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김호경 팀장

동아일보 뉴스룸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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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호경 팀장입니다.

kimhk@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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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신 불리” 미니 고교 갈수록 기피

    저출산의 여파가 초·중학교를 넘어 고등학교로 향하고 있다. 2002년 출생한 저출산 세대가 올해 고교에 진학하면서다. 서울의 일반고 204곳의 평균 신입생 수는 지난해 285명에서 올해 245명으로 한 해 만에 40명이 줄었다. 서울지역의 모든 고등학교가 학령인구 감소를 겪고 있지만 그 충격은 지역별로 다르다. 신입생이 적은 일반고는 도심이나 외곽에 있는 반면에 학생 수가 많은 고교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에 몰려 있다. 올해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 배정 현황을 보면 일반고 1곳당 평균 신입생 수는 양천구가 316명으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서초(314명) 노원(291명) 은평(284명) 강남구(281명) 순이었다. 반면 성동(154명) 중(179명) 용산(180명) 관악(195명) 중랑(197명) 영등포구(198명)는 고교당 신입생이 평균 200명도 되지 않았다. 신입생 양극화는 교육 환경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학생이 줄면 예산 지원이 준다. 교사정원도 함께 줄어든다. 문제는 올해부터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도록 선택과목을 늘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돼 학교마다 개설해야 할 과목이 많다는 점이다. 강북지역의 한 고교 교감은 “우리 학교는 학생이 적어 인근 학교와 연합해 과목을 만들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두 학교를 옮겨 다니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생 수가 적으면 개별 지도가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니 학교’를 기피하는 현상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학생 수가 적으면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 대입에서 불리한 데다 큰 학교일수록 교육 환경이 더 낫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예비 고1 자녀를 둔 강모 씨(45)는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은 고교 지망 단계부터 학생 수를 따진다”고 했다. 교육계에선 올 8월 대입종합개편안이 나오면 미니 학교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에만 적용되는 절대평가를 다른 과목으로 확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 영역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입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과 비교과 비중이 줄면 내신 비중이 커져 미니 학교 기피 현상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세대가 고교 1, 2, 3학년이 되는 3년 뒤엔 엄청난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며 “대입 제도뿐 아니라 교원, 사범대 정원, 학급당 인원수까지 교육 시스템 전반을 손질해 ‘저출산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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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4등급도 서울대 정시 합격… 수능 영어 절대평가로 변별력 약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4등급으로 서울대 정시에 합격할 수 있을까. ‘예전’엔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수능 도입 후 줄곧 상대평가였던 수능 영어가 올해 처음으로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7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2018학년도 정시 최초합격자(추가 합격자 발표 전에 합격된 사람) 성적을 분석해 합격선을 추정한 결과 서울대 합격자 10명 중 4명(39%)이 영어 2등급(89∼80점·100점 만점) 이하였다. 영어 4등급(69∼60점) 합격생도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 합격한 이 학생은 수학에서 만점을 받았다. 영어 1등급과 4등급 간 점수 차가 1.5점(대학 수능표준점수 600점 환산 기준)에 불과해 영어 성적이 낮아도 다른 과목 성적이 좋으면 만회하는 게 가능했기 때문. 하지만 상대평가 체제에서 영어 4등급은 1등급보다 점수가 20점가량 낮아 합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고려대 역시 영어 등급 간 점수 차가 작아 영어 2등급 이하 정시 합격생이 전체의 37%나 됐다. 고려대에서 영어 2등급은 1등급보다 1점 감점, 3등급은 3점, 4등급은 5점 감점된다. 반면 연세대의 영어 2등급 이하 합격생은 2%대로 집계됐다. 연세대는 서울대 고려대보다 영어 등급 간 점수 차가 크다. 1등급과 2등급 간 점수 차는 5점, 1등급과 4등급 간 점수 차는 25점이나 된다. 결국 영어 등급이 낮은 수험생은 정시 나군에서 연세대 대신 고려대로 몰리면서 연세대 합격생의 영어 등급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절대평가로 수능 영어 변별력이 거의 없어지면서 영어는 ‘잘해야 본전’인 과목이 됐다”며 “절대평가가 영어 외 다른 과목으로 확대되면 정시에서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게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별 최초합격선이 가장 높은 인문계 학과를 살펴보면 서울대는 사회학과(394.8점),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경영대학(664.5점)과 경영학과(752.7점)였다. 서울대는 안정지원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사회학과 합격선이 높게 나타났다. 자연계에서는 의대 합격선이 가장 높았다. 공대 중에서는 3개 대학 모두 컴퓨터 관련 학과의 합격선이 가장 높았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인기가 높아진 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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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부에 교내수상-자율동아리 못쓴다

    2022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응시하는 수험생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내용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교내 수상 경력이나 자율동아리 활동, 소논문 실적 등의 항목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일명 ‘금수저 전형’으로 비판받는 학종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교육부가 이런 내용으로 학종을 개편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6일 교육부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이런 내용의 대입 종합 개편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종은 고교 내신 성적과 수상 내용, 봉사 및 동아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당초 잠재력 있는 학생을 뽑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하지만 과도한 ‘스펙’ 경쟁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시안이 확정되면 현재 10개인 고교 학생부 기재 사항이 7, 8개로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교내 수상 경력란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상 경력을 채우기 위해 교내 경시대회가 학교마다 난립했다. 또 성적이 우수한 특정 학생에게 교내 상을 몰아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드는 자율동아리도 학생부 기재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동아리는 당초 취지와 달리 사실상 부모들이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엄마 동아리’라고 불렸다. 소논문 역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하는 측면이 커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이번 시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보고됐으나 당시 대입 변별력 약화와 기존 수험생의 혼란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발표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유예나 영어 방과 후 수업 금지 보류처럼 혼란을 우려한 여권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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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기 힘든 男교사, 초등교 50곳 0명

