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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4일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게 담긴 인도태평양 관련 보고서를 최초로 공개했다. 6월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군사 전략에 관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외교 주무부처인 국무부 차원의 보고서는 처음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란 제목의 30쪽 짜리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무부는 한국을 호주, 일본에 이어 세 번째 역내 협력 국가로 거론했다. 또 이 세 나라와 함께 대응해야 할 위협으로 중국의 악성 사이버공격, 역내 항행 제한, 해양 안보, 환경 문제 등을 거론하며 강한 중국 견제 의도를 드러냈다. 총론에서 세 번째로 언급된 한국은 각국과의 구체적 협력 내용을 소개하는 단락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했다. 국무부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신(新)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결, 북핵 확산에 대한 공동 대응, 대북제재 이행 협력 등을 언급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악성 사이버 공격도 우려한다고 지목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어놓은 9개의 선인 ‘구단선(nine-dash line)’에 대해 “근거 없고 불법적이며 비합리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런 중국의 항행 자유 침해 때문에 아세안 국가들이 2조5000억 달러(약 2900조 원)에 이르는 (해양) 에너지 자원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한 역내 불안정성 및 충돌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서두 인사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 관여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 왔다. 미국은 이 지역에 대한 깊은 관여 및 번영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은 자유롭고 개방된 지역의 질서를 보호하는 데 최전선에 있다. 모든 국가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뒷받침하는 규칙과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공동 책임을 진다”며 거듭 중국에 날을 세웠다. 보고서의 공개 시점도 주목할 만 하다. 국무부는 이날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된 직후 보고서를 내놨다. 무역전쟁의 당사자인 중국이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주요 국가를 끌어들여 경제 영토 확장에 나서려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협박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자원 이용을 막으려 한다. 아세안 국가들은 새로운 제국주의 시대에 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주도의 RCEP에 아직 동참하지 않은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명명하며 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태국 방콕에서 호주, 일본, 인도와 함께 4개국 고위급 회담도 가졌다. 이미 중국에 대해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는 인도는 RECP 가입 시 이 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상품이 물밀 듯 몰려오면 인도 제조업 분야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 외에도 2억6000만 명에 달하는 인도 농민 인구들은 농산물 시장에서 호주 및 뉴질랜드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미국 대선(2020년 11월 3일)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정세를 뒤흔들며 돌출 행보를 하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당 후보들은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혈맹이던 쿠르드족을 버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정적(政敵)을 공격하는 대가로 다른 나라에 원조를 제공하려 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에 나갈 수밖에 없는 실무 당국자들에 대한 인신공격,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도 싸잡아 비판했다가 자신이 속한 당으로부터도 비판받는 대통령. 그 외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란의 핵개발을 묶어두던 이란 핵협정(JCPOA) 폐기…. 취임 이후 국제사회의 질서까지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3)의 돌출 행보는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는 미국 민주당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리멸렬한 야당은 독불장군 스타일의 대통령을 견제하지도 못하고, 대체할 능력도 없이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공화당의 후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8·버몬트),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7),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 대만계 기업가 앤드루 양(44) 등이 그저 각축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공화 “탄핵 불안” vs 민주 “본선 경쟁력 의문”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속으로는 “이대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에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의혹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이에 따른 하원의 탄핵 조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9월 24일부터 시작된 탄핵 조사에서 잇따라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며 타격을 안겼다. 하원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탄핵 조사 절차 세부 사항을 규정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부터 탄핵 조사 청문회가 생중계된다. 공화당은 대선 레이스 직전 탄핵 정국 직격타를 우려해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 3명을 제외하고 194석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결정지을 결정적 변수가 ‘경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각종 막말과 기행, 동맹 경시 등으로 미국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경제 호조 덕이 컸다. 하지만 9, 10월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을 보였고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도 1.9%(전기 대비·연율 기준)에 그쳐 트럼프 캠프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3.1% 성장해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2분기(2.0%)에 이어 3분기에도 계속 성장률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독보적으로 앞서는 후보가 없는 데다 지지율 상위 후보군의 ‘본선 경쟁력’ 때문에 고민이 깊다. 현재 18명의 후보 중 지지율 ‘빅4’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부티지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부패 의혹, 워런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과도한 진보 성향 정책, 부티지지 시장은 빈약한 전국적 인지도 등으로 중도층 유권자 포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음에도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72)의 악몽이 생생하다. 지지율이 앞서도 현직 대통령을 넘어설까 말까 한데 아직 지지율도 뜨뜻미지근하니 지도부의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예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제3의 후보’를 옹립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 존 케리 전 국무장관(76),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55) 등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후보군의 한계도 뚜렷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클린턴 전 장관과 케리 전 장관은 각각 2016년과 2004년 대선에서 이미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인지도가 높지만 대중적 인기가 뜨겁지 않다. 오바마 여사는 공직 경험이 없고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지 못했다.○ 제론토크라시에 대한 우려 트럼프 대통령, 민주당 유력 후보 3인방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민주당에서 제3의 후보로 거론하는 블룸버그, 케리, 클린턴 등이 모두 70대라 ‘노인 정치(Gerontocracy)’에 대한 우려도 높다. 현재 최고령 후보인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연소 후보인 부티지지 시장과 무려 41세 차이. 