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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남북 공동 유해 발굴에 앞서 지뢰 제거 작전을 진행 중인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 2구가 24일 발견됐다. DMZ 내에서 유해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장에선 허벅지뼈, 두개골편 등 유해 일부와 함께 인식표 1개와 M1 소총에 장착됐던 대검 등 국군이 사용했던 무기가 발견됐다. 특히 인식표엔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라는 표기가 있었다. 이를 토대로 전사자명부 등을 검토한 결과 인식표 주인은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 고 박재권 이등중사(현재의 병장 격)였다. 관련 기록을 종합하면 박 이등중사는 스물한 살이던 1952년 입대해 1953년 7월 10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했다. 국군 2사단과 미군 9군단은 이 고지에서 1953년 6월 29, 30일과 7월 6∼11일 등 2차례에 걸쳐 북한군, 중공군에 맞서 격전을 벌였다. 국방부는 박 이등중사의 여동생 2명이 생존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여동생들과 유해의 유전자(DNA) 시료를 확보해 대조 검사를 할 예정이다. 유전자 대조 등을 거쳐 유해의 신원을 최종 확인하는 데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이날 유해 중 지표면에 있어 가장 먼저 발견된 허벅지뼈를 관에 넣고 태극기로 관을 감싼 뒤 호국용사에게 예를 표하는 약식제례를 현장에서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재권 대한 육군 이등중사가 우리에게 돌아왔다. 이제야 그의 머리맡에 소주 한잔이라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첫 DMZ 유해 발굴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 땅에 전사자가 생기는 일도, 65년이 지나서야 유해를 찾아나서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조치 이행 차원에서 JSA 내 양측 초소 근무 병력, 소총 및 기관총 등 화기, 탄약을 이날 모두 철수시켰다. JSA 내 남측 4곳, 북측 5곳인 기존 초소도 폐쇄했다. JSA가 비무장화한 건 1976년 북한군이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도끼만행사건’ 이후 42년 만이다.철원=국방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의 목표와 청사진을 담은 국가안보전략지침이 다음 달 초 공개된다. 청와대는 25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정부의 안보정책 관련 최상위 기획문서인 국가안보전략지침의 대외 공개본을 발표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보전략지침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다음 달 초 발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새 지침에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군사적 지원 △군사적 신뢰 구축 등을 안보 목표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최근 비준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국가안보전략지침이 수정되는 것은 4년 만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2014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지침에서 △영토·주권 수호와 국민안전 확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시대 준비 △동북아 협력 증진과 세계 평화·발전에 기여를 국가안보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국가안보전략지침에는 국방개혁 방향과 대북 정세에 대한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연초부터 국가안보전략지침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판문점 선언 등 안보정세에 큰 변화가 있어 이 같은 내용을 추가로 반영해 대외 공개본이 수정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 북한과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담았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당국 간 연례안보협의회(SCM)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 기자}
10월 31일∼11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018 리스타트 잡페어’에서는 직업 안정성이 높아 취업 준비생에게 인기 있는 군무원, 부사관, 장교 등의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가 처음 마련된다. 해당 부스에는 국방부, 육해공군 및 해병대, 특전사에서 나온 인사·홍보 담당자들이 상주하며 군 취업 관련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잡페어를 통해 향후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군무원 채용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앞서 ‘국방개혁 2.0’의 핵심 과제인 ‘국방인력구조 개편’에 따라 군수·행정·교육 등 비전투 분야에서 근무 중인 장교 및 부사관 등 군 간부를 전투부대로 전환 배치하고, 공석이 된 자리를 전문성을 갖춘 군무원 등 민간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 2만1000여 개가 창출될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에 병사들이 해오던 제초, 제설, 청소 등 이른바 ‘사역업무’를 민간 인력이 맡게 되면 모두 3만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국방부는 상비병력 대비 군무원 등 민간 인력 비율을 현재 5%에서 2022년까지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일반 공무원처럼 안정성이 보장되는 군무원 등 군내 일자리에 관심이 많은 만큼 시험 합격 전략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집중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 특전사의 부사관 및 장교 지원과 관련해 군별 모집 일정, 시험 과목 등 ‘군 간부 취업’과 관련한 세부 정보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다. 