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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대의원 표결로 사회적 대타협 참여 거부를 선택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추진된 양대 노총 참여의 노사정 합의는 결국 무산됐다. 올해 제1노총이 된 민노총이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민노총은 23일 온라인으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추인 여부를 묻는 대의원 투표를 실시했다. 재적 대의원 1479명 중 1311명(투표율 88.6%)이 투표에 참여해 805명(61.4%)이 반대하고 499명(38.1%)이 찬성했다. 이날 투표는 향후 민노총의 ‘방향성’을 보여 주는 표결로, 노동계를 넘어 사회적 이목이 쏠렸다. 민노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조합원 수 기준으로 제1노총으로 올라섰지만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다. 노총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위기가 커지자 올 4월 민노총은 먼저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민노총의 제안에 따라 노사정이 시작한 6자 대화에서 합의안이 도출됐지만 정작 민노총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김명환 위원장은 1일 민노총 반대파에 막혀 본부 건물에 사실상 감금당한 채 서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 추인을 위해 대의원 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노사정 합의안이 최종 부결되면서 앞으로 민노총의 대정부 노선은 ‘투쟁 일변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최종안이 부결되면 사퇴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행부 동반 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의원 결과에 따르면 향후 선거에서 ‘투쟁 선명성’을 중시하는 강경파가 집행부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투표 전 열린 토론회에서 권정일 국민건강보험노조 청년국장은 “강경 집행부 일부의 주장만 따르면 민노총이 대중조직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노조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표 결과 이 같은 목소리는 소수에 그쳤다. 민노총이 노사정 합의를 거부하면서 ‘코로나19 사회적 대타협’도 힘이 빠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합의안 서명식이 불발된 이후 “노사정이 잠정 합의한 내용을 경사노위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노사정이 3개월 넘게 ‘원포인트 대화’에 매달렸다가, 다시 경사노위에서 이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추진력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22년 만의 사회적 대화 타결이 무산된 것이 아쉽다”며 “민노총 내에서 강경파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운 산업계에 더 부담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송혜미기자 1am@donga.com변종국기자 bjk@donga.com}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박모 씨(28)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숨이 늘었다.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공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취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용설명회마저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각 기업이 학교를 찾아와 열곤 했던 채용설명회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사라져 아쉽다”고 했다. 박 씨는 최근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을 접했다. 자신이 다니는 한양대가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의 채용박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캠퍼스 채용박람회는 각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채용과 관련한 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취업준비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행사”라며 “온라인으로라도 채용박람회 개최가 검토되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채용박람회가 무기한 연기되자 취업준비생들은 취업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에 대학가에선 비대면 채용박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채용박람회 개최를 가장 먼저 결정한 건 고려대다. 고려대는 다음 달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채용마케팅 회사 한경디스코, 취업포털 캐치와 함께 ‘2020년 KU Job Fair(고려대 채용박람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국내 대학이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열기로 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고려대는 매년 9월이면 캠퍼스에서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참여해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직접 검토하고 취업상담까지 해주는 행사다. 실제 면접 기회가 주어지고 채용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선 매해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행사다. 지난해 박람회에는 삼성, LG, CJ 등 대기업을 포함해 155개 기업에서 인사 담당자와 직원들이 참여했다. 이들로부터 채용 정보를 얻기 위해 취업준비생 약 4200명이 몰렸었다. 각 대학 측에 따르면 캠퍼스 취업박람회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중요한 행사인 만큼 코로나19 확산 이후 행사 개최 여부를 묻는 학생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재진 고려대 학생처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취업박람회 개최 여부를 확인하려는 문의가 많았다. 학생들이 취업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는 것”이라며 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 달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열리는 고려대 캠퍼스 채용박람회에서는 기업별 채용설명회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직원 및 인사 담당자와의 일대다 화상상담, 채용 관련 질문을 등록하면 24시간 안에 기업 관계자가 직접 답변하는 채용상담 게시판, 기업 소개 및 홍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 홍보관 등이다. 박람회 프로그램은 모두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재학생과 졸업생은 컴퓨터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참여할 수 있다. 다음 달 24일부터 박람회가 끝나는 9월 25일까지 운영되는 참가신청 사이트를 통해 등록하면 된다. 학교 측은 다음 달 중 문자로 홈페이지 링크를 안내할 계획이다. 3일간 열렸던 오프라인 박람회와 달리 한 달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학생들은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와 성균관대, 한양대 등 다른 대학들도 온라인 캠퍼스 채용박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 트렌드가 상시채용 위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언택트 채용박람회는 코로나19 사태와 관계없이 향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 KT, LG 등 주요 대기업이 정기공채 폐지를 발표했다. 