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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노동조합이 여름휴가를 앞두고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수순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하는 조선업계 노조 역시 ‘하투(夏鬪·여름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여 최대 10만5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파업이 예고되고 있다.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5만여 명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소속 조합원이 3만여 명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기아차 노조) 역시 사측에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30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2012년부터 8년 연속 노사 분규가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최대 만 64세)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 관련 1·2심 소송에서 사측에 일부 승소해 1인당 평균 19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1·2심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기아차 수준의 일부라도 지급해달라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다음 달 5~9일 휴가를 앞두고 쟁의행위 안건을 가결시킨 뒤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12일부터 투쟁 수위와 파업 시기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한국GM지부(조합원 8000여 명)는 이미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가결했다. 이후 임단협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한국GM 노조는 쟁의권을 얻는다. 한국GM 역시 기본급을 12만3526원 올리고 조합원 1인 평균 약 1670만 원 수준의 성과급 및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노총 소속이 아닌 기업노조가 협상을 진행 중인 르노삼성차 노조(조합원 2000여 명)는 기본급 8% 인상 등의 자체 임금협상안을 마련했다.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8일 이후에 사측에 최종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기본급 인상 요구 폭이 다른 완성차 노조보다 높아 사측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1만5000여 명의 조합원이 속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쟁의행위 안건을 가결하고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조선업 양대 노조는 다음 달 중순부터 부분파업 등에 나설 전망이다. 산업계와 노동계에서는 매년 형식적인 임단협과 파업, 생산차질을 빚다가 비판여론 속에 어정쩡한 타협으로 이어지는 형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교섭 대표인 하언태 부사장은 19일 단체교섭에서 “노조가 사측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안 일괄 제시를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으면 결렬 선언하고 파업에 나서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기존 노사문화를 바꿔나가자”고 토로하기도 했다.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6일 만난 조합원 A 씨(51)도 “쟁의행위 안건에 찬성표를 찍어오긴 했지만 매년 똑같은 투쟁 방식이 지긋지긋하다”면서 “노사가 서로 정당하게 권리를 요구하면서 신속하게 협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울산=김도형기자 dodo@donga.com}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이 취임 1년을 맞아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다. 포스코는 25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본사에서 최 회장과 포스코 등 계열사 임직원, 노동조합 위원장,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시민헌장을 발표했다. 헌장은 ‘기업시민 포스코’를 구현하기 위한 전문(前文)과 실천원칙을 담고 있다.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최 회장은 지난해 9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을 내놨다. 이번 헌장은 포스코 내외부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원칙을 발표한 것이다. 포스코는 헌장 전문에서 “기업의 경영활동은 사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사회와 조화를 통해 기업은 성장하고 영속할 수 있다”며 “고객,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더 큰 기업 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헌장의 실천원칙에는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등의 큰 주제들과 이에 따른 세부 실천방안이 담겼다. 최 회장은 “의사결정과 일하는 방식에서 기업시민헌장을 준거로 공생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넘버 원’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효성은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북·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30개국에 90여 개의 해외 사업장을 두고 있고 이 곳에서 채용한 현지 채용 규모도 2만여 명에 이른다. 특히 효성은 베트남을 주력 제품의 복합생산기지로 삼고 글로벌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2007년 호찌민 인근 동나이성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가운데 베트남 사업부문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스틸코드 생산 시작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 시설을 확대해 왔다. 2014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현지 생산체제를 활용해 13억 인구의 인도 내수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인구와 함께 매년 7% 이상 성장하는 신흥 시장으로 2030년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효성은 올 하반기 완공되는 스판덱스 공장을 중심으로 인도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공장이 위치한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 섬유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효성은 차별화 제품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집중해 인도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을 현재 60%에서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효성은 에어백용 원단과 시트벨트 원사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1년에는 독일의 에어백 직물 제조업체인 GST를 인수하면서 독일과 루마니아 등 유럽과 중국, 미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전 세계의 스포츠팬들과 소통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글로벌 경영의 지렛대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국내 유일의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다. 