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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서비스업체 10곳 중 7곳은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인건비 상승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베이징 소재 국내 서비스기업(도소매, 문화, 교육, 음식숙박, 뷰티 등) 227개를 대상으로 경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70.2%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감소 혹은 정체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29.8%에 그쳤다. 경영악화 원인으로는 ‘시장수요 감소’(27.6%)와 ‘인건비 상승’(23.3%), ‘기존 상품 매출 감소’(12.3%), ‘원자재 가격 상승’(9.8%)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기업은 34.2%인 반면에 나머지 65.8%의 기업은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기아車 ‘2012 카니발R’ 판매기아자동차는 5일부터 ‘2012 카니발R’를 판매한다. 이번 카니발 디젤 모델에는 배기가스를 처리하는 매연저감장치(DPF)를 달아 유럽의 친환경 규제인 ‘유로V’ 기준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디젤 엔진 자동차에 부과되는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된다. 10년 보유하면 약 120만 원의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1인승 그랜드 카니발 디젤이 2505만∼3524만 원, 그랜드 카니발 가솔린이 2859만∼3374만 원이다. ■ 벤츠 사면 ‘스카티 캐머런’ 퍼터 증정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12월 한 달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를 사는 고객에게 골퍼 타이거 우즈가 사용하는 ‘스카티 캐머런’ 퍼터를 준다. 이 퍼터는 우즈를 비롯한 유명 골퍼들이 애용하며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소유하고 싶어 하는 퍼터 중의 하나로 꼽힌다. 또 한성차는 구매 고객 중 추첨을 통해 한 명에게 5800만 원 상당의 ‘더 뉴 제네레이션 C250’을 준다. 한성차 홈페이지(www.hansung.co.kr) 참조. ■ ‘원더걸스’ 농산물 해외 수출 홍보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인기 걸그룹 ‘원더걸스’와 함께 국산 농산물 해외 수출 홍보를 한다고 4일 밝혔다. 원더걸스는 5명의 멤버가 각자 파프리카, 딸기, 사과, 장미, 유자 등 5개 품목을 맡아 홍보할 예정으로, 해당 화보는 앞으로 6개월간 인천국제공항에 전시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원더걸스가 출연하는 농산물 홍보 뮤직비디오도 5일부터 유튜브 등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中企중앙회 8일 사랑나눔 바자회중소기업중앙회는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성금 마련을 위한 ‘중소기업 사랑나눔 바자회’를 8일 전국 12개 시도에서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본관을 비롯해 부산·울산지역본부, 대전·충남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에서 행사를 벌인다. 이날 바자회에선 농산물과 의류, 문구, 건강 레저용품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할 계획이다. 가수 이승환 홍경민, 영화배우 손병호 씨 등 연예인들의 기증품도 경매할 예정이다. ■ LG전자 울트라북 ‘엑스노트 Z330’ 출시LG전자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울트라북인 ‘엑스노트 Z330’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울트라북은 인텔이 태블릿PC를 능가하기 위해 얇은 두께, 빠른 부팅 속도, 오래가는 배터리 등을 특징으로 제시한 차세대 노트북이다. LG전자의 울트라북은 자체 기술인 ‘슈퍼 스피드 테크’를 적용해 전원을 켜고 9.9초 만에 부팅이 완료된다. 노트북 두께 14.7mm, 무게는 1.21kg이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6시간 이상이다.}
정부가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0%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위기가 계속되고 세계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지면서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6월 말에는 4%대 후반, 9월 말에는 4.5%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중순 ‘201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4.0% 안팎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초 정부는 3%대 후반까지도 고려했으나 올해 성장이 3%대로 둔화하는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미국 고용 호전 등을 고려하면 다소 높게 잡아도 된다는 의견도 일부 있어 막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말 내년 성장률을 4.3%에서 3.8%로 내렸으며 LG경제연구원(3.6%) 삼성경제연구원(3.6%) 한국금융연구원(3.7%) 등 민간 연구기관들도 3%대 후반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바 있다. 한편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5%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년 예상 경제성장률을 ‘3.0∼3.5%’라고 답한 곳이 41.6%였고, ‘3% 미만’이라고 응답한 곳이 20.8%였다. 전체의 62.4%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3.5% 이하’로 예상한 것이다. 이어 ‘3.6∼4.0%’(30.6%), ‘4.1∼4.5%’(5.6%), ‘4.6% 이상’(1.4%) 순으로 내다봤다.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도 어두웠다. 국내 및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각각 56.2%와 62.6%로 상대적으로 대외변수 악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최근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인 A사 김성현(가명·30) 대표는 단돈 3만 원짜리 책 한 권을 사면서 중소기업청 직원과 최근 실랑이를 벌였다. 김 대표가 구입한 이 책은 회계 일반이론을 다룬 것으로, 최근 창업한 그에게는 꼭 필요한 자료였다. 