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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 후손들이 3일 ‘유엔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다. 국가보훈처는 유엔군 22개국 참전용사 후손 120명이 3일부터 6박 7일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열리는 평화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올해 10회째인 평화캠프는 한국과 유엔 참전국이 참전을 통해 맺은 인연을 미래세대로 계승해 나가자는 취지로 시작된 행사다. 참전용사 후손들은 행사 기간 비무장지대(DMZ)를 탐방하고 국립현충원 참배, 국립중앙박물관 및 전쟁기념관 견학 등에 참가한다. 길이 10km의 비무장지대 평화누리길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며 분단과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 캠프에서는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 지휘관 중 한 명인 고 에드워드 포니 대령의 손자 네드 씨가 강사로 나서 참가자들에게 흥남철수작전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보훈처는 “캠프 참가자들에게 대한민국이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한편 참전의 인연이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 군 당국이 서해상에서 양측 해군 함정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활용하던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한 의사소통을 10년 만에 재개했다. 국방부는 1일 “판문점선언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국제상선공통망 운용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서해상에서 실시된 남북 함정 간 시험통신에서 우리 해군 경비함이 이 통신망을 통해 북측 경비함을 호출하자 북측은 즉각 응답했다. 2008년 5월 이후 북측 경비함이 우리 측 호출에 무응답하면서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의사소통은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앞서 남북은 2004년 남북 장성급 회담을 통해 조난 및 구조 요청 등에 활용되는 공용주파수인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교신으로 서해상에서 2002년 제2연평해전 등과 같은 무력 충돌을 예방하자는 데 합의했다. 당시 남북은 각자를 한라산, 백두산으로 칭하는 것으로 호출부호를 정했다. 이날도 양측은 이 같은 호출부호를 사용해 교신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의사소통 재개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해 및 동해지구 군통신선까지 복구되면 남북 간 우발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은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헌법재판소가 28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결정하자 군 당국은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방부는 헌재 결정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국방부는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없고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체복무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최단 시간에 관련 정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가 악용될 수 없도록 하는 장치를 곳곳에 마련할 방침이다. 현역병에 비해 복무 기간을 늘리고, 근무 강도 또한 강하게 설계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복무자의 ‘선택 자유’를 존중하는 한편 현역병들의 상실감이나 불만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대체복무제를 운영한 국가들도 비슷한 기준을 내세웠다. 프랑스는 2001년 모병제 전환 이전에 대체복무제를 운영했는데 당시 복무 기간은 현역병의 2배인 20개월이었다. 러시아 역시 현역은 12개월이지만 대체복무 대상은 18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보충역으로 분류되는 사회복무요원은 24개월을, 공중보건의나 공익법무관 등은 36개월을 복무하는 것에 비춰 볼 때 대체복무는 24∼36개월에서 기간이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대체복무 희망자에게 실제로 특정 종교나 별도의 개인적 신념이 있는지를 심사할 기구도 설치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심사를 최대한 엄격히 하고 종교나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자가 맞는지를 검증하는 관찰 기간도 두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국방부 소속 위원회에서 이들에 대한 서면심사를 진행하고, 병역 기피 의심자에 대해선 대면심사도 하고 있다. 과거 대만은 본인은 물론이고 증인 면담도 실시했다. 판정이 어려울 땐 명확한 검증을 위해 1년 이내의 관찰도 진행했다. 일각에선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현역 병력 수가 크게 감소해 안보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병력 감소가 크지 않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 종교 및 개인적 신념에 따른 입영 및 집총거부자는 지난해 461명을 비롯해 2016년 557명, 2015년 493명 등 매년 500∼600명 수준이다. 대체복무 심사 요건을 까다롭게 해 악용 소지를 차단하면 병력 수준 유지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 한편 이날 헌재가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데 대해 군 관계자들은 “합리적 판단”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역 장교 A 씨는 “이들을 처벌할 수 없게 할 경우 사법부가 특정 종교를 지원하는 격이 되고 해당 종교의 ‘위장 신자’들만 늘어날 것”이라며 “병역 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최우선으로 본 합리적이고도 당연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28일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국방수장이 북한의 비핵화와 전작권 전환 시기의 연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송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전작권을 더 앞당겨 한국군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의 조건 평가를 잘하면서 추진해 나가자”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회담 후 배포한 공동보도문에서 ‘양 장관이 향후 한반도 안보 상황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을 조기에 충족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른 시기에 달성되면 그에 맞춰 전작권 전환도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송 장관은 지난달 국방예산 관련 토론회에서 “3축 체계(북한 핵·미사일 대응전력) 등이 포함된 국방개혁이 완성되는 2023년경에 전작권이 환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위협이 사라지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을 압도하는 한국군이 전작권 전환을 더는 미적거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송 장관은 향후 한반도 안팎에서 이뤄지는 중대급 이상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시행 여부를 한미가 공동으로 논의해서 발표할 것을 요청했고, 매티스 장관도 이에 적극 동감을 나타냈다. 