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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중단을 논의할 공론화위원회에 시민단체 인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달 중순까지 공론화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보상 규정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공론화위는 1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며 “시민단체 인사와 함께 자연과학, 사회과학, 갈등 관리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인사의 포함 여부를 두고는 “논의 중”이라고만 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이해관계자를 배제한 공론화위와 이들이 꾸리는 시민배심원단이 최대 3개월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최대한 서둘러 이르면 2개월 안에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공론화위원들은 늦어도 이달 중순까진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론화위의 모델은 2013년 구성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나 독일의 ‘핵폐기장 부지선정 시민소통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선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일부 부처 관계자들이 포함된 지원 조직이 공론화위 및 배심원단 활동을 외곽에서 돕는다. 정부는 지원 조직에 학계 전문가나 지역 관계자 등 외부 인사도 수혈할 방침이다. 정부는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 선언 이후 쟁점으로 떠오른 시공업체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검토 중이다. 일단 국무조정실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논의해 당장 공사 중단 이후 인건비 문제 등 업체 보상안을 이달 중순까지 마련하기로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부가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 중단을 논의할 공론화위원회에 원자력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를 배제한 공론화위와 이들이 선정하는 시민배심원단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정책을 수정한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공론화위를 전문가들로만 구성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지, 전문가를 억지로 배제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27일 국무조정실은 비전문가 민간인 10명 이내로 구성된 공론화위와 이들이 구성할 시민배심원단이 최대 3개월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고리 5, 6호기 최종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야당과 에너지 전문가 등이 이를 비판하면서 정부는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이들은 국가 산업정책의 근간인 전력 수급 문제를 법적 대표성과 전문성이 없는 시민배심원단에 맡기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지역 관계자, 전문가 등이 (공론화위에) 다양하게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판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 한국 사회가 원전에 대해 갖고 있는 고뇌를 반영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각계각층에서 제기되는 전력 수급 우려에 대해서는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을 포함한) 탈(脫)원전 계획은 전력난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요금 인상 등을 언급하며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건 다른 저의가 의심된다”며 강력 반박했다. 정부가 여론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공론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중대한 에너지 정책 사안을 비전문가들이 여론재판식으로 결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19일 문 대통령이 ‘탈원전’과 함께 사회적 합의 방안을 밝힌 뒤 정부가 절차상 문제점과 공사 중단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공론화 방안을 내놔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신진우·유근형 기자}
정부가 울산 울주군에 짓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원전 중심의 발전(發電)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다. 공사를 계속할지는 약 3개월의 공개 논의를 거쳐 시민배심원단이 결정하기로 했다. 2008년 계획을 세운 뒤 8년여의 준비를 거쳐 공사비 1조6000억 원과 주민 보상비용 1조 원 등 2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추진되던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가 비전문가 민간인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와 이들이 선정한 시민들의 판정을 기다리게 된 셈이다. 이를 두고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법적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집단에 주요 국책사업을 맡기면서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지속 여부에 대한 공론화 작업을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공론화 기간 중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독립기구인 공론화위를 설치할 예정이다. 공론화위는 에너지 전문가를 제외하고 국민적 신뢰가 높은 10명 이내 중립 인사로 구성된다. 또 여론조사와 TV토론회 등을 통해 고리 5·6호기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하고, 배심원단은 공사를 계속할지 아니면 중단할지를 최종 판정한다. 공론화위의 활동 기간은 최장 3개월이다. 신고리 5·6호기는 2008년 건설 계획이 세워진 뒤 지난해 9월 공사가 시작됐다. 설비용량 1400만 MW(메가와트)급 원전 2기로 현재 공사는 28.8% 정도 진행됐다. 총 8조6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고 준공 목표는 5호기가 2021년, 6호기가 2022년이다. 한국의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과 같은 모델이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신진우 기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27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를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 작업 기간과 관련해 ‘3개월보다 그 기간이 짧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최장 3개월로 잡고 있지만 최대한 단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여론이 일찍 수렴되면 3개월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홍 실장과 기자들 문답 내용. ―공사 중단 시점은 지금부터인가. “그렇다. 