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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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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1~202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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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편의점 상품은 비싸다? 천만에!

    편의점은 제값을 다 받는 비싼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각종 할인 혜택을 잘만 이용하면 대형마트 못지않은 싼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 ‘편의점 이용 고수’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1+1’이나 ‘2+1’ 덤 증정행사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다. 편의점은 보통 한 달에 300∼600종류의 상품에 대해 끼워주기 행사를 진행한다. ‘1+1’ 행사 상품의 경우 50%, ‘2+1’ 행사 상품은 33%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인가구나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대신 가까운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음료나 과자류에서 샴푸 치약 등으로 할인 상품군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중복할인이 가능한 이동통신사 제휴카드를 사용하면 더 많은 금액을 할인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 이용자라면 CU(씨유)나 미니스톱에서 10∼15%를, KT는 GS25와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미니스톱에서 각각 15%를 할인해준다. LG유플러스 이용자는 GS25에서 15%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구매 금액의 1∼3%를 적립해주는 편의점 자체 멤버십카드를 사용하면 추가로 돈을 아낄 수 있다. 편의점의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으면 더 다양한 할인 혜택이 열린다. GS25의 모바일 앱인 ‘나만의 냉장고’에는 덤으로 증정 받은 냉장식품을 저장해 놓을 수 있다. 뜻하지 않게 ‘1+1’ 행사 상품을 구매한 경우 한 개만 가져가고, 나머지 하나를 앱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점포에 들러 찾아가는 식이다. CU는 점포에 들어서면 3∼5초 안에 즉석할인 쿠폰을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띄워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데이’ 할인 행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CU는 매달 ‘비어데이(맥주)’ ‘와인데이’ ‘누들데이(라면)’ 등을 진행해 최대 반값에 할인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신라면’ ‘참이슬’ ‘하이트’ 등 인기 상품에 대해 2010년부터 4차례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해 대형마트 가격 수준의 상시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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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현대판 만물상’ 26년

    ‘구미(歐美)식 구멍가게 편의점 늘어난다…. 작은 매장에 수천 가지 상품 진열, 새벽부터 심야까지 영업 큰 인기.’(1989년 3월 11일자 동아일보) 동아일보 지면에 ‘편의점’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989년이다. 당시 기사에는 편의점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독자를 위해 ‘서구식 소매점’ ‘현대화된 구멍가게’라는 친절한 설명이 꼭 따라붙었다. 당시 동아일보는 편의점을 ‘1980년대 들어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달라진 생활 패턴에 맞춘 유망한 유통업태’라고 설명했다. 동네 구멍가게가 대부분이었던 대한민국에 편의점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9년 미국의 대형 편의점 체인업체인 세븐일레븐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앞서 롯데쇼핑에서 1982년 ‘롯데세븐’이란 이름으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지만 당시 생활 패턴과 맞지 않아 2년여 만에 사업을 접었다.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에 국내 첫 점포인 ‘올림픽선수촌점’(1989년)을 개점한 이후, 1990년에는 보광그룹의 훼미리마트(현 CU·씨유)와 미원통상의 미니스톱, LG유통(현 GS리테일의 전신)의 LG25(현 GS25) 등이 잇달아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며 판이 커졌다. 1989년 전국에 단 7곳뿐이었던 편의점은 1990년대를 거치며 급속도로 늘어났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체인 형태의 편의점 1호점이 등장한 지 4년 만인 1993년에 1000호점을 돌파했다. 2007년 전국 점포 수 1만 개를 넘긴 이후 2014년에는 점포 수가 2만6456개까지 늘어났다. 현재 편의점 점포 1곳당 인구수는 1940명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면서부터 늦은 밤 귀갓길까지 하루에도 수십 곳의 편의점 앞을 지나친다. 하루 평균 전국 880만여 명(2013년 기준)이 편의점을 이용하고, 편의점 불모지로 통했던 백령도와 울릉도 등 섬 지역까지도 사람이 사는 곳엔 속속들이 점포가 들어섰다. 편의점 대중화 26년, 지금 현대인에게 편의점은 하루도 뗄 수 없는 일상의 소비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 지갑 얇은 청춘도, 퇴근길 기러기 아빠도 “고맙네 친구” ▼‘편의점이 언제부터 이곳에 생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중략) 여관 피씨방 테이크아웃 커피점 호프집 교회……. 편의점은 언젠가부터 그것들 틈에 말쑥한 차림의 전입생처럼 앉아 있었다.’ (김애란 단편소설 ‘나는 편의점에 간다’ 중에서)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은 캄캄한 밤에도 눈을 감지 않고 우리의 삶을 들여다본다. 아침을 굶고 일터로 향하는 직장인, 얇은 지갑 사정 때문에 1000원짜리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학생, 늦은 밤 귀가하며 맥주를 사가는 ‘기러기 아빠’까지…. 언제나 가까이에서 하루를 함께 시작하고 함께 마무리하는 편의점의 24시간은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편의점 역사 26년, “그땐 그랬지” “처음 문을 열었을 땐 편의점을 구경하려고 온 고객들이 20m씩 줄을 서기도 했어요. 음료 기계에 ‘셀프(self)’라는 문구를 써 붙인 것을 보고 ‘셀프 음료수 주세요’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죠.” 올해로 25년째 서울 도봉구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고근재 씨(58)의 말이다. 1990년 점포를 열었을 당시 고 씨의 가게가 도봉구의 유일한 편의점이었다. 지금은 어느 누구나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드립 커피나 데워 먹는 핫도그 등 동네 슈퍼에서는 여태껏 본 적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은 분명 낯선 공간이었다. 문을 닫지 않는 24시간 운영 시스템도 신기함의 대상이 됐다. 밤 12시 전에 거의 모든 상점의 불이 꺼졌지만, 편의점은 외딴섬처럼 밤새 홀로 불을 밝혔다.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돌아오는 자녀를 마중 나온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사랑방 역할도 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24년째 편의점 CU(옛 훼미리마트)를 운영하는 손학복 씨(50)는 “처음 편의점을 열었을 땐 밤 12시가 넘으면 상품 가격에 할증이 붙는 것 아니냐고 묻는 손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 점포 수를 급속도로 늘려가며 승승장구하던 편의점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는다. 할인 소매점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1998년에는 편의점 역사상 유일하게 매출 실적이 전년 대비 4.6%나 떨어졌다. 손 씨는 “당시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을 제외하고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서비스 확대… 1인가구 중심 ‘유통의 꽃’으로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2000년대에 들어서 편의점은 고도 성장기를 맞는다. 2007년 전국 편의점 수는 1만1000여 개로 급격히 늘었다. 경쟁이 가열되며 편의점 업체들은 상품 판매를 뛰어넘는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다. 1인가구의 증가로 편의점을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유망한 업태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편의점은 금융 배달 보험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팔방미인’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2000년에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편의점 안에 들어서면서 은행에 가지 않고도 편의점에서 간단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2001년에는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2년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산 물건을 편의점에서 대신 받아주는 픽업 서비스가 도입됐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보험 판매와 항공권 예약, 상하수도 요금 수납, 국세 수납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알뜰폰 판매와 해외직구(직접구매) 대행 서비스, 식당형 편의점 도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은 이제 ‘유통업의 꽃’으로 불린다. 대형마트에 가서 싸게 많이 구입하기보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소용량 제품을 사서 쓰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편의점은 ‘옴니채널’(온·오프라인에서 같은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접점)로 주목 받는다. 롯데그룹은 온라인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면 집 앞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물건을 픽업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편의점이 현대판 ‘만물상’으로 진화하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혼자 사는 20, 30대뿐 아니라 이동거리의 편리성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저서 ‘편의점 사회학’에서 “일본의 경우 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이나 생필품 택배 서비스, 점포 내 조제 약국 설치 등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국에서 편의점은 곧 노인 복지 정책의 공간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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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선물도 이젠 ‘직구시대’

