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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동지역에서 병력을 잇따라 증강하는 것은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망에 대한 보복을 벼르는 이란의 강한 반발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전략폭격기인 B-52 6대를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로 파견할 계획이다. B-52 폭격기들은 지시가 내려지면 대(對)이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B-52 폭격기는 이미 미국 박스데일 공군기지를 출발해 디에고가르시아로 향하고 있다. 미군은 지상 병력 4500명도 추가로 중동 지역에 배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바탄 상륙준비단(ARG)’이 필요시 중동 내 작전을 지원할 준비를 갖췄다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 이는 앞서 미국이 추가 배치키로 한 82공수사단 소속 3500명 및 특수부대 750명 등으로 이미 5만 명 가까이 되는 중동 내 미군 병력에 추가되는 것. “우리 장병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가 됐다”며 지난해부터 중동에서의 철군 계획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는 정반대 상황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국방부는 일부 언론이 보도한 이라크 철군설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미군이 이라크를 떠나기로 한 결정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에 주둔 중인 미군이 이라크를 떠날 계획이나 떠날 준비를 하는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며 이들이 이슬람국가(IS) 집단을 격퇴하기 위한 작전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라크 주둔 미군이 다른 지역으로 병력 이동을 준비 중이라는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의 보도를 부인한 것. 이 두 매체는 미군 이라크 태스크포스의 책임자인 윌리엄 실리 미 해병대 여단장이 이라크 연합작전사령부 사령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철수를 명령한 당신들의 주권적 결정을 존중한다’며 철수를 위한 병력 이동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라크 의회는 전날 사전 상의나 통보 없이 이뤄진 자국 내에서의 공습 작전이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자국 내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실리 여단장의 서한에 대해 “정식으로 서명되지 않은 초안인데 실수로 보내졌다”며 “그 서한은 유출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서한 내용이 보도되며 혼선이 빚어지자 에스퍼 장관과 함께 예정에 없던 긴급 언론 브리핑을 갖고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주둔 미군 비용을 증액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압박 카드로 철군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막상 이란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 주둔 필요성이 커진 이라크 내에서 철군 요구 결의안이 나오면서 뒤통수를 맞은 모습이다. 이라크는 미국의 중동 내 이슬람국가(IS) 세력의 격퇴 등 활동 근거지가 되는 전략 지역으로, 현재 12개 기지에 5200명의 미군이 분산 배치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의회의 미군 철군 결의에 대해 되레 “이라크가 미군의 철수를 요구한다면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역정을 냈다. 그는 전날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가한 제재는 약하게 보이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중동의 파트너 국가 중 하나인 이라크를 이란보다도 더 세게 제재할 수 있다고 엄포까지 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경고의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란의 거센 반발에 효과적인 대응 복안을 찾지 못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란의 문화 유적 파괴를 내비친 발언은 “전쟁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상황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탄탄한 진지가 부재한 상태다. 중요한 외교안보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 참모의 조언 △정보기관이 수집한 정확한 정보 △주변 동맹국의 폭넓은 지원 △국민 신뢰 등이 전부 흔들리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현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는 중동 지역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가 참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보유한 인력도 최근 탄핵 대응으로 현안 집중도가 떨어진 상태다.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속적으로 불신과 불만을 표출해온 탓에 과거만큼 입지가 세지 않다.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할 유럽 동맹국들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드론 사살을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며 불만에 차 있다. 특히 핵심 동맹인 영국과 독일 등은 공습으로 인한 정세 악화로 중동에 파견한 자국 병력의 안전 문제는 물론이고 유가 상승 등 경제적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주요 시설 52곳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고 밝히는 과정에서 ‘이란 문화에 매우 높은 수준으로 중요한 곳’을 언급한 대목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페르시아 제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슈트를 입은 테러범”이라고 비난했다. CNN 등 언론도 과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문화유적 파괴 행위를 유죄로 판결했던 전례를 앞세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란은 우리 국민을 고문하고 불구로 만들고 길가에 폭탄을 설치해 우리 국민들을 날려버리는데 우리는 그들의 문화유적지를 못 건드리는 것이냐. 그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란이 5일(현지 시간) 사실상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란 핵무기 개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북-미 간의 핵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이란, 핵무기 개발 재개할까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제한 없이 핵 프로그램 재개에 나설 경우 빠르면 1년 반 안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직후인 2018년 5월 뉴욕타임스(NYT)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복구, 가동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양의 우라늄을 추출하는 데 8∼10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2015년 핵합의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 당시 보유 중이던 1만9000개의 원심분리기 중 약 3분의 2를 제거하고 6100여 개만 남겼다. 그러나 지난해 9월경부터 다시 시설 확충에 들어갔고, 핵합의에서 허용된 ‘IR-1’ 원심분리기보다 농축 속도가 약 10배 빠른 ‘IR-6’, 농축 속도가 약 50배 빠른 ‘IR-9’도 가동 중이다. 