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택

정성택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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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성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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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6~20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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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인 불러라” vs “무분별한 호출 안돼”… 국감은 뒷전

    국정감사 첫날인 7일 여야는 해당 기관에 대한 감사는 뒷전인 채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놓고 설전을 벌여 파행을 빚었다.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정쟁을 치른 뒤 촉박하게 국감 일정을 잡은 탓에 증인 채택 문제를 사전에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감은 오전 10시 반에 시작했다. 그러나 증인 채택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고 낮 12시 정회가 됐다. 급기야 오후 6시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정상적 진행 불가’ 선언이 나오면서 밤늦게까지 질의 한 번 하지 못했다. 낮 12시 의원들이 자리를 뜬 국정감사장에는 환경부 공무원과 취재기자 일부만 남아 자리를 지켰지만 정회가 길어지자 환경부 공무원들도 자리를 떴다. 한 환경부 공무원은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증인들은 거의 고용노동부와 관련된 증인들인데 애꿎은 환경부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준비한 국감자료들이 아깝다”고 탄식했다. 이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에서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은 “환노위가 유례없이 민간 증인을 거의 부르지 못한 채 국감을 하고 있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인지 새누리당 간사 권성동 의원의 고집인지 잘 모르겠다”며 “권 의원은 아예 국정감사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몰아붙였다. 권 의원이 야당의 기업인 증인 신청을 묵살한 데 대한 항의였다. 권 의원은 “국정감사의 주된 피감기관은 정부 및 공공기관이다. 그와 관련된 민간인은 극히 예외적으로 불러야 한다”며 “국민여론도 기업인에 대한 소환은 자제하자는 것이다. 이건 또 새누리당의 방침이다. 오죽했으면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업인을 무분별하게 부르는 건 지양해야 된다고 했겠느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새누리당의 방침이 그렇다면 새누리당만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당에까지 강요하면서 의원에게 주어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간사는 오후 6시까지 4차례에 걸쳐 협의를 거쳤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 당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국정감사 파행의 책임을 상대 당에 돌렸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기업인 증인 채택을 막는 건 갑(甲)의 횡포를 방조하는 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합법적 활동을 한 기업인들에게 모멸감을 주면서 구태 국감을 또 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야당은 환경부와 고용부 감사 관련 민간 증인으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 35명을 요청했다. 이 중 23명이 기업인이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감도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정치개입 사건’ 등과 관련한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 공방이 격해지면서 1시간가량 공전하다 겨우 진행됐다.이종석 wing@donga.com·정성택 기자}

    • 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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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장교 애국심에 반해… 13년째 스폰서 자청”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한국과 아무 인연도 없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 유학 온 한국군 장교의 애국심과 성실함에 반해 13년째 그들의 정착을 돕고 있습니다.” 캐나다 공군 중령 출신의 존 챈들러 씨(74·사진)는 한국군의 후원만 고집하는 인물이다. 경항공기 비행점검관으로 민간 항공기 조종사들의 비행능력을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일을 맡고 있는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2년. 한국군 장교의 정착을 돕는 스폰서를 맡았다가 한국 군인의 매력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7일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챈들러 씨는 “도움을 주려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한국 장교들의 애국정신과 성실함을 보고 오히려 많은 배움을 얻었다”며 “지금까지 후원했던 13명의 모든 한국 장교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당초 스폰서 업무를 시작한 것은 1999년 캐나다 합동지휘참모대학에 유학 온 외국군 장교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 나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국군의 매력에 빠진 뒤로는 캐나다를 찾는 한국군 유학생과 가족들만 후원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공항에 내린 직후부터 자녀들의 학교 교육 문제까지 아무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챈들러 씨는 올 7월부터 F-15K 조종사로 복무하다 캐나다로 유학 온 고상희 소령(35)의 스폰서를 맡고 있다. 챈들러 씨는 “더 늦기 전에 한국을 꼭 방문해 그동안 인연을 맺은 한국군 장교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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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경고사격에도 퇴각않고 응사… 軍 “NLL 무력화 노린 계획 도발”