    회사원 강우현 씨(34)는 최근 해외 직구(직접구매) 사이트를 통해 미국산 캡슐 비타민 6병을 구매했다. 가격은 병당 2만9000원. 백화점 건강식품 매장에서 샀다면 병당 7만 원 이상 줘야 한다. 강 씨는 이 비타민을 이번 설날에 친척들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금요일부터 이어지는 미국 유통업체들의 할인행사) 때 처음 해외 직구를 시작하면서 그는 옷뿐 아니라 건강식품도 싸게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설 선물도 해외 직구로 사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29일 본보가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해외 직구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설 연휴를 3주 앞둔 최근 2주 동안(2015년 1월 13∼26일) 해외 직구량은 지난해 설 연휴를 3주 앞둔 동기(2013년 12월 25일∼2014년 1월 7일)보다 45% 증가했다. 3년 전보다는 2.2배로 늘었다. 해외 직구는 구매부터 상품을 받는 데까지 2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주문을 3주 전에 한다. 설 선물용 해외 직구의 증가는 건강식품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인기 높은 덴마크산 유산균 건강식품인 ‘프리미엄 울트라바이오틱스 골드’의 직구 가격은 1만6800원이다. 시중 가격의 절반 이하다. 이를 비롯해 오메가3, 비타민 등 건강식품의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 무려 606% 급증했다. 3년 전보다는 10.6배로 커졌다. 선물용 찻잔세트 등 주방용품의 판매도 221% 증가했다. 가벼운 명절 선물로 많이 주고받는 샴푸나 보디클렌저 같은 보디용품의 판매도 2배로 늘었다. 보디용품 중에서는 빅토리아시크릿처럼 국내에 매장이 없는 회사의 제품도 인기가 많다. 2, 3년 전부터 인기가 높은 아로마 향초와 디퓨저의 판매도 643%나 늘었다. 소비자들이 이색 설 선물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이색 선물을 제외하고 매출이 늘어난 것들은 대부분 건강식품 주방용품 같은 전통적인 명절 선물 상품이다. 소비자들이 과거와 비슷한 상품을 사면서 구매 수단만 해외 직구로 바꾼 것이다. 정소미 G마켓 해외쇼핑팀장은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에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이제는 설날도 블랙프라이데이처럼 새로운 해외 직구 대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설 선물을 모바일 쇼핑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설 선물 예약판매 기간인 1월 22∼28일(설 21∼27일 전)의 모바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월 3∼9일·설 21∼27일 전)과 비교해 179% 늘어났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는 설 선물세트 매출(1월 5∼28일·설 21∼44일 전)이 지난해(설 21∼44일 전)에 비해 92% 증가했다. 이 중 모바일과 PC매출 비중이 지난해 2 대 8에서 올해 3 대 7 수준으로 변화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모바일 전용 설 선물 안내 책자를 만들고 할인권과 무료 배송권을 증정하는 등 모바일 고객 잡기에 노력하고 있다.한우신 hanwshin@donga.com·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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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 오색∼끝청 케이블카 추진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개최에 맞춰 2017년 말까지 설악산에 친환경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평창 강릉 정선 등 겨울올림픽을 여는 3개 도시는 ‘레저스포츠 메가시티’로 재탄생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15 관광분야 정책을 28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설악산에 친환경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환경훼손 우려로 인해 계속 미뤄져 왔다. 김종 문체부 차관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원도 관광 활성화와 겨울올림픽 관련 관광 인프라 조성을 위해 환경단체 등과 협의해 자연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카 설치 지역은 양양군 오색리에서 끝청봉에 이르는 3.5km 구간이다. 양양군은 원래 오색∼대청봉 구간(4.7km)의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설치 지역 대부분이 특별 환경보호구역에 해당돼 정부 허가가 나지 않았다. 오색∼끝청봉은 문체부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비교적 환경 훼손 우려가 적은 지역을 위주로 정한 구간이다. 문체부는 현재 국립공원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문체부는 아울러 강원도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평창겨울올림픽 개최 도시인 평창 강릉 정선을 2017년 말까지 ‘레저스포츠 메가시티’로 육성하기로 했다. 평창에는 민간 투자 766억 원을 유치해 대관령 가족 휴양지를 개발하고, 강릉에는 1079억 원을 들여 전통 한옥촌을 지을 예정이다. 산과 계곡이 발달한 정선은 ‘에코 익스트림 파크’를 조성해 체험형 관광지로 육성한다. 한편 문체부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 ‘관광주간’을 종전의 11일에서 14일로 확대해 봄과 가을 2차례 시행하기로 했다. 관광주간은 연중 휴가를 쓰는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문체부가 지난해 5월과 9월에 처음 시행했던 제도로, 이 기간에는 전국 관광업계가 대대적 할인행사를 벌인다. 올해 봄 관광주간은 5월 1∼14일, 가을 관광주간은 10월 19일∼11월 1일이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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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에서 장난감까지 내 손으로 뚝딱… ‘셀프 소비族’ 확산