핵합의에서 정한 △농축우라늄 저장 한도(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kg. 육불화 우라늄 기준 300kg) △중수 저장 한도(130t) △우라늄 농도 상한(3.67%) 기준 등도 넘긴 상태다. 미-이란 간 핵협상이 다시 진행되려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요구한 12개 조건(모든 핵 시설에 무제한 접근 허용, 중동 지역 내 민병대 지원 중단 등)을 완화하는 것이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분간 이런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란이 본격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나설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최고 수준의 경제제재를 시행 중이며, 필요시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상황에서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건 이란으로서도 부담이다. 미국도 이란의 군사력을 감안할 때 핵시설 공격은 조심스럽다. 이란은 핵합의 탈퇴 선언을 하면서도 “IAEA에 계속 협력하고, 제재가 해제될 경우 JCPOA에 복귀하겠다”고 밝혀 대화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이란 대화 혹은 재협상은 11월 미 대선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 여부와 이 시기 미국의 스탠스 등을 감안해 이란도 새로운 전략을 짜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은 이란 정부에 핵합의 탈퇴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일(현지시간) 정상 간 전화회담 후 “핵합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치를 철회할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 미국, 북핵 문제 후순위로 미룰 수도 이란의 핵 개발 문제가 불거질 경우 교착 상태인 북-미 협상의 진행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핵 협상에 집중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거나 관련 업무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미국과 이란이 준전쟁 상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북한 문제에 임할 이유가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북-미 협상 재개를 원할 경우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는 ‘충격요법’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북-미 교착상태가 초긴장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될 수 있다. 미국에 대한 반발과 적개심을 공유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이 향후 핵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3월 북한과 이란 군부가 핵, 미사일 개발 협력을 지속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북한이 최근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게 한 약속을 깰 것으로 보지 않지만 아닐 수도(약속을 깰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깨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북한이 약속을 파기할 가능성도 언급한 것이어서 발언 배경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31일 열린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이 알려진 직후에도 “나는 그(김정은)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약속을 깰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을 놓고 최근 북한의 내부 움직임에 대한 정보기관의 보고 내용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2020년에는 미군의 바그다드 공습보다 더 큰 우려가 남아 있다”면서 “김정은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약속했으며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도 (사실상)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북핵을 억제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윤태 기자}
이란이 5일(현지 시간)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규정을 준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틀 전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폭살(爆殺)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핵개발 카드를 꺼낸 것이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해 위기를 맞은 핵합의가 4년 반 만에 완전히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이란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원심분리기 수, 우라늄 농축 농도 등에 관한 제약을 지키지 않겠다”며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란 핵개발을 막기 위해 핵 관련 시설 폭격 등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인과 미국 시설을 공격하면 신속하고 완전하며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공격한 것보다 훨씬 과도하고 강하게 응징하겠다는 취지다. 미 국방부는 육군 특수전사령부(ASOC) 산하 제75레인저연대의 1개 중대(150∼200명)를 중동에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에는 트위터에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5일 이라크 바그다드 미국대사관 근처에 로켓포 3발이 떨어지는 등 친(親)이란 민병대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이 잇따랐다.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의회는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가 미군의 철수를 요구한다면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철수를 거부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이란이 미국을 공격할 경우 그 몇 배로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메시지가 미디어 게시물들을 통해 미 의회에 전달될 것이라면서 내놓은 경고다. ‘불균형적 방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이란 공격에 상응하는 수준을 넘어 과도하다고 할 정도의 강도로 응징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한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지역에 특수부대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폴리티코와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국방부는 미 육군 특수전사령부(ASOC) 산하 지상 전투 병력의 핵심인 제75 레인저 연대의 1개 중대(150~200명) 규모가 포함된 병력을 이 지역에 보낼 예정이다. 앞서 82공수사단 소속 병력 3500명의 추가 배치 계획을 밝힌 이후의 추가 조치다. 이란이 5일(현지 시간)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규정을 지키지 않겠다며 사실상 완전한 탈퇴 선언을 하면서 중동지역은 물론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 확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란이 핵 개발 시도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경우 2015년 당시의 중동 핵위기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제한 없이 핵 프로그램 재개에 나설 경우 이르면 1년 반 안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게 핵 전문가들의 전망.