    북한 경비정이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아군 함정과 ‘함포 교전’까지 벌인 것은 NLL 무력화를 노린 대남 무력시위로 보인다. 최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한 정권 고위급 실세 3인방의 전격 방문으로 조성된 화해무드 속에서 화전양면 전술로 한국군의 대응 태세를 떠 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 경비정의 NLL 침범은 의도적 도발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군은 북한의 대담성에 주목하고 있다. 2009년 대청해전 이후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은 아군 함정이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하면 별다른 저항 없이 퇴각했다. 자동사격통제체계와 강력한 함포를 갖춘 남측 함정과 ‘정면 대결’을 해봐야 승산이 없기 때문. 실제 대청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은 한국 해군의 집중 포격에 반파된 채 도주했다. 하지만 이날 북한 경비정은 아군 함정의 경고사격 직후 기관포 수십 발로 대응사격을 감행했다. 당시 양측 함정 간 거리는 8.8km가량. 북측이 쏜 포탄은 아군 함정에 미치지 못했지만 북측의 ‘맞대응’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은 퇴각한 뒤에도 NLL 인근에 있던 북한 어선 무리 속에 들어가 아군 동향을 면밀히 지켜봤다”며 “(NLL의) 우발적인 침범이라고 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NLL 무력화 전략은 전혀 달라진 게 없다. 군 관계자는 “남북 최고위급 간 접촉 사흘 만에 NLL을 넘어와 대응사격까지 한 것은 다분히 계획적 처사”라며 “NLL 충돌 위험성을 고조시켜 이를 남북 화해의 최대 걸림돌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말했다.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것.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보좌하는 ‘거물 3인방’의 방문이 한국에 굴복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대남 길들이기’ 차원의 무력시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화해 기류 속 남한의 군사적 대응 수위에 변화가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열릴 남북 고위급 2차 접촉에서 NLL 문제를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경비정을 퇴각시킨 해군 유도탄고속함(PKG·450t)은 2함대 사령부 소속 ‘조천형함’이다.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해군 용사 6명 중 1명인 조천형 중사의 이름을 딴 함정이다. NLL을 수호하다 산화한 조 중사의 ‘혼(魂)’이 북한 경비정을 몰아낸 셈이다. 제2연평해전 당시 조 중사는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도발에 맞서다 기관포 방아쇠를 두 손으로 끝까지 붙잡은 채 전사했다. 해군은 제2연평해전 이후 제작해 실전 배치한 PKG 1∼6번함에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붙였다. 조천형함은 PKG 3번함. 조천형함이 발사한 76mm 함포와 40mm 기관포탄은 북한 경비정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가까운 해상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더 버틸 경우 피격당할 수 있다고 보고 도주한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 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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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잘해보자” 사흘만에 NLL 침범… 5년만에 南北교전

    북한 경비정 1척이 7일 인천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고위급 실세 ‘3인방’이 방문해 “남북관계를 잘해보자”고 한 지 3일 만에 남북 함정 간 함포와 기관포 사격을 주고받는 교전이 발생한 것. 남북 해군 간 교전이 벌어진 것은 2009년 대청해전 이후 5년 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북한 경비정 1척이 연평도 인근 NLL을 0.5마일(약 900m)가량 침범했다. 우리 해군 유도탄고속함(PKG)이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으로 퇴각을 요구하자 북 경비정은 기관포 수십 발을 발사했다. 아군 함정도 76mm 함포와 40mm 기관포 90여 발로 대응 사격했다. 군 관계자는 “북 경비정은 오전 10시경 NLL 이북으로 돌아갔다”며 “우리 측 피해는 없고 북 경비정도 아군 포탄에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태가 경고사격이냐 상호교전이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상호교전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정성택 기자}

    • 201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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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병서 옆 건장한 체구에 ‘패기머리’ 경호원들 정체는

    황병서 곁에는 건장한 체구의 북한 경호원들이 그림자 경호에 나섰다. 군 관계자들은 이들이 북한의 호위사령부(호위총국) 소속 최정예 친위대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180cm가량의 신장에 이른바 패기머리(스포츠머리)를 하고 귀에 통신용 특수 이어폰을 꽂은 채 감색 양복과 선글라스 차림을 한 이들은 약 12시간의 한국 방문 때 황병서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과거 수행원을 가장했던 경호원들보다 신체조건이 뛰어나다”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의 친위대원들을 동행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의 대통령 경호실 격인 북한 호위사령부는 김정은 일가의 신변보호가 주 임무로 현지지도나 외부 방문 시 최근접 경호를 맡는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호위사령부 친위부대원만이 김정은 경호 시 유일하게 총기를 휴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조명록 당시 총정치국장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북한의 근접 경호가 없었다. 북한이 한국에서만 근접 경호를 과시했다기보다 갑작스러운 방문 일정에 충분한 사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측 경호요원들이 인천공항을 통과할 때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은 것도 논란거리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북한에서 반입한 무기를 소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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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3인 평양출발 동시에 신속보도… 귀환 뒤엔 침묵

    북한 매체는 5일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일행이 전날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뒤에도 평양을 출발했다는 보도만 실었다. 전날 황 총정치국장 일행이 인천으로 떠난 오전 9시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들의 한국 방문 소식을 신속하게 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북한이 남측 정부와 사전에 발표 시간(4일 오전 9시)을 맞춰 일종의 엠바고(보도 유예)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대표단 방문 일정은 비행계획서 등을 포함해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간 보도시점을 조율했지만 북한은 후속 보도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속보를 전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측에 대해 막말성 비난을 한 북한 매체가 갑자기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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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정성택]해군-방사청, 예산도 없이 차기잠수함 사업 덜컥 발표