올 6월 최대 7000만 원을 지원해주는 정부 예비기술창업자금을 따낸 김 대표는 규정에 따라 중기청에 도서구입비를 요청했다. 》 하지만 중기청은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앱 개발 중소기업은 컴퓨터 관련 서적만 지원받을 수 있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정책자금의 부정한 사용을 막기 위해 업종 관련 자료만 구입하도록 제한돼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대표는 “예비기술창업자금을 받는 기업은 대부분 스타트업(start-up·창업 초기 벤처기업)이어서 경영일반이나 회계지식이 필수일 수밖에 없다”며 “소프트웨어 업체는 컴퓨터 책만 사보라는 공무원들의 안일한 발상에 어이가 없다”고 전했다.○ 현장 모르는 탁상 행정 스마트폰 대중화를 계기로 최근 국내 스타트업들이 2000년 ‘벤처 붐’에 이어 중흥기를 맞고 있다. 벤처기업계는 외환위기에 이어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이 걷히면서 큰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대기업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지 않고도 오픈마켓인 앱스토어에 프로그램을 올려 수익을 직접 보장받을 수 있는 신(新)세계가 열리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벤처 1세대 주역인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지금 이렇게 넓어진 시장과 스마트폰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10여 년 전과 비교가 안 된다. 2000년 벤처 붐보다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제2의 벤처 붐을 이어가야 할 정부가 현실성 없는 규제와 부처 이기주의로 스타트업들의 창업 의지를 오히려 꺾고 있다. 올해 창업한 B사 이정현 대표(32)는 최근 중기청 창업자금을 따내고도 인건비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스타트업으로선 이례적으로 직원을 세 명이나 고용했지만 창업자금을 타기 이전에 이들을 채용한 게 화근이었다. 중기청 규정에 따르면 창업자금 지원을 받은 이후 뽑은 인력에 한해 회사가 4대 보험에 가입해야만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경영환경이 열악한 스타트업들이 모든 직원에 대해 4대 보험을 챙겨주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우리 부처하고만 사업하자”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손꼽히는 KAIST 김진형 교수는 ‘앱센터운동본부’를 만들면서 부처 간 이기주의를 뼈저리게 느꼈다. 아이폰 확산에 따른 앱 경제의 잠재력을 내다본 김 교수가 2009년 세운 이 조직은 스타트업들에 앱 개발공간과 장비 등을 지원하는 민간단체다. 당시 김 교수는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고 중기청과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뛰어다니며 수소문했으나 “오직 우리 부처하고만 손잡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조건에 막혀 애를 먹었다. 소프트웨어(지경부 관할)이자 문화콘텐츠(문화체육관광부)인 앱의 속성상 여러 부처와 협력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었다. 그는 “요즘 교통정보 앱처럼 공공정보까지 활용하려면 행정안전부의 협조도 필요한데 공무원들이 현실을 모른 채 부처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며 “각 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앱 컨트롤 타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기청(앱 창작터)과 방통위(스마트 모바일 앱 개발 지원센터), 지경부(한국형 통합 앱스토어 사업) 등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앱 육성 정책을 쏟아내면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 채널 ‘홈&쇼핑’이 내년 1월 개국을 앞두고 1일부터 한 달간 시험방송에 들어간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대 주주로 참여하는 이 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업을 승인하면서 판매 대상의 80%를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우도록 했다. 중소기업계에선 기존 채널보다 낮은 수수료로 판로(販路)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치열한 홈쇼핑 시장 경쟁을 뚫고 안착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냈다. 이효림 홈&쇼핑 대표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품판매 수수료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홈쇼핑 업계에서 최저 마진을 실현할 것”이라며 “중소업체들에 문호를 개방해 입점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홈쇼핑 채널의 수익을 좌우하는 판매수수료를 낮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정부와 중소기업계가 홈&쇼핑에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GS와 CJ오쇼핑, 현대 등 5개 홈쇼핑 채널은 중소 납품업체들로부터 평균 37%에 이르는 수수료를 떼는 등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성캐주얼 의류 등 수수료가 판매가격의 40%가 넘는 품목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홈쇼핑 판매수수료 인하를 적극 유도했고, 홈쇼핑 업체들은 최근 455개 중소 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3∼7%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홈&쇼핑은 한발 더 나아가 상품 선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중소기업 마케팅을 직접 돕는 전담부서도 둘 계획이다. 