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뉴욕타임즈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복구, 가동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양의 우라늄을 추출하는 데 8~10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1년 안에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2015년 핵 협정에 따라 당시 보유 중이던 1만9000개의 원심분리기 중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하에 3분의 2를 제거했다. 그러나 미국이 핵 협정에서 탈퇴한 이후 이에 반발하며 다시 시설 확충에 들어갔고, 현재 핵 협정에 제한된 규모보다 더 많은 원심분리기를 다시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의 핵 개발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교착 상태인 북-미 협상의 진행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핵 협상에 집중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거나 관련 업무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의 압박이 느슨해지는 틈을 타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완성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 대한 반발과 적개심을 공유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이 향후 핵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3월 북한과 이란 군부가 핵, 미사일 개발 협력을 지속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란과 북한의 핵 커넥션 의혹은 양국 간 지하 핵실험 자료 및 기술 교류, 관련 분야 인력들의 왕래설과 함께 200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다만 미사일이 아닌 핵 분야에서의 협력을 뒷받침할 물증이 나온 적은 없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북한이 최근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게 한 약속을 깰 것으로 보지 않지만 아닐 수도(약속을 깰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중단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깨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북한이 약속을 파기할 가능성도 언급한 것이어서 발언 배경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31일 열린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이 알려진 직후에도 “나는 그(김정은)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반응했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약속을 깰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을 놓고 최근 북한의 내부 움직임에 대한 정보기관의 보고 내용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정보기관과 국방부 등은 정찰위성을 비롯한 각종 첨단 정보 자산을 동원해 북한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한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상업위성으로 촬영한 북한 주요시설 사진을 바탕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이후 미-이란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두 나라는 서로 상대방을 공격할 목표물의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공격 의지를 불태웠다. 4일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의 남부 케르만주 지역을 담당하는 굴람 알리 아부함자 사령관은 “이란군은 중동지역 35개의 미국 관련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량이 수송되는 해로다. 호르무즈 해협이 우리의 타격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인 호세인 데그한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응은 미군과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며 “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이며, 미국인들이 (이란에) 입힌 타격과 같은 공격을 받아야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 등은 4일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의 친(親)이란 성향 시아파 민병대 카타입헤즈볼라(KH)는 이라크 군인들을 향해 ‘이라크 내 모든 미군부대에서 1km 이상 떨어지라’고 경고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은 5일 오전 남서부 아바즈 공항을 통해 이란에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은 오랜 기간 골칫거리였다.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개 시설을 이미 공격 목표로 조준해 왔다”며 이란이 보복하면 즉각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미국은 82공수부대 내 신속대응병력 3500명을 중동에 추가 파병해 앞서 쿠웨이트로 출발한 병력 700명과 합류시켰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란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2주간의 국가 테러 경보 체제를 발령했다. 이날 미 연방출간물도서관프로그램(FDLP) 웹사이트가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 외교부는 5일 조세영 제1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연 뒤 이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반을 편성하고 24시간 긴급 상황대응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6일에는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미국 측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건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에 대한 기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파병 외 다른 방식의 기여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신나리 기자}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 작전 이후 미-이란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양국이 서로의 주요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솔레이마니 시신 이란 귀환 AP통신 등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 부사령관, 경호원 3명 등 5명의 시신은 5일 오전 이란으로 돌아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부터 사흘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하루 전 사망 장소인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대규모 장례식을 치른 뒤 시아파 최대 성지인 이라크 중남부 카르발라를 거쳐 이란 남서부 아바즈에 도착했다. 1980년 발발한 이란-이라크전쟁 당시 20대였던 솔레이마니는 혁명수비대 제41사단장을 맡아 이라크가 잠시 점령했던 아바즈 등 남서부 영토를 되찾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날 아바즈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 수만 명이 반미 구호를 외치며 솔레이마니를 추모했다. 그의 시신은 6일에는 수도 테헤란과 종교도시 쿰으로 옮겨져 또 한 번 장례식이 거행된다. 이후 7일 고향인 남동부 케르만에 안장된다.