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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간) 미국이 발표한 관세품목 리스트에 중국산 타이어가 포함되자 국내 타이어 기업들은 오히려 기대감을 보였다.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산, 중국산 타이어는 가격차가 크진 않지만 중국산이 좀 더 저렴하다. 미국 소비자 특성상 고급이나 고(高)사양 타이어보다는 ‘싸고 오래가는’ 타이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국산이 인기를 끌었다. 한 타이어 기업 고위 임원은 “중국 타이어에 10%의 추가 관세가 붙는다면 한국산과 중국산의 가격이 역전될 여지도 있다.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속에서도 웃고 있는 산업군이 있다. 특히 경쟁력 높은 완제품은 관세전쟁 폭탄을 온전히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전화 부품…관세전쟁 수혜 품목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1월 내놓은 ‘미국의 신정부 통상전략’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중 가장 경쟁이 심한 품목은 전화기 및 관련 부품, 텔레비전, 프로젝터, 모니터, 전기전자 제품, 알루미늄 제품 등이다. 얼마나 경쟁하고 있느냐에 따라 수출 경합도를 0∼1로 수치화할 때 이들 품목의 경합도는 0.5∼0.7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 이런 품목에 해당하는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제품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실제로 관세 부과가 예고된 2000억 달러어치의 품목 중에는 디스플레이, 전화 부품 등 전자기기 부품 및 완성품 300여 개가 포함돼 있다. 2000억 달러는 중국의 지난해 대미(對美) 수출액(4318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반대로 중국이 미국에 부과한 보복관세 덕분에 한국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쉬워질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석유화학기업이다. 중국이 예고한 대로 미국산 석유화학 제품에 보복관세를 물리면 중국 내 미국산 에틸렌의 가격이 오른다. 이는 에틸렌을 원재료로 쓰는 수많은 중국 업체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다. ○ 완제품으로 중국 내수시장 공략 중국산 제품에 들어가는 한국산 중간재는 지금과 같은 무역 분쟁이 터지면 수출물량이 매우 불안정해진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78%가 중간재인데 이 비중을 줄이고 중국 내수용 완제품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완제품은 상대적으로 꾸준한 수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예로 LG생활건강은 지난해와 올 초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도 불구하고 1분기(1∼3월)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로 화장품, 생활용품 등 중국 소비자들이 직접 구입하는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유지했다. 국가 간 감정싸움이나 무역 갈등도 경쟁력 높은 완제품 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여지도 있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수록 중국은 개방 속도를 높이고 선진국은 자국에서 중국으로 신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강하게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기회가 늘 뿐 아니라 기술력에서 중국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실제 중국은 최근 개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은 8일 중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이나 중국 증시 상장 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일하는 외국인도 중국의 내국인 전용 주식인 A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증시를 개방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내수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방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 점을 기회로 삼아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nabi@donga.com / 세종=이새샘 / 신동진 기자}

미국이 10일(현지 시간)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키로 했다. 이달 6일 미중이 상대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계는 글로벌 교역 위축에 따른 충격을 우려하면서도 주요 2개국(G2)이 서로 관세폭탄을 안기는 사이 한국 기업들이 미중 양국에 TV와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을 늘리는 등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을 펴면 의외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을 공략해 위기를 돌파한 것처럼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돌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무역법 301조 조치’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500억 달러를 합치면 중국의 2017년 대미 수출액(5055억 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에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관세 부과 대상은 가방 의류 텔레비전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 등 6031개 제품이다. 올 2월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예고한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자기기 및 일반기계로 관세 부과 대상 1102개 품목 중 617개(60.8%)에 이른다. 이번에 추가 관세를 예고한 품목 6031개 중에도 전자기기 품목이 300개 이상 포함됐다.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분명해진 셈이다. 관세폭탄으로 미중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미국이 중국산 TV 전화기 등에 중과세하면 경쟁사인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견제로 중국의 ‘기술 굴기’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지금이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금융회사 대주주의 자격을 심사하는 범위를 ‘최다 출자자 1인’에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 등으로 확대하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철회하라고 규제개혁위원회가 권고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를 감안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10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규개위는 최근 금융위가 낸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한 결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업 경영에 실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심사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는 문제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규제의 범위가 과도하게 넓고 규제에 따른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개정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의 경우 최다 출자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뿐만 아니라 회사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규개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경영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법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범위를 크게 늘리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개위는 사외이사가 연임할 때 외부평가를 의무화하도록 한 규정도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보고 철회를 권고했다. 금융위는 규개위 심의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규개위의 철회 권고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 확대 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적격성 심사 대상을 ‘모든 대주주’로 확대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 만큼 국회에서 심사하는 과정에서 논의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조은아 기자}
