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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사외이사들이 그동안 코레일 방만 경영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여러 차례 개혁 의견을 냈지만 노조의 반발을 우려한 경영진의 반대에 막혀 번번이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성 없는 ‘낙하산’ 사장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고 노조와 뿌리 깊은 유대감을 가진 코레일 간부들이 노조의 집단행동에 암암리에 동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실상 유일한 견제세력이라 할 수 있는 사외이사들의 목소리마저 무력화된 것이다. 코레일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함대영 제주항공 고문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코레일의 정원 초과 인력 1100명을 명예퇴직 등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경영진은 ‘정년퇴직으로 초과 인원이 자연히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다’며 꿈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레일 직원은 지난해 기준 총 2만8967명으로 정원(2만7866명)을 1101명 초과한 상태다. 2004년 직무분석에서 정원 초과 상태로 진단받았으나 정년퇴직자가 있을 때 신규 충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속연수가 오래돼 연봉이 높은 직원이 많아지면서 인건비가 과다하게 들어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함 고문은 신규 노선이 생길 때 신규채용보다 기존인력을 재배치해 인건비를 줄이자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또한 회사가 본인 동의 없이 직원을 연고가 없는 지역 등에 배치할 수 없는 ‘강제전보 제한’ 노사 규약에 막혀 수포로 돌아갔다. 그는 “사장들이 전문성이 떨어져 노조에 약점을 잡히다 보니 간부들이 보고하는 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사외이사를 지낸 다른 인사(익명 요구)는 코레일 전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을 개선하자는 안건을 올렸지만 노조의 반대로 여러 차례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적자폭을 키우는 오지(奧地) 노선 운영을 감축하자고 당시 사외이사들이 조언했는데 노조가 인력감축 우려 때문에 크게 반발했고, 경영진도 공공성을 이유로 노조에 동조하는 행동을 보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전문성이 필요 없는 단순 정비 등에 외주 인력을 투입하려는 계획도 노조의 거부감이 커 실패했다. 비상임이사인 한명철 전 서울시의원은 “일본의 철도회사 JR는 한참 전 민영화를 하면서 인원 감축도 많이 했고 부대사업을 통해 경영구조를 개선해 지금은 흑자로 돌아섰다”라고 소개했다. JR는 원래 단일 공기업이었는데 7개사로 쪼개지고 이 중 3개사가 민영화됐다. 한 전 의원은 “우리도 바뀌어야 하는데 코레일 내부에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나는 변하기 싫다’는 속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직 철도청장 또는 코레일 사장들은 “노조가 불법파업을 끝내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파업 사태에 대한 정부의 자세 변화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철도청장을 지낸 김인호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정부도 코레일의 경영상태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코레일을 살리는 길이고 철도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길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노조가 불법파업을 벌일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회 전 철도청장은 “노조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철도산업을 위해 뭘 해야 할지 공감대가 생긴다면 코레일도 얼마든지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며 “정부도 코레일을 ‘예산 낭비만 하는 하마’처럼 몰아세우지 말고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코레일 사장을 지낸 이철 전 민주당 의원은 노조 측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사장은 “코레일의 부채는 대부분이 정부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다가 생긴 빚”이라며 “이번 사태의 해법은 훌륭하고 능력 있는 경영진을 선임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율적으로 경영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 여관에 비한다면 거리가 우리에게 더 좋았던 셈이었다. 벽으로 나누어진 방들, 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 ―서울, 1964년 겨울(김승옥·하서·2009년) 》한국 멜로영화의 고전 ‘맨발의 청춘’은 1964년 청춘들의 심금을 울렸다. 권투 잡지로 시간을 죽이는 건달 두수(신성일)와 이층 양옥집에 사는 외교관 딸 요안나(엄앵란)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얘기였다. 이후 뒷골목 인생과 여대생의 계층 차를 뛰어넘은 러브스토리는 1960년대 내내 다양하게 변주됐다. 하류층 실업 남성들의 판타지에 조응한 것이었다. 그 시절 실업률은 30%에 육박했다. 한국의 단골 휴양지가 된 태국이나 필리핀보다 못살았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모여들었지만 도시라고 일자리를 주진 못했다. 1963년 최초로 파독 광원 500명 모집에 전국에서 4만6000명이 응모했다. 이 중 상당수는 대졸 이상의 학력이었다. 희망과 불안이 공기처럼 떠돌던 시대였다. 작가가 그린 ‘서울, 1964년 겨울’이 그랬다. 육군사관학교에 낙방하고 구청에 근무하는 ‘나’와 부잣집 장남인 대학원생 ‘안’은 선술집에서 겉도는 말수작만 한다. 장례비가 없어 아내의 시신을 병원에 판 ‘사내’의 돈 털어내기에 합류한 뒤 그를 짐짓 걱정하면서도 셋은 여관 각방에 머문다. 이튿날 자살한 사내를 두고 둘은 무관한 듯 여관을 빠져나온다. 스물다섯 ‘나’와 ‘안’은 도망치며 “우리가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라고 말한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포장했지만 ‘사내’의 죽음에 대해 끝까지 무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서울 2013년 겨울, “안녕들 하십니까?” 손글씨 대자보 열풍이 거세다. 한 고려대생이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라며 사회문제에 눈감는 청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적은 대자보를 붙인 게 시작이었다. 대학가에, 여의도에, SNS에 릴레이로 “안녕들”이 내걸리고 있다. ‘수출 8대 강국’이란 화려한 이름 아래 구직을 포기한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100만 명을 넘어선 현실과 무관할까.