○ 복수의 ‘붉은 깃발’ 올린 이란 이란은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본격적인 보복에 나섰다. 4일 ‘이란 해커’를 자처한 세력이 미 연방정부의 각종 출간물을 무료로 제공하는 연방출간물도서관프로그램(FDLP) 웹사이트를 공격했다. 이로 인해 초기 화면에 ‘신의 이름으로’, ‘이란 이슬람공화국’ 등 영어·페르시아어 글귀와 이란 국기, 하메네이 등의 이미지가 등장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이란 단어 아래에 뻗어 나온 주먹에 맞아 입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의 합성 이미지도 동시에 게재됐다. 호르무즈 해협에도 긴장이 감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해의 입구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가장 폭이 좁은 곳은 39km에 불과해 군사 강국인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봉쇄할 수 있다. 이란은 이 지역에서 지난해 6월 미군 무인기(드론)를 격추했고, 7월에는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한 바 있다. 또 AFP는 5일 이란이 지난해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진행해 오던 핵합의 이행 수준 완화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 시민들의 반미 정서는 고조되고 있다. 4일 이란 수도 테헤란 남쪽에 위치한 시아파 성지인 쿰의 잠카란 모스크에 대형 붉은 깃발이 걸렸다. 시아파에서 빨간색은 부당하게 살해당한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이 깃발을 거는 행위 역시 원수를 반드시 갚겠다는 뜻을 의미한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솔레이마니의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딸이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할 것이냐”고 묻자 “우리 모두가 할 것”이라며 보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은 이날 솔레이마니 후임으로 에스마일 가니 고드스군 부사령관을 임명하며 전열 다듬기에 나섰다. 이라크 민심도 심상치 않다. 이라크 의회는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공격 목표에 매우 중요한 곳들 포함”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트위터에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로 정해 놓았고, 이 중에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곳들이 포함돼 있다”고 경고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52’란 숫자는 이란이 1979년 1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테헤란 미국대사관에서 444일간 억류했던 미 외교관과 국민의 숫자(52명)를 의미한다. 현대 미국 역사의 최대 치욕으로 여겨지는 이 사건의 피해자 52명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란에 대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군 장비에 2조 달러를 썼고, 우리(무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좋다. 만약 이란이 미군기지나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최신 무기 일부를 주저 없이 보낼 것”이라고 썼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면 이란이 당해본 적이 없을 만큼 센 맞공격을 하겠다는 뜻이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무인기로 사살할 당시 남부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미트로프(meatloaf·다진 쇠고기 구이)’와 아이스크림 등으로 이뤄진 저녁을 먹고 있었다고 AP통신, CNN 등이 4일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매카시 집권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몇몇 친구와 만찬을 즐겼다. 미트로프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도 꼽힌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에릭 율런드 대통령 법률특보 등 미 외교안보 담당 최고위 관료 6명은 지난해 12월 27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습으로 미 민간인 1명이 숨진 직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 대통령이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마러라고에 도착했다. 6명의 참모는 이란 선박 및 민병대 공습 등을 포함한 여러 안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에만 관심을 보였다. 일부 참모들이 법적 정당성, 이란과의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만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재선 전략을 논의하던 중 솔레이마니 공격안을 최종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의 사망이 확인된 3일 오후 6시경 들뜬 모습으로 마러라고 내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는 미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곧 이루어질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다.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중단을 위한 것”이라며 방어 차원에서 그를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솔레이마니가 미국인 수십 명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미군은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이란 정부 도청, 비밀 정보원, 정찰기 등을 통해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확보했다. 대통령의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공격용 드론 ‘리퍼 MQ-9’를 띄워 그를 제거했다. 이는 사전에 계획적으로 표적의 위치를 정한 공습이 아니라 목표물의 동선을 쫓다가 제거 결정이 내려진 후 최적의 공격 장소를 타격하는 ‘임기 표적(臨機標的·Target of Opportunity)’ 방식이라고 CNN은 풀이했다. 야당 민주당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와의 사전 논의 없이 암살을 단행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추가적인 적대 행위를 고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다. 선전포고 혹은 군사력 사용 시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례 없는 타국 지도자 공개 암살로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4일 미 80여 개 도시에서는 대대적인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수도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는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정의도 평화도 없다.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라”고 외쳤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시카고 트럼프타워 등 앞에 모인 시위대들도 “전쟁은 재선 전략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11월 재선 승리를 위해 미국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이날 중동으로 파병된 82공수부대 병력 3500명의 가족들은 병사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을 만드는 행사를 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전쟁 공포와 징집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 병무청(SSS)은 3일 트위터에 “병무청은 평상시처럼 업무를 보고 있다. 