    방위사업청은 차기 중형잠수함 사업(3000t급 장보고함 2차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지난달 24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방사청이 지난달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사업 관련 예산이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예산이 없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말로만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인지…. 차기 중형잠수함 관련 예산안이 반영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 방사청이 예산 신청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 절차상 합동참모본부에서 새로운 무기의 도입을 결정하면 방사청에서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선행연구를 거친 뒤 예산을 검토하는 사업타당성 조사를 한다. 하지만 이번엔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됐다. 방사청은 지난달 사업 발표부터 해놓고 이달 들어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시간을 다투는 무기의 도입이라면 예외적으로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합참은 9년 전인 2005년에 이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도 군 당국은 선행연구를 지난해 7월에야 시작해 올해 7월 마무리했다. 이런 늑장 태도는 무기 도입이 급하다고 요청할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방사청과 해군은 11월에 예산 증액을 받겠다는 목표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설득에 뒤늦게 매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대 초반 전력화를 목표로 3조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야 할 이 사업은 북한의 잠수함 전력과 독도와 이어도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전력을 갖추는 사업이다. 북한은 이미 우리 군보다 7배 많은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잠수함에 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군 당국의 대응은 너무나 안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회가 일을 안 한다고 탓할 게 아니라 군의 대비태세부터 점검해 볼 일이다. 잇따른 군내 인명 사고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한 군이다. 외부의 적에 대한 위협 불감증까지 걸린 것이라면, 문제가 심각해도 너무 심각하다.정성택·정치부 neone@donga.com}

    • 201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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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국군의 날 행사 1만4000명 참가… 2014년엔 45%로 축소

    1일 진행된 66주년 국군의 날 행사가 예년 수준의 절반도 되지 않는 규모로 치러졌다. 연이은 군 관련 사고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행사 규모의 지나친 축소는 군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행사 병력과 초청인사 및 참관인을 포함해 6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군의 날 행사를 치렀다. 통상 국군의 날 행사는 대통령 취임 첫해엔 첨단무기와 장병의 시가행진을 포함한 대규모 행사로 치르고 그 외에는 규모가 줄어든 상태에서 진행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지난해 동원된 병력은 1만1000여 명이었다. 2012년엔 1만4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 참가 인원은 2012년의 45%에 불과했다. 한 달 전부터 병력을 소집하던 준비 기간도 이번엔 1주일로 줄었다. 국방부는 식후 행사로 3분가량의 병영문화 개선 관련 영상물을 상영했다. 최근 군은 22사단 총기난사 사건과 28사단 폭행 사망 사건으로 대국민 신뢰의 위기를 맞았다. 군 수뇌부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행사 규모를 줄였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이럴수록 군의 사기를 올리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국군의 날은 장병들에겐 군인으로서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정부의 공식 기념일”이라며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는 대다수 장병들에게 자긍심과 사명감을 심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병영문화 혁신은 단순히 사건,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선진 정예 강군을 육성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복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는 데 계속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크게 우려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북한 인권”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열어나가고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 군과 국민이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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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탄 든 총 부하 머리에 겨눈 육군장교

    육군 전방 7사단의 한 장교가 부하들에게 실탄이 들어 있는 소총을 머리에 겨누는 가혹행위를 했다가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헌병대는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방 초소에서 K-2 소총을 머리에 겨누고 협박한 권모 중위(24)를 24일 구속해 수사 중이다. 권 중위의 가혹행위는 올 5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4차례 반복됐다. 가혹 행위가 벌어진 시기는 육군이 전 부대를 대상으로 가혹행위 실태조사를 벌여 정밀진단을 실시한 이후인 데다, 임모 병장(22) 총기난사 사건과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 등으로 군기 확립이 강조되던 시기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권 중위는 둔기로도 부하 머리를 때리고 폭언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혹행위에 따른 피해자는 14명이라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가운데 1명은 같이 가혹행위를 당하던 다른 병사가 떨어뜨린 소총의 총구에 손가락을 맞아 뼈가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당국은 이번 주 안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군 검찰로 넘길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실탄이 장전된 상태에서 가혹행위를 했기 때문에 병사들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군 내 가혹행위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방침에 따라 절차대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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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오자는 없다”… 이주 당일부터 사회적응 맞춤교육

