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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필코 성사시키겠다.” 최근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트위터에 흥미로운 게시물 하나를 올렸다. 라이트급 챔피언 하비프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와 이 체급 1위 토니 퍼거슨(37·미국)을 노인으로 합성한 사진이다. 이들이 파이터로 활동하기 힘든 나이가 되더라도 옥타곤에 세우겠다는 화이트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현존 최고의 파이터로 꼽히는 둘은 다음 달 1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센터에서 타이틀전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뉴욕에서 기승을 부리자 지난주 뉴욕주 체육위원회는 예정된 모든 스포츠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격투기 팬들이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대결’이라고 부를 만큼 둘의 매치업은 번번이 무산돼 왔다. 이번 대결 전에도 4차례나 일정이 잡혔지만 둘이 2차례씩 부상을 당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5번째였던 이번 대결은 부상이 아닌 코로나19라는 외부 요인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화이트 대표는 “예정된 날 다른 장소에서 무관중 경기를 치를 것”이라는 의지까지 밝혔지만 미국에서 훈련 중이던 누르마고메도프는 “즐거운 여행이었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기고 25일 고국으로 돌아갔다. UFC 최고 권력자의 의지는 관철될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크리스마스의 월드시리즈, 7이닝 더블헤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한 시즌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슈퍼스타 고객들을 앞세워 구단들을 좌지우지하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도 여기에 가세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6일 보라스가 사무국에 건넸다는 독특한 제안을 소개했다. 한겨울 크리스마스에 우승팀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월드시리즈(WS) 6차전을 개최한다는 시나리오다. 보라스는 “6월 1일 개막하면 온전히 162경기, 7월 1일에 개막하면 144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 포스트시즌(PS)은 토론토의 로저스센터 등 개폐형 돔구장 8곳과 12월 평균기온이 19.4도로 따뜻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3개 구장을 ‘중립구장’으로 사용한다. WS는 이 가운데 적절한 곳을 골라 슈퍼볼(미식축구)이나 올스타전처럼 일찌감치 일정을 예고해야 한다. 보라스는 “슈퍼볼이나 올스타전은 단판 승부이지만 WS는 1주일 정도 걸린다. 기업 후원을 확보하고 개최지에서 오랜 기간 각종 축제를 병행할 수 있어 야구 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토론토의 로스 앳킨스 단장도 의견을 냈다. AP통신은 앳킨스 단장이 “7이닝 더블헤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야구나 마이너리그에서는 더블헤더의 경우 9이닝보다 짧은 7이닝 경기로 치른다. 투수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닝당’으로 계산되는 각종 기록이 다른 시즌과 형평이 맞지 않아 2020시즌 기록 자체가 별도로 취급받을 수 있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기 위한 고육지책들이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야구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7월 1일 개막해 81경기 체제로 시즌을 단축하고 10월 PS를 치르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20시즌이 전면 취소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 괜찮아.” 특유의 개성 있는 말투는 여전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의 리그 조기 종료 결정으로 예정보다 빨리 유니폼을 벗게 된 SK 전태풍(40)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돼 기약 없이 시즌 재개를 기다렸던 그의 농구 인생도 막을 내렸다. 24일 경기 용인시 구단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다 이 소식을 접한 전태풍은 동료들에게 간단한 작별 인사를 했다. SK는 다음 달 전태풍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할 계획이다. 예상보다 약간 빨라진 은퇴지만 전태풍은 다 계획이 있었다. 그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농구 말고 나를 위해 즐기면서 살 거다”라며 ‘방송인’ 변신을 선언했다. 휴식 기간 중 연예 소속사 5곳과 만났단다. 전태풍은 “내 스타일을 잘 이해해주고 조언해주는 곳, 그냥 이기적이지 않은 곳이면 된다”고 소속사 선택 기준도 밝혔다. 곧 예능인 전태풍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귀화 선수인 전태풍은 2009년 KCC에 입단하며 KBL 무대에 데뷔했다. 입단과 함께 ‘토니 애킨스’에서 전태풍이 됐다. 어머니 전명순 씨의 성을 따랐고 한국 농구에 태풍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농구 명문 미국 조지아공대를 졸업하고 유럽에서 7년간 활약한 그는 국내에서도 정상급 기량과 거침없는 입담, 친절한 팬 서비스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KCC 시절인 2010∼2011시즌에는 리그 우승도 맛봤다. 전태풍은 이때를 “프로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때”로 꼽는다. 한국 생활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단다. 어머니의 나라, 가정을 이룬 곳, 농구팬들 등 여러 이유를 꼽았다. 그렇기에 “한국말을 열심히 익혔던 이유다. 앞으로도 전태풍으로 한국에서 쭉 살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가장 호흡이 잘 맞던 선수로는 하승진(은퇴)을 꼽았다. 전태풍은 “커서 패스하기 좋다. 내가 슛 실패하면 다 잡아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수는 양동근(현대모비스)이었다고. 그는 “기본기가 좋은 완전 ‘한국 스타일’. 코트에서 흥분하지 않고, 많이 뛰고, 슛을 넣을 만할 때 잘 넣었다”고 평가했다. 그런 양동근을 상대로 2008년 귀화 전 연습경기에서 전태풍은 26점을 몰아넣은 적이 있다. “양동근이 대단한지 몰랐어. 겁 없었어. 그리고 그땐 (내가) 애킨스였잖아. 마음먹으면 다 제치고 개인기 ‘만땅’(최고)이었을 때(웃음).” 한국농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뭐냐고 묻자 고민 없이 “선수들이 코트에서 마음껏 개인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농구의 팀플레이, 팀 공격, 팀 수비 좋다. 하지만 선수들이 화려한 개인기도 보여줘야 팬들이 더 즐거울 거다”라고 말했다. 방송인을 선언한 전태풍은 지도자로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까. 전태풍은 “2년 전 같은 질문을 받았다면 ‘당연히’라 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2015년 KCC로 복귀한 뒤 친정팀에서 ‘웃으며 은퇴’를 꿈꾸다 갑자기 팀을 떠나야 했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듯했다. 그렇지만 허심탄회하게 농구 이야기를 하다 속내도 드러낸다. “내가 코치 되면 선수들 5월, 6월, 7월(즉 여름)에 산 뛰게 안 할 거야. 그거 쓸데없어. 