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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대소득세를 강화하려는 것은 그동안 세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집주인을 과세 대상에 넣어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임대물량이 늘어나도록 유도해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다목적 카드다. 늘어난 임대소득세를 복지의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달 초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주택 임대소득세 강화를 권고했을 때만 해도 정부와 여당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이후 당정은 임대소득세 강화로 생기는 이득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 임대료 2000만 원에 최대 112만 원 과세 2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임대소득 2000만 원 이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등록 임대사업자와 미등록 집주인이 내야 하는 세금이 달라진다. 현재 국세청은 9억 원 초과 1주택 또는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월세 임대료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 보증금에 대해 과세하고 있다. 세법 개정에 따라 우선 2000만 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14% 세율로 분리과세할 때 적용하는 기본공제금이 달라진다. 등록 임대업자는 400만 원, 미등록 집주인은 200만 원을 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임대소득이 총 2000만 원이면 올해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세금을 내야 한다. 이때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19만6000원의 세금을 내는 반면 등록하지 않으면 112만 원을 내야 한다. 임대소득이 1500만 원일 경우 등록 임대업자는 4만9000원, 미등록 집주인은 77만 원의 세금을 낸다. 임대업자로 등록하지 않으면 세 부담이 등록업자의 16배 수준으로 뛰는 셈이다. 월세와 보증금 일부를 받는 ‘반전세’는 보증금을 간주임대료로 환산한 뒤 월세와 합해 임대소득을 구한다. 본인 소유의 아파트 한 채를 월세 준 뒤 다른 아파트에 월세로 들어가 있는 세입자도 주택의 공시가격이 9억 원을 초과하면 임대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한다. 전세주택에 한해 적용하는 소형주택 특례도 기준이 강화된다. 그동안 면적 60m² 이하, 기준시가 3억 원 이하 주택은 전세보증금을 받더라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면적 40m², 기준시가 2억 원 이하여야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1, 2인 가구가 늘며 작은 면적의 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점을 고려한 것이다. 가령 기준시가 3억 원, 면적 59m²짜리 원룸 2채(보증금 각 2억 원)와 기준시가 10억 원, 면적 112m²(보증금 8억 원)의 아파트 1채를 전세 줬다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4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임대소득세는 0원이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세 체계를 단순화하거나 공평하게 과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임대수입 의존하는 은퇴자 반발 가능성 정부가 주택 임대소득세 과세 기준을 강화하는 이유 중에는 주택 임대사업자를 늘리려는 것도 있다. 임대소득에 과세하되 임대 등록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줘 현재 임대용 주택의 약 13%에 불과한 등록 임대주택을 늘리려는 것이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3개월 연속 월세를 연체하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세입자가 재계약을 원하면 연 5% 이내의 임대료 상승 범위에서 계약을 갱신해 줘야 한다. 세입자는 임대료 급증에 대한 부담 없이 4년 또는 8년 이상 안정적으로 머물 집이 생기고 임대인은 소득세와 양도세, 지방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받는다. 정부로서는 그간 ‘깜깜이 시장’으로 분류돼 온 임대차 시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시장 가격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형주택 기준이 강화되면 작은 평형의 주택을 대거 사들인 뒤 전세를 주고 시세가 오르면 팔아 이익을 챙기는 ‘갭 투자’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갭 투자는 주택 시장을 과열시켜 집값을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꼽혀 왔다.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최소 4년 이상의 장기 임대를 줘야 해 단기 매매가 불가능하다. 정부 당국자는 “당초 가격 기준은 그대로 두고 면적 기준만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장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가격과 면적 모두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임대소득에 의존해 온 은퇴자와 영세 집주인들의 반발은 정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그동안 비과세 혜택을 봤던 상당수의 2주택자들이 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노후 대비로 소형주택을 마련했던 사람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내년부터 월세나 전세를 놓는 집주인이 버는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 원 이하라도 14% 단일 세율에 따라 임대소득세를 내야 한다. 현재 정부는 2000만 원 초과 임대소득에만 6∼42% 세율로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 과세하고 있다.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전세로 임대할 때 과세 대상에서 빼주는 소형주택의 기준은 현행 ‘기준시가 3억 원, 면적 60m² 이하’에서 ‘기준시가 2억 원, 면적 40m² 이하’로 강화된다. 24일 더불어민주당과 경제 부처 당국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3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세법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달 초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재정개혁 권고안’ 중 임대소득세 부문을 기재부가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1주택자를 제외한 모든 집주인의 임대소득이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2014년 소득세법을 개정해 2000만 원 이하의 임대소득을 14%로 분리과세키로 한 뒤 올해 말까지 유예했지만 더 이상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과세키로 한 것이다. 다만 세금 부과 기준 금액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임대 수입에서 빼주는 기본공제금을 등록 사업자에 대해서는 400만 원, 미등록 집주인에 대해서는 200만 원으로 차등 적용키로 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유도해 과세 기반을 넓히려는 취지다. 임대소득에서 빼주는 경비의 비율인 필요경비율도 등록 사업자의 경우 70%, 미등록 사업자의 경우 50%로 차이를 둔다. 이런 차등 공제 기준에 따라 등록 임대사업자는 임대소득 1333만 원부터 세금을 내고 미등록 집주인은 임대소득 400만 원부터 세금을 내게 된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새로운 경제정책 기조로 ‘포용적 성장 정책’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였던 소득주도성장 대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인 포용적 성장을 앞세운 것. 