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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한번 치고 싶다”던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OR(Olympic Record·올림픽 기록)란 글자가 떠올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케이시 피츠랜돌프(미국)가 세운 기록과 16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4조 8명의 선수밖에 남지 않아 금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이 0.01초 빠른 34초41을 기록하면서 메달 색깔이 금색에서 은색으로 바뀌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으나 무명에 가까웠던 차민규는 대표팀 내에서는 일찌감치 ‘비밀병기’로 통했다. 무엇보다 타고난 천재성이 한몫을 했다. 스타트가 다소 약하지만 코너링과 주행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인 차민규는 단숨에 향후 대한민국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떠올랐다. 한국 선수로 겨울올림픽 남자 500m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6년 이강석(토리노 올림픽 동메달), 2010년 모태범(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3번째다. 차민규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록이 너무 잘 나와 내심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0.01초 차로 진 게 아쉽다”며 “하지만 원래 메달권에 드는 게 목표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19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훈련에 참가한 오현호(대명·사진)가 미소를 짓자 앞니 3개가 빠진 입안이 훤히 드러났다. 빠진 앞니는 ‘전사들의 스포츠’인 아이스하키에서는 ‘훈장’으로 통한다. 영광의 상처는 하루 전 세계 랭킹 1위 캐나다와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스틱에 맞아 생겼다. 오현호는 “원래 하키 선수에게 자주 있는 일이다. 사실 어제 빠진 세 개 중 두 개는 원래 가짜였다”며 “다행히 올림픽에서, 그것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부러져서 개인적으로는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0-4(0-1, 0-1, 0-2)로 지긴 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몸놀림에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세계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슛을 날리며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2피리어드에서는 유효 슈팅에서 8-13을 기록하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체코(1-2 패), 스위스(0-8 패)에 이어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해 참가한 12개국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8강 진출 기회가 남아 있다. 한국은 20일 오후 9시 10분 핀란드(세계랭킹 4위)를 상대로 패자부활전 성격의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C조에서 2승 1패를 거둔 핀란드는 전체 5위로 4위까지에만 주어지는 8강 직행 티켓을 놓쳤다. 한국은 핀란드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1-4로 졌지만 김기성(안양 한라)이 선제골을 넣으며 한때 리드를 하기도 했다. 백지선 감독(캐나다명 짐 팩)은 “핀란드를 다시 만나게 돼 흥분된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핀란드 2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안진휘(상무)도 “핀란드는 캐나다에 비해 더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이라며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기에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체코 출신의 패트릭 마르티넥 본보 해설위원(안양 한라 감독)은 “핀란드가 강팀이긴 하지만 스포츠에서 기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찬스가 왔을 때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 핀란드가 한국을 얕볼 때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20일 낮 12시 10분 관동 하키센터에서 스웨덴과 7, 8위 결정전을 갖는다. 단일팀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다.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우려는 기대로, 불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반환점을 돈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바라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의 시선이 그렇다. 9일 개막한 평창 올림픽이 순항하고 있다. 텅 빈 관중석이 걱정됐던 경기장엔 사람들이 넘친다. 17일 현재 입장권 판매가 100만 장이 넘었다. 마스코트 수호랑을 활용한 ‘평창 굿즈’(평창 올림픽 라이선스 제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경기장 시설과 숙박 등에 대한 각국 선수단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불규칙한 수송, 몇몇 인사들의 ‘갑질 논란’ 등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만 명이 한자리에 모인 올림픽에서 지금처럼 큰 잡음 없이 굴러가기도 쉬운 건 아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돼 평창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그동안 몰랐던 겨울올림픽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설 연휴 모여 앉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평창 올림픽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IOC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은 하늘이 돕는 나라인 것 같다”는 말이 돌고 있다 한다. 실제로 첫 단추인 개회식은 하늘의 도움 덕에 무사히 치러졌다. 개회식의 가장 큰 걱정은 평창의 혹한이었다. 지붕 없는 스타디움에 모인 3만5000명의 관중이 꼼짝없이 추위에 노출될 뻔했다. 그런데 개회식 전날까지 그렇게 추웠던 날씨가 거짓말처럼 온화해졌다. 성공적인 개회식 후 평창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25일 폐회식까지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 평창 올림픽은 아직 IOC가 내준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레거시(Legacy·유산), 즉 시설물들의 사후 활용 계획이다. IOC는 대회 직전까지 수차례에 걸쳐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관련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물론이고 강원도와 정부 역시 별다른 대책이 없다. IOC의 입장에서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미 많은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화이트 엘리펀트’(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시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6년 여름올림픽을 개최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2014년 겨울올림픽을 열었던 러시아 소치가 대표적이다. 올림픽을 열겠다는 나라는 점점 줄고 있다. IOC가 분산 개최와 기존 시설 재활용 등을 통해 개최국의 비용 부담을 줄여 주려는 내용의 ‘어젠다 2020’을 발표한 배경이다. 사정이 더 급한 건 우리나라다. 12개 경기장 가운데 무려 4곳(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경기장,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이 활용 방안이 없다. 짓는 데 수천억 원을 썼는데 유지하는 데에도 연간 수백억 원의 혈세를 부어야 할 판이다. 등산은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려오는 것이란 말이 있다. 평창 올림픽은 지금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정상에 선 기쁨은 클지 몰라도 내려올 게 걱정이다. 무사히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야만 진짜 성공한 대회가 될 수 있다. 하늘의 도움보다는 사람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남은 경기가 더 있었으면….”