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김소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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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소민 기자입니다.

so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5-16~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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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골 손님도 다 끊겼다”…‘코로나19’ 여파에 영세업자들 울상

    “월세만 200만 원인데… 이달엔 월세 내기도 빠듯합니다.” 13일 점심 무렵 서울 종로구 한 피부관리샵.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해온 사장 김모 씨(55)는 대뜸 한숨부터 내뱉었다. 이 샵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10명 이상 고객들이 찾았다. 하지만 요즘엔 단 1명도 오지 않는 날이 적지 않다.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주 결국 직원 1명을 내보냈다. 너무 미안했지만 다 죽게 생겨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코로나19가 다소 잦아드는 분위기라지만, 영세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 뭣보다 고객과 신체 접촉을 하는 ‘대면 서비스’ 업체들은 여전히 직격탄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13일 오후 6시경 서울 서대문구 한 대형사우나. 180평에 이르는 여탕 내부엔 손님 3명뿐. 그마저 서로 멀찍이 떨어진 채 있었다. 4년 넘게 근무해온 세신사 양종덕 씨(66)는 “경력 40년인데 이런 불황은 처음이다. 단골손님도 다 끊겼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최근 매출은 지난달의 반도 안 된다. 혹시 하는 마음에 단골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자식들이 걱정된다고 가지 말란다”는 답만 돌아왔다. 금천구 한 사우나에선 이달 초 세신사 한 명이 “생활비도 못 번다.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구하겠다”며 일을 관뒀을 정도다. 고객과 마주보고 앉아 손을 만져야 하는 네일아트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김모 씨(45·여)는 설 이후 신종 고객 발길이 뚝 끊겼다. 한 명도 오지 않는 날이 부지기수란다. 김 씨는 “오늘 단골이 찾아와 겨우 1명을 받았다”고 씁슬해했다. 성동구의 한 네일숍도 13일 고객이 딱 1명이었다고 했다. 지금까지도 힘들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란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러다 월세는커녕 생계 걱정을 해야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대체로 대면 서비스 업소들은 매달 실적에 따라 월급을 받는 구조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객이 끊기면 임금 자체가 확 줄어든다. 서울 강남구 한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24·여)는 “인센티브가 확 줄어 이달 월급으론 카드 결제대금 막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요즘 원래는 가장 바쁜 휴일에도 집에만 머무르는 날이 많다. 고객들이 대거 예약을 취소해 나가도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씨는 “평소 받던 월급으로도 생활이 빠듯했는데, 이달엔 반이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일부 업소는 체온을 측정해 발열 증세가 없는 고객만 받는 등 자구책까지 마련했다. 실제로 서울 광진구에서 만난 피부관리샵 대표는 “본사에서 ‘모든 고객의 체온을 잰 뒤 37도 이상이면 돌려보내라’는 지침도 내려졌다”고 했다. 영등포구 문래동 한 미용실은 출입문에 ‘중국 우한에서 왔거나 발열 증상이 있으면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문도 붙였다. 미용실 관계자는 “직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등 청결과 예방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고객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다시 찾아와주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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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에도 힘들었는데 올해는 더 어려워… 악쓰는 심정으로 버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충격에 자영업자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충격이 있기 전부터도 자영업 경기는 이미 부진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작년 3분기(7∼9월)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4.9% 감소한 월평균 87만9000원이었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었다. 신종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면 이 흐름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악을 쓰는 심정으로 버틴다” 자영업은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나타난 소비심리 위축의 접점에 있다. 그만큼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8, 9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방문한 수도권 주요 상권에서는 곳곳에서 경영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 씨(45)는 “아직 이태원 쪽으로는 확진자가 들렀다는 소식이 없어 그나마 손님이 평소의 절반 정도라도 있는 상황”이라며 “‘제발 우리 동네만은 피해 가 달라’고 매일 몇 번씩 기도할 지경”이라고 했다. 어느 가게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퍼지면 해당 업소뿐 아니라 인근 지역 전체가 초토화된다. 3번째 확진자가 경기 고양시의 한 분식점에 들렀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인근 가게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분식점 주인 육모 씨(53)는 “우리 매장은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 봤자 소용이 없다. 1년 중 장사가 가장 잘되는 겨울철인데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송파구의 한 칼국수집 사장은 “평소 평일은 50테이블 정도 받는데 소문이 나면서 손님 발길이 거의 끊겼다”고 한탄했다. 여러 사람이 공용으로 이용하는 업소들은 대부분 손님이 감소했다. 9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한 사우나 사장은 “평소 주말에 비해 절반 넘게 손님이 줄었다”며 “인건비가 부담돼 24시간 운영도 접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헬스클럽 대표 윤모 씨(42)도 “1년 이상 장기계약 고객들에게서 멤버십을 중지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 건 받았다”고 했다. 숙박업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주모 씨(56)는 “원래 주말에는 객실 50여 개가 거의 다 차는데 오늘(9일)은 객실 이용률이 30% 남짓이다. 인근 송파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 후에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23번째 환자가 머물렀던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PC방 사장은 “PC방에 찾아와서 자녀를 끌고 가는 부모도 있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일하는 A 씨는 “입학식과 졸업식이 대거 취소돼 공판장 자체가 마비될 정도”라며 “생화는 며칠만 지나도 다 버려야 해 악을 쓰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한 돌잔치 업체 대표는 “위약금을 물더라도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일주일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파악한 신종 코로나 관련 소상공인 피해와 지원 문의는 546건. 공단 관계자는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빠듯하다 보니 마스크를 사는 것도 부담이라는 상인도 많다”고 전했다. ○ 경기회복 기대는커녕 마이너스 성장 우려 자영업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연초 정부 등에서 나왔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쑥 들어간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신종 코로나 확산은 향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외 투자은행(IB)과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올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1년 만에 다시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낮췄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되면 연간 2%대 성장률 사수가 불투명해진다. 일부 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1%대로 낮추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0%에 그칠 것이란 관측마저 있다. 영국 경제 분석 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올 한 해 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5.4%로 낮췄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낮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3년 세계 GDP 중 중국 비중은 4.3%였지만, 지난해엔 16.3%로 확대됐다”며 신종 코로나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달 중 수출과 업종별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은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15년에도 첫 환자가 생긴 다음 달인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바 있다.세종=주애진 jaj@donga.com / 김소민·박종민 기자}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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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사재기 엄단? 현금거래 흔적 안남아” 단톡방서 차떼기

