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63

추천

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light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글로벌 포커스]경제 믿던 트럼프, 탄핵 바람에 위기감… 민주, 대어 없어 한숨

    《 미국 대선(2020년 11월 3일)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정세를 뒤흔들며 돌출 행보를 하고 있지만 야당인 민주당 후보들은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혈맹이던 쿠르드족을 버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정적(政敵)을 공격하는 대가로 다른 나라에 원조를 제공하려 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에 나갈 수밖에 없는 실무 당국자들에 대한 인신공격,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도 싸잡아 비판했다가 자신이 속한 당으로부터도 비판받는 대통령. 그 외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란의 핵개발을 묶어두던 이란 핵협정(JCPOA) 폐기…. 취임 이후 국제사회의 질서까지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3)의 돌출 행보는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는 미국 민주당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리멸렬한 야당은 독불장군 스타일의 대통령을 견제하지도 못하고, 대체할 능력도 없이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공화당의 후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8·버몬트),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7),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 대만계 기업가 앤드루 양(44) 등이 그저 각축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공화 “탄핵 불안” vs 민주 “본선 경쟁력 의문”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속으로는 “이대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에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의혹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이에 따른 하원의 탄핵 조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9월 24일부터 시작된 탄핵 조사에서 잇따라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며 타격을 안겼다. 하원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탄핵 조사 절차 세부 사항을 규정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부터 탄핵 조사 청문회가 생중계된다. 공화당은 대선 레이스 직전 탄핵 정국 직격타를 우려해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 3명을 제외하고 194석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결정지을 결정적 변수가 ‘경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각종 막말과 기행, 동맹 경시 등으로 미국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경제 호조 덕이 컸다. 하지만 9, 10월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을 보였고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도 1.9%(전기 대비·연율 기준)에 그쳐 트럼프 캠프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3.1% 성장해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2분기(2.0%)에 이어 3분기에도 계속 성장률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독보적으로 앞서는 후보가 없는 데다 지지율 상위 후보군의 ‘본선 경쟁력’ 때문에 고민이 깊다. 현재 18명의 후보 중 지지율 ‘빅4’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부티지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부패 의혹, 워런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과도한 진보 성향 정책, 부티지지 시장은 빈약한 전국적 인지도 등으로 중도층 유권자 포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음에도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72)의 악몽이 생생하다. 지지율이 앞서도 현직 대통령을 넘어설까 말까 한데 아직 지지율도 뜨뜻미지근하니 지도부의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예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제3의 후보’를 옹립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 존 케리 전 국무장관(76),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55) 등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후보군의 한계도 뚜렷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클린턴 전 장관과 케리 전 장관은 각각 2016년과 2004년 대선에서 이미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인지도가 높지만 대중적 인기가 뜨겁지 않다. 오바마 여사는 공직 경험이 없고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지 못했다.○ 제론토크라시에 대한 우려 트럼프 대통령, 민주당 유력 후보 3인방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민주당에서 제3의 후보로 거론하는 블룸버그, 케리, 클린턴 등이 모두 70대라 ‘노인 정치(Gerontocracy)’에 대한 우려도 높다. 현재 최고령 후보인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연소 후보인 부티지지 시장과 무려 41세 차이. 샌더스 의원은 9월 유세 행사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긴급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다. 부티지지 시장은 NYT 인터뷰에서 “미래 의제를 다루는 대선에서는 젊은 후보가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70대 후보 3인방을 간접 비판했다.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려면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며, 나이와 돈이 많은 ‘백인 남성의 상징’ 트럼프 대통령과 대적하려면 젊고 개혁적인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1960년 존 F 케네디(당시 43세), 1992년 빌 클린턴(당시 46세), 2008년 버락 오바마(당시 47세)의 사례에서 보듯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젊고 혁신적인 후보를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던 기억도 이런 세대교체 필요성을 제기한다. 샌더스 캠프 측은 최근 유명 래퍼 ‘카디 B’와 손톱 손질 가게에 마주 앉아 대선 공약을 토론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물리적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은 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이 동영상은 6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건강 우려와 신선하지 않은 이미지를 불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70대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NYT는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트럼프 대통령은 첫 부인 이바나와 혼인 상태였고, 워런 상원의원은 공화당 지지자였다”라고 꼬집었다. 보스턴글로브도 “1969년 인류가 달에 착륙했을 때 샌더스 상원의원은 20대 후반, 1987년 애플이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를 출시했을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은 40대 중반이었다”고 가세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후보 3인방은 내년 2월 전당대회 때 각자의 건강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 치열한 ‘실탄’ 경쟁 양당 후보들 간 ‘쩐의 경쟁’도 관심사다. 미국 대선은 선거 유세 등 각종 행사의 진행 경비, 인건비, 광고비 등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그야말로 ‘돈 선거’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 자산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역 대통령의 이점을 누리며 모금 부문에서는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올해 3분기에만 1억2500만 달러(약 1460억 원)를 모았다. 3분기까지 누계로는 3억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워싱턴 백악관 근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모금 행사를 벌였다. 이날 하루에만 1300만 달러를 쓸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모금액을 압도하는 수치다. 3분기에 민주당 주요 후보 중 가장 많은 돈을 모은 샌더스 상원의원조차 2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모은 돈의 22.4%밖에 안 된다. 워런 상원의원(2470만 달러), 부티지지 시장(1920만 달러), 바이든 전 부통령(1570만 달러) 등은 대통령과의 격차가 더 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3분기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돈을 모은 후보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후보(72)다. 지지율은 하위권이지만 ‘투자의 귀재’답게 496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해리스 상원의원의 경우 최근 자금난으로 직원들을 대거 감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경선을 완주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경합지 플로리다 판세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차지했다.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번 승리했을 때와 비교해 36명의 선거인단을 잃어도 재선에 성공한다는 뜻이다. 반면 232명에 그쳤던 민주당 측은 최소 38명을 추가로 얻어야 한다. 간접 선거인 미국 대선 특성상 이번 대선도 2016년과 마찬가지로 소수 경합주가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버몬트, 매사추세츠, 오리건, 하와이, 코네티컷,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주 등은 민주당의 텃밭이고 미시시피,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루이지애나주는 공화당 텃밭이다. 후보에 관계없이 지지 정당이 확고한 주가 전체 50개 중 4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양당 모두 소수의 경합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여야 한다. NYT는 내년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을 꼽았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도 플로리다를 이번 대선의 판세를 좌우할 지역으로 지목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49.0%를 얻었다. 클린턴 후보(47.8%)보다 불과 1.2%포인트 높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각각 51%, 50%로 간신히 절반을 넘겼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대선에서 누가 플로리다에서 이기든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당 모두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특히 2000년 대선에서는 개표 소송까지 거친 후 플로리다를 차지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전체 득표율에서 앞선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백악관 주인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18일 재선 출정식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가졌다. 9월에는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플로리다에 닥칠 것이란 예보에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까지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만큼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내년 3월 3일 ‘슈퍼 화요일’이 관건 본격적인 미국 대선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에서 닻을 올린다. 두 당은 모두 이곳에서 당원대회(코커스)를 열고 8일 후 뉴햄프셔주에서 첫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치른다. 코커스는 당원만, 프라이머리는 당원과 일반인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아직도 18명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의 군소 후보들은 두 주의 결과에 따라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3일은 가장 많은 주에서 동시 예비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이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를 포함해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등 총 15개 주에서 예비경선이 벌어진다. 이후 6월까지 나머지 주에서 예비경선이 이어지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이때 확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내년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민주당은 과거 민주당 표밭이었던 위스콘신을 지난 대선에서 잃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위스콘신에서의 승리를 확신해 아예 이곳에서 유세를 하지 않았다. ‘집토끼’ 대신 ‘산토끼’에 올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을 트럼프 후보에게 내줬고 백악관의 주인도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왜 아픈 기억이 서린 이곳을 대선 후보 발표 장소로 택했을까.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등 소위 쇠락한 산업지대(러스트벨트)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계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지지 기반이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주역이다. 공화당은 내년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로 추대할 것이 확실시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김예윤 기자}

