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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70% 선을 넘었다. 반면 테슬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5%대로 줄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 내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0.4%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점유율(60.1%)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반면 수입 전기차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34.9%에서 26.4%로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내수 시장 점유율이 오른 건 지난해 출시했던 신차들의 ‘선전’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아이오닉5는 지난달 1463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224대)보다 6배 넘게 팔렸다. 지난해 7월 인도를 시작한 기아 EV3는 2257대가 팔리며 전체 전기차 중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반면 수입 전기차 시장을 지탱하던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Y를 2020년 국내 시장에 선보인 후 신차를 내놓지 않았다. 그 결과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1.0%에서 지난달 15.6%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선 중국 전기차의 국내 진출에 따라 시장 판도가 더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법인을 설립한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비야디(BYD)는 아토3의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들을 1, 2위 교역국으로 둔 한국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은 한국을 중국의 우회 수출국으로 보고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원산지 검증을 강화할 수 있다. 16일 한국무역협회가 작성한 ‘트럼프 2기 미중 통상분쟁 경과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미국 기업 제재 등 맞불 조치를 곧바로 시행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 보복을 가하며 미중 통상전쟁이 어느 때보다 격화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 1, 2위는 중국과 미국이다. 한국은 값싼 원자재 및 중간재를 중국에서 들여와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수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중국을 한국의 수출 생산기지로 활용해 왔다. 2023년 말 누적 기준 한국 제조업 해외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1.6%에 달한다. 이러한 한중 간 제조 및 수출 구조로 인해 미국이 한국을 중국의 우회 수출국으로 여기면 국내 기업의 미국 수출 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아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의 원산지 검증이 강화될 수 있어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해 공급망 점검 및 원산지 입증자료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은 핵심 광물 수출을 서서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중국산 핵심 광물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 공급망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실제 중국은 2월 텅스텐, 몰리브덴,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 광물들은 한국의 핵심 산업군인 반도체, 2차전지, 방위산업 등의 필수 소재다. 한 연구위원은 “한국은 단기적으로 핵심 광물의 민간 재고 및 공공 비축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광물 수입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현대자동차의 고급 제품군인 제네시스가 지난해 3대 중 1대꼴로 미국에서 판매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미국 시장에서만 8만 대를 판매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총 22만9532대를 팔았다. 이 중 미국 시장 판매량은 7만5003대(32.7%)로 내수 판매(13만674대·56.9%)에 이어 가장 많았다.올해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은 제네시스는 201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2023년 미국에서만 6만9175대를 팔아 6만 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고, 1년 만인 지난해 7만 대 판매도 돌파했다. 제네시스의 전체 판매 중 미국 판매 비중도 2020년 12.4%에서 지난해 32.7%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의 내수 판매 비중이 82%에서 57%로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올해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 대수가 8만 대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제네시스는 올해 1, 2월 미국에 각각 4852대, 5546대를 팔아 역대 1, 2월 중 최다 판매 실적을 거뒀다. 제네시스는 독일·일본 차 중심의 고급 차량 제품군과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차 인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대표적인 효자 상품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제품군으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 현대차는 올해 사업보고서에서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 진출 이후 8년 만에 누적 판매 30만 대를 돌파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했다. 