개인기 연습해야지. KBL이 (나 같은) 혼혈 지도자를 받아주면 나 그렇게 할 거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둠이 곳곳에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선행도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선수단은 최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피자 400판을 선물했다.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선수단 차원에서 내놓은 깜짝 아이디어다. 안방구장인 PNC파크에 입점한 ‘슬라이스 온 브로드웨이’와 구장 인근의 ‘피체리아 다비데’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주문해 앨러게니 종합병원 의료진에게 점심으로 대접했다. 구단 직원들은 병원까지 배달을 도왔다. 선수단의 선행은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의료진은 “올스타급 선행에 감사한다”고 화답했고, 업체들은 오랜만에 기분 좋은 매출을 기록했다. 슬라이스 온 브로드웨이를 운영하는 리코 루나르디 씨는 “선수단의 대량 주문으로 직원들에게 일주일 치 급여를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피츠버그의 선행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수 제임슨 타이용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역 상권과 의료진을 돕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카이리 어빙(28·브루클린·사진)도 자신의 28번째 생일을 기부로 훈훈하게 장식했다. 어빙은 23일(현지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의 기아구호단체인 ‘피딩아메리카’에 32만3000달러(약 4억1000만 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액은 자신의 생일(3월 23일) 숫자에 맞췄다. ESPN에 따르면 이는 25만 명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액수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뉴욕 지역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마스크를 착용하는 거 외에 제 일상이 달라진 건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의 활동 반경이 좁아졌지만 KT 신인 소형준(19)은 “놀 줄 몰라 과거에도 숙소, 훈련장만 오갔다”고 말한다. 팀 훈련이 없던 23일에도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푹 쉰 게 전부란다. 지난해 모교 유신고를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으로 이끈 뒤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은 ‘슈퍼 루키’의 프로 데뷔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1차로 KT에 지명된 그는 성인 무대에 걸맞은 힘을 장착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공을 들였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체지방은 4kg이나 줄이고 근육량을 2kg 늘리며 고교 시절보다 한층 몸이 탄탄해졌다. 땀의 결과는 스프링캠프에서 나타났다. 고교 시절 140km대 중후반의 공을 던지던 소형준의 구속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최고 ‘150km’까지 올랐다. 소형준 스스로도 “처음 본 숫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제구다. 고교 시절부터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못 던지는 공이 없다’는 평가를 받던 소형준은 예리함을 장착하기 위해 큰 힘을 쏟았다. 그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다른 게 연습경기에서 던지는 순간 ‘실투다’ 하고 생각하는 공은 여지없이 맞는다. 그래서 공 하나에 ‘혼을 담는다’는 생각으로 집중한다”고 말했다. 하루 중 가장 많이 되뇌는 단어도 ‘제구’와 ‘집중’이다. 가장 잘 다듬은 구종을 묻자 ‘투심 패스트볼’을 꼽았다. “패스트볼과 속도 차가 안 나는 데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의 움직임이 지저분해졌다”는 설명이 돌아온다. 고교생 티를 한 꺼풀씩 벗고 있는 소형준에게 투수 출신 이강철 KT 감독은 일찌감치 ‘5선발’ 역할을 부여했다. 올 시즌 데뷔를 앞둔 10개 구단 신인 중 역할이 고정된 건 지금까지 소형준이 유일하다. 이 감독은 소형준 이야기만 나오면 “2년 전 (고졸 신인왕에 오른) 강백호(KT)를 보는 것 같다” “(던지는 걸 보면) 눈이 정화된다”며 기를 팍팍 살린다. 부담될 만도 하겠지만 그는 “스스로 증명하면서 떨쳐내야 할 부분이다”라고 의젓하게 답한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모습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귀국 후 16일 치른 첫 청백전 등판에서 첫 이닝에만 3실점(2자책)을 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소형준은 이후 6이닝째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있다.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22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이 감독이 매 회 3아웃 이후에도 한두 타자를 더 상대시키며 소형준을 흔들었지만 소형준은 당황하지 않고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소형준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라는 답이 돌아온다. 신인왕 등 개인 타이틀에 대해 “5선발로 팀이 가을무대에 진출할 때까지 기여하고 나서야 생각해볼 일인 것 같다”고 답한다. ‘어디서든 에이스가 되는 게 꿈’이고 고교 시절까지 간판 투수로 성공적인 활약을 했던 새내기의 말 한마디는 내내 에이스다웠다.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야구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부탁할 때도 그랬다. “힘든 시기가 빨리 지나가고 뵙는 날이 오길 기다려요. 다시 만나는 그날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하.”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개막 전 복귀를 약속하며 고국으로 향했던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이 개막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속속 한국 땅을 밟고 있다. LG는 미국에서 훈련 중이던 윌슨(31)의 입국 소식에 팀 분위기가 한층 나아졌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해온 그는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구단이 윌슨에게 한국에 들어올 것을 권했고, 비행기표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윌슨이 직접 티켓까지 찾아냈다. KBO 지침에 따라 윌슨은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뒤 음성 판정을 받는 대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윌슨은 구단을 통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기쁘다. 현재 모두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팬들이 건강하게 지내고, 다시 잠실야구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멕시코로 향했던 라모스(26)가 23일 입국한 LG는 미국에 있던 켈리(31)가 25일 입국하면 완전한 팀이 된다. KT 외국인들도 23일 모두 입국했으며 한화 등 각 구단 외인들도 수일 내에 합류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미국 등에서는 훈련장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각 팀은 훈련장별로 발열체크 등 검역 시스템을 갖춘 채 자체 훈련과 청백전을 진행하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 외국인 알칸타라(28)는 이달 초 한국 입국 당시 가족을 모두 데리고 왔는데 결론적으로 ‘잘한 결정’이 됐다. 