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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가 10일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에 대한 감시 강화 등 국제사회 대북제재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도 식량 지원에 나서는 정부와 빈틈없는 제재 공조에 집중하려는 미국 사이에 온도 차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당시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4차 대면회의에서 “유럽 선진국을 다니면서 북한의 사이버 해킹 공동 대응 강화를 촉구하고 북한의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에 대해서도 감시 등 관련 활동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의에서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미국은 “한국의 지원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비쳤다는 전언이다. 비건 대표는 정부의 식량 지원 추진에 부정적인 반응이나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건 대표가 식량 지원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하면서 제재 공조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북한 화물선 압류에 들어간 미국의 강경 기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화파인 비건 대표가 한국 정부 앞에서 직접 제재를 강조할 만큼 북한의 연쇄 미사일 도발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류가 냉랭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인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국에 대해 대북제재 이행 공조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노딜 직후 해상에 대한 불법 환적 단속 등 대북제재 이행 강화를 주도해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볼턴 보좌관의 방한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해 열려 있는 상황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사진)이 다음 달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섀너핸 대행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 방문은 올해 1월부터 국방장관 대행 역할을 맡은 이후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섀너핸 대행은 이달 31일∼다음 달 2일 싱가포르에서 세계 각국 국방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과 회담을 한 뒤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섀너핸 대행의 이번 방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가운데 한미일 3개국 연대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다음달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섀너핸 대행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 방문은 올해 1월부터 국방장관 대행 역할을 맡은 이후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섀너핸 대행은 이달 31일~다음달 2일 싱가포르에서 세계 각국 국방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과 회담을 한 뒤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섀너핸 대행의 이번 방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가운데 한미일 3개국 연대를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셰너핸 대행을 새 국방장관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과 일본이 10일 북한이 전날 쏜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닷새 만에 재개한 미사일 도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한 것.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날도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평가를 고수했다.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북한 도발을 축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군은 4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발사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미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간)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북한이 여러 발(multiple)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300km 이상을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방위상 역시 10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 제재 결의를 명백히 위배한 것으로 진정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도발 다음 날인 10일에도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며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은)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변인 발표나 브리핑 등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 기준”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 논평을 공식 입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내부적으로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고, 한국 군사 당국과도 이를 공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과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도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탄도미사일일 경우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남북이 함께 기존 무기체계를 발달시키기 위한 시험 발사나 훈련 등은 계속 해오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152mm 신형 자주포 사진 등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신형 무기체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4일 발사 때와 달리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사용해 한미 감시자산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발사 고도를 더 낮춰 요격 회피 능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보위원회 간사 이은재 의원은 “발사 장소를 신오리라고 했다가 60km 떨어진 구성으로 바꾼 것은 (발사) 위치 파악이 틀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북한이 9일 쏜 미사일 2발은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외형상 같은 무기로 확인됐다. 