현대차는 1999년부터, 기아차는 2007년부터 각각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후원을 지속해 글로벌 축구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위상을 한층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모터스포츠를 적극 육성해 온 현대차는 지난해 WRC 종합준우승, WTCR 종합우승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세계 모터스포츠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최정상급 투어링카 레이스와 랠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모터스포츠 명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기아차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테니스를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 1월에는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의 최상위 후원사(Major Sponsor) 계약을 2023년까지 연장했다. 2002년 첫 후원을 시작한 가운데 22년간 대회 최상위 후원사로 활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대 이은 양궁 사랑은 대한민국 양궁이 명실상부한 세계 양궁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4차례나 협회장을 역임하며 양궁 발전에 집중 투자한 바 있다. 2005년 양궁협회장 자리를 물려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양궁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꿈나무 육성, 양궁 대중화, 양궁 스포츠 외교력 강화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 반도체공업협회(SIA) 등이 한일 무역갈등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중간재-완성품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중단으로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지연되면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첨단기업과 제조업계가 줄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도 이 점을 집중 설득하며 미국의 중재와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미국 점유율 87% 2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반도체 D램 시장의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8.9%, SK하이닉스가 38.4%를 차지했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들이 한국산 반도체 D램에 87% 이상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업체인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에 한국산 반도체 D램, 낸드플래시를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소형 디스플레이는 삼성의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90%가량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OELD 장착 제품은 세계적으로 4억7000만 대에 이른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TV, 태블릿PC 생산이 힘들어질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디스플레이에 대한 한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품질 격차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대규모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 IT기업들도 한국산 반도체 수급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이 기업들의 서버 센터에는 한국산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가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다. 미국의 한국 반도체 수입량은 2017년 33억7689만 달러에서 지난해 2배가량인 64억3606만 달러로 늘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후 반도체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IT기업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재고를 ‘사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그 여파로 반도체 D램 가격은 3주 만에 20% 이상 급등했다.○ 아마존, 페이스북도 한국산 반도체 서버 구입 미국을 방문 중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5일 미 SIA와 전미제조업협회(NAM), 컴퓨팅기술산업협회(CompTIA) 등을 만나기로 했다. 미국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일본산 소재를 활용해 한국이 만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강국 기업의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글로벌 사슬 구조를 반도체 및 컴퓨터 업계와 미국 정관계 인사에 강조할 계획이다. 정부가 한국반도체산업협회로부터 받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급망 사슬 분석에 따르면 일본에서 소재 공급을 차단하면 최대 35억대에 이르는 전자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고 그 피해는 전 세계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휴대전화 16억4000만 대, TV 2억9000만 대, 데스크톱 모니터 1억5000만 대 등의 생산이 지연된다.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면 1억8000만 대의 노트북, 2억1000만 대의 태블릿PC, 1100만 대의 서버 생산이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산 반도체가 들어간 서버의 주요 구입 회사는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반도체 관련 부품을 사용하는 차량 1억 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포드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도 이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하이얼, 텐센트 등 중국 기업과 소니, 도시바 등 일본 기업도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편 한국 반도체업계는 유럽연합(EU), 대만, 중국 등과 접촉해 일본의 수출규제 중단에 한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EU, 대만 등도 사태에 우려를 전하며 공개서한이나 의견 전달에 참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유근형·김도형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내외부의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대체할 고성능 카메라와 모니터로 구성된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카메라와 센서 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현대모비스는 내년을 목표로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을 예정이다. 21일 현대모비스는 국내 최초로 차량 내외부의 거울을 대체하는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CMS)’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 사이드미러가 있던 자리에 카메라 센서를 장착해 후·측방 차량의 주행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차량 내부 모니터에 표시하는 장치다. 