이 대표는 “상품 선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주부와 중소기업 단체 등으로 구성된 상품선정위원회를 매주 열 것”이라며 “사내에 중소기업 지원팀을 둬 판매대행과 자금지원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홈&쇼핑이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선 홈&쇼핑의 경영환경이 물류회사, 백화점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다른 홈쇼핑 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데다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중소기업 제품의 비중이 80%에 이르러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홈쇼핑 채널은 중소기업 제품 비중이 50∼60%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 중소기업 전문가는 “중소기업청이 서울 목동에 세운 중기 전문 백화점 ‘행복한 세상’도 소비자의 외면으로 한동안 적자에 허덕였다”며 “수수료까지 업계 최저로 낮춘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불필요한 사은품 등 프로모션을 자제하고 신상품 발굴에 진력하는 동시에 중기중앙회 등 주주들과 업무 제휴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며 “내년 50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3년 안에 흑자를 내 경영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29일 경기 파주시 LG화학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공장을 방문해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날 공장을 찾아 “글로벌 1등 사업기반은 부품·소재사업의 경쟁력에서 창출된다”며 “치열하고 끊임없는 혁신으로 부품·소재사업을 LG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사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완공해 올해 5월부터 시험가동 중인 이 공장은 내년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LG는 유리기판(LG화학)과 디스플레이 패널(LG디스플레이), LCD TV(LG전자)로 이어지는 LCD 산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LG는 그동안 삼성코닝정밀소재와 일본 아사히글라스, NEG 등으로부터 유리기판을 들여왔지만 이번 공장 준공을 계기로 자체 물량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 LCD 유리기판은 박막회로를 표면에 증착하는 등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돼 이들 3개 업체가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LCD 업계에선 LG가 치열한 시장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2016년까지 3조 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지어 연간 5000만 m²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무림그룹 ▽무림페이퍼 △전략기획본부장 및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김영식 △국내영업담당 전무 안홍석 △해외영업담당 상무 김호수 △설비기획담당 상무 하대성 ▽무림SP △대구공장장(이사) 차주일 △대구공장 생산담당 이사대우 이재일 ▽무림P&P △울산공장 제지생산담당 이사 황기연 ◇서울보증보험 ▽전무 △경영지원총괄 채광석 △영업〃 장학도 ▽상무대우 △강남지역본부장 두준호 ▽전무대우 △운영지원총괄 김대한 ◇토러스투자증권 ▽상무 △파생영업본부장 최준호}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28일 선린인터넷고에서 특성화고와 직업훈련학교 3학년생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교 전문인력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삼성중공업, 한화S&C와 중소기업 등 43개 기업이 280명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울보증보험 ▽전무 △경영지원총괄 채광석 △영업〃 장학도 ▽상무대우 △강남지역본부장 두준호 ▽전무대우 △운영지원총괄 김대한}
◇무림그룹 ▽무림페이퍼 △전략기획본부장 및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 김영식 △국내영업담당 전무 안홍석 △해외영업담당 상무 김호수 △설비기획담당 상무 하대성 ▽무림SP △대구공장장(이사) 차주일 △대구공장 생산담당 이사대우 이재일 ▽무림P&P △울산공장 제지생산담당 이사 황기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관에서 몸이나 의복에 착용할 수 있는 컴퓨터인 ‘웨어러블 컴퓨터’ 경진대회를 열었다. 자전거를 탈 때 옷에 달린 발광다이오드(LED) 등이 방향지시등 역할을 하고(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면서 옷 안에 장착된 센서로 진동을 느낄 수 있는 특수복(왼쪽)이 눈길을 끌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기업의 내년도 연구개발(R&D) 투자가 올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악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생존’이 더 시급하다고 보고 R&D 투자를 기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투자 늘리겠다’는 기업 줄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국내 R&D 투자 상위 200개사(대기업 100개, 중소기업 100개)를 대상으로 2012년도 R&D 전망을 조사해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보다 R&D 투자를 늘리겠다는 곳은 전체의 53%였다. 반면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곳이 38%, 축소하겠다는 곳은 9%로 조사됐다. 연구원 채용 역시 ‘늘리겠다’가 51%, ‘유지하겠다’ 38%, ‘축소하겠다’ 11%로 R&D 투자 계획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72%가 R&D 투자를 확대하고, 71%가 연구원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해 올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대기업들은 “올해 워낙 R&D 투자를 많이 해 내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만 유지해도 공격적 투자인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도 R&D 투자의 증가폭은 한 자릿수겠지만 투자를 늘리는 것은 확실하다”며 “R&D 인력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크게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측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에도 R&D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투자 확대는 아니더라도 현상 유지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한숨 커져 반면 중소기업들은 위기감을 털어놓으며 내년도 R&D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었다. 