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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법 보조금 영업을 한 이동통신사들에 사업정지나 과징금 처벌을 하는 대신 과징금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가입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3일 시작되는 이동통신사 사업정지 조치가 일반 국민의 불편 및 휴대전화 판매점 등 다른 사업자들의 피해를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미래부는 “사업정지 징계를 할 경우 판매점 등 제3자가 피해를 보게 되고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그 과징금은 국고에 귀속돼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불법 보조금 영업을 할 경우 사업정지에 갈음한 과징금 규모만큼 통신요금을 감면해 주게 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래부는 이번 사업정지로 인한 전화기 제조사 매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사업정지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주력 기기의 물량 일부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대리점 영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채권 상환기간을 연장해주고 단기 운영자금 및 매장 운영비용 일부를 지원할 방안도 찾고 있다. 미래부 측은 “사업정지 조치와 별도로 이동통신사들과 데이터 제공량 확대, 데이터 요율 인하, 노인 및 장애인 지원 확대 등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론을 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정보기술(IT) 업계를 담당하다 보니 인터넷 업계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그런데 요즘 만나는 이들의 표정이, 특히 국내 기업인들의 표정이 썩 밝지 않다. 이유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억울하다’는 거다. 인터넷 업계는 묘한 곳이다. 분명 한국 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따로 존재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이들의 국적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든, 싸이월드든 그것이 일단 인터넷이라는 플랫폼 위에 얹히면 사용자들이 느끼는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의 차이는 거의 없어진다. 본사가 어디에 있고 서버가 어디에 있든, 한국에 지사를 두지 않아도 한국어 버전만 지원된다면 사용자들은 국적과 관계없이 ‘물건만 보고’ 선택한다. 그야말로 무한경쟁의 장인 것이다. 하지만 유독 인터넷 기업의 국적을 따져 대우를 달리하는 곳이 있으니 그건 바로 국내 규제기관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비슷한 잘못을 해도 정부는 늘 만만한 국내 기업에만 서슬 퍼런 칼날을 댄다”며 “각종 규제도 외국계는 손도 못 대고 국내 기업에만 씌워 발목을 잡으니 누구의 정부냐”고 항변한다. 잘못해서 때리는 것까진 이해하는데, 때리려면 똑같이 때리라는 것이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이런 불만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스마트폰 앱 마켓의 불공정약관 시정조치’를 보자. 공정위는 △부당한 환불불가 조항 △고객 저작물 임의사용 조항 등 앱 마켓의 불공정약관을 적발해 시정조치했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적용 대상은 T스토어(SK플래닛), 올레마켓(KT), 유플러스 앱 마켓(LG유플러스), LG스마트월드(LG전자) 등 ‘국산’ 앱 마켓 4곳뿐이다. 국내 앱 마켓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는 손도 못 댔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반쪽, 아니 ‘반의 반의 반쪽짜리 공정(公正)’ 실현이었다. 지난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네이버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당시 공정위 직원들은 네이버 본사 내에 별도 공간을 차리고 한 달 가까이 상주하며 조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직원들은 공정위 조사관들의 호출이 있을 때마다 직접 달려가 질문에 응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인터넷 업계 사람들은 “같은 일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벌어졌다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검찰은 구글이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일을 적발하고도 조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기소 중지한 바 있다. 뒤늦게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에 시정조치를 명령했지만 구글이 이를 실천할지는 미지수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정명령 후 (구글 직원을 직접 만나진 못했고) 구글 측 로펌 대리인을 통해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로펌 대리인만 내세웠다면 어떻게 됐을까. 국경을 넘어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인터넷 세계에서 규제 역차별을 호소하는 국내 기업에 할 수 있는 위로는 이 정도일 거다. “어쩌겠습니까, 한국 기업인 게 죄입니다.” 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
미래창조과학부는 그간 이동통신 3사 가입자에게만 제공해 온 ‘이동전화 명의도용방지서비스(M-Safer)’를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한 모든 이동통신사 가입자로 확대한다고 12일 밝혔다. M-Safer는 휴대전화 명의 도용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한 무료 서비스로, 이동전화 개통 시 본인 명의의 모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 명의 도용 시 본인이 이를 즉시 알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미래부는 “휴대전화가 없는 경우 M-Safer 홈페이지(www.msafer.or.kr)에 ‘e메일 안내서비스’를 신청하면 신규 개통 시 e메일로 통보해 준다”며 “M-Safer를 통해 모르는 이동전화 가입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즉시 해당 통신사 고객센터에 이용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기기 대금이나 통화 요금 등 명의 도용에 따른 일체의 피해를 면제받을 수 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IBM ▽상무 △시스템 z 비즈니스 총괄 박혜경 △글로벌 프로세스 서비스(GPS) 총괄 김연주}