    남성 교사가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에 50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용고시’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한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여성이 강세를 보이면서 남교사 수가 계속 줄었기 때문이다. 5일 본보가 교육부의 교육기본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월 기준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정규 교사 중 남교사가 없는 학교는 50곳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21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13곳), 경남(3곳)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은 1곳이었다. 남교사가 없는 학교는 전체 초등학교(6032개)의 1%도 되지 않지만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임용시험에서 오래전부터 여성이 강세인 데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앞으로 신규 임용 규모를 줄이면 남성이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국 임용시험 합격자 중 남성 비율은 지난해 33.4%였다. 특히 근무 선호도가 높은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지역일수록 남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울산은 지난해 임용시험 합격자 28명 중 1명(3.6%)만 남성이었다. 서울은 합격자 813명 가운데 남성이 135명(16.6%)에 불과했다. 남교사 부족으로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있고, 남학생 학부모 위주로 남교사 담임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당장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교육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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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도시일수록 “男담임 뵙는게 소원”

    “아들이 남자 담임을 한 번 만나는 게 소원입니다.”(학부모 이모 씨) “임용 앞두고 있는데 유일한 남교사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예비 교사 차모 씨) “남교사는 학교에서 머슴입니다. 궂은일은 다 남교사 몫이거든요.”(5년차 남교사 A 씨)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교사 수는 18만4358명. 이 가운데 14만2064명(77.1%)이 여성이었다.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8명이 여성인 셈이다. 남성 비율이 높은 교장, 교감을 빼면 수업을 가르치는 남교사는 10명 중 2명도 안된다. 사정이 이러니 교육 현장 곳곳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불만이 많은 건 남학생 학부모다. 대개 남자 담임교사를 선호하지만 그렇게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주부 이모 씨(41)의 아들은 초등학교 입학 뒤 4년간 여자 담임교사만 만났다. 이 씨는 “보통 남자아이들은 몸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하고, 글씨 예쁘게 쓰기 등에 미숙하다”며 “남녀 차이가 분명한데 여자 선생님들이 ‘잘한다’고 칭찬하는 일은 보통 글씨나 그림 그리기 등 정적인 활동”이라고 말했다. 남교사의 불만도 크다. 운동회, 학예회 등 각종 학교 행사 업무나 6학년 담임이 남교사에게 몰리기 때문이다. 남교사 업무실태를 연구한 손형국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현직 교사)는 “6학년만 되면 야동을 보고 학교 폭력 수준도 심해지다 보니 생활지도 업무 부담이 크다. 이런 이유로 주로 남교사들이 6학년을 맡는다. 13년 중 11년간 6학년 담임을 한 남교사도 있다”고 했다. 남교사가 부족한 건 매년 임용시험에 합격한 여성이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초등 임용시험 합격자 중 남성은 10명 중 3명(33.4%)이었다. 교직은 여성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보니 우수한 여성이 대거 교대로 진학하고 결과적으로 임용시험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방 교대 출신들이 자기 지역보다는 수도권이나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지역의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비율이 늘면서 여기서도 여성이 강세를 보이면서 대도시의 남교사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일각에서는 ‘남교사 할당제’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공무원 채용 시 성비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두는 것처럼 교원 채용에도 일정 비율을 남교사로 뽑자는 주장이다. 실제 2007년 서울시교육청은 이 제도 도입을 검토했다. 당시 시교육청 의뢰로 박상철 서울교대 교수팀이 학부모 교원 학생 등 3168명을 설문한 결과 77.2%가 남교사 할당제를 찬성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여성계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2000년부터 교대별로 남성을 입학생의 25∼40%를 뽑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교원 채용 때에도 할당제를 두는 건 이중 특혜라는 반론이 특히 컸다. 여성계에서는 가사와 육아를 여성이 부담하는 한국 사회에서 경력단절 걱정 없는 안정적인 직업이 교사뿐인 현실을 개선하는 게 근본대책이라고 주장한다. 남교사 부족 현상의 진단부터 다른 것이다. 박 교수는 “여교사가 많은 건 사회구조적 원인이 큰데 인위적으로 할당제를 도입하면 불필요한 갈등만 불러올 수 있다”며 “과목별 시험과 수업시연, 면접으로 진행되는 임용시험에서 학교폭력 시 대처 방안과 같은 실무능력 평가를 추가한다면 성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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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간 엇박자, 이낙연 총리가 직접 나서 조율

    ‘70일.’ 학교 안 어린이집 논란이 불거진 뒤 정부가 1일 초등학교 빈 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활용하기로 확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간 ‘부처 칸막이’에 막혀 지지부진하던 학교 안 어린이집 논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발 벗고 나선 덕분에 급물살을 탔다. 학교 안 어린이집 논란은 지난해 11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시작됐다. 이 개정안은 기존 학교 안 어린이집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앞으로 초등학교 빈 교실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11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교육계와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제동이 걸렸다. 복지부는 학부모가 선호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최소의 비용으로 늘릴 묘안으로 보고 개정안을 지지했다. 반면 교육부는 빈 교실이 충분하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 지난해 12월 11일 본보의 ‘학교 안 어린이집, 공존을 향해’ 시리즈 첫회가 나간 뒤 학교 안 어린이집은 뜨거운 이슈가 됐다. 다음 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학교 안 어린이집 확충을 요구하는 청원글에는 하루 만에 2만5000여 명(한달간 7만5000여 명)이 공감을 나타냈다. 이후 이 총리가 직접 나섰다. 지난해 12월 19일 교육부와 복지부 차관에게 관련 보고를 받은 이 총리는 이틀 뒤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관계부처 간 의견 조정을 서두르라”고 촉구했다. 새해 들어서 지난달 4일 국무조정실 주재로 첫 조정회의가 열렸다. 부처 칸막이로 평행선을 긋던 두 부처가 접점을 찾고자 머리를 맞댄 지 약 1개월 만인 1일 학교 빈 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겠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학교 안 어린이집 원장들은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할 대책이 담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시급한 건 임대 기간이다. 대다수가 무상임대로 기간은 3년이지만 1년인 곳도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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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설유치원 우선’ 갈등 불씨 될수도