올해 설비투자 금액만 봐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지난해보다 각각 16.4%, 10.9% 늘어났지만 중소기업은 3.9% 줄어들었는데,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설비투자에 이어 R&D 투자 예산을 먼저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중소기업 간 R&D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자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A사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발주사인 대기업의 원가절감 압박이 거세지기 때문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R&D 투자액부터 확 줄일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B사의 대표도 “경기가 나빠지면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제공하는 R&D 인센티브나 교육이 줄어 연구 인력이 많이 이탈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R&D 투자가 줄어들 경우 중장기적 악순환에 빠질 우려도 있다. 하지만 체감경기가 워낙 나빠 별다른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14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중소기업 경기전망(SBHI)은 11월 대비 4.9포인트 하락한 87.5로,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SBH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많고,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도 중소기업 R&D 지원을 늘리는 정책을 세우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 R&D 지원 예산을 올해 6288억 원에서 내년 7150억 원으로 증액할 방침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정부 R&D 예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내년도 중소기업의 여건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관련 예산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 조충휘 前현대중공업 사장‘한국에 대형 조선소를 만든다는 건 허황된 꿈이다. 현대그룹이 요청한 대출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1971년 산업은행에 갓 들어온 28세의 신입 행원 조충휘는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올렸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와 모래사장만 찍힌 조선소 예정 용지 사진만 들고 선박을 수주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때다. 서울대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산은 기술부에서 사업성 검토를 담당하던 그로선 현대그룹의 도전이 무모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공장은커녕 제대로 된 생산설비조차 없던 ‘무(無)’의 상태였던 것이다. 이로부터 정확히 28년 뒤 ‘한국에서 대형 조선소는 꿈’이라고 했던 이 청년은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사장 자리에 올랐다. 27일 동아일보와 만난 조 전 사장은 “조선공학을 전공한 나 자신도 우리나라가 조선산업에서 세계 정상에 서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며 “나와 현대의 인연은 이렇게 묘하게 시작됐다”고 전했다.○ 화장실 물 마시며 현장으로 조 전 사장의 현대에 대한 의구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74년 산은 직원으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둘러보면서 그의 의심은 찬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배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던 현대가 조선소 완공과 동시에 26만 t급 대형 유조선(VLCC) 두 척을 건조해 내는 대역사를 이룬 것이다. 조선소 독을 세우면서 동시에 배를 건조해낸 것은 세계 조선산업 역사상 처음이었다. 특히 그는 선체를 들어올리는 ‘골리앗 크레인’을 부품째 들여와 직접 조립할 것을 고집한 현대의 장인정신에 놀랐다. 완제품을 쉽게 선박으로 들여올 수도 있었지만 현대는 ‘언젠가 국산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직원들이 일일이 손수 조립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크레인 구조를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엔지니어들의 열정에 크게 놀랐다. 이런 곳이라면 청춘을 한번 걸어봄 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안정된 은행원 생활을 버리고 1976년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조 전 사장은 세계를 무대로 본격적으로 영업을 뛰기 시작했다. 첫 무대는 1980년 방글라데시 제1 항구도시인 치타공이었다. 당시로선 큰 규모인 1000만 달러 변전소 입찰을 따내기 위해 사무실이 있던 다카에서 현장까지 12시간을 열차로 달렸다. 치타공으로 가는 첫 열차 여행에서 그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40도가 넘는 여름에 물을 구할 길이 없었다. 현지인들이 어디선가 물을 떠오기에 따라가 보니 화장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흙탕물이었다. 내키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으면 탈수증에 걸릴 처지였기에 수건에 더러운 물을 묻혀 입을 적시면서 버텨냈다. ○ 치열했던 정보전 해외영업은 정보기관원 업무에 곧잘 비유된다. 낯선 외국 땅에서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사람과 정보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인도 뭄바이에서 근무하던 1983년 국영기업 S사로부터 6만2000t급 유조선 11척을 수주할 때에도 그랬다. S사를 수시로 드나들 때면 언제나 회사 입구에 놓인 방명록을 세심하게 들춰봤다. 경쟁사에서 어떤 직급의 임직원이 언제 누굴 방문했는지를 재빨리 파악해야 알맞은 대응을 할 수 있어서다. 1989년 컨테이너 강국인 독일로부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1800TEU급 컨테이너선 네 척을 한꺼번에 수주할 수 있었던 것도 정보전의 승리였다. 현대중공업과 입찰에서 경합한 곳은 컨테이너선 설계기술에서 한국을 앞서 있던 일본 조선업체. 