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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수출업종 가운데 기계 업종만 올해 상반기에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철강, 디스플레이는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지난해 수출액 기준 상위 8대 업종의 올해 상반기 일자리 전망을 29일 발표했다. 전망에 따르면 기계 업종은 선진국 경기 회복과 내수가 활성화되면서 일자리가 3만 명(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 증가율이 4.5% 이상이면 ‘크게 증가’, 1.5~4.5%면 ‘증가’, ―1.5~1.5%면 ‘유지’, ‘―1.5~―4.5%’면 ‘감소’다. 조선 업종은 신규 수주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지만 플랜트 등 기존 수주에 대한 건조 건수가 증가하면서 일자리가 2000명(1.4%) 증가해 ‘유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철강 업종은 중국의 저가 수출품과의 경쟁, 엔저(低) 현상에 따른 일본과의 경쟁 심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일자리가 5000명(3.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종 역시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3000명(2.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밖의 전자(―0.3%), 섬유(―0.4%), 반도체(―0.2%), 자동차(―0.4%) 업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월의 기능한국인으로 안혁 대원정밀 대표(54·사진)를 선정했다. 안 대표는 1980년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풍산금속 삼성종합기술원 등에서 근무하다가 값비싼 일본산 정밀부품을 국산화시켜보겠다는 꿈을 품게 됐다. 1989년에는 직접 회사(대원정밀)를 설립한 뒤 본격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섰다. 각고의 노력 끝에 안 대표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해야 했던 2차전지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대원정밀을 연매출 185억 원에 이르는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나서고 있는 안 대표는 현재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지 관련 부품 등 총 7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해 후배 기술인들을 양성하고 있다. 안 대표는 “회사가 원양어선이라면 나는 직원들과 한 배를 탄 선장”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9일부터는 기온이 다소 오르면서 추위가 한 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이남 지방에는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3도~7도로 전날보다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충청이남 지방은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차차 흐려져 오후부터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해안과 경남 남해안, 제주도부터 비 또는 눈(강수확률 60~80%)이 시작돼 밤에는 남부 지방과 충청 남부 지방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라도 내륙지방과 경남 내륙지방에는 다소 많은 눈이 내릴 수도 있겠다. 바다 물결은 전 해상에서 0.5~2.5m로 일겠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현장에서 독일 슈빈트 사가 마련한 ‘아마리스’ 부스에 많은 관람객들이 모였다. 아마리스 레이저 계열의 최신 버전인 ‘아마리스 1050RS’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실시간 안구추적시스템, 열손상 제어 시스템, 각막 웨이브프런트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이 레이저 기기는 시력교정술의 권위자로 꼽히는 싱가포르 제리 탄 박사, 이탈리아 파울로 박사 등 저명한 의사들에 의해 수술 성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마리스레드 1050RS’는 2013년 12월 서울 강남 아이리움안과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술이 이뤄지면서 소개됐고, 현재 전국 병원 10여 곳에서 이용되고 있다. 아마리스 제조사인 독일 슈빈트는 아이리움안과 강성용 원장을 한국 유일의 ‘레퍼런스 닥터(Reference doctor)’로 선정하고, 아이리움안과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독일에서 아마리스 개발팀과 아이리움안과 의료팀의 기술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아이리움안과 강성용 원장은 ‘아마리스레드 1050RS’와 관련한 가장 의미 있는 연구 성과로 안구진탕 환자의 시력교정 성공 사례를 꼽았다. 아이리움안과는 추계 대한안과학회에서 아주대 정승아 교수와 공동으로 사례를 발표했다. 아마리스레드1050RS의 7차원 실시간 안구추적시스템을 이용해 무의식적인 눈동자 떨림 증상을 가지고 있는 안구진탕 환자들의 시력교정에 성공한 사례였다. 시력교정술 자체를 포기했던 안구진탕 환자들에게 시력회복의 기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011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센터로도 지정되어 있는 아이리움안과는 수술 후 목표시력을 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적인 시력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라식수술 후 야간 빛 번짐이나 눈부심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코웨이브 수술’은 필수적이다. 빛 번짐과 눈부심은 우리 눈의 광학적 오차, 즉 고위수차 때문에 발생한다. 아마리스 레이저는 수차 분석기를 통해 근시, 원시, 난시뿐 아니라 개개인이 가진 미세한 고위수차와 부정난시를 고려해 개개인의 굴곡 값에 맞는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 보통 코웨이브 수술은 고위수차를 약 18%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이리움안과 부설 시기능연구소에 따르면 수술 전보다 평균 31.7%가 감소한 결과를 확인했다. 특히 수술 전 고위수차의 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력교정술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아이리움안과는 라섹 수술 후 시력 회복력도 더욱 높이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아마리스 1050RS’로 라섹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후 평균 시력을 분석한 결과 수술 1주 내 시력회복속도가 기존보다 평균보다 1.6배 빨랐고 수술 2주 후 평균 시력도 1.0 이상이었다.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을 받으면 각막 표면이 거칠어지기 때문에 목표 시력을 달성해도 시력의 질이 좋지 않고 회복속도도 느리다. 그러나 각막 표면을 부드럽게 할 수 있다면 더욱 선명한 시력과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안경렌즈 표면이 매끄러울수록 더 선명한 것과 같은 원리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시력교정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지만 안전한 수술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수술 전 눈 상태를 정확히 검사하는 것이다. 