이 카메라 센서의 화각은 35도 내외로 17도 안팎인 일반 사이드미러 화각의 두 배 이상이다. 기존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굳이 고개를 돌려가며 사각지대를 확인하지 않아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CMS는 모니터가 자동차 안에 장착되기 때문에 기존의 사이드미러처럼 차량 외부로 돌출된 장치가 필요없다. 이에 따라 사이드미러 때문에 발생했던 바람의 소리 등의 외부 소음을 없애면서 공기 저항도 줄여 연료소비효율까지 개선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차량 좌우 측면과 후방의 안테나 밑에 위치한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실내의 룸미러도 대체할 수 있다. CMS를 비롯한 각종 카메라 관련 기술은 앞으로 미래자동차 시대에 각광받을 대표적인 기술로 꼽힌다. 차량을 둘러싼 360도 전체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거울 대신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시스템이 더 확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양산차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 렉서스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부 기업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글로벌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CMS 수요가 2023년에 20만 대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차량과 보행자 등의 각종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딥러닝 기반 고성능 영상인식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하고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전방 카메라 센서에 2022년부터 본격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자율주행 센서도 내년을 목표로 독자 개발 중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후측방 레이더를 독자 개발한 데 이어 내년까지 라이다 센서 역시 선행 개발을 마치겠다는 것이다. 라이다는 빛의 파장을 이용하는 센서로 레이더가 볼 수 없는 사각지대까지 관측할 수 있다. 카메라와 센서 기술에 집중 투자 중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의 얼굴과 시선을 추적해 졸음 운전과 피로 누적 등을 경고하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레고리 바라토프 현대모비스 자율주행기술개발센터장(상무)은 “미래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핵심 부품의 기능과 디자인 업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다”며 “센서와 같은 요소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솔루션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핵심 부품 포트폴리오를 미래차에 맞춰 융합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TV, 가전, 휴대전화의 일본산 부품 확보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사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주문하자 본격 가동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일본을 찾아 일본의 추가 보복 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TV, 가전, 휴대전화 부문 협력사들에 ‘일본산 소재 및 부품 전 품목에 대한 90일치 이상의 재고를 비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90일치 재고 확보 시한은 이달 말까지, 늦어도 8월 15일 이전까지로 지정했다. 재고 확보에 필요한 비용과 물량 부담 등은 삼성이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구매팀장 명의로 협력사에 발송한 공문에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가 한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개별 허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은 5박 6일 일본 출장을 마친 다음 날인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일본의 수출 통제가 확대되면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컨틴전시 플랜을 주문한 바 있다. 각 사업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조치를 취한 뒤 부문별 사장단 회의에서 이 부회장에게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중국 출장을 마친 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부품 공급망 점검에 나섰다.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프레올림픽(올림픽 전 비공식경기)에 참가한 양궁 선수들을 격려한 뒤 현지 협력사 등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는 비교적 국산화 비율이 높지만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수출 통제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일본행은 ‘민간 외교’ 성격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국산화율이 90%가 넘어 반도체와는 상황이 다르다. 다만 수소자동차 등 미래차에는 일본산 탄소섬유 등이 들어가는 데다 일본산 부품이나 소재를 사용하는 현대·기아차의 협력사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일본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에 정부가 소재·부품 국산화를 대응책으로 내놓았지만 ‘각자도생’ 전략은 결국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무협은 조만간 다른 경제단체들과 함께 일본 정부에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멈춰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17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상호분업과 경쟁을 통해 전 세계 제조업의 수준을 높여온 중요한 축”이라며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한 의견서를 다른 경제단체와 함께 일본 경제산업성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7만 개의 회원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민간 무역단체다. 