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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위한 의회 결의안을 얻어내려 총력전을 펴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의 최종 책임자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냐를 둘러싼 증거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21일 반군 점령 지역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쏜 것은 맞지만 아사드 대통령이 최종 명령을 내렸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것. 아사드 대통령도 “나는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벅 매키언 미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8일 CNN에 출연해 “그들(오바마 행정부)은 (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 공격의 책임이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만 아사드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연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앨런 그레이슨 하원의원(민주·플로리다)도 CNN 인터뷰에서 “정부는 구체적 증거 없이 4쪽과 12쪽짜리 문서만 제시하며 전쟁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8일 CNN CBS 폭스뉴스 등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그것은 상식의 문제”라며 “아사드가 국민을 향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9일 방영 예정인 CB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화학무기 공격과 아무 상관이 없고, 공격이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시리아 국민을 향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판단할 증거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에서의 분쟁이나 전쟁에 개입했을 때의 경험이 좋지 않았음을 미국인에게 전하고 싶다”며 “미국인들이 의회와 소통해 행정부의 대시리아 공격을 승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빌트지의 일요판 신문인 ‘빌트 암 존타크’도 시리아군이 아사드 대통령의 허락을 받지 않고 화학무기 공격을 벌였을 수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의회의 시리아 공습 결의안 지지를 호소하며 ‘식사 정치’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상원 공화당 지도부를 저녁식사에 초대해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의회가 개원하는 9일 저녁에는 상원 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9일 제한적인 시리아 공격이 필요하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시리아 사태는 무력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미국은 무력 사용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아사드 정권이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단순히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한 국제협약을 위반한 차원을 넘어 국민에 대한 정부의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을 위반한 중대 범죄 행위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출신으로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소장인 마이클 아브라모위츠는 8일자 WP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2년 전 시리아 내전 초기 아사드 정권이 소수 민주화 세력에 총격을 가할 때 ‘R2P’를 근거로 시리아 사태에 개입했더라면 무력 사용 없이도 지금과 같은 참상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신석호·파리=전승훈 특파원 kyle@donga.com}

"한국에서는 '설국열차'에 대해 정치적 철학적 해석을 하는 다양한 논쟁이 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SF장르 영화 자체로서 즐겨주는 반응이 신선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다음달 30일로 예정돼 있는 영화 '설국열차'의 프랑스 개봉을 앞두고 9일 파리에 있는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설국열차'는 3일 프랑스 언론시사회에 이어, 7일에는 제39회 도빌 아메리카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돼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현지 언론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가의 도빌 영화제에서 한국인 감독과 스코틀랜드 여배우(틸다 스윈튼), 프랑스 원작 만화가가 함께 레드 카펫을 밟는 기분은 묘했습니다. '살인의추억' '괴물' '마더' 등 제 전작 영화도 모두 프랑스에서 개봉했지만,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국제적인 프로젝트여서 감회가 다르더군요." '라빠'(1995년)로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했던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은 '설국열차'의 시사회를 보고 난 후 "드라마적인 긴장감과 적절한 유머, 휴머니즘, 아이러니적인 요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예리한 묘사들이 훌륭하게 배합돼 있는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했다. 봉 감독은 ""아직까지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무인도'를 배경으로 한 상상력 넘치는 영화를 꼭 한 번 찍고 싶다"고 말했다. ― 프랑스 시사회 반응은 어떤가. "프랑스의 베르트랑 타베르니 감독님은 제가 대학시절 영화 동아리에서 작품을 보며 공부했던 거장 감독님이신데, 시사회에서 제 영화를 직접 보시고 인터뷰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개무량했다. 저는 2004년에 '살인의 추억', 2006년에 '괴물', 2009년에 '마더'를 개봉할 때 프랑스를 찾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를 나온 까이에 시네마, 르몽드, 리베라시옹 기자들이 매번 만났던 기자들이라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한국 관객과 프랑스 관객의 반응의 차이는. "영화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관객들의 리액션에서는 차이는 별로 없다.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서 장르 영화에 대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유럽에서는 공상과학(SF) 장르영화에 대한 열혈 팬들이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설국열차'에 대해 진지하게 정치적, 철학적 해석을 하고 우리의 사회현실과 비교하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SF영화는 SF영화 자체로 즐기는 분위기다. 8일 일반 관객 시사회에서도 SF영화, 호러 영화 오타쿠들이 득시글댔다. 이들은 좀비가 등장하거나, 창자가 쏟아지는 장면이 나오면 박수를 치고 난리다. SF장르에 대한 순수한 쾌감을 보여주는 반응이 신선하고 재밌다."―프랑스에서의 흥행예상은. "제 전작 영화인 '살인의 추억'이나 '마더'도 프랑스에서 개봉을 했었다. 두 작품은 원래 소규모로 개봉을 했었다. '괴물'은 250여개 극장에서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은 별로 안 좋았다. '설국열차'의 경우도 250-300여 개 스크린에서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 개봉된 제 영화 중에서 '설국열차'가 최초로 흥행에 성공할지 궁금한 상황이다."―봉 감독의 이전 작품도 물론 해외에서 개봉됐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영어로 제작된 첫 작품이다. "'설국열차'는 1986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돼 앙굴렘 만화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던 원작에 기초해서 만든 영화다. 이 만화는 2005년에 한국에서 프랑스의 그래픽 노블로 번역돼 출간됐고, 제가 평소 즐겨찾던 만화방에서 우연히 집어들게 됐다. 그리고 7~8년의 세월이 흘러 영화로 만들게 돼 고향인 프랑스로 찾아오게 된 것이다. 마치 연어가 고향을 찾아온 것과 같아 프랑스의 원작 만화가들은 무대인사를 할 때 특히나 감개무량해 하셨다. 