샌더스 의원은 9월 유세 행사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긴급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다. 부티지지 시장은 NYT 인터뷰에서 “미래 의제를 다루는 대선에서는 젊은 후보가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70대 후보 3인방을 간접 비판했다.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려면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며, 나이와 돈이 많은 ‘백인 남성의 상징’ 트럼프 대통령과 대적하려면 젊고 개혁적인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1960년 존 F 케네디(당시 43세), 1992년 빌 클린턴(당시 46세), 2008년 버락 오바마(당시 47세)의 사례에서 보듯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젊고 혁신적인 후보를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던 기억도 이런 세대교체 필요성을 제기한다. 샌더스 캠프 측은 최근 유명 래퍼 ‘카디 B’와 손톱 손질 가게에 마주 앉아 대선 공약을 토론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물리적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은 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이 동영상은 6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건강 우려와 신선하지 않은 이미지를 불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70대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NYT는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트럼프 대통령은 첫 부인 이바나와 혼인 상태였고, 워런 상원의원은 공화당 지지자였다”라고 꼬집었다. 보스턴글로브도 “1969년 인류가 달에 착륙했을 때 샌더스 상원의원은 20대 후반, 1987년 애플이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를 출시했을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은 40대 중반이었다”고 가세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후보 3인방은 내년 2월 전당대회 때 각자의 건강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 치열한 ‘실탄’ 경쟁 양당 후보들 간 ‘쩐의 경쟁’도 관심사다. 미국 대선은 선거 유세 등 각종 행사의 진행 경비, 인건비, 광고비 등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그야말로 ‘돈 선거’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 자산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역 대통령의 이점을 누리며 모금 부문에서는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올해 3분기에만 1억2500만 달러(약 1460억 원)를 모았다. 3분기까지 누계로는 3억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워싱턴 백악관 근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모금 행사를 벌였다. 이날 하루에만 1300만 달러를 쓸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모금액을 압도하는 수치다. 3분기에 민주당 주요 후보 중 가장 많은 돈을 모은 샌더스 상원의원조차 2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모은 돈의 22.4%밖에 안 된다. 워런 상원의원(2470만 달러), 부티지지 시장(1920만 달러), 바이든 전 부통령(1570만 달러) 등은 대통령과의 격차가 더 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3분기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돈을 모은 후보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후보(72)다. 지지율은 하위권이지만 ‘투자의 귀재’답게 496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해리스 상원의원의 경우 최근 자금난으로 직원들을 대거 감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경선을 완주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경합지 플로리다 판세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차지했다.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번 승리했을 때와 비교해 36명의 선거인단을 잃어도 재선에 성공한다는 뜻이다. 반면 232명에 그쳤던 민주당 측은 최소 38명을 추가로 얻어야 한다. 간접 선거인 미국 대선 특성상 이번 대선도 2016년과 마찬가지로 소수 경합주가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버몬트, 매사추세츠, 오리건, 하와이, 코네티컷,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주 등은 민주당의 텃밭이고 미시시피,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루이지애나주는 공화당 텃밭이다. 후보에 관계없이 지지 정당이 확고한 주가 전체 50개 중 4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양당 모두 소수의 경합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여야 한다. NYT는 내년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을 꼽았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도 플로리다를 이번 대선의 판세를 좌우할 지역으로 지목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49.0%를 얻었다. 클린턴 후보(47.8%)보다 불과 1.2%포인트 높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각각 51%, 50%로 간신히 절반을 넘겼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대선에서 누가 플로리다에서 이기든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당 모두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특히 2000년 대선에서는 개표 소송까지 거친 후 플로리다를 차지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전체 득표율에서 앞선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백악관 주인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18일 재선 출정식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가졌다. 9월에는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플로리다에 닥칠 것이란 예보에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까지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만큼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내년 3월 3일 ‘슈퍼 화요일’이 관건 본격적인 미국 대선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에서 닻을 올린다. 두 당은 모두 이곳에서 당원대회(코커스)를 열고 8일 후 뉴햄프셔주에서 첫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치른다. 코커스는 당원만, 프라이머리는 당원과 일반인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아직도 18명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의 군소 후보들은 두 주의 결과에 따라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3일은 가장 많은 주에서 동시 예비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이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를 포함해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등 총 15개 주에서 예비경선이 벌어진다. 이후 6월까지 나머지 주에서 예비경선이 이어지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이때 확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내년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민주당은 과거 민주당 표밭이었던 위스콘신을 지난 대선에서 잃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위스콘신에서의 승리를 확신해 아예 이곳에서 유세를 하지 않았다. ‘집토끼’ 대신 ‘산토끼’에 올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을 트럼프 후보에게 내줬고 백악관의 주인도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왜 아픈 기억이 서린 이곳을 대선 후보 발표 장소로 택했을까.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등 소위 쇠락한 산업지대(러스트벨트)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계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지지 기반이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주역이다. 공화당은 내년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로 추대할 것이 확실시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김예윤 기자}