김 회장은 “만일 한국의 대기업이 소재·부품 개발과 생산에 뛰어들어 국산화에 나서면 비용이 들더라도 어느 정도는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과 한국 모두에 이득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협력해 온 한일 간 분업, 협력의 끈이 정말 사라지면 양국은 (경쟁력 있는) 제조업 핵심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말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 규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해 “정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날인 16일 한국석유공사 관리직 직원 19명은 오전 9시 고용노동부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울산지청 민원실을 방문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측이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했다는 진정을 고용부에 제기한 것이다. 석유공사에서 20, 30년간 재직해온 이들은 지난해 3월 새 사장이 부임하면서 전문위원이라는 명목으로 직급이 2, 3등급씩 강등돼 월급이 깎였다고 진정서에서 밝혔다. 또 청사 내 별도 공간에 격리돼 별다른 업무도 받지 못했고 회사는 매월 혼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고 분기별로 후배 직원들 앞에서 발표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모두 지난해 인사평가에선 최하위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위원들은 올 1월 노조를 결성한 뒤 4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 전보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지노위는 지난달 27일 부당 전보 판정을 내렸지만 사측은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판정을 요구한 상태다. 경영계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석유공사와 같은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에 괴롭힘 금지법은 간호사 ‘태움(선배 간호사가 수습 간호사를 지나치게 엄하게 교육하는 규율문화)’ 등을 방지하고자 만들어졌지만 노동계가 사측을 압박하는 또 다른 투쟁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경영계는 이날 민노총이 내린 지침 중 구조조정이나 성과 요구 과정에서 나온 회사의 경영활동을 괴롭힘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민노총은 총 36가지 사례를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들었다. 이 중 ‘훈련, 승진, 평가, 보상, 배치, 일상적인 대우 등에서 차별하는 행위’와 ‘성과(실적)목표 및 성과 미달 시의 불이익을 경쟁적이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압박하는 행위’가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침에서 민노총은 “그동안 회사의 경쟁과 성과에 대한 요구는 고도의 경영 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교섭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엄격하게 보호해 왔다”며 “직장 내 괴롭힘 관련법 시행을 계기로 노조는 과도한 성과 요구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민노총은 가능한 사업장에서는 이를 단체협약에 명시하고 노조원이 과반이 안 되는 곳 등은 취업규칙에 반영하도록 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경영을 압박하는 행위로 향후 임·단협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매년 무리한 주장이 늘어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조영길 노동 전문 변호사는 “사용자의 정당한 지시와 감독도 범죄가 될 수 있다”며 “민노총의 지침이 향후 취업규칙 제정·개정 과정에 반영되고 일부 시민사회와 법조계 등이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노동계의 투쟁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한국경영자총협회 수석위원도 “만일 취업규칙이 민노총 주장대로 반영되면 앞으로 성과 향상 프로그램 이수 등의 요구조차 괴롭힘이 된다”고 했다. 민노총은 또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확대하기 위한 가입 활동은 노동조합의 존속 및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기본적인 활동이라 근로자들이 부담을 느끼거나 불편해하더라도 괴롭힘 금지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대기업은 고용노동부가 법 시행에 앞서 취업규칙(사규)을 바꾸도록 한 만큼 이미 취업규칙을 변경했다. 삼성중공업의 취업규칙에는 △신체에 대해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행위 △지속 반복적인 욕설이나 폭언 등을 직장 내 괴롭히는 행위로 정의했다. 한 대기업 노무 담당 관계자는 “향후 취업규칙 제정·개정 과정이나 단체협약에 민노총의 지침을 개별 노조가 반영하겠다고 주장할 경우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민노총 산별노조 중 최대 규모이자 가장 강성인 금속노조는 민노총 지침을 토대로 ‘일터 괴롭힘 금지 세부지침’을 마련해 개별 기업단위에서 이를 취업규칙 제정·개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 직장 괴롭힘 금지법 위반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사측에 가해자 징계 등 원하는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사측을 믿기 어렵거나 조치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노동청은 직장 괴롭힘이 실제 있었는지를 조사해 사실이면 필요한 조치를 사측에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행정처분이나 시정명령이 아니라 응하지 않아도 과태료를 내거나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단, 신고자나 피해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사실이 근로감독관에게 확인되면 해당 사업주는 입건되고 검찰에 송치된다.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이 혐의를 인정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김도형 dodo@donga.com·배석준·유성열 / 울산=정재락 기자}

“요즘 차에 관심 있는 젊은층은 아반떼 안 쳐다보고 쏘나타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유가 있으면 바로 그랜저를 선택하기도 하고….” 이달 3일 서울 도봉구 현대자동차 서울 도봉중부지점에서 만난 조명동 지점장은 최근 20, 30대의 차량 구매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했다. 젊은 직장인 첫 차의 대명사로 꼽히던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판매가 시들하고,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와 아반떼보다 한 급 위인 쏘나타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승용차 판매량 1, 2위는 그랜저(4만6790대), 쏘나타(3만8469대)로 나타났다. 조 지점장은 “집보다 차부터 먼저 구매하고 싶어 하는 젊은층과 정반대로 아예 차에 관심이 없는 젊은층으로 갈린다”며 “차에 관심이 있다면 (돈을 더 쓰더라도) 성능이 뒷받침된 차를 고르려 한다”고 말했다. 결국 중형급 이상 차량의 약진은 기존의 40대 이상 구매층에 젊은층까지 가세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20,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량 공유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중요한 차량 구매층이다. 