북한이 발사 이튿날인 5일과 10일 각각 공개한 미사일 사진을 겹쳐 보면 정확히 일치할 정도다. 하지만 미사일의 비행 정점고도는 닷새 전보다 20km가량 낮아졌다. 그만큼 한미의 요격 체계를 쉽게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발사대도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 바뀌어 산속으로 모습을 감춰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기습 타격 능력을 끌어올려 한층 위협적으로 변모한 것이다. 군사적 긴장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한국을 볼모로 미국이 ‘일괄타결식 비핵화’ 원칙에서 양보하라는 엄포로 풀이된다. 10일 군 당국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2발의 비행 정점고도를 50여 km에서 40여 km로 수정했다. 4일엔 60여 km였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한반도에 배치된 한미 미사일 요격체계의 요격 가능 고도 밑으로 비행하도록 닷새 만에 비행 기술을 빠르게 개선했다는 뜻이다. 사드의 요격 고도는 미사일 하강 고도를 기준으로 40∼150km인데 막아야 할 미사일의 정점고도가 40여 km에 불과하면 하강 단계에선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20∼30km 고도에서 요격을 시도하는 패트리엇 미사일 역시 ‘북한판 이스칸데르’처럼 낮게 날아오는 미사일의 경우 요격을 준비하고 실행할 ‘전투시간’이 매우 짧아져 요격이 어려워진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발사 사진을 분석해 보면 저각 발사를 통해 정점고도를 최대한 낮추는 등 러시아 이스칸데르를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험 발사에서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만 해도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번 시험 발사를 ‘장거리타격수단 화력훈련’이라고 표현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4일 발사 이튿날 ‘전술유도무기’라고 지칭한 것과 달라진 것. 이는 북한이 실전에서 한국을 타격하거나 미군 증원 전력의 한반도 투입을 막기 위해 개발한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사거리가 가장 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2014년 8월 시험 발사한 기존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 ‘KN-02’(일명 독사) 개량형은 최대 사거리가 200여 km였다.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정확한 최대 사거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이스칸데르(내수형)를 그대로 모방했다면 500k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궤도형’ 이동식발사대도 눈길을 끌었다. 4일 훈련 당시엔 바퀴가 달린 일반 차륜형 발사대로 발사했는데 이번엔 산지 등 험지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궤도형 발사대를 들고나온 것.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칭)께서 화력타격을 위한 기동전개와 화력습격을 보시고 만족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기동전개’란 용어를 쓴 건 기동성이 배가된 발사 차량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연료를 미리 주입해놓을 수 있는 고체연료 미사일이어서 연료 주입 과정에서 한미 연합 자산에 사전 포착되지 않고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여기에 산지 외진 지역에 숨겨놓기 좋은 궤도형 차량까지 이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발사 사실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궤도형 발사대를 동원한다는 건 한미가 앞으로 감시해야 할 지역이 대폭 넓어진다는 것으로 북한 내 이상 동향 감시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9일 화력훈련을 참관한 뒤 “나라의 진정한 평화와 안전은 자주권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물리적 힘에 의해서만 담보된다”며 “어떤 불의의 사태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현재 추가 도발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발언으로 볼 때 ‘자주권 수호’를 명분으로 조만간 또 기습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동해에서 서부 내륙으로 이동하고, 사거리도 조금씩 늘리는 이른바 ‘살라미 군사 도발’을 통해 미국에 태도를 바꾸라는 신호를 계속 보낼 것”이라고 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발사 장면 사진들을 공개하자 군 안팎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날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쐈다”고만 공지했다. 그런데 북한 매체가 하루 지나 공개한 사진엔 단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은 물론이고 152mm 신형 자주포, 240mm 방사포들이 화염을 내뿜으며 포탄을 쏘는 장면이 담겼기 때문이다. 특히 152mm 신형 자주포가 발사되는 모습은 이날 처음 공개됐다. 곧장 “군 당국이 상황 축소를 넘어 은폐하려 한 것”이란 의혹이 일었다. 그러자 군 당국은 10일 브리핑에서 “미사일 발사 상황이 끝난 후 인근 지역에서 포 사격이 시작됐다. 10여 발 발사했다”면서도 “미사일 발사와 시간 차이가 있고 쏜 방향도 달라 추가로 알리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포 사격 또한 미사일이 발사된 평북 구성 지역의 한 전차시험장에서 진행됐다. 미사일이 발사된 지역이 구성 내 어디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비슷한 지역에서 화력 시위를 했던 것. 그럼에도 군 당국은 “발사 방향 등이 달랐다”는 전례가 없는 이유를 들어 추가 공지를 생략했다. 군 당국은 2016년 3월 북한이 300mm 방사포를 발사했을 당시 “6발을 쐈다”고 공지하는 등 북한의 주요 포(砲) 도발에 대해선 공지해왔다. 이런 까닭에 9일 발사체 사거리가 400km를 넘어가면서 미사일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포를 추가 발사한 사실은 알리지 않는 방법으로 군사적 긴장 상황을 축소하려 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이 아예 포 사격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추가 발사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포 사격이어서 통상적인 훈련 수준으로 판단해 추가 공지하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일을 크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이번 발사가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냐’는 질문에 “군사합의문에 이런(미사일 등 발사체 발사를 금지한) 조항이 없어 위반으로 보기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다만 긴장 완화라는 합의 취지에는 어긋난다”고 답했다. 군사합의문에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먼저 저자세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왜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이 9일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대해 미사일이라면서도 미 국방부와 달리 미사일의 한 종류인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일까. 