송 장관은 올해 실시했거나 예정된 모든 연합훈련 목록을 매티스 장관에게 제시하면서 한미 양국 군의 긴밀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양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각 부대 전투 대비 태세를 고려해 훈련 규모, 시기, 내용을 긴밀히 협의해서 공동 발표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양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EP)의 유예 발표 과정에서 미국이 ‘일방통행’식으로 결정하고 한국이 뒤따라갔다는 비판과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향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연합훈련 유예 여부를 결정할 때 ‘코리아 패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매티스 장관은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대해 송 장관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송 장관은 군사분계선(MDL) 인근 비행·정찰금지구역 설정 등 북한이 제기한 사안과 그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미군 소식통은 “두 장관은 북한이 언급한 사안들은 현재로선 수용하기 힘들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28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군 당국이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해병대 연합훈련 케이멥(KMEP)에 이어 연평도 등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실시해온 해상 실사격 훈련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7, 8월 중 하루를 택해 1, 2시간가량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던 해상 실사격 훈련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병대는 이 기간 K-9 자주포와 박격포 등 서북도서에 배치된 포 전력을 동원해 해상 사격 훈련을 준비했었다. 해병대는 이 훈련을 1년에 2∼4차례 규모를 달리해 진행해 왔다. 군 관계자는 “포 사격 능력은 후방에서의 훈련으로도 숙달 가능하다”며 “일촉즉발의 대치 지역인 서북도서에서 굳이 훈련을 하는 건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에 배치된다”고 했다. 국방부는 “중단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면서도 “훈련 시행 방안을 부대별 상황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중단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미 정부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면서도 통상적인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훈련은 계속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실제론 한미 연합훈련인 UFG와 KMEP가 잇달아 유예된 것은 물론 한국군 단독 훈련까지 ‘도미노 훈련 중단’이 현실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렇다 보니 북한을 자극하거나 눈에 띌 만한 규모의 훈련이라면 잇따라 중단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부대별 ‘쪼개기’식 기본 훈련만 진행하게 되면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인한 합동작전 능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음에도 북한군 공격을 뚫고 우리 군 병력 수송 작전에 앞장서다 전사한 황재중 문산호 선장(1908∼1950)에게 전사 68년 만에 훈장이 추서됐다. 해군은 6·25전쟁 68주년인 25일 제주 해군 7전단 세종대왕함에서 훈장 서훈식을 열고 황 선장의 외손녀 고양자 씨(63)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주는 황 선장의 고향이자 외손녀 고 씨의 거주지다. 1950년 교통부 예하 대한해운공사가 운용하던 문산호 선장으로 일하던 황 선장은 6·25전쟁 발발 당시부터 우리 군 병력 철수 등의 해군 작전에 참가했다. 당시 강원 동해 묵호항에서 석탄 운반 준비를 하던 황 선장은 전쟁이 발발하자 묵호경비부 대원들을 문산호에 태워 포항으로 철수시켰다. 같은 해 7월엔 육군 병력 600여 명과 차량 30대를 여수에서 철수시켰다. 같은 해 9월 14일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 병력 분산 및 보급로 차단을 위해 경북 영덕 장사리 해안에 육군 제1유격대를 상륙시킨 ‘장사상륙작전’에서 맹활약했다. 당시 황 선장은 제1유격대 부대원 772명을 태우고 장사리로 이동하던 중 북한군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그는 목숨을 걸고 연이어 상륙을 시도했고, 북한군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황 선장과 부대원들은 배가 좌초돼 철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일주일간 북한군과 혈투를 벌여 북한군 200여 명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황 선장과 선원, 부대원 130여 명도 전사했다. 해군은 황 선장은 물론이고 문산호 선원들이 6·25전쟁에 목숨을 걸고 참전했지만 군인 신분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서훈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하고 서훈 추천을 준비했다. 해군본부 역사기록관리단은 당시 작전에 참여한 생존자의 증언을 듣고 문산호 관련 문헌을 찾아내는 등 황 선장의 공적 확인에 나섰다. 그 결과 19일 국무회의에서 황 선장에 대한 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다. 