이날 도봉구 기아자동차 쌍문대리점에서 만난 한 카마스터는 “최근 젊은층 방문 고객이 15% 정도 늘어났다”며 “차를 소유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여가를 누리는 데서 만족감이나 행복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정이나 자녀에 구애받지 않는 싱글족이나 딩크족(맞벌이면서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이 늘어나는 것도 예전보다 고급 승용차가 많이 팔리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량 구매 트렌드는 완성차 판매의 중심이 기존의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옮겨가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SUV는 세단보다 더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고 험한 길을 달리기에도 수월해 여가와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SUV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1∼5월 국내 판매 순위에서는 10위권 차량의 절반이 SUV와 레저용차량(RV)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의 경차 모닝이 이 기간 유일하게 10위 안에 든 경차이지만 이는 대부분 ‘두 번째 차’라는 게 자동차 대리점업계의 설명이다. ‘이왕에 타려면 좋은 차를 타겠다’는 젊은층의 생각은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과도 무관치 않다. 서울 강북구 한독모터스 BMW 강북전시장의 김상현 과장은 “BMW 5시리즈 차량이 과거엔 ‘40대 성공한 가장’의 상징이었다면 요즘은 젊은층에서도 인기가 많아 나이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수입 승용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16.7%로 최고 기록을 깬 것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수입차 선호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시장도 젊은층의 이런 특성을 간파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국내 젊은층은 아직 차량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이라며 “과거보다 성능이 좋은 차 그리고 수입차 등에 대한 선호가 큰 이들을 타깃으로 신차 판매뿐만 아니라 장기 리스와 렌트, 신차급 수입 중고차 판매가 활발하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재혁 인턴기자 한국외대 독일어과 4학년}
국내 커피산업 규모가 현재 약 7조 원에 육박할 만큼 성장했고, 앞으로도 고급 커피 등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커피산업의 5가지 트렌드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커피산업 매출액 규모를 6조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커피산업을 커피전문점과 소매시장, 소규모 카페 등으로 나눠 보면 커피전문점 매출은 4조3000억 원, 소매시장은 2조4000억 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카페 가맹점 수가 늘어나면서 각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스페셜티’ 중심의 고급 커피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커피산업 규모는 2023년 8조6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셜티 커피란 국제 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평가한 80점 이상 등급의 커피로 ‘스타벅스 리저브 바’와 ‘블루보틀’ 등의 커피가 여기에 속한다. 국내 커피산업 규모와 특징을 세부적으로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성인 1명이 한 해 동안 커피 353잔을 마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해 세계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랑은 132잔으로 국내 소비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기업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브랜드와 프리미엄 커피 등 커피 시장이 세분화, 고급화되는 가운데 국내 커피 브랜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구현하고 고객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도형 dodo@donga.com}

“요즘 차에 관심 있는 젊은 층은 아반떼 안 쳐다보고 쏘나타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유가 있으면 바로 그랜저를 선택하기도 하고…” 지난 3일 서울 도봉구 현대자동차 서울 도봉중부지점에서 만난 조명동 지점장은 최근 20, 30대의 차량 구매 트렌드를 이렇게 설명했다. 젊은 직장인 첫차의 대명사로 꼽히던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판매가 시들하고,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와 아반떼보다 한 급 위인 쏘나타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승용차 판매량 1, 2위는 그랜저(4만6790대), 쏘나타(3만8469대)로 나타났다. 조 지점장은 “집보다 차부터 먼저 구매하고 싶어 하는 젊은 층과 정반대로 아예 차에 관심이 없는 젊은 층으로 갈린다”며 “차에 관심이 있다면 (돈을 더 쓰더라도) 성능이 뒷받침된 차를 고르려한다”고 말했다. 결국 중형급 이상 차량의 약진은 기존의 40대 이상 구매층에 젊은 층까지 가세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2,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량 공유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중요한 차량 구매층이다. 이날 서울 도봉구 기아자동차 쌍문대리점에서 만난 한 카마스터는 “최근 젊은층 방문고객이 15% 정도 늘어났다”며 “차를 소유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면서 여가를 누리는 데서 만족감이나 행복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정이나 자녀에 구애받지 않는 싱글족이나 딩크족(맞벌이면서 자녀를 갖지 않는 부부)이 늘어나는 것도 예전보다 고급 승용차가 많이 팔리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량 구매 트렌드는 완성차 판매의 중심이 기존의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옮겨가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SUV는 세단보다 더 많은 화물을 적재할 수 있고 험한 길을 달리기에도 수월해 여가와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SUV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1~5월 국내 판매 순위에서는 10위권 차량의 절반이 SUV와 레저용 차량(RV)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의 경차 모닝이 이 기간 유일하게 10위 안에 든 경차이지만 이는 대부분 ‘2번째 차’라는 게 자동차 대리점업계의 설명이다. ‘이왕에 타려면 좋은 차를 타겠다’는 젊은 층의 생각은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과도 무관치 않다. 