다만 오늘(27일)인지 내일이 될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 ―시민배심원단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이들의 결정 방식은 다수결인가. “정부가 결정할 부분은 아니다. (앞으로 구성될) 공론화위원회에서 가장 공정한 방식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독일에선 120명의 시민패널단이 구성돼 이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핵폐기장 부지 선정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의 임명 방식 및 절차는…. “현재로선 여러 사람의 추천을 거쳐 (후보를 결정하고) 최종 결정은 국무총리가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공론화위원회 위원들의 법적 지위는…. “위원들은 의사결정권을 (갖는 건 아니고) 공론화 작업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해 나가는 분들이다. 이분들의 지위는 총리 훈령 등 방식으로 기준을 정할 것으로 본다. 다만 총리실 밑에 있는 산하 위원회 등의 개념은 절대 아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고 청와대가 26일 밝혔다. 지난달 10일 취임한 뒤 48일 만이다. 하지만 국무회의 참석자 17명 중 현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은 7명에 불과하다. 내각 인선이 늦어지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과 새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의 ‘불편한 동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28일부터 시작되는 방미 일정 동안 국무위원들이 차질 없이 국정 운영을 이끌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뭄 대책, 평창 겨울올림픽 준비 상황 등을 논의하고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무회의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와 새 정부에서 임명된 이낙연 국무총리가 각각 세 차례 주재했다. 당초 청와대는 새 정부 장관 임명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장관 인선이 지연되면서 더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5일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에 국무회의를 각각 주재했다. 국무회의는 문 대통령이 주재하지만 참석자 상당수는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참석자 17명 중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장관은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7명뿐이다. 전체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인 10명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다. 전·현 정부 내각 인사들의 불편한 동거가 언제 끝날지도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 8명은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지만 일부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장관은 후보자가 없는 상태다. 장관 인선 발표는 13일이 마지막이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방미 출국 전까지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인사를 빨리 끝내고 다른 정국 이슈로 넘어가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크지만 검증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장관 세 자리 중 가장 관건은 법무부 장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환 전 후보자가 낙마한 후 인선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현직 의원이 아닌 재야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경제수석실 산하 농어업비서관에 신정훈 전 의원, 사회수석실 산하 여성가족비서관에 은수미 전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19대 의원 출신인 두 사람은 20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 입성한 전직 의원 출신은 9명으로 늘어났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 기자}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3년 만인 1956년. 폴란드에선 푸른 눈의 전도유망한 젊은 외교관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는 상부로부터 ‘한반도에서 중립국 감시위원단으로 활동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한창 신혼이던 23세 외교관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건 당연지사. 가난과 전쟁. 이게 그가 떠올린 한반도 이미지의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최연소 위원으로 활동한 스타니스와프 파블라크 씨(85·사진)는 현재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도 그가 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주최한 학술회의 참석차 한국에 온 그를 21일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만났다. 유년기에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조국이 독일군에 짓밟히는 현장을 목격했던 파블라크 씨는 1956년 12월부터 1년 반가량 대부분의 시간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안에서 활동했다. 당시 감시위에는 유엔사가 임명한 2개국(스위스 스웨덴), 북한이 임명한 2개국(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에서 위원단이 파견됐다. 파블라크 씨는 “남북한의 총기·전투기·폭탄 등 현황을 파악해 무기 경쟁을 통제하고, 정전협정 이행 여부를 감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몇 년 안에 남북한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할 날이 올 줄 알았다”며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 주민들에게) 왠지 죄를 지은 기분이다.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955년 남한에선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위원단이 북한에 스파이 노릇을 한다’는 시위가 벌어졌다. 