군은 “아직 분석 중”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의 압도적인 위력을 그 이유로 보고 있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전반 및 상승 단계 일부 구간에서 엔진이 작동한 뒤 꺼진다. 그 뒤로는 관성으로 정점까지 도달한 뒤 목표물을 향해 자유 낙하한다. 포물선 궤적을 그리지만 최신 탄도미사일은 하강 시 ‘변화구’ 형태의 복잡한 궤도를 그리기도 한다. 목표물을 타격할 때까지 엔진이 작동하며 비행기처럼 수평으로 날아가는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과 구분되는 점이다. 탄도미사일은 높게는 대기권 밖 수천 k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자유 낙하하는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준으로 하강 속도가 마하 20을 넘어선다. 최고 속도가 마하 1을 넘지 않는 순항미사일과 확연히 구분된다. 그만큼 파괴력이 크다. 속도가 빠르고 비행 고도 및 속도가 계속 바뀌는 탓에 요격도 장담할 수 없다.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쏘면 한 지역을 통째로 날려 버리는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과 일본이 10일 북한이 전날 쏜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닷새 만에 재개한 미사일 도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한 것.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날도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평가를 고수했다.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의도적으로 북한 도발을 축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미 국방부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북한이 여러 발(multiple)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300㎞ 이상을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4일 북한이 1년 5개월 만에 재개한 미사일 발사에 직접 대응을 자제했던 미국이 북한이 재차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 역시 10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 제재 결의를 명백히 위배한 것으로 진정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도발 다음날인 10일에도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며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은)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변인 발표나 브리핑 등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 기준”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보낸 e이메일 논평을 공식 입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미 국방부가 내부적으로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고, 한국 군사당국과도 이를 공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과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도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탄도미사일일 경우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남북이 함께 기존 무기 체계 발달시키기 위한 시험 발사나 훈련 등은 계속 해오고 있기 때문에 남북간 군사합의 위반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이은재 의원은 이날 국가정보원 보고를 받은 뒤 “군이 9일 미사일 발사 1분전에야 발사 사실을 파악했다”며 “발사 장소를 신오리라고 했다가 50㎞ 떨어진 구성으로 바꾼 것은 (발사) 위치를 틀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은 북한이 9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미사일이 닷새 전에 쏴 올린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같은 기종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고도와 비행거리, 속도 등이 매우 유사해 다른 기종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 군 안팎에선 북한이 남북 대화, 북-미 비핵화 협상 와중에도 총력을 기울여 개발한 신형 미사일의 실전 능력을 전격적으로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실전 발사 가능성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미사일 2발은 북한 내륙을 거의 일직선으로 가로질러 동해상에 낙하했다. 각각 420여 km, 270여 km를 날아갔다. 4일 원산 북쪽 호도반도에서 발사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를 복제한 단거리미사일(비행거리 240여 km)보다 30∼180km를 더 날아간 것이다. 러시아 이스칸데르의 최대 사거리는 수출형이 약 280km, 내수형이 약 500km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4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사거리를 대폭 늘려 추가로 발사했을 개연성이 제기되는 대목. 이날 발사된 단거리미사일의 비행고도(50여 km)는 4일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고도(20∼40여 km)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러시아 이스칸데르도 400여 km를 날아갈 때 비행고도가 60km 정도 나온다”며 “북한이 4일 발사에 이어 사거리와 고도를 치밀하게 조정하는 추진체 기술을 과시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요격미사일의 대응을 피해 정점고도를 낮추면서 사거리를 최대한 늘려 평양 이북에서 쏴도 한국의 요격망을 뚫고 서울과 충남 계룡대 등 남한의 상당 지역을 재래식이나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주로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던 평북 구성에서 스커드와 같은 구형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은 낮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호도반도에서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실전 발사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8일에 호도반도의 단거리미사일 발사를 공개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그 당위성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2017년과 도발 수법·양상 흡사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은 2017년 도발 때와 수법과 양상이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에도 북한은 단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그 실체와 우리 정부의 파장 축소 논란을 틈타 후속 도발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2017년 8월 26일 동해로 단거리발사체 3발을 발사하자 그 실체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다. 