이는 최신장비보다 훨씬 중요하다. 각막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녹내장, 백내장 등의 질환 여부를 사전에 정밀하게 검토해야 수술 후 시력뿐 만 아니라 평생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강성용 원장은 “기존에는 각막 두께만 충족하면 라식, 라섹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두께와 더불어 전·후면 모양과 각막의 강성도까지 측정해 종합적으로 수술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각막의 강성도는 원추각막(각막 중심부가 원뿔 모양으로 돌출하는 질환)의 예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고 말했다. 각막 강성도란 일정한 압력을 가했을 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성질이다. 뼈가 두껍다고 해서 골다공증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각막도 외관만 봐서는 부작용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강성도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미국안과학회는 안전한 수술을 위한 각막두께 기준을 잔여 각막 250μm로 정하고 있고, 대한안과학회에서는 300μm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아이리움안과는 재수술이 가능한 전체 각막두께 400μm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보통 환자들은 병원에 가장 좋은 수술이 무엇인지 늘 묻곤 한다. 그러나 가장 좋은 수술은 본인의 눈 상태에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수술이다. 이를 위해 수술 전 철저한 안전검사를 한 뒤 집도의와 면밀한 상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수술은 물론이고 수술 후 관리까지 함께해야 성능 좋은 의료 장비도 100%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다소 포근했던 날씨가 27일부터 다시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과 경남북 동해안 지방에는 많은 눈도 내리겠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27일부터는 다시 날씨가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5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도~10도가 되겠다. 그러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히 해안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원도 영동지방과 경남, 경북의 동해안은 낮부터 많은 양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28일까지 이어질 이번 눈의 적설량은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는 10~20㎝로 많겠고, 경북 남부 지방도 3~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 동해안 역시 1~3㎝의 적설량의 보이겠다. 바다 물결 역시 서해 전 해상과 동해 전 해상,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먼 바다에서 2~5m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보인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지난해 국립공원 탐방객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국립공원은 설악산이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국립공원을 방문한 탐방객이 총 4640여만 명으로 전년보다 52만 여명(1.1%) 줄어들었다고 25일 밝혔다. 세월호 참사 전인 1~4월은 탐방객이 전년보다 11% 늘었지만 이후에는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세월호 참사 후 관광객 수가 줄어들었고, 조류독감이 확산되면서 국립공원에서 개최되는 각종 축제가 취소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탐방객이 가장 많았던 곳은 북한산(728만 명)이었고, 한려해상(616만 명), 무등산(381만 명), 설악산(362만 명), 경주(319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탐방객은 총 103만 여명으로 설악산(41만 명)이 가장 많았고, 경주(26만 명), 한라산(20만 명), 내장산(5만 명) 순이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앞으로 남은 겨울 기간에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역시 대체로 맑은 가운데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기상청이 내놓은 ‘2~4월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3개월 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하고, 강수량은 평년 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2월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아 기온이 평년(평균기온 1.1도)보다 높을 확률은 45%, 비슷할 확률은 40%인 것으로 예상됐고,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15%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3개월 간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극심한 ‘봄 가뭄’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월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날이 많이 기온변화가 커지면서 변덕스런 날씨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역시 전국이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맑겠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영상 3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6∼11도로 초봄과 비슷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아침에는 안개가 끼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운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하반기 금융회사에 취업한 홍모 씨(28)는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취업지원센터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취업 관련 정보는 스터디 모임이나 선배를 통해 얻었고, 금융권에 취업을 한 이유도 적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연봉이 높고 안정적이기 때문이었다. 