서울 강북구 한독모터스 BMW 강북전시장의 김상현 과장은 “BMW 5시리즈 차량이 과거엔 ‘40대 성공한 가장’의 상징이었다면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인기가 많아 나이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수입 승용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16.7%로 최고 기록을 깬 것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수입차 선호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시장도 젊은층의 이런 특성을 간파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국내 젊은층은 아직 차량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이라며 “과거보다 성능이 좋은 차 그리고 수입차 등에 대한 선호가 큰 이들을 타깃으로 신차 판매뿐만 아니라 장기 리스와 렌트, 신차급 수입중고차 판매가 활발하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재혁 인턴기자 한국외대 독일어과 4학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다음 주 중국 현지 공장을 찾아 사업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시장 내 판매 부진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추가적인 공장 가동 중단 등 특단의 조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17일 중국 베이징을 찾을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업계 주요 인사와의 면담 등이 예정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사업을 직접 챙겨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올해 3월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1개 공장을 추가로 가동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를 합친 전체 차량 판매가 212만7000여 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1% 줄었다. 국내 판매량은 38만4000여 대로 8.4% 늘었지만 해외 판매가 7.6% 줄어든 174만3000여 대에 그치면서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해외 판매량 감소는 중국이 결정적 요인이다. 중국과 함께 양대 해외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최근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는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이 27만64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감소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올해 판매 목표 90만 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 5개의 승용차 생산 공장을 가진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 베이징 3공장도 감산에 들어갔다. 이런 생산 효율화로 연간 생산능력을 120만 대 수준까지 줄였지만 생산능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판매 저조로 추가적인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공장 운영에 따른 고정비 등을 감안했을 때 추가 가동 중단으로 사업을 효율화하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중국에서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 중국 완성차 회사들의 ‘굴기’를 꼽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차가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디자인과 품질에서도 약진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가 현대차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품질을 향상시키면서 위기감은 더 커졌다. 중국은 판매량에서 세계 최대 시장일 뿐만 아니라 생산단가와 판매가격을 비교했을 때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으로 꼽혔다. 하지만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폭스바겐 등 주요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차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정 부회장은 3월 한국 본사에 있던 중국사업 조직을 중국 현지에 전진 배치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현장 중심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고성능차 개발로 현대차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각종 미래차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정 부회장이 최대의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 생산 효율화는 물론이고 인사 개편 등을 포함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현지에서 중국차를 몰아보면 이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현대·기아차엔 중국차와의 차별화, 생산 효율화, 철저한 중국 맞춤형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로(용광로)의 안전밸브 역할을 하는 ‘고로 브리더’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배출량이 제철소 전체 오염물질의 0.005%에도 못 미친다는 환경당국의 추정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철소의 브리더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을 이유로 조업정지 처분까지 내린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9일 “환경부가 고로의 연간 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1.1t,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가 1.7t과 2.9t씩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당진제철소가 지난해 약 2만 t의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리더가 배출한 오염물질은 전체의 0.005%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실이 지난달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서도 브리더를 열 때 그 주변 공기엔 질소산화물 0.29ppm, 황산화물 1.17ppm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공중에서 간접 측정한 만큼 10∼100배 높은 농도로 배출됐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제철소에서 환경정화장치를 통해 걸러낸 이 물질들의 농도가 30ppm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농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9일 중앙행정심판위는 현대제철에 내려진 열흘간의 조업정지 처분(15일 발표 예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현대제철은 향후 충남도가 내린 조업정지의 합법 여부에 대한 행정심판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제철소 자리를 염전이었을 때보다 더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할 순 없지만 앞으로 지역사회와 진솔하게 소통하면서 국가 주요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9일 제철소 대기오염 물질의 대부분을 배출하는 소결공장에 새로 설치한 청정설비를 공개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고로(용광로)에 투입하는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공해 둥글게 뭉치는 공정을 진행하는 소결공장은 제철소에서 나오는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의 98% 이상을 배출한다. 