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온 영화감독이 미국, 유럽의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프랑스 관객들 앞에서 서니 그 분들도 감정이 복받쳤나보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그 감정이 상상이 가더라."―프랑스 원작 만화와 영화는 얼마나 다른가. "흔히 오리지널 시나리오 쓰는 것 보다 각색이 더 쉽다고 생각하는데, 어렵긴 마찬가지다. 각색을 할 때는 원작을 모조리 삼켜서 분해하고, 새롭게 해석해내야 한다. 마치 뷔페 식당에 가서 전체 음식을 다 먹고, 소화시켜, 소가 되새김질을 하듯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지구에 빙하기가 오고, 인류의 생존자들이 달리는 기차 안에 타고 있고, 그들이 싸고 있다는 원작 자체의 독창적인 발상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의 모든 인물들의 캐릭터, 이름, 사건 전개 과정은 원작과 전부 다르다."―미국에서의 개봉일정은 어떻게 되고 있나.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의 배급은 하비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맡고 있다. 와인스타인은 타란티노 감독의 파트너로 유명하며, 오스카상 프로모션의 황제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회사는 미국 관객들의 취향에 맞춰 빠른 속도 전개를 위해 대폭 편집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왕가위 감독의 '일대 종사'(그랜드 마스터)도 23분 정도가 잘려나갔다. '설국열차'도 비슷한 편집을 요구하고 있는데, 감독 입장에서 보면 기분은 좋지 않다. 영화의 스토리와 캐릭터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관객의 템포에 맞는 속도감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고 협상 중이다. 이러한 협상이 마무리되면 미국에서의 개봉 일정이 정해질 것 같다."―차기작은 무엇인가. "'살인의 추억' 개봉할 때는 '괴물'을 준비 중이었고, '마더'를 개봉할 때는 '설국열차'의 판권을 계약한 상태였다. 영화를 개봉하면서 차기작 준비가 안 된 것은 처음이다. 낯설지만 기분이 좋다. 왠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 꽤 알려진 SF원작 소설을 기초로한 영화 시나리오를 제안 받은 게 있어서 검토 중이다. 언젠가는 무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고 싶다. '로빈슨 크루소'부터 '캐스트 어웨이', TV드라마 '로스트'까지 무인도는 항상ㄷ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인도에서는 엑스트라가 필요없기 때문에 정말 연기력 좋은 배우들만 섬으로 모셔가서 영화를 찍고 싶다."―'설국열차'에 대한 정치 사회적 해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문학자, 문학평론가, 정치평론가부터 심지어 종교계에 계신 분들까지 이 영화를 다양하게 해석한다. 이러한 평론을 읽어볼 때마다 재밌다.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 멋있어 보이는 것은 나중에 인터뷰 때 써먹기 위해 기억해놓는다. (웃음) 이것은 제가 각색해서 펼쳐놓은 스토리가 단순하면서도 원형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상황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대입하기가 쉬운 것 같다. 기독교에 계신 분들은 인류 구원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고, 정치 사회학자들은 계층과 계급, 사회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어떻게 하면 꼬리칸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하는 커티스와 기차 시스템 자체에서 탈출하려는 송강호로 압축된다. 기차가 일직선이듯이 이 영화의 스토리가 갖고 있는 직선적인 내러티브, 거기에 인물들의 앞뒷면을 보여주는 원형적인 캐릭터가 있다. 비판과 찬사가 다양하게 섞여 있지만, 논의 자체를 많이 생산해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텍스트를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은 SF영화라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SF장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설국열차'는 시스템 혁명을 주제로 한 영화다. 당신은 영화를 통해 혁명을 꿈꾸는가. "나에게 '혁명'이란 죽을 때까지 영화를 찍는 것이다. 히치콕 감독은 60세의 나이에 세련되고 혁신적인 공포영화인 '사이코'를 촬영했다. 영화를 계속 찍고 싶은 것은 상을 받거나, 흥행을 위해서가 아니다. 또한 영화를 통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는 사회를 바꾸려다 지친 사람에게 극장에서 2시간 동안 휴식을 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영화가 사회를 바꾸는 힘에 대해서는 큰 확신이 없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독일 나치 정권의 독재자인 아돌프 히틀러의 최후의 순간을 지켰던 보디가드인 로후스 미슈(사진)가 5일 베를린에서 9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AP통신은 6일 그의 2008년 회고록 ‘마지막 증언’의 집필을 도운 부르크하르트 나흐티갈이 e메일로 이같이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SS친위대 장교 출신인 미슈는 히틀러를 ‘보스’라고 불렀으며 히틀러가 아내 에바 브라운과 권총 자살한 1945년 4월 30일까지 마지막 2주를 함께 지냈다. 그는 회고록에서 히틀러의 최후 벙커생활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괴벨스의 아내가 히틀러 주치의가 제공한 독극물을 자신의 아이 6명에게 주입하던 일, 보좌진들이 자살한 히틀러의 시신을 옮기던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동반 자살한 에바 브라운에 대해 “무릎은 가슴까지 접혀 있었고, 짙은 푸른색 드레스에 흰색 잔주름 깃이 달린 옷을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히틀러는 야수도 괴물도 슈퍼맨도 아니었다. 그는 훌륭한 보스였고, 내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미국 의회가 이르면 이번 주에 시리아 공습 결의안 표결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미국에서 남의 나라 전쟁에 개입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신고립주의(neo-isolationism)’ 경향이 거세다. 잇따른 전쟁 개입과 경제난에 지친 미국인들이 화학무기 사용 응징이라는 ‘명분’보다 국내 문제 해결 우선이라는 ‘실리’를 선택하고 있다.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이후 주요 국제 문제에 ‘개입주의’를 고수해온 미국이 약 100년 만에 ‘고립주의’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승인 요구를 지지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5일 지역구 피닉스에서 성난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피닉스 주민들은 “왜 우리 의견을 무시하고 전쟁을 지지하느냐”고 외쳤다. 역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마이클 그림 하원의원(공화·뉴욕)도 5일 이를 철회하며 “시리아 개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다”고 토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림 의원뿐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지역구 주민의 적극적인 반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7일 워싱턴 백악관 주변은 물론이고 뉴욕 인디애나 루이지애나 미시간 주 등 주요 지역에서 반전 시위자들이 집결해 시리아 공습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받은 노벨평화상을 반납하라”고 외쳤다. 유권자들의 이런 정서를 파악한 랜드 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공화당의 2016년 대선 예비 주자들은 아예 상원 승인을 반대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8일 미 하원에서 ‘공습 반대’를 표명했거나 ‘반대’ 쪽으로 기울어진 의원(226명)은 ‘미결정’(182명)과 ‘찬성’(25명)의 합보다 많다. 미국 언론은 최근 국제 문제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정치인을 ‘신고립주의자’로 부른다. 