외손녀 고 씨는 “늦었지만 외조부의 공적을 끝까지 발굴해 준 해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해군은 황 선장뿐만 아니라 장사상륙작전에 참가했다가 전사한 문산호 선원 10명에 대해서도 공적 확인 및 서훈 추천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사진)가 25일 제68주년 6·25전쟁 기념식에서 “북한 장사정포의 후방 이전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의 발언은 “14일 남북 군사회담에서 북한 장사정포 후방 배치가 논의된 적 없다”는 정부의 기존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실제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유예 등과 맞물려 장사정포 후방 배치가 논의됐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기념사를 통해 남북 평화무드를 설명하면서 “미군 유해의 송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남북 상호 비방이 중단됐고 확성기도 철거됐다. 또 장사정포의 후방 이전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연합 군사훈련의 유예를 결정했고, 남북한 100명씩의 이산가족이 8월 하순 금강산에서 재회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장사정포 후방 배치 논의에 대해 국방부는 최근까지 부인해왔다. 일부 언론은 군 당국이 14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북한 장사정포를 군사분계선(MDL)에서 30∼40km 후방으로 철수하는 안을 북측에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방부는 17일 두 차례나 공식 입장을 내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장사정포는 ‘서울 불바다’ 협박의 근거인 북한판 ‘전략 자산’으로 우리로서는 후방 배치나 해체를 얻어내야 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관련 언급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북한이 장사정포 후방 이전의 반대급부로 한미의 대응전력인 주한미군 ‘210화력여단’의 후방 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여단은 MLRS(다연장로켓), M109A6 자주포에 대포병 레이더까지 갖춰 남북이 동시에 전력을 뺀다면 우리 손실이 더 크다는 지적이 있다. 또 북한이 장사정포 후방 배치를 핑계로 MDL 인근 정찰 제한을 다시 한 번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국방부는 총리 기념사 내용이 알려진 25일 오후에도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이 총리가 앞으로 실행됐으면 하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 중 하나인 장사정포 후방 배치 문제를 현재형으로 잘못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총리실도 이날 오후 “장사정포 후방 이전 문제는 향후 남북 군사회담에서 논의될 만한 과제 중 하나로 우리 내부에서 검토했지만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는 아직 공식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총리실, 그리고 국방부까지 장사정포 문제를 의제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손효주 기자}

6·25전쟁 68주년을 앞두고 육군 부사관들이 복무 중 전사, 순직한 전우들에게 ‘색다른 기부’를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이틀간 625km를 달린 사연이 공개됐다. 24일 육군에 따르면 11사단 기갑수색대대 이경민 중사(33) 등 육군 자전거 동아리 회원인 부사관 11명은 22일 오전 9시 자전거를 타고 강원 홍천 11사단사령부를 일제히 출발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선배 전우들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였던 경북 영천 지역이었다. 301km를 달려 22일 오후 8시 영천 호국원에 도착한 이들은 호국영령을 위해 묵념하는 등 선배 전우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추모와 휴식도 잠시, 이들은 다시 페달을 밟았다. 이들은 6·25전쟁 당시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자전거로 되밟으며 다시 324km를 달려 23일 오후 8시 전원 11사단사령부로 복귀했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기 전 각자 1km를 달릴 때마다 100원씩을 적립해 육군이 복무 중 전사, 순직하거나 임무 중 부상을 입은 장병들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 기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이들 11명이 625km를 이틀간 달려 적립한 기부금은 68만7500원이다. 이번 기부를 제안한 이 중사는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이 활성화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전우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주한미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미군 유해의 운구함(나무상자)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오산 공군기지에도 23일부터 유해 운구용 금속관이 대거 준비돼 송환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 68주년인 25일이 ‘디데이(D-day)’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군 관계자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미 국방부의) 송환 개시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58구 또는 200여 구? 송환 규모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송환할 미군 유해가 최대 200여 구가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미군이 북한에 전달한 운구함은 100여 개이고, 오산기지에도 158개의 금속관이 준비돼 다소 차이를 보인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발굴·보관해온 미군 유해들이 최근 최종 분류 과정에서 ‘정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200여 구로 봤는데, 유해 식별과 유류품 파악 등을 해보니 예상보다 실제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관계자가 방북해 분류 작업을 도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추후 미국이 유해의 정밀감식을 거치면 다시 변동할 개연성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유해 발굴과 확인 기법이 뒤떨어져서 처음엔 200여 구로 미국에 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육로로 오산기지 거쳐 하와이행 유력 미군 유해의 ‘송환 루트’도 관심사다. 과거엔 판문점에서 북한군과 유엔군(미군)이 유해가 담긴 관을 1개씩 군사분계선(MDL)에서 인수 인계해 미군기지로 옮겨왔다. 이번에는 유해가 너무 많아 다른 방식이 예상된다. 