급변하고 있는 산업 환경의 흐름에 따라 적시에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원을 한꺼번에 대규모로 뽑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다른 기업들도 공채를 폐지하고 연중 수시채용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이에 맞춰 채용박람회도 상시적이고 유연하게 열릴 필요가 있는데 그러려면 언택트 방식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김준석 캐치 본부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언택트 방식의 채용박람회가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일자리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기업들에는 우수 인재와 맞닿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특별연장근로 연간 사용한도(90일)를 올 상반기에 소진한 기업도 하반기에 최장 90일간의 특별연장근로를 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장근로가 불가피해진 마스크 생산업체 등은 하반기에도 최장 90일까지 시간제한 없이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 상반기 특별연장근로 사용 한도를 채운 기업도 하반기에 최장 90일간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연장근로란 특별한 사정에 한해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는 제도다.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정해진 기간 동안 한도 없이 주52시간을 초과한 근로가 가능하다.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사유에 따라 다르다. 재난이나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인명 보호와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특별연장근로 활용 기간에 따로 제한이 없다. 이런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1년간 최장 90일까지만 쓸 수 있다. 고용부가 하반기 특별연장근로 활용 기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면서 최장 180일간의 연장근로가 가능해진 셈이다. 지난해까지 특별연장근로는 자연재해나 이에 준하는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1월 31일부터는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이나 시설 및 설비 고장,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성이 인정되는 연구개발(R&D) 등 경영상 사유로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이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대량 리콜이나 원청사의 급한 주문에 대응해야 하는 사업장, 소재·부품 등 R&D 사업장에 대해서도 주52시간을 넘는 연장근로가 가능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 속에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별연장근로 사용 가능 기간을 확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특별연장근로 인가 건수는 16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1건)에 비해 9.2배로 증가했다. 이 중 76.5%(1274건)가 방역, 마스크 및 진단키트 생산과 같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있는 연장근로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입에 차질을 빚으며 국내 대체생산을 위한 연장근로도 많았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산업현장의 애로가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사업주는 건강검진 등 근로자 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함께 이행해 달라”고 강조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박모 씨(28)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숨이 늘었다.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공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취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용설명회마저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각 기업이 학교를 찾아와 열고는 했던 채용설명회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사라져 아쉽다”고 했다. 박 씨는 최근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을 접했다. 자신이 다니는 한양대가 언택트(untact·비대면) 방식의 채용박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캠퍼스 채용박람회는 각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채용과 관련한 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취업 준비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행사”라며 “온라인으로라도 채용박람회 개최가 검토되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채용박람회가 무기한 연기되자 취업준비생들은 취업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에 대학가에선 비대면 채용박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개최를 가정 먼저 결정한 건 고려대다. 고려대는 다음달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채용마케팅 회사 한경디스코, 취업포털 캐치와 함께 ‘2020년 KU Job Fair(고려대 채용박람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국내 대학이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열기로 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고려대는 매년 9월이면 캠퍼스에서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참여해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직접 검토하고 취업상담까지 해주는 행사다. 실제 면접기회가 주어지고 채용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선 매해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행사다. 지난해 박람회에는 삼성, LG, CJ 등 대기업을 포함해 155개 기업에서 인사담당자와 직원들이 참여했다. 이들로부터 채용 정보를 얻기 위해 취업준비생 약 4200명이 몰렸었다. 각 대학 측에 따르면 캠퍼스 취업박람회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중요한 행사인 만큼 코로나19 확산 이후 행사 개최 여부를 묻는 학생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취업박람회 개최 여부를 확인하려는 문의가 많았다. 학생들이 취업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는 것”이라며 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해 개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달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열리는 고려대 캠퍼스 채용박람회에서는 기업별 채용설명회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직원 및 인사담당자와의 일대다 화상상담, 채용 관련 질문을 등록하면 24시간 안에 기업 관계자가 직접 답변하는 채용상담 게시판, 기업 소개 및 홍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 홍보관 등이다. 박람회 프로그램은 모두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재학생과 졸업생은 컴퓨터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참여할 수 있다. 다음달 24일부터 박람회가 끝나는 9월 25일까지 운영되는 참가신청 사이트를 통해 등록하면 된다. 학교 측은 다음달 중 문자로 홈페이지 링크를 안내할 계획이다. 3일간 열렸던 오프라인 박람회와 달리 한 달에 걸쳐 열리기 때문에 학생들은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와 성균관대, 한양대 등 다른 대학들도 온라인 캠퍼스 채용박람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 트렌드가 상시채용 위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언택트 채용박람회는 코로나19 사태와 관계없이 향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 KT, LG 등 주요 대기업이 정기공채 폐지를 발표했다. 급변하고 있는 산업환경의 흐름에 따라 적시에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원을 한꺼번에 대규모로 뽑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다른 기업들도 공채를 폐지하고 연중 수시채용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이에 맞춰 채용박람회도 상시적이고 유연하게 열릴 필요가 있는데 그러려면 언택트 방식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김준석 캐치 본부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언택트 방식의 채용박람회가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며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일자리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기업들에는 우수 인재와 맞닿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미기자 1am@donga.com}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A 씨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수화기 너머 쏟아지던 사장의 폭언이 생생하게 떠올라서다. 