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은 18일 스위스와의 ‘리턴매치’에서 석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별 리그 3전 전패로 예선 탈락이 확정된 단일팀은 18일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5∼8위 순위 결정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0-2(0-1, 0-1, 0-0)로 졌다. 비록 지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10일 조별리그 예선 1차전과 천양지차였다. 당시 단일팀은 첫 올림픽 무대 첫 상대팀 스위스에 0-8로 대패했다. 단일팀은 이후 스웨덴과 일본에도 각각 0-8, 1-4로 졌다. 김은향, 김향미, 진옥 등 3명의 북한 선수가 포함된 단일팀은 모처럼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유효 슈팅은 19개로 첫 대결 때(8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골리 신소정도 든든히 골문을 지켰다. 신소정은 이날 스위스의 유효 슈팅 53개 중 51개를 막아내는 경이적인 선방쇼를 선보였다. 머리 감독은 “이제야 라인별로 호흡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일본전에도 괜찮았지만 오늘 경기는 더 좋았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20일 낮 12시 10분 스웨덴과의 7, 8위 순위 결정전으로 대회를 마무리한다. 일본이 18일 스웨덴을 연장 승부 끝에 2-1로 꺾으면서 일본과의 재대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한편 이날엔 이전과 달리 북한 응원단이 자리하지 않았다. 예선 3경기 모두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던 북한 응원단은 북한 강성일과 최명광이 출전하는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찾았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혼신의 힘으로 역주를 마친 ‘빙속 여제’ 이상화(29)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아쉬움과 후련함, 가족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 그간의 고생에 대한 기억 등이 합쳐진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한번 터진 눈물샘은 연습 트랙을 한 바퀴 도는 내내 멈추지 않았다. 이상화가 평창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은 36초94를 기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2)에게 돌아갔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014 소치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자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일본의 고 아리사(37초67)와 함께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20으로 끊으면서 순조롭게 질주했다. 자신의 시즌 베스트 기록(10초26)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를 돌 때 잠시 삐끗하면서 나머지 400m를 27초13에 주파한 게 아쉬웠다. 일본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던 고다이라는 갑자기 멈춰 서 이상화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이상화도 고다이라를 감싸 안았다. 30대의 고다이라는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이상화가 금메달을 목에 걸 때 5위였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잘했어”라고 한 뒤 “아직도 당신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상화는 “이렇게 입때까지 해내는 당신이 대단하다”고 화답했다. 이상화는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나온 것 같다. 그것만 아니었다면…”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겐 값진 은메달이다. 이것으로 저는 최선을 다했으니 국민들이 많이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올림픽이 열리는 짝수 해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한국 선수단의 손발이 되어주는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있다. 패트릭 해셋 씨(60·미국)는 이번에도 한국팀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한국 선수단만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한국팀을 위해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만 7번째다.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조종사인 그는 범죄자 등을 수송하는 비행기를 조종한다. 그는 “내가 태우는 손님들은 주로 수갑을 차고 있다. 어떤 손님들은 발에 체인을 감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부터 14회 연속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다. 주한미군 조종사였던 그는 1985년부터 3년간 서울 용산과 경기 평택 등에서 근무했다. 해셋 씨는 “한국에 살 때 한국 사람들이 내게 베풀어준 호의를 잊을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2004년부터 한국 선수단을 돕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6주간 휴가를 내고 이달 초 평창 올림픽에 합류했다. 그는 ‘만능 해결사’다. 수도꼭지 수리에서부터 통역 서비스까지 한국 선수가 필요로 하는 모든 일에 나선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한국 숙소에 수도관이 터져 온 방에 물난리가 난 일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모든 게 세밀하고 정갈하게 잘 정리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중 어디를 더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한국’이라고 답했다. 그는 “오랫동안 함께하다 보니 친분을 쌓은 한국 선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은 TV나 신문에서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강릉 관동하키센터 인포메이션센터에 가면 카이 리케르 씨(31·독일)를 만날 수 있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외국인들에게로 길 안내를 하거나 유실물 관련 민원을 해결한다. 리케르 씨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다. 평창은 그가 자원봉사를 하러 온 첫 번째 겨울올림픽이다. 그는 태어난 지 12시간 만에 뇌의 산소 결핍으로 다리를 온전히 쓰지 못하게 된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201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농담 삼아 올림픽에도 한번 참여해 보라고 말했어요. 진짜로 2년 뒤 런던에 갔죠. 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라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 더 매력적입니다.” 평창 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외국인은 66개국 1026명에 이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평창 올림픽을 떠받치고 있는 자원봉사자 1만5008명 중 6.8%다. 이들은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한국까지 오는 경비는 모두 자기 부담이다. 숙식을 제공받고 유니폼 등을 받는 게 전부다. 주로 자국 선수단 지원이나 미디어 지원, 관중 안내, 통역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미국, 일본, 캐나다, 러시아 등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뿐 아니라 몰도바, 알제리, 안도라 등에서도 왔다. 안도라에서 온 파우푸로이 트릴로 씨(25)는 “겨울올림픽 자원봉사가 꿈이었다. 꿈을 이룬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박은서 기자}