당시 청와대는 낮은 고도(40∼50km)와 짧은 비행거리(250km 미만)를 근거로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가 며칠 뒤 군과 미 태평양사령부가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정정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청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면서 대화를 강조하며 북한의 ‘선의’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사흘 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평양 인근 순안비행장에서 전격 발사해 위협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군 당국자는 “당시도 지금처럼 정부는 북한의 단거리발사체가 ICBM 도발은 아니라며 ‘로키’로 대응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며 “이번엔 미국 정부까지 관망세를 보이자 북한이 2년 전처럼 기습 도발로 비핵화 협상판을 유리하게 흔들고, 간 보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사태를 최대한 ‘로키’로 관리하길 원하지만 북한은 이를 역이용해 허를 찔렀다”며 “현 상황이 2년 전 도발 양상과 흡사해 한미 군 당국이 긴장 속에 북한을 겹겹이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9일 또다시 단거리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단거리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닷새 만이다. 정부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대북 식량 지원을 논의하려는 과정에서 거듭 도발에 나선 것. 식량 지원은 물론이고 비핵화 논의에도 한동안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경에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이 동쪽으로 각각 발사됐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쏴 올려진 미사일은 50여 km 고도로 비행하며 북한 내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동해상에 낙하했다. 비행거리는 각각 420여 km와 270여 km로 파악됐다고 군은 밝혔다. 남쪽을 향해 쐈다면 서울은 물론이고 각 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한 거리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4일 발사된 것과 동일한 기종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비행고도와 속도, 사거리 등을 볼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4일 원산 북쪽 호도반도에서 쏜 것과 같은 미사일을 재발사한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를 개량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성능을 또다시 시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4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탄도미사일’이었다는 분석을 일본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9일 보도했다. 평안북도 구성은 북한이 2017년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등 신형 미사일을 주로 발사한 곳이다. 인근에는 한국 전역이 사정권인 스커드-ER와 주일미군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 배치된 신오리 기지가 있다. 군 당국은 9일 오후 4시 46분경 미사일 발사 장소를 평안북도 신오리로 발표했다가 2시간이 지난 뒤 구성 일대로 정정했다. 군 관계자는 “두 번째 발사 이후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 위치가 파악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도발 3시간여 후 논평을 내고 “북한이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4일에 이어 이날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개최하지 않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한상준 기자}

북한이 9일 또다시 발사체를 발사하며 도발에 나섰다. 탄도미사일 여부를 두고 논란을 일으킨 단거리 발사체를 쏜 지 5일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4시 반경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불상의 발사체를 동쪽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신오리는 북한이 주일미군 기지를 비롯한 일본 공격용으로 개발 중인 노동 및 스커드-ER 등 준중거리탄도미사일 기지가 있는 곳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밀착 감시 중인 곳이다. 이 때문에 미사일을 발사했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아직 발사체 실체에 대해 분석 중”이라며 “발사 초기인 만큼 탄도미사일 여부를 당장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8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외무성 대변인의 기자회견 형식으로 4일 진행한 발사체 발사에 대해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이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 일부 나라들이 다른 다른 국가들을 겨냥해 진행하는 전쟁연습과는 명백히 다르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7일 북한이 4일 발사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특정하기 어렵고, 발사 상황 역시 도발로 보기 어렵다며 그 근거를 국방부 보고를 토대로 조목조목 제시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북 관계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끈을 이어두기 위한 방어 논리치고는 빈약하거나 자기모순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안 위원장에 따르면 국방부는 탄도미사일로 단정하기 어려운 근거로 우선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비행 사거리가 240여 km로 짧았다는 것을 제시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 등 국제사회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최대 사거리 1000km 이하인 미사일로 규정한다. 하지만 국방부는 2017년 1월 기자단에 제공한 북한 미사일 설명 자료에서 최대 사거리 300km 이하는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CRBM)’로 구분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2014년 8월 시험 발사한 KN-02 개량형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200km지만 군 당국은 이를 탄도미사일로 분류하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러시아 이스칸데르를 그대로 모방했을 경우 최대 사거리가 500km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4일 기록한 비행 거리를 곧 최대 사거리로 평가하는 것 역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안 위원장 보고를 통해 이번 발사체의 비행 정점고도가 20∼60여 km로 낮았던 점도 미사일이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했다. 