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째 이어지면서 한국이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이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이 같은 디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혀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한국이 현재 디플레이션 직전 일본과 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행은 이를 반박하며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8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14∼15개월 동안 매우 낮은 상태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며 “혹시 일본 등 과거의 다른 나라처럼 디플레이션 압력은 없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민간 경제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한국은 1년 넘게 전례 없는 낮은 물가를 경험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18개월 연속 한은의 중기물가안정목표 범위(2.5∼3.5%)를 밑돌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9% 오르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0%대’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는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여파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던 1999년 7∼9월 이후 14년 만이다. 물가가 낮으면 당장 소비자들에게 득이 될 것 같지만 저성장 국면에서는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으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한국 경제는 2, 3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서 벗어났지만 2011년 이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6.3%였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 3.9%, 2011∼2012년 2.4%로 낮아졌다. 일본식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들은 이 같은 저성장-저물가 현상을 근거로 든다. 일본의 경우 1993년부터 5년여 동안 극심한 저성장-저물가 현상을 경험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1980년대와 1993∼1998년의 기간을 비교해 보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4.5%에서 1.4%로 급락했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9%에서 0.7%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급속한 고령화와 은퇴세대의 낮은 소비성향, 건설투자 침체 등 구조적인 내수 부진이 겹쳐 디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됐는데 이 또한 한국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일본과 달리 한국의 저물가는 수요 감소보다는 국제유가 등 공급 요인에 따른 것이므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한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 낮은 물가에 대한 기저효과, 무상보육·급식 등 정책효과 소진 등으로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을 것”이라며 “일각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메이저 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이 열린 7월 19일 60대 초반의 A 씨 부부는 영국 스코틀랜드로 10박 11일의 ‘럭셔리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 대회 관람과 경기가 진행된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라운딩이 포함된 1360만 원짜리 상품이었다. 이 부부가 속한 17명의 친목모임은 지난해 10월 예약을 마쳤다. 이 상품을 판매한 여행사 ‘뚜르 디 메디치’의 서현정 대표는 “아프리카 사파리투어, 프랑스 와인투어처럼 맞춤형 고가 여행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가운데 골프나 귀금속 등 고소득층의 소비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개인이 골프장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6248억9289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107억3916만 원)보다 2.3% 늘어난 것이다. 증가 추세였던 골프장 그린피를 결제한 금액은 3분기 기준 매년 증가 추세였다가 지난해 곤두박질친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 불황에도 해외 여행객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내선, 국제선 등 항공권을 사는 데 쓴 신용카드 결제액은 3분기 7698억2976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36억4944만 원)보다 3.5% 늘었다. 3분기 중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 나가 쓴 돈의 규모인 해외 여행지급 총액은 60억5000만 달러로, 처음으로 6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개인이 신용카드로 금, 은 등 귀금속을 구매한 규모도 늘어났다. 3분기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1049억3346만 원)보다 11.1% 늘어난 1165억7373만 원어치를 결제했다.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과 등산복 등 레저용품 소비 역시 늘었다. 올 9월까지 전자제품은 7조7816억 원, 레저용품은 5조6660억 원 결제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4%, 3.4%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는 살아나고 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는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비 수준을 한 단계 낮추는 ‘하향 구매’ 현상도 나타났다. 백화점에서 집계된 신용카드 사용액은 올해 들어 9월까지 9조531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840억 원)보다 5.5% 줄었다. 반면 슈퍼마켓에서는 10조7493억 원, 편의점에서는 1조845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9.0%, 20.7% 증가했다. 통상 내수가 부진하면 백화점 구매가 줄고 소량, 소액 구매가 가능한 슈퍼마켓과 편의점 구매가 늘어난다. 