제네시스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 8만 대를 돌파하는 데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 만들어진 제네시스는 2만4000여 대로 나머지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만들어진 후 미국으로 수출된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네시스 차량의 약 70%가 미국 정부 관세를 피할 수 없는 셈이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 관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중 준공식이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량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생산 물량을 늘리려면 노조와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국내 고용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단체협약에 ‘해외 생산 물량 증산 시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심의·의결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 물량을 최대 120만 대까지 늘리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제네시스 역시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미국 내 생산량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상용 근로자 한 명이 받아간 임금 총액이 지난해 처음 7000만 원을 넘어섰다.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4년 사업체 임금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의 1인당 연간 임금 총액은 7121만 원으로 집계됐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연간 임금이 초과급여를 제외하고 7000만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300인 미만 사업장의 1인당 연간 임금 총액은 4427만 원이었다.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체 1인당 연간 임금 총액은 4년 전인 2020년 대비 18.8% 올랐다. 이는 300인 미만 사업체 인상률(15.1%)보다 3.7%포인트 높은 것이다. 특히 300인 이상 사업체의 성과급, 상여금 등 특별급여 인상률이 26.3%로, 300인 미만 사업체(16.6%)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임금 수준을 업종별로 보면 전기·가스·증기업이 8870만 원으로 2019년 이후 5년 만에 금융·보험업(8860만 원)보다 많았다. 지난해 전기·가스·증기업 특별급여 인상률이 전년 대비 22.7%로 모든 업종 중 가장 가팔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한편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연간 임금 총액 인상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2만6505원으로 전년(2만5604원) 대비 3.5% 올라 지난해 연간 임금 총액 인상률(2.9%)보다 높았다.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71.1%였다. 이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27.1%)의 2.6배 수준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근로 시간 단축이 큰 폭의 임금 상승을 유도했지만 생산성 향상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두산에너빌리티가 2조2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가스복합발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3일 해당 사업 개발사업자인 한국전력공사(한전) 컨소시엄과 사우디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계약으로 발전소 설계부터 기자재 공급, 설치, 시운전까지 전 공정을 일괄수행하게 된다. 사우디 전력조달청이 국제입찰로 발주한 이번 사업은 리야드 북동쪽 80km와 470km 떨어진 곳에 1800MW(메가와트)급 가스복합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전 컨소시엄은 준공 후 향후 25년간 생산된 전력을 사우디 전력조달청에 판매한다. 이현호 두산에너빌리티 플랜트 부문 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중동 지역의 에너지 수요 증가와 맞물려 두산에너빌리티의 건설 수행 기술과 경쟁력을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라며 “사우디 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근 사우디의 전력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사우디 전력설비 규모는 올해 92.9GW(기가와트)에서 2030년 123.2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현대모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톱 플레이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는 12일 경기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이규석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비전은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고 혁신 기술로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시장을 확장한다는 뜻을 담아 ‘모빌리티 변화 선도·가능성 넘은 글로벌 경영(Lead the Shift in Mobility, Move the World beyond Possibilities)’으로 정해졌다. 새 비전에는 ‘모빌리티 혁신 선도’ ‘글로벌 고객 확대’ ‘한계 없는 성장’ 등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세 가지 목표도 담겼다. 이 사장은 “비전 수립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변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모든 조직이 한 방향으로 비전 달성을 위한 변화에 동참하자”고 당부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 해군 함정에 대한 국내 조선업체의 첫 번째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화오션은 13일 미 해군의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에 대한 MRO를 마치고 인도했다고 밝혔다. 월리 시라 MRO 작업은 거제사업장에서 6개월간 진행됐다. 선체 및 기관 유지보수, 주요 장비 점검 및 교체, 시스템 향상 등 전반적인 정비 작업을 거쳤다. 특히 한화오션은 정비 과정에서 발주처인 미 해군이 발견하지 못한 추가 정비 사항도 찾았다. 미 해군과 계약서를 다시 작성했고 계약 금액을 인상했다. 