당시 일본 조선사는 컨테이너선의 적재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형 설계기술과 선박 재질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는 일본 조선업계를 잘 알면서 동시에 발주업체의 속내까지 파악하고 있던 컨테이너선 전문 브로커를 용케 찾아냈다. “떠오르는 한국 조선업체를 잡지 못하면 앞으로 큰 성공을 거두시기 어려울 겁니다.” 조 전 사장은 독일인 브로커에게 확신에 찬 어조로 당당하게 말했다. 조 전 사장이 본사 엔지니어들을 독일로 불러들여 현대중공업의 기술적 저력을 보여주자 그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렸다. 여기에 심장병을 앓던 브로커의 부친을 위해 만날 때마다 약을 챙기는 세심한 배려도 한몫했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이 브로커를 통해 경쟁사가 어떤 사양과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는지 미리 파악해 수주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 전 사장은 “열정과 도전정신 하나로 조그마한 어촌을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으로 탈바꿈시킨 정 명예회장과 수많은 동료의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조충휘 前현대중공업 사장 ::1943년 출생1970년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1970∼74년 한국산업은행 근무1976년 현대중공업 입사1983년 인도 뭄바이지점 근무1986∼90년 런던지사장 이사 및 상무로 일하면서 독일에서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1998년 은탑산업훈장 수상1999∼2001년 대표이사 사장▼개척… 길 없는 곳에 길 내는 것이 바로 상사맨, 산길 막혔을 땐 물길 열어 철근 날라▼● 주진효 LG상사 상무“우리가 제대로 교역을 하려면 사나이답게 술을 한 잔해야 하지 않갔소?” 1991년, 당시 말단 대리였던 주진효 LG상사 상무는 ‘North Korea(북한)’팀에 배치됐다. 한국 철강제품과 생필품을 북한에 주는 대신 북한에서 아연과 석탄을 가져오는 물물교환 방식의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을 비즈니스 상대로 만난다니 막막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음식점에서 북한 무역회사 사장을 만났다. 그들의 사업 방식은 거칠었다. 북한 기업인은 보란 듯이 맥주잔보다 1.5배 큰 잔에 52도짜리 고량주를 가득 채우더니 벌컥벌컥 들이켰다. 주 상무에게도 잔을 내밀었다. 똑같이 한 잔을 들이켰다. 석 잔씩을 대결하듯 마셨다. 처음에는 공격적이던 그들도 점차 호의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용 비닐부터 철강까지 점차 주고받는 품목을 늘렸다. 1993년에는 LG상사와 북한 무역회사들 사이의 교역 규모가 1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주 상무는 “북한은 여태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힘든 비즈니스 상대였다”면서 “상사맨에게는 국경도, 한계도 없다는 것을 배운 계기”였다고 말했다. ○ 외환위기와 플래카드 ‘주진효 차장님의 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1998년, LG상사 홍콩지사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던 주 상무가 홍콩 바이어와 국내의 한 철강공장을 방문한 날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차에서 내린 주 상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공장 입구에 주 상무를 환영하는 큰 플래카드가 펄럭였고, 바닥에는 빨간 카펫이 깔려 있었다. 카펫 위를 조심조심 걸어가는데, 회장이 직접 나와 “주 차장님이 아니었으면 부도가 날 뻔했습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이 회사와 오래 거래해 왔지만 과장이나 부장이 아닌, 회장을 직접 만난 건 처음이었다. 회장은 아끼던 고급 양주를 주 상무에게 선물했다. 주 상무 일행을 정성껏 대접하기 위해 멋진 도자기에 차를 내오는 그들을 보는데 기분이 뭉클했다. 한 해 전이었다. “이렇게 가다간 정말 힘들어지겠는데….” 주 상무는 홍콩에서 한국 내 소식을 다룬 신문기사와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외환위기 때문이었다. 국내 유수의 철강 기업들이 도산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접했다. “재고는 쌓이고 이자는 늘어나고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 철강기업 직원들의 하소연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주 상무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터키, 이란 5개국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간 ‘한국산 제품을 쓰고는 싶은데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현지 바이어들이 거래를 머뭇거렸던 곳이었다. 주 상무는 바로 비행기표를 끊었다. 매주 한 곳씩 출장을 가 살다시피 했다. “제품이 이렇게 좋은데 지금 환율 효과 탓에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며 바이어들을 설득한 끝에 철강재 20만 t을 중국과 대만 등에 수출해 1억2000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려줬다. 그는 “상사맨으로서 나라에 보탬이 되는 수출일선에 서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큰일 났어요. 재료가 없어서 건물을 올릴 수가 없어요.” 2007년 국내 한 건설업체가 캄보디아에 대형 빌딩을 짓기 위해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건물의 뼈대가 될 ‘철근’을 확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정은 이랬다. 공사현장인 프놈펜까지 철근을 가져오려면 항구가 있는 시아누크빌에서 산을 따라 5시간을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산길 곳곳에 총으로 무장한 강도들이 잠복해 있었다. ‘어느 기업은 물건을 몽땅 약탈당했다더라’,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수십 명이 죽고 다쳤다더라’는 온갖 흉흉한 소문이 난무했다. 철강을 운반하려면 트럭 수백 대가 이동해야 하니 조용히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했다. 조 상무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로 했다. 남이 가던 길만 따라 걷는 것은 상사맨이 아니었다. 호찌민에서 프놈펜까지는 메콩 강이 흐른다는 점에 착안했다. 산과 달리 물길은 강도들로부터 안전지대였다. 그는 얕은 바지선에 물건을 실어 강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프놈펜 옆에는 배를 댈 만한 부두가 없었던 것. 하지만 이것 역시 ‘없다면 만들면 될 일’이었다. 