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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지난해 수많은 변수와 난제 속에서도 ‘고객·사회와 함께 만드는 가치 네트워크’라는 경영방침 아래,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다. 고객과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기능성 차량부품 개발을 비롯해 CFRP 등 신소재 선행연구설비를 구축하고 고객사 맞춤형 초고장력강 개발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내진용 강재 전문브랜드 H CORE를 출시했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기본에 충실한 변화, 함께 나누는 성장’을 경영방침으로 수립하고 다양한 경영 활동으로 미래 성장을 위해 나아갈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중장기 자동차 강판 수요 증가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투자한 순천 냉연 3CGL공장이 이달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가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연간 50만 t 생산 할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36만 t을 글로벌 자동차사에 공급했으며 올해는 미국, 중국, 동남아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2021년까지 120만 t을 글로벌 자동차사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내진용 강재 시장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대표적인 내진용 철강 제품인 SHN(내진용 H형강)은 지난해 약 64만 t의 내진용 형강을 판매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내진강재 전문 브랜드 H CORE를 론칭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은 글로벌 자동차용 고부가 강판을 비롯해 고부가 열연 및 후판, 고압을 견디는 파이프 등의 판재류 제품과 고강도 내진용 철강제품 및 대규격 형강 등 현대제철만의 경쟁력을 확보한 프리미엄 철강 제품이다. 현대제철의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은 2015년 760만 t 판매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840만 t까지 판매가 늘었다. 올해는 내진용 절강재와 강관 등 봉형강류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700억 원) 이상의 신생 기업인 일명 ‘유니콘 기업’ 10곳 중 8곳은 미국, 중국, 인도 기업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고작 3곳이었다.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규제개혁과 정부의 지원 없이는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현황을 조사했다. 유니콘 기업이란 설립 10년 이하의 비(非)상장 스타트업 중 가치가 10억 달러(1조705억 원)를 넘는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236곳이다. 유니콘 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미국이었다. 전체 유니콘 기업의 49.2%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27.1%)과 인도(4.2%)가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 비중은 1%대였다. 3월 현재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뿐이었다. 유니콘 기업들은 주로 공유경제, 전자상거래, 핀테크 분야에서 많이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우버, 싱가포르의 그랩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유니콘 기업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연구원은 유니콘 기업이 많이 탄생한 국가의 특징으로 △거대한 내수시장 △기업 우호적인 기업공개 및 인수합병 환경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 등을 꼽았다. 반면 한국은 각종 규제에 막혀 유니콘 기업이 생겨나기 어려운 구조다. 초기 신생 기업은 경영권을 보호할 차등의결권 등의 방어 장치도 필요하지만 한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다양한 사업 모델을 허용하는 제도와 정부의 규제혁파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현대자동차그룹 4개 계열사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연달아 통과시켰다. 현대모비스를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리고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4조∼5조 원을 들여 지분 매입에 나선다. 세금도 1조 원 이상 내야 한다. 정 회장의 ‘통 큰’ 결단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그룹 중심 된 현대모비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현대모비스가 그룹의 중심이 된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을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시킨다. 현대모비스에 남는 사업은 핵심 부품과 투자다. 핵심 부품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에 들어가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핵심 기술을 진화시키기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분 투자 및 협업, 조인트벤처(JV) 투자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봤다. 통상 지주사가 될 회사는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주사 체제를 택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자체 사업을 보유한 채 현대자동차를 지배하는 형태가 되면서 현대모비스 가치는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도 합병으로 인한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로부터 넘겨받을 모듈 사업은 개별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물류 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부품 조립도 맡게 되면서 완성차 계열사와의 연관성이 한층 높아졌다. 게다가 이번 개편으로 글로비스는 일감 몰아주기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전부 매각할 예정이라 개편 후 현대글로비스의 오너 일가 지분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5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합병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분할 합병 후 현대모비스 주주는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받는다.현대모비스 존속 회사와 분할 부문의 분할 비율은 79% 대 21%로 현재 현대모비스 주식을 1000주 가진 사람이라면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은 약 790주, 합병 회사 현대글로비스의 주식은 610주를 갖게 된다. 두 회사로부터 배당을 받게 된 주주는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인한 배당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 순환출자 해소, 공정위 “환영” 현대모비스 인적분할 후 7월부터 순환출자 해소가 시작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이다. 이 고리에서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에게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 기아차가 현대모비스 지분 16.9%, 현대제철이 5.7%, 현대글로비스가 0.7%를 보유하고 있다. 28일 3사는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의결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합병된 글로비스 지분 15.8%를 전부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다. 4조∼5조 원이 소요된다. 