이미 전역한 군인들을 위한 일대일 취업 상담과 현장에서 기업을 연결해주는 맞춤 서비스도 제공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올해 남은 마지막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실시 여부를 놓고 한미 군 당국 발표 내용이 달라 엇박자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측은 “유예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발표한 반면 우리 측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 국방부는 20일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한미 국방장관은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19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후 미 국방부 데이나 W 화이트 대변인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유예 조치가 합의됐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것이다. 한미 엇박자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위 설명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9일 회담에서 훈련 유예를 제의했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대북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 조정 방안이 필요하다”며 다음 날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와중에 미 국방부에서 ‘유예 조치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는 것. 한미 국방부는 당초 한미 연합 공중 방위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한 뒤 이달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최종 합의한다는 ‘시간표’를 만들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미 측의 ‘조기 발표’엔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 달 6일 미 중간선거 전에 비핵화 성과를 만들기 위해 북한에 줄 당근인 훈련 유예를 서둘러 발표해버린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편 군 관계자는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 같은 대규모 훈련을 하지 않고 각각 훈련을 하더라도 대규모 훈련에 준하는 효과를 내는 방법의 ‘보완 훈련’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한미가 연내에 공중 훈련은 하되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주한 미 공군 전력만으로 규모를 최소화해 새로운 이름의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르면 연내 민간인 관광객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북 지역을 자유롭게 오갈 것으로 보인다. 남북 및 유엔군사령부는 16일 3자 협의체 회의를 열고 이같이 JSA를 비무장화하고 자유 왕래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3자 주체 회의가 열린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우리 측에선 조용근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등 3명, 북측에선 엄창남 육군 대좌 등 3명, 유엔사에선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 버크 해밀턴 미 육군 대령 등 3명이 참석한 가운데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3시간가량 열렸다. 이날 3자 회의는 개최 자체에 의미가 크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며 남북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유엔사의 역할을 무시해왔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등 DMZ에서 일어난 정전협정 위반 사건 조사를 위한 회담을 제안할 때마다 북한이 거부한 이유도 유엔사를 미군과 동일시한 북한의 불신 탓이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3자 회의에 참석했다는 건 정전협정과 유엔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라고 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JSA 비무장화를 논의하기 위해 3자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남북 군사합의서가 채택된 것에 대한 이행 차원에서 열렸다. 특히 JSA 내 지뢰 제거 상황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20일까지 지뢰 제거를 완료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JSA 내 초소와 화기(소총, 기관총 등)를 합의서에 명시된 시한 내에 철수하는 게 가능한지도 점검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지뢰 제거 완료 후 5일 내 양측 초소와 화기를 전부 철수해야 한다. JSA 내엔 현재 남측 4곳, 북측 5곳의 초소가 운용 중이다. 남북은 기존 초소를 철수하는 대신에 북측 ‘72시간의 다리’ 인근과 JSA 남측 진입로 인근에 새로운 초소를 만들어 경비에 나설 계획이다. 비무장화 세부 조치가 마무리되면 남북 및 유엔사 군인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도 JSA 내 양측 구역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4·27 판문점 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건넜던 군사분계선(MDL)인 콘크리트 경계석도 남북은 존치키로 해 향후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76년 북한군이 미루나무 제거 작업에 나선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JSA 내 MDL이 그어진 후 남북의 왕래는 끊겼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남북이 조성키로 한 서해 평화수역의 전제조건인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했는지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합동참모본부가 엇갈린 내용을 공개하는 일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이 “북한이 NLL을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합참이 ‘북한의 NLL 무시 활동 강화 동향’을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2일 “북한이 판문점(첫 회담)부터 이번 (평양)정상회담까지 일관되게 서해 NLL을 인정하면서 NLL을 중심으로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공동어로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열린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의 진급 및 보직 신고식 후 환담 자리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분쟁 수역이었던 NLL을 명실상부하게 평화의 수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대전환”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박 합참의장 등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충돌의 가능성이 큰 것이 서해 지역이기 때문에 남북 간의 평화에 있어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는 길이라는 것을 잘 좀 (설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합참의장이 국방부로 돌아온 직후 비공개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합참은 상이한 내용을 보고했다. 