직장생활 중 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믿을 수 있는 보육자 확보’다. 제 아무리 뛰어난 교육을 받은 고액 연봉의 직장 여성일지라도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을 찾지 못하면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현재 국내의 베이비시터 시장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직장맘들은 △아이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전염병 등 건강질환이 없으며 △주거지나 범죄기록 관련 신분이 확실하고 △교육을 받아 아이를 잘 이해하는 베이비시터를 원하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인력은 소수인 데다 이를 공인할 방법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여성가족부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베이비시터의 모델사업으로 정부가 직접 교육하고 관리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크게 못 미친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현재 아이돌봄 베이비시터의 시급은 5500원, 종일제 월급은 110만 원으로 민간에 비해 낮다 보니 일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아이돌봄 베이비시터의 월급이 이렇게 낮은 것은 정부의 예산 운용이 보육비 지원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육예산 변화를 보면 가장 급격하게 증가한 예산은 가정양육수당 지원 예산으로 전체 보육예산 4조1313억 원 가운데 21.3%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집 등 영유아 시설보육료 지원은 62.9%를 차지한다. 이에 비하면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1.9%)은 1%대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현재 육아휴직 3개월 차인 하진경 씨(31)는 “3개월 뒤면 복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베이비시터와 연결됐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양육수당 20만 원을 안 받더라도 믿고 맡길 아이돌봄 베이비시터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런 직장맘의 의견은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 여성 김모 씨는 “영아 어린이집 자리도 없고 아이돌봄 서비스도 부족한 지금 상황에서 직장맘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결국 ‘가족에게 손 벌리기’ 아니면 ‘민간 베이비시터 구하기’ 아니냐”라며 “검증되지 않은 베이비시터로 인한 사건사고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가 나서 믿을 수 있는 인력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샘물 evey@donga.com·임우선 기자}
‘육아휴직 2년’이라는 ‘꿈의 숫자’가 실현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직장맘들은 △적어도 1년 정도는 마음 편히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며 △각종 영아 돌봄 정책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맘 윤지영(가명·31) 씨는 “현재 육아휴직이 최대 1년까지만 허용되다 보니 1년을 다 쓰기가 눈치 보여 많이 써도 반년만 쓰거나 어쩔 수 없이 아예 일을 그만두는 동료가 많다”며 “2년을 보장해주면 적어도 1년은 마음 편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2년 허용이야말로 육아와 관련된 여러 사회 정책적 고민을 가장 쉽게, 가장 적은 예산으로 해결할 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 한 명당 3년의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교사 직업 덕분에 첫아이를 낳고 3년째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김보람 씨(32)는 “이 시기 엄마가 직접 아이를 돌보면 베이비시터를 구할 필요도 없고 마찬가지로 영아 어린이집을 찾아야 할 이유도 없어진다”며 “엄마가 직접 자식을 키울 수 있게 법으로 보장하는 것이 사회적 보육 부담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엄마의 육아 휴직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나면 아이에게도 좋다. 평균적으로 아이들은 만 2세가 돼야 언어적 의사표현이 가능해지고 기저귀도 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두 돌이 지나자 아이도 심리적으로 안정돼 오히려 스스로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하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걸 즐거워했다”며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와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2년 육아휴직의 장점”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여성고용률은 후진국 수준이다. 여성경제활동 참가율(2012년)은 5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2.3%)에 턱없이 못 미치고, 칠레 이탈리아 멕시코 터키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특히 대졸자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은 92.4%로 OECD 평균(91.7%)보다 높지만, 여성은 62.4%로 OECD 평균(82.6%)에 비해 훨씬 낮다.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은 30대 중반을 전후로 참가율이 뚝 떨어지는 ‘M자형’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과 육아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은 195만5000명에 이른다. 육아문제가 제대로 해결이 안 되면서 출산율도 만년 제자리걸음. 통계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 수)이 2012년(1.3명)보다 떨어진 1.19명이라고 발표했다. 합계출산율이 1.5명 이하인 ‘초저출산국’ 상태가 13년째 지속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처럼 여성고용률이 최하위인 곳에서는 좀 더 강도 높은 개혁이 시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이 출산 직후 3년, 초등학교 입학 후 3년이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중요하다. 이 ‘3-3’ 시기에 적극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야 경력단절을 막을 수 있다. 동아일보는 3회 시리즈로 육아고민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조명한다.이샘물 evey@donga.com·임우선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인 ‘윈도 XP’에 대한 MS 본사의 지원이 4월 8일자로 모두 종료된다. 앞으로 한 달여 뒤면 윈도 XP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 등 일체의 서비스 지원이 끊기지만 여전히 국내 PC의 15%가량이 XP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안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한국 MS에 따르면 2월 기준 국내 윈도 XP 사용률은 지난해 2월 33.52%에서 1년 만에 18.06%포인트 감소해 15.46%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윈도 XP 사용률인 17.18%에 비해 1.72%포인트 낮은 것이다. 