계획대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30.2%가 된다. 현재 오너 일가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정 회장이 갖고 있는 약 7.0%뿐이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지배하고 이어 현대차, 기아차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개편되는 것이다.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요구해 왔던 정부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 당국자는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평가는 기본적으로 주주와 시장이 할 문제”라면서도 “현대차가 시장 요구에 부응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부처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올 1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를 포함해 기업에서 자발적 변화가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정 부회장에 대한 승계 작업과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정 회장이 정 부회장보다 현대모비스 지분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개편 과정에서 정 회장이 정 부회장에게 주식 등 재산을 상속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이은택 / 세종=김준일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처음으로 고졸 출신 여성을 팀장(부장급)으로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또 ‘민간 싱크탱크’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별도의 연구조직도 만들 계획이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사진)이 조직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는 재계의 평가가 나온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내부 승진인사에서 조직 역사상 첫 고졸 출신 팀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이문영 회원사업본부 무역인증서비스팀장이다. 1982년 서울여상을 졸업한 이 팀장은 고교 졸업 전인 1981년 12월 대한상의 조사부 산업조사과에 입사해 타자를 치거나 각종 발송봉투에 주소를 기재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요즘으로 치면 행정이나 경리업무다. 이후 부회장 비서실, 회원부 증명발급과, 회원서비스실, 공공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입사 뒤 주변과 회사의 권유로 늦게 대학공부를 시작해 1991년에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현 스페인어과)를 졸업했다. 27일 만난 이 팀장은 “이번 승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도 “직원들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파격 인사여서 다들 놀랐다. 전적으로 박 회장의 결정”이라고 전했다. 대한상의는 경제단체 특성상 일반 민간기업보다는 다소 보수적이었다. 40여 개의 팀이 있는데 이전까지 여성 팀장은 국제본부 국제통상팀 추정화 팀장이 유일했고, 추 팀장은 2001년 대한상의로 경력 이직한 사례다. 고졸 출신 팀장은 아예 없었다. 이번에 발탁된 이 팀장은 대한상의 고졸공채 1기이다. 2000년 대한상의가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약 20만 건의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당시 혼자 자진해서 매주 주6일 근무를 했을 정도로 일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학벌,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과 성과가 있으면 누구나 조직에서 승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박 회장이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별도의 연구조직 설립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존에 경제조사본부가 있지만 그러한 수준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경제연구전담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연임 취임사에서 “민간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 후속조치다. 일각에서는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과 유사한 조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 기업조사, 경제상황 분석, 국내외 경제동향 정밀 분석, 정책수립 등을 모두 아우르는 조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그간 ‘기득권’을 깨고 ‘혁신’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번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취임사에서도 기득권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할 정도였다. 현 정부 들어 대한상의의 위상이 높아지며 정치권과 재계에서 기대하는 역할도 커지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행동으로 변화를 보여주며 보폭을 넓힐 것 같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서둘러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조만간 TPP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도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TPP 대응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미중 무역전쟁 현실화로 글로벌 통상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한국은 그간 미뤄온 TPP 가입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출범한 TPP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무역장벽을 없애고 자유무역을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처음에는 미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12개 국가가 참여했지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난해 1월 탈퇴해 지금은 11개 국가만 남았다. 이름도 CPTP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바뀌었다. 현재 참여국의 총인구는 약 5억 명, 수입 규모는 세계 무역의 14.3%에 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복귀를 점치고 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 고조로 미국이 TPP에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없는 TPP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규모가 작지만 만약 미국이 복귀하면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으로 급부상한다. 성 교수는 “이 경우 만약 한국이 TPP에 참여하지 않는 상태로 계속 있다간 무역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도 조기 참여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여태까지 TPP 참여를 미뤄왔던 것은 일본 때문이다. TPP에 들어가면 일본의 질 좋은 자동차, 기계, 부품 등이 낮은 관세를 등에 업고 한국 시장에 밀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對)일 무역 적자 심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미국이 TPP에 복귀할 경우에도 한국이 참여를 거부하면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이 TPP에 복귀하고 한국은 참여하지 않는 경우, 한국은 약 1조8900억 원 규모의 추가 무역 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이 미국과 함께 참여한다면 무역 흑자가 약 28조47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TPP는 높은 개방 수준을 기반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주도하는 대형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도 새 통상질서 구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X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폭발해 운전자가 사망했다. 