인도 시기도 기존 1월에서 2∼3개월 뒤로 연장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추가적인 정비 요소를 찾아 재계약까지 진행하면서 미 해군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이번 미 해군 MRO 사업을 계기로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월리 시라 외에 미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의 정기 수리 사업도 진행 중이다. HD현대 역시 이르면 내달 발주 예정인 해군 MRO 사업에 첫발을 들일 예정이다. 전 세계 해군 MRO 시장은 약 80억 달러(약 11조6300억 원) 규모다. 업계는 시장 규모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12일 미국의 철강 관세를 계기로 한국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사정권에 들어왔지만 조선업과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일부 분야에서는 한미 간에 산업 협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조선 산업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고 첨단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충족을 위해 K원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의 방위비 분담금, 관세 등을 둘러싼 ‘외교·통상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든 만큼 미국이 원하는 국내 산업을 중심으로 협상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 원전 분야서 한미 산업 공조 움직임HD현대는 이날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 창립자 빌 게이츠와 최근 만나 SMR 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SMR의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하고 최적화된 제조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앞서 HD현대는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테라파워와 원통형 원자로 용기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SMR 사업을 본격화했다.SMR은 소형 원전으로 불리는 차세대 발전소로 일반 원전처럼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과 막대한 부지가 필요하지 않아 전력 수요가 큰 개별 기업 단위나 산업 단지를 위한 발전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몰린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AI) 개발 및 산업화에 따른 데이터 센터 확대로 전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마존, 구글, 메타 등이 저마다 SMR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내 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한 SMR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행정명령을 통해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 위원회의 목적은 원전 재개와 SMR 상업 운전으로 미국의 에너지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SMR 확대 움직임은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기술과 공급망을 갖고 있는 한국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은 1980년 중반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신규 원전을 건설한 적이 없다. 반면 한국은 1978년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최근 신한울 1∼4호기를 짓는 등 원전 공급망과 건설 기술을 보유한 원전 건설 강국이다. 그 결과 HD현대를 비롯해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국내 기업은 미국의 SMR 업체와 손을 잡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미국 SMR 업체 홀텍과 SMR 건설을 위한 협약을 맺고 미시간주에 올해 말 SMR 2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SMR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문기업) 업체를 목표로 미국 3대 SMR 기업인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뉴스케일파워와 모두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 조선·LNG 등도 대미 협상 카드 SMR 외에도 조선과 LNG 등은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 안보 강화를 위해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는 분야다. 조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공개적으로 한국의 도움을 요청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군함 구축과 현대화가 시급한데, 미국의 건조 능력은 이미 오래전에 상실됐다. 브렛 사이들 미 해군 연구·개발·획득 담당 차관보 대행은 11일(현지 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해군력 소위원회 공청회에서 “미국 조선업은 전투력을 항구적, 지속적으로 증강하는 데 필요한 속도로 선박을 생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발간한 ‘선박전쟁(Ship Wars)’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 같은 세계 핵심 국가들이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도록 장려하고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를 요청한 LNG 개발 등의 자원 분야도 한국이 가진 대미 협상 카드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관세 등 미국과 치러야 할 외교·통상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협상 전략을 짜야 한다”며 “다만 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미국과의 협력에 따른 득과 실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기아가 전동화 차량 모델 ‘더 기아 EV4’(사진)의 계약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V4는 2021년 출시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EV9, EV3에 이어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전용 전기차 제품이다. EV4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스탠더드 기준 △에어 4192만 원 △어스 4669만 원 △GT 라인 4783만 원이다. 