운구함 100여 개를 차량편으로 판문점까지 옮긴 뒤 한꺼번에 유엔군 측에 전달하거나, 판문점을 안 거치고 육로(개성∼문산 간 도로)를 통해 오산기지로 ‘직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오산기지로 옮겨진 유해들은 금속관에 나눠 담긴 뒤 수송기에 실려 하와이 히캄기지의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군 유해 송환 때는 판문점이나 용산 미군기지 등에서 유엔사 주관으로 송환 의식이 거행됐다. 이번엔 하와이로 출발하기 전 오산기지에서 송환 의식이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군 유해들은 하와이 JPAC에서 유전자(DNA) 감식 등을 거쳐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군번줄이나 개인용구 등 유품과 함께 발굴된 유해는 신원 확인이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대부분 뼛조각뿐인 유해의 ‘주인공’을 찾으려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한국군 유해 포함 가능성 북한이 송환하는 미군 유해에 한국군 유해가 섞였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6·25전쟁 때 북한의 격전지에서 미군과 함께 싸우다 전사한 한국군이 많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 미군이 병력 보충을 위해 징집한 카투사가 대표적이다. 6·25전쟁 동안 카투사 4만3000여 명이 참전해 8000∼9000명이 전사하고 6000여 명이 실종됐다. 전사·실종자 상당수가 북한 지역에 묻혔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2002∼2005년 북한의 장진호 전투 지역에서 발굴한 미군 유해 226구 가운데 12구가 한국군으로 확인돼 2012년 5월 국내로 봉환된 사례가 있다. 당시 12구 가운데 2구는 미7사단 15전차대대 소속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으로 신원이 확인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해군 창설 주역으로 초대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고 손원일 제독(1909∼1980)과 ‘해군의 어머니’ 고 홍은혜 여사(1917∼2017)의 장남 손명원 손컨설팅컴퍼니 대표(77)가 자신이 만든 군가를 해군에 기증한다. 해군은 24일 “손 대표가 만든 군가 ‘대한민국 해군아’가 26일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호국음악회’에서 기증 및 공식 초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이 군가 1절 가사엔 홍 여사가 손 대표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홍 여사는 생전 아들에게 1948년 해군 창설 당시 열악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해군 주둔지인) 진해 흙길을 고무신을 신고 행진하던 해군 장병들 모습이 선하다”고 했다. 또 “썩기 직전 감자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지만 벚꽃은 어김없이 피었고, 아무리 힘들어도 장병들은 우렁차게 군가를 불렀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1절에 다음과 같이 담겼다. ‘진해 흙길 걷던 때 벚꽃 바람 날릴 때 너의 우렁찬 목소리 대한민국 해군아.’ 2절엔 아버지 손 제독의 해군 창설 당시 포부가 담겼다. 손 제독은 “대한민국 해군이 언젠가 오대양을 누빌 것”이라며 “이 꿈은 젊음을 바다에 바친 사나이들이 있어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오대양을 다스리는 너는 우리 꿈이야. 바다에 바친 사나이 인생 신사 무사 해군아’로 축약돼 담겼다. 손 대표는 6·25전쟁 당시 해군 어린이 음악대 단원으로 활동했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이 노래를 작사, 작곡했다. 홍 여사의 2016년 백수 축하 행사 당시 해군 성악병들이 이 노래를 처음 불렀고, 홍 여사의 의견을 담아 보완 작업을 거쳤다. 홍 여사는 이화여전(현 이화여대) 음악과 출신으로 1946년 한국군 최초의 군가인 ‘해방행진곡’을 작곡했다. 이 노래 작사가는 남편 손 제독이었다. 홍 여사는 한국 해군 최초의 전투함이자 ‘백두산함’ 구입 자금 마련을 위한 모금 운동에 앞장서는 등 해군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돌아가시기 전) 100세가 되신 어머니께 이 노래를 들려드렸더니 해군과 함께해 온 세월이 생각나신 듯 펑펑 우셨다”며 “이 노래엔 부모님의 해군에 대한 평생의 사랑이 그대로 담겼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4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우리 군 당국에 “군사분계선(MDL) 양측 60km 이내에서는 정찰기 비행 등 상대방에 대한 정찰활동을 하지 말자”고 제안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MDL 양측 40km 내에선 전투기 등 한미 및 북측 군용기를 비행시키지 말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시키는 데 성공한 데 이어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명분하에 한미 연합군의 대북 감시망은 물론이고 한반도 유사시 가장 빠르게 대북 공습에 나설 한미 공중 전력의 대비 태세까지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회담 당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이 같은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급 회담이 10년여 만에 이뤄진 만큼 양측이 서로의 요구 사항을 듣고 분위기를 살피는 데 주력해 북측 제안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이 같은 제안을 통해 북한이 한미 첨단 정찰기의 MDL 인근 활동을 대표적인 적대행위로 규정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미군이 운용하는 글로벌호크, U-2 등의 정찰기는 MDL을 넘지 않고도 MDL 북측 수백 km 지점의 북한군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감시할 수 있다. 북한은 이어질 군사회담에서 이 문제를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한미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군 안팎에선 북한 제안이 만에 하나 현실화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에 큰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군이 운용하는 정찰위성 외엔 사실상 감시 수단이 사라지면서 대북 감시 태세에 커다란 공백이 생긴다는 것.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해 MDL 일대에 집중 배치한 장사정포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서울 불바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북한은 14일 회담에서 자신들도 MDL 북측 60km 내에선 정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MDL 북측에서도 남한을 집중 감시할 수 있는 작전능력을 갖춘 정찰기 등 정찰자산이 없다. 북한이 수시로 소형 무인기를 MDL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보내며 대남 정찰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MDL 인접 작전을 수행할 최신예 전투기도 없다. 