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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지명 제도 유지냐, 전면 드래프트 재도입이냐. 15일 올해 처음 열린 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는 신인 지명 제도를 둘러싼 10개 구단 단장들의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각 구단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의견은 5 대 5로 나뉜다. 서울 3팀(두산, 키움, LG)과 KIA, 롯데 등 5개 팀은 현행 1차 지명 제도를 유지하자는 쪽이다. 매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서울과 광주, 부산 등을 연고지로 갖고 있는 팀들이다. 반면 SK, 한화, 삼성, KT, NC 등 5개 지방 팀은 전력 평준화를 위해 전면 드래프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들어 아마 야구에서도 우수 선수들의 서울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들 팀 연고지에서도 ‘특급 선수’들이 종종 나왔지만 최근에는 갈수록 대어급 신인이 줄고 있다. 2019년도 1차 지명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NC가 1차 지명으로 뽑은 박수현(용마고)은 계약금으로 1억 원을 받았다. 하지만 NC가 2차 1순위로 뽑은 송명기(장충고)는 1억6000만 원을 받았다. SK의 1차 지명 백승건(인천고·1억 원)도 2차 1순위의 김창평(광주제일고·1억5000만 원)보다 적은 돈을 받았다. 김종문 NC 단장은 지난해 1차 지명 행사장에서 “신인 지명부터 육성까지 모든 면에서 지방 팀이 불리하다. 리그의 동반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면 드래프트는 2010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4시즌 동안 시행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부작용이 더 컸다. 각 구단은 연고지 고교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 열심히 관리한 선수를 다른 팀에 빼앗길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 틈을 타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내 유망주들을 싹쓸이했다. 2010년도 전면 드래프트가 열린 2009년에만 9명의 유망주가 태평양을 건넜다. 전면 드래프트는 2007년 1월 KBO 이사회에서 결정됐는데 그해 이대은이, 이듬해에는 이학주가 각각 미국으로 떠났다. 이대은과 이학주는 2019년도 2차 지명을 통해 올해 각각 KT와 삼성에서 뛴다. KBO는 2014년부터 1차 지명 제도를 부활시켰다. KBO 관계자는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10개 팀과 KBO까지 총 11표 중 8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어떤 제도를 택하건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가 빙상계 폭력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해 빙상 국가대표 합숙 훈련을 축소하기로 했다. 김영규 빙상연맹 관리위원장은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동계종목 경기단체사무국에서 회의를 열고 조재범 전 빙상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에 대한 징계와 빙상계 폭력, 성폭력 문제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9월 관리 단체로 지정된 빙상연맹은 임원진이 모두 해임된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다. 관리위원회는 (성)폭력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대표팀 합숙훈련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각급 대표팀 여름훈련을 합동훈련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합숙훈련 폐지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또 훈련단에는 여성 지도자와 여성 심리상담사를 반드시 포함시키기로 했다. 조 전 코치에 대한 영구제명 징계 처분도 확정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1월 진천선수촌에서 심석희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며 빙상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는 △피해자 조사 미진행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 구성상의 하자 등을 이유로 “조 전 코치가 영구제명에 대한 이의제기를 해 징계 감경 또는 사면 등 복권 가능성이 있다”며 재심의 필요 의견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재심의가 진행된 뒤 영구제명이 확정된 것이다. 관리위원회는 또 성폭력이나 폭력 행위로 징계를 받은 코치의 외국 취업을 막기 위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원국에 활동 금지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중국 대표팀 코치로 선임됐으나 폭행 사건이 밝혀진 후 계약이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빙상계에서 선수 인권침해 행위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빙상 선수들이 운동과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헌재 기자}

부활한 KBO 기술위원회에 이승엽과 마해영 등 스타플레이어 출신 새 얼굴들이 대거 가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국가대표 기술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7명의 기술위원 명단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김시진 위원장(61)이 이끄는 기술위원회에는 이승엽 KBO 홍보대사(43)를 비롯해 최원호,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상 46), 마해영 성남 블루팬더스 감독(49) 등 프로야구 출신 선수 5명이 포함됐다. 마 감독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추천을 받았다. KBSA 부회장인 김진섭 정형외과 원장은 비경기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기술위원으로 선임됐다. KBO는 “현장 공백이 길지 않고 현대 야구의 흐름과 트렌드를 이해하면서 선수 분석과 선발에 있어 데이터 등의 통계자료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40대의 젊은 야구인 5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비경기인 기술위원에 선임된 김 원장은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창시자인 프랭크 조브 클리닉에서 수학한 정형외과 전문의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수술을 집도한 경험이 있는 김 원장은 대표팀 팀 닥터를 겸한다. KBO 기술위원회는 17일 첫 모임을 갖고 향후 기술위원회의 운영 계획과 전임 감독 선발 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기술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안에 올해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을 지휘할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요즘 미국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플레이오프로 뜨겁다. 