    인천에 사는 회사원 최동호 씨(31)는 두세 달에 한 번 인천 연안부두에 나간다. 부두를 통해 들어오는 가구용 통나무를 보기 위해서다. 거기에서 고른 재료로 직접 가구를 만든다. 최 씨는 스스로 가구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명 ‘DIY(Do It Yourself)’족. 방에 있는 탁자 책상 옷장 등 대부분의 가구를 만들었다. 완제품 가구를 사는 것에 비해 DIY 비용은 절반 이하다. 최 씨는 “돈도 절약하고 나만의 스타일도 살리는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정형진 씨(29) 역시 가구 DIY족이다. 벽돌과 목재를 사서 방 크기에 맞게 책장과 침대를 만들었다. 늦은 밤이나 새벽에는 학교 주변을 돌며 버려진 나무판이나 책상에서 재료를 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가구점에서 30만 원 정도인 책장을 재료비 5만 원만 들여 비슷하게 만들었다. 최 씨와 정 씨처럼 직접 가구를 만드는 DIY족은 더이상 특별한 사람들의 얘기가 아니다. 본보와 엠브레인 서베이24가 이달 13일 20∼59세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41.5%가 DIY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DIY 경험자 중 37.8%는 ‘주변 사람에게 DIY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쓸 돈도 없는데”… ‘셀프 소비자’ 증가 DIY를 통해 사람들이 얻는 이익은 역시 비용 절감이다. 경기 불황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절약형 소비는 필수가 됐다. 일부 수입제품의 가격이 한국에서 유독 비싸게 팔리는 등 유통업체들의 폭리에 소비자들이 반기를 든 것이기도 하다. DIY 소비자들은 “쓸 돈도 없는데 호갱(호구 고객이란 뜻의 은어)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힘찬 씨(36)는 지난해 12월 이사를 하며 인테리어 작업을 직접 했다. 천장과 벽면, 벽면과 벽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덮는 몰딩 작업을 하고 집안 전체에 페인트칠을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문의했을 때 받은 견적은 최소 80만 원. 이 씨가 직접 하니 비용은 재료비 20만 원이었다. DIY로 60만 원을 아낀 셈이다. 이 씨는 DIY를 통해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앞으로는 웬만한 작업은 혼자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욕실 모서리에 실리콘을 바르는 작업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업체를 불렀는데 10만 원을 줬다. 나중에 재료값 1만5000원이면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알고 보니 그리 어려운 작업도 아니라 다음에는 직접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가구를 만들고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일은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조립가구업체 이케아의 인기도 높다. 이케아 관계자는 “배송과 조립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소비자가 반제품을 사서 직접 조립한다는 뜻이다. 국내 중소업체가 만든 조립식 가구를 찾는 소비자도 점점 늘고 있다. ○ “DIY, 이제는 중요 소비 영역” DIY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부 김윤지 씨(33)는 지난해 12월 털실을 구입해 유행하는 루피망고 모자를 만들었다. 실몽당이 3개로 모자 3개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털실의 가격은 실몽당이 하나에 2만 원. 같은 소재로 만든 완제품을 산다면 개당 4만 원 이상 줘야 한다. 김 씨는 남편이 쓴 스킨 빈 병으로 실내용 방향제도 만들었다. 아이의 장난감도 직접 만들어 줄 계획이다. DIY의 확산은 업계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의 지난해 하반기(7∼12월) DIY 관련 매출은 2013년보다 상승했다. 모든 상품군에서 20% 이상 매출이 올랐다. 타일이나 욕조 코팅제 같은 욕실보수용품(158%)과 가구(83%) 등 고비용 상품군에서 특히 매출이 많이 올랐다. 향초(86%)와 뜨개실(60%) 등 각종 생활용품의 매출 상승도 두드러졌다. 유통업계는 DIY의 확산이 일시적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DIY는 중요한 소비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돈이 부족한 대신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소비를 하는 DIY는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도 ‘앞으로 DIY를 할 의향’을 물었을 때 부정적으로 답한 사람은 18.9%에 불과했다. 10명 중 8명은 DIY를 해볼 생각이 있는 소비자라는 의미다.한우신 hanwshin@donga.com·최고야 기자}

    • 201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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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생활건강, 영업익 30.9%↑

    LG생활건강은 2014년 4분기(10∼12월)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조17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66억 원)보다 14.5%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11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48억 원)보다 30.9% 늘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둘 다 4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향상은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화장품 브랜드 ‘후’ ‘숨’ ‘오휘’ 등이 이끌었다. 4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5580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6.7%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2013년 말부터 시행한 중국 화장품 사업의 구조조정 효과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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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이 없어요”… 호텔 공급과잉의 역습