현대제철은 이날 충남 당진제철소 소결공장의 신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인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SGTS)’를 공개하면서 이 장치 덕분에 미세먼지 배출량이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고로 조업을 가동한 현대제철은 소결공장 3곳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청정설비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로 5년 가까이 공장을 가동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비판받았다. 안 사장은 “처음에 활성탄을 쓰는 청정설비를 설치했지만 운영과 관리에 문제가 있어 관계당국에 스무 번 가까이 신고하며 수리했지만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기존 설비를 철거하고 포스코 등에서 검증된 새로운 설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4100억 원을 투입해 설비 교체를 결정한 현대제철은 21개월간의 설치 공사를 마치고 올해 5월부터 소결공장 2곳에서 새 설비 가동에 들어갔다. 새로운 설비가 설치된 소결공장 2곳에서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 농도가 140∼160ppm 수준에서 30∼40ppm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제철 측은 내년 6월 추가적인 설비가 설치되면 연 최대 2만3000t 규모에 이르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1만 t 전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제철소는 먼지가 날아가는 것까지 막는 밀폐형 원료시설 등을 갖춘 친환경 제철소로 주목받았는데, 최근 각종 환경 문제에 회사가 거론돼 지역주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가동을 시작한 소결 배가스 신규 설비를 비롯해 향후 환경 관리와 미세먼지 줄이기에 최선을 다해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당진=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탈리아의 고성능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기블리 카본 에디션’을 최근 국내에 선보였다. 마세라티는 이를 기념해 한정판 모델을 월 납입금 105만 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블리 105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국내에 50대 한정 판매되는 기블리 카본 에디션은 차량 외부에 탄소섬유 소재의 카본을 적용해 기존 모델과는 차별화된 감각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마세라티의 ‘레이싱 혈통’이 드러나는 역동성을 더했다. 이와 함께 사이드미러, 문손잡이 등도 탄소섬유 소재로 마감해 더욱 날카롭고 스포티한 감성을 표현했다. 1967년 최초로 선보인 기블리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자로가 디자인한 혁신적인 쿠페로 강인하고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의 기블리는 새롭게 탑재된 외장 컬러와 휠 옵션 등을 통해 현대적인 디자인과 편의사양으로 재탄생했다. 기블리는 후륜 구동 가솔린 모델(Ghibli)과 사륜 구동 모델(Ghibli S Q4)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블리 S Q4는 3.0L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후륜구동 모델 대비 80마력의 출력과 8.2kg·m의 토크가 더해진 최대 430마력, 59.2kg·m 토크를 발휘한다. 뉴 기블리 S Q4의 최고 시속은 286k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하다. 기블리의 가솔린 모델은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해 수작업으로 조립한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주행 안전 사양도 크게 개선하면서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인 ‘2017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한 기블리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대거 적용해 안전 주행을 돕는다.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하이웨이 어시스트 시스템을 추가했다. 두 모델 모두 고급스러운 감성의 그란루소(GranLusso)와 스포티한 매력의 그란스포트(GranSport) 등 두 가지 등급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인하된 개별소비세를 기준으로 1억1840만 원부터 1억4500만 원까지다. 전국 10개 마세라티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기블리 105 프로모션은 36개월 운용 리스 상품으로 기블리 카본 에디션을 낮은 수준의 월 납입금에 제공한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선수금 35%를 납부하면 최저 월 납입금 104만여 원에 이용할 수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서울에서 대전까지 늘어선 컨테이너 전체를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이 최근 출항했다. 삼성중공업이 만든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이처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과 함께 한국 조선업체들이 경쟁력을 지닌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의 건조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제작에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체들의 실적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스위스 해운회사인 MSC로부터 2017년 9월 수주한 2만3000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이 건조돼 출항했다고 8일 밝혔다. ‘MSC 굴슨’으로 이름 붙여진 이 선박은 길이 400m, 폭 61.5m, 높이 33.2m로 20피트(6m)짜리 컨테이너 2만3756개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길이는 약 6.1m로 2만3756개를 한 줄로 세우면 145km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1990년대부터 컨테이너선 대형화에 앞장섰다.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한 번에 대량의 화물을 실어 나르기를 원하는 해운사들의 요구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대전에 세계 최대 규모로 가상의 바다를 재현한 예인수조(길이 400m, 폭 14m, 깊이 7m)를 기반으로 선박의 성능 향상 및 선종 개발에 주력하면서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를 주도해 왔다. 5000TEU급이 주종을 이루던 1990년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6200TEU급을 개발한 뒤 2000년 7700TEU, 2002년 8100TEU, 2004년에는 1만2000TEU급 등으로 적재량을 지속해서 늘렸다. 2015년에 삼성중공업은 일본 MOL로부터 2만1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해 세계 최초로 2만 TEU급 컨테이너선 시대를 열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하반기 발주 예정인 2만 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적극적으로 공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의 