“우리 같은 전문가도 반칙 여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쇼트트랙 레전드’인 전이경 본보 해설위원도 13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벌어진 최민정(20)의 실격에 대해 고개를 갸웃했다. 최민정은 이날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접전 끝에 2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심판진은 최민정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다. 심판진이 한국 대표팀에 통보한 실격 이유는 최민정이 킴 부탱(캐나다)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무릎을 건드려서 임피딩(Impeding) 반칙을 했다는 것. 3위를 달리던 최민정이 2위 킴 부탱을 추월하는 과정에서의 신체 접촉을 문제 삼았다. 쇼트트랙은 애매한 규정으로 인해 거의 매 대회 논란이 벌어지는 종목이다. 상대 선수의 추월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밀거나 가로막는 반칙을 뜻하는 임피딩 규정이 대표적이다. 논란을 의식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17~2018시즌 내내 임피딩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추월할 때 손을 쓰면 엄격하게 페널티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을 각국 선수단에 전달했다. 전 위원은 “올림픽이 워낙 큰 경기이기도 하지만 최근 월드컵 시즌과 비교해도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여전히 상황에 따라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니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의 판정은 1명의 주심, 2명의 부심, 그리고 1명의 비디오 심판 등 4명이 합의해 내린다. 판정의 정확성을 위해 8대의 비디오를 경기장 곳곳에 설치해 놨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주심이 갖고 있다. 비디오 화면상 최민정이 추월 도중 손으로 킴 부탱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그런데 그 직전 킴 부탱이 먼저 손으로 최민정의 앞을 막는 장면이 나온다. 심판진은 왜 킴 부탱에게는 페널티를 주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한 쇼트트랙 관계자는 “킴 부탱의 방해는 순위 변동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민정의 경우에는 그 동작으로 인해 순위가 바뀌었다. 심판진이 그 부분을 문제 삼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쇼트트랙은 한국이 워낙 독주하다 보니 견제하는 나라들이 많다. 최민정의 실격 판정도 그런 분위기가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기자uni@donga.com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온 것 같아요. 너무 멋있어요.” 11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만난 김미연 씨(40·서울 잠실동)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큰 기대 없이 찾은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경기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km+15km 스카이애슬론. 한국 관중에겐 생소한 종목이었지만 7500석의 좌석(입석 3000석 포함)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김 씨는 “처음 보는 종목이었지만 함께 응원하니 절로 신이 났다. 외국 사람이 많아 유럽에 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9일 개막한 평창 올림픽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열기는 티켓 판매에서 나타나고 있다.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17만6530명이 경기를 관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동으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기준 누적 티켓 판매량은 90만1400장이다. 조직위가 당초 목표치로 정한 106만9000장의 84.33%에 해당한다. 해외 판매분은 19.5%(20만9000장)다. 성백유 조직위 대변인은 “혹한과 강풍에도 불구하고 2014 소치 올림픽 때보다 관중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15∼18일)도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이나 피겨스케이팅 같은 인기 종목은 물론이고 컬링 등도 이미 표 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틈새가 있다. 조직위는 설 연휴 기간 티켓 구매가 가능한 ‘빅 이벤트’로 15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와 16일 남자 스켈레톤 등을 꼽았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는 한국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과 11일 남자 50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차지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가 맞대결을 벌인다. 남자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이 한국 썰매 사상 최초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온라인 표가 매진된 종목은 오전 7시 반에 문을 여는 강릉 올림픽파크 매표소에서 현장 구매를 할 수 있다. 종목에 따라 5∼20%가 현장 판매분이다. 평창 ‘문화올림픽’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12일 강원도에 따르면 주요 공연이 큰 인기를 끌면서 개막 이후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이 약 10만 명으로 집계됐다. 10일에 이어 17, 24일 강릉원주대 운동장에서 열리는 세 차례의 ‘케이팝 월드 페스타’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 / 평창=이인모·김성모 기자}
10일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예선 1차전에 모습을 나타낸 북한 응원단은 신명나는 응원으로 관중의 흥을 돋웠다. 북한 응원단 200여 명은 한곳에 자리 잡지 못하고 30여 명씩 7곳으로 나눠 앉았다. 표가 매진된 탓에 한꺼번에 앉을 좌석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빨간색 체육복 상하의를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은 경기 중에 “힘내라 힘내라”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조국, 통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매스게임을 연상시키듯 물결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파도타기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은 이에 앞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에서도 응원을 펼쳤다.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본부석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일부 관중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안녕하십니까”라고 답했다. 남자 1500m에서 북한 최은성이 등장하자 인공기를 꺼냈다. 임효준 황대헌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 때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들이 ‘반갑습니다’ ‘고향의 봄’ ‘아리랑’ 등 익숙한 노래를 부를 때는 관중도 함께 따라 불렀다. 가족과 함께 수원에서 온 김영수 씨(50)는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고 뭉클하다. 자주 교류하며 같이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승우 씨(47)는 “‘우리 민족끼리’처럼 정치적인 구호는 듣기 불편했다. 장내 음악 등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응원하는 것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관동 하키센터는 수치상 ‘매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6000석의 좌석은 모두 팔렸지만 실제 입장객은 3606명밖에 되지 않았다. 앞서 열린 일본-스웨덴전(3762명)보다 적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우려했던 ‘노 쇼(No Show)’가 발생한 것이다. 각 지자체와 기업들이 단체 구매를 했지만 티켓을 받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경기가 오후 11시 20분에야 끝나는 등 늦은 경기 시간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암표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단일팀 구성을 마뜩지 않아 하는 사람들이 경기를 외면한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일팀은 스위스에 0-8로 졌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이인모·정윤철 기자}