특히 문 대통령은 다음 달부터 매달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가 걷고 있는 포용적 성장 정책은 신자유주의 성장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주요 선진국들과 국제기구가 함께 동의하는 새로운 성장정책”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포용적 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의 유사성을 언급해 왔지만 경제정책 기조를 포용적 성장이라고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은 2009년 세계은행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소득 양극화 해소를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말 윤종원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한 이후 이 개념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과감한 규제혁파와 혁신성장 가속화에 주력하겠다”며 “제가 직접 매달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해 규제개혁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필요하다면 저부터 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노동계와 직접 만나겠다”며 기업과의 소통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인도 방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처럼 대기업 총수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문 대통령은 “특별히 하반기 경제정책에서 자영업 문제를 강조하고 싶다”며 “청와대에 자영업 담당 비서관실을 신설해 직접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문병기 weappo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것이다.”(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 “(미국 자동차 산업) 일자리 10%가 줄어들 것이다.”(제니퍼 토머스 미국 자동차제조업연맹 부회장)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은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미 상무부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한 공청회는 미국 정부 계획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외 반대에도 수입차 관세 부과를 강행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성토대회 된 공청회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강당에서 열린 ‘수입자동차 관세’ 공청회에는 한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 각국 정부와 업계 대표단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대미(對美) 자동차·부품 수출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성천 산업부 차관보는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100억 달러 이상 미국에 투자해 11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미 수출 주력 차종은 미국 자동차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직원인 미국인 존 홀 씨는 “2005년부터 생산공장의 엔진 숍에서 일하고 있다”며 “만약 관세가 부과된다면 앨라배마의 내 친구와 이웃들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지역경제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국 업계 “일자리 줄고 경쟁력 훼손될 것” 우려 이날 공청회에서 미 자동차제조업연맹(AAM),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 전미제조업협회(NAM),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APC) 등 미국의 자동차 관련 4개 단체는 수입차 관세 부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수입 부품 가격이 오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완성차 가격이 함께 오르고 미국내 자동차 구입 수요가 감소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맷 블런트 AAPC 회장은 “소비자의 수요 감소로 인해 최소 62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투자도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가 진행되는 동안 미 의회 앞에서는 미 자동차업계 근로자들이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내 거센 반발을 의식한 듯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이 수입차와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 여부를 말하긴 너무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날 방미 중인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면담 자리에서도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의 자동차 관련 요구가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고율 관세는) 이중 부담”이라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불안한 자동차 업계 미국은 자동차 수입이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이 날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EU 등 미국의 무역 당사국들은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라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는 전면적인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중국의 대미국 상품수출 총액인 5000억 달러 전체에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이미 내수가 줄어들고 수출 동력도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산업부가 발표한 ‘6월 및 상반기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업체의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7.7% 줄어든 22만 대로 집계됐다. 미국 수출 시장이 축소된 게 원인으로 꼽혔다. 대미 자동차 수출 실적은 2015년 106만6164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2016년 96만 대, 2017년 84만 대 수준으로 줄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이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앞으로 5년간 최대 662억 달러(약 75조 원)의 수출 손실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이은택 기자}

정부가 18일 내놓은 근로장려세제(EITC) 개편 방안은 종전보다 지원 대상과 금액을 대폭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번 개편으로 내년에 정부가 지출하는 근로장려금은 3조8000억 원으로 올해(1조2000억 원)의 3.2배로 늘고 수혜층은 종전의 2배 수준인 334만 가구에 이르게 된다. 이는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이 크게 줄면서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을 개선하려는 긴급 처방이다. 근로장려금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 요건은…. A. 단독 가구는 연 소득이 2000만 원 미만, 홑벌이 가구는 3000만 원 미만, 맞벌이 가구는 3600만 원 미만이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소득은 근로소득과 이자, 배당, 연금소득을 모두 합한 총소득이다. 지원 대상이 가구 단위라 부부 중 한 명은 회사를 다니고 배우자가 사업을 하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기타 이자 및 연금소득 등을 모두 더한다. 인근 세무서를 방문해 문의하거나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 첫 화면 검색창에 ‘근로장려금’을 검색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Q. 재산이 많아도 받을 수 있나. A. 가구당 재산이 2억 원 미만이어야 신청할 수 있다. 재산은 주택 토지, 승용차, 전세금, 금융자산, 유가증권, 골프회원권 등이 포함된다. 주택 가격은 국토교통부에서 공시하는 공동주택 가격으로 책정하며 전세금은 간주전세금(공시가격의 55%)을 기준으로 한다. 금융자산은 500만 원 미만일 때는 재산에 합산하지 않는다. 재산 규모가 1억4000만 원에서 2억 원 미만이라면 지급액의 절반이 깎인다. Q. 신청 방법은…. A.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세무서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보통은 별도의 소득 증명이 필요 없지만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 원천징수 영수증이나 국민연금보험료 납부증명 등을 제출해도 된다. 임대차계약서 원본 등 재산증거 서류는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국세청 심사를 거쳐 신청서에 기입한 계좌로 근로장려금이 입금된다. 지금까지는 5월에 신청을 받아 9월에 근로장려금을 지급했다. 내년부터는 상반기 소득분에 대해 8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12월 말에 지급하고, 하반기 소득분에 대해 다음 해 2월 21일부터 3월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6월 말에 지급한다. Q. 수급 대상이 되는 단독, 홑벌이, 맞벌이의 기준이 궁금하다. A. 단독 가구는 배우자와 부양 자녀가 없는 가구, 홑벌이 가구는 배우자의 총급여액이 연 300만 원 미만인 가구, 맞벌이 가구는 배우자 총급여액이 연 300만 원 이상인 경우다. 