합참이 의원들에게 전한 북한군 동향 자료에 “7월부터 북한이 NLL을 무시하고 서해경비계선(NLL 이남)에서의 유효성을 강조하는 활동을 강화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김영환 합참 정보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남북 군사합의서가 채택된) 9·19합의 이후에도 NLL 무시 활동이 있었느냐”고 묻자 “9월에도 있었다”면서도 “9월 19일 이후에도 있었는지는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 합참 “北 NLL 무시, 군사합의서와 무관” 뒤늦게 수습 ▼평양선언 이행협의 15일 고위급회담 이날 국감이 공개로 전환된 직후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비공개 보고에서)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고 서해경비계선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그런 활동이 (북한군) 통신상으로 있었다”고 재차 확인했다. 군 당국은 NLL 일대에서 작전하는 북한군 함정 통신망 등을 통해 북한군이 NLL 무시 활동을 강화했다는 정보를 수집했다. 백 의원은 “7월 5일∼9월 하순 북한은 통신망을 통해 NLL을 무려 20여 차례 부정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합참의 NLL 발언이 어긋나 논란이 커지자 합참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합참은 “남북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북방한계선’은 NLL을 뜻한다”고 해명했다. 별도 입장자료를 내 “합참 보고 내용은 군사합의서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합의서에 북방한계선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북한이 NLL을 인정했다는 건 단순한 논리”라며 반발했다. 한편 남북은 평양선언 이행방안 협의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1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남북 군사합의서 내용을 놓고 강한 불만을 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연 어떤 대목을 놓고 항의를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안팎에선 미측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문제 삼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사합의서엔 MDL 양측 10∼40km 지역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방부는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비행금지구역 설정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공중전력에도 이 합의 내용이 적용되도록 협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남북 간 합의인 만큼 주한미군이 이를 따를 이유가 없다”며 국방부의 협조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은 대북 감시 태세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대북 밀착 감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한미 정찰기의 비행 가능 구역이 후방으로 밀리면서 최전방 지역에서의 북한군 도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데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 합의서 내용 가운데 “대규모 군사훈련 (중략) 등에 대해 남북공동군사위원회를 가동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 또한 미국이 문제 삼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월 예정된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등 향후 진행될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시행 여부에 대해 북측이 “사전에 우리와 협의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할 여지를 줬다는 것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서명한 군사합의서에 대해 한국 정부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후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과의 통화에서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느냐”고 묻자 “예,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강 장관은 또 “폼페이오 장관이 욕설이 있거나 격한 표현은 아니었으나 (군사합의 내용에 대한) 충분한 브리핑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여러 질문이 많았다”고도 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정오쯤 “남북 화해 무드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크게 화를 낸 소동이 있었다”며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남북 군사합의서에 격분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라고 강 장관을 힐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오후 5시경 “(폼페이오 장관이) ‘힐난’ ‘격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정부는 미 측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공식 부인했지만 강 장관이 한 시간여 만에 국감장에서 폼페이오의 항의 사실을 시인했다. 이후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불만을 표시한 통화는 “남북 정상회담 후가 아니라 전이었다”고 답변을 정정했다. 