폭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배터리 폭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남쪽 101번 고속도로에서 파란색 모델X가 폭발했다. 당시 사고 차량이 주행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고 뒤따라오던 차량 2대가 이를 피하지 못하고 모델X를 추돌했다. 사고 직후 모델X에서는 심한 연기가 피어올랐고 이어 큰 불꽃이 일면서 차가 폭발했다. 현장 영상에서 모델X는 차량 앞부분과 아랫부분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었다. 운전자는 38세 남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테슬라는 차량의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하부에 배터리를 낮게 까는 방식으로 장착한다. 이번 사고 차량은 아랫부분이 특히 심하게 손상됐다. 한 목격자는 배터리 부분에서 불꽃이 나왔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전량 공급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폭발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장보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분리변환소재연구실장은 “차량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좁은 공간에 많은 배터리를 넣을 경우에는 파손과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배터리는 외부 충격이나 압력의 변화로 폭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국내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0조 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총 거수기’란 오명을 썼던 국민연금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에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할 경우 국민연금이 정부 정책을 실현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 관여” 2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7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할 방침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7월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최종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기금 운용 세부 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보고서는 우선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 과정에서 주주 가치를 소홀히 하는 기업을 ‘중점관리 기업명단’에 포함시켜 이런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문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국민연금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주 제안을 통해 임원 후보를 추천하고, 주주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거나 참여하는 등 적극적 주주 활동을 주문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 강화는 거스르기 힘든 세계적 추세라는 의견이 많다. 사회적 책임투자 컨설팅업체인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270개 이상 기업에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기업이 주주 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일반 투자자처럼 쉽게 주식을 팔고 나올 수 없다”며 “주주권 행사 강화는 주주 이익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운용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반대 비율은 16.6%로 전년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지난주 삼성물산 정기 주총에서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등 4명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또 KB금융지주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도 반대했다.○ 재계 “대기업 견제용으로 악용 우려” 일각에서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 경영에 간섭할 여지가 커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재계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도입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위협 요소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국민연금이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스튜어드십 코드도 운영 과정에서 정치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래 취지가 아니라 일부 진영이 추진하는 재벌 개혁이나 ‘대기업 때리기’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취지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정치권과 국민연금을 통해 대기업의 경영 간섭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성민 min@donga.com·이은택 기자}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FTA)종합지원센터는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FTA 활용과 원산지 검증 및 통관애로 대응 설명회’를 열었다. 원산지 검증은 FTA 상대 국가의 요청에 따라 해당 제품이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수출기업이 이를 입증 못 하면 관세추징 등 불이익을 받는다. 최근 보호무역주의의 한 형태로 원산지 검증 요청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준섭 FTA종합지원센터 관세사는 “섬유 등 다단계 제조공정을 거치는 제품은 거래 단계별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입증자료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성훈 관세사는 “원산지 증명서를 사후에 제출하거나,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인쇄해 협정관세 혜택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며 기업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수출기업의 무역담당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매년 약 30조 원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미국이 중국 상품의 수입을 줄이면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수출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한국 중국 미국의 무역통계를 분석해 앞으로 일어날 상황의 여파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약 10%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약 54조 원)어치의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해당 상품의 교역이 중단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미국이 중국 수입의 10%를 줄여 버리면 ‘나비효과’로 한국의 중국 수출 규모가 약 282억6000만 달러(약 30조58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부품들이 중국에서 가공돼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국-미국’ 수출이 끊기면 연쇄 타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의 19.9%, 한국 전체 수출액의 4.9%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구원은 특히 전자장비, 정보기술(IT), 석유화학 산업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자장비는 한국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제품이다. 