    “지금 보건용 마스크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에요. 비트코인 열풍 때랑 비슷하다고 해서 ‘마스크 코인’이라고 부른다니까요.” 6일 오전 자신을 마스크 ‘중개업자’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이렇게 털어놨다. 이 남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전파 우려로 수요가 급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떼어 판다고 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구해 이를 필요로 하는 국내 도소매점이나 중국인 바이어에게 넘기는 식이다. 이 남성은 물건을 받아서 넘길 때 마스크 한 장당 가격을 10∼20원씩 올려 차액을 챙긴다고 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판매 단위가 수십만 장이니, 한 장당 가격을 10원만 올려도 수백만 원을 남긴다는 설명이다. 이 남성은 “나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마스크 한 장이 공장을 떠나 사용자에게 갈 때까지 나 같은 중개업자 6, 7명을 더 거친다”고 귀띔했다.○ 중개업자들이 만든 마스크 품귀 현상 “이 방에 있는 사람 가운데 90% 이상은 ‘한탕’ 하려는 중개업자들.” 6일 오후 3시경 250여 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누군가 이런 자조 섞인 글을 띄웠다. ‘코로나 유통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익명 대화방은 마스크 판매 정보가 오가는 창구다. 대화방에는 “KF94 마스크가 20만 장 이상 필요하다. 현금 들고 바로 갈 수 있다”라거나 “KF80 10만 장 급매” 등 마스크를 사고팔겠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경기 부천시의 한 병원 측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물량이 달려 (병원) 직원용 마스크를 급구한다”는 글을 올렸지만 금세 다른 말풍선에 묻혀 사라졌다. 5일 보건당국이 보건용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생산자와 판매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겠다며 대대적인 현장 단속에 들어갔지만 마스크 매매 정보를 주고받는 이 대화방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6일에만 마스크 거래를 위한 단체 대화방이 20곳 넘게 새로 만들어졌다. 한 구매자는 “생산 단가가 300원에 불과한 마스크의 오늘(6일) 시세는 2300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개업자들이 중간에서 물건을 쥐고 풀지는 않으면서 구매자들에게 흥정을 해가면서 계속 값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유통 과정 중간에 있는 중개업자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금 거래해 증거 안 남아” 단속 코웃음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등은 합동점검반을 꾸려 매점매석 현장 단속에 들어갔다.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 단속반 인원도 180명으로 늘렸다. 조사 당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면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접촉한 판매상과 구매상들은 당국의 단속이 무섭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한 판매자는 “서로 돈을 얼마나 주고받았는지 모르게 현금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다”며 “흔적이 남지 않아 세무조사도 할 수 없다”고 했다. 대부분 거래가 현금을 건네고 물건을 받는 식으로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다른 판매자는 “창고에 물량을 얼마동안 쟁여 놓았을지 단속반이 어떻게 알겠느냐”고도 반문했다. 관세청은 6일부터 보건용 마스크의 매점매석과 보따리상을 통한 반출 행위를 막기 위해 공항공사 및 항공사의 협조를 얻어 단속에 들어갔다. 세관을 통해 중국 등으로 마스크를 다량 떼어 넘기는 행위 자체를 막겠다는 취지다.한성희 chef@donga.com·김소민·김태성 기자}