파블라크 씨는 “그때는 섭섭했지만 돌이켜보면 감시위 내 일부 무기 전문가들이 실제 스파이 활동을 했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 얘기를 꺼내자 그는 “내가 알고 지낸 북한 장교나 외교관들 중에도 간혹 갑자기 연락이 끊긴 경우가 있다”며 “이들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지 요즘 걱정이 많다. 김정은이 무섭고 두렵다”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수첩이 없으면 엉덩이 균형이 깨져 걷기가 불편하다.” 수첩(사진)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강조해 온 ‘소통’의 상징이다. 어디서든 깨알같이 메모하는 게 습관인 그의 오른쪽 뒷주머니엔 언제나 수첩이 꽂혀 있다. 이 총리는 “수첩의 무게로 척추가 한쪽으로 휘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바지를 갈아입다 수첩을 빼놓고 온 날에는 출근 중에도 집으로 돌아가 수첩을 챙긴다. 그의 측근은 “이 총리는 애장품 1∼10호가 모두 수첩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기자 시절 ‘취재용’이던 그의 수첩은 이후 ‘소통용’으로 용도가 늘었다. 총리 취임 이후 국회 방문 때나 세월호 미수습자 유가족들을 만났을 당시 그의 손엔 수첩이 있었다. 총리가 된 이후 그의 수첩에는 ‘인사용’이란 목적이 추가됐다. 워낙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크고 작은 직책 인선에 관여하다 보니 인물 품평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 두고 인사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최근 자기 전 자신이 메모한 내용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메모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해결해야 할 민원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다. 이 총리는 주말에도 소통 행보를 이어나갔다. 24일 충북 청주시 혜능보육원(이사장 왕희택)을 방문한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해체 가정 출신이었다”며 아동들을 격려하고 지방 보육원 지원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17개 시도 광역단체장이 참여하는 ‘시도지사 간담회’가 다음 달부터 정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지방분권’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셈이다. 총리실은 내년 개헌에 반영할 지방분권 강화 조항도 정리하고 있다. 20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광역단체장들과 일대일 비공개 식사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전북·제주도지사 및 광주시장과는 비공개 회동을 마쳤다. 이번 주에는 충북·충남·경북도지사와 세종시장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지방분권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 총리와 만난 한 광역단체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개헌을 앞두고 이 총리가 ‘지방분권 전도사’로 나선 듯한 인상을 받았다”며 “재정분권과 지방으로의 일자리 이양 문제 등을 두고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 달 중순 광역단체장이 모두 참여하는 첫 시도지사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전국 광역단체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내년 개헌 때 (광역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를 신설하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개헌 전까지 시도지사 간담회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총리실은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국세 중심인 재정구조를 지방세 중심으로 전환해 각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광역단체장들도 개헌을 앞두고 자체적인 지방분권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과 수평적으로 지방 관련 업무를 논의하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제2국무회의)를 만들자는 데 (시도지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지방분권 관련 조항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시도지사협의회 사무국이 맡는다. 한편 문 대통령과 이 총리는 매주 월요일마다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국정 현안 전반을 논의하기로 했다. 19일 회동에선 내각 인선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회동 정례화는) 문 대통령이 이 총리에게 ‘책임총리’로서 힘을 실어주겠다는 확실한 제스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특사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만나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하고, 다른 문제는 그것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베 총리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를 희망하고, 이른 시일 내 양국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일 관계를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니카이 특사로부터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받고 한동안 내용을 꼼꼼히 살핀 뒤 “위안부 합의는 한국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솔직한 현실”이라며 “이 점을 한일 양국이 직시할 필요가 있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니카이 특사는 “공감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대통령은 “양국이 그 문제에만 매달려 다른 문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길로 나아가선 안 된다”며 “그런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보다 실용적인 조건으로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접견에서 문 대통령과 니카이 특사는 한일 관광업 발전 방안 등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민이 2배 이상 많으니 일본 국민도 한국을 더 많이 방문해 달라”며 “(외교는) 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셔틀외교 수준으로 복원해야 하고, 민간 교류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니카이 특사와 만나 35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국회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내는 등 ‘지일(知日)파’인 이 총리는 니카이 특사와도 수년간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현재) 약간 어려움이 