    “이젠 갑자기 학교 안 어린이집이 문 닫는 일은 사라지겠죠.” 인천 은지초등학교 어린이집은 올해 8월 문을 닫을 뻔했다. 지난해 학교 측에서 무상임대 계약이 끝나는 8월 이후 교실을 비워 달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강한 반대에 학교가 임대 계약을 연장하면서 다행히 폐원 위기를 넘겼다. 은지초 어린이집 김희정 원장은 “당시 아이들은 어디로 보내고, 보육교사들은 어떡해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정부의 학교 안 어린이집 세부 기준이 나오면 학교장 마음대로 교실을 비워 달라고 할 수 없을 테니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1일 학교 안 어린이집 원장들은 정부가 초등학교 빈 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활용하기로 확정하자 대체로 환영했다. 그동안 학교 안 어린이집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기초단체가 관할 교육청 및 학교와 협의해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그러다 보니 학교시설을 무상으로 빌려 쓰는 어린이집은 학교장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학교장이 반대하는 순간 바로 폐원 위기에 몰렸다. 부산 용산초등학교 어린이집 최수선 원장은 “이번 기회에 학교 안 어린이집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다. 정부가 빈 교실을 병설유치원 건립에 우선 활용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빈 교실을 병설유치원에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인천 장도초등학교 어린이집 김진숙 원장은 “며칠 전 보건복지부 직원이 방문해 건의사항을 듣고 갔는데, 앞으로 나올 가이드라인에 현장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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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교실에 어린이집” 국민 목소리 통했다

    학교 빈 교실을 활용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짓는 방안이 확정됐다.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학교 빈 교실을 돌봄 수요에 활용하는 내용의 ‘학교시설 활용 및 관리 개선방안’이 심의·확정됐다. 이 총리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협의해 학교시설 활용 원칙에 합의했다”며 “앞으로 추가 협의를 마무리하고 종일 돌봄 사업과 함께 종합해 국민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학교 안 어린이집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교육부와 복지부는 △빈 교실은 우선순위를 정해 활용 △활용 가능한 빈 교실의 객관적 산정 기준 마련 △3월까지 시설 관리 및 안전 책임 가이드라인 마련 등 3개 원칙에 합의했다. 학교 교육활동이나 병설유치원 설립 등에 빈 교실을 우선 활용하되, 돌봄서비스나 국공립어린이집 등 지역사회 돌봄 수요에도 학교 문을 활짝 열기로 방향을 세운 것이다. 교육부는 학교 안 어린이집 설치가 가능하도록 ‘학교시설 활용법’(가칭)을 상반기에 입법 추진해 법적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 ‘학교 안 어린이집―공존을 향해’ 시리즈를 5차례 게재해 학교 빈 교실을 활용한 국공립어린이집을 제안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초등학교의 유휴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용도 변경해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직후였다. 학교 안 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다. 하지만 “부처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복지부는 학교 빈 교실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교육부는 “빈 교실이 부족하다”며 소극적이었다. 본보 보도 뒤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안전하고 비용 부담이 적은 국공립어린이집이 생기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결국 정부는 부처 간 협의를 시작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법사위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통과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회의 직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별도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방과후 돌봄교실, 어린이집 설치 등 돌봄 수요가 모두 포함된 ‘학교시설 활용법’은 법안 통과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영유아보육법 개정안부터 서둘러 처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학교와 어린이집을 담당하는 두 부처가 칸막이를 허물고 수요자 중심 정책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호경 기자}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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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유치원 허위광고 등 1일부터 단속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교육부가 1일부터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특별 점검에 나선다. 하지만 학원가에서는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교육부는 31일 ‘학원 등 특별점검 범부처협의회’를 열어 1일부터 11월까지 시도교육청, 여성가족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일제 점검을 벌인다고 밝혔다. 2015년 이후 매년 실시해왔다. 올해는 특히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집중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달 ‘유치원·어린이집 영어수업 금지’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히며 고액 영어학원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했다. 교육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현행법상 사용할 수 없는 유치원 명칭을 사용했는지 △시교육청에서 정한 교습비보다 더 받았는지 △강사 성범죄 조회를 실시했는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학원가에서는 사교육을 잡겠다는 정부 방침에 불만을 표하면서 단속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속 기준이 예전과 같은 수준이라 실제 적발되는 학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에서 20년째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오래전부터 단속하던 기준이라 이런 기준을 안 지키는 곳은 거의 없다”며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라고 말했다. 점검 대상도 전체 학원 규모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지난해 교육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포함해 전국 62개 학원을 살폈다. 하지만 서울에만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160여 개에 달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는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인력의 한계로 일부 문제 소지가 있는 학원 위주로 점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반 사항이 적발돼도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수준이라 제재 효과가 크지 않다. 전국외국어교육협의회 황성순 회장은 “사교육이 정말 문제라면 학교의 영어교육을 내실화하면 되지 않냐”며 “교육부가 실효성 없는 단속을 명분으로 학원가를 옥죄고 여론 몰이를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 기조에 맞춰 무리한 단속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 소재 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로고에 ‘school(학교)’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과태료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현행법상 학원은 유치원이나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이 규정을 적용해 영어 단어인 ‘school’도 쓰면 안 된다고 본 것이다. 학원 관계자는 “‘어학원’을 번역해 ‘school’이라고 썼을 뿐인데 상식적이지 않은 기준으로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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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세 대학 신입생 “여보, 하늘서 응원해줘요”