같은 가구 형태라도 소득에 따라 최대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구간이 다르다. 단독가구의 경우 연소득 400만∼900만 원일 때 최대 환급액을 받는다. Q. 부모님 집에서 따로 나와 살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도 지원 대상인가. A. 부모님이 일을 해도 한집에 같이 살지 않으면 단독 가구로 본다. 원칙적으로는 부모 재산,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단독 가구 자체의 소득, 재산을 따진다. 다만 거주하는 집의 명의가 부모님일 경우엔 생계 지원을 받는 것으로 간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Q. 한 가구 중 두 명이 일하면 무조건 맞벌이 가구인가. A. 부부 모두 일하고 소득이 있을 경우에만 맞벌이다. 한 가구 내에서 아버지와 자녀가 직장이 있다면 근로소득자는 두 명이지만 부부가 아니므로 홑벌이 가구로 분류된다. Q. 30세 미만 단독 가구도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부모님 없이 혼자 살면서 일하는 10대 청소년도 근로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나. A. 청소년이어도 소득 요건만 맞으면 얼마든지 신청할 수 있다. 가령 부모 없이 혼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고교생도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홑벌이, 맞벌이는 원래 나이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10대 때 결혼한 신청자에게도 지원이 됐다. Q. 부정 수급할 경우엔 어떻게 되나. A. 매년 신청자의 20%가 소득, 재산을 축소 신고한 사실이 드러나 심사 과정에서 탈락한다. 정부는 부적격 수급을 막기 위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실과 다르게 신청한 경우에는 2년간, 문서 위조 등을 통해 다르게 신청한 경우엔 5년간 근로장려금 신청을 제한하고 있다. 근로장려금이 지급된 뒤 부정 수급으로 확인될 경우엔 장려금은 전액 추징되며 지급일로부터 지급 취소일까지 하루당 장려금의 0.03%의 이자를 함께 토해내야 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고 고용도 단기간에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부가 1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고용 목표를 당초 예상치의 반 토막 수준인 18만 명으로 내린 것은 고용 시장이 정부가 제어하기 힘든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분간 일자리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고용의 장기 침체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고용 활성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1호 지시로 ‘일자리 상황판’을 내걸었을 만큼 현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였다. 하지만 정부가 받아든 올 상반기 고용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일자리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고용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일장춘몽이 된 일자리 30만 개 목표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취업자 증가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32만 명으로 잡았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 열풍이 꿈틀대던 시기였지만 “소득주도 정책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장밋빛 고용 전망치를 내세웠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본격화하고 국내 소비와 투자가 동반 부진의 늪에 빠지며 대내외 경제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정부는 고용 증가폭을 18만 명으로 낮췄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 주력 품목이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 및 조선에서 자동화로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않는 반도체로 바뀐 데다 구조조정의 여파가 겹치면서 일자리가 급속도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6.6%에 이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률은 0%대다. ‘고용 없는 성장’이 한국 경제를 덮치고 있었지만 당국자들은 수출 호황이란 착시효과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도규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자동차, 조선과 달리 반도체는 적은 인력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사업이라 고용 효과가 작다”고 진단했다.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든 점도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13만4000명, 2017년 2만1000명 늘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6만1000명이 줄었다. ○ 재정 투입 ‘임시 처방’에만 의존 일각에서는 획기적인 개혁을 하지 않고는 취업자 30만 명 시대가 당분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올해 고용 시장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 회복은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수출업 중심으로 회복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간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국고를 투입하는 손쉬운 대책에 치중했다. 올해 일자리 예산은 19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17조1000억 원)에 비해 12.7% 늘었다. 청년 일자리 대책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편성한 추가경정예산(14조8000억 원)을 포함하면 총 34조 원을 일자리 살리기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 공공부문의 일자리만 늘었을 뿐 민간의 일자리는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제조업과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등이 전년 동기 대비 기준 각각 12만6000명, 3만1000명 줄어드는 사이 공공 일자리는 9만5000명 늘었다. 그 사이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기업은 사정당국의 압박과 각종 규제 등으로 활력을 잃어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일자리는 특성상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다른 일자리를 만드는 유발 효과가 떨어진다”며 “세금을 동원해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의 생산성을 가져다 비생산적인 곳에 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 소득주도 성장 실험은 계속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또다시 ‘재정 투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3조8000억 원을 투입해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고 약 3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준비하는 등 보조금을 들여 인위적으로 소득을 늘리는 단맛에 여전히 빠져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부 정책으로는 하반기 경기 하락을 막기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혁신성장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형태라 하반기에 경기가 나빠지는 걸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지출을 늘려 고용을 지키기보다는 저출산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장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몇조 원씩을 일자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투입하기보다는 이를 저출산 극복에 사용하면 소비 촉진과 생산가능인구 증가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