혈맹이던 쿠르드족을 버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정적(政敵)을 공격하는 대가로 다른 나라에 원조를 제공하려 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에 나갈 수밖에 없는 실무 당국자들에 대한 인신공격,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도 싸잡아 비판했다가 자신이 속한 당으로부터도 비판받는 대통령. 그 외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란의 핵개발을 묶어두던 이란 핵협정(JCPOA) 폐기…. 취임 이후 국제사회의 질서까지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3)의 돌출 행보는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는 미국 민주당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리멸렬한 야당은 독불장군 스타일의 대통령을 견제하지도 못하고, 대체할 능력도 없이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공화당의 후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8·버몬트),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7),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 대만계 기업가 앤드루 양(44) 등이 그저 각축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공화 “탄핵 불안” vs 민주 “본선 경쟁력 의문”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속으로는 “이대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에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의혹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이에 따른 하원의 탄핵 조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9월 24일부터 시작된 탄핵 조사에서 잇따라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며 백악관에 타격을 안겼다. 시리아 철군, 북한 비핵화 협상 등 주요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당내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결정지을 결정적 변수가 ‘경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각종 막말과 기행, 동맹 경시 등으로 미국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경제 호조 덕이 컸다. 하지만 9, 10월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을 면치 못한 데다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도 1.9%(전기 대비·연율 기준)에 그쳐 트럼프 캠프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3.1% 성장해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2분기(2.0%)에 이어 3분기에도 계속 성장률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 대부분의 실적도 괜찮은 편이다. 민주당은 독보적으로 앞서는 후보가 없는 데다 지지율 상위 후보군의 ‘본선 경쟁력’ 때문에 고민이 깊다. 현재 18명의 후보 중 지지율 ‘빅4’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부티지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부패 의혹, 워런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과도한 진보 성향 정책, 부티지지 시장은 빈약한 전국적 인지도 등으로 중도층 유권자 포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음에도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72)의 악몽이 생생하다. 지지율이 앞서도 현직 대통령을 넘어설까 말까 한데 아직 지지율도 뜨뜻미지근하니 지도부의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예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제3의 후보’를 옹립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 존 케리 전 국무장관(76),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55) 등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후보군의 한계도 뚜렷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클린턴 전 장관과 케리 전 장관은 각각 2016년과 2004년 대선에서 이미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인지도가 높지만 대중적 인기가 뜨겁지 않다. 오바마 여사는 공직 경험이 없고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지 못했다.○ 제론토크라시에 대한 우려 트럼프 대통령, 민주당 유력 후보 3인방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민주당에서 제3의 후보로 거론하는 블룸버그 케리 클린턴 등이 모두 70대라 ‘노인 정치(Gerontocracy)’에 대한 우려도 높다. 현재 최고령 후보인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연소 후보인 부티지지 시장과 무려 41세 차이. 샌더스 의원은 9월 유세 행사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긴급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다. 부티지지 시장은 NYT 인터뷰에서 “미래 의제를 다루는 대선에서는 젊은 후보가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70대 후보 3인방을 간접 비판했다.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려면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며, 나이와 돈이 많은 ‘백인 남성의 상징’ 트럼프 대통령과 대적하려면 젊고 개혁적인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1960년 존 F 케네디(당시 43세), 1992년 빌 클린턴(당시 46세), 2008년 버락 오바마(당시 47세)에서 보듯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젊고 혁신적인 후보를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던 기억도 이런 세대교체 필요성을 제기한다. 샌더스 캠프 측은 최근 유명 래퍼 ‘카디 B’와 손톱 손질 가게에 마주 앉아 대선 공약을 토론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물리적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은 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이 동영상은 6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건강 우려와 신선하지 않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70대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NYT는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트럼프 대통령은 첫 부인 이바나와 혼인 상태였고, 워런 상원의원은 공화당 지지자였다”라고 꼬집었다. 나이가 많다는 점을 부각한 대목. 보스턴글로브도 “1969년 인류가 달에 착륙했을 때 샌더스 상원의원은 20대 후반, 1987년 애플이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를 출시했을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은 40대 중반이었다”고 가세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후보 3인방은 내년 2월 전당대회 때 각자의 건강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 치열한 ‘실탄’ 경쟁 양당 후보들 간 ‘쩐의 경쟁’도 관심사다. 미국 대선은 선거 유세 등 각종 행사의 진행 경비, 인건비, 광고비 등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그야말로 ‘돈 선거’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 자산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역 대통령의 이점까지 누리며 모금 부문에서는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올해 3분기에만 1억2500만 달러(약 1460억 원)를 모았다. 3분기까지 누계로는 3억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워싱턴 백악관 근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모금 행사를 벌였다. 이날 하루에만 1300만 달러를 쓸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모금액을 압도하는 수치다. 3분기에 민주당 주요 후보 중 가장 많은 돈을 모은 샌더스 상원의원조차 2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모은 돈의 22.4%에 불과하다. 워런 상원의원(2470만 달러), 부티지지 시장(1920만 달러), 바이든 전 부통령(1570만 달러) 등은 대통령과의 격차가 더 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3분기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돈을 모은 후보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후보(72)다. 지지율은 하위권이지만 ‘투자의 귀재’답게 496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해리스 상원의원의 경우 CNN이 경선을 완주할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해리스 캠프 측이 자금난으로 직원들을 대거 감원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핵심 경합지 플로리다 판세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차지했다.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번 승리했을 때와 비교해 36명의 선거인단을 잃어도 재선에 성공한다는 뜻이다. 반면 232명에 그쳤던 민주당 측은 최소 38명을 추가로 얻어야 한다. 간접 선거인 미국 대선의 특성상 이번 대선도 2016년과 마찬가지로 소수 경합주가 백악관 주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버몬트, 매사추세츠, 오리건, 하와이, 코네티컷,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주 등은 민주당 텃밭이고, 미시시피,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루이지애나주는 공화당 텃밭이다. 