세계 최대의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슈퍼볼을 들어올릴 후보는 4개 팀으로 압축됐다. 뉴올리언스와 LA 램스가 21일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 격돌하고, 뉴잉글랜드와 캔자스시티는 같은 날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정상을 다툰다. 양 콘퍼런스 우승팀은 현지 시간 2월 첫 번째 주 일요일에 슈퍼볼에서 맞붙는다. 그런데 미국 스포츠계가 주목하는 초미의 관심사가 하나 더 있다. 만능 스포츠 천재 카일러 머리(22·오클라호마대)의 행선지다. 대학 야구팀의 외야수와 풋볼팀의 쿼터백으로 뛰고 있는 머리는 어느 한 종목을 선택하기에는 너무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 선수를 친 쪽은 야구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는 지난해 6월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그리고 무려 466만 달러(약 52억3000만 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그 대신 1년 더 대학 풋볼에서 뛸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런데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주전 쿼터백으로 자리 잡은 머리는 오클라호마대를 정규시즌 12승 1패로 이끌면서 대학리그 4강에 진출시켰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미 대학풋볼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받았다. 단숨에 NFL 1차 지명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머리가 NFL 신인 드래프트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그가 4월에 열리는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을 받으면 사상 처음으로 야구와 미식축구 1차 지명 선수가 된다. 자칫 1차 지명 선수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오클랜드 구단은 머리를 설득하기 위해 최근 빌리 빈 부사장이 직접 그를 만나러 댈러스까지 날아갔다. 14일 MLB.com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 마케팅 임원까지 그 자리에 동석했다. 보 잭슨과 디온 샌더스처럼 여름엔 야구, 겨울엔 미식축구를 한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러닝백이었던 잭슨, 코너백이었던 샌더스와 달리 머리는 팀의 경기를 조율하는 쿼터백이라 두 종목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미식축구를 선택하면 오클랜드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 그렇지만 NFL 팀으로부터 더 큰 금액의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MLB.com은 “머리가 NFL을 선택하더라도 오클랜드는 보상 지명권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미식축구로 실패했을 때 언제든 팀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외할머니가 한국 사람인 머리에게는 한국인의 피도 흐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KBO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KT 외야수 강백호(20·사진)가 역대 2년 차 연봉 신기록을 세웠다. KT는 13일 “강백호와 지난해 2700만 원에서 9300만 원 오른 1억2000만 원에 2019시즌 연봉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1억2000만 원은 역대 KBO리그 2년 차 최고 연봉이다. 2017년 신인왕 이정후(키움)가 지난해 받은 1억1000만 원이 종전 기록이었다. 강백호의 연봉 인상률 344%는 2007년 한화 류현진(현 LA다저스)의 400%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류현진은 2006년 2000만 원에서 이듬해 1억 원으로 연봉이 올랐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527타수 153안타),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개막전에서 역대 최초로 고졸 신인 데뷔 첫 타석 홈런을 쳤고, 역대 고졸 신인 최다 홈런(종전 1994년 LG 김재현의 21개)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신인왕의 영예도 안았다. 강백호는 구단을 통해 “지난 시즌 활약에 만족하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올해도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재범 전 빙상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구속 수감)의 성폭행 고소 사건을 전담할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을 꾸렸다고 13일 밝혔다. 특별수사팀은 수사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법률지원 인력 등 17명으로 이뤄졌다. 특별수사팀은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심석희 선수의 휴대전화에 담긴 양측의 대화 내용 등의 복원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조 전 코치의 상습폭행 사건 항소심 선고가 미뤄짐에 따라 성폭행 고소 사건 피의자 조사 일정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심 선수 측 주장대로 조 전 코치의 성폭행이 심 선수가 만 17세이던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조 전 코치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심 선수의 주장이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있는 조 전 코치 측은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조 전 코치 가족은 지난주 호소문을 통해 “한쪽의 말만 듣고 단정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합당한 단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사건을 대리할 새 변호인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빙상인은 “심석희가 자칫 이전투구로 흐를 수 있는 재판 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옥자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에게 수치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사실 관계를 밝히는 과정에서 서로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다 보면 2차 피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이헌재 uni@donga.com / 수원=이경진 기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조재범 전 빙상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구속 수감)의 성폭행 고소사건을 전담할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을 꾸렸다고 13일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자신을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의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며 치열한 법정다툼을 예고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수사관,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법률지원 인력 등 17명으로 이뤄졌다. 