징집이 필요한 국가비상 상황에서 의회와 대통령은 징집을 승인하는 공식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뛰고 있는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39)은 지난해 출마 선언 당시 존재감이 약한 후보였다. 이라크 복무 경험이 있는 첫 여성 참전용사 후보이자 미 역사상 최연소인 21세 하원의원(하와이주) 당선이라는 이력도 70대의 백전노장들 앞에서는 초라해 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초반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내며 각을 세웠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표결에서 기권한 것은 의외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했지만 당파적으로 진행되는 현직 대통령의 해임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 ‘아무리 그래도 민주당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대선 후보가 당론을 따르지 않다니….’ 기자에게 그의 이탈표가 유독 더 눈에 띄었던 이유다. 예상과 달리 민주당은 조용했다. 개버드 의원의 선택을 대놓고 비판하거나 ‘배신자’라고 몰아세우는 손가락질은 없었다. 트위터나 대선 캠페인 웹사이트에서 당원들의 비난 댓글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개버드 의원은 오히려 더 거침없이 탄핵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안의 상원 이관을 지연시키려는 것에 대해 “당신 마음대로 룰을 바꿀 수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민주당에서는 그 외에도 3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제프 밴 드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 과정에 실망했다며 아예 당적을 옮겼다. 이들에 대한 민주당과 지지자들의 반응도 차분하다. 당론을 따르지 않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공화당에서도 마찬가지.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백악관과 협력할 의사를 밝힌 공화당 지도부에 대해 공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은 지난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의 인준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노골적인 삿대질이나 출당 요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미 의회의 바탕에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해온 토론 문화가 깔려 있다. 어려서부터 논쟁하는 훈련과 교육을 거친 이들은 자기 의견을 내놓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다. 사안별로 협력하고, 또 치열하게 맞붙는다. 양당의 협력을 이어가려는 시도 또한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신설된 ‘의회 근대화 특별위원회’가 의회 선진화와 협력 강화 내용을 담아 발의한 법안만 45개. 모두 양당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정치권의 분열이 심화되면서 이런 의회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의회 관계자들은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다 보니 의회도 이제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상원의 탄핵심판을 둘러싼 양당의 충돌 격화로 결집 요구가 커지면 이탈을 방지하려는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이런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은 미 정치권의 또 다른 숙제다. 미국이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댓글 테러’가 잇따르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정은 워싱턴특파원 lightee@donga.com}

‘야자수가 늘어선 휴양지에서 결정된 이란 군부 핵심인사의 제거 계획, 실행 순간 제공된 화려한 만찬의 스테이크와 아이스크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장면들은 전임 대통령들이 민감한 중동 관련 결정을 내릴 때와는 크게 달랐다. 논의 과정과 장소, 상황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유의 기질과 함께 그의 예측 불가능성과 변덕스러움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과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계획을 논의한 곳은 지난해 12월 성탄절 휴가가 절반쯤 지난 시점에 휴가지인 플로리다주의 별장 마러라고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고위 참모들은 이 곳에서 이란의 공격에 대한 여러 대응 방안들을 제시했다.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는 안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최종안이었고, 일부 참모들은 “미국인을 향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물증 없이 타격할 경우 법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대통령은 것과 달리 즉각 솔레이마니 공격안에 관심을 보였다. 이후 며칠 간 이어진 논의에서 미군 계약업자를 살해한 무장단체의 본거지 폭격 등 다른 방안들이 테이블에 올라왔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제거 작전을 계속 주장했다. 이런 그의 결정은 참모진들조차 놀라게 하는 것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참모들은 해를 넘겨 2일에야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미국 공격 계획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고, 이에 따라 공습 작전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미 정보기관 및 군 당국은 그동안 드론과 비밀 정보원, 정찰기, 도청 등을 통해 솔레이마니의 동선 정보를 확보해오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수행 명령이 떨어지자 미군 특수부대는 공격용 드론 리퍼(MQ-9 Reaper)를 띄워 표적을 제거했다. CNN에 따르면 이 작전은 ‘임기표적(Target Of Opportunity) 방식으로 이뤄졌다. 임기표적은 사전에 위치를 정해둔 계획 표적이 아닌 ’긴급 표적‘이란 뜻으로, 솔레이마니의 실시간 동선을 추적하다가 최종 결정이 내려지자 곧바로 공격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진행될 당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인들과 아이스크림과 스테이크가 제공되는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이를 놓고 ’공습 직전까지 이를 비밀에 부치기 위한 연막 작전‘이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이 3일(현지 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이후 미-이란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두 나라는 서로 상대방을 공격할 목표물의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공격 의지를 불태웠다. 4일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의 남부 케르만주 지역을 담당하는 굴람 알리 아부함자 사령관은 “이란군은 중동지역 35개의 미국 관련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상당량이 수송되는 해로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우리의 타격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내비쳤다. 알리 파다비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은 이란 국영TV를 통해 “이란의 위대한 저항 전선(친이란 민병대를 의미)이 강력한 보복을 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날 이날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이라크의 친(親)이란 성향 시아파 민병대 카타입헤즈볼라(KH)는 이라크 군인들을 향해 ‘이라크 내 모든 미군부대에서 1km 이상 떨어지라’고 경고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시신은 5일 오전 남서부 아바즈 공항을 통해 이란에 돌아왔다. 