의회가 결의안을 부결하면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군사 개입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개원 다음 날인 10일에도 군사 개입 필요성을 강조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28개국 외교장관은 7일 리투아니아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만나 “화학무기 사용은 전쟁 범죄와 인류에 대한 범죄”라며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군사 개입에 참여를 준비하는 나라가 두 자릿수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 “시리아가 외부로부터 군사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러시아 해군 함정 3척이 시리아에 인접한 지중해 동부로 이동하고 있고 다른 군함 1척도 지중해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을 지지해 달라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요청을 거절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던 시기인 2004년 7월부터 2010년 5월 사이 영국 기업 2곳이 정부 허가를 받아 시리아 화장품 업체에 사린가스의 핵심 원료인 불화나트륨을 판매했다고 7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불화나트륨 판매를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워싱턴=신석호·파리=전승훈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자국민을 화학무기로 공격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해 군사적으로 응징하는 것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31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시리아 공습 승인 요청이 의회의 첫 관문을 넘은 것이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선 하원도 별도의 결의안 마련에 들어갔다. 전날 공개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상원 외교위는 4일 비공개 정보회의를 거친 뒤 결의안 문안을 확정해 찬성 10명 대 반대 7명으로 통과시켰다. 위원회는 결의안을 본회의에 회부했다. 상원은 9일 본회의에서 의원 100명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결의안은 오바마 행정부가 60일 동안 시리아의 군사 목표물을 대상으로 제한적 방식의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이 있으면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게 했고 지상군 파병은 승인하지 않았다.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의원 10명 가운데 7명이 찬성했지만 2명은 반대했고 1명은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 의원 10명 가운데 3명이 찬성했고 5명이 반대했다. 2016년 대선 경선주자로 꼽히는 랜드 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전 스웨덴에 들른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레드라인’을 설정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그은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최소한 10개국이 시리아 군사 공격에 참여할 의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또 “34개 국가 또는 기관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이라면 시리아에 대한 행동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비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국가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시리아 화학무기의 출처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러시아가 그것들(화학무기)을 공급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도 제공하고 있다. 시리아가 일부를 만들기도 한다”고 답했다. 독일 연방정보국(BND)은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감행된 화학무기 공격을 직접 명령한 사실을 암시하는 감청 정보를 입수했다고 4일 밝혔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한 고위 간부가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과의 전화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화학무기 공격 지시는 잘못된 것이며 그가 자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반면 미 상원 외교위 결정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제3차 세계대전도 불사하겠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파이살 미크다드 시리아 외교차관은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국민 누구도 국가의 독립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공습에 보복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 해뒀다”고 말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설립한 국제 원로 인사들의 모임 ‘엘더스’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은 비인도적인 범죄”라며 “그러나 시리아 사태를 군사적으로는 풀 수 없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러시아 의회 대표단은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해 미 의원들을 만나 시리아 군사공격 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은 러시아 의원들을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하원의장 공보관이 전했다.워싱턴=신석호·파리=전승훈 특파원 kyle@donga.com}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저지른 잔혹한 전쟁범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나치의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공식 방문한 데 이어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4일 나치의 대학살이 자행된 프랑스 리모주 지방의 오라두르쉬르글란 마을을 방문했다. 이날 오후 2시 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 함께 주민들이 학살된 마을 교회를 방문하고 희생자 기념비에 화환을 바쳤다. 두 정상은 로베르 에브라 씨(88) 등 학살 현장의 생존자 2명으로부터 당시의 끔찍했던 현장에 대한 증언을 듣기도 했다. 독일 대통령이 이 마을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치군은 1944년 6월 10일 이 마을 교회에 여성과 아동을 가둔 채 독가스를 풀고 불을 지르는 등 주민들을 잔혹하게 학살했다. 이 사건으로 성인 남자 190명, 성인 여자 245명, 만 15세 이하 어린이 207명 등 642명이 숨졌다. 남자들은 헛간에 감금시킨 후 수류탄으로 몰살시키고, 여자와 아이들은 교회에 감금시킨 뒤 불을 질러 죽였다. 밖으로 나오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관총으로 사살했다. 학살에서 생존한 주민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 있는 인원은 6명에 불과하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프랑스 당국은 이 사건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마을을 폐허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같은 이름을 가진 마을을 인근에 새로 만들었다. ‘유령 마을’로도 불리는 오라두르쉬르글란은 지금도 학살 당시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고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다. 1999년에는 학살 현장에서 발견된 희생자 유품을 모아 기념관을 세웠다. 기념관에는 학살이 발생한 시점에 멈춰진 시계, 열기에 녹은 안경 등 희생자들의 개인 유품이 전시돼 있다.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전날 엘리제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 영혼을 부정하지 않겠다. 이 마을이 기억하고 있는 독일과 현재의 독일은 전혀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가우크 대통령의 이 마을 방문에 대해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함으로써 프랑스와 독일은 담대한 미래를 준비해 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독일에서는 2일 악명 높은 나치 무장친위대(바펜 SS) 출신 92세 노인이 70여 년 전에 저지른 살인으로 재판정에 섰다. 