가 없는 군 관련 보안 및 방첩 업무, 군 관련 정보 수집·작성 등으로 명시했다. 이 때문에 당초 “새사령부령을 통해 직무 범위를 축소하고 구체화해 부대원들의 직무 범위 확대 해석에 따른 정치 개입 등 권력 남용 여지를 막겠다”던 군 당국 발표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보지원사라는 명칭을 두고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초 국방부가 새 사령부 임무를 보안·방첩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하기로 했다면 부대명에 ‘보안’이나 ‘방첩’ 등을 넣었어야 한다는 것. 국방부 관계자는 “보안부대, 방첩부대, 국군보안사령부는 과거 사용된 적이 있는 만큼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조직을 창설한다는 의미로 안보지원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보지원사령부령안은 14일 국무회의에 상정되지만 안보지원사령부령 공포는 안보지원사가 창설되고 기무사가 공식 해체되는 다음 달 1일 이뤄진다. 한편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 의혹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수사단은 5일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현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3월 기무부대원들에게서 문제의 문건에 대해 보고받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고 이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영신 신임 국군기무사령관 취임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기무사 해편(解編·해체에 가까운 개편) 후 새 사령부 창설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군 당국은 이르면 한 달 내에 새 사령부를 창설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르면 6일 새 사령부 창설준비단 구성 등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4일 취임한 남 사령관이 단장을 맡아 직접 이끌 창설준비단은 육해공군 등 20여 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창설준비단은 이번 주부터 기무사를 해체하고 새 사령부를 창설하기 위한 세부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일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개혁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새 사령부 설치의 법적 근거인 새사령부령(대통령령) 밑그림을 거의 완성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국군기무사령부령(대통령령·기무사 설치 법적 근거)에 비해 직무를 상당 부분 축소하고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3일 촌각을 다투는 중대 대북 정보를 다루는 군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해 새 사령부 창설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기존 기무부대원을 대상으로 한 인적 청산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수뇌부 물갈이 작업은 기무부대원을 약 4200명에서 3000명 안팎으로 감축하는 인적 쇄신 작업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무사 및 예하 부대에는 사령관을 포함해 장성 9명, 대령 50여 명이 근무 중인데 장성은 5명 안팎, 대령은 30여 명으로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계엄 문건 작성 및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사이버 댓글 작업 등 ‘기무사 3대 사건’에 연루된 부대원 800명 안팎은 가장 먼저 원대 복귀 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무사가 해체되는 만큼 약 4200명을 우선 거의 동시에 원대 복귀시킨 뒤 이 중 문제가 없는 인원은 곧바로 기무사로 복귀시키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대 복귀가 확정된 인원 중 ‘3대 사건’ 관여도가 높은 이들은 소속 부대에서 징계 절차를 밟는다. 2015∼2016년 기무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특별감찰에서 야전 부대원들에 대한 갑질 등 각종 비위 행위가 적발됐던 부대원도 원대 복귀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일선 야전 부대원과 기무부대원 간의 순환 인사를 확대하는 정기적인 새 피 수혈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전 부대 등에서 위관 장교 시절 차출된 뒤 평생 기무사에서 일하는 장기 근무 관행이 기무부대원의 특권의식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역 대령이 맡아온 기무사 감찰실장을 최초로 군 외부 인사인 현직 검사가 맡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각종 비위에 연루된 기존 기무부대원들을 솎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새 사령부에서도 이 같은 비위 행위를 엄정하게 감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무사 개혁의 중차대한 책임을 맡은 남 사령관은 토요일인 4일 취임식을 갖고 “정치 개입, 민간 사찰, 특권의식을 말끔히 씻어내 실추된 부대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은 3일 계엄 문건 작성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한민구 전 장관,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 노수철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5일 밝혔다.손효주 hjson@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