지난해 8월 퇴근 후 어린 자녀를 돌보고 있던 A 씨는 사장의 전화를 받았다. 사장은 “업무 매뉴얼을 작성해 인터넷에 올리라고 했는데 왜 안 하고 갔느냐”며 12분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부었다. A 씨는 그런 지시를 받은 기억이 없었지만 ‘갑 중의 갑’인 사장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다음 날 조용히 사직서를 냈을 뿐이다. 직장에서의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16일로 시행 1주년을 맞았지만 현장에서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개정안은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나 관계를 이용해, 업무상 용인 범위를 넘어서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했다. 10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 괴롭힘 예방과 징계 등의 내용을 취업규칙에 담도록 의무화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직장 내 ‘갑질’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고용노동부의 의뢰를 받아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가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8%가 직장 내 괴롭힘 문화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8.4%는 오히려 괴롭힘이 늘었다고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는 응답은 19.8%에 불과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증가한 이유(복수 응답)에 대해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문화’라는 응답이 53.6%로 가장 많았고 ‘신고 체계나 징계 규정 미비’라는 응답이 51.2%로 뒤를 이었다.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등의 절차를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53.5%)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법 개정 취지가 무색해진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만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괴롭힘에 대한 제재는 사업장의 자율적인 규율에 맡긴다. 법 시행부터 올 5월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진정 4066건 중 개선지도(692건), 검찰 송치(40건) 등 행정조치가 내려진 것은 18%에 불과하다. 권혁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개념을 보다 구체화하고, 사전 예방을 위한 법정 의무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또한 “괴롭힘 발생 시에는 제재 부과,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 도입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A 씨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수화기 너머 쏟아지던 사장의 폭언이 생생하게 떠올라서다. 지난해 8월 퇴근 후 어린 자녀를 돌보고 있던 A 씨는 사장의 전화를 받았다. 사장은 “업무 매뉴얼을 작성해 인터넷에 올리라고 했는데 왜 안하고 갔느냐”며 12분 간 차마 입에 담지 못한 욕을 퍼부었다. A 씨는 그런 지시를 받은 기억이 없었지만 ‘갑 중의 갑’인 사장에게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다음날 조용히 사직서를 냈을 뿐이다. 직장에서의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16일로 시행 1주년을 맞았지만 현장에서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개정안은 직장에서 우월적 지위나 관계를 이용해, 업무상 용인 범위를 넘어서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했다. 10인 이상 사업장은 직장 괴롭힘 예방과 징계 등의 내용을 취업규칙에 담도록 의무화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직장 내 ‘갑질’ 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고용노동부의 의뢰를 받아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가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8%가 직장 내 괴롭힘 문화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8.4%는 오히려 괴롭힘이 늘었다고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는 응답은 19.8%에 불과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증가한 이유(복수 응답)에 대해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문화’라는 응답이 53.6%로 가장 많았고 ‘신고 체계나 징계 규정 미비’라는 응답이 51.2%로 뒤를 이었다.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등의 절차를 운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53.5%)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법 개정 취지가 무색해진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피해자나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만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괴롭힘에 대한 제재는 사업장의 자율적인 규율에 맡긴다. 법 시행부터 올 5월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진정 4066건 중 개선지도(692건), 검찰 송치(40건) 등 행정조치가 내려진 것은 18%에 불과하다. 권혁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개념을 보다 구체화하고, 사전 예방을 위한 법정 의무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또한 “괴롭힘 발생시에는 제재 부과, 노동위원회를 통한 구제 도입 등 다양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역대 최저인 1.5% 인상(시간당 8720원)으로 의결된 2021년 최저임금은 노사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공익위원 9명이 결정했다.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이 우려되자 14일 오전 2시경 8720원의 공익위원 제시안을 내놓은 뒤 바로 의결에 나섰다. 노동계는 전원 퇴장하고, 사용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결국 공익위원들의 뜻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농구공만큼 커진” 최저임금 부담 공익위원들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가장 낮은 인상률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전에는 야구공만 했던 최저임금이 이제는 농구공만큼 커졌다”며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기업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최저임금의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유지를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대한 억제했다는 얘기다. 이번 심의에서는 최저임금의 취지와 함께 방향성 검토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권 교수는 “이제 최저임금이 중위근로자 평균임금의 6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언제까지 최저임금을 올려 저임금 근로자 복지를 시행할지에 대해 공익위원들 사이에서 논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은 당초 저소득 근로자 임금 상승을 위해 시작됐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일반기업보다 높은 인상률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영세기업의 돈으로, 저소득층 복지를 늘리는 이른바 ‘을(乙)들의 전쟁’이란 문제 제기가 계속됐다. 