아리랑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한국 원윤종(33·남자 봅슬레이)과 북한 황충금(23·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맞잡은 ‘한반도기’가 나타나자 관중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남남북녀(南男北女)’ 기수를 따라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행진을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3만5000여 명의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남북 선수들이 ‘코리아’란 이름으로 공동 입장하기 전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흐뭇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이들을 환영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었다. 9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이뤄진 남북 공동 입장은 ‘눈과 얼음의 축제’ 겨울올림픽에 평화의 의미를 더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남북한 선수들의 국제 스포츠 대회 공동 입장은 2007년 창춘 겨울아시아경기 이후 11년 만이자 역대 10번째다.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에 이어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평창 올림픽은 이로써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남북한 선수들은 92개 참가국 가운데 마지막인 91번째로 입장했다. 이번 대회 출전국은 92개국이지만 남북한이 하나가 돼 입장하면서 91번째가 됐다. 이날 공동 입장에는 우리나라 선수단 147명(선수, 임원 포함), 북한 선수단 50여 명 등 약 200명이 참가했다. “안녕하세요, 평창”이라는 한국말로 개회식 연설의 말문을 연 바흐 위원장은 “통합의 힘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는 오늘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공동 입장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말로 “자원봉사자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전해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는 또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에서 처음 출전한 난민팀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평창에서 남북한 선수들은 전 세계에 또 한번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에 이어 연단에 선 문 대통령은 “제23회 동계올림픽 대회인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17일간의 겨울 스포츠 축제의 개막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기자단에 보낸 인사말에서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냉전의 벽을 허물고 동서 화합의 장을 열었다. 30년이 흐른 지금,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마음을 담아 평창 올림픽의 막이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회식을 찾은 북한 응원단은 “통일 조국” 등을 외치며 연신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공동 입장 시 흘러나온 아리랑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경기 부천에서 개회식을 찾은 장은진 씨(21)는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입장할 때 뭉클하면서도 감격스러웠다.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발전해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라 머리 감독(캐나다)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35명은 이날 개회식에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단일팀의 한국 박종아와 북한 정수현은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평창=이헌재 uni@donga.com·최지선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9일에는 일반 차량의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 진입이 전면 통제되므로 관람객들은 조직위가 마련한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자가용 이용자는 대관령 환승 주차장(약 4800대)에 주차한 뒤 ‘세리머니 TS1’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셔틀버스로 5분이 걸린다. 진부 환승 주차장(약 600대)을 이용할 경우에는 ‘세리머니 TS3’를 타면 된다. 고속철도(KTX) 진부역 이용 승객들은 셔틀버스 ‘세리머니 TS2’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 시간은 약 20분이다. 횡계터미널에 내린 시외버스 이용 관람객은 도보로 1km 정도 가면 행사장에 닿을 수 있다. 셔틀버스는 따로 없다. 교통 흐름이 원활하면 서울 광화문에서 대관령 주차장까지 자가용으로 2시간 반이 걸린다. KTX는 서울역에서 진부역까지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개회식은 오후 8시 시작되며 식전 행사는 오후 7시에 막을 올린다. 행사장은 4시 반부터 입장할 수 있다. 보안 검색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5시까지는 대관령 또는 진부 환승주차장에 도착하는 게 좋다. 강릉에서는 빙상, 평창과 정선에서는 설상 경기가 열린다. 올림픽 기간에는 모든 경기장 주변에 일반 차량 출입이 통제된다. 빙상 경기를 보려면 KTX 강릉역이나 강릉버스터미널(고속·시외버스)에 내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가용을 몰고 오는 관중은 북강릉 주차장이나 서강릉 주차장 등 환승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평창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수송·교통 정보는 스마트폰 ‘Go평창’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핀란드인 얀네 씨(40) 일행 10명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관전을 위해 11일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18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핀란드와 라이벌 스웨덴의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꼭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18일 경기 후 서울로 돌아올 고속철도(KTX) 표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핀란드-스웨덴전은 이날 오후 9시 10분에 시작해 11시 반경 끝난다. 이들의 귀국 항공기 편은 19일 오전이다. 경기가 끝난 뒤 서둘러 이동해야 하지만 필요한 시간대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KTX는 모든 기차가 매진이다. 설 연휴까지 겹쳐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한국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단체로 택시를 이용해 강릉에서 서울까지 오라”는 조언을 들은 이들은 한국행 취소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강릉에서 서울까지 택시비는 대략 30만 원이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재일본대한체육회 등 재일교포들은 9일 오후 8시 열리는 개회식에 당초 약 1000명이 참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TX 티켓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그 규모가 500명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개회식을 본 뒤 당일 오후 11시 전후 서울로 떠나는 열차를 타야 하는데 KTX 표 구입이 쉽지 않았다. 그나마 일본이 예약 문화가 정착된 덕분에 한 달 전에 미리 표를 사둔 동포들 위주로 개회식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을 ‘직관’(직접 관람)하려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교통편은 KTX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 정동진역까지 무궁화 열차도 있지만 KTX보다 두 배 이상인 5시간 30분이 걸리는 데다 하루 6편밖에 없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명절이 시작되는 15일부터 이미 예매가 몰려 일부 시간대에는 벌써 표가 없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KTX보다 느리고 영어 서비스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이용하기에 더 어렵다고 느낀다. 코레일은 올림픽을 맞아 2월 1일부터 3월 25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 등을 여행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평창 코레일 패스’를 판매했다. 성인 기준 5일권은 16만8000원, 7일권은 19만5000원이다. 평창 코레일 패스는 지금까지 5000여 장이 팔렸다. 하지만 패스를 구매하고도 좌석을 구하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6일 오후 4시 현재 외국인들이 올린 900건 가까운 글 대부분이 “표 구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내용이다. ‘강릉에 발이 묶인 사람’이란 아이디를 쓴 한 외국인은 “증편을 해 달라. 