남북이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군사합의서는 군사분계선(MDL) 양측 10∼40km 이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공중정찰 활동 등 공중적대행위를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10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선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를 두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서해의 북한 전력은 우리의 3~5배 규모인데 이번 합의로 서해 완충구역이 우리 측에 상당히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발적 전쟁 가능성을 사실상 없앤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군단급 이하 무인기(UAV)는 대북감시가 불가능해져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비행금지 및 공동어로구역 문제는 영토와 관련된 만큼 (국회) 비준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군의 선제적인 무장해제 모습에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최전방 감시초소(GP)의 시범철수(11개)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철수되는 1,2번 GP는 서로 인접해 두 개 모두 빠지면 굉장히 넓은 (대남침투)공간이 생기고, 3번 GP 인근에선 목함지뢰 도발이 있었다”며 “북한이 시범철수 후 나머지 GP 철수 합의를 번복할 가능성이 크고, 그 경우 우리만 (GP를)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홍철 의원은 “GP 중심의 최전방 병력배치는 개전초 막대한 아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GP 철수는 군의 자신감에 바탕한 것이고 전력 약화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지난해 5월 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계엄문건을 ‘온나라시스템(정부전자결재시스템)’에 비밀문건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이후 현 정부가 이를 숨기고 조직적·의도적으로 비밀해제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기무사가 ‘쿠데타 음모 문서’를 (온나라시스템에) 등재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계엄문건이 실제 (비문) 등재가 안됐는데도 온나라시스템에 등록된 경위에 대해 합수단에서 수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국립현충원 방문 필요성을 제기하자 정 장관은 “일정하는 쪽에다 그런 의견을 제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일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고지 내 수색로에서는 우리 군 장병들이 지뢰 탐지 장비를 갖추고 일렬로 늘어선 채 한창 지뢰 탐지·제거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 남북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군사 합의가 이행되는 현장이었다. 남북은 1일∼다음 달 말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나뉜 고지 양측 지역에서 각각 지뢰 탐지·제거 작전을 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4월부터는 지뢰 제거 지역을 대상으로 한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작업이 휴전 이후 최초로 시작된다. 남북이 지뢰 제거로 DMZ를 ‘평화지대’로 바꾸기 위한 첫발을 뗀 것이다. 이날 작전은 MDL에서 1km 떨어진 수색로 초입에서 실시됐다.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한 기자가 DMZ 내 감시초소(GP)를 에워싼 3중 철책 통문에 다가서자 MDL 방향으로 난 폭 2∼3m의 수색로가 보였다. 이미 방탄복, 지뢰화 등 20kg에 가까운 장비를 장착한 병력들은 지뢰를 탐지 중이었다. 한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장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경계·의료·통신 등 지원 병력 외에 지뢰 탐지·제거 작전에 직접 투입되는 장병은 80명. 이 중 20명이 한 팀을 이뤄 작전에 투입됐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위험한 작전인 만큼 한번 투입된 팀은 15분이 지나면 다른 팀과 교대했다. 소총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수색대대 경계병력 6명은 작전 병력 전후방에 3명씩 배치돼 삼엄한 경계작전을 펼쳤다. 서로 총칼을 겨누고 있는 DMZ 특성상 남북 화해 국면에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통 경호를 받으며 선두에 선 장병은 땅속 3m 깊이까지 탐지되는 장비 ‘숀스테드’로 지뢰 탐지를 시작했다. 그 뒤로는 예초기를 든 장병이 탐지를 마친 지역의 잡풀을 제거했다. 이어 장병 2명이 금속 성분이 제각각인 여러 종류의 폭발물을 감지할 수 있도록 민감도를 달리 설정한 일반 지뢰 탐지기(탐지 깊이 약 15cm)를 들고 ‘숀스테드’가 1차 탐지한 지역을 정밀 탐지했다. 이 과정에서 지뢰가 탐지되면 공기압축기로 지뢰 매설지 주변 흙을 제거한다. 이후엔 군 폭발물처리반이 지뢰를 후방으로 옮겨가 최종 해체한다. 현장 지휘관은 “해당 지역에 우리 군이 계획적으로 매설한 지뢰는 없지만 6·25전쟁 때 산발적으로 매설한 지뢰나 유실 지뢰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이미 지뢰 탐지·제거 작전을 거쳐 MDL로 향하는 2∼3m 폭의 ‘안전 수색로’를 확보해 놓았다. 이번 작전은 이 수색로를 좌우로 확장해 유해 발굴을 위한 안전지역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군은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을 1, 2구간으로 나눴다. 이날 언론에 일부 공개된 1구간 내 800m 길이 기존 수색로는 폭 4m로, 2구간 내 500m 길이 수색로는 10m로 확장하는 것이 작전 목표다. 군은 6·25전쟁 당시 쓰인 ‘교통호(참호 사이를 연결하고, 사격 등의 임무 수행을 위해 좁고 길게 구축한 참호)’들이 남아 있는 2구간에서 유해가 다수 발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구간 수색로를 10m까지 넓게 확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화살머리고지는 6·25 당시 한국군 미군 프랑스군 중공군 등 다양한 국적 군인이 세 차례 격전을 치른 곳이다. 유해 300여 구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고지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DMZ ‘통문’이 있는 통문 통제대 사무실 옆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완전 작전’ ‘선배님들의 숭고한 희생, 우리가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현장 지휘관은 “지뢰 제거 작전 투입 병력 40%는 관련 경험이 많은 베테랑 간부이고 병사들도 경험이 풍부한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한 가운데 임무를 기한 내에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남북 합의서엔 북측도 1일부터 지뢰 제거 작전을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남측 현장에서 북측 상황을 파악하긴 어려웠다. 