올해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위원과의 간담회에서도 “앞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복지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근로장려금 등 정부의 사회안전망 제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앞으로도 ‘속도 조절’ 방향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노사정 대화에도 부정적 전망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이 역대 최저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최저임금 변동 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 결정한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였다. 2001년(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듬해에는 10.9%였다. 그러나 올해 2.9%를 거쳐 내년엔 1.5%가 됐다. 한 사용자 측 관계자는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초기에 최저임금 인상을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실행 방안으로 내세운 탓이다. 이후 정책 방향이 바뀌고 코로나19 등 위기를 겪으며 최근 2년 동안에는 오히려 역대 평균 인상률(8.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급격한 변동에 최임위는 “독립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은 “공익위원 9명은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은 죽었다”며 “사측이 아닌 공익위원들이 (1.5% 인상을) 내놓은 것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삭감 내지 동결을 기대했던 경영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저임금법을 준수하고 고용유지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의 최저임금 추가 인상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청년층과 취업 대기자 등 취약층의 단기 일자리가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송혜미·박성진 기자}

역대 최저인 1.5% 인상(시간당 8720원)으로 의결된 2021년 최저임금은 노사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공익위원 9명이 결정했다.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이 우려되자 14일 오전 2시경 8720원의 공익위원 제시안을 내놓은 뒤 바로 의결에 나섰다. 노동계는 전원 퇴장하고, 사용자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결국 공익위원들의 뜻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농구공만큼 커진” 최저임금 부담 공익위원들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가장 낮은 인상률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전에는 야구공만 했던 최저임금이 이제는 농구공만큼 커졌다”며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기업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최저임금의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유지를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대한 억제했다는 얘기다. 이번 심의에서는 최저임금의 취지와 함께 방향성 검토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권 교수는 “이제 최저임금이 중위근로자 평균임금의 6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언제까지 최저임금을 올려 저임금 근로자 복지를 시행할지에 대해 공익위원들 사이에서 논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은 당초 저소득 근로자 임금 상승을 위해 시작됐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일반기업보다 높은 인상률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영세기업의 돈으로, 저소득층 복지를 늘리는 이른바 ‘을(乙)들의 전쟁’이란 문제 제기가 계속됐다.올해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위원과의 간담회에서도 “앞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복지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근로장려금 등 정부의 사회안전망 제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앞으로도 ‘속도조절’ 방향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노사정 대화에도 부정적 전망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이 역대 최저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최저임금 변동 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에 결정한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였다. 2001년(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듬해에는 10.9%였다. 그러나 올해 2.9%를 거쳐 내년엔 1.5%가 됐다. 한 사용자 측 관계자는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초기에 최저임금 인상을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실행 방안으로 내세우 탓이다. 이후 정책 방향이 바뀌고 코로나19 등 위기를 겪으며 최근 2년 동안에는 오히려 역대 평균 인상률(8.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급격한 변동에 최임위는 “독립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은 “공익위원 9명은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은 죽었다”며 “사측이 아닌 공익위원들이 (1.5% 인상을) 내놓은 것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삭감 내지 동결을 기대했던 경영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저임금법을 준수하고 고용유지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의 최저임금 추가 인상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청년층과 취업 대기자 등 취약층의 단기 일자리가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2021년 최저임금이 올해(시간당 8590원)보다 1.5% 인상된 8720원으로 결정됐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7%보다도 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제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2021년 최저임금은 8월 5일 고용노동부 장관 명의로 고시된다. 13일 오후 3시 시작된 회의는 노사 간 줄다리기 끝에 밤 12시를 넘겨 14일까지 이어졌다. 회의 초반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8620∼9110원)에 따라 사용자위원은 8620원(전년 대비 0.3% 인상), 근로자위원은 9110원(6.1% 인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공익위원이 1.5%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에 항의하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근로자위원이 전원 퇴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회의에 처음부터 불참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근로자위원이 전원 불참 또는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의 제시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16명이 투표한 결과 찬성 9표, 반대 7표로 가결됐다. 최저임금은 ‘극빈층 복지’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인 만큼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이듬해(2018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까지 올리면서 최대 인상률을 기록했다. 2019년 최저임금도 10.9% 인상이 결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렇게 2년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한 ‘반작용’ 효과로 2020년 2.9%에 이어 2021년도에는 역대 최저 인상률이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송혜미 1am@donga.com / 박재명 기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시간당 8590원)보다 1.5% 인상된 8720원으로 제시하기까지 노사는 13일부터 14일에 걸쳐 밤샘회의를 열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역대 최저 인상률이 나온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동결’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용자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했다. 