네덜란드 출신의 독일 국적자인 브루인스는 1944년 네덜란드에서 레지스탕스 요원 1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은 생이 얼마 되지 않는 90대 노인이 나치 전범으로 법의 심판을 받기는 2011년 폴란드 시비보르 유대인 강제수용소 간수 출신 존 데마뉴크(당시 91세), 지난해 아우슈비츠 수용소 간수 출신 한스 리프시스(93세) 재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독일에서 나치 전범은 공소시효가 없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2010년 그리스의 재정위기 이후 위기에 빠졌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마침내 경기 침체의 바닥을 치고 경제위기 패닉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경제지표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2일 유럽 시장조사업체인 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유로존 제조업 부문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인 51.4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독일의 제조업 PMI는 51.8로 25개월 만에 최고로 올라갔고. 영국도 30개월 만에 최고치인 57.2를 나타냈다. 프랑스만 전달과 같은 49.7로 50을 밑돌았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침체를, 50을 넘으면 경기 회복을 나타낸다. 비유로존인 덴마크의 금융그룹 단스케은행은 2일 “유로존의 채무 위기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재정위기 진원지인 남유럽도 경기 회복 유로존에선 재정 위기의 진원지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탈리아는 PMI가 51.3으로 28개월 만에 50을 넘었으며, 스페인 역시 2년여 만에 50을 돌파했다. 경제 상황이 가장 악화됐던 그리스도 48.7로, 최근 44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치에 이르렀다.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프랑스를 제외한 전 회원국에서 골고루 나타나는 회복세는 유로존의 반등이 전체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제조업 경기 개선은 신규 주문 상승과 수출 증가세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스케은행의 프랑크 욀란 한센 애널리스트는 “최근 3년간 남유럽 국가들이 임금 삭감과 업무 효율화로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제조업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한 국가의 불확실성이 다른 국가로 전염돼 유로존 전체에서 패닉이 일어나는 위기는 끝난 것으로 본다”고 평했다. 남유럽 국가들의 부동산과 관광 산업도 회복세다. 올 5∼7월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의 부동산 거래가 23억 유로(약 3조3264억 원)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올 2∼4월 거래액보다 60% 증가한 수준이다. 또 올 1∼7월 스페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늘어난 340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일 보도했다. 그리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올해 17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난으로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다, 터키 이집트 시리아 등에서 정정 불안이 끊이지 않으면서 남유럽 국가들이 관광 산업에서 반사 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존의 실업자 수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실업자는 올 6월 2만4000명 줄어든 데 이어, 7월에도 1만5000명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실업자 감소 폭이 크지 않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2.1%로 올라가기도 했다. 유로존의 회복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실업률로 꼽히고 있다.○ 아직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 유로존과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3일 아시아 증시 등은 활기를 찾았다. 하지만 수년간 세계 경제를 짓눌러 온 유로존이 위기의 망령을 완전히 떨쳐냈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貨) 가치가 또다시 하락해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신흥국 외환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통화정책을 결정함으로써 양적완화 축소의 첫 시험 무대가 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17, 18일에 열린다. 이를 전후해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0월 중순에는 미국 국가부채 한도 소진을 앞두고 있어 신흥국에 또다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 탈출의 핵심 변수로 이달 22일 열리는 독일 총선을 꼽고 있다.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 가능성에 기대고 있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총선을 염두에 두고 그리스 지원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 3, 4위 경제 규모를 가진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파리=전승훈·뉴욕=박현진 특파원 raphy@donga.com}
유럽과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도 내란죄나 반역죄 등을 헌법과 형법 등에 규정하고 국가와 체제를 위협하는 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미국은 반역죄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한다. 동서 냉전 기간 한국처럼 분단국이었던 독일의 형법은 폭력을 행사하거나 폭행 협박을 통해 독일연방공화국의 존립과 기본법에 기초한 헌법질서를 침해하려는 행위도 ‘반역죄’로 규정하고 있다. 연방공화국에 대한 반역죄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자유형에 처하고 내란 등을 ‘예비’한 혐의만으로도 1년 이상 10년 이하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일 전 서독은 곳곳에 숨어 있는 동독 간첩들과 사투를 벌였다. 1974년 4월 서독의 방첩기관인 헌법보호청(BfV)은 빌리 브란트 총리의 수행비서 귄터 기욤을 체포했다. 독일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반역죄’ 사건으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브란트 총리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기욤은 1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도중에 동독으로 송환됐다. 기욤은 동독 비밀경찰조직 슈타지 소속 정보요원으로 1956년 서독으로 건너가 브란트 총리의 비서에까지 오르며 서독의 중요 정보를 동독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형법은 국가 헌법질서의 기초를 흔들고 전복을 기도하는 반역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과 75만 유로(약 1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 침입하려는 외국의 군대 또는 정보기관과 협력하거나 국가 주요시설 파괴,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테러를 음모하고 위협하는 행위 등이다. 영국은 군주제와 의회제도의 전복을 기도하는 행위를 반역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 최고 형량은 무기징역이다. 미국은 헌법에 반역죄를 규정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진 연방 형법은 ‘누구든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꾀하거나 적과 유착해 미국 내외에서 도움을 주는 자는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1만 달러 이상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2006년 미국 내 알카에다 조직원인 아담 야히예 가다흔을 반역죄로 기소했다. 아랍계 미국인인 그는 알카에다의 대변인 역할을 맡아 미국 본토 공격을 선동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수사를 피해 파키스탄 등으로 도피했으며 언론에 사망설과 체포설 등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1952년에는 일본계 미국인인 도모야 가와기타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에 부역한 혐의로 연방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복역 중 1963년 일본으로 추방됐다.