이 지휘관은 “북한도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통제대 인근에선 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UNCMAC)에서 파견된 뉴질랜드군이 DMZ에 드나드는 병력과 장비를 감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UNCMAC 관계자는 “지뢰 제거 작전 및 유해 발굴이 실시되는 기간에 계속 와서 장비 및 병력 출입을 승인하는 등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감독할 것”이라고 했다.철원=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현역 육군 소장이 국군의날에 부하 여군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된 뒤 형사입건됐다. 육군에 따르면 피해자인 위관급 장교 B 씨는 “A 소장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2일 오전 자신이 근무하는 부대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B 씨는 국군의날인 1일 오후 6시쯤 A 소장과 둘이 경기 이천의 한 식당에서 음주를 겸한 식사를 하던 중 A 소장이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소장은 과거 한 부대에서 일한 인연이 있는 B 씨를 군부대 휴무일이던 국군의날 “식사를 하자”며 따로 불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신고를 접수한 직후 A 소장을 형사입건했다. 형사입건에 앞서 A 소장은 육군본부 직할부대 지휘관 직위에서 보직 해임됐다. 육군 관계자는 “A 소장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피해자 진술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어 곧바로 형사입건 조치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되거나 형사입건된 육군 장성은 A 소장을 포함해 올해만 3명에 이른다. 앞서 7월 각각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던 육군 C 준장과 D 소장은 현재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및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이행하기 위한 사전 조치인 지뢰 제거 작업이 1일 시작된다. 남북 및 JSA가 포함된 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1일부터 20일 일정으로 JSA 내 지뢰 제거 작업에 들어간다. JSA 내 남측 지역은 우리 군 병력이, 북측 지역은 북한군이 투입돼 지뢰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우리 측은 지뢰 제거 방법 및 제거 지역 등에 대해 유엔사와 사전 협의를 거쳤다. JSA 내 남측 지역은 우리 군 및 유엔사 병력, 관광객 등이 자주 오가던 지역인 만큼 매설된 지뢰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람이 오가지 않았던 JSA 내 수풀, 습지 일부에 폭우 등으로 북측에서 떠내려온 유실 지뢰가 있을 수 있다. 남북은 앞서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끝낸 뒤 5일 내에 JSA 내 양측 초소와 화력 장비를 철수하는 등 JSA 비무장화 조치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사상 최초로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작업이 실시될 강원 철원 DMZ 내 ‘화살머리 고지’ 일대에 대한 지뢰 제거 작업도 같은 날 시작된다. 남북은 하루 4시간씩 작업해 11월 말까지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지뢰 제거 작업을 마친 뒤에는 유해 발굴 병력 이동을 위한 도로 개설 작업을 진행해 군사분계선(MDL)에서 남북 각자가 개설한 도로를 연결할 계획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병대 병장 7명이 동료들과 함께 백령도 내 유실 지뢰 제거 작전을 끝까지 수행하고 싶다며 전역을 한 달 이상 미룬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해병대 1사단 공병대대 이재성 정민혁 권승준 강재현 강혁규 이태원 원현권 병장(21·이태원 병장만 20)이다. 30일 해병대 사령부에 따르면 이재성 정민혁 병장은 다음달 22일, 나머지 병장들은 11월 12일 각각 전역이 예정돼있다. 그러나 이들은 “동료들과 함께 지뢰 탐지 및 제거 임무를 모두 완수한 뒤 전역하겠다”며 6월 부대측에 전역을 연기할 뜻을 밝혔다. 해병대 1사단 공병대대는 9월~12월초 약 3개월간 백령도에 투입돼 유실 지뢰 탐지 및 제거 작전을 할 게획이었다. 군은 6·25전쟁 이후 백령도에 북한군 침투를 막기 위해 경계용 지뢰를 매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뢰 중 일부가 폭우 등으로 유실되자 해병대는 정기적으로 1사단 공병대대를 투입해 유실 지뢰 탐지 및 제거 작전을 해왔다. 전역을 미룬 7인 역시 지뢰탐지병, 폭파병 등으로 지뢰제거작전에 수차례 투입돼 경험을 쌓았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들의 전역 연기로 지뢰 탐지 및 제거 작전이 보다 안정적으로 수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병장은 “지뢰 제거 유경험자로서 마지막 작전을 전우들과 꼭 함께 하고 싶었다”며 “조국 동쪽 끝 울릉도에서 태어나 서쪽 끝 서북도서에서 군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육해공 완충구역’을 설정한 데 이어 이 구역 내 병력·무기 감축이나 철수를 추진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완충구역 내 훈련 중단과 포 전력 포구 폐쇄 등을 넘어 배치 전력 일부를 후방으로 빼는 실질적 군축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北, 서북도서 위협 ‘근원적 제거’ 시도 특히 북한은 황해도 해안과 내륙 일부, 서북도서 간 ‘시범 군축’을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에서 황해도에 배치된 장사정포 등 포병 전력과 천안함, 연평도 도발 이후 서북도서에 증강 배치된 우리 군 전력의 상호 감축이나 후방 철수를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 군 관계자는 “서북도서의 대북 전략적 가치를 감안할 때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서북도서에서 우리 군의 무장 축소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 NLL 이남 1.5∼6km 해상에 있는 백령도 등 서북도서엔 해병대 병력(5000여 명)과 각종 타격무기(K-9 자주포, 신형다연장로켓포 천무 등)가 대거 배치돼 있다. 유사시 서북도서 맞은편 황해도 내륙의 북한 주요 군사시설과 지휘부에 대한 즉각 타격이 가능하다. 전시에 서북도서 해병대는 미 해병대와 함께 대북 상륙작전을 펼쳐 최단기간에 평양을 함락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백령도와 연평도가 각각 북한의 목과 허리를 겨눈 ‘비수’로 불리는 이유다. 