홍 씨는 “취업지원센터에 가면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거나 제대로 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며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선후배 등 사적인 네트워크와 좁은 정보망에 의존해서 취업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업률이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부각되면서 많은 대학들이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지원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50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전국 대학의 평균 교비 예산 가운데 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높이도록 쓰는 비율이 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 1곳당 평균 교비 예산 852억 원 가운데 취업지원 서비스 관련 예산은 평균 7억8000만 원으로 0.9%밖에 되지 않았다. 학생 1명당 10만5000원밖에 되지 않은 것. 특히 4년제 대학의 취업지원 예산 비율은 0.7%로 2, 3년제 대학(1.8%)보다 적었다. 취업지원 전담 인력도 대학 1곳당 평균 15명으로 전체 행정인력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취업지원 전담 직원 1명이 평균 607명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과 인력이 모두 열악하니 학생들의 참여율도 저조했다. 대학이 운영한 인턴십(2.9%), 취업캠프(5.1%), 모의면접(5.4%) 등의 참여율은 10%도 채 되지 않았다. 선진국의 대학생들은 대학 내에 설치된 취업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해 구직 활동을 한다. 영국은 대부분 학교가 전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일대일로 취업 컨설팅을 해준다. 경력 설계나 성격 및 적성 검사는 물론이고 각종 면접이나 인터뷰 준비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업에 취직하려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계로 가려는 학생들에게도 대학원 진학 상담, 연구능력 배양 교육, 창업 실무 교육 등을 제공한다. 특히 민간 기업의 인사 분야에서 충분히 경력을 쌓거나 석박사 학위가 있는 상담사들이 취업지원센터에 배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유사한 전공 몇 개를 하나로 묶은 다음 본인이 전문성이 있는 분야의 학생들만 전담해 세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취업지원 조직 역시 컨설팅을 하는 부서와 별도로 행정 서비스 부서를 배치해 상담사들이 컨설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 많다. 일본도 학생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취업 준비를 하게 되면서 대학의 취업지원 기능이 많이 약화됐었다. 그러나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대학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최근에는 서비스가 한층 개선되고 있는 편이다. 일본도 대부분의 학교가 진로지도센터를 개설하고, 컨설팅을 통해 구직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특히 영국처럼 경력을 갖춘 전문상담사를 배치해 경력과 적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화진 고용부 인력수급정책국장은 “국내 대학들이 취업률을 높여 높은 평가를 받으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투자가 상당히 미흡하다”며 “일단 취업 서비스 관련 투자가 늘어나야 이를 활용하는 재학생들이 늘어나고, 취업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좀 어처구니가 없네요….” 지난해 치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선거가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무효판정을 받고, 재선거까지 치러야 할 상황에 처하자 전교조 내부는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전교조는 지난해 12월 3∼5일 치러진 집행부 선출 1차 투표에서 2만978표(50.23%)를 얻은 변성호 후보가 17대 위원장에 당선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변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표를 얻어 2위 후보와의 결선투표도 치르지 않았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이는 집계 오류. 전교조 선거관리위원회는 무효표(851표)를 제외한 유효투표수(4만1760표)를 기준으로 득표율을 계산했다. 노동조합법 16조에 따르면 ‘총회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고, 임원 선출은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조합원 선거는 일종의 총회인 만큼 재적 조합원의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위원장에 당선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자체 규정을 통해 지금까지 무효표를 제외한 유효투표수를 기준으로 득표율을 산출해 위원장을 뽑았다. 단지 과거에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늘 결선투표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효표 포함 여부에 따라 변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가 달라지면서 잘못 만든 규칙이 드러난 것이다. 전교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19일부터 이틀간 논의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재선거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합원들의 변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어서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유성열 ryu@donga.com·임현석 기자}

《 지난해 12월 23일 노사정(勞使政)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2대 원칙과 14개 세부 과제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동반자적, 공동체적 시각에서 사회적 책임과 부담을 나눈다는 원칙 아래 비정규직 처우 개선,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과 관련된 합의안을 올해 3월까지 이끌어 내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다. 노사정이 노동시장을 개혁하자고 합의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때 ‘2·6 대타협’(정리해고 법제화, 파견법 제정 등) 이후 16년 만이다. 1999년 2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고, 노사정위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노동시장의 낡은 구조는 그대로 유지돼왔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졌고 통상임금과 간접고용을 둘러싼 노사갈등도 심해졌다. 이에 정부는 올해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노사정 대타협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반발을 수습해 노사정 합의를 이끌고, 구조 개혁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56)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노동계의 구조 개혁 방향과 노사정 대타협 가능성 등을 듣기 위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다. 