미국이 중국에서 관련 상품 교역을 중단하면 한국에서는 약 109억2000만 달러(약 11조8000억 원) 규모의 수출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다음으로는 IT(―56억 달러), 석유화학(―35억2000만 달러), 기계(―27억2000만 달러), 경공업(―23억6000만 달러) 순으로 수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태국 등 5개국에서 수입된 페놀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겨냥한 반덤핑 조사에 한국도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놀은 석유에서 추출하는 화합물로, 살균제 제조에 주로 사용된다. 조사 대상이 된 한국 기업은 LG화학, 금호피앤비화학이다. 상무부는 “중국 기업들은 이들 5개국의 기업들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에 제품을 수출했고, 중국 기업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미국, 중국의 시장 동향이나 정책에 관련된 정보를 기업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국 다변화 등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은택 nabi@donga.com·주성하 기자}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의 역할에는 변화가 올 것이고 피할 수 없다. 차를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SW) 등 모든 기능을 통합하고 모빌리티(이동수단)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5, 6월경 한국에 신형 CLS(더 뉴 CLS)를 출시한다. ‘4도어 쿠페’ 시장을 연 CLS는 이번에 구형 모델과는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과 주행성능으로 무장했다. 지난달 26일 벤츠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글로벌 시승회를 열었다. 이번 CLS 개발을 진두지휘한 미하엘 켈츠 메르세데스벤츠 CLS 개발총괄(59)을 만났다. 가장 먼저 자동차 업계의 뜨거운 화두인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에 대해 물었다. 컴퓨터가 스스로 도로와 지형지물, 보행자를 인식하고 주행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운전 영역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컴퓨터는 사람처럼 실수로 사고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완성차 업체와 각국 정부도 기술 개발 경쟁 중이다. 켈츠 총괄은 “현재의 상황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운전하는 재미와 그 형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감정, 정서는 불멸의 것이고 운전하는 행위를 통해서 그것들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 ‘무인(無人)차’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된다 해도 “대중교통이나 화물 운송 등에서는 유용하게 활용되겠지만 일반 승용이나 개인의 자동차에는 여전히 직접 운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미래도 밝게 봤다. 지난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국 내에서 내연기관 차량 신규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켈츠 총괄은 이에 대해 “매우 정치적인 문제지만 내 생각에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 내연기관차는 여전히 잘 팔리고 도로 위를 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디젤 엔진은 이미 옛날부터 미세입자 필터가 장착돼 먼지를 걸러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벤츠, 현대자동차, 도요타 등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역할에는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구글, 애플, 우버, 엔비디아 등 소프트웨어나 정보통신, 차량공유 기업들이다. 켈츠 총괄은 “벤츠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런 기업들의 기술을 종합하고 전체적인 시스템과 생태계를 만드는 데까지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애플이 아이폰(기기), 앱스토어, 클라우드 등으로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신형 CLS를 만드는 과정에 한국 소비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CLS가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국가다. 켈츠 총괄은 “예를 들어 멀티컬러의 실내 디자인은 한국의 피드백으로 실현됐고, 매우 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것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소비자들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오히려 전통적인 아날로그 계기판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에 관심이 많고 민감하며 유럽보다 소비자 연령대가 월등히 낮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매우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시장’이라고 지칭했다. 이번 CLS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상어의 앞모습을 닮은 일명 ‘상어 코’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매우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모양새다. 켈츠 총괄은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상어 콘셉트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차종으로 아우디 S7을 꼽았다. 그는 “CLS가 스포티함과 디자인을 추구했다면 아우디는 실용성이 강조됐다”고 차이를 말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가 독일 시골 지역에 사시는데 현대차 i10을 탄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며 단기적으로는 외국 투자자본이 빠져나가겠지만 곧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주평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원은 “최근 미국이 금리를 올리며 한국 기준금리인 1.5%를 추월하고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또 “연내 추가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 이후 한미 금리역전은 두 번 일어났다. 1차는 1999년 6월 말에서 2001년 3월 말까지로 금리 차이는 최대 1.5%포인트였다. 두 번째 역전은 2005년 8월에서 2007년 9월 사이에 일어났고, 격차는 1.0%포인트였다. 당시 미국은 1년에 4번 이상 금리를 올렸다. 당시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1차시기 때 미국은 5% 성장률을 유지했고, 한국은 10%대 초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다 이후 다소 하락했다. 