군 당국자는 “북한은 이번 기회에 서북도서 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과감한 군축 제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서울 등 수도권을 겨냥한 장사정포(약 300문)를 후방 배치할 테니 서북도서 전력을 철수하는 ‘맞교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북도서 전력 감축·철수는 북한의 기습강점 위험을 높이고, 서울 등 수도권 방어에 치명적인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군축 논의를 해도 서북도서는 최종 단계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북한 장사정포 등 지상 배치 전력은 감축·철수 뒤에도 언제든 재배치할 수 있지만 서북도서 전력은 육상으로 빼면 재배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비행금지구역은 北 요구 거의 관철 이런 가운데 ‘공중완충구역’(비행금지구역)은 북한의 요구가 대부분 관철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북한은 4·27판문점선언 이후 군사회담에서 정찰기는 MDL 남북 각 60km, 전투기는 각 40km, 무인기(UAV)는 각 20km 구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자고 요구했다.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비행금지구역에 따르면 전투기 등 고정익 항공기는 MDL 남북 각 40km 이내(동부전선 기준·서부전선은 20km) 공역에 진입할 수 없다. 당초 북한의 전투기 비행금지구역 제안이 그대로 수용된 셈이다. 백두, 금강 등 우리 군 주요 정찰기도 고정익이어서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글로벌호크, F-16 등 미군 운용 정찰기나 전투기에까지 당장 합의 내용이 적용되진 않지만 한미가 협력해 작전하는 한반도 특성상 미군 공중 전력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이 ‘60km 정찰 금지구역’을 제안한 뒤 남측에 양보하는 모양새로 ‘40km 정찰 금지구역’을 챙겨가는 ‘흥정’에 성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북한은 ‘깡통 무인기’와 구식 전투기 등 열악한 공중 전력을 포기한 반면 우리는 한미 공군의 최신 전투기와 첨단 정찰전력의 MDL 근접비행이 금지됐다. ‘크게 밑진 거래’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향후 북한이 기습 도발을 할 경우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만약 북한이 완충구역에서 도발을 하면 모든 합의는 무효가 되고, 우리 군은 기존 교전규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19일 채택된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 합의서’엔 남북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최초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을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남북은 우선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의 ‘화살머리(Arrowhead) 고지’를 시범 발굴지역으로 정했다. 화살머리 고지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프랑스군과 중공군, 국군과 중공군이 격돌한 대표적 격전지다. 국방부는 이곳에 국군 유해 200여 구와 미군 및 프랑스군 유해 100여 구 등 300여 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시범 발굴지역 선정은) 남북 모두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점, 전사자 유해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DMZ 내 유해 공동 발굴 합의는 판문점선언뿐 아니라 북-미 정상이 미군 유해 수습 및 송환을 약속한 6월 싱가포르 ‘센토사 합의’를 동시에 이행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남북은 안전한 유해 발굴을 위해 다음 달부터 두 달간 해당 지역에 매설된 지뢰와 폭발물 제거에 나선다. 이어 올해 말까지 발굴 지역으로 가는 폭 12m의 도로도 건설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이 19일 채택한 군사 분야 합의서의 핵심은 육해공에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완충구역’을 만들어 우발적 충돌 소지를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발적 충돌이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 정착을 수포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근거를 마련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사실상 ‘남북 간 불가침 합의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보다 우위에 있는 우리 군 최전방 감시 능력을 ‘협상칩’으로 활용해 대북 감시 태세가 제약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완충구역 내 군사훈련 전면금지, 군단급 이하 대북정찰 공백 초래 합의서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 남북 각 5km(총 10km),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남북 약 135km 해역(동해는 80km 해역), MDL 기준 남북 일정공역(동부는 40km, 서부는 20km)에 ‘육해공 완충구역’이 각각 설정된다. 이 구역에선 11월 1일부터 포 사격은 물론이고 야외기동훈련(해상 및 비행전술훈련 등)이 전면 중지된다.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에는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도 폐쇄토록 했다. 군 관계자는 “(완충구역은) 상호 배치된 전력의 종류와 규모,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우발적 충돌 소지를 최소화하는 지역을 골라서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 완충구역’은 ‘(기종별) 비행금지구역’으로 규정돼 고정익(전투기 등)과 회전익(헬기), 무인기(UAV) 등 모든 군용기의 해당 구역 내 진입이 금지된다. 당초 북한은 장성급 회담에서 MDL 기준 정찰기는 60km. 전투기는 40km, UAV는 20km까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번 합의로 그 요구가 상당 부분 수용됐다는 분석이 많다. 군은 한미 대북감시 능력과 우리 군의 항공기 우세 등을 볼 때 대비태세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U-2 미 정찰기와 공중조기경보기, 새매(RF-16) 등 한미 전략 정찰 수단은 MDL 더 남쪽에서 북한 핵·미사일과 장사정포 동향을 감시해야 한다. 크든 작든 대북 감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군단급 이하 대북 전술감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방의 군단급 이하 부대는 주로 통신감청(신호정보)과 소형 UAV(영상정보)로 MDL 인근 북한군 동향을 추적한다. 