있지만 양국 지도자들의 지혜로 풀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니카이 특사는 “일본에 있어 한국은 말할 필요도 없이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전략적인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화답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니카이 특사단을 만나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명백한 사죄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당국은 니카이 특사가 방한 첫날인 10일 전남 목포에서 “한 줌의 간계를 꾸미는 일당은 박멸을 해가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신중해 달라”는 입장을 12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이 특사의 발언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론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신진우 기자}

“통곡도 못하고 뚜드리도 몬허고…살아생전 마지막 만남이라 먼 산만 쳐다봤다 아입니까.” 납북 어부인 정건목 씨의 동생 정향 씨(56·여)는 “편지만 생각하면 원하는 게 돈인 건지, 괜히 오빠가 다치는 건 아닌지 미칠 지경”이라며 답답해했다. 편지가 와서 되레 화가 치밀었다. 7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30대 초반의 탈북 여성이 접근해 “오빠와 직접 통화시켜주겠다”며 300만 원을 가져갔다. “돈이 어디를 넘어가고 있다”며 띄엄띄엄 연락이 오다가 ‘김정은 정권으로 바뀌면서 단속이 심해졌다’며 소식이 끊겼다. 지난해 초 정건목 씨의 편지를 건네받아 남측 가족에게 전달한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가족들을 데리고 함께 중국 단둥(丹東)으로 오라. 건목 씨를 데리고 나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 이사장은 “과거부터 북한 보위성이나 북측 사람들이 이산가족과 납북자들의 아픔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족들을 꾀어 돈을 요구하고 중간자 역할을 한 사람들을 납치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식이다.심리적인 트라우마에 탈북 브로커 사기까지 상봉의 후유증을 겪는 것은 비단 정건목 씨 가족만이 아니다. 감시 아래 이뤄지는 짧은 만남, 다시 기약할 수 없는 만남에 이산가족들은 두 번 울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당시 상봉 이후 이산가족 4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4%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면증, 무력감, 그리움, 우울증 등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동아일보는 2015년 10월 20∼22일, 24∼26일 이뤄진 마지막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애틋한 사연으로 시선이 집중됐던 이산가족들을 인터뷰해 상봉 이후의 삶을 추적해 봤다. “잊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북측 최고령 할아버지 리흥종 씨(90)가 ‘꿈꾸는 백마강’을 나직하게 부르자 딸 이정숙 할머니(70)는 정말 아이처럼 울었다. 그리고 상봉 이후 두 달 동안 이 할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줄줄 흘렸다. 지난해 6월 아버지를 그리던 이 할머니에게 북-중 무역을 한다는 사업가가 아버지에게 돈을 전달할 수 있다며 접근했다. “방에 TV가 없다”는 아버지 말이 귀에 맴돌던 이 할머니는 돈을 보내려고 했다. 2000달러면 아버지가 방 세 칸짜리 집도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 그 대신 아버지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구하자 브로커는 답이 없었다. 이 할머니는 “상봉 끝나고 금전이든, 서신이든 당사자끼리 직접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엉뚱한 사람들이 돈을 벌고 있다”며 다시 흐느꼈다. 2년 전 이산가족 상봉 당시 구상연 할아버지는 98세로 남측 최고령 상봉자였다. 65년 만에 주름진 할머니가 된 두 딸 송자 씨와 선옥 씨를 만났다. 구 할아버지는 이산가족 상봉을 하고서 석 달 뒤 돌아가셨다. 아들 형서 씨는 “오직 그날만 기다리신 것 같았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은 다시 생이별을 한 북측 누나들을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있으나 전달할 방법이 없다. 65년 만에 재회한 신혼부부였던 오인세(85), 이순규 씨(86·여)의 아들 장균 씨는 이산가족 상봉 이후 7개월 동안 술에 의존할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한참 혼났다”고 했다. 장균 씨는 평생 처음 본 아버지 어깨를 주물렀다가 살이 없이 갈비뼈만 앙상한 마른 몸매에 말문이 막혔다. 아버지는 또 들쭉술을 곁들인 식사를 하면서 허겁지겁 비우고는 머쓱해했다. 그런데도 팔 힘이 어찌나 센지 당해낼 수가 없었다. “팔 힘이 왜 이리 좋아요”라고 물었더니 “일만 했다”고 속삭였다. 그런 아버지를 떠올릴 때마다 장균 씨는 가슴이 메어졌다. 어머니 역시 “보고 싶긴 뭘 보고 싶냐”라고 하셨지만 돌아와서는 내내 시름시름 앓았다. “얼마나 아버지를 그리워했겠습니까. ‘아버지’ 불러봤으니 좋았죠. 그런데 만나고 나니 불쌍하고 가여운 모습이 잊혀지지를 않아 여태껏 속만 상합니다.” 누나 윤금순 씨(83)를 만난 희표 씨(81)는 남북이 단절된 채 살아온 세월이 만든 간극이 컸다고 회고했다. 희표 씨는 “누나의 막내며느리가 ‘미국 놈들이 빨리 나가야 우리가 통일된다’ 그러기에 ‘미국이 손바닥만 한 나라에 왜 있겠느냐. 통일되면 붙잡아도 나갈 거다’라고 했더니 눈을 흘겼다”며 “이후 북측 가족의 말수가 줄어들면서 변변한 대화를 못 나눴다”고 했다. 희표 씨는 “명절마다 돼지고기 서너 근씩 준다”고 자랑하는 누나 손을 꼭 잡고 “죽지만 말고 살아 있어라. 데리러 올게”라고 한 후 돌아섰다.북한 당국의 엄격한 통제 아래 ‘보여주기식 만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철저한 북한 당국의 감시 아래 이뤄진다. 한 번 이산가족 상봉을 했던 가족들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부터 든다고 한다. “이산가족 테이블 위에는 담뱃갑만 한 녹음기가 올려져 있고, 테이블 주변에는 감시요원들이 배치돼 있었다. 화장실을 가도, 담배를 피우러 가도 따라다녔다. 2시간의 만남이 끝나면 매가 병아리 채 가듯 아버지를 데려갔다. 그리 핍박받고 사나 싶어 한동안 술만 들이켰다.”(장균 씨) “대화도 하고 밥도 편하게 먹는 줄 알았다. 막상 가 보니 잠도 같이 못 자고, 대화도 1, 2시간씩 쪼개져 있고…. 감시원들이 지켜보다가 깊은 얘기를 할 때마다 눈빛을 보냈다. 요즘에는 이산가족 만나봤자 마음만 더 아플 것이라고 말린다.”(희표 씨) 누나 박룡순 씨(85)를 상봉한 용득 씨(83)도 이산가족 상봉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개방된 장소에서 감시를 당하고 있으니 누나는 눈치를 보며 눈물만 흘리고 용득 씨도 대화를 길게 할수록 추궁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니 말이 절로 조심스러워졌다고 했다. “북한이 바뀌지 않는데 자주 만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편지 왕래를 하더라도 모두 검열할 텐데 안부밖에 더 묻겠나. 이산가족 상봉할 때만이라도 같이 잠도 자고, 감시 없이 자유롭게 대화하면 이렇게 가슴에 맺히지는 않을 것이다.”(장균 씨) 우경임 woohaha@donga.com·신나리·신진우 기자}