배터리와 모터 규격이 좀 더 큰 롱레인지는 트림별로 4629만 원, 5104만 원, 5219만 원이다. 여기에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으면 스탠더드 제품 가격은 3400만 원대, 롱레인지는 3800만 원대가 될 전망이다. 기아는 EV4 출시와 함께 차의 감가상각을 최소화하는 ‘멀티플 케어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올해 상반기(1∼6월) 구매 소비자 중 기아 금융 상품인 ‘케이밸류(K-Value)’ 유예형 할부 프로그램 가입자를 대상으로 3.9% 특별금리, 3년 60% 잔존가치 보장,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라이프케어 솔루션 3년 무상 제공 등의 혜택을 준다. EV4 스탠더드는 1회 충전으로 382km, 롱레인지는 533km를 주행할 수 있다. 10%에서 80%까지 배터리 충전소요 시간은 스탠더드 29분, 롱레인지 31분이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12일 미국의 철강 관세를 계기로 한국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사정권에 들어왔지만, 조선,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는 한미 간 ‘산업 동맹’이 구축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의 ‘핏줄’과 같은 전력 수요가 미국 내에서 갈수록 늘고 있어 SMR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기술과 두터운 공급망이 미국과의 원전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HD현대는 이날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 창립자 빌 게이츠와 최근 만나 SMR 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파라워가 개발한 SMR은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 방식인데, HD현대중공업이 이 SMR의 핵심인 원자로 주기기를 공급하고 최적화된 제조 방안을 도출한다. 앞서 HD현대는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테라파워와 원통형 원자로 용기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SMR 사업을 본격화했다.SMR은 소형 원전으로 불리는 차세대 발전소로 일반 원전처럼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과 넓은 부지 등을 필요로 하지 않아 전력 수요가 큰 개별 기업 단위나 산업 단지를 위한 발전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몰린 미국의 경우 AI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데이터 센터 운영이 필수적인데 미국의 전력 공급이 이를 충족하지 못해 아마존, 구글, 메타 등이 저마다 SMR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내 에너지 생산 확대를 위해 원전 개재, SMR 상업 운전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책적 지원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행정명령을 통해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 위원회의 목적은 원전 개재와 SMR 상업 운전이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SMR 확대 움직임은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 기술과 공급망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국은 1980년 중반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신규 원전을 건설한 적이 없다. 설계 기술은 세계 최고지만, 건설 능력은 없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1978년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최근 신한울 1~4호기를 건설하는 등 두터운 원전 공급망과 건설 기술을 보유한 원전 강국이다. 그 결과 HD현대를 비롯해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국내 기업은 설계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SMR 업체와 손을 잡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달 미국 SMR 업체 홀텍과 SMR 건설을 위한 협력을 맺었고 미시간주에 올 연말 SMR 2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SMR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문기업) 업체를 목표로 미국 3대 SMR 기업인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뉴스케일파워와 모두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부가가치 선박에선 여전히 한국이 앞서 있으나 과거보다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 범용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에 이어 조선업종에서까지 기술력을 갖춘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11일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중국의 조선·해운업 동향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주 실적과 조선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경쟁력 전반을 고려했을 때 중국 조선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글로벌 수주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2.2%에서 지난해 70.3%로 빠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5.8%에서 16.3%로, 일본은 11.1%에서 5.5%로 줄었다. 또 과거 석탄, 광석, 시멘트 등을 싣는 벌크선 중심이었던 수주 선종이 최근 가스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다양해졌다. 올 1월 말 기준 중국의 수주 선박 비중은 벌크선 26.9%, 탱커(유조선) 22.8%, 컨테이너선 16.1%, 가스운반선 6.7% 등이다.산업연구원은 2020년 기준 조선업 밸류체인의 5대 경쟁력 중 연구개발(R&D)·설계, 자재 조달, 선박 건조 등 3개는 한국이, 해운업 수요와 유지·보수 등 2개는 중국이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R&D·설계, 자재 조달 경쟁력에서의 격차는 좁혀지고, 해운업 수요와 유지·보수에서의 격차는 벌어졌다. 선박 건조 경쟁력은 중국에 역전당했다. 중국 조선업의 성장은 2012년부터 ‘해양강국 건설’을 목표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 온 정부의 영향이 컸다. 조선·해운업의 업황과 무관하게 정부 지원이 이어진 덕에 국영 조선소를 중심으로 설계 기업과 연구소 등 ‘조선 생태계’가 구축됐다. 