부두까지 뚝딱 만들어 1만1000t, 1200만 달러 규모의 두꺼운 철근을 안전하게 수송했다. 단순히 철근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 기업이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 짓도록 돕고 싶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건설업체 담당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주 상무는 “다른 어느 나라 기업도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못했다. 수출 현장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온 한국 기업들은 그런 발상의 전환이 몸에 내재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주진효 LG상사 상무 ::1960년 출생1987년 부산대 영어영문학과 졸업1987년 고려무역 입사1989년 럭키금성상사 입사1991년 NK(North Korea·북한 사업)팀2000년 홍콩지사 철강팀장2007년 철강팀장2008년 철강수출 공로를 인정받아 제45회 무역의 날 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 2010년 철강1사업부장·임원 선임}

《 좋은 상품, 서비스도 내다팔 시장이 없다면 ‘그림의 떡’이다. 무역 1조 달러 시대 개막은 열정과 끈기로, 시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 무역 일꾼들의 땀과 눈물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수출품도 달라지고, 개척하는 시장도 달라졌지만 이들 수출역군의 생생한 경험담과 불굴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경제와 무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 썩은 냄새에 머리가 아팠다.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의 바로 앞자리에 놓인 기다란 나무상자에서 뭔가 악취가 났다. 견디다 못해 슬쩍 뒷자리로 옮겼다. 서툰 네팔어로 경찰복장의 젊은이에게 묻자 놀라운 말이 흘러나왔다. “반군이 쏜 총탄에 맞아 죽은 동료입니다.” 등골이 오싹했다. 한 시간 넘게 시체와 나란히 비행기를 탔다고 생각하니…. 나진수 삼성물산 전 부사장은 24일 동아일보와 만나 1988년 네팔 남부도시 네팔간지에서 카트만두로 향하던 중 겪었던 일을 들려줬다. 당시 부장이던 나 전 부사장은 변전소 건설계약을 따낸 뒤 공사현장을 둘러보던 길이었다. 그나마 비행기는 악취만 참으면 됐지만 육로 여행은 고역이었다. 한여름 40도가 넘는 네팔 남부지역에서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차로 700km를 이동해야 했다. 변변한 식당이 없는 것은 물론 깨끗한 물을 구하기도 힘들어 탄산음료와 삶은 계란으로 사흘을 버텼다. 비 오듯 흐르는 땀에 사타구니가 헐어 걷기조차 힘들었다. 그는 “제3세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상사맨은 별별 경험을 다하게 된다”면서도 “그땐 고생스러웠지만 20년이 넘은 지금도 기억나는 건 그런 추억들”이라고 말했다.○ 미지의 땅 아프리카 문을 열어젖히다 “지금 아프리카라고 하셨습니까?” 1992년 6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나 전 부사장은 신세길 당시 사장이 내린 특별지시에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남아시아에서 일본과 경쟁이 치열하니 아직 미개척지인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하세요.” 그때만 해도 아프리카는 세계를 무대로 뛰는 상사맨에게조차 전혀 낯선 땅이었다. 떠오르는 것은 교과서에 본 정글과 사바나뿐이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 전 부사장은 우선 자신과 아프리카를 이어줄 접점이 어딜까 고민했다. 장고(長考) 끝에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기로 했다. 아프리카처럼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의 과거를 떠올리자 해답이 나왔다. 세계은행(IBRD)이었다. IBRD는 당시 아프리카 각국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개발 차관을 제공하고 있었다. IBRD 관계자를 통하면 차관을 제공받는 아프리카 정부 고위직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그 길로 수소문해 미국 유학을 마치고 IBRD에 들어가 가나에서 4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는 한국인을 소개받았다. 그를 통해 가나의 고위공무원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인맥이 쌓이자 가나 공무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정유시설을 견학시켰다. 친분을 쌓은 가나 공무원이 “1500만 달러짜리 석유저장탱크 시공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쉽진 않았다. 가나의 국영 정유사 ‘TOR’ 사장이 한사코 경쟁입찰을 주장하며 정부의 수의계약 방침에 제동을 건 것이다. 나 전 부사장은 다시 ‘정성’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다. TOR 사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 그가 척추가 안 좋아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곧바로 비행기를 탔다. 병원 직원을 설득해 사장이 머무는 병실을 알아냈고, 꽃다발을 사들고 불쑥 찾아갔다. 놀란 눈으로 그를 맞은 TOR 사장에게 안부를 묻고 쾌유를 빌었다. ‘잘 봐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았다. 비즈니스 얘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나 전 부사장의 정성에 감복한 TOR 사장은 얼마 후 “삼성물산이 프로젝트를 맡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가나 정부에 냈다.○ 리스크보다 신뢰가 우선 ‘위험 없이는 수익도 없다(No Risk No Return)’는 말은 해외영업에서도 진리다. 1995년 가나에서 중질유 분해시설 공사 수주를 준비하던 삼성물산은 날벼락을 맞았다. 파트너였던 일본 이토추 종합상사가 돌연 컨소시엄 탈퇴를 통보한 것이다. 이토추가 컨소시엄에서 빠지자 자금지원을 약속했던 일본 수출입은행도 등을 돌렸다. 나 전 부사장은 삼성물산 단독으로 수주를 감행하는 모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어렵게 뚫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이번 일로 가나인의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며 사업을 밀어붙였다. 결국 사업 수주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이는 삼성물산이 1990년대 후반 가나에서 쏟아져 나온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를 ‘싹쓸이’하는 발판이 됐다. 