세계 평균치를 웃돌았던 1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에서의 윈도 XP 사용률은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MS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별도의 정보기술(IT) 담당자가 없고 예산도 여의치 않아 대응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윈도 XP를 계속 사용할 경우 해당 사용자 PC에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PC가 해킹 공격의 경유지로 활용되는 등 심각한 보안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OS 자체의 보안 공백은 백신 프로그램을 아무리 깔아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XP OS를 계속 사용할 경우 각종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등에 노출돼 해당 PC가 ‘좀비 PC’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 MS는 “XP 사용자를 위한 안내 페이지(www.microsoft.com/ko-kr/windows/lifecycle/xp_eos/security.aspx)를 개설했다”며 “고객지원 콜센터(1577-9700) 등을 통해 반드시 업그레이드 관련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회사원 김준수 씨(34)는 얼마 전 전화를 받다가 재밌는 경험을 했다. 휴대전화가 울려서 보니 스마트폰 메인화면에 모르는 전화번호가 떴는데 그 옆에 ‘전화 받지 마’라는 메시지가 함께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신에 앞서 같은 번호에서 온 전화를 받은 누군가가 화가 나 해당 번호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남긴 모양이었다. 김 씨는 피식 웃으며 망설임 없이 통화 차단 버튼을 눌렀다. 김 씨가 직접 전화를 받아보지 않고도 해당 번호가 스팸 전화임을 알 수 있었던 건 스마트폰에 일명 ‘스팸 탐지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았기 때문이다. 스팸 탐지 앱은 해당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특정 번호에 대해 남긴 평판을 종합해 전화가 왔을 때 알려준다. 김 씨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스팸 전화에 짜증 날 때가 많았는데 앱을 깐 뒤 불필요한 전화를 상당히 차단할 수 있었다”며 “어쩌다 스팸 전화를 받게 될 때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번호에 대한 평가를 열심히 남긴다”고 말했다.○ 집단 평가 모아 스팸 퇴치 잇따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개인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세간에 떠도는 요즘 스팸 전화와 메시지를 막을 대안으로 집단 지성을 활용한 스팸 탐지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네이버의 ‘후스콜’을 비롯해 KT 자회사 KTcs의 ‘후후’ 등 앱 형태의 스팸 탐지 서비스가 50개 가까이 나왔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T전화’처럼 이동통신사의 전용 플랫폼 내에 스팸 식별 기능을 탑재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후스콜’을 깔면 전화가 걸려올 때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해당 번호에 대한 다른 이들의 평가가 함께 뜬다. 인터넷상에 해당 번호와 관련된 콘텐츠가 있을 경우 인터넷 검색 결과도 함께 노출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10초 정도면 스팸 여부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전화를 끊은 뒤엔 화면에 ‘스팸 유형 선택하기’ 메뉴가 뜨고 △스팸 △텔레마케팅·광고 △상담센터 △불법도박 콘텐츠 △성인 콘텐츠 △보이스피싱 △기타 중에 하나를 골라 분류하고 상세한 평가도 남길 수 있다. 주부 이지은 씨(32)는 “예전엔 보이스피싱 같은 전화를 받고도 짜증을 풀 길이 없었다”며 “그런데 요즘엔 평가라도 남겨 남들에게 알려줄 수 있으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스팸 차단 시장, 신성장 기대주” 스팸 차단 서비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2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스콜은 1년 반 만인 지난달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건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KTcs의 ‘후후’도 최근 국내 다운로드 건수 500만 건을 돌파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KTcs 측은 “매일 신고되는 스팸 건수가 하루 7만 건, 월평균 스팸 식별 건수는 2억 건에 달한다”며 “‘신호위반 과태료 청구’ 문자나 ‘연말정산 안내’와 같이 교묘히 포장된 스미싱 문자도 탐지해 각종 사기 사건을 미리 방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스콜은 원래 대만 벤처기업인 고고룩이 내놓은 서비스였는데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고고룩을 인수했다. 당시 업계는 네이버의 고고룩 인수금액이 18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IT업계가 스팸 차단 서비스에 주목하는 건 국적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원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이미 후스콜 같은 서비스가 있었지만 네이버가 거액에 고고룩을 인수한 데는 고고룩이 갖고 있던 6억 건 규모의 전화번호 DB가 큰 역할을 했다”며 “이 같은 중국권 전화번호를 발판으로 네이버가 라인의 중국권 진출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T전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자사 가입자들에게 차별화된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업계는 해석한다. 모바일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모바일 운영체제(OS) 공급사인 구글도 최신 스마트폰 OS인 ‘키캣’에 전화번호 식별 서비스를 내장했다”며 “DB 구축이 본격화되면 관련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서동일 기자}

“2012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나고 보안 강화를 약속했는데 또다시 사고가 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보기술(IT) 전문기업임을 내세우고 있는 KT로서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12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7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과문을 읽기 전 허리를 굽혀 두 번 인사한 황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사과문을 들고 직접 나타났다. 2012년 8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KT는 최고경영자(CEO)였던 이석채 전 회장 대신에 표현명 전 사장이 사과했다. 황 회장이 이날 직접 나선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황 회장은 “조속한 원인 규명을 통해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고 원점부터 다시 철저히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이날까지 해킹 사건의 피해 고객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2년 KT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집단소송을 위해 개설된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다시 소송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줄을 잇기도 했다. 김기철 KT 부사장(최고정보책임자·CIO)은 “아직까지 경찰로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받지 못해 고객에게 공지도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은 “다음 주 KT의 정보보호 관계자들을 불러 부실 관리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웹사이트는 특정 인터넷주소(IP)에서 무차별 데이터 대입을 통해 반복적으로 사이트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으면 이를 해킹으로 보고 자동으로 접근을 차단한다. 하지만 KT는 이를 전혀 몰랐고,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없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안업체 안랩 및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현장 분석 전문가들과 조사팀을 꾸려 KT 서초사옥 등을 대상으로 이틀째 현장 조사를 벌였다. 반상권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KT의 과실로 이번 해킹 사건이 벌어졌다는 인과관계가 확인될 경우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호경인천=황금천 기자}