    전쟁과 가난은 유독 여자에게 가혹했다. 딸, 누나, 여동생이어서 배움을 포기해야 했다. 그게 ‘한’이었고 배우는 게 ‘꿈’이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올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들 늦깎이 여고생 18명의 사연에 사람들은 함께 웃고 울었다. 29일 서울 마포구의 2년제 평생교육 인정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지하강당. 졸업을 앞둔 50대부터 80대까지 고3 학생들 18명의 ‘내 생각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이들을 위해 동기 선후배 15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일성여·중고는 만학도를 위한 학교다. 이곳에서는 총 6년이 걸리는 중·고교 과정을 각각 2년씩 총 4년에 마칠 수 있다. 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인 장일성 할머니(82)에게 배움은 설렘이었다. 장 할머니는 11남매 중 넷째였다. 6·25전쟁 이후 돈을 벌러 나간 부모와 생이별했다. 외지에 공부하러 간 오빠와 언니를 대신해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셨다. 동생까지 돌보느라 초등학교도 못 마쳤다. 7년 전 남편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서정대 식품영양학과 신입생이 된다. 기쁨을 함께 나눌 남편은 지난해 세상을 먼저 떠났다. “남편이 정말 큰 힘이었는데…. 그래도 제가 대학에 가도 하늘에서 계속 응원해주시리라 믿어요.” 늦은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다. 강원 원주시에 사는 박효신 씨(67·여)는 지난 4년간 휴일과 방학을 빼면 매일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6시간 거리를 통학했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컸기 때문이다. “평생 초등학교 졸업이 될 뻔했는데 이제 조리과에 가서 박사까지 따는 게 꿈이에요. 공부가 이렇게 힘든지 미처 몰랐어요. 하하.” 고교 졸업의 꿈을 이뤄서인지 다들 행복해했다. 이석례 씨(62·여)는 갑상샘암 진단을 계기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당장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속에 묻어둔 꿈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늦었다고 핑계를 대거나 아프다고 움츠러들지 않으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어요.” 김기숙 씨(59·여)는 졸업을 앞둔 자신을 가리켜 ‘늦게 피는 꽃’이라고 했다. “늦게 피는 꽃이 더 오래 피는 법이잖아요.” 다들 울다가 웃었던 이날 아코디언 축하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전주가 흐르자 약속이라도 한 듯 참가자들이 하나둘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이크는 장 할머니가 잡았다.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맞다. 배움에 나이가 어떻단 말이냐. 참 적절한 선곡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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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등교원 남성 합격자 22%… 4년만에 최저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남자 선생님’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8학년도 공립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합격자를 29일 발표했다. 합격자 935명 중 725명(77.5%)이 여성이었다. 남성은 210명(22.5%)으로 전체 합격자 5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올해 남성 합격자 비율은 2014년 이후 가장 낮다. 2013년까지 10%대에 머물던 중등교사 남성 합격자 비율은 2014년 23.2%, 2015년 26.2%, 2016년 26.9%로 3년 연속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24.5%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2년 연속 남성 합격자 비율이 줄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18학년도 국공립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에서도 합격자 360명 중 여성 320명, 남성 40명이었다. 남성 비율은 불과 11.1%였다. 올해 중등교사 임용시험에는 총 8610명이 몰렸다. 이 중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는 총 684명이다. 시각장애 1급을 가진 중증 장애인 1명을 포함해 31명이 장애 전형으로 선발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과목은 영어다. 모집 정원 55명에 1235명이 몰려 경쟁률은 22.5 대 1에 달했다. 70명 정원에 1523명이 응시한 국어(경쟁률 21.8 대 1)가 뒤를 이었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과목은 기술(1.8 대 1), 기계·금속(3.6 대 1)이었다. 나머지 251명은 비교과 교사다. 보건교사 88명, 사서교사 15명, 영양교사 34명, 전문상담교사 71명, 특수교사 43명 등이다. 보건교사 경쟁률이 6.15 대 1로 비교과 중 가장 치열했다. 개별 합격여부는 30일 오전 10시부터 ‘나이스 온라인 채용 서비스’(edurecruit.se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합격자는 다음 달 2∼13일 연수를 거친 뒤 3월 1일 임용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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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교大 학생들 “제때 졸업할수 있을지 걱정”… 편입 포기도

    “폐교 명령 후 교육부는 ‘학생들은 전원 인근 대학 유사학과로 특별편입학되니 걱정할 것 없다.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이미 편입을 포기한 선배도 있어요.” 올 8월 전북 남원시에 위치한 서남대 교육대학원 졸업을 앞둔 직장인 김진수(가명·34) 씨는 말끝마다 한숨을 내쉬었다. 공대를 나와 유통업에서 일해 온 그는 서른 살이 넘어 대학원생이 됐다. 오래전부터 꿈꿔온 전기과목 고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였다. 대학원을 다니려고 2년 반 동안 회사에서 야간 근무를 자처하며 생활했다. 졸업까지 딱 두 과목만 남은 상태였다. 갑자기 학교가 폐교됐다. 졸업을 하려면 인근 학교로 특별편입학을 해야 했다. 인근에 전기 분야 교육대학원이 있는 곳은 한 곳뿐이었다. 문제는 이 대학이 편입 이전 학교에서 이수한 학점의 3분의 1만 인정한다는 것. 결국 1학년부터 다시 다니는 셈이 됐다. 김 씨는 “또 2년을 등록금과 왕복 교통비를 대며 1000만 원 넘게 써야 한다”며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전북 군산에서 충남까지 다니려면 직장도 문제다”고 말했다.○ 특별편입 지원도, 졸업도 문제 교육부 규정에 따르면 대학이 폐교될 경우 학생들은 인근 대학의 동일·유사학과로 전원 특별편입된다. 지원은 3개 대학까지 가능하고, 시험은 필기시험 없이 면접이나 학점 등 대학별 자체 심사기준에 따른다. 교육부는 “대학이 폐교되더라도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원래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으니 남는 장사 아니냐”며 폐교한 대학 편입생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서남대와 강원 동해시의 한중대 학생들은 특별편입으로 적잖은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었다. 서남대생 이모 씨는 1월 5일 원서마감이었던 특별편입 공지를 3일 전에서야 알았다. 그마저도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다 알게 된 것이었다. 이 씨는 “우편으로 부치면 혹시 늦어질까 봐 직접 해당 대학까지 달려가 원서를 냈다”며 “어떻게 학교도 정부도 일정 공지조차 제대로 안 하는지 화가 났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까지의 거리나 전공 유사성을 따져보면 편입할 만한 학교가 몇 없고, 편입하더라도 학점 인정 기준이나 커리큘럼이 달라 제때 졸업을 할 수 없는 상황 등을 우려했다. 손민석 한중대 총학생회장(간호학과)은 “우리 과만 300명이 움직여야 하는데 교육부조차 인근 간호학과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더라”며 “같은 간호학과라도 커리큘럼이나 학점 기준이 달라 예정대로 제때 졸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학비와 생활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이정학 동해시의원은 “지역 대학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주민의 자녀들이 많다 보니 편입 후 학업 잇기가 쉽지 않은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2014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대학 구조조정 국정감사 자료집에 따르면 폐교 대학의 경우 재학생의 편입률이 44%(2014년 기준)에 그쳤다.○ 편입 학생들 ‘왕따’ 당하기도 편입까지도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편입 이후는 더 문제다. 학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편입한 학교 학생들과 벌어지는 마찰과 감정싸움이다. 한중대 학생 김모 씨는 “편입할 학교 학생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입학을 반대하며 페이스북이나 학과 관련 카페에 공격과 비하성 글을 올려 상처받은 친구들이 많다”며 “싫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우리도 원해서 편입하는 게 아닌데 속상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서남대 학생 이모 씨도 “일부에서는 ‘학벌 세탁하니 좋겠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학생들 대부분 각자 형편에 맞춰 학교에 온 것이고 다니던 학교에서 졸업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편입 대상 학교 또는 학과의 위상이 높고 경쟁이 치열한 곳일수록 학생 간 갈등은 더욱 심하다. 최근 전북대 의대 학생·학부모가 서남대 의대생들의 편입을 반대하며 서울까지 상경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교수진과 교육시설은 그대로인데 편입생으로 학생수만 늘면 강의는 물론 실습에서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진다”며 “정부가 폐교 대학 학생들의 학습권만 중시하고 이들을 받아야 하는 학교의 학습권은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학령인구 급감 추세 속에 앞으로 대학 폐교가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폐교 정책 수립에서 폐교 대학 학생 및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세심하고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문상준 한중대 광고디자인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교육부의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으로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킬 수 없다”며 “어른들의 잘못으로 학생들이 애꿎은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해=임우선 imsun@donga.com / 남원=김호경 기자}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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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인상에 알바 시장 꽁꽁… 자영업자들 구인광고 9% 줄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아르바이트 채용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26일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에 따르면 이달 1∼25일 아르바이트 직원 구인 공고는 37만19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만8858건)보다 9% 줄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3%나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신규 채용을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에 일자리 안정자금(1인당 월 최대 13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신청은 저조하다. 이날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건수는 7512건으로 약 22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일자리 안정자금 수혜 대상자(236만 명)의 약 10%에 불과하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사용자가 직접 신청해야 지원받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1차 전원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제도개편 논의를 시작했다. 최저임금을 정할 때 가구 생계비를 고려하자는 안건을 두고 노동계는 찬성했지만 사용자 측 위원들은 반대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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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째 봉급 밀려 집까지 팔아… 시간강사 자리 구하러 다녀”