특별수사팀은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심석희의 휴대전화에 담긴 양측의 대화 내용 등의 복원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심석희가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충북 진천선수촌 등에서 현장조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14일 예정된 조 전 코치의 상습폭행사건 항소심 선고가 미뤄짐에 따라 성폭행 사건 피의자 조사 일정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비롯한 4명의 선수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심석희 측의 주장대로 조 전 코치의 성폭행이 심석희가 만 17세이던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조 전 코치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처벌과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9조(강간 등 상해·치상)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아동·청소년을 강간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폭행 혐의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조 전 코치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더라도 성폭행 혐의가 입증되면 동법 제7조(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에 의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조 전 코치 측은 심석희 측의 주장이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조 전 코치 가족들은 지난 주 언론에 배포한 호소문을 통해 “한쪽의 말만 듣고 단정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합당한 단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상습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성폭행 건과 관련해서는 사실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건을 담당할 새 변호인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변호사는 상습폭행 건만 담당해 왔다. 빙상인들은 심석희가 과연 지루하게 이어질 지도 모르는 재판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심석희의 한 지인은 “한 명의 선수로서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여성으로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옥자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심 선수처럼 유명인의 경우엔 재판 과정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곤 한다. 수사 기관에서 다뤄져야 할 사항들이 여과 없이 대중들에게 전달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짧은 휴식을 가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심석희(22·한국체대·사진)가 하루 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훈련을 재개했다. 송경택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10일 “심석희가 오전에 서울 태릉선수촌으로 돌아왔다. 속마음까지는 알 수 없지만 표정은 무척 밝았다.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8일 저녁 폭행 혐의로 이미 구속 중인 조재범 전 코치를 지난해 12월 중순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심석희는 9일 코칭스태프의 양해를 얻어 하루 휴식을 취했다. 심석희를 포함한 대표팀은 이날 오전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했다. 당초 이번 주말까지 서울에서 훈련을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겼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훈련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심석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 반까지 진천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심석희 선수가 활기찬 모습으로 다른 선수들과 함께 어울려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독일 드레스덴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제5, 6차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9일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인 서울 태릉빙상장. 하루 전인 8일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한 심석희(22·한국체대·사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심석희는 하루 외출 허가를 얻어 집에서 쉬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심석희의 성폭행 고소 건은 8일 밤 알려졌다. 심석희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동료들과 함께 훈련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2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심석희가 하루 전 어렵게 자신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것은 조 전 코치가 폭행과 관련해 집요하게 합의를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코치는 1심 판결 선고 당시 4명의 폭행 피해자 가운데 1명과 합의해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조 전 코치는 이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2명의 선수들과도 추가로 합의했다. 조 전 코치가 초범이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이 고려돼 14일 항소심 판결에서 형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계속해서 심석희 측에도 합의를 요구하자 추가 고소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수원지법에 따르면 나중에 합의한 2명은 심석희의 추가 고소 소식이 알려진 뒤 항소심 재판부에 합의 취하서를 제출했다. 