“통신 서비스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가입자 한 명 더 유치하겠다고 불법 보조금 경쟁을 할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기업다운 면모를 보여 주길 바란다.”(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이동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래부 장관과 마주 앉았다. 최 장관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만남은 최근 논란이 된 이동통신사들의 불법 단말기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영업정지가 임박한 상태에서 열린 것이다. 1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CEO들은 애써 웃었지만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미래부, 영업정지 발표 임박 미래부는 이르면 7일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영업정지 방침을 발표하고 다음 주말부터 각 사별로 45일씩 영업정지를 시킬 방침이다. 이는 이동통신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조치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방통위는 앞선 영업정지 조치에서는 신규 가입자 모집만 금지했지만 이번에는 신규 가입은 물론이고 분실·파손 등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사 내 기기변경 영업까지 전면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 장관은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으로만 싸우고 있는데 그보다는 마케팅 비용 축소, 과감한 경영혁신 등이 필요하다”며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대국민 발표를 하라”고 압박했다. 미래부는 또 한 번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업정지 조치는 물론이고 이동통신 3사 대표를 상대로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1억5000만 원의 벌금이 가능한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3사 CEO들은 전체적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 내용에서 이견을 보였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황창규 KT 회장은 “(통신 업계에) 와서 보니 보조금 관련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KT가 최근의 보조금 대란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으며 가입자 손실도 제일 컸던 것을 감안해 주도사업자와 처벌에 차등을 둬주길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불법 보조금 문제에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기능 및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간 처벌 형평성을 강조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이동통신사의 과열 경쟁을 인정하며 영업정지를 중소 판매점은 제외하고 일부 본사 직영점, 대리점만 적용하는 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효과 ‘글쎄’…소비자·판매점 ‘어쩌나’ 당초 미래부와 방통위는 ‘단말기 유통법’을 제정해 보조금의 실체를 파악하고 이를 원천적으로 뿌리 뽑겠다는 계획이었지만 2월 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되면서 마땅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후적 제재와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도의적 당부 말고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한 제재가 시장에서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영업정지 방침이 알려진 뒤에도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보조금이 엄청나게 풀린다는 뜻을 가진 ‘보조금 대란’이 연일 인기 검색어에 오르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판매점주들도 아우성이다. 점주들의 연합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영업정지 조치로 인한 진짜 피해자는 이미 가입자 유치로 재미를 본 이동통신사가 아니라 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점주들”이라며 “한 달 넘게 영업정지가 이뤄지면 매장 내 아르바이트생은 물론이고 소형 액세서리 제조업자부터 현수막 상인,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들까지 여러 소상공인의 밥줄이 끊기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팬택 등 일부 단말기 제조사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이날 판매점 등 관련업계 피해와 관련해 이동통신사들이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 영업정지 과정에서 국민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전담 콜센터 운영 및 3사 간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운영할 것도 제안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효성은 ‘100년 효성’의 미래를 위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열린 시스템 및 현장직무교육(OJT) 멘토링 프로그램, 효성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한 인재 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효성은 매년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해 전국 주요 대학에서 채용 설명회 및 상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학교별로 우수한 선배 사원을 채용 대사로 선정하고, 학교 현장에서 후배 구직자들의 취업 상담 및 질의 답변 등에 직접 응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실무 능력이 뛰어난 우수 인재 채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 시 영어점수, 학점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효성 관계자는 “특히 면접 전형 중 집단토론에서는 이름을 제외한 지원자의 모든 정보가 가려지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며 “능력 외 다른 스펙을 일절 보지 않고 논리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갈등해결 능력을 보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효성은 지난해 9월 선발한 2014년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1월 약 3주간의 입문(연수) 교육을 시행했다. 