향후 노동계의 극렬한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마지막 날까지 갈린 노사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1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앞서 9일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9430원(9.8% 인상), 경영계는 8500원(1.0% 삭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다. 노사 모두 최초 요구안(각각 1만 원, 8410원)에서 한발 양보했지만 여전히 이견이 컸다. 13일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도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진통이 계속됐다. 회의에 앞서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달린 최저임금의 본래 목적과 취지를 올바르게 확립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대출금과 정부지원금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기폭제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노사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며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익위원이 노사 요구안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범위를 제시하면 노사가 그 안에서 이견을 좁히라는 취지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은 8620원(0.3% 인상)∼9110원(6.1% 인상)이다. 이후 경영계는 8620원, 노동계는 9110원의 수정 요구안을 제출했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 내 최저치와 최고치다. 노사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이 노동계 요구안보다는 경영계 안에 더 가깝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사용자위원 역시 “공익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 하한액(8620원)은 최소 동결을 주장한 중소기업, 영세 소상공인의 바람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라고 했다.○ 사상 최저 인상, 사용자 손 들어준 공익위원자정까지 계속된 논의에도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은 14일 오전 1시 이후 최저임금 중재안으로 전년 대비 1.5% 인상안을 제시했다. 14일 0시를 기해 차수를 변경해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다.공익위원 중재안이 나오자 노동계는 모두 퇴장했다. 이날 회의에 4명 전원 불참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던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도 모두 협상장을 떠났다. 올해 ‘제1노총’이 된 민노총은 협상에 불참하면서 사회적 책임 방기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이번 공익위원 중재안에 대해 “최저임금제에 대한 사망선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노총 측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런 결과가 나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은 2.7%,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10년엔 2.8% 인상이 이뤄졌다. 그때 당시보다도 40% 이상 인상률이 줄어든 것이다. 박재명 jmpark@donga.com / 세종=송혜미 기자}

2021년 최저임금이 올해(시간당 8590원)보다 1.5% 인상된 8720원으로 결정됐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7%보다도 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제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2021년 최저임금은 8월 5일 고용노동부 장관 명의로 고시된다. 13일 오후 3시 시작된 회의는 노사간 줄다리기 끝에 자정을 넘겨 14일까지 이어졌다. 회의 초반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8620원~9110원)에 따라 사용자위원은 8620원(전년 대비 0.3% 인상), 근로자위원은 9110원(6.1% 인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측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공익위원이 1.5%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에 항의하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사용자위원이 전원 사퇴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회의에 처음부터 불참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근로자위원이 전원 불참 또는 사퇴한 가운데 공익위원이 제시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16명이 투표한 결과 찬성 9표 반대 7표로 가결됐다. 최저임금은 ‘극빈층 복지’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인 만큼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이듬해(2018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까지 올리면서 최대 인상률을 기록했다. 2019년 최저임금도 10.9% 인상이 결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렇게 2년 연속 큰 폭으로 증가한 ‘반작용’ 효과로 2020년 2.9%에 이어 2021년도에는 역대 최저 인상률이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당수 기업은 물론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종=송혜미기자 1am@donga.com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경북지방경찰청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의 ‘팀닥터’로 불렸던 운동처방사 안모 씨(45)를 폭행 및 불법 의료행위 등의 혐의로 10일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대구의 한 원룸에서 그를 붙잡은 뒤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안 씨는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것 외에도 금품 횡령 혐의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최 선수 폭력 사태가 불거진 후 10여 일 동안 자택이나 이전의 근무지에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안 씨가 잠적했다는 얘기가 도는 등 신병을 신속하게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안 씨는 운동처방사 2급 자격증만 있으며 경북 경산시 한 의원의 물리치료실에서 근무하다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인 장윤정의 소개로 창단 이듬해 ‘팀닥터’ 신분으로 합류했다. 안 씨는 의료인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경주시의 정식 급여를 받을 수 없었다. 마사지나 물리치료 등의 명목 아래 선수들에게서 매월 수십만 원씩 수당 형태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안 씨의 행위가 무면허 치료에 해당한다고 보고 집중 조사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서 수당을 어떻게 받아 챙겼는지도 면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10일 최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주시 체육회를 대상으로 노동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고용부는 31일까지 체육회 내에서 최 선수를 대상으로 한 폭언이나 폭행,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이 있었는지 조사한다. 체육회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최 선수가 경주시 체육회와 맺은 근로계약서에 최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주=장영훈 jang@donga.com / 송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월부터 급속히 늘자 국내 기업들은 ‘강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공지하는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나 이렇게 (집에서) 일해요’를 알리는 ‘재택근무 인증 샷’이 넘쳐났다. 