최근 그는 해외에서 사재기 물품이 된 손세정제가 “한국 곳곳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는 상황을 동료 외국인들에게 알리며 이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SK의 새 외국인 투수 킹엄(29)은 최근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상의를 벗은 채 어깨와 등에 인천의 한 한의원에서 시술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마스크는 썼다. 구단 관계자는 “킹엄은 미국에 있을 때 침술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트레이닝 코치에게 침을 잘 놓는 곳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전력의 절반이라고도 꼽히는 외국인들이 속속 팀에 합류하고 있다. 한국 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리그 재개를 기다리는 각 팀도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수영에는 최근 큰 근심거리가 생겼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수영장,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등 국내 주요 수영시설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기한 시설 폐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직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은 치러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생일대의 꿈인 ‘올림픽 국가대표’를 꿈꾸는 수영 선수들의 훈련장이 사라져 버렸다. 사설 수영장 일부는 아직 문을 닫지 않았다. 하지만 정식 규격(50m)이 아닌 25m 풀인 데다 수심이 낮아 엘리트 선수들은 스타트와 턴 동작을 연마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 다중이용시설 금지 등의 조치로 하나둘씩 휴관에 들어가고 있다. 변변한 훈련 시설이 없는 지방 선수들 중 일찌감치 훈련을 접은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의 한 선수는 “동네 목욕탕에서 탕에 발을 구르며 물질을 했는데 훈련이 될 리 만무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시즌이라도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면 선수들은 대표 선발전 이전에 열리는 대회에 나가 경기 감각을 살려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예정돼 있던 한라배 수영대회 등이 모두 5월 이후로 연기됐다. 결국 다음 달 30일부터 나흘간 예정된 대표 선발전이 ‘시즌 첫 대회’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치러진다면 대표 선수를 파견해야 하기에 대한수영연맹은 일정을 연기할 계획이 없다. 상황이 나빠지며 선수도 지도자도 민감해졌다. ‘모 지역 선수들이 폐쇄된 수영장에 몰래 들어가 훈련을 하고 있다’고 민원을 넣는 등 ‘만인에 대한 만인의 감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이 훈련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경쟁자가 훈련할 경우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시설은 진천선수촌 수영장과 경북 문경의 국군체육부대 수영장뿐이다. 진천선수촌에서는 지난해 광주세계선수권대회 전 선발전에서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 가운데 대회 이후에도 남아 훈련을 희망한 선수 중 우선순위가 높은 13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도 힘들어져 그 어느 때보다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가 퇴촌한 한 선수는 “개인훈련이 편해 입촌 권리를 다른 선수에게 양도하고 나왔다.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공정은 수영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의 최우선 가치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훈련장이 있는 선수들과 그렇지 못한 선수들 간의 물리적, 심리적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운동장이 이미 한편으로 기울어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영의 꽃’으로 불리는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 김배중 스포츠부 기자 wanted@donga.com}

팀의 근간인 원투 펀치가 모두 새 얼굴이다. 하지만 리그 연기를 아쉬워해야 할 정도로 새 얼굴들의 컨디션이 좋다.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청백전을 바라보는 팀 관계자들은 흐뭇한 표정이었다. 이날 각각 청팀과 백팀의 선발 투수로 나선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나란히 호투했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2이닝 3피안타 2삼진 무실점, 플렉센은 2이닝 1피안타 3삼진 1볼넷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단순히 기록상의 성적이 좋은 게 아니었다. 전광판에 찍힌 최고 구속이 알칸타라는 시속 155km, 플렉센은 152km일 정도로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지난해 KT 소속으로 KBO리그 풀타임을 치른 ‘유경험자’ 알칸타라는 넓은 잠실구장에서 ‘명품’으로 꼽히는 두산의 수비진을 십분 활용할 줄 아는 여유도 보였다. 두산은 지난 시즌 이후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MLB)로 재진출하는 등 외국인 원투 펀치가 모두 바뀌어 2연패가 가능하겠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나란히 마운드에 선 새 원투 펀치의 위력은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리그 연기를 아쉬워해야 할 정도였다. 그런데 야구팬들도 이날 두산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을 TV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연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각 구단은 연습경기를 자체 중계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키움의 경우 18일과 20일 치러진 청백전을 자체 중계했고, 두산도 21일 청백전부터 자체중계를 시작했다. 중계 전문 업체와 손잡은 두산은 잠실구장 곳곳에 중계 카메라를 설치하고, 전문 해설자까지 불러들였다. 팬들은 “마치 정규 리그를 보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이날 두산의 연습경기는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한화도 23일부터 이틀마다 치러질 청백전 3경기를 자체 유튜브 채널인 ‘이글스 TV’에서 생중계한다. KIA 역시 23일부터 치러지는 홍백전 4경기를 유튜브 채널인 ‘KIA타이거즈 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펼쳐지는 야구의 활기찬 모습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자체 청백전 중계를 부러워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에서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썼다. MLB는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면서 16일부터 단체 훈련을 금지하고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귀가를 장려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구단별로 자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선수단과 외부인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단체 훈련뿐 아니라 ‘실전’의 일환인 청백전을 치르며 개막일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 지역을 연고로 둔 삼성도 22일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국내 첫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야구장은 평소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대구 외곽 지역에 있다. 우리 구단이 통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방역과 통제를 철저히 해 안전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