나 전 부사장은 “어떤 사업이건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라며 “장애물이 생겼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1993년 여름. “이렇게 좋은 차가 5000달러도 안 된다고요? 티코는 무조건 우리가 팔겠습니다.” 폴란드 최대 자동차 딜러사인 ‘폴모트’의 안제이 자라이치크 사장은 전병일 ㈜대우 바르샤바 법인장(현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의 손을 덥석 잡았다. ‘드디어 동유럽 시장이 열리는구나.’ 전 법인장의 입가로 웃음이 새나왔다.○ 끈기로 뚫은 경차 유럽 수출 하지만 오산이었다.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철 비와 안개가 잦은 유럽은 10월 이후에는 차량 전조등을 의무적으로 켜야 하는 까닭에 미주나 아시아와 달리 램프 성능에 대한 기준이 무척 까다롭다. 티코는 차량충돌 안전성 검사, 환경기준 평가 등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램프 성능 테스트라는 마지막 단계에서 발목을 잡혔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장사는 자주 만나 신뢰를 쌓아야 길이 열린다’는 신념대로 전 법인장은 폴란드 자동차 안전성검사장으로 매일 출근했다. 간부들은 물론이고 말단 직원까지 골고루 눈도장을 찍으며 식사도 하고 차도 마셨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깍듯하게 인사했다. 자존심이 강한 폴란드인들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간단한 선물을 주거나 청탁을 할 때는 폴모트 직원을 통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그러기를 6개월여. 전 법인장은 폴란드인 검사 담당자를 마주한 자리에서 “티코는 미국, 일본에서도 이미 검증된 차입니다. 폴란드는 유럽에서 비교적 남쪽이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라고 집요하게 설득했다. 상대방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전 법인장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준비해 간 램프 소켓을 꺼냈다. 폴란드 규격에 맞는 것이었다. “반년 뒤에 들여오는 새 차는 꼭 여기에 맞는 램프를 달겠습니다.” 전 법인장의 간절한 부탁에 검사 담당자는 못 견디겠다는 표정으로 “조건부 승인입니다. 약속은 꼭 지켜야 해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본국 공장에서조차 “퇴짜 맞을 게 뻔하다”며 포기했던 티코의 첫 유럽 수출이 성사된 순간이었다. 전 법인장이 녹음기처럼 읊어댄 덕분에 티코의 성능과 제원을 달달 외운 안전성검사장 직원들은 그 뒤 폴모트에 “티코를 싸게 살 수 없겠느냐”며 민원을 내기도 했다.○ 동유럽에 세운 ‘대우 왕국’ 그로부터 2년 뒤. 전 법인장은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에게 “FS루블린(폴란드의 국영 상용차공장)과 협력해 차량 조립을 하겠습니다”라고 요청했다. 수입차에 35%의 높은 관세를 물리는 폴란드의 규정을 피하기 위해 아예 현지 조립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차를 몇 대나 팔 수 있겠나.” 김 회장이 물었다. “2만 대는 충분히….” 전 법인장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 회장이 껄껄 웃었다. “에이∼ 이 사람. 고작 2만 대 팔려고, 차라리 공장을 인수해 10만 대를 팔게.” 김 회장은 곧장 폴란드의 자동차산업 주무장관을 만나 계약을 맺었다. 6개월 뒤에는 폴란드 승용차시장 점유율 1위인 FSO까지 인수했다. 동유럽 최대의 내수시장을 보유한 폴란드를 발판으로 유럽차 시장을 석권하려는 대우의 ‘세계경영’에 시동을 건 것이다. 현지생산을 시작하면서 대우차의 시장점유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1997년에는 확고부동한 1위 자동차 메이커로 올라섰다. 천신만고 끝에 티코 400대를 수출한 지 불과 4년 만이었다. 폴란드는 자국에 최대 규모 투자를 한 대우에 바르샤바 시내 인민궁전과 똑같은 높이의 최고층 사옥을 짓도록 특별대우를 했다. 이후 대우그룹은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무너지고, 대우인터내셔널도 숱한 고비를 넘기며 포스코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하지만 부사장이라는 더 무거운 견장을 단 전 부사장의 고민은 여전히 1990년대 초반의 폴란드 같은 새로운 시장을 찾는 일이다. 전 부사장은 “종합상사가 단순 무역으로 돈 벌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기회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과 투자 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개발국가의 자원 개발에 진출하면서 이에 필수적인 각종 인프라와 플랜트까지 함께 수출하는 복합거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사의 출발은 여전히 만남이고 믿음을 얻는 일”이라고 전 부사장은 강조한다. 그는 “예전 같으면 100원짜리를 110원에 팔면 칭찬받았지만 요즘은 거꾸로 야단을 맞는다”며 “눈앞의 이익보다는 신용을 쌓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사진)이 21일 동반성장위 간부회의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조만간 위원장직을 사퇴할 의사도 없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해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동반성장위와 지경부 사이의 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정 위원장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동반성장위 사무국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한 직후 동아일보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서 제기한 위원장직 사퇴설에 대해 “사퇴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낸 적도 전혀 없다”며 정면으로 부인했다. 동반성장위의 현안이었던 중소기업 적합품목 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중소기업계에선 정 위원장이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연내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았다.