심석희 측 임상협 변호사는 “심석희 선수가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심석희는 정신적 충격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를 대리하는 오동현 변호사는 “본인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데 언론을 통해 보도되니까 많이 힘들어한다. 아직 고소장도 확인하지 못했고 (관련된) 조사도 받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용서를 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무고 등으로 맞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진영(39)은 모든 걸 이룬 선수다. 1999년부터 20시즌 동안 2125개의 안타를 때렸다. 통산 타율도 0.305나 된다. 3차례나 자유계약선수(FA)로 다년 계약을 했고, 태극마크를 달고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민 우익수’란 애칭도 얻었다.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그에게도 안타까운 것이 있다. 선수 생활 마지막 3년 동안 몸담았던 KT의 부진이다. 이진영은 2016년부터 3년간 KT에서 뛰었는데 같은 기간 동안 KT는 최하위 두 번에 9위 한 번을 했다. 지난주 서울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진영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KT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팀이다. 다만 더 좋은 팀이 되려면 좀 더 철저한 준비와 굳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지도자 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야구 인생에 만족이란 없다 1999년 쌍방울 1차 지명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후 20시즌을 뛴 그는 “자신에게 만족하는 순간 한계가 설정된다.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영은 “4번 타석에 들어가 2안타를 치면 타율이 0.500이 된다. 하지만 난 2안타를 친 기쁨보다 두 번의 실패가 더 불만이었다. 다시 만날 때 당하지 않기 위해 준비했다. 수비에서도 실책을 했다면 왜 했는지 반성하고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후배들에게 타격 기술을 알려주진 않았다. 그 대신 “그라운드에서 나이는 상관없다. 야구장 밖에선 친한 형, 동생이라도 야구장에서는 똑같은 야구 선수이고, 넘어서야 할 경쟁자일 뿐”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는 “심우준, 정현, 문상철 같은 젊은 선수들이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고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나도 매년 치열한 경쟁을 넘어섰기에 20년 동안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은퇴를 결심한 지난해에도 경쟁 속에 살았다”고 했다. ○ 자기만의 무기를 가져라 이진영의 통산 홈런은 169개다. 한 해 평균 8개 남짓한 홈런을 쳤으니 홈런 타자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는 이에 대해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다. 자기만 잘할 수 있는 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영은 타구를 그라운드 안으로 보내는 능력을 무기로 삼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삼진이 가장 싫었다. 아무런 결과를 낳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안에 공이 들어가면 안타든, 실책이든, 진루타든 결과가 나온다. 범타가 되더라도 고민할 거리가 생긴다”고 했다. 그는 “프로에 입단할 정도면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는 거다. 그중 어떤 선수는 대선수가 되지만 대다수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준비에 따라 야구 인생이 달라진다”고 했다. ○ 국가대표에 도움 되고파 이진영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의 슈퍼 캐치로 ‘국민 우익수’란 애칭을 얻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는 대타로 나서 당시 일본 최고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는 “항상 연구하는 습관이 되어 있다 보니 후지카와가 앞선 타자를 상대하는 걸 보고 내게 어떤 공을 던질지 알겠더라. 내가 예상했던 포크볼이 와서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회상했다. 이진영은 현역 시절 상대 투수의 버릇이나 볼 배합을 가장 잘 파악하는 선수로 꼽혔다. 그는 “최근 들어 야구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올해 열리는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전력분석요원으로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힘들었지만 잘 버텨 온 스스로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 지난해 2월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폐회식 즈음 마주 앉았던 심석희(22·한국체대)가 했던 말이다. 1시간 남짓 대화를 나누는 동안 심석희는 “힘들었다”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모든 게 끝나 너무 홀가분하다”라는 말도 종종 했다. 심석희는 “주변에서 나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힘들었다”고 했다. “외롭고 힘들 때 의지가 됐던 (노)진규 오빠(한국체대 선배이자 대표팀 선배였던 노진규는 2016년 골육종으로 사망)가 하늘나라로 간 것도 충격이었다”고 했다. “단체전을 준비할 때도 힘든 부분이 많았다. 매년 치열한 경쟁 속에 멤버가 바꾸고 다시 손발을 맞추는 게 힘들었다”는 말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회 직전 벌어진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 사건이 있었다. 그렇지만 8일 심석희가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왜 당시 심석희가 그렇게 힘들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새삼 이해가 됐다. 심석희를 지도해 온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석희는 고통을 묵묵히 감내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중학생 때부터 최고의 기량을 펼친 그를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심석희는 때때로 불합리한 일을 당했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심석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범죄 피해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한 여성으로 견뎌야 할 추가적인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을 너무 두려워했다. 