북한 입장에선 손해 볼 게 없는 셈이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담긴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미군 관계자 약 5명이 21일 방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유해 송환 관련 실무자들이 방북한 것으로 보여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미군 유해 송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 관계자 5명 내외가 이날 방북했다. 방북한 인원은 미군 유해 송환 업무를 맡는 하와이의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유해 송환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송환 날짜까지 전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과 관련해 “이미 유해를 돌려받았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열린 공화당 지지자 유세 연설에서 “우린 위대한 전사자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got back). 오늘(today) 이미 200구가 송환됐다(sent back)”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 관계자들이 21일 방북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송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유해를 돌려준다고 해도 감식 등 절차를 고려하면 앞으로 며칠이 더 필요하다. 당장 유해를 운구할 관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초는 돼야 미국 본토에 유해가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미가 아직 송환 절차에 대해 협의하는 단계로 세부 계획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역시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의 유해 송환 합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1, 2구도 아닌 200여 구의 유해를 비공개로 송환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발언을 기점으로 이날부터 송환 절차가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작업은 우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유해를 인수 인계하는 방식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넘겨준 유해를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로 보내 관련 의식을 거친 뒤 하와이 진주만의 히컴 공군기지로 옮긴다. 이후 기지 내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유전자(DNA) 감식과 치아 검사, 쇄골 대조 등 세 가지 검사 방식을 거쳐 신원 확인을 한 후 유족에게 유해를 전달한다. 일각에선 차량에 실어 개성∼문산 도로를 통해 남쪽까지 송환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2007년처럼 미군 유해 발굴·인수팀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항공기에 유해를 실어 주일 미군기지를 거쳐 하와이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북한이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거론한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비행과 정찰활동의 제한·금지구역’ 설정은 얼핏 보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대화 기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를 추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꺼풀을 벗겨 보면 한미 양국군의 대북 감시망을 견제하려는 속내가 확연히 드러난다. MDL 인근과 이북 지역의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는 한미 군의 정찰전력을 걷어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미가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한미 연합군의 대북 전력 이완을 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군의 대북 감시 ‘눈과 귀’ 가리기 시도하나 북한은 MDL 인근과 그 이북 40∼90km 구역에 장사정포와 미사일, 병력 등을 촘촘히 배치해 놓고 있다. 수십, 수백 개의 지하 갱도와 벙커 속에 들어 있는 이들 전력은 수시로 위치를 바꾸거나 은폐와 엄폐 등 위장전술을 펼치고 있다. 유사시 대남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일거수일투족은 한미 군의 정찰감시전력이 들여다보고 있다. 미 정찰위성과 고고도무인정찰기(UAV) 글로벌호크를 비롯해 주한미군의 U-2S 정찰기, 한국군의 RF-16 정찰기, 군단급 UAV 등이 MDL 일대와 후방 깊숙한 곳의 북한군 동향을 샅샅이 훑고 있기 때문. 지상에서 500km 상공까지 한미 연합 감시 전력이 삼중 사중의 대북 감시용 그물망을 펼쳐 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몇 시간에서 일 단위로 북한군의 야포와 전차, 이동식발사차량(TEL), 병력의 위치와 이동 여부가 식별돼 북한으로선 사실상 운신의 폭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파악된 MDL 인근과 후방 지역의 북한군 주요 전력들은 유사시 한미 군의 최우선 타격 목표로 설정된다. 한미 군은 매년 키리졸브(KR)와 UFG 등 연합 군사연습을 통해 북한이 도발하면 이런 표적들을 최단 시간에 제거하는 훈련을 반복해왔다. 이 때문에 한미 군의 정찰감시전력은 북한군에는 ‘눈엣가시’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반면 북한군의 정찰전력은 소형 UAV 등 한미 군과 비교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군 당국자는 “MDL 인근과 후방에 비행·정찰금지구역이 설정되면 한미 군의 ‘눈’과 ‘귀’가 가려질 수 있다고 북한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이런 제안은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킬체인(Kill Chain·북한 핵·미사일 감시 파괴)을 무력화하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킬체인의 핵심은 MDL과 북한 후방 지역의 핵과 미사일 동향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정찰감시전력이다. 군 소식통은 “우리 군이 킬체인을 위해 성능을 개량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첨단 정찰전력을 애당초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속내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병력·전력배치제한 구역’ 설정 요구할 수도 일각에선 북한이 앞으로 MDL 주변 남북 지역에 ‘병력·전력배치제한구역’을 설정하자고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령 MDL 남북으로 각각 20∼40km 구역에 각종 무기와 병력 배치를 최소화해 ‘평화구역’이나 ‘충돌방지구역’으로 삼자고 제안할 수 있다는 것. 