    • 2019-1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대선 1년 앞으로…공화 “탄핵 불안” vs 민주 “본선 경쟁력 의문”

    혈맹이던 쿠르드족을 버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정적(政敵)을 공격하는 대가로 다른 나라에 원조를 제공하려 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에 나갈 수밖에 없는 실무 당국자들에 대한 인신공격,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도 싸잡아 비판했다가 자신이 속한 당으로부터도 비판받는 대통령. 그 외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란의 핵개발을 묶어두던 이란 핵협정(JCPOA) 폐기…. 취임 이후 국제사회의 질서까지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3)의 돌출 행보는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는 미국 민주당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지리멸렬한 야당은 독불장군 스타일의 대통령을 견제하지도 못하고, 대체할 능력도 없이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2020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공화당의 후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8·버몬트),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7),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5·캘리포니아), 대만계 기업가 앤드루 양(44) 등이 그저 각축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공화 “탄핵 불안” vs 민주 “본선 경쟁력 의문”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속으로는 “이대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측에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의혹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이에 따른 하원의 탄핵 조사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9월 24일부터 시작된 탄핵 조사에서 잇따라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며 백악관에 타격을 안겼다. 시리아 철군, 북한 비핵화 협상 등 주요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당내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결정지을 결정적 변수가 ‘경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각종 막말과 기행, 동맹 경시 등으로 미국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경제 호조 덕이 컸다. 하지만 9, 10월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을 면치 못한 데다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도 1.9%(전기 대비·연율 기준)에 그쳐 트럼프 캠프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3.1% 성장해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2분기(2.0%)에 이어 3분기에도 계속 성장률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 대부분의 실적도 괜찮은 편이다. 민주당은 독보적으로 앞서는 후보가 없는 데다 지지율 상위 후보군의 ‘본선 경쟁력’ 때문에 고민이 깊다. 현재 18명의 후보 중 지지율 ‘빅4’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부티지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부패 의혹, 워런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과도한 진보 성향 정책, 부티지지 시장은 빈약한 전국적 인지도 등으로 중도층 유권자 포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음에도 트럼프 후보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72)의 악몽이 생생하다. 지지율이 앞서도 현직 대통령을 넘어설까 말까 한데 아직 지지율도 뜨뜻미지근하니 지도부의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아예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제3의 후보’를 옹립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 존 케리 전 국무장관(76),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55) 등을 놓고 논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후보군의 한계도 뚜렷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클린턴 전 장관과 케리 전 장관은 각각 2016년과 2004년 대선에서 이미 공화당 후보에게 패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인지도가 높지만 대중적 인기가 뜨겁지 않다. 오바마 여사는 공직 경험이 없고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지 못했다.○ 제론토크라시에 대한 우려 트럼프 대통령, 민주당 유력 후보 3인방인 바이든 워런 샌더스, 민주당에서 제3의 후보로 거론하는 블룸버그 케리 클린턴 등이 모두 70대라 ‘노인 정치(Gerontocracy)’에 대한 우려도 높다. 현재 최고령 후보인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연소 후보인 부티지지 시장과 무려 41세 차이. 샌더스 의원은 9월 유세 행사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긴급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다. 부티지지 시장은 NYT 인터뷰에서 “미래 의제를 다루는 대선에서는 젊은 후보가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70대 후보 3인방을 간접 비판했다.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변화를 반영하려면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며, 나이와 돈이 많은 ‘백인 남성의 상징’ 트럼프 대통령과 대적하려면 젊고 개혁적인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1960년 존 F 케네디(당시 43세), 1992년 빌 클린턴(당시 46세), 2008년 버락 오바마(당시 47세)에서 보듯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젊고 혁신적인 후보를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던 기억도 이런 세대교체 필요성을 제기한다. 샌더스 캠프 측은 최근 유명 래퍼 ‘카디 B’와 손톱 손질 가게에 마주 앉아 대선 공약을 토론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물리적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은 젊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이 동영상은 6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건강 우려와 신선하지 않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70대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NYT는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트럼프 대통령은 첫 부인 이바나와 혼인 상태였고, 워런 상원의원은 공화당 지지자였다”라고 꼬집었다. 나이가 많다는 점을 부각한 대목. 보스턴글로브도 “1969년 인류가 달에 착륙했을 때 샌더스 상원의원은 20대 후반, 1987년 애플이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를 출시했을 때 바이든 전 부통령은 40대 중반이었다”고 가세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후보 3인방은 내년 2월 전당대회 때 각자의 건강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 치열한 ‘실탄’ 경쟁 양당 후보들 간 ‘쩐의 경쟁’도 관심사다. 미국 대선은 선거 유세 등 각종 행사의 진행 경비, 인건비, 광고비 등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그야말로 ‘돈 선거’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 자산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역 대통령의 이점까지 누리며 모금 부문에서는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올해 3분기에만 1억2500만 달러(약 1460억 원)를 모았다. 3분기까지 누계로는 3억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워싱턴 백악관 근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모금 행사를 벌였다. 이날 하루에만 1300만 달러를 쓸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 주요 후보들의 모금액을 압도하는 수치다. 3분기에 민주당 주요 후보 중 가장 많은 돈을 모은 샌더스 상원의원조차 28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모은 돈의 22.4%에 불과하다. 워런 상원의원(2470만 달러), 부티지지 시장(1920만 달러), 바이든 전 부통령(1570만 달러) 등은 대통령과의 격차가 더 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3분기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돈을 모은 후보는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후보(72)다. 지지율은 하위권이지만 ‘투자의 귀재’답게 496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해리스 상원의원의 경우 CNN이 경선을 완주할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해리스 캠프 측이 자금난으로 직원들을 대거 감원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핵심 경합지 플로리다 판세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306명을 차지했다.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번 승리했을 때와 비교해 36명의 선거인단을 잃어도 재선에 성공한다는 뜻이다. 반면 232명에 그쳤던 민주당 측은 최소 38명을 추가로 얻어야 한다. 간접 선거인 미국 대선의 특성상 이번 대선도 2016년과 마찬가지로 소수 경합주가 백악관 주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버몬트, 매사추세츠, 오리건, 하와이, 코네티컷,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주 등은 민주당 텃밭이고, 미시시피,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루이지애나주는 공화당 텃밭이다. 후보에 관계없이 지지 정당이 확고한 주가 전체 50개 중 4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양당 모두 소수의 경합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여야 한다. NYT는 내년 대선의 핵심 경합지로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을 꼽았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도 플로리다를 판세를 좌우할 지역으로 지목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49.0%를 얻었다. 클린턴 후보(47.8%)보다 불과 1.2%포인트 높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각각 51%, 50%로 간신히 과반을 얻었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대선에서 누가 플로리다에서 이기든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당 모두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특히 2000년 대선에서는 개표 소송까지 거친 후 플로리다를 차지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전체 득표율에서 앞선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백악관 주인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6월 18일 재선 출정식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가졌다. 9월에는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플로리다에 닥칠 것이란 예보에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까지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만큼 플로리다의 중요성을 인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내년 3월 3일 ‘슈퍼 화요일’이 관건 본격적인 미국 대선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에서 닻을 올린다. 두 당은 모두 이곳에서 당원대회(코커스)를 열고 8일 후 뉴햄프셔주에서 첫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치른다. 코커스는 당원만, 프라이머리는 당원과 일반인 모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아직도 18명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의 군소 후보들은 두 주의 결과에 따라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3일은 가장 많은 주에서 동시 예비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이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를 포함해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등 총 15개 주에서 예비경선이 벌어진다. 이후 6월까지 나머지 주에서 예비경선이 이어지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이때 확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내년 7월 13∼16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민주당은 과거 민주당 표밭이었던 위스콘신을 지난 대선에서 잃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위스콘신에서의 승리를 확신해 아예 이곳에서 유세를 하지 않았다. ‘집토끼’ 대신 ‘산토끼’에 올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을 트럼프 후보에게 내줬고 백악관의 주인도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왜 아픈 기억이 서린 이곳을 대선 후보 발표 장소로 택했을까.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등 소위 쇠락한 산업지대(러스트벨트)에서 역전하겠다는 심경으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계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지지 기반이자 그를 2016년 대선 승자로 만들어준 주역이다. 공화당은 내년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로 추대할 것이 확실시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최지선·김예윤 기자}