‘근로장려세제(EITC) 3조8000억 원,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원, 기금 4조 원.’ 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저소득층 지원 및 일자리 만들기에 투입할 예산이다. 기초연금 인상 등 다른 대책들에 들어갈 비용까지 합하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추진하는 데 드는 재정은 12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재정지출을 약 8%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저소득층 지원 등을 위해)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이 당초 중기재정계획에 명시된 5% 중반대보다 2%포인트 높은 7% 중반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확장적 재정’으로 저소득층과 서민 지원 등에 드는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당이 내년도 예산 증가율을 10% 이상으로 요구하고 있어 예산 증가율은 7% 중반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예산이 429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예산은 460조∼470조 원에 이르는 슈퍼 예산으로 편성되는 셈이다. 당장 하반기에 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주택도시기금에서 2조4000억 원을 확보해 전세자금 대출 확대에 사용하는 등 총 4조 원 규모의 기금을 재정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근로장려세제는 세금을 환급해주는 방식이어서 별도의 예산이 들지는 않지만 세금 환급액만큼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재정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고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정부는 최근 세수가 양호한 점을 감안할 때 복지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예산을 책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일자리, 저소득층 지원에 보조금을 수시로 넣는 재정 중독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 정책은 기존 수급자들의 반발 때문에 한 번 만든 정책을 없애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대북제재가 한층 강화됐던 지난해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 9000t이 2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어와 유통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금수품 지정 후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1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지난달 27일 수정해 제출한 연례보고서는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돼 지난해 10월 2일 인천에, 11일 경북 포항에 들어왔다고 적시했다. 수입 석탄량은 2일 파나마 선적의 ‘스카이에인절’호에 실려 인천으로 들어온 것이 4000t, 11일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글로리’호로 포항에 들어온 석탄이 5000t이다. 당시 t당 가격이 65달러임을 감안하면 모두 58만5000달러(약 6억5900만 원)어치다. 지난해 8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71호는 북한산 석탄을 전면 수출 금지하고, 다른 국가들은 자국민이나 자국 국적 선박 및 항공기를 통해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산 석탄이 하역돼 유통된 뒤에 관련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입항 전) 수입신고 접수가 완료된 상태여서 선박이 한국에 도착함과 동시에 하역 처리됐다”며 “관련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세관당국은 지난해 해당 선박이 정박해 있을 때 조사에 나섰지만, 당시에는 의심 선박을 억류할 국제법 또는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근거가 없어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문제의 선박들은 ‘우범 선박 목록’에 오른 올 2월에도 한국을 찾았지만 대북제재 위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사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journari@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내년부터 저소득층에게 주는 보조금인 근로장려금(EITC)을 받는 가구가 지금의 2배 수준인 300만 가구 안팎으로 늘어나고 지급액도 2배로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고령층이 받는 기초연금은 지금보다 10만 원 많은 30만 원으로 늘어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이 같은 내용의 저소득층 지원 대책에 합의했다. 협의 내용에 따르면 저소득 근로자나 사업주의 세금을 환급해 주는 근로장려금은 지원 대상이 약 300만 가구로 확대되고 지급액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를 위해 4조 원 안팎의 예산이 배정된다. 지난해 근로장려금은 157만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1조200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기초연금과 관련해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올해 9월 25만 원으로 올린 뒤 소득 하위 20% 어르신에 대해선 계획보다 2년 앞당겨 내년부터 30만 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정은 내년 노인 일자리를 올해보다 8만 개 많은 60만 개가량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은 현재 구직활동 지원금으로 월 30만 원씩 3개월 동안 받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지원 대책은 저소득층에 일자리를 지원하고 이들의 실질소득을 늘려 복지와 내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현재 5년인 임대차 계약 갱신 청구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며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장원재·김성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에 대해 사실상 포기 선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가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으며 정부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인건비 급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가능한 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올해와 내년으로 이어지는 최저임금의 인상폭을 우리 경제가 감당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사정 모든 경제주체들이 함께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보면서 인상폭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과 동시에 최저임금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일자리 안정자금뿐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 합리적인 카드 수수료와 가맹점 보호 등 후속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1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이런 내용의 자영업자 대책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조찬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총리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 이른 것과 관련해 시장과 기업의 경제 심리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10.9%라는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아 김 부총리가 주장해 온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속도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폭과 시기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채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학계, 소상공인 등 다양한 계층이 중립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최저임금위를 구성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한상준 기자}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인상되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18일경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영세 사업주의 임금 인상분을 대신 지급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내년에도 연장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 임대료 인상률 억제 등 각종 간접 지원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유류세 환급을 확대하는 등 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올린 뒤 세금으로 부작용을 막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정 지원 최대 6조 원 규모에 이를 듯 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자리 감소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예산을 동원한 직접 지원에만 최대 6조 원 규모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선 고려되는 방안은 올해 약 3조 원이 투입된 일자리안정자금을 내년에도 연장 운영하는 것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30인 미만 사업장의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각 사업주가 신청할 경우 집행한다. 