우리는 비싼 패스를 샀지만 정작 티켓을 구할 수 없다”고 썼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한국에 서비스라는 게 있긴 한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코레일은 “증편이 된다면 e메일로 공지하겠다”, “좌석 상태를 확인하다가 취소 표가 발생하면 예약하라” 등의 답변을 올렸다가 무성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외에서 예약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24시간 응답 서비스가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2월 한 달 동안 서울∼강릉 KTX 하루 운행 편수를 평소 18∼26대에서 51대로 늘렸다. 열차별 좌석 수의 10%에 해당하는 입석 티켓을 역 창구를 통해 별도 판매하고 있다. 하루 승객 총 2만3000명 이상을 운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경기 종료 시간대에 맞춘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피크타임 열차표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대회 기간 17일 동안 이 노선의 예매율은 5일 현재 약 60%다. 설 연휴 기간인 14∼18일 닷새 동안 예매율은 81%에 달한다. 정부는 대회 기간 KTX 임시열차를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부선 호남선 등 다른 노선의 예비 열차를 서울∼강릉 노선에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인 코레일 패스 소지자에게 좌석이 우선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 연휴에는 모든 노선의 열차가 최대치로 편성돼 임시 투입도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열차 증편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못지않게 예약 문제를 손쉽게 설명해줄 수 있도록 KTX 예약 관련 안내 서비스를 확대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 / 평창=최지선 / 천호성 기자}
《 평창 겨울올림픽에는 12명의 동아일보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발로 뛰며 보고 들은 평창 올림픽의 뒷이야기를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부터 7일까지 강릉과 평창에서 총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긴 회의에 빠져서는 안 되는 아이템이 하나 있죠. 바로 커피입니다. 평창 올림픽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은 한국의 대표 커피 도시입니다. 600개 가까운 커피 전문점이 성업 중입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섰던 횟집들은 속속 커피 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습니다. 안목항 주변에 커피거리와 명주동 ‘커피골목’에는 수십 개의 커피 가게가 특화된 맛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지요. 그 가운데 IOC 총회장에 입성한 커피는 강릉 커피의 원조 격인 테라로사 커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 5일 IOC 총회 개회식에서 테라로사 커피는 IOC 위원들의 혀와 코를 사로잡았습니다. 전국에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테라로사에는 약 150명의 바리스타가 있는데요. 이날 행사에서는 실력으로 엄선한 바리스타 8명이 커피를 내렸습니다. 6, 7일 총회 본회의는 평창 켄싱턴 플로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 행사를 맡은 영국계 업체도 테라로사에서 커피 원두 300kg을 구매했습니다. 총회 기간 내내 강릉 커피가 귀빈들의 혀와 코를 자극하는 셈이지요.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는 “좋은 커피는 명품처럼 확실한 차이가 있다. 맛으로만 따지면 우리 커피는 전 세계 0.01%에 들어간다는 자부심이 있다. 전 세계 귀하신 분들에게 강릉 커피, 한국 커피의 맛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올림픽 기간(9∼25일)에 강릉의 커피 향은 더욱 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목항 커피거리를 중심으로 ‘강릉 세계겨울커피축제’가 열립니다. 30여 곳의 커피 전문점은 커피 산지로 유명한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식으로 내부를 꾸미고 커피를 볶는 방법 등 체험 행사도 열 계획입니다. 송성진 강릉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은 “커피 맛은 물 좋고 풍광이 좋은 곳에서 나오는 법이다. 강릉이 바로 그곳이다. 평창 올림픽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강릉의 커피 맛을 선보일 좋은 기회”라고 했습니다. 올림픽 관전차 강릉을 찾는 분들은 커피 한잔하고 가는 게 어떨까요.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드레스 리허설(모의 개회식)이 열린 3일 강원 평창의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개회식 개시 시간인 오후 8시. 온도계는 영하 1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초속 4m의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1도까지 떨어졌다. 추운 날씨도 개회식을 미리 경험하려는 참석자들의 열정까진 막을 수 없었다. 개최 도시 주민과 자원봉사자 및 출연진 가족 등으로 구성된 2만여 명의 관중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다. 가장 우려했던 한파로 인한 안전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이 각자 만반의 준비를 해왔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다양한 방한 대책을 세웠다. 이날 드레스 리허설에 참가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하 15도. 견딜 만했다. 9일 (평창 올림픽) 개회식은 오늘보다 덜 춥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바람이 드나드는 관람석 상단과 하단에 약 500m 길이의 방풍막을 설치했다. 이날도 행사장 밖에는 각국 국기들이 팽팽히 펼쳐질 만큼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상대적으로 관중석 안은 잔잔한 편이었다. 하지만 견딜 만했을 뿐이지 춥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특히 발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방한 부츠를 신고도 한 시간가량 지나자 상당한 고통이 느껴져 왔다. 무릎도 시렸다. 개회식 당일에는 발과 무릎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40대 참가자는 “마치 극기 훈련을 한 것 같다. 발 핫팩과 무릎 담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은하 씨(20)는 “춥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다. 제대로 준비를 못 했다”며 빨갛게 언 손을 연신 호호 불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행사가 끝까지 전 자리를 뜨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직위는 이날 6종(판초 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 핫팩, 발 핫팩, 방한모자)의 개인 방한용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직위는 정식 개회식 때 이 용품들을 지급할 계획이다. 셔틀버스 등을 이용한 수송은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KTX 진부역과 대관령 및 횡계 환승 주차장에서는 셔틀버스가 쉼 없이 관중들을 실어 날랐다. 행사장 진입로가 2차로라 때때로 막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원활한 흐름이었다. KTX 진부역에서 행사장까지는 20∼30분이 걸렸다. 행사가 끝난 후 관중들이 돌아갈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강희업 조직위 수송교통국장은 “오후 10시 10분 행사가 끝난 뒤 11시경에 셔틀버스가 마지막 관중들을 태웠다. 개회식 당일에는 선수단과 취재진 등 4만3000여 명이 모이는 만큼 600여 대의 셔틀버스를 동원해 최고의 수송 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안 검색에 따른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개회식 시작 1시간 정도를 앞두고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게이트마다 500m가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보안 검색대 수가 많지 않은 데다 검색까지 철저히 이뤄지면서 1시간 넘게 강추위에 벌벌 떠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관중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개회식 시간이 다가오자 조직위는 모든 게이트의 보안 검색을 포기했다. 