유명 브랜드 기업이 제조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는 아동용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리콜 명령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5, 6월 여름철에 수요가 증가하는 어린이용 장화, 우의 등 어린이·유아용품과 전기용품 37개 품목 866개 제품의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23개 품목, 26개 제품에 대해 수거, 교환 등 결함보상(리콜) 명령 조치를 내렸다고 9일 밝혔다. 국표원에 따르면 마이더스필이란 기업이 중국에서 수입한 아동용 머리핀에서는 기준치를 최고 615배 초과하는 납이 검출됐다. 이랜드리테일이 수입해 판매하는 아동용 장화에서도 기준치의 13배에 이르는 납이 검출됐고, 우의에서는 카드뮴이 기준치의 4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가구기업 퍼시스 일룸이 제조해 판매하는 5단 서랍장은 서랍을 열려고 힘을 줬을 때 넘어지는 현상이 발생해 리콜 명령을 받았다. 리콜 명령을 받은 제품들은 현재 위해상품 판매 차단 시스템에 등록돼 전국 대형 유통매장 및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소비자들은 제품안전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인 제품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도 한국의 무역정책을 일선에서 진두지휘해야 할 ‘야전사령관’들이 선임되지 않는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쟁 통에 야전사령관 실종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통상교섭본부 내 무역투자실장과 통상협력국장 자리가 두 달째 공석이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3월 신설된 신통상질서전략실도 신통상질서정책관(국장) 자리가 비어 있다. 지난해 8월 1차관 산하에서 통상교섭본부로 이관된 무역투자실장은 한국의 수출정책, 투자 유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실무적으로 지휘하는 자리다. 한국 수출의 실질적 ‘야전사령관’인 셈이다. 하지만 5월 18일 김영삼 전 실장이 사임한 뒤 두 달 가까이 자리가 비어있다. 신흥국 통상협력전략을 수립하는 통상협력국장 역시 이호준 전 국장이 5월 2일 투자정책관으로 옮겨간 이후 후임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신북방·신남방 통상정책을 실무적으로 진두지휘하는 자리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에 대응하려는 취지로 3월 신설된 신통상질서전략실은 아직 조직 구성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및 다자통상협력을 지휘하고 미국의 수입 규제에 대응해야 할 신통상질서정책관 자리에 석 달이 넘도록 적임자를 뽑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측은 후보자를 추리는 작업은 마쳤지만 청와대 인사검증이 끝나지 않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부 후보자는 해외에 있는 등 여러 이유로 지연됐지만 이달 중으로는 마무리될 것”이라며 “실국장이 없더라도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업무공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은 ‘한가한 소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무역투자실장, 산업부 차관, KOTRA 사장을 지낸 조환익 전 한국전력 사장은 “수출 관련 회의에서 실장이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라며 “실장이 주재하면 산하기관에서 부회장급이 오지만 국장 주재 회의는 실무자 선에서 참석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 ‘전쟁’ 아닌 ‘갈등’?…안일한 정부 인식 현장 지휘관의 부재는 실무진의 기강 해이와 지휘부의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현장에선 느슨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6일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리 통상 라인은 몇 시에 시작하는지, 어느 쪽에서 방아쇠를 먼저 당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관세 부과는 0시에 시작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뿐이었다. 보통 무역투자실장이 주재하는 주요 업종 수출점검회의도 지난달에는 무역정책관이 대신 주재했고 이달에는 아직 계획조차 잡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7월에는 전년 대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무자 회의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사령관들의 공백 속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장차관들도 느긋한 태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에 동행하고 있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현지 시간)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 “전쟁인지, 갈등 수준인지 조심스럽게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6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보이지 않는다. 6일 산업부는 백 장관 주재로 업종별 단체 위주의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기획재정부는 이찬우 차관보 주재로 금융시장 위주의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따로 열었을 뿐이다. 청와대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 등이 잇달아 우려를 표시한 일본 정부와 대비된다. 조 전 사장은 “무역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떻게든 반사이익을 얻으려 노력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하루빨리 수출·통상정책의 현장지휘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이새샘 기자}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세계 경제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도 곧바로 보복 조치에 나선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추가로 5000억 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 우방에까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보호무역주의의 늪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제2의 대공황 우려” 미국 중국 EU 등 세계 주요국들이 상대국 제품에 대해 고율의 보복성 관세를 물리는 무역전쟁은 세계 교역량을 급감시키고 1930년대 대공황을 재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다. 88년 전 대공황을 촉발시킨 것도 보복 관세였다. 