“발표가 잘못 난 줄 알았어요.” 핸드볼리그 여자부 광주도시공사 강경민(24·사진)은 며칠 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는 소식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체 일정의 3분의 2만 치른 채 조기 종료된 이번 시즌 소속팀 광주도시공사는 8개 팀 가운데 6위에 머물렀기 때문. 2011년 리그 출범 후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든 하위 팀에서 MVP가 나온 건 처음이다. 비록 팀 성적은 신통치 않았지만 그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득점 1위(123점)에 오르며 타이틀 1개를 찜했던 그는 MVP뿐 아니라 포지션별 올스타(센터백)에도 선정돼 3관왕에 올랐다. 2015시즌 신인왕 이후 오랜만의 경사였다. 강경민은 “축하 전화를 여러 통 받고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 MVP 상금(150만 원) 등이 생긴다.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한턱 쓰며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강경민이 리그 최고의 선수에 오르기까지 사실 우여곡절이 있었다. ‘만년 꼴찌’로 불린 광주도시공사에서 실업 무대에 데뷔한 강경민은 첫 시즌부터 홀로 팀을 이끌며 남모를 눈물도 많이 흘렸다. 열심히 뛰어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을 수 없어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을 벗었다. “핸드볼의 ‘핸’자도 쳐다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는 고향인 인천에서 약 1년간 수영강사로 일했다. 이번 시즌부터 핸드볼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데에는 광주도시공사의 새 사령탑에 오른 오세일 감독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다. 팀 재건을 위해 강경민이 꼭 필요했던 오 감독은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광주와 인천을 오가며 4개월 가까이 끈질기게 설득했다. 강경민은 “감독님이 한번은 ‘너는 수영복보다 핸드볼 유니폼이 어울린다’고 하더라. 착 달라붙어 핏감이 살아 있는 수영복과 헐렁한 핸드볼 유니폼을 비교하시기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됐다”며 웃었다. 올 시즌 리그 개막전에서 광주도시공사는 디펜딩챔피언 부산시설공단을 34-29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여기에는 복귀전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양 팀 최다인 17점을 몰아넣은 강경민의 활약이 있었다. 매 경기 평균 8.8점을 책임져 준 강경민의 든든한 활약 덕에 직전 시즌 최종전에서야 가까스로 1승(20패)을 거뒀던 광주도시공사는 올 시즌 4승(7패)을 챙겼다. 접전 끝에 무승부로 끝낸 경기도 3차례(리그 최다)다. 강경민은 “올 시즌 목표는 5승이었는데 리그가 일찍 안 끝났다면 가능했을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중위권(4∼5위) 진입을 목표 삼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경민의 좌우명은 ‘박수칠 때 떠나라’란다. 그렇기에 지천명을 앞둔 오영란(48·인천시청) 등 노장들이 많은 핸드볼 코트에서 30세까지만 짧고 굵게 선수생활을 하려고 한다. 굵은 족적을 남기려면 개인 타이틀 외에 우승컵도 꼭 갖고 싶다. 강경민은 “개인이나 팀이나 여러모로 동기 부여가 된 시즌이다. 우승을 향해서도 한 발씩 나아가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빨리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팬들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28일로 예정됐던 개막이 연기 결정된 뒤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한 협력사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갑자기 며칠 동안 훈련이 중단되는 등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그래도 NC 간판타자 나성범(31)은 “(부상) 회복할 시간을 조금 더 벌어 (개막 연기가) 나쁘지 않다”며 긍정적인 태도로 팬들 앞에 복귀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5월 3일 경기 중 나성범은 주루를 하다 오른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팀의 대들보와도 같은 그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새 구장(창원NC파크)에서 2016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구단의 야심 찬 목표는 틀어졌다. 시즌 후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려던 그의 꿈도 깨졌다. 나성범은 “부상 직후 왼 무릎과 별 차이가 없어 괜찮은 줄 알았다.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뒤 ‘시즌아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멍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금강불괴’라 불릴 정도로 부상을 몰랐던 나성범은 이후 수술과 재활을 이어가며 자기와의 외로운 싸움에 들어갔다. 현재 전성기 때의 90%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린 나성범은 앞으로 경기 감각 회복이 과제다. 부상 전과 체중(104∼105kg)의 차이는 없지만 체지방은 19%에서 14%까지 줄어들었다. 줄어든 지방의 무게는 근육으로 채웠다. ‘몸 관리’의 중요성도 깨달아 쉬는 시간에도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나성범은 “평생 당할 부상을 몰아서 경험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칠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최근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도 큰 부상을 입게 한 슬라이딩 훈련을 재개할 만큼 트라우마도 극복했다. 나성범은 “결국 잘못된 자세로 슬라이딩을 하다 다친 거다. 자세만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얼마든 해도 문제없다”며 과거와 다름없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예고했다. 예전보다 겸손해졌지만 포부까지 수그러든 건 아니다. 올 시즌 팀과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팬들도, 우리도 원하는 ‘그것’”이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NC가 한 번도 경험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는 “훈련을 해보니 우리 팀 전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는 게 느껴진다. 이제 (우승)할 때도 되지 않았나. 나만 부상 전보다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빅리그를 향한 꿈은 어떨까. 