    22일 찾은 강원 동해시 한중대 교수회관. ‘ㄱ’자 간판이 떨어져 나가 ‘ㅛ수회관’이라고 적힌 거대한 건물에서는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적막한 긴 복도의 방문마다 적힌 이름만이 이곳의 옛 주인을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한중대에서 유일하게 마주친 교수 한 명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자신의 승용차에 연구실 짐을 담은 라면상자를 싣고 있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폐교에 교수고 직원이고 다들 길에 나앉을 형편”이라며 “재취업할 곳도 마땅치 않고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시 서남대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18일 학교에서 만난 한 교수는 “시간강사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2년 넘게 이어진 대학의 임금체불로 은행 대출은 물론이고 집까지 내다 팔았다. 가정도 깨졌다. 홀로 월세 원룸에 살고 있는 그는 “형편이 어려워 양육권 주장도 못 하고 이혼했다”면서 “지금도 양육비를 제대로 보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10년 이상 가입’ 조건 사학연금, 그림의 떡 학령인구 급감 속 대학 폐교는 피할 수 없는 한국의 ‘결정된 미래’다. 한 대학만 무너져도 수백 명의 교직원이 실직한다. 한중대와 서남대 폐교로만 총 570명의 교직원이 실직했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백, 수천 명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셈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없다. 전 한중대 행정직원 김만기(가명·52) 씨는 2015년 계속되는 임금체불을 견디다 못해 학교를 나왔다. 그는 한중대에서 9년이나 일했지만 학교를 그만둘 때에야 자신이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의 교직원은 실업급여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실직하면 퇴직금과 별도로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월 최대 180만 원씩 최대 9개월간 실업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사학연금법 적용을 받는 이들은 고용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학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해야 받을 수 있다. 전윤구 경기대 법학과 교수는 “법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학교만 세우면 학생이 모집되는 고도 성장기였고 대학의 폐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결국 김 씨는 한중대를 그만둔 후 골프장 잔디 깎는 일을 구할 때까지 8개월을 대출과 지인에게 빌린 돈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폐교 후 재산 청산도 쉽지 않아 대체 한국엔 지속 가능성도 없는 대학들이 왜 이리 많은 걸까. 교직원들은 “부실 사학을 난립하게 한 건 정부인데 정작 교육부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분개한다. 한국에 대학이 급증한 건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대학 설립 기준이 바뀌면서부터다. 그전까지 4년제 대학을 세우려면 최소 33만 m²의 학교부지와 부지 비용 외에 1200억 원 이상의 재원 등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교육부는 ‘백화점식 종합대학 일변도에서 벗어나 특성화된 대학이 필요하다’며 인가 기준을 확 낮췄다. 부실대 난립 우려가 제기됐지만 감사를 통해 사후관리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자고 나면 대학이 하나씩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학이 늘었다. 전문대도 너도나도 4년제 대학으로 전환했다. 교육부의 관리감독은 말뿐이었다. 2013년에는 사학비리를 감독해야 할 교육부 감사담당자가 오히려 서남대 설립자에게 뇌물을 요구해 수년간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후 교육부는 “비리 대학이 문제”라며 부실 대학들에 관선이사를 파견했다. 그러나 한중대 직원들은 “2004년 이후 파견된 관선이사들은 정작 경영권을 쥐고도 대학 정상화 의지가 없었고 이사회에 참석해 수당만 챙겨갔다”고 꼬집었다. 학교가 무너지면서 교직원 임금은 체불됐다. 수년간 1인당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이상 임금이 밀렸다. 전윤구 교수는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서서히 말라죽는’ 대학들이 늘게 되면 여기저기서 임금 체불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체불 임금을 받을 길은 폐교 후 대학의 재산을 청산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청산 자체가 쉽지 않고 기약도 없는 게 문제다. 우남규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구조개혁지원팀장은 “지방 대학들은 대체로 시에서 떨어진 외곽에 자리한 데다 부지나 건물 덩치가 워낙 커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재활용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게 폐교 대학 청산의 숙제”라고 말했다.동해=임우선 imsun@donga.com / 남원=김호경 기자}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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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교 도미노’ 현실화땐 사학연금도 위태