세계적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6일 일본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제2의 대공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스무트 홀리 관세법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대공황을 야기했고,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30년 당시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2만여 개의 수입품에 최고 4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스무트 홀리 관세법을 발동했고 세계 경제는 대공황으로 빠져들었다.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교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1930년 대공황을 악화시킨 관세 이후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일본과의 관세 전쟁, 1990년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유럽과의 농산물 무역전쟁과는 강도나 기간 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존 노먼드 JP모건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미국이 모든 수입 품목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전 세계가 같은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1, 2년 새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쟁의 본질은 미중 패권 경쟁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가장 아픈 곳을 겨냥하며 무역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이날 340억 달러를 시작으로 총 500억 달러 규모의 1102개 중국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들은 모두 중국이 이른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공학, 신소재 등 차세대 첨단 기술 제품들이다. 미국은 이런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굴기’를 막아 미국이 굳건히 지켜온 세계 1위 국가의 지위를 중국이 넘보지 못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 등을 겨냥하면서 미국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상무부는 6일 밤 “미국이 중국에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밝혔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세계 무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다만 미중 양국 모두 전면전이 장기화할 경우 큰 상처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 부과 계획이 실행될 경우 미국의 GDP는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미국 관세 장벽 때문에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한국,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피해 볼 것” 경제분석기관 픽셋애셋매니지먼트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룩셈부르크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대만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중이 확전에 나설 경우 연간 전 세계 교역액의 10%가 넘는 2조 달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당장 수출전선으로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중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8.9%에 이른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제품으로 중국이 완제품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중국의 해외 수출이 감소하면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매출의 30%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 납품으로 벌어들이는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부품 수요도 감소해 국내 납품업체들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경제연구센터장은 “무역전쟁으로 기업의 불안이 확산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교역량이 감소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이새샘 iamsam@donga.com·신동진 기자 / 뉴욕=박용 특파원}

정부가 6일 내놓은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은 고가 부동산 투자로 생기는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부의 편중 현상을 완화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거주 목적으로 집을 산 실수요자의 반발을 감안해 시가 23억 원(과세표준 6억 원) 이하인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은 최소화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종부세 부담을 급속도로 늘리면서 조세 저항이 거세게 일었던 점을 감안한 ‘핀셋 증세’로 풀이된다. ○ 3주택자 타깃 ‘부자 증세’ 본보가 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에 의뢰해 다주택자 과세를 계산한 결과 공시가격 합산 가액이 33억 원인 3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1000만 원 넘게 늘어났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94m²·공시가격 15억 원)와 서울 강남구 대치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79m²·공시가격 9억 원), 부산 해운대구 현대베네시티(전용면적 188.41m²·공시가격 9억 원) 등 3채를 소유한 사람의 내년 종부세는 2648만 원이 된다. 이는 현재 종부세액인 1558만 원보다 1090만 원, 재정특위 권고안보다는 654만 원 많은 액수다. 반면 1주택자는 실거래가가 23억 원 이하라면 세율 인상의 영향은 받지 않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으로 종부세가 소폭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1주택 보유를 부추길 수 있다는 ‘똘똘한 한 채’ 논란에 대해 정부는 “3주택자와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를 동일하게 과세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가 1주택 소유자와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과세 형평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재산이 많은 사람이 많은 세금을 내야 자산 및 소득 양극화와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세금 부담을 고려해 공정시장가액비율 추가 인상 여부는 90%를 달성하는 2020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거래세를 인하하고 공시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도 다시 확인했다. 기재부는 “중장기적으로 거래세를 인하할 것”이라면서 “보유세가 낮고 거래세가 높은 비효율적인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실거래가의 65∼70%만을 반영하는 공시가격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가 공시가격 인상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 ‘임대소득세 강화’ 카드 25일 판가름 이번 개편으로 세금이 오르는 사람은 2016년 기준 2만6000명, 전국 주택 소유자의 0.2% 정도가 될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주택합산가격의 시가가 19억 원, 과세표준 6억 원을 초과하면서 3주택 이상을 소유해 0.3%포인트 추가 과세 대상이 되는 인원은 이 중 1만1000명 정도다. 