작전반경이 짧은 소형 UAV는 MDL 인근으로 최대한 접근시켜야 소규모 북한군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정찰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기만통신으로 병력 장비 동향을 속일 때가 많아 UAV의 MDL 인근 감시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1km 이내 GP 22개 연내 철수남북은 올해 말까지 1km 이내(최단 거리 600m)의 GP를 11개씩, 총 22개를 시범적으로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화기 및 장비 철수→근무병력 철수→시설물 완전 파괴→상호 검증의 4단계로 진행된다. 아울러 남북은 향후 군사공동위원회에서 DMZ 내 모든 GP의 철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DMZ 내 북측 GP는 160여 개로 남측(80여 개)보다 많은 만큼 시범 철수는 ‘일대일 맞 철수’로 진행하고 향후 추가 철수는 ‘구역별 철수’로 군은 추진할 방침이다. JSA 비무장화 차원에서 남북 경비요원(각 35명 이하)은 비무장 상태로 남북을 왕래하며 함께 근무하게 된다. 판문점 도끼만행사건(1976년) 이후 남북 경비요원들은 고강도 무장 상태로 MDL을 기준으로 엄격히 분리돼 근무해 왔다. 군 관계자는 “도끼만행사건 이전에도 권총을 차고 근무했지만 이번엔 권총도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남북과 유엔군사령부 ‘3자 협의체’가 가동돼 다음 달에 JSA 내 지뢰 제거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판문점을 찾는 관광객도 JSA 남북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 조치에도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군사합의서에 유엔사가 들어와서 협의 기구로 참여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남북 군사회담과 합의 과정에서 청와대 국방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 및 유엔사와 긴밀히 협의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남북이 19일 채택한 ‘판문점 선언 군사 분야 이행 합의서’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평화수역의 기본 전제가 돼야 할 ‘남북 간 해상분계선은 NLL’이란 문구는 정작 명시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해상경계선을 어디로 정할지를 둘러싼 남북 대립으로 평화수역화 합의가 다시 한 번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의서엔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을 어디까지로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구역 범위와 관련된 문구가 빠져 있다. 시범공동어로구역에 대해선 ‘남측 백령도와 북한 장산곶 사이에 설정하되…’라는 식으로 대강의 위치는 명시했지만 구체적인 경계선과 범위에 대한 내용은 없다. 정부는 NLL이 유일한 남북 해상경계선이고, NLL을 기준으로 남북이 등면적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한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이에 북한이 반대하면서 구역 범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역시 구체적인 구역 범위에 대해선 남북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평화수역은 구역을 합의하지 못했지만 (관련 내용을) 합의서에 담은 이유는 (서해 평화수역화를 위한 정부의) 매우 강력한 이행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평화수역을 실현시킬 것임을 강조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태운 ‘공군 1호기’가 막 착륙한 평양 순안공항. 주기장으로 향해 난 공항청사 유리문이 열리자마자 숨죽이고 있던 북한 주민들은 꽃술과 인공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깜짝 등장’한 것. 김정은이 5·26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가을 중 평양을 방문하면 성대하게 맞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 문 대통령에게 “각하” 호칭에 첫 예포 발사 김정은은 문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오자 ‘왼쪽, 오른쪽, 왼쪽’ 순으로 볼을 맞대며 포옹하는 스위스식 인사법으로 적극 환영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때도 영접을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포옹을 했지만 다소 엉거주춤한 자세였다. 파격 의전은 우리 군 의장대 격인 북한군 명예위병대 사열 및 분열에서 절정에 달했다. 명예위병대장은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해 정렬하였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적국 군통수권자에게 ‘각하’라는 최고 존칭을 쓴 것.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당시엔 ‘노무현 대통령’이라고만 칭했다. 통상 명예위병대장이 북한 최고지도자 이름 및 직함을 먼저 외친 뒤 외국 국가원수 이름을 간략하게 언급하는 식으로 사열 및 분열 보고를 해온 것과 달리 이날은 김정은 이름 및 직함은 아예 외치지 않았다. 남측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만 집중한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환영행사 땐 볼 수 없었던 예포 21발도 이날 처음 발사됐다. 앞선 4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선 명예위병대 및 한국군 의장대 사열은 진행됐지만 외국 국가원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예포 21발 발사는 남북 모두가 생략했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도 남한을 정상국가로, 남한 정상은 정상국가 정상으로 예우할 테니 남한이 나서 미국을 설득하고 종전선언을 이끌어내 북한도 정상국가가 되게 해달라’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했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볼 수 있다”며 김 위원장식 의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평양 시민들의 열렬한 환대에 감사드린다”며 “정말 기대 이상으로 환대해 주셨다”고 했다. 올해 대화 무드로 돌아선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환대하면서 ‘정상 국가’ 의지를 안방에서 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말 집권 이후 사실상 ‘중량감 있는 외국 정상’의 첫 평양 방문인데, 적극적인 환대를 표시하면서 세계에 “평양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환대는 북-미 평양 회담으로 가기 위한 북측의 전략적 노림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내 편 만들기’ 작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은 “북한은 이번에 한국을 확실한 자기 편으로 만들어 놓으면 향후 미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협상 레버리지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남북 정상 카퍼레이드, 예우 가장한 선전?