    “낙오자는 없습니다. ‘울판’에서 중요한 건 성적이 아니라 적응입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로스버그 인터내셔널스쿨에 개설된 히브리어 교육 프로그램인 울판의 교사로 25년간 근무해온 달리아 로스 씨(63)는 “언어는 사회 적응을 위해 가장 필요한 도구”라며 교육과정을 소개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주해온 유대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언어라는 점에 착안한 프로그램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세워진 1948년 이후 66년간 이어져 왔다. 로스 씨는 “남북한 언어의 뿌리가 하나라고 하지만 오랜 기간 분단됐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탈북자에게도 특화된 한국어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낙오자 없는 철저한 맞춤 교육 로스버그 인터내셔널스쿨 울판에선 교사 20여 명이 학생의 수준 등에 따라 14주∼1년 단위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10여 개의 반이 운영되며 교실마다 학생 20여 명이 수업을 듣는다. 이주민은 도착한 날 또는 바로 다음 날부터 울판 교육을 받는다. 현재 이스라엘의 울판은 주로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학 울판 외에도 키부츠(협동농장)나 정비공장 등에서 취업에 필요한 언어를 가르치는 울판과 연령대별로 필요한 수준의 언어를 교육하는 울판 등도 있다. 이주민의 특성에 맞게 세분해 운영하는 것이 장점이다. 대학 울판은 크게 예비 대학생들을 위한 메키나 과정과 대학원생을 위한 MA 과정, 여름학기 과정이나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기본 교재가 있긴 하지만 수업은 철저하게 대화 중심으로 이뤄진다. 로스 씨는 “교사들도 평소에 학생들에게 언어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 강조하면서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교육 방식도 학생의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회에서 생활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의 히브리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학기에 통상 2회 치르는 시험에는 2번의 기회가 부여된다. 문법도 기본적인 수준만 배운다. 그 외에는 주로 그룹별 연극이나 토론, 춤, 노래, 히브리어 스피드 퀴즈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수강자들이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교사와 함께 이스라엘 명소를 여행하며 방문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을 주고받는 교육도 병행한다. 성서학과 고대 중동학을 배우기 위해 3개월 전부터 울판 히브리어 수업을 듣고 있는 최승민 씨(30)는 “실제 말하고 쓰는 것 위주로 교육을 하기 때문에 1주일만 교육을 받아도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 수 있다”며 “학생들이 언어를 친숙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놀이처럼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로스 씨는 “수업을 소화하는 능력이 학생마다 다르기 때문에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대학원 학생 출신의 보충교사를 둬 보완하고 있다”며 “교사들도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각 문화권 교육을 받는다.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배려해 특수교육을 전공한 울판 교사도 따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등한 관계인 울판의 교사와 학생 울판의 학급 구성은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이뤄진다. 출신지 문화권이 몰리지 않도록 학급마다 다양한 지역 출신들을 골고루 배치한다. 통상 해외에서 이주해온 유대인(올림)들이 전체 학생의 70%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일반 유학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올림에겐 장학금을 지원한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보다 친한 친구 같은 동등한 관계에서 진행된다. 수업 진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교사와 면담해 보충수업을 결정하기도 한다. 학기가 끝나면 교사가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기도 한다. 약 3시간 동안 진행한 로스 씨와의 인터뷰 도중에도 학생 3명이 들어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이들의 친밀도는 높아 보였다. 여름 계절학기를 듣기 위해 올 6월 미국에서 건너온 유대인 네이선 영 씨(20)는 “미국도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이 이뤄지지만 울판은 학생이 수업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까지 추가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북한 학생을 한반에 참여시켜 이질감 해소해야…” 로스 씨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하면 가장 먼저 언어에서 이질감을 느낄 것”이라며 “같은 한국어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표현이나 용어가 사실상 서로 다른 언어가 됐을 수 있기 때문에 적응 교육 과정에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어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없다면 한국 사회의 제도와 문화를 배워도 현실과 여전히 동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만약 내가 탈북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인 교사라면 남북한 학생들을 한반에 골고루 참여시켜 서로의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화 중심의 교육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예루살렘=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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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가게 종업원서 미스 이스라엘이 된 ‘신데렐라’

    2013년 2월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에티오피아 출신 유대인 12만5000여 명이 흥분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에티오피아 출신 이티시 아이나우 씨(22·애칭 티티·사진)가 미스 이스라엘로 뽑힌 것. 모델 활동과 대학 공부를 병행하는 티티 씨는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2004년 조부모와 함께 에티오피아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주 초기인 학창 시절 흑인들만 사용하는 수영장에서 따로 수영 교육을 받는 차별의 설움에 시달려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티티 씨는 19세에 군에 입대해 2년간 장교로 복무하는 등 다른 이주민들처럼 히브리어 언어교육과 군대 경험을 통해 차별을 극복할 수 있었다. 티티 씨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때 시몬 페레스 당시 대통령이 개최한 만찬에 초대되기도 했다. 그는 “인생의 멘토였던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회에선 티티 씨의 미스 이스라엘 선발대회 우승은 정부가 인종 갈등 문제에 ‘보여주기식’ 접근만 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논란이 거세다. 1999년 중동 출신의 라라 라슬란 씨가 미스 이스라엘이 됐을 때도 같은 논란이 일었다. 시몬 솔로몬 의원은 “중요한 건 해석이 아니라 결과다. 소수 인종이 이스라엘 사회에서 성공하는 케이스를 만들어가야 차별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예루살렘=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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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국 3~4개월전부터 이주교육… 경력단절 방지가 정착의 지름길”