이는 1990년대 초 냉전 해체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WTO) 간의 군축 과정 등에서 적용된 바 있다. 하지만 MDL에서 서울(40여 km)과 평양(140여 km)의 거리가 3배 이상 차이가 나 전방 군사력을 대폭 축소하거나 철수하면 우리 군이 감당할 ‘리스크’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이 전면 남침이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기습 함락을 시도할 경우 이를 저지하고, 미 증원전력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완충지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북한은 평양∼원산 선부터 MDL까지 모든 무기·병력의 70% 이상을 배치해 둔 상태여서 최전방 일부 전력을 뒤로 물려도 대남 기습에는 별 지장이 없다. ‘병력·전력제한배치구역’은 북한군의 이런 전력들을 대대적으로 축소·해체하거나 후방으로 재배치한 뒤에나 신중히 고려해 볼 사안이라는 얘기다. 다른 군 관계자는 “상호 군사훈련 참관과 무기장비 사찰검증 등 군사적 신뢰 구축과 군비통제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전방 지역의 군사력을 건드리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6·25전쟁 때 유엔군으로 참전했다가 북한에서 희생된 미군 유해 송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1990년부터 미군 유해를 송환하기 시작했고, 1996년부터 북-미 합동조사단을 꾸려 유해 발굴 공동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5년 5월 북한에서 활동하는 미군 유해발굴팀의 안전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핵 드라이브’를 걸자 자칫 미군이 인질로 억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2007년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 등이 미군 유해 송환 협상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면서 미군 유해 6구가 송환되기도 했지만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1990∼2007년 미국으로 송환된 미군 유해는 443구다. 북한이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미군 유해를 송환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송환 현장에 등장해 북-미 정상회담의 대표적인 성과로 홍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이번 주 중 판문점 채널로 송환할 것으로 보이는 미군 유해는 송환 직후 곧바로 하와이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트럼프 대통령이 JPAC를 직접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03년 창설된 이 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등에서 전사·실종된 미군 유해를 찾아 유족에게 인계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한편 국군 전사자 유해 역시 4만 구 넘게 비무장지대(DMZ)를 포함한 북한 땅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분단 이후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작업이 이뤄진 적은 없다. 남북은 2007년 제2차 국방장관회담에서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에 합의했지만 실행하진 못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중국 베이징 방문에 항공기 3대를 띄워 ‘대규모 수행단’과 함께했다. 세 번째 중국 방문이지만 항공기로 베이징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3월 베이징 첫 방문 때 전용열차를 이용했던 김정은은 이날 전용기인 참매1호(IL)-62를 이용했다. 지난달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방문할 때 항공기를 이용했고,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중국 전용기를 탔던 것을 감안하면 항공기 이용이 최근 빈번해진 셈이다. 아버지 김정일은 항공기 사고나 미군의 격추 등을 우려해 해외 순방 시 열차를 고집했다. 김정은은 다롄 회동 때 참매1호에 전용 벤츠 차량 등을 실은 고려항공 IL-76 수송기까지 2대를 동원했다. 이번엔 또 다른 항공기인 ‘안토노프(An)-148’ 기종까지 추가했다. An-148은 김정은이 지방 시찰 때 애용하는 기종이다. 참모진이 여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3월 방중 때보다 수행단 규모가 대폭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싱가포르행 때는 중국 전용기를 빌려 다소 위세가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항공기를 3대나 직접 띄우며 ‘규모’를 자랑한 것이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한미 군 당국은 19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 유예를 발표하면서 연합 군사훈련을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머뭇거리거나 딴청을 부리면 언제든 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에 ‘생명’과도 같은 훈련을 대북협상 수단으로 삼는 것은 안보 공백을 초래하는 자충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중단(cancel) 아닌 유예(suspend)로 최종 가닥 한미 군 당국은 UFG연습 ‘중단’이 아니라 ‘유예’됐다는 점을 유독 강조했다. 북-미, 남북대화의 평화적 분위기 유지에 기여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했다는 것이다. 과거 팀스피릿 연합훈련이 잠정 중단(1992년)됐다가 북한이 다시 핵개발에 나서자 1년 만에 재개된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면 (훈련을) 즉각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 후속 협상에 삐딱하게 나오면 올해 11∼12월로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한미 연합 공군훈련)를 실시하겠다고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제 비핵화 합의의 ‘첫발’을 뗐는데 훈련 중단은 ‘과도한 보상’을 준다는 비판을 고려해 훈련 유예로 표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UFG 유예가 결정되면서 미측 관계자들의 방한이 취소돼 한미 간 내년 KR 훈련 일정을 조율하는 회의도 연기됐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KR와 FE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했지만 훈련 준비과정이 늦어지면 전체 훈련 일정도 연기될 공산이 커진다. 