이와 관련해 정영태 동반성장위 사무총장은 “정 위원장이 오늘 간부회의에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명확히 했고 최근 주변에 사퇴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가 위원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러나 이 같은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동반성장위 주변에선 여전히 “정 위원장이 성과가 나는 상황에서 물러나기를 망설이는 것이지 정치에 대한 뜻이 없는 건 아니다”며 조기 사퇴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홍석우 신임 지경부 장관에 대해 정 위원장은 “(홍 장관이) 중소기업청장으로 일한 경험도 있고 해서 저랑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임 최중경 장관과 내내 각을 세우며 갈등을 빚어온 정 위원장이 홍 장관에 대해선 신뢰를 나타낸 것이다. 정 사무총장도 “홍 장관이 중기청장으로 일할 때 제가 차장으로 모시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정 위원장도 국무총리 재직 당시 홍 청장과 사이가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를 수행 중인 홍 장관은 귀국하자마자 첫 공식일정으로 23일 열리는 ‘동반성장 주간행사’에서 정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이날 공식행사에 앞서 두 사람은 약 30분간 따로 비공개 면담을 할 계획이다. 전임 최 장관은 올 3월 정 위원장과 첫 인사를 나눈 이후로 한 번도 따로 만난 적이 없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국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놀랐다.” 벤처 지원 프로그램인 ‘트위스트’의 한국 피칭(1분 안에 자신의 사업계획을 압축해 설명하는 것)대회에 참석한 미국 트위터 본사의 엔지니어는 1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날 트위터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설명회를 열면서 국내 청년 벤처 창업자들의 피칭을 듣고 현장에서 평가했다.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스타들의 트위터 계정을 알려주고 실시간으로 각국 팬들의 모국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 등을 지켜보면서 이들은 “한국 벤처기업의 미래는 밝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국내 벤처기업계는 이른바 ‘아이폰 쇼크’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왕년의 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환위기에 이은 벤처거품 붕괴로 2000년 이후 청년창업이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20, 30대 청년층의 비중은 2000년 54%에서 2008년 12%로 급감했다. 창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더 선호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청년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등 관련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들의 벤처 창업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날 피칭대회에 참가한 젊은 CEO들은 “정부가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크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이 창업에 나서는 만큼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선배 벤처 CEO에게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최근 국내에서 벤처기업을 차린 최정우 GPON 대표는 “미국에선 대학 차원에서도 수많은 창업 네트워크가 조직돼 있어 서로 부족한 점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달 8일 한국을 찾은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우리 정부와 함께 ‘구글 스타트업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각종 교육 프로그램과 장비를 지원해 한국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직접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우리 정부와 산업계도 토종 스타트업들의 활력을 키우는 데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올해 기업들의 평균 임금인상률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5.4%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764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된 516개 기업의 평균 임금인상률이 5.4%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2007년(5.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년제 대졸사원들의 입사 첫해 평균 월급은 242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 신입사원들의 월급은 271만6000원으로 종업원 100∼299명 중소기업 평균보다 59만 원 많았다. 기업규모별 임금인상률을 보면 △1000명 이상 기업은 5.5% △500∼999명 4.7% △300∼499명 5.1% △100∼299명 5.3%로 대기업의 인상폭이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금융 및 보험업이 292만9000원으로 건설업에 비해 56만8000원 더 많았다. 제조업은 평균 242만4000원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중간 수준이었다. 한편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평균 9.1% 인상을 요구한 반면 기업들은 3.7%를 제시해 양측이 5.4%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5.2%포인트에 비해 0.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페르노리카코리아가 2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스카치위스키 ‘발렌타인 17 스카파 에디션’을 선보였다. 스코틀랜드 산악지대인 하이랜드에 있는 스카파 증류소에서 만든 제품으로 풍부한 과일맛과 바닐라향이 조화를 이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존슨 지퍼락이 20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자사의 ‘지퍼락 홀리데이백’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넣어 어린이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제품은 냉장고에 식품을 보관할 때 사용하는 투명 백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