청와대는 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더라도 이미 배치된 발사대 2대와 탐지 레이더(AN/TPY-2)는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추가 반입된 발사대 4대의 배치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배치된 부분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한다고 해서 굳이 철회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 누락’ 파문의 발단이 된 발사대 4대에 대해서는 “(4대의) 추가 배치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지적해온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이미 배치된 사드의 철회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 이 관계자는 “공여(됐거나 예정)된 사드 부지 전체 70만 m²가 사업 면적”이라고 밝혔다. 소요 기간이 짧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33만 m² 미만)를 택한 국방부의 판단을 반박한 것이다. 청와대는 “(환경영향평가 회피 등) 사드 배치 과정에 대한 부분은 국방부에서 경위 파악이 이뤄질 것이고, 그에 따라 감사원 쪽에도 요청하지 않겠느냐”며 곧 감사원의 고강도 직무감찰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국무총리실도 이날 범부처 차원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드 배치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절차적 문제들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 기자}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이낙연 총리가 취임하면서 ‘책임총리’ 역할을 수행할지 관심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책임총리 역할을 존중할 것”이라며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총리는 지난달 24일 인사청문회 당시 책임총리에 대해 묻자 “내각에서 할 일은 총리가 최종 책임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책임총리 자체가 법적 개념이 아니다 보니 구체적인 역할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동아일보는 전직 총리와 국회의장,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인터뷰에 응한 5명은 한결같이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수시로 만나 역할 분담에 대한 분명한 관계 설정부터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책임총리 하자’는 수준을 넘어 ‘역할 배분 지도’를 그려야 한다는 취지다. 먼저 실질적인 국무위원 임명제청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운찬 전 총리는 “구두로든, 서면이든 ‘적극적 장관 후보 추천권’까지 총리가 가지도록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재임 시절 행정수도 이전을 국민투표에 부칠지를 두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세 차례 큰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세 번 ‘노(no)’를 외쳐도 주저하지 않고 다시 건의가 가능한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에 앞서 과도기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사실상 내각 구성을 총리 자신이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총리는 대통령이 못 챙기는 전국 현장을 두루 돌며 인재를 추천해 탕평 인사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총리의 정치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예전에 ‘책상 총리’가 청와대의 의중을 몰라 내가 귀띔해 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총리는 청와대든 정당 내부자든 계속 소통하며 활발한 정치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어머니 역할론’을 내세웠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부처나 공무원을 총리가 어머니처럼 보듬으며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총리는 “거대한 정부 조직에선 빠진 나사가 하나 생기면 조직 전체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이 총리는 4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얘기를 나누며 서민 경제 상황을 직접 살폈다. 전날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총리실 간부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으며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통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건설적인 국정과제 정립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외교 문제는 걱정”이라며 “새 정부 외교 정책 수립과 외교 현안 해결에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이 만난 것은 2011년 12월 이후 5년 반 만에 처음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외교 시험대에 오른 문 대통령이 한때 대선 ‘라이벌’이었던 반 전 총장에게 손을 내민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반 전 총장과 1시간 50분간 오찬 회동을 했다. 당초 70분으로 예정된 회동은 사드를 비롯한 한미 외교 현안 전반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지면서 40분가량 더 길어졌다. 문 대통령이 “경험과 지혜를 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반 전 총장은 “언제든 기꺼이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새 정부에 대해 미국의 조야에서도 높은 평가와 기대를 함께 하고 있다”며 “외교는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에 찬성한 반 전 총장이 ‘사드 보고 누락’ 논란으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자 균형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또 북핵 문제에 대해 “초기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에 원칙적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핵에 관한 한미 간 공통분모를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은 2011년 12월 봉하마을을 찾아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반 전 총장은 대통령외교보좌관과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한때 두 사람은 날 선 비판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직후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고 한다. 