》 대통령, 가이드라인 만들면 안돼―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본 느낌은 어떠했나.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다. 인적 쇄신을 밝히지 않았고 경제민주화 등 그동안의 공약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실망했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진단은 맞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은 솔선수범이다. 요즘은 중국도 법치(法治)를 한다. 법치라는 건 기본적으로 국민 설득인데, 리더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무원연금 개혁도 고위공무원들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내용 없이 강제로 지시하면 다 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래도 박 대통령은 노사정 논의와 대타협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줬다. “그간 노사정위가 많은 일을 하긴 했다. 신뢰를 가지고 양보와 타협을 하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행태는 그렇지 않다. 대통령, 경제부총리,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마디씩 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우리가 들러리로 서서 합의만 해주는 거라면 하지 않겠다. 한국노총은 외환위기 때부터 나라와 경제를 걱정했다. 임금도 삭감하고 공기업도 개혁하고 양보도 많이 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가혹한 조직 분열뿐이었다. 일단 우리도 안을 냈으니 인내를 가지고 협상하겠다. 다만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지나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한국의 정규직이 정말로 ‘과보호’되고 있는가? 지난해에만 금융권에서 5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어느 조직이든지 성과가 나지 않은 직원은 마음대로 내보낼 수 있다. 지금도 회사 입맛대로 할 수 있는데 정규직 과보호라는 얘기가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실질임금과 최저임금부터 올려서 소비를 늘려야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다. 대기업들도 유보금만 쌓아두지 말고 고용창출 많이 하고, 노동자도 사외이사 등을 통해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 노동자도 회사를 이해하고, 경영도 책임지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물론 처우가 좋은 정규직들도 양보할 필요가 있다. 다만 ‘노사 자치주의’가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노사에 맡겨놓으면 알아서 다 한다. 우리는 임금피크제를 2006년에 도입했다. 지금도 많은 사업장이 정규직 임금은 적게 올리고 비정규직 임금을 많이 올리고 있다.”파견업종 확대 수용할 수 없어 ―노동시장 구조 개혁 논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노총은 노총답게 행동하자는 것이 개인적인 철학이다. 노동자들이 떳떳하게 ‘조끼’를 입고 다니는 시대가 돼야 한다. 나는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이다. 과거에 한국을 대표하던 시중은행 6개가 모두 사라졌다. 그때는 노조도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일순간에 깨졌다. 그렇게 천지가 개벽하는 모습을 봤는데 노동계가 머리띠 매고 투쟁만 해서 되겠는가. 우리도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시청 앞 광장에 10만 명 모아놓고 아무리 평화적으로 집회를 해도 국민은 관심 없다. 물론 정권과 자본이 노동계를 압박하고 뒤통수를 치는 일도 많다. 협상을 하다 대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저항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가 성의를 보이면서 대화가 잘 이뤄져 명분이 서고, 서로의 입장을 세워주는 상황이라면 투쟁을 위한 투쟁은 하지 않겠다.” ―정부는 늦어도 3월까지 합의를 하겠다고 한다. “골든타임 얘기를 많이 하는데, 선거가 없으니까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민주적 절차와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과제를 다 합의할 수 없다면 몇 개만 합의하고 나머지는 국회로 넘기는 방법도 있다. 비정규직 고용 기간도 4년으로 늘리되 그 이후에는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조항을 법으로 만들면 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물론 4년 전에 다 해고되겠지만…. 파견 업종 확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비정규직으로 4년씩 일하고 나이가 들었는데도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으면 결국 간접고용(파견)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비정규 공화국이 되는 것만큼은 막을 것이다.” ―고용 기간이 늘어나면 숙련도가 높아져서 정규직 전환이 촉진된다는 견해도 있다.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숙련도가 높아졌다고 치자. 그래도 정규직으로 채용해주지는 않는다. 내가 한 공공기관의 사외이사를 했는데 인턴을 300∼400명씩 뽑아서 그중 정규직은 10명만 뽑더라. 고용기간을 늘린다고 해서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는 건 이미 증명되고 있다. 자본수익률은 계속 증가하는데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제자리걸음이다. 그 수익이 어디서 나오나. 비정규직 쓰고 외주 주고, 임금 착취해서 나오는 것 아닌가.” ―정부는 비정규직에게 퇴직금, 이직수당을 주고 노조에 차별시정권도 주겠다고 했다. “비정규직에게까지 퇴직금을 줄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있겠나. 중소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정부가 당근 몇 개만 줄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 비정규직으로 2년씩 근무했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게 노동자들의 호소다. 고용 기간을 늘리려면 4년이 아니라 차라리 10년으로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그 전에 해고할 수 없도록 해야 하겠지만. 특히 차별시정권은 상급단체에도 줘야 한다. 상급단체 전임자들은 노사협상 경험이 많다. 용평리조트 노사분쟁도 산별대표가 해결했다.”노조도 이기주의 탈피해야 ―정부 설문조사에서는 비정규직도 기간 연장에 찬성하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우리 설문조사 결과는 정반대다. 그래서 노사정위에서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문항도 노사정이 같이 검토해서 외부 전문기관에 맡길 것이다.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도 말했지만 상시 지속적 업무는 무조건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면 실질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일 수 있다. 