또 중국수출입은행, 중국은행 등 국영은행이 선박 금융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맡아 각종 금융 지원에 나섰다.여기에 2019년 중국 1, 2위 조선기업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이 합병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또 낮은 물류비용 및 인건비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비용은 중국이 한국보다 15∼20%가량 저렴하다.조선업계에선 중국과 선박 수주 경쟁을 벌이는 건 승산이 없다고 본다. 그 대신 우리 기업들의 경우 벌크선처럼 기술 장벽이 낮아 중국이 장악한 선종은 수주하지 않고, LNG 운반선같이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발주된 선박 중 65%를 중국이, 14%를 한국이 수주했는데, 척당 CGT(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 수)로 비교하면 한국(4만1000CGT)이 중국(3만6000CGT)을 앞선다.또 미국의 견제는 중국 조선업에 과제인 동시에 한국 조선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중국산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직접적인 규제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은은 “조선업의 기업·정부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부 협력에만 의존하기보다 통합적인 시각에서 관련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미국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대표를 만나 거북선 모형을 선물로 건넸다. 거북선이 글로벌 조선 기업인 HD현대의 사업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현대그룹 창립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11일 HD현대 등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이달 6일 미국 워싱턴 팔란티어 사무실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와 면담을 나누며 거북선 모형을 선물했다. 이 거북선은 HD현대가 주문 제작한 것으로 중요 고객을 만날 때 주는 기념품이다.거북선은 HD현대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정 명예회장은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로 조선소를 건립하기 위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돈을 빌리러 갔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정 명예회장은 대출 문턱을 넘기 위해 영국에서 선박 컨설턴트 회사를 운영하던 찰스 롱바텀 회장을 찾아가 은행용 추천서를 부탁하면서 당시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져 있던 거북선을 보여줬다. 정 명예회장은 “한국은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다. 우리를 믿어 달라”고 설득해 추천서를 받고 현재의 HD현대 토대를 만들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건넨 거북선은 과거 정 명예회장의 창립 정신을 잇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상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기로 한 12일(현지 시간)이 다가왔다. 국내산 철강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그동안 수출량을 제한했던 쿼터제가 사라져 오히려 대미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11일 정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예외 품목, 예외 국가 없이 일괄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미국 NBC 뉴스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12일 시작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철강업계는 이번 관세 부과로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미국 현지 생산 철강 제품 대비 일부 약화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 몫은 13% 수준이다. 특히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에 지분을 투자해 공조 체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한국의 철강산업 경쟁국인 일본에 미국 시장 점유율을 일부 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반대로 이번 철강 관세가 예외 품목, 예외 국가 없이 일괄 부과되는 일종의 ‘제로섬’ 상황이 되면서 오히려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한국은 연간 265만 t 이상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는 쿼터제를 적용받았다. 이번에는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쿼터제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 많은 철강제 수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생산하지 못하는 철강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이 대미 수출 문턱을 넘을 수 있다. 일례로 미국으로 향하는 자동차 외판은 이전까지 멕시코, 캐나다산 제품이 대부분이었는데, 12일부터는 여기도 25% 관세가 붙는다. 국내 철강업계 입장에선 쿼터제로 묶여 추가 수출이 힘들었던 자동차 외판이 새로운 대미 수출 품목이 되는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부과되는 동시에 수출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철강업계는 중장기적으로 대미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포스코는 미국에 직접 제철소를 짓기보다는 현지 철강 기업에 지분을 투자해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하는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직접 제철소 건립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세 부과를 받을 예정인 철강 제품이 이미 배에 실려 미국으로 향하고 있고 문제 없이 수출되고 있다”며 “관세 부과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노사 갈등으로 벌어진 현대제철의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직장폐쇄가 철회된다. 노사 임단협 갈등으로 공장 문을 닫은 지 15일 만이다. 