    • 2019-11-01
    • 좋아요
    • 코멘트
  • 워싱턴 비판기류 마주한 주미대사, 대미외교 ‘새 접근법’ 강조

    이수혁 신임 주미 대사가 ‘한국 중심적 외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대미(對美) 외교 변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청구서’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균열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취지지만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비판적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중심적 외교 바뀌어야” 지난달 25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 이 대사는 30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를 가졌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이 대사가 향후 대미외교 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한 대목이다. 이 대사는 “우리 정책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어떻게 연계되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논리를 개발하고자 한다. 너무 우리 중심으로 (외교를) 하니까 친북 정책이니 뭐니 하는 말이 미국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국 중심 외교’ ‘친북’ 등은 지난해 남북관계 확대를 놓고 한미 불협화음이 불거지면서 미국 외교가에서 확산된 우려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강도 높은 독자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철도 연결 등을 추진하다가 미국의 반대에 부닥쳤다.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지만 여권 내에서는 남북관계 경색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더구나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기존의 5배에 이르는 증액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사가 대미 외교의 방향 전환을 시사한 것은 이 같은 한미관계에 대한 문제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0일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공화·콜로라도)과 면담한 데 이어 미 고위 인사와의 접촉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대사는 “한반도를 위하고 인류와 세계를 위해서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에 미국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문제와 관련해 그는 “미국도 남북경협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건 없고,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제재하에서 두 사업을 진행하는 건 아직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에 대해 “12월 말 이전에 한 번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미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임명 이후에도 북핵 협상 대표 업무를 계속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그는 전했다.○ 지소미아 종료 앞두고 “미국 입장 가감 없이 (정부에) 보고” 미국 내에선 23일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미 간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26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한국 측에 요청하겠다”며 지소미아 복원을 재차 압박하고 나선 바 있다. 이 대사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며 “(지소미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가감 없이 (정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역시 어느 때보다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와 미국 공화당 일각에선 북한의 위협 증대를 명분으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포함해 주한미군 분담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사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미국 요구는) 어마어마한 숫자”라며 “금액이 커지면 (협상에서 다루는) 분야가 넓어지는 만큼 협상하면서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내에선 이 대사의 언급과 관련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라면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중심적 외교’ ‘친북’ 등 일부 표현은 그동안 청와대가 추진해 온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세간의 평가를 들며 설명한 것”이라면서도 “일부 표현은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문병기 기자}

    • 2019-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중심적 대북정책, 친북 얘기 나와”

    이수혁 신임 주미 대사가 “대북정책 같은 것을 너무 우리 중심적으로만 보니까 친북(親北) 정책이니 뭐니 하는 말도 (미국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경제 등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잇달아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워싱턴의 부정적인 기류를 전한 것이다. 이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취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에서 “여태까지 우리 중심적으로 외교를 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사는 “우리 정책이 미국에 어떤 도움이 될지에 초점을 맞춰서 (미국과)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한 뒤 “(남북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와 어떻게 연계되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하는 논리를 많이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싱크탱크 중 하나인 헤리티지재단은 이날 공개한 ‘2020년 미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 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보 및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다코타 우드 선임연구원 등은 “부상하는 역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맹들의 공정한 분담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맹들, 위협 대처 공정한 분담 필수적… 한국, 美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해야”