    롯데호텔이 국내 호텔의 공급 과잉을 이유로 신규 비즈니스호텔 사업지 일부를 해외로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최근 국내 비즈니스호텔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새로 지으려던 10여 곳의 국내 비즈니스호텔 사업지 중 3곳을 해외로 바꿨다. 정부가 최근 투자활성화 대책에 따라 2017년까지 호텔 객실 5000개를 확충하는 안을 내놓은 가운데 롯데호텔의 이번 사업계획 수정은 정부와 업계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드러내 보이게 됐다.○ 롯데는 왜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줄이는가 주로 특1급 호텔을 지어온 롯데호텔은 특2급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2009년 서울 마포에 처음 선보였다. 롯데시티호텔은 김포공항(2011년), 충남 대전과 서울 구로(2014년)에 이어 올해에는 경남 울산과 서울 명동에 연다. 올해 말부터는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이라는 새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하려다가 이번에 확 방향을 튼 것이다. 업계에서는 2010∼2012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주요 기업들이 뛰어든 호텔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고 있다. 호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국내 호텔 점유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으며 가격을 크게 낮춰 출혈 경쟁을 벌이는 호텔이 적지 않다. 본보가 지난달 서울 시내 특1급∼3등급 관광호텔 27곳의 객실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특1, 특2급은 평균 70%, 1∼3급은 평균 56%에 그쳤다. 특히 강남구 논현동 2등급 호텔의 점유율은 10%에 불과했다. 시설투자와 인건비 비율이 높은 호텔 업계에서는 객실 점유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333실 규모의 특1급 호텔의 경우, 2011년 91.8%였던 객실 점유율이 87.4%(2012년) 84.0%(2013년) 89.2%(2014년)를 기록하더니 올 1월 58.6%로 급감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중소 호텔들은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경매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 국내 호텔 객실, 정말로 부족한가 최근 정부는 2017년까지 호텔 객실을 5000개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와 이들의 호텔 이용률을 감안하면 호텔 객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의 근거가 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는 허점이 있다고 호텔 업계는 지적한다. 이 조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작성하는 설문지에는 관광호텔과 ‘호텔’ 간판만 달고 장사하는 숙박업소에 대한 구분이 없다. 이름만 호텔인 ‘사실상’ 모텔에서 숙박했어도 호텔에서 묵었다고 답했을 가능성이 배제됐다. 이 때문에 연구원 측은 2013년 국내 호텔에 묵은 외국 관광객을 전체의 73.5%로 봤지만, 업계에서는 10% 정도밖에 안 된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은 정식 숙박업소로 등록되지 않은 서비스드 레지던스나 이름만 호텔인 모텔, 게스트하우스 같은 ‘유사호텔’로 몰리고 있다. 기존 건물을 개조해 ‘호텔’이라는 간판을 걸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내놓은 호텔리츠 산업 육성, 규제완화 등이 정책 효과를 내면 호텔 설립의 걸림돌이 해소돼 총 5000실의 호텔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말했다.염희진 salthj@donga.com·최고야 / 세종=김준일 기자}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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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경영]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5대 브랜드 더 키운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비전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다 함께’로 경영 방침을 정하고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 세계 시장에 우뚝 선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이달 2일 열린 시무식에서 “미(美)를 추구해온 70년의 세월을 넘어 이제는 넓은 바다 건너로 뻗어가는 변곡점의 순간에 도달했다”며 “동양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아시안 뷰티’로 세상을 바꿔가자”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고객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의 확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아시아인의 여행 수요에 발맞춰 유통업계에서 ‘제6의 대륙’이라고 부르는 면세사업 역량강화에도 나선다. 아시아 지역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 등을 앞세워 세계 여성들의 화장법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임직원의 교육 인프라와 프로그램 강화에도 나선다. 아모레퍼시픽이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 ‘혜초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켜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인재를 계속 양성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 프로젝트는 최초로 중국과 인도 등지를 돌며 세계를 여행한 신라시대의 승려 혜초의 이름에서 따왔다. 현재 전 세계 15개국에 100여 명의 임직원을 파견해 아모레퍼시픽이 추구하는 아시안 뷰티를 전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오프라인 매장과 브랜드 공식 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최상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옴니채널 전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형의 성장보다 내실을 강조하는 ‘질(質) 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국내외의 매출 적자 매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밖에 해외 선진 시장에서 지속적 흑자를 내기 위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신성장 동력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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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대목 살아나나

    백화점 설 선물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유통가에서는 설 대목을 기점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신년세일 매출 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친 것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별로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10∼20% 안팎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 예약판매 매출(1월 9∼22일·설 이전 27∼40일)이 지난해 같은 기간(설 이전 27∼40일)보다 24%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주요 품목별로는 건강식품 판매가 32% 늘었고 한우 25%, 수산 20%, 청과 16%, 와인 13%가 증가했다. 26일부터 설 선물세트 본판매를 시작하는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설보다 매출이 8%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평소보다 공급 물량을 15% 늘렸다. 현대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3% 늘어났다. 정육세트 매출은 13% 증가했고, 청과와 건식품 판매도 각각 11.7%, 10.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설 선물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풍년을 맞은 과일은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참조기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오른 굴비는 찾는 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공급량이 늘어난 과일 가격은 작년 설보다 5∼10% 하락했지만, 굴비 가격은 35∼40% 올랐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의 설 예약판매에서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매출이 33% 증가했고, 굴비의 대체재인 정육세트 판매도 3.8% 늘어났다. 반면 굴비를 비롯한 수산물 판매는 4.1% 줄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정육과 청과세트는 모두 매출이 늘었지만, 굴비 판매는 지난해보다 1.3%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오르긴 했지만, 소비심리 회복을 확신하긴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설 세트 예약판매는 주로 기업 단체고객이 대부분인 데다 예약 매출은 전체 설 매출 비중의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안용준 현대백화점 생활사업부장은 “설 선물 예약판매 실적이 오르긴 했지만, 본판매가 시작돼야 소비심리 회복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소비 진작을 위해 한우와 굴비 등의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실속형 세트 상품 물량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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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업계, 홍대 앞으로!… 대규모 매장 잇달아 열어 경쟁 치열