현대제철은 12일 오전 7시부로 당진제철소 1·2 냉연공장 직장폐쇄를 해제한다고 11일 밝혔다. 노조 역시 13일 오전 7시부터 부분파업을 철회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양측이 한발 물러나 임단협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은 1953년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양측은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총파업과 부분파업을 이어갔고 노사 갈등은 극에 달했다. 그 결과 사측은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뒀고 노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으로 냉연 부분에서 약 27만t의 손실이 발생했고 254억 원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 원인이 된 임단협 쟁점은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 규모다. 사측은 기본급 10만 원 인상, 기본급의 450%와 1000만 원 성과급 지급을 제안했고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차가 기본급의 500%, 1800만 원의 성과급을 줬다며 이 수준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저가 철강 밀어내기, 미국 정부의 25% 관세 부과,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 업계는 노조의 파업까지 이어지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현대제철은 경북 포항공장 기술직 1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가 크게 떨어져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지난달 말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 이 보고서에서 종합점수 74점(‘거의 자유’ 등급)을 받아 평가 대상 184개국 중 1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14위)보다 3계단 떨어졌다.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는 기업과 개인의 경제 활동에 대한 자유 수준을 분석해 12개 항목별로 완전자유(Free), 거의 자유(Mostly Free), 자유(Moderately Free), 부자유(Mostly Unfree), 억압(Repressed) 등 5개 등급을 부여한다. 한국의 종합평가 순위와 등급은 평가 대상국 중 비교적 상위에 자리했지만, 노동시장 부문 자유도 지수는 56.4점으로 ‘부자유’ 등급을 받아 전년보다 13계단 떨어진 100위에 머물렀다. 그만큼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가 많고 경직적이라는 평가다. 재단은 높은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을 이유로 한국 조세 부문의 자유도도 ‘부자유’ 등급을 부여했다. 특히 탄핵 정국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경쟁력 있는 민간 부문에 힘입어 회복력을 보였지만 현재 정치적 혼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가 유독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주 52시간 근로제나 최저임금제 등 노동시장 관련 각종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정규직 과보호로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기업들의 자율적인 인력 운용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최근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정한 정치 상황 역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경직적 노동 시장, 韓 성장에 발목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최근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 점수를 56.4점으로 평가했다. 평가 대상국 184개국 중 100위로 지난해(87위) 대비 13계단 떨어졌다. 등급도 5개 등급 중 ‘부자유(Mostly Unfree)’를 받아 중국이나 북한이 받는 최하위 등급인 ‘억압(Repressed)’을 겨우 모면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한국보다 노동시장 자유도가 낮은 국가는 독일(53.3)이 유일했다. 문제는 한국의 낮은 노동시장 자유도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헤리티지 재단은 노동시장 자유도 평가를 2005년 신설했는데, 그 이후 한국은 줄곧 부자유 또는 억압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9∼2014년은 노동시장의 자유가 극도로 억제된 국가에 부여하는 ‘억압’ 등급을 받기도 했다.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가 글로벌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주 52시간제 등 각종 근로 규제와 임금 부담, 채용과 해고 과정에서 강성 노조의 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27위에 머물고 있다. 배정연 한국경영자총협회 국제협력팀장은 “글로벌 평가를 통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 상황이 경제자유 토대 훼손” 조세 부분의 자유도 역시 평가 대상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헤리티지 재단은 한국의 조세 부문 자유 지수를 59.6점으로 부여해 ‘부자유’ 등급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사회보장기여금의 정도를 뜻하는 국민 부담률이 28.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및 국민부담률이 높을수록 조세 자유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현 정치 상황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정치 스캔들과 부패가 (한국) 정부의 청렴성과 경제적 자유의 토대를 계속 훼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경제 역동성이 현재 정치적 혼란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전체 경제자유도는 184개국 중 17위로 전년보다 3계단 떨어졌다. 1위는 싱가포르였고 이어 스위스, 아일랜드 등의 순이었다. 