세수 증대 효과는 7422억 원으로 2016년 종부세 세수 1조2000억 원보다 62%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임대주택 등록을 적극 권유했다. 8년 장기임대로 등록한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m² 이하 주택은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6일 “보유 자산이 부동산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만큼 이를 완화하고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우려해 사업용인 별도합산토지의 종부세율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전체 별도합산토지 중 상가, 빌딩 공장 비중이 88.4%”라면서 “세율을 올리면 임대료가 전가되거나 원가가 상승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택 임대소득세를 강화하라는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은 내부 검토를 거쳐 25일 세법 개정 여부를 발표하기로 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이새샘 기자}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 부과를 개시하면서 마침내 무역전쟁의 포문이 열렸다. 세계 경제가 미증유의 보호무역주의로 빠져들면서 세계 교역량이 줄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1930년 대공황을 악화시킨 관세 부과 조치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은 동부시간으로 6일 0시 1분을 기해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확정한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818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몬태나주 그레이트폴스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34(340억 달러), 그리고 2주 내에 16(160억 달러)이 더해진다”며 중국을 겨냥한 ‘관세폭탄 시간표’를 밝혔다. 이어 “여기에 2000억 달러가 대기 중이고, 다시 3000억 달러가 추가로 대기하고 있다”며 2차, 3차 폭탄까지 예고했다. 중국 역시 이날 낮 12시 1분(현지 시간) 즉각 동등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똑같은 규모의 미국산 대두 등 각종 농산물과 자동차 등의 제품에 같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중국은 먼저 총을 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가 핵심 이익과 인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한다”며 미국에 무역전쟁의 책임을 돌렸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G2에 이어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도 무역전쟁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가 또다시 ‘대공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도 불과 3, 4년 사이에 국제 무역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한국 경제도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뉴욕=박용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국세청 조직 내 서열 2위인 차장에 이은항 광주지방국세청장(52)이 임명됐다. 서울지방국세청장에는 김현준 본청 조사국장(50)이 임명됐다. 국세청은 명예퇴직으로 생긴 공석을 충원하기 위해 고위직 16명에 대한 정기인사를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신임 이 차장은 광주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35회로 감사관, 국세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세청 관계자들은 이 차장에 대해 합리적인 업무 처리로 조직 내 신임이 두텁고 대외관계도 원만해 국세청장을 보좌하는 차장 직위의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 신임 서울청장은 행정고시 35회로 본청 징세법무국장,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본청 조사국장으로 있으면서 대기업의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탈세에 엄정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지방국세청장에는 김대지 서울청 조사1국장(51)이 선임됐다. 김 신임 청장은 행시 36회로 파주세무서장, 국세청 징세과장, 부산청 성실납세지원국장 등을 거쳤다. 광주지방국세청장에는 세무대를 졸업해 8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김형환 본청 개인납세국장(55)이 임명됐다. 김 신임 청장은 이번 인사 대상자 중 유일한 세무대 출신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성실 신고를 적극 지원하고 고질적 탈세를 근절하는 등 현안 업무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국세청 인사명단 ◇국세청 <전보> ▽부이사관 △국세청 전산기획담당관 김대원 △〃 심사1〃 박종희 △대구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장동희 △국세청 민주원 오덕근 구상호 신희철 ▽과장급 △국세청 정책보좌관 최종환 △〃 혁신정책담당관 유재준 △〃 납세자보호〃 김재철 △〃 소득세과장 이응봉 △〃 전자세원〃 강동훈 △〃 법인세〃 김성환 △〃 원천세〃 이판식 △〃 조사1〃 김진호 △〃 조사2〃 백승훈 △〃 조사분석〃 오상휴 △〃 장려세제운영〃 박찬욱 △서울지방국세청 운영지원〃 김대일 △국세청 개인납세2〃 백운철 △서울지방국세청 법인납세〃 고점권 △〃 송무1〃 한재현 △〃 조사1국 조사3〃 서재익 △〃 조사2국 조사관리〃 김지암 △〃 조사2과장 김승민 △〃 조사3국 조사관리〃 김용완 △〃 조사1〃 안진흥 △〃 조사3〃 이훈구 △〃 조사4국 조사관리〃 김정주 △〃 조사2〃 홍성범 △〃 국제조사2〃 채병호 △종로세무서장 전을수 △중부〃 김길용 △남대문〃 이봉근 △성북〃 조상욱 △서대문〃 윤성호 △마포〃 박종현 △영등포〃 허종 △동작〃 고영호 △강남〃 채정석 △반포〃 김갑식 △서초〃 최성일 △중랑〃 정대만 △도봉〃 윤경필 △강동〃 김춘배 △노원〃 박성학 △중부지방국세청 개인납세1과장 이세협 △〃 개인납세2〃 이상철 △중부지방국세청 법인납세과장 유충선 △〃 조사1국 조사2〃 최명식 △〃 국제거래조사〃 강영진 △〃 조사1〃 전애진 △〃 조사3국 조사2〃 김동욱 △〃 조사4국 조사3〃 류택희 △인천세무서장 홍성표 △북인천〃 이준호 △안양〃 고현호 △동수원〃 장신기 △화성〃 박달영 △평택〃 전정수 △분당〃 한경호 △파주〃 변세길 △시흥〃 최기섭 △용인〃 김기영 △대전〃 장종환 △북대전〃 장병채 △청주〃 이주연 △동청주〃 정근형 △제천〃 남아주 △공주〃 김학선 △천안〃 이창기 △아산〃 김민기 △광주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김기완 △〃 조사1〃 이현규 △〃 조사2〃 김천기 △익산세무서장 김광근 △목포〃 정정회 △대구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이법진 △북대구세무서장 고영일 △경산〃 정규호 △구미〃 김갑식 △부산지방국세청 감사관 이준희 △수영세무서장 나성길 △북부산〃 양정필 △금정〃 박수금 △창원〃 신동익 △국세청 이성진 최성영 ▽초임 세무서장 △동안양세무서장 강승윤 △홍천〃 신상모 △원주〃 최원봉 △삼척〃 김진철 △홍성〃 고관택 △광주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 이상걸 △정읍세무서장 김수현 △남원〃 황영표 △해남〃 공준기 △경주〃 서동욱 △영덕〃 서영윤 △상주〃 강영구 △부산지방국세청 징세과장 이준목 △중부산 세무서장 이진 △울산〃 강역종 △김해〃 정성훈 △거창〃 강대일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장 송영주}