현재는 월 보수 190만 원 미만인 근로자를 한 달 이상 고용한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에게 근로자 한 명당 월 13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을 3조 원 넘게 편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수차례 이 자금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언급해 왔는데 올해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면 세금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막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 규모를 올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ITC는 저소득 근로자나 사업주 등 저소득 가구의 세금을 환급해주는 제도다. 단독가구는 연간소득이 1300만 원 미만, 홑벌이와 맞벌이는 각각 2100만 원, 2500만 원 미만일 때 각각 최대 85만 원(단독), 210만 원(홑벌이), 250만 원(맞벌이)을 지원해 준다. 당정 관계자는 “현재는 116만 가구에 1조2000억 원을 주고 있다. 이를 최대 3조 원 이내에서 지급 금액과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급 대상은 200만∼2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책 총동원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당정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게 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농축수산물이나 중고차 매입액의 일정 비율을 세액에서 공제해 주는 의제매입세액공제를 확대하거나 일몰을 연장하는 방안, 평균 임금인상률보다 임금인상률이 높은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는 근로소득증대세제 확대 방안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국제유가 상승을 감안해 유류세 환급 확대 등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또 자영업자들을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고 상가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12일 상가 임대료 인상 상한제 도입,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가맹수수료 인하 등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저소득층에 한해 기초연금을 내년부터 월 30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당초 올해 9월 2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2021년 4월부터 30만 원으로 인상될 예정이었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 또 ‘퍼주기’로 막나” 지적도 정부는 지난해에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올린 직후 일자리안정자금 지급 등 약 4조 원 규모의 정책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매년 최저임금을 올리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동원하는 패턴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수많은 복지제도 중 하나일 뿐인데 이를 지나치게 인상하는 바람에 EITC 같은 다른 복지제도들이 동원되고 있다”며 “일자리안정자금 같은 퍼주기 정책은 한번 만들면 없애기가 힘들어 지속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이 지나치게 재정 투입 위주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자영업자들이 받는 인건비 부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복안이 없다”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송충현 / 장원재 기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지수가 올 2분기(4∼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불거진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 중국한국상회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가 시황(100)과 매출(116)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1∼29일 7개 업종 216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BSI는 경영 실적과 판매, 비용 등에 대한 기업의 응답 결과를 0∼200 값으로 산출한 수치다.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느끼는 업체 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은 그 반대다. 현지 판매(113)가 2개 분기 만에 100을 넘어섰고 설비 투자(112)도 100을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화학, 자동차, 전기전자 등의 체감 경기가 좋았던 반면 유통(80)은 100을 밑돌며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영상 불편함으로는 심화된 경쟁(18.1%), 인건비(16.7%), 부진한 수요(16.2%) 등이 꼽혔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 해외 유수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화학업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3분기(7∼9월) 전망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았다. 3분기 매출과 시황 전망 지수는 각각 125와 115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내 영업환경(85)과 제도정책(80) 등에 대한 전망은 100을 넘지 못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에 따른 영향을 느낀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의 58%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분기(1∼3월) 처음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한중 관계 악화를 체감하는 기업 비율이 지난해 말부터 3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올해 2분기(4∼6월) 전국 아파트 값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아파트 값은 전 분기 말과 비교해 0.3% 떨어졌다. 이는 2013년 1분기(―0.7%)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특히 지방 아파트 값의 하락 폭이 컸다.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아파트 가격은 2분기에 0.9% 하락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1분기 이래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경남(―2.3%) 울산(―2.5%) 등 조선업 구조조정이 활발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충북 충남 경북도 1% 넘게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값은 2분기에 0.8% 오르면서 4년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1분기 서울 아파트 값이 3.6% 뛴 것과 비교하면 재건축 규제 등의 영향으로 오름폭은 둔화됐다. 하지만 서울의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2분기에 1.1%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1.