    서남대 A 교수는 폐교 다음 달인 3월부터 매달 130만 원가량의 연금을 받는다. 임금체불 기간 받은 대출금 이자를 내면 실제 손에 쥐는 건 얼마 안 되지만 다른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는 연금이 유일한 소득이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립대 교직원이 퇴직하면 기댈 곳은 사학연금뿐이다. 퇴직금(퇴직수당)과 노후 자산인 연금(퇴직급여)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현 추세대로 학생 수가 줄어 대학의 ‘폐교 도미노’가 현실화되면 사학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25일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2024년이면 사학연금 전체 수입의 16%가 줄어든다. 이 시기는 한 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50만 명 밑으로 떨어진 ‘저출산 세대’(2002년생 이후)가 4년제 대학 4학년까지 진학하는 때다. 저출산 여파로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 4년제 대학 73곳, 전문대 52곳이 존폐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대학들이 문을 닫으면 교직원 약 4만 명이 실직 위기에 놓인다. 현재 14만 명인 사립대 전체 교직원 10명 중 3명이 내던 연금액(2850억 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폐교 도미노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면 사학연금 재정이 직격탄을 맞는다. 사학연금은 사립학교 교직원과 학교법인, 정부가 매달 일정액을 내고 교직원이 퇴직하거나 사망, 재해를 입었을 때 각종 급여를 받는 구조다. 한창 연금을 부을 연령대의 교직원이 일찍 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연금 재정의 적자가 쌓이게 된다. 이미 고령화로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어난 반면에 연금을 부을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학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전망한 재정 고갈 시기는 2051년이다. 하지만 폐교 도미노로 대거 실직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전망치다. 실제 고갈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학연금공단 관계자는 “폐교 대학 교직원은 일을 더 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연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으로 노동력 손실을 막고 연금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업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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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교 도미노’에 사학연금 고갈 시기도 앞당겨질 우려

    서남대 A 교수는 폐교 다음 달인 3월부터 매달 130만 원가량의 연금을 받는다. 임금체불 기간 받은 대출금 이자를 내면 실제 손에 쥐는 건 얼마 안 되지만 다른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는 연금이 유일한 소득이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립대 교직원이 퇴직하면 기댈 곳은 사학연금뿐이다. 퇴직금(퇴직수당)과 노후 자산인 연금(퇴직급여)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현 추세대로 학생 수가 줄어 대학의 ‘폐교 도미노’가 현실화되면 사학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25일 조영대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2024년이면 사학연금 전체 수입의 16%가 줄어든다. 이 시기는 한 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50만 명 밑으로 떨어진 ‘저출산 세대’(2002년생 이후)가 4년제 대학 4학년까지 진학하는 때다. 저출산 여파로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 4년제 대학 73곳, 전문대 52곳이 존폐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대학들이 문을 닫으면 교직원 약 4만 명이 실직 위기에 놓인다. 현재 14만 명인 사립대 전체 교직원 10명 중 3명이 내던 연금액(2850억 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폐교 도미노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면 사학연금 재정이 직격탄을 맞는다. 사학연금은 사립학교 교직원과 학교법인, 정부가 매달 일정액을 내고 교직원이 퇴직하거나 사망, 재해를 입었을 때 각종 급여를 받는 구조다. 한창 연금을 부을 연령대의 교직원이 일찍 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연금 재정의 적자가 쌓이게 된다. 이미 고령화로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어난 반면에 연금을 부을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학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전망한 재정 고갈 시기는 2051년이다. 하지만 폐교 도미노로 대거 실직 사태가 빚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전망치다. 실제 고갈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학연금공단 관계자는 “폐교 대학 교직원은 일을 더 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연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으로 노동력 손실을 막고 연금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업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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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임금체불로 빚더미, 가정은 붕괴

    22일 찾은 강원 동해시 한중대 교수회관. ‘ㄱ’자 간판이 떨어져 나가 ‘ㅛ수회관’이라고 적힌 거대한 건물에서는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적막한 긴 복도의 방문마다 적힌 이름만이 이 곳의 옛 주인을 짐작케 할 뿐이었다. 한중대에서 유일하게 마주친 교수 한 명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자신의 승용차에 연구실 짐을 담은 라면상자를 싣고 있었다. 그는 “갑작스런 폐교에 교수고 직원이고 다들 길에 나앉을 형편”이라며 “재취업 할 곳도 마땅치 않고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시 서남대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18일 학교에서 만난 한 교수는 “시간 강사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2년 넘게 이어진 대학의 임금체불에 은행 대출은 물론 사채까지 끌어다 쓴 상황이었다. 가정도 파탄 났다. 홀로 월세 원룸에 살고 있는 그는 “힘없는 애비라 양육권 주장도 못하고 이혼했다”며 “지금도 양육비를 제대로 보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 실업급여도 못 받는 사립대 교직원 학령인구 급감 속 대학 폐교는 피할 수 없는 한국의 ‘결정된 미래’다. 한 대학만 무너져도 수백 명의 교직원이 실직한다. 한중대와 서남대 폐교로만 총 570명의 교직원이 실직했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백, 수천의 생계가 위태로워진 셈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없다. 전 한중대 행정직원 김만기 씨(가명·52)는 지난 2015년 계속되는 임금체불을 견디다 못해 학교를 나왔다. 그는 한중대에서 9년이나 일했지만 학교를 그만둘 때에서야 자신이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의 교직원은 실업급여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실직하면 퇴직금과 별도로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월 최대 180만 원씩 최대 9개월간 실업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사학연금법 적용을 받는 이들은 고용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학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해야 받을 수 있다. 전윤구 경기대 법학과 교수는 “법이 만들어질 때만해도 학교만 세우면 학생이 모집되는 고도성장기였고 대학의 폐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결국 김 씨는 한중대를 그만 둔 후 골프장 잔디깎는 일을 구할때까지 8개월을 대출과 지인에게 빌린 돈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 부실대 양산한 정부 실책, 교육부는 뒷짐만 대체 한국엔 지속가능성도 없는 대학들이 왜 이리 많은걸까. 교직원들은 “부실 사학을 난립시킨 건 정부인데 정작 교육부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분개한다. 한국에 대학이 급증한 건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대학설립 기준이 바뀌면서부터다. 그전까지 4년제 대학을 세우려면 최소 33만㎡의 학교부지와 부지 비용 외에 1200억 원 이상의 재원 등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백화점식 종합대학 일변도에서 벗어나 특성화된 대학이 필요하다’며 인가 기준을 확 낮췄다. 부실대 난립 우려가 제기됐지만 감사를 통해 사후관리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자고나면 대학이 하나씩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학이 늘었다. 전문대도 너도나도 4년제 대로 전환했다. 교육부의 관리감독은 말 뿐이었다. 2013년에는 사학비리를 감독해야 할 교육부 감사담당자가 오히려 서남대 설립자에게 뇌물을 요구해 수년 간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후 교육부는 “비리 대학이 문제”라며 부실 대학들에 관선이사를 파견했다. 그러나 한중대 직원들은 “2004년 이후 파견된 관선이사들은 정작 경영권을 쥐고도 대학 정상화 의지가 없었고 이사회에 참석해 수당만 챙겨갔다”고 꼬집었다. 학교가 무너지면서 교직원 임금은 체불됐다. 수년 간 1인당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이상 임금이 밀렸다. 전윤구 교수는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서서히 말라죽는’ 대학들이 늘게 되면 여기저기서 임금 체불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체불 임금을 받을 길은 폐교 후 대학의 재산을 청산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청산 자체가 쉽지 않고 기약도 없는 게 문제다. 우남규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구조개혁지원팀장은 “지방 대학들은 대체로 시에서 떨어진 외곽에 자리한데다 부지나 건물 덩치가 워낙 커 사겠단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재활용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게 폐교대학 청산의 숙제”라고 말했다. 동해=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남원=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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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문닫자 텅 비어버린 원룸촌… “대기업 떠난 것과 같아”