올해 상반기(1∼6월)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 157억5000만 달러(약 17조5486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4년 연속 2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FDI 신고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4.2% 증가한 157억5000만 달러였다. 반기 투자액으로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2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이미 지난해 1∼3분기 실적(135억9000만 달러)을 추월했다. 올해 4월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자하기로 한 36억 달러를 제외하더라도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호준 통상협력국장은 “한국 경제의 튼튼한 투자 환경이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의 한국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0% 증가한 22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2017년 한중 정상회담 이후 잠재돼 있던 중국의 한국 투자 수요가 현실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106.3% 증가한 45억7000만 달러, 미국의 한국 투자는 지난해 대비 23.2% 증가한 3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분야 투자가 신고 기준 155% 증가한 72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서비스업 분야 투자는 25.3% 증가한 8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보통신 업종 투자가 14억 달러로 362% 증가하는 등 신산업 분야로 투자가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등 남북 해빙 무드로 외국인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연간 FDI 실적도 200억 달러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 세제 개편,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 확대 등 하반기 투자가 위축될 요소도 많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규 투자 위주에서 기존 투자 기업의 증액 투자로 유치 노력 범위를 넓히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D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엄포로 그칠 것으로 기대됐던 ‘관세폭탄’ 교차 투하가 6일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무역전쟁의 늪으로 빠져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6일 미중 관세폭탄 교차 투하 미중 양국은 6일부터 각각 연 340억 달러(약 37조7000억 원)어치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산 기계, 선박, 항공우주, 통신, 철도 등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이 공을 들이는 첨단 제조업 제품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같은 규모로 미국산 대두, 옥수수, 쇠고기 등 545개 품목에 대해 ‘맞불’ 관세를 매긴다는 방침이다. 주로 11월 중간선거에서 미 공화당 지역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들이다. 양국은 사실상 협상을 포기한 상태여서 예정대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먼저 공격을 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하는 모양새지만 실제 관세 부과는 중국에서 먼저 시작된다. 미국과 중국 모두 ‘관세폭탄’ 부과 시점을 6일 0시로 제시했는데, 중국 표준시가 미국 동부 표준시보다 12시간 빠르기 때문이다. 한국 시간으론 중국이 6일 오전 1시부터, 미국이 6일 오후 1시부터 관세폭탄을 터뜨리는 셈이다. 양측은 곧바로 추가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관세를 올릴 경우 반도체, 철강, 전기차, 배터리 등 연 160억 달러 규모 284개 품목에 25% 추가관세를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도 의료장비, 에너지, 화학제품 등 연 160억 달러, 114개 품목에 추가로 관세를 올릴 태세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EU, 캐나다, 멕시코 등은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해 보복관세 부과를 시작했고, EU는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 위협에 또 다른 보복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 간에 도발과 반격, 잠시 휴전 뒤 다시 도발과 반격이 이어지는 ‘상시 전쟁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 시간) 글로벌 무역전쟁이 1조 달러 규모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과 전 세계 상품무역액의 각각 25%, 6%에 이르는 규모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도 최대 2조 달러의 세계 교역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확전 시 한국 수출 먹구름… 손 놓은 정부 미중 관세폭탄이 투하되더라도 당장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맞불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수출 감소분이 연간 3억3400만 달러(약 3700억 원), 국내 생산 감소분이 8억 달러(8880억 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과 가전에서 1억7000만 달러, 화학에서 4000만 달러, 자동차·부품에 2000만 달러 등 제한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전방위로 확산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분쟁이 확산돼 미·중·유럽연합(EU)이 각각 관세를 10%포인트씩 인상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액은 367억 달러(약 41조 원·총수출의 6.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손만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인 통상 정책 없이 미국의 통상 압박에 사후 대응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5월 미국과의 철강무역 협상에서 관세 면제 대신 수출량 제한 조치에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중장기 통상 정책 로드맵을 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산하 신통상전략실을 3월에 신설해 놓고도 아직까지 직원을 다 채용하지 못하는 등 조직 정비조차 마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보호·관리무역으로 글로벌 무역 기조가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정부의 통상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이새샘 기자}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권고안에는 화력발전에 이용되는 유연탄에 대한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므로 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특위는 3일 발표한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에서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액화천연가스(LNG) 수준으로 인상하거나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인상하되 전기요금 인상 등의 부담을 고려하여 LNG에 대한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등 대기 질에 상대적으로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석탄에 대한 세금을 높여 LNG 등 친환경 발전원으로 수요를 전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LNG에는 kg당 60원의 개별소비세와 관세 3%가 추가로 붙는다. 수입부과금도 kg당 24.2원 부과된다. 이에 비해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는 kg당 평균 36원으로, LNG 대비 60% 수준이다. 관세와 수입부과금도 붙지 않는다. 유연탄에 대한 세금이 오르면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세질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비중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싼 석탄의 발전 비용까지 올라가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국내 전기생산에서 석탄이 사용되는 비중은 지난해 43.6%로, 전체 에너지 중 가장 높다. 