현재 하버드대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반 전 총장은 4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정치권 고위 인사와 전 대통령의 부인들을 잇달아 만나며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갔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앞둔 상황인 만큼 이 전 대통령과 이 총리의 만남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먼저 이 총리에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고, 이 총리는 “잘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두 사람은 20여 분 동안 비공개로 대화했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 감사 절차 등을 진행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이 총리는 ‘잘 알겠다’ 수준으로 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이해찬 의원을 차례로 예방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문 의원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고, 이 의원은 총리로 재임하며 ‘실세 총리’로 불렸다. 이 총리는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예방했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회동은 이날 오전 갑자기 취소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에 5·18정신을 넣겠다’고 한 상황에서 총리가 전 전 대통령을 만나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리는 비서실장에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회는 제2의 고향이다. 한 달에 한 번은 초선 의원처럼 낮은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겠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취임식 직전 측근에게 한 얘기다. 그 말처럼 이 총리가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처음 방문한 곳은 국회였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의 메신저’ 역할을 일찌감치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 총리는 먼저 국민의당 지도부와 만났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총리 인준 투표 통과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담겼다”고 전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이 3당을 만든 건 협치를 잘하라는 명령”이라고 강조하자 이 총리는 “낮은 자세로 야당을 섬기겠다”고 화답했다. 이 총리는 김동철 원내대표에게는 “추경안이 곧 나온다. 그 과정에서 많이 도와 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바른정당 지도부와 만나 “책임총리가 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정병국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감사를 우려하자 “정부가 연속성을 갖는 것을 부정해선 안 된다”며 “(감사가) 사람을 겨냥하는 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도부와의 회동은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하러 충북 단양으로 떠났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단양으로 떠나기 전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진정성 없는 사진 찍기용 회동에 응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은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제안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 권한대행은 대신 “국회가 주체가 되는 여야정 협의체를 다시 제안한다”고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이 전날 총리 임명동의안 상정을 강행한 것에 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매주 월요일 열리는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양당제는 x, y인데 다당제는 방정식도 다원화돼 있지 않느냐”며 “좀 더 두고 보자”고 했다. 비공식적 채널을 가동해서라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야당과 얽힌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신진우 niceshin@donga.com / 단양=송찬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미래형 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 등 일자리 창출의 모범 답안을 바다에서 찾겠다”며 “현재 국가 전체 연구개발(R&D)의 3% 수준에 불과한 해양수산 R&D 비중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22회 바다의날 기념식에서 “해양수산 하면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말을 듣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운·조선 산업 회생을 위해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해운·항만·수산 기업의 신규 선박 발주 지원 △노후 선박 교체 등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민생을 위협하는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강력히 대응하고, 해양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도 우리 바다를 넘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이에 대한 깊은 반성을 시작으로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바다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건 2003년 이후 1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세 번째 지방 행보로 이곳을 택했다. 문 대통령은 바다의날 기념식 참석 직후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과 오찬을 갖고 “저는 제 속에 바닷사람 기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대통령 때 해수부가 폐지돼 안타까웠다. 지난 정부에서 해수부가 부활했지만 아직 힘이 미약하다”고 했다. 해수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3선인 김영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해양 강국이 미래 비전이 돼야 한다”며 “북한 때문에 대륙으로 길이 막혔지만 바다를 통해 해양 강국으로 나가보자”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31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 신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21일 만에 45대 총리로 취임했다. 