이 기간 신입사원들은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 및 사회적 기업인 굿윌스토어 효성1호점의 일일 점원 활동 등을 펼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효성인의 자질을 배웠다. 효성은 신입사원에 대한 체계적인 현장직무교육(OJT)도 진행하고 있다. 선배 지도사원과의 6개월간 멘토링 과정을 통해 전문 업무 지식뿐 아니라 신입사원이 직장생활에서 겪는 고충 해결 방법 등 다양한 방면을 교육받는다. OJT에서는 외국어 교육, 독서 교육 등도 이뤄지며 하반기(7∼12월)에는 2박 3일간 하계수련대회를 통해 애사심과 동료애를 가질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고 있다. 한편 효성 인재육성의 브레인 역할을 맡는 ‘효성인력개발원’에서는 자체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직급별로 꾸준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4월 글로벌 핵심 인재를 키우는 ‘백년대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재개발 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신규 교육 과정을 개설해 인력개발원을 신설했다. 효성인력개발원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직급별 맞춤 승격자 교육과 임원 및 팀장의 리더십 강화 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래 경영자 육성에 나서기 위해 500명 팀장을 대상으로 이색 힐링교육 프로그램인 ‘팀장의 길: 아프니까 팀장이다’를 마련했다. 2박 3일간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팀장 스스로에 대한 깊은 성찰 △효성의 발전사와 함께한 자신의 역사 찾기 △회사의 경영철학에 기반한 리더의 일하는 자세 확립 등을 강조한다. 효성 관계자는 “과중한 업무에 지쳐 있는 팀장들을 위로하고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팀장 교육 과정을 매년 회사의 경영방침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주제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의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을 거친 10명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최정예 사이버보안 인력 양성 과정’(K-Shield)을 통과한 10명이 사이버보안 인재 인증을 받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BoB교육센터에서 ‘최정예 정보보호 전문가’ 인증식(사진)을 갖고 총 20명에게 인증서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KITRI는 고등학생 등 보안 분야 잠재우수인력 120명 가운데 교육과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10명을 뽑았다. 또 KISA는 국내 기업 보안 담당자 1600여 명 가운데 120명을 선발해 총 6개월의 이론 및 실습 교육과 10회 이상의 사이버공격 대응훈련을 거쳐 우수 인재 10명을 선발했다. 인증서를 수여한 미래부 윤종록 차관은 “인증 대상자 20명은 물론이고 이들 과정의 수료생 전원은 사이버보안 전문단으로 국가 사이버 위기 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삼성전자가 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그린룸(대기실)에 모자이크 형태의 벽면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린룸 한쪽 가로 5.3m, 세로 2.6m 넓이의 벽에 TV,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크기와 모양이 다른 총 86개의 제품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각 제품에는 영화 속 명장면 86개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제공}

“구글은 언제나 자신들이 개방(open)을 지향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개방이란 대단히 제한적인 것이었다.”(월스트리트저널) 미국과 유럽에서는 13일 공개된 구글과 삼성전자 간 계약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계약서에 구글이 자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조건으로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앱을 탑재하도록 강요한 정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전체 스마트폰 OS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의 독주를 경계하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심하는 모양새다. 검색, 동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인터넷 관련업계에서는 구글 독점체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다. ○ 구글-삼성 계약서 첫 공개 그간 대외비로 관리돼 온 삼성-구글 계약서는 이달 벤 에델만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으로 전문이 공개됐다. 2011년과 2012년 작성된 문건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쓰는 대가로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의 모든 웹 검색 설정은 구글 검색 앱이 기본이 돼야 한다’ ‘(유튜브와 같은) 구글 앱 10여 개를 미리 탑재해야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다’ ‘구글 검색창과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은 홈 스크린과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어야 한다. 다른 구글 앱들도 스크린을 한 번 정도 넘긴 수준에서 떠야 한다’ 등이다. 이 같은 조건이 공개되자 유럽연합(EU)에서는 당장 반독점 기구가 나서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것이 아닌지 조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 독주 모바일 생태계 ‘우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구글의 세계 모바일 OS 점유율은 78.8%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삼성 효과’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92%에 이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개방과 공유를 강조해 많은 개발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그 역량을 집대성해 안드로이드를 개발했다”며 “여기에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구글 OS를 채택하면서 부동의 1위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 사이 다른 OS는 힘을 잃었다. 애플 ‘iOS’의 지난해 점유율은 15.5%로 전년(19.4%) 보다 3.9%포인트 떨어졌다. 