이어 원자력(26.8%), LNG(22.7%), 신재생에너지(4.4%), 수력(1.3%) 등의 순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LNG 발전 단가(2016년 기준)는 1kWh(킬로와트시)당 99.4원으로 원자력(67.9원)과 석탄화력(73.9원)보다 비싸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용 심야전기요금 조정은 확실히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는 현재 전기요금을 두부 값에 비유해 “두부 값이 콩 값보다 더 싸다”고 비유하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4위 수준으로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다”며 “유연탄에 대한 소비세 인상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수출 내수 등 성장 동력이 꺼지면서 한국 경제가 침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요 경제 법안이 표류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불안해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각 경제 주체가 공정한 경쟁의 토대 위에서 뛰어놀도록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감시자 역할만 하면 되지만 기업 활동에 일일이 간섭하면서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회의원들은 지역구나 지지층에 예산을 퍼주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성향의 정책에만 매달릴 뿐이다.○ 생색 안 나는 경제법안에 미온적인 여야 최근 1년 동안 해킹 사고로 거래소와 투자자들이 1000억 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국회는 정쟁에 몰두하느라 관련 법안을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북한 가상통화 해킹 등으로 미국에서 자금세탁 방지규정을 압박하고 있는데 자꾸 입법이 지연돼 큰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경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여당의 경제개혁 법안이 과거 자신들이 발의한 규제프리존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보다 후퇴한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한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규제 개혁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민주당은 지난 정부 때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움직임을 대기업 특혜라고 지적해왔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규제완화 옹호론자로 표변하기가 쉽지 않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혁신성장 관련 법안은 다른 민생법안에 비해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다는 점도 정치권이 관련 법 처리를 미루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현 정부 들어 국회는 아동수당 지급, 노인 기초연금 인상 같은 복지 관련 법안을 비교적 신속하게 통과시켰다. ○ 불투명한 제도에 투자 미루는 기업들 기업들은 규제혁신 5법에 대해 “언제 통과될지는 물론 통과 여부 자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규제개혁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때마다 비슷한 법이 여럿 발의됐지만 정치권에서 합의안이 도출된 적이 드물기 때문이다.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질수록 기업의 투자 의욕도 꺾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 분야 신산업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인 기업 관계자는 “R&D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부의 말만 믿고 새로운 투자를 계획하긴 어렵다”며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비용만 낭비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재계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부 시민단체의 ‘입’만 바라보기도 한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은산분리 완화 논란에서 보듯 정부가 개혁입법을 추진해도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반대하면 사실상 법안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원격의료, 무인기(드론) 등 혁신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규제도 시민단체와 일부 여당 의원의 반대로 개선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며 정부의 규제개선 의지보다 시민단체의 의견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 논리로 경제정책 판단” 지적 전문가들은 정부와 국회가 지금처럼 정치 논리로 경제 정책을 좌우한다면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살리려면 투자 환경을 재고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이 기업을 규제하는 정책만 내놓고 규제 혁신은 구두선에 그치니 기업 현장에서 분노에 가까운 목소리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투자, 고용을 늘리기 위한 유인책조차 특혜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는 “여당이 경제법안을 위한 논리를 야당이 여당 시절 쓰던 것을 그대로 쓰다 보니 설득이 어려운 것”이라며 “규제 재설계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 해서 설득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이새샘·황태호 기자}
《 이름 없는 전쟁의 목격자나 참전자의 이야기를 통해 살아나는 역사. 그렇다. 나는 바로 그런 역사가 알고 싶다. 그런 역사를 문학으로 만들고 싶다.―‘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문학동네·2015년) 》 좁은 전셋집에 불어나는 책을 감당할 길이 없어 다 읽은 책은 소장할지를 판별한 뒤 중고 서점에 팔고 있다. 201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두 권, ‘체르노빌의 목소리’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그렇게 내 손을 떠났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겪은 이들의 육성을, ‘전쟁은…’은 제2차 세계대전에 소련군으로 참전한 여성들의 육성을 담은 책이다. 증언자들의 회상을 그대로 받아쓴 문장들은 언뜻 ‘이게 노벨 문학상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 그들의 고통을 생생히 담고 싶다면 작가가 사건을 취재해 논픽션의 형태로 소화하거나, 어떤 인물의 이야기를 극화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작가의 방식에는 나름의 효과가 있다. 한 줄 한 줄 읽다 보면 그 안에 담긴 고통이 살갗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시간이 오래 지난 만큼 증언자들의 기억은 때로는 끊어지고, 또 비어 있다. 작가는 완벽하지 않은 날것의 문장으로 증언자들의 호흡까지 담는다. 한 권을 쓰기 위해 증언자 수십, 수백 명을 일일이 찾아가 만나며 10년 이상 공을 들였고, 이 모든 일을 정부 탄압 아래 했다는 점을 알고 나면, 쓰고 출판하는 과정 전체에 노벨 문학상이 주어졌다고 이해하게 된다. 인상 깊게 읽었는데도 남겨두지 않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다시 읽지 않을 것 같아서다. 책을 펼치면 첫 생리가 시작한 날 총을 맞아 다리를 잃은 소녀라든가, 원전 사고로 남편을 잃고 아이에게 장애가 생길까 봐 전전긍긍해야 하는 젊은 부인 얘기 같은 일화들이 빼곡하다. 수십 년분의 고통이 농축돼 있는 이 책을 또다시 읽을 용기가 없었다. 퇴근 뒤에는 침대에 엎드려 느긋하게 즐길 만한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이 책 두 권을 중고 서점으로 보내도록 만들었다. 책장에 꽂힌 것만 봐도 그 생생한 육성이 떠오를까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겁이 날 정도로 엄격하게 진실 그대로를 담은 책이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배우 최민식 씨와 산악인 엄홍길 씨,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업적을 쌓은 이들에게 작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금강제화 ‘헤리티지’의 비스포크(Bespoke·맞춤 제작)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는 점이다. 