김영삼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모두 27명의 총리 후보자가 지명됐지만 그중 7명이 낙마했다. 결국 총리 자리에 올랐지만 인준 과정이 순탄치 않은 적도 많았다. 김종필 전 총리는 1998년 2월부터 6개월가량 ‘서리’ 딱지를 떼지 못했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인준에 반대하면서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총리인 고건 전 총리도 한나라당이 대북송금특검법 통과를 총리 인준의 조건으로 내걸면서 지명 이후 35일 만에 총리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의 첫 총리였던 한승수 전 총리는 2008년 1월 28일 지명됐으나 야당인 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취임까지 32일이 걸렸다. 이 신임 총리는 이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빨리 취임한 셈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경우 초대 총리에 지명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낙마했다. 이후 정홍원 초대 총리는 지명에서 취임까지 18일 걸렸다. 이 총리는 이날 취임식에서 “이 정부는 ‘촛불혁명’의 산물”이라며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할 ‘정부다운 정부’여야 하며 ‘내각다운 내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의전과 경호의 담장을 거의 없애고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날 일본 언론은 이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지일파’ 총리 탄생을 환영했다. NHK는 “이 신임 총리는 한국의 유력지인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후 한일의원연맹의 부회장과 간사장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정계에 ‘지일파’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재적 의원 299명 가운데 188명이 출석해 찬성 164명, 반대 20명, 기권 2명, 무효 2명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반경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이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총리는 오후 6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5대 국무총리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 총리는 취임사에서 “제가 통할하도록 명령받은 내각은 ‘내각다운 내각’이어야 하고, 이것이 촛불혁명의 최소한의 명령”이라며 “유능한 내각, 소통하는 내각, 통합하는 내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 낮은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낮은 총리’, 앞장서서 탕평을 실천하는 ‘가장 공정한 총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총리 취임으로 출범 21일 만에 내각의 첫 단추를 끼운 문재인 정부는 시급한 국정 공백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 총리는 향후 내각을 통할하는 데 상당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날 ‘인준 불가’를 주장하며 표결에 불참했고, 바른정당 역시 대다수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여야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위장전입 논란이 일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검증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등 6월 임시국회의 쟁점 현안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2시간가량 티타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매일 오전 9시 10분경 임 비서실장을 포함한 참모들과 회의를 겸한 티타임을 갖는데, 이날은 ‘5대 비리 관련자 인사 배제’ 위배 논란에 대한 대응책을 상의하느라 평소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직접 발표했다. 야권의 반발로 인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지연 등이 예상되자 이 문제를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임 비서실장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안 하느니만 못한 발표”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부메랑이 된 ‘5대 비리 인사 배제’ 당초 청와대는 이날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인선을 발표하려고 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끝났고, 장관 후속 인선을 더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5대 비리 인사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선 발표 대신 논란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것을 택했다. 임 비서실장은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이 모두 다르듯 관련 사안도 들여다보면 성격이 다르다”며 “문재인 정부도 현실의 제약 안에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막상 인선을 해 보니 5대 비리 배제 원칙을 엄격하게 들이댈 수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약 파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공약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5대 비리 배제를 이야기한 것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소지가 있는 내용은 엄격하게 다루겠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5대 비리 인사 배제의 기준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마련해주길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사과’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정확하게 국민께는 사과, 야당에는 양해 요구냐’는 질문에 “송구한 마음과 함께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만 답했다. 이어 “(사과라는 해석은) 언론마다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며 “문재인 정부 역시 인사를 하면서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점을 솔직히 고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5대 비리와 관련된 인사의 인선 기준에 대해 심각성, 의도성, 반복성 등을 꼽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5대 비리가 전혀 없는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요인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野 반발, 보고서 채택도 불발 야권은 ‘궤변’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빵 한 조각, 닭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이 어떻게 다른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국민”이라고 되받았다. 