후보에 관계없이 지지 정당이 확고한 주가 전체 50개 중 4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양당 모두 소수의 경합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여야 한다. NYT는 내년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을 꼽았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도 플로리다를 판세를 좌우할 지역으로 지목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49.0%를 얻었다. 클린턴 후보(47.8%)보다 불과 1.2%포인트 높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각각 51%, 50%로 간신히 과반을 얻었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대선에서 누가 플로리다에서 이기든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당 모두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특히 2000년 대선에서는 개표 소송까지 거친 후 플로리다를 차지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전체 득표율에서 앞선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백악관 주인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18일 재선 출정식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가졌다. 9월에는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플로리다에 닥칠 것이란 예보에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까지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만큼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내년 3월 3일 ‘슈퍼 화요일’이 관건 본격적인 미국 대선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에서 닻을 올린다. 두 당은 모두 이곳에서 당원대회(코커스)를 열고 8일 후 뉴햄프셔주에서 첫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치른다. 코커스는 당원만, 프라이머리는 당원과 일반인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아직도 18명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의 군소 후보들은 두 주의 결과에 따라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3일은 가장 많은 주에서 동시 예비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이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를 포함해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등 총 15개 주에서 예비경선이 벌어진다. 이후 6월까지 나머지 주에서 예비경선이 이어지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이때 확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내년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민주당은 과거 민주당 표밭이었던 위스콘신을 지난 대선에서 잃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위스콘신에서의 승리를 확신해 아예 이곳에서 유세를 하지 않았다. ‘집토끼’ 대신 ‘산토끼’에 올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을 트럼프 후보에게 내줬고 백악관의 주인도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왜 아픈 기억이 서린 이곳을 대선 후보 발표 장소로 택했을까.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등 소위 쇠락한 산업지대(러스트벨트)에서 역전하겠다는 심경으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계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지지 기반이자 그를 2016년 대선 승자로 만들어준 주역이다. 공화당은 내년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로 추대할 것이 확실시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최지선·김예윤 기자}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견해차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사진)이 탄핵 조사 청문회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원은 볼턴 전 보좌관에게 다음 주 청문회 참석을 요청했다.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은 “그의 협조를 바란다. 아주 중요한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소환장 형식이 아닌 자발적 참석을 요청하는 형태여서 참석 여부는 미정이다. 볼턴 전 보좌관의 변호인단은 “소환장 없이 출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볼턴 전 보좌관이 다음주 청문회 참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소환장을 발부해 강제 참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청문회에 참석하면 대통령 측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보좌관 재직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지연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를 요구하는 대가로 군사 원조 및 정상회담 개최 등을 연계했다”고 증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0일 볼턴 전 보좌관을 경질할 때 트위터에 “그가 더 이상 백악관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언급해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둘은 북핵, 이란 대응을 두고 오래전부터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러시아 주재 미대사로 지명된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대통령이 국내 정적에 대한 수사를 타국에 요청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미국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도 답했다. 지난달 29일 NSC에서 우크라이나 등 유럽 안보정책을 맡고 있는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은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약화시킬까 우려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두 정상의 통화 녹취록에서 결정적인 단어와 문구가 빠져 있다”고 증언했다. 빈드먼 중령 등 NSC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함에 따라 NSC의 조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칠레가 11월 16, 17일(현지 시간) 개최하기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30일 취소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 격화로 안전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APEC 개최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아주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상식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발표했다. APEC 정상회의가 언제, 어디서 다시 열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칠레와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 취소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APEC에서 각종 외교 현안을 논의하려던 정상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미국과 중국 정상은 APEC 회의에서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으로 6일부터 촉발된 시위는 고물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고, 18일 내려진 국가비상사태 취소를 요구하며 격화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칠레 내무장관은 19일 시위 이후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73명이 다쳤다고 28일 발표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반정부 대규모 폭력시위가 이어지자 28일 8명의 장관을 교체했지만 시위대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문병기 기자}