    “이스라엘 인구 890만 명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이주해온 유대인(올림)입니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통합 없이는 이스라엘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로 이주해 온 올림을 지원하는 정부 부처인 이주민부의 소파 란드베르 장관(64·사진)은 “올림의 경력 단절 등을 막기 위한 철저한 맞춤형 지원의 일환으로 이주 3∼4개월 전 해당 나라에서부터 이주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79년 옛 소련에서 이주해 온 란드베르 장관은 이스라엘에서 유일한 러시아 출신 장관이다. 2009년부터 이주민부를 맡고 있는 그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이주민들이 낙오하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린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주민들이 예전에 살던 나라에서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 이주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학생이라면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세밀하게 조사한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이 경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관련 분야의 히브리어 학습과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지원을 해준다. 독일 등 유럽권에서 이주해 온 학생에게는 이미 익숙한 수학이나 과학 과목의 비중을 다른 나라 출신 학생들보다 줄인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것. 란드베르 장관은 “한국의 탈북자 통합은 이스라엘의 현실과 다른 부분이 많지만 경력 단절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사회에서도 큰 병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이주민의 기업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프로그램(클리타)도 운영하고 있다. 이주하기 전의 나라에서 하던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투자하면 세제혜택을 준다. 창업을 원하면 별도의 보증 없이 최대 25만 셰켈(약 7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이와 함께 법률 지원, 시장 조사, 사업 컨설팅 등을 해주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이 이주민을 고용하면 첫 월급 전액을 정부가 지급해준다. 이후 6개월간 지급되는 임금의 절반은 정부에서 부담한다. 기업의 이주민 고용에 대한 정부 지원과 유사한 탈북자 지원 프로그램은 이미 한국에서도 실시되고 있다. 이주민부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는 청소년 이주민 정착. 란드베르 장관은 올 1월 청소년 이주민을 관리하는 기관을 통폐합했다. 여기선 진로 상담은 물론이고 군 입대 준비를 위한 도움까지도 주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유대인 청소년들의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무료로 이스라엘 여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티글리트)도 운영하고 있다. 란드베르 장관은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잘 정착하도록 도와주려면 서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먼저 들어온 탈북자가 나중에 들어온 탈북자의 정착을 도울 수 있도록 탈북자 민간단체를 구성해 정부와 협업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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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km 걸어와 마주한 차별… 녹인 힘은 한뿌리 민족애”

    1980년 8월 15일. 옛 솔로몬왕의 땅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난 12세 소년은 물이나 음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700km 사막 길을 걸었다. 갖은 고생 끝에 도착한 이스라엘. 하지만 에티오피아계 흑인 유대인 소년에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었다. 다른 피부색은 차별의 이유가 됐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느낌이었다. ‘솔로몬의 후예’인 이 소년은 그런 차별과 편견을 뚫고 성장했다. 그는 2013년 이스라엘 국회의원이 된다. 현재 아프리카 출신 유대인과 이주노동자를 위한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몬 솔로몬 의원(46)의 이야기다. 19대 ‘크네셋(이스라엘 국회)’ 의원 120명 가운데 에티오피아 출신 국회의원은 2명이다. 솔로몬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성공한 것은 이스라엘의 통합교육 덕분”이라며 “울판(히브리어 교육)과 군(軍) 제도가 이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이스라엘 통합의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솔로몬의 후예, 차별을 딛고 일어서다 3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솔로몬 의원은 아직도 사막을 건너던 날을 잊지 못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크네셋에서 만난 그는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듯 잠시 눈을 감았다. “부모님, 동생 2명과 함께 당시 에티오피아 독재 정권의 탄압을 피해 길을 떠났습니다. 수단으로 탈출해 이스라엘로 가는 계획이었는데 지도도 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수단 군인들은 국경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에게 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이 ‘알리야(대이주)’ 때 탈출자의 절반에 가까운 400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주변의 적국에 대응하고 국가의 힘을 키우기 위해 인구 증가가 필요했던 이스라엘 정부는 1967년 ‘6일 전쟁’ 이후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수립했다. 1984년 ‘모세 작전’과 1991년 ‘솔로몬 작전’으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2만2000여 명이 이스라엘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미 정착했던 정통 유대인 및 서유럽·북미 출신 ‘올림(이주민)’들은 에티아피아계 유대인을 차별했다. 피부색이 다른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이유였다. 화장실 문화조차 알지 못했던 이들에게 미개하다는 딱지까지 붙였을 정도였다. 혈액 사건이 이런 갈등 속에 불거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알리야를 실행할 때마다 유사시에 대비해 이주민의 혈액을 받아 보관해 왔다. 1996년 이스라엘 정부가 에티오피아 출신 유대인이 헌혈한 혈액이 에이즈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밀리에 전량 폐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인종차별이 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에티오피아 출신 알리야 1세대인 솔로몬 의원은 “아프리카 출신 유대인이 거의 없었던 시절인 1980년대에 너무도 큰 차별을 당했다”며 “히브리어를 배우고 군에 입대해 사회에 섞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뒤에야 이스라엘 사회에 동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대한 뒤인 1994년 암논 로빈스타인 교육부 장관의 보좌관이 되면서 정치권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준비된 통합 교육이 화합의 출발점 솔로몬 의원은 “정부는 다양한 지역 출신자들이 화합할 수 있도록 문화적 배경을 배려한 통합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며 “수영할 줄도 모르는 사람을 아무 준비 없이 물에 보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해줄 수는 없지만,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지역 출신 유대인을 위해 1, 2년간 따로 은행이나 보험 이용법 등 세세한 생활방식을 가르치는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솔로몬 의원은 “남북한 사람들이 같은 민족이긴 해도 70년에 가까운 분단으로 문화적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 탈북자 적응 프로그램도 좀 더 북한 출신자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새로 찾아온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저버리지 말아야 안정성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솔로몬 의원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문제가 되는 수단 출신 이주 노동자를 지원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이주민들을 노동자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직접 연결해주는 캐나다의 제도를 벤치마킹해 법제화할 계획이다. 솔로몬 의원은 “차별을 없애기 위한 교육은 이주자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한국도 탈북자뿐 아니라 한국 국민을 상대로 탈북자를 포용할 수 있는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예루살렘=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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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인종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 더 늘리길”