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서울 전세금이 1.0% 떨어지며 6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그동안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고수해온 은산분리 규정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취소된 것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당 일각의 반대를 조율하기 위해 시간을 가지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경제지표 악화로 다급해진 여권이 ‘경제 활성화’로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4%로 묶어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행법상의 규정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규제완화와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활성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시민단체 등 전통적인 지지 세력을 고려해 친(親)기업 정책 마련에 소극적이었지만 좀처럼 경제지표가 회복되지 않자 ‘이념’ 대신 ‘실리(實利)’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12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던 청와대 규제혁신점검회의가 돌연 취소된 이유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당 내 이견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반대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를 보고할 예정이었으며 해당 안건은 ‘핵심 토론의제’에 포함될 만큼 비중이 컸다. 회의를 앞두고 가진 당정청 논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기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는 은행법 개정 등 입법 과정이 관건인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여당 의원이 대통령 공약 이행, 재벌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며 “핵심 안건 보고가 취소되면서 청와대에서 회의 자체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가 은산분리 원칙을 허무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는 이 같은 반발에도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토론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은산분리 완화가 그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던 경제 정책 방향을 정부가 오른쪽으로 ‘미세조정’하는 대표적인 징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출범 이후 1년이 넘게 이렇다 할 경제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연일 악화되는 경제지표를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투자와 일자리 확충을 당부하고 경제부처 수장들이 연일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경제 정책의 기조가 바뀌는 게 현장에서도 느껴진다”며 “우선 일자리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김상운 sukim@donga.com / 세종=송충현 / 조은아 기자}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의 한 전시회용 건물 1층 쇼룸(상품 전시 공간). 영국의 럭셔리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이 내년 봄여름 시즌에 선보일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이 유리천장에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진열돼 있었다. 쇼룸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알렉산더 맥퀸 관계자들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신상(품)’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한국 바이어로는 롯데면세점 상품부문 럭셔리패션팀 안강희 씨(27)가 유일하게 이 쇼룸에 들어가 물건을 살폈다. 안 바이어는 “국내 면세점 중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알렉산더 맥퀸 제품을 최초이자 단독으로 직매입하고 있다”며 “올해 6월 롯데면세점 내 알렉산더 맥퀸 매출이 전년 대비 1000% 늘어나는 등 브랜드 인기가 올라 신발, 스카프 등을 중심으로 많은 상품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명품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직매입하는 것은 해당 면세점이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있다는 의미다. 롯데면세점이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더욱 키워가고 있다. 국내 면세점 산업이 침체되고 있지만 롯데의 바이어들이 엄선한 제품들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롯데면세점을 대하는 해외 브랜드들의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럭셔리 패션 부문 매입 규모는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전년대비 15% 늘었다. 면세점은 바이어가 직접 물건을 선별해 구입하면 면세점이 판매와 재고관리까지 모두 책임진다. 브랜드가 임대료를 내고 ‘입점’해 판매, 재고관리를 직접 하는 백화점과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 이런 이유로 바이어가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 상품을 고를 경우 판매가 부진하고 재고가 넘치게 된다. 따라서 매입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바이어들의 상품 선구안이 그만큼 좋다는 의미다. 롯데면세점은 1980년 첫 매장을 열 때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조해 왔다. 1984년 면세점 업계에서는 세계 최초로 루이비통이 입점했다. 루이비통이 한국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전이다. 뒤이어 1985년 에르메스, 1986년 샤넬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하며 럭셔리 브랜드 부문을 강화해 왔다. 롯데면세점 바이어들이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를 속속 입점시킬 수 있는 이유도 이 같은 경력이 한몫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서는 현재 약 60명의 바이어가 1년에 3, 4회씩 전 세계에 나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파리에만 3명의 바이어가 파견돼 약 400억 원 규모의 구매 협상을 마무리했다. 롯데면세점 상품부문 럭셔리패션팀 양승주 바이어(29)는 “롯데면세점은 각 바이어에게 큰 권한을 부여하고 다양한 시도를 장려하는 만큼 바이어들이 책임감을 갖고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공부하는 만큼 더 큰 기회가 열리는 것은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해외에 파견된 바이어들은 단순히 쇼룸만 둘러보지 않고 해당 브랜드 매장을 직접 방문해 어떤 상품군의 선호도가 높은지, 매장에 손님은 얼마나 많은지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매입에 반영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매출이 2014년 4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6조1000억 원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위한 좋은 상품을 엄선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파리=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신규 일자리가 정부 목표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고용 부진이 더 이상 쇼크가 아닌 한국 경제의 만성질환이 되고 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7만2000명에 그치는 고용 참사가 발생했을 때 청와대는 봄비 같은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며 6, 7월을 두고 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6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의 보고인 제조업에서 고용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확인됐다. 깊고 긴 터널로 빠져드는 일자리 참사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쇼크가 5개월째 이어졌다. 일자리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에서 모두 취업자 수가 감소하며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10만 명대 이하에 그쳤다. 