최대 사거리가 300km인 스커드-B 탄도미사일은 고도가 100km 안팎까지 올라가는데, 이에 비해 고도가 너무 낮다는 것. 이번 발사체는 하강 시 일부 구간에서 수평비행 형태를 보이는 등 탄도미사일이 통상 포물선 궤적을 그리는 것과 달리 비행 궤적이 복잡했던 것도 근거였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최신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사드 등 요격 체계를 회피하는 기술을 더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최저 요격 고도에서 벗어나도록 비행 고도를 최대한 낮추고 하강 시 비행 궤적은 경로를 예측할 수 없도록 설계하는 변형 탄도미사일이 최근 추세인데 군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이 도발이 아닌 훈련이라며 제시한 근거에도 허점이 많았다. 안 위원장은 “(북한은 4일) 아침 9시에 개방된 장소에서 훈련했다”며 “도발이었다면 예전처럼 새벽에 미상의 장소에서 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2017년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오전 9시 40분에 쏘는 등 릴레이 도발을 한 2016년과 2017년 아침은 물론 새벽, 밤낮 구별 없이 도발했다. 한편 국방부는 여야 의원들을 찾아 중간 분석 결과에 대해 보고한 것과 달리 이날 공식 브리핑에선 “정밀분석 중이다”라는 답만 나흘째 반복했다. 안 위원장이 전한 내용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 개인 의견이 더해진 것”이라며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단정하거나 도발이 아닌 훈련이라고 보고한 바 없다”며 보고 내용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전 북한의 도발 시에는 신속하게 분석 결과를 내놓는 등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국방부는 2017년 5월 21일 북한이 ‘북극성-2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불상의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했다가 35분 만에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구체적으로 추가 발표했다. 2017년 11월 29일 오전 3시 17분에 ICBM인 ‘화성-15형’을 발사하자 1분 뒤 “불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한 뒤 추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추가 발표했다. 국방부는 4일 북한이 오전 9시 6∼27분에 걸쳐 1차로 발사한 뒤 10시 55분 2차 발사를 했는데, 10시 55분 발사에 대해선 추가 공지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국방부 관계자들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관계자들에게 보고하면서 뒤늦게 밝혀졌다. 10시 55분에 발사한 발사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데, 민감한 미사일인 만큼 추가 공지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는 7일 최현국 공군사관학교장(중장·공사 33기)을 합동참모본부 차장에 임명하는 등 육해공군과 해병대 중·소장 진급 및 보직 인사를 실시했다. 육군참모차장에는 김승겸 3군단장(육사 42기)이, 공군작전사령관에는 황성진 공군참모차장(공사 33기)이 각각 임명됐다. 공군참모차장은 김준식 공군본부 감찰실장(공사 35기)이, 공군사관학교장은 박인호 공군본부 정보작전부장(공사 35기)이 각각 중장으로 진급해 임명됐다.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은 김선호 합참 전력기획부장(육사 43기)이 중장으로 진급해 임명됐다. 박상근(학군 25기), 박주경(육사 42기), 최진규(학사 9기), 황대일 육군 소장(육사 43기)도 중장으로 진급해 군단장 등에 임명될 예정이다. 최진규 중장은 학사장교 출신 첫 군단장이 됐다. 한편 기무사령부가 해체한 뒤 신설됐던 안보지원사령부는 당분간 사령관 직무대리 체제로 가게 됐다. 남영신 전 사령관의 대장 진급으로 공석이 된 군사안보지원사령관에 후임이 지명되지 않아 옛날로 치면 ‘기무사령관 부재’ 상태가 된 것. 기수 분배 및 적당한 후임을 찾지 못한 탓으로 알려졌지만 군 핵심 포스트를 비워 놓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를 감행한 지 이틀이 지난 6일 ‘과학기술 발전’과 ‘자력갱생’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오늘의 승리에 자만하지 말고 당의 과학기술중시정책을 계속 철저히 관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른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과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바탕으로 한 대외 투쟁을 강조했다. 이어 “(이는)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사활적인 요구”라고도 했다. 미국이 ‘일괄타결식 비핵화’ 원칙을 바꾸지 않으면 미사일 등 각종 발사체와 관련한 과학기술을 진전시켜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자력갱생’을 재차 언급하며 대북제재를 버티는 장기전에 나설 뜻도 강조했다. 북한이 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불굴의 투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군 안팎에선 조만간 또다시 4일과 비슷한 방식으로 도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사포 등 포 전력을 대거 동원해 무더기 발사하는 와중에 탄도미사일까지 끼워 넣는 이른바 ‘섞어 쏘기’의 재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는 대외적으론 북한군의 정례적인 화력타격훈련처럼 보이게 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의 잣대를 들이댈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 북한은 한국을 타격 목표로 한 발사체 3종을 동원한 도발로 미국을 직접 자극하진 않되 미국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만큼 추후 도발에도 ‘남한 때리기용’ 단거리 무기를 동원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4일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처럼 또 다른 신형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등장시킬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월 25일부터 함경남도 신흥 일대에서 고체 미사일 개발을 암시하는 신호 정보가 포착되는 등 북한은 북한 탄도미사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체 연료 미사일 대신 기습 타격에 한층 유리한 고체 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남한 타격용이 분명한 데다 기습 타격까지 가능한 무기로 재차 도발하며 한국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확실한 ‘인질’로 잡아두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북한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한국이) 외세와의 공조로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등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두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수장은 6일 ‘북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성명서’를 내고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미사일이라 지칭하지 못한 군 당국과 청와대 등 정부에 대해 “국가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적 사실은 정권의 정치적·이념적 이해에 따라 흔들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미사일 도발이 분명함에도 ‘단거리 발사체’ 발사로 상황을 축소한 데 이어 별다른 군사적 대응 조치조차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수장은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것에 대해선 “영토 내에 핵폭탄이 터져야 북한의 도발을 인정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한의 도발로 (상호 적대행위를 중단키로 한)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는 용도 폐기됐다”며 정부가 이를 즉각 폐기할 것도 요구했다. 