당장 급하지 않은 소비도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초중고교, 대학, 대학원 등 교육기관 등에서 신용카드 사용액(6736억 원)은 지난해보다 22.1% 늘었지만 학원에서 사용액(6조9456억 원)은 8.5% 줄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기 불황이 길어지다 보니 소비여력 여부에 따라 소득수준별, 연령별 소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노력을 더 해 경제의 불균형을 잘 개선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데 대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해석이다. 김 총재는 12일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불균형 성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러 정책을 써야 하는데 그중 하나로 ‘확장적 통화정책’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한 것이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라는 식의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된 기준금리 추가 인하론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더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고, 올해 3%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물가와 성장 등을 고려해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7개월째 동결했다. 한편 김 총재는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에 대해 “규격화, 수용성, 가치변동성, 안정성, 내재적 특성을 봤을 때 민간 화폐로 발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12일 무역보험공사 신임 사장에 김영학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사진)이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을 시작해 옛 산업자원부 국제협력과장, 에너지자원개발국장, 옛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실장 등을 지냈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한국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 증진, 해외 프로젝트 수주 지원 업무를 진두지휘하며 탁월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퇴직 뒤 소프트랜딩(연착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합니다.” 한국전력은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이다. 그렇더라도 ‘100세 시대’를 맞아 60세에 정년퇴직한 뒤 노동시장에서 아예 빠져나가기에는 남은 인생이 길다. 한전은 발 빠르게 예비 퇴직자들의 재취업과 창업을 위한 ‘아웃플레이스먼트(퇴직자 경력지원)’ 제도를 2007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직원에게 재취업이나 창업 등 일자리를 찾는 데 필요한 교육과 제반 여건을 마련해주는 제도다. 아웃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은 대략 14주 동안 진행된다. 첫 단계는 퇴직 준비 과정이다. 퇴직 뒤 일어날 수 있는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며 전직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다. 다음은 생애 설계 과정으로 진단 및 분석을 통해 최적의 진로를 탐색한다. 파트타임 일자리만 아니라 귀농, 은퇴이민 등도 진로에 포함된다. 이 단계를 거치면 창업과 재취업을 위한 전문 과정에 들어간다. 이력서 작성, 면접,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재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배운다. 창업 희망자들은 상권 분석법을 배우고, 업종을 선정해 사업계획서도 작성해본다. 마지막 단계는 현장 실습이다. 실제 재취업 환경을 조사해 자신에 맞는 직종을 찾는다. 창업 예정자는 상권 조사를 위해 직접 뛴다. 처음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는 퇴직자 552명 가운데 13.6%인 75명만이 교육을 수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료율이 점차 올라 2010년에는 25.9%, 2011년에는 53.8%, 2012년에는 55.7%로 껑충 뛰었다. 올해도 9월 말 퇴직하는 직원 240명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5월 20일부터 14주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전 관계자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라며 “퇴직 예정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은퇴 이후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매년 700∼800명의 정규직을 채용하는데 이들의 5% 정도를 시간제 일자리로 뽑을 계획이다. 한전의 채용 규모는 에너지 공기업 가운데 최대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빠르게 치솟으면서 원화 강세, 엔화 약세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국내 수출 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95원 하락한 1053.0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가장 낮았던 1월 11일(1054.7원)보다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장중 기준으로 연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던 10월 24일(1054.3원)보다도 낮은 수치다. 환율은 오전 한때 장중 1052.0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6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며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월 미국의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7.0%로 떨어졌다.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그만큼 미국 경제의 회복에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과 달리 엔화 가치는 하락을 거듭하면서 원-엔 환율은 1020원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21.54원으로 전날보다 14.5원 떨어졌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 세계 시장에서 일본 상품과 경쟁하는 국내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며 국내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이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지 않고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2025년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국제대학원 소천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특강에서 ‘한국경제의 미래와 세계 속의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1시간 반 동안 강연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은 짧은 기간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뤄낸 나라”라며 “많은 경제위기를 거치며 경제구조가 탄탄해졌다”고 평했다. 