주도권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LNG선과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면서 한국이 기술 우위를 가진 시장으로 분류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내년부터 인도를 목표로 현대상선의 2만3000TEU급 선박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일부를 나눠서 건조 중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저유황유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선박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가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의 최종 투자계획을 확정하고 올 3분기에 LNG 운반선 16척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라는 변수가 남아 있지만 고부가가치선인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고 있어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도형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2개월에 한 번씩 분할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균등 지급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에 반발하며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8일 현대차 노조는 하부영 노조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회사가 불법 취업규칙 변경으로 상여금 월할 지급을 강행하면 총파업을 포함한 강경 투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자신들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은 불법이라며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을 항의 방문했다. 현대차 사측은 지난달 27일 취업규칙 변경안을 고용부에 제출했다. 현대차의 상여금 월할 지급 취업규칙 변경은 현재 2개월에 한 번씩 나눠주는 상여금 일부(기본급의 600%)를 12개월로 동일하게 분할해 월급처럼 주는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9200만 원이지만 이 중 상여금은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되지 않아 7000여 명의 시급이 최저임금(8350원)에 미달한 상태다. 이 때문에 사측은 일부 상여금을 매달 균등 분할 지급해 이 같은 논란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사측은 “해당 규칙을 바꾸지 않으면 사업주가 형사처분을 받아야 할 수도 있을뿐더러 법률 검토 결과 반드시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세계 최대의 정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가 한국의 수소경제 인프라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5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나선 가운데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8일 자동차 및 수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의 한국법인인 아람코코리아는 최근 수소인프라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식회사(HyNet·하이넷)’에 투자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에쓰오일이나 아람코코리아가 하이넷에 출자금을 내고 참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올 3월 공식 출범한 하이넷은 민간 주도의 수소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현대차와 한국가스공사 등 수소 연관 산업을 주도하는 13곳의 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SPC다.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구축하고 충전소 운영 효율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람코가 하이넷에 참여하게 된다면 에쓰오일이 보유한 기존 주유소를 통해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초 현대오일뱅크에도 20% 가까운 지분 투자를 결정한 바 있는 아람코가 직접 나서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수소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이 수소와 관련된 사업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는데 아람코가 직접 나서는 것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한국의 수소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로부터 승용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를 사우디 현지에 도입해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수소 관련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아람코는 현대차와 도요타 등이 참여하고 있는 수소 산업 관련 글로벌 CEO 협의체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가입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4일 오후 6시 55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글로벌 정보기술(IT)의 ‘큰손’으로 통하는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이 벤츠에서 내려 안으로 이동했다. 손 회장이 머물던 시내 호텔로 이 부회장이 찾아가 만찬 장소까지 이동하면서 약 30분 이상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도 서둘러 만찬 장소로 향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전자, 정보기술(IT) 기업인 간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번 회동은 이 부회장이 손 회장의 요청에 따라 직접 기업인들에게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손 회장과 기업인의 만남은 오후 9시 30분까지 2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이날 손 회장과 기업인들은 인공지능(AI)관련 협업뿐 아니라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AI 협업 늘리는가’ ‘함께 투자하는 것인가’란 대답에 “맞다(Yes)”고 답했다. 이어 ‘올해가 될 것인가’란 질문에는 “그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제재 관련 조언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1시간 이상 만찬이 길어질 정도로 젊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손 회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도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때에는 “첫째도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라며 초고속 인터넷 투자를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내 젊은 창업가에 대한 투자와 세계시장 진출 및 AI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당부했고, 손 회장은 “I will(그렇게 하겠다)”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