    다양한 지역 출신의 유대인들이 이주해 사는 이스라엘의 통합 현실을 20, 30대 젊은층은 어떻게 생각할까. 히브리대의 이주민 학생 4명은 통합을 위한 제도와 차별의 현실 간 거리를 좁히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러시아에서 이주해 와 지역연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리나 라이안 씨(30·여)의 아버지는 고려인이다. 2년 전 학업을 위해 가족들을 러시아에 남겨두고 홀로 이스라엘에 온 그는 “이스라엘에 온 뒤 러시아 출신자들의 도움을 주로 받고 있다”며 “같은 지역 출신의 유대인이 모이는 건 사회에 쉽게 적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라이안 씨와 같은 러시아 출신인 예브게니 글리네트 씨(24)는 “이주의 역사가 짧은 에티오피아 유대인이 이스라엘 사회에 뿌리 내리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문화적 차이는 제도적인 노력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룩셈부르크에서 지난해 말 이스라엘로 이주한 사라 하윰 씨(20·여)는 어릴 때부터 이스라엘 생활을 동경해 왔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동물원 원숭이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며 “빠른 정착을 위해선 울판뿐 아니라 다양한 출신지의 사람들이 섞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주민과 토착 유대인 간 갈등도 존재하지만 토착 유대인끼리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16년 전 가족들과 캐나다에서 이주해 온 아옐레트 레브 씨(25·여)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인끼리도 서로 단합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힐로니(세속 유대인)’들이 ‘하레디(정통 유대인)’에게 물세례를 하는 등 서로 반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티’라고도 불리는 하레디는 나라의 안녕을 위해 기도를 올리는 일을 맡는 대신 세금을 내지 않고 병역의 의무도 지지 않는다. 차별이 불만을 낳고, 불만이 불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런 갈등 요인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예루살렘=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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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형잠수함-이지스함 3척씩 추가 배치

    독도 영유권과 이어도 관할권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대규모 해상전력 도입 사업이 24일 확정됐다. 군 당국은 이날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 및 차기 중형잠수함(3200t급) 도입 사업 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2020년대 초중반까지 이지스함 3척, 중형잠수함 3척을 각각 도입하는 내용이다. 1척당 건조 비용은 이지스함과 중형잠수함이 각각 1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지스함 추가 도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잠수함 위협을 비롯해 독도와 이어도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이어도 상공을 포함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하자 군 당국은 이지스함 3척 추가 건조 계획을 결정했다. 2020년대 중반까지 3대가 추가 배치되면 해군의 이지스함은 총 6척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같은 시기에 독도함급(1만4000t급) 대형상륙함 1척이 추가로 전력화되면 ‘이지스함-한국형구축함-상륙함’으로 이뤄지는 ‘전략기동함대’(일명 독도-이어도 함대) 창설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 관계자는 “유사시 대응 역할만 전담하는 기동함대를 동, 서, 남해에 각각 배치하면 영유권 수호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형잠수함은 해군의 기존 잠수함보다 배수량이 훨씬 크고 잠항능력이 뛰어난 데다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潛對地)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의 잠재적 적국을 견제할 수 있는 핵심전략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해군은 2차례 사업으로 14척의 잠수함을 확보했다. 1200t급 잠수함 9척은 모두 운용 중이며 1800t급 9척 중 5척은 전력화를 마쳤다. 4척은 2020년 이전에 건조를 마칠 예정이다. 통상 잠수함 사업은 동일한 급을 9척씩 도입하는데 추진 기간에 개발되는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3대씩 나눠서 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중형잠수함 사업 1차분은 설계안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건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에 결정된 2차분 사업은 이르면 내년에 건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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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상작전헬기 교체, 2년째 표류