    지하철 2호선과 경의선, 공항철도가 만나는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은 현재 공터다. 하지만 이곳에는 지상 17층 규모의 쇼핑몰과 특2급의 비즈니스호텔이 곧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3월 주변 공원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하반기(7∼12월)부터 건물 공사를 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익대 앞에 쇼핑몰과 호텔을 아우르는 복합역사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인디’ 심장에 깃발 꽂은 유통 대기업들 이 사업은 ‘경의선 홍대입구 복합역사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 대기업인 애경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2만844m²(약 6300평)의 사업 부지에 쇼핑몰 ‘AK&’와 비즈니스호텔(310개 객실)을 넣은 건물을 계획 중이다. AK&는 애경그룹이 지난해 12월 AK플라자 수원점에 문을 연 10, 20대 취향의 패션·생활용품 종합 쇼핑몰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홍대앞 전투’가 치열해지고 있다. 마포구 동교동삼거리에서 홍대입구역 사거리로 대표되는 ‘홍대앞 대로(서울 마포구 동교동 양화로)’에 앞다퉈 대규모 매장을 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0월 외식 브랜드(피자몰, 자연별곡 등)를 중심으로 생활용품 브랜드(버터), 신발 브랜드(슈펜) 등 자사가 운영하는 브랜드를 한데 뭉쳐 만든 ‘이랜드 외식 복합관’(지하 2층, 지상 9층)을 열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밥집의 개념을 넘어 쇼핑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예상치를 뛰어넘어 일일 평균 7000명의 손님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다른 기업들도 이 지역에 대형 매장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가전 매장인 ‘디지털플라자’를 강북 최대 규모(1157m²·약 350평)로 낸 바 있다. ○ 대기업 자본 아니면 투자하기 힘든 곳 인디 문화의 중심지이자 미술학원의 집결지였던 홍대 상권은 2000년대부터 상권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홍대 앞 대로에는 2011년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AM플러스자산개발’에서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와이즈파크’가 문을 열었다. 2013년에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롭스’와 삼양그룹의 ‘어바웃미’ 등 대기업 계열의 드러그스토어(화장품 등 뷰티 전문 매장)도 차례로 개장하면서 유통 대기업들의 격전지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유니클로’, ‘H&M’ 등의 해외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들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홍대앞은 상권 임대료가 날로 뛰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부동산114’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상가 임대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홍대앞 상권 임대료는 전 분기(3분기)와 비교해 17.2%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상권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홍대앞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24.3%로 2013년 같은 기간(20.1%)보다 늘었다. 이들을 겨냥한 면세점 및 외국인 전용 기념품 판매점은 마포구에만 45개나 된다. 정부가 최근 투자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설립 지역으로 마포·홍대 지역이 꼽히는 이유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홍대앞 상권은 이미 대기업 자본이 아니면 뛰어들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앞으로 합정역까지 하나로 묶이는 등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범석 bsism@donga.com·최고야 기자}

    •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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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홈쇼핑에 공영홈쇼핑 컨소시엄 선정… 업계, 채널 경쟁 부추길까 긴장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 수협이 주주로 참여한 ㈜공영홈쇼핑(가칭)을 TV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 법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7홈쇼핑 사업자가 된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50%, 농협경제지주와 수협중앙회가 45%, 5%씩 지분을 출자한 컨소시엄으로 지난해 말 미래부에 단독으로 사업자 신청서를 접수했다. 공영홈쇼핑은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문을 여는 TV홈쇼핑이다. 미래부는 지난해 12월 9일 제7홈쇼핑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창의·혁신상품을 포함한 중소기업제품과 농수산물을 100% 편성하도록 했다. 홈쇼핑의 성격을 ‘공영’으로 못 박은 것이다. 또 기존 TV홈쇼핑 회사들이 판매수수료율을 30%대 중후반으로 정한 것과 달리 최고 2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과도한 수익 남기기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공영홈쇼핑은 이번 심사 결과 1000점 만점에 718.79점을 획득해 합격선인 700점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배점의 60% 이상을 받아야 하는 주요 심사 항목의 과락 조건도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회는 공영홈쇼핑을 최종 선정하면서 이익의 주주 배당 금지도 조건으로 걸었다. 과거 비슷한 목적으로 설립된 TV홈쇼핑이 수익을 올리는 데 매진하면서 기존 TV홈쇼핑과 똑같아졌다는 비판을 감안해서다. 이렇게 되면 제7홈쇼핑이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TV홈쇼핑 업계는 제7홈쇼핑이 더 좋은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채널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시청자들의 채널 접근성이 나빠 수익성이 낮아질 경우 창의·혁신상품을 판매하겠다는 당초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결국 채널 선점 경쟁에 나서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다. TV홈쇼핑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식 출범 후 일정 기간 후에도 계속 매출이 낮을 경우 채널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 과열로 현재 수준에서 송출수수료가 더 올라가면 TV홈쇼핑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기용 kky@donga.com·최고야 기자}

    • 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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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커 못잖은 큰손…러시아관광객 모셔라

    《 러시아인 니콜라이 슬로즈베르크 씨(64)와 그의 아내 옐레나 슬로즈베르크 씨(60)는 이달 15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 부부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러시아의 추운 겨울을 피해 한 달 넘게 집을 떠나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 지인의 추천으로 서울을 찾은 이들은 고궁과 전통시장을 돌아본 뒤 경북 경주로 떠나 유적지를 둘러볼 계획이다. 남편 니콜라이 씨는 “드라마 ‘대장금’을 본 후 한국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국인에 이어 러시아인 관광객들이 세계 관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국내 관광업계의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인 관광객은 대부분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쇼핑과 오락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70% 정도로 훨씬 더 많다. 러시아인 관광객은 아직까지 중국이나 일본인 관광객 수에는 못 미치지만, 관광업계는 최근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러시아인은 19만9263명(11월 기준)으로 2010년(15만730명)에 비해 32.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양국 간 무비자 협정이 발효돼 1년 만에 관광객이 24% 증가했다. 러시아 관광객 수는 국가별 방한 관광객 중 중국 일본 미국 등에 이어 9번째 규모다.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도 러시아의 매력으로 꼽힌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 해외 관광객은 5406만9000명으로 5년 새 57.7% 급증해 전 세계 관광객 수 4위에 올랐다.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도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씀씀이가 크다. 여행객을 대상으로 세금 환급 업무를 해 주는 전문 업체 글로벌블루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는 전 세계 세금환급액의 17%를 차지해 중국(27%)의 뒤를 이었다. 러시아 관광객은 국내에서도 1인당 여행 지출액이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뒤를 바짝 따를 만큼 씀씀이가 커 ‘숨은 큰손’으로 통한다. 러시아 관광객의 평균 여행 경비는 2125달러(약 230만 원)로, 방한 외국인 가운데 지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인(2523달러·약 272만 원)에 이어 두 번째다. 러시아 관광객은 가족 단위로 리조트나 놀이동산, 워터파크, 스키장 등에 오랫동안 머물며 휴양 여행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평균 체류 기간도 10.2일로 전체 방한 관광객 평균(6.7일)보다 길다. 특히 겨울에는 기온이 낮은 현지 날씨 때문에 ‘적당히 추운’ 한국에 스키를 즐기러 오는 이들이 많다. 이달 초 강원 정선군의 하이원리조트는 4일 동안 러시아인을 위한 스키 축제인 ‘루스키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 업체는 스키장이 부족한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러시아 지역을 겨냥해 매년 러시아 관광박람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근영 하이원리조트 마이스산업 팀장은 “올해로 7회를 맞은 이 페스티벌은 그동안 러시아인 1000명이 넘게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에서는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동해항이나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러시아의 항구가 얼어붙기 시작하는 10월부터는 겨울을 나기 위해 50억∼100억 원 상당의 초호화 요트들이 부산에 정박했다가 3∼4월에 다시 북쪽으로 돌아간다. 인근에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 대규모 쇼핑 시설과 파크하얏트 등 특급 호텔들이 있어 한국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러시아 관광객 맞춤형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갑수 한국관광공사 구미팀장은 “러시아 관광객들은 강원이나 경남 등 지방을 방문해 자연 환경을 즐기는 것을 선호하지만 숙박업소 등 관광 인프라가 취약하다”며 “휴양 시설에서 오래 머물며 ‘힐링’을 즐기는 것을 고려해 프리미엄 관광과 연계한 맞춤형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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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od&Dining3.0]바삭하거나 강렬한 치즈향이거나… ‘칩의 전쟁’은 달콤하다