수만 명의 시민이 공항에 운집해 반미 구호를 외치며 복수를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은 오랜 기간 골칫거리였다.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개 시설을 이미 공격 목표로 조준해 왔다”며 이란이 보복하면 즉각 맞대응하겠다고 맞섰다. 미국은 82공수부대 내 신속대응병력 3500명을 중동에 추가 파병해 앞서 쿠웨이트로 출발한 병력 700명과 합류시켰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란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2주간의 국가 테러 경보 체제를 발령했다. 이날 미 연방출간물도서관프로그램(FDLP) 웹사이트(www.fdlp.gov)가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외교부는 5일 조세영 제1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연 뒤 이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반을 편성하고 24시간 긴급 상황대응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에서의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미국 등 주요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6일에는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미국 측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건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에 대한 기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파병 외 다른 방식의 기여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이란 정부와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KH)가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에 대한 ‘피의 보복’을 다짐했다. 이에 미국은 즉시 82공수부대의 신속대응병력 3500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며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복수의 ‘붉은 깃발’ 올린 이란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잠카란 모스크에는 대형 붉은 깃발이 걸렸다. 시아파에서 빨간 색은 부당하게 살해당한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이 깃발을 거는 행위 역시 원수를 반드시 갚겠다는 뜻을 의미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솔레이마니의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딸이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할 것이냐”고 묻자 “우리 모두가 할 것”이라고 답했다. 솔레이마니의 고향인 남부 케르만주(州)를 담당하는 골라말리 아부함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타스님통신에 “중동 내 35개의 미국 관련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도 우리의 공격 범위 안에 있다”고 위협했다. 솔레이마니가 숨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도 이날 대규모 장례식이 열렸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 만 명의 참가자들은 역시 붉은 깃발을 든 채로 “미국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쳤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부터 6일까지 2박 3일을 솔레이마니의 추모 기간으로 정했다. 실제 이라크 내에서는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을 향해 공세를 시작했다. 4일 오후 주이라크 미 대사관이 있는 바그다드 안전지대(그린존)에 로켓포가 떨어진 데 이어 KH는 대대적인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KH의 간부로 알려진 아부 알리 알아스카는 트위터에 “이라크 군경의 지휘관은 자신의 병력이 안전 준칙을 지켜 (미군의) 인간 방패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약 5000명의 미군이 10여 개 기지에 분산 주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정(神政) 체제인 이란에서 전일 ‘신의 대리인’으로 통하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직접 대미 보복을 언급한 이상 미국과 우방국들을 향한 강도 높은 공격은 벌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분석했다. 중동 외교소식통은 “이란에서 하메네이의 지시는 무조건 이행해야 하는 일종의 ‘스탠딩 오더’”라며 “최대한 미국에 타격을 입할 수 있는 보복 전략을 마련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이날 솔레이마니 후임으로 에스마일 거니 고드스군 부사령관을 임명했다. ● 트럼프 “주저 없이 최신 무기 사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자산을 공격할 때를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 지점으로 이미 정해놨다”며 “목표물 중에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중요한 곳들이 포함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솔레이마니를 ‘테러리스트 지도자’로 규정한 뒤 “이란은 (미국이) 테러범을 제거한 데 대한 복수로서 특정한 미국 자산을 공격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뻔뻔스럽게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군 장비에 2조 달러를 썼고, 우리(무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좋다. 만약 이란이 미군 기지나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최신 무기 일부를 주저 없이 보낼 것”이라고 썼다.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면 이란이 당해본 적이 없을 만큼 세게 맞공격을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2’란 숫자를 강조한 이유도 의미심장하다.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으로 2500년간 이란을 통치했던 팔레비 왕조가 무너졌다. 이란 혁명세력은 미국으로 도피한 팔레비 왕의 송환을 요구하며 같은 해 1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테헤란 주자 미 대사관을 점거해 미 외교관과 국민 52명을 444일간 억류했다. 현대 미국 역사의 최대 치욕으로 여겨지는 이 사건의 피해자 52명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란에 대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과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무기’ 발언 이후 날 선 경고와 위협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일(현지 시간)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재개 검토를 시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북-미 협상의 판을 유지하기 위해 연합훈련에 신중했던 에스퍼 장관의 기존 태도를 감안하면 이례적 발언이다. 