한때 점유율이 45%에 달했던 노키아의 ‘심비안’이나 블랙베리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MS)의 ‘윈도 모바일’ 역시 3%대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구글이 독주하면서 이용자나 제조사, 관련 기업의 OS 선택권은 크게 제한을 받게 됐다.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윈드로이드 폰’(MS 윈도 모바일과 구글 안드로이드 중 사용자가 원하는 OS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구글과 특허공유 계약을 맺으면서 발표가 무산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축이 돼 개발한 ‘타이젠 OS’ 역시 전용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아 시작도 하기 전에 ‘타이젠은 죽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앱 스토어 매출서 구글 몫, 3→15%로 확대 모바일 인터넷 관련 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OS가 대세로 자리 잡고 구글 앱이 대부분 기기에 기본으로 깔리면서 국내 앱이나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크게 불리해졌다”며 “앱 장터도 구글만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는 자체 앱 장터를 운영할 수도,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최근 국내 모바일 검색 분야에서 다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으며 1위 사업자인 네이버와의 간격도 계속 좁히고 있는 추세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구글이 앱스토어 매출에 대해 개발자와 이동통신사, 구글이 각각 70%, 27%, 3%씩 가져가던 것을 70%, 15%, 15%로 변경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영향력이 커지면서 구글이 수익 분배 정책도 자사에 유리하게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이동통신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은 안드로이드 없이는 돌아갈 수 없는데 의존도가 높아지니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라며 “모바일 OS 분야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지현 기자}
채널A가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종합편성방송채널 가운데 시청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채널로 조사됐다. 이로써 채널A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2년 1분기(1∼3월)부터 지난해 4분기(10∼12월)까지 8개 분기 연속으로 시청자 만족도 1위 방송사에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지상파 채널을 포함하면 KBS1, 2TV와 SBS에 이어 만족도가 높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 방송 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K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I는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시청자가 직접 방송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평가해 산출한다. 채널A는 10점 만점에 7.15점을 얻어 4개 종편 채널 중 시청자 만족도 1위에 올랐다. 이는 지상파 채널인 MBC(7.07)보다 높은 점수다. MBN(6.93), JTBC(6.91)가 그 뒤를 이었으며 TV조선(6.89)은 지상파와 종편 채널을 통틀어 시청자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또한 채널A는 방송의 질적 조사 결과를 담은 방송채널평가에서도 최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총 7개 영역에 대해 시청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채널A는 다양성 신뢰성 유익성 공익성 등 4개 부문에서 1위였다. JTBC는 2개 부문, MBN은 1개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지상파 중에선 KBS1이 시청자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조사는 전국의 13∼69세 남녀 5만76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지난해 분기별로 총 4차례 실시됐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한정훈 채널A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 3사에 3월부터 사별로 45일씩 영업정지를 내리겠다는 제재안을 통보했다. 제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2개사씩 짝을 지어 영업정지가 이뤄질 예정이다. 미래부는 이동통신 3사가 또다시 정부의 시정 명령을 어기고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일 경우 회사별로 최장 135일의 영업정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26일 “이 같은 제재안을 21일 이동통신 3사에 서면과 구두로 통보했다”며 “각 사의 의견서를 받아 제재 수위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 보조금 영업을 중단하라는 시정 명령을 이동통신 3사가 전혀 따르지 않고 있다”며 미래부에 시정 명령 불이행에 대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미래부는 “당초 방통위는 30일 이상 영업정지 조치를 요청했으나 전기통신사업법 등 법적 검토를 한 결과 제재 기간이 최소 45일에서 최장 135일인 것으로 나왔다”며 “이에 따라 방통위 원안보다 강력한 45일의 영업정지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개사씩 묶어서 영업정지가 진행돼 3사를 대상으로 한 전체 제재 기간은 68일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21일 통보된 제재안에 대해 10일 안에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래부는 제출 마감시한(3월 1일)보다 이른 이달 26일까지 의견서를 내라고 지시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달 안에 제재 수위를 확정해 하루빨리 영업정지에 들어가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다음 달부터 신규 개통 및 기기 변경 업무의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제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힘’입니다. 이를 위해선 실력을 쌓고 준비된 사람이 되는 게 첫째입니다.”(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숨지 말고 앞으로 나서세요. 눈에 보이는 자리에서 도전하세요.”(셜리 위추이 한국IBM 대표) “절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마세요. 리더의 제1 덕목은 살아남는 것입니다.”(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 “핵심 인재는 자기 직무에서 일을 해내는 사람입니다. 본인의 사회성이나 위치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이행희 한국코닝 대표) 24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숙명여대가 주관한 ‘여성 최고경영자(CEO) 톡톡(talk talk) 콘서트’가 열렸다. 재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 네 명이 나서 대학생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강연, 토론, 질의응답 등의 시간을 가졌다. 