조직위는 검색을 하지 않고 모든 게이트를 열었고 한꺼번에 수천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진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러나 보안 검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일시에 들여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안 검색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안 검색대를 대폭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검색대 주변에 몸을 녹일 수 있는 보온 시설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4세 딸, 아내와 함께 개회식을 관람한 한 조직위 직원은 “정식 개회식 때는 입장객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 일찌감치 들어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실내에 마련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즐기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검색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반입금지 물품을 미리 숙지한 뒤 가져오지 않아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드레스 리허설 때 발생한 미비점들을 정식 개회식 때까지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평창=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 내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폴리클리닉’의 시스템과 시설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릉선수촌 클리닉 관계자들은 클리닉 내 동선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밀접하게 움직여야 할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가 응급실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겨울올림픽 특성상 외상을 입는 선수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클리닉 내 응급실과 신경외과의 동선 사이에 대기 시간이 비교적 긴 치과 등 다른 과는 물론이고 외래환자 대기 공간까지 포진했다. 클리닉 개소 전 현장에 투입될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동선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구조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올림픽이 가까워지고 방문자가 많아지면 의료진이 응급환자를 보러 갈 때 일반 환자 사이를 뚫고 가야 하는 아주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말했다. 클리닉 내에 구축된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이 의료진이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과 달라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 의료진이 갖고 온 의약품 중 일부는 시스템상에 아예 등록되지 않았다. 의사가 전자시스템으로 ‘약품 A’를 처방할 때 시스템상에 약품 A가 등록되지 않아 비슷한 성분의 ‘약품 B’를 입력한 뒤 약제과에 설명하면 약제과에서 약품 A를 조제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처방과 다른 약을 환자가 복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일부 의사는 사고를 막기 위해 손으로 직접 처방전을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시설도 부실하다. 선수촌은 대회가 끝난 뒤 분양될 아파트 단지이기 때문에 식당과 우체국 등 편의시설 대부분이 올림픽 기간 중 가건물로 세워졌다. 환자들을 맞는 클리닉도 단지 중앙에 세워진 가건물로, 내부 공간도 대부분 가연성 자재로 이뤄졌다. 건물 보온도 잘 안 돼 개소 초반 내부 근무자들은 겨울점퍼를 입고 근무하는 등 추위와의 전쟁을 벌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 조사를 나와 “‘서머 텐트(여름철용 텐트)’ 같다”는 지적을 한 뒤 열풍기 등이 보완됐다. 하지만 클리닉 지하에 있는 물리치료실 난방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환자들의 체온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온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클리닉 관계자는 “겨울올림픽인데 병원시설을 가건물로 만든 건 문제가 있다. 강추위가 오거나 폭설이 내릴 경우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초를 다투는 의료진의 숙소를 지나치게 먼 곳에 배정한 것도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많이 나온다. 조직위는 강릉선수촌 내 의료진에게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속초의 한 콘도를 숙소로 제공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상주하는 의료진이 숙소를 오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위급 상황 시 빠른 대처도 불가능하다. 의료진을 파견한 서울대 측은 자체 비용을 들여 클리닉과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를 구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공정이 늦어져 완벽하게 서비스를 준비 못 한 부분이 있다. 미흡한 부분은 최대한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OC에 따르면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참가 선수 2780명 중 391명(14%)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폴리클리닉을 찾았다. 같은 기간 질병으로 이곳을 찾은 선수도 249명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도 참가 선수의 약 11%가 부상을 당했다.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평창=이헌재 기자}

겨울올림픽은 유럽과 북미의 잔치라는 말이 있다.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역시 예외가 아니다. 1일 현재 평창 올림픽 인포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평창 대회에는 전 세계 92개국의 2924명의 엔트리가 등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유럽 선수들은 1884명을 차지한다. 전체 선수의 64.4%다. 두 번째로 많은 선수를 보내는 대륙은 북중남아메리카로 506명이다. 미국(242명)과 캐나다(226명)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유럽과 북미 두 대륙 선수단을 합치면 2352명으로 전체의 80%가 넘는다. 아시아에서는 개최국인 한국이 144명으로 가장 많다. 일본과 중국이 각각 124명과 81명으로 뒤를 잇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은 북한 선수단도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인 22명을 파견한다. 눈을 구경하기 힘든 아프리카는 모든 나라를 통틀어도 12명밖에 되지 않는다. 15개 세부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은 아이스하키다. 14개 나라밖에 출전하지 않지만 엔트리(남자 25명, 여자 23명)가 많기 때문이다.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한국과 단일팀을 구성한 북한도 12명의 선수를 보낸다. 반대로 컬링은 가장 적은 50명의 선수만 출전한다. 노르딕 복합이 55명으로 그 다음으로 적다. 가장 많은 국가가 출전하는 종목은 알파인스키로 92개 참가국 가운데 81개국이 선수를 보낸다. 국제스키연맹(FIS)이 기준기록을 통과할 경우 모든 나라에 최소 남녀 1장씩의 쿼터를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전권을 딸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세네갈과 타지키스탄, 파라과이 등 3개 나라는 선수 없이 임원만 평창 올림픽 엔트리에 등록되어 있다. 선수가 없기 때문에 참가국으로 볼 수 없어 92개 참가국 명단에서는 빠지게 된다. 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오늘만 같으면 좋겠네요.” 지난달 4일 오후 8시에 찾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2018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 시작되는 이곳에서는 개회식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다. 혹한을 예상한 기자 일행은 온몸을 꽁꽁 싸매고 갔다. 하지만 이날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의 공기는 뜻밖에 온화하게 느껴졌다. 온도계는 영하 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같은 시각 풍속은 초속 0.6m였다. 