연구원은 당시 현상에 대해 “금리역전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외환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봤다. 2차 금리역전 시기에는 미국은 3%대에서, 한국은 5% 전후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실업률도 1, 2차 역전 시기 모두 미국은 4%대 후반에서 안정적이었고, 한국은 실업률이 오히려 조금씩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인 외국인 투자 이탈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늘어날수록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출 현상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1차시기 때 금리역전 직후 단기적으로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순유출이 발생했고, 2차 때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갔다. 연구원은 “하지만 이내 안정화됐다”고 분석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투자 자본 유출에 대비해 정부가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통화스와프도 확충하는 등 외환건전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봄의 시작, 드디어 신차 전쟁이 벌어졌다. 3월에는 국산차, 수입차를 불문하고 각사의 최신 디자인, 첨단기술이 집약된 모델이 대거 출시됐다. 국내에서 조금씩 점유율을 늘려가는 수입차 업체와 이에 맞서 매력적인 신차로 대응하는 국산차 업체의 경쟁에 소비자들은 즐겁다. 한국시장은 연간 판매량이 약 180만 대에 달하고 고가의 대형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세계시장에서 순위에 손꼽힐 만큼 판매가 늘고 있다. 한국시장을 탈환하기 위한 각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기술을 집약한 넥쏘(NEXO)를 내놨다. 아직 국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사전계약에서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직접 시승해 본 소비자와 기자단도 “기대 이상의 승차감과 성능”이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수소 충전 인프라가 구축될 지가 관건이다. 그간 고급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 제네시스에 주눅 들었던 기아자동차는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구형 K9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출시 된 더(THE) K9은 디자인이 공개된 직후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벤츠에 견줄 정도로 세련된 외관과 갖가지 조명을 활용한 인테리어에 “정말 국산차가 맞느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내달 제네시스 EQ900,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의 판매량 결과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밴 시장에는 기아차 더 뉴 카니발과 도요타 뉴 시에나의 대결이 벌어졌다. 현재 시장은 카니발의 독주 체제인데 시에나가 여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구형 카니발의 부분변경모델인 더 뉴 카니발은 디자인, 연비, 주행성능이 조금씩 개선됐다. 국산 미니밴 중에서는 최초로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뉴 시에나는 각종 안전 장치를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카니발보다 1000만∼2000만 원 비싼 가격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 소형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C는 젊고 세련된 디자인과 연비로 무장했다. 친환경 모델에 지급되는 세금감면 혜택도 강점이다. 국내에서는 그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젊은 층을 유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한국에서 일정 점유율을 확보한 볼보는 더 뉴 크로스 컨트리 T5를 출시했다. 최신 반자율주행기술 ‘파일럿 어시스트Ⅱ’, 도로이탈 보호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등 첨단 안전장치로 무장했다.현대차 넥쏘출시: 3월 중(미정)가격: 6890만∼7220만 원(세제혜택 반영)한줄평한우신: 미래차를 탄다는 자부심, 자동차자체로도 상품성 굿 ★★★★이은택: 성능을 떠나, 우리 곁에 다가온 미래 ★★★★변종국: 아빠 충전소 어디야? 기다려 찾고 있어 ★★★★기아차 더 뉴 카니발출시: 3월 13일가격: 2880만∼4110만 원한줄평한우신: 확실한 고객층이 있으니까 늘 평균 이상 ★★★이은택: 조금씩 천천히 진화하는 중 ★★★☆변종국: 경쟁자가 치고 올라와도 카니발은 카니발이다 ★★★도요타 프리우스C출시: 3월 14일가격: 2490만 원한줄평한우신: 그냥 봐도 좋고 기존 프리우스랑 비교하면 더 좋고 ★★★☆이은택: 연비 우등생에 너무나 귀여운 얼굴까지 ★★★☆변종국: 팬클럽이 있으니 인기 만점★★★☆기아차 THE K9출시: 4월 3일가격: 5490만∼8280만 원(예정)한줄평한우신: 성능도 디자인도 출시 타이밍도 적절, 흥행 기대해볼 만★★★★이은택: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 E클래스·제네시스 긴장 ★★★★☆변종국: 흥미 끄는 데는 성공! ★★★도요타 뉴 시에나출시: 3월 19일가격: 5440만∼5720만 원한줄평한우신: 아직까지 이 차를 타야 하는 이유가 잘 안 보임 ★★☆이은택: 성능 디자인 좋은데, 카니발이 나왔네 ★★☆변종국: 7인승 가솔린 미니밴 중에선 독보적 존재감 ★★★☆볼보 더 뉴 크로스 컨트리 T5출시: 3월 19일가격: 6770만∼7390만 원한줄평한우신: 높아진 볼보 인지도에 기대볼 만 ★★★이은택: 오래 곁에 두고 타고 싶다 ★★★★변종국: 돈이 없지 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3월은 연중 중고차 거래가 가장 활발한 성수기다. 신입사원이나 새 학기를 맞은 대학생 등 사회초년생들의 중고차 구입이 늘고 한 해 가계나 기업의 차량 사용에 대한 설계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중고차 수요가 시장으로 나온다. 이 시기에는 최근 연식 위주의 중고차 매물이 인기가 높다. 이달 1∼18일 국내 최대 자동차유통플랫폼 SK엔카닷컴 홈페이지에 등록된 매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GM 쉐보레 스파크가 지난달보다 3계단 상승해 4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도 2계단 상승했다. 반면 기아자동차 레이는 3계단 하락한 8위를 기록했으며 모닝과 K5도 1단계씩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0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이달 처음 9위를 기록한 싼타페는 눈여겨볼 만하다. 싼타페는 최근 신형 모델(싼타페TM)도 출시됐다. 이달 들어 봄철 야외활동 등의 용도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순위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3사의 인기 순위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BMW 520d가 1위를 기록했고, 벤츠 E클래스, 아우디 뉴 A6가 뒤를 이었다. 특히 BMW 320i가 7위를 기록하고 1시리즈(118d)도 2계단 상승하는 등 10위권에서 BMW 브랜드가 가장 많았다. 박홍규 SK엔카닷컴 사업총괄본부장은 “3월은 본격적인 야외활동이 시작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시기이다.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판매하기에도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 박 회장은 규제개혁을 위해 대한상의를 ‘한국의 싱크탱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2일 대한상의는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박 회장을 제23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총회에는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등 대한상의 회장단 70여 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제22대 회장을 지냈다. 이날 취임사에서 박 회장은 “변화의 길목마다 기득권이라는 장벽이 대단히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며 현재 경제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기득권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면 좋겠다”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며 ‘기득권’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썼다. 