    “밥이 없이는 살 수 있지만 과자 없이는 지낼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 다소 ‘오버’인 것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일 수 있다. 과자는 주식은 아니지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친구들과 만나 얘기를 나눌 때 빠지면 아쉬운 일종의 감초 같은 존재다. 지금까지 ‘깡’이나 ‘칩’이란 이름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스낵 중에는 짭짤한 것들이 많았다. 대부분 ‘아삭’ 하고 씹히는 경쾌한 식감과 짭짤한 맛이 이루는 조화를 강조한 제품들이다. 그런데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등장한 후 이런 ‘통상적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 허니버터칩이 출시 4개월 만에 200억 원의 매출(지난해 12월 28일 기준)을 올리며 인기를 얻자 최근 제과업계에서는 달콤한 맛을 강조한 스낵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오리온의 ‘포카칩 스윗치즈맛’,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등 기존 제품에 단맛을 더한 감자칩과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의 ‘동생’ 격으로 내놓은 감자 스낵 ‘허니통통’, 크라운제과의 추로스(막대 모양으로 만든 스페인 요리)형 과자인 ‘츄럿’ 등이 대표적이다. ‘제2의 허니버터칩’을 노리는 최신 달콤한 스낵 4가지를 동아일보 소비자경제부 기자 4명이 직접 먹어보고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했다.치즈 소스에 올인… 포카칩 스윗치즈맛 김범석 기자(이하 김)=파란색(기본맛)과 녹색(양파맛)이 아닌 ‘노란색’의 포카칩이라니. 일단 생소했다. 샛노란 내용물(감자칩)은 더 낯설었다. 하지만 바삭거리는 식감에서 ‘포카칩 DNA’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치즈 소스와 기름이 손에 묻는 것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염희진 기자(이하 염)=바삭바삭하고 적당히 짭조름한 ‘전통적인’ 감자칩이 서서히 싫증난다면 한번 ‘외도’해 볼 만한 제품이다. 최고야 기자(이하 최)=기존 제품들이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에 기본을 뒀다면 이 제품은 ‘치즈’에 무게중심을 뒀다. 포카칩 시리즈 가운데 맛이 강렬한 편이어서 처음 몇 번만 먹어봐도 치즈맛과 단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톡 쏘는 겨자맛…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박창규 기자(이하 박)=입에 넣으면 우선 톡 쏘는 맛이 강하게 번진다. 목으로 삼킨 뒤에도 혓바닥에 맛이 오래 남는 편이다. 단맛이 좀 더 강했어도 괜찮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노란색의 실체가 ‘꿀’보다 ‘겨자’에 있다. ‘겨자맛 감자칩’이라는 특징이 분명 다른 감자칩과 구별되는 개성으로 비친다. 다만 새로운 맛인 만큼 혹자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지 모른다. 최=톡 쏘는 겨자맛이 다른 감자칩에서 느낄 수 없는 점이다. 평소 강한 식감의 음식을 선호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다만 버터 맛이 좀 더 느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허니버터칩의 보급형… 허니통통 염=버터와 우유가 섞인 듯한 소스의 맛은 허니버터칩과 비슷하다. 감자 칩이 아닌 감자 스낵인 점을 감안하면 허니버터칩의 보급형이 되기에 충분하다. 박=소스 맛보다 밀가루 맛이 입안에 진하게 남는다. 허니버터칩을 못 구한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허니버터칩과 비교하면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는 것 같다. 최=이름에서도 말해주고 있듯 ‘통통’한 느낌의 반죽이 씹는 맛을 더해준다. 감자를 기본으로 한 허니버터칩보다 덜 느끼하고 식감이 더 바삭한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어디서 먹어본 맛… 츄럿 염=‘이거 어디서 먹어본 맛인데….’ 익숙한 맛의 정체는 무엇일까. 설탕과 시럽, 계피(시나몬) 맛이 오묘하게 섞여 마치 호떡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뜨겁고 찐득거리는 느낌이 싫은 소비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어릴 적 즐겨 먹던 과자 ‘짱구’와 비슷한 느낌이다. 짱구보다 단맛과 바삭거리는 식감을 더 강조했다. 최=어릴 적 먹던 ‘소라과자’의 느낌이 났다. 여기에 계피향이 들어가 있어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짱구나 소라과자의 향수를 가진 세대가 좋아할 과자. 다만 다른 과자들보다 양이 적은 것이 흠이다.최고의 제품은? ‘츄럿’(2표)=호떡을 사먹기 싫은 ‘카우치포테이토’(소파에 누워 TV를 보며 과자를 먹는 사람)를 위한 맞춤스낵(염), 작은 봉지에 개수도 적다보니 얼마나 남았을지 세어보며 먹게 되는 과자.(박) ‘허니통통’(1표)=‘꿀과 버터 과자’의 오리지널 시리즈 2탄, 특유의 양념 맛에 끌린다.(최) ‘포카칩 스윗치즈맛’(1표)=바삭거리는 식감은 명불허전. 손에 묻는 양념은 고민거리(김)정리=김범석 bsism@donga.com 염희진·박창규·최고야 기자}