나성범은 “지금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우승에 기여할 만큼 시즌을 잘 치렀다면 (MLB 스카우트 등) 주변에서도 좋게 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2014시즌부터 나성범은 타석에서는 매년 평균 ‘3할, 20홈런, 150안타, 100타점’을 꾸준히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시속 150km대 공을 던지던 투수 출신다운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창원의 ‘나스타’(나성범의 별명)가 진화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선다면 NC의 챔피언 꿈도, 그의 빅리그 꿈도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3·사진)이 토론토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캐나다 정부는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로 캐나다 시민권자와 직계 가족, 미국 국민, 외교관 외에는 당분간 캐나다에 입국할 수 없게 됐다. 류현진은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기약 없는 개인 훈련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선수들에게 자택 귀가를 권유하면서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는 개인 훈련만 하도록 권고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안방인 토론토에 머물며 개막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았겠지만 정부의 방침으로 발이 묶인 신세가 됐다. 한국으로 잠시 돌아올 경우 재입국이 힘들어질 수 있어 더니든에 남기로 했다. 구단이 훈련 시설은 개방했지만 사무국 지침에 따라 음식 등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일본인 동료 야마구치 슌(33)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고국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현지에서는 MLB 개막이 5월 중순 이후로 미뤄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5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8주 동안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MLB가 이를 따르기로 했다는 것이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17일 30개 구단 대표와 회의를 한 뒤 “개막을 적당한 시기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개막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AP통신 등은 “개막이 5월 중순 이후로 밀렸다”고 해석했다. 앞서 MLB는 27일 개막 예정이던 리그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팀당 162경기’ 체제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개막이 장기간 미뤄지며 선수노조 파업으로 개막이 3주 연기됐던 1995년(144경기) 이후 25년 만의 시즌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아마추어 시절 마운드와 타석에 함께 섰던 에이스들은 대개 프로에 와서 한길을 택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같은 ‘이도류’(투타 겸업)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하나에 집중해도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다. 부상 또는 새 활로를 찾기 위해 다시 방망이를 잡거나 투수 글러브를 끼며 전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시즌 투수로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앞세워 2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던 SK 강지광은 타자로 전향했다. 2009년 투수로 입단해 타자와 투수를 오갔던 이력이 있는 강지광은 다시 야수로 네 번째 전업에 나섰다. 어깨 통증이 주된 이유다. 한국 나이 31세인 그로서는 마지막 승부수를 둔 셈이다. 신진호(29·NC), 주현상(28·한화)은 투수 도전을 선언했다. NC의 안방을 지키던 신진호의 심경은 복잡했다. 해외 유턴파로 한때 각광받았지만 포수로서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33), 경찰청에서 복귀한 김태군(31), ‘미래’로 꼽히는 김형준(21)이 지키는 NC 안방에서 신진호가 마스크를 쓸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발목과 무릎 등에 잔부상이 잇따랐다. 신진호는 고교 시절까지 투수 경험이 없지만 포수 출신이라 어깨가 좋다. 투수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투수들에게 ‘필수’인 손끝 감각도 좋다. 박석진 NC C팀(2군) 투수 코치는 “커브, 커터 등 변화구가 생각보다 괜찮다. 부상 등을 잘 극복하면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에서 내야수와 포수로 뛰었던 주현상은 지난해 8월 군 제대 이후 마운드에 서고 있다. 주현상이 동아대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모습을 기억한 정민태 투수 코치의 권유에 보직을 바꿨다. 주현상은 투수 경험을 살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구위 상승이 당면 과제로 올여름까지 최고 구속 시속 150km를 목표로 삼고 있다. 과거에 포지션 전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은퇴 시기를 늦추기 위한 꼼수로 비치기도 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경우 이승엽(은퇴), 나성범(NC), 이형종(LG) 등 성공한 선수가 꽤 있었지만, 반대의 경우는 내세울 만한 선수가 별로 없어 더 그랬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하재훈(30·SK)이 야수에서 투수로 전업하자마자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내며 새로운 성공 사례를 썼다. 성공한다면 팀에는 예상치 않았던 전력 상승 효과,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줄 수 있는 투타 전업. 올 시즌 보직을 바꾼 선수 가운데서 누가 웃을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오면서 미국프로농구(NBA)가 리그 진행을 전면 중단했다. NBA 사무국은 12일 “유타 선수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13일 이후 모든 리그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NBA 사무국은 선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AP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 출신인 뤼디 고베르(28)를 확진자로 지목했다. 유타는 이날 오클라호마시티(OKC) 방문경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경기 전 선수들이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OKC 구단 의료진 한 명이 달려 나와 심판진에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돌아갔고, 약 30분 뒤 경기장 전광판에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오늘 경기는 취소한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왔다. 고베르는 전날 팀과 함께 OKC에 도착했지만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이날 오전 팀 훈련 때부터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다. ESPN은 “고베르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숙소에서 대기하던 중 확진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고베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최근 열흘간 유타와 경기를 치른 클리블랜드, 뉴욕, 보스턴, 디트로이트, 토론토 선수들도 자가 격리에 들어가게 됐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NBA는 259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NBA 사무국은 “리그 중단 기간을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다음 걸음을 찾아내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인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이제 스포츠 대회가 취소되고, 학교 개학이 미뤄지고, 직장이 폐쇄되고 있다. 