톡톡 콘서트에는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행장과 한국IBM의 첫 여성 CEO인 위추이 대표, 코오롱그룹의 첫 여성 CEO인 이수영 대표, 11년째 한국코닝을 이끌고 있는 이행희 대표가 참석했다. ○ 누구보다 준비된 인재가 돼라 ―권선주: 리더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문 분야에 대한 실력이다. 이와 관련해 대학시절 4년은 소중한 시기다. 맬컴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란 책에서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산해보니 하루 3시간씩 주 7일, 4주씩 12개월을 꼬박 투자해 10년을 보내면 1만80시간이 나오더라. 하루 3시간이 아니라 6시간씩 전문 분야를 정해 투자한다면 10년은 5년으로 줄어들고, 대학 졸업 이전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행희: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특수유리소재를 전문으로 하는 제조업체에 다니려니 힘들었다. 공대 출신들도 입사해 재교육을 받을 정도인데 오죽했겠나. 정말 공부를 ‘무지 무지 무지’ 많이 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원자기호까지 다시 외울 정도로, 미련할 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어느새 동료들이 ‘당신은 코닝대학을 나왔다’며 인정해줬다(웃음).○ 숨지 말고 나서라 ―위추이: 준비가 됐다면 적극적으로 ‘눈에 띄는(visible)’ 역할을 맡아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적인 일을 맡아야 리더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강조할 점은 커리어를 반드시 계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여성들이 ‘내가 잘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계획한 사람은 원하는 기회를 얻지만 그냥 열심히 한 사람은 원치 않는 일을 맡을 수도 있다. ―이수영: 꿈을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가끔 여자 후배들을 보면 ‘승진해야지’란 말에 쑥스러워하면서 막상 승진에서 떨어지면 세상을 원망한다. 그래선 안 된다. 목표를 정하고 적극적으로 준비하면서 자꾸 말하고 다녀야 한다. 그래야 나에 대한 다짐도 되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봐준다. ―권선주: 여성들은 ‘왕관증후군’이 있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내 일만 하면 누군가가 와서 왕관을 씌워 주리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과거 은행에서는 여행원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난 1년 이상 해당 업무를 미리 공부한 뒤 그 일을 달라고 요구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됐다.○ 견뎌라, 그러면 오르리라 ―이수영: 절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해선 안 된다. 회사생활은 쉽지 않다. 특히 팀장이 되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고 입사 동기 100명 중 1명만 리더가 되는 게 현실이다. 그 과정엔 반드시 고통이 있다. ‘왜 우리 상사는 이렇게 이상한 사람인가’란 생각부터 ‘내 꿈은 이게 아니었는데’까지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런데 이때 그만둬서 (조직에서) 없어져 버리면 리더가 될 수 없다. 살다가 어렵고, 팍팍하고, 화가 나서 밤에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내가 리더가 되려고 이러나 보다’ 생각하고 푹 주무시길 바란다(웃음). ―이행희: 여성의 약점으로 네트워킹 등 사회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사회와 조직에서 자기 자리가 어딘지 정확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다. 유연성도 중요하다. 여성들은 원칙적인 경우가 많고 원칙에 맞지 않으면 타협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작은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높은 곳에서 큰 ‘헬리콥터 뷰’를 가지고 남성들과 화합하고 조직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인내심도 좀 더 가져야 한다. ‘유리 천장’ 같은 사회적 한계를 핑계 삼아 취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 “절대 절대 절대 포기 마세요” ▼○ ‘마더십’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가져라 ―권선주: 여성 리더십의 강점을 난 ‘마더십(mother+leadership)’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한민국 여성들은 대단하다. 보통 일과 가정을 같이 운영하기 때문에 시간 활용이나 일의 집중력이 아주 뛰어나다. 언젠가 집의 물건을 가만히 둘러보니 남편이 사온 물건은 오로지 본인의 골프채뿐이더라(웃음). 세상에서 아이 키우기보다 힘든 일이 어디 있나. 마더십은 인생 내공 쌓기의 정점이고 거의 득도의 경지에 오르는 거라고 봐야 한다(웃음). ―위추이: 일 때문에 가정과 여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일과 여가를 통합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행복이다. 만약 가정주부일 때 행복하다면 주부로 사는 것도 전혀 문제될 것 없다. 내가 행복한 사람만이 다른 이에게도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이수영: 오랜 시간 열심히 일하는 ‘농업적 근면성’도 중요하다. 한때는 내게 주어진 일만 정해진 시간에 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리더가 되려니 그게 아니더라. 나와 비슷한 스펙의 동료 중 ‘월화수목금금금’을 일하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항상 대기하고 있으니까 자연히 회사의 급한 일이나 중요 업무는 그에게 돌아갔다. 이게 아니다 싶었다. 이때부터 나도 농업적 근면성을 발휘했다. 이렇게 하니 남들이 나를 무시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인정해줬다. 1%만 살아남는 치열한 임원 경쟁 속에서 가장 큰 방패막이가 돼 준 건 바로 이 근면성이었다.임우선 imsun@donga.com·신수정 기자이태용 인턴기자 건국대 경영학과 4학년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에게 ‘최초’는 익숙한 단어다. 1978년 입행해 동대문지점으로 발령을 받은 권 행장은 지점의 첫 대졸 여성 행원이었다. 외환 책임자, 지역본부장, 부행장을 거쳐 행장까지 그 앞에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최근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전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50명’ 중 47위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다. 직장 생활과 엄마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는 ‘워킹맘’에게 항상 선택의 순간은 찾아온다. 그는 “인생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는데 10년 후 내가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면 답은 나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셜리 위추이 한국IBM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이다. 