그는 “동아시아 금융위기 등에도 한국은 인플레이션 없이 잘 견뎠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한국 경제의 3가지 장점은 은행들의 재정상태가 건전하고, 단기외채가 적은 데다 거시경제를 비교적 건전하게 운용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은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남성의 64%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직장에서 일해도 남성보다 임금을 더 적게 받는다는 것. 그는 한국의 고령화와 관련해서도 “갈수록 늘어나는 고령층 인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경제성장률이 점점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외신지원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내수 회복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계 소비가 늘면 수입이 증가하게 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리밸런싱(재균형)이 일어나도록 하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수출보다 내수 살리기에 좀 더 무게를 두고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줄여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이은택 nabi@donga.com·홍수영 기자}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3분기(7∼9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제성장률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국민소득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3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실질 GNI는 274조 원으로 전 분기 대비 0.2% 늘었다. 이는 2011년 1분기(1∼3월) 마이너스 0.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 0.3%로 바닥을 친 뒤 올해 2분기(4∼6월) 2.9%까지 급등한 뒤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실질 GNI는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국내총생산(GDP)보다는 GNI에 좌우된다. 한은은 3분기 국민소득 증가율이 같은 기간 GDP 증가율(1.1%)을 크게 밑돈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한국의 대외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수입금액이 2분기보다 4.2% 늘어나는 등 수입 원료 가격이 오른 탓에 기업들이 같은 제품을 생산해도 벌어들인 소득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급여 및 이자수익 등을 뜻하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9000억 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전 분기 높은 증가율(2.9%)로 인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도 크다”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질 GN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4.1% 늘며 전 분기에 이어 4%대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3분기 실질 GDP는 10월 속보치와 같은 1.1%로, 2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벗어났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8%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0.8%를 넘어야 한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들어 제조업 생산과 수출입이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전망치 달성에) 큰 이변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3분기 국내 총투자율은 26.2%로 전 분기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3분기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1.0%, 건설투자는 3.2% 늘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전력 생산에 들어간 지 50여 일 만에 다시 멈춰 선 최고령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가 이르면 6일 재가동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오전 1시 18분경 정지된 원전 고리 1호기(설비용량 58만 kW급)에 대해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확인하고 5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1978년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으로, 2007년 설계수명(30년)이 끝난 뒤 2008년 계속 운전승인을 받아 가동수명이 10년 연장됐다. 원안위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발전기에 전류를 공급하는 장치인 여자변압기 케이블 단자 접속부가 손상돼 원자로가 정지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문제가 된 여자변압기 케이블을 교체했고 원안위는 교체된 케이블의 성능시험 결과 등을 확인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공격적인 ‘대형화’로 부채가 급증한 한국석유공사가 사옥 매각, 송유관공사 지분 처분 등을 통한 부채 줄이기에 나선다. 석유공사는 5일 서문규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쇄신위원회를 신설하고 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경영쇄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채비율을 올해 173%(19조2881억 원)에서 2017년 167%로, 2022년까지 130% 아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석유공사는 5개년 투자액 18조 원의 17%인 3조 원을 재무적 투자자 유치, 전사적 예산 절감, 사옥 및 사무소 용지 매각 등 자구 노력으로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부채가 13조8000억 원인 현 경영 상황을 창사 이후 최대 위기로 진단하고 5일 전 임직원이 참여한 ‘열린경영 대토론회’를 열고 경영개선 대책을 내놨다. 