대선을 앞둔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마냥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 매파들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때마다 연합훈련 재개 카드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연합훈련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거나 중단해 왔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기존 정책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경우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육해공군이 모두 함께 충분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회와 싱크탱크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취소는 아무런 이득 없이 김정은에게 엄청난 선물을 준 것”이라며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모든 것이 난감한 골칫거리(embarrassment)”라고 평가했고,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은 “참사 수준의 실패(catastrophic failure)”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검토와 관련된 언급도 나왔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앞서 1일 “계속 물밑에서 제기돼온 이슈이고,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 전략무기’와 ‘충격적인 실제 행동’이 공중 핵폭발을 통한 전자기파(EMP)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북한이 모든 전자기기를 태우는 EMP 기반 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어 태평양 공해상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3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 조직인 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미국-이란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이란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형국이어서 정면 군사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양국 갈등이 격화되면 북-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러설 곳 없는 미국-이란 2018년 5월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뒤 양국 관계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해 5, 6월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소속 유조선 피격, 6월 이란의 미군 무인기(드론) 격추,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생산시설 피격 등이 이어지면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그렇지만 양측은 정면충돌은 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드론이 격추당했을 당시 “보복하면 150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는 이유로 공격 직전 이를 취소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은 과감한 군사작전을 펼쳐 이란 군부의 핵심을 제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라크 내 미국인 소개령을 내린 것도 이례적이다. 필요하면 군사 옵션을 자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란을 향해 단호한 대응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로켓포 공격으로 미국인 1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경우 ‘종이호랑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공습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한 번도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는데 협상에선 한 번도 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란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알리 하메네이는 “그(솔레이마니)가 흘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복하겠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조직(PMF)도 복수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이라크 총리실은 “미군의 폭격이 이라크에서 벌어질 파괴적인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라고 우려했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미국과 이란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미국 우방국들 긴장 먼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같이 이란의 정치·안보 영향력이 막대한 ‘시아벨트’ 지역에서 이란 측이 미국 또는 미국의 중동지역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국민과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시아벨트에 자국군을 일부 파견했고, 현지의 시아파 민병대들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 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헤즈볼라의 경우 2006년 이스라엘과 34일 전쟁을 벌여 큰 피해를 입혔고, 1983년 레바논 내 미 해병대 사령부를 공격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다. 헤즈볼라는 중남미 지역의 반미 무장조직과도 협력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본토나 주변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사우디와 UAE의 석유, 전력, 담수화 관련 시설을 공격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전 세계적인 석유 공급 차질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유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도를 높이는 군사 활동으로 주요국들의 원유 수급에 악영향을 주는 조치도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다. ○ 북한에 ‘경고’로 작용할 수도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이란과의 충돌까지 겹치면서 북한에까지 신경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군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사태로 재차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북정책을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야 하고, 석유와 천연가스를 주로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에는 이번 사태가 적잖은 악재가 될 수 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무기’ 발언과 관련해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축소, 중단됐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미 국방부 수장이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에스퍼 장관은 2일(현지 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할 시점이냐’고 묻자 “향후 김정은의 행동에 따라 분명히 들여다보게 될 문제”라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과의 외교 문을 열어놓기 위해 우리의 근본적인 역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훈련들을 축소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는 앞으로 수개월 내 상황 전개에 따라 우리가 검토하게 될 것들”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의 나쁜 행위를 억지할 미 병력의 대비 태세에 대해 확신한다”며 “필요하다면 오늘 밤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군사적 공세는 ‘정면돌파전’ 승리의 중요한 담보”라며 “공화국의 존엄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고 위협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황인찬 기자}