이날 북한이 문 대통령이 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평양 시내 거리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되는 환영 인파를 동원해 카퍼레이드를 한 것을 두고는 파격 의전을 가장한 북한 체제 선전 전략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정상이 각자 차량에서 내려 북측이 준비한 벤츠 리무진 오픈카로 갈아탄 곳은 평양 도심 초입에 위치한 3대 혁명전시관 앞이었다. 카퍼레이드 출발점이 된 이곳은 북한이 사상·기술·문화의 3대 혁명노선 성과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다. 이어 영생탑을 지나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신도시 여명거리도 거쳤다. 김정은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여명거리는 지난해 4월 완공된 뒤 북한의 화려한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다. 두 정상이 탄 차량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도 지나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카퍼레이드 구간을 비롯해 총 40km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며 첫날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공동취재단 /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자체에만 함몰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한미 모두 성급하게 대화 열의만 보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예비역 중장·사진)은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제15회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정작 북한 비핵화 의제는 제대로 다루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 지난해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로 북한이 질식 직전까지 가는 등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최상의 환경이 조성됐는데 올해 들어 북한의 ‘대화 공세’에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 ‘성급한 대화 열의’를 보이면서 결국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을 지낸 대북 군사작전 분야 전문가다. 그는 4·27 판문점선언 중 ‘남북은 지상,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의 근원이 되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는 부분을 정부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양보한 대표적인 대목으로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군의 모든 군사 활동에 대해 ‘긴장을 유발한다’며 시비를 걸 명분만 준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 합의문에) 한국군의 정상적인 군사 활동에 딴지만 걸고, 수가 틀리면 곧바로 대남 도발을 할 수 있는 근거로 악용될 문구가 포함돼선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이 서해 평화수역화에 나서는 속내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남북 해상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평화수역화를 유도한 뒤 해당 구역에서 한국 해군의 군사작전 중단에 이어 본격적으로 NLL 무력화에 나설 것이란 지적이다. 종전선언 또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 없이 주한미군 철수, 유엔군사령부 해체 등을 요구하는 근거로 변질될 것으로 경계했다. 그는 “종전선언은 실제 영향력은 없는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포괄적 군사 분야 합의서’에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대해선 단계적 철수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길 가능성이 높다. 1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남북 군 당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합의서에 담는 것으로 견해를 좁히고 막바지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북 군 당국은 상대방에 대한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4·27 판문점선언 발표 이후 장성급 회담 및 군사실무회담을 거쳐 이행 방안을 마련해 왔다.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줄곧 요구해온 “MDL 양측 60km 이내에서는 한미 및 북측 정찰기 비행을, 40km 내에선 전투기 등 군용기 비행을 중지하자”는 주장이 합의서에 어떤 식으로 담길지다. 군 당국은 MDL 60km 이내에서의 공중 정찰 활동이 중단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사전 포착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에 구멍이 생기는 등 대북 대비태세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해 왔다. 이 때문에 합의서엔 양측 8km로 설정된 기존 비행금지 구역을 우리 군 대비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조금 더 확장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GP 철수는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이 명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DMZ 내에 GP 약 160개, 한국은 60개를 운용 중이다. 남북은 1단계로 DMZ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한다는 상징적 조치로 각각 GP 10여 개를 시범 철수하고 2단계로 특정 구역 내 GP를 모두 철수한 뒤 최종적으로는 GP 전체를 철수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문제다. 북한은 이번에도 NLL을 인정하지 않고 NLL 이남으로 최대 15km나 내려와 있는 이른바 ‘서해 경비계선’을 해상경계선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해상경계선 문제를 놓고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다 평화수역화 논의가 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NLL 문제는 남북이 접점을 찾기 어려운 만큼 해상경계선을 명시하는 대신 이번엔 NLL 일대에서의 해상사격 중지 등 적대 행위 중단 방안에 한해 합의서에 담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