중국 당국이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할 첨단산업 육성 정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28일 시작된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막바지 줄다리기를 하는 중국이 미국 측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6%로 떨어지는 등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외국 자본의 유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정책인 ‘중국제조 2025’는 첨단기술 산업의 핵심 기술, 부품, 소재 자급도를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제조 2025’가 기술 굴기가 아닌 범죄라고 줄곧 비난해왔다. 중국이 국유기업에 보조금을 주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등 불공정 시장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부터 자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 목표 수치를 낮추는 등 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4일 중국 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깜짝 방문한 것도 외국 기업과 자국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메시지라고 WSJ는 분석했다. 리 총리는 17일에는 미국 기업인, 18일에는 BMW, 에어버스 등 세계 제조업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 “중국의 발전과 세계 제조업 네트워크는 분리될 수 없다”는 친(親)외국기업 메시지도 발신했다. ‘중국제조 2025’를 대체할 새로운 정책 방향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주도하는 차기 5개년(2021∼2025년) 경제계획 초안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공식적으로는 4중전회에서 사회주의 시스템을 현대화하기 위한 논의를 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로이터통신은 29일 미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양국 정상이 다음 달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무역협상 1단계 합의문을 공식적으로 서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우리의 목표는 칠레에서 서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합의문이 준비되지 않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만약 칠레에서 서명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협상 결렬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칠레가 11월 16, 17일 개최하기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30일 취소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 격화로 안전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APEC 개최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아주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상식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발표했다. APEC이 언제, 어디서 다시 열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칠레와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상황이 악화됐다는 소식에 예의 주시해왔다”며 “대통령 모친상 기간이기 때문에 (순방 취소 여부는) 조만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APEC에서 각종 외교 현안을 논의하려던 정상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미국과 중국은 정상은 APEC에서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으로 19일부터 촉발된 시위는 고물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고, 18일 내려진 국가비상사태 취소를 요구하며 격화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칠레 내무장관은 28일 19일부터 시작된 시위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7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시위 기간에 구금된 사람이 71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네라 대통령은 반정부 대규모 폭력시위가 이어지자 28일 8명의 장관을 교체했지만 시위대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급습 작전에 참여한 군견의 사진을 트위터로 공개했다. 그는 “바그다디를 죽일 때 훌륭한 일(great job)을 한 멋진 개의 사진에 대해 기밀을 해제한다”며 특수 제작된 조끼를 입고 혀를 내민 개의 모습을 전했다. 이 개는 바그다디가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그가 숨어있던 터널로 델타포스 특수부대원보다 먼저 진입했다. 터널 끝까지 바그다디를 집요하게 추적해 그가 자폭하게 만든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견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견이 소속된 부대의 정체와 관리 병사의 이름까지 드러날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퇴역 장군 마크 허틀링은 트위터에 “군견의 이름을 공개하면 군견의 관리인과 습격에 투입된 부대도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이 군견의 사진을 공개하기 위해 국방부의 특별 허가를 받았다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진을 공개하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작전에 참여한 군견의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군견의 품종은 미국이 2011년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참여했던 것과 같은 벨기에산 말리노이즈로 알려졌다. 말리노이즈 종은 셰퍼드보다 덩치가 조금 작지만 활동성이 높고 영리하며 충성심이 강해 군사 작전에 주로 쓰인다. 빈라덴 사살 때 수훈을 세운 군견 ‘카이로’는 이후 워싱턴 백악관에 초청돼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간식도 상으로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군견에게 어떤 포상을 내릴지도 관심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바그다디의 신원 확인에 사용한 유전자(DNA) 정보를 시리아 쿠르드족 비밀요원이 몰래 가져온 그의 속옷에서 획득했다고 전했다. 시리아민주군(SDF) 폴라트 칸 수석고문은 28일 트위터에 “추적 작전이 올해 5월부터 시작됐다. 그와 접촉이 가능했던 우리 정보원이 그의 속옷을 가져왔다. 덕분에 숨진 사람이 바그다디였다는 사실을 100% 확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SDF 총사령관도 미 NBC방송에 “바그다디가 사용했던 속옷과 혈액 샘플을 미국에 제공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이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의 신원 확인에 사용한 유전자(DNA) 정보는 시리아 쿠르드족 비밀요원이 몰래 가져온 그의 속옷에서 획득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시리아민주군(SDF) 폴랏 칸 수석고문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케일라 뮬러’ 작전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바그다디와 접촉이 가능했던 우리 정보원이 그의 속옷을 가져왔다. 덕분에 DNA 대조 결과 (숨진 사람이) 바그다디였다는 사실을 100% 확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총사령관도 미 NBC방송에 “바그다디가 사용했던 속옷과 혈액 샘플을 미국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바그다디가 폭사한 뒤 미리 준비해 간 그의 DNA 샘플과 대조해 숨진 사람의 신원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전자 샘플을 입수한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칸 고문은 바그다디 추적 작전이 5개월 전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5월 15일부터 미 중앙정보국(CIA)과 협력해 바그다디를 추적하고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바그다디가 거주 장소를 매우 자주 바꿨다. 그가 공습 작전 전에 바리샤(사망 장소)를 떠날 것에 대비한 ‘플랜B’까지 마련해뒀다”고 했다. 사실상 작전 대부분을 미국이 아닌 SDF가 도맡았다고 자랑한 것이다. 그는 작전이 한 달 전 승인됐지만 미국의 시리아 철군으로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해 일정이 지연됐다고 밝히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SDF가 작전 과정을 상세히 밝힌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유용한 정보를 줬다”면서도 “외국의 도움은 아주 적었다. 군사적 역할도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으로 쿠르드족에게 낸 상처 위에 모욕까지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바그다디를 끝까지 추적하다 부상당한 군견 사진을 공개했다.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 군견이 부상에서 회복중이라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그를 잡았다. 100% 확신한다. ‘잭팟’이다. 오버.” 26일 오후 7시 15분경(미국 동부 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바리샤.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를 체포하기 위한 ‘케일라 뮬러’ 작전에 투입된 미군 특수부대 지휘관이 워싱턴 백악관으로 다급한 무전을 보냈다. 작전 개시 약 2시간 만에 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다는 내용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서 약 9700km 떨어진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과 이를 지켜봤다. 그는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작전이) 완벽했다”고 치하했다.