지난해 1∼5월 정부에 재택근무 지원금을 신청한 인원은 84명. 올해는 같은 기간 1만9556명으로 늘었다. 더 이상 재택근무가 낯선 근무 형태가 아니게 된 것이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재택근무에 임원부터 신입 직원까지 모두 당황했다. 재택근무를 경험해 본 직장인들의 ‘후기’를 들어 봤다.○ “재택근무 만족한다” 20대 100% vs 50대 50%처음으로 재택근무의 ‘맛’을 본 직장인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개인에 따라 생각이 많이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만족도가 높았다. 젊은 직장인일수록 더 만족한다는 경향성이 뚜렷하다. 외국계 소프트웨어 솔루션업체인 SAP코리아는 최근 임직원 371명을 대상으로 2주 동안의 재택근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대의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100%가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50대 남성 직원들의 만족도는 54.5%에 그쳤다. SAP코리아 임직원 전체의 재택근무 만족도가 89.5%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령에 따라 만족도가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정보기술(IT) 기업인 인프라웨어에서 정보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30대 백송희 씨는 “개인적으로 재택근무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8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월 말부터 전체 직원의 50%가 재택근무를 했다. 지금은 ‘업무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재택근무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월 4회 재택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재택근무 우수기업으로 꼽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업장을 직접 찾아보기도 했다. 백 씨는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한 번도 재택근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금은 너무 만족스럽다”며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에 큰 불편함은 없다고 한다. 백 씨는 “회사에서는 일을 하다가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어떤 직원을 직접 찾아가던 것이 지금은 전화나 화상회의로 대체하는 정도”라며 “만약 회사 업무에 차질이 있었다면 회사가 지금처럼 추가 재택근무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간부 사원들 사이에선 조직관리, 팀워크 등을 고려할 때 재택근무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3월 한 달 동안 재택근무를 했던 IT 대기업 임원 A 씨는 “함께 하는 공동업무를 추진할 때는 재택근무의 허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제 코로나19에 따른 강제 재택근무 실험은 마무리 단계지만 재택근무의 필요성에 대해선 여전히 ‘시각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업무 효율은 이구동성 “의외로 높다”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성과다.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일할 때 업무 효율은 어떻게 될까.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낫다”는 반응이 예상외로 많았다. 올해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재택근무를 했던 SK텔레콤 이태훈 매니저는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집에서 할 때가 집중도가 20% 정도 더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이 매니저는 지금도 주 1, 2회 집에서 업무를 본다. 그는 “출근하면 얼굴을 마주하게 되니 내 업무가 아니라도 갑자기 떨어지는 일이 있다”며 “집에 있으면 온전히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입사 이후 SAP코리아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주인애 씨는 직장인이 되자마자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주 씨는 “다른 부서 직원들을 거의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하는 게 어렵다”면서도 “전화와 화상회의 등을 활용한 업무에 익숙해지니 업무 효율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재택근무의 효율이 사무실 근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에는 ‘관리자 이상’ 직급도 동의한다. SAP코리아 사내 조사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50%대 수준으로 가장 낮았던 50대 남성들도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해선 거의 대부분이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선 적어도 10년 이상 걸렸을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코로나19 사태로 불과 3, 4개월 만에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무에 대한 기업의 인식과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얘기다.○ ‘재택근무=프리랜서’ 아니다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프리랜서가 아닌 만큼 그날 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 계획을 세우고, 이를 회사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이 매니저는 재택근무를 할 때면 반드시 출근 복장으로 갈아입는다. 그는 “복장 규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편한 옷을 입으면 업무에 집중이 잘 안된다”며 “집에서도 스스로 업무와 휴식의 구분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초보 재택근무자가 흔히 하는 실수가 일과 업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전 시간을 허비하는 통에 점심을 거른다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재택야근’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선 미리 계획표를 만들고 이를 회사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IT 업체가 정리한 ‘재택근무 준수사항’에는 △출퇴근 시간 지키기 △재택근무 일정 사전 공유 △빠른 피드백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상태 유지 등이 포함돼 있다. IT 업계 종사자 B 씨는 “재택근무 때 조직 내부와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으면 업무보다 의사소통에 더 신경을 쏟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그럴 때면 차라리 출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오용석 SAP코리아 기업문화총괄 파트너는 “재택근무를 할 때는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부서와 공유하고 성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복지 차원이 아닌 성과 창출을 위한 ‘플러스알파’가 돼야 재택근무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송혜미 기자}