그냥 2020년 전체를 취소해 버리자”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한편 메이저리그 개막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게 됐다. 시애틀 구단은 같은 날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상의해 개막전 장소를 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애틀은 원래 27∼30일 안방 구장 T모바일파크에서 텍사스와 2020시즌 개막 4연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애틀이 위치한 워싱턴주 보건 당국에서 이번 달에는 250명 이상 모이는 단체 모임을 열지 못하도록 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USA투데이 등은 “시애틀이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개막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텍사스 역시 피오리아에 캠프를 차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시 ‘베이 시리즈’ 개최 장소를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베이 시리즈는 샌프란시스코만(灣)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가 시즌 개막 전 맞붙는 연습 경기를 가리킨다. 올해는 25일 샌프란시스코 안방구장 오라클파크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보건 당국에서 1000명 이상 모이는 단체 활동을 금지하면서 경기 장소를 새로 물색하게 됐다. 황규인 kini@donga.com·김배중 기자}

“감사하죠.” 짧은 소감이었지만 진심이 묻어 있었다. 지난 시즌 후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고효준(37·롯데·사진)은 찾는 팀이 없어 은퇴설까지 돌다 10일 원소속팀 롯데와 1년 계약(총액 1억2000만 원)을 하고 극적으로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그의 기량을 안타까워한 구단과 찬 겨울을 나며 야구가 절실해진 선수의 마음이 통했다. 고효준은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다시 시즌 목표를 밝혔다. 한국 나이로 38세의 ‘베테랑’이지만 고효준에게 은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지난 시즌 10개 구단 구원투수 중 가장 많은 75경기에 출전하며 롯데 마운드의 버팀목이 됐다. ‘에이징 커브(aging curve·나이대별 성적 변화 곡선)’를 겪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구속은 해가 갈수록 상승했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2.2km(2017년), 143.5km(2018년), 144.1km(2019년)로 빨라졌다.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은 10.4개일 정도로 구위도 좋다. 스토브리그에서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롯데가 그의 앞길을 터준다며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언급했는데 트레이드 대상은 1군 백업 선수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단서를 단 이유이기도 했다. “‘투수라면 힘으로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고교 시절 감독님의 권유로 웨이트트레이닝이 지금처럼 각광받지 못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몸 관리에 매진했어요. 역주행의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습니다.” 선수 생활의 목표는 송진우 한화 코치가 가지고 있는 왼손 투수 최장 현역 기록(21시즌)을 깨는 거란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해 어느덧 19년 차를 맞는 그에게 최소 3년이 더 필요하다. 고효준은 “한 해 한 해가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프로 생활을 하면서 안주한 적도 없다. 끝없이 기량을 닦으며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절실함은 은퇴 위기까지 몰린 차디찬 겨울을 버틴 원동력이기도 하다. 사회인 야구 경기가 열리던 지방의 야구장 한구석에서 홀로 ‘벽치기’(벽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것)를 하며 투구 밸런스와 마음을 다잡았다. 다음 주 호주에서 귀국하는 팀과 합류할 예정인 고효준은 “당장 던져도 좋을 만큼 잘 준비했다. 팀 훈련을 통해 시즌 개막까지 열심히 담금질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개막도 연기되고 상황이 심각한 게 실감이 나네요.” 8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돌아온 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첫 국내 훈련을 시작한 지난 시즌 프로야구 챔피언 두산 김태형 감독은 “나부터 조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취재진과 2m 이상 거리를 두고 인터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의 취재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이번 사태로 28일로 예정됐던 프로야구 개막은 연기됐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팀들은 7일 LG를 시작으로 하나둘씩 입국해 전례 없는 ‘국내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다. 이날 야구장 안팎의 분위기는 삼엄했다. 잠실구장 주변 곳곳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체육시설 휴관 공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야구장과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잠실주경기장 서문에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가 마련됐고, 차량들을 위한 안내 표시도 곳곳에 붙어 있었다. 선별진료소를 오가는 구급차량의 모습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야구장 중앙 출입구에는 열 감지 카메라가 놓여 경기장을 출입하는 관계자들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마스크 없이는 누구도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다. 선수단도 조심스러웠다. 최대한 말을 아꼈다. 코치들은 구단에서 지급한 마스크를 낀 채 동작을 보여주며 선수들을 지도했다. 평소 같으면 시끌벅적해야 할 그라운드에는 타자가 친 공이 배트에 맞는 ‘딱’ 소리와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 미트에 ‘퍽’ 하고 꽂히는 소리만 들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선수들의 의욕까지는 꺾지 못했다. 몸에 열기가 오른 선수들은 마스크를 잠시 벗어 놓고 훈련에 나섰다. 베테랑 포수 정상호는 “라커룸 등 실내에서는 선수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다. 타격 연습을 할 때는 괜찮았는데 뛰니까 숨이 차서 참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입국을 대부분 ‘개막 2주 전’으로 미룬 채 각자의 고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두산 외국인 선수들은 2연패에 힘이 되겠다며 자발적으로 선수단과 동행했다. 한국이 처음인 투수 프렉센은 “심각하다는 건 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한국에도 미국에도 있다.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에 좀 더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주장 오재원도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는 팬이 있어야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팬이 있으니까 우리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팬들과 다시 만날 날은 기약할 수 없지만 그 순간을 기다리며 묵묵히 준비하겠다는 다짐들이었다. 이날은 한낮 기온이 6∼8도에 그쳐 쌀쌀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치고, 받고, 달렸다. 하루빨리 그라운드에 ‘야구의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김배중 스포츠부 기자 wanted@donga.com}