    • 201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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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품 팔아도… 서비스 없어도… 가격만 싸다면 ‘OK’

    《 한국 소비자가 변했다. 까다로운 서비스와 프리미엄 기능, 브랜드와 디자인을 추구하던 한국 소비자들이 더 싼 가격을 찾아 불편함을 감수하는 저성장 시대의 소비자로 변한 것이다. 본보가 리서치회사 ‘엠브레인 서베이24’와 함께 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소비를 줄이고, 가격 대비 품질을 중시하며, 명품·디자인·서비스 등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건을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가격(48.7%)과 품질(40.4%)로 디자인(6.9%)과 브랜드(3.5%)를 꼽은 사람은 극소수였다. ‘명품을 드는 사람은 멋있다’는 데 동의한다는 대답은 5점 만점(매우 동의)에 2.3점에 불과했다. 소비를 할 때 사회적 체면(2.8)이나 애국심(2.8)은 주요 고려 요인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고, 가급적 소비를 하지 않으며 필요하다면 직접 만들어 쓰는 선진국의 저성장형 소비 트렌드가 국내에도 뿌리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새롭게 변한 한국 소비자의 모습을 조망할 예정이다. 》회사원 김영찬 씨(32)는 지난해 난생처음 해외 직접구매(직구) 방법을 ‘연구’ 해봤다. 혼수용 TV 때문이었다. 한국 매장의 TV에는 김 씨에게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3차원(3D) 기능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고급 기능이 추가돼 있다 보니 최신 55인치 LG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약 500만 원에 달했다. 처음에는 삼성과 LG전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직원가’ 문의를 시작했다. 그래도 예상보다 비쌌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봤다. 관세와 배송비를 포함해도 250만 원 안팎. 김 씨는 “미국에서는 원하지 않는 기능을 뺀 제품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며 “배송과 관세납부까지 절차도 많아 2주 이상 기다려야 해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총알배송’이 없어도, TV 설치 기사가 와주지 않아도, 최신 프리미엄 기능이 없어도 한국 소비자들은 더이상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단, 가격이 싸다면. ‘지름신’(충동구매)과 ‘신상’(최신 상품)을 즐기던 감성 소비자는 사라지고 냉철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성적 소비자로 변한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소비의 가장 큰 가치로 떠올랐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가치관이 변하면서 직접 서비스에 참여해 가격을 낮추는 게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 싼 가격을 찾아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본보와 엠브레인 서베이24가 이달 13일 20∼59세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가 남보다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답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서비스를 버리려는 소비행태가 가장 표면화한 것은 해외직구다. 해외 상품뿐 아니라 국산품도 싸다면 해외에서 산다.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국산 TV의 해외 배송 대행 건수는 2013년 3000건에서 지난해 1만5000건으로 5배 증가했다. 지난해 4월 결혼한 최성일 씨(35)는 결혼 7개월 후인 11월에야 혼수 TV를 마련했다. 미국 최대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렸다 산 것이다. 결국 원하던 제품을 140만 원 이상 싸게 샀다. 최 씨는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충동구매를 즐기던 김민희 씨(34)는 지난해 12월 해외 쇼핑몰에 영어로 e메일을 보내가며 원하는 ‘겐조’ 코트를 100만 원 싸게 샀다. 국내 매장에서 190만 원짜리 옷을 90만 원(배송비 포함)에 산 것이다. 김 씨는 “백화점에서 입어 보고, 전 세계 쇼핑몰을 검색한 뒤 할인쿠폰을 찾아내 해당 쇼핑몰에 e메일을 보내 원산지를 확인했다”며 “이후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적용 문구를 인보이스에 넣어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한 뒤 물건을 받았다. 귀찮아도 싸게 사서 기쁘다”고 말했다. ○ 서비스도 필요 없다 유통업계는 국내 소비자들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고 말한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한국소비자들은 유명한 ‘스포일드 컨슈머’(서비스를 누리려는 소비자)로 대형마트에서도 ‘백화점식’ 서비스를 요구했다. 한국은 해외 유통업체의 무덤이었다. 그러나 본보-엠브레인 서베이24의 설문 응답자 중 62.1%는 ‘같은 제품이라면 서비스를 받지 않고 더 싼 가격에 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6월 취항한 저가항공사 제주항공은 처음에는 ‘노(No) 서비스’를 내세웠다가 한국 고객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돼 중간에 간단한 식사나 삼각김밥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점차 ‘노(No) 공짜 기내식’으로 선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서비스가 없는 불편함보다 항공료가 싼 게 좋다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비행기에서는 음식을 먹으려면 따로 사야 하고, 좌석에서 영화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항공사는 2006년 118억 원이던 매출이 2013년 4323억 원으로 급증했다. ○ 불편함도 즐겁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불편함 자체를 즐기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일본판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는 가루비사의 ‘시아와세버터’ 과자를 복잡한 과정을 거쳐 해외직구한다. 정경원 씨(36)는 “지난해 12월 일본구매대행업체를 통해 두 박스에 배송비 포함 4만5000원을 내고 일본판 허니버터칩을 구매했다”며 “일본판이라도 먹어 보고자 직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H&M과 알렉산더왕의 협업 상품이나 맥도날드의 ‘해피밀 슈퍼마리오 세트’를 사기 위해 일찍부터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불편해도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가격이 싸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요즘 줄을 서 있는 곳은 맛집 아니면 싼 곳뿐”이라고 말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성장 시대의 소비자는 가성비, ‘싼 데 만족감이 높다’는 가치를 추구한다”며 “소비자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실행하는 번거로움을 거치지만 가치 추구의 과정 자체가 요즘 소비자들에게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염희진·최고야 기자}