맞춤 제작까지 가능한 헤리티지는 1999년 금강제화의 남성 정장화 브랜드 ‘리갈’의 한정판 고급 라인으로 첫선을 보였다. 한정판으로 나왔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지금의 별도 브랜드가 됐다. 1954년 설립돼 63년간 국내 제화 시장을 평정해 온 금강제화가 ‘한국 남성들도 해외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고급 수제화를 신을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만든 브랜드다. 한국인의 발 모양과 취향에 맞춰 숙련된 장인들이 최고급 가죽 소재로 만든다. 금강제화는 헤리티지를 기성품과 맞춤 구두로 소비자들에게 내놓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취향에 맞는 것이라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 소비’ 성향의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헤리티지의 인기는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헤리티지의 판매량은 6만7500켤레로 2015년 6만2000켤레에 비해 9% 증가했다.장인의 손길로 완성 헤리티지가 국내 제화 브랜드 최초로 도입한 굿이어 기술은 정장화 공법 중 최상위 공법으로 꼽힌다. 1879년 미국의 찰스 굿이어가 개발한 공법으로 갑피, 중창, 밑창과 이를 하나로 이어주는 웰트를 손으로 박음질하는 기술이다. 중창에 코르크를 삽입하기 때문에 착화자의 발바닥 굴곡에 맞게 구두 형태가 변형돼 오래 신을수록 편안하고 통풍이 우수해 발이 쾌적하다. 실제 헤리티지 매장에는 헤리티지의 단면을 볼 수 있는 분해 제품도 있다. 또 다른 고급 기술은 바로 노르베제 공법이다. 노르웨이에서 등산용 부츠를 제작할 때 구두의 갑피와 바닥을 비즈왁스를 묻힌 가죽 끈 두 가닥으로 교차해 꿰매는 기술이다. 현존하는 구두장인 중에서 이 공법을 완벽하게 해날 수 있는 장인은 100여 명에 불과하며, 기계로는 이를 재현해낼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헤리티지에서는 최고급 라인인 헤리티지 블랙에만 적용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처럼 최고급 수제화를 제작할 때는 장인의 손길이 중요하다. 헤리티지의 제품은 디자인 연구, 스케치, 가죽 선정, 커팅 등 200가지 이상의 모든 공정이 금강제화의 부평 공장에서 진행된다. 1978년 설립된 국내 최초, 최대 규모 제화 공장으로 헤리티지의 제품을 제작하는 1층에는 이탈리아, 영국 등 각지에서 공수한 기계설비 90여 종을 갖추고 있다. 이 공장에서 일하는 장인들은 평균 25년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수작업 공정실도 별도로 있다. 부자재-디자인 취향대로 선택 헤리티지는 크게 시즌마다 출시되는 일반 라인과, 그 상위 라인인 헤리티지 세븐, 최상위 라인인 헤리티지 블랙으로 구분된다. 헤리티지 세븐은 엄선된 7가지 클래식 수제화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고급 수제화에 입문하려는 남성들을 위해 가격을 39만 원대로 낮췄다. 이탈리아산 최고급 가죽과 부자재를 이용하고, 25년 이상 경력의 장인들이 수작업 공정으로 완성하는 100% 국내 굿이어 웰트화다. 헤리티지 세븐의 기성 제품은 남자를 뜻하는 ‘Man’과 똑같이 첫 글자가 M으로 시작하는 세계 유명 도시의 이름을 땄다. 가장 기본형 옥스퍼드화인 ‘맨해튼’, 윙팁 패턴으로 인기가 많은 ‘맨체스터’, 기본 패턴의 더비화 ‘모데나’ 등이 있다. 또 기성 제품 그대로가 아니라 10가지 가죽과 3가지 밑창 중 자재를 선택해 주문할 수도 있다. 구두 안쪽에 이니셜 마크를 새겨 자신만의 표지를 남길 수도 있다. 2010년 9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헤리티지 블랙’은 헤리티지의 최고급 라인이다. 가죽 선택에서 컬러를 입히고 광택을 내는 피니싱 작업까지 160여 개 공정이 장인의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헤리티지 블랙 슈즈는 50만 원부터 150만 원대로 기성 제품은 각각 독특한 기술이 적용돼 그 개성을 뽐낸다. 특히 노르베제 공법이 들어간 제품은 150만 원대로, 여기에 악어의 배 부분 가죽을 사용해 제작한 제품은 300만 원이 추가된다. 다른 고급 부자재를 선택하고 고급 디자인을 선택하면 가격이 599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금강제화는 고급 기성 구두를 위해 전 세계에서 1000여 종이 넘는 자재를 보유하고 있다.평생 관리 서비스까지 수제화 마니아를 위해 선택, 사후관리 등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헤리티지에서는 클래식 슈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2013년 2월부터 국내 최초로 수제화 관련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리티지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헤리티지 라운지에서는 우선 비스포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장인이 직접 사이즈를 측정하고, 구두에 관한 설명을 해준다. 30여 가지 디자인과 다양한 가죽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해 제작을 의뢰할 수 있다. 이때 제작한 단풍나무 재질의 라스트(발 모양대로 만든 구두 틀)는 헤리티지 라스트룸에 보관돼 언제든 같은 구두를 다시 주문할 수 있다. 보통 5∼6주가 걸린다. 서비스 비용은 맞춤 구두, 슈트리(구두를 보관할 때 사용하는 나무로 만든 신발 모양의 보형물), 케어용품, 단풍나무 재질의 라스트 보관증까지 포함해 99만 원. 금강제화 관계자는 “실제 총 단가는 150만 원이 넘지만, 좀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맞춤 구두를 신어보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단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서비스는 고급 수제화를 오랫동안 신기 위한 슈케어 서비스다. 전체적으로 광을 내는 폴리싱, 밑창 교체 서비스, 가죽창의 마모를 줄여주는 스틸토 보강, 착화 시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미끄럼 방지 서비스를 최고급 용품과 부자재를 사용해 고객을 위해 제공한다. 특히 비스포크 서비스를 이용해 구두를 맞춘 고객은 이 서비스를 평생 이용할 수 있다. 또 해외의 유명 구두 약품 및 용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프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쥬단학’(한국화장품) ‘코리아나’(코리아나화장품) ‘꽃을 든 남자’(소망화장품·현재 코스모코스)…. 한국 화장품 업계를 주름잡았던 ‘K뷰티 1세대’ 기업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한때 변화하는 유통환경과 소비자 취향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업계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신소재 개발과 연구력, 영업력을 앞세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이 2010년 선보인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 ‘더샘’은 매출이 2015년 716억 원에서 지난해 1400억 원으로 늘며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더샘이 초기 브랜드 인지도를 좀처럼 높이지 못해 한국화장품은 2014년 본사 사옥을 매각할 정도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매장 수가 2015년 194개에서 2016년 289개로 대폭 늘어나고, ‘제품 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며 상황이 반전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가 본격화한 올해 1∼3월에도 한국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2.9% 신장한 약 510억 원이었다. 더샘에서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은 한국화장품 자체 제조 상품이다. 기존 중저가 브랜드는 주로 화장품 전문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마케팅과 영업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샘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 능력 덕분에 와라타, 하라케케 같은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식물 원료를 개발해 제품화하고, 다양한 색상의 컨실러 등 소비자 요구에 맞는 제품을 그때그때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1년 KT&G가 인수한 소망화장품은 지난해 코스모코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더마코스메틱(과학기술을 적용한 화장품) 브랜드 ‘비프루브’를 최근 내놨다. 