동행한 평창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운이 좋다. 아주 드물게 이런 날씨가 있다.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날에도 딱 이 정도만 된다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상을 기대하면서 최악에 대비하라고 했던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게 날씨다. 한국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하나인 평창의 날씨는 특히 변덕스럽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대관령 지역의 수은주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추위와의 전쟁’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이 지붕이 없는 개방형 스타디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평창 조직위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이 개막하는 9일 오후 8시 평창지역 기온은 영하 7.7도로 예상된다. 체감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내려간다.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봐도 평창 지역의 2월 평균기온은 영하 4.5도다. 2008년에는 최저 14.8도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평창 올림픽 개회식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3만5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이에 앞서 개막 공연은 두 시간 전인 6시부터 펼쳐진다. 입장과 퇴장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내 공간 이용이 어려운 일반 관중은 6시간 내외를 꼼짝없이 평창의 혹한에 노출될 거란 얘기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리 잘 준비한다면 혹한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평창 날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에 대해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정식 회의에서 의제가 된 적도 없다. “눈과 얼음과 추위가 없다면 겨울올림픽을 열 이유도 없다”고 말한 IOC 관계자도 있다.○ 제공되는 방한 제품만으로는 추워요 평창 올림픽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개회식을 치른 곳은 1994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릴레함메르 대회다. 평창과 똑같이 지붕이 없는 개방형 스타디움에 3만5000명의 관중이 모였다. 당시 릴레함메르 대회 조직위는 관중에게 판초 우의와 방석, 커피 등 3종류의 용품을 지급했다. 평창 조직위는 3만 명이 넘는 관중 전원에게 일반 우의, 무릎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의 방한용품 5종 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평창의 칼바람을 막을 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투명 방풍막을 설치하고, 난방쉼터 27개와 난방기 40대를 설치한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고 했듯 ‘혹한’이란 불청객에 맞서려면 스스로 잘 무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개회식뿐 아니라 이후 실외에서 열리는 스키, 스노보드 등 올림픽 경기를 관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이곳에서 열린 ‘드림콘서트’ 때 6명이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다. 오후 8시 온도는 영상 3.4도였지만 강풍 때문에 관중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낮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몇몇 관람객이 가을 옷차림으로 왔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개·폐회식에 참석할 국내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의 경우도 평소와 다른 드레스 코드가 요청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머리, 손, 발이 특히 소중 예상치 못한 혹한에 맞서 가장 신경 써서 보호해야 할 신체 부위는 머리와 손, 그리고 발이다. 이 세 부분만 잘 감싸줘도 체감온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노스페이스 홍보를 담당하는 프래드컴 최선영 부장은 “보온성 및 활동성이 뛰어난 니트 소재의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착용해 찬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눈비에 대비해 방수 및 발수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아래까지 덮을 수 있는 긴 기장의 롱다운 제품은 올겨울 트렌드 상품으로 정장이나 캐주얼 룩에도 착용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특히 원단 안쪽에 필름이 붙어 있는 이중 소재를 선택하면 방수와 방풍이 된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도 기자 일행이 금세 추위를 느꼈던 대표적인 부위는 발이었다. 기자는 두툼한 등산 양말에 등산화를 신고 있었지만 한 시간가량 지나자 발 부위에 쓰라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다른 부위보다는 손과 발 부위의 추위를 호소했다.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된 방한부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난해 12월 본보 취재진이 찾은 릴레함메르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대회 현장을 가득 메운 노르웨이 스키 팬 대다수는 스키점퍼에 스키바지 차림이었으며 보온을 위해 신발과 바지 경계에 발목 토시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구두, 면바지는 집에 두고 오세요 구두나 일반 운동화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천 소재의 운동화는 눈비에 쉽게 젖을 수 있고, 발목이 낮은 신발 역시 쌓여 있는 눈이 들어오기 쉽다. 휠라코리아 상품기획 장병두 팀장은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한 경량 부츠 또는 끈이 없는 슬립온 제품을 추천한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장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눈비에 잘 미끄러지지 않는 밑창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조언했다. 한번 젖으면 마르지 않는 청바지, 면바지 등은 보온성 및 방풍성이 떨어져 꼭 피해야 한다. 꽉 끼는 청바지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와이드앵글 마케팅팀 김현희 과장은 “발열 기능이 있는 기모 소재 안감을 지닌 바지는 보온력이 높다. 스트레치 소재 제품은 활동성을 높이고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고 말했다. 평창의 추위를 몇 해 동안 경험한 조직위 관계자는 “기온보다는 바람이 관건이다. 강풍이 불면 추위가 서너 배가 된다. 두꺼운 옷을 한두 벌 입기보다는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조직위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8종류의 올림픽 기간 유니폼 가운데는 스키재킷, 스키바지, 방한화 등도 포함됐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자기 사이즈보다 큰 제품을 받으려고 하는 직원이 많다. 그래야 겉옷 안에 여러 벌의 옷을 껴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랜B’는 없다 추위와 함께 적설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감당하기 힘든 큰눈이 오면 개회식을 야외에서 여는 게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0년에는 하루에 60cm 가까운 눈이 내린 적도 있다. 평창 조직위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플랜B’로 정해 두긴 했다. 하지만 개회식을 실내로 옮겨 치를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진 등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개회식은 무조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연다고 봐야 한다. 조직위가 최선을 다해 방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관중 스스로도 잘 준비를 해 오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평창을 제대로 즐기려면 유비무환의 자세가 정답이다.평창=이헌재 uni@donga.com / 김종석 기자}