이어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시한 5대 비리 배제 원칙은 캠페인용 공약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선거용 인사 원칙과 청와대용 인사 원칙이 따로 있다는 말이냐”고 성토했다. 야당의 반발로 이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무산됐다. 자유한국당 청문특위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첫 청문회에서부터 위장전입 등을 묵과하면 이어질 다른 청문회에서 이를 문제 삼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임 비서실장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진정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보고서 채택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도 일단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 채택을 결정하는 청문특위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5명, 국민의당 2명, 바른정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당이 ‘부적격’ 입장을 고집해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적격’ 판정을 내리면 과반수로 채택이 가능하다. 본회의 최종 인준도 한국당(107석)이 모두 반대해도 민주당(120석)과 국민의당(40석)을 더하면 재적 의원 과반수로 통과가 가능하다.○ 靑, 여론추이 보며 추가 인선 준비 청와대는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이 후보자 인준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위한 물밑 작업도 시작하려는 기류다. 이와 함께 임 비서실장의 입장 표명으로 5대 비리 인사 배제 원칙을 재정비했다고 보고 후속 인선도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결정적 흠결이 있는 인사는 당연히 임명하지 않겠지만, 국민들이 양해해주실 수 있는 문제라면 인선과 함께 관련 사실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인선을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이틀째 계속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문제에 대해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법원 판단을 존중하면서 그 틀 안에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2013년 10월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교조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2심까지 모두 패소하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책임총리’ 역할을 두고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문서로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행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자는 “의미 있는 방법”이라며 “총리와 대통령 사이의 헌법에 바탕을 둔 행위는 문서로 하는 게 일리 있다”고 말했다. 총리가 국무위원 등을 임명·해임할 때 문서로 하도록 규정하는 건 총리의 실질적 권한 확대와 직결돼 책임총리제 구현의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또 “방향은 대통령이 제시하지만 방향에 맞게 효과를 내고 상황을 변하게 하는 총리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황희 정승을 존경한다”며 “(역대 대통령과 총리 중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해찬 전 총리의 관계가 좋았다고 본다. 단, 국민과 야당 눈에는 이 전 총리가 썩 좋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영삼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싸우고 온 장관을 나무랐다. 두 전 대통령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정치적인 의미에서라도 심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선 “우리의 국방력 향상이 대전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 후보자의 도덕성을 집중 검증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의원 시절 부인 전시회의 그림을 전남개발공사에 강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질의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부인의 그림이 팔린 개수에 대한 진술이 달라진 것과 관련해선 “아내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며칠 걸렸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다만 부인 그림의 대작(代作) 의혹이 제기되자 “전혀 사실과 다른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자신이 부인의 전시회에서 직접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턱도 없는 모함”이라며 “제보자를 엄선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 관련 법안을 발의한 대가로 노인회 간부로부터 후원금을 수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후원금을 납부한) 간부 나모 씨는 고향의 초등학교 후배로 정기 후원자”라고 해명했다. 의원들이 거듭 문제를 제기하자 “국회의원 하며 장사했겠느냐. 제 인생이 깡그리 짓밟히는 참담한 느낌”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저녁 정회 시간을 이용해 이날 신원이 확인된 세월호 희생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와 4분가량 통화를 했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총리에 취임한다면 첫 번째 현장 방문지로 목포 신항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 한편 야권은 청문회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을 향한 ‘문자폭탄’에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밤새 문자폭탄 때문에 잠을 못 잤다. 욕을 하도 먹어 배가 부르다”고 토로했다. 한국당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청문회에서 소위 ‘문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문자폭탄은 거의 테러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장관석·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