    북한이 이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중거리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됐으며, 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워싱턴 유력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일부 보수파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북한 위협 증가를 이유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는 모습을 나타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북한은 아시아 역내의 전쟁 위협과 한국, 일본, 괌에 대한 위협은 물론 증강하는 탄도미사일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본토에까지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재단은 이날 공개한 74쪽짜리 ‘2020년 미 군사력 지표’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이란, 중동,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 6개 국가의 테러 혹은 위협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지적했다. 매년 발행되는 이 보고서는 미국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전력 추이를 분석하고, 아시아 유럽 등에 주둔한 미군의 군사력과 예산 문제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재정 부족과 군의 활동에 대한 미국인들의 거부감 때문에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미군은 더 이상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 일부 내용은 주둔국과 미군의 ‘부담 공유(burden-sharing)’에 대해 거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보고서 발표와 함께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뿐 아니라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까지 비중 있게 논의됐다. 보고서 총편집자인 다코타 우드 선임연구원 등은 “부상하는 역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맹들의 공정한 분담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또 다른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존 베너블 선임연구원도 “우리는 다른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을 이용하도록 해왔다”고 비판하면서 미국 전략자산 전개 비용에 대한 한국 부담을 거론했다. 이들이 전략자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훈련이나 무력시위 등의 목적으로 한반도에 날아오는 B-1B나 B-52 같은 전략폭격기 전개 비용을 추가하지 않으면 군수지원비와 군사건설비, 인건비 등으로 항목이 국한돼 있는 현재의 협정 구조에서 금액을 대폭 늘리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미국 보수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주장은 기존의 5배까지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맞닿아 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 없는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이를 학문적으로 지지하는 연구서를 자주 발표해 온 헤리티지재단이 이번에도 보고서와 세미나로 후방 지원해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헤리티지재단 “北, 美에 명백한 위협…韓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지불해야”

    북한이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보 및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이라는 워싱턴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수파 싱크탱크 전문가들 일부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30일(현지 시간) “북한은 아시아 역내의 전쟁 위협과 한국, 일본, 괌에 대한 위협은 물론 증강하는 탄도 미사일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본토에까지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재단은 이날 공개한 ‘2020년 미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이란, 중동, 아프간-파키스탄 테러 등 6개 국가 혹은 위협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지적했다. 헤리티지재단이 이날 진행한 보고서 발표 세미나에서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다코타 우드 선임연구원 등은 “부상하는 역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맹들의 공정한 분담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또 다른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존 베네블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다른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을 이용하도록 해왔다”고 비판한 뒤 “한국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부담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미국 보수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주장은 기존의 5배까지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맞닿아 있다. 훈련이나 무력시위 등의 목적으로 한반도에 날아오는 B-1B나 B-52 같은 전략폭격기의 전개 비용을 추가하지 않으면 군수지원비와 군사건설비, 인건비 등으로 항목이 국한돼 있는 현재의 협정 구조에서 금액을 대폭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 30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존 베네블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020년 미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 보고서를 발표하는 헤리티지재단 주최 세미나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는 것이 공정하다”며 “미국이 방위공약의 가치를 동맹국 국민들에게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재단의 다코타 우드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냉전 시절처럼 더 이상 2개 이상의 전선에 개입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부상하는 역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맹들의 공정한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머스 스포어 예비역 육군 중장은 VOA에 “한국이 북한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국 같은 역내 위협에 대해서도 더 넓게 인식을 공유하기를 바란다”며 “한국도 당연히 역내 역할 분담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미국의 군사력 평가에 앞서 미군이 대응해야 할 위협을 분석하면서 북한을 중국, 러시아에 이은 주요 위협으로 진단했다. 북한은 보고서가 적용한 3가지 분석 기준(5단계)에서 ‘위협 행동’은 세 번째, ‘위협 역량’과 ‘미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위협’은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미 정보당국의 분석과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북한이 이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중거리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됐으며, 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은 감소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핵 물질 생산은 되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보다 ‘위협 역량’이 최고 등급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됐다. 결국 한국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지금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기여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논리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31
    • 좋아요
    • 코멘트
  • 이수혁 “美 요구 방위비 어마어마한 금액이지만…수치 매달릴 일 아냐”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30일(현지 시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 “항목별로 세분화돼서 (해당) 수치가 내려온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취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나온 숫자만 보면 어마어마한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이 숫자에 집요하게 매달릴지는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현 분담금의 5배인 50억 달러(약 6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사는 또 “우리 측으로서는 굉장히 큰 숫자”라며 “금액이 커지면 (협상에서 다루는) 분야가 넓어지는 만큼 협상하면서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액수가 연간 단위인지, 아니면 몇 년 단위로 설정한 것인지 등에 대해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금액이 수시로 변동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숫자에 크게 매달리고 연연해하며 헉헉댈 일은 아니지 않는가 싶다”고 했다. 한국 측이 양보할 수 없는 논리를 갖고 협상을 해나가면 불합리한 금액을 합의하는 상황이 오지 않게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북한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문제와 관련, 그는 “미국도 남북경협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건 없고,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제재 하에서 두 사업을 진행하는 건 아직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도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그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비핵화 발전단계에 따라 제재 문제가 해결돼 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질문에는 “북한이 철거를 요구한 이 시점에서 정부가 우리 기업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역점을 두고 검토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이 단계에서 금강산 관광을 하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 전망에 대해서는 “(협상전략 측면에서) 결렬로 보이지만 협상 당사자들끼리는 결렬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다”며 “12월 말 이전에 한 번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31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은 기여도 높은 동맹”… 美상원, 방위비 압박 비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에 대해 미국 상원에서 “한국의 높은 기여도를 감안해 공정한 분담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미 공화당 의원들은 현재의 5배 증액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맞서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초당적인 대응을 보이던 미 의회의 기존 행보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29일(현지 시간)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한미 상호방위와 안보, 특히 북한에 대한 것과 관련해 상당히 기여한 가치 있는 동맹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도 한국 정부가 새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건설 비용의 약 90%를 부담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꼽으며 “우리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중요한 기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핵 없는 한반도라는 광범위한 전략적 목표를 늘 염두에 두고, 오랜 동맹으로서 걸어온 길을 인식하며 방위비 분담 협상에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의 안전은 오늘날은 물론 미래에도 동맹의 힘에 달린 것”이라며 “이견이 있다고 해서 가장 가까운 나라에 공개적으로 공격을 퍼부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을 비판했다. 반면 친(親)트럼프 성향인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우리는 한국에 많은 도움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이 더 많은 부담을 나눠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공화당)도 “한미 방위비 분담은 세계적 시각에서 장기적 관점을 갖고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상원의원들 “한국, 가치있는 동맹…방위비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에 대해 미국 상원에서 “한국의 높은 기여도를 감안해 공정한 분담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미 공화당 의원들은 현재의 5배 증액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초당적인 대응을 보이던 의회의 기존 입장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29일(현지 시간)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한미 상호 방위와 안보, 특히 북한에 대한 것과 관련해 상당히 기여한 가치 있는 동맹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위비를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도 한국 정부가 새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약 90%를 부담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꼽으며 “우리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중요한 기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핵 없는 한반도라는 광범위한 전략적 목표를 늘 염두에 두고, 오랜 동맹으로서 걸어온 길을 인식하며 방위비 분담 협상에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앞서 7월 의회 청문회에서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며 중국과 러시아가 반기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미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팀 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의 안전은 오늘날은 물론 미래에도 동맹의 힘에 달린 것”이라며 “이견이 있다고 해서 가장 가까운 나라에 공개적으로 공격을 퍼부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親)트럼프 성향인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우리는 한국에 많은 도움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이 더 많은 부담을 나눠지기를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의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도 “한미 방위비 분담은 세계적 시각에서 장기적 관점을 갖고 이해돼야 한다”며 “무역과 미군의 수당 등 모든 것은 테러리즘과 전 세계의 다른 위협들과 함께 진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7월 취임 후 첫 국방부 브리핑을 받으면서 “한국 같은 동맹국이 우리를 가장 이용하고 있다” “거대한 괴물” 등의 비판과 함께 한국으로부터 연간 600억 달러(약 70조 원)의 분담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이 최근 전직 국방부 참모인 가이 스노드그래스의 회고록을 통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강경한 입장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23, 24일 이틀간 하와이 호놀루루에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미국 측이 기존의 분담금 항목 외에 전략자산의 전개비용까지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600억 달러 요구 및 ‘괴물’ 등의 표현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책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30
    • 좋아요
    • 코멘트
  • 대북 실무협상 대표 비건… 주내 국무부 부장관 지명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59)가 이르면 이번 주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될 것이라고 AP통신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측 북핵 협상 대표인 그가 국무부의 2인자로 올라서면 향후 북-미 실무협상에 실리는 무게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무부 부장관은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러시아통’인 비건 대표는 주러시아 미국대사로 임명된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의 후임으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북-미 협상 업무를 진지하고 성실하게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깊은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부장관으로 승진하더라도 대북 실무협상 수석대표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2인자가 북핵 협상 대표를 겸임한 적은 없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핵 협상 대표 위상이 강화되면 현재 북측 협상 카운터파트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보다 급이 높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북한은 최 제1부상보다 급이 낮은 협상대표를 내보내 왔고, 이들은 “핵과 관련해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협상이 겉돌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빈라덴 사살땐 공개 안했는데… 美 “바그다디 최후 모습 곧 공개”