    •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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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영장관, 아산서 계란 봉변… 진천주민 “불안해 문밖 못나갈판”

    “아니, 왜 도망치듯 가냐고요. 그냥 여기 사람들 얘기를 좀 들어달라는 건데….” 30일 오후 7시 25분경. 충북 진천군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1층.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역 주민 대표 10명과 간담회를 갖는 와중에 갑자기 남성 2명이 “우리 의견도 들어보라”며 들이닥쳤다. 분위기가 나빠지자 진 장관은 급히 경호를 받으며 차량에 탑승했다. 이때였다. 현지 여성들이 다가가려다 진 장관이 그냥 떠나자 울음을 터뜨렸다. 한 30대 여성은 “안타까운 맘을 들어달라는 것뿐인데 왜 그냥 가느냐”며 울먹였다. 격해진 몇몇 주민들은 진 장관이 탑승한 승용차 창문을 마구 두드리기도 했다. 중국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장소로 선정된 충남 아산시와 충북 진천군에서 주민과 정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29일 오후 수용장소 발표 전후로 인근 주민들은 밤샘 농성도 불사하며 반대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30일은 이런 분위기가 더욱 들끓었다. 정부를 대표해 진 장관이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오후 3시 35분경. 진 장관이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간이천막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민들은 달걀을 던져댔다. 장관의 상의를 살짝 스쳐갔다. 동행한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팔에 달걀을 맞았다. 경호원들이 우산 6개를 펼쳐 장관 등을 보호했다. 전날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던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물병 등을 맞으며 고초를 겪었다. 어렵사리 주민 앞에 선 진 장관은 “우한 교민분들이 너무나 고생을 하고 있다”며 입을 뗐다. 시민들 속에서 “우린 고생 안 하냐”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한데 다음 말이 화근이었다. “오는 분 명단을 봤는데 첫 페이지에 아산 시민이 3명이 있다”고 했다. 야유가 천둥처럼 터져 나왔다. “3명이 대수냐.” “그래서 어쩌란 거냐.” 진 장관은 계속해서 “우한 교민 수가 많아서 불가피하게 수용인원이 많은 개발원을 선택했다. 천안은 아무 상관없다”고 했다. 당초 정부가 충남 천안시를 거론하다 시민 반대로 계획을 바꿨다는 소식에 분노한 것을 염두에 둔 해명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럼 차라리 (더 넓은) 청와대에다 수용시설을 만들라”고 소리쳤다. 아산 시민들은 진 장관에게 이날 오전 경찰의 강제퇴거 조치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한 70대 남성은 “이 시골에서 폭력시위를 한 것도 아닌데 무슨 경찰을 그렇게 들여 위화감을 주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7시 반경 경찰은 19개 중대와 1개 여경 제대 등 경력 약 1930명을 투입해 주민 20여 명이 지키던 농성장을 철거했다. 진천군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주민 200여 명은 진 장관이 간담회를 가진 평가원에서 약 300m 떨어진 개발원 앞에서 종일 집회를 열었다. 오전 11시경에는 ‘우한 교민 수용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개발원의 교민 수용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후로도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진 장관이 간담회를 갖던 오후 7시경에는 주민들이 개발원 쪽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이 막아서자, 일렬로 늘어서 경찰들을 밀치기도 했다. 경찰은 20개 중대 900여 명의 경력과 차량 수십 대를 동원해 개발원 주변을 봉쇄했다. 전날 정문 앞에 세웠던 트랙터와 화물 트럭은 경찰의 강제 견인 경고를 받고 오전 8시 반경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치웠다. 류정화 씨(40)는 “불안해서 다섯 살 아들을 어린이집에도 안 보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한 교민까지 오면 바깥 산책조차 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날 정부는 진 장관 등 고위급까지 방문해 아산시와 진천군의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봉합은커녕 오히려 불에다 기름을 부은 분위기였다.아산=한성희 chef@donga.com / 김소민 / 진천=장기우 기자}