또 자신만큼 큰 상처를 입을 가족들을 생각해 최근까지 모든 일을 혼자 감내해왔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심석희는 용기를 냈다. 세종은 “앞으로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사건을 밝히기로 했다”고 했다. 올해 2월 심석희는 자신이 버틸 수 있었던 힘으로 가족과 팬들의 응원을 꼽았다. 심석희는 “아빠는 내게 ‘올림픽보다 석희 네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너무 큰 위로가 됐다. 오빠는 ‘잘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메달이 아니어도 후회 없는, 부상 없는 경기로 보상받고 언니가 꼭 행복하게 웃었으면 좋겠어요”라는 한 팬의 편지도 소개했다. 이후 심석희는 토크 콘서트를 열고, 야구장에서 시구자로 나서는 등 최대한 밝은 모습을 보이려 했다. 심석희는 진실을 밝히는 노력과는 별개로 선수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심석희는 성폭행 고소 건이 세상이 알려진 8일에도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스케이팅 훈련을 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9일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 휴식을 취했지만 2월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은 중단했다. 주로 사용하던 SNS를 가득 채웠던 게시물들은 9일 모두 사라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클래식’이라는 용어를 자주 쓴다. 7월에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은 한여름의 최고 수준 경기라는 뜻의 ‘미드 서머 클래식(Mid Summer Classic)’이라 불린다. 가을에 열리는 월드시리즈는 ‘폴 클래식(Fall Classic)’이다. 겨울을 대표하는 명품 경기도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윈터 클래식(Winter Classic)’이다. NHL은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NFL, MLB, NBA, NHL) 가운데 가장 인기가 덜한 편이다. 그렇지만 윈터 클래식만은 다르다. 현지 시간으로 2일 열린 보스턴-시카고의 윈터 클래식에는 7만6126명의 관중이 노터데임 스타디움을 가득 메웠다. NHL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이었다. NHL은 대개 실내에서 열린다. 그래서 만원 관중이라 해 봐야 2만 명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윈터 클래식은 야외에 있는 야구장이나 미식축구장에 특설 하키장을 마련해 경기를 한다. 올해 윈터 클래식이 열린 노터데임 스타디움도 노터데임대의 풋볼 경기장이다. 윈터 클래식의 시작은 2008년 1월 1일이었다. 새해 첫날 초창기 아이스하키처럼 야외에서 하키를 한다는 ‘역발상’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2014년 미시간대 풋볼 스타디움인 ‘빅 하우스’에서 열린 윈터 클래식에는 역대 최다인 10만5491명의 관중이 찾았다. 관중들은 색다른 경험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NHL 사무국은 매년 1월 1일 즈음에 최고 인기 팀으로 매치 업을 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한국에서도 얼마 전 비슷한 행사가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한국농구연맹(KBL)의 ‘농구영신’이다. 농구영신은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이라는 말에서 따온 특별한 매치다. KT와 LG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1시에 창원체육관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종료 후 7511명의 만원 관중은 타종 행사 등으로 다 함께 새해를 맞았다. 후반전은 2019년 1월 1일에 시작했다. 농구와 함께 1박 2일, 크게 보면 2018년의 끝과 2019년의 시작을 보낸 것이다. 경기 후 농구 코트는 거대한 댄스파티장으로 변신했다. 유명 DJ의 음악에 맞춰 남녀노소 모두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7511명의 올 시즌 KBL 최다 관중이었다. 최근 농구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관중은 줄고 시청률도 떨어졌다. 농구영신은 위기 속 고민의 산물이었다. 이준우 KBL 사무차장은 “미국에서도 모든 팀은 살아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농구영신은 우리가 뗀 첫걸음이다. 팬들의 욕구에 발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해가 바뀌는 날. 사람들은 대부분 뭔가 추억을 쌓으며 새해를 맞는다. 농구영신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거나 TV를 통해 농구와 함께 새해를 맞는 것이다. 경험과 이야기가 쌓이면 그게 바로 전통이 될 수 있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사진)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38)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심석희는 2014년부터 조 전 코치가 강제추행은 물론이고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8일 주장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으며 14일 항소심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세종 측은 항소심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심석희와의 심층면접을 통해 미성년자였던 만 17세 때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종 측은 심석희를 대리해 조 전 코치를 지난해 12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이에 대해 “성폭행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성폭행이 시작됐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범행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는 협박과 무차별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도 털어놨다. 범행 장소는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라커룸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세종 측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체육시설에서 이 같은 범행이 일어났다는 것은 국가 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선수들이 지도자들의 폭행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억압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은 지난해 1월 중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개막 약 한 달을 앞두고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심석희는 하루 전 조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해 방문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심석희는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해 충격을 줬다. 