정부와 경영계 생각은 우리와 정반대겠지만.” ―정부는 저(低)성과자 해고(일반해고) 요건도 명확히 하자고 한다. “말이나 글을 해석할 때도 직역보다는 의역이 범위를 넓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만들어 놓으면 여파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KT는 8000명이 넘는 인원을 명예퇴직시켰다. 명예퇴직을 가장한 해고다. 지금도 성과가 낮은 직원은 갑자기 발령을 내거나 귀양을 보낸다. 회사가 하고 싶으면 다 할 수 있다. 해고 요건을 명확하게 한다면 그 절차를 거칠 경우 마음대로 해고해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1982년 네덜란드 바세나르협약(임금인상 억제, 비정규직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 관한 노사정 대타협) 같은 합의가 가능하려면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한가. “네덜란드는 실업수당, 연금 등 사회 안전망이 충분한 상태에서 대타협을 했다. 우리는 해고되면 갈 데가 없고 실업급여가 전부다. 덴마크는 노사정이 모든 현안을 협의한다. 독일 총리도 큰 현안이 생기면 노총 위원장과 제일 먼저 협의한다. 외국을 나가도 노총 위원장을 대동해서 나간다. 우리는 소 닭 보듯 하지 않나.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려면 일단 노사, 노정 간 신뢰가 무너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민노총에 노사정위 참여 요청할 것 ―노조조직률도 10%를 위협받고,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우리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노조가 정규직 이익만을 대변하고, 이기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도 안다. 조직률 하락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비정규직이 늘다 보니 조직률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비정규직도 노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노조를 조직하면 해고해버리지 않나. 사용자들의 통제가 워낙 심하다. 다만 우리도 이기주의를 탈피해야 한다. 나도 현장 간부들에게 골프를 치지 말라고 늘 강조한다. 이주노동자들까지 보호하면서 중간지대에 있는 조직들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 일본 노총은 ‘조직특공대’까지 만들어서 조직을 확대한다고 하더라. 우리도 조직 확대에 사활을 걸겠다.” ―민노총의 새 집행부가 선출됐다. 역사상 첫 조합원 직접선거로 선출된 집행부다.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가. “민노총은 동업자다. 동심동덕(同心同德)의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이 이데올로기 논쟁을 하는 시대도 아니지 않은가.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을 만나면 노사정위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 들어와서 하다가 안 되면 연대투쟁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설득하겠다. 민노총이 들어와 같이 싸우고 협의하면 국민 호응도 받을 수 있다. 노동시장 특위에 사용자단체는 3곳(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이나 있는데 노동계는 한국노총 하나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자주 민노총을 찾아가 설득하길 바란다. 장기적으로는 한국노총과 민노총이 하나로 통합해서 노동자의 진정한 대표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마산상고 졸업(한국체대 중퇴)한일은행(현 우리은행) 입행(1978년 4월)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2006년 5월∼2008년 1월)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2008년 2월∼2013년 10월)제25대 한국노총 위원장(2014년 1월∼현재) 인터뷰=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법원이 대표소송에 나선 23명 가운데 옛 현대자동차써비스 출신 2명의 상여금만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근로자 간의 희비는 크게 엇갈리게 됐다. 이번 소송이 직군별로 나눈 대표소송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직원의 8.7%인 약 5700명만 이번 판결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들은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은 16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기적으로 받는 상여금이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하는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 여부는 치열하게 검토해서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정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바뀌지 않는 한 전체 근로자 모두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노사 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법원이 인정한 소급 금액은 크지 않다. 그러나 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8.7%의 근로자는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나머지 근로자들에 비해 연평균 10∼15% 이상 많은 임금을 받게 될 것으로 재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노사팀장은 “같은 일터에서 동일한 임금을 받아온 근로자들이 이번 판결로 일부 근로자의 임금만 오르게 되면 근로자 간의 갈등이 불거져 노사 간의 타협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사측은 노사가 함께 운영하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를 풀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송을 취소하면서 직무 및 능력급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그 대신 상여금의 일부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협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미 기득권을 획득한 8.7%의 근로자가 한발 양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됐다. 이날 판결로 현대차처럼 특정 기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만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회사의 근로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더라도 패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법률과 같은 효력(대법원 판례)을 지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15일 이하로 근무하는 경우는 징계 대상자가 아니면 거의 발생할 수 없다”며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세칙 하나를 들어 통상임금 성격 전체를 부정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유성열 기자}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경남 창원 본사와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52세 이상 사무직 450여 명 가운데 200여 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두산중공업은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년 치 통상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대학생 자녀에게는 1년 치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올 초 270여 명의 명예퇴직을 확정했다. 