파리=전승훈·워싱턴=신석호 특파원 raphy@donga.com}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도 식민통치 시절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인도네시아 식민통치 시절인 1945∼49년 자국 군인이 저지른 대량학살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가 특정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사과한 적은 있지만 즉결처형 사건 전반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하기는 처음이다. 일본이 식민통치 기간 중 동아시아에서의 전쟁범죄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커녕 범죄를 부인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뤼터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네덜란드 군과 경찰의 학살로 남편을 잃은 부인들에게 개별적으로 2만 유로(약 2937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사과문은 다음 달 12일 자카르타에 있는 네덜란드 문화원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서 자국 대사가 발표할 예정이다. 뤼터 총리의 이번 성명은 즉결처형 사건에 대해 피해자 유가족들이 2011년 네덜란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뒤 ‘네덜란드 정부의 사과와 배상’으로 소송을 마무리하기로 지난달 초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네덜란드 군인들은 1940년대 후반 술라웨시 섬과 자바 섬에서 주민 즉결처형으로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 피해자 측은 술라웨시 섬의 사망자가 4만여 명에 이른다고 주장해왔다. 1949년에 마무리된 인도네시아의 독립전쟁 당시 수천 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죽음을 당했다. 독립전쟁 당시 네덜란드군이 저지른 행동은 60년 동안 인도네시아와 네덜란드 정부 간의 민감한 문제로 남아 있었다. 다만 뤼터 총리는 “우리는 즉결처형이라는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에서의 독립전쟁 당시 행한 모든 군사행동을 사과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영국은 6월 과거 케냐 식민통치 시절 현지 주민들에게 저질렀던 가혹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은 1950년대 케냐 ‘마우마우 봉기’ 때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 5228명에게 사과하고 2000만 파운드(약 341억 원)를 지급하기로 발표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잇달아 시리아 공습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단독으로 공습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 관리는 CNN에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며 “단독 공습도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이 미국의 국가 이익인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그는 화학무기에 대한 국제 규범을 위반한 국가들에 책임을 지우는 것이 미국의 핵심 국가이익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영국 하원이 시리아 제재 동의안을 부결시킨 직후 나왔다. 표결에서는 반대가 285표로 찬성 272표보다 많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표결 직후 “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시리아에 대한 공격명령은 없을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28일 파리에서 시리아 반군 지도자와 만나 “시리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혀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강조해온 태도에서 한발 후퇴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도 유엔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신석호·파리=전승훈 특파원 kyle@donga.com}
북한이 가동을 중지했다가 올해 4월 재가동을 선언한 영변 핵시설에서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8일 밝혔다. IAEA는 “위성을 통해 북한 핵개발을 감시해온 결과 올 3∼6월 영변의 원자로 인근에서 건물 신축 작업과 주변 도랑 굴착 작업이 관찰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IAEA는 “도랑 파기 작업은 원자로 냉각 시스템의 구조 변경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 폭파한 원자로 냉각탑을 재건축하지 않고도 원자로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은 모든 노심을 채울 만큼 충분한 우라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원자로가 언제 가동을 시작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5MW 흑연감속로 등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지하기로 하고 다음 해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하지만 북한은 올 4월 핵무기에 쓰이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당초 이르면 29일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 등 서방의 시리아 공습이 다음 주 초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선(先) 유엔조사 완료 발언, 영국의 입장 변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무산 등 복합적 이유로 이번 주말 전에 시리아 공습을 시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28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이번 주말이나 4, 5일 안에 공습을 단행할 것을 원하고 있어 공습 시기를 놓고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당초 미국과 영국은 이르면 29일 늦어도 이번 주말 내에 시리아에 제한적 공습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반 총장은 28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사태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유엔 조사단의 활동을 마치려면 4일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2003년 유엔 조사단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조사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채 이라크 공격을 단행함으로써 국제적 비난을 받은 미국과 영국은 반 총장의 이번 발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반 총장 발언 후 야당의 압력이 거세지자 “유엔 현장 조사단의 결과 보고서가 나오기 이전에는 군사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유엔 조사단 보고가 완료된 뒤 의회 표결을 거쳐 군사개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주 초까지는 영국의 공격 결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이번 주 내에 공습을 끝내기를 원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노동절 휴일을 끝내고 5∼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출국한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 방문 일정, 특히 시리아 공격을 반대하는 러시아에서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을 마무리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시리아 군사제재 결의안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영국이 제출한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와 중국 대표가 미국의 공격 주장에 반대해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영방송 PBS ‘뉴스아워’에 출연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렇지만 군사력을 동원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한적 공습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사드 정권의 추가 화학무기 사용을 저지하기 위한 매우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조사단을 거부하던 시리아 정부는 공습이 임박하자 유엔 조사단의 체류 기간 연장에 매달리고 있다.