하지만 심석희는 지난해 12월 17일 공판 당시 성폭행 사실은 주장하지 않았다. 세종 측은 “성폭행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한 여성으로 견뎌야 할 추가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최근까지도 혼자서 감내해 왔지만 유사 피해자를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해 말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압수했고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제10구단 KT는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처음 1군에 참여한 2015년부터 3년 내리 10위를 한 KT는 작년에 NC를 끌어내리고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그렇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KT는 이강철 감독, 이숭용 단장으로 현장과 프런트의 수뇌부를 물갈이했다. 5번째 시즌인 올해는 반드시 5위 이상을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었다. KT의 올해 ‘가을 잔치’ 진출 열쇠는 누가 쥐고 있을까. 7일 본보를 방문한 이강철 신임 감독은 유격수 심우준(24·사진)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이 감독은 “심우준은 수비의 핵심이다. 유격수가 센터 라인을 잘 지켜줘야 팀 수비가 안정된다. 공격력을 떠나서 수비만 잘해 주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KT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심우준은 13개의 실책을 했다. 실책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팀 수비를 조율할 정도의 안정감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 감독은 “외야만 해도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야수는 주전뿐 아니라 백업(후보)도 약한 편이다. 누구 하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수 쪽에서는 2년 차 신예 투수 김민(20)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숭용 단장은 “외국인 투수 2명(알칸타다, 쿠에바스)에 이대은까지 1∼3선발은 괜찮다. 김민이 4선발로 제몫을 해주면 로테이션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이었던 김민은 4승 2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0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7이닝 무실점 쾌투로 올해를 더욱 기대케 했다.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20)의 투수 겸업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타자로 29개의 홈런을 쳤던 그는 올스타전에서 이벤트성으로 투수로 변신해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를 던졌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스프링캠프 때 잘 생각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괴짜 골퍼’로 유명한 브라이슨 디섐보(26·미국)는 4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센추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여러 차례 깃대가 홀에 꽂혀 있는 상태에서 퍼팅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깃대를 제거하지 않고 플레이를 하면 2벌타를 받았다. 하지만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골프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도록 여러 규칙을 손봤다. 깃대를 둔 상태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중 하나다. ○ 드롭은 무릎 높이에서 이 밖에 대표적인 규칙 변화는 드롭을 무릎 높이에서 한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나 페널티 구역에서 구제를 받을 때 어깨 높이에서 공을 드롭했다. ○ 우연히 두 번 쳐도 무벌타 우연히 두 번 이상 볼을 친 경우에도 벌타가 없다. 자신이 친 볼이 다시 클럽에 맞는다든지 나무에 맞은 후 몸에 맞거나 캐디에게 맞아도 벌타가 없다. 단, 고의가 아닐 경우에만 해당된다. 퍼팅 그린 위에서나 볼을 찾을 때 우연히 볼이 움직인 경우에도 벌타를 받지 않는다. 종전에는 1벌타를 받았다. 벙커 탈출이 어려울 경우에는 2벌타를 받고 벙커 앞으로 나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 준비된 사람부터 먼저 치면 돼요 경기 진행을 빠르게 하기 위한 규칙 개정도 눈에 띈다. 공을 찾는 것은 3분까지만 허용하고 이후에는 분실구로 처리한다. 또 준비된 사람이 먼저 칠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꿨다. 종전에는 홀에서 먼 순서대로 쳐야 했다. ○ OB 난 곳에서 바로 플레이 아웃 오브 바운즈(OB) 때도 2벌타를 먹고 공을 잃어버린 곳에서 플레이하면 된다. 한국의 주말 골퍼들은 이미 이런 방식으로 경기를 해 왔는데 공식 규칙으로 명문화됐다. 다만 이 규정은 아마추어에서만 적용된다. 프로들이 출전하는 정식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예전처럼 1벌타를 받고 원래 쳤던 곳으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 한다. ○ 캐디가 뒤에서 방향 봐주면 안돼요 종전에는 캐디가 정렬(어드레스) 시 뒤에서 방향을 봐주는 게 허용됐지만 새 규칙은 이를 금지했다. 티샷을 할 때뿐 아니라 페어웨이와 그린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 스스로 생각하고 경기를 해 나가라는 의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왼손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기쿠치 유세이(28·사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 확정됐다. 행선지는 일본 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시애틀이다. 기쿠치는 3일 협상 만료 시간 직전 시애틀과의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시애틀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꽤 좋은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본 계약은 3년 4300만 달러(약 484억 원)다. 이후 양측은 각각의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시애틀은 2021년부터 4년간 6600만 달러(약 743억 원)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 계약 총액은 7년 1억900만 달러(약 1228억 원)가 된다. 3시즌 후 시애틀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더라도 기쿠치는 2022시즌에 1300만 달러(약 146억 원)의 옵션을 갖고 있다. 4년 5600만 달러(약 631억 원)의 계약이 보장된 셈이다. 2011년 세이부에 입단한 기쿠치는 150km 중반대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8시즌 동안 73승 46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4차례의 완봉승을 포함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팀의 현재와 미래에 모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젊은 투수다.