○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주도 델타포스 등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가 주도한 이번 작전명은 IS 납치·살해 피해자인 미국인 인권운동가 케일라 뮬러(1988∼2015)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뮬러는 2013년 8월 IS에 납치돼 바그다디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밀리 합참의장이 바그다디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작전명을 정했다고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이 27일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여름 체포한 바그다디의 아내들 중 한 명을 비롯한 운전기사, 고위 IS 인사 등 측근들을 신문해 바그다디의 소재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매체 ‘브라이트바트 뉴스’는 델타포스 외에도 75 레인저연대, ‘밤의 사냥꾼’으로 불리는 160 특수작전항공여단(SOAR), 대당 20여 명의 요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CH-47 치누크 헬기 8대 등도 동원됐다고 전했다. 2011년 5월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 사살 때는 해군 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과 블랙호크 헬기가 투입됐다. 헬기들은 착륙 전부터 바그다디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 특공대는 정문을 우회해 건물 벽을 부수면서 안으로 진입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27일 ABC뉴스에 출연해 “지상에도 100명가량의 부대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15분 만에 DNA로 신원 확인 바그다디는 자녀 3명과 함께 터널 속에서 막다른 곳까지 몰린 뒤 폭탄조끼를 터뜨려 자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서 신원을 확인했다. 사망 후 약 15분 뒤에 신속하게 확인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신원이 신속하게 밝혀졌다는 것은 특수부대가 DNA 검사 등 생체인식 기술 장비를 가져갔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최신 이동용 신속 DNA 검사 장비는 신체 일부와 혈액을 이용해 90분 내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가정용 전자레인지 정도 크기여서 헬기에 쉽게 실을 수 있다.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도 생체인식 기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 왔고, 델타포스 대원 중 생체인식 전문가도 포함됐다고 NYT는 전했다. 군사용 로봇도 작전 투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바그다디를 매우 가까이서 추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로봇이 쓰이지는 않았다. 바그다디의 자폭에도 불구하고 군사용 로봇을 투입하지 않았고 미군 사상자는 없는 상태로 작전이 마무리됐다.○ ‘엘리트 군견’ 활약 빛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승인하기 전 미군 사상자 발생을 가장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월 그의 취임 직후 중동 예멘에서 네이비실 대원 한 명이 작전 중 사망한 적이 있었다. 이번 작전에서는 미군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곧바로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특수부대원보다 먼저 투입된 군견 몇 마리가 중상을 입었다. K-9으로 불리는 군견은 등에 카메라를 달고 위험 지대에 사람보다 먼저 진입하는 역할을 맡는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미군이 2001년 9·11테러 이후 각종 대테러 작전 등에서 군견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맹하기로 이름난 독일산 셰퍼드, 몸집은 작지만 항공 침투 작전에 주로 쓰이는 벨기에 말리누아 등이 대표적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임보미·최지선 기자}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현지 시간)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 급습 작전명을 IS 희생자 ‘케일라 뮬러’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미국 인권활동가인 뮬러는 2013년 8월 IS에 납치돼 바그다디에게 성학대를 당하다가 2015년 2월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그들(IS)이 제임스 폴리, 스티븐 스코틀로프, 피터 캐시그, 케일라 뮬러를 극악무도하게 살해했다”고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1988년 애리조나주에서 태어난 뮬러는 2012년 12월 터키 남부에서 시리아 난민을 돕는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8월 4일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 있는 ‘국경 없는 의사회’ 병원에 방문했다 돌아가던 중 납치당했다. 기독교 신자인 뮬러는 수감 상태에서도 이슬람교로 개종을 거부했다. 바그다디에게는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바그다디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작전명을 정했다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전했다. 앞서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때는 미군에 맞서며 신출귀몰했던 아파치족 지도자 ‘제로니모’를 작전명으로 썼다. 뮬러는 비참한 상황에서도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2014년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 “무너지거나 항복하지 않겠다. 나의 석방 협상이 다른 이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IS 요원들이 성적 노예로 부렸던 소수민족 야디지족 소녀들을 앞장서 보살피고 보호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안겼다. IS는 그가 연합군 공습으로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사망 사실만 확인했다. IS는 2014년 8월 폴리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전 세계에 유포해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시리아에서 프리랜서 종군기자로 일하다가 2012년 IS에 붙잡혔다.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언론인인 스코틀로프와 미국인 구호단체 직원 캐시그는 각각 같은 해 9월과 11월 참수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27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는 메르코수르 탈퇴라는 초강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좌파연합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60)가 당선되면 경제정책의 급격한 변동이 예상된다. 그가 외국 자본에 배타적인 데다 산업 국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 것임을 예고해 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25일 브라질 정부가 메르코수르 탈퇴를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에 미칠 충격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브라질의 극우 성향 최고 권력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해 “아르헨티나에 좌파정권이 다시 등장하면 메르코수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차기 정권이 시장 개방 노력을 방해하면 파라과이 우루과이 정부와 협의해 조치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결성한 경제공동체다.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경제협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베네수엘라가 2005년 정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민주주의 질서를 붕괴했다는 이유로 2016년 자격이 정지됐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인구의 70%,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한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6일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 시위는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25일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사상 최대 인파인 100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번 시위로 이날까지 최소 18명이 숨졌고 7000여 명이 체포됐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26일 개각을 발표했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여전하다. 이들은 피녜라 대통령이 18일 선포한 국가비상사태의 취소, 사회 전반의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칠레의최대행진’이란 해시태그를 올려 당분간 시위를 이어갈 뜻을 강조했다. 중동 이라크에서도 3주 만에 경제난과 종교 갈등으로 인한 반정부 시위가 25일 재개돼 이틀간 최소 67명이 숨졌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수도·전기 등 공공서비스 부족, 실업 등에 항의하고 있다. 17일 정부가 온라인 메신저 ‘와츠앱’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촉발된 레바논의 시위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요 은행, 학교, 기업들도 임시 폐쇄 상태다. 급기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반정부 시위대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촉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삶에 대한 불안’으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카리브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민과 정치체제 간 신뢰가 부족해지고 사회 계약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음이 명확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도 고통을 느끼고 있다.