대상자는 대부분 정년(현재 만 58세)을 코앞에 둔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3조2772억 원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14일 사무직 과장급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계획을 밝혔다. 기업들의 ‘희망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 침체로 저(低)성장 국면이 장기화하고,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인건비 증가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진행되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내년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실시되는 정년연장법(만 58세→만 60세, 300명 미만은 2017년부터)을 앞두고, 아직 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50대 근로자들을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등으로 사실상 해고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법 시행 전 정년 연장 대상자들을 최소화해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는 주 연령층은 50세를 넘긴 ‘베이비부머’다. 베이비부머는 전쟁 직후 사회적, 경제적 안정에 따른 높은 출산율로 형성된 세대로 생산가능인구를 대거 공급하며 경제성장을 이끄는 특징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는 1955∼1963년 출생한 사람들로, 통계청이 추산한 올해 인구는 약 709만 명이고, 이 중 312만 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955∼1957년생(만 60∼58세)은 이미 정년이 넘어 회사를 떠났거나 올해 정년을 맞은 세대이기 때문에 퇴출과는 상관이 없다. 베이비부머 중 아직 정년이 되지 않은 1958∼1963년생(현재 만 57∼52세) 근로자들이 퇴출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특히 1958년생 개띠들이 대표적인 ‘낀 세대’로 정년 연장의 최대 피해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들은 기존 제도하에서는 내년에 만 58세 정년이 돼 퇴장해야 하지만 내년부터 정년이 2년 연장되는 바람에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의 조기 희망퇴직 러시로 오히려 올해 회사에서 퇴출되는 비애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24년 동안 몰랐다, 회사 공기가 그렇게 차가운지…” ▼1955∼63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비애24년간 근무했던 직장이었다. 겨울마다 여의도를 휘감던 쌀쌀한 칼바람도, 출근 생각만 하면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A 씨(52)에게 여의도는 ‘또 하나의 가정’이었기 때문이다. ‘직원은 ○○증권의 가족’ 1989년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입사한 증권사 입구에서 처음 마주한 문구다. 정말 그랬다. A 씨와 회사는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챙겼다. A 씨는 회사에 열심히 ‘효도’했고, 회사도 A 씨를 세세히 챙겼다. 회사가 준 일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조직생활을 하는 게 미덕이었던 시대. 베이비붐 세대인 A 씨도 그 시대의 교훈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그 교훈을 충실히 지킨 결과는 ‘해피 엔딩’이 아니었다.정년 연장 앞두고 ‘퇴출 프로그램’ 가동 2013년 12월 23일. 마지막으로 퇴근 도장을 찍고 여의도 거리로 나왔다. A 씨는 “여의도 겨울바람이 그렇게 살을 엘 정도로 차가운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린 지 24년이지만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회사를 부모처럼 여기고, 정열도 바쳤지만 A 씨를 내보낼 때는 매몰찼다. 퇴직 7개월 전인 2013년 5월 정년 60세 연장법이 개정됐지만 이 제도는 ‘그림의 떡’이었다. “나이 많고, 직급 높은 직원들은 무조건 퇴출 프로그램에 가야 한다던데?” 2013년 7월 여느 날처럼 출근해 업무 준비를 하던 A 씨는 동료들이 수군거리는 얘기를 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퇴출 프로그램은 희망퇴직을 실시할 때 주는 1억∼2억 원을 아끼기 위해 회사가 직원에게 스스로 사직서를 내도록 종용하는 제도였다. A 씨를 포함해 퇴출 프로그램 대상자는 모두 20명. 그들이 모두 처음 만난 날, 다들 죄수처럼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매일 아침 오늘은 어떻게 영업할 건지 보고서를 내야 했다. 일종의 반성문이었다. “계좌유치 등으로 월 2000만 원씩 수익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목표량도 떨어졌다. 퇴출 프로그램 책임자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야근이라도 하라”며 오후 10시까지 A 씨를 사무실에 남겼다. “이를 악물고 버텼죠. 정년퇴직은 바라지도 않았어요. 다만 애들 대학등록금 때문에라도 최소 3, 4년은 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날마다 사표를 쓰고 싶었지만 그렇게 버텼어요.” 끝까지 버틴 직원에게는 ‘최후통첩’이 떨어졌다. 2주마다 지점을 옮겨 다니도록 한 것. 여기서 나가떨어진 직원에게는 대기발령을 냈고, 책상을 없애고 직위도 박탈했다. 결국 A 씨도 2013년 12월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 물론 명예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퇴직 이후 평생 몸을 바친 직장에서 버림받았다는 배신감에 뒷목이 땅기고 하루 종일 머리가 멍했다. 요즘도 소화제를 끼고 산다. 악몽도 많이 꾼다. 스트레스가 겹쳐 고혈압 판정까지 받아 약도 먹고 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장남인 그는 주저앉을 여유도 없었다. 보험설계사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한 달에 150만 원을 벌기도 벅차다. 월급이 증권사를 다닐 때의 4분의 1도 되지 않지만 아이들 학자금을 대려면 어쩔 수 없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지금도 그는 보험상품을 팔기 위해 거리를 걷고 또 걷는다.“사장이 빗자루질 하면 해고 신호” 경기 구리시의 한 중소유통업체서 일하는 이모 씨(52)는 하루하루 해고의 불안 속에서 일한다. 한때 가구점을 운영하며 잘나가는 ‘사장님’으로 불렸던 이 씨는 사업이 기울면서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일을 해왔다.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선 일자리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전체 직원 수가 10명인 이 씨의 회사는 2017년부터 정년연장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고참급인 이 씨는 늘 정리해고의 부담에 시달린다고 했다.