우선 간부들이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으며 내년 임금 동결, 학자금 무상지원 축소 등을 통해 방만 경영으로 지적받은 관행을 폐지하기로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모색하고 있는 한국의 통상 외교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TPP는 미국의 강력한 조기 타결 의지로 이미 협상 막바지에 다다랐다. 뒤늦게 TPP 참여 희망을 밝힌 한국으로서는 협상 타결 전에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TPP행 막차를 타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기존 회원국들이 대체적으로 한국의 참여를 환영하는 만큼 결국 관건은 한국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TPP 참여절차를 마치느냐에 달렸다. 힘겨운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 ○ ‘TPP 막차 타자’ 속도전 한국이 다자간 무역협정인 TPP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12개 기존 회원국들과 ‘예비 양자협의’를 갖고 한국의 참여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들은 뒤 공식적인 ‘참여선언’을 해야 한다. 이후 다시 기존 참여국과 ‘공식 양자협의’를 통해 참여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모든 국가로부터 한국의 참여를 승인받아야 한다. 정부는 가급적 이달 중순까지 기존 TPP 참여국과 예비 양자협의를 마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대표단은 3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와 예비 양자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이어 7∼10일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TPP 각료회의에 참석해 나머지 국가들과도 예비 양자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정부가 이처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 안에 예비 양자협상을 마치고 공식 참여 선언을 하더라도 빨라야 내년 3, 4월경에나 TPP 본협상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TPP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으로부터 참여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한국과 합의한 참여조건을 미 의회에 통보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만 90일이 걸린다. 실제로 일본은 2011년 11월 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뒤 이 같은 절차를 모두 거쳐 본협상에 참여하는 데 1년 8개월이 걸렸다. 자칫 기존 회원국으로부터 참여 승인을 받기도 전에 TPP가 타결되면 한국으로서는 ‘떠난 버스 뒤에 손 흔드는 격’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싱가포르 각료회의에서 언제쯤 TPP 협상이 타결될지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TPP 참여 결정이 내려지면 최대한 신속하게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PP 연내 타결은 어려울 듯 일단 정부 안팎에서는 TPP가 참여국들이 목표한 대로 올해 안에 타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TPP 수석 실무자급회의에서 21개 협상 분야 대부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농산물 개방, 지식재산권 등 남아 있는 과제들이 모두 참여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난제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줄기차게 농산물 관세 철폐에 대한 예외인정을 요구하는 일본은 1일 미국과 양자협상을 벌였지만 절충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미국 등 기존 회원국들이 한국의 참여를 환영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희망적인 상황이다. TPP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대표적인 아시아 우방국인 한국의 TPP 참여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기존 참여국들이 공식 양자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 조건으로 쌀 개방 등 민감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TPP에 가입하게 되면 제조업 경쟁력이 강한 일본과 FTA를 맺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TPP 연내 타결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빨리 절차를 밟으면 내년 3, 4월경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TPP 가입은 일본에 대한 시장 개방이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Trans-Pacific Partnership)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모든 품목의 관세 철폐·인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국가 간 교역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협정으로, 타결되면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권(FTAA)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홍수영 기자}

정부가 29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예비 양자 협의에 나서기로 한 것은 TPP 참여를 위한 9분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이 경제의 핵심인 한국이 최대 우방인 미국이 TPP를 통해 재편하려는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더이상 소외될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TPP 참여를 위한 정부의 움직임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참여국과의 힘겨루기는 물론이고 농산물 등 일부 업종의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남아 있는 관문들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일본 등 12개 국가가 참여하는 TPP는 협상이 타결되면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세계 GDP의 38.4%를 차지하게 된다.