공식 개촌식을 하루 앞둔 31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동안 각국 선수단의 보금자리가 될 강릉 선수촌에는 각국 국기가 내걸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사용하는 801동에는 ‘Team Korea’와 태극기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가 외벽을 장식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때 선수촌을 사용하는 선수들은 자신들이 묵는 방에 자국 국기를 내걸곤 한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선수촌에 ‘한반도기’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합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날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조직력이 핵심이다. 세라 머리 감독의 요청으로 훈련 외에도 남북 선수가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선수와 북한 선수가 한 아파트에서 지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 22∼25층, 총 9개 동 922채로 구성된 강릉 선수촌에서 한국과 북한 선수단은 각각 다른 동을 사용한다. 북한이 사용할 동은 정했지만 북한의 최종 수용 여부가 남았다. 하지만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같은 동을 쓸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1일 한국과 북한 선수단의 협의 후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단일팀은 방을 함께 사용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같은 동을 쓰는 쪽으로 얘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릉 선수촌은 아파트 한 채당 방이 3개로 이뤄져 있다. 2인 1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채당 6명까지 묵을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선수 4명에 북한 선수 2명이 들어갈 수 있다. 단일팀 엔트리 35명은 한국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한 아파트를 쓰거나, 최소한 같은 동을 쓸 경우에는 베란다나 외벽에 ‘한반도기’가 걸릴 수 있다. 한국 선수단 219명(임원 포함)은 강릉과 평창 선수촌 등 두 곳을 사용하지만 북한 선수단 46명(선수 22명, 임원 24명)은 강릉 선수촌에만 묵는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지난달 26일 처음 만나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진천선수촌 숙소를 사용하고, 북한 선수들은 300m가량 떨어진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선수들은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벌써 언니, 동생 하면서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북한의 진옥과 최은경의 깜짝 생일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단일팀은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최종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강릉으로 이동해 선수촌에 들어온다. 앞서 남북 단일팀을 경험한 선수들은 ‘합방’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남북 단일팀 선수로 참가했던 서동원 고려대 감독(45)은 “서울과 평양에서 합동훈련을 할 때는 선수들끼리 떨어져서 생활했다. 그러다 보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 대회를 치를 때 서로 숙소를 드나들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 기자 출신의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56)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KBO는 30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운찬 총재를 보좌할 사무총장에 장 대표를 임명했다.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장 대표는 박찬호 등 메이저리거 담당 특파원으로도 활동한 야구 전문 기자 출신이다. 일간스포츠 야구부장과 편집국장 등을 지냈고, 2010년에는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를 맡기도 했다. 2011년부터는 연예 매체 스타뉴스 대표를 맡아 왔다. 4일 취임식에서 메이저리그를 KBO의 향후 성공 모델로 제시했던 장 총장은 메이저리그 전문가이기도 한 장 총장을 이사회에 새 총장으로 제청했다. 한편 정 총재는 마케팅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KBO 사무총장직과 KBOP 대표이사직을 분리하기로 하고 신임 KBOP 대표이사에 류대환 KBO 사무차장(54)을 선임했다.이헌재 기자uni@donga.com}

경기를 마친 17세 소녀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가녀린 입에서는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많은 분들이 금메달을 기대하셨는데 제 성적이 못 미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있고요….” 4년 전 이맘때 열린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심석희(21·한국체대)는 은메달을 땄다. 그렇지만 금메달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는 모든 사람에게 죄송해야 했다. 이후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며 금메달을 받긴 했다. 하지만 기자의 뇌리에는 어린 심석희가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한국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올림픽 금메달보다 힘들다는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이 험난하다. 국가대표 선발전 현장은 전쟁터다.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스케이트 날을 부딪친다.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종종 나온다. 어렵게 국가대표가 되고 나면 하루 6시간 이상의 강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전 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5시면 빙상장에 모여 스케이트를 탄다. 단체 훈련이 끝나도 밤늦게까지 개인 훈련이 이어진다. 심석희는 그중에서도 가장 성실한 선수였다. 소치 대회 때 여자 대표팀을 이끌었던 최광복 코치는 “석희는 고통을 묵묵히 감내하는 스타일이다. 부족한 게 있으면 될 때까지 남아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그런 심석희가 얼마 전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던 심석희는 16일 조모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했다. 심석희는 18일 대표팀에 복귀했고, 조 코치는 영구제명의 중징계를 받았다. 평소 심석희의 성정과 코치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조 코치와 심석희는 단순한 스승과 제자 이상의 관계였다. 강원 강릉에 살던 심석희는 어릴 때 서울로 유학을 왔다. 초등학생이던 심석희를 데려와 성심성의껏 지도한 게 조 코치다. 조 코치가 없었다면 심석희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심석희의 페이스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마찰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문제는 다시 금메달이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선수단은 ‘848’을 목표로 내세웠다. 848은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의미한다. 대한체육회도, 언론도 금메달 8개를 쉽게 얘기한다. 하지만 한국이 금메달 8개를 따려면 ‘효자 종목’이라 불리는 쇼트트랙에서는 최소 5개, 많으면 6개의 금메달이 나와야 한다.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에는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절반이 넘는 금메달을 따야 하는 것이다. 실력이 평준화된 요즘 한 국가가 이만큼 메달을 독식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부담은 조급함을 낳는다. 그래서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심석희를 포함해 안 그래도 힘들었을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부담감에 눌리고 말았다. 폭행 사건 후 심석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 팬이 보낸 편지 글을 올렸다. “메달이 아니어도 후회 없는, 부상 없는 경기로 보상받고 언니가 꼭 행복하게 웃었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이었다. 정말이지 심석희가 밝게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