    26일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숨진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최후 모습은 공개될까. 그의 동영상 공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범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8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작전 상황을 담은 영상자료에 대한 질문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자료의) 기밀 해제 과정을 거치고 있고,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11년 5월 9·11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이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극적인 사진이 추가 폭력을 선동하거나 보복을 부추기고, 테러 조직의 선전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그다디의 제거를 주요 외교안보 성과로 과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장면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아마도 관련 영상 일부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중대 발표’를 통해서도 “바그다디가 훌쩍이고 비명을 지르며 겁쟁이처럼 죽었다”고 묘사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진위를 떠나 IS 수괴가 비겁하고 비참하게 죽어 갔다는 설명만으로도 IS 잔당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내부를 동요시킬 수 있는 전략적 메시지”라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다만 밀리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묘사한 사망 순간에 대해 “아는 바 없다. 대통령이 현장의 작전지휘관 등에게서 따로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다”며 답을 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 위성으로 전송된 영상자료로는 지하터널 내부를 보거나 흐느낌,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그다디에 이어 ‘IS 2인자’로 꼽혔던 아부 알하산 알무하지르도 미군의 공습을 받고 숨졌다고 전했다. 그는 27일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미군 헬리콥터의 로켓 공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시리아민주군(SDF) 총사령관도 트위터에 “바그다디의 오른팔이자 IS 대변인인 알무하지르가 시리아 북부 국경도시 자라불루스 인근에서 포착돼 사살됐다. SDF와 미군의 협조하에 작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1, 2인자가 모두 숨지면서 IS의 차기 수괴로 IS의 전 세계 테러 조직을 총괄해 온 하지 압둘라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살인, 납치, 인신매매 등 IS의 각종 잔혹한 범죄를 ‘성전’이라고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다. IS 국방장관을 지냈던 이야드 알오바이디, ‘파괴자’로 불리는 압둘라 카르다시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에도 민주당의 탄핵 조사를 비난하는 트윗을 쏟아냈다. 특히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장을 집중 공격하며 “워싱턴의 최대 누설자인 그가 이번 작전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게 믿어지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작전의 성공이 대통령이 아니라 그가 경시하고 배신했던 동맹들에 의해 가능했다”고 비판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트위터에 “IS 바그다디 유력 후계자도 미군에 의해 사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그다디의 제1 후계자가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는 사실을 방금 확인했다. 그는 이제 죽었다”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살된 후계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사살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바그다디에 이어 ‘IS 2인자’로 꼽혔던 아부 알하산 알무하지르도 미군의 공습을 받고 숨졌다고 전했다. 무하지르는 27일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미군 헬리콥터의 로켓 공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즐룸 코바니 압디 시리아민주군(SDF) 총사령관도 트위터에 “바그다디의 오른팔이자 IS 대변인인 알무하지르가 시리아 북부 국경도시 자라불루스 인근에서 포착돼 사살됐다. SDF와 미군의 협조하에 작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1, 2인자가 모두 숨지면서 IS의 차기 수괴로 IS의 전 세계 테러 조직을 총괄해 온 하지 압둘라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살인, 납치, 인신매매 등 IS의 각종 잔혹한 범죄를 ‘성전’이라고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다. IS 국방장관을 지냈던 이야드 알오바이디, ‘파괴자’ ‘교수’ 등으로 불리는 압둘라 카르다시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뉴스위크, 텔레그래프 등은 이미 카르다시가 IS의 공식 새 지도자가 됐다고도 전했다. 한편 바그다디의 최후 모습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개 범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8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작전 상황을 담은 영상자료에 대한 질문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자료의) 기밀 해제 과정을 거치고 있고,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11년 5월 9·11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이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극적인 사진이 추가 폭력을 선동하거나 보복을 부추기고, 테러 조직의 선전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그다디의 제거를 주요 외교안보 성과로 과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장면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아마도 관련 영상 일부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중대 발표’를 통해서도 “바그다디가 훌쩍이고 비명을 지르며 겁쟁이처럼 죽었다”고 묘사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진위를 떠나 IS 수괴가 비겁하고 비참하게 죽어 갔다는 설명만으로도 IS 잔당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내부를 동요시킬 수 있는 전략적 메시지”라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다만 밀리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묘사한 사망 순간에 대해 “아는 바 없다. 대통령이 현장의 작전지휘관 등에게서 따로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다”며 답을 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 위성으로 전송된 영상자료로는 지하터널 내부를 보거나 흐느낌,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대통령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에도 민주당의 탄핵 조사를 비난하는 트윗을 쏟아냈다. 특히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장을 집중 공격하며 “워싱턴의 최대 누설자인 그가 이번 작전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게 믿어지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작전의 성공이 대통령이 아니라 그가 경시하고 배신했던 동맹들에 의해 가능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29
    • 좋아요
    • 코멘트
  • IS 수괴 알 바그다디 최후의 모습 공개될까?…美 “자료 기밀해제 중”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사망한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최후 모습은 공개될까. 그의 동영상 공개 가능성이 높아지며 그 범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8일 국방부 청사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 상황을 담은 영상 자료에 대한 질문에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도 “(자료의) 기밀해제 과정을 거치고 있고,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중대 발표’에서 “바그다디가 훌쩍이고 비명을 지르며 겁쟁이처럼 죽었다”고 묘사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묘사한 사망 순간에 대해 “나는 아는 바가 없다. 대통령이 현장의 작전 지휘관 등에게서 따로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 위성으로 전송된 영상 자료로는 지하터널 내부를 보거나 흐느낌,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11년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극적인 사진이 추가 폭력을 선동하거나 보복을 부추기고, 테러조직의 선전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그다디의 제거를 주요 외교안보 성과로 과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발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아마도 관련 영상 일부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묘사의 진위 여부를 떠나 IS 지도자가 비겁하고 비참하게 죽어갔다는 설명은 조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내부를 동요시킬 수 있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동국가에서는 애완견을 거의 키우지 않으며, 개는 야생의 들개나 늑대로 인식되기 때문에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라고 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민주당의 탄핵 조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트윗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탄핵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집중 타깃으로 공격하며 “워싱턴의 최대 누설자인 그가 이번 작전에 대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게 믿어지느냐?”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엔 “이는 미국에 큰 승리이고,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승리”라는 트윗을 올리며 외교적 성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작전의 성공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 아니라며 역공에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작전) 결과는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그의 기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일”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번 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해온 정보 당국자들 및 그가 경시하고 배신하고 버려왔던 동맹들에 의해 가능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떤 전략도 갖고 있지 않으며, 그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시하는 모든 날이 미국에는 위험한 나날”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29
    • 좋아요
    • 코멘트
  • “개한테 쫓겨다니다 죽었다” IS 알바그다디 최후영상 공개될까[이정은 기자의 우아한]