정부가 보험설계사와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법률 개정안을 8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리운전기사 등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8일 고용노동부는 특고의 고용보험 적용 등을 위해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엔 고용보험이 당연히 적용되는 대상에 특고를 포함하는 특례가 신설됐다. 정부는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특고 대상 직종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방침이다. 현재 산재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14개를 우선적으로 포함하기로 했다. 신용카드 모집인과 학습지 교사, 건설기계 조종사, 퀵서비스 기사, 택배기사, 골프경기장 보조원 등이 해당한다. 정부는 14개 직종 종사자를 약 77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고 전체 규모는 약 250만 명에 이른다. 2018년 11월 특고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예술인 관련 부분만 올해 5월 통과됐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이 국회를 통과하면 특고와 노무계약을 체결한 사업주는 특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과 상실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특고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구체적인 보험료율은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특고는 비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임금근로자와 달리 일정액 이상의 소득액 감소로 이직할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직일 전 24개월 중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고, 자발적 이직과 같은 수급자격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실업급여를 받는다. 정부는 법제심사 등을 거쳐 9월경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3건에 대한 비준안이 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핵심 협약은 ILO가 채택한 기본적 노동권 보장과 관련한 국제규범으로 전체 190개 협약 중 8개가 해당한다. 경영계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ILO 핵심 협약들이 충분한 논의 없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반발했다. 정부는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ILO 핵심 협약 29, 87, 98호 비준안을 심의 의결했다. 29호는 의무노동에 관한 협약이고 87호는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호, 98호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원칙 적용에 관한 것이다. 1991년 ILO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핵심 협약 8개 중 4개를 아직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에 비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3개 외에 나머지 핵심 협약 하나는 105호로 강제노동과 관련한 것이다. 정부는 105호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후 비준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 정부는 3개 협약에 대한 비준 방침을 밝히고 같은 해 10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야당 반대에 막혔고 20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정부는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서는 협약 내용과 충돌하는 국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노동조합법과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 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해고자와 실직자의 노조 가입이 허용되고 퇴직 교원과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핵심 협약 3건에 대한 비준안을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달 안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의결을 거쳐 비준서가 ILO에 기탁되면 이때로부터 1년 뒤에 협약의 효력이 발생한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핵심 협약을 비준하지 않으면 유럽연합(EU)과의 교역 확대가 유보되고 다양한 비무역적 조치를 통한 EU 측의 압박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노동권 보호 미흡에 따른 불이익 조치도 이뤄지고 있어 가급적 올해 안에는 비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ILO 핵심 협약 비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노동조합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위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경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업이 부담을 느끼는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경총은 그동안 정부가 ILO 협약 비준을 위해 추진 중인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경영계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왔다. 경총 관계자는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시 사용자 처벌 규정 삭제, 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 등 노사관계를 공평하게 바로잡을 수 있게 하는 법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앞으로 정부가 인증한 가사 서비스 기관을 통해 취업한 가사 도우미는 주휴수당과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사 서비스 이용자 역시 불량 서비스에 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사 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정부는 가사 서비스 기관을 인증하게 된다. 정부 인증 기관은 가사 도우미와 근로계약을 체결해 노동관계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가사 도우미도 주휴수당과 퇴직급여, 연차휴가 등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가사 서비스 인증 기관과 이용자는 공식적인 서비스 이용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고용부는 서비스의 종류, 시간, 요금 등을 담은 표준이용계약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간 가사 도우미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가사 도우미 채용이 주로 사설 직업소개소나 지인 소개로 이뤄져 서비스 품질도 천차만별이었다. 정부는 가사 서비스 품질 관리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5년 내에 정부 인증 기관이 30~50% 정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기존처럼 직업소개소 등을 통한 가사 도우미 채용은 계속 가능하다. 이 경우 가사 도우미는 근로자 지위를 얻지 못한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든 근로자에게 6월 말까지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액수를 상향 지원하기로 했던 정책이 12월까지 연장된다.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은 전일제 노동자가 가족 돌봄 등을 위해 주 40시간인 소정 근로시간을 15∼35시간으로 줄이면 정부가 임금 감소분 보전금, 인건비 보조금 등을 최장 1년 동안 지급하는 제도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지급액을 높인 조치가 연말까지 이어진다. 앞서 3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자 정부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지급 수준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근로시간을 주 15∼25시간으로 줄인 근로자라면 임금 감소 보전금으로 월 최대 60만 원을 받는다. 기존엔 월 4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근로시간을 주 25∼35시간으로 단축한 경우 지원금은 월 최대 40만 원(기존 24만 원)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업주 역시 연말까지 인건비 보조금을 상향 조정된 금액으로 받을 수 있다. 대체인력을 채용한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지원 한도는 중소기업의 경우 근로자 1인당 60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올랐다. 간접 노무비는 2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상향됐다.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도 완화됐다. 이전까지 사업주가 장려금을 받으려면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등에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도입해야 했다. 앞으로는 근로자와 개별 근로계약을 맺어 근로시간을 단축해도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6월에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을 받은 근로자는 6192명이다. 