박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수시로 국회를 찾아 각종 규제법안의 개선과 완화를 요청했지만 뾰족한 결실은 보지 못했다. 사석에서 “답답하다”고 토로할 때도 여러 번 있었다. 이날 박 회장이 기득권을 자꾸 언급한 것은 이처럼 규제개혁이 기득권의 벽에 막혀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앞서나가는 경쟁국들의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대한상의 임직원들과 기업인들이 싱가포르, 미국 등을 방문한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의 규제와 간섭은 물론 지원이 없이도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과 기술을 빠르게 만드는 모습에 많은 분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의 청사진도 밝혔다. 박 회장은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경제 전망과 국제 현안을 분석해 중장기 과제에 대한 심층연구를 진행하겠다”며 ‘민간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심해(深海)에서 깨어난 상어가 몬세라트의 굽이치는 도로를 질주했다. 그르렁거리는 배기음은 고요한 ‘검은 성모상의 절벽’에 메아리로 퍼졌다. 아침 안개와 부슬비 속에서 풍경은 빠르게 지나갔다. ‘쿠오바디스 도미네(신이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나는 CLS가 달려가는 그곳으로 가고 있다. 극단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디자인과 막강한 주행성능이 특징인 쿠페를 흔히들 욕망의 차라고 한다. ‘2도어 2인승’의 전통 쿠페는 뒷좌석이 아예 없다. 최근의 4인승 쿠페 역시 운전석과 조수석을 제외한 뒷좌석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오로지 달리는 즐거움과 미적(美的) 쾌락에 충실한 차다. 그래서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고 앞서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쿠페를 선택한다. 다른 이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일종의 ‘자부심’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스페인 바로셀로나 일대에서 최고급 쿠페 라인업인 제3세대 신형 CLS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CLS는 벤츠의 라인업 중 가장 스타일리시한 차종이다. 또한 벤츠의 철학이 담긴 차종이기도 하다. 기존 2도어 쿠페 시장에 2003년 ‘4도어 쿠페’를 처음 선보인 것도 벤츠다. 기존 관념에 자신의 주장을 담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 벤츠가 CLS를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벤츠의 가장 고급 차종은 S클래스지만 ‘벤츠의 미래’를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차종은 CLS다.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서 처음 접한 신형 CLS는 첫눈에 사람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번 신형 CLS는 일명 ‘상어 코(Shark nose)’로 불리는 전면부 디자인을 처음 차용했다. ‘벤츠의 관습’을 처음 깨뜨린 모델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더 돌출된 형상은 옆에서 보면 매우 공격적이고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다. 멈춰 있는 상태에서도 속도감을 구현해낸다. 기존의 벤츠가 보수적인 상류층의 이미지라면 신형 CLS는 모험을 마다않는 개척자의 이미지다. 내부는 고급스러웠다. 전투기의 터빈엔진 모습을 본 뜬 송풍구, 히터와 에어컨의 바람 온도에 따라 64가지 색깔로 스스로 변하는 앰비언스 조명, 센터페시아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게 없다. 뒷좌석이 기존 2인승에서 3인승으로 바뀐 점도 흥미롭다. 5인승 세단과 4인승 CLS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고민과 타협의 산물이다. 쿠페의 맛은 줄었지만 실용성은 높였다. 시승은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시내, 인근 관광지 몬세라트 주변에서 지난달 26, 27일 이틀간 진행됐다. 시승모델은 고성능 모델 AMG CLS 53 4MATIC+, 그리고 CLS 450 4MATIC(가솔린), CLS 400d 4MATIC(디젤)이었다. 구간은 시내 도심 도로와 고속도로, 급커브와 오르막 내리막길이 많은 산길이 섞여 있었다. 전 세계 기자단 중 한국은 가장 처음 신형 CLS 시승 행사에 초청받았다. CLS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는 중국, 그 다음이 놀랍게도 한국이다. 대당 8000만∼1억 원에 달하는 고가 모델이 한국에서 이렇게 많이 팔린다는 사실에 벤츠 본사도 놀랐다고 한다. 벤츠가 한국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이유다. 본격적으로 도심 주행을 시작한 뒤 운전석에서는 정숙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디젤 모델도 가솔린으로 착각할 만큼 조용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시속 140, 150, 160km를 넘어가는 동안 차가 굉음을 냈지만 여전히 주행 느낌은 안락하고 편했다. AMG 모델은 속도를 높이자 신호탄처럼 배기음이 작렬했다. AMG CLS 53 4MATIC은 3.0L(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53kg·m, 최고 속도 시속 270km의 무시무시한 성능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4.5초. 직선 구간에서 자동 차선변경 기능을 시험해봤다. 반(半)자율주행 모드를 켜고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자 차가 스스로 알아서 천천히 차선을 바꿨다. 아직 한국에 없는 기능이다. ‘몬세라트’ 이정표를 시작으로 험로 구간이 시작됐다. 언덕길은 기본이고 좌우로 운전대를 쉴 새 없이 꺾어야 하는 연속 급커브 구간이 이어졌다. 매우 좁은 차선과 바로 옆 낭떠러지 절벽, 게다가 시야를 방해하는 빗줄기와 안개까지. 손에서는 땀이 났다. 하지만 차는 스스로 묵묵히 난코스를 돌파해 나갔다. 차선을 벗어나는 것을 방지해주는 차로유지보조 기능도 유용하게 쓰였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차가 차선을 밟거나 차로를 이탈하면 운전대에서 진동으로 경고가 왔고, 동시에 주행속도도 느려졌다. 차로 복귀를 돕기 위한 자동기능이다. 커브 구간에서 몸이 좌우로 쏠릴 때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시트가 움직이며 몸을 꽉 잡아줬다. 왼쪽으로 쏠리면 왼쪽 시트 날개가 몸을 꽉 잡아주고, 오른쪽으로 쏠리면 오른쪽 날개가 작동됐다. 이틀을 함께 보낸 신형 CLS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차였다. 자율주행 기술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자동차 디자인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교통수단 그 이상, 차의 가치는 무엇인가. 글로벌 출시는 4월, 한국 출시는 여름이다.바르셀로나=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행 헌법대로라면 임금 인상을 위한 단체행동권은 문제가 없지만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은 판례에 따라 불법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리해고는 (근로자 입장에선) 생존의 근본을 흔드는데 (단체행동은) 불법 결론이 나기 때문에 단체행동권을 확대했다고 보면 된다.” 20일 청와대 개헌안의 세부 내용을 처음 공개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지금까지 전혀 언급된 적이 없는 노조의 파업권(단체행동권) 확대를 꺼냈다.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노조 파업을 헌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얘기다. 재계는 “현재도 정리해고가 힘든 상황에서 노사 갈등만 부추기는 개헌”이라고 반발했다.○ 헌법으로 정리해고 파업 보장 현행 헌법 33조 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목적으로만 인정한다는 얘기다. 이는 거꾸로 근로조건 외에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다. 