우리 군은 UFG 유예에 따른 대비태세 유지 차원에서 6∼7월에 단독훈련(태극연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北, 훈련 유예에 걸맞은 상응조치 할까 군은 UFG 유예 결정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상응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요구한 적대행위 해소의 ‘중대 조치’가 실현된 만큼 북한이 늘 강조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 차원에서 화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한 미사일 엔진실험시설(동창리 시설)의 폐기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 고도화에 스스로 ‘족쇄’를 채워 미국의 북 핵·미사일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 나아가 북-미 후속협상을 거쳐 핵시설 폐쇄와 신고 등 보다 과감한 조치를 취할 개연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중단과 함께 2009년 추방한 국제기구의 사찰단을 수용하는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훈련 중지 길어지면 한미 전쟁수행력 약화 불가피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유로 훈련 중지가 장기화되면 한미 전쟁수행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KR, UFG 등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군의 준비태세와 양국 군 관계자들의 보직 변경 등을 감안해 1년 전부터 수십, 수백 단계의 치밀한 준비를 거쳐 진행된다. 매년 북한의 핵·재래식무기 도발 시 대응 능력을 숙달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게 핵심이다. 군 관계자는 “1, 2년마다 바뀌는 한미 주요·일선 지휘관들이 유사시 연합작전 수행에 만전을 기하려면 연례 훈련은 필수 중의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훈련은 한미 군 당국의 감시를 피해 수시로 옮겨 다니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과 장비를 추적하고, 북한군의 전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이 때문에 훈련 중단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의 대폭 축소 또는 취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남북 군 당국이 10여 년 만에 장성급 회담을 열고 비무장지대(DMZ)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의 첫 테이프를 끊은 가운데 북한의 ‘서울 불바다’ 위협의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 철수 여부가 협상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인 장사정포 철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17일 “장사정포 후방배치 등 군사적으로 매우 첨예한 사안까지 논의하기엔 남북 군당국 간에 아직 신뢰가 구축되지 않았다”면서 “(14일 장성급) 회담에서 장사정포 후방 배치와 관련한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장성급 회담에서 “군 당국이 북한 장사정포를 군사분계선(MDL)에서 30∼40km 후방으로 철수하는 안을 북측에 제시했다”는 일부 보도를 반박한 것.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오전과 오후 두 차례나 공식 입장을 내고 장사정포 철수 제안에 대해 부인했다. 다만 정부는 앞으로 열릴 남북 회담에서 장사정포 철수를 논의할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장사정포가 한미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핵심 전력이라는 점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가장 중심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장사정포는 당장 우리 국민들이 겪게 될 실질적인 위협인 만큼 언젠가는 남북이 논의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다만 북한 입장에선 장사정포 카드를 계속 쥐고 있어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테니 군사 대화 시작부터 이 문제를 꺼냈다가 판 자체가 엎어질 수 있다”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장사정포 철수를 위해선 최고위급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MDL 북측에 배치된 170mm 자주포 및 240mm 방사포 등의 장사정포를 청와대, 정부청사 등 핵심 방호시설과 인구 2000만 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을 직접 위협하는 북한판 ‘전략자산’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MDL 일대에 170mm 자주포 6개 대대, 240mm 방사포 10여 개 대대 등 총 300여 문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22mm 방사포 등을 포함하면 MDL 인근에만 총 1000여 문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개전 초기 이 장사정포를 일제히 발사할 경우 이를 요격할 수단은 없어 일단 타격을 고스란히 당한 뒤 반격에 나서야 한다. 장사정포는 수도권에 배치된 패트리엇 등 요격 무기의 최저 요격 고도(20km) 아래로 날아와 요격이 불가능하다. 무더기로 발사하면 극히 일부 외에는 요격할 수 없어 막대한 인명피해 등 혼란이 불가피하다. 북한이 개전 초기 시간당 장사정포 1만 발을 발사해 수도권의 모든 기능을 순식간에 마비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사정포 논의가 본격화되면 최전방 일대에 배치된 우리 군의 K-9, K-55 등의 포병 전력 철수도 함께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놓고 북한 군부 내 불만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장사정포 철수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은 물론이고 종전선언 등 체제 보장 조치와 연계돼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손효주 hjson@donga.com·문병기 기자}