화교인 부모 아래 리라초등학교를 거쳐 명동의 화교학교에 다니다 13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한국 대표로 부임하기 전에는 중국과 대만, 홍콩에서 IBM 현지법인 대표를 맡았다. 2004년에는 중국 최고 여성 경영인 10인에, 2005년에는 중국 정보기술(IT) 서비스 부문 올해의 인물에 뽑혔다. 위추이 대표도 권 행장과 마찬가지로 두 아이의 엄마다. 그는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절대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종 딸과 삼청동에서 남대문까지 함께 걷는다. 그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는 힘들지만 같이 있는 동안만큼은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행희 한국코닝 대표는 1988년 고객서비스 담당 사원으로 입사해 2004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16년 만이다. 2005년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SJ)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주목할 만한 10대 여성 기업인’ 중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는 “부족함을 알고 하나씩 배워간다는 자세로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CEO 자리에 올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 경영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는 코오롱그룹 역사상 첫 CEO에 올랐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삼성에버랜드를 거쳐 2003년 차장으로 코오롱에 입사해 10년 만인 2012년 말 공동대표, 올해는 단독 대표가 됐다. 2005년에는 차장에서 부장을 건너뛰고 상무보가 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여기서 승부를 보겠다’고 생각하니 매일 오전 5시에 출근해 자정을 넘길 정도로 일하게 되더라”며 “실적이 따라왔고 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나를 지켜주는 방패막이가 됐다”고 말했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몇 달 전 죽을 뻔했다. 투신하는 사람과 부딪칠 뻔해서다. 한 아저씨가 건물에서 뛰어내렸는데, 현관에서 10초만 늦게 나왔으면 정통으로 부딪칠 뻔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말로는 설명 못한다.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다지만 이건 정말 심했다. 그날 일로 겉으로는 어딜 다친 건 아니었지만 내상은 심각했다. 평범했던 일상이 악몽이 됐기 때문이다. 일단 모든 건물이 무서워졌다. 혹시 또 뭐가 떨어지지 않나 싶어서다. 건물과 가까운 인도로 다니는 게 싫어서 차도 가장자리를 따라 걸을 정도였다. 사고 장면은 머릿속에 제대로 똬리를 틀었다. 안 그러려고 노력해도 매일 그날 일이 수십 번씩 되살아났다. 온 몸의 신경은 잔뜩 곤두섰다. 주변의 작은 소리, 작은 움직임에도 깜짝 놀라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입맛도 없고 잠도 깊게 이룰 수 없었다. 원망스럽고 불안한 감정은 한 달 가까이 계속됐다. ‘멀쩡했던 날 왜 이렇게 만든 거야’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 하지만 딱히 찾아가 따질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의식적인 자기최면 끝에 몇 달 만에 나아졌지만, 말로만 듣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S)’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의 생존 학생들이 걱정되는 건 이 때문이다. 사고 자체도 문제지만 사고 이후 찾아오는 고통과 불안은 더 길고 심각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게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물었다. 공통적으로 나온 얘기를 소개한다. 첫째, 사고의 기억을 하루빨리 밖으로 쏟아내야 한다. 가장 나쁜 건 사고의 기억을 머릿속에서 반복해 회상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괜찮은 척하는 것도 좋지 않다. 그럴수록 기억은 더 생생해지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이번처럼 집단이 겪은 사고는 ‘집단상담’이 특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가족 등 주변 사람들도 함께 상담을 받는 등 힘을 합쳐 고통을 나눠야 충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의 기억을 무조건 회피할 게 아니라 현실로 직시하고 다 함께 풀어내는 과정에서 상처가 치유된다는 것이다. 둘째, 불안이 심할 경우 슬기롭게 약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에 대해 전문의들은 “몸살이 나서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듯 뇌가 충격으로 열이 나는 상태라 약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셋째, 나쁜 기억이 장악한 머릿속에 긍정적 기억을 심어줘야 한다. 한 전문의는 “집단사고의 경우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이 클 수 있다”며 “이런 슬픔 대신 ‘이렇게 살아있어 감사하다’란 생각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을 갖고 노력하면 기억은 치유되며 사고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집단상담 등의 대응이 사고 직후 최대한 빨리, 늦어도 2주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와 관련된 기업과 학교, 가족이 머리를 맞대 학생들의 마음을 빨리 다독였으면 한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

와츠앱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잰 쿰(37)이 페이스북의 인수로 세계적 화제가 되고 있다. ‘푸드 스탬프’(저소득층용 무료 식권)를 받아 끼니를 해결하던 동유럽계 이민자 가정 소년이 앱 하나로 20년 만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보기술(IT) 억만장자’가 됐다는 것이다. 19일(현지 시간) 포브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쿰은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 인근에서 태어나 유년기 대부분을 전기도, 뜨거운 물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보냈다. 쿰과 그의 어머니는 가난에 시달리다 정정 불안을 피해 쿰이 16세가 되던 해 미국 이민길에 올랐고 닥치는 대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끼니를 위해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서야 했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까지 암으로 쓰러져 쿰은 어머니에게 나오는 국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쿰은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중고책방에서 구한 책을 읽으며 컴퓨터를 독학해 1997년 야후에 들어갔다. 쿰은 여기서 와츠앱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액튼을 만났고 2009년 와츠앱을 만들었다. 외신들은 “쿰은 이번 매각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적 인물이자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개발자가 됐다”고 평가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