    해군의 낡은 대(對)잠수함 해상작전헬기 교체 사업이 국방부의 월권과 책임 떠넘기기로 표류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 이후 북한이 탄도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잠수함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대비할 해군의 대잠능력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총 20대를 도입하는 해상작전헬기 사업과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해 해외 도입이 결정된 8대를 제외한 12대를 어떻게 할지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국방부는 1년이 넘도록 ‘전력자원조정관리위원회’ 회의를 거쳤지만 아무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이 사안을 방위사업청에 다시 떠넘겼다. 현재 방사청은 해외 구매를 할지, 국내 개발을 할지 정하기 위해 외주업체에 선행연구를 맡긴 상태다. 사업 중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문제는 국방부가 진행한 전력조정회의가 어떻게 무기를 도입할지를 결정하는 권한이 없는 협의체라는 것. 방위사업법상 무기체계의 획득 방법을 정하는 권한은 방사청에 있다. 어떤 무기가 필요하다는 결정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하지만 기종 등 구체적인 도입 방법은 방사청이 결정하고 관련 예산을 집행한다. 국방부가 법적 권한도 없이 조정을 하겠다고 회의를 1년 넘도록 끌었고, 다시 이 사안을 떠안은 방사청이 원점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결국 시간만 1년 넘게 날렸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은 총 1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구축함 등에 배치할 해상작전헬기는 어뢰와 음향탐지장비(소나)를 갖추고 있어 적 잠수함 전력을 제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상 전력으로 꼽힌다. 현재 해군이 보유한 해상작전헬기는 20여 대로 도입한 지 20년이 넘은 기종도 있다. 국방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대비하고 노후 전력을 교체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군은 6000억 원을 들여 영국 방산업체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8대를 사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구매해 2016년 전력화를 마칠 계획이다. 나머지 12대도 해외에서 도입하기로 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 5월 전력화한 기동헬기 ‘수리온’을 해상작전헬기로 개조해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방사청이 진행하는 선행연구는 올 연말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사업이 늦어져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는 비대칭 전력 중의 하나”라며 “최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과 이를 탑재할 수 있는 골프급(3000t) 규모의 잠수함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해상작전헬기 도입이 차질을 빚는다면 해군의 대북 대잠능력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잠수함은 70여 척으로 우리 해군보다 7배 많다. 한미 정보당국은 올해 초 북한 함경남도 마양도 잠수함기지에서 잠수함에 탑재하는 미사일 수직발사관으로 추정되는 장비를 포착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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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무공 후예들, 영화 ‘명량’ 이순신함서 본다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명량’이 구축함인 충무공 이순신함(사진)에서 상영된다. 국방부는 배급사인 CJ E&M과 함께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100여 개 군부대에서 무료 상영키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21일 “임진왜란 당시 12척의 배로 330여 척의 왜군에 맞서 싸운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인 만큼 그 정신을 더욱 뜻깊게 기리기 위한 취지로 이순신함에서 상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장병들에게 상업 영화를 무료 순회 상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장병의 사기를 진작하고 영화 수익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배급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약 6만 명의 장병이 이번 기회에 명량을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은 지난해 해군리더십센터를 세워 장교 및 부사관, 병사들을 대상으로 충무공 리더십 교육을 하고 있다. 충무공 선양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훈사업이기도 하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은 “현재 엄중한 안보 상황에 맞서고 있는 해군 장병들에게 이순신 장군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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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둥이 임신 女軍’ 출산휴가 30일 더 준다

    쌍둥이 등 2명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여군의 출산 휴가가 이르면 올해부터 최대 4개월로 늘어난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을 임신한 여군은 건강과 안전한 출산을 위해 출산 전후로 휴가를 30일 더 쓸 수 있도록 군인복무규율을 개정해 연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둥이나 세쌍둥이를 임신한 경우 난산 등으로 아이를 낳은 뒤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일반 산모에 비해 육아 부담도 큰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여군은 임신하면 태아의 수와 관계없이 총 90일의 출산휴가를 받아 왔다. 현재 여군은 육·해·공군을 합쳐 9200여 명이며 이 중 임신한 여군은 300여 명에 이른다. 국방부는 올 1월부터 임신한 여군에게 임신 기간에 가장 안정이 필요한 12주 이내 또는 임신 뒤 36주 이상일 때 하루 최대 2시간 휴식하거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모성보호 시간을 갖게 했다. 출산을 위한 진료비 지원 예산도 지난해 800만 원에서 올해 4000만 원으로 늘렸다. 또 2017년까지 강원 철원 양구 등 산부인과가 없는 48개 전방부대 지역에 민간 산부인과를 유치할 계획이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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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번없는 영웅들에게 경례”