    30인분용 대형 밥솥에 냉기가 돌았다. 여기에 하루 대여섯 번씩 밥을 안치던 때가 있었다. 80석 규모인 홀은 학생들로 붐볐고 남편과 조리사, 주방 아줌마까지 3명이 일해도 주문이 밀렸다. 지금 주방에는 남편 혼자서 일을 한다. 불 앞에 있을 때보다 홀에 나와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18일 하루 종일 5000원짜리 짜장면 두 그릇을 팔았다. 2월 폐교를 앞둔 전북 남원시 서남대 인근 상가들은 18일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 있었다. ‘○○PC방, △△서점, ◇◇주점’ 등 빛바랜 낡은 간판이 활발히 영업했던 과거를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불 켜진 곳은 장옥자 씨(54·여) 부부가 운영하는 중국집뿐이었다. 장 씨의 고향은 남원이다. 1996년 전 재산을 들여 3층짜리 건물을 샀다. 2층은 중국집으로, 1, 3층은 원룸으로 대학생들에게 세를 놓았다. 10여 년간 몸은 고돼도 절로 웃음이 났다. 인근 상인들도 그랬다. 하지만 2010년 즈음부터 학생 수가 줄었다. 재단 비리 뉴스가 잇따랐고 급기야 폐교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부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서남대 뉴스를 검색했다. ‘폐교만은 막아 달라’고 빌었다. 지난해 12월 서남대 폐교가 확정됐다. “이젠 다 끝났죠.” 장 씨의 말에 홀에서 쉬던 남편은 깊은 한숨만 쉬었다.○ 폐허로 변해 버린 대학가 원룸촌 폐교를 앞둔 서남대와 강원 동해시 한중대 인근에는 ‘대학가’였던 흔적만 남았다. 지난해 12월 교육부 폐교 결정이 나왔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학생들이 떠났다. 끝까지 버티던 편의점도 문을 닫았다. 그런데도 아직 떠나지 못한 이들도 있다. 대개 건물을 소유한 원룸 주인들이었다. 한중대 인근의 ‘OO원룸’에 사는 학생은 더 이상 없다. 한동안 비어 있던 무보증 월세 20만 원짜리 방에는 얼마 전 동해시 항만공사에 나가는 일용직 근로자가 몇 명 들어와 있다. 지난해만 해도 월세 40만 원을 받았으나 지금은 나가지 않아 절반으로 낮췄다. 월세와 사람이 적다 보니 전기료 난방비 수도료를 빼면 오히려 손해다. 원룸 주인 정덕규 씨(74)의 수입은 정부로부터 매달 받는 100만 원의 보훈급여뿐이다. 그는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다. “월세만으로 200만 원 넘게 벌었는데 이제는 살기도 빠듯해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릴지 막막합니다.” 서남대 인근의 유일한 원룸촌인 율치마을 사정은 더 심각했다. 한때 서남대생 1000여 명이 살던 마을은 이미 폐허로 변했다. 무보증 월세 5만 원짜리 방도 찾는 사람이 없다. 헐값에 건물을 매물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았다. 방치된 원룸 곳곳은 곰팡이가 피었고 원룸 입구에는 주인 없는 우편물만 수북했다. 율치마을 박병오 통장(68)은 “예전엔 마트가 9개나 됐고 매일 밤 마을회관 앞에 포장마차가 섰는데…. 이제 하나 남은 마트도 곧 문을 닫고 민심까지 흉흉해졌다”고 말했다. ○ 마을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타격 폐교의 충격은 대학 인근에서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갔다. 경기 변동에 가장 민감한 택시기사 수입부터 줄었다. 서남대는 시내와 떨어져 있어 학생들이 자주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를 잘 이용하지 않는 노인이 많은 남원에서 서남대생들은 택시기사들에게 귀한 손님이었다. 30년간 택시 운전을 한 전재중 남원시개인택시조합장은 “예전엔 하루 10만 원도 거뜬히 벌었는데 이젠 5만 원도 못 가져간다”며 “지역 경기가 완전 바닥이다.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남원지역 택배 물량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107만 통이던 남원시의 배달 물량은 2015년 780만 통으로 급감했다. 남원시내 유흥가에는 한 건물 건너 문을 닫은 가게 골목 풍경이 쉽게 눈에 띄었다. 동해시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정학 동해시의원은 “학생 1000여 명이 빠져나가니 지역 상권이 완전히 절멸한 상태”라고 밝혔다. ○ “지역 대학은 우리에게 대기업” 남원과 동해 모두 변변한 기업이나 공장이 없다. 대학이 지역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이다. 대학 덕분에 그나마 젊은층과 외지인이 모였고 이들이 쓰는 돈이 지역경제를 돌게 했다. 학생, 교직원은 아니어도 지역주민 상당수가 대학이 간접적으로라도 생계와 연관이 있는 셈이었다. 전억찬 한중대 공립화추진 범시민대책위원장은 “다른 지역에선 관심 없겠지만 동해 주민에게 한중대는 지역문화와 교육은 물론이고 경제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이정린 서남대 정상화공동대책추진위원장 역시 “가장 큰 공장이 직원 500여 명인 남원에서 서남대는 현대나 삼성과 다름없었다. 우린 대기업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의대가 있는 서남대의 폐교로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원은 전북 장수 임실 순창, 전남 곡성 구례, 경남 산청 함양군을 아우르는 지리산권의 중심지로 도립 남원의료원이 인근에서 가장 큰 병원이다. 낙후지역이라 의사 구하기가 어려운 남원의료원으로서는 서남대 의대생은 젖줄이었다. 하지만 서남대 의대생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면 앞으로 의사 구하기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주민들은 교육부가 대학 구조조정과 비리 재단 퇴출이라는 명분 아래 지역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정상화 노력 없이 섣불리 폐교를 결정했다며 원망했다. “죄는 비리 재단이 짓고 피해는 학생, 교직원, 지역주민이 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서남대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 국회, 청와대까지 찾아갔던 이 위원장은 정부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지금 정부 방식이라면 다른 지방대와 지역도 다 죽습니다. 비리 재단을 솎아 내는 것도 좋지만 여기에 생계가 걸려 있는 사람을 봐주세요.”남원=김호경 kimhk@donga.com / 동해=임우선 기자}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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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교육청의 실험… 초등 1, 2학년 ‘놀이밥 100분, 3시 하교’ 시범 운영