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 시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TPP는 2005년 6월 출범 당시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4개국이 추진하던 소규모 협정이었으나 2008년 미국, 올해 3월 일본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통상질서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이번 관심표명 선언은 TPP 참여를 위한 협상 절차에 정식으로 돌입하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는 앞으로 기존 참여국들과의 예비 양자협의를 거쳐 공식 참여를 선언하고, 이어 기존 참여국들의 승인을 받으면 본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정부가 TPP 참여 결심을 굳힌 것은 최근 TPP 협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7∼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의에서 TPP 협정이 최종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이왕 참여하려면 빨리 참여하는 게 낫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더 늦으면 협상 참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해서 관심 표명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과 한꺼번에 FTA를 체결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출 시장이 크게 확대된다는 의미다.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정치적 이득과 함께 일본의 FTA 영토 확장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비해 FTA 실적이 한참 뒤처졌던 일본이 TPP를 통해 한국이 FTA로 얻었던 비교우위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TPP에 참여해 얻을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다자 간 협정인 탓에 다른 FTA와 달리 한국의 입장을 관철시키기가 까다롭다. TPP에 참여하는 순간 한미 FTA 협상 당시 쟁점이었던 미국의 쌀, 쇠고기 추가 개방 요구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또 한일 FTA가 체결되는 것과 같은 효과여서 일본 공산품에 대한 국내 시장의 문턱이 낮아져 제조업에서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애초에 미국이 TPP에 참여한 것은 아시아 경제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으로서는 TPP 참여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여야 하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TPP보다는 한중 FTA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TPP에 참여해도 농축수산물, 제조업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홍수영 기자}
10월 경상수지가 2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95억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해 10월(63억5000만 달러)보다 49.8% 늘어난 것으로, 198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흑자를 냈다. 종전 최고치는 5월 86억4000만 달러였다. 이로써 지난해 2월(5억6000만 달러) 이래 이어지던 경상수지 연속 흑자 기록은 21개월로 늘어났다.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승용차, 스마트폰, 반도체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서비스수지에서도 흑자 폭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과 비교할 때 수출(522억3000만 달러)이 8.2%, 수입(452억 달러)이 5.6% 각각 늘었다. 지금까지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의 양상이 강했지만, 여기에서도 벗어나는 모습이다. 정준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선진국 경기 호조로 수출이 늘었고,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상품수지가 흑자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와 소비 부진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 흐름은 지속됐다. 지난달 수입은 456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지만 1∼10월 누적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줄었고, 소비자들도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하거나 최선의 타협안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때에 따라 선택이나 결정을 하면서 착각을 한다.” ―행동경제학,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 심리의 모든 것(도모노 노리오·지형·2007년) 》다음 날 아침 퉁퉁 부은 얼굴을 후회할 걸 알면서도 늦은 밤 라면을 끓여 먹는다. ‘원 플러스 원’ 광고에 현혹돼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산다. 점심값보다 비싼 일명 ‘별다방’ ‘콩다방’ 커피의 유혹을 끊기 힘들다. 이성적인 판단보다 앞서는 게 허기고, 합리적인 계산을 누르는 게 허세다. 참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인간이 본래 그러하다. 인간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할 만큼 나약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의사결정에서 감정이 담당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통경제학은 시장의 효율성과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인간의 선택이 이 같은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물만은 아니다. 비합리적 선택으로 이끄는 각종 심리적 편향을 주목한 행동경제학자들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전통경제학의 가설이 어긋나는 사례를 일상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전통경제학은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고르고 또 고르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지만 행동경제학자인 저자는 꼭 그렇진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백화점 경품행사에서 해외여행상품이 당첨되면 어디라도 기쁘다. 파리라도 좋고, 하와이라도 좋다. 그러나 파리와 하와이 중 직접 한 곳을 고를 수 있다고 하자. 두 곳 중 어디를 갔다가 와도 다른 곳을 가지 않은 아쉬움을 털어버리지 못할 것이다. 빛나는 해변이 없는 도시도, 빼어난 미술관이 없는 바다도 2%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오직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적 인간’만이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선호는 취향의 문제이고 감정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저자의 말처럼 감정적인 선택도 합리적일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생태에 적합한 결정을 내릴 뿐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제2회 ‘로스쿨, 원자력을 논하다’ 논문공모전 발표대회와 시상식을 19일 열었다. 