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사업실적에 따라 한두 명은 쉽게 해고하고 또 새로 채용하는 탓이다. “근속 연수가 길다 보니 월급을 많이 받는 내가 늘 정리해고 우선순위에 오르는 거죠.” 사장의 ‘빗자루질’ 하나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 직원을 자를 일이 있으면 사장이 작업장에서 빗자루질을 시작하기 때문. 이때는 모든 직원이 하던 일을 멈추고 같이 청소를 해야 한다. 해고의 신호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해고 압박을 견뎌내는 방법은 일평생을 그래왔듯 그저 열심히 일하며 버티는 것뿐이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직원들은 손쉽게 일을 그만두기도 하지만 두 아들과 아내를 책임져야 하는 이 씨에게는 그런 생각조차 사치다. 눈칫밥 먹는 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 씨는 “그저 5년만 더 회사에 다니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두 아들이 장가갈 때 각각 작은 전셋집 마련할 목돈이라도 쥐여 보내기 위해서다.‘철밥통 교직원’도 이제는 옛말 고용 안정성이 높아 ‘철밥통’에 비유되는 교직원 사회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은 코너에 몰려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직원으로 28년째 근무 중인 김모 씨(53)는 “정년 연장 시행이 다가오면서 학교 측이 다양한 수단으로 퇴직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교를 떠난 교직원 8명은 모두 김 씨와 같은 베이비부머였다. ‘팀장’이라는 직급을 주고 소속 팀원을 주지 않는 식으로 퇴출됐다. 김 씨는 “젊은 직원들이 윗사람에게 대놓고 나가라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만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어떨 때는 나이 많은 사람은 나가라는 압박처럼 느껴졌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를 ‘샌드위치 세대’라고 표현한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베이비부머는 여전히 부모를 부양하면서 자녀까지 책임져야 하는 세대”라며 “나이가 들어도 쉬지 못하고, 모은 돈이 없어 생활이 어려우니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사회문제화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오늘도 어쩔 수 없이 달리고 있다. 이제 ‘산업화의 주역’은 아닐지라도, 한 가정의 주역으로 버텨내기 위해서…. ▼ 재취업해도 절반이 임시직… 다듬고 나누고 보듬어야 ▼1985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해 경기도의 한 연수원에서 신입 연수를 마친 정모 씨(56)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공식 출근은 오전 8시까지였지만 모든 사원이 더 일찍 나와 일했고, 밤 늦게까지 일할 때가 많았다. ‘회사가 잘되는 것이 곧 내가 잘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일이 늘 1순위였다. 하지만 28년 후인 2013년 말 정 씨도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왔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퇴직한 정 씨는 1년여간 구직 활동을 했지만 아직도 새 직장을 찾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일거리를 찾아 서울 곳곳을 헤매고 있다. 1980년대에 이미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끝낸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은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 러시를 예상하고 △일자리 나누기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통해 충분한 대비를 갖췄다. 그러나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노후 대비는커녕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다. 전문가들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60세 정년을 연착륙시키는 한편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장년 일자리의 질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장년층 재취업자 10명 절반은 임시·일용직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장년(50∼64세) 고용률은 69.9%(지난해 상반기 기준)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인 55∼64세 고용률(64.3%)도 한국은 34개 회원국 가운데 8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로 따져보면 장년층의 ‘고용 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평균 퇴직연령은 53세, 정년까지 일한 비율은 7.6%로 10명 중 1명꼴도 되지 않는다. 반면에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에 따른 조기 퇴직 비율은 16.9%에 이를 정도로 높다. 특히 고용부 추산 결과 2021년까지 연평균 20만 명 정도의 베이비부머가 직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퇴직 후 어렵게 재취업을 한다고 해도 질 낮은 일자리로 갈 개연성이 높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직장에서 퇴직한 뒤 다시 일자리를 얻은 장년층 199만8000명 가운데 임시·일용직으로 재취업한 비율은 45.6%였다. 퇴직자 4명 중 1명(26.7%)은 자영업자로 나섰다. 재취업자의 월평균 임금도 184만 원으로 20년 이상 장기 근속한 근로자의 평균임금(593만 원)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20년 넘게 근무하다가 지난해 3월 퇴직한 김모 씨(54)는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지난해 여름부터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매주 6일씩 하루 12시간 이상 운전을 하지만 한 달 순소득은 150만 원 정도다. 김 씨는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도 다니고 상담도 받아봤지만 다른 일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며 “월급도 월급이지만 택시 운전사를 ‘하인’ 취급하는 손님을 태울 때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장년고용대책을 통해 △임금피크제 정부 지원 확대(1인당 연간 1080만 원) △장년층 근로시간 단축 허용 △공공일자리 확충 등을 내놨다. 