    ‘펜타곤(The Pentagon)’이라는 글자가 문양과 함께 중앙에 크게 적힌 미국 국방부의 브리핑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28일(현지 시간) 함께 연단에 섰습니다. 미국 특수부대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괴를 제거한 직후 주무 부처인 국방부 고위인사들이 진행한 첫 언론 브리핑이었습니다.거물 테러리스트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사망케 한 기밀 군사작전의 세부사항이나 전후 과정 등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자들의 질문은 ‘비디오’에 집중되더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 발표’를 하면서 “바그다디가 훌쩍이고 울고 비명을 지르며 겁쟁이처럼 죽었다”고 한 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자료 말입니다.백악관에서 상황실에서 지켜본 현장의 영상은 위성으로 전송되는 것으로, 야간 작전 도중 진입한 막다른 터널 내부의 인물 표정이나 소리까지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허풍과 과장이 심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 사실인지 여부에 그만큼 관심이 쏠려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었습니다.밀리 합참의장은 “보지 못했다. 아는 바가 없지만 대통령이 현장에 있던 작전 담당자들에게 따로 들은 이야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해갔습니다. 전날 에스퍼 장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 내놨던 답변과 똑같았습니다.공식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난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정말 흐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표정이 묘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는데 밀리 합참의장이 모르는 작전상황 관련 정보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어색한 미소만 지었을 뿐.트럼프의 ‘중대 발표’ 기자회견이 워싱턴포스트의 지적대로 ‘허세와 과시로 가득했던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 당국자는 “어쨌든 군 관계자로서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훌륭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데, 특히 IS 관계자들이 모두 듣고 있는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숭상하고 따르던 지도자가 얼마나 비참하고 비겁하게 죽어갔는지를 알리는 것 자체가 이들의 사기를 꺾고 내부를 동요케 만드는 전략적인 메시지라는 겁니다. 진위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뉘앙스였습니다.아프가니스탄의 전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개한테 쫓겨다니다 죽었다는 게 중동에서 얼마나 모욕적인 것인지 아느냐”고 했습니다. “중동에서는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이 거의 없고, 개라는 존재는 사나운 야생의 들개나 늑대와 비슷한 존재”라며 “IS 조직원들에게 바그다디의 최후가 그만큼 끔찍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이 관계자는 저를 좀 더 쉽게 이해시키고 싶었던지 갑자기 영화 ‘인터뷰’를 봤냐고 물었습니다. 영화 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헬기에 탄 채 죽음을 맞는 마지막 장면에서 어린애처럼 얼굴이 구겨지며 울먹이는 장면을 언급하면서요. 그는 “그런 장면이 북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겠느냐”며 “그런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말했습니다.미국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이 인터뷰를 가장해 김 위원장의 암살을 시도한다는 내용의 영화 ‘인터뷰’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격렬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북한은 이후 영화 제작사인 소니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대대적 해킹을 시도하기도 했지요.갑자기 북한이 언급되는 것을 들으면서 바그다디의 죽음과 IS 근거지 공습이 북한에도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정보기관이 축적하고 있는 첩보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상세하고 정확하며, 이를 통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군사작전은 일단 감행하면 목표한 타깃을 정확하게 겨냥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사람은 없지만 워싱턴에서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강경파 인사들은 어쩌면 이번 바그다디의 사망과 연관시켜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7일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며 올해 말을 무난히 넘기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지요. 미국 측 협상 실무자들이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아마도 그 반대일 겁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북핵을 내려놓지 않고 시간끌기를 하며 올해 말을 무난히 넘기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이정은 동아일보·채널A 워싱턴 특파원(북한학 석사) lightee@donga.com}