류현진(33·토론토)은 에이스다웠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사진)은 다시 한번 준비된 선발 투수임을 증명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왼손 투수 류현진과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4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시범경기 첫 승리투수가 됐다. 시범경기 첫 등판(2이닝 1실점), 연습경기(3과 3분의 2이닝 1실점)에서 계속 실점했던 류현진은 이날 완벽한 투구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최근 등판 중 가장 기대했던 류현진다운 모습이었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낸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윌리 애덤스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조이 웬들을 삼진으로 잡은 뒤 나머지 두 타자도 범타 처리했다. 3회초에도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2사 1, 2루에서 케빈 키어마이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다시 위기를 벗어났다. 4회초 역시 삼자범퇴였다. 4회까지 투구 수가 54개밖에 되지 않자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를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총 투구 수 64개 가운데 44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간판투수다운 투구를 선보이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를 향해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아서 만족스럽다. 투구 수와 이닝을 늘려 가는 단계인데 모든 게 계획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립박수를 받은 데 대해서는 “박수를 받는 건 기분 좋다. 시즌 때도 박수를 많이 받겠다”며 웃었다. 탬파베이에서 뛰고 있는 동산고 후배 최지만(29)과의 맞대결은 또 미뤄졌다. 앞서 5일 두 팀 간의 대결에서 등판이 예정됐던 류현진이 연습경기 등판으로 일정을 바꿔 맞대결이 무산됐고, 이날은 최지만이 결장했다. 그 대신 류현진은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29)와 ‘한일전’을 펼쳤는데 2타수 무안타(땅볼, 삼진)로 쓰쓰고를 완벽히 틀어막았다. 토론토는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대니 잰슨이 1회말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등 방망이가 시원하게 터지며 탬파베이에 8-3으로 승리했다. 같은 날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32)은 이날도 위력적이었다. 3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범경기 첫 승을 거뒀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의 행진도 이어갔다. 앞선 경기에서 압도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를 요리했던 김광현은 이날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3회초 1사 이후 앨릭스 아빌라, 길베르토 셀레스티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이후 뜬공,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앞선 경기에서 2이닝을 던졌던 김광현은 이날 3이닝 투구와 함께 투구 수도 46개까지 늘리며 정규리그 선발 한 자리를 향해 순항했다. 김광현의 시범경기 4경기 성적은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이다. 한편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MLB는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MLB 사무국은 같은 날 30개 구단이 참여한 가운데 콘퍼런스콜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무국은 구단 시설 내 라커룸과 클럽하우스에 선수와 필수 인력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미디어 출입을 제한하는 한편 취재 구역을 기존과 다른 곳으로 이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LB 정규리그는 27일 개막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리그 중단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하나은행이 웃었다. 하나은행은 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신한은행을 84-79로 누르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승리로 하나은행(11승 16패)은 신한은행(11승 17패)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3위를 탈환했다. 3위 결정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8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사회를 열어 10일부터 2주간 정규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조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이대로 순위가 굳어질 수 있다는 걸 선수단도 알고 있었다. 초반부터 하나은행의 득점포는 불을 뿜었다. 특히 고아라(사진)는 1쿼터에만 13점을 몰아넣었다. 한 쿼터 개인 최다득점 타이기록. 발목 부상에 시달리는 강이슬은 고비에서 3점포만 5개를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3쿼터까지 68-52로 앞선 하나은행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신한은행이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74-79로 따라붙으면서 막판까지 긴장감이 넘쳤다. 하나은행은 고아라(19점)를 비롯해 마이샤(15점 7리바운드), 강이슬(15점), 김지영(13점), 강계리(10점) 등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고아라는 “최근 몇 경기에서 부진했는데 이를 떨쳐내 기분이 좋다”며 “(리그 조기 종료라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48은 장외에서 화제가 됐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3·페더급 4위)의 소속사(AOMG) 대표이자 통역을 맡고 있는 박재범(33·사진)이 관중석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2위)에게 뺨을 맞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정찬성과 박재범은 초청 게스트 자격으로 현장에 있었다. ESPN의 격투기 전문기자는 “한국의 뮤지션 박재범이 오르테가에게 폭행당했다”고 썼다. 지난달 정찬성이 ESPN과 진행한 인터뷰가 발단이었다.