대수장은 김태영 이종구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백선엽 예비역 대장 등 9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4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정부가 물밑에서 추진하려던 대북 인도적 지원도 암초를 만났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9일부터 10일까지 방한하는 계기로 미국에 대북 식량 지원(Food Aid)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려던 정부 계획에 힘이 빠지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5일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4·12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미국에 북한의 제재 완화 대신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식량 지원 필요성을 설득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돈으로 식량을 사는 게 제재 위반도 아니다. 식량 지원이 들어가면 식량에 쓸 돈을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등에 전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전염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말했다. 미 의회와 국무부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등의 모니터링이 확보되면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북한을 방문해 식량 사정을 실사하고 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3일 ‘북한의 식량 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1010만 명이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발표하면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등 인도적 지원 재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북한이 다음 날 화력군사훈련을 통해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펼치면서 미국이 식량 지원 카드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까지 정부는 공개석상에선 식량 지원에 선을 긋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일 “한미는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갖고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당국 차원의 식량 지원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4일 동해상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1년 5개월여 만에 도발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정책 ‘경로 변경’을 경고한 가운데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 대남 타격용 핵심 전력인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한 북한이 한국을 볼모로 한 노골적 압박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핵화 대화가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여부에 대해 유보하며 ‘로키(low-key)’ 행보를 이어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 위원장이 전날 동해상에서 진행된 화력타격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매체는 훈련에 동원된 무기에 대해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라고 밝히고 발사 장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밝힌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고안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는 최대 사거리 500km에 이르며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다.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쏘면 수도권은 물론 한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셈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거리에 상관없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대북제재 결의안 1695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이날 미사일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할 때까지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군은 4일 오전 9시 반경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가 40여 분 뒤에는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를 수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5일 뒤늦게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mm, 300mm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탄도미사일 발사 여부에 대해선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신 관계부처 장관급회의를 열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조속한 대화 재개 노력에 동참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경우 1년 5개월간 이어진 대화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훈련 참관 후 “전투력 강화를 위한 투쟁을 더욱 줄기차게 벌여 나가야 한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김정은은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김정은이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끝내거나 방해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 기자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북한은 5일 공개한 신형 무기인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전술유도무기’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4일 쏜 240mm 및 300mm 방사포와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한데 묶어 ‘단거리 발사체’라고 표현했다. 