    강원도교육청이 3월부터 초등 1, 2학년들에게 하루 100분의 놀이시간을 제공하면서 하교시간을 오후 1∼2시에서 오후 3시로 늦추는 일명 ‘놀이밥 100분, 3시 하교’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강원도교육청이 시도하는 이 사업은 모든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확보해주는 동시에 학교 돌봄 기능도 강화해 학부모와 정부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업무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하교 늦추고 놀이 강화에 반색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신학기부터 10여 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놀이밥 100분, 3시 하교’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교육계에서 쓰는 ‘놀이밥’이란 용어는 아이들에게 놀이가 밥처럼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도교육청은 초등 1, 2학년 학생들에게 1교시 시작 전 30분, 중간 교시 사이에 40분, 점심시간 추가 30분 등 총 100분의 놀이시간을 제공하면서 하교시간을 오후 3시로 늦출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생에게 놀이는 매우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며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면서 최근 늘어나는 학교의 돌봄기능 강화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모델을 찾다보니 나온 사업”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부모가 늘면서 초등 저학년의 빠른 하교시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방과 후 수업시수 연장으로 해결하려 하면 저학년 학생들의 피로감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상희 부위원장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싶다’며 사업 브리핑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반색하는 분위기다. 초2 자녀를 둔 학부모 박지영 씨는 “놀이밥 100분을 통해 모든 학생의 하교시간이 오후 3시로 늦춰진다면 학부모의 돌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아이들도 어린 나이부터 학업에 치이지 않고 안전한 학교 공간 안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초등 1학년 시기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마의 시기’로 통한다. 취학 전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닐 때는 대부분 오후 3∼7시경 하원하던 아이들이 초등 1학년이 되면 오후 1∼2시에 학교를 마치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맘들에게는 빠른 하교 시간이 부담이 된다. 직장맘 김현주 씨는 “학원과 방과후 수업, 돌봄교실 등 여러 수단을 활용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오후 1시면 하교하는데 우리 애만 늦게 하교하는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며 “이리저리 이동을 많이 하다 보니 아이가 지치기도 하고 툭하면 아파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자녀가 초등 1학년일 때 많은 직장맘의 휴직 또는 퇴사가 집중되는 상황이다.○ 현장 교사들 “부담 너무 커” 반발 초등 1, 2학년의 하교시간이 1, 2시간씩 늦춰지면 그만큼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현장 교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스스로 놀 줄 아는 고학년과 달리 저학년은 놀이 시간에도 ‘지도’가 필요하고,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 수업이 아닌 놀이의 형태이더라도 시간 연장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초등교사 조모 씨는 “초등 1학년은 아이 하나하나에게 손이 많이 가고 에너지 소모도 커 이미 교사들 사이에선 기피 학년”이라며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놀이밥까지 더해진다면 1학년 담임들은 쓰러지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시범사업 운영을 통해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최대한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저학년은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교육청도 안전 문제를 가장 신경 쓰고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안전요원을 붙이는 것이지만 예산상 어려워 자원봉사자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의 이 같은 시도는 다른 교육청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안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도 놀이교육의 차원에서 학교별로 중간 놀이 시간을 30분 이상 갖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호경 기자}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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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뒤 대학 폐교 도미노 온다

    “대학이 문 닫으면 우리 지역은 죽습니다.” 폐교를 앞둔 서남대와 한중대가 위치한 전북 남원시와 강원 동해시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폐교가 아직 1개월가량 남았지만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학생 대다수가 떠난 뒤라 지역 주민들은 이미 ‘폐교 이후’를 살고 있었다. 지역경제에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약 4년 뒤면 전국 곳곳에서 이런 폐교 후유증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는 2022년, 4년제 대학은 2024년부터 학생 수가 모자라 본격적인 ‘폐교 도미노’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저출산 세대’의 시작으로 분류되는 2002년생 이후 출생아들로 대학의 전 학년이 채워지는 때다. 2002년에는 처음으로 한 해 출생아 수(49만 명)가 5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24일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 연구에 따르면 대학의 모든 학년이 저출산 세대로 채워지면(전문대는 2022년, 4년제 대학은 2024년) 대학들은 존폐위기로 몰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수는 각각 138개, 189개. 대학정원과 진학자 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2022년 전문대는 43개, 2024년 4년제 대학은 73개가 필요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들은 재정의 70% 이상을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입학정원이 줄어들면 대부분의 대학은 심각한 생존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대학 정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서남대, 한중대, 대구외대 등 3개 대학에 교비 횡령, 임금 체불 등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폐교 결정을 내렸다. 올 들어서는 국내 전문대 가운데 처음으로 대구미래대가 학생이 없다며 스스로 문을 닫았다. 전윤구 경기대 법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줄 폐교’를 예상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동해=임우선 imsun@donga.com / 남원=김호경 기자}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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