이번 논문공모전에는 전국 11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서 15개 팀이 참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단계적 요청 기법을 이용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지역 수용성 확보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서울대 김보미(오른쪽), 충북대 김시한 씨(왼쪽) 팀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인 대상을 받는 등 모두 8개 팀이 수상했다. 천병태 이사장(가운데)은 “한국 원자력 기술은 세계적 수준인데 법과 제도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기존 학자들이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와 과제들을 차세대 법률가인 로스쿨 학생들이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공모전은 원자력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로 복지비용이 점차 늘면서 재정적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재정준칙을 만들어 재정적자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직 경제부처 장관들과 재정학자들로 구성된 건전재정포럼은 2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건전재정규율(재정준칙) 제도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재정준칙은 재정적자를 억제하기 위해 재정수지, 국가채무비율, 정부차입금 규모 등 주요 재정지표에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포럼 총괄대표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데 앞장서 온 공직자들의 기강은 점점 약화하고, 국회는 행정부의 방만한 재정 활동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하며 예산안 처리를 정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는 2013년 480조 원에서 2017년 610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박근혜 정부 3년차 예산이 편성되기 전인 내년 상반기 내 재정준칙이 입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재정준칙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5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정부가 세입과 세출이 일치하는 예산의 수지균형 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대통령 취임 뒤 재임기간 내 국가부채의 한도를 설정하자고 주장했다. 또 재정지출이 필요한 정책을 도입할 때 세수 확보 방안도 함께 내놓는 제도인 ‘페이고(Pay go)’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공기금의 부채 한도에 대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공기업에 대해서도 수지균형 준수를 의무화하고 공기업이 수지균형을 달성할 목표연도를 설정해 기획재정부나 주무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포럼은 이와 함께 △타당성 없는 선거공약의 예산 반영 금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 △국가 5개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의 사전 심의·의결 등 국회의 예산결산 심의 절차를 개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동원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면 정권이 바뀌어도 재정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2030년을 전후해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재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21일부터 적용되는 전기요금 조정으로 주택용 전기요금도 2.7% 오른다. 평균 인상률(5.4%)보다는 낮지만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인상된 것이다. 정부는 2008년 이후 모두 8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주택용 요금은 이 중 2010년, 2011년, 2012년, 올해 1월 등 4차례 올렸다. 이번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률은 지난해 8월과 같지만 올해 초에 이미 2%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이 체감하는 인상률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 해 인상폭으로 치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6.5%) 이후 가장 크다. 당초 이번 개편을 앞두고 정부는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었다. 원자력발전소 6, 7기가 부품 납품 비리와 정비 등으로 멈춰 서면서 여름 전력난에 국민의 고통이 컸던 만큼 요금 인상 부담을 추가로 주지 않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반 가정이 전기 사용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등유, 프로판 등 다른 연료를 사용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주택용 요금 인상률을 2% 넘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으로 도시 근로자 가구 평균인 월평균 310kWh의 전기를 쓸 경우 4만8820원 내던 월 전기요금이 1310원 정도 오른다. 주택용 전기요금이 6단계 누진제로 부과되고 있어 전기 사용량에 따라 요금 인상액은 차가 난다. 예컨대 월 10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매월 전기요금 부담이 190원, 월평균 600kWh를 사용하는 가정은 5710원 올라간다. 여름철과 겨울철 ‘전기요금 폭탄’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주택용 누진제는 이번에 손을 대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개선 방안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번에는 바꾸지 않았다”며 “12월 초 한국전력이 개편안을 제시하면 국회와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이 100kWh 늘 때마다 높은 요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1단계 전기요금은 kWh당 요금이 59.1원인데, 가장 높은 6단계는 kWh당 요금이 690.8원이나 된다. 정부는 이처럼 요금 부담이 너무 뛰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6단계에서 3단계로 구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당정 협의에서 여당이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