당초 지난달부터 고용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청와대와 정부가 인구 감소, 경기 침체 등으로 일자리 시장이 쉽게 개선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규제혁신을 통해 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하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조업 일자리 쇼크 통계청이 11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6000명 늘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 폭 7만2000명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지만 정부가 목표로 한 신규 고용 32만 명 창출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월 33만4000명에서 2월 10만4000명으로 떨어진 뒤 5개월째 10만 명대 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집계된 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일자리 시장을 지탱하는 주요 업종에서 모두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제조업은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수가 12만6000명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12만 명 이상 줄어든 건 지난해 1월(17만 명 감소)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5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의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급감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 당국자는 “자동차, 조선 구조조정의 여파로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며 취업자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매달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 ‘고용참사’ 안이하게 대응한 정부 일각에서는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동안 청와대와 정부의 현실 진단이 안이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청와대는 5월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오자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감소했고 공무원 시험과 강우일 증가가 고용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구구조 변화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기 때문에 고용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취업할 수 있는 인구가 줄었다는 데 방점을 둘 게 아니라 일자리가 줄어든 것에 초점을 맞춰야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구조 변화는 장기적인 흐름으로 계속 이어져 왔다”며 “결국은 기업 투자가 안 되니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인데 인구구조 때문에 취업자가 줄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당초 설명과 달리 조업일수 증가도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달 “취업자 수는 줄어도 상용직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일자리의 질은 좋아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1, 2월 상용직 일자리 증가폭이 43만∼48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6월 상용직 증가폭은 36만5000명으로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민간고용 늘릴 기업투자 촉진 대책 나와야” 청와대는 부실한 진단을 토대로 고용지표가 개선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해왔다. 반장식 전 대통령일자리수석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공기업 채용, 근로시간 단축 등이 본격화하면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경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원 등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대비해 근로자를 더 뽑기보다는 기존 인력으로 어떻게 생산성을 끌어올릴지 집중해 왔다. 정부가 원하는 일자리 구조의 선순환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고용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여줘야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과 관련된 불확실성, 각종 규제 등으로 민간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기업 환경을 개선할 의사가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는 등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송충현 기자공태현 인턴기자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정부가 2019년도 예산안을 10%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저성장 상황에서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서 분배가 악화되는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주축으로 청년 고용과 사회안전망 확대에 주력해왔지만 청년실업이 최악으로 치닫고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자 또다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회와 정부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규제개혁에는 미온적이면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재정카드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저성장 고령화 일자리쇼크에 대응 정부는 내년 예산안과 관련해 올해 초부터 인상률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해 왔다.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놓으면서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5.7%로 잡았다. 이후 3월 2019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하며 “청년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혁신성장, 안전 등 4대 분야에 예산을 중점 투자하기 위해 5.7%보다 확장적으로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5월 말 각 정부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예산요구액은 올해 확정예산보다 6.8% 늘어난 458조 원 규모였다. 이어 정부는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하며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을 기존 5.8%에서 7.8%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역시 일자리와 저출산 문제 해결이 목표였다. 여기에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0% 이상 증액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2019년 예산은 470조 원이 넘는 대규모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복지 관련 예산 160조 육박 가능성 정부는 늘어난 예산을 고용지표를 개선하는 데 대거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청년 체감실업률은 23.3%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7만2000명으로 집계되는 등 고용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취업만 하면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 청년 취업을 유도하고 인적 자원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오지 않도록 재교육과 보조금을 주는 정책 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구직급여 등 복지지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복지 분야 예산요구액은 지난해보다 6.3% 늘어난 153조7000억 원이다. 정부가 마련 중인 저소득층 대책으로 기초연금이 인상되는 등 추가 지출이 생기면 복지 관련 예산안 규모가 160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라는 측면과 함께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내수 촉진 정책으로도 해석된다.○ 기업활동 돕는 규제개혁과 병행해야 일각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각종 이해 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 규제 개혁엔 손놓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손쉬운 재정 확대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유통, 의료, 관광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은 7년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며 정부가 3월 신사업 육성을 위해 만든 규제혁신 5개 법안은 아직 국회 협상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다. 