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주기를 바란다”며 민생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시위대에도 폭력 행위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6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미군의 공격 과정에서 숨졌다. 2014년 6월 바그다디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발표한 후부터 5년 4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아 미군 철군에 대한 비판 및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살폭탄 조끼로 폭사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그다디 생포 혹은 사살은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우선 순위였다. 미 특수부대가 위험하고도 과감한 야간 급습작전을 벌였고, 그를 쫓아가자 그는 죽음의 터널 끝에 이르러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디를 ‘야만스러운 괴물’로 규정한 그는 “미국이 전 세계의 최고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었다.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며 “그는 잔혹한 짐승이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발표하며 “정의가 구현됐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겁쟁이’ ‘개’ ‘괴물’ ‘짐승’ 등 시종일관 격정적 언어를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8대가 작전에 투입됐을 때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정문을 피해 진입했다. 작전에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과정이 위험했기 때문에 작전이 모두 끝난 뒤 지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바그다디의 DNA 등 생물학적 증거를 통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디가 군견들에게 쫓겨 막다른 터널로 도망가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으며, 그의 자녀 14명 중 3명은 함께 폭사했고 11명은 안전하게 빼냈다고 밝혔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폭탄조끼를 입었던 아내 둘은 조끼를 터뜨리지는 않았으나 사망했다는 점에서 사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번 작전을 수행하기 전 러시아 영공에 머물렀다.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리아 쿠르드족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줬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CNN은 사전 녹화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지난주 작전을 승인했다. 가능하면 바그다디를 생포하되 생포가 어려우면 죽여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그다디를 불러내 항복하라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다. 바그다디가 지하로 들어갔고 그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그가 스스로 폭탄조끼를 터뜨렸다”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이미 군으로 복귀했다”고도 밝혔다. ●IS의 지난 5년 IS는 지난 5년간 석유 및 유물 밀거래, 인신매매 등으로 통치 자금을 모았다. 이를 통해 중동 전체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극단주의에 빠진 젊은이들을 모아 각종 테러, 암살, 공개 처형 등 만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샤리아’라는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주민들을 엄격히 통치하고 이를 거부하면 여성과 어린이도 잔혹하게 죽였다. 같은 이슬람교도라도 시아파 신자나 정부군은 공개 장소에서 살해하고 그 과정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올려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수법을 썼다. 기세등등하던 IS는 미국과 러시아 등의 대대적 공습, 지상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쿠르드족 민병대 등의 반격에 밀렸다. 시장조사회사 IHS 마킷에 따르면 2015년 1월 기준 포르투갈 면적에 맞먹는 9만800㎢를 통치했던 IS는 올해 2월 지배 면적이 50㎢로 줄어 사실상 궤멸됐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시리아 내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다. 힘의 공백 상태가 생긴 시리아 북부를 터키 군이 이달 9~22일 침입해 쿠르드족을 공격하자 미국 내부와 국제 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IS는 더 이상 그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탄생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양극화 등으로 중동 각국에서 기성 체제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넘쳐나는 데다 쿠르드족을 배신하며 역내 불안정을 키운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도 이런 기류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IS는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출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럼프, 정국 주도권 되찾기에 활용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1월 취임 후 첫 ‘중대 발표’가 하원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결정의 후폭풍 속에서 이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들이 속속 쌓이면서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백악관은 최근 탄핵 대응을 위한 정기 회의를 열기 시작했고 형사소송에 정통한 변호사들도 대거 법무팀에 투입했다. 대통령과의 견해차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의회 증언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최근 두 차례나 NBC 기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헐뜯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사망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결정적인 승리를 챙긴 셈이다. 이번 바그다디 작전을 통해 통치력을 얼마나 회복할지, 이를 바탕으로 시리아 철군으로 입었던 상처에서 회복해 탄핵 조사에 정면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발표에 세계 각국도 일제히 축하를 보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적인 성취를 이루고 바그다디를 제거한 것에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플로렌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트위터에 “바그다디의 죽음과 상관없이 IS 잔당 소탕을 계속하겠다. 우리의 파트너들과 새로운 중동 지역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김예윤기자 yeah@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22일(현지 시간) 한국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면밀한 감시 △내수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경기순응적(accommodative) 통화정책 등을 권고했다. IMF는 이날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뉴질랜드에서 “높은 가계 부채가 거시경제 및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감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한국 인도 태국 필리핀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고 성장이 둔화하는 곳에서는 경기 순응적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사실상의 금리인하를 주문했다. 한국과 태국의 재정 정책이 내수를 뒷받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IM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단기 성장 전망이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갈등 등으로 현저히 나빠졌다”며 미중 무역긴장 심화, 역내 주요 교역국의 낮은 성장, 고유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혼란,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경기 둔화, 한일 양국의 긴장 심화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한일 반도체 갈등을 두고 “아직까지는 파장이 제한적이었지만 갈등이 심화하면 양국 경제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아시아태평양은 세계 경제성장의 3분의 2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회복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IMF는 15일 올해와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0%, 5.1%로 제시했다. 4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 0.3%포인트씩 낮췄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3일 영국 남동부 에식스주에서 시신 39구를 실은 화물차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불가리아에서 영국으로 불법 밀입국하려던 사람들일 가능성이 제기돼 경찰이 사망 원인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40분경 에식스주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시신이 실린 컨테이너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안에는 성인으로 보이는 시신 38구와 10대로 추정되는 1구가 있었다. 