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반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반군이 22, 24, 25일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여러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해 정부군을 공격했다”며 “조사단이 9월 1일로 마감되는 체류 기간을 연장해 추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공습시기를 늦추기 위한 시리아 정부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흰색 티셔츠에 반바지, 세련된 금테 안경. 27일 밤 프랑스 북부 오트노르망디 주의 항구도시 르아브르 소재 파리정치대(시앙스포) 르아브르 캠퍼스에서 만난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손자 김한솔 씨(19)는 평범한 유학생의 모습이었다. 28일 오전 등교할 때는 취재진의 카메라를 의식한 듯 남색 재킷에 하늘색 셔츠, 짙은 회색 바지와 검정 구두를 신어 교복을 연상시키는 단정한 패션을 선보였다.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아들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조카인 김 씨는 학교에서 100m가량 떨어진 대학 기숙사에 살고 있다. 기숙사 방은 20m² 크기에 침대가 있는 방과 작은 주방, 욕실이 갖춰져 있었다. 1층 로비 우편함에는 ‘김한솔’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어 외부에 신분이 노출되는 걸 꺼리거나 두려워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9월에 개강하는 르아브르 캠퍼스는 세계 32개국에서 온 학생 200여 명이 수강 신청과 기숙사 입주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주일 전쯤 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김 씨는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하느라 학교와 기숙사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러 가겠다”고 나선 김 씨는 오후 11시가 넘어 동료 학생과 함께 기숙사로 돌아오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몇몇 파리 주재 한국 특파원과 만났다. 김 씨는 전날 프랑스 언론에 ‘김정일의 손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밤늦게 기숙사에까지 기자들이 찾아오자 당황하는 듯했다. 김 씨에게 “왜 프랑스 유학을 택했는가” “프랑스에서 앞으로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 씨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도 영어로 “노(No)”라고 답하고 굳게 입을 다물었다. 김 씨를 보호하는 북한 경호원은 따로 없었다. 다만 자신을 ‘학생회장’이라고 밝힌 2학년 외국인 유학생 선배가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28일 오전 등굣길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전날 밤의 굳은 표정과 달리 가끔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 씨와 같은 전공(유럽-아시아학)인 클레르 씨는 “김한솔은 매우 친절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적인 학생”이라며 “기자들이 몰려오기 전에는 몰랐는데 그가 북한 김정일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고 모든 학생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인 마르크 올레즈니크 씨는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인 북한의 최고지도자 조카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돼 무척 흥미롭다”고 말했다. 르아브르=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조카인 한솔 군(18·사진)이 프랑스의 명문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 합격해 다음 달 중순경 입학한다. 파리정치대학의 대외홍보 담당 카롤린 알랑 씨는 2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솔 군이 다른 외국학생들과 똑같은 국제적인 입학전형을 따랐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면접 평가를 받고 입학하게 됐다”며 “파리에서 두 시간 거리인 르아브르 캠퍼스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정치 경제 등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남(42)의 아들인 한솔 군은 파리정치대학 르아브르 캠퍼스에서 3년간 정치학 경제학 역사학 사회학 등을 배울 예정이라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 학교에는 전 세계 32개국에서 온 학생 200명이 재학 중이며 수업은 대부분 영어로 진행된다. 재학생들은 2년간은 르아브르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1년은 제휴를 맺은 400여 개 외국 학교에서 유학하거나 현장 실습을 한다. 프랑스 고유의 엘리트 교육기관으로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리는 그랑제콜 중 하나인 파리정치대학은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등 수많은 정치지도자를 배출한 곳이다. 한국계 입양인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장관도 이 학교 출신이다. 이에 앞서 한솔 군은 5월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모스타르 분교를 졸업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받는 시리아에 대해 미국 영국 프랑스가 이르면 이번 주 공습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화학무기 사용을 조사하려던 유엔 차량이 총격을 당했다.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26일 “조사단의 첫 번째 차량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저격수들의 총격을 수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유엔 측은 이번 총격을 화학무기 조사를 늦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단은 피격 차량을 교체한 뒤 다시 현장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네시르키 대변인은 전했다. ‘공습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는 미국과 러시아 간 ‘신(新)냉전의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나아가 이슬람 국가 간 종파 분쟁까지 얽혀 복잡한 국제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미국 영국 프랑스가 곧 시리아 군사시설을 공격할 예정이며 그 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일회성’으로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 반군 편에서 지속적인 군사 개입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FT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25일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력 비난했다. 백악관은 또 유엔의 화학무기 사용 조사에 대한 시리아 정부의 승인이 “너무 늦었다”며 “그동안 시리아 정부가 증거를 훼손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이 유엔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영국 프랑스와 함께 독자적인 시리아 공격에 나설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25일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 이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군사 개입에 신중한 반면 영국과 프랑스는 연일 강력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군사 개입 방안으로는 △지상군 투입 △미사일 공격 △비행금지구역 설정 △반군 무기 지원이 거론된다. 이 중 지상군 투입은 많은 사상자와 함께 러시아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며 개입할 경우 국제전으로 비화할 수 있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중해에 배치한 구축함에서 공격 목표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안과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을 공습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크루즈 미사일로 타격하기 위한 시리아 군사시설 목표를 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 중동국가는 이미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며 개입에 나섰다. 