이란 최정예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의 해외작전 담당 특수부대인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63)이 미군의 폭격으로 3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즉각 보복을 선언해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다. 중동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군은 해외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했다”며 “솔레이마니는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미국 외교관과 군인들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활발하게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솔레이마니의 차량을 공습했다. 최근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공격을 주도한 이라크의 시아파 성향 민병대 카타입헤즈볼라(KH)의 창설자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도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솔레이마니는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자 이란 군부의 핵심 실세다. 하메네이는 “혹독한 복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전체 병력 규모가 55만 명에 달하고, 특수부대와 사정거리 2000km 수준의 미사일을 대거 보유한 군사강국이다. 중동 내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등 중동의 미국 우방국을 공격할 수 있다. 또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같은 이른바 ‘시아 벨트’ 지역에선 친시아파 민병대를 보복 공격도 가능하다. 중동 소식통은 “미국-이란 군사 충돌은 세계경제와 중동 외 지역에도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4.17% 오른 배럴당 69.1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이란과의 충돌까지 겹치면서 북한까지 신경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군사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사태로 재차 확인됐기 때문이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 조직인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공습으로 2일(현지 시간) 사망함에 따라 2018년 5월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뒤 고조돼온 양국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미-이란 갈등 확산은 북-미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5, 6월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소속 유조선 피격, 6월 이란의 미군 무인기(드론) 격추,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생산시설 피격 같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란이 주도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이란은 관련 사건들이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미국이 중동지역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맞서왔다. 다만 그동안 양측은 정면 대결은 자제해왔다. 하지만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이고, 군부의 핵심 실세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란으로서도 보복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했다는 점을 공개하면서 더 이상 군사력 사용을 자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미국과 이란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중동 전역에서 두 진영 간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같이 이란의 정치·안보 영향력이 막대한 ‘시아벨트’ 지역에서 이란 측이 미국 또는 미국의 중동지역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국민과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시아벨트에 자국군을 일부 파견했고, 현지의 시아파 민병대들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 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헤즈볼라의 경우 2006년 이스라엘과 34일 전쟁을 벌여 큰 피해를 입혔고, 1983년 레바논 내 미 해병대 사령부를 공격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다. 다니엘 바이맨 조지타운대 외교학과 교수는 브루킹스연구소 기고를 통해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에 이란군과 함께 다양한 현대 특수전에 참여하며 역량을 키웠고, 10만여 개의 로켓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거리 3000km 수준의 미사일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사우디와 UAE의 석유, 전력, 담수화 관련 시설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미국의 우방국들을 공격할 수 있다. 이란과의 갈등이 깊어지면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의 탄핵심판과 이란과의 충돌까지 겹치면서 북한까지 신경을 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군사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무기’ 발언과 관련해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축소, 중단됐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미 국방부 수장이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에스퍼 장관은 2일(현지 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할 시점이냐’고 묻자 “향후 김정은의 행동에 따라 분명히 들여다보게 될 문제”라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과의 외교 문을 열어놓기 위해 우리의 근본적인 역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훈련들은 축소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는 앞으로 수개월 내 상황 전개에 따라 우리가 검토하게 될 것들”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앞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의 나쁜 행위를 억지할 미 병력의 대비 태세에 대해 확신한다”며 “필요하다면 오늘밤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육해공군 모두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히며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미국 본토에 대한 방어력을 높일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의 방어 역량은 본토를 방어하기에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군사적 공세는 ‘정면돌파전’ 승리의 중요한 담보”라며 “공화국의 존엄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고 위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강조한 정면돌파전 승리를 위해 향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된다면 즉각 강력한 상응조치에 나서겠다고 압박한 것이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