올 1∼3월에는 월평균 1781명이던 것이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내년부터는 30∼299인 사업장 근로자도 본인 건강 문제나 가족 돌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최대 3년까지 근로시간을 15시간까지 줄일 수 있게 된다. 학업을 이유로 한 근로시간 단축도 최대 1년까지 가능하다. 올해까지는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 근로자만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었다. 2022년부터는 1인 이상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다. 근로시간 단축제도 적용 대상 기업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통해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취업규칙 등에 제도가 명문화돼 있지 않아도 사유에 해당하는 근로자라면 법률을 근거로 사업주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업주는 사업 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근로시간 단축제도 도입 대상인 300인 이상 기업 2978곳 중 절반(1492개소)만이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통해 이를 도입했다. 정부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 등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제도 도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2017년 충북에서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지역 제조업 공장에 취업한 오모 씨(21·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권고사직을 당했다. 곧장 새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이미 아르바이트 채용공고조차 씨가 마른 뒤였다. 한 달간 취업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던 오 씨는 결국 그나마 일자리가 있을 것 같은 곳을 찾아 인천의 친척집에 머물기로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도권의 한 제조업 공장에서 계약직 자리를 구했다. 오 씨는 “일자리를 구하러 갑자기 낯선 도시에서 지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고향 일자리 사정이 좋아지면 바로 돌아가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 몰라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오 씨처럼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포스트 코로나19와 지역의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올 3,4월 수도권으로 순유입한 인구는 2만75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2800명)보다 2.1배로, 2018년(9400명)과 비교하면 2.9배로 늘었다. 올 1,2월 수도권으로의 순유입 인구(2만8200명)는 지난해(2만6100명)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상 수도권으로 향하는 인구는 연초에 입학과 취업 등으로 늘다가 3월 들어 줄어든다. 하지만 올해는 3월에도 1,2월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고용사정이 악화되는 가운데 특히 비수도권이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대량 실업이 발생하자 일거리를 찾는 인구가 수도권으로 급격히 몰렸다. 특히 올 3,4월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 중 75.5%(2만700명)는 20대였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대거 고향을 등진 셈이다. 20대는 2018년 같은 기간 1만3000명, 지난해 1만3700명이 수도권으로 유입됐다. 고향인 부산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20대 남성 박모 씨도 그 중 하나다. 전부터 많지 않았던 부산 지역 일자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박 씨는 결국 서울행 기차표를 끊고 고시원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생활비가 부담스럽지만 취업문이 아예 닫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채용공고뿐만 아니라 취업 스터디도 대부분 서울과 경기에 몰려있다”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그나마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호 한국고용정부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인구이동이 확대되고, 지방소멸 위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도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4일 개최하려던 ‘전국노동자대회’ 일정을 2일 전격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서울시가 민노총에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지 약 9시간 만이다. 전날 노사정 대타협 파기 등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민노총은 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전국에서 5만 명가량이 모일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집회 취소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민노총의 별다른 조치가 없자 집회를 금지했다. 집회를 강행할 경우 주최자와 참여자를 고발하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치료·방역비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도 밝혔다. 민노총은 2일 내부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고 집회 연기를 결정했다. 다만 “코로나19 시기 집회시위에 대한 기준이 보편타당하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항의하고 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앞서 “1일 예정됐던 노사정 협약식이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했다”며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 민주노총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송혜미 1am@donga.com·이지훈·강승현 기자}

22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이 사실상 무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렵사리 합의안까지 나왔지만 서명 직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불참한 탓이다. 1일 오전 10시 반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 협약식은 시작을 약 15분 앞두고 취소됐다. 합의안에 직접 서명할 예정이던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물리력을 동원한 일부 강경 조합원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이면서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민노총 일부 조합원은 ‘해고 금지’를 명문화하지 않는 등 요구 사안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합의는 아직 유효하다”며 민노총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노총 내부의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협약식이 다시 열리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면 오히려 노사정 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가입 조합원 규모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이 된 민노총이 각계에서 바라는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번 사회적 대화는 최종 무산됐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민노총에 대한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한 민노총을 고려해 별도의 대화 테이블까지 마련했지만, 민노총이 스스로 걷어찼다는 불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노사정 합의는 코로나19 쇼크 극복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며 “민노총이 계속 강경 노선으로만 치닫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송혜미 1am@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