남북 모두 ‘탄도미사일’이란 용어는 일절 쓰지 않은 것이다. 단거리 발사체는 방사포, 로켓, 탄도미사일 등 모든 종류의 발사체 중에서도 사거리가 비교적 짧은 발사체를 통칭하는 것으로 범주가 매우 넓은 용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단계 전반과 상승 단계 일부에서 엔진이 작동한 뒤 이후 관성으로 정점 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목표물을 향해 자유낙하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러시아 이스칸데르는 비행 및 추진체 작동 원리상 탄도미사일에 속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복제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이스칸데르는 수출형 기준으로 최대 사거리가 280km(내수형은 500km)로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CRBM)’로 분류된다. 북한은 이를 탄도미사일을 칭할 때 쓰는 ‘탄도로케트’ 대신 ‘전술유도무기’라는 새로운 용어로 표현했다. ‘전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비해 사거리가 짧고, 탑재할 수 있는 탄두 중량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스커드-B(탄두 중량 1t) 등에 비해 가벼워 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유도 기능을 보완해 타격 정밀도를 높이고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더했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전쟁 발발 시 실전 전술 면에서 매우 유용하게 설계된 무기라는 뜻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가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것도 북한이 ‘전술유도무기’라는 정체불명의 새로운 명칭을 쓴 원인으로 보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년 5개월여 만에 도발을 재개한 지 하루 만인 5일 한미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 발사 사진 등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한미를 겨냥한 노골적인 무력시위에 나섰다. 미국이 대북제재 해제 불가 입장을 고수하자 유엔 결의안이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스스로 공개하면서 ‘대화 중단’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준으로 도발수위를 높인 것이다. ○ 유엔 결의 위반 미사일 발사 과시하듯 공개한 北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강원 원산시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진행한 ‘화력타격훈련’ 사진 20여 장을 공개했다. 북한이 미사일 등 발사체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한 것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처음. 특히 북한은 이날 ‘전술유도무기’로 지칭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화염을 뿜으며 치솟는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과시하듯 공개했다. 육안으로 봐도 러시아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쌍둥이 같은 이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에 두 발이 장착되는 구조는 물론 미사일 탄두 형상, 날개 등이 사실상 이스칸데르와 같았다. 이스칸데르의 최대 사거리는 내수형인 M형 기준 500km(수출용 E형 280km)다. 4일 발사 당시 240km를 날아간 것으로 알려진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사거리를 늘릴 경우 한국 전역을 타격 사거리 안에 둘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스칸데르는 한미 레이더망에 잘 포착되지 않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이 어려운 ‘보완형 탄도미사일’. 탄도미사일은 통상 100km 이상 고도로 솟구치는 과정에서 레이더망에 포착되지만 이스칸데르(수출용 기준)는 상승고도가 50km에 불과해 레이더망에 잘 포착되지 않고 하강 시 비행고도도 사드의 최저 요격 범위(40km)를 벗어난다. 더 큰 문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엔진 노즐 부분 등을 분석한 결과 고체연료 미사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연료를 미리 주입해놓을 수 있어 연료 주입 과정에서 한미 감시자산에 포착될 가능성이 높은 액체연료 미사일과 달리 기습 타격에 한층 유리하다.○ 대남타격 3종 세트로 韓美 동시 압박 북한이 발사한 전술유도무기가 ‘이스칸데르’ 복제품으로 확인되면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북한이 무력시위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선택한 것은 통상 유엔 안보리가 1000km 이하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추가 제재를 취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의 판 자체를 깨지는 않으면서도 미국이 인내할 수 있는 ‘턱 밑’까지 도발 수위를 높여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화력타격훈련 참관 후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면서 전투력 강화를 위한 투쟁을 더욱 줄기차게 벌여나가야 한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도 열어 놨다. 북한이 발사한 또 다른 무기인 300mm 및 240mm 방사포는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할 때 거론되는 핵심 전력. 북한은 사거리상 남한 겨냥이 분명한 데다 요격이 불가능해 선제타격 외에는 막을 방법이 없는 ‘대남 타격용 무기 3종’을 발사하면서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북한 편에 서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성과로 내세운 미사일 모라토리엄(동결)에 부분적인 타격을 주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언제든 그 업적을 빼앗을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공군 병사가 농촌 일손 돕기 현장에서 무단 이탈해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러 갔다가 군 수사당국에 붙잡혔다. 엔드게임은 국내 개봉 8일째인 1일 현재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히어로 영화다. 1일 공군에 따르면 제20전투비행단(충남 서산)에서 복무 중인 A 이병은 지난달 30일 아침 서산시 해미면의 한 마을에 대민 봉사 차원의 농촌 일손 돕기에 투입된 직후 별다른 보고 없이 사라졌다. A 이병을 찾기 위해 탐문에 나선 헌병대는 그가 택시를 타고 L영화관 앞에 내린 사실을 알아냈다. 헌병대는 A 이병이 엔드게임 상영관에 들어간 사실을 파악한 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그를 체포했다. A 이병은 헌병대 조사에서 “외부 봉사활동인 만큼 잠깐 자리를 비워도 눈에 띄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엔드게임이 너무 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공군 관계자는 “이탈한 시간이 길지 않은 데다 우발적인 이탈인 만큼 A 이병을 형사 입건하는 대신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