최근 사흘간 대전차 로켓, 탄약 수백 t, 소형무기 등이 터키 국경을 통해 반군에게 전달됐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가디언이 25일 전했다. 러시아 이란 중국 등 시리아 정권의 우방들은 서방의 시리아 공습 계획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시리아 내전이 미-러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번질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 항구에 유일한 외국 해군기지를 두고 있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푸슈코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이라크전쟁과 마찬가지로 시리아 군사 개입은 합법적인 것이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6일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의 압력에도 러시아의 정치적 지원과 군사 계약의 정확한 이행이 시리아의 경제 상황을 크게 호전시켰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26일 중국 환추시보도 사설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가운데 서방의 군사 개입은 시리아의 내란을 더 부추기게 된다”고 강조했다.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시리아 최악의 화학무기 참사에 대응하기 위한 서방 국가들의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리아 정부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동안 거부해왔던 유엔 조사단의 화학무기 사용 의심지역 조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등이 25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외교안보 정책 핵심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25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지시로 모든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 옵션을 준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 해군은 지중해에 배치한 구축함도 평소 2척에서 4척으로 늘렸다. 최근 1척을 추가 배치한 데 이어 당초 버지니아 주 노퍽 기지로 귀항하기로 했던 이지스 구축함 1척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CBS방송은 “미 국방부가 시리아 정부군을 크루즈 미사일로 공격할 초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백악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 공습을 유엔의 동의 없이도 미국이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전례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팀 회의 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전화로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25일 유엔 조사단 20여 명이 화학무기 사용 의심 현장을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날에는 국영방송을 통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정부군이 아닌 반군”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푸시코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장도 “화학무기 사용은 시리아 반군의 자작극”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9년 10월 우리 정부가 부산신항에 들어온 컨테이너 운반선에서 적발한 방호복은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려던 화학무기 관련 물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24일 “유엔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 ‘부산항에서 적발된 방호복이 지난해 11월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려다 그리스 당국에 적발된 방호복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동안 의혹으로만 떠돌던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커넥션’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민간인 1300여 명이 사망한 참사가 빚어진 가운데 시리아 내전에 대한 군사개입을 놓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오후 긴급 소집된 회의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안보리 순번제 의장을 맡은 마리아 페르세발 유엔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는 “누구든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은 시리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은 22일 프랑스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시리아 내전에 무력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도 성명에서 “영국은 무고한 시리아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선택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하고 서방국이 적극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하면서도 내전 개입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선(레드라인)’으로 설정했으나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이나 군사 개입을 미뤄왔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전문 블로거 맥스 피셔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원하고, 미국이 반군을 온전히 믿지 않아 미국이 행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미국이 대규모 지상전은 물론이고 제한된 미사일 공격에도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시리아 동맹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에 대한 엄중 제재를 반대했다. 양국은 안보리가 의장 명의로 된 ‘언론성명’을 채택하는 것에도 반대했다. 또 안보리는 시리아에 현재 체류 중인 유엔 화학무기조사단을 조사 주체로 명시하는 데도 실패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과 러시아는 “이번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이 정부군이 아니라 반군의 소행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뮌헨에서 16km 떨어진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추모관을 공식 방문했다. 다하우 강제수용소는 1933년 6월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직후에 만든 독일 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정치범 수용소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유대인, 동성애자, 집시, 전쟁포로, 장애인 등 20만여 명이 강제로 수용돼 이들 중 약 4만1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독일이 인종과 종교 등을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으며 얼마나 극단으로 치달았는지에 대한 이곳의 경고는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인 대부분이 당시 대학살에 눈을 감았고 나치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돼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 극우주의자들의 움직임이 염려된다”며 이민자 살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오나치 집단을 비판했다. 유대인 희생자 추모에 나선 메르켈 총리의 모습은 같은 전범 국가인 일본과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종전기념일인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대신 공물 봉납이란 꼼수를 썼고, 전몰사 추도사에서는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본 아시아 국가 국민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의 방문은 과거 이 수용소의 수감자였던 막스 만하이머 씨(93)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은 총리의 방문을 “역사적”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다하우 수용소에 수감됐던 리투아니아 출신 아바 나오르 씨(85)는 “메르켈 총리의 방문은 독일이 그 당시 역사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독일 야당은 메르켈 총리의 속죄 행보를 다음 달 22일 예정된 총선 유세와 결부시키며 비난했다. 