그러나 장년층 일자리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기업 생산직종은 이미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정년 연장에 합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무직이나 중소업체에 근무하는 베이비부머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미 기업들이 정년에 가까운 근로자들 구조조정에 대거 나서고 있어 이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면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수영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심의관은 “장년층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이들을 사회적 비용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을 버려야 한다”며 “장년층도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시간제 일자리 등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이 해답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임금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무 준비 없이 정년만 늘어난다면 고령자 고용 부담은 물론이고 청년 일자리까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특히 경영계는 현재 노사 자율에 맡겨져 있는 임금피크제를 법제화하는 작업 역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노사 자율에 맡기면 임금 삭감을 우려한 노조의 강한 반발로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임금 감액률에 대한 노사 합의가 쉽지 않으므로 정부가 객관적으로 조사해 생산성과 임금에 대한 표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더라도 기업의 부담이 크게 줄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연세대 이지만 교수(경영학)가 60세 정년 연장 시대의 기업 부담 증가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기업 인건비가 현재보다 평균 25% 증가했고, 호봉제에 따른 자동인상분까지 반영될 경우 37.5%나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더라도 17.5%를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감소 효과가 7.5%포인트에 불과한 것. 결국 임금피크제는 물론이고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 중심으로 동시에 개편해야 정년 연장에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장기화된 저성장 국면까지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증가율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임금체계 개편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60세 정년 안착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정부, 기업, 개인이 철저히 준비해야 국가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무하다가 2000년대 중반 명예퇴직한 윤모 씨(60)는 공무원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주식 투자와 자영업을 했다가 수억 원을 날렸고, 빚까지 졌다. 윤 씨는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투자를 하는 건 정말 위험하다.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다”며 “매달 나눠서 조금씩 받으며 생활하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 장년, 노년층도 지속적으로 생산 활동에 참여해야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60세 정년 시대가 안착하려면 정부는 물론이고 개인과 기업도 각자 분야에서 일찌감치 대비책을 마련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개인은 정부와 기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은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일단 퇴직 시점을 가정했을 때의 재무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생소한 분야에 대한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을 치료할 때 진단을 먼저 한 뒤 처방을 받는 것처럼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자세하게 파악해놔야 구체적인 은퇴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 같은 목돈이 생겼을 때 주식, 위험 상품에 투자를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많은 은퇴자가 자녀 학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하다가 실패한다”며 “목돈을 가지고 뭘 한다는 생각보다는 지속적인 노후자금으로 활용한다는 인식을 갖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노동시장 구조 개선 논의에서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네덜란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의 단초가 된 1982년 바세나르 협약(임금 동결, 노동시간 단축, 시간제 고용 확대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정 대타협)도 뤼돌퓌스 뤼버르스 총리의 강한 리더십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경영계가 정년 연장을 앞둔 장년층들을 무조건 해고해버리는 관행 또한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무작정 해고를 하기보다는 그들의 경험과 숙련도를 폭넓게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들도 장년층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일을 할 수 있는 인사관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장년층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백연상·강홍구 기자}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이 같은 혼란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련 입법을 통해 현장 혼란을 줄여야 하는데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모든 걸 맡긴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한 달 뒤 정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고, 국회는 지난해 2월 환경노동위원회에 노사정소위를 만들어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에 착수했다. 여야 의원은 물론이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 대표들도 참여해 두 달간 논의를 거듭했지만 합의에 실패하고 해산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법안심사소위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만 거듭하면서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발의해 계류 중인 법안을 심사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에는 노사정위가 바통을 넘겨받아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자 국회는 노사정위에서 통상임금과 관련해 노사정이 합의를 하면 합의 취지대로 법률 개정을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현재 노사정위에서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근로시간 단축 등 다른 현안을 논의하느라 통상임금 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만 이뤄지면 바로 입법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놓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