권익 보호의 대표적 사항이 정리해고 반대다. 해고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아닌 ‘권익’에 속하는 만큼 사용자의 해고 조치를 뒤집으려면 단체행동이 아니라 개별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도 이런 헌법정신에 따라 권익 보호를 위한 파업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이 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의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불법으로 판결한 이유다. 하지만 개헌안에서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행사 범위에 ‘권익 보호’를 추가했다. 노동조합법에선 임금이나 근로시간과 함께 해고도 근로조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해고는 노사가 해고 요건을 두고 협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 요건에 따라 해고가 이뤄졌다면 이에 반대하는 쟁의행위는 불법인 셈이다. 대통령 개헌안대로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파업권이 인정되면 근로자 입장에선 고용 안전망이 확대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문제는 이견이 큰 사항을 헌법에 담아 노사 간 자율 타협 여지를 없앤다는 점이다. 한 노동법 전공 교수는 “개별법으로 다뤄야 할 부분을 헌법에 담으면 모든 파업의 근거가 헌법이 될 수 있다”며 “국민과 사회를 통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헌법이 되레 갈등과 대립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공무원도 파업하나 공무원의 노동 3권을 인정하겠다고 밝힌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 공무원노조법과 교원노조법은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만 보장하고 단체행동권은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개헌안에선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신분이 보장된 ‘철밥통 공무원’에게 파업권까지 주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다만 헌법을 개정한다고 곧바로 공무원들도 파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 수석은 “현역 군인 등 법률이 정한 예외적인 경우 (공무원의) 노동 3권을 제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헌법에 공무원의 노동 3권을 원칙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이 담기면 노동단체는 이를 근거로 공무원노조법과 교원노조법의 개정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개정 헌법을 근거로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제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개헌안에 국가가 동일가치 노동에 동일수준 임금을 지급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담겠다는 대목도 논란거리다. 현재 ‘동일가치 노동의 동일 임금’은 남녀고용평등법(제8조 1항)에 담겨 있다. 이를 헌법으로 보장하면 동일노동의 기준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이 밖에 대통령 개헌안에선 ‘근로(勤勞)’라는 용어를 ‘노동(勞動)’으로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조 수석은 “현행 헌법의 ‘근로’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시대를 거치며 사용자 관점만 강조한 용어”라고 밝혔다.○ 재계 “고용 자체를 두려워하는 상황 올 것” 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전반적으로 노동자의 권익이 강화됐다”고 반겼다. 반면 재계는 “개헌안대로 노동자 권리가 대폭 강화되면 기업이 투자와 고용 자체를 두려워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외국 자본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명지대 조동근 경제학과 교수는 “(개헌안이) 노동계의 권리는 강조한 반면 반대쪽 권리는 간과한 것 같다”며 “자칫 경제의 신진대사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단체행동권(헌법 제33조 1항)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노사대등 결정의 원칙(근로기준법 제4조)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김윤종 zozo@donga.com·조건희·이은택 기자}

KT는 스마트폰을 무전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인 ‘IP-PTT’ 솔루션을 베트남 비에텔 텔레콤에 수출했다. GS25는 올해 호찌민에 1∼4호 편의점을 열었고 롯데카드는 베트남의 소비금융사를 인수해 진출했다. 경기 안성시에서 재배된 쌀도 이달 초 처음으로 베트남 수출 길에 올랐다. 총 10t, 1만7000달러(약 1800만 원)어치다. 값싼 노동력으로 한국의 ‘생산기지’로만 여겨졌던 베트남이 최근 신규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빠른 경제발전과 내수시장 확대, 외국기업들의 투자 러시로 베트남 전체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20일 한국무역협회는 “2020년경 베트남이 한국의 제2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2위인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시장이 되는 것이다.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재계의 관심도 베트남에 쏠리고 있다.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은 2020년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액이 1000억 달러(약 106조9100억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은 2014년만 해도 한국에 6위 수출국에 불과했지만 2015년 일본과 싱가포르를 앞지르고 4위로, 2017년에는 홍콩을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23억5000만 달러(약 23조8900억 원)에서 477억5000만 달러(약 51조300억 원)로 뛰었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에 베트남은 이제 핵심 수출시장이다. 베트남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8.5%에서 지난해 22.1%로 뛰었다.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수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지 진출’로 승부를 걸었다. 주연테크는 상반기(1∼6월) 중 VR(가상현실)카페와 PC카페를 베트남에 열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베트남 운용사 틴팟을 인수해 진출했다.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의 소비금융사 지분을 100% 인수하며 올해 진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인 베트남산업은행(BIDV)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물자나 금융상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 시장에 장기적으로 녹아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8년 1000달러(약 106만 원)를 돌파한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명목 GDP 기준)은 2014년 2000달러(약 213만 원)로 뛰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매년 100달러(약 10만 원) 이상 오르고 있다.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한 호찌민, 하노이 등 대도시는 1인당 GDP가 약 5000달러(약 534만 원)에 이른다. 무협은 한국과 베트남 교역 급증의 원인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았다. 양국 FTA는 2015년 12월 20일 발효됐다. 발효 전 2년과 발효 후 2년을 비교했을 때 수출은 60.5%, 수입은 61.1%가 늘었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것도 한국 기업이 관심을 갖는 요소다. 