국회와 정부가 시민단체와 이해집단의 반발을 우려해 공론화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만들기에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기를 살려주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데 정부가 굳이 힘든 길을 가려 한다”고 꼬집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려 470조 원대의 슈퍼 예산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5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올해보다 10% 이상 증액할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일자리 쇼크와 저출산이라는 난제에 대응하려면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규제를 풀고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의 ‘두 자릿수 예산 확대’ 요구에 대해 “일자리, 저출산, 혁신성장 분야에 예산을 대거 늘리는 데 여당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관련 사업과 수요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부는 내년도 예산 증가율을 7.8%로 예고한 바 있다.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른 재정지출 증가율 5.8%보다 2%포인트 늘려 462조 원 정도의 예산안을 편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정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당의 요구에 따라 정부는 10조 원 정도의 예산을 일자리, 복지 명목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0%대 증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 각 부처는 5월 말 기재부에 내년도 예산으로 총 458조1000억 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각 부처에 일자리와 복지 관련 사업을 더 발굴하라고 요구했고 이달 초 추가 예산 접수를 마무리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전 세계로 확전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양국이 대규모 관세 부과의 포문을 열자마자 유럽연합(EU), 러시아, 캐나다 등 주요국이 일제히 보호무역주의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8일 EU 집행위원회 등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이달 중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이 3월 유럽산 철강제품에 관세 부과 조치를 내리자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EU는 최근 수년간 수입량을 고려해 일정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EU에 대한 철강 수출이 늘고 있는 한국도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도 이날 미국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의 보복 조치로 미국에서 수입되는 도로 건설 및 석유 가스 산업 장비에 25∼4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 맞서 이달부터 오렌지주스, 케첩, 위스키 등 50여 종의 미국산 제품에 10% 보복 관세를 매기고 있다. EU는 미국이 수입차 관세 부과에 나설 경우 케첩, 건포도 등 10여 종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일제히 이 같은 대응에 나선 것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보복한다는 취지와 함께 미국과 중국이라는 최대 수출시장을 잃은 상품이 자국 시장으로 몰릴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 부진과 고용 침체 상황에서 수출 여건마저 악화되면서 한국 경제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는 우려가 높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일자리 창출 여력이 많은 유통, 의료,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서비스법안)이 7년째 국회 캐비닛에서 잠자고 있다. 국회에서만 수십 회에 걸쳐 법안 타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시민단체와 이익집단의 반발을 끝내 넘지 못해 표류 중이다. 정부 역시 지지 기반인 시민단체의 반발을 설득할 논리를 찾지 못한 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국회와 정부가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대승적인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 ‘어디까지 서비스업인가’ 두고 소모전 5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서비스법안은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를 개선하고 각종 조세 감면 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어떤 산업에 얼마나 지원을 강화하느냐 식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산업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별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서비스 산업 규제 개혁의 법적 근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12년 처음 정부 발의된 뒤 7년간 국회에서 표류하는 이유는 ‘서비스 산업’의 범위를 과연 어디까지로 보느냐를 두고 국회와 시민단체, 정부가 이견을 빚고 있어서다. 서비스법안 제2조에 따르면 서비스 산업은 ‘농림어업이나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이다. 유통, 의료, 관광, 언론, 문화, 영상 등 대부분의 산업이 이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교육, 언론, 철도, 의료 등 공공적 성격을 띠는 산업까지 민영화될 수 있다며 서비스법안 통과를 반대했다. ○ 시민단체에 발목 잡힌 법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한 강연회에서 “(혁신성장을 위해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은 정부 지지 세력의 반대가 심한데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쇼크 등으로 연 3% 성장률에 먹구름이 낀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서비스법을 이념이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지지 단체 중 하나인 참여연대는 서비스법안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시민단체다. 참여연대는 “의료 교육 사회복지서비스 언론 등 공공 서비스가 시장논리 및 산업논리의 지배를 받고 이 경우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서비스법을 반대하고 있다. 이익집단의 반대도 국회와 정부 모두에 부담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달 “서비스법은 국민의 건강권이 아닌 경제 논리를 기반으로 재벌 등이 의료를 장악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할 우려가 높다”며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으면 13만 의사 회원의 전면 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보건 의료를 서비스법 적용 대상에서 빼자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산업 발전 측면에서 과연 옳은 방향인지는 의문”이라며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 “법안 통과하면 일자리 69만 개 늘 것” 전문가들은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서비스업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앞으로의 경제 발전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서비스법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직원 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기준 2013년 4.6%에서 2016년 1.0%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통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은 29.4%에서 30.2%로 늘어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서비스법안이 통과하면 2030년까지 최대 69만 개까지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비스법안이 나온 만큼 지속적인 성장동력 개발과 일자리 확충을 위해 서비스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