    • 2019-10-29
    • 좋아요
    • 코멘트
  • 美민주 “IS급습, 의회 따돌리다니”… 트럼프 “정보유출 막은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 민주당 지도부가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 급습 작전의 사전 통보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보 ‘패싱’에 강한 불쾌감을 보이며 이번 작전의 의미도 평가절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자체가 정보유출 기계(Washington is a leaking machine)’라서 일부러 알리지 않았다고 맞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작전을 지켜보는 사진이 연출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7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회 지도부보다 러시아가 먼저 작전을 보고받았다. 의회는 러시아보다 먼저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다”며 “바그다디의 사망이 IS 전체의 사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IS는 여전히 미국과 동맹국의 위협” “테러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밤 통보하려 했으나 워싱턴의 정보 유출이 심해 그러지 않기로 했다. 세상에서 미국처럼 유출이 심한 나라는 없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현직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민감한 작전을 의회 지도부에 통상적으로 먼저 통보했음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보다 러시아를 더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쿠르드족에게 감사한다”고 했고 민주당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전속 사진가로 일한 피터 수자 작가는 트위터에 “작전은 미 동부시간으로 26일 오후 3시 30분에 이뤄졌다. 반면 사진의 IPTC 메타데이터에 기록된 촬영 시간은 오후 5시 5분 24초”라고 지적했다. 2011년 5월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때 오바마 당시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이 모여 있는 상황실 현장 사진이 공개되면서 큰 화제를 낳았다. 이를 의식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작전과 관련한 사진을 ‘사후 연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두 사진은 상당한 대비를 이룬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모두 넥타이와 재킷을 포함한 정장을 입었다. 또 대통령을 정중앙에 배치한 채 경직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책상 위에는 노트북, 각종 서류 더미, 복잡하게 엉킨 케이블선 등이 가득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사진은 정중앙에 작전을 실무 지휘하는 군인이 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의 왼쪽에 어깨를 구부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높이 평가한 ABC뉴스를 트위터에 올린 뒤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도 관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의 큰 승리로 기록될 이번 작전 이후 트럼프에 대한 비난 움직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군을 비판했던 일부 공화당 인사들이 태도를 바꿨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은 “바그다디의 사망은 ‘테러와의 전쟁’ 국면을 바꾼 ‘게임 체인저’였다. 대통령의 리더십에 감사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치켜세웠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궁지에 몰린 트럼프…IS지도자 제거, ‘반전 카드’로 활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를 제거한 군사작전의 성과를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원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뒤집을 ‘반전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안보 성과 과시한 트럼프의 ‘역전극’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백악관 외교접견실에서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미군이 그를 추적, 급습한 과정과 공습 장소 등 첩보가 포함된 세부사항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중대 성명’ 발표에 이어 기자들의 질문에도 일일이 직접 답했고, “바그다디가 개들에게 기면서 훌쩍이고 비명을 지르면서 죽어갔다” “겁쟁이처럼, 개처럼 죽었다”는 등 원색적이고 과장된 표현도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이런 그의 기자회견에 대해 “백악관에서 진행된 50분 간의 기자회견은 이제는 관습처럼 되어버린 허세와 과시, 조롱으로 점철됐다”고 비꼬았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에 대해 ‘오사바 빈 라덴보다 큰 최악의 테러 거물(the biggest thing)’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빈 라덴은 9.11 테러를 일으켰지만 바그다디는 (테러조직) 전체를 건설한 인물”이라는 식의 비교도 반복했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이뤄진 빈 라덴의 사살작전과 비교해 더 큰 성과를 냈음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분야 고위참모들은 ‘중대 성명’ 발표 후 잇따라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참모들과 함께 군사작전을 지켜보는 백악관 상황실 사진도 공개했다. 8년 전 오바마 대통령이 빈 라덴 사살작전 당시 상황실 공개가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을 의식한 듯하다. 그러나 이 사진은 긴박한 군사작전을 지켜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모두 정장이나 군복 차림이라는 점, 군사작전이 이뤄진 시간과 사진 촬영 시점에 차이가 난다는 점 등 때문에 상황 종료 후 연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판에서 칭송으로…분위기 확 바꾼 공화당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 정치권과 언론은 바그다디의 사망이 미군의 중동 작전에서 중대한 한 획을 긋는 성과라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미군은 바그다디에 이어 후속 작전을 통해 그의 오른팔이자 IS 대변인으로 활동해온 아부 하산 알무하지르도 제거했다. 이는 미군과 함께 IS 격퇴전을 벌여온 시리아민주군(SDF)의 마즐룸 아브디 총사령관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철군 결정을 강하게 비판해온 공화당 인사들은 발언이나 태도를 바꾸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그다디의 사망은 테러와의 전쟁 국면을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였다”고 추켜세웠다. WP에 철군 결정을 비판하는 기고문까지 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이번에는 “이런 승리를 가져온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의 리더십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도자 한 명의 사망으로 IS가 완전히 와해되거나 테러가 종식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시리아 철군 결정 때문에 미군이 위험한 야간작전을 밀어붙여야만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번 군사작전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의회는 이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보다 먼저 얻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 공유 과정에서 사실상 ‘패싱’당한 것에 대한 불편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28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IS 수괴 알 바그다디, 미군 공격에 사망”

    “이제 그는 죽었다(Now he is gon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오전 9시 20분(한국 시간 오후 10시 20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48)가 26일 숨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젯밤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바그다디가 사망했다. 그의 사망은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검증됐다”고 밝혔다. 2014년 6월부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 ‘칼리프 제국’을 건설했던 바그다디 사살 작전은 외교안보 분야에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겐 결정적인 승리의 순간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테러 조직의 지도자였다”며 “그는 미국의 작전 앞에서 개처럼, 겁쟁이처럼 울고 비명을 지르다가 죽었다. 전 세계의 넘버원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준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도 컸지만 바그다디의 사망은 그보다 더 큰 것”이라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수색 작업은 몇 주간 진행됐으며, 헬기 8대에 올라탄 특수부대원들이 작전에 나섰고, 미군 피해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과 상황실에서 이번 작전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CNN 등은 이날 미군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바리샤에 있는 IS 근거지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바그다디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려 스스로 폭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에게 9·11테러의 주범인 빈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약 294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집요하게 추적해 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2019-10-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알 바그다디, 개에 쫓기다 막다른 터널서 자폭… 자녀 3명도 숨져