    •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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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진천 “교민수용, 천안서 반대한다고 변경… 우리가 봉이냐”

    “아산 시민을 봉으로 봅니까?” “천안이 반대한다고 한마디 설명도 없이 우리한테 보내는 게 말이나 됩니까!” 29일 오후 6시경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정문에서 약 400m 떨어진 무궁화로 한복판에 선 아산 시민들은 얼굴이 벌게져라 목청을 높였다. 정부 대표 자격으로 이승우 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 현장에 왔지만 말도 꺼내기가 힘들었다. 결국 정부관계자들은 1시간 가까이 대치하다 성과 없이 자리를 떴다. 정부가 이날 오후 중국 우한 교민들의 격리 수용 장소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발표하자 현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처음 거론한 충남 천안시를 시민의 반대로 바꿨다는 소식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수용 장소 선정이 알려진 뒤 아산 시민 50여 명은 트랙터 10대와 경운기 1대를 끌고 나와 개발원 앞 4개 차선을 막아섰다. 아예 교민 이송차량 등이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겠단 의도다. 시민들은 트랙터 사이마다 ‘아산이 무슨 죄냐’ ‘우한교민 수용 절대 반대’라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모 씨(58)는 “뉴스를 보고 부랴부랴 트랙터를 끌고 왔다”며 “교민들을 언제 데려와 어떻게 격리시킬지 정부로부터 들은 게 없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단순히 수용 장소 선정에 분노한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천안에서 아산으로 바꾸면서 정작 현지 시민과는 소통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송달상 온양5동 통장협의회장(67)은 “우한 교민들이 오는 걸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다. 정부가 아산을 만만하게 보고, 소통하려는 일말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에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충북 진천군도 분노가 들끓긴 마찬가지였다. 수용 장소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은 오전 11시경부터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역시 개발원 정문 앞에 트랙터 2대를 세우고 외부인 출입을 막았다. 어린아이부터 가정주부, 노인까지 몰려나와 마스크를 쓴 채로 ‘우한교민 수용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이들에 따르면 개발원은 교민 수용에 부적절하다. 인근 아파트 이장인 서석재 씨(56)는 “개발원 반경 1km 안에 어린 학생만 3500여 명이 산다”며 “천안 시민은 ‘자국민’이고 진천 군민은 ‘타국민’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 증평-진천-음성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개발원 코앞에 아파트 단지가 많다.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밀집한 지역”이라며 반대했다. 충남 아산갑이 지역구인 한국당 이명수 의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김에) 밀려 여기로 온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까지 후보지로 검토된 충남 천안은 여당 의원 지역구고, 선정된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은 야당 의원 지역구다. 정부는 30일부터 300인승 전세기 4편을 이용해 우한에 고립된 교민을 데려올 계획이다. 증상이 없는 이들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해 2주간 지낸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아산시와 진천군 결정에 대해 “천안은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다”며 “여러 조건을 고려해 수용 장소를 최종 결정했다”고 해명했다.아산=한성희 chef@donga.com·김소민 / 진천=장기우 기자}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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