    6·25전쟁 당시 군번도 계급도 없이 유격 작전을 수행했던 유격군8240부대(켈로부대) 산하 백마부대원 22명이 16일 인천항에서 백령도행 쾌속선에 몸을 실었다. 이날은 인천상륙작전 64주년 바로 다음 날이다. 당시 부대원들을 지휘했던 백령도의 켈로부대 사령부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막사를 찾아 숨진 전우들을 기리겠다는 애틋한 마음이 80, 90대 노병들을 움직였다. 인천항에서 배로 206km 떨어진 곳이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마련한 자리였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백마부대 출신 납북자 고 최원모 씨. 올해 7월 켈로부대원이자 납북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최 대표는 유격백마부대전우회장을 맡고 있다. ‘켈로’는 ‘KLO(Korea Liais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의 발음에서 따왔다. 3만 명 규모였던 이 부대는 미8군 지휘를 받아 서해의 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모두 북한 출신이던 부대원들은 홀대받았다. 비정규군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켈로부대 소속 연대 중에선 백마부대(부대원 2600여 명)의 규모가 가장 컸다. 그 백마부대원 전사자 552명에게 예를 갖추기 위해 휴전 61년 만에 전우들이 백령도를 찾은 것이다. 백령도가 가까워지자 엄숙한 표정을 짓던 이들은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섬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수십 분 달려 야산에 도착하자 켈로부대 사령부 막사가 나타났다. 철조망에 둘러싸여 일반인 접근이 통제된 곳. 서너 평(약 10∼13m²)이나 될까. 사령부 막사 치곤 좁은 데다 세월의 무게에 눌린 그곳에 켈로부대원의 피와 땀이 서려 있었다. 백마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켈로부대 산하의 또 다른 연대인 옹진학도유격부대 출신 목영설 ‘한국유격군D-11옹진학도부대전우회’ 회장(86)은 “예하 부대에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내리는 데 사용됐던 막사 주변의 안테나 수십 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탄식했다. 부대원들은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을 위해 제를 올린 뒤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했다. 이들의 여정에 유가족 20여 명도 함께했다.백령도=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

    • 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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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 90대 ‘군번없는 영웅들’ 배로 206km 달려 백령도로, 왜?

    6·25전쟁 당시 군번도 계급도 없이 유격 작전을 수행했던 유격군8240부대(켈로부대) 산하 백마부대원 22명이 16일 인천항에서 백령도행 쾌속선에 몸을 실었다. 이날은 인천 상륙작전 64주년 바로 다음날이다. 당시 부대원들을 지휘했던 백령도의 켈로부대 사령부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막사를 찾아 숨진 전우들을 기리겠다는 애틋한 마음이, 80~90대 노병들을 움직였다. 인천항에서 배로 206㎞ 떨어진 곳이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마련한 자리였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백마부대 출신 납북자 고 최원모 씨. 올해 7월 켈로부대원이자 납북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최 대표는 유격백마부대전우회장을 맡고 있다. '켈로'는 'KLO(Korea Liais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의 발음에서 따왔다. 3만 명 규모였던 이 부대는 미8군 지휘를 받아 서해의 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모두 북한 출신이던 부대원들은 홀대받았다. 비정규군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켈로부태 소속 연대 중에선 백마부대(부대원 2600여 명)의 규모가 가장 컸다. 그 백마부대원 전사자 552명에게 예를 갖추기 위해 휴전 61년 만에 전우들이 백령도를 찾은 것이다. 백령도가 가까워지자 엄숙한 표정을 짓던 이들은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섬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수십 여 분 달려 야산에 도착하자 켈로부대 사령부 막사가 나타났다. 철조망에 둘러싸여 일반인 접근이 통제된 곳. 2평(약 6.6㎡) 남짓 될까. 사령부 막사 치곤 좁은데다 세월의 무게에 눌린 그곳에 켈로부대원의 피와 땀이 서려 있었다. 백마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켈로부대 산하의 또 다른 연대인 옹진학도유격부대 출신의 '한국유격군D-11옹진학도부대전우회' 목영설 회장(86)은 "예하 부대에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내리는 데 사용됐던 막사 주변의 안테나 수십 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탄식했다. 백마부대원 김일용 씨(80)는 "우리가 싸운 흔적을 보니 흐뭇하다"고 마음을 달랬다. 부대원들은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을 위해 제를 올린 뒤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 했다. 이들의 여정에 유가족 20여 명도 함께 했다.백령도=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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