레나테 퀴나스트 녹색당 당수는 “만약 총리가 그 공포의 장소에서 진지하게 추모하고자 했다면 선거운동 기간에는 방문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일 유대인 평의회의 디터 그라우만 회장은 슈피겔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총리의 다하우 수용소 방문은 나치의 범죄가 동유럽에서뿐만 아니라 바로 독일 안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며 “총리가 다하우에서 유세만 하고 추모관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의 방문을 지지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9년 6월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독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헌화하기도 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도 다음 달 3∼5일 프랑스를 방문해 나치가 대학살을 저질렀던 리무쟁 지방의 마을인 오라두르쉬르글란을 찾아 사죄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나치 독일의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해 이곳을 보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최근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지도자가 체포됐다. 미국은 무슬림형제단의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한 이집트 임시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했지만 아랍 국가들은 경제 원조 의사를 밝혔다. 이집트 군부는 20일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70·사진)을 20일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 체포했다고 이집트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방송 화면에는 바디에 의장이 경찰 트럭으로 이송돼 구금되는 장면이 방영됐다. 그는 지난달 초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체포령을 내린 뒤 잠적했다. 이미 구속된 무슬림형제단의 실세로 알려진 카이라트 샤테르 부의장과 라샤드 바유미 씨에 대한 재판은 25일 열린다. 고대 유물에 대한 약탈도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 유물부는 남부 도시 미냐에 있는 말라위 국립박물관이 15일 오전 약탈꾼의 습격을 받아 3500년 전 만들어진 파라오 아크나톤의 딸 석상과 도자기 등 유물 1050점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경비원 한 명이 사망했다. 말라위 국립박물관 측은 인근 경찰서를 공격하고 약탈을 자행한 주체는 무슬림형제단이라고 주장했다. 고고학자인 모니카 해나 씨는 “박물관이 대거 약탈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내부로 들어가 보니 치안 병력은 보이지 않고 10대 소년 몇 명이 미라를 불태우고 석상을 부수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집트 임시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고 CNN방송과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가 20일 보도했다. 미 의회 대외지원소위원회 위원장인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민주·버몬트)의 대변인 데이비드 칼 씨가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 이집트 지원액 약 13억 달러(약 1조4567억 원) 중 아직 이집트 군부에 전달되지 않은 5억8500만 달러 지급, 이집트 정부가 이미 대금을 지급한 아파치 헬리콥터의 인도 등이 중단됐다. 현행법상 미국이 이집트의 정권 전복을 ‘쿠데타’로 규정하면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쿠데타 여부에 대한 판단과 상관없이 유혈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지원 중단’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이집트에서 유혈사태가 종식되거나 민주정부가 수립되는 등 상황이 바뀌면 원조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도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집트에 대한 원조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며 “원조를 동결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집트 군부는 ‘포용적 접근’ 기조로 되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는 이집트 원조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푸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5∼18일 미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군사 원조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군사 원조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26%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이집트에 대한 경제 원조를 중단하면 아랍 국가들이 직접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살 왕자는 19일 성명에서 “공언컨대 아랍, 이슬람 국가들은 부유하다”며 “서방국의 이집트 원조가 중단되면 우리는 이집트를 돕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걸프지역 동맹국들의 이집트 원조가 미국의 이집트에 대한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혼란 사태가 10년 이상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20일 이집트의 상황을 “매우 비관적”이라고 진단하고, “중동의 현 상황은 세계에 미치는 충격파로 볼 때 세계 경제위기 때보다도 심각하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raphy@donga.com}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유대인을 죽음의 포로수용소로 보냈던 나치 최후의 거물이 법정 단죄를 한 달 앞두고 10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병원에서 숨진 라슬로 차타리(98·사진)는 슬로바키아 코시체(구 헝가리 영토)의 유대인 거주지(게토)를 책임진 고위 경찰이었다. 그는 1941년부터 1944년까지 유대인 1만5700명을 찾아내 폴란드 아우슈비츠와 우크라이나 수용소로 보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차타리를 1급 ‘나치 전범 리스트’에 올려놓고 수십년간 추적해 왔다. 차타리는 종전 직후 1948년 체코 법원의 결석재판에서 ‘반인륜 범죄’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신분을 위장해 캐나다로 들어갔다. 그는 1997년 캐나다 정부에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몬트리올과 토론토 등을 떠돌며 미술품 딜러로 신분을 속인 채 살아왔다. 이후 유럽으로 돌아온 차타리는 지난해 9월 사이먼비젠탈센터의 현상수배 캠페인을 통해 거주지가 알려지며 헝가리 당국에 체포됐다. 종전 67년 만이었다. 헝가리 검찰은 1년간의 조사 끝에 그를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고문죄’로 기소했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유대인들을 화물차에 태워 강제수용소로 보낼 때 차타리가 현장에서 직접 감독했으며, 유대인 여성과 노약자를 채찍으로 때리고 맨손으로 땅을 파게 하는 등 잔인하게 대우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확보해 검찰에 제출했다. 그에 대한 역사적인 재판은 부다페스트에서 9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사이먼비젠탈센터 이스라엘 사무소의 이브라힘 주로프 소장은 성명에서 “홀로코스트의 가해자가 전범으로 기소됐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법의 심판과 처벌을 피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그의 죽음이 죄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이먼비젠탈센터는 1947년부터 현재까지 약 1100명의 나치전범을 찾아내 법정에 세워왔다. 이 센터는 지난달부터 “전범들이 단죄 없이 자연사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독일의 베를린과 함부르크, 쾰른 3개 도시의 주요 거리에 포스터를 붙여 생존 나치 전범을 신고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