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쿠치의 계약에는 시애틀과 일본 선수의 오랜 인연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 이치로를 비롯해 사사키 가즈히로, 이와쿠마 히사시, 아오키 노리치카, 가와사키 무네노리 등이 그동안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LA 다저스 류현진(32)은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1년 1790만 달러·약 201억 원)를 받아들여 올해도 다저스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는다.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2015년과 2016년을 허송한 그로서는 건강한 몸을 증명해야만 한다. 올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으면 다년의 ‘대박 계약’이 가능해진다. 또 하나는 우승 가능성이다. 다저스는 언제든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려볼 만한 강호로 꼽힌다. 다저스는 최근 월드시리즈에서 연속해서 패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2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올해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019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컵은 2017시즌 우승팀인 휴스턴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구별 우승팀과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묻는, 30여 명의 전문가 투표로 이뤄졌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휴스턴과 양키스, 보스턴이 챔피언 타이틀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세 팀 모두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을 거뒀다. MLB.com은 “아마도 2017년처럼 휴스턴이 나머지 두 팀을 꺾고 월드시리즈에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다저스의 독주를 점쳤다. 다저스는 매니 마차도(내야수)와 야스마니 그란달(포수), 야시엘 푸이그(외야수) 등이 팀을 떠났지만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가 복귀하는 등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저스의 3시즌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달성과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예상했다. 가장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는 휴스턴이었다. 양키스가 1표 차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휴스턴이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다저스가 아닌 아메리칸리그 우승팀이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와 맞붙어 4승 3패로 창단 이후 5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못한 두 명의 대형 FA인 마차도와 브라이스 하퍼를 빼놓고 실시했다. 다저스는 하퍼를 데려올 유력한 팀 중 하나다. 하퍼의 가세가 준우승 예상을 우승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KBO리그는 ‘홈런의 시대’였다. 정규시즌 720경기에서 역대 최다인 1756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사상 처음으로 40홈런 이상 타자가 5명(김재환, 로맥, 박병호, 로하스, 한동민)이나 탄생했다. 2019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달라진 공인구다. KBO는 올해부터 반발계수를 국제 평균치로 낮춘 공인구를 쓴다. 올해 시범경기부터 반발계수를 일본야구기구(NPB) 공인구인 미즈노와 같은 수준(0.4034∼0.4234)으로 낮춘다. 그렇다고 타자들이 불리해지고 투수만 유리해진 것은 아니다. 작년까지의 공에 비해 솔기 높이를 다소 낮추고, 크기가 조금 커졌다. 명투수 출신인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은 “반발계수를 낮추면 확실히 공이 덜 날아간다. 하지만 공 크기와 솔기의 변화로 투수들은 변화구 구사가 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투수들이 얼마나 빨리 새 공인구에 적응하느냐가 투타 대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넥센’ 이름을 달았던 히어로즈는 ‘키움 히어로즈’로 새 출발을 한다. 히어로즈는 1일부터 구단 홈페이지에 ‘2019. 1. 15. 키움 히어로즈로 새롭게 인사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노출시켰다. 연간 100억 원 규모를 후원하는 키움증권은 조만간 새 팀명과 CI(구단 이미지) 등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제9구단 NC는 2만2000석 규모의 새 안방 창원NC파크에서 시즌을 맞는다. 창원NC파크는 클럽하우스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라운지, 옥상정원 등 최신식 시설을 갖춘 관중 친화적 구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KBO리그는 역대 가장 빠른 3월 23일에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휴식기 때문에 3월 24일 조기 개막했으나 올해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프리미어12가 11월 초로 예정되면서 하루 더 일정을 당겼다. 창원NC파크 정규시즌 개장 경기도 3월 23일 오후 2시 삼성과의 개막전이다. KBO는 주자가 병살 플레이를 막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야수에게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할 경우 해당 주자 및 타자 모두에게 아웃을 주기로 했다. 해당 플레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국가대표팀 구성 등을 책임질 기술위원장에 김시진 전 롯데 감독(60·사진)이 선임됐다. 지난달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의 자진 사퇴 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정한 선수 선발 등을 위해 기술위원회를 부활하기로 했다. 그 첫 단추로 30일 올해 KBO리그 경기운영위원장을 맡았던 김 전 감독을 선임 했다. KBO는 “그동안 전력분석 측면에서 국가대표를 치밀하게 지원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기여한 점과 신중한 소통 능력, 야구계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경륜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먼저 개인 통산 100승을 돌파한 명투수 출신인 김 위원장은 히어로즈와 롯데 감독 등을 지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코치로 참가해 금메달을 도왔고 2015년 프리미어12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전력분석팀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일을 맡게 돼 부담이 크다. 