중국(151위), 북한(176위)은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추기 위해 노동시장 개혁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직적인 한국의 노동시장은 기업들이 해외로 투자하도록 만들어 일자리가 줄고 성장률이 둔화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해소된 이후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시급히 노동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이 지금과 같은 노동 규제와 조세 제도를 유지할 경우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는 힘들어지고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현대자동차는 수원지점 권길주 영업부장(57·사진)을 ‘판매거장’으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판매거장은 자동차 5000대 이상을 판매해야 받을 수 있는 직함으로 지금까지 선정된 직원이 20명뿐이다. 권 부장은 2003년 현대차 입사 이후 매년 연평균 약 230대씩 자동차를 팔았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 대수 5000대를 기록했다. 그는 2008년, 2010년, 2012년 지점 판매왕, 2009년, 2011년, 2013∼2024년 전국 판매왕에 올랐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9회 연속 연간 120대 이상을 팔아 ‘탑 클래스’에도 뽑혔다. 권 부장은 “고객이 신뢰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하고 언제나 발로 뛴다는 영업의 기본에 충실했다”며 “그 결과 판매거장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이 주요국 대비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 시간, 채용, 해고 등 전반적인 노동시장 환경이 유연하지 않아 기업 비용을 증가시키고 경쟁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2025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종합점수 74점을 받아 평가 대상 184개국 중 17위로 나타났다. 지난해(14위)보다 3단계가 떨어졌다. 주요국 순위를 보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26위, 28위에 올랐고 중국은 151위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헤리티지 재단의 경제자유지수 보고서는 기업과 개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자유 수준을 분석한 연례보고서다. 법치주의, 규제 효율성, 정부 규모, 시장 개방성 등 4개 분야 12개 항목을 점수화한 뒤 항목별로 완전자유(Free), 거의 자유(Mostly Free), 자유(Moderately Free), 부자유(Mostly Unfree), 억압(Repressed) 등 5개 등급을 부여한다. 한국은 종합평가에서 ‘거의자유’ 등급을 받았지만, 노동시장(56.4) 부문은 12개 평가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보여 ‘부자유’ 등급을 받았다. 임금, 근로시간, 채용, 해고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의 노동시장 자유도 점수는 G7 국가 중 독일(53.3)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주요국 노동시장 자유도 점수는 미국(77.0), 일본(67.8) 등으로 한국을 앞서고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 항목은 2005년 해당 항목이 새로 만들어진 이후 ‘부자유’, ‘억압’ 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세(59.6점) 항목도 전년보다 한 단계 낮은 ‘부자유’ 등급을 받아 한국의 조세 경쟁력이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조세 경쟁력 악화 원인으로 주요국 대비 높은 소득세, 법인세 최고세율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은 각각 49.5%, 27.5%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사회보장기여금의 정도를 뜻하는 국민부담률이 28.9%에 달한다”라고 분석했다. 재단은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안 요소가 시장 경제의 자유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재단은 “정치 스캔들과 부패가 정부의 청렴성과 경제적 자유의 토대를 훼손하고 있다”며 “한국의 역동성이 현재의 정치적 혼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배정연 경총 국제협력팀장은 “글로벌 평가에서 여전히 한국의 노동시장은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각국이 자국 기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유치를 위해 앞다퉈 규제개선과 인센티브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 경제의 만성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경직된 노동 규제 개선과 노사관계 선진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로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정권에 포함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자동차 부품의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3년 새 20% 가까이 급증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주장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집중포화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자동차 부품 산업에는 2·3차 영세 협력업체가 줄줄이 얽혀 있는 데다 고용된 인원도 30만 명에 달하는 만큼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서민 경제로까지 타격이 번질 수밖에 없다.9일 동아일보가 한국무역협회의 자동차 부품 수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 부품 65개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78억9943만 달러(약 11조5000억 원)였다. 2021년(66억1999만 달러)보다 19.3%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부품은 총 82억2000만 달러어치가 미국에 수출됐다. 자동차 부품 수입은 적어 전체 수출액의 96%가 고스란히 무역흑자를 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이 포함된 290개 파생 제품도 관세 부과 품목에 들어갔는데, 이 중에는 범퍼, 서스펜션 등의 자동차 부품이 포함됐다. 