남북이 서해상 충돌 방지를 위한 2004년 6월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고,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구하기로 했다. 남북은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장성급 회담 개최는 2007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양측은 보도문에서 군사적 충돌 원인이 돼 왔던 일체의 적대행위의 중지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조성 문제 등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판문점 선언 이행 차원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고 우리 측은 상호 신뢰구축을 통해 그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고,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고 군은 전했다. 남북은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문제도 논의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의 ‘첫 조치’로 JSA 내 남북 경비병력·초소에서 무기(중화기 등)를 철수하는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DMZ 내 유해 발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미군 유해 공동발굴 문제에 대해서도 실효적 조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육군 소장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측 지역에서 장성급 회담이나 실무회담을 추가로 열어 의제 합의 조율 후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동보도문 조율이 늦어져 발표가 예정(오후 6시)보다 2시간 반여 지체되자 북측은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 소장급)은 보도문 교환 뒤 “앞으론 준비를 잘해 이런 일 없도록 하자”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판문점=국방부 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파괴 중”이라고 한 것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느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필요가 없어져 폐기하는 것을 비핵화 초기 조치처럼 포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이 언급한 엔진 시험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엔진 개발을 위해 지상 연소 시험을 해온 평안북도 동창리 시험장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곳에서 2016년 4월과 9월, 지난해 3월 ‘신형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 실험’이라고 일컫는 액체 엔진 연소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북한은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추력을 내는 ICBM용 엔진, ‘백두산 로켓’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 엔진을 토대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ICBM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과 화성-15형도 완성했다. 북한이 ICBM 엔진 기술을 고도화한 끝에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의 추력을 내는 엔진을 확보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이 추가 시험 없이도 언제든 ICBM 엔진을 양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시험장을 폐기하는 것일 뿐이란 지적이 있다. 6차 핵실험까지 마친 만큼 더 이상 실험할 필요가 없어진 상황에서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이벤트를 한 것과 비슷한 것으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이 마지막으로 확보해야 하는 ICBM 기술인 탄두 재진입 기술 등은 엔진 시험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험발사를 거쳐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엔진 시험장 폐기는 비핵화와는 동떨어진 조치이고 ICBM 동결로도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검증 방식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혼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맡기기보다는 미국과 관련국들이 주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파괴 중”이라고 한 것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느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필요가 없어져 폐기하는 것을 비핵화 초기 조치처럼 포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이 언급한 엔진 시험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엔진 개발을 위해 지상 연소 시험을 해온 평안북도 동창리 시험장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곳에서 2016년 4월과 9월, 지난해 3월 ‘신형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 실험’이라고 일컫는 액체 엔진 연소시험을 실시했다. 군 당국은 이 곳에서 수 차례 다른 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북한은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의 추력을 내는 ICBM용 엔진, ‘백두산 로켓’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실험으로 엔진 최종 완성에 성공하자 북한은 ‘3·18혁명’이라며 대대적으로 자축했다. 북한은 이 엔진을 토대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ICBM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과 화성-15형도 완성했다. 화성-15형은 사거리가 1만3000km에 달했다. 북한이 ICBM 엔진 기술을 고도화한 끝에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의 추력을 내는 엔진을 확보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북한이 추가 시험 없이도 언제든 ICBM 엔진을 양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시험장을 폐기하는 것일 뿐이란 지적이 있다. 6차 핵실험까지 마친 만큼 더 이상 실험할 필요가 없어진 상황에서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이벤트를 한 것과 비슷한 것으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이 마지막으로 확보해야 하는 ICBM 기술인 탄두 재진입 기술 등은 엔진 실험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험발사를 거쳐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엔진 실험장 폐기는 비핵화와는 동떨어진 조치이고 ICBM 동결로도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검증 방식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혼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맡기기보다는 미국과 관련국들이 주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