부족하지만 한국 야구 발전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거 추신수(36·텍사스)의 귀국 현장에 언론사 카메라가 등장한 것은 10년 전인 2008년경부터다. 마이너리그의 ‘눈물 젖은 빵’을 먹다 빅리거로 발돋움한 뒤의 일이다. 당시 그와 아내 하원미 씨(35) 사이에는 세 살이던 장남 무빈 군이 있었다. 해가 갈수록 귀국하는 추신수 가족의 수가 늘었다. 2009년 둘째 아들 건우 군이, 2011년 막내 소희 양이 태어나면서 5명이 됐다. 23일 귀국한 ‘추(Choo) 패밀리’의 올해 귀국 현장에는 어느덧 13세가 된 무빈 군의 키가 아빠와 얼추 비슷해져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덩치로 보면 형제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만난 추신수 하원미 씨 부부는 “그동안 우리 가족의 귀국 사진만 모아도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때론 친구처럼, 때로는 애인처럼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두 사람으로부터 롤러코스터와 같았던 올 시즌과 미국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내조의 여왕’으로 불리는 하 씨가 한국 신문과의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쌀국수와 올스타전 올해 추신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과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역대 팀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46경기)과 스즈키 이치로(일본)가 갖고 있던 아시아 선수 출루 기록(43경기)을 모두 경신했다. 덕분에 꿈에 그리던 올스타전까지 나갈 수 있었다. 이 기록 뒤에는 ‘베트남 쌀국수’가 조연으로 등장했다. 추신수는 “나도, 동료 선수들도 쌀국수를 좋아해서 원래 선수단 식사에 베트남 쌀국수가 자주 나왔다. 그런데 기록이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쌀국수가 빠지지 않더라”며 “연속 경기 출루가 53경기째에서 끝난 뒤 몇몇 선수들이 ‘네 기록이 깨진 건 아쉽지만 더 이상 쌀국수를 안 먹어도 돼 기쁘기도 하다’고 말하더라”며 웃었다. 추신수는 올스타전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 하 씨에게 “올스타 휴식기에 푹 쉬고 여행이나 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하 씨의 대답은 이랬다. “지난 10년 동안 올스타 기간 중 많이 쉬었고 여행도 많이 갔잖아. 올해는 시즌 끝나고 쉬어”였단다. 하 씨는 “매년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올스타전을 꿈꿨다. 그런데 올해는 남편이 연속 경기 출루를 이어가면서 너무 잘하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더 욕심을 낸 것 같다. 한 달 전부터 (올스타전에 나가면 입을) 내 드레스와 아이들의 옷을 샀다. 혹시 탈락할 것에 대비해 가격표를 떼진 않았다. 반품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라고 했다.○ 야구 선수 아들 3명 키우기 야구 선수 아빠처럼 두 아들 무빈 군과 건우 군도 리틀리그에서 야구를 한다. 뒷바라지는 고스란히 하 씨의 몫이다. 하 씨는 “미국의 리틀야구 토너먼트는 주말 오전 6시에 시작한다. 이기면 하루에 4, 5경기를 한다. 어떤 날은 무빈이와 건우 경기를 번갈아 봤는데 하루에 8경기까지 봤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그렇지만 소희가 더 고생했다. 두 아들의 경기가 다른 운동장에서 열리는 바람에 차로 왔다 갔다 해야 했다”고 말했다. 파김치가 되어 집으론 돌아온 그날 저녁에는 텍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남편의 경기를 보러 가야 했다고 한다. 하 씨는 “그런 날은 한동안은 야구공의 빨간색 실밥도 보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두 아들도 그렇지만 추신수도 손이 많이 간다. 예를 들어 외출할 때 “오늘 면바지 입을까 아니면 청바지 입을까” 하는 식이다. 하 씨는 “나도 남편에게 많은 걸 의지하지만 남편도 마찬가지다. 어떨 땐 야구 선수 아들 3명을 키우는 것 같다”고 했다. 추신수는 두 아들이 야구를 하는 것을 뿌듯하게 바라보면서도 칭찬은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는 뛰어난 몸과 재능을 타고난 선수가 정말 많다. 하지만 대다수가 메이저리거가 되지 못한 채 야구 인생을 접는다. 노력과 절실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를 스스로 깨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꿈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야구로 큰 성공을 거둔 추신수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었다. 2013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457억 원)짜리 대형 계약을 했다. 하지만 이 부부는 돈과 행복은 별개라고 입을 모았다. 추신수는 “돈을 벌기 위해 야구를 한 게 아니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 단 한 타석이라도 메이저리그에 서는 게 꿈이었다. 메이저리거가 된 후엔 이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지금도 야구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행복하다. 언제든 야구장 가는 길이 즐겁지 않으면 미련 없이 그만둘 것”이라고 했다. 베테랑임에도 그는 지금도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한다. 저녁 경기라도 오전 11시면 야구장에 가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 하 씨 역시 “통장에 얼마가 있건 나는 그냥 애 키우는 사람이다. 매일 애들 학교, 학원, 운동장 태워 보내고 밥해 주고 나면 하루가 바쁘게 간다. 도움 주는 사람을 고용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내 아이들에게 내가 맛있는 밥 해 먹이는 게 내겐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도 두 사람은 힘들었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추신수는 “살아가면서 힘들 때가 있다. 그러면 마이너리그 때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견뎌낸다”고 했다. 그런데 하 씨의 반응은 달랐다. “21세 때 남편만 믿고 미국에 왔다. 마이너리그 시절 다른 마이너리거 가족들과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남편들이 원정을 떠나면 우리끼리 모여 야구도 보고, 영화도 봤다.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했다. 가난했지만 꿈이 있었다. 무빈이 아빠는 그때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는 시절이었다. 가끔씩은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부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