    26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미군의 공격 과정에서 숨졌다. 2014년 6월 바그다디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발표한 후부터 5년 4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아 미군 철군에 대한 비판 및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살폭탄 조끼로 폭사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그다디 생포 혹은 사살은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우선 순위였다. 미 특수부대가 위험하고도 과감한 야간 급습작전을 벌였고, 그를 쫓아가자 그는 죽음의 터널 끝에 이르러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디를 ‘야만스러운 괴물’로 규정한 그는 “미국이 전 세계의 최고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었다.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며 “그는 잔혹한 짐승이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발표하며 “정의가 구현됐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겁쟁이’ ‘개’ ‘괴물’ ‘짐승’ 등 시종일관 격정적 언어를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8대가 작전에 투입됐을 때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정문을 피해 진입했다. 작전에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과정이 위험했기 때문에 작전이 모두 끝난 뒤 지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바그다디의 DNA 등 생물학적 증거를 통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디가 군견들에게 쫓겨 막다른 터널로 도망가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으며, 그의 자녀 14명 중 3명은 함께 폭사했고 11명은 안전하게 빼냈다고 밝혔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폭탄조끼를 입었던 아내 둘은 조끼를 터뜨리지는 않았으나 사망했다는 점에서 사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번 작전을 수행하기 전 러시아 영공에 머물렀다.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리아 쿠르드족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줬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CNN은 사전 녹화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지난주 작전을 승인했다. 가능하면 바그다디를 생포하되 생포가 어려우면 죽여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그다디를 불러내 항복하라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다. 바그다디가 지하로 들어갔고 그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그가 스스로 폭탄조끼를 터뜨렸다”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이미 군으로 복귀했다”고도 밝혔다. IS는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출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럼프, 정국 주도권 되찾기에 활용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1월 취임 후 첫 ‘중대 발표’가 하원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결정의 후폭풍 속에서 이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들이 속속 쌓이면서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백악관은 최근 탄핵 대응을 위한 정기 회의를 열기 시작했고 형사소송에 정통한 변호사들도 대거 법무팀에 투입했다. 대통령과의 견해차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의회 증언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최근 두 차례나 NBC 기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헐뜯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사망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결정적인 승리를 챙긴 셈이다. 이번 바그다디 작전을 통해 통치력을 얼마나 회복할지, 이를 바탕으로 시리아 철군으로 입었던 상처에서 회복해 탄핵 조사에 정면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2019-10-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IS 수장 알 바그다디, 미군 특수부대 작전 중 사망”

    26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미군의 공격 과정에서 숨졌다. 2014년 6월 바그다디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발표한 후부터 5년 4개월간 이어진 미국의 IS 격퇴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시리아 미군 철군에 대한 비판 및 탄핵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살폭탄 조끼로 폭사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그다디 생포 혹은 사살은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안보 우선 순위였다. 미 특수부대가 위험하고도 과감한 야간 급습작전을 벌였고, 그를 쫓아가자 그는 죽음의 터널 끝에 이르러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디를 ‘야만스러운 괴물’로 규정한 그는 “미국이 전 세계의 최고 테러리스트에게 정의를 가져다주었다. 어젯밤은 미국과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라며 “그는 잔혹한 짐승이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발표하며 “정의가 구현됐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겁쟁이’ ‘개’ ‘괴물’ ‘짐승’ 등 시종일관 격정적 언어를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8대가 작전에 투입됐을 때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정문을 피해 진입했다. 작전에 들어가고 빠져나오는 과정이 위험했기 때문에 작전이 모두 끝난 뒤 지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또 바그다디의 DNA 등 생물학적 증거를 통해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디가 군견들에게 쫓겨 막다른 터널로 도망가다가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렸으며, 그의 자녀 14명 중 3명은 함께 폭사했고 11명은 안전하게 빼냈다고 밝혔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폭탄조끼를 입었던 아내 둘은 조끼를 터뜨리지는 않았으나 사망했다는 점에서 사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번 작전을 수행하기 전 러시아 영공에 머물렀다. 러시아, 터키, 시리아, 이라크,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리아 쿠르드족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줬다고도 언급했다. 이날 CNN은 사전 녹화했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지난주 작전을 승인했다. 가능하면 바그다디를 생포하되 생포가 어려우면 죽여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그다디를 불러내 항복하라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다. 바그다디가 지하로 들어갔고 그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그가 스스로 폭탄조끼를 터뜨렸다”고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작전에서 미군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이미 군으로 복귀했다”고도 밝혔다. ●IS의 지난 5년 IS는 지난 5년간 석유 및 유물 밀거래, 인신매매 등으로 통치 자금을 모았다. 이를 통해 중동 전체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극단주의에 빠진 젊은이들을 모아 각종 테러, 암살, 공개 처형 등 만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샤리아’라는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주민들을 엄격히 통치하고 이를 거부하면 여성과 어린이도 잔혹하게 죽였다. 같은 이슬람교도라도 시아파 신자나 정부군은 공개 장소에서 살해하고 그 과정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올려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수법을 썼다. 기세등등하던 IS는 미국과 러시아 등의 대대적 공습, 지상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쿠르드족 민병대 등의 반격에 밀렸다. 시장조사회사 IHS 마킷에 따르면 2015년 1월 기준 포르투갈 면적에 맞먹는 9만800㎢를 통치했던 IS는 올해 2월 지배 면적이 50㎢로 줄어 사실상 궤멸됐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시리아 내 미군 철수를 공식화했다. 힘의 공백 상태가 생긴 시리아 북부를 터키 군이 이달 9~22일 침입해 쿠르드족을 공격하자 미국 내부와 국제 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IS는 더 이상 그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탄생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양극화 등으로 중동 각국에서 기성 체제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넘쳐나는 데다 쿠르드족을 배신하며 역내 불안정을 키운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도 이런 기류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IS는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세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11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에서 IS로 극단 조직의 주도권이 넘어갔듯 그 뒤를 이을 ‘제2의 IS’ 출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럼프, 정국 주도권 되찾기에 활용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1월 취임 후 첫 ‘중대 발표’가 하원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철군 결정의 후폭풍 속에서 이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압박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뒷받침할 증언들이 속속 쌓이면서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우 당혹스러워했다. 백악관은 최근 탄핵 대응을 위한 정기 회의를 열기 시작했고 형사소송에 정통한 변호사들도 대거 법무팀에 투입했다. 대통령과의 견해차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의회 증언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최근 두 차례나 NBC 기자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헐뜯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다디 사망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결정적인 승리를 챙긴 셈이다. 이번 바그다디 작전을 통해 통치력을 얼마나 회복할지, 이를 바탕으로 시리아 철군으로 입었던 상처에서 회복해 탄핵 조사에 정면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발표에 세계 각국도 일제히 축하를 보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적인 성취를 이루고 바그다디를 제거한 것에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플로렌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트위터에 “바그다디의 죽음과 상관없이 IS 잔당 소탕을 계속하겠다. 우리의 파트너들과 새로운 중동 지역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김예윤기자 yeah@donga.com}

    • 2019-10-27
    • 좋아요
    • 코멘트
  • 스틸웰 美차관보 내달 5일 방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다음 달 5일 한국을 방문한다.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은 취임 직후 아시아 순방에 나섰던 7월 이후 두 번째다.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스틸웰 차관보가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6개국 순방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일 연례 비즈니스·정책 대화가 열리는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미얀마, 말레이시아에 이어 태국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5일 한국으로 오는 일정이다. 이후 7일부터는 중국을 방문한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 방안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에 대해 논의한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그의 방한이 지소미아 종료일(11월 23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9-10-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