불가리아에서 출발한 이 화물차는 19일 웨일스 홀리헤드항을 거쳐 에식스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 운전자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2000년에도 도버해협에서 중국인 58명이 화물차 컨테이너로 밀입국하려다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화물차를 운전했던 네덜란드인 운전사는 컨테이너 환기구를 막아 이들을 숨지게 한 과실치사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고의 사망 원인도 비슷한 종류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 화물운송협회의 북아일랜드 정책관리자 셰이머스 레헤니 씨는 가디언에 “영국 도버나 프랑스 칼레는 불법 이주민 문제로 보안이 강화됐다. 홀리헤드항을 거치는 경로가 더 쉬운 길로 보였을 것”이라며 밀입국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버지의 유훈’이라고 밝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초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다음 달 26일 출간되는 ‘트럼프의 백악관 속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 요약본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기 작가 더그 웨드가 집필한 이 책에 따르면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은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편지들을 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쿠슈너 고문은 “하지만 그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 위원장에게 절대로 (핵) 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이 유일한 안전보장책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핵 포기가 쉽지 않은 결정임을 강조하며 미국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다른 자리에선 “비핵화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우크라이나 정부 간 연루 의혹을 법무장관이 조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클린턴이 연관됐다고 들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들(클린턴 측)이 누군가에게 거짓 문서를 작성하도록 만들었고 그게 우크라이나에서 나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문서는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이 담긴 문서로, 로버트 뮬러 전 특검 수사를 불러온 출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서가 클린턴 전 장관 측에서 작성됐으며, 작성자가 우크라이나와 연관된 사람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이어 클린턴 전 장관까지 우크라이나에 연루됐다며 반격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장관이 이 일에 대해 알아봐 주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부패를 조사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내 생각으로는 그것은 부패였다. 우크라이나가 2016년 대선에 대해 뭔가를 안다면 그 정보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선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외국이 개입해 왔다는 의혹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이를 금지하기 위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21일 미 CBS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외국 정부의 미국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한 보호법안(SHIELD Act)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선거캠프가 해외 정부로부터 지원을 제안 받으면 반드시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선거캠프와 해외 정부 간 정보 공유를 제한해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어기고 국가안보를 위반했으며 자신의 개인적 정치 이득을 위해 선거의 진실성을 침해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중간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유니콘 기업’ 보유국이 됐다고 21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최소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뜻한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리포트의 루퍼트 후거워프 대표는 이날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올해 세계 유니콘 기업 494개 중 중국이 206개, 미국이 203개를 차지했다. 수년간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폭발적 성장을 거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도(21개), 영국(13개), 독일(7개), 이스라엘(7개), 한국(6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는 쿠팡, 크래프톤(블루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티몬, 토스, 야놀자가 포함됐다. 이번 순위 변화로 실리콘밸리를 보유한 미국 샌프란시스코도 ‘스타트업 성지 도시’ 자리를 중국 베이징에 내주게 됐다. 현재 베이징에는 82개의 유니콘 기업이 자리해 샌프란시스코(55개)보다 훨씬 많다. 상하이, 항저우, 선전, 난징 등에도 적지 않은 수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고 후룬리포트는 전했다. 세계 1∼3위 유니콘 기업도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1위는 중국 전자상거래회사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약 170조 원), 2위는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약 88조 원), 3위는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약 64조 원)이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터키가 17일부터 약 5일간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지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휴전 하루 만인 18일에도 터키와 시리아 국경 도시 라스알아인에서 포격에 따른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터키군이 쿠르드족에게 국제법상 민간인에게 쓸 수 없는 화학무기인 ‘백린탄’까지 사용했다고 전했다. 현재 라스알아인에서는 백린탄에 피폭됐을 때와 비슷한 부상을 입은 어린이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백린탄은 인체에 닿으면 뼈와 살을 녹이며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로 꼽힌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한 소년의 온몸에 수포가 번진 사진, 의사들이 수포로 뒤덮인 아이들을 치료하는 사진 등이 등장했다.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7일 터키의 공격 후 8일간 민간인 72명이 숨지고 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을 중재하기 위해 터키를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5시간 회담했다. 그는 “쿠르드 민병대(YPG)가 시리아 북부의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터키군이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르드군이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자진 철수하고 미국도 대(對)터키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 조건이 터키에만 지나치게 유리해 영구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부정적 반응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휴전이 아니라 군사작전의 중단”이라며 “우리 군의 철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곳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전인수격 태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그는 이날 텍사스주 대선 유세에서 “마치 운동장에 있는 두 아이처럼 누군가는 그들이 싸우도록 했다가 갈라놓아야 했다. ‘거친 사랑(tough love)’이 없었다면 그들은 결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태의 원인인 자신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거친 사랑’으로 포장하고 이것이 양측 휴전으로 이어졌다는 억지 주장을 편 셈이다. 지난해 말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이슬람국가(IS) 담당 특사를 지낸 전직 외교관 브렛 맥거크는 “무고한 난민이 발생했고 수백 명이 죽었다. IS 포로들도 탈출했다”며 “운동장의 두 아이들이란 비유는 터무니없고 무식하다”고 강력 비판했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