문제는 자동차 부품 업계의 경우 대미 아웃리치(대외협력) 등 자체 대응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이 포진한 완성차 업계와 달리 자동차 부품 업계는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이 떠받치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차 부품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완성차 가격을 올리지 않는 이상 중소 협력업체가 충격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만큼 고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대미수출 3위 車부품, 美관세 타격 초읽기… 中企 많아 속수무책[트럼프發 통상전쟁]美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범퍼 등 금속류 車부품 대거 포함… 영세업체 절반 넘어 직격탄 불가피28만명 종사… 내수에도 영향 우려“정부 지원책 마련 서둘러야” 지적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12일 미국으로 들여오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에 나서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은 ‘미국발(發) 관세 전쟁’의 국내 첫 타자가 된다.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콕 집은 철강·알루미늄 제품 목록에 범퍼 등 금속류 자동차 부품이 줄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은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3위 품목이었다.그러나 영세 기업이 대다수인 업계에서는 예상되는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처럼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투자를 늘려 대응하기도 어려운데, 정부 지원은 완성차 업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 82억 달러… 대미 수출 3위9일 정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고율 관세를 부과할 290개 품목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품목에는 범퍼, 압연기, 서스펜션 등 자동차 부품도 포함됐다. 당시 미국 측은 290개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도 추후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액은 8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액이다. 2021년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69억1000만 달러에 그쳤지만 미국으로의 완성차 수출이 증가하면서 부품 수출도 덩달아 늘었다.자동차 부품 교역에서 한국이 얻는 이익도 커지는 추세다. 2021년만 해도 한국은 전체 자동차 부품(65개) 가운데 34%(22개)에서 적자를 봤다. 이 비중은 지난해 18%(12개)로 반 토막이 났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커 흑자를 보는 품목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65개 부품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3년 새 19.3% 급증했다.업계 안팎에서는 자동차 부품 업계가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영세 업체가 절반이 넘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자동차 부품 기업은 1만5239개였는데 이 중 5인 미만 사업체가 50.3%였다.현대자동차 등에 자동차 금형 부품을 납품하는 3차 협력업체 대표는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공장 투자 등은 우리 같은 중소 업체들에는 꿈같은 이야기”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2년 전부터 해외에서 부품의 직접 조달 물량을 늘리면서 이미 국내 부품 업체에 대한 주문 물량은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업계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측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따른 실태 조사나 대응 방안은 아직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8만 근로자까지 줄줄이 ‘관세 폭탄’ 사정권4월로 예고된 완성차 관세까지 매겨지면 부품사의 추가 타격은 불가피하다.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 생산을 늘리면 현지에서 부품 조달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이 부품 업체에만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품의 납품 가격을 낮춰 관세 부과로 인한 완성차 가격 상승 요인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정부 대책은 여전히 완성차 지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7일 자동차 업계와 만나 미국 관세 부과 등 최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시작된 이후인 다음 달 중에야 자동차 업계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우 내수에 미칠 타격이 큰 만큼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23년 기준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일하는 종사자는 2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내수 부진 탓에 금융권 대출 이자도 내지 못하는 부품사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의 관세 영향까지 겹쳐 부품사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에너지 컨퍼런스 ‘세라위크’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하는 등 미국 방산 분야 진출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HD현대는 정 수석부회장이 7일(현지 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이벳 M 데이비스 교장(해군 중장), 사마라 파이어보 교무처장 등을 만났다고 9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선체 구조 강의 현장, 유체역학 연구실도 방문해 교수진·생도들과 함께 해양 분야 발전 방향과 연구과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생도들과의 환담에서 “한미동맹은 희생으로 맺어져 수십 년 동안 강화됐고 단순한 군사적 파트너십을 넘어 글로벌 안보의 한 축이 됐다”며 “대한민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조선·해양 분야 혁신의 원동력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팔란티어 사무실에도 방문해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대표와 인공지능(AI) 조선소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팔란티어는 방산 AI 분야에서 세계 최대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HD현대와 함께 미래형 조선소(FOS) 사업과 무인수상정 테네브리스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