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지난해 12월 UFC 부산대회에서 대결이 예정돼 있었지만 오르테가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무산됐다. 프랭키 에드거(6위)로 상대를 바꾼 정찬성은 TKO승을 거뒀다. 이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정찬성은 다음 상대에 대해 “날 피해 도망간 오르테가를 굳이 잡고 싶지 않다”고 했고 박재범은 ‘겁쟁이’ ‘도망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통역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오르테가는 이후 “나와 마주칠 때 맞아도 놀라지 말라”며 경고했고 이날 실행에 옮긴 것이다. 장외 신경전이 옥타곤(격투장)으로까지 이어질까. 박재범은 “(폭행) 고소 의사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찬성의 분노는 아직 가라앉지 않은 듯하다. 정찬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 너는 파이터가 아닌 뮤지션 박재범을 공격했다. 어른이 어린아이를 건드린 것이다. 남자답지 못하다”고 오르테가를 비난했다. 이어 “나와 싸우기 위한 계획이었다면 성공했다. 얼굴을 피투성이로 만들어주겠다”고 경고했다. 한술 더 떠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도 “둘의 대결에 관심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스프링캠프를 통해 최상의 몸을 만들고 돌아왔지만 앞이 깜깜하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7일 LG를 시작으로 속속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8일에는 디펜딩챔피언 두산을 비롯해 삼성, NC 선수단이 한국 땅을 밟았다. KT는 9일. SK, 키움, 한화는 10일 귀국한다. 다음 주까지 스프링캠프 일정을 연기한 KIA와 롯데까지 귀국하면 10개 구단은 개막 전까지 국내에서 시즌 개막에 대비하는 상황을 맞는다. 최근 급박한 변화들이 있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LG와 삼성은 당초 예정보다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한국 국민의 입국 제한 강화 방침을 발표하며 한일 관계가 차갑게 식었기 때문.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두 구단은 부랴부랴 비행기표를 구해 귀국했다. 귀국길 풍경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취재진과 팬들이 공항으로 몰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LG가 귀국한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매우 한산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10개 구단의 요청으로 선수와 취재진 및 팬들 간의 대면접촉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공항을 오가던 사람도 평소보다 줄어 선수들도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도 각 구단 앞에 놓인 난제는 많아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시작할 예정이던 시범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리그 개막도 상황에 따라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KBO는 각 구단에 국내에서도 팀 간 연습경기 대신 팀 내 청백전을 치를 것을 요청했다. 선수들이 ‘실전’이라고 느낄 긴장감 있는 경기를 언제 치를지 모를 상황이다.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어 왔건만 좋았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이탈’도 또 다른 변수다. LG는 외국인 선수 3명을 일단 고국으로 돌려보냈다. 개인 훈련을 하며 개막 2주 전에 복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삼성, KT, 키움, 한화 등도 비슷한 조건으로 외국인들의 ‘고향 앞으로’를 허락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배려를 고맙게 여기고 있다.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갑작스러운 이탈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다. 시즌이 한창인 프로농구, 프로배구에서도 전날까지 멀쩡히 뛴 선수가 코로나19 공포를 호소하며 다음 날 자진퇴출을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부분 구단들은 귀국 후 안방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합숙시설이 따로 없어 선수들은 자택에서 운동장으로 출퇴근한다. 대부분 구장이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어 이에 따른 우려도 있다. 몇몇 구단들은 확진자가 적은 지역에 합숙 캠프를 꾸려 보려 했지만 해당 지역에서 난색을 드러내 무산됐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를 안방으로 쓰는 삼성은 “선수들이 오기 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한 방역을 진행했고 열 감지 카메라 시설도 구비했다.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고 있다. 7일 AP통신은 “NBA 사무국이 최근 30개 구단에 코로나19가 심각해질 경우 경기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에는 무관중 경기 및 취소와 관련된 규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인원을 선별하고 경기장 출입 인원을 위한 체온 측정 장비 등도 준비하라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도 확산 조짐이 보이는 데 따른 조치다. 외신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미국 내 29개 주로 번지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주도 확진자가 늘며 비상사태를 추가로 선포했다. NBA 사무국은 이달 초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10가지 팁’을 전달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비를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대응 수준을 높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7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 디비전3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NCAA 2부 리그격으로 관심은 덜하지만 미국 내에서 치러진 첫 무관중 경기 사례가 됐다. 팀 순위 경쟁과 개인 타이틀 레이스 등으로 불꽃이 튀기고 있는 시즌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NBA로선 무관중 경기가 대형 악재다. NBA를 대표하는 스타 르브론 제임스(36·LA 레이커스)가 7일 동서부 콘퍼런스 1위 팀 간의 대결이었던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통산 3만4000득점(역대 3번째)을 돌파하는 등 리그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었다. 뉴올리언스는 최근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활을 걸고 슈퍼 루키 자이언 윌리엄슨(19)의 ‘이틀 연속 경기 출전 제한’을 푸는 등 포스트시즌 진출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무관중 경기 움직임에 대해 일부 NBA 스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제임스는 7일 경기를 마친 뒤 “그건(무관중 경기) 불가능하다. 나는 오직 팬들과 동료를 위해 뛸 뿐인데 팬들이 없다면 아예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감을 밝혔다. 보스턴의 간판 켐바 워커 또한 “경기 자체가 지루해지는 등 분위기가 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