비프루브 제품 역시 인천에 있는 코스모코스 자체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코스모코스 관계자는 “소망화장품 설립 당시(1994년)부터 운영해온 산하 ‘피부과학연구소’에서 다양한 신기술 및 신소재 연구를 해왔다. 현재 특허 보유 건수만 32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자체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1세대 기업들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해외 진출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지에 직접 생산공장을 건설하면 위생허가 등 비관세 장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현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한불화장품과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이 합병한 ‘잇츠한불’이 올해 하반기 중국 후저우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잇츠스킨의 대표 상품인 달팽이크림은 한불화장품이 자체 개발한 달팽이 점액질 성분을 사용하지만 중국 당국의 위생허가를 받지 못하며 1년 이상 직접 수출이 중단돼 왔다. 코리아나화장품도 지난해 중국 현지법인 ‘코리아나천진유한공사’의 공장을 완공해 가동하기 시작했다. 코리아나의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관계사인 비오코스는 중국 수출 전문 업체 ‘송정’과 5년간 약 60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코리아나화장품 관계자는 “현지 공장 설립으로 중국 화장품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현지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가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면서 화장품 유행 주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1세대 기업들은 제품 개발, 생산력을 바탕으로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으면서도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보유한 엘앤피코스메틱은 일본 마스크팩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현지 지사를 설립한다고 12일 밝혔다. 엘앤피코스메틱에 따르면 일본 마스크팩 시장 규모는 지난해 490억 엔(약 5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다. 초고가와 초저가 제품으로 양분돼 합리적 가격대의 좋은 품질을 갖추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판매 제품은 모두 현지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일본 아사히카세이사가 개발한 특수 원단을 시트로 활용한다. 패키지 디자인도 기존 메디힐 제품과 차별화할 예정이다. 메디힐 관계자는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의 라인스토어 4곳에 우선 입점한다. 향후 라쿠텐 등 온라인몰과 드럭스토어,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망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종합 주류기업 무학그룹은 베트남에서 보드카 등을 생산, 판매하는 주류회사 ‘빅토리(VICTORY)’사를 인수했다고 8일 밝혔다. 국내 주류기업이 해외 주류공장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호아빈 시에 있는 빅토리사는 보드카, 와인, 스파클링 와인, 각종 주류 원료 및 병 음료를 생산하는 회사다. 무학 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주류 원료는 물론 완제품을 생산, 판매해 베트남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무학 관계자는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에서 한류와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이번 공장 인수가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패션전문기업 한섬의 잡화 브랜드 ‘덱케’가 프랑스 이탈리아 등 5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6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일본 대만 등 5개국 수입의류 전문 편집숍과 덱케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덱케는 2월 국내 토종 잡화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런던패션위크에 진출했다. 또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덱케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11일부터는 런던 쇼룸에서 봄·여름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인다. 리조트 컬렉션은 봄·여름 시즌과 가을·겨울 시즌 사이에 선보이는 소규모 컬렉션이다. 주로 가을·겨울 시즌 제품 일부를 미리 선보인다. 9월에는 한국 출신 최유돈 디자이너와 함께 ‘덱케×유돈초이’ 쇼로 가을·겨울 런던패션위크에 참가한다. 한섬은 “현지 언론에서 컬렉션이 소개되고, 제품 문의가 쇄도하는 등 덱케 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이 뜨거워 리조트 컬렉션도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국내에서는 공항, 시내 면세점 유통망을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편집숍을 시작으로 온라인몰, 백화점 입점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마트는 2007년 마트 판매원 5000여 명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고용했다. 2013년에는 사내 하도급 사원 1만여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런 이마트가 최근 노조로부터 ‘이마트의 일자리는 저임금에 고착화된 일자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마트 내부 논란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어설픈 정규직화가 노사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노총 산하 서비스연맹 소속 이마트 노동조합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 직영사원 중 2만여 명은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을 받는 무기계약직이며, 그중에서도 주 40시간 미만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차별 대우를 시정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계산, 진열 등을 맡는 현장 직원은 ‘전문직’이라는 별도의 직군으로 묶여 있다. 노조가 밝힌 전문직의 시급은 6940원, 단시간 근로자의 시급은 6790원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으로 10년 이상 일해도 월 5만∼10만 원의 수당만 추가될 뿐이고, 승진과 부서 이동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주장에 대해 이마트는 “정규직화 이후 한동안은 직원들의 퇴직률이 낮아지고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등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2012년 정부의 유통 규제가 시작되고 시장도 포화되면서 신규 출점이 제한되자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2012년 이후 1년에 새 대형마트를 한두 곳밖에 내지 못했다. 결국 정규직을 크게 늘릴 수 없어 단기간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계산, 상품 진열 등의 업무를 하는 직원의 경우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출퇴근하고,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일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들에게 단시간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