    •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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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光州 남구-강릉시-고령군… 문체부 ‘2017 관광도시’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 도시로 광주 남구, 강원 강릉시, 경북 고령군 3곳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은 매년 관광지역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도시 3곳을 선정해 3년간 최대 25억 원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관광지 육성 프로젝트다. 지난해 처음으로 충북 제천시, 전북 무주군, 경남 통영시 3곳을 ‘2016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했다. 문체부는 향후 1년간 전문가 집단의 컨설팅을 통해 실행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광주 남구는 지역의 뿌리 깊은 근대 역사문화를 인근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시설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강릉시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빙상경기 개최지 특성을 살려 사계절 내내 찾을 수 있는 관광지로, 고령군은 대가야시대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체험 관광도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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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욕구 딱 맞추면 아무리 비싸도 지갑열죠”

    “시설은 특급 호텔보다 좋으면서 별장보다 편리한 휴식공간을 원하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고객들의 욕구에 주목했습니다. 불황이지만 자신이 만족을 느끼는 곳에는 기꺼이 돈을 쓰는 ‘가치소비’가 고급 레저문화에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둔 거죠.” 15일 서울 중구 퇴계로 에머슨퍼시픽 본사에서 만난 이만규 대표(45·사진)에게 소비 불황에도 20억 원대에 이르는 고급 리조트 회원권이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에머슨퍼시픽은 ‘힐튼남해 골프 앤드 스파 리조트’ ‘아난티 클럽 서울’ 등 프리미엄 레저시설을 운영하는 리조트 전문 기업이다. 에머슨퍼시픽이 운영하는 리조트는 채당 분양 가격이 최고 20억 원대인 초호화 휴양시설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4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경기 가평의 ‘아난티클럽 서울’(77채)은 80% 가까이 계약을 마쳐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장기 소비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콘도나 골프 회원권의 전체 시장 상황과 대비되는 결과다. 이 대표는 “보통 리조트의 건축 설계는 6개월이면 끝나지만, 우리는 도면을 100번도 더 수정해 4년이나 걸려 작업을 마무리할 정도로 고심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의 유명 건축설계회사 중 오너가 직접 작업에 참여하는 업체만 선택하기로 유명하다. 오너가 이름만 내걸고 영업하는 곳에선 높은 수준의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부산 해운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와 ‘힐튼 부산호텔’의 첫 삽을 떴다. 분양가가 최대 25억 원에 이르는 펜트하우스는 청약률이 60%를 넘어섰다. 펜트하우스와 호텔 단지 바로 앞에는 ‘프라이빗 비치’(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해변)가 있고, 객실에는 테라스와 개인 수영장이 설치된다. 그는 “부산은 대도시의 인프라와 관광자원을 고루 갖추고 있는 도시지만, 휴양시설이 없는 도심형 호텔 일색”이라며 “부산 최초의 휴양 리조트를 지어 부산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의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아난티 펜트하우스에 ‘럭셔리’나 ‘유럽풍’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화려한 대리석이나 샹들리에로 흉내 낸 ‘가짜 럭셔리’가 아닌, 고객의 체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고급”이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2, 3일의 무리한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국내에 머물 만한 휴양시설이 없기 때문”이라며 “시설과 서비스에 정성을 집약해 또 찾고 싶은 리조트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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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센 화장품 한류… 2014년 첫 무역흑자

    화장품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수출액 규모도 2조 원을 넘어섰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화장품의 해외 수출액은 19억2001만 달러(약 2조736억 원)로 2013년(12억7698만 달러·약 1조3791억 원)보다 50.4% 늘었다. 수입액은 16억9080만 달러(1조8261억 원)로 전년(15억4645만 달러·약 1조6702억 원)보다 9.3% 증가했다. 화장품의 연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2013년까지 화장품은 프랑스와 미국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항상 많아 만성적인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K-뷰티(화장품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권이 차지한 비중(59%)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산 화장품을 가장 많이 사들인 나라는 중국으로, 2014년 수출액(5억9790만 달러·약 6457억 원)은 2013년(3억1579만 달러·약 3411억 원)보다 89.3% 늘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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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홈쇼핑 경영투명委, 신동빈회장이 직접 챙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롯데홈쇼핑 재승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가 3월 TV 홈쇼핑 재승인 심사기준에서 불공정·범죄행위에 과락제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롯데홈쇼핑의 탈락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롯데홈쇼핑은 신 회장이 서울 중구 소공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영투명성위원회에 참여해 위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홈쇼핑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청렴 실천을 위한 체계적인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활동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경영투명성위원회는 지난해 6월 신 회장이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홈쇼핑 납품비리를 강하게 질타한 이후 조직 쇄신의 차원에서 만들어진 롯데홈쇼핑의 자문기구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강성구 한국투명성기구 상임정책위원 등 외부 전문가 10명의 객관적 평가를 통한 윤리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간담회에서 경영투명성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공정거래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근 사무국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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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오쇼핑, 티몬 인수전 가세

    CJ그룹의 TV홈쇼핑 계열사인 CJ오쇼핑이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의 인수전에 참여했다.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에 이어 홈쇼핑 업계도 소셜커머스 인수전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CJ오쇼핑은 LG유플러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 등 5곳과 경쟁에 나서게 됐다. CJ오쇼핑은 지난달 31일 마감한 티몬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티몬의 대주주인 미국 그루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은 CJ오쇼핑을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하고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티몬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사업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최종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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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홈쇼핑 쇼호스트, 고객이 직접 뽑는다? 최종 면접 때…

    현대홈쇼핑은 쇼호스트 공개채용 과정에서 고객이 직접 지원자를 평가하는 ‘고객참여형 오디션’을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패션과 생활 관련 상품 쇼호스트를 뽑는다는 뜻이다. ‘고객참여형 오디션’은 지원자에게 특정 상품을 지정해준 후, 판매 방송을 홈쇼핑 스튜디오에서 동영상으로 촬영해 현대H몰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오디션은 총 6단계인 채용 절차 중 최종면접 직전인 5단계 전형이다. 서류심사와 카메라테스트, 프리젠테이션(1, 2차)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고객들은 지원자들의 상품 소개 능력과 음성, 전문성 등을 직접 평가하며, 평가 결과는 최종 면접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현대홈쇼핑 쇼호스트 공모에는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 접수는 15일부터 현대홈쇼핑 홈페이지(www.hyundaihmall.com)에서 받는다. 보석 감정사, 패션 스타일리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 각종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를 우대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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