베트남 인구는 약 9200만 명으로 2025년이면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35세 미만이 전체의 60%로 추정된다. 이들은 1986년 경제개방 이후 유년기를 보내 인터넷에 익숙하고 해외 기업 제품을 소비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 전자-유통업체들 이어 최근엔 금융권까지 진출 러시 ▼이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에만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2009년 현지에 휴대전화 공장을 짓고 LG전자가 2015년 하노이 인근에 생산단지를 조성해 휴대전화, TV, 가전 등을 생산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유통업체들은 이미 베트남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1998년 진출한 뒤 마트, 백화점 등 16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베트남 시장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베트남을 방문한 뒤 내년까지 이마트를 2, 3개 더 입점시킬 수 있도록 부지를 확보하라고 사업부에 요청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 700억 원을 투자해 식품 종합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국내 금융권도 베트남에 진출한 뒤 덩치를 키우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4월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해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올라섰다.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현지 법인의 자본금을 지난해 1000억 원 수준으로 늘려 70여 개 증권사가 있는 베트남 증권업계 중 6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정귀일 무협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한국의 베트남 진출이 베트남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기술인력 양성 등을 협력 어젠다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송충현·김성모 기자}
미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 고부가가치 차종인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현대·기아차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 2월 미국에서 팔린 현대·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등 RV는 총 7만7067대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전체 판매량의 47.1%로 현지서 팔린 현대·기아차 2대 중 1대는 RV인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RV 판매 비중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RV 인기 붐이 일면서 상승세를 탔다. 2010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RV 판매는 36만229대였으나 지난해 58만7178대로 크게 늘었다. 이는 미국 전체 판매량이나 승용 판매 증가율을 앞지르는 속도다. RV 차종은 세단에 비해 단가가 높고 이윤이 많이 남아 ‘효자모델’로 불린다. 경차나 소형차는 많이 팔아도 이윤을 크게 남기기 어렵지만 R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은 팔면 팔수록 이익이 빠르게 늘어난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1∼6월)에 소형 SUV 코나, 하반기(7∼12월)에 중형 SUV 신형 싼타페와 준중형 SUV 투싼 부분 변경 모델을 현지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코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넥쏘(NEXO) 등 친환경 SUV도 선보인다. 이은택 기자nabi@donga.com}
대한항공은 20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선수 후원 협약식을 열었다. 차 선수는 이번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고 순위(종합 15위)를 기록한 피겨 유망주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1년간 차 선수가 국제대회나 전지훈련 참가를 위해 대한항공을 이용하면 프레스티지(비지니스석) 항공권을 무상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엑설런스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인사들을 후원하고 있다. 현재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박성현 골프 선수 등을 후원 중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북한의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최근 한반도 해빙 무드에도 불구하고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유엔 제재조치 해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남북관계 전문가를 초청해 ‘남북관계 전망 콘퍼런스’를 열었다. 패널로는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새터민 출신의 김영희 KDB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수년간 진행된 북한의 경제 변화에 특히 주목했다. 양 교수는 “김정일 시대에는 경제난으로 북한 정부의 공금융이 마비되고 사금융이 확산했는데 김정은 시대에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북한 경제위기 당시 조선중앙은행은 돈이 없어 예금 인출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은 은행을 외면하고 대신 ‘돈주’라고 불리는 부유층이 운용하는 사금융에 의지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 정권에서 처음으로 일종의 체크카드인 선불카드를 만들고 사금융의 돈을 공적 금융기관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란코프 교수는 “지난해 북한의 성장률은 약 5%대에 달하고 이것은 아주 괜찮은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시장경제에 매우 긍정적이지만 ‘절대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이 하나 붙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사회주의 경제지만 실제로 지금 시장이 지배하고 있고 김정은도 이를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계속되면 하반기부터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 팀장은 “북한 제재는 지난해 9월 시작돼 아직 효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장기화되면 체제 불안정과 주민들의 충성심 약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왜 이 시점에 정상회담에 나섰는지도 이런 대북제재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남북경협 재개에 관심이 많았다. 질의 시간에 한 기업인은 “남북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교수는 “일단 유엔 제재가 하나씩 해제돼야 하고 남북 관계에서도 5·24대북조치,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중단, 이 3가지 제재가 모두 풀려야 경제협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김여정이 북한에서 실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했다. 이에 김 팀장은 “한국 정부 인사들의 진정성에 대해 북한의 공식 대표단이 (김정은에게)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패널들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중대 고비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 교수는 “남북은 지금 거대한 역사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중이고 협상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